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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ol.206 2015.07*08 남과 여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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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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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대학가 2015년 7,8월호

1

vol.206 2015.07*08

남과 여

Page 2: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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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표2 2015.6.18 4:33 PM 페이지 1 M5

Page 3: 대학가 2015년 7,8월호

편집실에서

여성과 남성에 관한 주제를 정하는 순간, 악몽같은 기억이 되살아났습니다. 때는 2012년 리더모임이었어요. 공동체 안

에서 켜켜이 쌓인 문제들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대표였던 자매를 그만 울려버렸습니다. 처음에는 벼르고 있던 것들을

기고만장하게 얘기했지만 자매가 필살기를 쓰면서부터 발냄새 나는 동방에 머리가 닿도록 조아리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수십 번을 미안하다고 해도 나름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진심이 담기지 않았고, 자매도 그게 뻔히 보였

는지 더 이상 눈물도 안 나면서 계속 울고… 다른 리더와 간사님은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고 헐…

그 자매와 한참을 대화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느라 자매가 상처받은 것을 살피지 못했던 겁니다.

일의 진행에 매몰되어 자매가 그동안 외롭고 서운했던 마음을 나누지 못하게 한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새벽 2

시가 되어서야 동방을 나섰습니다. 갈등은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영혼까지 탈탈 털린 채로 형제하우스에 갔습니다. 고

맙게도 형제들이 이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축구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땀에 흠뻑 젖도록 뛰었습니다. 땀은 남자

의 눈물이니까. 그 새벽, 나는 그렇게 울었습니다.

이 주제를 다루는 내내 지난 과오가 스쳐갔습니다. 자매에게 머리 감았냐고 종종 물어보고 밥먹을 때는 잘 먹는다고

굳이 얘기해주고 롱부츠를 신고 온 날이면 말타고 왔냐는 농도 던져보고…. 나는 정말 눈에 보이는 대로 반응하는 전

형적인 남자였습니다. 딱히 의도는 없었는데 하나 있다면 그저 대화를 시작하려던 것뿐이죠. 이럴 때 자매들은 그 말

의 의도가 뭔지 몰라 난처해 한다는 것도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성 차이에 관한 정보는 스마트폰으로도 얼마든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 우리의 주된 관심사다 보니, 이론적으로

는 이성을 배려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사회적으로 일베는 물론, 인터넷 댓

글의 여성가족부 비하발언과 김치녀와 같은 인터넷 용어들, 장동민의 여성혐오 발언, 곽정은의 예쁜공주 이슈, K대 이

사장의 불독발언, 메르스 갤러리 등 이성에 대한 혐오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동체 내에서도 언제나 자매와 형

제 사이의 긴장이 있습니다. 때로는 서로 비하하거나 체념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대학가>는 이성 간의 배려를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이론을 넘는 배려는 타이밍과 진심이 필요합니

다. 타이밍은 시행착오를 경험해야 몸에 배이고 진심은 대화를 하면서 이해해야 묻어나옵니다. 이번호는 이런 배려를

하도록 돕자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뻔한 대답을 하지 않으려고 힘썼습니다. 뻔하지 않게 아니, 와 닿게 하기 위해

서는 우리가 겪는 사례를 가져와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야겠지요. 이 글에서 제 무덤을 이토록 깊게 파놓은 이유도 여

기에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펼쳐지는 곳곳에 지난 과오와 애환(?)이 녹아있습니다.

이 주제를 기획하며 편집간사님들과 학생기자들이 꽤 많은 시간 동안 머리를 감싸 쥐어야 했습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일상의 사소한 사례들을 떠올리거나 붙잡아야 했으니까요. 언제나 그랬듯 아쉬움이 묻어나는 결과지만 이 과정

이 참 소중했다는 걸 고백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감사의 마음도 전합니다. 또… 생각할수록 저를 오랜 시간 인내하며

형죄에서 형제로 만들어준 공동체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달자야-애칭-오빠가 많이 미안했다! 물론 지금도 미안. 그리고 정말 고마워.

(현재 학사가 된 달자와 아주 친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엄창근 <대학가> 편집인 | [email protected]

1

Page 4: 대학가 2015년 7,8월호

CONTENTS자매와 의 대화 꿀 팁

p. 6

냉탕과 열탕사이p. 12

04 포토에세이

06 자매와의 대화 꿀 팁_서준혁

08 형제와의 대화 꿀 팁_염하은

10 네 속이 궁금해_배성우

12 냉탕과 열탕사이_이영우,김선민

14 동상이몽_박상용

15 갈등 예방 캠페인_편집부

16 이건 몰랐지 _강영은,엄창근

18 그 남자 그 여자_김성화

20 당신은 그냥 당신이면 된다_배새봄

22 일상시조_홍정환,이정화

23 View intro

24 당연의 세계에 나타난 균열_장미빛

28 핵심가치_최성현

30 소개합니다_김기회,이강규

32 랭킹뉴스_손준호

34 고려인 이야기_하채린

36 렉시오 미디어 _이상영

38 문화 이야기

40 발행일•발행처

focus

View

Page 5: 대학가 2015년 7,8월호

자매와 의 대화 꿀 팁p. 6

냉탕과 열탕사이p. 12

당연의 세계에 나타난 균열p. 24

렉시오 미디어p. 36

이건 몰랐지p. 16

문화이야기p. 38

Page 6: 대학가 2015년 7,8월호

4

포토에세이 글_신경아

ㅁ ㅈㅁㅎㄴㄷ?

Page 7: 대학가 2015년 7,8월호

5

ㄴㄱ ㄷ ㅈㅁㅎㅇ…

ㅁ ㅈㅁㅎㄴㄷ?

FOCUS

Page 8: 대학가 2015년 7,8월호

6

자매와의대화꿀팁 글_서준혁

형제가

형제에게

쿨톤과 웜톤이 뭔지 알고 있는가. 그렇다면 립밤과 틴트는 어떠한가. 한번 쯤 들어봤을 단어지만 이

걸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형제가··· 전혀 없을 수도 있다. 나 역시 별반 다를 바 없는 형제다. 로션을

바르는 것도 귀찮고 립밤도 없다. 다만 자매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알지 못했던 것을 궁금해 했을 뿐.

물론 그걸 모른다 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센스있는 IVF형제들이 아니던가(음?).

그러니 평소에 알려고 하지 않았던 귀찮음을 잠깐 내려놓고 자매들의 세계에 대해서 알아보자.

형제님, 글을 읽기 전에 풀어봅시다.

1. 쿨톤과 웜톤이란 무엇인가?

2. 틴트와 립스틱의 차이는 무엇인가?

<흔한_형제들의_대화.jpg>

?? ?

Page 9: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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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이번엔 들어본 단어들도 있다. ‘아 난 그래도 이정도는 알고있어. 심지

어 난 립밤을 종종 바르는걸!’이라며 스스로 만족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형제들

에게 묻겠다. 저 세가지 제품의 차이점을 알고있는가?

어휴~ 간단하게 말하자면 목적이 다르다. 우리도 겨울에 가끔 바르는 립밤은

보습이 목적이다. 그래서 고체로 나온다. 틴트는 립스틱에서 발색을 위해 색상

만을 가져온 액체형태의 제품이다. 제형이 묽다보니 쉽게 바를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애용한다. 립글로스는 틴트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윤기에 중점을 둔 제

품이다. 크리스마스 반짝이 풀처럼 미세하게 반짝이는 것들이 그렇다. 틴트는

흔히 바르지만 보습력이 없기 때문에, 틴트를 바르고 나면 그 위에 립밤이나 립

글로스를 꼭 발라줘야 한다.

쿨톤과 웜톤은 사람의 피부톤을 설명하는 단어다. 말 그대로 차가운 느낌을

주면 쿨톤, 반대를 웜톤이라 한다. 그리고 대다수의 자매들은 쿨톤을 선호한

다. 단순한 구분이지만 옷이나 화장에도 영향을 줄만큼 중요한 부분임을 기억

하자.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피부가 탔을때 까맣게 되는지, 빨갛게 올라오는

지 보는 것인데, 전자의 경우 웜톤이고 후자는 쿨톤이다.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봄웜톤, 가을웜톤, 여름쿨톤, 겨울쿨톤이 있지만 이정도만 알아두도록 하자.

