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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➌

김 철 현

에너지경제연구원 의원

1 개 황

과거 우리나라의 전력소비 증가율은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추이를 보여왔다.

이는 제조업이 경제성장의 주동력이었으며 산업용 전력소비가 총 전력에서 차지

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2014년 기준 55.4%)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전력소비와 경제성장과의 관계에 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유

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지속으로 2012년 2.3%까지 하락했던 국

내 경제성장률이 이후 회복하는 추세와는 대조적으로 전력소비 증가율은 2012년

2.5%에서 2014년 0.6%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는 IMF 사태 이후 16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이러한 현상은 온화한 날씨에 따른 냉난방수요의 감소로 설명되는 부문도 있

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추이 동향을 볼때 최근 몇 년 사이 완만해진 전력수요

추세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전력소비 증가세 둔화의 원인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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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전력소비 증가세 둔화의 원인과 전망

2 전력소비 추세 둔화 현상과 주요 원인

전력수요의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계절의 변

화에 따른 변동치를 따로 떼어놓고 보아야 한다. 그

림 2는 전력수요를 추세와 계절변동 및 오차 부문으

로 나누어1) 본 것이다. 그림의 추세부문을 살펴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되기 시작했던 추

세가 2011년경 이후 과거 대비 완만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전력수요의 추세변화는 에너지효율 지표

라고 할 수 있는 원단위의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

다. 원단위는 전력소비량을 해당 부문별 GDP로 나

눈 값으로 원단위가 하락할수록 에너지효율이 개선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림 3에 나타난 총 전력의 원

단위를 살펴보면 2000년 이후 꾸준히 악화되던 전

력 원단위가 ’13~’14년에는 개선세로 돌아섰다. 전력

수요의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부문으로2) 나누어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의 주요인이

특히 2010년 이후 서비스업 부문의 원단위 개선임을

알 수 있다.

그림 1 경제성장률과 총 전력 증가율

그림 3 전력 원단위(TWh/조원) 추이

그림 2 총 전력 수요의 요소분해

1) 로그화한 총 전력 수요를 이동창 평균법(moving average)을 이용하여 요소 분해함.

2) 2014년 기준 총 전력수요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52.2%, 26.9%이다.

총전

력

경제성장률

제조업

총전력

서비스업

총전력 증가률

추세

계절

변동

오차

형

Special Iss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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➌

이러한 현상은 2010년대 들어 가스냉방의 확대3), 백

열등의 LED 조명으로의 대체 등으로 시작한 서비스업

중심의 전력 원단위 개선이 2011년 이후 가속화되며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2011년 9월 11일 순환정

전 사태 이후 정부의 강도 높은 수요관리 대책 및 절전

정책, 전기요금 인상 등과 함께 높아진 절전에 대한 국

민적 관심이 전력수요에 대한 구조적 효율 개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보다 구체적인 전력수요 추세변화의 원인을 파악하

기 위해 전력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변수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기온은 냉난방 전력수요와 직접적

인 관계가 있는 변수로 일반적으로 전력수요를 설명할

때 기준온도(18℃)와 일평균 기온과의 차이를 월별로

합산한 냉방도일과 난방도일을 이용한다. 그림 4는 가

정용과 상업용 전력수요 증가율을 냉난방도일의 증가

율과 함께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 가정용과 상업용 전

력수요는 전년대비 각각 2.0%, 2.4% 하락하였는데 이

는 전년대비 12.6% 감소한 냉난방도일4)과 관계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가정용과 상업용 전력수요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냉난방도일의 감소 폭이 비슷한 수준이었던 2002년과

2006년을 비교해 보아도 2014년의 마이너스 증가율을

단순히 온화한 날씨 탓만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다음으로 국내 전력소비를 견인해온 산업용 전력소

비를 제조업생산지수와 함께 살펴보면, 경제성장률이

회복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에도 제조업 경기는 지속

해서 악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산업용 전력소비도 정

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5 참조). 이러한 제조업

경기의 부진은 수출둔화와 맞물려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경제로서 수

출 경기가 전력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연평

균 15% 수준으로 증가해 오던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2012년 이후 2%대로 주저앉았는데 이와같은 배경에는

우리나라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5) 차지하는 對중국 수

출의 둔화에 있다.

중국은 제11차(2006~2010년) 및 제12차(2011~2015

년) 경제발전 5개년 계획 등을 통해 양적 성장에서 질

적 성장으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꾀하여 왔으며

이를 위해 내수우선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정책

그림 4 가정용, 상업용 전력소비 및 냉난방도일 증가율 그림 5 산업용 전력소비 및 제조업생산지수 증가율

3) 2000년대 말부터 실시되고 있는 정부의 가스냉방 보급확대 정책(가스냉방 설치보조금, 가스냉난방공조요금제, 공공기관의 냉방설비 의무화

등)의 효과가 201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가스냉방시스템의 보급이 가속화됨

4) 냉난방도일은 냉방도일과 난방도일을 합한 수치로 냉방도일과 난방도일 각각으로는 전년대비 9.5%, 13.5% 감소했다.

5) 2014년 기준 對중국 수출 비중은 25.4%이다.

