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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제108호 2016 특집 사드(THAAD) 특별기고 도덕과 법 사이에 낀 예술가 이슈 산재에 노출된 지방자치단체 비정규직 ART & CULTURE 인형의 家 이달의 회원 양희 회원 인터뷰 사람사는 세상 기억과 기도 정금교 목사 http://www.civilpower.org 대구참여연대는 회원의 회비 및 후원금으로만 운영됩니다.

함께꾸는꿈 108호 (2016년 8월).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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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제108호 2016

특집 사드(THAAD)특별기고 도덕과 법 사이에 낀 예술가

이슈 산재에 노출된 지방자치단체 비정규직

ART & CULTURE 인형의 家

이달의 회원 양희 회원 인터뷰사람사는 세상 기억과 기도 정금교 목사

http://www.civilpower.org대구참여연대는 회원의 회비 및 후원금으로만 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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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오른쪽 가슴에 세월호의 노란색 뱃지가그리고 위안부 소녀상 뱃지가 달렸다.이 가슴 아픈 뱃지들을 풀기도 전에이제는 사드배치 반대의 평화의 상징 파란 리본 뱃지가사람들 가슴에 달려있다.가슴이 너무 무겁다.얼마나 많은 뱃지들이 달려야 하나.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울어야 하나.우리도 블루하우스의 누구처럼예쁜 브로치 달고 싶다.

. 김건예 화가, 편집위원 [email protected]

│이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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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김건예(1968~ ) 작 <샘 Fountain>Acrylic on Canvas(162.2X130.3cm2015년작)

김건예의 (샘 Fountain)은 그 동안 진행해 왔던 현대인의 물질적인 욕망의단편들에 관한 내용입니다, 최근작에서는 인간의 물질적 욕망을 가시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소유하고픈 욕망이 전제된 현대인의 욕망을 투 하는 김건예의 회화적시전은 간결한 색과 구성으로 부에 대한 상징적인 욕망이라는 의미부여에관한 시각화입니다. 작가가 시각화하는 것은 끊임없이 쏟아지는 황금과 보석들 그리고 누군가의 욕망을 통해 획득된 전리품들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보여지는 인간의삶 속에서 다양하게 표출되는‘욕망하는 것’에 관한 대상들입니다.이렇듯 (샘 Fountain)의 초점은 자본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모습, 무수한진리와 가치 속에서 그 물적 욕망이보다 증폭되는 현대인의 삶 속에서 소유를 향한‘욕망하는 것’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아트스페이스 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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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시

대표편지

특별기고

특집

사람사는 세상

이슈

Art & Culture

Book & Cine

이달의 회원

노동현장은 지금

과학에서 희망찾기

촌부잡설

회원의 소리

대구참여연대는 지금

회원자치모임

풀뿌리주민자치

문화톡톡

방방곳곳

재정보고

회비납부명단

길을 막고 물어보자│김수상

다시 주권자의 길을 생각한다│최봉태

도덕과 법 사이에 낀 예술가│최수환

사드(THAAD)

동아시아 평화의 작지만 강력한 발화점, 성주│노태맹

사드(THAAD)가 평화를 지켜줄까?│황수

성주 사드반대 투쟁의 현장을 가다│김충환

“사드 오면 우리 할매들 질가에 다 들누불끼다”│작당

기억과 기도 정금교 목사│이 욱

산재에 노출된 지자체 비정규직│장지혁

인형의 家│김병호

그림자들의 섬│권현준

양희 회원 인터뷰 │김수상

대한민국 노동현장은 노조 파괴 진행 중… │김태

빅뱅│남원직

전쟁중독│김성범

아주 특별한 그 사람│이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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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시│

길을 막고 물어보자

길을 막고 물어보자누가 우리의 평화를 빼앗아갔는가

길을 막고 물어보자누가 우리의 손을 맞잡게 했는가

길을 막고 팔을 벌려 물어보자이 싸움은 이제 우리가 이긴 것 같지 않은가

너희들이 도둑 같이 숨어들어전쟁의 무기를 들여놓겠다던별의 산 성산에서부터 샘물은 흘 다곧게 뻗은 성주로를 따라 사람들이 모여들더니순식간에 인간의 띠를 만들었다얼굴에는 강물 같은 평화의 웃음이 넘쳐흘 고목이 터져라“사드가고 평화오라”를 외쳤지만사람들의 목소리는 쉬지 않았고 종처럼 맑았다소리 없이 소문도 없이 착하게 살던 성주의 별들이 모여평화의 강물을 만들었다4천여 명의 사람들이 이룩한 평화의 인간띠는기적의 강물이었다그저 바라보기만 하여도 벅차서눈물만 흐르는 강물이었다

평화, 공존, 기적, 희망이런 착한 말 들을 모신 현수막과 깃발과 만장을 든 사람들이대체 어디서 쏟아져 나왔는지길목 곳곳에 손에 손을 잡고 별들이 되어 반짝 다

마을 풍물패가 북을 치며 앞장을 서고대형 태극기와 평화나비 펼침막이 그 뒤를 따랐다우리가 우리를 보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우리가 우리를 보고 평화를 뼛속 깊이 새겼다

아, 우리가 언제 이렇게 살아있다는 기쁨을 맛보았던가아, 우리가 언제 이렇게 하나가 되어보았던가아, 우리가 언제 손에 손을 잡고 뜨거운 눈물을 흘려보았던가

어린 아이가 아빠의 목에 올라타서“사. 드. 가. 고. 평. 화. 오. 라.”고또박또박하게 외쳤다그 말들을 성주의 하늘은 빠트리지 않고 받아 적었다생명의 마을에서 평화를 찬탈해간 자들을이제는 하늘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선남면의 할머니도 초전면의 어린이도사드는 안 되는 것을 아는데 너희들만 모르니이제는 너희들이 불쌍해 보인다

아, 사랑은 이렇게 오는가성주 땅은 분열책동을 일삼는 너희들이 넘보기에는평화의 힘이 너무 커진 땅이 되어버렸다이제 너희는 우리의 상대가 아니다쇠붙이로 짓밟기에는우리가 너무나 부드러운 흙가슴이 되었기 때문이다사랑으로, 단결로, 평화로, 우리는 이겨내었다우리는 승리이고 평화이며 서로의 자랑들이다

눈물이 난다뜨거운 눈물이 난다이 사랑의 기억을 죽음까지 데리고 가자이 평화의 항쟁을 역사(歷史) 끝까지 데리고 가자성주의 성산포대에서 시작한 사랑과 평화의 샘물을뜨거운 연대의 바다로 데리고 가자우리가 이겼다우리가 평화다모두가 성주다

김수상 부편집위원장 [email protected]

‘평화의인간띠잇기’의벅찬해방의광경을보고쓴졸시입니다. 아름다운성주의사람들께이졸시를바칩니다.

김수상 다니던 직장이 문을 닫아서 전업주부로 살고 있다. 성주읍 성산리에 작은 집터를 마련하고 귀농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사드가 들어온다고해서‘사드배치철회투쟁촛불문화제’에열심히다니고있다. 시집으로『사랑의뼈들』(삶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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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인사│

다시 주권자의 길을 생각한다.

최봉태 대구참여연대 공동대표 [email protected]

이번 여름은 정말 기록적 무더위로 기억이 될 것 같다.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에서 오랫동안 더위에 적응이 되어

살아왔다고 생각을 하 는데, 이번 여름의 더위는 당초 예

상을넘는더위 다.

그 탓에 전기요금 누진제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되었다.

회원분들 모두 이 더위에 건강하게 잘 지내셨는지, 그리

고지금도잘지내시는지안부를드린다.

하지만 아무리 더워도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은 가을이

멀지않았음을깨닫게해준다.

아무리 현실이 어렵더라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삶

의지혜를다시금느끼게하는요즘이다.

해마다 8월이면우리는광복절을맞게된다. 하지만아직

우리에게진정한해방의날은요원하다.

일제 피해자들만 하더라도 아직 피해자들의 마음에 평화

가 오지 못하고 있다. 작년 한일 외교 당국 간 일본군 위안

부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하여 공동 기자회견이 있었지만, 피

해자들의 의사를 존중하기는커녕 협상과정에서 피해자들을

철저히 소외시켰고, 그 결과 피해자들의 원하는 바는 전혀

달성이 되지 않은 채 외교 당국 간 필요성에 기한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편의적 야합만 만들어 버렸다. 이런

야합이후에도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피해자들에게 새로운 상처를 주는 잘못을 거듭하

고 있다. 피해자 문제는 사실인정-사죄-배상과 재발방지의

수순으로 해결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사실인정의 첫

단계에도 나아가지 않은 상황에서 사죄와 배상의 길은 아

직도요원하다.

도대체 작년 야합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잘못은 지난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시기에도 있

었다.

당시 냉전하국제정세속에서일제피해자문제를해결

할의지도없이서로완전최종해결조항에대한서로다른

해석을 통해 제1차 야합을 해 왔지만, 냉전 후 이런 한계가

들어나고 지난 50년간의 피해자들의 투쟁을 통해 이러한

해결은 법적으로 해결한 것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입증이 되었다. 그 결과, 한일 양국 사법부의 판단에 의해

이러한 야합을 넘어서서 피해자에게 법적 정의를 돌려주라

고 촉구되었지만 한일 양국 외교당국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기는커녕 결국 최근 사드배치를 둘러싼 한미일 군사

동맹의 필요성에 의해 제2차 야합을 통해 다시 한번 일제

피해자들의 인권은 짓밟히게 되었다. 1965년 전쟁공조와

2016년의 신 전쟁공조는 전쟁피해자들에게 정의를 회복시

키는 것을 아직도 막고 있는 것이다. 하긴 일제 식민지 당

시의 하나된 남북 공동체의 회복자체도 되지 않은 상황에

서 식민지 지배의 피해를 완전히 회복하려는 것 자체가 무

리일지도모른다.

결국 우린 아직 일제피해자들의 상처를 제대로 치유할

자격을 가진 공동체를 아직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깨닫게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작년 한일외교당국의 야합으

로 피해자들에게 새로운 상처를 주게 된 근본원인은 아직

도 사드배치 논쟁에서 보듯 외세의 압도적 전쟁공조와‘건

국절’논란을 부추기는 우리 사회의 내부 한계에서 비롯되

는것이다.

따라서 이 땅에는 외세와 친일부역세력과 싸워 진정한

광복을 쟁취할 진정한 주권자가 아직도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이번 8월에다시금느끼게된다.

일제하 독립군의 마음으로 그들이 함께 꿈꾸었던 해방된

조국의 모습을 다시 그려보며 대구참여연대 회원들이 가고

있는 이러한 주권자의 길에 함께하는 시민들이 더 많이 나

오기를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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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최수환 화가, 문화비평가 [email protected]

도덕과 법 사이에 낀 예술가

이상한 나라다.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일상으로 일어난

다. 지구상 어디에도 이런 나라는 없다. 아무리 큰 충격

도 금세 잊어버리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감각은 아마도 무디기로는 지구촌 최고일 것이다. 일상에

서 사건사고 없이 조용하고 평안하면 오히려 이상할 정

도다.

문화예술계도 예외는 아니다. 이곳저곳에 이러저러한

문제들로 눈과 귀가 어지럽고 머릿속이 복잡하다. 지휘

자 정명훈, 자칭 화수 조 남, 화가 이우환, 작고화가 천

경자 등의 이름이 뉴스의 주인공들 그들이 무슨 몹쓸 일

을 하 나? 아니면 당하 나? 이렇듯 시끄러운지 참으

로 궁금하다. 지난해 연말 술자리를 장식한 서울시향 지

휘자 던 정명훈과 예술감독 사이에 일어난 일들은 내

역이 아니라서 궁금하기는 하나 논하기엔 내공이 부족

하다.

5월 들어 카운터펀치를 날린 조 남의 대작사건은 국

민을 문화국민으로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하면서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약간 시들해질 무렵 터져 나온 21세기

한국미술의 흥행 아이콘 이우환 화가 작품의 위작사건이

다시 한 번 문화시민의 뒤통수를 강타했다. 희한한 것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문화국민 문화시민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두 사람 이상이 모이면 술안주로 오

르는 조 남과 이우환 대작(代作)과 위작 논란은 도대체

뭐가 뭔지는 모르지만, 어찌됐건 이야기에 끼지 않으면

미개해지는 듯하다.

대작(代作)이니 위작이니 하는 것은 조 남이나 이우환

에게서만 나타나는 별스러운 일은 아니다. 특정 예술품

(그림)의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져서 돈이 되거나, 소장이

권위의 상징이 되는 순간 위작은 필연적으로 나타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있어온 사회(문화)현상의 하나이

다. 어쩌면 인류의 삶과 함께 해온 필요악이라 할 수도

있다. 중국 원나라 최고의 화가인 대치 황공망의 대표작

인‘부춘산거도’가 두 점인 것과 아직도 두 점의 진위를

가리지 못한 채 수 백 년을 이어오고 있지 않은가? 한때

골동상들의 말에“열 중 일고여덟은 가짜라서 둘이 진품

이면 남는 장사요 셋이 진품이면 횡재하는 것”이라는 얘

기도 있었다. 과거시대 위작은 좋은 작품을 나눠갖기 위

해 하나 더 만들었다면, 현재의 위작은 인기 있고 값비싼

작품을 위작하여 돈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열하일기>를 쓴 박지원이 청나라 베이징의 골동품

골목 위조품을 거론한 기록으로 보아 오래전부터 많은

위작이 있어왔고 현재도 미래에도 인간의 욕망이 존재하

는 동안에는 없어질 수 없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조 남으로부터 촉발된 대작(代作)이라는 것은 따지고

보면 그리 특별한 것도 이상할 것도 범죄시될 것도 아니

다. 다수의 작가들이 화실에 조수나 아르바이트를 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며, 많은 부분 조수들이 작업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미술계도 좀 솔직해질 필요가 있는

지점이기도하다. 100중 1정도의 현상이라면 99의 예술

인들이 인정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화가들의 여론은

대작이니 조수니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펄쩍

뛰는 것이다. 그런데 100중 5가 현실적으로 화단의

향력 있는 판매 실적을 가진 숫자라면 5중의 1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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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의 화가들이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조

남이 관행이라 하여 모면하려 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20%의 관행이니 그로서는 억울할 법도 하다. 물론 조

남처럼 주문하듯이 그림을 그려와 사인을 하고 판매하는

방식을 취하지는 않는다. 5만원을 건네면 뇌물이 아니고

선물이고, 50만원을 건네면 뇌물이 되는, 우리사회의 범

죄와 관행에 대한 모호함과 다른 잣대를 사용하는 기준

틀이 문제일 수도 있다. 많은 화가들에게 선주문이라는

유혹이 온다면 아마도 쉽게 뿌리치지 못할 것이다. 실제

로 선주문이 이루어지는 인기 작가들은 주문량을 채우기

위해 조수를 고용하여 작업을 하기도 한다. 이는 오만 원

과 오십만 원의 차이일 뿐이다. 물론 당연히 지탄받아야

할 행위임은 분명하다.

대작(代作)은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만한 일이나 위작은

범죄행위다. 원작가의 정신과 명예 등 모든 것을 가로채

가는 아주 못된 행위지만 인간의 욕망에 기생해 살아가

는 사기꾼과 같이 이 또한 인간사에는 늘 있어왔던 것이

다. 이것에 대처하는 방법은 대단히 명료하다. 수사기관

에 의해 조사되어지고 범죄행위를 한 위작자와 유통해서

이윤을 취한 자들을 가려내어 그 범죄에 맞는 형량의 법

으로 다스리면 되는 것이다. 원작가인 이우환에게는 법적

으로 아무런 책임이 없으며 연관도 없는 일이다. 이렇듯

어쩌면 별것도 아닌 것이 무슨 이유로 이토록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어야 하는지는 살펴볼만한 일이다.