서준혁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제학 11, 학생기자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 글을 읽고 나서 ‘그래! 난 이제 센스있는 형제야!’라며

섣부른 행동은 자제할 것. 이 정도 센스를 탑재했다고 매력지수가 급상승 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은 첩첩산중이니, 섣부른 아는 척도 금물이다. 립

밤을 쓰는 자매에게 “어? 립밤이네. 나 립밤과 립글로스의 차이점을 알아. 그건

말이지~”라고 말하는 것은 평생 이불킥감이다. 그냥 우리 스스로 알고 있다는

데에 의미를 두자. 그 언젠가 여친 선물로 무엇을 사야할지 고민할 때 한 자락

도움이 되길 바랄뿐.

#1. 쿨톤, 웜톤

#2. 립밤, 틴트, 립글로즈 립밤

립글로즈

틴트

?!

FOCUS

Page 10: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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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와의대화꿀팁 글_염하은

자매가

자매에게

그런 말 있죠. “남자가 축구를 포기하고 여자를 만난다면 그건 진심이

다.” 축구는 그만큼 많은 형제들의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또 형제들만의 언어라고 할 수도 있겠죠. 우리 자매들에게는 자연스레

관심이 가지 않는? 그래서 관심을 가지려면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겠죠.

자~ 그럼 이 기회에 형제 세계의 언어를 알아보려는 노력을 해볼까요?

다만 여기서 형제들의 세계 전체를 다룰 수 없으니까, 특별히 유럽 4대

리그에 대한 팁만 드리려고 해요. 4대 리그란 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리그입니다.

자매님, 글을 읽기 전에 풀어봅시다.

1. 호날두와 메시는 어느 나라 리그에서

활약 중일까요?

2. 엘 클라시코가 뭘까요?

Page 11: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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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에는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가 있어요. 맨체스

터 유나이티드를 종종 들어보셨죠? 네. 박지성 선수가 8년

간 활약했던 팀이죠. 박지성 선수는 은퇴했지만 현재 이청

용 선수는 크리스탈 펠리스에서, 기성용 선수는 스완지시

티에서 뛰고 있어요.(기성용 선수는 제가 해외축구에 관심을 들

이게 된 계기였어요 ㅎㅎ) 그런데 이 선수들의 맹활약에도 불

구하고 이번 시즌 EPL에서는 첼시가 우승했습니다.

잉글랜드 리그를 EPL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다른 나라의

리그 이름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요. 독일은 분데스리

가, 스페인은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는 세리에A 라고

부릅니다.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우리나라 선수로는 레버쿠젠의 손

흥민, 마인츠의 구자철, 박주호 선수가 있습니다.

프리메라리가를 대표하는 팀인 바르셀로나에 그 유명한

메시가 있어요. 메시에 필적하는 호날두는 라이벌 팀인 레

알 마드리드 선수입니다. 세계 최고의 팀이라 할 수 있는

이 두 팀이 맞붙는 경기를 ‘엘 클라시코’라고 하지요. 한

일전보다 더 뜨거운 이 경기가 있을 때마다 형제들 마음

은 설렌답니다.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라고 들어보셨나요? 챔스는 해

마다 유럽 각 리그의 최상위 팀들만 모여 유럽 최강팀을 가

려내는 리그입니다. 각 나라와 팀의 스타들이 즐비하기 때

문에 별들의 잔치라고도 해요. 특히 한 달 전, 챔스 결승이

있었습니다. 세리에A 우승팀인 유벤투스와 프리메라리가

의 바로셀로나가 맞붙었지요. 여기서 MSN(메시, 네이마

르, 수아레스)을 앞세운 바르셀로나가 유럽 챔피언 트로피

를 들어 올렸답니다.

유럽 리그에 대해서 이 정도만 알아도 형제들이 축구이야기를 할 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더 자세한 것이 궁금하다면 형제들에게 직접 물어보아요!

축구에 관심 있는 여자, 매력 있지 않을까요?

물론 우리는 안 그래도 충분히 사랑스러운 IVF자매들이지만요ㅎㅎ

구자철 이청용

손흥민

호날두 메시

염하은 한국외대 미디어학 13

FOCUS

Page 12: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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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속에뭐가있니 사진,글_배성우

형제의 시선에 자매가 가방을 꾹꾹 채워 다니는 것이, 그리고 파우치에서 나오는 물건들이 신기하다.

자매는 형제가 그 커다란 가방 속에 무엇을 넣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배간사가 단속 떴다.

자매

형제

간사 : 신학과 스러운 책 제목이다.

A : …

간사 : 그 큰 가방에 이것밖에 없나? 근데 필통같은

건 안 쓰나?

A : 옆에 펜 하나 꽂아 다닌다

간사 : 집에 가면 가방 열어보나?

A : 그냥 필요한 거 넣기만 하면 된다

형제 A

네 속이 궁금해

간사 : 이러니 가방이 무겁지!

(실제로 동방의 모든 사람들 중 가장 무거운..)

A : 난 괜찮은데…

간사 : 근데 CCC… A : 그러게 왜 IVF꺼는 없죠?

간사 : …

간사 : 설교노트, 큐티책, 성경책, 기도노트···

사역자인줄 알겠다

A : 아하핰ㅋ

자매 A

Page 13: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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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 : 필통은 있는데 종이랑 책은 왜 없나?

B : 사물함 ㅋㅋㅋ

간사 : 공부하러 온 거 맞나?

B : ㅋㅋㅋ

간사 : 이 많은 걸 하루에 다 쓰나?(화장품)

B : 당연! 아침에 바르고 점심 먹고 다시 바르고 오

후에 또 바르고 저녁 먹고 바르고…

자매 B

간사 : 의외로 화장품이 없는데?

C : 피부가 예민해서 잘 안 쓴다

간사 : 근데 향수는 괜찮나?

C : 아하핰ㅋ 향이 좋다

간사 : 빗 같은 건 안 쓰나?

다른 애들은 다 들고 다니던데

C : 신경 안 씀

자매 C

간사 : 이거 비싸다는 닥터드..이어폰 아닌가?

C : 그거 닮은 가짜다. 멋진데 싸다

간사 : 가방에 이게 다인가?

C : 이게 전부다

형제 C

간사 : 내가 본 남자 학생중에 제일 많이 들고다니는

것 같다. 도대체 다들 이 치약통은 어디서 받

는 건가?

B : 난 학교에서 받았는뎁…

간사 : 나름 아이템에 신경쓰는 편인 것 같은데?

B : 오…마음 같아선 더 사고 싶다

간사 : 스타벅스 좋아하나?

B : 사랑한다

간사 : 이건 향수?

B : ㅇㅇ향수랑 안약.

형제 B

배성우 고신대, 신라대 담당간사

성실함과 정직함에 센스까지 더한 초식남

FOCUS

Page 14: 대학가 2015년 7,8월호

12

냉탕과열탕사이 글_이영우,김선민

냉탕과열탕사이

5월이 되면 한국외대 아벱에서는 어린이날이나 석

가탄신일을 이용하여 지부 아웃팅을 가곤 했다. 그

런데 올해는 웬일인지 아웃팅을 주도하는 리더가 없

었다. 이러다가는 다함께 친해지거나 추억을 쌓을

기회도 날린 채 아무 데도 못 가고 휴일이 지나갈

것만 같았다.

그 순간! 선민이와 야구장에 가기로 했던 것이 생각

났다. 넥센 팬인 나와 선민이는 어린이날에 야구 경

기를 보러 가기로 했고 예매 오픈일을 기다리던 터

였다. ‘그래! 바로 이거야!’ 선민이에게 곧장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괜찮으면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보러갈까? 다같이

보면 재밌잖아"

"음… 좋지! 같이 치킨도 먹고, 응원하면 재미있겠

다~"?

평소 낯선 사람과도 잘 어울릴 만큼 활달한 성격인

선민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했다.

