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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트라우마 사회 통인 KBS새노조 파업 아나운서 5인 기획 대법관이 바뀐다 2012.06 통권 187호

PSPD MAGAZINE 2012. 06.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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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Magazine of PSPD, 06/2012, no.187, PSPD, People's Solidarity for Participatory Democr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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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PSPD MAGAZINE 2012. 06. (187)

특집 트

라우마 사

통인 KBS

새노조 파

업 아

나운서 5인

기획 대

법관이 바

뀐다

2012.06

통권 18

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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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 PSPD MAGAZINE 2012. 06. (187)

특집

해고는 살인보다 더하다

강정에서 그르바비차를 생각한다

남성의 성 문화, 여성의 노동

19대 국회 개원에 부쳐

임종진의 삶 사람 바라보기

대법관이 바뀐다

We, the People! : 세계를 뒤흔든 촛불들

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

내려놓고 가치를 따라, 리셋KBS

KBS 아나운서 김승휘, 이광용, 이상호, 정세진, 최원정

시민운동,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이용길 회원

진보 시즌2

FTA, 자유·평등·진보의 시험대

일은 왜 끝나지 않는가

손으로 만지고 세상을 깨닫는다, 보드게임

“아빠, 돌아오세요!”

고경일 우화

터닝 포인트, 니 뒤에 있다.

참여연대 회원들, 4.11 총선 어떻게 보나?

5~6월의 참여연대 소식

‘참치’를 소개합니다

이창근

양윤모

정희진

이석태

임종진

이진영

이태호

박상표

박유안

김수

정태인

김정인

박태근

이명석

원충연

고경일

김남훈

정책홍보팀

여는글

창그림

통인

만남

경제

역사

읽자

놀자

살림

만평

상담

통인뉴스

투명회계

참치

파업언론인들이 차린 ‘여의도 희

망캠프’, 해군기지건설을 위한 구

럼비 발파가 계속되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종로며 여의도며 서울

시내 곳곳에서 매일같이 열리는

각종 기자회견. 머릿수나마 보태

야 할 곳이 어찌나 많은지요. 또

머릿수나마 보태기 어려운 사정

은 어찌나 많은지요. 해야 할 소

임이 많아 웃어야 할 지, 아픈 사

건 사고가 많아 울어야 할 지 망

설여집니다.

발걸음 닿기 어려운 상황에서나

마 새로운 대법관은 누가 될는지,

파업 언론인들은 왜 방송도 생계

도 내려놓고 거리로 나왔는지, 지

금이라도 강정 구럼비를 살려낼

재간이 있을지, 관심 갖고 지켜보

는 것, 바른 소리를 내는 것이 깨

어있는 시민의 의무이겠지요. 의

무를 다하는 시민의 힘이 세상을

바꾸겠지요.

참여사회 편집팀

[email protected]

081012

0406

141822

24

28

3234

3638404243

44485052

2012 06

ⓒatopy

트라우마

사람

기획

칼럼

살맛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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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12 06

19대 국회 개원에 부쳐이석태 참여연대 공동대표

지난 4월 11일 총선에서 비례대표 포함 300명의 국회의원이 선출되었다. 이들의 임기는 6

월에 시작되며, 곧 19대 국회가 개원한다. 대의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

서 국회는 주권자인 국민을 대표하는 국가 최고의 의사결정기구이다. 한마디로 국회는 국

가 권력의 총본산이라 할 만하다. 그러기에 4년마다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야는

한 석이라도 더 얻으려 쟁투한다. 여야 할 것 없이 선거라는 힘든 관문을 통과한 의원 여러

분께 축하 인사를 드림과 동시에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에서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 싶다.

우선 이번 총선은 종전과 달리 각 당이 내건 공약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서로 유사한 점

이 꽤 있지 않았나 싶다. 예를 들면 반값 등록금과 무상급식 이슈에서 촉발된 민생 문제

가 그러한데, 특히 무상급식을 제한하는 시민 투표를 제안했다가 실패한 후 사퇴한 오세

훈 시장 사례의 교훈이 있었는지 여야는 (비록 내용에서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

도) 서로 경쟁적으로 복지 정책 공약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놀랍게도 ‘경제 민주화’라는

구호까지 여권에서 내세웠다. 따라서 일부 공약의 경우 외형상의 언어로만 보면 이게 여

권의 것인지 혹은 야권의 것인지, 또는 이른바 진보의 공약인지 혹은 보수의 공약인지 구

분이 잘 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이제 선거가 끝나고 의정 활동이 시작되느니만큼 각

당의 의원들은 자신들이 한 공약의 실천 과제를 면밀히 되돌아 볼 필요가 있게 되었다.

먼저 지역구 의원들에게 자신의 지역구에 대한 관심을 기본으로 하되, 그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와 사회의 비전을 생각하면서 의정 활동의 방향을 정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

다. 비례대표 의원들도 그 선출의 성격상 소속 당의 좁은 울타리 내에 머무르지 말고 가

급적 국민의 눈높이에서 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여권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게 된 덕분으로 이미 레임덕이 시작된 이명박 대통

령은 그동안의 실정失政에 대해 일부 특검 정도를 제외하고는 새 국회의 엄문嚴問을 모면하

여는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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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참여사회

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할지 모르겠다. 만일 그렇다면 지나치게 소극적인, 비판받아 마땅

한 일이다. 즉 아직 6개월여의 (길다면 길다고 할) 임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좋

은 의안을 정부 입법으로 발의하여 새 국회에서 논의하도록 하거나, 아니면 실질적으로

민생 경제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충실히 집행함으로써 이제까지 잃은 신망을 다소나마

만회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한 나라의 대통령

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일 것이다.

새누리당은 현재 유력한 대선주자를 두고 있다. 금년 초만 해도 비관적이던 총선의 판

세를 역전시킨 것은 박근혜 의원이라는 평도 적지 않다. 총선이 끝난 후 박 의원은 총선

공약을 잘 이행하겠다고 공언하였다. 선거가 끝났다고 혹여 그 다짐을 잊는다면 신뢰를

잃을 것이고, 대선에서도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이제 국회 다수당이 되었으니

여권은 유행어로서의 복지가 아니라, 복지 재정 구비, 사회안전망 확충, 비정규직과 정

리해고 완화 등 국민들이 일상에서 사회 경제적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진정한 의미

에서의 복지 공약을 이행할 책무를 안게 되었다. 덧붙여 박 의원에게는 언론 파업 해결과

함께, 특별히 5.24 조치를 해제하고 6.15 공동선언을 인정하여 현재 꽉 막혀 있는 남북관

계의 물꼬를 트라고 주문하고 싶다. 적어도 국민 전체의 대표가 되려는 경륜 있는 정치인

이라면 당리당략을 넘어서는 과감하고도 통합적이며 포용력 있는 정책 실천이 요구된다

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개혁 진보를 주장하는 야당 의원들 또한 당초의 기대치보다 다소 낮은 의

석을 얻게 되었다 하여 지나치게 실망할 필요는 없겠다. 의석수가 많은 것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반수가 넘는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4대

개혁 입법조차 달성하지 못하지 않았던가. 국민에게 이로운 입법의 성취는 의석수도 중

요하지만, 의원들 개개인과 당이 얼마나 전심전력을 기울여 노력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은 비록 다수 의석은 차지하지 못하였지만, 중요한 의안에서 여권을

견제할 수도 있고,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개혁 입법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

다. 따라서 이번 19대 국회는 야권의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대

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야권이 일신하여 새 국회에서 인상적인 의정 활동을 펼친다면, 이

는 야권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의미 있는 발판이 될지도 모른다.

이제 4년의 국회 임기를 새로 시작하는 이즈음, 국회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자못 크다. 참여연대 또한 시민사회단체로서 의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정 활동

을 지켜보는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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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012 06

처음 학교에 입학하던 날, 소피아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내내 말이 없었습니다.

친구들과도 조용히 대화를 나눌 뿐 언제나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수업을 듣기만 했었지요.

이후 1년 과정의 재봉 교육을 모두 마친 소피아는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이 생겼을 뿐더러

워낙 솜씨가 좋은 탓에 학교의 재봉프로덕션에 취직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소피아 스스로 원래 가지고 있는 밝은 얼굴을 되찾은 것이지요.

<반티에이뿌리웁>은 전쟁의 광풍이 빚어낸 상처들을 치유하는 곳입니다.

지뢰로 몸의 일부를 잃거나 여러 이유로 장애를 지닌 이들을 모아

취업 교육을 시켜주는 반티에이뿌리웁 센터.

장애를 가진 이들을 동정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당당한 삶의 주체로써 그들이 살아갈 만한 이유를 찾아주는 것이 이곳의 목적이지요.

2011. 1. 반티에이뿌리웁. 캄보디아

창그림 임종진의 삶 사람 바라보기

처음 학교에 입학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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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 특

트라우마 사

시대의, 구

조의, 권

력의 무

자비한 폭

력에 무

력하게 던

져져 손

쓸 방

도 없

이 트

라우마를 앓

는 개

인, 집

단.

참여사회 6월호는 우

리 시

대의 트

라우마를 보

는 세

가지 이

야기를 소

개합니다.

Page 8: PSPD MAGAZINE 2012. 06. (187)

8 2012 06

난 어린 시절을 깡촌에서 보냈다. 시골

생활이 여러모로 좋지만 장마가 시작되

면 상황은 달라진다. 비가 오래될수록 주

변은 축축한 습기뿐이었고, 아침 저녁은

불편함의 연속이었다. 비에 젖은 나무는

잘 타지 않아 부엌은 매캐한 연기로 가득

했고, 말릴 곳 없는 젖은 옷은 집안에 그

냥 걸려있기 일쑤였다. 따뜻하고 정갈한

집을 가진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다. 지금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따뜻한 일상

으로의 복귀를 희망하는 것처럼.

아카시아 잎이 상복 색을 닮아 누렇게 변

하는 5월이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범국민대회를 마치고 다시 투쟁을 준비

한다. 아직 해결된 것도 마무리 된 것도 없는 현실 앞에 다

시 시작이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달려왔던가. 몸을

추스르고 맘을 다독여본다. 파괴되지 않은 일상이 아직 남

았기에 그것을 기반으로 소생하려 몸부림치는 것이다. 관

계의 복원과 회복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안

다. 적을 향한 분노가 내부와 동지를 향할 때, 난 이곳이 절

망의 깊은 트라우마 늪임을 자각한다.

지난해 4월, 쌍용차 노동자 실태 조사를 했다. 14번째 노동

자 사망 직후였다. 결과는 참혹했고, 오

늘까지 이어지는 22번째 노동자의 비극

은 예견되어 있었다. 최근 1년 간 쌍용차

노동자 자살률은 일반 인구의 자살률보

다 3.74배 높았고, 심근경색 사망률은 일

반 인구보다 18.3배 높았다. 정리해고 이

후 노동자들의 사회 관계는 악화되었다.

노동자의 95.9%가 부부 관계가 악화되었

다고 답했으며, 구조조정 후 1년 반 만에

노동자의 7.3%가 이혼했거나 별거 중이

었다. 자녀 문제 역시 매우 심각한 상황

이었다. 응답자의 78.5%가 자녀의 성격

이 나빠졌다고 응답하여, 구조조정의 피

해가 한 세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

음 세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경제적 고통 또한 경계를 넘었다. 대부

분 일용직이거나 직업이 없는 상태이며, 평균수입은 82.28

만 원으로 해고 전보다 약 74% 줄었다. 보건복지부 고시

2011년 최저생계비나 고용노동부 고시 2011년 최저임금 수

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소위 트라우마는 심리적 정신적 문

제만이 아니란 것이다.

경제적 압박이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져 실질적인 고통과

해고는 살인보다 더하다이창근 쌍용차 해고자

특집 트라우마

ⓒ 이윤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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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참여사회

새로운 트라우마를 낳는다. 지난 상처에 대해 과거형으로

말하는 경우를 더러 본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과 맞물린 트

라우마는 고통을 배가시킨다. 뛸 수 없는 사람에게 뛰어보

라는 얘기는 하나마나하다. 열패감과 무력감만 심어 줄 뿐

이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 굳이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그리고 국가배상을 말하는 이유는 여기

에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고통을 사실상 외면하

고 방치했다. 우리가 겪는 모든 고통을 스스로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국가가 기능을 포기한 것이다. 복지국가를 부르

짖는 지금,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국가와 지자체가 내미는

손에 들려 있어야 할 것이 어찌 말 뿐이겠는가.

그나마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의 심리 치유를 위한

와락센터가 있어 막힌 숨을 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

나 쌍용차 노동자들의 죽음과 고통의 문제를 오직 민간의

착한 양심에 맡겨서 될 일인가를 깊게 돌아봐야한다. 사회

적 부조로 유족이 살아야 하는지 우리는 준엄하게 물어야

한다. 이것을 빌미 삼아 국가나 지자체가 할 일을 다한 양

뒷짐 지고 있는 것은 파렴치의 극치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상태는 훨씬 심각하고 위험한

상태다. 지금이라도 국가와 지자체는 쌍용차 노동자들이 일

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해고 이후 숱하게 듣게 되는 트라우마라는 단어. 어쩌면 알

지 말았어야 할 단어였다. 주저앉는 가족들을 보며, 죽음과

반죽음의 경계가 흘러내려 허물어지는 동지들을 보며 도대

체 우린 무엇 때문에 이 고통의 한가운데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 왜 유독 쌍용차 노동자들에겐 아직 장마가 계속되고

있는가를 생각해본다. 공장 파업 당시 구사대와 용역깡패

그리고 공권력이 쏴대던 무수히 많은 폭력적인 무기들의

유효살상기간이 이리도 긴 이유는 무엇인가.

상하이 먹튀 자본이 만들어 놓은 예견된 대량의 정리해고

가 죽음의 화살이 되어 쌍용차 동지들을 과녁 삼아 쉴 새

없이 날아들고 있다. 아직 막을 방법과 해법을 찾지 못했

다. 이제는 이어지는 죽음에 대한 추모를 넘어 사회적 연대

의 힘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쌍용차 트라우마를 해결하

는 방법은 이 싸움을 이기는 것이다. 장마를 끝낼 수 없다

면, 장마를 대비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창근 @nomadchang

2009년 쌍용차 파업 당시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대변인, 2011년

희망버스 대변인. 현재는 쌍용차지부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획실장, 와락센

터 기획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한겨레> ‘세상읽기’ 고정 필진, <한겨레21>

‘이창근의 해고일기’ 연재 중입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짙다. 이어지는

죽음에 대한 추모를 넘어 사회적 연대와 힘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2012년 5월 19일, '살인정권 규탄, 정리해고 철폐, 쌍용차 해고자 복직 범국민대

회'가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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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12 06

강정에서 그르바비차를 생각한다. 강

정에서 활기찬 투쟁의 이면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 해군기

지건설 반대운동을 6년째 전개하고 있

는 주민은 물론, 6개월, 1년차, 2년차,

장기간 현지에 상주하며 투쟁하는 평

화활동가들 사이에서 정신적·육체적

피로를 넘어 마음의 상처로 고통스러

워하는 이들을 만나기란 어렵지 않다.

강정마을은 4·3 사건에 이어 국가 폭

력에 의한 트라우마가 2대의 역사에

걸쳐 중첩되어 진행됨으로써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야스밀라 즈바닉 감독의 <그르바비차

Grbavica>는 트라우마를 본격적으로 다룬 극영화다. 1990년

대 보스니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 군인들에 의해 저질러진 2

만여 명의 보스니아 여성에 대한 조직적인 강간과, 10만 명

을 살해한 이른바 ‘인종청소 프로젝트’라는 충격적인 역사

적 사실을 영화의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세르비아 군인들은 보스니아 여성들에게 세르비아

의 씨를 뿌린다며 강간·윤간의 만행을 저질렀다. 영화는

그때 이후로 계속되는 피해 여성들의 고통을 추적하는 한

편, 2세의 아픔도 함께 담아 2대에 걸친 트라우마를 묘사하

고 있다. 독신녀 에스마와 그의 딸 사라

의 이야기가 영화의 중심축. 영화 제목

인 <그르바비차>는 보스니아 수도 사

라예보의 한 마을 이름이다. 영화는 주

요 인물 에스마, 사라, 사비나의 시선으

로 개인을 파괴하고 사회부적응자를 낳

고 가족을 고통 속으로 몰아가는 국가

폭력과 트라우마의 관계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12살 소녀의 사라(루나 미조빅)의 예민

한 감수성에 비친 엄마의 모습은 영 마

뜩잖다. 어느 날 아침, 등교 시간에 맞

춰 간지럼 태우며 함께 토닥토닥 장난

치며 놀던 엄마가 갑작스레 자기를 밀

쳐내고는 황급히 몸을 추스르며 뛰쳐나가 버리던 일. 모처

럼 기분을 내어 생선을 저녁 밥상에 올려놓고 맛있게 먹도

록 하고선 놀란 표정으로 손톱을 깎자며 밥맛을 끝내 버리

게 하던 일. 엄마의 친구 사비나 아주머니로 하여금 하교

이후 자신의 시간을 엄격하게 감시하게 하는 일. 매사 엄마

는 다정한 표정으로 다가와 황당한 뒤끝을 보여주고 사라

지곤 한다.

더욱이 수학여행비 마련과 관련해선 엄마의 황당한 해

결 방법이 사라의 감정을 폭발시키기에 이르는데……. 아

강정에서 그르바비차를 생각한다양윤모 영화평론가

특집 트라우마

영화는 딸 사라를 통해 폭력의 유전성, 전이성,

일상성 그리고 방치된 환경의 위험성까지 복합적

으로 은유하고 고발한다.

영화 속 엄마 에스마는 딸 사라에게 다정한 표정

으로 다가와 황당한 뒤끝을 보여주고 사라지곤

한다.

Page 11: PSPD MAGAZINE 2012. 06. (187)

11참여사회

빠의 전사 증명서를 관청으로부

터 발급받아 제출하면 수학여행

비 전액을 감면받을 수 있다는

데도 불구하고 이유도 없이 증

명서 발급을 여러 차례 미루더

니, 굳이 학교로 직접 찾아와 전

액 현금으로 결제하는 엄마. 당

연히 엄마는 사라가 기뻐하리라

기대했고, 반면 사라는 엄마가

아빠의 전사 증명서를 제출함과

더불어 친구들에게 아빠가 전쟁

영웅임을 자랑하려 했는데, 서

로 어깃장이 나고 말았다.

막장에 이른 두 모녀는 억눌려

왔던 복잡한 감정들을 토하며

치고받는 싸움 끝에 눈물을 쏟아낸다. 밖으로 크게 터져 나

오는 사라의 울음소리와 속으로 찍어 내리는 엄마의 눈물

농도가 어찌 같으랴! 비로소 두 사람은 상처를 드러냄과 동

시에 수용하는 대화에 이른다. 사라는 아! 그러고 보니, 언

젠가 전쟁 영웅인 아빠의 얘기를 주고 받을 때가 떠오른다.

“엄마, 나 아빠 닮았어?”, “너는 엄마를 닮았어…….”, “그럼

머리는?”, “그래, 머리칼 색깔은 아빠를…….” 아빠에 대한

기억을 얼버무리던 엄마의 대답. 그 무엇 하나 분명함이 없

던 엄마의 태도를 이제야 이해할 것 같다.

한편, 영화는 사비나를 통해 엄마와의 관계 안에서는 드러

나지 않던 사라의 다른 면을 보여준다. 사라는 엄마의 부탁

으로 자기를 야간에 돌봐주는 사비나 아주머니의 간섭에

대해 맞짱 뜨는 태도에서 매우 공격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데, 감독은 이것을 여러 설정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관찰하

도록 유도한다. 이를테면 사라는 학교에서 남학생과의 대

결에서 축구면 축구, 실력 싸움이면 싸움, 결코 폭력 면에

서 밀리는 경우 없이 대등하게

맞서 치고받는다. 총기류를 다

루는 장면에서 타깃을 향해 총

을 쏘며 쾌감을 즐기는 순간은

사춘기의 짜릿한 단순 호기심을

넘어 폭력의 유전성, 전이성, 일

상성 그리고 방치된 환경의 위

험성까지 복합적으로 은유하고

고발한다. 과연 사라는 ‘모태폭

력’인가? 영화는 폭력과 전쟁의

잔영이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에스마(미르자나 카라노비크)

는 의과대학에 다니던 시기에

‘인종청소 프로젝트’의 피해자가

된 이후론 꿈조차 빼앗겼다. 총명함은 어디로 간 데 없고

어눌한 표정에 심리적으로 위축된 몸 사림에서는 트라우마

를 겪는 이들의 전형을 보는 듯하다. 잊을만하면 떠오르는

참상으로 인해 건강한 사회관계를 맺기가 곤란하다. 딸과

놀다가도 불현듯 밀쳐내는가 하면 아빠에 관한 딸의 질문

에 대해서는 거짓 대답밖에……. “사라야, 미안해! 엄마가

거짓말 했어.” 찢겨진 그녀의 가슴엔 피와 눈물만 남았는

가? 영화 속 노랫말처럼. 그러나 이 영화의 훌륭함은 상처

의 드러내기와 마주보기를 적극 권장하는 데 있다. 트라우

마 증후군에 대한 포착이 뛰어나고, 그 치유책을 제시하는

방법과 지혜로움도 신뢰할 만한 수준의 보석 같은 영화다.

