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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 이 공간은 한국화를 전공한 임현락의 퍼포먼스를 통한 일초수묵을 설치한다. 그의 작업 <들풀>시리즈는 살아있는 생명력을 자연스러운 필치로 그려내며 여백의 미를 입체적인 설치작업으로 표현하였다. 수묵으로 표현한 ‘들풀’은 9x9x6.6m (천창공간)에 설치되며 2차원의 평면성을 3차원으로 확장하여 한국화의 실험성과 현대성을 몸과 정신적 관계 속에서 보여준다. 작가는 혼신의 힘으로 1초 1필의 순간에 한 호흡으로 길어낸 일초수묵을 통해 시간과 행위의 개념화, 몸과 정신을 연결하는 지각의 장이자 행위적 실천의 울림을 전한다. 그것은 이미 마음이 행위와 통했던 지각의 현현(顯現)일 것이다. 작가의 <일초수묵>은 몸과 정신, 안과 밖, 빛과 그림자, 너와 내가 만나 순간의 행위과정이 일군 하나의 공감각적 장이다. ‘운필에 작용하는 호흡은 곧 신체성’임을 밝히는 작가는 <나무들 서다>나 <일초수묵>이라는 근작들에 대해서 그것은 나무 혹은 들풀의 형상이 아니라 작가의 행위가 갖는 생명력을 들풀이나 나무의 생명력과 하나의 호흡을 통해 일체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 작업이 갖는 궁극적인 의미는 설치 공간을 전시장 뿐 아니라, 도시의 건축 공간, 공연 무대 등으로 확대하여 현대의 도시 공간에 전통의 아취(雅趣)와 생명의 호흡을 심고자 한다. 왜냐하면 호흡은 곧 생명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같은 시도가 관객을 위한 치유의 장으로 확장되길 기원한다. lim HyunLak 임현락 Ryoko Suzuki 료코 스즈키 Seo OkSoon 서옥순 료코 스즈키의 작품에 나타나는 얼굴은 하나의 중요한 사회적 지표를 상징한다. 그 지표는 바로 여성인 작가 자신이자,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확고한 지시대상이다. 모든 사람의 얼굴은 신체를 인식하는 최전선에 있다. 작가는 이런 소통의 최전선에 자신의 얼굴을 놓는다. 그리고 작가 자신이자 개인의 정체성이고 소통의 최전선에 있는 얼굴에 남자 혹은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가상의 몸을 결합한다. 한사람이지만 두 사람이기도한, 남성의 몸(누드)을 결합한 <I am...> 시리즈 등 5점이 이번 대구미술관에 전시된다. 작가는 자신의 얼굴과 남성의 몸을 결합해 낯선 몸을 설정한다. 이 낯선, 둘이지만 하나인 몸은 겹치거나 나란하게 등장하는 인물이 아닌, 작가의 머리 부분과 타인의 몸이 정교하게 결합된 제3의 인물사진이다. 제3의 인물을 통해 자아에 타자가 결합되는 현대의 분열된 자아, 낯선 몸은 개인적인 욕망과 사회적 욕망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지각의 장이다. 작가는 이렇게 분열된 욕망을 통해 인공적이고 허구적인 문화적 코드가 갖는 상징적 의미를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제시한다. 이 선명하지만 관찰을 필요로 하는 시각적 이미지는 인공적으로 조작 가능한 모조의 산물이다. 그 의미는 완전한 몸을 대체할 수 있는 역설, 이 역설은 익숙하지만 낯선 이미지라는 모순된 관계 속에서 조작 가능한 환상, 성역할에 대한 전면적 해체를 보여주는 포스트 젠더(젠더 트러블, 복수 정체성)와 연결된다. 서옥순은 실과 바느질 등으로 여성적 내러티브를 표현한 회화와 설치작업을 보여준다. 작가는 예민한 사춘기 시절의 억압적 환경에서 오는 감정을 치유해 가는 방식으로 바느질과 뜨개질에 집중하면서 평정심과 즐거움을 되찾았던 기억을 작업으로 표현한다. 그에게서 바늘과 실은 치유적인 도구이자 작업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몸의 현재>에서도 봉합을 상징하는 실과 바늘, 부드럽게 쓰다듬듯 물감과 붓으로 지우는 행위 속에서 스스로에 대한 치유를 예술이라는 행위로 옮겨 놓는다. 