추진력 쩌는 나는 바로 리더들을 꼬시고, 웹 브로

셔(?)까지 제작해서 페북에 홍보했다. 학생들이 하

나 둘 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마침내 12명이라는

예수님의 헌신된 제자와도 같은 숫자가 모였다. 때

마침 들어온 학사님의 후원으로 관람료에 대한 부

담마저 덜었으니 모든 게 일사천리였다. 다 됐다! 이

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그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응~ 썬!"

"오빠… 페북에 올린 거 뭐야…?!"

이럴수가… 선민이가 화가 났다. 분명 다른 사람과

같이 보는 것이 괜찮다고 했지만, 그건 괜찮은 것이

아니었나보다ㅠㅠ 나의 멍청한 착각이었다.(형제는

이렇게 단순하다~.~)

선민이는 지부 아웃팅에 자기가 끼는 것 같은 이 분

위기 속에서 도저히 못가겠다고 했다. 이런 기분으

로 어떻게 갈수 있겠냐며 학생들과 재밌게 보고 오

라고 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나는 이틀 동안 몇 시

간씩 통화하며 겨우겨우 설득해서 결국 같이 가겠다

는 승낙을 받아냈다.(그녀를 설득하기까지 이 영혼의 어

두웠던 밤은 오직 주님만이 아시리…ㅠㅠ)

학생들에게는 여자친구가 오니까 환대해달라고 신

신당부까지 했다. 이런 속사정을 모르는 학생들은

야구장의 뜨거운 열기를 신기해 하고, 선민이는 최

대한 기분을 풀고 잘 누리려 애쓰고, 나만 바짝 긴장

한 채 야구 경기를 관람하였다.

다행히 학생들은 선민이를 잘 반겼고, 선민이도 낯

설어 하지 않고 학생들과 이야기도 곧잘 주고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날 경기에 홈런이 3번이

나 나오며 우리에게 최강 삼성을 9:4로 이기는 기쁨

도 얻었다. 할렐루야~ㅠㅠ 하나님은 살아계시다!?

열탕

* 본 코너는 소리지의 '냉탕과 열탕사이'를 차용했습니다.

소리는 학사님들의 공식 회보입니다. 여러분도 졸업하면

받아보실 수 있어요!

Page 15: 대학가 2015년 7,8월호

13

나는 토요일 출근이 잦은 직장인이다. 간사인 남

자친구의 사역으로 인해 우리는 만나도 잠깐 밥 먹

고 차 마시는 게 전부인 생활을 꽤 오래 하고 있었

다. 그러면서 정말 간만에 쉬는 5월 5일만 손꼽아

기다리며 어떻게 하면 오빠와 적당히 재미도 보고

쉴 수도 있을지 집중 탐구하기 시작했다.(4년을 교

제하면 정말 할 게 별로 없다ㅠ)

‘그래, 이거야!’ 바로 야구였다. 오빠와 함께 넥센을

응원하기로 했던 원년이 바로 올해였다. 그래서 어

린이날에, 정말 오랜만에 맞이하는 나의 곱디고운

휴일에 넥센의 ‘홈경기’를 ‘처음으로’ ‘같이’ ‘직접

가서’ 관람하기로 했다. 그것은 우리의 교제 인생

에 정말 뜻 깊고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썬~ 학생들 몇 명이랑 같이 가도 괜찮아요?”

오빠의 질문에, 아직 학번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서 언니, 누나하며 지내는 학생들도 있으니 당연

히 괜찮다고 했다. 뭐 우리 포함해서 4-5명 정도

면 같이 응원도 하고 치킨도 먹으며 재밌게 즐길

수 있으니까.

그런데 내가 엄지손가락으로 페북 아이콘을 누름

과 동시에 재앙이 시작되었다. ‘모여라~’ 오빠가

학교 페이지에 공지한 아주 공개적인 파티원 모집

글에 하나 둘 댓글이 달리는 것을 나는 그저 멍하

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소규모로 모여서 시간을 보내며 쉬고 싶었

던 건데, 오빠는 일을 정말 크게 만들고 있었다. 피

로감이 확 몰려왔다. 오빠의 사기는 +20씩이나 상

승하고 있었을지 몰라도. 나는 절망인지 실망인지

나도 뭔지 모르는 감정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

게 얼마만의 휴일인데··· 오빠는 나랑 오랜만에 보

내는 휴일을 그냥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보내도

괜찮은 건가.

전화로 아무리 내가 지금 느끼는 서운한 감정을

전달하려고 해도, 오빠는 사람들이랑 같이 만나는

걸 좋아하는 내가 지금 왜 이렇게 반응하는지 도

통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가지 않겠다고 떼를 썼

다. 내 표를 예매하지 말라고, 나는 안 가겠노라고

오빠님이나 재밌게 보시라고.

나의 반응이 이해되지 않는 오빠와 마음을 알아달

라고 말하는 나. 이 간극은 좀처럼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아무리 설명해도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

는 것 같은 오빠에게 내 억울함과 실망을 계속하여

읍소하기를 그만두고 쉼호흡과 관상기도 등을 통

해 마음을 가다듬은 후 그냥 아이들과 함께 가겠

노라고 대답했다. 물론 즉각 대답한 건 아니고 마

음을 풀지 않으며 오빠를 고문한 시간이 이틀 정

도 되었던 것 같다.

내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내가 느끼는

그대로 형제 또한 느껴주길 바라지만 사실상 그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게 되면

형제던가. 내 감정만이 소중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내려놓으며 이렇게 또 한 걸음 성숙의 길로 간다.

이영우 북서울 지방회 한국외대 담당간사 김선민 서울과기대 07

서로의 핸드폰에 알콩이, 달콩이로 저장되어 있는 알콩달콩한 커플~

냉탕

우리 결혼해요

11월 7일

선릉역 10번출구, 더휴웨딩홀입니다^^

FOCUS

Page 16: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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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同床異夢

[명사] 같은 자리에 자면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도 속으로

는 각각 딴생각을 하고 있음을 이르는 말.

동상이몽

G 오빠! 이거 뭐야?!

B 아, 아… 인스타그램 그거 그냥…

G 말해봐! 무슨 뜻이야?

B 장난이지~ 그냥 드립친거야.

G 내가 오빠를 노예처럼 부렸어? 힘들

면 힘들다고 하던가!

B 쇼핑할 때 너 무서워. 전투적이야. 눈

에서 불이 나와.

G 으씨, 지난번에는 괜찮더니 오늘은

왜 이래?

B 그 때는 전자제품 코너랑 장난감 코

너도 구경했으니까 괜찮았지.

G 그럼 같이 쇼핑하러 온 의미가 없잖

아, 같이 시간을 보내야지.

B 쇼핑은 너무 힘들어. 내가 보고 싶은

것도 같이 봐 주던가.

G …그렇게 힘들어? 지옥같이??

B 지옥까지는 아니고, 노력해도 지쳐.

시간이라도 정하고 해주면 안 돼?

G 그렇게 힘든 줄 몰랐지… 말하지 그

랬어, 지친다고.

B 싸울까봐 그랬어. 바보같았네, 대화

할 수 있는데…

G 말하지 않으면 몰라. 어떻게 알아, 내

친구들이랑은 두 시간씩도 하는데.

B 난 여자가 아니니까… 알았어. 앞으

론 잘 얘기할게.

G 그래도 인스타그램에 올린 건 좀 아

닌 것 같아. 노예라니!

B 왜, 웃기잖아 ㅋㅋㅋ. 이거 봐, 좋아

요도 하나 눌렸다.

G 하나도 안 웃겨! 뭐야, 좋아요 누가

눌렀어?

B ……간사님…

? !

박상용 고려대 안암캠퍼스 기계공학 08, 학생기자

동상이몽 글_박상용

Page 17: 대학가 2015년 7,8월호

15

갈등예방캠페인 글_편집부

갈등 예방캠페인 형제는 시각적인 것에 반응해서 말을 한다. 자매는 그런 형제의 말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살핀다. 의도가 있다면 그저 대화를 시작하려던 것일 뿐. 하지만 가끔 비극이 시작된다.

episode 1. 공동체에서 형제와 자매가 밥 먹을 때

episode 2. DPM이 끝난 후

“잘 먹네-”“아···? 네···?!”