제주 4·3사건에 관련하여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다

큐멘터리 영화 <레드헌트> 또한 피해자의 진술을 경청하고

수용하는 태도에 있어 탁월한 작품이다. 이 영화의 감독 조

성봉은 지금, 강정마을에서의 국가폭력과 그 피해들을 기

록하고 있다.

Page 12: PSPD MAGAZINE 2012. 06. (187)

12 2012 06

나를 포함하여 페미니즘을 편안하

게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

다. 왜일까. 친족Kinship, 노동, 젠더性

別와 같은 요소들은 인간, 사회, 자

연을 직조해 온 인류의 오래된 사회

체계다. 특히 젠더는 구조이자 인식

론으로서 우리의 몸, 감정, 주체성,

사회, 국가 등을 구성하는 가장 깊

이 파인 주형鑄型이다. 하지만 가장

연구되지 않고, 가장 드러나지 않

고, 언급 자체가 도전으로 간주되면

서도 사소화 되는 분야다.

‘여성의 트라우마’라는 청탁 주제를

받고 곤란했다. 글쓰기 난망한 주제

랄까. 어려운 시제試題 같았다. 나는 성폭력Gender Violence 상담

자로 일한 경험이 있지만 타인의 트라우마든 내 트라우마

든 잘 모른다. 언어화가 힘들기 때문이다. 트라우마나 공포

의 배경은 사회적인 것이지만, 동시에 개인의 몸에 각인, 체

현되는Embodied 것이어서 이를 여성의 트라우마로 일반화하기

어렵다. 계급, 나이, 인종, 지역,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여성

의 경험은 매우 다르고, 이 차이들 속에서도 개인의 경험은

또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여성’과 ‘자신이 여성임

을 아는 여성’의 트라우마는 또 다를 것이다.

흔히 가부장제라고 불리는, 성별 제

도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가 있다.

‘여성의 노동에 대한 남성의 언어(적

전유)’, ‘여성의 몸에 대한 남성의 통

제’, ‘인간의 모든 지배-피지배 관

계의 모델’ 등등……. 이탈리아 지

방에 ‘남성은 사실Reality을, 여성은 말

Perception을 가지고 있다’는 속담이 있

다. 이는 남성의 피해의식이 반영된

거짓말인 동시에 사실에 대한 인식

이 남녀에 따라 다르다는 점에서 진

실이다. 나는 ‘여성의 노동에 대한

남성의 언어’, 이 정의를 좋아한다.

흔히 남성 문화의 단점은 수다라고

하는데, 남성이 말이 많은 것보다,

말을 독점하는 것보다, 말을 함부로 하는 것보다 일을 안 하

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제 ‘여성에 대한 폭력Violence against Women’은 여성운동의 용어

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와 정부의 공식적인 용어로 널리 쓰이

고 있다. 가정에서의 아내에 대한 폭력, 성폭력, 인신매매,

명예살인, 성기 절단, 전시 집단 강간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여성에 대한 폭력 중에 번식 학대Reproductive Abuse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생소하기도 하고(현실이 아니라 개념이),

남성의 성 문화, 여성의 노동정희진 문화평론가

특집 트라우마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Shoot Em Up)>은 액션 장르

라 이름붙인 폭력 영화다.

Page 13: PSPD MAGAZINE 2012. 06. (187)

13참여사회

심지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역사를 초월한 남성 판타지 중에 ‘죽을 때까지 최대한 씨를

뿌리겠다’는 종족 번식 이데올로기가 있다. 번식 학대자는

성관계와 상대 수 확대를 인생의 업적, 권력의 지표로 삼는

다. 수많은 여성과 결혼을 약속하거나 돈을 지불하고 잠자

리를 하는데, 여성 모르게 콘돔을 찢어 임신을 시키는 것이

이들의 주요 활동이다. 정자를 오남용Abuse하여 여성을 학대

Abuse하는 것이다.

여전히 출산과 육아는 여성의 삶, 커리어, 경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여성이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삶은, 원

가족이 대단히 너그러운 부자라면 모를까, 평생 고단하다.

번식 학대자는 한 번의 사정으로 모든 ‘노동’을 끝내고 도망

친다. ‘동의’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처벌이 어렵다. 이처럼

젠더는 문화 자체가 폭력인 경우가 많다. 한국 남성이 ‘경제

영토 확장’을 위해 진출한 외국 지역이나 정박하는 도시마

다 현지 여성을 임신시키는 ‘한민족 확대’는 전 지구적 골칫

거리이다.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Shoot’Em Up>이라는 액션(‘폭력’)영화

가 있다. 영화의 카피는 ‘모든 것을 잊게 해주는 거침없는 액

션, 최고의 킬링 타임 무비’지만, 내겐 그렇지 못했다. 영화

내용에 놀라 킬링 타임이 아니라 ‘공부하는 자세(실은, 분노

와 충격)’로 상영 시간을 아까워하다 극장을 나왔다. 여성이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 때문에 사소한 일도 부풀린다는 사람

들이 있지만, 실은 그 반대다. 남성성의 현실과 그들의 ‘꿈’이

어떤 것인지, 대다수 여성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영화는 미국의 갑부가 성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을 구매하거

나 납치하여 임신, 출산 후 여성은 살해하고 아이의 몸을 분

해하여 자기와 가족의 난치병을 고친다는 이야기다. 여성과

아기는 의료 소모품이다. 장기매매나 인신매매가 어려울 경

우 부자 남성은 이렇게 직접 조달할 수 있다. 미국 노예 시

대나 조선시대를 생각해보라. 남자 주인이 하녀를 ‘건드려

서’ 출산이 이루어지면 아이를 노예로 삼았다. (‘아버지를 아

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노예는 재산이므로 남성은 자신의

성적 쾌락과 부를 동시에 획득할 수 있다. 흑인 하녀가 이렇

게 임신한 아기를 살해한 수많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토니

모리슨의 소설 『빌러비드Beloved』는 미국 여성사에서 모성에

대한 격렬한 논쟁을 낳았다.

남성이 성적 능력과 생식력을 숭배하는 문화, 의료 기술의

발달, 부의 편재가 앞으로 이런 일을 일상적으로 가능하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악당은 회사를 전세계로

확대하여 다국적 거대기업으로 만들고 수요자와 공급자는

넘쳐나게 된다. 미국 의회는 이러한 치료를 입법화하려 한

다. 이것은 공상인가, 트라우마인가. 다가올, 아니, 다가온

현실인가?

정희진

여성학/평화학 연구자. 다多학제적, 간間학문적 방식으로 접근하는 공부를

좋아함.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칼럼니스트. 대학 강사. 『페미니즘의 도전』

외 20여권의 저서(공저 포함)가 있음.

토니 모리슨의 소설 『빌러비드Beloved』는 흑인 하녀가 임신한 남자 주인의 아기

를 살해한 수많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다. 이 소설은 미국 여성사에서 모성에

대한 격렬한 논쟁을 낳았다.

ⓒ Jacqui Oak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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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012 06

대법관이 바뀐다

정리 이진영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

기획

대법관의 다양화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일 시 2012년 5월 22일 저녁 8시 30분~10시 20분

장 소 참여연대 카페통인

사 회 한상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패 널 서기호 통합진보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전 판사)

신인수 변호사 민주노총 법률원

임지봉 교수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홍성수 교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Page 15: PSPD MAGAZINE 2012. 06. (187)

15참여사회

지난 5월 22일 저녁, 다섯 남자가 참여연대에 모였다. 면면

을 보니 법학교수 셋에 변호사, 전직 판사다. ‘대법관 다양

화’를 논하기 위해서라는데, 재미없어 보인다. 어렵지만 뻔

한 내용이 아닐까. 그런데 이 다섯 남자는 그게 그렇게 중

요한 일이고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준다고 거듭 강조한다.

많은 사람들이 ‘대법관이 누가 될까’에 별 관심이 없다.

지역구 국회의원보다도 관심이 덜한 것 같다. 하지만 대법

원은 국가의 ‘삼권’ 중 하나인 사법권을 행사하는 최고 기관

이다. 대법원장과 13명의 대법관은 우리 삶에 관해 엄청나

게 많은 결정을 내린다.

오는 7월, 이 중 4명의 대법관이 바뀐다.

한상희 우리 삶에 많은 문제가 생기고 그걸 해결할 필요도

생깁니다. 그런데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정치

인이나 정부 관료는 우리 기대에 따르지 못하는 것이 현실

이고요. 이 과정에서 우리들의 목소리는 어쩔 수 없이, 경우

에 따라 전략적으로 법원을 향하게 되는데요. 법원은 억울

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최후의 보루’라고 이야기를

합니다만, 실제로는 권위적이고 국민들의 생활과는 유리된

사고방식을 유지한 채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

근 <부러진 화살>의 흥행은 이러한 법원의 ‘갇혀있음’과 ‘관

료주의’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이기도 했고요.

이제 우리 대법원은 중대한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

다. 13명의 대법관 중 4명이 7월에 교체됩니다. 대법원에

서는 이미 대법관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후임 인선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시민이 바라는 모습의 대법관, 대법

원을 만들기 위해서 시민들과 소통하는 절차는 아직 이루

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이런 갑갑하고

닫혀 있는 대법관 인선 절차를 살펴보고 어떻게 하는 것이

보다 열린, 민주적 절차가 될 것인지, 나아가 대법원을 어

떻게 구성해야 우리 삶이 더욱 윤택하고 행복하고 자유로

워질 것인지 같이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홍성수 대법원장과 대법관 14명의 평균 나이를 계산해봤는

데 57.9세가 나왔습니다.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이 대부

분이지요. 14명 중 여성은 2명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평생

법관만 하다 대법관이 된 케이스였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대법관들의 절대 다수는 비슷한 시기에 같은 학교, 같은 연

수원을 다니고, 역시 비슷한 시기에 법원에서 근무하다가

50대 중반쯤 사법부의 최고 자리에 오른 남성들인 거죠. 어

떻게 보면 한국의 전형적인 기득권층의 특성을 가진 사람들

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사법부 구성은 내

부에서만 충원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겪

는 일반적인 어려움, 예를 들면 아이들의 교육 문제나 집 구

할 때의 문제도 겪어본 사람, 또는 재판 당사자의 입장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사람도 대법관이 되어야 판결

의 다양성이 확보되고 소수자의 권리도 보호되지 않을까요.

신인수 저는 민주노총 법률원 소속 변호사라 대법원이 우리

사회의 노동 문제, 근로의 권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해

보고 싶어요. 전 세계 160여 개 국가 중 파업을 형사처벌하

는 나라가 딱 두 나라였는데, 그 중 하나인 일본도 1970년대

이후부터는 처벌하지 않습니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파업을

처벌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는 거예요. 대법원의 다소 진

전된 판례가 확립되고 있고 작년에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

서 약간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어요.

지금까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22분이 돌아가셨는데

요, 쌍용차 노조가 주장한 것은 정리해고 철폐였습니다. ‘같

이 살자’는 건데요. 대법원 판결 내용이 ‘정리해고, 구조조

정, 지점의 이동, 이런 것들은 경영자의 고도의 경영상 결

단에 속한 것이기 때문에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삼을 수 없

다’는 겁니다. 근로자들이 파업을 한다는 건, 헌법과 법률에

보장되어 있는 것처럼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건데, 정리해고라는 건 그 바탕이 되는 근로조건 자체

가 없어지는 겁니다. 근데 그에 반대하는 파업을 할 수 없

다? 저는 이건 언어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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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012 06

저도 판사 생활을 잠깐 했는데, 저도 그때 이해하지 못했던

것 중 하나가 ‘왜 법정에 올 때 조끼를 입고 오지?’ 하는 거

였습니다. 노동자들은 보통 조끼를 입고 오잖아요. 그러면

저는 ‘이 사람들 뭐야, 법정을 뭘로 보고, 아웃!’ 그러면서 메

모를 하는데요.(웃음) 그런데 노동자들이 이렇게 입는 건 자

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의 하나거든요. 여기 계신 변호

사나 교수님들이 양복을 입는 것처럼요. 그런데 (노동자가

정체성을 표현하는 조끼를 입는) 그것 자체를 삐딱하게 보

는 시각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저는 민주노총 법률원 와서

야 느끼게 되었어요. 아주 사소한 거지만 이런 것들을 편견

없이 보는 시각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기호 2008년부터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많이 증가했습니

다. 이명박 정부 들어 무리한 기소가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하급심 판사들이 좀 더 자신 있게 무죄판결

혹은 소수자 보호를 위한 판결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원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이게 대법관 구성이 다양화

된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보는데요. 만약 대법관 구성이 다

양하지 않았다면 기존 판례에서 약간 벗어나는 판결을 하

려고 했을 때 ‘어차피 대법원 가서 뒤집어질 것’이라고 체념

해버릴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구성이 다양화되면 기대를

해볼 수 있는 거죠. 미네르바 사건이라든지 피디수첩, 정연

주 전 KBS 사장 무죄판결처럼 과감한 판결들을 하급심에

서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04년 김영란 씨가 최초 여성 대법관에 임명된 이후, 상

대적으로 진보적 판결 성향을 가진 판사들 중에서 대법

관을 뽑기도 했고, 사법연수원 기수나 서열(성적)을 탈피

한 인사가 일부 이루어졌다. 이들 김영란ㆍ이홍훈ㆍ박시

환ㆍ김지형ㆍ전수안 대법관을 가리켜 ‘독수리 오형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제 대법원 판결에서 이들은 기존 판례를

바꾸는 진보적 판결에 앞장서기도 했다. - 편집자 주)

임지봉 요즘 와서 대법관 제청이 과거와 같이 기수나 서열

중심의 과거 기준으로 회귀하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부정

적으로 예견할 경우, 남성 고위 엘리트 법관 2~3명, 여성

1~2명의 구색 맞추기로 채워질 수도 있어요. 대법관 다양

화를 추구하다가 과거의 경직되고 획일적인 기준으로 돌아

가면 절대 안 됩니다. 대법원 사건 수가 1년에 3만 건이 넘

는데, (그 많은 사건을 처리하려면) 고위법관 출신이어야

일처리가 된다, 라고 말을 합니다. 다양성을 덜 추구하려

는 핑계로요. 정말로 효율성을 추구하려면 차라리 독일처

럼 대법관을 백 명 넘게 임명하십시오. 다양성을 못 받아들

이겠으면 대법관을 13명만 둘 게 아니라 획기적으로 증원

해서 효율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대법관을 늘려

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는 ‘사법적 최종판단을 내리는 정

책법원으로서 합의된 의견을 내기 위해서는 대법관의 숫자

를 늘릴 수 없다’고 반대하고 있다. - 편집자 주)

홍성수 변호사 숫자가 굉장히 많이 늘어난 상태고, 그 중에

는 현장에서 환경 사건을 경험해 봤다거나 인권 문제를 직

접 변호해 본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과연 그런 분들 중에

서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 그렇게 없을까요. 어떻게 보면 찾

으려는 의사가 없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거든요. 현

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이라면, 현재 있는 변호사들 중에서

이런 다양한 경험을 가진 유능한 변호사를 대법관 후보로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있지 않을까요.

또한 이들은 대법원장의 독단적인 대법관 제청권을 보완하

기 위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밀행성, 비밀성을 유지하

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대법관 추천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내용을 밝힐 수 없다. 밀실에 모여 대법관

을 뽑는 한, 대법관 인선은 ‘그들만의 리그’에 머물러 사람

들의 관심 밖에 놓이게 될 것이다. 누가 어떤 이유로 추천

되었는지 알고 사람들이 한마디씩 거드는 ‘민주적 통제’가

가능해야 한다. 오는 7월, 대법관이 바뀐다. 관심을 갖고 지

켜볼 때, 대법원이 시민의 편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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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참여사회

대법원과 대법관에 대한 국민의 생각은?

58.9%판사출신 이외의 법조인들도 대법관으로 뽑아야한다

35.2%재판 경험이 많은

판사중에서 대법관을 뽑아야한다

5.9%모름/무응답

대법관 구성,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대법원, 얼마나 신뢰하시나요?

대법원의 판결에 대법관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요?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44.7%다소 달라진다

25.0%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22.5%매우 달라진다

4.2%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3.6%모름/무응답

38.7%대체로 신뢰한다

38.7%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4.9% 매우 신뢰한다

0.9% 모름/무응답8.6%

39.6%진보적·보수적 성향 비율 동등하게 해야

20.1%

서울대 등 특정학교에 편중되지 않아야

20.3%

검사·판사 아닌 다른 법조 경력 늘려야

7.7% 모름/무응답12.3%

여성 등 소수자 출신 대법관 늘려야

참여연대는 지난 5월 23일 전국 성인 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우리 국민 다수는

대법관을 뽑는 기준으로 ‘효율성’보다는 ‘사회적 다양성’이 중요하며

판사 출신 이외의 법조인들도 대법관으로 뽑아야 한다고 보는 것으

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8.9%는 “판결에서 사회적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판

사 출신 이외의 법조인들도 대법관으로 뽑아야 한다”고 대답한 반면,

“폭증하는 사건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재판경험이 많은 판사

중에서 대법관을 뽑아야 한다”고 대답한 비율은 35.2%에 그쳤다.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서는

“진보·보수 성향의 대법관 비율을 동등하게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9.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판·검사 이외

의 법조인을 늘려야 한다”(20.3%)와 “서울대 등 특정학교 편중해소”

(20.1%)가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여성 등 소수자 출신을 늘려야 한

다”는 응답은 12.3%였다.

이러한 응답 결과는 그동안 대법원이 대법관을 거의 고위직 법관들

사이에서 충원해왔던 관행이 국민들의 바람과는 거리가 먼 것임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설문 결과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은, 국민들이 대법원

에 요구하는 다양성의 기준이 대법원이 생각하는 기준보다 높다는

점이다. 그동안 대법관의 다양성이 ‘비서울대’ ‘여성’ 대법관 1~2명

정도의 구색 맞추기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 현실에 비춰봤을 때, 국

민의 요구는 이미 이러한 차원을 넘어서 ‘진보와 보수의 수적 균형’

에 미치고 있다.

- 조사기관 :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 조사기간 : 5/19~5/20 양일간

- 신뢰수준 : 95%(최대오차 ±3.1%)

- 조사방식 : RDD방식

(휴대폰 50%+집전화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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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2012 06

피플파워21Peoplepower21은 참여연대 웹사이트 주소다. 21세

기가 시민이 주도하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세기가 되기를

바라는 기대가 담겨있다. 6월항쟁 25주년을 맞아 21세기를

연 기념비적인 국내외 시민행동의 사례를 모아봤다.

우리가 인민이다 (We are the people 1))!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었다. 사회주의권 해

체의 한 상징이 되어버린 이 역사적인 사건은 크게 주목받

았지만, 이 드라마의 도화선이 된 라이프찌히에서의 촛불

집회는 크게 주목받지 못해왔다.

베를린 장벽 붕괴가 시작되기 한 달 전인 10월 초까지만

해도 동베를린 등지에서는 아직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라이프찌히에서는 달랐다. 10월 9일

오후 5시, 라이프찌히의 니콜라이 교회에는 8,000명의 시

민들이 모여들었다. 사회주의 체제 개혁을 위한 시민 모임

인 ‘새로운 포럼Neues Forum’이 개최하는 월례 집회에 참석하

기 위해서였다. 교회 안팎에서 비밀경찰, 무장경관, 보안군

이 진압명령을 받고 기다리고 있었다. 한 달 전 중국 천안

문 광장에서 일어났던 시위대에 대한 유혈진압을 알고 있

던 시위대에게 교회 밖으로의 행진은 목숨을 건 행동이었

다. 하지만 그들은 교회 밖으로 나섰다. 그들의 손에는 “우

리가 인민이다”라는 구호가 들려 있었다. 그들은 동독공산

당 집권 종식과 자유 투표 보장을 주장했다.