한 번쯤은 뉴스에서 들은 기억이 있는 사건으로 이우

환 위작사건을 비교해 보면 어떨까? 한 도둑이 엄청난

물건을 장물로 내다 팔다 덜미가 잡혔다. 고위급관료나

재벌총수의 집에서 훔친 물건이라 자백하 고, 그 정황과

증거가 모두 일치하여 장물의 주인인 관료와 총수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니 죽어도 제 것이 아니라 했다는 웃

지 못 할 사건이 있었다. 이우환 위작건과 천경자 미인도

사건도 이와 흡사하다. 우리의 궁금함과 관심은 어떤 이

가 위작을 했느냐보다는, 왜 위작이 분명함에도 작가는

죽어라 자신의 작품이라고 우기는데 있으며, 그 뒤에 모

종의 말 못할 뭔가가 있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정리해보

면 이사건의 본질은 진위가 확인되지 않고 시중에 돌아

다니던 이우환 작품에 현대화랑과 이우환 씨가 진작(眞

作)이라는 작품감정서를 발급한 것으로부터 시작이다. 얼

마나 많은 작품이 이런 과정을 거쳤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 과정을 거친 작품을 가짜라 인정하는 순간, 그간의 모

든 감정서에 대한 불신을 낳고, 그로부터 나타날 결과를

짐작할 수도 없기에, 감정서에 직접 사인한 이우환으로서

는 본인의 작품이라 우길 수밖에 없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투명하지 못한 미술품 거래 방식에서 터

져 나온 문제인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우환의 평소 주장인“내 그림은 나

만의 독특한 호흡이 있기에 아무도 위작할 수 없다”는

스스로 신격화해온 비뚤어진 예술관도 한몫했다고 할 수

가 있다.

그림이 고가에 팔린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다 단정할

수 없고 인기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위대한 예술가 일수

도 없다. 일등주의와 황금만능문화가 가지는 우리의 비뚤

어진 자화상이 그림과 화가를 통해 나타나니 마음이 불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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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사드(THAAD)

교토에서 4시간 가량 차를 달려 도착한 교탄고 시(市) 탄고 정(町) 우카와 (宇川)지역, 아나몬주(穴文殊)라

는 튀어나온 20미터 절벽 위. 그곳에 우리가 보려고 한 엑스밴드 레이더(AN/TPY-2)가 있었다. 레이더가 있

는 그 기지의 공식 명칭은 <교가미사키 통신소>.

마침 이 기사를 쓰고 있는 8월 10일, 제임스 시링 미 MDA(국방부 미사일 방어청) 청장의 일본 방문에 맞

추어 일본 언론은 사드 미사일의 조기 도입을 보도했다. <미군기지 건설을 우려하는 우카와(宇川) 유지모임

(이하 우려하는 모임)>의 사무국장 나가이 토모아키 씨가 언젠가는 사드 미사일이 미군이 아닌 자위대 소유

로서 들어 올 것이라고 한 말이 떠올랐다.

엑스밴드 레이더 기지는 2013년 2월 22일 미일 수뇌부 회담에서 합의 된 후 2월 26일 방위성에서 교탄

고 지역에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그 해 9월 교탄고 시장이 수락. 2014년 5월 착공 한 후 그 해 12월

26일 본격 운용을 시작했다. 성주도 이런 타임 라인이라면 내년 12월쯤 성산에 미사일과 레이더가 설치될

것이다.

우리의 동해를 바라보는 엑스밴드 레이더. 그 바다와 해변은 일본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레이

더 기지 양 옆 1km 정도 떨어진 해변에서는 사람들이 해수욕을 하거나 캠핑을 하고 있었다. 전자파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까?

“왜 없겠습니까? 그러나 문제없다

고 하니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

실 믿지는 않죠. 어떤 방식으로 측정

했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우려하

는 모임의 나가이 사무국장이 안타

까움을 표했다.

일본 방위성은 전자기강도 조사

계측치를 레이더 운용 전에 3차례

레이더 운용 후 지금까지 4차례 발

노태맹 뉴스민 대표 [email protected]

동아시아 평화의 작지만 강력한 발화점, 성주일본 엑스밴드 레이더 방문기

<사진출처 : 뉴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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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했다. 계측 지점은 레이더 양측에 있는 오

와 마을(24세대 거주)과 소데시 마을(70세

대) 그리고 해상의 세 지점. 최초 2014년 3

월 19일 계측일을 제외하고 이 후는 모두 0

으로 표시되어 있다. (소수점 세 자리 아래

는 버린 0이다) 이 수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기자의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관광 지도를 보니 레이더 앞 해상으로 유

람선이 오고 간다 는데 사실인가요?”

“주민들이 용돈 벌이 하려고 가끔씩 자기

배로 운행하는 겁니다.”

“전자파 때문에 비행기 운항이 금지되어

있는데 해상으로 헬기가 뜨기도 하나요?”

“며칠 전에 바다에 사람이 빠졌는데 레이

더 통신소에 연락을 해서 레이더를 끄고 헬

기를 띄웠다고 합니다.”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얘기인가요?”

“미군 시설이라서 확인할 수 없으니 그런

가보다 하는 거죠.”

“근처 주민들 중에 인공 심장 박동기를 한

사람은 없나요? 혹시라도 전자파에 향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 쎄요... 들은 바가 없는데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2011년 3월 11일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떠올랐다. 후쿠시마 핵연료는 5년

이 지난 지금도 멜트다운과 멜트스루를 진행하고 있고 일본의 많은 지역이 세슘으로 오염되어 있지만 일본

정부는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일본 기업은‘먹어서 응원하자’고 광고하고 있고, 일본 사람들은‘방사능쯤이

야 내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며 텔레비전에서 화이팅을 외친다. 일본의 상당한 토가 오염되었다는 객관

적인 자료가 있음에도 일본은 평온한 것처럼 보인다. 지극한 공포가 사람들을 대범하게 만든 것일까? 마찬

가지로 엑스밴드 레이더에 대한 일본 주민들의 저항도 너무 미약한 것이 아니었을까?

“일본 국민들의 특성상 국가가 필요로 하면 대체로 그 결과를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측면이 있죠.”그렇다

면 어느 당에도 속하지 않은 평범한 고등학교 교사인 나가이 사무국장 그리고 교토에서 부터 동승한 교토

연락회의 이들은 왜 이 반대 운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일까?

“일본은 아직도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지 않아요. 우리는 헌법 9조를 뜯어 고치고 나가려는 일본의

<사진출처 : 뉴스민>

Page 10: 함께꾸는꿈 108호 (2016년 8월).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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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국주의화를 반대하고 오키

나와의 미군 기지가 확장되는

것을 반대합니다. 사드 미사일

의 한국 배치는 한국 만의 문

제가 아니라 동아시아의 문제

입니다.”

그 먼 길을 왕복으로 운전

해준, 일주일의 반은 해충 잡

는 일로 보내고 나머지는 미

군 엑스밴드 레이더 기지 반

대 교토연락회 일을 하는 이

케다 타카네 사무국장에게도 왜 레이더 반대 운동을 시작했는가 물었다.

“학생 때 저를 사로잡은 생각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것으로

시작한 것이죠. 지금 제가 바라는 것은 평화입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그들의 반대 운동을 검색해 보면서 기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운동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횟수는 많지 않지만 많게는 1200명 적게는 수 백 명의 집단 항의가 있었다. 그러나 그 몇 번 되

지 않는 집회의 힘으로 미군 레이더 기지를 막아내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주민도 얼마 되지 않고 바닷가

오지인 곳에 레이더 기지를 세우고 또 앞으로 사드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별 다른 저항 없이 이루어졌고

이루어 질 것 같다.

어쩌면 성주도 그런 곳이고 미국에게 성주도 그런 곳으로 비춰지지 않았을까? 문득 사드의 성주 배치를

발표한 류제승(59) 국방정책실장의 인터뷰 기사가 떠올랐다.

“주한 미군이 2013년부터 독자적으

로 부지 조사”를 해 왔고“올 1월 말

까지 사드 배치와 관련해 미국으로부

터 어떤 요청·협의·결정이 없는 소

위 '3No' 정책이 유지됐”으며 2월 초

에야“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해 협의

하게 됐다'고 발표하면서“정책적 협

의와 실무적 절차가 진행됐”고 그 후

부터 5개월 동안“한반도는 산악 지형

에다 인구가 조 해...한미 공동조사단

<사진출처 : 뉴스민>

<사진출처 : 뉴스민>

Page 11: 함께꾸는꿈 108호 (2016년 8월).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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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10여 개 부지를 살펴봤

고, 다시 다섯 개로 압축

한 뒤 최종적으로 (7월 13

일) 성주로 정했다.”는 것.

(조선일보. [최보식이 만난

사람] 사드 배치의 '幕後

스토리'… 류제승 국방정책

실장. 2016.07.18)

5개월 동안 10개 지역을

미군의 사전 조사 결과 없

이, 그들의 의견을 참조함

이 없이 조사하여 성주로

결정할 수 있었을까? 지관(地官)이 묘 터를 알아보듯이 그렇게. 성주는 인구가 조 하지 않아서, 문제가 생

겨도 최소화될 것이므로 낙점되었다는 뜻일까? 성주군과 면적과 인구수도 비슷한 교탄고시, 그 중에서도 산

넘어 해변 가에 있는 오지, 이미 자위대 기지가 있는 곳이므로 엑스밴드 레이더와 사드 미사일을 설치해도

아무 문제없다는 우카와 지구. 그 둘은 많이 닮았다.

저녁 어스름 돌아오는 길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엄청 큰 자귀 나무와 백일홍 나무의 붉은 꽃들이 노을을

걷어가고 있는 우카와 지역. 아름답고 조용한 마을. 같이 동행한 성주 주민 함 선생은 우려하는 모임의 주민

들을 만나고 나오면서 성주 주민들에게 무엇을 얘기해 주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어쩌면 실패의

기억을 전해 주어야 할 지 모른다는 우려 다.

그러나 수고한 이케다 사무국장과 교토역사 내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일

본의 교탄고는 졌고, 한국의 성주는 지금 싸우고 있다. 교토시와 우카와에서 만난 주민들은 그 성주를 주시

하고 있다고 했다. 해서 지금‘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는 동아시아 평화의 작지만 강력한 발

화점 같은 것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엑스밴드 레이더가 있는 <교가미사키 통신소>의 한 귀퉁이에는 기지에 귀속되지 않은 땅, ‘평화의 정원’

이 있고 그곳에는 역설적으로‘주의(WARNING)'라고 쓰여진 붉은 입간판이 서 있다. 그 간판의 내용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당신은 여전히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장(武裝)을 해야 한다고 믿는가?”

어쩌면 이 말이, 들을 귀가 없는 자에게는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비극이다.

<사진출처 : 뉴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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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작전을 하는 줄 알았다. 지난 7월, 한·미 정부가 갑자기 사드(THAAD, 고고도지역방어체계) 한국 배

치 결정을 발표했다. 사드 배치를 위한 공식 협의 시작을 발표한지 5개월 만의 일이다. 나쁜 예감은 언제나

틀린 적이 없다. 며칠 뒤 성주 주민들은 사드 배치 지역이 성주로 결정되었다는 사실을 TV를 보고 알게 되

었다. 사드 배치를 어붙이며 성산포대가‘사드 체계의 효용성과 환경, 건강 및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최

적의 부지’라고 강조할 때는 언제고, 국방부는 이제 와 제3부지 검토를 운운하고 있다. ‘여기가 최적지’라

는 호언장담을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2014년 6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으로 사드 문제가 불거진 뒤 지금까지, 모든 과정은

더할 나위 없이 불투명하고 일방적이었다. 사실 미군이 부지 조사까지 마쳤다는 언급이 나온 건 2015년이었

다. 한국 정부만 결정된 것이 없다고 부인해왔을 뿐이다.

바보야, 문제는 MD야

사드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사드가 미국 미사일방어체제(MD)의 일부이며, 아시아 지역 MD의 핵심적인

무기체계라는 점이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다는 건, 북한만이 아니라 중국 등을 겨냥한 미·일 MD에 한국

이 하위 파트너로 편입된다는 걸 동네방네 알린다는 의미다. 미국 주도의 동북아 MD 구축은 오바마 정권이

2011년부터 추구해왔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재균형(Asia Rebalancing) 전략, 이른바 아시아로의 회귀

(Pivot to Asia)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미국의 대 중국 포위 전략으로 알

려져 있다.

문제는 동북아 MD 편입이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을 사실상 포기하겠다는 것과도 같은 뜻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북한의 반발은 물론이고, 6자 회담의 중요한 중재자 역할을 해 왔던 중국을 구석으로 모는 꼴이다.

중국을 적대시하면서 남북, 북미 간에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반도를

미·중 갈등의 한가운데로 몰아넣고, 동북아의 군비 경쟁을 가속화하면서 북한의 핵 포기를 바라는 것은 요

행수를 바라는 것과 다름없다.

무엇보다‘절대 방패’를 만들겠다는 미국의 욕망에서 탄생한 MD는 단순히‘방어용’무기체계가 아니다.

MD는 상대에 대한 완벽한 제압을 전제로 하는‘절대 억지’전략에서 고안되었다. 군사적으로 완벽한 방어

란, 완벽한 공격과 동의어로 매우 위협적인 개념이다. 나는 한 대도 안 맞고 상대방은 아무 때나 마음대로

때리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특집│사드(THAAD)

황수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email protected]

사드(THAAD)가 평화를 지켜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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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군사적 위협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어 상호 억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방의 핵미사

일을 무력화할 수 있는 MD 구축은 게임의 규칙을 바꿔버릴 수 있다.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이 탄도미사일

방어(ABM) 조약을 체결해 서로 MD를 구축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지금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히 반발하는 것도 역시 MD라는 끝없는 군비경쟁의 늪 때문이다. 미국의 MD 구축이 동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을 깨고 역내 안정을 해친다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2008년부터 명확히 미국 MD 편입 수순을 밟고 있다. 2014년 말 실에서 체결한 한미일 군

사정보공유약정, 최근 한미일 해상 MD 훈련, 그리고 사드 배치 결정까지 모두 그 경로 위에 있다. 정부는

하층 방어 위주의 독자적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제(KAMD)를 구축할 뿐, 우리가 미국 MD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긴급 현안 질의에서 한국과 미국이 MD에 대한‘MOU’를

맺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MD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변했다.

백번 양보해 정부 말이 맞다 할지라도 주변국은 다르게 생각한다. 미국은 한국을 대표적인 MD 협력국으

로 분류하고 있고, 일본도 미·일 MD의 품에 안기는 한국을 환 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 역시 한국이

미국 MD에 편입되었다고 보고 있는 게 정확한 현실이다.

2014년 미 국방부에 사드 한국 배치를 요청했던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앞선 인사청문

회에서 미국의 한반도 MD 이행전략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단계별로 친절하게, ▷1단계는 패트리어트 미

사일 배치 단계로 단거리·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방어용 ▷2단계는 한미일 MD의 통합을 증진하면서 패트리

어트 미사일을 업그레이드하는‘상호운용성’확장 ▷3단계는 준중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한 사

드나 이지스 같은 상층 방어체계와 X-밴드 레이더 배치다. 당시 2단계를 진행 중이라고 답변했고, 이제 3단

계로 접어들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답은 정해져 있고 한국은 조용히 따라만 가면 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어떤 무기체계를 배치하는 것에 대해 주변국 두 정상이 함께 반대 성명을 내는 것을 본 적이 있

는가?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 한국 배치를 반대하고 미국 MD 전략을 맹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두 번이나 발표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바보가 아니다. 당장 중국에서는 사드가 배치되면 군사전략을 변화시

키겠다는 언급이 나왔다. 러시아는 미사일 부대를 극동으로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방부의 한가로운

주장처럼, 단순히 주한미군이 무기 하나를 더 들여놓는 차원이 아닌 것이다.

