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BRAND REPORTORICOM BRAND JOURNAL
Copy로 빛나는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해 온 광고
계가 Code라는 마술지팡이를 손에 든 실리콘
밸리의 엔지니어들을 만나 어떤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흥미진진한 여행을 계속할 것인
가, 아니면 익숙함을 찾아 다시 먼 길을 돌아갈
것인가? 선택은 여러분들의 몫이며, Google은
언제나 훌륭한 동반자가 될 준비가 되어있다.
기의 모형)을 만들어 디자인이나 사용성을 점검
하는 등 제품개발에 사용하고 있다. 비싼 가격으
로 인해 일반인들에게 보급되기 힘들었던 3D 프
린터가 기술개발로 가격이 싸지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우리의 생활을 특히나 제조업의 근본
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림1. 대표적인 3D 프린터, MakerBot]
첫째, 조직 간에 보이지 않는 장벽(Silo)을 없애야
한다. 세계적인 디지털 에이전시인 Razorfish의
CEO Bob Lord와 CTO Ray Velez는 <Converge:
Transforming Business at the Intersection of
Marketing and Technology>라는 저서를 통해 마
케팅과 테크놀로지의 융합을 역설하고 있는데,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최고의 악
당은 사일로(Silo)’8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필자 또
한 이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DDB의
William Bernbach이 아트 디렉터와 카피라이터를
한 테이블에 앉혔듯 융합을 위해서는 사일로를
제거하는 것 이상의 중요한 일은 결코 없다고 단
언할 수 있다.
둘째, 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교류하고
협업해야 한다. 창의성을 단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서로 무관해 보이는 것들이 날줄
과 씨줄로 얽히는 과정에서 혁신을 위한 창의성
이 싹 튼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조직
내부에서 재봉틀 돌리듯 같은 프로세스를 반복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시기, 포
털사이트의 TV광고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이름도 가물가물한 코리아닷컴, 네이트
로 흡수된 엠파스 뿐만 아니라, No.1포털사이트
인 네이버도 전지현이라는 빅모델을 활용한 ‘지
식 검색 서비스’ 캠페인을 규모감 있게 진행하였
으며, 통신사들도 자신들이 미래지향적인 유비
쿼터스(Ubiquitous) 세상의 중심이라고 외치며 기
술 중심의 혁신적인 이미지를 선점하고자 하는
광고 캠페인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IT 기술이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광범위하게 퍼
지기 이전에는 기술이 광고의 힘을 빌어 자신들
의 이야기를 전달하고는 했다. 하지만, 스마트
폰으로 촉발된 새로운 디지털 혁명 이후 IT기술
은 우리의 예상보다 더욱 빠르고 깊숙하게 사람
해서는 결코 마케팅과 테크놀로지의 융합을 기
대할 수 없다.
셋째, 조직구조와 프로세스를 원점에서 다시 고
민해야 한다. 고객과 시장은 디지털과 모바일
을 중심으로 급격히 진화하고 있지만 브랜드와
에이전시의 조직은 그 이름만 바뀌었을 뿐 예
전의 관행적 구조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대부
분이다. 앞서 언급한 ADWEEK의 칼럼에서 Jim
Landsbury는 새로운 시대의 크리에이티브 팀은
Idea Architect와 Idea Engineer로 구성될 것이라
고 예견했다.9 이처럼 새로운 시대에 대한 통찰
력을 바탕으로 관행적 조직구조를 먼저 혁신하
는 브랜드와 에이전시가 시장을 선점하고 주도
하게 될 것이다.
맺으며
자, 맨하탄의 매디슨 애비뉴에서 실리콘 밸리
까지의 여정이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Art와
들의 생활 속으로 침투하는 중이고, 광고 산업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 급속히 발전하는 기
술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하는 광
고, 마케팅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1. 3D 프린팅 – 이전에 없던 제조업의 혁신
3D 프린터는 CAD 프로그램으로 만든 디자인대
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물 모형을 만들어주는
프린터이다. 대체로 합성수지를 분사해 얇은 막
을 쌓아 올리거나 합성수지 덩어리를 깎는 방법
으로 실물 모형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사실 3D
프린터는 이미 산업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
고 있다. 애플, 이케아, 로지텍 등 많은 회사들이
일찌감치 3D 프린터를 도입해 Mock-up(실물 크
기술이 광고를 자유롭게 하리라
안준호 이사, 메큐라이크 광고기획부문, [email protected]
<출처>1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Advertising 2 Ad Age, http://adage.com/article/special-report-the-
advertising-century/ad-age-advertising-century-top-
100-advertising-campaigns/140150/3 ADWEEK, http://www.adweek.com/news/advertising-
branding/goodbye-art-copy-hello-idea-engineers-1011074 Google, http://www.projectrebrief.com/coke/5 Google, http://www.artcopycode.com/6 Google, http://www.thinkwithgoogle.com/articles/sports-
fans-and-the-second-screen.html7 Google, http://www.google.com/trends/explore#q=Gifs&
geo=US8 Bob Lord & Ray Velez, <Converge : Transforming Business
at the Intersection of Marketing and Technology>9 ADWEEK, http://www.adweek.com/news/advertising-
branding/goodbye-art-copy-hello-idea-engineers-101107
05BRAND REPORTORICOM BRAND JOURNAL
일본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Party’에서는
세계 최초의 3D 사진관을 오픈 했다. ‘OMOTE
3D(http://www.omote3d.com)’라는 이름이 붙은
프로젝트로 3D 스캐너와 3D 프린터로 자신의 피
규어를 만들 수 있는 3D 사진관 이다. 신청자의
몸(전신)을 3D 스캐너로 촬영하고, 모델링하여
3D프린팅과 채색의 과정을 통해 입체 사진을 만
들어내는 ‘OMOTE 3D’는 특정 브랜드를 위한 프
로모션이라기 보다는 자신들의 크리에이티브 역
량을 어필하고 내재화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로
보인다.
