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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020년 6월 2일 화요일
이종근 기자 lig@sjbnews.com
■ 옛자료에서 전북을 만나다
효산 이광열-신석정 시인의 예술혼 스민 다가산방 편액
효산 이광열과 신석정시인의 예술
혼이 엿보이는 '다가산방' 편액이 발
견됐다. 신석정시인이 1960년 이름
을 지어준 다가산방 편액에 효산 이
광열 붓글씨를 더한 것으로 확인됐
으며, 시인이 1963년 가을 손수 '송
다가산방(頌多佳山房)’ 시를 지었다
는 새로운 사실도 확인했다.
‘다가산방(多佳山房)' 편액은 효산
(曉山) 이광열(1885∼1966)의 말년
의 예서체 작품으로 1960년 음력 7
월 상순에 만들었으며, 전주 서쪽의
다가산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현재
이 작품은 전주에서 기린산방을 운
영하고 있는 배첩장(전북 62호) 변
경환씨가 갖고 있다.
앞부분엔 ‘경자(庚子)’년으로 돼
있는 바 편액을 만든 것은 ‘지일경자
(之日庚子) 조추(肇秋) 상한(上澣)’으
로 읽어지는 바 1960년이다. 뒷부분
한문을 번역해보니 ‘전주의 서쪽 다
가산 아래는 맑은 물이 흐르는 곳으
로 대나무를 꺾어 물고기를 낚는 즐
거움이 있었다. 주인이 은자(隱者)를
즐거워했을 따름이지 이름을 남기기
위함이 아니었다’고 나온다.(全州之
西看多佳山其下淸流採茹釣鮮爲起居
之樂主人隱者不欲名爲 曉山幷題)
1960년대 전주 '다가산방'은 표구
점의 이름으을 로 서울소바 자리에
있었다. 당시 다가산방은 임종석, 오
병길, 서재영씨 등 3명이 일했다고
한다. “목공은 오병길, 표구는 서재
영, 임종석씨는 대표로 영업을 했다”
는 변배첩장의 설명이다.
“운보 김기창(1913~2001). 우향 박
래현(1929~1976) 부부전을 앞두고
나에게 작품을 맡긴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가산방에 액자를 만들도
록 했습니다. 그런데 김기창의 작품
은 신석정씨가, 백래현선생의 작품
은 진기풍씨가 나의 허락도 없이 그
냥 가져갔지요. 아타깝게도 임종석
씨는 연탄가스를 마셔 다시 올아오
지 못할 곳으로 가버렸어요”
이치백 무성서원장은 이곳은 전주
최고의 표구 실력을 보였다고 한다.
김기창, 박래현 등 유명 미술가들의
작품이 모두 이곳을 거쳐 갔다.
임씨가 작고한 후 그의 부인이 이
편액을 갖고 있다가 벽당 윤명호씨
가 보관하다가 최종적으로는 변배첩
장이 소장하게 됐다. 변배첩장은 “임
종석씨의 아들 임백순씨가 당시 모
방송국에서 일을 했는데 전화가 귀
한 그 시절에 다가산방의 4280이란
전화번호를 가져갔다고 들었다”면서
“다가산방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사
람은 신석정(1907~1974)시인이다”고
했다.
이 편액은 이광열이 나무의 전체
적인 틀을 보고 여기에 맞추어 글씨
를 써준 것으로 보인다. 한눈에 보아
도 효산의 농익은 글씨와 함께 자연
스러운 포치, 그리고 예술성이 절정
에 이른 작품이다. ‘다가(多佳)라는
말은 아름다움이 많다는 뜻으로 이
곳에 올라 전주부성을 굽어보는 경
치가 일품이어서 붙여졌으리라. 나무
의 재질은 단단한 괴목이다. 부안 석
정문학관 김복순 간사에게 전화를
해 앞서 말한 변배첩장의 말이 맞는
지 확인했다. 석정전집에 '송다가산
방(頌多佳山房)'이란 시가 발표했던
바, 바로 메일로 알 수 있었다.
‘송다가산방(頌多佳山房)
다가산방 자린 비록 시정市井이어
도
고려 이조에 묻혀 사는 그 뜻을
뉘라서 아는 이 있어 찾아와서 즐
기리.
청자 파릇한 무늬 상감象嵌 한결
산드랍고
백자 무뚝뚝한 듯 아련히 두른 선
이 곱다
추사秋史의 남긴 먹내음 더욱 향
기로워라.
소연한 세상이사 석파난병石坡蘭
屛으로 멀리하고
심전心田 월전月田 묵로墨鷺 운보
雲甫 한자리 앉아
연연한 선과 빛깔로 주고받는 이
야기 듣다.(1963. 초가을)’
‘산방(山房)’은 산촌 집의 방, 스님
이 거처하는 산사(山寺)의 방을 말
한다. 산속의 작은 집이 다가산 밑에
있으므로 그냥 집이 아니다. 산방(山
房)으로 불러야 하는 까닭이다. 작은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는 산방(山
房)에 들어서면서부터 귀를 시원스
레 적시기 시작해, 산방을 뒤로하고
사립을 나섰을 때까지 쉼 없이 들렸
으리라. 깊은 산속, 그날 뻐꾸기는 푸
른 계절을 노래하고 있었겠지만 왜
그런지 구슬프게만 들렸으리라.