미국은 MD를 완성해 가는데 우리는 무엇을 얻는가?

한국은 북한과 가까이 붙어 있어 미사일이 저고도로 날아오고 몇 분 만에 떨어지기 때문에 한미일 MD 편

입으로 별다른 이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한반도는 작전 종심이 짧고, 북한의

공격이 발생한다면 단거리 미사일이나 장사정포, 방사포를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즉, 멀리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높은 고도에서 요격하는 사드는 한국에서는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미 의회 조사

국 보고서, 미 국방부 보고서, 한국 국방부 보고서 등 이미 수많은 자료로 입증된 사실이다.

중거리 미사일 방어 명분도 현실성이 낮기는 마찬가지다. 북한의 노동이나 무수단 같은 중거리 미사일은

한국을 공격하기 위한 미사일이 아니다. 국방부는 그동안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을 고각 발사해 사거리를 줄

여 남한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드가 필요하다고 목청 높여 주장해왔다. 그러나 얼마 전 긴급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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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질의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북한이 제정신이라면 무수단을 고각 발사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

다. 이처럼 정부 입장이 혼선을 빚는 이유는 사드 배치는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되는대로 명분을 갖다 대다

가 스텝이 꼬인 탓이다.

‘고각 발사가 제정신이 아닌’이유는, 그 경우 탐지가 쉽고 속도도 느려져 요격 받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만에 하나 노동 미사일을 고각 발사할 수 있다면, 같은 이치로 저각 발사도 할 수 있고 얼마든지 고고

도 미사일용인 사드의 요격을 피해갈 수 있다. 차라리 중국 등 더 먼 거리에서 주한미군기지로 날아오는 미

사일을 요격하는 경우를 상정해야, 그나마 사드는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주한미군은 왜 사드를 배치하려 할까? 핵심은 레이더다. X-밴드 레이더 운용 방식에 따라서는

북한 미사일 탐지를 넘어 중국의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발사 단계에서 탐지할 수 있게 된다.

그 정보는 일본이나 오키나와, 혹은 미국 본토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을 이지스함 미사일방어체계나 지상배

치미사일로 요격하는데 매우 유용할 것이다. 한국의 레이더가 일본 교가미사키나 아오모리에 배치된 X-밴

드 레이더보다 앞서, 가장 일선에서 탐지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지구는 둥 고 전자파는 직

선으로 뻗어나가기 때문에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초기 탐지가 가능해지고 정확도도 높아진다.

문제의 X-밴드 레이더에는 두 가지 모드가 있다. 탐지거리가 600~800km인 종말 모드(사격통제용)와 탐

지거리가 수천 km에 달하는 전진배치 모드(조기경보용)다. 국방부는 한국에 배치되는 X-밴드 레이더가 탐

지거리가 짧은 종말 모드로만 운용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청에 따르면, 두 모

드는 8시간 이내에 전환이 가능하다. 단지 소프트웨어와 고각 설정 방식, 통신 케이블 설치 방식 등을 바꾸

는 것이다.

X-밴드 레이더를 운용하는 건 주한미군이다. 미군이 레이더를 어떤 모드로, 어떤 방향으로 운용하는지,

출력이 얼마인지 누구도 실시간으로 알 수 없다. 한국에 배치된 레이더가 수집한 정보를 어디까지 공유하고

활용하는지도 알 수 없다.

만약 중국이 발사한 미사일을 한국에 배치된 레이더가 탐지하여 미국이나 일본이 태평양에서 요격한다

면? 한국은 중국에 대해 군사적 적대행위를 하는 것이 된다. 이는 유사시 한국의 사드 기지가 북한이나 중

국의 1차 타격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위험성을 안는 셈이다.

MD는 끊임없이 수요를 창출한다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이후 나오는 이야기를 유심히 살펴보자. 사드를 남부권에 배치하면 수도권 방어는

어렵지 않냐는 비판에 직면하자 국방부는 수도권에 하층 방어체계인 PAC-3를 증강 배치하겠다고 말한다.

차기 이지스함에는 상층 방어용 요격 미사일인 SM-3 등을 탑재하도록 만들겠단다. 이미 정부는 한국형미

사일방어체제(KAMD) 구축의 일환으로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과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을 거

액을 들여 따로 국산 개발하고 있다. MD는 다층 방어체계를 갖춘다는 명목으로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

MD가 위험한 것은 이처럼 끊임없이 군사적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그럼 상대방은 가만히 보고만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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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가? MD를 무력화할 공격력을 강화하는 것이 당연한 귀결이다. 북한은 결국 핵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

다. 북한의 핵 개발과 한미일 MD는 서로를 핑계 삼아 지금까지 무럭무럭 자라왔다. 사드가 배치되면 이제

중국과 러시아도 군비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다. 웃는 것은 결국 군수업체뿐이다.

다층 방어체계가 있으면 좋은 점이 있을지도 모른다. 사드가 단 하나의 북한 미사일이라도 요격할 수 있

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군비 투자는 다른 사회적 투자를 포기한 대가로 이루어지기에, 방위력 형성이 절실

한 이유를 분명히 해야 한다. 없는 것보다는 좋지 않겠냐고, 확실하든 모호하든 모든 위협에 대비하면 좋지

않겠냐고, 대충 넘어갈 일이 아니다. 주변국과의 갈등을 비롯한 사드 배치 결정의 모든 대가를 다 감수하고

도 사드는 우리에게 필요한가? 얼마큼이 적정한 군사력이고, 방어 충분 전력인가?

이미 한미동맹은 북한에 비해 군사적으로 절대적 우위에 있다. 대북 억지력은 차고 넘치게 충분하다. 그럼

에도 국방부의 입장은 계속 군사력 확장이 필요하다는 것뿐이다. 더 많은 무기로 우리는 더 안전해질까? 더

많은 군사비로 평화가 찾아올까? 모두가‘국가 안보’를 말하지만 결국엔 아무도 안전해지지 않을 것이다.

군비 경쟁의 악순환만 남는 것이다.

‘국가 안보’라는 성역

평택 대추리에서, 제주 강정마을에서, 양에서 정부가 무언가 깨달은 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헛된

것이었다. 이번 사드 배치 결정 과정은 더 후진적이었다. 성주에 내려간 총리와 국방부 장관은“죄송하다, 사

드는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우리 군의 충정을 이해해 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종북몰이는 벌써 시작되었다.

“어쨌든 사드는 한국 방어에 도움이 된다”, “어쨌든 사드는 한국 방어에 도움이 된다”고 무조건 우기는 것

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일방적으로 사드 배치를‘통보’받은 성주 주민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

의 정부에 대한 신뢰는 바닥이다. 우리는 지난 2년 세월호 참사, 메르스,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겪었다. 매년

‘안전 보장’을 위해 전 세계 10위 규모, 올해는 39조 가량의 예산을 지출하는 국가에서 말이다. 무엇이 진

짜‘위협’이고 무엇이 진짜‘안전 보장’이란 말인가?

“성주뿐만 아니라 한국 어디에도 사드 배치는 안 된다.”“사드 가고 평화 오라!”사드 배치 결정이 발표되

자마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구름처럼 모인 성주 주민들은 이렇게 외쳤다. 맞다. 평범한 사람들은 직감적으

로 안다. 사드가 평화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드 배치 결정은 즉시 철회되어야 한다. 한·미 정부가 뭐라고 결정했든, 우리는 동아시아의 화약고에 살

겠다고 결정한 적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세금을 평화를 만드는 평화적 수단이 아니라 군비 경쟁에 쏟아 붓

겠다고 결정한 적 없기 때문이다. ‘국가 안보’라는 성역 앞에 합리적인 판단도, 사회적 합의 과정도 무시되

는 풍경을 다시 마주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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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사드(THAAD)

김충환 성주 수륜면 주민 [email protected]

성주 사드반대 투쟁의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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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촛불문화제가 시작된 지 40일이 지났다. 국방

부가 지난 7월 13일 사드배치지역으로 경북 성주를

공식발표한 이후 성주촛불은 하루도 꺼지지 않았다.

매일 저녁 1200명에서 2500여명의 성주 군민들이

참여했다. 성주군청앞 주차장은 평화나비광장이 되

었고 군민들은 그 광장에서 결사적으로 외쳤다. “사

드배치 결사반대”

성주가 사드배치지역으로 발표된 첫날, 성밖숲으

로 5000여명의 군민들이 모 다. “사드 성주배치

반대 범군민궐기대회”를 가진 후 군민 230명은 상

경하여 국방부로 항의방문을 하 다. 정부와 국방부

는 군민들의 분노는 점점 고조시켰다.

이날 저녁 성주촛불문화제에서 성주 주민 배윤호

(가천면)씨가 외쳤다. “지금 우리는 성주에 사드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을 넘어 한반도와 동북

아 평화를 위한 자랑스러운 투쟁을 하고 있는 것입

니다”

한편, 성주 여성들이 운 하던“먹거리나눔방”카

카오톡 대화방에서는 사드배치문제가 화두로 떠올

랐고 하루 만에 대화방 수용인원 1318명을 넘겼다.

누군가 대화방을 나가지 않으며 더 이상 초대할 수

없는 방이 되었다. 이후 이 대화방의 사드배치 반대

활동은 굳건한 성주촛불의 기반이 됐다.

7월 15일, 황교완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장관

이 성주 군민과 대화를 한다며 성주를 방문했다. 이

날, 교복을 입은 성주의 중고등학생들은 성주군청

앞마당을 하얗게 뒤덮었고, 총리와 장관은 3000명

의 군민들의 요구는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자기들

할 말만 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분노했고 총리와 장

관은 버스에서 7시간 동안 나오지 않았다.

정부는 언론을 앞세워 성주 군민들의 사드반대투

쟁에 대해 외부세력, 종북좌파, 전문시위꾼, 폭력난

동, 님비라고 덮어씌우며 철저히 고립시키려했으나,

성주 군민들은“평화의 성지 성주”, “한반도 사드배

치 반대”투쟁으로 정부의 굴레를 벗어던졌다.

7월 16일, 기존 행정조직과 사회단체 중심으로 구

성되었던“사드 성주배치반대 범군민비상대책위원

회”를 지방의원들과 군민들의 결합체인“성주 사드

배치철회 투쟁위원회”로 확대 개편하 고, 7월 21

일, 2300명의 성주 군민들이 53대의 버스를 나누어

타고 상경하여 서울역광장에서 투쟁을 벌 다. 이날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은 삭발

을 하며 투쟁의지를 드높 다.

7월 26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일행이 성주

를 방문했다. 성주 군민들은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새누리당 장례식을 가졌다. 상여소리 드높았고 곡소

리는 대성통곡으로 변했다. 무시당한 군민들의 서러

움이 복받친 것이다.

8월 10일 오전 7시 40분, 마감시한을 4일 남겨놓

고 한반도사드배치철회를 요구하는 백악관 청원이

10만 서명을 넘겼다. 중학생을 비롯한 수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했고, 망치부인,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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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시민사회단체와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야당

들이 앞장서서 서명운동에 참여한 결과 다. 성주는

한반도 사드배치 철회 투쟁의 불씨가 되었고 불길

은 전국적으로 번져나갔다.

이때부터 국방부와 김관용 도지사와 이완 국회

의원, 그리고 김항곤 성주군수는 성주지역 내 제3

부지론의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김관용 도지사가

염속산과 까치산을 청와대에 건의했고, 이완 국회

의원은 대통령을 만나 성주 내 제3부지를 검토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왔다.

8월 15일, 성밖숲에서 열린“사드철회 평화촉구

결의대회”에서 성주 군민 908명이 삭발을 하며 가

열찬 투쟁에 나섰으나, 그날 이후 정부의 음모는 구

체적인 일정으로 가시화 된다. 도지사의 성명서 발

표, 성주 보훈단체 및 제 단체의 기자회견, 국방부

장관 간담회, 투쟁위와 군민간담회, 이장상록회 등

촘촘한 일정 속에 위기가 왔다. 하나가 되어 사드배

치 철회 투쟁을 외쳤던 군민들의 마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국방부는 투쟁위의 무장해제를 노렸고, 도지사는

성주를 고립시켰고, 군수는 군민들을 분열시켰다.

모든 일들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으나 성주 군민들

은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거부하면서 저항했다.

투쟁위원 일부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수 백 명의 주

민들은 날마다 성주군청으로 나와 강력히 항의하고

저항했다.

8월 22일 경찰과 공무원을 동원되었고, 군청강당

에 있던 주민들은 끌려나왔고 구호소리가 울음소리

가 되도록 외치며 저항했다. 경찰과 공무원에게 완

전 포위된 성주군수가 제3부지 검토를 국방부에 건

의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군민의 뜻을 수렴했다면서

군민 참여를 철저히 봉쇄한 그들만의 잔치를 벌인

것이다.

그러나 성주 군민은 끈질기게 싸웠고 마침내 성

주촛불을 지켰다. 국방부는 명분을 가져가기 위하여

투쟁위의 무장해제를 노렸으나 실패했고, 성주 군민

은 투쟁의 명분을 지켰다.

8월 22일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군민들은 지난 며

칠 동안의 힘들었던 투쟁을 겪었지만 더욱 비장했다.

분열책동이 시작된 이후 군민들은 다양한 촛불문

화제 참여 방해, 사드배치 활동을 막기 위한 압력과

유혹, 군민간의 이간질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다.

아직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촛불은 한반도 곳곳에

서 밝혀지고 있다. 촛불 100일 째 되는 날은 전국

100개 도시에서 촛불이 밝혀질 것이다.

10만명의 백악관 청원 서명에 대한 백악관의 공

식 답변도 들어야 할 것이고, 야당의 사드배치 반대

당론 결정 이후 사드배치에 대한 국회 논의도 진행

될 것이고, 성주군수의 건의에 대한 국방부의 결정

도 나와야 할 것이다.

성주 군민은 기다리지만은 않았다. 매일 촛불을

밝히면서 8월 27일 2700여명이 참여하는“평화염

원 인간띠잇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메리카 인

디언들은 가뭄이 들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

가 온다고 했는데, 인디언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

를 지낸다는 것을 성주 군민은 알고 있다. 사드가

철회될 때까지 싸워야 한다는 것을 성주 군민은 알

고 있다.

성주 군민의 사드배치 철회 투쟁은 평화의 염원

으로 모두가 하나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한국 최

초 백악관 청원 10만 서명, 세계최초 908명 동시

삭발이라는 기록을 남기면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

다. 성주가 대한민국이고 대한민국이 성주다. 사드

배치를 막아내어 성주가 평화의 성지로 우뚝 설 때

까지 성주의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시간은 성

주 군민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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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사드(THAAD)

대구참여연대 쓰기 모임 <작당>

“사드 오면 우리 할매들 질가에 다 들누불끼다”

초전면 소성리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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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면에서 국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소성리로 가는 길, 연이틀 내리던 비가 멎었다. 소성리로 가는 길옆

에는 비온 뒤의 물소리가 맑았고 양봉농가의 벌통들이 즐비했다. 참외하우스와 마을을 감싼 안개들이 포근

했다. 산들이 마을을 더 꼭 껴안았다. 원불교 정산종사가 탄생한 이 마을에는 70가구 85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소성리 주민의 가장 젊은 나이가 50세, 평균 나이가 85세다. 참외와 벼농사 그리고 과수를 재배한다.