“머리 감았냐?”“깜았꺼등요!”

•잘 먹네 뭐. 보기 좋네.

• 왠지 좀 부스스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응?! 웬 승질?

•내가 너무 빨리 먹었나?

•내가 너무 많이 먹었나?

• 남겨야 하나?

• 뭐 묻어서 그러나?

• 어제 밤 과제가 너무 많아 늦

게 잤다가 아침에 늦게 일어났

다. 그래도 DPM은 빠질 수 없

어서 대충 씻고 오느라 머리

도 못 감고 와서 후드 덮어쓰

고 있는데. 이런 내가 스스로

도 너무 창피해서 고개 를 못

들겠는데 네놈이 내 하루의 수

치를 건드린 것이다!

• 너 지금까지 실컷 기도하고선

뭐하자는 거냐?

FOCUS

Page 18: 대학가 2015년 7,8월호

16

기분전환을 위해 형제들이 스포츠를 즐긴다면, 자매들은 자신을

새롭게 꾸미곤 한다. 예를 들어 긴 머리를 싹둑! 자른다거나, 매니

큐어를 꺼내 바른다거나,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시도한다거나. 변

화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매들은 새로운 힘을 얻는다. 그리

고, 이런 날은 꼭 약속을 잡아야한다. 달라진 모습을 혼자서 만

족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구태여 약속을 잡아 친구

를 만나게 되는데, 약속장소에 들어가기 전, 왠지 모를 긴장이 된

다. 친구와 눈이 마주치고 자리에 앉기까지 이 긴장상태는 지속되

는데, 이때 친구의 한 마디는 자매의 마음을 사르르 녹인다. “엇!?

너~했네? 예쁘다.” 그래! 바로 이 맛이다. 이 순간은 우울함도 잠

시 잊을 수 있다.

예쁘다는 말은 자매들에게 생기 아니, 어쩌면 희망(?)까지 선사

한다. 특별히 IVF자매라면, 가장 신경을 쓰게 되는 순간이 바로

LGM(지방에 따라 큰모임이라 부른다)이 아닐까. 공동체와 함께하는

시간 중 가장 많은 이들과 만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모임장소에 들어오기전 자매들은 화장실을 꼭 들르곤 하는데, 거

울 앞에 서서 얼굴빛을 살피고 하루의 컨디션과 같은 아이라인

을 점검한다.

이때 정말 중요한 것은 입술이다. 입술에 생기를 부여하되, ‘나 방

금 발랐어요’라는 티를 내면 안 된다. 이 오묘한 경계를 잘 조절하

는 것이 핵심포인트.

빠른 눈놀림으로 ‘최상의 나’를?체크한다. (*여기서 재밌는 사실은 자

매들은 화장실에서 다들 만난다는 것. ㅋㅋ서로 알 수 없는 웃음을 짓고, 함

께 LGM에 입장한다.)

큰 리액션이 아니더라도, “오~ 오늘 무슨 날이었니?”라던가 “머

리 잘 어울린다” 등 예쁘다는 것과 관련된 총체적인 표현은 자매

들로 하여금 힘을 얻게 한다. 자매들이 지나치게 외모에만 신경 쓰

는 것은 문제지만, 가끔 활력소가 된다는 사실은 자매들의 어쩔 수

없는 특성인 것 같다.

이건몰랐지 글_강영은,엄창근

이건 몰랐지

<형제에게>

예쁘다 는 말을 먹고 사는 존재, 자매

강영은 경상대 국제통상학 12

형제들이 이 글을 보고 자세히 살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듯하다. 외모에 관해 디테일하게 칭찬하는 것은

오히려 자매를 당혹스럽게 한다.

PS.

Page 19: 대학가 2015년 7,8월호

17

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면 자매 못지않게 형제도 서운

한 감정이 생길 때가 있다. 하지만 그건 순간의 감정일

뿐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쿨하게 증발시켜 버린다. 그

래서 형제들에게 서운한 적이 있냐고 물어보면 곧장

떠올리지 못한다.

LGM을 준비하기 위해 건반이나 스피커를 들어 나르

는 것처럼 자매들이 물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

다. 으레 형제들의 손이 먼저 갈 것이다. 하지만 형제는

때와 목적이 분명했던 LGM준비와 달리 일상의 사소한

순간에서는 종종 무심한 인상을 주곤 한다. 이때 상황

의 어려움을 혼잣말로 푸념하면서 어련히 알아서 도와

줄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냥 부탁해 달라. 타

고난 센스가 있거나 꽤 경험이 있는 형제라면 재빠르게

행동으로 옮기겠지만 그런 것에 둔감한 형제도 있고 대

수롭지 않은 말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귀찮다. ‘그냥 네가 해’라는 말이 목구멍 까지

넘나들 때도 있다. 이윽고 그놈의 매너가 뭐기에, 마지

못해 돕는다. 이 지점에서 형제는 이 때 이 자매와의 관

계를 생각하게 된다. 거절로 인해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상처를 주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간다.

또 거절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이런 것도 못하냐’는

말을 듣기 싫어 주춤할 때도 있다. 물론 자매가 직접적

으로 핀잔을 주지는 않겠지만 ‘이런 것도…’라는 표정

이 스쳐가는 찰나를 형제가 결코 놓치지 않는다는 사

실을 염두에 두도록 하자. 다소 둔감한 형제라 할지라

도 이 부분에서는 특유의 예민함이 있다.

형제는 인정을 먹고 사는 존재라고 한다. 여기서 ‘인

정’이란 거창한 칭송을 뜻하는 게 아니다. 물론 칭찬

이 으쓱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매와의 차이

가 뻔히 보이는 힘과 체력으로 도와줬다고 해서 대단

하다고 치켜세우거나 과분한 리액션을 하는 것은 무안

하게 만들 뿐이다. 이럴 때는 고맙다는 한마디면 된다.

형제가 먹고 사는 인정이 말로 표현된 게 ‘고맙다’이다.

그 말 안에 우리 존재를 인정하는 모든 것이 들어있다.

<자매에게>

엄창근 간사, D 편집인

형제들도 자매가 어련히 알아서 해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 학과 선배와 비교하지 마시라. 아벱

형제라고 죄다 유능한 건 아니니까. 타 지부 형

제와 비교하지도 말아달라. 지부 자매를 가까이

서 아껴줄 형제는 역시나 한 울타리 안에 있는

형제일 터이니.

PS.

형제 사용 설명서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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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자그여자 그림_김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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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화 경북대 미술학 12

FOCUS

Page 22: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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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그냥당신이면된다 글_배새봄

Page 23: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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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수를 하고 로션만 바른다. 외출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칙칙한 피

부색을 잡아줄 화장품 하나를 덧바른다. 그리고 눈썹을 그리는 걸로 마무리 짓는다.

이 모든 것은 누군가에게 엄청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것마저 하지 않았을 때

사람들의 염려 섞인 시선이 썩 불편하기 때문이다. 어디 아프냐는 질문과 피곤해 보

인다는 말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앞으로 화장하고 다녀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나

조차도 언제부턴가 민낯의 누군가를 볼 때면 스스로에게도 애매한 심정으로 어디 아

프냐고 묻곤 한다.

24살, 이제는 대개 그렇듯 아이라인도 그리고 색조화장도 해야 할 시기다. 그럼에도

허연 천막만 대충 둘러둔 공사장처럼, 보기에 나쁘지 않을 정도의 화장을 하고 다니

는 나는 그래도 ‘여성’이다.