냉난방도일 가정용 상업용 제조업생산지수 산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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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전력소비 증가세 둔화의 원인과 전망

이 성과를 보이면서 원자재와 반도체, 휴대전화, 자동

차 부품 등 중간재 중심의 對중국 수출이 2000~2011

년 연평균 19.8% 증가에서 2011~2014년 2.7%로 급감

했다. 중국이 성장률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출·제

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내수·서비스 위주로 재편하

고 중국 자체의 중간재 생산능력도 개선되면서 중국을

경유한 가공·중계무역 중심의 우리나라 제조업이 직

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전력다

소비 업종인 조립금속, 석유화학, 철강 부문에서 장기

적인 전력소비 추세둔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수출구조 변화는 산업구조의 변화로 이어

질 가능성도 있다. 전력집약도가 큰 제조업이 국내 경

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하고 에너지효율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업(서비스)부문의 비중이 커진다면

이는 전력수요의 장기적인 추세 둔화로 연결될 것이

다. 이미 2010년경부터 변화의 기미는 감지되고 있다.

2000년대 초 56%까지 갔던 서비스업 비중은 이후 지

속 하락하다 2010년부터 53%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지속 상승했던 제조업 비중은 2011년 이후 정체

되고 있다. 개황에서의 2012년 이후 총 전력 수요와 경

제성장률의 역의 관계를 설명하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전력수요 둔화의 또 다른 요인으로는 전기요금 상

승을 들 수 있다. 전기요금의 개정 추이를 보면 2010

년 전후의 연평균 증가율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특

히 소비자물가 상승률6)을 고려한 실질 증가율을 보면

2010년 이전은 전기요금이 연평균 1.7% 하락하였으나

2010년 이후에는 5.5% 상승하였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 내외 정체로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

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2013년 11월 과거 15년간 최대

의 전기요금 인상(평균 5.4%)으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전기요금 인상 폭은 더욱 크다.

표 1 전기요금 명목/실질 연평균 증가율(%)

구 분 기 간 주택용 일반용 산업용 종합

명목

증가율

’00~’10 -0.1 -0.1 3.1 1.5

’10~’13 3.1 8.0 10.0 8.0

실질

증가율

’00~’10 -3.3 -3.2 -0.1 -1.7

’10~’13 0.6 5.5 7.5 5.5

이러한 실질 전기요금의 상승은 직접적인 가격 효

과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적인 기기로의 대체를 한층

촉진하면서 에너지원단위 개선과 이에 따른 추가적인

전력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이 밖에 산업용과 상업용 전력수요에 큰 영향을 미

치는 근무일수의 경우도 주5일제 근무 정착으로 2010

년대 들어 감소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에 따른 주5일

제 근무제는 2004년 7월, 1,0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

으로 해마다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되어 2011월 7월에

는 5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되었다. 근무일수는 2014

년부터 실시된 대체공휴일제의 영향으로 앞으로 더욱 그림 6 제조업 및 서비스업 비중

6) ’00~’10년과 ’10~’13년 기간 중 소비자물가의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3.2%와 2.5%이다.

서비스업 비중 제조업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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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3 전 망

2011년경부터 시작된 전력수요 추세 둔화 요인을 살

펴보았는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지의 여부

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예측이 힘든 기상요

인을 논외로 하면 전력수요 추세의 상승 요인보다는

둔화 요인을 찾기가 더 쉽다.

먼저 경제성장률의 장기추세라고 할 수 있는 잠재성

장률을 살펴보면 잠재성장률은 기술수준, 노동력, 자

본스톡 등에 의하여 결정된다. 이 가운데 노동력만 놓

고 생각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과거 5% 이상의 고

성장 시대를 다시 누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총인구에

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73.1%)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지만 이후 하향세로

전환하여 2030년에는 63.1%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하

는 사람은 줄고 부양인구는 늘어나면서 소득과 소비는

감소하는 것이다.

고령 인구의 증가는 그 자체로도 전력소비 둔화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1인 가구

를 대상으로 한 연구7)에 따르면 연령별 전력소비는 50

대까지 증가하다 이후 감소한다. 전력소비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60세 이상의 인구비중은 생산가능 인구의 급

격한 감소와 맞물리며 빠르게 증가한다.

표 2 연령별 가정용 전기소비량

구 분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70대이상

전력소비(십만Kcal/연)

6.29 7.09 7.95 8.92 8.58 7.28

출처: 에너지경제연구원(2014)

산업구조변화 역시 전력수요의 향방에 중요한 요소

이다. 선진국들의 산업구조 변화를 보면 일반적으로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산업의 중심이 농림어업에서 제

조업, 서비스업 순으로 이동해 간다. 우리나라도 향후

제조업 비중은 감소하고 서비스업의 비중은 커질 것으

로 예상된다. 제조업 내에서도 과거 중간재 중심의 수

출구조를 최종 소비재 및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바꾸어

야 할 것이다. 서비스업의 비중 확대와 제조업에서의

고부가가치화는 전력소비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기업과 국민들의 전기절약 의식도 2011년 순환정전

사태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한 단계 상승했다. 국민

들이 원자력에 등을 돌리기 시작하며 이제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값싼 전기요금의 혜택을 누리기 힘들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에 비추어 2010년대 들어 보인

국내 전력수요의 추세둔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

이 있다. 따라서 전력수요 예측 담당자와 정부는 관련

정책 의사결정에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림 7 총인구 중 생산가능인구(15~64세) 및 60대 이상 인구 비중

7) 이상열, 가구구조 변화를 반영한 가정·상업부문 에너지전망모형 개선, 2014, 에너지경제연구원

생산가능인구 비중 60대 이상 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