소성리 마을회관 앞엔 사드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즐비했는데, 원불교의 현수막들도 드문드문 눈에 보 다.

마을회관과 같은 건물을 쓰는 소성 편의점 앞에는 비닐로 둘러친 천막이 있었는데 1인 시위를 지원하는 간

이 천막인 듯했다. 마을회관에서 롯데골프장으로 가는 진입로에는‘사드배치 결사반대’의 피켓을 든 초전

면에서 나온 김정수(38세)씨가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하루에 아침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1시간씩 4번

을 교대로 시위를 한다고 했다. 골프장을 드나드는 차량의 시간대가 이 시간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그 옆에

는 시위를 지원하러 온 초전면민 김동찬(46세)씨가 사흘 전에 국방부 직원들이 이 길을 올라가는 것을 보았

다고 일러주었다. 국방부 직원들이 아마도 염속산을 들리기 전에 이곳부터 다녀간 것 같다고 했다.

‘평화나비광장’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부인과 교대로 나간다는 소성편의점 바깥주인 강희성(70세)씨는

우리를 만나자마자 군수부터 성토했다.

“군수는 처세를 그렇게 하면 안돼요. 여기 소성리 주민 수가 적다고 이리로 사드를 던지는데 여기도 성주

예요. 군민이 선출한 군수가 그런 망동을 한다면 군민들이 소환해서 옷을 벗겨야 해요. 물 맑고 공기 좋은

이 동네에 미군이 왔다 갔다 하

는 꼬라지를 볼 생각을 하면 박

근혜 대통령을 찍은 내 손가락

을 끊고 싶어요. 대한민국 75%

가 산악지대인데, 꼭 배치해야

한다면 사람의 피해가 없는 곳,

무인지역에 해야지 왜 이 청정

지역에 사드가 들어온단 말입니

까? 그 사람들은 한마디로 우리

를 인간취급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지요. 소성리는 수천 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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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주민들의 보금자리예요. 원불교의 성

지가 있는 곳이어서 만일 여기에 사드가 온

다면 원불교의 신도 분들도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우리는 미군들과 국방부 트럭에 깔

려죽을 각오를 하고 결사반대로 싸울 거예

요. 참여연대에서 오셨다고 하니 부탁인데,

제발 강하게 써주세요.”

젊은 분들이 없어서 싸우는 데 애로가 없

느냐고 물으니“우리 힘이 모자라면 초전면

의 젊은 며느리들이 워낙 똑똑하니 우리와 힘을 합쳐 똘똘 뭉쳐 싸워줄 것이다”며“여기서 우리가 사드를

물리치지 않으면 이 싸움이 또 어디로 가서 백성들을 괴롭힐 것이냐”고 반문했다.

마을회관 안에는 늦은 점심식사를 마친 할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다. ‘1070 학교

종이 땡땡땡 어르신 한 학교’동기생 분들이었다. 어디서 왔는가? 뭐 하는 사람인가? 이름은 왜 묻는가?

우리 한 선생님이 낯선 사람들이 이름을 쓰라고 하면 절대로 쓰지 말라고 했다며, 우리의 신상을 오히려

꼬치꼬치 캐물었다. 우리는 초전의 하나로 마트에서 사온 초코파이와 음료수를 펼쳐놓았다. 성주에 귀농을

하려고 성산리에 집터를 사놓았고 군청에도 촛불을 들러 자주 간다고 했더니 그제야 할머니들이 안심을 하

신다. 이호기 할머니가 84세로 가장 젊었고 성 낙 할머니가 92세로 가장 연세가 많았다. 96세의 할아버지

가 최고령인데 회관에는 나오지 않으셨다. 할머니들이‘사드 결사반대’의 푸른 머리띠를 능숙하게 질끈 동

여매고 목소리를 높 다.

“머 쓰러왔다고 카지만 저 사람들 믿지 마래이. 어떤 놈이 암까마구인지 숫까마구인지 알끼 머고. 이름

적어달라캐도 적지 마래이.”(뭘 쓰기 위해서 왔다지만 저 사람들 믿지 말자. 어떤 놈이 암까마귀인지 수까

마귀인지 알 게 뭐고. 이름 써달라고 해도 적지 마라.)

사진에 캡션을 달 때 쓰려고 할머니들 이름을 물으니 우리에게 되돌아온 말이다. 언론에 대한 불신이 얼

마나 깊은 지 알 수 있었다.

“군수님도 돌아섰다 카던데 군수는 이제‘님’이 아니고‘놈’이다. 생각해 보소. 이제‘놈’아니요. 우리로

봐서는 이제 적이라 카이.”(군수님도 돌아섰다 하던데 군수는 이제‘님’이 아니고‘놈’이다. 생각해 보소.

이제‘놈’아니요. 우리로 봐서는 이제 적이에요.)

“우리는 고마 이제 대가 끊기는 기라. 여기에 그런 괴물이 들어오면 손주고 자식이고 언가이 오겠다.”(우

리는 그만 이제 대가 끊기는 거야. 여기에 그런 괴물이 들어오면 손주고 자식이고 어지간히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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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저 할마이는 얼매나 점잖았는

데, 사드 온다 카고 나서부터는 욕쟁이

가 다 됐는 기라. (웃음)”

“박근혜 대통령이 이럴 줄 알고 뽑았

겠소? 저거 조상 묘 옆에 사드를 세우

든가 청와대로 갖고 가서 지 혼자 끌어

안고 죽든가.”

“까막눈으로 한평생 살다가 이제사 한 을 배우는데, 한 도 모르는 내가 촛불집회는 꼬박꼬박 나간데이.”

“여기는 물이 얼매나 좋아서 옛날에는 가재도 잡고 고디도 많이 잡았어. 시집와서부터 여서 쭉 살았는데,

인제는 여기서 죽지도 못하게 한데이.”

“10년 전 골프장 올 때도 우리가 싸웠는데, 독한 농약 때문에 그 맑은 샘물도 못 마시고 빨래도 못해. 우

리가 골프장에서 보상 받은 건 먼지뿐이다. 이제는 싸드 문디가 온다하니 죽기 살기로 싸울 끼다. 우리는

골프장 반대하면서 데모 마이 배웠다 아이가.”

다음 주쯤에 이곳 소성리로 사드배치가 확정되면 어쩌실 것인지 할머니들께 물었다.

“이 만데이 저 만데이에 있는 양짝 질만 막으면 사드는 못 간데이. 그래도 갈라 카만 고만 내가 질에 들

누불끼다. 슬마 지도 지 애비 애미 있을 낀데 우짤 끼고. 고마 여 있는 할매들 다 질까에 들누불끼다. 이 말

단디 쓰소.”(이 꼭대기 저 꼭대기에 있는 양쪽 길만 막으면 사드는 못 온다. 그래도 가려 하면 그만 내가

길에 드러누울 거야. 설마 지도 지 아비 어미 있을 건데 어쩔 것이야. 그만 여기 있는 할매들이 다 길가에

드러누울 것이야. 이 말 꼭 써주소.)

시집와서 한평생 소성리에 살며 소성리의 흙으로 돌아갈 할머니들의 원성은 드높았고 투쟁에 대한 결기

도 놀랄 만큼 뜨거웠다.

뼈에 살가죽만 남은 소성리의 할머니들이 머리띠를 묶고 야윈 팔뚝을 들며‘사드반대 결사반대’를 외쳤

다. 눈물이 났다. 마을회관 방 정면에 걸린 1960년대의 소성리의 전경 사진이 할머니들과 <작당> 당원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김성경/손 호/황순오

기사 작성 에디터 김수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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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세상│

대구 골목투어 제2코스 근대문화골목에는 1923년에 지은 중구 계산2가 90번지(현 약령길 25-1) 독립운

동가 이상정(1897~1947) 장군의 고택이 있다.

일본 도쿄 성성중학교(육군유년학교)를 마치고 미술학교와 상업학교를 거쳐 고쿠가쿠인대학(국학원대학)

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1917년 귀국해 계성학교 미술교사, 신명, 오산, 경신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며 지하

조직을 결성하여 항일투쟁을 전개하다가 북만주로 망명하여 독립무장운동에 투신하 다.

1941년 중국 육군유격대훈련학교 교수를 거쳐 화중군사령부 참모로 난징전쟁, 한커우전쟁에 참전하 으

며, 1942년에는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경상도 대표로 선임되었다.

태평양전쟁 종결 후 1947년, 모친상으로 대구에 돌아왔으나 40일 뒤 뇌일혈로 사망하 다.

현재 이 독립운동가의 고택에선 협동조합 다문이 운 하는‘바보주막'이 성업 중이며,

업을 쉬는 일요일 오후 2시엔 누가교회 정금교 목사와 마가교회를 은퇴한 서일웅 목사는 이 시대의 소

박한 독립운동가들과 함께 노란 리본을 두른 촛불을 켠다. 조은화(2-1), 허다윤(2-2), 남현철(2-6), 박 인

(2-6)학생과 고창석, 양승진 선생님과 권재근, 권혁규 부자와 이 숙님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하

고 있다.

날씨가 좋은 계절엔 골목투어를 하던 관광객들이 들여다보고 놀라워한다. 그리고 실종자 9명의 사진을 등

에 붙이고 걷는 예배(도보순례) 중에는 시민들의 불편한 시선을 맞닥뜰이기도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잊지

못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예배는 2016년 8월14일 현재 116번째 진행되고 있다.

술집에서 열리는 예배에 대한 불편함, 왜곡된 언론 보도 탓에“아직도 세월호냐?”는 빈정거림은 2년 넘게

열리는 일관성과 꾸준함에 사라졌다. 왜 세월호 예배인지, 어찌하여 이런 삶을 선택하신 건지 잘 보여주는

이 있어 소개한다.

세월호 예배, 정금교 목사

기억과 기도

이 욱 편집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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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30주년 기념 설교집, 44p

하나님의 일마태복음 16:21-28

정금교 목사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삶에는 기준이 하나 생겨버렸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역사의 한 기준, 한

분기점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물론 끔찍한 참사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이 사고를 대하는 정치인과 국민들

의 관점이 달라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월호는 참사의 기억만이 아니라 사회 변혁의 기억으로

또 하나의 우리 삶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분명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사회만이 아니라 각각의 개인에게도 그렇습니다. 짐승

처럼 먹고사는 일에 매달리면서 양심과 정의를 외면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서로 손잡고 정의를 세우며 살 것인가? 이기적인 나의 기준에 따를 것인가? 비극에 처한 그 사람의 요

구에 응답할 것인가?

자식 잃은 부모 앞에서, 이 땅에 있는 누구라도 이 질문에 답해야 하고 행동할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

다. 짐승일 것인가, 사람일 것인가. 이 질문에 아무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것이 심판입니다. 어찌 보면

매일 매 순간이 경계선이고 칼날 위의 시간입니다. 자기 목숨 연장하면서 안락한 길을 따르라는 충고는

사탄의 속삭임입니다.

오늘 읽은 성경이 이것을 말해줍니다. 예수는 고난인 줄 알지만 가야 할 길이기에 나섭니다. 자기가 반

드시 예루살렘에 올라가야 하며,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해

야 하며, 사흘째 되는 날에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했다고 성서는 증언합니다. 얼

마나 단호한 선언입니까?

그런데 그런 단호한 결단의 길에 서 있는 예수를 베드로가 말리고 있습니다. “주님, 안 됩니다. 절대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새번역 성서에는 베드로가 이렇게 말하면서 예수께 대들었다고 표현합

니다.

그러나 이런 베드로에게 예수께서 말 하십니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나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여러분! 베드로의 말이 틀린 것입니까? 죽음을 자청하는 스승을 말리는 것이 제자 된 도리가 아닙니

까? 그런데 그것이 하나님의 일을 방해하는 사탄의 일이라는 나무람은 너무 혹독한 말 이 아닙니까?

그런데 예수는 한 치의 물러섬도 없습니다. 오늘 본문에서의 두 가지 일, 하나님의 일과 사탄의 일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중립은 없다고 선언하고 있지 않습니까? 어느 편이냐고 지금 우리를 압박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늘 우리가 서 있는 자리는 어디입니까? 베드로의 자리입니까? 예수의 자리입니까? 예수와 베드로의

충돌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들어야 하겠습니까? 우리의 일상과 타성에 큰 파열음이 나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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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는 방식, 그 흔한 충고,

지혜, 인간적 도리 그런 모든

것들이 무너지는 충격의 현

장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

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

너라.”예수의 십자가 고난의

길이 사람다운 길이라면 우

리가 제대로 사는 방식도 이

미 열려 있습니다.

예수께서 가신 길은 세상의 충고나 상식을 넘어서는 전혀 다른 차원의 길이었으니 우리의 삶 또한 다

른 차원으로 부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예수의 삶과 말 을 세상의 것으로 유비하여 이해하거나 설명

해서는 안 됩니다. 흔한 겸손이나 애정이나 착한 행동 따위로 바꾸지도 말아야 합니다.

예수의 삶은 하나님이 주신 생명들을 지켜내려는 사랑이었으며, 생명을 파괴하는 것들에 대한 저항이

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죽음을 자초하신 것이 아닙니다. 가야 할 길을 가신 것이며, 다만 그 길을 방해하

는 자들에 의해 살해당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끝이 아닙니다. 그가 살해당함은 패배가 아닙니다.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신다.”

그 약속이 주어져 있는 길입니다.

그 분이 하나님의 길을 갔을 뿐이니 우리 삶 역시 다른 길이 없습니다. 죽이고 파괴하고 빼앗으려는

세력에게 굴복할 것인가, 예수를 따라 공의와 평화의 길을 갈 것인가. 거기에는 반드시 부활의 광이

있습니다.

요즘 길에 나설 일이 잦다 보니 어떤 지인이 그러더군요. “젊을 때 시위했는데, 지금 내 자식도 하게

될 줄 몰랐다. 이 땅의 평화는 진정 요원한가”라며 한탄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사람으로 태어나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하고, 불의와 싸우면서 사는 그것이 사람다

운 일 아니겠습니까? 비록 그 길이 세상이 생각하는 안락과 행복을 주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길만이 생

명의 길이고 부활의 길입니다. 세상은 악하고 욕망과 지배가 가득하기 때문에 자식과 손자 때가 되어도

사람다운 삶은 그렇게 드러날지도 모릅니다.

시편99편 4절에서 주님의 능력은 정의를 사랑하심에 있다고 시편 기자는 노래합니다.

하나님이 하나님인 것은 정의와 공평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사람인 것은 이 하나님의 마

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는 자와 함께 울고, 불의한 것에 저항하며, 외롭고 힘들어도 자비와 희망을 놓

지 않는 마음이지요.

사람에게서 하나님을 보며 하나님에게서는 이웃을 발견하는 사람이 됩시다. 하나님의 일, 곧 사람을

살리고 돌보는 일에 혹 고난이 따르고 희생이 에감되더라도 한번 크게 나아가봅시다. 안락한 길 대신에

마땅히 가야 할 길을 갑시다. 거기 마침내 부활의 새벽이 열리게 되어 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또 그 슬픔을 함께하는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한없는 은총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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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대구참여연대는 지난 2013년과 2015년 하반기에

북구청과 남구청의 청소용역업무에 대한 주민감사

청구를 한 바 있습니다. 각각 임금지급과 계약불이

행, ‘공공기간 용역근로자 보호지침’위반이 사실로

확인되어 계약해지 및 관련된 인사들의 징계를 이끌

어 내었습니다.