일단 행진이 시작되자 경찰의 무력 시위에도 아랑곳 않고

대열이 급격히 늘어났다. 행진이 시청 앞을 지날 때에는 최

소 70,000명의 인파가 합류했다. 압도적 다수의 평화행진

에 놀란 무장경찰과 보안군은 동독 공산당 정부의 무력진압

명령 집행을 포기했다. 다만, 일부 비밀경찰들이 사복을 입

고 시위대에 잠입해 폭동을 유도하려 했지만, 시위대는 ‘비

폭력’을 외치며 그들을 성공적으로 고립시켰다. 2주 후인

10월 23일, 라이프찌히 시청사 앞에는 30만 군중이 운집했

고 동독의 공산당 독재가 무너지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라이프찌히의 시민들은 미국이나 소련같은 외부세력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사회주의 체제를 민주적인 체제로

개혁하려 했다. 비록 한 달 뒤 이어진 베를린 장벽 붕괴의

충격과 독일 통일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들의 개혁 요구는

파묻히고 말았지만 ‘우리가 인민’이라는 그들의 구호는 인

민의 이름을 도용해 일당독재를 지속해온 사회주의의 모순

에 대한 통렬한 비판임과 동시에 모든 종류의 권력에 대한

시민의 자결 선언으로서, 이후 한 세대간 이어질 시민행동

에서 반복적으로 외쳐질 하나의 시대정신이었다.

우리 이름을 도용하지 말라 (Not in our Name)!

사회주의 몰락 이후 미국 중심의 단일한 신자유주의 세계

체제가 형성되었다. 80년대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이른바

신자유주의의 세계화는 전 지구적 수준에서 양극화와 적자

We, the People!세계를 뒤흔든 촛불들 - 라이프찌히(1989)에서 월스트리트(2011)까지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기획

1) 독일어로는 Wir sind das Vol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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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참여사회

생존의 질서를 심화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지배질서

역시 도전받고 있었다. 1990년대 유럽 각국에서는 냉전 기

간 동안 형성된 권력형 비리의 실태가 드러나면서 독일 통

일의 영웅 콜 서독 수상을 비롯한 유럽 여당의 대부분이 야

당에 의해 교체되었다. 군산복합체들은 군비축소 압력에 직

면했다. 국제사회에서는 기후변화, 빈곤, 외채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으로 공조할 다자간 질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

졌다. 일련의 상황은 승자에 대한 저주라 할 만한 것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2001년 9월 11일 뉴욕 쌍둥이 빌딩에 대한

테러사건이 일어났다. 미국 부시 행정부는 이 사건을 빌미

로 즉각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9.11사건과 테

러와의 전쟁은 전 세계의 상당 부분을 무장 갈등의 한가운

데 휘말리게 했고, 각 나라 내부의 민주주의를 위축시키고

국제질서에서 패권주의를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테

러와의 전쟁은 1990년대 동안 자라나고 있던 민주주의와

다극화에 대한 하나의 반동이었다.

9.11사건의 충격과 이에 대한 복수의 목소리가 거대한 쓰

나미처럼 일어나던 2001년 9월 14일, 뉴욕의 한복판에서

램지 클락Ramsey Clark 전 법무부장관 등의 제안으로 300여

평화인권단체가 용감하게 나서서 아프간 침공 반대 시위를

시작했다.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 계획이 구체화될 무

렵인 2003년 초에 이르면 반전운동은 전 지구적 시민행동

으로 확대되어 있었다. 2003년 2월 15일, 이라크 침공에 반

대하는 지구적 행동의 날 행사가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앞

도로를 비롯한 전세계 800여개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되었

다. 이날 전 세계에서 3,600만 명이 동참했고, 기네스북은

이 집회를 인류 역사 이래 가장 큰 집회로 기록했다.

반전 여론을 확산하는데 큰 몫을 담당한 것은 ‘평화로운

내일을 위한 911희생자 가족회’, ‘전쟁에 반대하는 이라크전

예비역 협의회’, ‘평화를 위한 공훈전몰자가족모임’ 같은 피

해자 단체 혹은 군인 유관단체 구성원들의 실천이었다. 대

표적인 사례가 신디 시헨의 사례이다. 2004년 봄까지도 평

범한 주부였던 그는 아들 케이시 시헨이 이라크에서 사망하

자 2005년 8월 초부터 약 한 달에 걸쳐 부시 대통령 별장인

크로포드 목장 앞에서 부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는 무기

한 1인 촛불 시위를 시작했다. 그러자 하루 최대 1,500명의

시민들이 그녀를 지지하기 위해 방문했고 이 일로 인해 그

녀는 일약 미국 반전운동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그 후 신

디 시헨은 전국을 돌며 철군운동-‘그들을 지금 당장 집으로

돌려보내라’ 투어-과 부시 탄핵 청원 운동을 조직했고 그

2) 이 선서에는 에드워드 사이드, 노엄 촘스키, 수잔 서랜든, 제인 폰다, 존 쿠삭, 하워드 진, 제시잭슨 목사, 다니엘 엘스버그, 신시아 매키니 하원의원, 램지 클락 전 법무부장관 등 130여 명이 참여했다.

“우리는 인민이다. SED(동독공산당) 집권을 종식하고 자유 투표를 보장하라!”

라고 써있는 피켓을 든 시위대.

2003년 2월 15일,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지구적 행동의 날 행사가 미국 뉴

욕의 유엔본부 앞 도로를 비롯한 전세계 800여개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되었

다. 이날 전 세계에서 3600만 명이 동참했고, 기네스북은 이 집회를 인류 역사

이래 가장 큰 집회로 기록하였다.

ⓒSpiegel ⓒ REUTERS/Peter Macdiarmid

Page 20: PSPD MAGAZINE 2012. 06. (187)

20 2012 06

의 호소력 있는 직접행동은 미국 반전운동이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 이후 잃었던 활력을 되찾는데 크게 기여했다.

2005년을 변곡점으로 미국의 패권적 군사주의는 점령지인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격렬한 저항,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여론 악화, 그리고 전 세계의 반전평화운동으로 인

해 미국 본토, 그리고 전 세계에서 급격히 패퇴하였다.

2002년 7월 미국 각계의 진보인사들은 ‘저항선서-우리

이름을 도용하지 말라(Pledge of resistance-Not in

our name2))’를 발표했다. 이 선언문은 “우리는 미국 시민

으로서 우리 정부가 우리의 이름을 도용하여 정의롭지 못

한 일을 하는 것에 저항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이 선언은 ‘인민’의 이름이 권력에 의해

도용되는 것에 대한 미국판 주권선언이라 할 수 있겠다.

아랍의 봄, 유럽의 여름, 월가의 가을

우리가 99%다 (We are the 99% people)!

2001년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레에서는 세계사회포럼

(WSF)이라는 세계사회운동 연례회의가 최초로 열려 신

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전 세계에 모인

활동가들은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Another world is

possible)!’는 구호 아래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같은 해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성찰과 개혁의

목소리를 외면할 빌미를 제공했다. 전쟁의 포연 뒤편에서

초국적 금융자본과 부자에 대한 규제는 더욱 완화되었고

반대로 시민과 노동에 대한 통제는 극적으로 강화되었다.

금융자본주의의 투기성, 약탈성은 더욱 극단화되는 가운데

재앙이 잉태되고 있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리먼브

라더스 사의 파산을 도화선으로 유수한 초국적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파산이 이어졌다. 경제위기는 미국뿐만 아니

라 전 세계에 걸쳐서 심화되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집권

직후 테러와의 전쟁 종식, 금융규제 강화와 부자증세, 의료

및 사회보장 강화 등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G20같

은 국제적 협상 테이블도 미봉책 이상의 대안을 제공하지

못했다. 결국 1%의 탐욕이 불러온 재앙의 대가를 대다수 서

민들이 고통스럽게 지불해야 했다.

2011년 봄, 한 해 동안 지구촌을 뜨겁게 달굴 거대한 시민

행동의 열풍이 테러와의 전쟁으로 몸살을 앓은 이슬람 세

계-아랍과 북아프리카에서 시작되었다. 새해 벽두 튀니지

시민들이 재스민 혁명을 통해 벤 알리 대통령의 23년 독재

를 종식시키자, 2월에는 이집트 시민들이 일어나 호스니 무

바라크 대통령의 30년 독재를 무너뜨렸고, 이를 계기로 아

랍과 북아프리카 거의 전 지역에서 민주화 도미노가 본격

화되었다. 이 시민행동의 들불은 그 해 여름 재정위기를 겪

고 있던 유럽에 옮겨졌다. 스페인과 그리스 등지에서의 대

규모 시위 사태가 그것이다. 그리고 그해 가을, 금융자본주

의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의 월가가 그 불길에 휩싸였다.

월가 점령시위는 9월 17일 월가에 있는 쥬코티 공원(구

자유광장공원) 주변에 모인 약 30여명의 시민들로부터 시

작되었다. 그들의 주장과 요구는 다양했지만 공통적으로

‘1%만을 위한, 1%에 의한, 1%의 체제’에 분노하고 있었다.

그들은 ‘우리가 바로 99%다’라고 선언했다. 월가 점령시위

는 평균 수백 명, 최대로 모인 경우에도 1,500명을 넘어서

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자본주의의 탐욕과

모순, 그리고 부자에 치우진 정치인들의 처방을 고발하는

시민들의 발랄하고도 통렬한 직접민주주의는 전 세계에 강

렬한 인상과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시민들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창조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주장하면서 자율

적으로 행동했다. 그들은 지도부를 가지지 않았고 제너럴

어셈블리라는 직접민주주의 방식의 회합을 통해 모든 일들

을 결정했다. 현장에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한 진

보적 지식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SNS는 광장의 시민들

과 이들에게 공감하는 전 세계의 시민들을 실시간으로 연

결했다. 그 결과 이 운동이 시작된 지 한 달 만인 2011년 10

월 15일에는 전세계 900여 개 도시에서 동시에 도심점거운

동이 시도될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었다.

Page 21: PSPD MAGAZINE 2012. 06. (187)

21참여사회

1989년 라이프찌히에 모였던 사회주의 개혁 시위대가 외

쳤던 “우리가 인민”이라는 구호가 20여 년이 지난 후 보다

풍부해진 모습으로 이제는 금융자본주의의 심장부, 그리고

전 세계에서 다시 외쳐지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기념비적인 시민행동의 사례가 해외에만 있는 것은 아니

다. 한국사회의 평화적인 시민직접행동의 전통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만한 독창적이고 역동적인 것이었

다. 예컨대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1987년 6월항쟁은 1986

년 일어난 필리핀 ‘피플파워혁명’과 더불어 압도적 시민의

진출로 독재권력을 평화적으로 퇴출시킨 대표적인 시민혁

명 사례로 알려져 있다.

2002년 촛불집회 역시 선구적인 시민행동의 사례로 재조

명될 만하다. 2002년 촛불집회는 직접적으로는 같은 해 6

월 13일 미군장갑차에 의해 여중생 2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

해 주한미군 재판부가 무죄를 평결한 데 항의하는 과정에

서 촉발되었다. 2002년 11월 시작된 촛불집회는 12월 초 30

만 명이 광화문 광장에 운집함으로써 정점에 이르렀고 이듬

해 6월까지 지속되면서 이라크 파병반대운동으로 연결되었

다. 촛불집회는 특정 단체가 아니라 ‘앙마’라는 아이디의 네

티즌이 제안한 것이었고, 시민자유발언 형식으로 진행되었

다. 운동단체들의 관성화된 운동방식은 광장과 온라인 공간

모두에서 자발적 참여와 개입을 원하는 시민들로부터 끊임

없는 도전에 직면해야 했다. 촛불집회의 현장에서는 그 어

떤 단체도, 심지어 제안자인 앙마 자신도 특권을 누릴 수 없

었다. 2002년 촛불집회는 당시 2000년 6.15선언 이래로 어

렵게 형성된 한반도 해빙무드를 다시 얼어붙게 만들고 있던

부시 행정부의 패권적 군사주의에 대한 시민저항운동 성격

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나아가 이 운동에는 외부로부터

의 역풍이 이제 막 안착하기 시작한 한국 민주주의에 심각

한 후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시민사회의 강한 우려도 반영

되어 있었다. 이 점에서 2002년 촛불집회는 노무현 정부의

출범, 그리고 2003년 2월 15일 전 세계에서 3,600만 명이

함께한 지구적인 수준의 반전평화 반패권 시민저항을 미리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다.

2008년 5월부터 시작된 광우병위험 쇠고기 수입반대 촛

불집회는 2002년 촛불집회의 참여민주주의적 진화를 극적

으로 보여준다. 나아가 2011년 한국사회에서 벌어진 한진

중공업 희망버스와 강정마을 평화비행기, 반값등록금 쟁취

운동, 그리고 이 운동의 기반이 된 SNS 의사소통은 월가 점

령투쟁의 여러 특징들을 이미 선취하고 있었다.

사족

통합진보당이 내홍을 겪고 있다. 하지만 지난 한 세대를 돌

아보건대, 이 혼란은 도리어 진정한 민주진보의 시대가 도

래할 조짐일 수도 있다. 공사를 앞둔 목수가 연장을 다듬듯

이, 99%의 시민들이 시대의 전면에 나서기에 앞서 낡은 진

보정당을 새로이 벼리는 과정일 수 있는 것이다. 분명한 것

은, 지금 자본주의 세계 체제는 위기에 빠져있고 시민들은

진보적 대안을 찾아 스스로를 조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봄, 한 해 동안

지구촌을 뜨겁게 달굴

거대한 시민행동의 열

풍이 테러와의 전쟁으

로 몸살을 앓은 이슬

람 세계-아랍과 북아

프리카에서 시작되었

다. 사진은 호스니 무

바라크 대통령의 30년

독재를 무너뜨린 이집

트 혁명.

월가 점령 시위는 시

민들의 발랄하고도 통

렬한 직접민주주의를

보여주었다. 사진은

뉴욕에서 열린 제너럴

어셈블리 현장.

ⓒ John m Flo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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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012 06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 중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

은 31.3%나 된다. 자영업 업종 중에서 음식점은 2009년 기

준 57만7천 개로 가장 많다. 우리나라 인구 86명 당 1개꼴

의 음식점이 영업 중인 셈이다. 치킨집만 하더라도 5만 개

가 넘는다. 치킨집이 주유소나 24시간 편의점보다 더 많다.

2010년 12월 기준으로 주유소는 1만3천 개이며, 24시간 편

의점은 1만7천 개다.

외식의 비중이 높다 보니 해가 갈수록

육류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은 지난 1970년

만 하더라도 5.2kg에 불과했는데, 2010년

엔 무려 8배가 늘어 41.1kg이 되었다. 닭

을 예로 들면, 지난 2010년 전국 48곳의

가금류 도축장에서 무려 7억 2천 5백만 마

리의 닭을 도축하였다. 이 숫자는 2010년

당시 우리나라의 인구 4,850만 명의 15배

나 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불과 3,600여 개의

양계농가에서 이만큼의 닭을 공급했다는 사실이다. 평균적

으로 한 곳의 농장에서 1년에 무려 20만 마리의 닭을 도축

장으로 보낸다는 얘기다. 농장의 규모가 대형화되면서 3만

마리 이상의 닭을 사육하는 농가는 54%에 이르며, 30%의

농가들이 전체 산란계의 75%를 사육하고 있다. 어떻게 이

런 일이 가능할까? 그 비밀은 바로 공장식 축산에 있다.

닭의 시련

구이용 병아리는 6단에서 8단까지 높이 쌓아올린 케이지에

서 사육된다. 철망으로 둘러싸인 케이지에서 어느 정도 자

라면 축사의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공간으로

옮겨간다. 이러한 비좁은 공간에서 자라는 닭들은 1950년

대의 닭들보다 세 배나 빠르게 자라는 데 비해 사료는 3분

의 1밖에 먹지 않는다. 그야말로 효율성의

극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닭들의 건강 상태는 양계농장을

사육 시설이 아니라 병동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악화되었다. 공장형 양계농장에서

사육되는 닭 10마리 중 9마리는 다리를 절

름거리며, 4마리 중 1마리는 뼈 관련 질환

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얇은 다리로는 불

어나는 몸집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

른 것이다. 게다가 닭들은 닭장 바닥의 닭

똥더미에서 나오는 암모니아 가스 때문에

일상적으로 호흡기 질환을 앓고, 눈에서

나오는 진물 때문에 심한 경우 시력을 잃기도 한다. 끊임없

이 케이지에 몸이나 얼굴을 비벼대는 바람에 피부 상태도

엉망이다.

닭의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깃털 쪼기와 카니발

리즘(Cannibalism, 동물이 같은 동족의 동물을 쪼거나 물

어뜯는 습관), 그리고 달걀 깨기를 방지하기 위해 병아리가

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

기획

ⓒ 한겨레

Page 23: PSPD MAGAZINE 2012. 06. (187)

23참여사회

태어난 지 5~7일이 되면 부리를 강제로 자른다. 산란계는

알을 낳기 시작한 지 12~14개월이 지나 경제성이 떨어지면

인위적으로 스트레스를 주어서 강제로 털갈이를 시킨다.

기업의 논리가 당신의 건강을 위협한다

공장식 축산이 확산되면서 가축의 종 다양성도 파괴되고

있다. 현재 3대 육종회사가 전 세계 닭의 75% 이상을 점유

하고 있으며, 칠면조와 오리는 몇몇 육종회사가 거의 100%

를 점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내에

서 사육 중인 산란계는 2008년을 기준으로 하이라인 브라

운(66.5%), 로만 브라운(16.2%), 브라운 닉(11.9%) 3개 품종

이 95%를 차지하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아우슈비츠’라 불리는 공장식 도축장은 먹

을거리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블랙홀이다. 도축장과

정육 가공 공장은 비숙련 노동과 빠른 작업 속도로 악명이

높다. 내장이 터져서 세균에 오염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일상적으로 동물 학대가 자행되고 있다. 그런데도 도축장

은 정부의 감시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대규모 공

장식 도축장은 우리의 밥상을 장악한 식량의 군주들이라 할

수 있는 다국적 거대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다.

카길, 몬산토, 타이슨푸드, 스위프트, 스미스필드 등 다

국적 농식품 거대기업들은 유전자조작 씨앗에서부터 농약,

화학비료, 사료, 동물약품 등은 물론이고 도축장과 육류 가

공공장에 이르기까지 먹을거리의 모든 체계를 수직으로 통

합하고 있다. 거대기업들은 인수, 합병, 조인트 벤처, 협력

관계, 계약, 협정, 제휴 등을 통해 이윤 확대를 위한 그들만

의 리그를 벌이고 있다.

맛있나, 고기?

육류 소비의 가파른 성장의 이면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워

져 있다. 대규모 축산업의 발달은 환경 재앙을 불러오고 있

다. 돼지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3~5kg의 곡물이

필요하고, 쇠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8kg의 곡물이

들어간다. 가축에 투여한 항생제와 호르몬제는 인간의 건

강에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땅, 강, 바다도 오염시킨다.

가축이 내뿜는 트림, 방귀, 똥, 오줌은 토양과 수질을 오염

시키는 것도 모자라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

다. 축산업 분야는 온실 효과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의

18%를 배출하고 있는데, 이는 자동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보다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나친 육류 섭취는 인간의 건강에도 심각한 위협이 된다.

곡물 사료로 사육된 육류의 과잉 섭취로 인해 풍요의 질병으

로 불리는 비만을 비롯한 심장발작, 암, 당뇨병 등으로 목숨

을 잃는 사람들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08년 이후 해마다 발생한 광우병, 신종플루, 조류독감,

구제역 등의 사태는 과도한 육류를 소비하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자연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

기를 소비하는 문제가 단순히 먹을거리의 안전 문제가 아니

라 농업 및 농민, 농촌지역사회 유지, 가축의 복지, 환경 보

호, 그리고 생태계의 균형과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가축의 복지를 외면한다면 인간의 생명과 건강에 치명적인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부메랑이 날아오게 될 것이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연구 공동체 <건강과대안> 연구위

원,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정책자문위원. 의학과 과학의 역사, 옛

지도와 문화 유산에 관심이 많다. 『조선의 과학기술』, 『고적답사 이야기(공

저)』, 『불확실한 세상(공저)』, 『한미FTA 우리의 미래가 아닙니다(공저)』를 펴

냈으며, 신출내기 캐나다 시골 수의사의 모험 이야기 『빨리요 송아지가 나

오려고 해요(공역)』를 번역했다.

