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8

December 2013

낯선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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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13

FROM ABROAD Foto A to Z

AFTER PHOTO 의전과 사진

ISSUE 1_TALK라이언 맥긴리

ISSUE 2_LOOK불-완전한-얼굴

ISSUE 3_READ아라키 노부요시

ISSUE 4_MEETProject 573

마음에 새긴 문신 ｜ 김준REAL INTERVIEW

Photo I

Special낯선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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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IN CINEMA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PHOTO EDITOR원격제어 어플 AVStream HD

VON’S PORTFOLIO 포트폴리오 슈트케이스 김태동의 ‘Break Days’

IN MY PLACE

Culture

TASTY ROAD대관령 양떼목장

PHOTO MUSE모차르트와 이원철

VON’S EDITION게리 나이트

WORLD PHOTOGRAPHER알렉산드라 아바키안

막사발은 <VON> 제작사로서 사진과 세상을 이야기하고 다양한 컨셉을가지고 기획 ₩ 디자인 활동을 전개하는 회사입니다.

Photo II

포토매거진 VON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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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 CAFEEXHIBITION이달의 사진전

Photo III

PHOTO BOOK눈빛출판사 25주년

REVIEW로버트 프랭크 사진전

COVER PHOTO

Fireworks, 2002,

c-print, 102×77cm

ⓒRyan McGinley

SPECIAL_ ISSUE 1_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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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ow

Must

Go On포트폴리오 슈트케이스

프로젝트

PHOTO VON’S PORTFOLIO

흥미로운 게임처럼, 모종의 거래처럼 슈트케이스

는 손에서 손으로 옮겨진다. 한 예술가의 작품세

계가 집약된 포트폴리오는 슈트케이스의 몸을 빌

려 목적지를 알 수 없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

독특한 아이디어는 한 큐레이터의 작은 고민에

서 비롯됐다.

토탈미술관의 신보슬 큐레이터는 국내 예술가들을

해외에 알리는 활동을 하면서 단체전 형태의 전시

를 통해 한 작가의 작품을 밀도 있게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한국 작가들을 해외에 알릴 수 있을까?’ 단발적인

행사보다는 지속적으로 국내 작가들의 활동을 노

출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하면서 떠올린 아

이디어가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여행가방’이었다.

가방의 형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작품 자

체보다 운송하기 쉽고, 관객들이 직접 가방을 열

고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작품과 친숙

해질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었다. 이 생각은 작가

들이 직접 포트폴리오를 담은 슈트케이스를 제작

하고, 이를 릴레이 형식으로 큐레이터들에게 전

달하는 프로젝트로 발전하였다. 이름하여 ‘The

Show Must Go On’.

이 프로젝트에는 회화와 조각, 사진과 영상 등 다

양한 장르의 22명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이 만

든 포트폴리오 슈트케이스는 지난 10월, 싱가포

르 ICAS(Institute of Contemporary Arts

Singapore)의 Praxia Space에서 전시를 열어

처음 공개됐으며, 전시가 끝난 후 다양한 나라의

큐레이터들에게 전달되었다.

각 슈트케이스는 앞으로 약 1년 6개월 동안 12

명의 큐레이터를 만나게 되며, 다시 국내로 돌아

와 전시될 예정이다. 작가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

는 슈트케이스들은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이야기가

담겨서 돌아올까? 지금 이 순간에도 슈트케이스

의 쇼는 어딘가에서 계속되고 있다.

참여작가 : 김도균, 강서경, 권순관, 권지현, 김구림, 김종구,

노세환, 노순택, 문형민, 서효정, 원성원, 이동재, 이배경, 이세경,

이승아, 이지원, 이창원, 장지아, 정지현, 지니서, 최수앙, 한경은

글_박지수 기자

포트폴리오 슈트케이스 사용법

1. 큐레이터는 자신이 원하는 슈트케이스를 선택해 보관하며,

가방 안에 들어 있는 작품을 감상한다.

2. 작품에 대한 300자 내외의 간단한 평과 자신의 연락처를 적어

슈트케이스에 넣는다.

3. 한 달 후, 다른 큐레이터에게 포트폴리오 슈트케이스를 전달한다.