2번의 주민감사청구 모두 민주노총 대구지역일반

노동조합과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 는데, 당사자

인 노동조합원을 만나는 과정에서 환경미화분야에서

다양한 형태의 산업재해가 발생한다는 말을 들었습

니다. 무거운 짐을 들기 때문에 근골격계 질환은 기

본이고, 차량에 매달려 이동하기 때문에 교통사고도

발생하고, 각 종 유해물질에 노출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지자체의 산업재해 관련된 사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관련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자료

를 찾아보니 공공기관인 산업안전공단에서는 환경미

화원들의 산재발생율이 유사 업종보다 2.5배나 높기

때문에, 특별한 산업재해예방대책과 관리대책이 필

요하다고 주장하며, 환경미화원 산업재해예방 가이

드라인을 발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보건/산업의학 관련 논문에서도 여타 직종보다 산재

발생율이 높고 산업재해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는 것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고용노동부의 지자체 산업재해예방대책

을 찾아보니, 이미 2013년 전국 지자체에 산업재해

예방총괄부서의 지정과 산업재해종합관리계획을 수

립하는 지침이 내려진 상태 습니다. 그래서 대구참

여연대는 곧바로 산업재해에 관한 일반현황과 산재

총괄부서 지정현황과 산업재해종합관리계획의 공개

를 요청하는 정보공개청구를 대구광역시와 8개 군,

구에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는 매우 놀라웠습니다. 표-1을 보시면 바

로 알아차리시겠지만 지자체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

의 83%는 비정규직에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또한

전체 고용규모 대비 비교를 하고 싶었지만, 대부분

의 지자체들은 자신들이 고용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전체 통계현황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이 문제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룰 예정입니다)

표-1 대구지역 지자체 산업재해 발생현황

장지혁 대구참여연대 정책팀장 [email protected]

산재에 노출된 지자체 비정규직

구분정규직(공무원)

비정규직(무기계약, 간접고용

포함 등)합계

대구광역시 · 5 5

남구 · 9 9

달서구 3 3 6

달성군 · 9 9

북구 9 25 34

수성구 · 15 15

동구 5 20 25

서구 3 9 12

중구 2 14 16

합계 22 109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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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공개된 발생분야를 살펴보니, 전체 지자체

에서 일어난 산업재해 중 가장 많이 차지한 분야는

환경 정비 및 미화 분야 습니다. 산업재해 발생내역

에서 환경 분야로 집계 가능한 사고 건수가 총 39건

으로 전체 산업재해 건수의 29.7%, 정규직을 제외

할 경우 35.7%로 지자체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 중

3분의 1은 바로 환경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활폐기물과 재활용 분야에서 고

용된 비정규직 노동자의 숫자가 지자체 전체 정규직

의 숫자에 1/5도 안된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매우

높은 수치의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가 이미 3년

전에 내린지침조차 제대로 지킨 지자체가 없었습니

다. 산업재해총괄관리 부서가 지정된 곳은 대구광역

시, 북구, 수성구, 동구, 중구 뿐이었고 나머지는 관

리부서 지정이 되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산업재해

종합관리계획을 세운 곳은 대구광역시와 수성구 뿐

이었고, 그마저도 대구광역시는 간략한 내용도 공개

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서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을 비록한 지자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다치고,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몇 가지만 제

대로 인식한다면 문제는 손쉽게 해결될 수 있습니

다. 환경미화원을 비롯한 지자체의 비정규직 노동자

들은 해당 지자체에 고용된 사람일 뿐만 아니라 해

당 지자체에서 살아가는 지역주민이라는 점입니다.

산업재해예방에 들어가는 비용은 단순히 비용이 아

니라 지역주민에게 당연히 지자체가 제공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산업재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

면 생산성이 많이 떨어지게 됩니다. 간단하게 말

드리자면 건강한 환경미화원이 더 많은 쓰레기를 빨

리 치울 수 있습니다. 위험하고 아픈데 어떻게 시민

들에게 정확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습니까?

요약하자면, 비정규직도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지

자체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어야 좋은 공공서비스가 지역주민들에게 제공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구지역 뿐만 아니라 모든

지자체가 이런 인식의 전환을 통해서 산업재해 없는

지자체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구분 대구시 남구 달서 달성 북구 수성 서구 동구 중구 합계

건수 3 4 3 7 5 10 7 · · 39

구분 산업재해예방관리 부서 산업재해종합관리계획

대구시 지정(비공개) 없음

남구 없음(부서별 산재관리) 없음

달서구 없음 없음

달성군 없음(부서별 산재관리) 없음

북구 총무과 없음

수성구 행정지원과 환경미화원 분야 수립 및 추진

동구 행정지원과 없음

서구 없음 없음

중구 전략경 실 없음

표-2 환경 정비 및 미화분야 관련 산재 건수

표-3 산재관리부서 지정 및 산재종합관리계획 수립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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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

김병호 화가 [email protected]

인형의 家

한국근대의 대표적인 여류화가 나혜석1). 그녀는 화가일 뿐만 아니라 시대의 관념을 정면으로 헤쳐나간 소

설가이자 지식인이었다. 나혜석은 조선미술전람회 제1회부터 제5회까지 입선하 고, 1921년 3월 경성일보

사 건물 안의 내청각에서 한국 여성화가로는 최초의 개인전을 가졌던 선구적인 예술가 다. 그녀는 당시

유입되었던 일본의 인상주의화풍을 벗어나 스스로 파리의 야수파작가들을 찾아다니며 수학하는 등 신조류

의 예술혼을 키워나가기도 했다. 그런 그녀의 예술사적 평가가 필자의 눈엔 한없이 아쉽고 초라하게 느껴

지는 것은 왜일까? 당대의 선구적 미술가 던 이중섭이나 박수근 그리고 이인성 못지않은 화력을 지니며,

보석 같은 작품들을 남겼음에도 그녀의 평가는 그런 대가들에 비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대범하게 힘찬 필치로 그려낸 풍경이 인상적이며, 하늘이라든가 나뭇가지의 표현은 바람이 쌩쌩 부는 느

낌이 일 정도로 강렬하게 표현되어있다.

그녀의 삶 역시 파란만장했던 것은 화력

(畵歷)에서 우러나오는 것 외에도 삶의 발자

취가 넓고 크기 때문이다. 장기간 함께 세계

여행을 떠날 정도로 사랑했던 남편과 1929

년 귀국 직 후 이혼한 뒤, 그녀는 속세의 삶

을 벗어나 충청남도 공주의 마곡사(麻谷寺)

에 들어가 수도생활을 하며 지내다가 1935

년, 서울에서 가졌던 소품전을 마지막으로

화업을 중단하 다. 그리고 연이어 찾아온

정신장애와 반신불수의 비극 속에서 선구자

적인 생을 마감했다. (당시 한국사회의 유교

적 관념은 그녀의 삶에 큰 장벽이었을 것으

1) 나혜석(羅蕙錫, 1896.4.18. ~ 1949) : 본관은 나주이며, 경기도 수원에서 출생하 고, 호는 정월(晶月)이다. 1918년 일본 도쿄[東京]여자미술학교 유화과를 졸업하고, 1920년 김우 (金雨英)과 결혼하 다. 1921년 서울에서 첫 유화개인전을 가졌고, 1922년부터 조선미술전람회 서양화부에 해마다 작품을 출품하여 수상과 특선을 거듭하 으며, 1926년부터 3년간 남편과 함께 세계일주, 귀국 도중 파리에서 그린 정원화(庭園畵)가 도쿄의 이과전(二科展)에 입선되었다. 대표작으로는 [선죽교], [스페인 해수욕장], [누드], [자화상] 등이 있다. 단편소설 [경희], [정순]을 발표한 여류소설가로도 알려져 있다.

‘선죽교’나혜석 작. 목판위에 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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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추측되며,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라는 타이틀도 그녀

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나혜석. 그녀가 찾아 헤매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그녀가 꿈꾸던 열정과 자신만의 유토

피아를 찾아다니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녀는 비록 샤갈의 그

림처럼 아름다운 꿈을 펼치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그림은 이

미 자신의 세상을 열었을지 모를 일이다.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최초의 여

류서양화가이며, 한국 페미니즘 문학의 원류라 불렸던 여성

문학가 나혜석의 시 한 편을 올리며 다시 한 번 그녀를 추

억해 본다.

3.1 독립운동에 가담하여 5개월의 옥고를 치룬 뒤 "여자도

사람이외다."라고 외쳐 우리나라 한국 여성운동의 씨앗이 되

기도 한 詩, [인형의 家]이다

인형의 家

1.

내가 인형을 가지고 놀 때 기뻐하듯

아버지의 딸인 인형으로 남편의 아내 인형으로

그들을 기쁘게 하는 위안물 되도다.

노라를 놓아라 최후로 순순하게

엄 히 막아논 장벽에서

견고히 닫혔던 문을 열고

노라를 놓아주게

2.

남편과 자식들에게 대한 의무같이

내게는 신성한 의무 있네

나를 사람으로 만드는 사명의 길로 밟아서 사람이 되고저

노라를 놓아라 최후로 순순하게

엄 히 막아 논 장벽에서 견고히 닫혔던 문을 열고

노라를 놓아주게

‘모자’나혜석 작.

3.

나는 안다 억제할 수 없는 내 마음에서

온통을 다 헐어 맛보이는 진정 사람을 제하고는

내 몸이 값없는 것을

내 이제 깨도다 노라를 놓아라

최후로 순순하게 엄 히 막아논

장벽에서 견고히 닫혔던 문을 열고

노라를 놓아주게

4.

아아 사랑하는 소녀들아 나를 보아

정성으로 몸을 바쳐다오

맑은 유혹 횡행할지나 다른 날, 폭퐁우 뒤에

사람은 너와 나 노라를 놓아라

최후로 순순하게 엄 히 막아논

장벽에서 견고히 닫혔던 문을 열고

노라를 놓아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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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Cine│

권현준 독립 화전용관 오오극장 프로그램팀장 [email protected]

그림자들의 섬한진중공업 30년의 노동운동사 : 도시락 거부투쟁에서 희망버스까지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일을 시작했다. 그 회사의

노동자로 일한다는 건 안정적이고, 번듯하고, 백수를 탈출

할 수 있는 길이고, 멋있는 일이며, 집과 차를 장만할 수 있

는 길이었다. 한진중공업의 노동자들 역시 그렇게 누구나와

마찬가지의이유로일을시작했다.

그러나 여느 일터와 달리 그곳의‘노동’은 녹록치 않았

다. 작업장에는 화장실이 없어 똥을 치워가며 일을 해야 했

고, 식당 한 칸이 없어 쥐똥을 콩으로 알며 밥을 먹을 정도

로 열악한 노동환경이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평

범’한 일터에서 사람들이 사라졌다. 동료들이 사라졌다. 작

은 잘못에도 해고되어 사라졌고, 일을 하다 죽어서 사라지

기도 했다. 그런데 동료들의 죽음은 어느 새 당연한 일이

되었다. 노동자들은‘저기 또 하나 떨어졌네.’라며, 아무렇

지 않게 동료의 죽음을 대했다. 그‘일상의 죽음’을 아무렇

지 않게 대하지 않고서는 맨 정신에 일을 할 수 없었다. 나

의 죽음이 아니라, 남의 죽음으로 객관화하지 않으면 안 되

었다. 그곳은인간이일하는제일참혹한현장이었다.

더 이상이참혹한광경을보고만있을수는없었다. 민주

노조가 필요했다. 그래서 이들에게 민주노조는 죽음이 아니

라, 사람의 삶이었다. 그렇게 삶을 위한 투쟁이 시작되었다.

관리자에게 바른 말 한 번 하지 못했던 노동자들이 관리자

앞에 도시락을 집어던지며 이른바 도시락거부투쟁을 벌

다. 수 천 명의 조합원들이 이 투쟁에 함께 했다. 그리고 화

장실이 지어졌고, 깨끗한 식당이 생겼다. 이 후 어용노조를

없앴고, 드디어민주노조를만들었다.

인명사고는 줄었고, 위험 작업에는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작업 환경 등 많은 것들이 바뀌기 시작했

다. 노동자들의표정역시바뀌었다.

죽음의 노동을 삶의 노동으로 바꾸기 위해 시작한 민주

노조 건만, 한진중공업 노동운동의 역사는 아이러니하게

도 죽음의 역사가 되어버렸다. 1991년, 박창수 노조위원장

은 공안몰이에 의해 희생되었다. 노동조합은 정권의 탄압,

회사 측의 손배가압류 등으로 그 힘이 많이 약해졌고,

2003년, 김주익 노조위원장과 곽재규 조합원은 스스로 목

숨을 끊었다. 두 사람의 죽음은 다시 노동조합을 뭉치게 하

는 계기가 되었다. 그제야 돌아온 조합원들이 미웠지만, 미

워할 수 없었다. 차라리 밉기라도 할 수 있다면 좋았다.

2003년 이 후, 노동조합은 다시 큰 힘을 얻었지만, 승리에

도취된 소수의 권력집단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회사는 공

장을 해외로 돌리기 시작했다. 그것을 빌미로 수 백 명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했다. 김진숙은 그렇게 크레인으로

올랐다. 김주익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85호 크레인이었

다. 죽음을 생각하고 올랐기에, 김주익이 있었던 129일만

버티려고 했다.

그런데 희망버스가 왔다. 단지‘희망’만을 싣고 온 버스

는 아니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시작했던 민주노조처럼

그것은 희망 그 이상이었다. 협상은 타결되었고, 309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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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죽음의 크레인을 내려올 수 있었다. 흔치 않았던 연대의

힘을 보여준 희망버스 고, 그로 인해 협상이 타결될 수 있

었지만, 이 후 합의 내용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그 사

이 또 다시 보수정권이 들어섰다.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시

기, 결국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강

서의죽음은절망의또다른이름이었다.

8월 25일 개봉한 화 <그림자들의 섬>은 이처럼 기나긴

한진중공업의 30년 노동운동사를 다루고 있다. 결과적으로

화는 1시간 40분이라는 런닝타임 동안 그 역사를 온전

히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김진숙 등 한진중공업 조합원들

의 인터뷰는 현장감이 살아 있는 훌륭한 증언으로써 극을

이끌어 나간다. 이들의 인터뷰는 자칫 뻔한 형식으로 흘러

갈 수 있었지만, 적절한 자료화면과 음악을 통해 인터뷰의

생생함을 더했다. 특히 김진숙의 인터뷰는 그를 아는 사람

이라면가지게되는기대를충분히충족시킨다.

한국 노동운동사에서 빠질 수 없는 수많은 노동운동, 그

중 부산을 대표하는 노동운동으로써의 한진중공업 노동운

동사가 지금 우리 앞에 나타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화는 되짚음을 넘어, 현재의 노동환경과 노동운동에 대해

다시금환기시키는역할을한다.

최근 구의역사고, 에어컨 설치기사의 추락사고 등은 여전

히 열악한 노동환경은 자본의 진화에 비해 더디게 변하는

노동현실의 방증이며, 한진중공업의 죽음의 노동운동사와

오버랩 되어 있다. 또 많은 목숨을 잃어가며, 30년간 끈질

기게 이어온 노동자들의 투쟁이지만 한국 조선업의 위기

앞에 수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다시 정리해고의 칼바

람을마주할수밖에없는현실을, 우리가돌아보길권한다.