한 ‘남성’과의 잊히지 않는 일화가 있다. 게임에는 별 흥미가 없다고 한다. 활동적이

지 않은 탓에 딱히 잘하는 운동은 없단다. 상냥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무게감이 있는

것도 아니다. 반짝이는 물건들을 좋아한다. 자처해서 곤경에 처한 여성을 돕기 위해

투철한 희생정신을 발현한 적도 없다. 그런 그와 같이 탕수육을 먹는데 나더러 먼저

먹으라고 권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내심 흐뭇해하며 조신하게 탕수육을 입에 넣는

순간 느껴졌던 엄청난 뜨거움. ‘이거 뭐지’하는 표정으로 그이를 바라보니 집어 들었

던 탕수육을 본인의 앞 접시에 다시 내려놓는 것이 아닌가. 뜨거운지 어떤지 알아보

려고 나더러 먼저 먹어보라고 한 것이었다. 내가 좋아했었던 ‘남성’과의 이야기다. (당

시 흐뭇해했던 내가 우스워서 지금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당신은 그냥 당신이면 되지 않을까. 당신이 남성으로 태어난 순간부터, 당신이 하는

모든 행위는 남성의 행위다. 나는 나의 모든 행위가 단순히 ‘여성적이어야 한다.’라는

말의 굴레에 갇히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여성으로 태어났으므로 내가 하는 모든 행

위는 당연히 여성의 행위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난 이후에 나는 이전보다 자유로워졌다. 그래도 사회적 존

재인지라 눈치 보며 슬슬 화장을 하는 내가 이 정도 화장에 만족하고, 화장하는데 쏟

았을 지도 모를 에너지를 이 글에 쏟는다. 내게는 이 순간이 만족스러운 순간이다.

사람의 시선은 잠깐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시선은 영원하므로 하나님의 시선에 근

거한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항상 그렇게 살진 못하더라도) 조금 더 유익하지 않을까 생

각해본다.

당신은 그냥당신이면 된다

배새봄 경기대 문예창작학 14, 학생기자

FOCUS

Page 24: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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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현장일상시조 글_홍정환,그림_이정화

멸공봉사(滅公奉私)를 좌우명삼아 어떻게든 공적인 시

간에 사적인 일을 하려고 몸부림 치는 무익한 종. 누워있

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쉼 중독자(restaholic).

일상생활사역연구소는 일상생활이 곧 예배이며 사역이

라는 관점과, 성도들이 보냄받은 곳이 어디든 사역의 현

장이며 선교의 장이라는 관점을 나누기 위하여 연구하고

운동하는 연구소입니다. 일상의 다양한 주제를 기도로

드리는 훈련인 “일상기도”를 더 만나고 싶으신 분은 연

구소 홈페이지(www.1391korea.net)와 페이스북 페이지

(1391korea)를 방문해 주세요.

홍정환 부경대98, IVF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연구원

유세차(維歲次) 을미년(乙未年) 신사월(辛巳月) 경신일(庚申日) 연구원 홍모

(洪某) 감소고우(敢昭告于)하나이다.

삼위일체(三位一體) 상제(上帝)님께서 오등(吾等)을 소집(召集)하실 시(時)에

단독자(單獨者)로 아니하시고 공동체(共同體)로 하셨사오니, 곧 남자(男子)

와 여자(女子) 이종성별(異種性別)로 하셨나이다. 이에 감사(感謝)의 념(念)을

봉송(奉送)하오며 상제(上帝)님의 하해(河海)와 같은 은애(恩愛)를 갈구(渴

求)하오니, 상제(上帝)님께서는 불민백성(不敏百姓)을 보지(保持)하옵소서.

상제(上帝)님이여, 형제(兄弟)와 자매(姉妹)의 화목동거(和睦同居)함이 어찌

그리 선(善)한지요. 단(但) 오등(吾等)은 남자(男子)와 여자(女子) 간(間)의 차

이(差異)로 피아(彼我)를 구분(區分)하고 불화(不和)하며 쟁투(爭鬪)할 때가

다대(多大)하나이다. 기망(期望)하오니 십자가(十字架)의 은애(恩愛)로 오등

(吾等)을 철(綴)하시어 차이(差異)가 긴장(緊張)과 갈등(葛藤)의 맹아(萌芽)

되지 않게 하소서. 피차(彼此) 겸손(謙遜)하여 애대(愛待)하고 용납(容納)함

으로 상제(上帝)님이 설립자(設立者)되신 공동체(共同體) 보지(保持)케 하옵

소서.

서불진언(書不盡言) 언불진의(言不盡意)오나 상제(上帝)님께 감(敢)히 기도

(祈禱)하옵나이다. 불초(不肖) 홍모(洪某) 상향(尙饗).

형제자매(兄弟姉妹)의 화목동거(和睦同居)를 기도(祈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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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한성대 동양화 08

Page 25: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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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P_당연의 세계에 나타난 균열

28P_핵심가치

30P_충남지방 참형제

32P_랭킹뉴스

34P_고려인 이야기

36P_렉시오 미디어

38P_문화 이야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정말로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만큼

충분한 어리석음으로 복 주시기를,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다른 이들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을

해낼 수 있기를.

- 프란체스칸 4중 축복기도 중에서

VIEW+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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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6: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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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의 세계에 나타난 균열

아벱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이었다. 별 생각 없이

뉴스피드를 쭉쭉 올리다 한 기사 제목에 손이 멈추었다. ‘연세대 ‘해

직 노동자 천막 하루에 100만원’ 가처분신청’이라는 제목의 기사였

다. ‘대자보 붙이면 1회 1인당 50만원씩 지급’이라는 부제가 붙어있

었다. 성공회대를 담당하면서 모교에 관심을 쏟지 못했어도, 연세대

학교 국제 캠퍼스 기숙사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해고되어

신촌 캠퍼스에서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는 소식은 여러 경로로 접해

알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학교측은 자신들이 용역 업체와 계약

했을 뿐,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았으니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문제 해결에 지극히 소극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

랬던 학교가 대자보에 벌금을 물리다니. 문제를 감추고 덮기 위해 적

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캠퍼스 리포트 글_장미빛

Page 27: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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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부끄럽고 화가 났던 것은 가처분 신청의 사유였다. 학교는 해고 노동자

들의 천막 농성이 “학교 방문객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줘서 학생들이 연세대

지원을 꺼리게 되면 궁극적으로 입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대외적 이

미지 개선을 통해 세계 대학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학교의 이미지 실추를 야기하

는 큰 손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페이스북에 기사를 공유하며 무어라 덧붙여야

할지 고민하다 한 줄을 적어 넣었다. ‘부끄러운 변명’.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를 읽고 함께 분노하며 아파하는 이들의 댓글이 달리기 시

작했다. 그리고 이들의 반응에 힘입어 나도 가볍게(?) 댓글 하나를 던졌다. “졸업

생분들, 대자보 한 번 쓰실래요?” 사실 멀리 내다보지 않고 살짝 홧김에 던진 말

이었는데, 몇 분의 학사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셔서 순식간에 대자보가 완성되

었다. 대자보 1장에 제시한 50만원의 벌금을 모아보자는 의미로 50명의 졸업생

들이 각각 만원씩 모아서 대자보에 이름을 올리기로 했다. 정말 신기하게도 이 역

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학사님들을 중심으로, 여러 기독 동문들의 마음이 모

여 최종적으로는 59명의 기독 동문들의 이름을 대자보에 올릴 수 있었다. 대자보

를 인쇄해 학내에 부착하고, 성금을 노동자분들께 전달했다.

곧이어 이 문제와 관련해 기독 학생들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기대해’(기독학

생연대with해고노동자)라는 이름으로 모여 기독 학생들의 마음을 담은 대자보

를 작성하고, 이 대자보에 함께 마음을 보태는 기독 학생들의 이름과 재정을 모

으는 일을 진행했다.

가장 마음을 다해 준비했던 것은 기도회였다. 기독 학생들이 농성 천막에 한 번이

라도 와볼 수 있는 기회, 해고 노동자분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

회, 마음 다해 그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자리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정치적’이라는 말이 딱지처럼 붙었고, 부담스러워하는 반응

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낯선 반응은 아니었지만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는 없

었다. 오가며 지나치는 길목에 계절이 바뀌도록 자리하고 있는 농성장을 단 한 번

도 들여다본 적이 없으면서 ‘정치적’이라는 결론을 내려버리는 이들이 야속했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불편해하는 이들은 소수일 수도 있겠

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대부분은 지나치는 발걸음에 한 번 쯤 관심 어린 시선

을 건네면서도 어떻게 마음을 포개야 하는지 몰라 머뭇거리고 있을 거라는 희망

이 생겼다.