[그림2. ‘OMOTE 3D’ 웹사이트]
국내에서도 SK텔레콤에서는 3D 프린터로 스마
트폰 케이스를 만들어주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Case’ 프로모션과 함께 기억되고 싶은 사
람들과 3D 피규어를 제작해주는 ‘행복동행제작
소’ 프로모션을 진행하였다.
[그림3. SK텔레콤 3D 프린팅 프로모션]
독일의 에이즈방지재단(Deutsche AIDS-Stiftung)
에서는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Foam Printer기술을 활용한 캠페인을 진
행했다. 3D 프린터와는 조금 다르지만, Foam 프
린터는 말 그대로 비누거품으로 글자를 출력하
는 프린터이다. 공포의 질병인 에이즈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매 18초마다 한 명씩 에이즈 환자가
사망한다고 한다. 세계 에이즈의 날에 에이즈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독일 도심
에 에이즈로 사망한 희생자들의 이름을 나열한
빌보드광고를 설치하고 그 뒤에는 Foam 프린터
를 설치하여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로 인한 사망
자가 발생하는 시간인 18초 마다 자동적으로 한
번씩 Foam 프린터로 만든 십자가를 하늘로 올려
보내어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림4. Foam 프린터를 활용한 ‘Deutsche AIDS-Stiftung’ 캠페인]
2. 아두이노(Arduino)– 오픈소스 하드웨어 플랫폼
아두이노(Arduino)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컴퓨터에 USB
만 연결하면 Window, Mac, Linux 등 OS를 가리
지 않고, 다양한 부품 및 기술과 결합하여 컴퓨
터에 데이터 입력, 출력이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번역기 같은 역할을 하는 일종의 미니 컴퓨터이
다. 오픈소스 기반이기에 다양한 프로토타입들
과 하드웨어 도면이 공개되어 있어서 전기배선
지식과 프로그래밍 능력만 갖추고 있다면 이를
활용하여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 가능하다.
일본의 미디어아티스트인 ‘준 후지와라’는 아두
이노를 활용하여 주변의 소리를 저장하여 리믹
스 음악을 만들어주는 ‘Sound Bottle’이라는 프로
젝트를 진행하였다. 이를 눈 여겨 본 코카콜라에
서는 이 Sound Bottle을 그대로 활용하여 ‘Coca-
Cola Remix Bottle’을 제작하여 실제 일본의 다양
한 소리를 담아 ‘Sound in, Happiness out’이라는
컨셉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였다.
[그림5. Coca-cola Remix Bottle]
에이전시 리퍼블릭이라는 디지털 광고대행사
에서는 압력감지 센서와 아두이노를 이용하여
‘Change The Tune’이라는 재미있는 프로토타입
을 제작하였다. 일종의 음악재생 포스터로 포스
터에 종이뭉치 같은 것을 던지면 압력을 인식하
여 자동으로 음악을 바꾸어주는 재미있는 디지
털 포스터이다. 재생되는 음악은 온라인 음악 서
비스인 스포티파이를 연동했다고 한다. 사람들
의 많은 호응을 받아 실제로 깐느에서 제품을 전
시하기도 하였다.
[그림6. Change The Tune]
전통적인 광고대행사에서 디지털광고의 선두주
자로 변신한 Widden+Kennedy에서는 근육의 움
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부착해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출력하는 아두이노 프로토타입을 바
탕으로 색다른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바로 미국
의 병맛 광고로 유명한 Old Spice의 바디스프레
이 Danger Zone의 디지털 프로모션이다. 근육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센서로 다양한 음악을 연주
(Muscle Music)하는 배우 테리 크루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테리 크루스의 연주가 끝나면
참여자가 웹사이트에서 자신만의 연주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림7. Old Spice Danger Zone ‘Muscle Music’]
이처럼 아두이노는 소리를 담는 병, 움직이는 램
프, 빛이 나는 움직이는 벽처럼 상상 속에서 생
각해봤던 일들을 실제 현실에서 구현해내는 힘
을 가지고 있다.