부산의 한 공업고등학교 2학년을 자퇴한 김정근 감독은

“지금도 몸을 움직여 노동하는 것에 경외가 있다. 그리고

<그림자들의 섬>을 공고 학생들도 꼭 봤으면 좋겠다. 이들

이 가야 할 노동의 현장이 화 속 30년 전의 노동 현장보

다 더 열악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선택지가 그렇게

보잘것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고 한 인터

뷰에서 밝혔다. <그림자들의 섬>은 앞으로 누구나와 같은

이유로평범한노동자가될이들을위한 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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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회원│

대구참여연대의 주민회 활동은 그 역사가 오래되

었다. 출범과 더불어 풀뿌리 주민운동을 중요한 과

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동구회원모임을 기반으로

2005년 출범한 동구주민회는 반야월을 중심으로

‘아띠어린이도서관’을 만들었다. 그리고 어린이날

마을축제 등을 이끌며 마을을 공동체 생활의 공간

으로 변화시켜 왔다. 2011년 마을주민과 유대를 더

강화하기 위해 반야월주민공동체로 전화했다. 2013

년 반야월뿐만 아니라 동구 전역에 활동의 폭을 넓

히기 위해, 동구주민회는 다시 만들어졌고 양희 회

원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주민회 살림을 맡고 있다.

현재 동구주민회의 회원은 약 50여명이다. 회원

각자가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등 행복한 공동체

적 삶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러

나 마을의 정치적, 사회적 이슈가 있을 경우에 뜻

을 모아내기가 어려운 점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활동가 대표들이 모여서 단체를

만든 것이 동구주민회가 되었다. 동구주민회는 세

월호 서명운동을 대구에서 처음으로 시작했고 동구

의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2014년에 일어난 일이니 이태 전 일이겠군요.

고속도로가 새로 생기면서 불로동 지저동에 열 가

구 정도의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었어요. 공사를

하면서 도로보다 낮은 지대가 되면서 비만 오면 안

방까지 물이 들어오면서 침수가 되었지요. 겨울에

도 빛이 들어오지 않아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

었어요. 구청에 항의를 해도 소용이 없었어요. 동구

주민회에서 그 사실을 알고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10년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일을 단시일 안에 해냈

어요.”

처서가 지나서인지 밤바람이 서늘했다. 대구참여연대 회원자치모임인 <작당>의 쓰기교실 모둠회원이기도한, 양희 회원을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만났다. 양희 회원은 만날 때마마 웃고 있어서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양희 회원은 참여연대 회원이기도 하지만‘참여연대 동구주민회’운 위원장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 대담 김수상 부편집위원장 [email protected]

양희 대구참여연대 동구주민회 운 위원장

“동구주민회는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높이는마을활동가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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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 회원은 정의당 동구위원장이기도 하다. 그

러나 주민회 활동에서 정치적 색채를 드러내는 것

은 주민회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며 부담스러워했

다. 무엇보다 주민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것을 활

동의 중심 가치로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주민회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모두가 열

정을 가지고 활동하는 헌신적인 분들이에요. 그분

들은 교육사업이나 여러 공동체적 활동을 통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노력하는 분들이

죠. 참여연대 정관에도 있는‘풀뿌리민주주의’를

자기지역에서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분들이에요.

동구가 살기 좋은 공동체가 된 것은 그분들의 노력

도 한몫했다고 생각하면 자부심을 느껴요.”

동구주민회는 각자의 역에서 공동체적 삶을 위

해 노력하면서 특정한 일이 생기면 정보를 공유하

며 연대한다. 그동안 어린이날 행사를 한 곳에서만

했으나, 주민회의 노력으로 세 곳에서 각각 특색

있는 행사를 개최했다. 또한 동구에는 발달장애 교

육기관이 있는데 그들이 교육에서 취업까지, 자립

할 수 있는 삶의 기반을 동

구주민회의 활동가들이 마

련해주었다.

“동구주민회는 한 달에

한 번 회의를 하고 정보를

교환해요. 주민회에 참가하

는 활동가분들의 생각이 곧

주민회의 활동이 되지요. 개

별적 활동이 공동체적인 삶

의 가치를 높이고 그렇게

고양된 삶의 가치는 다시 개별적 활동을 풍요롭게

하는 셈이죠. 그런 소중한 일들이 주민회에서 이루

어지고 있어요.”

양희 회원은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2016년 2월에

열린 대구참여연대총회에서‘모범회원상’을 받았

다. 대구참여연대에서 회원에게 수여하는 광스러

운 상이다. 양희 회원에게 대구참여연대에 하고 싶

은 말을 물었다.

“한마디로 운동의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시민단체가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알지만, 특정한 사안들이 발생할

때마다 일을 쫓아다니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은 놓

쳐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도 있잖아요. 백화점

식으로 운동하는 것보다는 뛰어난 활동가님들의 역

량을 사회적으로 급한 곳에 썼으면 좋겠어요.”

참 뼈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양희 회원이 처

음 만났을 때 그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가을바람

이 아까보다 더 상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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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현장은 지금│

김태 민주노총 경북본부장 [email protected]

대한민국 노동현장은 노조 파괴 진행 중

- 2016년 8월 9일 현중-미포조선하청노조파괴하는위

장폐업중단촉구기자회견중일부

2016년 여름, 남한 사회는 사드(THAAD)논란으로

뜨겁다. 박근혜 정권이 위기의 탈출구로 종말단계고

고도미사일방어 시스템인 사드 도입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박근혜정권을 종말단계로 몰아가고 있다. 그

래서 사드 논쟁은 뜨겁다.

2016년 8월, 사드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 것과

달리 충남 아산에 있는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의

직장폐쇄에 맞선 공장 사수투쟁은 일부 진보적인 언

론과 노동전문매체를 제외하고는 일체 보도되지 않고

있다. 갑을오토텍 공장 앞은 7월 31일부터 노동조합

의 조합원들과 회사에서 고용한 용역깡패들이 철제

바리케이트를 사이에 두고 24시간 대치하고 있다.

갑을오토텍지회의 투쟁은 노조를 폭력적으로 파괴

하는 자본가와 이를 방관하는 정권의 현재적 모습을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노조 진 의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민주노총과 금속

노조는 용역깡패와의 충돌, 공권력 투입을 대비하여

초 긴장상태에서 갑을오토텍지회의 투쟁을 엄호하고

있다.

갑을오토텍지회의 투쟁은 2014년 주간연속2교대

합의에서 출발한다. 회사는 2015년 1월부터 실시하기

로 한 주간연속2교대 합의를 파기하고, 노조를 파괴

하기 위해 전직 경찰, 특전사 출신들을 관리직으로

고용한다. 사측의 부당한 노조파괴 공작은 2016년 7

월 15일 갑을오토텍 전 대표이사의 법정구속 - 검사

구형 징역8월, 판사가 징역 10월에 법정구속 - 이라

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노사합의 파기, 불

법대체생산 및 대체인력투입, 정문 경비 외주화, 교섭

거부와 해태,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한 불법 직장 폐

쇄, 용역깡패 투입을 통한 유혈 사태 불사 등 그 죄

목이 너무도 극악하여 법정구속이 된 것이다. 자본의

노조파괴의 도가 얼마나 악랄했는가를 보여주는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을오토텍은 노조파괴 책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대표이사가 법정구속 되자, 갑을상

사그룹의 고문으로 있는 그의 형이 긴급 귀국하여 '회

사가 해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해 봐라' 고 지시한다.

죄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노동조합을 철저히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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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것을 지시한다. 결국 사측의 공격적 직장폐쇄, 용

역깡패 모집, 공권력 투입요청 맞서 조합원들은 공장

정문을 사수하면서 오늘(8월 22일)에 이르고 있다.

갑을오토텍의 불법적인 노조파괴 행위는 Q-P 전략

시나리오에 따라 철저한 계획에 따라 체계적으로 실

행되었다. Q-P 전략 시나리오는 노동조합 파괴를 목

적으로 법무, 노무법인이 개입되어 작성된 문건이다.

이 문서는 노동부가 갑을오토텍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되어 법원에 제출된 것을 노동조합이 입수했다.

그리고 이전에 파괴된 유성기업지회, 경주의 발레오

만도지회 등 파괴된 금속노조의 사업장에 실행된 노

조파괴 시나리오와 유사한 것을 확인했다. 즉 전문가

집단이 조직적으로 개입된 노조파괴 시나리오는 갑을

오토텍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현재 구조조정이

강제되고 있는 조선업종을 비롯하여 금속노조 사업장

에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민주노조 운동은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민주

노총의 결성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수 많은 투쟁

의 과정을 통해 민주노조 운동은 규모와 조직체계를

갖추고 합법노조라는 위상까지 획득했다. 그러나 노

동조합은 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형식적으로는 행

사하고 있지만, 언제나 관리와 감시, 파괴의 대상이

었다.

87년 대투쟁의 원동력이 된 현대중공업노동조합을

파괴한 프로그램의 이름은‘신경 전략’이다. 신경

전략은 노동조합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보다는 정규직

으로써의 적절한 처우보장과 가정을 통한 우회적인

공격(남편생일, 결혼기념일날에 회사가 집으로 케익

과 꽃을 직접 가지고 감)을 통해 조합원을 공략하고,

노동조합 집행부를 장악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현대중공업에서 성공한 신경 전략의 노조파괴 시

나리오는 더욱 발전된 형태로 현대, 기아차 등 대기

업 노조를 통제하는 유효한 표준 모델로 자리 잡았

다. 노동자인 관리자(직, 반장)를 통한 노동자 감시,

관리자에 의한 3-5인 전담관리, 철저한 조합원 성향

분석을 통한 각종 투표 통제 등은 여전히 노동조합을

관리하는 주요한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복수노조가 허용된 이후에는 중소규모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직접적이고 폭력적인 양상으로 노조 파괴가

나타나고 있다. 발레오만도, 유성기업, 갑을오토텍지회

등과 같이 법률가 집단이 개입되어 작성된 치 한 시

나리오에 의해 단기간에 노조 파괴가 자행되고 있다.

2016년 여름, 언론은 주목하고 있지 않지만, 노동

현장은 뜨겁게 달구어 지고 있는 갑을오토텍지회의

투쟁은 반드시 연대의 힘으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이 투쟁은 자본과 정권의 노조파괴 시나리오의 역사

적 흐름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합원 415명,

단 한 명의 이탈도 없이 투쟁하는 강고한 노동조합과

조합원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지키지 못한다면,

민주노총의 어떤 노동조합도 이제 지켜진다고 감히

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대의 힘을 모아 주시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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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서 희망찾기│

“(통념과 다른) 사실을받아들이는 순서 : (1)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2) 흥미 있다. 그렇지만틀렸어. (3)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이 아니다. (4) 나는 항상 그렇게말했었다.”

“종교와 이념은 신조 때문에 논쟁한다. 이런 논쟁은 사실과 일치하는지에따라 판단하는 게 아니라옳은 가설을 가지고 있으

므로옳다는결론을내린다.”

신화와 민담에는 우주를 만들고 운 하는 초월적 존재가 꼭나온다. 신이 개입해서 우주가 탄생하고 자연 현상이 일어난다.그런데, 신에게 돌리지 않고, 직접 사리에 맞는 설명을 찾아보려는사람들이이천오백년전에나타났었다.

그 사람들은 세상을 헤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구와 달과 태양의 크기와 거리를 알아내려고 했다. 정오에 그림자가생기지 않는 지역이 있다는 것을 알고, 거기까지 거리를 재고그림자가 생기는 각도를 측정해서 지구 둘레와 지름을 계산했다. 달에 비친 지구그림자를관찰하여지구지름이달의네배라는 것을 알아냈다. 달을 손톱으로 가려 보면서, 뻗은 팔 길이가 손톱의 백배이므로, 달 지름의 백배로 달까지 거리를 계산할 줄 알았다. 지구와 달 사이 거리를 알고 나니, 반달이 될 때태양과달사이각을측정해서태양까지거리도알수있었다.

그걸 왜? 계산하고 앉았지? 측정할 능력이 있어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을 때는 과학은 발전하지 않았다. 삶(또는 죽음)을 편하게 해 주는 기술과 달리, 참‘이해’는 오히려 해로운이단으로 취급당했다. 몇몇 고대인들이 직관을 거슬러 시도했던 우주론도 그렇게 치워졌다가 이천년이 지나서야 다시 나타났다. 이때는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우주를 명백하게 증명했다.관찰된 사실을‘이해’하기 위해 고된 추리와 계산을 멈추지 않고더많은증거로입증하려던사람들이마침내해냈다.

광막한 우주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우주

는 시작도 끝도 없이 원할 거라는 우주론이 주류 다. 20세기 초에 상대성이론이 나오고, 그 이론을 따라 새로운 우주론이 나타났다. 빅뱅 모델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탄생의순간이 있었고 팽창하는 과정이 있었다. 빅뱅으로 물질과 빛을만들어졌고시간과공간이만들어졌다.

과학자들은 별과 은하의 운명과 우주의 구조를 검증하기 시작했다. 1989년 NASA에서 COBE 위성을 발사해서 1991년까지 모든 방향에서우주의전파를관측했다. 7천만 번! 우주배경복사(CMB)의 스펙트럼 관측치가 이론이 그려 놓은 곡선에그대로 포개질 때 과학자들은 감격하고 환호했다. 우주에 골고루 퍼져 있는 CMB의 흑체복사 스펙트럼은 허블법칙과 함께대폭발의 중요한 증거이다. 이후에도 NASA는 WMAP 위성으로 9년을 관측하여 2012년에, 플랑크 위성으로 백만분의 일절대온도 단위로 4년을 관측하여 2014년에 최고 정 도의 우주지도를작성했다.

“빅뱅 모델은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성취다. 빅뱅 이론이 나타나고발전하고탐사하고시험하고증명하고받아들여지는과정은, 과학적인방법이작동하는전형적인예이다.”

쓸모에서 의미를 느낄 때는 답부터 먼저 알고 싶다. 한편, 이해에 의미를 둔다면 발견자들의 자취를 따라 가보게 된다. 이론이 탄생하고 받아들여지는 우여곡절을 따라가다, 빅뱅 이론을 신봉한다고 사형선고를 내리는(나중에 십년으로 감형했지만)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주를 헤아려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보다 더 기이하게 느껴졌다. 그러나무엇보다 과학자들이 쏟은 노력의 천분의 일 만분의 일만으로도 대강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언어가 있다는 사실이야말로신통방통한역사다.

책 마지막에는‘빅뱅 이전에 무엇이 있었는가?’라고 묻는사람을 위해,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이 인용되어 있다. “우주를창조하기전에신은무엇을하고있었을까?”“천지를 창조하기 전에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갈 지옥을만들고있었다.”

■‘과학책 함께 읽기’모임이 격주로 수요일마다 있습니다. 문의 010-3264-0975

남원직 회원 [email protected]

시작도 끝도 모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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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잡설│

<전쟁중독>은 2003년, 조엘 안드레아스라는 사람이 쓴 책 이름이다. 은 한 여자가 월급 명세서를 보고 놀라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날 저녁 아이는 학교 바자회에 엄

마를 초대한다. 학교에 간 엄마는 교육 예산이 적어 학교 재정이 말이 아니라는 교장의 하소연을 듣는다.그렇다면 내 월급에서 세금으로 빠져나간 그 돈은 다 어디로 갔다는 말인가!

2003년도 미국 연방정부 전체 지출 예산 가운데 군사비 51.6%, 그 밖의 항목 48.4%. 교육 관련 예산은겨우 6.7% 이다. 군수산업체와 석유회사, 건설회사, 은행이 전쟁의 최대 수혜자들이다. 대표적인 곳은 GE,록히드 마틴, 제너럴 다이내믹스, 보잉, 벡텔, 시티은행 등이 있다.

그들은 전쟁이 발발했을 때 이들은 상대 국가 기반 시설을 가장 먼저 폭격한다. 왜? 전쟁이 끝난 후 재건 사업을 벌여서 엄청난 돈을 벌어야 하니까.

전쟁과는 별 관계없을 것 같은 은행은 군수업체가 전투기를 팔 수 있도록 외국 정부에 돈을 빌려준다. 지난 수십 년 간 미국은 이렇게 돈을 벌어왔다. 미국이 전쟁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대중을 기만하기 위한 헛소리일 뿐이다.

