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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8월호 330 집중연구 사양 2020. 8월호 2020. 8월호 330 330 이 권 희 수의사 (주)이뮨팜 대표 BESF AH & Consulting (베스프 AH 컨설팅) 알기 쉬운 면역의 이해와 활용 【7】 제5강 : 상재성 질병으로 인한 만성염증을 갖고 있는 돼지에서 염증 유발이나 증폭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선천성 면역을 어떻게 증가시킬 것인가?(1) ☞ 지난 호 341~345쪽에 이어서

알기 쉬운 면역의 이해와 활용【7】 · 2020. 8. 24. · 330 2020. 8월호 2020. 8월호331 Ø º ˳ ¨ 이 권 희 수의사 (주)이뮨팜 대표 BESF AH & Consul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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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연구

    사양

    2020. 8월호2020. 8월호330330 3312020. 8월호

    이 권 희 수의사

    (주)이뮨팜 대표BESF AH & Consulting

    (베스프 AH 컨설팅)

    알기 쉬운 면역의 이해와 활용【7】 제5강 : 상재성 질병으로 인한 만성염증을 갖고 있는 돼지에서

    염증 유발이나 증폭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선천성 면역을 어떻게 증가시킬 것인가?(1)

    ☞ 지난 호 341~345쪽에 이어서

  • 2020. 8월호330 3312020. 8월호2020. 8월호2020. 8월호330330 3312020. 8월호

    7. 염증의 정의와 역할

    (1) 염증의 정의

    염증이란 감염, 조직 손상 등 유해한 자극에 대한 생체의 국소적 반응 중 하나로

    면역세포, 혈관, 염증 매개체들이 관여하는 보호반응이다. 염증의 목적은 세포의 손

    상을 초기 단계에서 억제하고, 상처 부분의 파괴된 조직 및 괴사된 세포를 제거하며,

    동시에 조직을 재생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소적 발적, 종창, 발열, 통증 및 기능

    저하 증상이 발생된다.

    염증은 감염을 치유하거나 조직의 재생을 증진시키는 보호기능을 가지지만, 동시

    에 염증의 결과로 조직의 손상이나 질병이 일어날 수 있다. 염증반응은 염증매개물질

    에 의해 혈관이 확장되고, 모세혈관의 투과도가 증가하여 국소적으로 발적, 조직부

    종이 발생한다. 염증매개물질에는 키닌(kinin), 보체(complement), 혈액응고물질

    (products of blood clotting), 히스타민(histamine), 인터류킨 1&6(interleukin

    1&6), 종양괴사인자(TNF), 사이토카인(cytokines), 일산화질소(NO), 활성산소 유

    발물질(other oxygen derived substances)이 있다.

    염증이 시작되면 30~60분 이내에 혈중의 호중구(Neutrophil)가 내피세포에 부착

    하여 조직으로 빠져나가 염증 부위에 모이게 된다. 이때 단핵구(Monocyte)도 빠져나

    가 대식세포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주화성(Chemotaxis)이라고 한다. 그

    러면서 각종 식세포(중성구, 단핵구, 대식세포)에 의한 식세포 작용이 증가하게 되는

    데, 이때 병원체에 의하여 활성화된 보체가 주화성 인자로 작용하게 되며, 보체 중에

    C3a, C5a가 주화성 인자로 작용하게 된다.

    또한 병원체(항원)의 혈청 속에 존재하는 식균작용 보조물질인 C3b, IgG1, IgG3

    이 붙어 있으면 항원인지능력이 향상된다. 이 보조물질들은 옵소닌이라 부르며, 옵소

    닌 작용으로 인하여 식세포들이 병원체를 탐식할 때 식세포의 부착을 용이하게 한다.

    (2) 염증의 진행과정

    염증의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병원체(세균)가 침입하면 식세균 작용과 보체 활성화

    에 의한 염증반응이 시작된다. 즉 보체가 활성화되어 새로운 식세포를 염증 부위로 이

    동시키고, 식세포의 항원인지 및 항원제시 작용으로, 혹은 이미 기억세포에 기억되어

    있는 특정 항원의 경우에는 B림프구는 특정항원에 대한 항체를 생성하기 시작한다.