06 BRAND REPORTORICOM BRAND JOURNAL
3. 드론(Drone) – 새로운 비행 수단드론(Drone)이 대중화되면서 여러 분야에서 다
양하게 활용이 되고 있다. 드론은 조종사 없이
지상관제소의 제어로 스스로 날아다니는 무인
비행체를 말한다. 요즘 방송에서는 항공촬영 등
에 대부분 드론을 활용하고 있고, 아마존에서는
드론을 배송에 활용하여 주문 후 30분내로 배송
을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림8. 아마존의 드론 ‘옥토콥터’]
러시아에서는 드론을 미디어로 활용한 사례를
선보였다. 이름하여 Drone-vertising으로 드론에
차이니스 레스토랑 ‘WOKKER’의 광고를 부착하
여 빌딩 숲 속을 비행하면서 점심 메뉴를 고민하
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레스토랑 광고를 노출시
켜 활발한 주문을 유도했다.
[그림9. Drone-vertising]
토요타 렉서스는 렉서스의 새로운 슬로건인
‘Amazing in Motion’을 알리기 위해 렉서스의 상
징 이미지들을 반영한 드론(쿼드콥터)를 직접 제
작하고 무인 드론이 설정된 프로그램에 따라서
대형을 갖추어 비행을 하고 날아다니는 모습을
직접 제작하였다.
[그림10 : 토요타 ‘Amazing in Motion-Swarm’]
지금까지 요즘 광고계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
는 3가지 기술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앞서 살펴본 3D 프린터와 아두이노는 Physical
Computing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하드웨어이다.
Physical Computing이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
용자로부터 물리적인 방식으로 정보를 입력 받
거나 또는 정보를 처리한 결과를 물리적인 방식
으로 출력하는 컴퓨팅을 말한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TV광고나 PC, 모
바일 화면을 벗어나 현실세계에서 소비자와 직
접적으로 만나는 경험으로 확장하는데 큰 도움
이 되고 있다.
[그림11. The Barbarian Group의 Cinder]
2013년 Cannes Lions Creativity Festival에서 신
설된 Innovation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한 ‘바바
리안 그룹’의 ‘Cinder’도 크리에이티브 소프트웨
어 프로그램 툴로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를 실
제 실현 가능하게 하는 혁신적인 기술이라는 평
가를 받았다. ‘Cinder’는 대행사 내부에서 사용하
는 프로그래밍 툴로 개발되었으나, 모두가 이용
할 수 있는 오픈 소스 형태로 바뀌었다.
‘Cinder’를 활용하여 대행사들은 움직임에 반응
하는 그래픽,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인터렉
티브 컨텐츠를 개발 가능하게 되었다. ‘Cinder’는
크리에이티브 자체가 아니라 기술 소프트웨어
플랫폼이었지만,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개발하
는데 혁신적인 역할을 해주는 기술로 평가를 받
아 Innovation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였다.
결국,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기술은 그
자체로 크리에이티브가 되기 보다는 어떤 아이
디어에 적용하고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서
훌륭한 ‘Creative Enabler’의 역할을 해주는 기
술이다.
사실 유행의 최첨단을 걷고, 트렌드를 앞서서 선
도한다고 자부하는 광고계는 내부적으로 생각보
다 매우 보수적이다. 1960년대 이루어진 아트 디
렉터+카피라이터의 크리에이티브팀의 조합은
지금까지도 견고하다. 이러한 사실은 그만큼 TV
중심의 4대 매체의 힘이 강력하게 지속되어왔다
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더 이상 TV광고를
포함한 4대 매체를 4대 매체라고 부르는 것이 맞
는지 의문이 들 만큼 그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의 적극적인 수용은 광고
계에서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해외의 에이전시들은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내재화하며 기술 리더쉽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
고 있고, 전통적인 대행사 영역에서 디지털 대행
사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매디슨 애비뉴와 실
리콘 밸리가 기술인력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있
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광고대행사에서 기술력
을 갖춘 스타트업을 인수하기도 한다.
구글(Google)의 ‘Art, Copy & Code’ 프로젝트에
서도 기존 크리에이티브 팀의 아트+카피 조합에
‘코드’라는 개념이 추가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급속한 변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따라가지 못하
면 뒤쳐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동시에 변화
에 대한 의도적인 무관심을 동반한다. 하지만, 앞
서 보았던 사례들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면 기술
을 받아들여 급속히 변하는 커뮤니케이션에 더
이상 무관심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