문제는 멀리 있지 않다.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선동하면서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미국. 그들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일군의 집단들이 우리 주변에 없을 것이라는 법은 없으니까 말이다. 그들에게 있어 한반도 평화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우리나라 1년 국방 예산 40조. 그 많은 돈은 다 어디로 갔는가.

평화만이 살길이다. 전쟁 준비에 쓰이는 엄청난 군사비가 교육, 환경, 복지 등에 쓰인다면, 조만간 우리나라도 살만한 나라가 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김성범 회원 도깨비농장 농부 [email protected]

전쟁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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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의 소리│

이창윤 회원 [email protected]

아주 특별한 그 사람

중학교 입학 후, 첫 수업이 있던 3월의 봄날. 그는 교실 앞문을 거침없이 열고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큰 키에 광대뼈가 두드러지고 두툼하게 살이 붙은 얼굴. 선량하지도 그렇다고 험악하지도 않은 평범하고

둥그스름한 얼굴에 약간의 쇳소리가 느껴지는 음성을 그는 갖고 있었다.

그는 칠판에 이름을 쓰기 전, 자신의 이름에 해와 달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의아해하자, 썬과

문. 즉 선문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이“우와!”하며 탄성을 지르자, 칠판에 자기 이름 석 자를 쓰며 꽤나 자

랑스러워했다. 이름에 해와 달을 가진 사람. 뭔가 특별할지도 모른다는 어떤 기대감이 교실에 있는 아이들

을 술 거리게 했다.

그가 담당한 과목은 수학이었으며 마침 우리반 담임이었다. 나는 그의 이름에‘선‘이 포함되어 있으니 착

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를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갓 입학 한 상태에서 왠지 모를 두려

움과 긴장감을 그런 가당치 않은 희망으로 해소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착한 사람이 아닌 특별한 사

람이었다. 그의 특별함은 다른 교사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는데, 성적으로 아이들을 서열화 하는

것이었다.

1학기 초에는 일단 번호 순으로 자리 배치를 했으며 키 순서대로 앞자리부터 앉았다. 나는 1번인데다가

키가 작아서 교실 출입문 쪽 맨 앞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러나 중간고사를 보고 난 후, 자리배치는 성적순

으로 바뀌었다. 교실 가운뎃줄에는 성적이 높은 애들이 앉고 가장자리에는 성적이 낮은 아이들이 앉도록

한 것이다. 이때도 키가 작은 애는 앞자리에 앉았다. 기말고사를 보고 난 후, 또 다시 성적순으로 자리에 앉

도록 조치했다. 앉은 자리를 보면 그 아이의 학업 수준이 다 드러나므로 아이들은 좋은 자리에 앉으려고 기

를 쓰고 공부 했으며, 그 결과 일 년 내내 1학년 전체 열두 반 중에서 우리반이 항상 1등을 차지했다.

우리반이 매번 일등을 차지하는 것이 그에게는 대단히 자랑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다. 교실에 들어와 우리

반이 이번에도 1학년 전체 1등을 했다고 발표할 때, 그의 얼굴은 무슨 큰 업적이라도 이룬 것처럼 기쁨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우리반이 1등 하는데 기여한 학생들이었으며 성적이 낮은 아이

들은 반 평균성적을 까먹는 아이들이었다. 이렇듯 성적으로 우열을 가리다보니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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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자부심을 느끼게 되고 성적이 낮은 아이들은 주눅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교실은 담임 뜻대로 통제되었

고 말썽 피우는 아이 하나 없이 아이들은 순한 양처럼 담임의 의도대로 오로지 성적에만 매달리는 성적의

노예가 되어 갔다.

내겐 고충이 있었다. 시력이 나빠 교실 출입문이 있는 가장자리에 앉으면 창문 쪽과 가운데 쪽 칠판 즉

전체 칠판의 3분의 2가 안보 기 때문이다. 참고서도 제대로 없던 시절 오로지 판서로만 학습이 진행되었

기 때문에 칠판 씨가 잘 안 보인다는 것은 공부에 치명적 약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수업시간마다 시선은

칠판을 향하고 있었지만 눈 뜬 장님이나 마찬가지 고 노트 필기를 할 때는 짝의 것을 보고 베꼈다. 그러니

공부를 잘하려 해도 잘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담임은 그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

지 그런 인간적인 배려는 전혀 없었다. 오로지 성적지상주의 바로 그것이었다. 결국 나는 교실 출입문 앞

쪽 자리를 1년 내내 벗어나지 못했다.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굴레를 벗어나게 된 것은 1학

년을 마치고 나서 는데 마의 수 을 빠져나온 것 같은 해방감이 느껴졌다.

2학년이 된 후, 하굣길에서 1학년 때 담임이었던 그를 지근거리에서 마주쳤을 때 나는 인사를 하지 않고

외면하며 지나쳤다. 그는 교사로서 내게 인사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성적이라는 너무나도 비인간

적 방식으로 아이들을 서열화하고 차별한 그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

교를 마칠 때까지 담임 중 내 기억 속에 얼굴과 이름을 또렷하게 각인시킨 유일한 사람. 그는 참 특별한 사

람이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라는 화가 나오기 전부터, 치열한 대학입시 경쟁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성적이라는 잣대로 우열을 가리고 한 반 아이들을 상류계급과 하류계급으로 구분한 그를 나는 참으로 오랫

동안 잊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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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참여연대는 지금│

예산감시, 예산제안 활동- 참여예산주민제안사업회원제안, 20여개 제안사업중 3개 사업선정(8.19)

- 행자부의주민참여예산제무력화규탄: 반대 성명(8.24), 반대 의견서제출(8.30)

- 대구시본예산요구안제안, 발표(8월말): 25개 정책사업, 약 40억 예산편성촉구

교통카드 충전선수금 사회환원 시의회 청원(8월말)- 잠자고있는교통카드충전선수금총 300여억원사회환원시민캠페인(7월~8월)

- 사회 환원제도화시의회청원(8월말)

수돗물 유해물질 환경소송 검토 중- ymca 공동 변호사미팅, 소송 가능여부검토(8월 중순)

- 상수도사업본부추가자료확보후소송여부확정(9월중)

기타- 대구 테크노파크유령회사구매비리감사청구기자회견(7.6)

- 국·시비받는경대병원, 해고자문제해결촉구성명(7.21)

- 경북대병원문서목록비공개행정소송기자회견(7.29)

- 대구엑스코비리면죄부감사규탄성명(8.22)

[시정감시활동]

대구시의회 전반기 2년 활동 평가보고서 작성 중- ymca 공동, 조례제개정, 행정사무감사, 예결산심의, 시정질의등분석중(7~8월)

- 평가보고서발표및우수의원시상식예정(9월중)

장기결석 달서구의회 박모의원 진상조사 촉구 성명(7.14)

땅 투기한 대구시의회 김창은, 차순자 의원직 사퇴 촉구 성명(7.27)

대구시 생활임금제 도입을 위한 정책집담회 개최(8.17)

대구시 지자체 산업재해 실태조사보고서 발표, 산재예방 촉구(8.24)

대구지역 근로감독 및 노동법 위반 실태조사 중: 정보공개청구 등

6대 광역시도 노동 및 기업 지원 예산내역 조사 중

대구시의 전범기업 예산지원 내역 정보공개청구, 분석 중

[의정감시활동]

[노동/민생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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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참여연대는 지금│

회원확장캠페인- 구조적재정난을극복하고더활발한활동을위해신입회원확대, 회비인상및재가입캠페인중입니다.

- 인연을맺게된회원여러분께감사드립니다. 정부지원금 0%, 대구참여연대는회원의힘으로오늘도열심히달립니다.

사드반대 회원선언 신문광고비 모금 중- 평화와 안보가 위태로워지고 전자파 등의 문제로 건강과 생활에 위협이 되는 사드는 성주 뿐 아니라 한반도 어디에도

배치되어서는안되겠죠.

- 200만원 목표로사드반대회원선언신문광고비를모금중입니다. 회원님들의적극적인참여부탁드립니다.

※ 대구은행 505-10-171942-7 (예금주 : 대구참여연대)/ 홈페이지에서바로신청가능

2016 회원캠프8월6,7일은 '대구·구미참여연대 회원합동캠프'가 있었습니다. 대구해양

교육수련원에서 진행된 이번 캠프는 오랜만의 바다 물놀이와, 이종일(놀

이문화연구소)소장의 진행으로대동놀이가있었습니다. 함께해주신구미

참여연대, 동구주민회 회원님들 무척 반가웠습니다. 내년에 더욱 많은

회원이 함께하길 기대하며, 캠프를 위해 후원해주신 4.9인혁재단, 박경

로, 최봉태, 박종률, 이정만, 김성수, 이상술, 류 준, 이춘곤, 박덕환, 원

유술, 황경욱, 한경국, 박은주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내년 하계캠프는

더재밌고더알차게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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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사업]

사드배치 반대 활동- 사드반대대구경북평화대회개최(8.12)

- 사드반대 815인 선언및성주평화대회참가(8.15)

- 사드반대전국동시다발집회(8.26)

- 사드반대대구시민캠페인(매주 금요일 7시/ 한일극장)

세월호참사대책위- 세월호참사특별법개정촉구서명운동(매주 토요일 4시/ 대구백화점)

- 세월호유가족과의대화마당(9.8.19:00/대구시공익활동지원센터)

- 세월호참사 900일 대구시민대회(9.30)

10월항쟁 70주년 행사위원회- 10월항쟁 70년, 대토론회: 9.22.14:00/ 공활동지원센터

- 민주노총전국노동자대회: 10.1.14:00/대구역

- 정신계승문화제: 10.1.19:00/2.28공원

[연대사업]

기타

- 작은학교살리기대책위원회활동참여

- 경대병원비정규직해고대책위원회활동참여

- 전태일노동문화제추진위원회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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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자치모임│

독서모임오지락 [대표: 권 태 회원]

8월 모임(8월12일. 금) 은‘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읽고 토론 하 습니다.8월 27일(토)은 오랫만의 의기투합과 피서를 겸해 경남 산청으로 엠티를 다녀왔습니다.즐겁고 유쾌한 시간 이 습니다.9월 모임은 9.9(금) 이며, 최명희 작가의 <혼불> 읽기에 도전합니다!!9월은 <혼불1>입니다. 혼불에 관심 있으시거나 함께 읽고 싶으신 회원님은 언제든 환 입니다.

참여문의 : 장지혁 정책팀장 053-427-9780

권 태 대표 010-6826-8809

쓰기 모임작당 [좌장: 김수상 회원]

‘작당’은 8월9일. 23일 (매월 2.4주 화욜) 정기모임을 가졌습니다.모임 때 마다 새로운 식구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8월 두번째 정기모임에서는 사드배치 지역으로 이야기되고 있는성주 초전면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현장 르포를 써보자는 제안이 나왔어요.모두 좋은 기회라고 반겨 9월3일(토) 작당 멤버 김성경, 손 호, 황순오 회원과 김수상 좌장이함께 현지를 방문, 취재하고 르포를 작성했고 인터넷 뉴스 <뉴스민>과 본지에 기재하는쾌거를 이루었습니다.

9월 정기모임은 13일과 27일 (매월 2.4주 화요일) 저녁7시, 장소는 대구참여연대 사무실입니다!!관심 있는 회원님들은 언제라도 참여 가능합니다!!

참여문의 : 권 해 회원 010-9155-5922

정치철학 강독모임 [좌장: 노태맹 회원]

좌장이신 노태맹 회원의 사드철회 투쟁 관계로 8월 휴강하고 드디어 9월 개강합니다.9월부터 1.3주 수요일 (9월 7일, 9월 21일) 진행 됩니다.성주 사드철회 투쟁은 시민, 민주주의, 새로운 정치를 탐구하는 정치철학강독모임에 살아있는토론거리와 감을 줄 것 같습니다.

참여문의 : 김채원 시민참여팀장 010-5544-4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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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주민자치 소식│

1. 구미참여연대 13주년 후원일일호프 후기

지난 6월 24일 금요일 저녁 5시부터 늦은 밤까지 구미참여연대 13주년 후원일일호프 행사가 진행되었다. 다행히 오전까지 내리던 비도 후원행사를 축하하듯이 행사 시작을 앞두고 딱그쳤다. 이번 후원행사는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고 평가한다. 물론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회원 모두가 노력한 끝에 3년 전의그때처럼 이번에도 문전성시를 이루었으니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한다. 무려 지난 후원행사의 참여도를 훌쩍 뛰어넘는 300여명의 손님이 다녀갔으며, 임원 및 회원들의 노력으로 티켓1000장(장당 1만원) 전액을회수하 다.이에 순수익도 지난번보다 2배가 넘는다는 소문이… (요즘

삼성‘갤럭시노트7’이잘나간다고하던데, 구미참여연대도이에못지않게전작(?)을 가뿐히뛰어넘은것으로파악되고있다.)구미참여연대는정부나지방자치단체의지원을전혀받지않

는다.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 되다 보니 지역의 다양한 시민활동에 사용할 재정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재정이 어려운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재정원칙을 고집하는 것은 소신있는 발언과 행동하는 양심을 지키기 위함이며, 구미참여연대의 정신을 유지하고 목적과 목표를 이루어 가는 과정도 중요시하기때문이다.구미참여연대는참여와나눔으로함께하는세상을꿈꾸며, 시

민들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미참여연대와 함께 하시고 싶은 분들은문을 두드려주세요!!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구미참여연대 회원들은항상연대하고,연대할것입니다.

2. 구미시 박정희 뮤지컬 제작 취소 소식

지난 7월 19일 구미시가‘박정희 뮤지컬’제작 취소를 공식발표했다. 구미시의 결정을 환 한다. 더불어 구미시는 지금까지 사용하던‘박정희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대신에‘박정희탄생 100돌 기념사업’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겠다고 한다. 과도한미화와우상화의우려를벗어난점에서이또한환 한다.우리는 지금까지 구미시와 경상북도가 추진하는‘박정희

100주년 사업’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것은 시민들의 혈세로 추진하는 사업이 가져야 할 기본 전제인 공개성,민주성, 그리고 합리성과 미래 비전에 대한 검토 요청이었다.뒤늦게나마구미시가이러한고민을수용하여사업을재검토하기로한점은매우다행스러운일이라생각한다.우리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구미시가 추진 중인‘박정희대통

령 역사자료관’과‘새마을 테마공원’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요구한다.1,000억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지만 청도·포항의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관’, ‘민족중흥관’등 기존 시설과 차별화되지 않는 중복 투자 우려에 대해 구미시는 답해야 한다.앞으로 매년 투입될 50여억 원의 유지 관리비에 대한 대책 또한 구미시가 내놓아야할 숙제이며, 구미시가 지향해야 할 정책방향이맞는지심각하게고민해야한다.또한 구미시가 추진하는‘박정희 100주년 사업’이 박정희

대통령의 치적만을 홍보하는 사업이 아닌 그 시절을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성찰하고 되돌아보는 계기가되는검소한사업이되기를바란다.※ 박정희 뮤지컬 제작을 취소시키지 위해 1인 시위, 현수막

선전전 등 지난 4월부터 땡볕에 고생하신 구미참여연대 회원님들~ 진심으로감사드립니다!!

최인혁 구미참여연대 사무국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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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태 편집위원 [email protected]

│문화 톡톡│

오오극장 주요일정

<그림자들의 섬> GV(관객과의 대화)

/ 참석 : 김정근 감독

2016년 9월 10일(토) 오후 5시 40분

<그림자들의 섬>은 한진중공업 30년 노동

운동사를 도있게다룬다큐멘터리로, 부

산에서 활동하는 김정근 감독의 작품이다.