흥선대원군이 남긴 자취 가운데
하나가 석파란(石坡蘭)이다. 대원군
은 특히 난(蘭) 그림을 잘 그렸고, 그
가 그린 난을 ‘석파란’이라고 불렀다.
석파(石坡)는 대원군의 호이다. 사군
자 가운데 난 그리기가 가장 어렵다
고 한다. 그러다 보니 나온 말이 '우
란(右蘭) 30년, 좌란(左蘭) 30년'이
다. 오른쪽으로 잎이 뻗은 난을 그리
는 데 30년이 걸리고, 그 다음에는
좌측의 난을 그리는 데 또 30년이
걸린다는 의미이다. 60년 난 그림 공
부에서 가장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
가 있으니 바로 ‘삼전지묘’(三轉之妙)
의 기법이다. 난 잎이 세 번 자연스
럽게 휘어져 돌아가는 모습을 붓으
로 묘사하는 기법인 바, 마음에 욕심
이 없어야만 이 삼전지묘를 성취할
수 있다고 한다. 석파란의 특징은 이
삼전지묘에 있다. 삼전지묘가 안되
면 “난 잎이 아니라 풀 잎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심전(心田)은 안중
식, 월전(月田)은 장우성, 묵로(墨鷺)
는 이용우, 운보(雲甫)는 김기창화백
을 말한다. 예로부터 전주엔 ‘부성삼
화(府城三花)’가 있었다. 이는 전주
의 아름다운 꽃 3가지로, 동고산(승
암산)의 진달래, 다가봉의 입하화(立
夏花, 입하는 절기)의 이팝나무꽃, 덕
진지당의 연화(蓮花, 연꽃)를 말한
다. 다가산의 여름이 시작됐다. 이팝
나무가 신록으로 무성하다. 호반새
는 호로로로롱 호로로로롱 하고 운
다. 길고 긴 하루가 순간이었다. 다가
산방 편액에서 1960년의 효산 이광
열과 신석정 시인을 통해 전주의 도
도한 예맥(藝脈)을 만났다.
전주 기린산방이 간직한 ̀다가산방 편액'신석정이 1960년 이름 짓고 효산 이광열 붓글씨 더해신석정, 1963년 가을 ̀송다가산방(頌多佳山房)'시 짓다
미술품 전문 경매회사 에이옥션이 색다른 특별 경매를
편성했다. 매번 테마를 가진 색다른 경매를 진행하기로
한 것. ‘취향공감’ 이라는 경매는 최근 ‘개인위 취향’, ‘취
향 저격’ 등 개인의 취향이 강조된 신조어 들어 많이 등
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보 컬렉터에게는 무조건 적인 수집이 아니라, 미술
품 수집의 방향성과 노하우를 제시해 주고, 기존 컬렉터
에게는 나와 같은 미술적 취향을 가진 콜렉터를 통해 새
로운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터이다. 미
술적 취향을 공감하는 좋은 취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품들은 평소 경매보다 저렴한 가격에 출품된다.
취향공감 1회 경매의 큰 주제는 ‘불교’로, 작가로서도
유명했던 스님들의 작품들이 출품된다. 경매에는 모두
110점이 출품 되며, 이 중 스님 관련 작품이 60여점 정
도 된다. 대표작품으론 청담스님(조계종 초대 총무원장,
조계종 통합종단 2대 종정 역임), 탄허 스님(동국대 대학
선원 원장), 경봉스님(양산 통도사 주지), 김구하(조선 불
전주 한옥마을 백희갤러리가 23일까지 이종기작가의
초대 개인전을 갖는다. 전주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작업
한 작품들이 많다. 특히 한국적인 배경에 만화 캐릭터(심
슨)들이 등장하는 팝아트 느낌이 강하다.
작가는 수년 전 까지는 가회동 한옥마을에 한옥을 복
원해서 살았었다. 그 때 한옥마을을 찾는 젊은이들을 보
고 현재 작품들의 첫 구상이 떠올랐다. 새로운 작품 아
이디어는 대게 블랙탄 진돗개 미우와 새벽 산책길 맑은
공기 속에 언뜻 떠오른다. 작가는 아이디어를 정리하면
사진을 찍고 이미지의 조각을 수집하고 차용해 여러 개
의 에스키스들을 만든다. 그 중 가장 좋은 결과로 작품
을 제작하는데 2-3년에 걸쳐 계속 에스키스를 만들어
가기도 한다. 국내외 여러 곳에서 전시를 이어가는 작가
작품의 소재는 전시하는 도시들로 넓혀지고 있고 배경
이 자연이나 도시 등 풍경뿐 아니라 동양적 의미들로 가
득 찬 초현실적 작품들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적인 배경에 우리에게 늘 친근한 만화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감상
자는 아마 팝아트의 전형을 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터이
다. 현실에는 없는 밝고 감각적인 색채를 사용하는 화면
은 우울하지 않으며 재미있고 긍정적이다. 그러나 작품
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작가가 왜 그 배경에, 그 캐릭
터들을 등장시켰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우리는 빠르게 발전했고 많이 변했다. 그래서
교 3대 총무원장 역임) 등 불경이나 심우도 등 불교의 내
용을 담고 있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이외에 의재 허백련, 해강 김규진, 소호 김응원, 죽사
이응노, 남농 허건 등 근현대 시기 대표작가들의 작품들
도 같이 출품됐다.