    항체는 호중구, 대식세포, 단핵구의 식작용을 더욱 활성화시킨다. 백혈구들

    은 내피세포의 접합분자에 반응하기 시작하며, 호중구, 단핵구, T림프구의 순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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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 활성화된다. 이때 단핵구들은 대식세포로 전환된다. 동시에 프로스타글란딘

    (prostaglandins), 뉴코트리엔스(leukotrienes), 히스타민(histamine), 전염증

    성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인 인터류킨-1, 6, 8(IL-1, 6, 8, Cytokines), 종양괴

    사인자알파(TNF-α)가 분비되고, 염증증상을 유발하는 염증전달물질이 분비되면

    서 혈관이 이완된다. 혈관의 확장과 혈류의 증가는 열과 발적으로 이어진다. 투과

    성이 높아진 혈관에서 호중구, 단핵구, 대식세포 등의 식세포들이 조직으로 유출되

    고 화학주성에 의해 손상된 조직으로 이동하게 된다.

    염증이 진행되면 조직에는 일반적으로 고름이 생기는데, 고름은 죽은 세균과 백

    혈구, 파괴된 세포의 잔해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격막을 생성하여 다른 정상 조직

    으로 염증이나 혹은 세균이 옮겨가지 못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3) 염증의 필요성과 과잉염증의 문제점

    염증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과잉염증은 조직을 파괴하고 만성염증으로 동

    물을 괴롭게 하며, 장기적으로는 이 역시 Th2 면역을 증가시켜서 여러 가지 문제

    를 일으킨다. 그러므로 만성염증을 줄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 외에

    도 염증을 줄이는 것이 좋은 이유는 동물이 나이가 들어서 체내에 만성적으로 생기

    는 염증은 감염에 의한 것이 아니라 무감염 염증이기 때문이다. 이 무감염 염증이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된다. 사실 비만도 염증이라고 하는데, 비만이 일으키는 염증

    (그림 11)

    염증 발생의 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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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대표적인 무감염 염증이다.

    우리가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오메가-3는 염증을 억제한다. 그 결과 혈관의 염증

    을 억제하고 동맥경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커큐민이라는 카레의 원료인 강황에

    들어 있는 물질도 염증을 억제하여 인도에는 암환자가 적다고 한다. 단순히 염증을 억

    제하는 것은 감염의 위험성을 높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감염을 억제할 수 있다면 만

    성염증을 억제하는 음식을 건강식으로 생각하게 된다. 즉 무감염 염증의 경우에는 염

    증 억제를 해 줄 물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세상에 항상 무감염 염증만 일어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염증을 조절하

    는 것은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상황에 빠진다. 역시 가장 좋은 것은 염증을

    제거하는 것이다. 염증반응을 억제해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세포가 염증의 원

    인을 제거해서 염증을 억제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러한 기능을 하는 물질은

    당연히 면역증강제이다. 참고로 흔히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면역증강제는 선택적이

    아니라 무작위로 면역을 올려서 염증반응도 같이 올리는 물질을 말하며, 많은 역작용

    을 내포하고 있다.

    (4) 염증의 극한 상황, 패혈증

    패혈증을 비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웃 동네에 늑대(병원체)가 몇 마리 침입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늑대들과 마을을 지키는 개(면역세포)들이 서로 싸웠고, 늑대가 동네

    의 개들을 압도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결과적으로 마을이 거의 파괴되어 버렸다. 그런

    데 파괴된 이유가 늑대 때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개(면역세포)들이 늑대를 잡는다고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난장판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영리한 늑대들은 개들과 열심히

    싸우기도 했지만, 개들이 한꺼번에 모두 공격하도록 했고, 모두 서로 제풀에 지쳐서

    쓰러질 때 공격했다.

