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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시: 2020년 10월 16일(금) 오후 2시 ■ 장 소: 산림비전센터 7층 열림홀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www.hayek.or.kr 2020 가을 정책심포지엄 <2020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가을 정책심포지엄> 위기에 처한 개인의 자유, 이대로 괜찮은가

위기에 처한 개인의 자유, 이대로 괜찮은가hayek.or.kr/aFiles/2020/policy_1603067345.pdf · 2020. 10. 19. · 일 시: 2020년 10월 16일(금) 오후 2시 장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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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일 시: 2020년 10월 16일(금) 오후 2시

    ■ 장 소: 산림비전센터 7층 열림홀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www.hayek.or.kr

    2020 가을 정책심포지엄

    위기에 처한 개인의 자유,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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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

    시 간 내 용

    2:00~2:10 개회사 최승노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2:10~2:45

    섹션1 장려금(리베이트) 규제로 침해받는 개인의 자유(3p)

    사회 김영용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발표 정회상 강원대학교 교수

    토론 정기화 전남대학교 교수

    토론 김영준 SFL Korea 대표

    2:45~2:55 휴식

    2:55~3:30

    섹션2 기본소득 논의와 개인의 자유(25p)

    사회 김영용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발표 옥동석 인천대학교 교수

    토론 윤상호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

    토론 조재연 문화일보 기자

    3:30~3:40 휴식

    3:40~4:15

    섹션3 역사 인식에 대한 국가의 파시즘적 통제(61p)

    사회 안재욱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발표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 원장

    토론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토론 이진수 더워드뉴스 대표

    4:15~4:25 휴식

    4:25~5:00

    섹션4 개인의 자유와 권력분립(87p)

    사회 안재욱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발표 민경국 강원대학교 명예교수

    토론 권혁철 자유기업센터 소장

    토론 모기룡 연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 전문연구원

    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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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션1.

    장려금(리베이트)� 규제로�침해받는�개인의�자유

    - 발표:�정회상�강원대학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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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려금(리베이트) 규제로 침해받는 자유

    정회상강원대학교 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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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어

    ― 제조(납품)업체들이 그들의 상품을 입고하고 진열해 주는 등의 대가로 유통업체들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보통 slotting allowance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 백화점이나 TV홈쇼핑에서 주로 받고 있는 판매수수료, 대형마트에서 받고 있는 판매장려금이 이와 비슷한 개념

    ― 판매장려금을 의미하는 리베이트라는 용어에 대해 뇌물과 같은 불법적인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 등에서는 판매장려금 중 불법적인 금전수수는 킥백(kickback)이라는 별개의 용어를 사용하여 리베이트와 엄격히 구별

    ― 리베이트 규제 이전에도 불법적인 이익의 제공 및 수수행위는 형법 등에 따라 엄정히 처벌되어왔음

    ∙ 킥백의 수수자는 배임수재죄나 수뢰죄로 처벌됨

    □ 유통산업에서의 판매장려금 규제

    ― 각각 특정매입(임대(을)과 유사)거래와 위·수탁거래가 주 거래형태인 백화점과 TV홈쇼핑의 경우 제조업체에 상품판매대금을 지급할 때 일정 비율을 제하고 지급하는데, 이때 감해진 금액을 판매수수료라고 함

    ― 직매입거래가 주 거래형태인 대형마트의 경우에는 제조업체로부터 상품 매입금액의 일정 비율을 판매촉진 인센티브 명목으로 받는데 이 금액을 판매장려금(기본장려금)이라고 함

    ― 판매수수료는 제조업체를 대신하여 상품을 판매해 준 대가 또는 유통업체 매장에 입점하고 있는 업체들로부터 임대료 대신 받는 금액 등으로 볼 수 있어 그것의 존재 이유와 역할이 분명하고, 따라서 이에 대한 규제가 특별히 존재하지 않음

    ― 그러나 본질적으로 매매에 해당하는 직매입거래에서는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 상품을 납품하는 것으로 그 거래(관계)가 종료되기 때문에 판매장려금을 왜 주고받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음

    ― 지난 2013년 판매장려금의 합리적 범위에 관한 판단기준을 명확히 하고 판매장려금 제도를 “판매촉진”이라는 「대규모유통업법」 취지에 맞게 개선하기 위해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 분야에서 판매장려금의 부당성 심사에 관한 지침」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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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안을 의결하여 판매촉진 목적과 관련성이 없는 판매장려금 항목들을 위법으로 규정했음

    ∙ 특히 유통업체가 납품업체로부터 상품 매입금액의 일정 비율을 받는 형태의 장려금인 기본장려금을 금지했는데, 판매장려금 항목 중 가장 높은 비중(약 80%)을 차지하는 만큼 기본장려금 규제를 통해 중소 납품업체들의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는 것이 심사지침의 주요 내용

    ― 2019년 공정위 유통분야 서면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규모유통업체로부터 판

    매장려금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이익 제공 요구를 받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5.2%로 나타남

    ∙ 업태별로 온라인 쇼핑몰이 8.5%로 가장 높았으며, 편의점(4.9%), 대형마트·SSM(2.4%) 순이었음

    □ 해외에서의 유통분야 판매장려금 정책

    ―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동일한 판매장려금 제도는 없으나 우리나라에서 불공정 행위로 취급하는 종업원 파견이나 판촉비용 부담 요구를 판매장려금 관련 행위로 간주할 수 있음

    ∙ 상품 매입금액의 일정비율을 부과하는 우리나라 기본장려금을 비롯하여 성과장려금, 매대장려금, 무반품장려금 등 다양한 형태의 장려금은 일본의 사례에서는 보이지 않음

    ― 미국의 경우, 특정거래행위가 경쟁에 영향을 미칠 때에만 개입하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어 판매장려금 관련 특별한 정책은 존재하지 않음

    ∙ 지금도 판매장려금(slotting allowance)에 대해 우월적 지위에 있는 제조업체가 진열공간을 독차지함으로써 중소제조업체를 배제하려는 반독점 위반행위라는 주장과 희소한 진열공간의 효율적 배분을 통한 소비자후생 증진행위라는 주장 사이에 논쟁이 지속

    ∙ 판매장려금의 불법성에 대한 연방거래위원회의 입장이 명확히 표명된 가이드라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며, 일반적으로 불법은 아니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

    ∙ 대부분의 유통업체에서 입점비가 제조업체의 신제품판매를 위해 비교적 적절하게 이용되고 있는 실정

    ― 영국 공정위의 주요 개정 내용과 한국의 「대규모유통업법」에 규정된 불공정 거래행위의 내용은 많은 유사한 조항들을 포함하고 있음

    ∙ 「대규모유통업법」에 규정된 불공정 거래행위의 유형은 1) 계약체결 시 서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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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미체결, 2) 계약체결 후 부당한 수령거부와 계약변경, 3) 납품 후 부당 반품, 4) 판매(판촉)단계에서 부당한 판촉비용 강요 등이 있음

    ― 대만 공평교역위원회는 금지되는 대규모소매점의 행위를 명확히 규정하기 위하여 ‘백화점과 입점업체간 거래행위에 대한 처리원칙’과 ‘유통업체에 의해 부과된 부가비용에 대한 처리원칙’을 제정하여 운용 중에 있음

    ∙ 거래행위에 대한 처리원칙에 따른 경쟁을 제한하거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는 1)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위협 또는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입점업체가 다른 사업자와의 거래를 중단하게 하는 행위, 2) 위협 또는 불법적인 수단을 통해 입점업체의 사업 분야를 제한하여 다른 사업자가 경쟁에 참가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 부가비용에 대한 처리원칙은 유통업체가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여 납품업체에게 부적절한 부가비용을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여 시장 거래질서를 유지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

    □ 타법/다른 분야에서의 장려금(리베이트) 규제

    ― 공정거래법 ∙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①사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

    할 우려가 있는 행위(이하 "불공정거래행위"라 한다)를 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

    3.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

    ― 보험업법 제98조(특별이익의 제공 금지) ∙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그 체결 또는 모집과 관련하여 보

    험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특별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하기로 약속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

    ―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의3(가맹점수수료율의 차별금지 등) ∙ 신용카드업자는 신용카드가맹점과의 가맹점수수료율을 정함에 있어서 공정하

    고 합리적으로 정하여야 하며 부당하게 가맹점수수료율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대형 신용카드가맹점은 거래상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신용카드업자에게 부당하게 낮은 가맹점수수료율을 정할 것을 요구하는 행위나 신용카드와 관련한 거래를 이유로 부당하게 보상금, 사례금 등 명칭 또는 방식 여하를 불문하고 대가를 요구하거나 받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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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

    ― 의료법 제23조의5(부당한 경제적 이익등의 취득 금지) ∙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의약품공급자(제조업자, 의료

    기기 수입업자, 판매업자, 임대업자)로부터 의약품(의료기기) 채택·처방유도·거래유지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받거나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받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

    ― 약사법 제47조(의약품등의 판매 질서) ∙ 의약품공급자는 의약품 채택·처방유도·거래유지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약사·

    한약사·의료인·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에게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거나 약사·한약사·의료인·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로 하여금 약국 또는 의료기관이 경제적 이익등을 취득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