그것은 매일 반복되는 세안 후 거울 앞에 앉아 얼굴에 화장을 하고 또 지우는 행위, 그 행위 과정을 통해 언뜻 언뜻 발견하는 미세한 변화들, 이런 일상의 반복된 행위 과정을 작가는 자신의 화폭에 얼굴을 그리고 또 지우고 다시 그리는 방식으로 연속적인 시간의 경과와 다른 시간들이 동일한 공간에서 만나고 겹쳐지는 장소를 본다. 우연과 필연이 만나는 장소, 그 장소에 남겨진 행위의 흔적은 일상의 반복된 유사성이 포개지면서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는 장소가 된다. 이렇게 작가는 여성의 신체, 자신의 얼굴을 그리고 또 지우는 반복 행위를 통해 시간의 경과에 따른 심리적 변화를 기록한다. 이들 작품은 기존의 몸 작업과 연계되고 있는 듯하지만, 천이나 솜 그리고 실이라는 재료가 갖는 미세한 질감들을 촉각적으로 감지하면서, 억압된 기억과 상처받은 몸을 치유해 가는 퍼포먼스의 과정을 거친다. 그것은 일종의 치유를 위한 퍼포먼스, 그 과정을 통해 경험하는 카타르시스일 것이다. Ryoko SUZUKI ANIKORA-KAWAII 02 2009 Chromogenic print 120 × 150 cm SEO OkSoon Trauma 2013 Fabric, thread, batt, needle work Dimension Variable LIM HyunLak Breath – ‘1 second’ 2013 Ink&mixed media on PET Dimension Variable(196 pieces) 개관시간 4월 - 10월 | 10:00AM - 7:00PM 11월 - 3월 | 10:00AM - 6:00PM 월요일 휴관 입장료 일반 | 1,000원 (할인 700원) 청소년 | 700원 (할인 500원) 20인 이상 단체할인 단체관람 시 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바랍니다. 전시설명 프로그램 평일 2회 | 2:00PM, 4:00PM 주말 2회 | 2:00PM, 4:00PM 교통편 지하철 대구지하철 2호선 대공원역에서 하차 후 5번 출구로 나와 대구미술관 순환버스 혹은 시내버스 849-1번 환승 후 대구미술관 도착 버스 604번 | 대덕마을 > 대구미술관 > 대구스타디움 849(-1)번 | 경기장네거리 > 대구미술관 > 대구스타디움 403번 | 대덕마을 앞 혹은 삼덕동 정류소에서 하차 후 도보 10분 주차 대구대공원 주차장 이용 706 -190 대구광역시 수성구 미술관로 40 T. 053.790.3000 F. 053.790.3089 / www.daeguartmuseum.org 수록된 도판 및 글의 저작권은 해당 작가와 저자, 소장 기관 및 대구미술관에 있습니다. 2. 26 -6. 26 2013. ‘몸의 현재’는 몸에 대한 현대적인 변화와 성찰에 대한 시각적 언어가 갖는 미술가들의 단상을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몸’에 대한 시각적 비전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몸은 ‘지각의 생생한 장소’이다. 그리고 몸은 자신과 세계를 연결시키는 환경적 매체이자 삶의 가장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존재양식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생각과 행동의 가장 생생한 토양으로서 나와 타인을 연결하는 중심이 되고 있는 몸에 대한 단상은 이 스마트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매우 중요한 하나의 질문이 될 것이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으로 사는가, 누구이며 무엇인 ‘나’의 주인은 누구인가? 탈루 엘엔 스즈키 료코 김건예 서옥순 신성환 임현락 추종완 황우철 기획 / 김옥렬 Tallur L.N. Ryoko SUZUKI KIM GeonYe LEE Woo SEO OkSoon SHIN SungHawn LIM HyunLak CHOO JongWan HWANG OuChul Curated by KIM OkReal