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 (사진은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의 한장면)

Page 24: PSPD MAGAZINE 2012. 06. (187)

2012 0624

내려놓고 가치를 따라, 리셋KBSKBS 아나운서 김승휘, 이광용, 이상호, 정세진, 최원정

글 박유안 번역가

사진 황철기 작가

통인

정세진, 김승휘 아나운서가 여의도 희망캠프의 텐트를 지키고 있다.

Page 25: PSPD MAGAZINE 2012. 06. (187)

25참여사회

2012년 봄, 여의도가 심상찮다. 파업 중인 KBS, MBC, 국민일보를

잇는 삼각형의 중앙쯤, 여의도공원에 밤낮으로 언론인들이 모여 텐

트를 지키며 시민들을 만난다. 파업을 지지하는 개념 연예인들의 문

화제, 시민들과 각계 인사들의 지지 방문 및 플래카드 걸기, 파업 동

참 텐트 세우기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KBS새노조, MBC, YTN, 연합뉴스, 국민일보의 진짜 언론인들은 지

금 파업 중이다. 부산일보 싸움을 더하면 무려 6개 언론사가 파행을

겪고 있다. 기간도 길게는 100일이 훌쩍 넘는다. 이러한 사상 초유의

언론사 연대 파업의 거점, ’여의도 희망캠프’를 찾아 KBS 새노조 김

승휘, 이광용, 이상호, 정세진, 최원정 아나운서를 만나 이번 파업에

대해 들어보았다.

대체 KBS가 얼마나 망가졌기에, 직접 나서서 살려내야겠다는 지경

까지 이르렀나?

정세진 내가 9시 뉴스 진행하던 당시만 해도 취재, 제작의 자율성이

컸다. 우리가 기득권 감시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성취감에 뿌듯

했다. 그땐 KBS가 원래 그런 데려니 했다. 그런데 사장이 바뀌니 다

바뀌더라.

이광용 사장이 바뀌면서 사내 언로도 꽉 막혔다. 예전엔 눈치 보지

않고, 선배들에게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장이 바뀌니 안되더라. 새노조원들은 이런 실태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고, 참다 못해 파업을 한 거다.

꼼꼼한 MB, 치밀한 인규씨

KBS뉴스 볼 게 없다는 시민들의 반응이 따가웠을 줄 안다. 공정방

송 복원이 이번 파업의 제1목표던데, 상황이 어느 정도였나?

정세진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 등을 폐지했고, 시사 전문 채

널로 거듭난 제1라디오도 연성화시켜서 매체 성격을 아예 망가뜨려

놨다. 예전엔 제작하느라 힘은 들었어도, 일하는 재미가 있었다. 제

대로 하면 어떤지를 경험해 잘 아는 우리로서는 이런 상태를 견디기

가 힘들었다.

김승휘 권력 비판의 날이 무뎌지더니, 한발 더 나아가 권력 찬양까

지 비일비재했다. 아마 G20 경제효과 수십 조, 수백 조 설設 유포에

KBS가 가장 앞장섰을 거다.

김승휘, 정세진, 이광용 제작 간섭은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KBS PD

300명 털어내도 방송에 전혀 상관없다고 공언하던 사람이 지금

KBS의 사장이다. 그러니 PD저널리즘의 수난은 뻔한 거고……. 보도

국에서 걸러내니 기자들이 <생생정보통> 같은 프로그램에서 시사성

있는 10분 남짓 길이의 꼭지를 만들어 방송하니까(‘시선600’ 코너),

프로그램을 아예 외주제작국으로 보내버렸다. 그나마 유일하게 사회

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코너였는데…….

왼쪽부터 이광용, 정세진, 이상호, 최원정, 김승휘 아나운서. 인터뷰는 KBS새노조 파업 74일차이던 5월 18일, 여의도 희망캠프에서 이루어졌다.

Page 26: PSPD MAGAZINE 2012. 06. (187)

26 2012 06

사장 한 명 바뀐다고 해서 그런 비상식적이고 엄청난 일이 가능해지

는가?

최원정 이번 정권 들어 가장 큰 변화는 KBS 인사 시스템이 엉망이

됐다는 거다. 부장, 국장, 본부장 등 간부급이 원래는 두루 신망을 얻

는 사람들로 채워졌었는데, 김인규 체제 들어서는 업무 능력을 인정

하기 어려운 소위 ‘듣보잡’들이 요직을 장악했다. 이 사람들은 정통

성이 없으니까, ‘내가 청와대 누구랑 친해, 내 친구가 누군데 걔 아이

템을 이번에 좀 넣어야겠어, 좀 빼줘야겠어’, 그런 식으로 권력을 휘

둘렀다. 그게 공정방송을 가장 크게 흔들었다.

낙하산 사장, 특보사장의 폐해를 들어보니 요즘 논란의 초점이 된

MBC의 김재철 사장 못지않은 것 같다.

이광용 구설수에 오르는 행태 면에서는 김재철이 단연 저질이지만,

상징성이나 그간 걸어온 길을 보아서는 김인규가 더 (공영방송 사장

이) 되어선 안 될 사람이다. 대통령 선거 당시 방송전략실장으로 캠

프에 있던 인물이 바로 그 덕분에 KBS 사장이 된 거니까.

김승휘 김재철은 짧은 시간에 거칠게 일을 처리했고, 김인규는 콘텐

츠, 편성, 인사 등의 시스템에서 두루 치밀하게 KBS를 장악했다. 그

러니까 더 나쁜 거다.

가치를 따라서, KBS 새노조

KBS노조가 새노조와 구노조로 나뉘어 있더라. 시민들은 헷갈릴 법

도 한데 설명 좀 해달라.

이광용, 김승휘 2009년 11월, 김인규 사장 취임 반대 총파업 찬반투

표가 있었는데, 부결되고 말았다. 그런데 그 투표를 진행한 당시 노

조위원장이 김인규 사장 취임식 날 함께 축하떡을 자르더라. 이런

노조로는 안 되겠다는 공분이 일었다.

이광용 방송사 노조의 핵심 기구 중 하나가 ‘공정방송추진위원회’다.

회사의 공정성을 감시하는 기구인데, 이게 유명무실했기에 제대로

해보자는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나서야 했다. 그래서 새노조가

깃발을 세운 거다. 감시와 견제를 제대로 하자고!

아나운서실 내부 분위기를 묻자, 새노조 아나운서들의 눈빛이 일제히

빛나며 답변이 화수분처럼 쏟아졌다. KBS 아나운서 100여 명 가운데

새노조 소속은 20명 이내. 안타깝다는 탄식이 줄을 이었다.

이광용 우리는 새노조원으로서의 정체성이 아주 강한데, 구노조 사

람들은 그런 게 없다. 노조 자체에 별 관심이 없다.

이상호 ‘자신만의 생각’을 하며 살아야 하는데, ‘자기 생각’만 하고 있

다. 모두를 위하는 게 나를 위하는 건데.

정세진 ‘새노조 들어가면 방송 못한다’, ‘구노조를 탈퇴하는 순간, 프

로그램 다 잃을 것이다’, 그렇게 압박하고 협박하니까, 누구나 민감

해진다.

최원정 비겁하다 혹은 정신적 수준이 낮다고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파업 참여를 고민할 때, 지금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면 앞으로 맡을

프로그램에서 자칫 공정성을 잃은 걸로 보일 수 있다고 조언하는 선

배들도 있었다. 내 선택은 그 쪽이 아니었지만, 파업에 참여하지 않

는 아나운서들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캐스팅에 연연하지 않을 만큼, 더 큰 대의명분이 있었다는 말씀인데?

여의도 희망캠프에서 파업 사진전을 관람 중인 시민 KBS새노조는 언론장악 청문회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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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참여사회

김승휘 캐스팅도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다. 캐스팅 권한은 PD에게

있는데, 몇 년 전 MC선정위원회라는 걸 만들더니 거기서 MC를 콕

찍어 PD에게 주더라. 황당한 일이다.

정세진 애초에는 캐스팅이 몇몇 사람한테만 몰리니까, 가령 다들 전

현무만 찾으니까, 조율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만든 거였다. 그런데

실제로는 새노조원을 배제하기 위해 악용하고 있다.

김승휘 이번 파업 참가로 나중에 캐스팅이 안 되는 불이익을 받더라

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다. 힘든 결정을 내리고 파업에 동참했다.

옳은 일이니 국민들이 이해하고 지지해 주실 거란 믿음이 있다.

KBS를 리셋하라

아나운서는 방송을 업으로 하는 월급쟁이들이다. 이들에게 당장의

방송보다도, 다달이 찍히는 월급보다도,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단다.

KBS새노조가 만들고 정세진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은 리셋KBS 뉴

스를 보면, 이들이 내세우는 공정방송의 가치가 이런 모습이려니 헤

아릴 수 있다.

리셋뉴스를 보면서, 사측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면 뉴스 생산자들

이 이렇게 빼어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거로구나 싶었다. 반응

이 어떤가?

이광용 지난 3월 사찰 문건 때는 폭발적이었다. 리셋KBS 뉴스 팀이

다룬 바로 다음날 방송3사가 9시 뉴스 톱으로 다뤘잖은가. 그런데

만약 이 소스가 KBS보도국 안에 들어갔다면, 그 뉴스의 가치가 과

연 얼마나 제대로 구현됐을지 의문이다.

정세진 리셋KBS 뉴스 녹화할 때 보면 ‘KBS 뉴스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것들인데…’ 싶어서 안타깝다. 장비도 형편없고, 기자들이

고생이 많다. 내가 꼭 매주 만들어야 하냐며 말리려 들면, 기자들은

오히려 하고픈 아이템이 넘친단다. 아주 즐겁게 열심히 한다.

파업이 끝나도 리셋KBS 뉴스를 계속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세진 ‘리셋KBS’라는 브랜드가 형성됐으니 대안 매체로 적극 활용

하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앵커를 맡은 건 파업이 50일을 넘기며 길어

지자 동력을 보태자 싶은 마음에서였다. 내가 앵커를 계속할 것 같지

는 않다. 이런 의미 있는 뉴스를 나 혼자 하려고 드는 것도 욕심이다.

이광용 정세진 아나운서 개인의 욕심이 아니라, 새노조 아나운서 전체

의 욕심이다. 정세진 아나운서가 계속 리셋뉴스 앵커를 맡는 게 말이다.

이날 여의도 희망캠프 촛불문화제 진행을 맡은 이광용 아나운서가

“저는 이만. 아, 오늘 말 너무 많았네…”라며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자, 정세진 아나운서가 아름다운 미소와 함께 “시원하지, 들어주셔

서?”라고 거든다. 하고픈 말이 너무 많은 사람들. 누가 이들의 입을

막았는가.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데, 해결의 실마리는 어디에 있을까?

정세진, 김승휘 구노조에서는 다음 사장 선임부터는 공정하게 하자

는 입장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간의 경과를 알리는 청문회가 꼭 필

요하다고 본다. 어떻게까지 했는지, 현 상황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자

는 거다. 국민들이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파업은 노동자의 학교라는데, 이번 파업을 통해 배운 게 있다면?

정세진 9시 뉴스를 진행할 때는 그 자리가 날 만들어줬다면, 그 다음

단계는 내가 내 이름으로 바로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2010년 파업이

그 첫 계기였고, 2년이 지나 이번 파업을 맞이하며 제법 단단히 여물어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나로서 정립을 한 듯한 느낌이다.

김승휘 우리 또래가 개인적인 생각에 젖어 사는 세대들인데, 이번 파

업을 거치면서 어렴풋이나마 ‘연대’라는 걸 경험해보았다. 아무리 작은

목소리라도 외면하지 말자는 깨달음 같은 게 있었다. 가령, 요즘은 거

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도 물리치는 법이 없다. 주는 대로 다 받는다.

정세진 나도, 나도! (웃음)

옳다. 외면하지 않고 귀를 기울이기 시작할 때, 비로소 연대가 시작

된다. 1980년 5월의 봄에도 우리 공영방송은 죽어 있었다. 광주의

외침은 화면 어디에도 없었고, 기자 시절의 김인규가 전하는 5공 찬

양 방송과 같은 권력의 목소리만 그득했다. 지금, 비리가 계속 터지

는데 뉴스는 여전히 권력 해바라기다.

방송에서 들리지 않으나 틀림없이 벌어지고 있는 게 분명 있다. 방송

일꾼들은 국민이 희망이라 외치지만, 그들이 또한 국민들의 참 희망이

다. 방송 현실을 함께 들여다보고, 함께 분노하자. 희망은 비관하거나

냉소할 때가 아니라, 그렇게 함께할 때 그 온기로 싹을 틔울 테니까. 여

의도 희망캠프에서 인터뷰를 한 그날은 묘하게도 5월 18일이었다.

박유안

기웃기웃 번역자. 바람구두라는 출판사 일도 하고 있지만, 연애, 여행, 혁

명 등 일 아닌 다른 온갖 것들을 읽고 쓰고 옮기는 일에 더 재미가 좋다.

‘까칠해도 친절하게’를 모토로 한 친절당 당수의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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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 958명. 서울시에서 공표한 서울광장조례개정 청구인 숫자다. 서

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우고도 남을 만큼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

람들로부터 서명을 받아내기란, 시민들 스스로의 활발한 참여 없이

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어려울 것이란 예측을 뛰어넘고, 서울 시민들

은 광장을 품안으로 되찾아왔다. 서울광장을 되찾는 운동의 중심에

‘서울광장을 찾는 사람들’ 공익로비단장으로 활동한 이용길 회원이

있었다. 좀 더 역할을 하지 못해서 아쉽고, 집회에 그저 머릿수 채우

러 나간다는 이용길 회원의 한없이 자신을 낮추는 화법을 돌이켜보

면, 앞서 사용한 ‘중심’이라는 표현이 머쓱하다. 8만 5천여 명으로 마

무리된 서울광장조례개정운동 서명 하나하나엔 서열도, 좌우도 없을

테니까. 하지만 지역 촛불 활동에 열심이고, 광장조례개정 운동 수임

인 역할을 했으며, 한미FTA, 반값등록금 등 다양한 이슈로 1인시위

를 하는 그의 활동에 감탄하는 것이 공치사는 아니리라.

참여연대에 도착하자마자 서울광장조례개정운동을 담당했던 간사

에게 후원금부터 전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이용길 회원. 잠시

숨을 돌리고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이용길 회원

시민운동,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을 때까지!

김수 영화인

만남

인터뷰를 위해 오랜만에 참여연대를 찾은 이용길 회원. 도착하자마자 얼굴이 익은 서울광장조례개정운동을 담당했던 간사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는가 하면, 인터뷰

후에는 간사들을 챙겨 밥을 사 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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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참여사회

언제부터 시민운동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전 시민운동이라곤 전혀 몰랐던 사람이예요.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

어요.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후보였던 시절에 김민석 후

보와 했던 TV토론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의료보험료 문제가 나오더

라고요. 당시 이명박 후보 재산이 400억 가량이라고 들었는데, 재산

이 1억도 안 되는 내가 (의료보험료를)6만원 넘게, 그 사람보다 두 배

가 넘게 많은 돈을 낸다는 사실이 용납이 안 되는 거예요. 법적으론

하자가 없다고 말하는데 도덕적인 문제는 없나요? 저런 사람이 정

치를 하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을 막연히 가지고 있었는데, 시장이

됐어요. 그리고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 이게 시민운동인지는 모르

겠는데, 저 사람 찍지 말라고 선거운동 아닌 선거운동을 했어요. 그

때까지만 해도 시민운동이다 뭐다 개념이 없었어요.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건, 딸이 2008년 촛불집회에서 물대포 쏜

첫날에 참여한 이후에요. 딸이 전화해서 동영상을 보래요. 물대포 쏘

고, 시민들 짓밟는 영상을 보니까 화가 나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제

가 일본 화랑이랑 거래를 하는데, 그때 통역해주던 친구가 촛불집회

에 한번 나가보자고 권유를 했어요. 그날 나간 게 동기가 돼서 매주

나가게 됐죠.

광우병 발병 시 미국 소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던 약속 안 지키고

있는데, 화가 많이 나시겠어요?

화도 안 나요. 전혀 안 믿었기 때문에.(웃음) 약속을 지키는 마인드가

안 되어 있어요.

우리는 소리 낼 곳이 필요하다

서울 시민에게 서울광장이 갖는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의미를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는데, 서울광장은 서울 시민의 것

이잖아요. 거기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회를 자유롭게 했는데, 차

벽으로 막고 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그럴수록 현

정부에 대한 적개심은 커지고.

2010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하는 조례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오세훈 전 시장이 무효라며 대법원에 제소를 했었죠.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참관하면서 시의원들이 회의하는 과

정을 봤는데, 그게 워낙 뻔해요. (당시) 행정자치위원회 의원 9명 전

원이 한나라당 소속이었어요. 말들은 좋게 하지만 회의 결과는 항상

제자리였어요. 그런 행태 보면서 기대를 전혀 안 했죠.

(현재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세훈 전 시장의 대법원 제소를 취하하

고 신고제를 시행하고 있다.)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계신데, 광장 찾기에 특별히 애정을 쏟은 이

유가 있나요?

처음이잖아요. 운동에 참여한 게 처음이니까. 거기에 뜻이 있다고

생각했고, 처음이라서 더욱 열정적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서울광장 사용 조례개정 청구를 위해 청구인 서명을 받는) 수임인

신청은 사실 나도 모르게 한 거였어요. 어떤 의미를 가지고 한 게

아니에요. 노무현 대통령 장례 즈음인 걸로 기억이 나는데, 수임인

신청 받는 게 서명 하나 하면 되는 간단한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다음에 전화가 왔는데, 수임인 교육을 받으러 나오라고 해서 참여연

대에 처음 왔어요. 그렇게 알게 되고, 해봐야지 하고 생각했죠.

그때 당시 촛불들이 지역으로 스며들었어요. 저는 당시 도봉에 살

면서도 성북촛불을 먼저 알았어요. 성북촛불 할 때마다 광장조례개

정 서명을 받았죠. 그리고 좀 있다가 도봉촛불도 알게 됐어요. 성북

이 수요일, 도봉이 목요일이어서 번갈아 갈 수 있어서 서명을 더 많

이 받을 수 있었죠. 그렇게 서명운동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안 될 거

2012년 2월 7일, 곽노현 교육감 석방 기념 <촛불네티즌과 함께> 모임에

참석한 이용길 회원.

이용길 회원은 시민의 소리를 내는 데에 그저 머릿수 더한다는

생각으로 각종 집회에 참여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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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했어요. 한 3, 4개월 넘어갈 때만 해도 4만 명 겨우 넘었던

가. 그래서 힘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끝까지 해보자 마음먹었죠. 동네

가게 같은 곳에 맡겨놓고 2, 30장씩 받기도 하고.

서울광장에 이어 광화문광장도 신고제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있습니

다. 하지만 인근에 미 대사관이 있어 집시법상 문제가 된다는 이유

로 조례안이 부결되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혀 설득력 없죠. 제가 볼 때는 청와대가 가까우니까 막는 거예

요.(웃음) 모든 게 청와대에서 시작되는 거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생

각 한 번만 바꾸면 되는 건데…….

광장을 시민들에게서 빼앗으려 할수록 오히려 그 상징성 때문에 반

발심은 강해지게 마련인데, 왜 이렇게 무리해서 막으려 들까요?

시민들은 비폭력을 외쳤어요. 사람들이 모여서 떠들면서 놀다 가는

건데, 거기다 대고 경고방송, 과잉진압 등 자극을 해요. 멍청한 거예

요. 다르게 설명할 길이 없어요. 그 두뇌 집단이 모여서 왜 그렇게

멍청한 짓만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요.

2009년 민주노동당에 가입하셨는데, 계기가?

도봉촛불 60~70%가 민주노동당 당원들이었어요. 3년 전인가, 송년

회 따라갔다가 가입을 하게 됐죠.