    ―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7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등) ∙ 신문사업자는 구독자의 의사에 반하여 구독계약을 체결·연장·해지하거나 불공

    정거래행위에 해당하는 무가지 및 무상의 경품을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

    ― 신문업에 있어서의 불공정거래행위 및 시장지배적지위남용행위의 유형 및 기준 제3조(무가지 및 경품류 제공의 제한)

    ∙ 다음의 행위들은 공정거래법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제1항제3호에서 규정한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규정

    1) 신문발행업자가 신문판매업자에게 1개월 동안 제공하는 무가지와 경품류를 합한 가액이 같은 기간에 당해 신문판매업자로부터 받는 유료신문대금의 20%를 초과하는 경우

    2) 신문판매업자가 독자에게 1년 동안 제공하는 무가지와 경품류를 합한 가액이 같은 기간에 당해 독자로부터 받는 유료신문대금의 20%를 초과하는 경우

    3) 신문발행업자가 직접 독자에게 1년 동안 제공하는 무가지와 경품류를 합한 가액이 같은 기간에 당해 독자로부터 받는 유료신문대금의 20%를 초과하는 경우

    ― 동 고시 제3조 제4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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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발행업자가 경품류 제공행위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경품류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여 경품류를 일괄 구입한 후 신문판매업자에게 배정하는 경우나 신문발행업자가 경품류 제공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거나 직접적으로 경품류 구입비용을 지원하지 않더라도 신문판매업자에 대하여 경품류 제공의 독려, 권유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와 같이 신문판매업자의 경품류 제공행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경우에는 신문발행업자의 경품류 제공행위로 본다고 규정

    ―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 제2조(주류 제조자와 수입업자의 준수사항): 주류거래와 관련하여 장려금, 수

    수료, 에누리, 할인, 외상매출금 경감 등 그 명칭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금품 및 주류를 제공함으로써 무자료거래를 조장하거나 주류거래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주류 경품은 직전연도 주종별 주세 과세표준의 1.5% 이하의 범위 내에서 주류 소매 면허장소에서 제공하여야 하며, 2,000만원을 초과하는 소비자 현상 단일 경품과 주류 거래금액의 10%를 초과하는 소비자경품을 제공하여 판매하거나 병마개 또는 상표를 이용하여 경품을 제공하여서는 안 된다.

    ∙ 제3조(주류 도매업자 및 중개업자의 준수사항): 주류거래와 관련하여 장려금, 수수료, 에누리, 할인, 외상매출금 경감 등 그 명칭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금품 및 주류를 제공하거나 제공받음으로써 무자료거래를 조장하거나 주류거래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 제4조(주류 소매업자의 준수사항): 주류거래와 관련하여 장려금, 수수료, 에누리, 할인, 외상매출금 경감 등 그 명칭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금품 및 주류를 제공받음으로써 무자료거래를 조장하거나 주류거래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주류 경품은 직전연도 주종별 주류 매출액의 1.5% 이하의 범위 내에서 면허장소에서 제공하여야 하며, 2,000만원을 초과하는 소비자 현상 단일 경품과 주류 거래금액의 10%를 초과하는 소비자경품을 제공하여 판매하거나 주류를 실제 구입가격 이하로 판매하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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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통신시장에서의 장려금 규제

    ― 이동통신서비스 요금제(고가·중가·저가)에 대해서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경우만 예외적으로 인정(과기부 고시)하고 있으며, 번호이동·신규가입·기기변경 등 가입유형에 따른 차등지급은 금지

    ― 이통사가 지급하는 공시지원금 외에 대리점·판매점 등 유통망에서 지원할 수 있는 법정 추가지원금의 한도는 공시지원금의 15%

    ― 이통사의 일부 유통점에 대한 과도한 차별적인 장려금 지급으로 인해 이용자에게 추가지원금 허용치를 초과하는 지원금이 지급되어 이용자 차별이 발생

    ∙ 장려금: 이통사와 제조사가 대리점, 판매점에 이동통신단말장치 판매촉진 명목으로 지급하는 일체의 경제적 이익

    ―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장려금 규제가 논의되고 있음 ∙ 이동통신시장에서의 장려금 관련 이슈는 도매단계(제조사/이통사→유통점)와

    소매단계(유통점→소비자) 모두와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신문업과 주류업계에서의 장려금 이슈와 구조적으로 유사함

    ∙ 도매단계에서 장려금 규제는 이동통신시장에 비해 신문업과 주류업계에서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신문과 주류라는 재화의 사회적 특수성에서 기인

    ∙ 소매단계에서 소비자(이용자) 차별을 금지하는 경우는 이동통신시장이 유일

    ― 이통사의 유통점별 차별적 장려금 지급은 판매촉진과 관련된 측면이 강하며, 「대규모유통업법」에서도 판매촉진과 관련된 장려금(성과·신상품입점·매대장려금)은 인정하고 있음

    ∙ 따라서 이동통신시장에서 장려금 규제의 근거는 약함

    ― 결국 장려금 규제는 단통법의 핵심인 이용자 간 지원금 차등지급 금지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는데, 단통법의 실효성과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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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션1.

    판매�장려금�규제에�대한�논평

    - 토론:� 정기화�전남대학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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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 장려금 규제에 대한 논평

    정 기화 (전남대 경제학부)1. 분석의 전제 (1) 자유의 측면 당사자 간에 합의된 거래는 그 명칭이 판매수수료(위탁 판매)나 판매 장려금(직매입 판매) 등과 같이 무엇이든지 당사자 간의 자유로운 선택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당사자 간의 자유로운 합의라고 하더라도 그 합의 내용이 타인의 재산, 생명 그리고 자유를 위협하는 것이라면 이를 허용할 수 없다. 문제는 당사자 간의 합의의 내용이 타인의 재산, 생명 그리고 자유를 위협하지 않더라도 그러한 합의의 실행으로 타인의 재산, 생명 그리고 자유를 위협할 가능성이 존재할 때이다. 그럴 가능성이 현저하고 명백하면 비록 자유로운 합의라고 하더라고 이를 규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에 비하여 어떤 행위의 실행이 초래하는 위험이 일상적인 것이라면 그러한 행위를 사전에 규제하기보다 사후적으로 위험이 발생하였을 때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것이 자유를 보호하면서 이에 따른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판매 장려금은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타인의 재산, 생명 그리고 자유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특정 브랜드를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더라도 판매 장려금을 누구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하면 그것은 자유의 결과이지 타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판매 장려금이 당사자 간의 자유로운 합의가 아니라 일방에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강제된 거래이면 그러한 판매 장려금을 규제할 수 있다. 그러나 불리한 거래가 거래의 강제와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불리한 거래를 받아들일 만한 어떠한 경제적 이유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거래가 강제되어 불리한 거래가 일어났다고 추론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리한 거래를 받아들이는 경제적 이유는 당사자의 예상에 의존하는 주관적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예상이 거래 후에 반드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가치판단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거래의 불리함을 거래의 강제성으로 판단할 수 없다. 따라서 강제된 거래라는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면 이를 일방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규제하는 것은 당사자 간의 거래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2) 경제적 측면 판매수수료나 판매 장려금은 다수의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위탁받거나 매입하여 이를 판매하는 유통업체의 거래관행이라고 할 수 있다. 개별 납품업체와 개별 판매업체간에 발생하는 거래관행 예를 들어 재판매가격의 설정 등은 흔히 vertical control에 따른 문제에서 발생한다. 다수의 납품업체와 대형 유통업체간에 발생하는 문제는 이에 덧붙여 유통업체가 가지고 있는 공간이나 판촉노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래서 제한된 공간이나 판촉노력에 대한 다수 납품업체간의 경쟁이 다양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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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관행을 초래한다고 할 수 있다. 위탁판매는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판매자가 가져가는 것으로 판매자는 매출액의 증가가 자신의 이익이므로 매출을 증대시키려는 유인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모든 상품이 위탁 판매된다면 대형유통업체는 납품업체의 상품진열이나 판촉 등에서 모든 위탁 상품의 매출액의 합이 극대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판매에 따른 위험의 측면에서 보면 위탁판매는 납품업체와 판매업체가 위험을 분담할 수 있다. 하지만 직매입판매는 위험을 대형 유통업체가 모두 부담한다. 대형유통업체가 여러 개의 유통채널을 소유하고 있어서 판매에 따른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면 대형 유통업체는 이러한 위험을 자체적으로 분산할 수 있다. 여러 개의 유통채널을 소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계약법이 잘 발달되어 있으면 정교한 계약을 통해 이러한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에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면 유통업체가 직매입한 상품이더라도 판매가 부진하면 매입가격을 사후에 조정해주는 거래관행이 나타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계약법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기도 쉽지 않고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의 신뢰도 부족하여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거래관행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2. 대형 유통업체의 사례 입점비용, 기본 장려금, 종업원 파견, 판촉비용 부담 등은 납품당시에 합의된 것이라면 그것이 납품업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비용을 납품 당시에 잘 알고 있었다면 그것은 강제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유통업체가 납품업체의 불리한 처지를 이용하여 거래를 강제하였냐는 것이다. 입점비용, 기본 장려금, 종업원 파견, 판촉비용 부담 등이 납품업체에 불리한 거래일 수 있지만 강제가 없더라도 불리한 거래가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 창업한 기업은 큰 백화점에 입점하기 위해 불리한 거래조건을 감수한다. 백화점 입점으로 신용도를 높이는 것이 다른 판매처와 거래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사업을 수주한 기업은 낮은 이윤 마진에도 만족한다. 그것은 공공기관의 매출 채권이 다른 민간거래처에 비해 부도의 위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관상 불리한 조건처럼 보이지만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인다. 모두에게 자신의 행위를 마음대로 하도록 자유가 주어졌는데 결과적으로 나만 특정한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불리한 처지가 되었다면 나의 자유는 제약받고 특정행위를 하도록 강제된 것인가? 예를 들어 10명의 남녀가 자유롭게 짝을 짓도록 하였다고 하자. 남녀 4명은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 자신의 짝을 찾았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2명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들은 서로를 택할 수밖에 없다. 아니면 짝을 포기해야 한다. 모두에게 자유가 주어졌지만 이들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나머지 짝을 선택하였다면 그것은 강제된 선택인가? 자유라는 행위규범은 개인이 어떤 행동을 할 때 적용되는 규범이지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강제도 어떤 행동을 할 때 주어지는 것이지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 자유가 주어져 있을 때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더라도 그것을 강제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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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보다 늦게 도착하여 저녁밥을 먹지 못하였더라도 나는 저녁을 굶도록 강제되었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경제적 자유는 강제되지 않는 상태에서 누구나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하는 것이다. 다른 기업이 누리는 경제적 자유의 결과 내가 불리한 납품조건을 감수할 수밖에 없더라도 그것은 강제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기업이 누리는 경제적 자유의 결과일 뿐이다. 3. 의약 및 의료의 사례 환자는 약사나 의료진이 최선의 진료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환자가 약효나 치료방법 등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환자는 약사나 의료진의 진료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다. 약사나 의료인에게 이익 공여의 대가로 특정 의약품이나 진료방법을 택하도록 유인하는 것은 약사 의료진과 소비자 간의 신뢰를 해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유를 넘어서서 사회 유지의 근간인 신뢰를 행치는 행위다. 4. 신문이나 주류 판매에서 경품 제공의 사례 무가지나 경품의 제공이 누구의 자유도 제한하지 않는다. 이것은 일종의 가격차별이나 자신이 효율적 공급자라고 하는 것을 알리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여론이 형성되는 현재 여론의 다양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다. 5. 이동통신 시장에서 지원금 사례 일정 통신설비가 갖추어 지면 이동통신업체의 추가 서비스 제공에 따른 한계비용은 거의 0에 가깝다. 그리고 소비자의 유형에 따른 가격차별의 유인이 크다. 소비자의 유형에 따라 다른 가격을 부과하는 것이다. 통신기기와 통신서비스의 묶음 판매는 다양한 소비자의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누군가의 자유를 제약하지도 않았고 누군가 불리한 거래조건을 감수하지 않았음에도 지원금을 규제하는 것은 자유의 측면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합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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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션1.