    예전에 ‘아덴만의 여명 작전’에서 석해균 선장이 작전 중에 총알을 맞았을 때, 우리

    나라 사람들은 ‘패혈증’이라는 말을 방송에서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패혈증이란 흔히

    당시만 해도 피가 썩는 병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막연히 피에서 박테리아가 자라서 독소가 많이 나와서 죽

    는 병이려니 생각했던 것 같다. 사실 패혈증은 생각보다는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경우

    도 많아서 예를 들어 고(故) 신해철 씨의 사망사고에는 패혈증으로 진행되는 과정 중

    에 병원을 방문했기 때문에 그를 살릴 기회는 있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막역한 친구의 부친이 패혈증으로 별세하였는데, 이 경우는 면역력이 약

    해진 상태에서 감염이 일어나서 패혈증이 일어났을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을 죽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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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는 패혈증은 과연 무엇이고, 왜 일어나는가?

    사실 패혈증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감염이 일어

    난 후 전신적인 고열, 오한 등을 동반하는 매우 위험

    한 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저체온에 관절통, 두통,

    권태감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맥박은 빠르고 미약하

    고, 중증인 경우는 의식도 흐려지며, 증상이 심하면

    저혈압에 빠지고, 소변량이 줄면서 쇼크 상태가 된다.

    패혈증의 원인물질이 여러 가지일 수 있지만, 대부

    분의 연구자들은 지질다당류(LPS)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LPS는 그람음성 세균(대장균, 살모넬라균

    등 대부분의 병원성 미생물이 여기에 포함된다)의 세포 외막의 성분이다. 그리고 앞

    편에서 배웠던 TLR(톨유사수용체)이라는 센서 중에서 가장 유명한 TLR4에 의해서

    감지되는 물질이고, 일단 감지되면 엄청난 염증을 유발한다.

    그러면 동네의 개(면역세포)들이 왜 그렇게 미친 듯이 돌아다녔을까? 그것은 늑대

    에서 나온 LPS라는 물질이 그만큼 개들을 미치게 했기 때문이다. 즉 LPS가 개들을

    효과적으로 흥분시켰다고 보면 된다. 개들은 늑

    대 한 마리를 잡기 위해서 온 동네를 헤집고 다니

    는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LPS를 차단하는 물질을 이용해서 패혈증

    을 치료하려는 시도를 했다. 이 시도는 보기 좋게

    실패했는데, 일단 두 가지를 생각해야 했다. 우선

    LPS를 차단하기 위해서 TLR4를 차단할 경우, 박

    테리아를 제거할 수 없게 되거나, 최소한 박테리

    아를 제거하는 면역이 약해진다. 결국 그 방법은

    처음부터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하지만 병원이나 특히 중환자실이라면 박테리

    아는 항생제로 제거하는 등의 조치가 가능하므로

    이 방법이 아주 터무니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두 번째는 나중에 밝혀졌지만, TLR4만이 LPS

    를 인지하는 센서가 아니라 LPS가 직접 세포 안

    으로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는 현상이 발견된 것

    이다. LPS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2개인데,

    (그림 12) 패혈증의 원인과 증상

    (그림 13) 패혈증의 진행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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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의 문만 걸어 닫았기 때문에 염증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해서 패혈증이 치료가 되

    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패혈증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제는 개발되겠지만, 사실

    임상시험이 쉽지 않아서 많은 아이디어가 실현에 옮겨지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동안은 면역관리를 철저히 해야 그나마 안전하지 않을까 싶다.

    염증을 무조건 억제할 경우,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마우스 실험에서 LPS가 TLR4

    에 결합하기 때문에 TLR4를 없앨 경우, LPS가 염증반응을 유도할 수 없어서 염증이

    약해진다. 하지만 이 경우, LPS를 가지고 있는 살모넬라균을 감염시킬 경우는 오히려

    더 빠르게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TLR4를 무조건 차단할 경우, 오히려 생명이

    위독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장 현명한 방법은 과잉염증을 억제하지만, 필요한

    만큼의 염증은 일으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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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CH Verlag GmbH & Co. KGaA., doi:10.1002/9783527692156, ISBN 978352769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