부정경선이 불거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통합진보당에 실망감을 표출

하고 있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사실 저는 잘 몰라요. 그래서 얘기하긴 힘든데, 제 개인 입장을 말하

자면 민주통합당에서 원인을 제공했다고 봐요. 민주통합당이 통합진

보당을 너무 견제했어요. 통합진보당이 30석을 요구했는데 민주통

합당이 5석을 준다고 했을 때, 너무 불합리하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한명의 당원인)저조차도 위기감을 느꼈어요. 그런 위기감에서 (이번

부정경선이) 촉발된 것 같아요.

정체성이 다른 세 가지 세력이 힘을 합할 때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

습니다. 통합진보당이 출범할 때 어떤 입장이셨나요?

성북촛불이 겨우 20~30명인데 그게 깨지는 과정을 봤어요. 크나

작으나 똑같아요. 진보신당이랑 합치려고 할 때 대의원 대회에 가서

봤는데 ‘왜 저래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북촛불에서도 힘

을 합쳐보려고 노력을 해봤는데, 결국 통합이 안 됐죠. 진보는 분열

로 망한다는 말이 맞구나, 라는 걸 새삼스럽게 깨달았어요.

그림으로 생계를 잇고, 이제 더 나아가기

약력을 보니까 화가시던데요?

화가는 아니고요. 할 게 없으니까 그림을 배우게 돼서, 직업 삼아서

평생 먹고 사는 사람이예요.

그림은 언제 배우셨어요?

옛날에 극장에 있었어요. 유화를 시작한 지가 40년 가까이 됐어요.

그림을 그려서 팔 수 있다는 걸 몰랐어요. 다행히 좋은 여건에서 일

그림을 생업으로 하는 이용길 회원의 작업장은 거리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영업장이기도 하고, 그의 집이기도 하다

촛불 시민을 그린 이용길 회원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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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참여사회

하게 됐고 일본과 계약을 해서 그림을 수출했죠. 요즘은 일본 경기

가 나빠져서 힘들어요.

어떤 그림을 그리세요?

풍경화 위주로 그렸어요. 지금까지는 팔기 좋은 그림만 그렸고, 꿈은

전시회 한번 하는 거예요. 근데 전시회가 만만치가 않아요. 전시를

하려면 2, 30점 정도가 필요한데 그걸 모으는 게 장난이 아니거든

요. 먹고 살기 위해서 그림을 다 팔아서 모아놓은 그림이 없어요. 새

로 작품 준비를 하는 게 쉽지가 않아요.

그림 그리는 일이 선생님 인생에 어떤 의미를 갖나요?

아직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에요. 내가 그걸로 가정을

이끌고 자식들을 키웠으니까, 그냥 평범한 거예요. 뭐랄까, 직업인이

죠. 그림 자체는 내가 좋아서 시작을 한 거니까. 그래도 대기업에 가

서 돈 많이 받으면서 스트레스 받으며 일하는 것보단, 돈은 못 벌었

지만 행복한 생활을 했다는 생각은 해요. 싫으면 못하죠.

그림 그리면 행복하세요?

그렇죠. (그림 그릴 땐)아무 생각 없어요. 피곤한지도 모르고. 작업장

이 내 숙소예요. 아침 10시부터 앉아서 그리기 시작하면 밤 10~11시

까지도 하니까.

거의 12시간을요?

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으면 그렇게 하겠어요?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서 꿈꾸는 작품 세계는?

요새는 전과 좀 달라졌어요. 민중미술을 하고 싶어요. 88년도에 파

리, 런던 두 군데 견학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인솔자가 ‘거기 가면

붓대 꺾는단 소리 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그곳 미술관에서 고전 명

화들을 보니 정말 그렇더라고요.(웃음) 배운 게 없으니 어렵겠지만,

(명화에) 근접할 수 있는 민중미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경

향신문> 김용민 화백의 만평을 좋아해요. 그걸 민중미술로 만들어보

면 좋겠단 생각도 했어요.

“MB 덕분입니다”

참여연대 회원으로서 바라는 점이나 느끼는 바가 있나요?

저는 행복하죠. 좋은 분들 많이 만나고. 여기 와서 보면 다 좋은 분

들만 계시더라고요.

보통 연세가 많은 분들은 보수적인 성향을 띄는데, 선생님께선 굉장

히 진보적인 삶을 사시는 것 같습니다.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또 이명박 대통령이죠.(웃음) 저는 그래요. 이명박 대통령한테 굉장

히 고마운 점도 있어요. 이전에는 제가 정치적, 사회적으로 활동을

할 만한 계기가 없었어요. 한국에서 그림 그려서 먹고 살려면 생업

에만 생각을 쏟아도 정말 힘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활동

을 하게끔 만들어 줬으니까.

한 사람의 활동가로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저는 계획을 가지고 살아본 적이 없어요. 이명박 정권이 끝나면 제

자리로 돌아가겠거니, 하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어느 정권이 들어서나 목소리 내는 사람은 필요

한 것 같고, 아마 그때도 내 역할이 필요하면 나오지 않을까요? 그

게 정답 같아요. 특별한 사회적 직책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평범

하게나마 소리 낼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나올 거예요. 그만두진 못할

것 같아요.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초보 인터뷰어에게 남은 것

인터뷰를 맡으면서 스스로 다짐했다. 다양한 회원들의 이야기를 경

청하면서 나의 내면에도 귀 기울이겠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이용길

회원과의 인터뷰는 많은 걸 남겼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레토

릭이 진실이라는 것. 영화학도로서 ‘이야기’를 갈구하던 습관이 되살

아났다는 것. 지식의 언어보다 지혜의 말이 훨씬 더 강렬하다는 것.

초보 인터뷰어라는 부연을 다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다. 인터뷰가 끝

난 후에도 간사들의 식사를 직접 챙기고, 조용히 쌍용차 분향소로

발걸음을 옮기는 이용길 회원의 뒷모습을 보면서, 중요한 건 결국

주어진 길을 묵묵히 나아가는 실천임을 새삼 느꼈다. 초보니, 프로니

하는 것도 결국 스스로 세워놓은 마음의 벽에 불과하니까. 차분하게

마음을 강타했던 이용길 회원의 마지막 답변처럼, ‘평범하게나마 소

리 낼 수 있을 때까지’ 나아가보련다.

김수

합리적 낭만주의자. 10년 넘게 영화에 대한 외사랑을 지키고 있는 나름 순정

파. 인터뷰를 통해 타인과 소통하며 나 자신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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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3일 새벽, 여느 휴일

처럼 나는 연구원에 출근했고

컴퓨터를 켰다. 한동안 멍한 상

태로 화면만 쳐다보다 페이스북

에 “저는 오늘 통합진보당에 입

당합니다”라고 썼다. 단 15자였

고, 한참 뒤에 스스로 단 댓글

두세 개를 합쳐도 200자가 되지

않을 것이다.

“분명 80년대 시작된 운동이 한 막을 내렸습니다. 진보

시즌2를 시작해야죠. 현재 상황에선 장기 표류가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시즌2 개막을 앞당겨야죠”

진보의 시대에 자멸하는 진보

뭔가 해야한다는 절박감, 그리고 진보정당에 대한 죄책감

(2007년 겨울, 나는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이었다)에 떠

밀린 즉흥적 행동에 수없는 댓글이 달리는 것부터 수상하

더니, 그예 언론에서 ‘진보 시즌2’의 시작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이제 ‘시즌1’은 무엇이고 ‘시즌2’는 어떤 점에서 다

른지부터 설명해야 할 판이다.

지금은 역사의 대전환기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

기지 사태로 유발된 세계금융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

다. 아니 유럽의 재정위기가 겹치면서 세계는 ‘장기 침체’

의 모래수렁으로 하염없이 빠

져 들고 있다. 1929년 대공

황 때 폴라니가 그랬던 것처

럼 역사는 현재를 ‘대전환기’

로 기록할 것이다. 유럽의 사

회주의자들, 미국의 진보주의

자Progressivist들, 그리고 케인

즈나 비버리지와 같은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은 당시에 전후

의 ‘황금기’를 설계했다.

새사연의 새 책, 『리셋 코리아』에서 나는 어설프게나마 그

런 설계도를 그리려 했다. 앞으로 전후의 ‘복지국가’와 같은

구상은 동아시아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지구상에서 유

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더 성숙한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함께 끓어오르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여 아시

아 진보주의자들의 역할은 막중하다. 시민사회가 미성숙한

중국, 중앙정치가 실종된 일본을 고려한다면 한국의 진보

주의자가 해야 할 역할은 가히 세계사적이라고 할 만하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진보정당의 오랜 주장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이름마저 바꾼 새누리당도 복지 경쟁에 나서고 민

주당은 미적미적 경제민주화를 간판으로 내걸었다. 통합진

보당이 13석을 얻은 것도 이런 흐름을 올라탔기에 가능했

진보 시즌2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경제

Page 33: PSPD MAGAZINE 2012. 06. (187)

33참여사회

다. 이제 바투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서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바야흐로 ‘시대교체’가 이뤄질 판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한 줄기 빛도 아쉬웠던 엄혹한 때에

도 결기에 찬 목소리로 장담했던 새로운 시대가 막 열리려

는 순간, 광장에 쏟아지는 햇빛에 눈을 뜨지 못하는 걸까,

온갖 몰상식을 다 드러내면서 굳이 골방으로 퇴행하려는

건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진보의 시대에 진보가 자멸하고

있다.

시즌2에 해야 할 일

70~80년대의 운동은 이제 조종을 울렸다. 냉전시대가 우

리 몸에 아로새긴 폐쇄성, 비타협성, 좁은 시야는 우리가

‘타는 목마름으로’ 달성한 민주주의마저 부정하고 있다. 선

진적인 진성당원제와 비례대표 직선제가 ‘부정선거’의 장으

로 전락한 것은 그 상징적 예이다. 국민의 일반 상식이 쇄

신을 요구하는데도 당원의 1%도 안되는 정파 구성원만으로

‘당원 비대위’를 구성하여 ‘이중권력’을 꿈꾸는 것은 극단의

사례이다.

지금이야말로 과거의 모든 이념과 행동양식을 성찰하고 지

양해야 한다. 그것이 진보의 정의 자체이고, 즉 한 발 더 나

아가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선 그동안 우리가 ‘부르주아

민주주의’라고 비판했던 현실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높이려

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과연 ‘민주집중제’가 그 답일까? 아

니면 서구 민주주의론이 현재 다다른 ‘숙의민주주의’를 도

입하면 그만인가? 2008년 촛불이 보여준 ‘직접민주주의’의

열망과 힘을 기존의 대중조직운동과 결합하는 묘방은 무엇

인가? 거기엔 또 어떤 새로운 민주주의의 내용이 필요한 것

일까?

보편복지를 완성하려면 진보정당이 커야 하고, 스웨덴 LO

와 같은 노동조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습관처럼 말을 하

지만 과연 어떤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일까? 과연 ‘노동

중심성’을 관철시키면 문제가 해결될까? 우리는 그동안 비

정규직의 실태를 냉철하게 비판하고 현장의 투쟁에도 뜨겁

게 동참했는데 왜 아직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

고 있는 것일까? LO의 ‘연대임금’같은 감동적면서도 현실적

인 처방, 진보의 비전을 갖춘 구체적인 정책은 무엇일까?

당장 떠오르는 두 개의 사례를 들었지만, 우리 모두 내팽

개쳤던 이런 문제는 무궁무진하다. 확실한 것은 우리가 베

낄 것은 세계 어디에도 없으며 우리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

다는 사실이다. 시즌2는 이제 모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80년대 사회구성체 논쟁처럼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한없이 표류할 여유도 없다. 자기 의견을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의견을 나눠서 합의된 공통선

Common Good을 찾아야 한다. 소통은 이명박에게만 필요한 것

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을 최대한 벼려 토론하되 자신의 의

견을 바꿀 수 있는 용기야말로 진보이다. ‘진보 시즌2’가 실

천해야 할 것은 공공이성과 집단지성이다. 그러나 더 중요

한 것은 합의된 작은 것부터 당장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한

다는 사실이다.

I Progress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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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012 06

우여곡절을 겪으며 한미FTA 봉우리를 지나니, 더 큰 봉우

리 한중FTA가 떡하니 나타나 아연 긴장시킨다. 한미FTA

가 발효되면서 아직 찬성과 반대 주장의 진위를 검증할 시

간을 갖지 못했는데, 또 다른 ‘자유무역’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힘에 의해 새로운 세계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는 작금

의 현실은 전통적인 해금(쇄국)과 책봉-조공 질서를 깨뜨

리고 개항과 조약을 통해 서구 문명으로의 대전환이라는

격변에 맞닥뜨려야 했던 19세기 동아시아의 운명을 떠올리

게 한다.

강요된 자유

흔히 동아시아 개항의 서막이던 아편전쟁(1839~1842)을

영국의 자유무역과 중국의 제한무역 간의 대결이라 부른

다. 영국이 중국의 제한무역을 자유무역으로 전환하기 위

한 수단으로 전쟁을 택했다는 것이다. 그건 실제와 다른,

다만 영국의 변명을 합리화한 말에 불과하다.

정작 중국에 자유무역을 요구한 영국은 아편의 생산과

교역 독점권을 동인도회사에 부여하는 보호무역 정책을 실

시하고 있었다. 게다가 영국 정부는 중독성 마약인 아편의

수출이 영국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하는 여론

에 아랑곳 않고 아편무역의 장애물인 중국의 제한무역의

벽을 무너뜨리고자 전쟁까지 불사했다. 영국은 높은 보호

관세 장벽을 쌓고 사는 유럽 국가들에겐 자유무역을 적용

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을 자유의 사도라 자처하고 자유무

역을 근대 보편 원리라 주장하며 중국과 같은 동아시아 국

가에만 강요했다. 강요된 자유, 그 자유무역이라는 유령이

21세기 한반도에 다시 출현했다!

평등으로의 길은 험난하다

아편전쟁의 결과 난징조약(1842)이 체결되었다. 이 조약

을 신호탄으로 동아시아는 문호 개방과 함께 서구와 조약

을 체결하여 불평등한 관계를 맺어갔다. 불평등한 조약의

부당성을 깨닫고 심각한 폐해가 드러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일본은 메이지 정부가 수립된 직후인 1871년부터 미국과

의 조약 개정에 나섰다.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영국,

독일 등 다른 열강이 방해하기 일쑤였다. 1887년에는 추

진 중인 개정안이 불평등하고 굴욕적이라며 이에 반대하

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이후에도 안팎의 압력

속에 개정 교섭은 난항을 겪어야 했다.

마침내 일본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의 승리와 한국

병합 과정을 거쳐 1911년에 이르러서야 서구 열강과의 평등

한 조약 관계를 실현할 수 있었다. 불평등한 조건을 평등화

하는 데 4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고 그것을 가능하게 한 조

건은 일본의 제국주의화였다.

중국의 경우, 일본보다 앞서 영국과 불평등 조약의 폐

기를 추진했지만, 영국 상인들의 압력에 굴복한 영국 정

부의 거부로 좌절되고 말았다. 힘에 눌려 불평등을 감수

FTA, 자유·평등·진보의 시험대김정인 춘천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

역사

Page 35: PSPD MAGAZINE 2012. 06. (187)

35참여사회

해야 했고, 힘을 키워야만 평등 구현이 가능했던 19세기

제국주의 경쟁의 역사가 21세기 동아시아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진보, 주장만 있고 전략은 없었다

조선에서는 1876년 개항을 전후하여 개화파와 위정척사파

가 입장을 달리하며 다퉜다. 위정척사파의 대표 주자 최익

현은 개항은 곧 공멸의 길이라며 반대했다.

“저들이 우리가 방비가 없고 약한 존재라는 실상을 알고

강화를 맺으려고 하는데, 앞으로 밀려올 구렁텅이 같은 저

들의 욕심을 무엇으로 채워주시겠습니까? 우리 물건은 한

정이 있는데 저들의 요구는 그침이 없을 것입니다. 한 번이

라도 응해주지 못하면 저들은 노여워하며 반드시 우리를

침략하고 짓밟아 우리가 이전에 들인 모든 노력은 허망해

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조약 체결이 난리와 멸망을 불러

들이는 첫째 이유입니다.”

개화파를 상징하는 김옥균은 서구 문물을 속히 받아들이지

않으면 패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야흐로 세계는 상업을 주로 하여 서로 산업의 크고 많

음을 자랑하고 경쟁하는 때이거늘, 아직도 양반을 제거하

여 뿌리를 뽑지 않는다면 국가의 패망은 기어코 앉아서 기

다리는 꼴이 될 뿐입니다. 하루빨리 무식무능하고 수구완

고한 대신들을 축출하고 문벌을 없애고 인재를 골라 중앙

집권의 기초를 확립하여 백성의 신용을 얻고 널리 학교를

세워 백성들이 지식을 깨우치게 해야 합니다.”

위정척사파는 문호개방에 반대했다. 개화파는 문호개방이

근대화의 출발점이라며 찬성했다. 이렇게 강화도 조약을

체결하면 망한다는 최익현과 체결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김

옥균, 이 두 사람의 주장을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보라. 두

사람의 지적과 우려가 모두 그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최익현의 우려대로 결국 조선은 침략주의·제국주의 일본

의 탐욕에 희생되어 멸망하고 말았다. 김옥균의 말처럼 서

구 문명으로의 전환 속도와 역량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

는 시금석이었던 것도 분명했다. 위정척사=보수, 개화=진

보의 프레임으로 따지면, 보수는 자주화에, 진보는 근대화

에 방점을 찍었던 것이다.

허나, 자주화를 강조하며 근대화를 거부하는 보수나 근

대화를 내세우며 자주화를 경시하는 진보의 편향성은 모두

난세를 타개하는 옳은 노선이 아니었다. 절실한 건 진정한

진보의 길, 즉 자주화와 근대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적 전망과 실천이었고, 비극은 그것이 부재했다는 사

실이었다.

FTA에 대한 일방적인 찬양과 무조건적인 폐기라는 양극

단의 목소리가 가장 크게 들리는 지금, 19세기 동아시아의

운명을 돌아보며 또 다시 전략 부재의 혼돈 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다.

1876년 조선의 개항을 두고 자주화를

강조하며 근대화를 거부하는 보수나

근대화를 내세우며 자주화를 경시하

는 진보의 편향성은 모두 난세를 타

개하는 옳은 노선이 아니었다.

ⓒ 이철수 www.mokp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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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2 06

하루 여덟 시간 동안 먹을 수 없고, 하루 여덟 시간 동안 마실 수도

없으며, 하루 여덟 시간 동안 사랑을 나눌 수도 없다. 여덟 시간 동

안 할 수 있는 것은 일뿐이다. 인간이 자신과 남들을 비참하고 불행

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윌리엄 포크너

일은 왜 끝나지 않는가

읽자

박태근 알라딘 인문MD가 권하는 6월의 책

의 부제처럼 그는 133명의 사람을 만나 각기 다른 일의 모습과 일을

대하는 각각의 생각을 일하는 사람의 말로 담아낸다. 일에 지친 목

소리는 거칠지만 그만큼 진솔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농부, 광부, 청

소부, 공장 노동자, 부동산중개인, 운동선수, 전업주부 등 133개나 되

는 다양한 직업의 면면은 당대 사람들이 어떤 일을 어떤 방식과 생

각으로 해냈는지 알아보기에 충분할 뿐 아니라 시대를 넘어 일의 본

질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로 삼기에도 적절하다. 특히 1970년대는 본

격적인 자동화와 생산성 강화로 일의 의미보다는 일의 성과가 전면

에 드러나기 시작한 때라,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일의 시대’의 기원

으로 보아도 의미가 있겠다. 책을 가득 메운 133개의 목소리는 하루

의 빵뿐 아니라 하루의 의미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고백했지만, “사람

을 온전히 담을 만큼 큰 직업은 없어요”라는 결론에 이른다. ‘삶으로

서의 일’은 그때나 지금이나 요원한 꿈일까.

자본주의 피라미드에서 당신의 위치는?

진솔한 자기 고백은 상황을 파악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만 그 자

체로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아나키스트 공동체 Crimethinc.