lim Ryoko Seo HyunLak Suzuki OkSoon - …artmuseum.daegu.go.kr/DATA/pub/20130408020353_7677.pdf · 정체성이고 소통의 최전선에 있는 얼굴에 남자 혹은 ...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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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 이 공간은 한국화를 전공한 임현락의

퍼포먼스를 통한 일초수묵을 설치한다. 그의 작업

<들풀>시리즈는 살아있는 생명력을 자연스러운

필치로 그려내며 여백의 미를 입체적인 설치작업으로

표현하였다. 수묵으로 표현한 ‘들풀’은 9x9x6.6m

(천창공간)에 설치되며 2차원의 평면성을 3차원으로

확장하여 한국화의 실험성과 현대성을 몸과 정신적

관계 속에서 보여준다. 작가는 혼신의 힘으로 1초

1필의 순간에 한 호흡으로 길어낸 일초수묵을 통해

시간과 행위의 개념화, 몸과 정신을 연결하는 지각의

장이자 행위적 실천의 울림을 전한다. 그것은 이미

마음이 행위와 통했던 지각의 현현(顯現)일 것이다.

작가의 <일초수묵>은 몸과 정신, 안과 밖, 빛과

그림자, 너와 내가 만나 순간의 행위과정이 일군

하나의 공감각적 장이다. ‘운필에 작용하는 호흡은 곧

신체성’임을 밝히는 작가는 <나무들 서다>나

<일초수묵>이라는 근작들에 대해서 그것은 나무

혹은 들풀의 형상이 아니라 작가의 행위가 갖는

생명력을 들풀이나 나무의 생명력과 하나의 호흡을

통해 일체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 작업이

갖는 궁극적인 의미는 설치 공간을 전시장 뿐 아니라,

도시의 건축 공간, 공연 무대 등으로 확대하여 현대의

도시 공간에 전통의 아취(雅趣)와 생명의 호흡을

심고자 한다. 왜냐하면 호흡은 곧 생명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같은 시도가 관객을 위한

치유의 장으로 확장되길 기원한다.

limHyunLak

임현락

RyokoSuzuki

료코 스즈키

SeoOkSoon

서옥순

료코 스즈키의 작품에 나타나는 얼굴은 하나의 중요한

사회적 지표를 상징한다. 그 지표는 바로 여성인 작가

자신이자,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확고한

지시대상이다. 모든 사람의 얼굴은 신체를 인식하는

최전선에 있다. 작가는 이런 소통의 최전선에 자신의

얼굴을 놓는다. 그리고 작가 자신이자 개인의

정체성이고 소통의 최전선에 있는 얼굴에 남자 혹은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가상의 몸을 결합한다.

한사람이지만 두 사람이기도한, 남성의 몸(누드)을

결합한 <I am...> 시리즈 등 5점이 이번

대구미술관에 전시된다.

작가는 자신의 얼굴과 남성의 몸을 결합해 낯선 몸을

설정한다. 이 낯선, 둘이지만 하나인 몸은 겹치거나

나란하게 등장하는 인물이 아닌, 작가의 머리 부분과

타인의 몸이 정교하게 결합된 제3의 인물사진이다.

제3의 인물을 통해 자아에 타자가 결합되는 현대의

분열된 자아, 낯선 몸은 개인적인 욕망과 사회적

욕망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지각의 장이다. 작가는

이렇게 분열된 욕망을 통해 인공적이고 허구적인

문화적 코드가 갖는 상징적 의미를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제시한다. 이 선명하지만 관찰을 필요로

하는 시각적 이미지는 인공적으로 조작 가능한 모조의

산물이다. 그 의미는 완전한 몸을 대체할 수 있는

역설, 이 역설은 익숙하지만 낯선 이미지라는 모순된

관계 속에서 조작 가능한 환상, 성역할에 대한 전면적

해체를 보여주는 포스트 젠더(젠더 트러블, 복수

정체성)와 연결된다.

서옥순은 실과 바느질 등으로 여성적 내러티브를

표현한 회화와 설치작업을 보여준다. 작가는 예민한

사춘기 시절의 억압적 환경에서 오는 감정을 치유해

가는 방식으로 바느질과 뜨개질에 집중하면서

평정심과 즐거움을 되찾았던 기억을 작업으로

표현한다. 그에게서 바늘과 실은 치유적인 도구이자

작업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몸의 현재>에서도 봉합을 상징하는 실과

바늘, 부드럽게 쓰다듬듯 물감과 붓으로 지우는 행위

속에서 스스로에 대한 치유를 예술이라는 행위로 옮겨

놓는다.