    판매장려금�규제,� 꼭� 필요할까?

    - 토론:� 김영준� SFL� Kore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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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장려금 규제, 과연 필요할까?

    SFL Korea 김영준

    판매수수료와 판매장려금

    판매수수료는 해당 상품에 대한 유통업체의 판매실적에 따라 납품업체가 유통업체에 지급하는 대가다. 판매수수료가 지급되는 계약의 경우, 판매가 저조했을 때 원래 납품업체가 져야 했을 위험이 유통업체의 부담으로 넘어간다. 판매실적이 충분히 좋을 경우 유통업체는 판매수수료를 돌려받음으로써 위험을 진 데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유통업체는 자신이 떠안은 위험을 고스란히 손실로 가져가게 된다.

    납품업체로서는, 유통업체가 계약한 상품 전량을 판매하는 데에 성공하여 납품업체가 계약상으로 가능한 최대의 판매수수료를 유통업체에 지급하게 되더라도, 납품업체가 해당 상품을 직접 판매하였을 때 기대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윤을 납품업체에게 보장할 수 있다면, 유통업체와의 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판매장려금은 주로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거래의 규모에 따라, 납품업체가 유통업체에 지급하는 보조금이다. 판매장려금이 지급되는 계약의 경우, 판매실적에 무관하게 납품업체가 유통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몫이 정해져 있으므로, 유통업체로서는 판매수수료를 받을 때보다는 안정적으로 거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판매장려금보다는 판매수수료를 받을 때 유통업체가 더 많은 위험을 지게 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유통업체로서는, 판매장려금이 지급되는 계약에서 유통업체가 받게 되는 판매장려금 액수가, 판매수수료가 지급되는 계약을 했으나 판매에 완전히 실패하여 해당 상품을 단 하나도 판매할 수 없었을 때 유통업체가 떠안게 되는 최대의 판매수수료 액수에 해당하는 손실을 능가한다면, 판매장려금을 받지 않고 굳이 판매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계약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

    판매장려금의 기능 추측

    납품업체는 해당 유통업체의 선택을 받기 위해 다른 납품업체들과 경쟁해야 한다. 납품업체가 해당 유통업체의 선택을 받기 위해 다른 납품업체들과 경쟁하는 방법에는 크게 1) 납품 단가를 낮추는 방법과 2) 판매수수료 혹은 판매장려금을 지급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납품업체가 2)의 방법을 택할 경우, 특히 판매장려금을 지급하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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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면 그 이유는, 유통업체 입장에서 그것이 더 안정적인 선택이기 때문일 것이다. 유통업체는 해당 납품업체와의 그 거래를 통해 자신들이 지게 되는 위험을 보다 확실한 형태로 보상받기를 원할 수 있다.

    납품업체가 1)의 방법보다는 2)의 방법을 택하게 되는 이유는, 납품업체로서는 그것이 더 적은 비용을 야기하는 방식이기 때문일 수 있다. 납품 단가를 낮추는 방법은 자칫 그 경쟁이 과열될 경우, 단가 후려치기로 이어져 납품업체가 유통업체로의 납품을 통해 얻는 이윤을 크게 줄이게 될 수 있다. 또한, 유통업체의 선택을 받기 위해 가격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잦은 가격 변경이 이루어지면, 이에 따라 상당한 메뉴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유통업체의 담당자 개인에게 대가성으로 주어지는 불법적인 의미에서의 리베이트의 경우에는, 유통업체의 합리적 판단을 설득하는 데에 드는 비용보다 유통업체의 담당자를 매수하는 비용이 훨씬 저렴할 수 있다.

    조세제도와 관련하여서도 판매장려금의 지급을 유도하는 요인이 있을 수 있다. 두 선택에서 납품업체가 지게 되는 비용이 동일하다고 할 때, 납품 단가를 낮추는 것보다 판매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이 조세 부담을 덜어주는 선택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조세제도가 납품업체 혹은 유통업체로 하여금 판매장려금이 지급되는 계약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네 가지가 납품업체로 하여금 납품 단가를 직접 낮춰서 유통업체의 선택을 받는 것보다는 판매장려금을 지급하여 유통업체의 선택을 받는 쪽으로 행동하도록 한 여러 요인들이라 생각된다.

    만일 판매장려금이 이러한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기본장려금 규제와 같은 판매장려금에 관한 규제는 본래의 그 목적과는 다르게, 중소 납품업체들의 부담을 도리어 늘리게 될 수도 있다. 중소 납품업체로서는 유통업체로부터 계약을 얻어내기 위해 다른 납품업체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앞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판매장려금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이 납품 단가를 직접 조정하여 경쟁하는 것보다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더 적은 비용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판매장려금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형태의 규제는 중소 납품업체들로 하여금 더 큰 부담을 안고 서로 경쟁해야하는 상황을 조성할 것이다.

    판매장려금 규제의 필요성?

    판매장려금의 존재가 정말 납품업체의 부담을 덜어주는 기능을 해왔다면, 즉 납품 단가를 직접 낮추는 것에 비해서 납품업체가 유통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지게 되는 비용의 총액을 절감시켜주는 효과가 있었다면, 역으로 유통업체는 판매장려금을 받지 않고, 그 대신 낮은 납품 단가를 제시하는 납품업체를 선택하여 더욱 저렴하게 상품을 들여올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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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납품업체의 상품 공급에 대한 수요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가 납품업체와의 거래에서 판매장려금이나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하면, 대다수 중소 납품업체들은 납품 단가를 낮추거나 이전과 비슷한 가격대에 품질을 향상시켜 경쟁력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에 실패한 납품업체들은 더 이상 해당 대형 유통업체의 선택을 받을 수 없을 것이고, 그에 성공한 납품업체들이 유통업체에 공급하게 되는 상품들은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보다 더 많은 편익을 안겨주게 된다. 또한 해당 대형 유통업체로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계속 유지하거나 증가한 판매량으로부터 더 많은 이윤을 거두어들이는 등의 편익을 취할 수 있다. 판매장려금을 받는 것으로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는 유통업체는 이러한 진보를 성취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진보를 성취해낸 다른 중소 유통업체보다 결국에는 뒤쳐지게 된다.