제작기간은 5년이며, 2014년 서울독립

화제에서대상을수상해, 작품성 또한 인정

받은작품이다.

<거인> 김태용 감독 특별전 + GV(관객과의 대

화) / 참석 : 김태용 감독

2016년 9월 11일(일) 오후 1시 30분

<거인> 상

3시 30분 김태용 감독 단편상 ,

상 후 관객과의 대화

김태용 감독의 <거인>은 <부산행>으로 알려진 최우식

주연의 화로, 19회 부산국제 화에서 시민평론가

상,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다. 김태용 감독은 충무로의 떠오르는 감독으로써 최

근김하늘주연의 <여교사>를 연출했으며, 이 화는올해개봉될예정이다.

오오극장 9월의 개봉작

9월 8일(목)~ <왕초와용가리> 이창준감독 | 다큐멘터리

9월 22일(목)~ <나홀로휴가> 조재현감독, 박혁권주연 | 극 화

<한강블루스> 이무 감독, 기태 주연 | 극 화

9월 29일(목)~ <물숨> 고희 감독 | 다큐멘터리

<할머니의먼집> 이소현감독 | 다큐멘터리

오오극장을 소개합니다!

오오극장은 지역에서는 최초로 설립된 독

립 화전용관입니다. 정부의 지원 없이 지

역의 화인들과 시민들의 힘으로 설립된

화관으로, 1년 365일 독립 화를 소개하

고, 지역의 화문화다양성과 저변을 확대

하기 위한 여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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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곳곳│

정훈교 회원(시인)이 운 하는 문학다방 '시인보호구역'은 중구 동인동

금호맨션 상가에 자리하고 있다. 김광석거리에서 2년 있었는데,

2014년 쫓겨나면서 2015년 5월에 이리로 옮겼단다. 오래된 동네의

빛바랜 간판들 사이에 생뚱스럽게 보이는 이름이다.

10평 남짓한 이 구역은 북카페고, 시집 전문 서점이고, 공부방이다.

책 읽으며 차한잔 마시기

에 충분하고, 시집 한 권

골라 살 수 있다. 때로 시

인들의 강연이나 시창작교실도 열린다. 올해 1월부터 월간 '시인보호

구역'도 발행하고 있는데, 형편이 어려워지면 계간지로 바꿀 참이란다

(계속 월간지로 남길).

정훈교는 대구경북작가회의 사무국장을 했는데, 지금은 김수상 시인이

사무국 살림을 맡고 있다. 생계를 위해 독립출판도 하고 유료 강좌도

열고 있다. 북카페의 차값은 3,000원 정도다. 맥주도 파는데 팝콘까지

5,000원이고 음료수는 1,000원이다.

주소는 대구시 중구 동인동 4가 452-1호

전화는 070-8862-4530.

방방!

곳곳!

김해의 가야 유적지 가운데 가락국 수로왕의 무덤인 수로왕릉은 조선시대

에 만들어진 가야유적이다. 납릉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하마비와 홍살문을

갖춘 신성한 곳이다.

왕릉에 이르기까지 숭화문, 홍살문, 가락루를 지나야한다. 납릉정문 너머로

보이는 수로왕릉은 가락국 시조대왕의 무덤답게 능비와 상석, 문무인석과

마호양석이 호위하고 있다. 그 주변은 제사와 관련된 여러 전각들과 시설

들... 안내판 등을 참고하면서 둘러보자. ̂ ^

그리고 후원림인데, 왕릉을 마주하고 오른쪽으로 숭선전, 숭안전을 지나면

된다. 혹여 후원림을 빠뜨리는 답사객도 있다지만 그건 몰라서 그랬을 테

다. 수로왕릉의 후원림은 어느 왕릉, 고궁의 후원에 빠지지 않을 만큼 멋진

숲이기 때문이다.

향나무, 왕버들, 상수리나무가 눈에 띄고, 소나무, 잣나무, 단풍나무, 느티나

무 등으로 사철 아름답다.

답사로 들러 쉬어도 좋고, 아예 후원림을 잡아서 와도 좋다. 누구랑 와도

나쁘지 않을 후원림이다.

수로왕릉은 선조 13년(1580년)에 남관찰사 허엽이 능을 수축하고, 인조 25년(1647년)에 능비를, 고종 15년

(1878년)에는 숭선전이란 호를 내렸다. 주변에 국립김해박물관, 대성동고분군, 수릉원, 허황후릉 등 볼 게 아주

많다.

정용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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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보고│

2016년 8월 본부 재정운용결과(2016.6월~2016.8월 누적회계)

※ 본자료는 회계감사의 감사를 받기 전 자료로서 회계감사후 일부 계정 및 계수의 조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회원하계캠프를 위해 후원해주신 4·9인혁재단과 김성수, 류 준, 박경로, 박덕환, 박은주, 박종률, 원유술, 이상술, 이정만, 이춘곤, 최봉태, 한경국, 황경욱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유 철 회원님께서‘상근자 기금’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날개달기

김미수 회원님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회원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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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비납부명단│

납부하신 회비는 세상을 바꾸는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소중하게 사용하겠습니다.

강경수 강경애 강금수 강동철|신동주 강만수 강상채 강선구 강선구 강옥련|박창호 강재기 강준구 강진호 강천식 강혁진 강현구고동우 고미숙 고봉수|임선정 고춘자 고희림 곽이화 곽현수 구수용 구인호 권경자 권구형 권근환 권덕기 권도준 권명오 권미숙|박재범 권석우 권수용 권수임 권 규 권 래 권 태 권 해 권오혁 권오현 권옥자 권재 권재화 권중일 권추경 권택흥 권혁장|추정화 권현준 권형우 권 홍 금송민 금창수 김 찬 김갑진 김강택 김건예 김건우 김건훈|김향미 김경근 김경숙 김경식 김경환김광석|이혜 김광희 김교정 김규엽 김규종 김근모 김기용|김선희 김남수 김남희 김도헌 김동익 김동현 김량현 김명호 김미경김미수 김미정 김민수 김민재 김민지 김 배 김병철 김병호 김보임 김봉심 삼 한|효 정 김상수 김상숙 김상호 김석동 김석수김석원 김선 김선우 김선희 김성경 김성수 김성수 김성택 김성현 김소언 김수동 김수성 김수옥 김수정 김순옥 김승주 김승현김신애 김애리 김애화 김억남 김언호 김연희 김 도 김 록 김 미 김 일 김 진 김 철 김용원 김우주 김원현 김윤상 김윤정김윤정|김수일 김은정 김응호 김인하 김인호 김일수 김일 김임곤 김입분 김재권 김재승 김재우 김재호 김정미 김정애 김정화김정희 김종권 김종록 김종봉 김종태 김종필 김종협 김주 김주욱 김주태 김주혁 김주희 김지연 김지일|박선 김진석 김진숙김진환 김천중 김철원 김철현 김춘희 김태균 김태성 김태숙 김태 김태일 김학준 김항서 김해원 김해환|곽이화 김 혁 김현근김형기 김형섭 김형우 김형진 김형태 김혜수 김혜정 김효경 김효정 김휘수 김희진|변정호 나대활 나문석 남상권 남성욱 남 주남원직 남호진 노규철 노대형 노미경 노승석 노연수 노인만 노태맹 노형석 도국배|김순섭 도 주 도윤백 류대하 류덕제 류보경류 준|이 주 류 철 류은경 류태하 류후기 마동철 문경자 문성근 문 곤 민정식 민천식 박건상 박건욱 박경로 박경욱 박경찬박근식|강문희 박근 박노진 박대기 박덕수 박덕환 박명리 박명섭 박명환 박병득 박병철 박상욱 박선우 박성미 박성우 박성찬박수열 박순일|이미숙 박순태 박신호 박양주 박여경 박 백 박옥순 박원형 박은 박은정 박은주 박인규 박인수 박인철 박재범|권미숙 박정호 박종률 박지연 박지윤 박찬용 박찬웅 박창호 박철홍 박현탁 박현호 박호석 박희진 배갑기 배대환 배병철 배상우배윤선 배은경 배재국 배재수 배주 백경록 백권기 백미숙 백부현 백승대 백진숙 백진욱|이선희 변 숙 변창우 변화진 서덕교서두진 서보경 서보성 서상득 서상민 서상철 서인찬 서정욱 서준하 서준호 서진숙 서창환 서태 석민철 석성진 설동진 성상희성언제 성재환 소 진 손관 손광락 손대락 손락천 손상호 손석철 손선희 손순옥 손 호 손재봉 손창희|홍경미 송경란 송보경송상욱 송윤식 송진환 송해익 시정기 신기복 신기완 신기욱 신도철 신동민 신동민 신동연 신동완|정희선 신동주 신동찬 신동화신득렬 신명희 신미정 신병호 신상길 신상봉 신성욱 신수정 신숙경 신 숙 신윤정 신정석 신호식 신효철 심병철 심윤철 심주석안상진 안새봄 안 미 안 배 안정임 안종권 안헌수 안현재 안현효 안형진 양만재 양선진|임호성 양 일 양유선 양진모 양 희엄시근 엄창옥 여검옥 여지은 염상현 오명준 오문섭 오신택 오용태 오철희 오태동 오현주 우기원 우성문 우재동 원준호 유경진유길의|이은희 유병록|윤명화 유 직 유지웅 유해록 육심원 윤 윤규성 윤명화 윤문주 윤병대 윤병철 윤보욱 윤상호 윤성아윤 식 윤 욱 윤용희 윤재석 윤태자 윤필 윤형철 윤호석 은 지 이가 이경미 이경상 이경선 이경호 이계성 이고근 이광현이교희 이권주 이근덕 이근수 이금용 이금희 이기락 이기수 이길상 이남수 이남훈 이동기 이동석 이동선 이동수|황소 이동인이동진 이두병 이만호 이명분 이명원 이명자 이명호 이미 이미지 이범주 이병동 이병희 이봉도 이상구 이상돈 이상목 이상미이상술 이상용 이상욱 이상원 이상훈 이석주 이선 이성우 이성해 이성희 이세은 이소령 이수정 이순재 이승근 이승수 이승용이승익 이승호 이양우 이연주 이 구 이 도 이 욱 이 윤 이옥례 이용기 이윤희 이윤희 이은정 이은정 이의호 이재남 이재문이재성 이재욱 이재호 이재희 이정동 이정선 이정수 이정연 이정 이정원 이정화 이정화 이종길 이종득|김민지 이종우 이종춘이종필 이종한 이준혁 이준홍 이진희 이창수 이창순 이창윤 이창화 이창환 이창환 이철환 이춘곤 이춘철|류정숙 이충기 이태이해선 이현미 이현옥 이형규 이형석 이화선|정호태 이화정|최훈태 이희연 임기섭 임성무 임순광 임전수 임종화 임지현 임 향임현수 임현태 장기태 장밝은 장성수 장 훈 장원용 장원재 장준민 장태철 장혜숙 장화환 장환석 전대환 전동원 전승훈 전 주전은희 전주태 전창훈 전현배 전형권 전홍철 정갑환 정강미 정경식 정경열 정경하 정계순 정금숙 정기백 정기숙 정기철 정도욱|신윤정 정도해 정범철 정상진 정선기 정성찬 정승필 정우근 정우달 정우선 정우 정웅권 정원숙 정윤수 정은 정은주 정이성정인숙 정일선 정재봉 정재형 정종배 정준호 정지욱 정탁현 정하진 정해숙 정혜숙 정호원 정화주 정훈교 정희정 조광진 조병집조상우 조 미 조용래 조용식 조윤기 조윤정 조인기 조일선 조재민 조정화 조혜연 조혜진 조희재 주보돈 지은혜 진성섭 진수미진용인 차우미 채 희 채장식 채휘균 천기철|고춘자 천덕우 천용길 최개천 최경호 최기현 최문석 최미희 최병우 최병학 최병해최봉태 최상돈 최상주 최선애 최수 최신일 최엄윤 최연석 최원준 최유리 최일배 최정민 최종현 최진욱 최진혁 최해천 최현진최혜진 최희철 추정화|권혁장 추호식 하경호 하성협 하유신 한광훈 한대환 한상구 한상렬 한상훈|최경화 한승균 한은 한정화함종호 허 종 허경주 허노목 허미경|최근성 허 소 허주녕 현명호 현 철 현호성 홍상익 홍 숙 홍순표 홍 표 홍운기 홍원대홍원진 홍일표 홍종범 홍창 황대철 황선명 황성연 황순오 황양운 황중진

평생회원권흥락, 김미, 김성희, 김은주, 김응곤, 김 화, 성상희|이선례, 신숙경, 이경옥, 이정환, 이종만, 진미화

*위 명단은 2016년 6월부터 2016년 8월 동안 회비가 인출된 명단입니다. 이름이 없는 등 기타 오류가 있을 시, 사무처로 연락 바랍니다.☎ 053) 427-9780 담당 : 장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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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동 대 표 ‖ 원유술, 오규섭, 최봉태

운 위 원 장 ‖ 오규섭

집 행 위 원 장 ‖ 박근식

사 무 처 장 ‖ 강금수

상 근 활 동 가 ‖ 김채원, 장지혁, 민경환, 최나래

발행인 ‖ 원유술, 오규섭, 최봉태발행처 ‖ 우)700-160 대구시 중구 동성로 12길 21(문화동 7-9번지) 3층전화 : 053) 427-9780~1상담 : 053) 427-9788팩스 : 053) 427-9723홈페이지 : http://www.civilpower.org전자우편 : [email protected]후원계좌 : 대구은행 036-04-000437-9 (대구참여연대)

■풀뿌리주민자치

- 구미참여연대대표 : 김찬, 우기원, 황대철운 위원장 : 김민수사무국장 : 최인혁Tel. 054-716-0023Add. 경상북도구미시신시로 14길 58 3층E-mail : [email protected] : http://cafe.daum.net/chamyeogm

- 동구주민회공동대표 : 박호석, 박경욱운 위원장 : 양희Tel. 박경욱 대표 010-5410-7918Add. 대구시동구입석로 96, 연우빌 2층Cafe : http://cafe.daum.net/dongjumin

■회원자치모임

- 쓰기모임‘작당’좌장 : 김수상 010-2756-1744- 밴드‘미칠레’대표 : 최명구 010-9352-2001- 독서모임‘오, 지락’대표 : 권 태 010-6826-8809Cafe : http://cafe.daum.net/people-and-book

- 정치철학강독모임 좌장 : 노태맹 010-5634-7194

■함께꾸는꿈편집위원회편집위원장 류 준. 부편집위원장 김수상, 편집위원 김건예, 김병호, 이 욱, 정용태편집담당 활동가 민경환

격월간 제108호 2016등록번호 대구라01132 등록일 2000년 8월 4일 제호 함께꾸는꿈간별 격월간 디자인 참디자인 발행일 2016년 9월 12일, 통권 1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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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티 2,000원

001100--33990099--00885522

김기용 회원

노연수 회원

국내·외 항 공 권 / 국내·외 패키지 여행국내·외 단체여행 / 국내·외 신혼여행국내·외 답사여행 / 여권, 비자 수속대행대구참여연대회원은할인해드립니다.

☎053) 257-6599 / 010-4503-1573E-mail : [email protected]

강구배 회원

대구 수성구 동대구로 348-17 우정법원빌딩 1층전화 : (053) 756-2600 팩스 : (053) 756-2607홈페이지 : www.chamgillaw.com

서부지원 분사무소대구 달서구 장산남로 21 법조빌딩 805호전화 : (053) 743-0034

대표변호사 | 구인호변 호 사 | 박경로 박진수 박준혁 이승익 손충환 김도현서부지원 분사무소 변호사 | 박경찬

신효철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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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