그것은 매일 반복되는 세안 후 거울 앞에 앉아 얼굴에

화장을 하고 또 지우는 행위, 그 행위 과정을 통해

언뜻 언뜻 발견하는 미세한 변화들, 이런 일상의

반복된 행위 과정을 작가는 자신의 화폭에 얼굴을

그리고 또 지우고 다시 그리는 방식으로 연속적인

시간의 경과와 다른 시간들이 동일한 공간에서 만나고

겹쳐지는 장소를 본다. 우연과 필연이 만나는 장소,

그 장소에 남겨진 행위의 흔적은 일상의 반복된

유사성이 포개지면서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는 장소가

된다. 이렇게 작가는 여성의 신체, 자신의 얼굴을

그리고 또 지우는 반복 행위를 통해 시간의 경과에

따른 심리적 변화를 기록한다. 이들 작품은 기존의 몸

작업과 연계되고 있는 듯하지만, 천이나 솜 그리고

실이라는 재료가 갖는 미세한 질감들을 촉각적으로

감지하면서, 억압된 기억과 상처받은 몸을 치유해

가는 퍼포먼스의 과정을 거친다. 그것은 일종의

치유를 위한 퍼포먼스, 그 과정을 통해 경험하는

카타르시스일 것이다.

Ryoko SUZUKIANIKORA-KAWAII 02

2009Chromogenic print

120 × 150 cm

SEO OkSoonTrauma

2013Fabric, thread, batt, needle work

Dimension Variable

LIM HyunLakBreath – ‘1 second’

2013Ink&mixed media on PET

Dimension Variable(196 pieces)

개관시간

4월 - 10월 | 10:00AM - 7:00PM

11월 - 3월 | 10:00AM - 6:00PM

월요일 휴관

입장료

일반 | 1,000원 (할인 700원)

청소년 | 700원 (할인 500원)

20인 이상 단체할인

단체관람 시 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바랍니다.

전시설명 프로그램

평일 2회 | 2:00PM, 4:00PM

주말 2회 | 2:00PM, 4:00PM

교통편

지하철

대구지하철 2호선 대공원역에서 하차 후 5번 출구로 나와

대구미술관 순환버스 혹은 시내버스 849-1번 환승 후 대구미술관 도착

버스

604번 | 대덕마을 > 대구미술관 > 대구스타디움

849(-1)번 | 경기장네거리 > 대구미술관 > 대구스타디움

403번 | 대덕마을 앞 혹은 삼덕동 정류소에서 하차 후 도보 10분

주차

대구대공원 주차장 이용

706-190 대구광역시 수성구 미술관로 40

T. 053.790.3000 F. 053.790.3089 / www.daeguartmuseum.org

수록된 도판 및 글의 저작권은 해당 작가와 저자, 소장 기관 및 대구미술관에 있습니다.

2. 26 -6. 262013.

‘몸의 현재’는 몸에 대한

현대적인 변화와 성찰에 대한 시각적

언어가 갖는 미술가들의 단상을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몸’에 대한 시각적 비전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몸은 ‘지각의 생생한 장소’이다.

그리고 몸은 자신과 세계를 연결시키는

환경적 매체이자 삶의 가장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존재양식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생각과 행동의 가장

생생한 토양으로서 나와 타인을

연결하는 중심이 되고 있는 몸에 대한

단상은 이 스마트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매우 중요한 하나의

질문이 될 것이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으로 사는가,

누구이며 무엇인 ‘나’의 주인은

누구인가?

탈루 엘엔스즈키 료코

김건예리 우서옥순신성환임현락추종완황우철

기획 / 김옥렬

Tallur L.N.Ryoko SUZUKI

KIM GeonYeLEE Woo

SEO OkSoonSHIN SungHawn

LIM HyunLakCHOO JongWanHWANG OuChul

Curated by KIM OkR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