    납품업체의 상품 공급에 대한 수요를 비교적 균일하게 갖는 여러 유통업체들이 다소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유통업체가 어쩔 수 없이 판매장려금을 받고 다소 높은 가격에 상품을 들여와야 할 수도 있다. 납품업체로서는 판매장려금을 받지 않는 대신 더 낮은 단가를 원하는 유통업체 대신 판매장려금을 받겠다는 유통업체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판매장려금을 받지 않고 낮은 단가에 상품을 들여오는 데에 성공한 유통업체가 최종적으로는 더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되기 때문에, 그러한 사실이 납품업체와 유통업체로 하여금 판매장려금을 받지 않고 납품 단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거래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때문에 그러한 진보를 성취해낸 납품업체와 유통업체가 등장하면 판매장려금을 받는 관행은 쉽게 사라질 수 있다.

    시장이 납품업체에게 유리하게 조직되어 있든 유통업체에게 유리하게 조직되어 있든, 특별한 다른 제도의 간섭이 없다면, 납품업체와 유통업체 모두에게 판매장려금이 지급되지 않는 대신 더 낮은 납품 단가에 거래를 하는 쪽으로 유인이 존재한다.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경쟁중인 다른 납품업체를 제치고 영향력 있는 유통업체의 선택을 받을 수 있기에,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더욱 싼 값에 해당 상품을 들여와 소비자들에게 더욱 저렴하게 그것을 판매할 수 있기에 그렇다. 때문에 판매장려금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는, 적어도 유지될만한 이유가 없는 관습이다. 오히려 그냥 두어도 언젠가는 사라질 수 있는 판매장려금에 규제를 가하게 되면, 앞서 살펴본 대로 중소 납품업체의 부담만 단기적으로 늘어나게 될 수 있다. 판매장려금이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다면, 납품업체와 유통업체로 하여금 판매장려금이 지급되는 거래를 선호하도록 부추기고 있는 제도, 특히 조세와 관련된 제도가 없는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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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션2.

    기본소득�논의와�개인의�자유

    -� 기본소득은�권리가�될� 수� 있는가?

    - 발표:�옥동석�인천대학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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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소득은 권리가 될 수 있는가? 옥동석(인천대학교)1)

    Ⅰ. 머리말

    Ⅱ. 권리의 경제학1. 만민평등의 존엄성: 자율적 계약과 평등한 권리2. 권리의 경제적 분석

    Ⅲ. 소득분배의 성격은 무엇인가?Ⅳ. 맺음말: 기본소득은 권리가 될 수 있는가?

    Ⅰ. 머리말

    □ 일반적으로 기본소득(Basic Income)이란 모든 사람들에게 각각 아무런 조건 없이 현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것을 말함.

    ◦ (보편성)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제공한다는 의미로서 국적, 나이, 성별 등 인구통계학적 변수와 무관하게 지급한다는 것임.

    ◦ (무조건성) 수급자가 기본소득을 수령하기 위하여 어떤 의무(예컨대, 근로여부) 또는 기준(예컨대, 낮은 소득이나 재산)을 충족할 필요가 없음.

    ◦ (현금성, 정기성) 기본소득은 소득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현물이 아닌 현금이어야 하고 또 매월, 매분기, 매년 등 정기적으로 지급되어야 함.

    ◦ (개인성) 기본소득은 가계의 규모, 가계의 구성과 무관하게 개인들에게 지급되어야 하고, 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구주를 지정하여 지급되어서는 안됨.

    ◦ (충분성) 기본소득의 규모는 개인이 아무런 걱정 없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해야 함.

    □ 기본소득에 대한 우리나라의 최근 논의 세 가지 접근

    ◦ 사회주의 이상의 실현: 국민들은 모두 “토지, 자원 등 우리 사회가 공유한 부의 이익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기에 이 공유부의 이익을 모두가 평등하게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

    1) 본 논문은 초보적인 아이디어 차원에서 작성 중에 있습니다. 저자 연락처 [email protected]

    mailto:[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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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본소득을 ‘21세기 새로운 사회주의’를 위한 제도로 간주

    ◦ 자유노동의 촉진자: 단기계약직, 파트타임, 비정규직, 자영업자, 특수형태고용, 불안정노동자 등에게 기본소득을 통해 소득의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다면 자유노동의 잠재력은 크게 확산될 수 있다고 주장

    ※ 자유노동: ‘고용주에게 종속되지 않는 계약 형태를 통해, 일하는 방식에 대한 높은 자율성과 통제권을 갖고,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하여 소득을 얻는, 단기간에 수행되는 새로운 형태의 일’.

    ◦ 복지지출의 구조조정: 빈곤퇴치에 성공적이지 못한 기존의 복지정책을 통폐합하여 국민 모두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현금지원(기본소득) 제도를 마련할 필요

    ※ 저명한 재정학자 앳킨슨(A.B. Atkinson)은 기존의 복지사업에 대해 ‘빈곤의 함정’, 재산소득조사(means-test)에 의한 ‘스티그마(stigma)’, ‘가계단위 의존’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비판하였음.

    ※ 뷰캐넌(J. M. Buchanan)은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중위투표자가 선호하는 정책안이 일반적으로 채택된다는 중위투표자 이론(median voter theorem)을 통해 복지급여가 실질적으로 중산층 집단에 혜택을 더 많이 줄 것이라고 지적함.

    □ 최근 OECD의 보고서는 ‘빈곤의 함정’과 ‘중위투표자 이론’을 실증적으로 확인

    ◦ 실업 상태에서 전일 취업으로 전환하는 개인들이 직면하는 평균실효세율을 살펴보면, 실업의 함정이 OECD 국가들에서 존재하고 있음(Pareliussen(2018)).

    ※ OECD 국가 평균적으로 볼 때, 실업의 함정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평균실효세율 90∼100%의 가구 비율은 7.1%, 80∼90%는 9.9%에 달함.

    ◦ 근로연령대(18-65세) 인구들이 수령하는 현금급여(사회보험 제외)가 빈곤층에 집중되지 않고 OECD 국가에 따라서는 고소득층이 더 많이 수령(OECD(2017)).

    □ 기본소득에 대한 또 다른 중요한 쟁점은 ‘기본소득이 권리로서 인정되어야 하는가’인데, 이에 대해서는 충분한 공감대가 없지만 아직 논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

    ◦ 기본소득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당연한 권리인가 아니면 복지사업인가? 또한, 기본소득 규모는 기본생활의 영위에 필요한 수준인가 아니면 최소한의 생계수준 유지 수준이어야 하는가?

    □ 본 연구는 기본소득이 과연 권리로서 인정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를 경제학적 측면에서 접근하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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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리는 근본적으로 정치학, 법학의 연구대상으로서 경제학자들은 거의 분석하지 않고 있는데, 거의 유일한 연구로서 Okun(1975)을 참조하여 논의를 심화시키고자 함.

    ※ 자유계약과 거래는 시장경제의 핵심적인 특징인데 반해, 권리는 자유로운 계약과 거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경제학의 분석 대상에서 벗어나 있었음.

    ◦ 시장경제는 효율성 제고를 위해 자유계약과 거래를 근간으로 하고 민주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평등한 권리를 근간으로 한다는 점에서 현대 민주사회의 두 축으로 알려져 있으나, 본 연구는 시장경제라는 기본 틀 내에서 권리에 대한 분석을 시도함.

    Ⅱ. 권리의 경제학

    1. 만민평등의 존엄성: 자율적 계약 vs. 평등한 권리

    □ 만민평등(萬民平等)을 기초로 하는 근대적 사회질서는 한 편으로는 개인들의 자유로운 계약에 기초하는 시장경제 발전의 형태로 나타났고, 또 다른 한 편에서는 개인들에게 보편적이고도 획일적인 권리를 분배하는 정치사회의 발전 형태로 나타났음.

    □ 아담스미스는 계급, 불평등, 특권을 폐지하며 만민평등을 실현하는 가장 뛰어난 수단이 시장경제라고 설명하였음.2)

    “자유무역을 회복함으로써 수많은 사람들이 통상의 일터와 통상의 생계수단을 일시에 잃어버린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그들이 고용 또는 생계를 박탈당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 그들이 비록 약간의 불편을 겪기는 했으나 모든 고용·생계를 박탈당한 것은 아니다. … 국민들 모두에게 그들이 좋아하는 어떠한 직업에도 종사할 수 있는 자연적 자유(natural liberty)를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 즉, 자연적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동업조합(corporation)의 배타적 특권을 타파하고, 도제법을 폐지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더하여 거주법을 폐지함으로써 가난한 노동자가 어느 직업이나 어느 장소에서 실직하더라도, 고발당하거나 이전을 강요당할 근심 없이, 다른 직업을 얻거나 다른 장소에서 직업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3)

    □ 전근대적 봉건사회와 근대적 민주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 중 하나는 계급을 기초로 하는 ‘신분제’에서 평등을 기초로 하는 ‘계약제’로 전환한 것임.

    2) 이러한 사실은 특히 Esping-Andersen(1989)가 강조하고 있다. 3) 국부론, 제4편(Book 4), 제Ⅱ장(Chapter Ⅱ) 참조. 특히 김수행 번역서, pp.566-57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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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의 법제사가이자 비교법학자인 헨리 메인(Sir Henry Maine)은 1861년 그의 저서 「고대법(Ancient Law)」에서 ‘신분에서 계약으로(from status to contract)’라는 유명한 표현을 사용하였음.