는 자본주의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일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의 책 『워크』는 직업과 자본의 관계를 그린 한 장의 포스터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피라미드의 밑바닥에는 실업자, 노숙인, 이주

노동자 등 배제된 사람들이, 그 위에는 자영업자, 공장 근로자, 서비

스 산업 종사자 등 착취당하는 사람들이, 이들 위에는 재벌, 정치가,

전문가 등 자본가들이 자리잡는다. 물론 이 모든 구조를 쥐고 흔드

『일』, 스터즈 터클 지음, 노승영 옮김, 이매진

“사람을 온전히 담을 만큼 큰 직업은 없어요”

모두가 하지만 아무나 하지 못하는, 시작은 알 수 있지만 끝은 알

수 없는, 자아실현이라 말하지만 월급셔틀에 가까운, 그럼에도 매

일처럼 몸과 마음을 바치는 ‘일’. 이처럼 의문 투성이인 ‘일’이지만,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 때문에 ‘일’에 관해 의문을 품거나 질문을 던

지는 일 따위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미국의 구술사가 스터즈 터클은 ‘누구나 하고 싶어 하지만 모두

들 하기 싫어하고 아무나 하지 못하는’이란 긴 부제(원서의 부제를

그대로 옮기면 ‘하루 종일 무슨 일을 하는지, 자신의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다’ 정도 되겠다)가

달린 책 『일』에서 1970년대 미국의 ‘일’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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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참여사회

는 자본은 꼭대기에 홀로 서 있다.

전반부에서는 각각의 직업이 놓인 사회적 맥락을 짚어주고 후반

부에서는 생산과 소비 같은 구조적 이해에서 시작해 금융과 투자 같

은 경제의 맥락, 과세와 상속 등 제도의 문제, 종교와 정의 등 가치

영역, 불안과 현기증에서 드러나는 개인 차원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

든 삶, 머릿속 상상까지 장악한 자본의 작동 원리를 세세하게 드러

낸다. 책을 읽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다가 한숨을 쉬기도 하고 잠깐

분노했다가 이내 체념하기도 할 텐데, 이런 당신에게 '이렇게 살 이

유가 없다'고 속삭이며 저항의 전략, 전술을 슬그머니 건네주고 충

동질하는 게 이 책의 재미다. 어차피 끝나지 않는 일, 지금 그만두면

정말 큰 일이 날까? 이쯤에서 끝내면 세상이 무너질까? 아, 세상이

무너져도 또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일이 있겠지. 결국 나는 또 일

을 해야겠지. 이런 고민들이 꼬리를 문다면 당신에게도 저항이 필요

한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피라미드의 벽돌 한 장을 살짝 빼보자, 그

게 어렵다면 단단한 벽에 낙서라도 해보자. 누군가 보고 함께 웃어

주길 기대하면서.

너의 노동력을 공짜로 팔지 마라!

이제 자본주의 피라미드에 하나의 벽돌이 되고자 온갖 스펙을 쌓고

취업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에게 시선을 돌려보자. 『청춘 착

취자들』의 저자 로스 펄린은 점심값과 교통비 명목으로 약간의 용돈

을 받으며 비정부기구에서 인턴 생활을 하다가 불합리한 현실에 관

심을 갖고, 정부, 기업, 대학이 인턴이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청춘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는지 조사했다. 대기업이 거의 공짜로 얻는 노

동력의 대가는 미국에서만 1년에 2조 원에 이르고, 인턴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무보수로 일한다는 놀라운 사실이 실제 인턴 생활을 하는

청년들의 고발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역시 큰 틀에서 보면 기업의 효율과 수익을 강조하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정규직 중심의 노동을 줄이고 비정규직 노동을 강화하

는 방향 속에서 벌어진 일이다. 기업들에게 인턴이란 쉽게 고용하고

해고할 수 있으며 임금을 거의 주지 않아도 되는 아주 편리한 노동

력이다. 여기에 취업 경쟁 속에서 스펙의 하나로 인턴을 택할 수밖

에 없는 현실이 더해지면서 ‘인턴 노동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것

이다. 이 책은 이런 무보수 인턴은 결국 생활에 여유가 있는 사람에

게 더 넓은 선택의 기회를 보장하는데, 이게 다시 취업의 선택권으

로 이어지면서 부익부 빈익빈 구조가 강화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더

불어 무엇보다 인턴을 노동자로 인정하고 인식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하는데, 말미에 붙은 인턴 권리장전은 이를 바로잡기

위한 제안이다.

애초에 ‘일은 왜 끝나지 않는가’라 물었지만,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한 건 아니었다. 앞서 말했듯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 때문에

‘일’에 관해 의문을 품거나 질문을 던지는 일 따위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 현실에서, 질문을 던지는 일 자체가 해답을 찾는 시작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리고 희망은 일하는 당신과 그 주변에 있을 거

라 믿는다. 당신 옆자리의 동료도 비슷한 불만과 의문을 품고 있지

않을까. 커피 한 잔의 여유는 이럴 때 필요한 법이다.

『워크』, Crimethinc 지음, 박준호 옮김, 마티 『청춘 착취자들』, 로스 펄린 지음, 안진환 옮김, 사월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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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2012 06

‘부루마블Blue Marvel’을 아시는지? 1980년대 초반에 등장해 선

풍적인 인기를 모은 보드게임 말이다. 주사위를 굴려 세계

의 도시를 사고, 빌딩을 올려 세를 받고, 황금열쇠에 걸려

벌칙을 수행하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게임이

『조화로운 삶』의 저자이자 귀농 운동의 선구자인 스코트 니

어링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를 것이다.

부루마블은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만든 ‘모노폴리Monopoly’라

는 게임을 거의 베꼈다. 그 원형은 미국 동부의 학생과 퀘이

커 신자들이 집단적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각

자 손으로 게임판을 만들며 지명이나 게임의 요소를 조금

씩 달리했다. 어쨌든 주사위를 굴려 땅을 차지하고 돈을 벌

어들이는 방식은 같았다. 이 게임은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서 경제학 수업을 위한 교재로 사용하면서 좀 더 분명한 틀

을 갖추게 되는데, 바로 그 수업을 진행한 사람이 스코트 니

어링이었다. 그가 학생들과 함께 밝혀낸 자본주의의 본질은

게임의 제목에 담겨 있다. ‘독점Monopoly’ - 누군가 한 사람이

모든 땅과 재산을 독차지해야 끝난다. 니어링이 자본주의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숲으로 들어간 것은 이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부루마블이나 모노폴리가 싫다. 나쁜 이데올로기를

전파해서가 아니라, 재미없기 때문이다. 게임의 초반에 누

가 더 많은 땅을 차지하느냐가 승패를 결정하고 끝이다. 뒤

처진 자는 마치 오르는 집값을 감당 못해 전전긍긍하는 세

입자들 같다. 나는 다른 많은 보드게임을 찾았고, 거기에서

다른 종류의 인생과 사회를 살아가는 재미를 배웠다.

보드게임은 글자 그대로 판Board을 깔아놓고 즐기는 게임이

다. 주사위를 굴리고, 카드를 뒤집고, 말을 움직이면서 엎치

락뒤치락 승부를 가린다. 사실 윷놀이, 화투, 장기, 바둑도

보드게임의 일종이다. 어느 민족이든 이와 비슷한 게임을 즐

겨왔는데, 독일인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설계된 게임을 만들

었고 이것이 세계로 퍼져 나갔다. 국내에 보드게임이 본격적

으로 들어온 것은 대략 10년 전부터다. ‘스타크래프트’를 필

두로 한 컴퓨터·인터넷 게임이 인기몰이를 해온 시기임에

도 불구하고 이 아날로그 게임은 마니아들을 늘려왔다. 그리

고 지금은 가족 게임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놀자

보드게임 ‘모노폴리’는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경제학 수업을 위한 교재로

사용되면서 좀 더 분명한 틀을 갖추었

다. 이 수업을 진행한 사람은 훗날 자

본주의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숲으로

들어간 스코트 니어링이었다.

손으로 만지고 세상을 깨닫는다, 보드게임이명석 저술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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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참여사회

보드게임의 세계는 정말 다채롭다. ‘할리갈리’처럼 과일의 숫

자를 보고 먼저 종을 친 사람이 카드를 따는 간단한 게임도

있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몇날 며칠을 다투어야 승부

를 볼 수 있는 ‘액시스 앤 얼라이스’ 같은 게임도 있다. ‘카탄’

은 육각형 모양의 타일을 이어붙인 섬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자원을 가지고 서로 빨리 성장해나가는 게 목표다. ‘카르카

손’은 중세의 성곽 도시를 배경으로 여러 사람이 하나씩 타

일을 이어붙이면서 지형을 만들어 가고, 그 과정에서 성이나

길을 완성하게 되면 점수를 얻는다.

나는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어 있는 아이들 때문에 걱정하

는 부모들이 있으면 보드게임을 건네보라고 한다. 똑같이

승패를 가리는 게임이지만, 양쪽을 만나는 기분은 사뭇 다

르다. 대개 보드게임은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컴퓨터의 인

공지능이나 네트워크 너머의 이름 모를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앞에 얼굴을 마주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 한 번 게임

이 시작되면 어떻게든 끝까지 가야 한다. 결정된 맵이 마음

에 안 든다고, 초반 운이 안 좋다고 멈추고 다시 시작할 수

없다. 언제나 상대와 대화해야 하고, 서로 간에 관계를 만

들어야 한다.

어린 시절 ‘뱀 주사위 놀이’라는 게임을 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주사위를 굴려 불장난 칸에 걸리면 나쁜 일을 한

죄로 아래로 떨어지고, 반대로 착한 일에 걸리면 위로 올라

가는 게임이다. 그중 제일 착한 일이 ‘간첩 신고’라는 웃지

못할 이데올로기도 들어 있다. 이 게임 역시 ‘뱀과 사다리’

라는 원형이 있다. 나는 이 게임을 싱가포르, 홍콩, 스페인

의 톨레도에서도 보았다. 불교적인 세계관을 담은 ‘윤회쌍

륙’이나, 벼슬살이를 담은 ‘승경도’ 같은 전통의 게임도 비슷

하다.

보드게임 한 판은 마치 하나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과 같다.

우리는 그 판 위에서 주사위의 운과 각자가 가진 기술을 더

해 상대를 이겨보고자 한다. 어찌 보면 주사위는 공평하

지 못한 수단 같지만, 힘이 약한 사람도 운을 얻어 게임에

서 이길 기회를 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초등학생 아이와 부

모들이 함께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나는 거기에서 사회를 보기도 한다. 부루마블처럼 강자만

이 독식하는 게임은 쉽게 흥미를 잃는다. 때론 기술로 때론

운으로, 엎치락뒤치락 누구든 이길 기회를 주는 게임이 훨

씬 재미있고 지치지 않는다.

보드게임 한 판은 마치 하나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과 같다. 우리는 그 판 위에서 주사위의 운과 각자가 가진 기술을 더해 상대를 이겨보고자 한다. 어찌 보면 주사위

는 공평하지 못한 수단 같지만, 힘이 약한 사람도 운을 얻어 게임에서 이길 기회를 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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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2012 06

안녕하세요, 저는 영국 남동부의 사슴의 샘 마을에 사는 원

충연이라고 합니다. 다벨Darvell이라는 이름이 오래된 영어

로 사슴의 샘이라는 뜻이래요. 이곳은 아이들을 포함해 삼

백 명 정도가 초대 기독교인처럼 더불어 사는 곳입니다. 저

는 아내, 아들 셋과 함께 살고 나무로 된 어린이 가구와 장

난감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멀리 있지만 시사잡지에서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심

있게 읽습니다. 전에 읽었던 것 중에 지금도 자주 생각하는

기사는 한 고등학생과 어머니 사이에 일어난 끔찍한 일입

니다. 부모님이 이혼한 후 어머니로부터 지나친 공부 강요

와 폭력을 당하던 학생이 결국 자기 어머니를 해친 비극 말

입니다. 이 사건과 더불어 너무 자주 들려오는 십대의 자살

소식은 제 마음을 무겁게 누릅니다.

그 고등학생의 사건을 생각하고, 따돌림과 시험 부담 때문

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십 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이곳에

살림

“아빠, 돌아오세요!”

서 제가 너무 ‘특권’을 누리며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

저 듭니다. 저희 공동체 마을에서는 아이들에게 시험공부

를 하라고, 좋은 대학에 가라고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다

른 사람을 돕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라고 아이들

을 북돋아 줍니다. 다른 사람을 공부나 직업으로, 또는 외

모로 평가하지 말고 모든 사람을 똑같이 진실하게 대하라

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노는 게 최고의 배우는 길이라고 생

각하기 때문에 아이들, 특히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 다니

는 아이들은 자유로이 놀게 합니다.

그래도 아이 기르는 일은 쉽지 않고, 저 같은 사람은 배울

게 많습니다. 저는 젊은 아빠 축에 끼는데 어르신들은 늘

제게 “일이 끝나면 일 스위치를 아예 내려버리라.”고 충고

하십니다. 다 잊어버리고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고, 이야기를 읽어주고 함께 노래하라고, 그리고 다

른 이들의 고통을 생각하며 함께 기도하라고 권합니다.

“일 스위치를 내려라.”

사실 전 ‘일 스위치’를 잘 내리지 못해서 탈입니다. 며칠 전

에도 일을 냈죠. 낮에 어떤 사람 때문에 화가 났는데 집에

와서도 그게 안 풀리는 거예요. 그래서 몸은 아이들과 함께

있었지만, 마음은 아주 먼 곳에서 헤매고 있었죠. 당연히

일이 벌어졌습니다. 유치원 다니는 큰 아이와 두 살배기 둘

째는 ‘집 나간’ 아빠에게 시위를 벌였습니다. 둘 다 부모 말

을 안 듣고, 형은 동생을 괴롭히고, 동생은 되치고… 난리

였습니다. 사실 그런 아이들의 실력 행사는 “아빠, 돌아오

세요!”라는 외침이나 다름없는데요… 결국, 전 아이들에게

짜증을 냈고, 갓난아기를 돌보는 아내에게까지 불똥이 튀

었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그냥 사라져 버렸습니다. 허무하게요.

아내가 제게 그 사람을 찾아가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라고

강력히 권하는 바람에 마뜩잖았지만 그래도 찾아갔습니다.

원충연 영국 다벨 브루더호프 거주

Page 41: PSPD MAGAZINE 2012. 06. (187)

41참여사회

그런데 뜻밖에 간단히 서로의 마음을 느끼고, 용서했습니

다. 그렇게 평화를 되찾은 저는 아이들 방에 가서 아직 잠들

지 않은 큰 아이에게 “아까 아빠가 미안했어.”라고 했더니

아이는 “사랑해 아빠!”라며 간단히 용서해 주었습니다.

이 작은 경험으로 제가 느낀 건 ‘어떤 이와 함께 있는 시간

은 내가 중요한 일을 하거나 어떤 문제를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소설 『까라마

조프의 형제들』에 “당신이 분노한 마음으로 어떤 아이 앞을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당신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에 아이의 마음에 악의 씨앗을 뿌렸을 수도 있다. 그 씨앗

은 그대로 자라날 것이다.”라고 쓴 것 처럼요. 아이들은 놀

랍게 예민한 감수성을 갖고 있어서, 우리 마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그대로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우리 어른은 마음도 주지 않으면서 “공

부해라, 성공하라!”며 부담만 주고, 최신 스마트폰 같은 선

물로 시간과 마음을 대신하려고 하고 있잖아요!

감사하면 평화가?

우리 공동체에는 크리스토프 할아버지라는 분이 계십니다.

공동체의 많은 이들을 섬기고, 마흔두 명의 친손자 손녀뿐

만 아니라 모든 아이를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이 분은 제가

총각일 때부터 어려운 일이 있으면 진심 어린 충고를 해 주

셨고, 아내와 사귈 때도 도와주셔서 지금도 궁금한 게 생기

면 전 자주 이 분께 조언을 구합니다. 그런데 이 분이 제게

늘 하시는 말씀은 “가족을 이룬 걸 감사하라.”입니다. 가족

문제에 대해 물어도, 다른 사람과의 문제에 대해 물어도,

공동체의 미래에 대해 물어도 언제나 “감사하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감사하는 자세가 좋은 건 알지만, 내가 알고

싶은 건 그게 아닌데… 참, 도대체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그 말은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고,

지금 함께 하는 이를 진심으로 대하라는 말씀으로 들리더

군요. 공동체의 어떤 분 말씀처럼 “감사가 있는 곳에 기쁨

이 있고, 기쁨이 있는 곳에는 사랑이, 사랑이 있는 곳에는

평화가” 있으니까요.

아무튼, 전 공동체와 가정에서 늘 실수 투성이지만 쉽게 용

서할 줄 아는 아이들 덕에 매일 새로운 시작을 합니다. 그

리고 그런 아이들의 단순함을 배우려고 합니다. 그게 단순

히 ‘아이의 순수함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내가 변하고 세

상이 변하는 일의 출발점이라고 확신하면서요.

지난 월요일은 몇 주 전에 태어난 셋째 아이가 처음으로 어

린이집 아기 반에 가는 날이었습니다. 아침 아홉 시가 되자

다섯 살 반 아이들이 요정 옷을 입고 막내를 데리러 왔습니

다. 노랑, 빨강, 파랑의 옷을 입고 모자를 쓴 요정들이 손에

손을 잡고 우리 집 쪽으로 오면서 노래를 불렀지요. “아가

야, 넌 천사처럼 우리 집에 날아와 우리의 아기가 됐구나.”

그 속에 낀 두 살백이 둘째는 마치 자기가 정말 요정이라

도 된 것 같은 표정이었고,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

했습니다. 마치 아이들의 얼굴에서 빛이 흘러나오는 거 같

았지요. 요정들의 ‘호위’를 받으며 우리 부부는 막내를 유모

차에 태워 어린이집 쪽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들은 계속 노

래를 부르며 행렬을 이끌었습니다.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

갈 때는 오가던 사람들이 멈춰서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습

니다. 아이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면 전 마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자연스럽게 잔걱정과 스

트레스가 모두 사라져버렸고요. 마음속으로 아이들의 이런

마음을, 그들의 세계를 존중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

다. 그리고 아이가 커도 서로 눈을 바라볼 수 있는 사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습니다.

붙임

크리스토프 할아버지의 자녀 교육에 관한 진심 어린 충고를 읽어보고 싶

으세요? kr.whychildrenmatter.com을 방문해 보세요.

<살림>은 네 분의 필자가 번갈아 연재합니다. 원충연 님의 글은 10월호에

서 다시보실 수 있습니다.

Page 42: PSPD MAGAZINE 2012. 06. (187)

42 2012 06

Try to Remember

만평

제주해군기지, 강정마을을 흩뜨리고 구럼비를 죽인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즉각 수입 중단하겠다던 약속은 어디에?

고경일 우화

Page 43: PSPD MAGAZINE 2012. 06. (187)

43참여사회

남훈님께서 지금의 길을 걷게 된 터닝포인트라고 할 만한

사건이나 책, 또는 어떤 멘토의 말씀이 있었나요?

잠깐 상상을 해보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원시시대로 가

봅시다. 이제 막 수렵을 시작했을 때의 그 시점으로 말이죠.

동굴에서 살고 있고 그곳에는 동거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사냥

을 하러 나가야 합니다. 뭔가를 먹어야 할테니까요. 그래서 뭔가 무

기가 될 만한 것을 집어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사냥감을

찾아 다니다가 마침 운 좋게 포획에 성공합니다. 그런데 아뿔싸. 사

냥에 너무나 집중한 나머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린 겁니다.

방향도 모르겠고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대체 어떡

해야 할까요.

현재로 돌아옵시다. 그 원시인이 다시 동굴로 돌아갔을 지 아니면

결국 귀환에 실패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천신만고 끝

에 동굴로 돌아가는데 성공했다면 아마 그 다음부터는 멀리 길을 떠

날때는 주변의 지형지물을 확인하거나 무언가 표시를 남겨두려고

했겠지요. 아마 그렇게 계속 뒤를 돌아다보는 습관은 수컷인 남성에

게 후방인지능력을 키워줬고 지금 운전대를 잡은 남자들이 후진을

잘하는 이유가 됐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어떤 일의 계기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제가 처음 사회

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서울 모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처

우에 대한 것이었지요. 부끄럽지만 그 이전까지 그 분들 또는 그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식대

가 300원이라는 부분에서 감정이 마구 솟구쳐 오르더군요. 그것을

풀기 위해선 그 분들을 도울 무언가를 찾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

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은 단번에 인생을 바꿔줄 유인을 찾

습니다. 방아쇠만 당기면 자신이 불굴의 용사로 다시 태어나 모든

일이 획기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요. 아쉽게도 그렇게 보

이는 사례들은 강연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기

위해, 또는 상품을 팔기 위해 포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매우 개인적이고 아주 사소한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것이 내 인생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집니다. 그것들이 차곡차곡 적

립되면 점차 커다란 인생의 방향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 그리고

이런 경험을 다른 이들도 할 수 있도록 선물해 보세요. 그건 아주 간

단합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면 됩니다.