Page 28: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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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회가 그 ‘머뭇거림’들을 모아낼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혼자라

서 망설이고 있었다면, 무얼 해야 좋을지 몰라 머뭇거렸다면 함께 모여 기도를 하자고, 해

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

마치 무관심한 것처럼 보였던 반응이 실은 어찌할 바를 몰라 머뭇거리는 마음일지도 모

른다는 근거 없는 낙관이 맞아 들어간 것인지, 기도회 자리에 정말 많은 기독 학생들이 함

께 했다. 그간의 머뭇거림이 미안했던지 더 간절히, 곁에 앉은 노동자분들의 손을 꼭 붙들

고 눈물로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뭉클했다. 우리는 해고 노동자들의 고통을 나누고, 이 문

제의 근원에 있는 불의한 체제를 인식하며, 그 체제를 거스르지 못한 ‘기독교 대학’ 연세

대학교에 대한 애통함으로 기도했다.

놀랍게도 바로 다음 날, 전원 복직이라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그것은 우리 모두를 둘러

싼 ‘당연의 세계’에 나타난 작지만 깊은 균열이었다. 그 작은 균열이 견고한 벽에 밀리고,

자꾸 발이 빠지는 모래에 갇힌 것 같고, 하나님 역시 이 세계를 가만 보고 계시는 것만 같

아 조금은 지쳐있던 나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다. 너무 늦게 힘을 보탠 것이 아닌가 싶어 머

쓱해지기도 했지만, 해고의 고통이 더 길어지지 않게 되어 학생들과 여러 단체들의 연대

가 열매를 맺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싶었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이웃의 고통 앞에서 망설이고 있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손을

붙들고 기도할 수 있는 거리로, 이웃의 얼굴을 보며 그 작고 약한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

을 만큼의 거리까지 갈 수만 있다면 아마 많은 이들이 그곳에서 하나님을 발견하고, ‘정치

적’ 색안경을 벗고 고통에 공감하는 마음을 품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나

는 꾸준히 소식을 전하고, 계속해서 함께 한 발이라도 가까이 다가서보자고 끌고 갈 수 있

는 자리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돌아보면 나에게 청소노동자 문제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가 된 것 역시 가까이 다가

서는 경험, 관계를 통해서였다. 대학생 시절, ‘시작교실’(시간을 돌리는 작은 교실)이라는

노동자·학생 연대 단체에서 2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일대일로 한글을 가르쳐드리고 사

랑 받는 경험이 있었다. 그 경험이 나를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기사에 손이 멈추도록,

감정적인 반응을 넘어 몸으로 이 문제에 반응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IVF

에 들어와 비로소 알게 된 하나님 나라, 총체적 복음을 어떻게 내가 가장 많은 시간 동안

머무르는 캠퍼스에서 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였다.

Page 29: 대학가 2015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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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학내에서는 청소 노동자들의 생활 임금 보장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이 한창이었다. 학

생들도 지지서명을 모으는 등 여러 방면으로 함께하고 있었다. 지지서명도 하고 대자보도 꼼꼼하게 읽

었지만 그 이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답답했다. *“관심은 문제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나오고, 긍휼은 관계에 대한 감각으로부터 나온다.”라고 했던가. 내게서 관심과 지지를 넘어서는 긍휼

의 마음이 흐르지 않고 있었다. 어떠한 관계도 없이 당위와 의무만으로 운동에 뛰어드는 것은 어색하

고 무리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시작교실’의 문을 두드렸다. 졸업하기 직전까지 2년 동안 활동하면서 당연하게 누렸던 깨끗한

학교는 이들의 고된 노동 없이 당연할 수 없다는 것, 이들의 노동이 사회적으로 저평가 받는 것, 최저

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는 것 역시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무엇보다 청소노동자가 마

주한 현실과 비정규직 문제가 뉴스나 신문에서나 볼 수 있는 노동 운동의 이슈가 아니라 내 짝꿍 ‘학강

(學講:배우면서 가르치는 사람)’님의 이야기가 되었고, 거기서부터 진정한 의미의 연대가 시작되었다.

긍휼과 연대는 가까이 다가서는 과정을 통해서만, 관계를 통해서만 흐른다는 것을 배운 후로부터 어

떤 사회적인 이슈를 접할 때면 할 수 있는 한, 이웃이 있는 곳으로 가려 애쓰게 된다. 일단은 가본다. 무

엇이 어떻게 된 일인지 낱낱이 파악되거나 100% 동의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잘 몰라서 간다. 무엇

보다 이슈 뒤편에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기 위해, 직접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듣고 판단하기 위해

서 간다. 집회든, 기도회든, 행진이든. 사실 가서 뭐 대단한 것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가만 앉아 이

야기를 듣다가 올 뿐이니 내가 간다고 뭐가 달라지나 싶은 생각이 드는 적도 많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몸을 그리로 옮겨놓으려 하는 것, 기웃거리기라도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나를 위해서이다. 안

전거리를 유지하며 자꾸만 내게로 향하는 에너지를 밖을 향해 돌려놓기 위해, 무뎌지지 않기 위해, 더

멀어지지 않기 위해.

그리스도인이라고 고백하는 우리가 예수께서 온 삶으로 보이신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라는 단순하

고 단호한 진리 앞에서 “그러면 내 이웃이 누구니이까”(눅 10:29) 되물으며 이웃의 범위를 좁히고 이웃

과 멀어지려 애쓰지 않는다면, 차별과 편견의 벽을 넘어 날이 갈수록 이웃의 범위가 넓어지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때때로 내 옆의 지체를 사랑하기도 벅차고, 맡겨진 멤버를 챙기는 것도 바쁘

다. 그럼에도 끝까지 우리 공동체의 존재 이유를 붙들고 씨름하면 좋겠다. IVF가 우리끼리 좋자고 모이

는 공동체가 아니라 ‘캠퍼스’를 위해,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공동체임을 잊지 않고 그리 살아갈 때, 우

리 공동체의 존재 방식으로 모두를 모래알처럼 흩어놓는 오늘날의 ‘당연의 세계’에 질문을 던질 때, 그

틈새로 비추는 하나님 나라의 따스한 볕을 우리 이웃들과 함께 쬐게 되리라. 그리 믿는다.

장미빛 연세대 송도캠퍼스, 성공회대 담당간사

기대해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wishy-ourjoin

* 짐 윌리스, 「회심」, IVP, 2008, p.91

※ 이 글은 청어람 매거진에 실린 글 (http://ichungeoram.com/8900)을 줄이고 다듬은 글입니다.

시대의 아픔을 끌어안고 곁에서 우는 자. 미움 받을 용기를

지닌 자. 상처받을 가능성을 환대하는 행복한 오지랖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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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가치 글_최성현

IVF 선교부에서 진행하는 유학생 모임에 참여하게 된 것은 지난 해 2월 ‘익투스 선교회’

(멕시코 치아파스 주)에서 만난 친구들 덕분이었다. 현지 멕시코 친구들과 익투스 선교센

터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서로의 신앙에 대하여 나누면서 국경을 초월한 하나님의 사랑

과 은혜를 경험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 중에는 한양대 입학을 앞둔 루이즈마

와 사라이 그리고 강남대 입학을 앞둔 라우라가 있었다. 이 세 친구들과 헤어질 때 한국에

서 꼭 다시 보자고 약속하였다. 그런데 불과 3~4주 만에 이 친구들이 한국에 유학을 왔다.

그래서 한국문화를 어떻게 다양하게 체험시켜주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던 차에 우연히

IVF 선교부의 유학생 모임을 알게 되었다.

IVF 유학생 모임은 모임의 주체가 유학생이기 때문에 유학생의 관점과 흥미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단순하고 활동적으

로 진행하였다. 대화와 나눔만을 통한 단순한 모임보다 함께 어울려 여러 활동을 하는 것

을 통해 우리 모두 즐거워하였으며, 모임에 처음 참여한 유학생 친구들도 쉬 마음의 문

을 열었다.