VON’S PORTFOLIO

스페이스 오디세이김도균

실제 공간에서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포착하는 김도균 작가는 오렌지색 계열의 펠

리칸 케이스를 선택했다. 군사용으로 사용될 만큼 튼튼할 뿐만 아니라 기능성을

최적화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우주여행을 한다고 상상했어요. SF 영화에 나

올법한 가방이 필요했죠.”

작가 특유의 암호 같은 제목(b, bricks, ktat, S.s, lu, w, sf, a, f, ios)의 시리즈들이

도서관 색인카드 서랍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그 옆에는 고리가 달린 USB

12개를 준비해 큐레이터들이 하나씩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VON’S PORTFOLIO

sf.Sel-11, 2008, c-print mounted on plexiglas

wooden framed, 180×220cm ⓒ김도균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노순택

마치 사람의 주름처럼 자글자글한 표면의 낡은 가방은 체코의 벼룩시장에서 구입

했다. 가방 안에는 ‘얄읏한 공’ 시리즈를 스프링 제본한 도록과 ‘좋은 살인’ 시리즈

의 인화물을 넣은 6×7인치 슬라이드 마운트가 담겼다.

“사회적인 배경을 많이 알아야 하는 작품보다는 우선 시각적으로 보는 사람을 끌

어들일 수 있는 작업을 골랐다.” 결과적으로 레이돔과 차세대 전투기 등 첨단무기

가 등장하는 사진으로 꾸려진 가방을 보며, 핵미사일 버튼이 숨겨진 대통령의 ‘핵

가방’과 견주는 것은 오버센스일까?

VON’S PORTFOLIO

좋은살인reallyGood murder #37, 2008, 충청도,

archival pigment print, 100×140cm ⓒ노순택

사진이 담긴 공구가방정지현

상단이 철재로 마무리된 노란색 공구가방을 열면 연장 대신 사진 액자가 들어있다.

‘Construction Site’, ‘Demolition Site’ 등 건물이 세워지고 철거되는 공사 현

장에서 도시의 생성과 소멸을 관찰하는 작업 줄거리와 잘 매치된다.

무엇보다 프레임리스 액자로 제작된 포트폴리오가 눈길을 끄는데, 가방에서 꺼내

바로 작은 전시를 할 수 있다. 최근 몇 달 전 송은아트큐브에서 열렸던 개인전의 도

록과 경력사항을 정리한 문서 자료도 함께 넣었다.

VON’S PORTFOLIO

Demolition Site 03 Outside, 2013,

pigment print, 115×155cm ⓒ정지현

30년만의 외출권순관

비밀번호 잠금 장치가 달린 평범한 서류 가방, 하지만 권순관 작가에겐 특별한 의

미가 있다. 아버지가 30여 년 전에 중동에서 일할 때 사용하던 것이기 때문이다.

30년의 간격을 두고 하나의 가방에 겹쳐지는 아버지와 아들의 사연은 묘한 울림

을 주기도 한다.

연출을 통해 행위와 시간의 질서를 재조직하는 데 몰두한 그의 작업을 0~7번까지

번호를 매겨 다시 정리하고, 전체적인 작업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

시리즈를 다 보고 나면 뒤집어 볼 수 있는 형태로 제작했다.

VON’S PORTFOLIO

A Practice of Behavior series_Gestures in

Swimming Pool. SN 7-009, 2008-2009,

digital c-print, 180×700cm ⓒ권순관

기숙사가방에들어간다권지현

“남의 방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대문을 열듯이 문고리가 달린 책

장을 넘기면 작가의 말대로 남의 방을 실컷 훔쳐볼 수 있다. 각각 남자와 여자의

기숙사 방의 생활 모습을 촬영한 포트폴리오북 2권을 동시에 펼치면 마치 4대의

CCTV 화면을 보듯이 기숙사의 속살이 엿보인다.

지루한 모습의 기숙사 방에도 각자 자신의 취향과 흔적을 남기듯이 작가 또한 제

목과 이름 등을 나무로 깎아 네모난 가방을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비디오 작업이

담긴 DVD와 자신을 알리는 홍보자료 등이 함께 들어있다.

VON’S PORTFOLIO

Dormitory-F, 2010, inkjet print, 80×120cm

ⓒ권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