    “고대사회의 구조에 관하여 오랜 동안 파헤쳐 나가다보면 그 사회의 절대적 가부장제에서 일생의 대부분을 보낸 사람은 어느 누구라도 법률의 지배가 아니라 자의적 지배에 의하여 모든 행동이 통제된다는 사실을 믿게 될 것이다.”4)

    “사회진보의 변화는 한 가지 측면에서 동일하다. 그 모든 과정에서는 가족적 예속의 점진적 해체 그리고 그에 따른 개인적 의무의 확대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시민법이 전제로 하고 있는 단위로서 개인은 점차 가족을 대체하고 있다. … 가족에 근원을 두고 있는 권리와 의무의 상호관계를 점차 대체하고 있는 것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무엇이지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바로 계약(contract)이다. … 개인들의 모든 관계가 가족관계로 정리되는 그러한 사회적 조건에서 시작하여 –이는 역사적 단계에서 구분되는 지점이다- 우리는 개인들의 모든 관계가 그들의 자유로운 협약에서 비롯되는 사회질서의 단계로 점차 이동하는 것 같다. … 신분(status)이라는 단어는 앞서 설명한 사회진보의 법칙을 설명하는 유용한 공식(公式)으로 사용될 수 있다. 신분제의 장점이 무엇이건 관계없이, 나는 그것이 매우 확실하다고 믿는다. 개인들을 규정하는 법률에서 파악되는 모든 형태의 신분들은 고대의 가족제에서 –지금도 어느 정도 그러하지만- 형성된 권력과 특권에서 비롯되었다. … 우리는 지금까지 진보적인 사회의 변화를 신분에서 계약으로의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5)

    □ 시장경제의 발전과 무관하게 개인들에게 보편적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만민평등의 이념이 실현될 수 있다는 정치사회적 발전과정은 다양한 정치적 사건들에서 표출됨.

    ◦ 영국의 마그나카르타(1215), 권리청원(1628), 권리장전(1689), 미국의 독립선언(1776), 버지니아 권리장전(1776), 프랑스 인권선언(1789), UN의 인권선언(1948) 등.

    ◦ 근대 이전의 사회에서도 인간존중의 원칙들이 확립되기도 하였으나 이들은 인간의 이성에 기초하지 않고 신의 명령(하늘의 뜻), 군주의 자비에 의존하거나 또는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었음.

    □ 한국 사회가 지향하는 헌법적 원칙으로는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이며, 시장경제는 자율계약을 근거로 하는데 반해 자유민주주의는 개인의 권리를 기초로 하고

    4) Maine(1861). 정동호·김은아·강승묵 번역, p.7.5) Maine(1861), 제5장, “Primitive Society and Ancient Law,” 마지막 문단. 정동호·김은

    아·강승묵 번역, pp.134-135. 본 인용문의 번역은 매끄럽지 않아 저자가 다시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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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음.

    □ 시장경제의 근간이 되는 자유계약은 그 내용이 비교적 단순한데 반해,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개인권리에 대해서는 그 범위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변화하고 또 추상적이기에 ‘권리의 영역’ 또는 ‘권리의 내용’에 대한 기준을 분석할 필요가 있음.

    ◦ 노예해방 선언은 인간의 신체를 시장경제의 거래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모든 인간에게 신체의 자유라는 권리를 부여함.

    ◦ 권리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동일한 사회에서도 개인마다 심각한 견해의 차이가 나타나는데, 자연권 또는 천부적 권리라는 수사적 표현이 일부에게는 감격스러운 공감을 불러오지만 또 다른 일부에게는 배타적인 독선으로 보여질 수 있음.

    □ 권리로서의 인정 여부와 권리의 내용에 대한 판단기준은 이성적 논증(理性的 論證)으로서, 논증게임(argumentation-game)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 의해 더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질 때 권리로서 성립하게 될 것임.

    ◦ ‘더 설득력 있는 논거’만이 논증게임의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만민평등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논증도 개방적으로 수용할 수 있어야 할 것임.

    ◦ 권리의 여부, 권리의 내용에 대한 이성적 논증게임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논거는 인간의 존엄성으로서 ‘과연 어떤 논증이 인간을 보다 더 존엄하게 할 것인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할 수 있을 것임.

    2. 권리의 경제적 분석

    □ 1215년의 마그나카르타를 시작으로 1948년의 UN 인권선언 그리고 한국 헌법의 제2장 ‘국민의 권리의무’ 등은 모두 권리의 내용을 열거하고 있음.

    □ 한국은 헌법 개정을 통하여 권리의 내용에 부분적으로 변화를 겪었으나 현행 헌법의 조문별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음.

    ◦ 우리나라 헌법 제10조는 권리에 대한 기본원칙을 천명하고 있음.

    ※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10).

    ◦ 법 앞의 평등(§11), 신체의 자유(§12), 참정권(§13), 거주·이전의 자유(§14), 직업선택의 자유(§15), 주거의 자유(§16), 사생활의 보호(§17), 통신의 보호(§18), 양심의 자유(§19), 종교의 자유(§20), 언론·출판의 자유/집회·결사의 자유(§21), 학문과 예술의 자유(§22), 재산권(§23), 선거권(§24), 공무담임권(§25), 청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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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재판 받을 권리(§27), 보상청구(§28), 배상청구(§29), 국가의 구조(§30), 교육받을 권리(§31), 근로의 권리(§32),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33), 인간다운 생활 권리(§34), 환경권(§35), 혼인과 가족생활의 존엄과 평등(§36),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자유와 권리(§37), 납세의 의무(§38), 국방의 의무(§39)

    ※ 1962년 개정헌법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신설하였고, 1980년 개정헌법에서 환경권을 신설하였음.

    □ 경제학적 관점에서 조명한다면, 권리란 개인들에게 허용되는 일종의 ‘서비스 패키지(service package)’로 간주될 수 있음.

    ◦ 천부적인 자연권이란 개인이 탄생하는 순간 모든 개인들에게 부여되는 ‘표준약관’으로서의 ‘서비스 패키지’로서, 이 패키지의 내용은 사회와 시대에 따라 변동함.

    □ 권리를 ‘서비스 패키지’로 파악하는 순간 권리는 공공재(public good)의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음.

    ◦ 공공재는 비경합성, 비배제성의 속성을 가진 재화 또는 서비스인데 각종 권리선언들은 권리에 대한 ‘표준약관’의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음.

    ◦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는 차원이 다른 이념적 가치로 간주되는데, 권리를 공공재로 파악하는 시각에서는 두 가지 가치가 모두 시장경제의 틀 내에서 이해될 수 있음.6)

    ※ 아담스미스에 의하면 시장경제 발전은 ‘분업-전문화-교환’의 과정이 심화되는 것인데, ‘표준약관’으로 이해될 수 있는 각종의 권리선언들은 분업-전문화를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볼 수 있음.

    □ 개인에게 부여되는 ‘서비스 패키지’에 포함되는 권리라는 공공재 서비스의 특징들은 과연 무엇인가?

    ◦ 법학적 논의에서는 권리의 특징을 보편성(universality), 도덕성(morality), 근본성(fundamentality), 추상성(abstracity), 우월성(priority) 등 다섯 가지로 설명함.7)

    ◦ 보편성은 인간의 어떤 조건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보장된다는 것을; 도덕성은 어떠한 시대와 공간에서도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근본성은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성을 위해 최소한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을; 추상성은 내용의 경계가 불확정

    6) Okun(1975)은 권리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며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상충하는 가치 체계로 접근하여 공공재로서의 표준약관이라는 개념에 이르지는 못하였다.

    7) 이준일, 「인권법」, 제8판, p.7 참조. 이준일은 R. Alexy, “Die Institutionalisierung der Menschenrechte im demokratischen Verfassungsstaat”, S. Gosepath, G. Lohmann(편), Philosophie der Menschenrechte, 제2판, 1999, p.246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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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이라는 것을; 우월성은 실정법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각각 의미함.

    □ 권리의 영역과 내용을 가능한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권리라는 서비스가 갖추어야 할 속성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 권리로서 주장되는 개별 내용들이 이러한 속성들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판단한다면 권리의 영역을 한정할 수 있을 것임.

    ◦ 예컨대, 교통분야 전문가들은 개인의 교통권을 주장하기도 하는데 과연 교통권이 –그 내용이 명확하게 제시된 적은 없지만- 권리의 속성들을 갖출 수 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교통권의 인정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임.

    □ 본 연구는 권리의 일반적인 속성으로서 ①보편성, ②무조건성, ③비대가성, ④획일성, ⑤개인성, ⑥거래금지성, ⑦의무-수반성 등 7가지를 들고자 함.8)

    ◦ 보편성(universality): 권리는 특정한 계급, 특정한 사회집단에게만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에게 제공되어야 함.

    ※ 우리나라 헌법에서 열거한 권리들은 모두 보편성을 만족한다고 할 수 있으나, 국민의 의무로서 ‘국방의 의무’는 남성에게만 해당됨(결혼한 여성도 배우자를 통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가?).