올해 6월부터는 유학생 모임의 계획을 위한 회의에서 간사님의 참여 없이 모든 부분들을

학생 디렉터들이 자발적으로 계획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끼리 계획하면서 우리가 미처 인

식하지 못했던 우리 내면에 있는 창의성이나 센스(?)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는 회의

할 때 오픈 마인드로 서로의 의견을 내어 놓고 대화를 했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숨김없이

말하고자 하였다. 유학생들의 입장에서 흥미를 느낄만한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것에 초점

을 맞추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나갔다. 계획을 세움에 있어서 고려해야할 부분은 모이는

장소, 시간, 1년간 모임예산을 고려한 회비, 홍보 문구나 디자인 등이다.

현장중심의 자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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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현 강남대학교 신학 13

주로 수도권에는 유학생들이 편리하게 올 수 있는 모임장소를 정하고, 구체적인 활동을

포함한 모임시간을 측정하여 모임의 시작시간과 마치는 시간을 계획하였다. 그런데 장소

나 시간을 정하는 것보다 유학생 모임의 1년 예산을 고려해서 회비와 활동을 조절하는 것

이 조금 더 어려웠다. 또 유학생들에게 더욱 다양한 활동을 제공해주고 싶었지만 그 다

음 모임에 들어갈 예산을 고려해야 해서 다소 활동을 조절해야 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유학생들이 흥미로워할 활동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하려고 노력

하였다.

이렇게 우리들 스스로 모임의 구체적인 세부 계획들을 세워가면서 디렉터에 대한 책임감

과 섬기는 마음이 더욱 견고해진 것이 큰 결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디렉터로서 유학

생 모임을 섬긴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같은 학생 입장에서 모임을 계획할 수 있어 흥미

로운 시간이었다. 더 나아가, 우리가 자발적으로 모임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개

인적인 능력이나 자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 모임을 섬기고자 하는 마음과

뜨거운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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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합니다 인터뷰_이강규,김기회

IVFer를 보면 참 좋은 형제·자매가 많은데.. 참~괜찮은데.. 왜 솔로일까. 4년 내내 밤마

다 사무치는 외로움에 서러워 벽만 벅벅 긁어대다가 졸업할 것인가? 그런 친구를 더 이

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D 학생기자가 나섰다. 연애도 용기가 있어야 하는 법. 자매님

들, 이 형제의 용기에 정독으로 답례 부탁해요

D: 안녕하세요? 충근형제님. 간단한 소개와 지원동기를 얘기해주세요

안: 반갑습니다. 백석대 문화예술학부 실용음악 작곡, 예배사역전공 25살 안충근입니다.

이번에 솔로형제·자매를 소개하는 코너를 만든다고 해서 지원했습니다. 좋은 사람을 만

날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니까요.

D: 그렇군요. 충근형제님을 더 잘 알리기 위한 몇 가지 질문을 드릴게요. 취미가 뭐에요?

안: 피아노연주요. 무료할 때 피아노를 치면 생각이 많아지고 기분도 한결 나아지거든요~

D: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안: 아메리카노와 볼링을 좋아해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볼링을 치곤했는데 볼링내기가

그렇게 재밌더라구요~ 요즘 들어 자전거 타는 것도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D: 왜 작곡을 전공하게 된 거예요?

안: 찬양사역과 청소년사역에 관심이 있어서 백석문화대 실용음악 컴퓨터음악 전공으로

입학했었어요. 음향, 영상음악, 녹음, 오케스트라, 가요 등 여러 가지 방향을 할 수 있어

시작한 거였고 올해 졸업 후 백석대로 편입해서 작곡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D: 가정환경을 얘기해주실래요?

안: ‘아빠를 부탁해’를 보면 아빠랑 아들이 친구같이 지내잖아요. 저희 가족도 그런 것 같아

요. 저한테 친구처럼 대해주는 부모님께 많이 감사하고 있어요. 방학 때마다 아버지와

둘이서 여행도 다니고 그래요~

이 형제를 데려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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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비전을 나누어 주세요.

안: 방황하고 있거나 비전이 없는 청소년들을 상담하고 싶어요. 그리고 중고등부 사역자로

서 하나님의 사랑을 알리는 것 또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하나님을 위한 음악을 하

는 것. 하나님께서 제게 어떤 비전을 심어두셨는지 더 기도하고 준비중입니다~

D: 신앙관을 얘기하자면?

안: 한국교회에 중·고등학생과 청년이 계속 줄어들고 있어서 안타까워요. 그래서 교회에

새로 오거나 끝까지 지켜주고 있는 학생들과 청년부에게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나님

의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성경 말씀대로 산다는 게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끼지만 더 기도하고 믿어야한다고 생

각합니다.

D: 연애관이 있다면…?

안: 서로의 대한 믿음이 제일 중요한 것 같고 자신을 사랑해야 상대방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간의 관계에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 관계를 정말 재밌고 즐겁게 생각한

다면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D: 곧 생기게 될(그렇게 믿어요) 연인과 하고 싶은 것 들이 있다면?

안: 커플룩을 입는다거나 놀이동산에 가거나 공연, 연극보기, 조금 유치하더라도 더블데이

트, 가까운 곳 당일여행이나 더 늦기 전에 내일로 여행, 한강에서 자전거타기… 아마 모

든 커플이 하는 것들인 거 같아요.

●지인들이 말하는 안충근 이란 어떤 사람인가

백석백문IVF 손소영간사: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당신만을 위한 노래 갖고 싶지 않은

가? 당장 그 자리에 작곡해서 불러줄 수 있는 능력남! 충근형제의 매력에 빠져보시길^^

학생대표 김은총: 충근형은 자신이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누군가가 잘못을 했을 때

이를 들추기보다 감싸주고 달빛같은 형제다:)

소그룹리더 차혜진: 충근오빠는 밥을 좋아해요 과자는 안 먹어요… 커피를 좋아하지만

아메리카노 밖에 못먹죠…

리더이자 친구 서재덕: 충근형제는 하루에 2시간씩 자면서 학업에 응하는 열정과 멜론에

자작곡이 수록되어있는 멋진 형제다.

이강규 백석대 경영학 13 학생기자 김기회 백석대 기독교철학 13 학생기자

관심 있으신 분 연락주세요!인스타그램 ID: ACG.1991 E-mail:[email protected]

※지방회 또는 지부에 솔로로 있는 참형제·자매를 소개해 주세요.

물론 본인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email protected]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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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뉴스 정리_손준호

우리가 선정하는 랭킹뉴스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랭킹이 아닌 우리가 선정하는 랭킹뉴스! 근래의 주요 뉴스들의 자세한 내용을 찾아보고 우리가 직접 순위를 정해보는 건 어떨까?

메르스 사태

수련회마저 연기하게 만든 메르스 사태. 6

월 22일 현재 172명 확진 판정, 27명 사망,

4,000여명 격리 등의 상황. 불안해하지 않

아도 된다고 정부는 말하지만, 왜 불안해하

는지 그 이유는 알고 있겠지?

황교안 국무총리 취임

이번 정부 들어 너무 자주 열리는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여서인지 국민들의 반

응은 시큰둥 한 것 같다. 여러 의혹이 제기

되었고 청문회는 지지부진했지만 결국 임

명되었다. 이번 정부에서 과연 국무총리는

몇 번이나 바뀔까?

킹스맨에 이어 매드맥스까지, B급 영화들의 인기

흔히 말하는 ‘병맛’ 영화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유는 뭘까? 심각한 세상이다

보니, 머리 터지고 다 때려 부수는 영화 속

장면이 오히려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는 것

같아서일까?

강남 세모녀 살인사건

빚을 모두 갚아도 10억원의 여윳돈이 있었

다고 한다. 평범한 우리로는 이해할 수 없

는 일이다. 상대적 박탈감이 빚은 참극이라

고 하는데, 절대적 박탈감을 생각했을 때 뭔

가 씁쓸하다.