제가 악역 레슬러로 막 경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지금으로부터 10

여년 전의 일입니다. 경기장에서 일본 선수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눈물과 땀과 피가 범벅이 되서 대기실로 돌아왔는데 김일 선생님이

앉아계셨습니다. 당시 선생님은 오랜 선수 생활의 후유증에 숙환까

지 겹쳐 거동이 불편하신 상태였습니다. 선생님은 저를 보더니 "악

역이지? 악역은 맞는 게 이기는 거야"라고 한 말씀 해주셨지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발 끝부터 목구멍까지 꾹꾹 차있던 무언가가 내려가

면서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제 막 경기를 뛰는 정

말로 핏덩이 같은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조언을 해주신 거지요. 자

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타인의 경험을 받드세요. 그게 삶의 터

닝 포인트이고, 극적인 계기입니다.

상담

Q

A

터닝 포인트, 니 뒤에 있다.

김남훈 프로레슬러, 육체파 지식노동자

Page 44: PSPD MAGAZINE 2012. 06. (187)

4.11 총선 결과 만족하십니까?

92.6%가 불만족, ‘야권의 과반의석 달성 실패’가 가장 큰 이유

중요한 선택 기준은 ‘정권심판’, 특징은 ‘보수·진보 진영 대결’로 나타나

44 2012 06

통인뉴스

참여연대 회원들, 4.11 총선 어떻게 보나?회원모니터단 2012년 2차 설문조사 결과

참여연대 정책홍보팀

2012년 2차 참여연대 회원모니터단 설문은 4.11 총선 결과와 참여연대의 총선 대응 활동을 평가하고 이후 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실

시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5월 4일부터 14일까지 약 2주 동안 진행했으며 452명의 회원모니터단 중 231명(응답률 51%)이 참여했습니다. 조사 결

과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서 분석하였습니다.

회원모니터단이란? 거주 지역,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하여 추첨으로 구성한 500여명의 회원모니터 그룹입니다. 2011년부터 도입된 회원모니터

단은 임기 2년 동안 연 총 4회 온라인 설문에 참여합니다.

19대 총선이 불만족스러운 이유는?

30

20

10

0

야권

의 과

반의

석 달

성이

실패

해서

새누

리당

의 선

전 때

문에

경선

부정

등 진

보당

에 실

망해

민주

진보

세력

의 정

책/공

약의

부재

(혹은

정책

선거

실종

)

이기

주의

, 위기

대응

실패

등 민

주통

합당

의 역

량부

족 때

문에

괜찮

은 후

보들

의 낙

선 등

공천

실패

때문

지역

주의

때문

기타…

모름

/ 무

응답

분위

기가

좋았

음에

도 정

권심

판에

패한

야권

에 실

망해

24.3

19.615.9

9.8 8.9 8.97.0

5.67.5

5.6

단위= (%), n = 214

19대 총선, 무엇을 기준으로 투표하셨나요?

70

60

50

40

30

20

10

0

65.4

정권심판 정책/공약 지지 정당의 선전

후보자의 인물됨

거대 야당 견제

기타 모름/무응답

11.7 10.8 8.23.0 0.4 0.4

단위= (%)

19대 총선의 특징은?

50

40

30

20

10

0

40.7

보수/진보

진영 대결

정권 심판 미래 권력 창출

지역 대결

인물 경쟁

정책 경쟁

기타 모름/무응답

20.315.6

11.3

3.5 1.74.8

2.2

단위= (%)

Page 45: PSPD MAGAZINE 2012. 06. (187)

45참여사회

회원모니터단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불만족스럽다(92.6%, 매우

불만족스럽다 50.6%+불만족스러운 편이다 42.0%)고 평가했습니

다. 그 이유로는 ‘야권의 과반의석 달성이 실패해서’가 24.3%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분위기가 좋았음에도 정권심판에 실패한 야권에

실망해서’(19.6%), ‘새누리당의 선전 때문에’(15.9%) 등의 응답이 있

었습니다. 그 외, ‘경선부정 등 진보당에 실망해서’(9.8%), ‘민주진보

세력의 정책/공약의 부재(혹은 정책선거 실종)’(8.9%), ‘이기주의, 위

기대응 실패 등 민주통합당의 역량부족 때문에’(8.9%), ‘괜찮은 후보

들의 낙선 등 공천 실패 때문에’(7.0%), ‘지역주의 때문에’(5.6%) 등

의 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회원모니터단이 이번 총선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선택 기준은

‘정권심판’(65.4%)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정책/공약’(11.7%), ‘지

지 정당의 선전’(10.8%), ‘후보자의 인물됨’(8.2%), ‘거대 야당 견제’

(3.0%)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이번 총선의 주된 특징에 대

해서는 ‘보수·진보 진영 대결’이라는 응답이 40.7%로 가장 높았습

니다. 다음으로는 ‘정권심판’(20.3%), ‘미래 권력 창출’(15/6%), ‘지역

대결’(11.3%), ‘인물 경쟁’(3.5%), ‘정책 경쟁’(1.7%) 등의 순으로 나타

났습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보수·진보 진영의 대결’로 인식

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야권의 실패에는 이유가 있다!

‘보수 세력의 언론 장악’(53.7%),

‘개혁 공천 실패와 부정 경선’(48.5%) 등 응답

이번 총선에서 야권이 후보단일화에도 불구하고 과반의석을 확보하

지 못한 이유에 대해 복수응답(2개)을 받은 결과, ‘보수 세력의 언론

장악’(53.7%)과 ‘개혁 공천 실패와 부정 경선’(48.5%)을 원인으로 보

는 응답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다음으로 ‘개혁 공약의 부재’(28.6%),

‘지역주의’(17.7%), ‘김용민 막말 파동’(11.3%) 등의 순으로 응답이 나

왔습니다. 특히 20대의 경우 ‘보수 세력의 언론 장악’이라는 응답이

낮게 나타난 반면, ‘개혁 공약의 부재’를 지목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

습니다.

시민사회의 총선 대응,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55.8%가 2012 총선유권자네트워크의 활동 모름

총선넷 활동을 접하게 된 경로는 참여사회가 44.1%로 가장 높아

참여연대를 비롯한 1천여 개의 시민단체들이 결성한 ‘2012 총선유권

자네트워크(이하 총선넷)’가 진행한 ‘기억·심판·약속’ 운동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44.2%가 ‘알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55.8%

는 ‘모른다’고 응답해, 참여연대 회원들조차도 이번 총선 대응 활동

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총선넷의 활

동을 접한 경로로는 『참여사회』가 44.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

음으로 ‘참여연대 웹사이트’(28.4%), ‘언론보도’(19.6%), ‘트위터, 페이

스북 등 참여연대 SNS’(16.7%), ‘포털사이트’(13.7%), ‘리멤버뎀 사이

트’(2.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복수응답(2개)

총선넷 활동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대다수는 활동 전반에

대해 긍정적(80.4%, 매우 긍정적 16.7%, 비교적 긍정적 63.7%)으로 평

가했습니다. 또한 총선넷의 활동 중 가장 인상 깊은 활동에 대해서는

주로 ‘후보자 심판 운동’(51.0%)이라고 응답했으며 그 다음으로 ‘투표

야권, 왜 과반의석확보에 실패했을까요?

60

50

40

30

20

10

0

보수

세력

의 언

론 장

개혁

공약

의 부

지역

주의

김용

민 막

말 파

정당

지지

도를

의석

으로

영하

지 못

하는

선거

제도

한미

FTA 폐

기,

제주

해군

기지

검토

등 공

거대

야당

견제

심리

노무

현 정

부 실

정에

대한

반성

부재

기타

북한

로켓

발사

등 북

모름

/무응

개혁

공천

실패

와 부

정 경

53.7

48.5

28.6

17.7

11.3 11.3

4.3 4.3 2.67.4

1.7 0.4

단위= (%)

총선넷 활동,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50

40

30

20

10

0

44.1

참여사회 참여연대 사이트

언론보도

참여연대 SNS

포털사이트

리멤버뎀 사이트

기타 모름/무응답

28.4

19.616.7

13.7

2.9 1.0 1.0

단위= (%), n = 214

Page 46: PSPD MAGAZINE 2012. 06. (187)

46 2012 06

통인뉴스

참여 운동’(28.4%), ‘후보자 약속 운동’(11.8%) 등의 순으로 답했습니다.

총선넷 공식사이트인 리멤버뎀에 대해 응답자의 41.2%가 접속한 경

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투표 시 총선넷에서 발표한 심판명단

을 참고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60.8%, 약속명단을 참고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52.9%였습니다. 반면 총선넷의 심판·약속명단을 참고하

지 않았다고 응답한 경우(34명), 그 이유로 ‘이미 지지정당과 후보가

정해져 있어서’(76.5%), ‘그런 명단이 있는지 몰라서’(11.8%), ‘선정기

준 및 근거의 객관성과 설득력이 떨어져서’(5.9%), ‘현실적으로 당락

에 영향을 미칠 수 없어서’(5.9%) 등의 순으로 응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선 주자들 중에서 우리 사회를 가

장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를 물

었습니다. 문재인이 49.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안철수(29.0%),

유시민(7.4%) 등이 높게 지목되었습니다. (기타로는 박원순 등이 거

론되었습니다)

19대 국회와 새 대통령은 ‘언론 독립성 확보’ 우선할 것!

19대 국회와 오는 12월 대선을 통해 선출될 대통령이 가장 우선적으

로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복수응답(3개)을 받은 결과, ‘언론 독립

성 확보’라는 응답이 45.5%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고비처 설

치, 검사장 직선제 도입 등 검찰개혁’(34.6%), ‘권력형비리 진상규명

과 반부패제도 개혁’(34.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지난 1차 회

원모니터단 설문에서 ‘2012년 선거를 통해 새로 들어설 국회와 정부

의 선결과제’라는 질문에 동일한 보기로 설문한 결과(‘한-미 FTA 폐

기, 통상민주화’(37.2%), ‘고비처 설치, 검사장 직선제 도입 등 검찰

개혁’(34.2%), ‘권력형 비리 진상규명과 반부패제도 개혁(29.0%)’)와

비교해 보면 회원모니터단은 언론의 독립성 확보를 가장 중요한 사

안으로 여기고 있으며, 검찰개혁과 반부패제도 개혁에 대해서는 시

기와 상관없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총선넷의 심판ㆍ약속 명단을 참고하지 않은 이유는?

90

80

70

60

50

40

30

20

10

0

76.5

이미 지지정당과 후보가 정해져

있어서

그런 명단이 있는지 몰라서

선정기준 및 근거의 객관성과

설득력이 떨어져서

현실적으로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없어서

11.8

5.9 5.9

단위= (%), n = 214

우리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차기 대권 주자는?

60

50

40

30

20

10

0

65.4

문재인 안철수 유시민 손학규 김문수 박근혜 모름/무응답

11.7

7.42.6 1.3 0.4 0.4

단위= (%)

19대 국회와 차기 대통령은 무엇을 먼저 해야할까요?

50

40

30

20

10

0

45.5

34.6 34.6

26.022.1

20.8

1.3 1.3

단위= (%)

언론

독립

성 확

고비

처 설

치, 검

사장

직선

도입

등 검

찰개

권력

형 비

리 진

상규

명과

부패

제도

개혁

대기

업 불

공정

행위

규제

재벌

개혁

주거

비 교

육비

가계

부채

민생

고 해

공천

개혁

, 정당

개혁

정치

개혁

기타

모름

/ 무

응답

회원모니터단 설문조사는?

참여연대의 사업계획 수립과 중간 점검을 위해 연2회 실시하는 정기 회원모니터

단 활동의 일환으로, 2012년 주요 활동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도를 파악하고,

쟁점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실시하였습니다.

조사 방법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E-mail 조사

조사 대상 참여연대 회원 모니터단 452명

표본 설계 표본추출방법 : 전수조사

유 효 표 본 : 총 231명

조사 진행 2012. 5. 4. ~ 5. 14.

실사 수행 참여연대

분석 수행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Page 47: PSPD MAGAZINE 2012. 06. (187)

47참여사회

쉽게 즐기는 우쿨렐레 교실

6.18~7.16 초급반 11기

월, 오후 7시30분~9시, 총 5회, 12만원, 15명 정원

인문정치와 현대사, 그리고 주체

6.26 3·1운동, 아래로부터의 역사를 새로 쓰다 하승우

7.03 8·15, 그 커다란 환호성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승원

7.10 전태일 분신과 광주대단지 사건 김원

7.17 5·18 광주항쟁과 저항주체 김정한

7.24 6월항쟁, 다수가 만든 민주주의의 성공과 역설 이영제

화, 오후 7시~9시30분, 총 5회, 8만원

반란의 소리, 저항의 노래

7.11 동구와 서구, 한과 희망이 뒤섞인 저항의 노래 박노자

7.18 일본의 저항가요 연대기 :

인터내셔널가 도입에서 후쿠시마까지 임경화

7.25 <독립군추모가>에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까지 이영미

수, 오후 7시~9시30분, 총 3회, 5만원

*자세한 강좌 소개는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2012 여름 강좌안내

수강안내

강좌신청 느티나무 홈페이지 http://academy.peoplepower21.org 에서

로그인 후 신청가능.

온라인 수강신청 후 수강료를 입금해야 신청이 최종 완료됩니다.

입금계좌 하나은행 162-054331-00805 예금주 참여연대

할인혜택 참여연대 회원은 수강료 50% 할인

* 20명 이하 정원 강좌의 경우 30% 할인

장 소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 일부 강좌는 외부 교육 장소에서 진행됩니다. 해당 강좌 안내 참조

신청문의 아카데미 느티나무 전보임, 천웅소 간사

02-723-0580 [email protected]

봄학기 내내 아카데미에서 즐겁게 공부하셨나요?

시원한 느티나무 그늘 아래서

맛있는 저녁식사, 즐거운 놀이,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에

깊어 가는 여름밤을 함께 할 벗을 만나보아요.

느티나무 강좌를 수강한 분이라면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여름학기 강좌가 궁금하거나,

그냥 놀러 오고 싶은 분도 환영해요^^)

아카데미 느티나무 봄학기 종강했어요열심히 공부한 사람 여기여기 모여라~ 돗자리 깔고 재미나게 파티해요!

초대합니다 돗자리 종강파티 ♪

•언 제 6월 22일 금 저녁 7시~9시30분

•어디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문 의 아카데미 느티나무

[email protected], 723-0580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에서 토크쇼를 시작합니다

이름부터 참 즐거운 <참쇼>!

다양한 초대손님과 얘기 나누고 함께 웃고, 울고, 격려하며

대안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참여연대 회원, 아카데미 느티나무의 수강생이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6월 1일, 첫번째 참쇼는 <파업자들>

‘공정언론 프리덤’을 외치는 언론 파업자들을

초대손님으로 모십니다.

최경영 KBS 기자, 김민식 MBC PD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응원을 보내는 시간, 기대해주세요!

참되고 참신한 참여연대 토크쇼, 참쇼!

•일 시 2012년 6월 1일 금 저녁 7시 - 9시 30분

•장 소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참가비 5,000원(*현장 납부 가능합니다)

•문 의 아카데미 느티나무 02-723-0580

[email protected]

※ <참쇼>는 아카데미 느티나무 웹에서 확인, 신청할 수 있습니다.

http://academy.peoplepower21.org

Page 48: PSPD MAGAZINE 2012. 06. (187)

48 2012 06

어린이날, 군사교육 권하는 사회

최근 3~4년간 안보체험 교육, 병영체험 교육

등의 이름으로 아동·청소년의 준군사훈련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직접 살상무기를 조작해보

고 겨냥해보는 등 보편적인 어린이 인권을 침

해하는 요소가 상당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

여연대는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어린이들이

인류 평화에 기여하는 세계인으로 자라는 것

과 군사교육이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안보, 적

개심, 살상기술, 살상무기 등이 아동의 전인격

적 성장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화두를 던지고

자 성명을 냈습니다.

5·18, 아시아 민주화 운동가들이 한자리에

2012년 광주 아시아 포럼의 일환으로 참

여연대가 속해있는 아시아민주화운동연대

(Solidarity for Democratisation Movement in

Asia, SDMA)는 ‘아시아 민주주의 평가와 감시’

워크숍(5/16)과 ‘아시아 시민사회 사법감시 워

크숍 - 판결비평을 중심으로’(5/17)를 개최했습

니다. ‘아시아 민주주의 평가와 감시’ 워크숍에

서는 아시아 시민사회의 눈으로 바라본 권력

감시, 민주화의 정도를 평가하는 툴 개발과 관

련한 전략을 논의하여 아시아 지역의 민주주의

증진과 강화를 연대의 힘으로 이뤄내는 첫걸음

을 마련했습니다.

불법사찰 진상공개 촉구

참여연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결성한 민간

인 불법사찰 은폐의혹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

벌 비상행동(이하 민간인불법사찰 비상행동)은

5월 17일 광화문 광장에서 이명박 대통령 스스

로 비선 친위조직의 실체와 민간인 불법사찰

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을 모두 밝힐 것을 촉

구했습니다.

제주도를 하와이처럼?

제주도를 하와이처럼 만들겠다는 박근혜 비대

위원장에게 하와이의 실상을 알리기 위한 논평

을 냈습니다. 하와이는 이전에 사용되었던 지

역을 제외하고 828개 지역이 오염되었고 진주

만 해군 단지Naval Complex에는 749개 오염 지역

이 있습니다. 하와이에서는 매년 실탄 발사 군

사훈련이 있는데 이로 인한 중금속 환경오염

은 자연 생태계의 파괴로 이어져 1,100개의 고

유한 천연동식물 중 약 82%가 위험에 처해 있

습니다. 만약 해군기지가 들어서지 않았더라면

하와이는 천혜의 환경 그대로의 평화의 섬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와이는 군사시설이 가져올

파괴적 결과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을 더

많이 공론화하겠습니다.

변호사법 위반 전 대법관 고발

참여연대는 4월 5일 고현철 변호사를 대법관

재직 시 재판한 사건을 변호사로서 수임하여 변

호사법 31조(수임제한)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서

울중앙지검에 고발했습니다. 고현철 변호사는

전 대법관, 전 선거관리위원장, 현 대법원 법관

인사제도개선위원장, 현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입니다. 이번 고발은 이러한 수임제한 위반 혐

의가 있는 사건의 실질적 피해자인 정국정 씨

의 제보에 따른 것으로, 그는 엘지전자 사원으

로 근무하다 알게 된 사내 비리를 96년 사내 감

찰팀에 신고하였으나 승진누락, 사내 왕따 등의

보복을 받다 2000년 해고된 공익제보자입니다.

관련하여 지난 5월 16일에는 명광복 행정감시

센터 선임간사가 고발인 조사를 받았습니다.

『시민과 세계』 창간 10주년 기념 연속 포럼

참여사회연구소에서 발행하는 반년간지 『시민

과 세계』가 2002년 ‘열린 연대로, 시민적 진보

를 지향하며’라는 기치를 걸고 창간한 지 10주

년이 되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5월 26일

‘시민적 진보와 한국 사회’를 주제로 창간 10주

년 기념 1차 포럼을 열었습니다. 2차 포럼은 ‘시

민적 진보 : 시민경제와 시민정치’를 주제로 이

달 말 열릴 예정입니다.

고용노동부에 쌍용자동차 노사합의

불이행 지도감독현황 공개질의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가 천 일이 넘도록 해결

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쌍용차 사측은

경영 상태가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2009

년의 노사합의를 불이행하고 있고, 노사합의

이행을 지도·감독할 정부 또한 그 역할을 제

대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2009년 쌍용

차 노사가 ‘무급휴직자·희망퇴직자·영업전

직자를 새 인력채용 때 포함’시키겠다는 노사

합의를 체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쌍용차 사

측이 지난 4월 자사 홈페이지에 신규·경력사

원 채용공지를 낸 것은 단체협약 위반 및 근로

기준법(우선 재고용) 위반입니다. 이에 참여연

대는 고용노동부에 쌍용자동차 노사합의 불이

행에 대한 지도감독현황 및 향후 조치 계획에

대해서 공개질의서를 발송했습니다. 또한 쌍용

차 문제해결을 위해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쌍

용차 청문회 촉구 기자회견, 정당 대표 면담 및

노동부 장관 면담 등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4·28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행사

“당신의 빈자리, 기억할게요.”