    ◦ 무조건성(unconditionality): 권리의 제공여부 또는 제공되는 권리의 내용은 특정한 자격조건의 충족 또는 특정한 보상의 결과와 무관하게 제공되어야 함.

    ※ 선거권, 공무담임권, 단결권 등에 대해서는 일정한 조건(금치산자 제외 등)이 부여되고, 또 국가유공자 또는 그 자녀들에 대한 공무담임권 우대는 무조건성을 위배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

    ※ 인간다운 생활 권리(§34)에서는 본인의 노력, 노동 등을 전제로 제공될 수 있기에 무조건성을 위배하기도 함.

    ◦ 비대가성(non-pricing): 권리는 대가를 수령(지불)하지 않고 제공되어야 함.

    ◦ 획일성(uniformity): 권리의 내용은 모든 사람들에게 획일적이고도 동일하게 제공되어야 함.

    ◦ 개인성(individuality): 권리는 특정 집단 또는 개인들의 집합에 제공되지 않고 개인들에게 개별적으로 제공되어야 함.

    ◦ 거래금지성(non-tradability): 권리는 개인들 사이에서 어떤 형태로든 거래되지

    8) 권리의 특징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으로는 Okun(1975), 제1장을 참조할 수 있다. 오쿤(Okun)은 그 특징들을 보편성, 무조건성, 비대가성, 획일성, 거래금지성 등 다섯 가지로 제시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이들 내용을 보다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구분함과 동시에 개인성, 의무-수반성을 추가적으로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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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않아야 하기에 권리를 매각할 수 없음.

    ◦ 의무-수반성(responsibility-imposing): 모든 개인들은 다른 개인들의 권리를 인정하기 위한 의무를 부담해야 함.

    ※ 만약 권리를 인정하기 위한 개인의 비용부담이 높다면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인정하는데 주저할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비용부담이 낮아야 함.

    □ 권리라는 서비스 패키지에 수반되는 7가지 속성들로 인하여 부작용과 문제점이 있는데, 이들을 감안할 때 ‘서비스 패키지’의 내용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을 것임.

    ◦ 보편성이 있기에 부적격자가 권리를 누림으로써 문제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음.

    ※ 보편적으로 제공되기에 적격자가 ‘스크리닝(screening)’ 되지 못하는데, 예컨대 학문과 예술의 자유 때문에 사이비 학자, 사이비 예술가가 등장하는 것을 막지 못함.

    ※ 언론 출판의 자유로 인해 부적격자가 언론사, 출판사를 경영할 수 있는 것을 막지 못하고, 주거의 자유로 인해 주택 투기가 남용될 수 있음.

    ◦ 무조건성이기에 권리를 누림으로써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권리를 부여할 수 없음.

    ※ 투표권을 더 잘 행사할 수 있는 지성인들에게 더 많은 투표권을 부여하지 못함.

    ※ 권리를 더 잘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시장경제에서 분업-전문화가 이루어지는 것과 같음.

    ◦ 비대가성이기에 무임승차의 유인이 작동하여 권리는 낭비될 가능성이 매우 높음.

    ※ 언론의 자유에는 비대가성이 적용되기에 남용하고 오용할 가능성도 존재함.

    ※ 잘못된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를 언론사가 여타 제조업자와 마찬가지로 충분한(또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한다면 남용될 가능성이 줄어들 것임.

    ◦ 획일성이 있기에 수요량이 더 많은 또는 더 적은 수요자들에게 과소 또는 과잉소비를 초래할 수 있음.

    ※ 의무교육의 권리가 부여되기 때문에 교육수요가 낮은 자에게는 과도한 교육을, 교육수요가 높은 자에게는 과소한 교육을 제공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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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조합이 불필요하거나 부적절한 경우에서도 노동조합이 형성될 수 있음.

    ◦ 거래금지성 때문에 스스로 그 권리를 행사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자유의지를 침해할 수 있음.

    ※ 신체의 자유로 인한 거래금지(성매매 금지, 장기매매 금지 등) 때문에 자유의지(적절한 성매매를 원하는 사람들의 자유, 장기를 매매하려는 자유 등)를 침해함.

    ※ 거래의 금지는 특정 집단의 특권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되는 경우도 많이 있음.

    “교환의 금지는 다양한 권리와 제도들이 시장에서 오염되는 것을 방지한다. 그러나 이들 또한 시장의 순환을 봉쇄한 채 불평등하고 압제적이며 위계적인 제도로 고착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신분제도, 봉건적 의무, 세습토지, 길드조직 등은 금전으로 매매가 금지되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이들은 경제적 비효율성과 함께 불평등을 심화시켜 왔다. 사실 원시, 고대, 중세, 현대사회에 걸쳐, 시장에 대한 억압은 많은 사람들의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기보다 소수에 대한 권력의 불평등과 차별을 위해 이루어졌던 적이 더 많았다. 폭군, 전사(戰士), 광신교도, 독재자들은 그들의 질서 내에서 시장의 도전을 거의 인정하지 않았다. 시장을 일정한 영역에 한정함으로써 나타나는 사회적 결과는, 그 영역 밖의 자리에 무엇이 놓이느냐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그 자리의 대부분을 평등한 권리로 채우는 것이 민주주의의 독특한 특징이다.”9)

    ◦ 의무-수반성 때문에 타인의 비용으로 더 많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유인이 작동할 수 있음.

    ※ 인간다운 생활의 권리는 타인에게 경제적 비용을 부과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남용될 경우 타인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음.

    □ 개인들에게 권리를 부여함에 따른 문제점, 또는 자유계약이 허용되는 시장경제가 많은 장점을(효율성의 제고, 자유의 신장 등)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에 반하는 속성을 가진 권리들을 인정해야 할 정당성은 무엇인가?

    □ 권리 부여에 따른 문제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리를 부여해야 할 당위성을 오쿤(Okun)은 세 가지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음.

    ◦ 첫째, 개인의 자유란 정부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는 데에서 비롯하는데,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정부로부터 개인들의 자유(liberty)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임.

    ※ 권리를 부여할 때 자율적 시장기능에 의한 ‘스크리닝’이 작동하기 어려운 경

    9) Okun(1975), p.1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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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에는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정부와 공무원의 권한이 남용될 수 있음.

    ※ 언론,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고 차별한다면 정부에 임의적인 권한을 부여할 수 있고, 투표권의 자격요건을 규정한다면 특정인들의 투표권을 방해하는데 정부와 공무원의 권한이 남용될 수 있음.

    ◦ 둘째,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가치들이 존재해야 사회적인 다원주의(pluralism)와 다양성이 보존될 수 있음.

    ※ 금전으로 구입하거나 유인할 수 없는 가치를 보유한 사람(안중근, 윤봉길 등)을 우리는 사회적으로 존경하고 있음.

    ※ 훈장, 메달 등은 금전적 가치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으며, 매혈이 인정되는 순간 헌혈은 줄어들 수 있음.

    “권리의 영역을 인정하는 또 다른 당위성은 다원주의와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인데, 이는 나의 은사인 칼폴라니(Karl Polanyi)가 개략적으로 제시하였다. 그가 설명한 것처럼, 생동적인 사회에서는 모든 사회관계들이 인간의 광범한 동기와 이해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 물질의 획득은 (기껏해야) 경제 활동을 촉진하는 많은 동기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더 나아가, 경제는 사회의 단지 한 측면에 불과한 것이며, 성공적인 사회에 ‘포함되어야 하는’ 일부 조건에 지나지 않는다. 폴라니는 다른 모든 관계가 시장에 종속되는 시장사회를 개탄하였다.10) 그러므로 권리는 모든 것을 돈으로 사고 팔 수 있을 때 발생하는 시장지배에 대한 보호막이라 할 수 있다.”11)

    ◦ 셋째,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인본주의(humanism) 가치를 보전하고자 함.

    ※ 노예계약의 금지, 신체 판매의 금지, 아동노동의 금지 등 거래금지는 절망적 상태의 사람들이 선택할 어떤 잠재적 침해를 막기 위한 것임.

    ※ 지나치게 낮은 보수, 지나치게 위험한 작업에 노출되는 사람들은 절망적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높음.

    “모든 구성원들은 모든 시민들에 대해 자기존중(self-respect)의 원칙과 공정성의 원칙이 확고하게 인식되기를 원하는데, 왜냐하면 이러한 인식이 자기 자신을 보호해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평등을 ‘도덕적 인격으로 인간에 대해 표해야 할 상호존중’의 한 가지로 인식하기 때문에, 기본적 자유는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응분의 대가 없이 이러한 권리가 획득될 때 사회의 모든 시민에 대해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클럽의 회원권과 같다. 권리는 동류

    10) 오쿤이 인용한 문헌은 Karl Polanyi, “Our Obsolete Market Mentality,” in George Dalton (ed.), Primitive, Archaic and Modern Economies (Beacon, 1971), pp.59-77 이었음.

    11) Okun(1975), pp.21-2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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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同流, affiliation)의 상징, 인간 존엄성의 일부가 되며, 이 때문에 더욱더 중요한 것이다. 권리는 배급이 아니라 자격급여(entitlements)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공짜로 누린다는 느낌 없이 자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다.”12)

    □ 권리의 범위와 내용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결국 ‘개인들의 자유, 사회적 다양성, 그리고 인본주의 사회를 위해서는 권리라는 특성들을 가진 서비스의 패키지(또는 표준약관)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 것인가?’라는 의문으로 접근할 수 있음.