경매는 지난달 29일에 시작, 5일 오후 2시부터 마감
된다. 응찰은 에이옥션에 회원가입만 하면 바로 참여
가 가능하며, 경매의 응찰 및 낙찰은 홈페이지(www.
a-auction.co.kr)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종근 기자
많은 것을 너무 빨리 잃어버리거나 버리기도 했음을 그
의 작품을 보면 느끼게 된다. 그런데 보이는 것만 버렸을
까? 날아가는 존재가 우리의 세상을 보고 상념에 젖어
스쳐가게 되는 그 배경마저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래된 풍경과 함께 공존했던 우리의 아름다운 모습과
정신도 다 버려진 것은 아닐까?"라고 했다. /이종근 기자
에이옥션, “나와 같은 미술적 취향을 경매합니다"
△청담스님 종이에 먹, 123x62cm
`복본된 조선왕조실록 납시요'어진박물관 ̀만세의 공론, 조선왕조실록'전
어진박물관이 8월 16일까지 조선왕조
실록 복본 완간 특별전 ‘만세의 공론, 조
선왕조실록’전을 갖는다.
전주시와 문화관광부는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여년에 걸쳐 ‘조선왕조실
록’ 복본화 사업을 펼쳐 전주사고본 태
조실록부터 명종실록까지 614책, 태백
산사고본 선조실록부터 철종실록까지
588 등 1,202책을 완간했다.
이번 전시에서 실록 복본 전권을 책
장에 담아 전시한다.
조선왕조실록의 위대함을 말할 때 결
본이 없고 분량의 방대함을 꼽지만, 실
록 전체를 보여주는 전시는 이제껏 없
었다. 실록이 세계유산으로 수장고를
떠나서 밖으로 나오기 어려웠기 때문이
다. 조선왕조실록의 위대함을 논할 때
방대함과 함께 공정성과 객관성 또한
빠트릴 수 없다. 태종이 사냥을 하다가
말에서 떨어지자 이를 사관에게 알리지
말라고 하였는데, 태종의 이 말까지도
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널리 알려진 사
례로 태종실록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조선후기 당쟁의 시대에 집권세력이
교체되면서 실록을 개수하는 일들이 벌
어졌다. 선조, 현종, 경종대의 경우 처음
에 펴낸 실록이 있고, 그 뒤에 개수한
수정실록이 있다. 숙종실록은 각 권말
에 부록으로 개수된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런데 실록을 개수해도 이전의 실록을
폐기하지 않고 같이 보존했다. 역사기록
을 중시하는 조선의 정신이요 실록의 위
대함이다. 이번에 이러한 실록과 수정실
록도 같이 전시된다.
이동희 관장은 “실록 전체를 보여주
는, 처음 시도하는 전시로, 그 방대함을
비롯,실록이 왜 위대한지를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고 했다. /이종근 기자
이경화 사진전 ̀반지가 품고 있는 사연과 시간'
전주 에프갤러리가 1일부터 10일까지 이경화 사진전 '
반지의 초상'을 갖는다.
파란사진의 기획으로 열리는 이번 사진전은 한지 위에
인화되었으며 라이트페인팅이라는 특수 사진기법을 이
용해 촬영한 작품 사진들이다. ‘라이트페인팅’이란 불이
꺼진 암실에서 작은 불빛을 비추어 사물을 찍어내는 촬
영 방법이다.
작가는 반지가 품고 있는 긴 시간만큼을 몸소 체득하
고 담아내어 작품을 보는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라이트
페인팅 기법을 선택했다고 한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백 년에 가까운 시간이 새겨진 반지를 다른 사진들처럼
짧은 순간으로 찍어냈을 때 그 반지의 시간을 오롯이 느
끼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작가는 칠흑의 공간에
서 긴 시간을 반지와 마주하는 동안 반지가 들려주는 이
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작가는 지난해 9월 류가헌에서 첫 개인전 '반지의 초
상'을 전시했고, 국내외 그룹전과 개인전을 통하여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천지역 사진가이다. /이종근 기자
전주 한옥마을 백희갤러리, 이종기 작가 초대전
▽경봉스님 종이에 먹, 64.5x125.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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