‘4.28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이

하여 시민단체들은 4월 23일~4월 28일을 추

모 기간으로 설정하고 4·28 세계 산재사망노

동자 시민추모위원회 출범, 시민공개강좌(노동

자의 건강과 정의), 시민추모문화제(당신의 빈

자리, 기억할게요)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습

니다. 총 900여 명의 시민들과 40여 개의 단

체들이 추모위원으로 참여해주셨습니다. 노동

자가 일하다 사망하는 비극은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산재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노동자

들의 죽음을 애도하며 참여연대는 모든 노동

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 확보를 위

해 노력할 것입니다.

어린이집 공공성 확보를 위한 활동

최근 영유아와 보육교사 허위 등록을 통한 보

육료 부정수급, 운영비의 사적 이용, 통학차량

미신고 및 급식·건강·위생 미흡, 불법 리베이

트 수령 등 민간어린이집의 운영 비리가 무더

기로 적발됐습니다. 정부의 무상보육정책으로

인해 어린이집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면서 일부

원장들이 어린이집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

고 있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민간어린이

집연합회는 보육료 인상 및 정부의 관리·감독

규제 완화를 요구하며 집단 휴원을 예고하였습

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요구에 화답이라도

하듯 소규모 어린집의 세입?세출 증빙서류 제

출의무를 삭제하고, 원장의 사택설치를 허용하

고, 지도감독 규정을 일부 완화하는 규제개선안

을 내놓았습니다. 참여연대는 시민사회단체들

과 함께 규제개선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보건

복지부에 전달하고, 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

도록 민간어린이집에 대한 규제 강화와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5~6월의 참여연대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통인뉴스

Page 49: PSPD MAGAZINE 2012. 06. (187)

49참여사회

서촌 답사, 잘 마쳤습니다!

5월 19일, 2차 서촌 답사를 3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성황리에 진행하였습니

다. 이번 답사는 문화유산지킴이로 유명한 참여연대의 오랜 회원 황평우 한

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께서 재능기부로 진행해 주셨는데요, 조선시대에서

근대에 걸쳐 경북궁의 서쪽, 참여연대가 있는 서촌의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들려주셨습니다. 가을에는 덕수궁 인근 지역 또는 서촌 답사를 준

비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반갑습니다, 자원활동가님!

2012년 제2차 자원활동가 모집을 통해 21명의 새 자원활동가들을 만났습니

다. 회원들이 보내주시는 회비와 성원, 그리고 자원활동가들 덕분에 참여연

대가 움직입니다.

참여연대는 3개월에 한 번 자원활동가를 정기모집 합니다. 3차 정기모집은

8월이고, 그 사이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수시모집할 수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카페통인에서 모임을!

참여연대 1층의 카페통인은 평일 저녁과 주말, 휴일에는 운영하지

않는데요, 4월부터 ‘사람들이 오고가는 참여연대 만들기’를 위해

소모임 장소가 필요한 이들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4시간에 1만 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공간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4~20명이 이용할 수 있고요, 독서토론모임, 생일모임 등 다양한

소모임을 하기 좋답니다. 서울 종로구에 있고, 지하철 3호선 경복

궁역에서 가깝습니다.

이용신청 시민참여팀 02-723-4251 [email protected]

운영위원 1명이 회원 3명을!

2014년 말에는 참여연대 15,000 회원 시대를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4월 말 현재 참여연대

회원은 12,827명이지요. 그 일환으로 운영위원들은 지난 4월 운영위원회 이후 7월 운영위원회까지

‘운영위원 1명이 회원 3명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운영위원은 공동대표, 회원모임 대표, 적

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원과 추첨된 회원 등 다양한 층위의 회원 98명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그 덕에 가입한 신입회원들도 벌써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참여연대를 소개하고 회원가입을 권

유하는 것은 쑥스럽고 어려운 일이지만, 가치 있는 일에 동참하는 사람을 한 명 더 만드는 것은 뿌

듯한 일이기도 합니다. 운영위원님들 힘내세요!

참여연대 이은미, 이진선,

지은 간사가 말하는 참여

연대 자원활동가는?

Page 50: PSPD MAGAZINE 2012. 06. (187)

50 2012 06

투명회계

문의 참여연대 운영팀 02-723-5304 [email protected] www.peoplepower21.org

참여연대 운영비 전부는 십시일반 후원에서 나옵니다. 회비와 후원금은 개인소득금액의 20%까지 기부금소득공제 대상입니다.

하나은행 162-054331-00104 예금주 참여연대

실시간 계좌이체, 신용카드 결제

신용카드 포인트, 휴대폰 결제

네이버 해피빈 콩 후원 등

060-7001-060 한 통화 5천원

휴대전화나 집전화로 간단히

필요한 물품이 많아요

새 것 헌 것 가리지 않습니다

● 기자회견, 각종 행사 촬영에 유용하게 쓰일 DSLR 카메라를 홍성아 회원께서 보내주셨습니다.

● 디자이너가 보다 좋은 작업을 할 수 있는 색감 좋은 모니터를 송영재 회원께서 보내주셨습니다.

● 맛난 커피믹스와 예쁜 색지를 김은숙 회원께서 보내주셨습니다.

● 김정인 회원께서 커피메이커를 보내주셨습니다.

● 석가탄신일을 맞아 손혁재 회원께서 절편을 보내주셨습니다.

회원님들께서 보내주시는 날개가 참여연대에는 큰 힘이 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날개를 달았습니다.

● A4용지

● 현장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한 비디오 카메라 액세서리

1각대(모노포드) MANFROTTO 561 BHDV-1

렌즈필터 슈나이더 B+W CLEAR MRC UV2(82mm)

레인커버 KATA CRC-15PL

● 자료 정리와 보관을 위한 SATA형식 대용량(2TB이상) 하드디스크

● 자원활동가 지원을 위한 노트북과 모니터

● 라벨 두께 조절이 가능한 라벨프린터

●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이용할 어쿠스틱 피아노

집에서 쓰지 않고 뒹굴고 있는 물건도 참여연대에서는 꼭 필요한 물건이 될 수 있습니다. 혹은 만 원, 오만 원,

십만 원 십시일반 후원으로 함께해주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회원님들의 사랑이 담긴 날개를 기다립니다 ♥

•후원계좌 하나은행 162-054331-00104 (예금주 참여연대)

•문 의 운영기획팀 [email protected] 02-723-5304

날개를 달아주세요.

Page 51: PSPD MAGAZINE 2012. 06. (187)

51참여사회

지출 (원)

운 영 비

급 여 93,288,910

복 리 후 생 비 13,362,362

세금과 공과금 1,467,368

건 물 관 리 비 836,000

이 자 비 용 3,275,893

전 력 비 2,128,340

통 신 비 2,730,520

수 도 광 열 비 296,540

소 모 품 비 1,547,060

수 선 비 25,000

차 량 유지비 111,000

사 무 용 품 비 1,232,320

퇴 직 급 여 29,065,204

지 급수 수 료 3,131,616

잡 손 실 3,591,354

임 차 료 508,200

사 업 비

사 업 비 22,632,708

여 비 교 통 비 58,880

회 의 비 2,190,670

도서 인 쇄 비 355,460

교육 훈 련 비 429,720

발 송 비 267,730

기 부 금 400,000

잡 비 840,000

합 계 183,772,855

수입 (원)

회 비

사 무 처 78,966,300

공 익 법 센 터 1,325,100

민생희망본부 4,244,100

사회복지위원회 8,934,800

시민경제위원회 3,917,900

조세개혁센터 1,256,500

평화군축센터 2,096,500

사법감시센터 2,635,500

의정감시센터 3,138,800

행정감시센터 4,081,000

참 여 사 회 1,953,000

노동사회위원회 1,671,600

국제연대위원회 847,000

도 시 락 330,000

사 업 사 업 수 입 39,109,781

후 원부정기후원금 6,587,690

정 기 후 원 금 690,000

기 타이 자 수 익 3,790,350

잡 이 익 3,916,881

합 계 169,492,802

2012년 4월 참여연대 회계보고 (센터/위원회 포함, 참여사회연구소 제외)

*참여연대 회원이 회비를 납부하면 70%는 회원이 지정한 센터로, 나머지 30%는 사무처로 지급됩니다.

본인의 후원 센터가 궁금하신 경우 참여연대 ‘회원마당 활기차’ 웹사이트에 로그인하여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설기관인 참여사회연구소 4월 회비는 3,486,400원 입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회비는 사무처와 분배하지 않고 100% 연구소에 지급합니다.

부설기관 참여사회연구소는 독립법인으로 재정과 회계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3월 회계보고 중 부정기후원금 17,174,251원, 지급수수료 3,758,655원으로 바로잡습니다.

4월말 현재 회원 : 12,827명

4월말 현재 회원은 12,827명,

3년 뒤엔 15,000명 회원과

함께할 수 있도록

친구, 이웃, 동료에게

참여연대를 소개해주세요.

정부지원금 0%, 참여연대는 시민의 후원으로 움직입니다 온라인에서 간편한 회원가입 www.peoplepower21.org 02-723-4251 [email protected]

2012 참여연대 회원확대 캠페인

홍보물을 보내드립니다

친구와 이웃에게 회원가입을 권하고

싶은데, 어떻게 말할지 어색한가요?

참여사회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연락주시면 참여연대 소개 팸플릿을

보내드립니다.

감사 선물을 드립니다

세 명의 친구와 이웃을

회원가입으로 이끌어주시면,

작은 감사 선물을 드립니다.

참여연대의 힘을 키워주셨으니

보답하려는 마음입니다.

고맙습니다

지난 달에 김미영, 김학서, 박지영,

이경미, 이경휴, 정백란, 조영우,

피학용, 홍남숙, 홍재우 회원께서

친구와 이웃을 참여연대 회원가입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Page 52: PSPD MAGAZINE 2012. 06. (187)

52 2012 06

“시민의 소중한 지혜

와 참여를 통한 풀뿌

리민주주의 정착과

지역사회 발전의 새

로운 대안을 모색, 안

이한 밀실을 떨치고

나와 참여의 광장에

서 구체적 실천을 이

루어 가는 것은 이 시대가 우리 모두에게 요구하고 있는 과제입니

다. 위의 과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실천할 튼튼하고 열린

공론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고 새로운 도전의 도구로서

대구참여연대를 창립 합니다 ” 대구참여연대 창립선언문 중에서

대구참여연대는 1998년 지역사회와 시민사회의 발전, 참된 지방자

치의 실현을 통한 참여민주사회의 건설이라는 과제를 가지고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지난 15년 동안 예산ㆍ공직부정부패ㆍ대

구시정ㆍ의정 등의 권력감시, 주민복지와 권리 찾기 운동, 주민참

여제도화 운동, 민생 살리기 사업, 시민교육문화사업 등에 힘을 쏟

았습니다. 2012년에는 현장형ㆍ생활형 권력감시운동, 대구지역의

정치 변화를 추동하는 시민정치운동, 풀뿌리운동 강화 및 네트워

크 구축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1천3백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회원 캠프, 월례 강좌, 신입회원 만남의 날 등의 행사와 밴드,

독서토론 등의 소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참여연대와 함께해 주세요. 회원이 되면 1천 3백여 회원들과

관계를 맺고 5명의 상근 활동가와 사무처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또한 회원소식지를 받아보고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회비 중 3%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쓰입니다. 회비를 내시면 어려

운 이웃을 위한 기부를 함께하는 셈입니다.

■700-160 대구 중구 문화동 7-9번지 3층

■053-427-9780 http://civilpower.org

‘참치’를 소개합니다

참치

참치란?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참여자치연대)를 줄인 말입니다. 참여연대를 비롯해 전국 지역 권력 감시를 위해 활동 중인 18개의 풀뿌리

시민단체들이 모인 정책연대단체입니다. 참여민주주의와 지방분권을 제대로 뿌리내리도록 만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전

국 각지에 살고 계시는 참여연대 회원 여러분께서 그 지역의 풀뿌리시민단체를 하나씩 더 후원하고 활동하신다면, 살맛나는 세상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겠지요? 참여와 연대로 함께해요!

1995년 4월 28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

여와 연대를 통해 민주주의, 주민자치, 인권보장을 실현하기 위해

창립됐습니다. 우리 단체의 꿈은 소박했습니다.

“시민의 힘을 모아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대전을 만들자”

대전시내버스 개혁, 장애인 보행권 확보, 장외경마장 유치 반대, 부

패 정치 개혁, 아파트 부당전기료 문제 제기, 신행정수도 지속추진

운동, 대전마을어린이도서관 건립, 학교 운영지원비 폐지 등 크고

작은 지역 현안에 대해서 바른 소리를 냈습니다. 그 가운데 100명

남짓하던 회원이 17년 동안 열 배가 늘어 1000명이 넘었습니다. 많

은 분들과 뜻을 함께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

부터 어떠한 보조금이나 지원금 없이 오로지 시민과 회원들의 순

수회비와 후원금만으로 운영하는 재정 원칙을 지키고 있기 때문입

니다.

우리 단체는 대전 시민 1% 회원 가입을 통해 재정자립을 꿈꿉니다.

우리 단체는 시민 스스로 현장에 참여하여 행복을 보장받는 삶을

도와주고 싶습니다. 우리 단체는 사회적 약자 스스로 삶의 정책가

가 될 수 있도록 함께 공부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오

늘도 기다리겠습니다.

■301-730 대전 중구 문화동 1-13번지

기독교연합봉사회관 8층 804호

■042-331-0092 http://cham.or.kr

“대구를 바꾸는 시민의 힘, 참여는 곧 변화입니다”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오늘도 기다립니다”

Page 53: PSPD MAGAZINE 2012. 06. (187)

53참여사회

시민참여가 여수의 희망을 만든다, 아살자 여수시민협!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시민참여를 통한 민주적 지방자치를 통해 우

리 지역을 정의가 살아 숨쉬는 도시로 바꾸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1999년

3월 26일 창립되었습니다.

창립 이후 지방자치위원회, 사회복지위원회, 정보공개센터 등을 중심으

로 비리단체장 소환운동과 지방행정ㆍ지방의회 권력감시운동, 삶의 질

개선과 공공성 확대운동, 주민참여제도개선운동, 작은권리찾기운동, 정보

공개와 예산감시운동 등의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민

주적 지방자치를 정착시키고 사회적 약자와 계층의 이해를 대변ㆍ연대하

는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최근에는 마산해양신도시 건설문제 대응, 민선

5기 2년 지방의회 평가, 지방행정체제개편 대응, 마창진 통합 이후 통합

시 주민행복지수와 통합만족도 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슈

의 인물을 초청하여 시민강좌를 열 예정입니다.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는 건강한 권력감시와 시민권리 증진을 위해 지

금까지 노력해온 시민단체로 정부보조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되고 있

습니다. 그동안 참여자치연대가 재정독립을 이루어 독립적 시민운동을

지켜나갈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참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바

꾸는 단 한 사람,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슈 인물 초청 시민강좌 안내

■6월 12일(화) 오후 7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6월 14일(목) 오후 7시 박혜령 (전 녹색당 국회의원 후보)

본 강좌는 무료로 진행됩니다.

문의는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로 전화 주세요!

■631-712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포동 2가 28번지 대우백화점 1512호

■055-240-5770 http://www.localpower21.org

민주적 지방자치와 행복한 지역사회를 위해!

사단법인 여수시민협은 지난 1995년 12월 12일 아름

다운 여수, 살기 좋은 여수, 자랑스런 여수(아살자 운

동)를 목적으로 창립됐습니다.

1995년 지역단체들과 시민들은 6월 공명선거 실현

을 위한 시민사회단체협의회(공선협)를 조직해 여천

시장후보 초청정책 토론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지원과 감시를 위해서는 순수

시민단체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해 풀뿌리 시

민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삼려통합 활동, 시내버스 공동배치제 실현, 버

스 시각표 발행 및 편리한 버스 만들기, 지역축제 대

안 제시, 시민나무 심기, 관광안내 책자 발행, 시의회

개혁 활동, 선진도시 견학 활동(2003년 일본 요카이

치, 2005년 싱가폴, 2010년 상해박람회), GS칼텍스

사회공헌사업 요구, 세계박람회 대안제시 등의 활동

을 펼쳤습니다.

지난 1월부터는 시정참여 시민모임(행의정운영위,

예결산분석위, 녹색교통위)과 시민참여 시민모임(시

민포럼위, 문화관광위, 지역복지위)으로 나눠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주민참여예산제 정착,

의회 의정활동 제도개선, 박람회 기간 버스 모니터

링, 거북선축제 모니터 활동 등을 하고 있습니다.

회원 수는 390명입니다. 작은 참여 큰 기쁨, 시민참

여가 여수의 희망을 만듭니다. 여수시민협과 함께해

주세요!

■555-803 전남 여수시 망마로 57(신기동)

■061-685-3430 http://yeosusim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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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공동대표

김균 이석태 정현백 청화

홈페이지 www.peoplepower21.org

대표전화 02-723-5300

트위터 @peoplepower21

페이스북 www.facebook.com/peoplepower21

ARS후원 060-7001-060 한통화 5천원

주소 110-043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9길16 (통인동, 참여연대)

BF 느티나무홀

1F 카페통인

2F 시민참여·아카데미느티나무 사무실

4F 사회경제분야·평화국제분야

5F 권력감시분야

3F 운영기획/정책홍보·참여사회연구소

사람과 사람이

통하는 카페통인

영화제 음악회 전시회 및

소규모 모임^회의공간으로

사용할수 있습니다

2012년 6월호 통권 187호

세상을 바꾸는 시민의 힘, 참여연대의 역사와

시대를 보는 바른 눈을 담습니다.

발행인 정현백

편집위원장 이태호

편집위원 강지나 김상미 김성희 박철 이한나 황지희

편집팀 송윤정

발행처 참여연대

디자인·제작 the DNC

Tel 02-6712-5243 Fax 02-6919-2004

Email [email protected]

Web peoplepower21.org/magazine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

시민이 권력 위에 있는 세상

사회적 약자가 차별받지 않는 세상

전쟁과 폭력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 길에 함께해주세요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회원이 되시면,

정기회비로 참여연대 활동을 지킵니다

월간『참여사회』를 받아봅니다

아카데미 강좌 수강 시 할인 혜택이 있습니다

회원모임과 회원행사에 참여합니다

자원활동 재능기부로 힘을 보탭니다

사회개혁을 위한 각종 시민 캠페인에 동참합니다

회원모임

산사랑 cafe.daum.net/ilovesanorg

청년마을 youngvillage.cyworld.com

노래모임 참좋다 chamjota.com

참여현상소 cafe.daum.net/pspdfilm

마라톤모임 cafe.daum.net/pspdmarathon

음악연주모임 패누카

회원가입 문의, 회원정보 변경

시민참여팀 02-723-4251 [email protected]

의정감시센터 국회와 국회의원 의정활동 감시, 정치제도 개선안 제시 등

정치개혁을 위해 활동합니다

사법감시센터 사법정의 실현, 시민참여를 통한 검찰과 법원 견제 등

사법개혁을 위해 활동합니다

행정감시센터 부패와 권력남용 감시, 공익제보자 보호 등 투명하고 책임 있는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합니다

공익법센터 시민의 기본권 수호를 위한 소송, 공익법제 연구와 공익변호사

양성 등 법을 통한 공익수호 활동을 합니다

민생희망본부 시민의 경제·사회적 권리 확보, 민생 대안 제시 등 서민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합니다

사회복지위원회 시민의 헌법적 권리를 현실화하고, 복지공공성 강화, 공공인프라

확충 등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활동합니다

노동사회위원회 비정규직 축소, 최저임금 현실화 등 차별 없는 노동, 사회적

약자의 권익 대변을 위해 활동합니다

시민경제위원회 재벌기업 지배구조 개선, 대기업 독과점ㆍ담합감시 등 공정하고

민주적인 경제 질서를 위해 활동합니다

조세재정개혁센터 국가재정 감시, 과세인프라 개선, 조세형평성을 위한 대안제시 등

조세정의 구현을 위해 활동합니다

평화군축센터 국방·외교 정책 감시, 군비 축소, 평화 문화 확산 등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활동합니다

국제연대위원회 국경을 넘어 아시아 국가들의 인권과 민주주의 정착을 위한

연대활동, 빈곤과 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로 참여민주사회 모델 개발, 대안 정책의

생산과 공론화를 위해 활동합니다

아카데미 느티나무 참여연대 시민교육 기관으로 다양한 주제의 강좌를 개설해 함께

공부하고 성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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