    □ 권리의 범위와 내용을 판단함에 있어 가장 논란이 될 수 있는 권리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인 ‘사회적 기본권’ 또는 ‘생존권’인데, 여기에는 많은 자원비용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임.

    ◦ 복지사업의 증가는 바로 이러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데, 복지사업의 시행에 강제성을 과도하게 인정하는 경우 오히려 개인의 자유(liberty), 다양성(pluralism), 인본주의(humanism)를 침해할 수 있음.

    □ 권리의 범위와 내용을 판단할 때 그 자원비용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밖에 없음.

    “확실히 자원비용은 이 경계선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자격급여(entitlement)가 상대적으로 낮은 자원비용을 부담하고, 효율성과 비교우위 등 시장적인 특징들보다는 광범위한 공유(sharing)와 보편적 접근(common access)의 개념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다면, 이들은 권리로 확립될 가능성이 높다. 여러 모로 볼 때, 자유 음식의 권리보다 자유 언론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훨씬 덜 비싸다. 그러나 사회는 공교육과 같이 몇 가지의 비싼 또는 자원을 많이 사용하는 권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생활수준의 차이를 줄이려는 일방적인 평등주의자들은 자원을 많이 사용하는 권리들을 더 많이 열거한다. 모든 시민들에게 적절한 주택 또는 적당한 영양을 제공할 의무를 정부에 부과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모든 가구의 최저생계비를 인상시키는 것이다. 새로운 권리를 옹호하는 것은 극단으로 치닫을 수 있다.”13)

    Ⅲ. 소득분배의 성격은 무엇인가?

    □ 인간다운 생활의 권리, 즉 사회적 기본권, 생존권 등은 과연 권리의 내용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인가?

    ◦ 생존권(right to survival)은 사회의 모든 사람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영양, 건강, 기타 삶의 필수 요소들을 충족하는 최소한의 기준

    12) 오쿤은 존롤스의 정의론(A Theory of Justice)를 인용하며 이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Okun(1975), pp.14-15 참조.

    13) Okun(1975), p.1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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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존권 등에 대한 경제학의 전통적 접근은 소득분배 문제로 파악하여 무시하는 것인데, 경제학(특히 후생경제학)은 경제문제를 자원배분과 소득분배로 구분한 후 후자에 대해서는 정치철학의 영역으로 간주하며 분석을 하고 있지 않음.

    ◦ 후생경제학의 제1기본정리와 제2기본정리는 자원배분(resource allocation)과 소득분배(income distribution)를 분리하여 접근하는 경제학적 시각의 기반이 됨.

    ※ 제1기본정리는 ‘경쟁시장의 균형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는 것이고, 제2기본정리는 ‘모든 효율적인 자원배분은 초기의 적절한 재분배를 통해 경쟁시장에서 달성될 수 있다’는 것임.

    ※ 제1기본정리는 경쟁시장이 필연적으로 일부 사람에게는 이득을 또 다른 일부에게는 손해를 안기지만 그 행동들이 공정하게 이루어진다면 이들의 통합적 결과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득을 제공한다는 믿음을 표현하고 있음.

    ◦ 제2기본정리는 경쟁시장에서 나타나는 소득분배의 결과가 설령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경쟁시장의 메카니즘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이론적 시사점을 주고 있음.

    “후생경제학의 제2정리에 의하면, 정부가 해야 할 유일한 활동은 최초의 부를 재분배하는 것이다. 초기에 부를 재분배하면 모든 파레토 효율적인 자원배분은 경쟁시장의 절차를 통해 획득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경쟁시장에서 나타나는 소득분배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경쟁시장의 메카니즘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해야 할 모든 것은 최초의 부를 재분배하고 그 나머지는 경쟁시장에 맡기는 것이다.”(Joseph E. Stiglitz)

    ◦ 자원배분과 소득분배의 분리는 정치철학에서 응보적 정의(retributive justice)와 분배적 정의(distributive justice)를 구분하는 것과 유사함.

    □ 19세기의 자유방임적 자유경제 하에서 생존권 문제는 개인들의 자비심에 근거하여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였음.

    □ 하이에크(Fredrick A. Hayek)는 빈곤퇴치 등 소득분배 문제를 국방, 외교, 법질서, 안전 등과 같은 국가의 기본적 기능으로 인식하였는데, 이는 빈곤퇴치 등 생존권 문제를 공공재(public good)로 간주했음을 암시하고 있음.

    ◦ 하이에크 등을 중심으로 제1,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본격적으로 형성된 자유시장적 경제관은 경쟁질서 확립, 빈곤대비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고전적 자유주의와 차이가 있어 신자유주의(neo-liberalism)라고 불리움.14)

    ◦ 하이에크는 최소의 생활보호를 위한 소득지원으로서 실업자 생계나 빈곤에 대

    14) 민경국(201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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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대비책을 인정하며, 여기서 사실상의 문제는 그 시행여부가 아니라 어떤 방법이 시장기능을 최소한으로 방해할 것인지에 있다고 하였음.

    “법치(the rule of law)는 정부에 제약을 가하는데, 정부의 서비스가 갖는 가치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는 미덕이나 도리에 따라 개인들이 혜택을 받는 그러한 정책들은 모두 배제되어야 한다. 또는 같은 말이지만, 쌍무적인 아닌 분배적 정의의 추구는 배제되어야 한다. 분배적 정의가 이루어지려면 모든 자원은 중앙당국에 의해 배분되어야 하기에,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하고 또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 지시를 받게되는 것이다. 분배적 정의가 목표가 되면 서로 다른 개인들이 취해야 할 행동에 대한 결정은 일반적 규칙이 아니라 계획당국의 특정한 목표와 지식에 따라 이루어진다.”15)

    “정부의 많은 새로운 복지사업들이 자유를 위협하는 이유는 비록 이들이 단순한 서비스 활동으로 등장했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정부의 강제력 행사를 요구하고 또 특정 분야에서 배타적 권리의 요구에 근거하기 때문이다.”16)

    “모든 국가들에서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고 있는, 소위 사회부조 또는 구제는 과거의 빈민법이 현대적 형태로 변형된 것에 불과하다. 가난한 자들의 절망적 행동을 막기 위해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면, 산업사회에서 이러한 사업의 당위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 이들 사업의 정당성은,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사람들에게 강제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러한 사업을 무시함으로써 대중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우리가 운전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으로부터 해를 입을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위하여, 제3자에 대한 위험을 방지하고자 (책임)보험을 들게 하는 것과 같다.”17)

    □ 생존권 문제에 대한 고전적 자유주의(개인 자비심에 근거)와 신자유주의(국민경제 전체의 공공재에 근거)의 실질적인 차이는 공공재의 공급방식에 있다고 할 수 있음.

    ◦ 공공재 공급을 민간의 자율성에 맡기는 경우 무임승차 때문에 과소공급될 수 있으며, 정부의 강제력에 맡기는 경우 관료의 행태로 인해 과잉공급될 수 있음.

    □ 실질적인 경제정책적 측면에서 사회보호(사회보장) 정책은 사회보험(social insurance)과 사회부조(social assistance)로 점차 구분되기 시작하였는데, 전자와 후자의 차이는 사적재(private good)와 공공재의 차이로 설명될 수 있음.

    ◦ 전자의 보험사업에서는 사적재의 가격책정 원리가 적용될 것인데, 사회보험 사업을 정부가 직접 수행할 것인지 여부는 행정비용 등 각종의 거래비용에 좌우

    15) Hayek(1960), “Chapter 15, Economic Policy and the Rule of Law,” p.232.16) Hayek(1960), “Chapter 17, The Decline of Socialism and the Rise of the Welfare

    State,” p.258.17) Hayek(1960), “Chapter 19, Social Security,” pp.285∼286. ( )의 ‘책임’은 이해를 돕

    기 위해 필자가 첨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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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됨.

    ※ 보험사업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도덕적 해이, 역선택, 주인-대리인 문제 등이 발생하는데, 따라서 민간기업의 수행에는 높은 거래비용이 부담될 수 있음.

    ◦ 후자의 사업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비경합적 혜택을 누리기 때문에 일반적인 공공재처럼 사람들의 구입 의사를 의제하는 방식으로 각자의 부담을 책정해야 하지만 무임승차의 문제가 나타남.

    □ 사회부조를 공공재로 간주하는 시각에서는 사회부조가 제공하는 사회적 편익의 측면을 강조하는데 반해, 다른 한 편에서는 사회부조 자체를 사적재 성격의 보험사업으로 간주하는 주장들이 등장함.

    ◦ 공공재적 시각에서는 빈곤층의 생존권이 보장될 때 개인들이 입을 비경합적 피해를 덜지만(Hayek의 시각), 보험적 시각에서는 모든 사람들의 생존권이 보장될 때 자신의 생존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는 논리에 근거함.

    □ 사회부조를 사적재 성격의 보험사업으로 간주하는 대표적 주장으로는 존롤스의 정의론에 따른 최소수혜자(the least advantaged) 후생극대화, 그리고 노르딕(Nordic) 국가들의 복지정책 원리에서도 제시되고 있음.

    ◦ 존롤스에 의하면 ‘미지의 장막(veil of ignorance)’에 가려져 있는 ‘원초적 상태(original position)’에서 우리 모두는 개별적인 보험료 납입 없이 모두의 부담으로 사회부조가 시행되어야 한다는 정의의 원칙이 이미 확립되었다고 논증함.

    ◦ 노르딕 국가들은 복지정책을 ‘집단적 위험분담’으로 인식하는데, 소규모 개방경제가 번영하기 위해서는 경제 구조조정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일반 국민들이 이를 적극 수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부조가 보험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봄.

    □ 보험료 납입 또는 대가관계 없이 사회부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은 결국 사회부조를 권리의 패기지, 즉 권리의 표준약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으로 발전할 수 있음.

    ◦ 사회부조라는 서비스는 ①보편성, ②무조건성, ③비대가성, ④획일성, ⑤개인성, ⑥거래금지성, ⑦의무-수반성 중에서 ①〜⑤를 충족하는 것으로 생각됨.

    ◦ 신자유주의에서도 ‘빈곤층 보호’는 공공재로 인정되었지만, 여기서는 더 나아가 생존권은 권리라는 서비스 패키지의 공공재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함.

    □ 사회부조 또는 생존권이 권리의 표준약관이라는 공공재에 포함시킬 때 제기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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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문들은 다음과 같음.

    ◦ 사회부조를 본인의 노력 또는 노동이라는 최소한의 대가도 없이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대가성이라는 권리의 속성을 인정하기 어려움.

    ※ 최소한의 구직노력과 노동을 사회부조 수령의 대가로 인정할 수 있을 것임.

    ◦ 사회부조 또는 생존권은 실질적으로 ‘거래금지성’을 충족하기 어려우며, 특히 현물지원이 아닌 현금지원의 경우에는 거래금지성을 충족하기가 불가능함.

    ※ 생존권 차원에서는 소득 또는 생필품이 제공되는데, 이들의 거래를 금지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을 것임(또는 거래금지에 과도한 비용이 소요될 것임).

    ◦ 보편적 권리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편적 의무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과연 납세자들에게 빈곤퇴치에 대한 보편적 의무를 강제할 수 있을 것인가?

    □ 일반적으로 권리의 인정에서는 개인의 비용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의무-수반성이 인정되지만, 국민들의 생존권을 위해 개인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자발적 수준을 초과한다면 권리로서 확정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를 것임.

    ◦ 생존권을 ‘빈곤을 면하는 수준’ 이상으로서 ‘걱정 없는 생계 유지’로 설정하고자 한다면 더더욱 의무-수반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것임.

    Ⅳ. 맺음말: 기본소득은 권리가 될 수 있는가?

    □ 사회부조, 생존권이 권리로서 인정되면 정부의 재원배분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높아야 할 것인데, 예산과정에서 과연 그럴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를 검토하고자 함.

    □ 미국에서는 매년도 예산편성을 위해서는 수권입법(authorizing legislation)과 지출승인(appropriation of money) 입법이 의회에서 승인되어야 하는데, 전자는 예산편성의 근거법률을 후자는 예산편성 법률을 의미함.

    ◦ 예산편성의 권한을 부여한다는 의미의 수권입법(授權立法)은 의회가 정부의 사업 및 기관을 설치하고 자금을 제공하는 법적 기초를 제공함.

    ◦ 지출승인은 수권입법에서 규정된 목적에 따라 정부기관들이 자금을 지출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소위 예산편성의 의미를 갖고 있음.

    ◦ 수권입법은 정부기관들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일종의 허가증을 제공하는 것인데 반해, 지출승인법은 허가증을 가진 기관에 자금을 제공하여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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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산편성을 수권입법-지출승인의 두 단계로 구분하는 관례는 미국의 헌법제정 이전에 성립하였기 때문에 아마도 영국의 중세시대 이래로 확립된 경험을 본받은 것으로 보임(Schick(2007) 참조).

    □ 알렌쉭(Allen Schick)에 의하면 19세기 미국의 상하원 논의를 참조할 때 수권입법-지출승인을 구분하는 관례가 확립된 이유는 다음 두 가지로 파악할 수 있음.

    ◦ 첫째, 재정자금의 지출방법과 내용을 규정하는 ‘실체적 법률조항’에 대한 의회내 갈등으로 인하여 정부기관에 제때 자금을 제공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였기 때문임.

    ◦ 둘째, 의회가 정부기관들에 자금을 제공하면서 지출승인 입법에서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실체적 법률조항’을 함부로 규정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였기 때문임.

    ◦ 여기서 ‘실체적 법률조항(substantative legislation)’이란 예산집행의 조건과 제약들을 실질적으로 규정하는 법률조항들을 말함.

    □ 의무적 지출(mandatory spending)에서는 지출승인 없이 수권입법만으로도 재정자금의 지출이 가능하지만, 재량적 지출(discretionary spending)에서는 반드시 수권입법-지출승인의 두 단계 입법이 필요함.

    ◦ 의무적 지출은 주로 사회보장, 의료보호(Medicare), 공무원 퇴직 및 장애사업, 실업보장 등의 복지급여(entitlement program)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사업들에서는 영구적 지출승인(permanent appropriations)이 이루어짐.

    ◦ 복지급여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매년도 지출승인법에 따라 실질적인 지출수준이 통제되는 경우에는 수권입법만으로 예산이 편성될 수는 없음.

    □ 생존권을 개인들의 권리로서 인정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의문들을 분석해야 함.

    ◦ 사회보험 사업(e.g. 국민연금)과 사회부조 사업(e.g. 최저생계비) 중에서 보다 더 엄중한 재정책임이 부과되어야 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 법적 계약으로 성립한 연금급여와 권리로서 인정되는 생존권 중에서 무엇이 지출의 우선순위를 가져야 하는가?

    ◦ 사회부조 사업의 재원은 정부의 장기계약에 따른 부담보다 우선순위가 더 높은 것인가?

    ◦ 생존권의 수준은 개별 사회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변동할 수밖에 없는데, 과연 권리로서 확정하는데 무리가 없는가?

    ※ 생존권은 구체적인 금액으로 확정하기 어려워 매우 추상적일 수밖에 없는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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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경국(2011), “신자유주의 이념의 역사적 기원과 공공정책의 어젠다,” 「제도와 경제」, 제5권 제2호, 한국제도경제학회, 2011, pp.51〜97.

    2. 옥동석(2020), “한국의 기본소득 논의: 맹점과 교훈,” 발제논문, ‘기본소득, 가능한 선택인가?’, 남덕우 기념사업회 토론회, 2020년 7월 12일.

    3. 이준일, 「인권법」, 제8판.4. Atkinson, A. B., “The Case for a Participation Income,” The Political

    Quarterly, Vol. 67(1), 1996, pp. 67~70.5. Esping-Andersen, Gøsta, The Three Worlds of Welfare Capitalism, 1990,

    Princeton University Press. 6. Hayek, Friedrich A.(1960), The Constitution of Liberty. (한국어 번역본, 김

    균, 「자유헌정론」, 자유기업원, 1996).7. OECD(2017), “Basic income as a policy option: Can it add up?” Policy

    Brief on the Future of Work, May 2017.8. Okun, Arthur M.(1975), Equality and Efficiency: The Big Tradeoff, The

    Brookings Institution. (한국어 번역본, 정용덕, 「평등과 효율」, 수선교양신서 23,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1984).

    9. Pareliussen, Jon Kristian, Hyunjeong Hwang and Heikki Viitamäki, “Basic income or a Single Tapering Rule? Incentives, Inclusiveness and Affordability Compared for the Case of Finland,” Economics Department Working Papers No. 1464, OECD, April 2018.

    10. Schick, Allen(2007), The Federal Budget: Politics, Policy, Process, Brookings.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제11조 ①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②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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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다.

    ③훈장등의 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이에 따르지 아니한다.

    제12조 ①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ㆍ구속ㆍ압수ㆍ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ㆍ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

    ②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

    ③체포ㆍ구속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다만, 현행범인인 경우와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도피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을 때에는 사후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④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다만, 형사피고인이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가 변호인을 붙인다.

    ⑤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의 이유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받지 아니하고는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하지 아니한다.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자의 가족등 법률이 정하는 자에게는 그 이유와 일시ㆍ장소가 지체없이 통지되어야 한다.

    ⑥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적부의 심사를 법원에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

    ⑦피고인의 자백이 고문ㆍ폭행ㆍ협박ㆍ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기타의 방법에 의하여 자의로 진술된 것이 아니라고 인정될 때 또는 정식재판에 있어서 피고인의 자백이 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일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거나 이를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

    제13조 ①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

    ②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참정권의 제한을 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

    ③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

    제14조 모든 국민은 거주ㆍ이전의 자유를 가진다.

    제15조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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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6조 모든 국민은 주거의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제17조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제18조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

    제19조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제20조 ①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②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제21조 ①모든 국민은 언론ㆍ출판의 자유와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언론ㆍ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ㆍ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③통신ㆍ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④언론ㆍ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언론ㆍ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제22조 ①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

    ②저작자ㆍ발명가ㆍ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

    제23조 ①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②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

    ③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ㆍ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