유승준? Steve Yoo?

병역문제로 온 국민의 분노를 산 Steve

Yoo, 13년만에 아프리카 TV를 통해 그간의

심경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후 잠잠한 그,

건강상의 안전을 위해서일까? 아니면 방송

사고 때문일까?

천재소녀

천재소녀에 대한 소식은 사실이 아닌 것으

로 판명되어졌다. 거짓으로 판명되고 ‘배신

감’이 들었다고 하는데, 거짓말에 대한 배신

감인지, 어른들이 기대했던 ‘이상적인 작품’

이 깨진 것에 대한 배신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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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양쯔강 유람선 침몰사고

사고 발생 15일 만에 선박인양과 희생자

442명의 장례까지 모두 마무리 되었다. 노

란리본이 달렸고, 방송에서도 정부지침에

따라 추모 분위기를 이끌었다. 한국의 세월

호 사건을 참고로 대책을 마련했다고 하던

데, 그냥 들리는 소문은 아닌 것 같다.

동성애 축제 논란

작년에 이어 퀴어문화축제를 두고, “다르

긴 하지만 사랑할 권리가 있다. 소수의 권

리를 지켜주어야 한다.”는 찬성의견과 “성

경에 위배되고,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맞지

않다. 가정이란 공동체에 위기가 찾아 올 것

이다.”라는 반대의견이 서로 강력하게 대립

되었다.

자원외교

정부는 안정적인 자원확보와 에너지 실크

로드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외

교의 어두운 면만 나타나고 있는 이때, 중

동하면 낙타와 메르스밖에 생각이 안 난다.

일베교수 논란

‘노무현 前대통령의 대선 조작 증거를 찾

으라’는 주제로 레포트를 요구한 교수, ‘일

베’에서 사용되는 노무현, 김대중 前 대통

령을 비하하는 단어와 묘사를 인용해 영미

법 기말시험을 출제한 교수. 교수(님) 왜 그

러셨나요?

네팔지진사태

4월 말 네팔을 강타한 강진으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와 문화적, 경제적 손실이 일어났

다. 재해 이후 석 달이 되는 시점에서 네팔

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어떻게 지속되고 있

을까?

원전문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보았음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원전을 확대한다고 한다. 안전

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

에서 국민들을 상대로 담력 테스트를 하고

있는 것일까?

자신이 생각하는 주요 랭킹

메르스 ↑

NEW

NEW

손준호 한림대 담당간사

사진출처메르스. - SBS 뉴미디어부천재소녀 - imgkid.com유승준 - 아프리카TVB급 영화 - 네이버 영화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 기독일보강남세모녀 살해사건 - 뉴스1자원외교 - 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네팔 지진 - 로터스월드퀴어축제 - 연합뉴스일베교수 - 오마이뉴스양쯔강유람선 - 연합뉴스TV

춘천의 자전거 라이더! 그가 캠퍼스에서

활보할 때면 놀라운 일들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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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단꿈리턴즈 글_하채린

내가 20년 동안 살고 있는 곳이고, 우리 학교가 위치한 곳이기도 한 안산은 외국인 노동자

가 많기로 유명한 도시이다. 외국인들과 그들의 문화를 쉬 접할 수 있는 안산의 특징을 생

각하면, 그들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는 것도 어찌 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 2015년 4월, 학교 앞에 있는 고려인 지원단체에서 아이들에게 한국어

를 가르쳐줄 자원봉사자를 필요로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서 처음으로 고려인에 대해 생

각해보게 되었다. ‘이 땅에 있는 나그네 된 자들을 섬기고 그들의 친구가 된다는 게 무엇일

까.’ 지난 학기에 지부에서 유학생 소그룹을 하고 IVF선교부 모임에 참여하면서 내 안의 이

러한 마음이 점점 커져갔다.

고려인. 그들은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에 러시아 연해주 지역으로 이주한 한민족 동포이

다. 스탈린의 강제이주로 중앙아시아 각지에 흩어져 살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도 타 민족을

배척하는 정책에 떠밀려 한국으로 돌아오거나 그 곳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어려운 상

황 속에서도 한민족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왔지만, 정작 한국에 돌아오고 보니 이곳에서

도 그들을 향한 시선과 정책은 따뜻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한국어와 한국 문화

도 잘 모르기 때문에 한국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려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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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들의 역사와 현재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환경을 알아갈수록 그냥 외면할 수 없었다.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의 다스림이 임하기를, 외모와 문화와 언어는 조금 다르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하나님 나라의 사랑과 평화가 이곳 가운데 임하기를 소망하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마음은 커지는데 바쁜 학기생활을 보내면서 내가 그들을 섬길 수 있는 방법은

없어보였다. 지속적인 자원봉사나 후원을 하기에는 시간도, 전문적인 재능도, 재정도 모든

것이 부족해보였다. 그러던 중, 많은 이들에게 아직은 낯선 고려인들의 이야기를 사람들에

게 알리고, 그들을 후원하며 자립하도록 돕는 사회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다. 반갑고 다행

스러운 마음에, 나는 주저 없이 참여하게 되었다. 학교 앞 고려인 지원단체와 학교 이곳저

곳의 조언과 도움으로 고려인들의 일상과 인터뷰를 담아 사회에 알리고, 그들이 쓴 한국어

를 새긴 팔찌를 만들어 후원사업을 하려고 막 시작하는 단계였다.

그런데 모든 준비가 끝나가던 그 때, 고려인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곳이었던 고려인 지

원단체의 모단체가 신천지와 관련된 것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너무나도 청천벽력같

은 이야기였다. 어찌해야할 바를 몰라 당황스러웠다. 주위 분들과 이단연구소에 알아본 결

과 신천지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

렇게 그 단체와는 연락을 끊게 되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고려인들을 정기적으로 만나

기가 어려워 이미 존재하는 지원단체와 함께 하고 싶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서 무척 속상

했다. 또 그 단체와 연락을 끊은 것이 그 곳에 있는 고려인들까지 외면하는 것 같아 더 마

음이 무거웠다. 지금은 그 단체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고려인들과 소통하는 것에 대해 고

민하며 알아보고 있다.

이 모든 일을 겪으면서 때때로 당황스럽거나 막막해서 두렵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일이심을 고백하고 신뢰하게 되었다. 또 그리스도인들에게 결코 가

볍지 않은 책임이 있다는 것을 더욱 깊이 깨닫게 하시고 바로 내 옆에 지극히 작은 자로 현

존하시는 예수님을 묵상하게 하셨다. 작은 내가 그 크고 위대하신 하나님의 일에 참여하며

그분의 영광을 맛보는 삶으로 발걸음을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작은 싹을 통해 당

신의 역사하심과 영광을 보여주시는 신비에도 감사드린다. 하채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영미 언어문화학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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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요리 프로그램은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적인 측면이 강한 방송이었다.

올리브 채널 등에서 방송되던 프로들은 주부들로 하여금 ‘오늘은 어떤 밥상을 차릴

까?’하는 고민에서 벗어나게 해주던 프로였지, ‘어머, 저건 꼭 먹어야해!’라는 속어를

배출하는 프로는 아니었다. 그들은 현재의 방송에서 보여주는 ‘셰프’의 이미지보다 동

네 아줌마 같이 편한 모습으로 주부들의 욕구를 채워주었다. 후에 VJ 특공대가 맛집

소개를 컨셉으로 인기를 끌면서 요리 프로그램의 향방은 맛집 소개로 주를 이루게 되

었다. 또 이런 변주로 아프리카 방송의 먹방이 등장하였다. 정규방송에서도 먹방은 프

로그램 중 하나의 컨텐츠로 소비할 정도의 인기였다. 위의 프로그램들은 인간의 원초

적 욕구를 다루어서 인기가 있었지만, 아주 육감적으로 음식을 다룬 탓에 고정적인 시

청자들을 만들지는 못했다.

요즘의 쿡방은 컨텐츠를 양성한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냉장고를 부탁해’처럼 연예인

의 냉장고를 그대로 가져와 셰프들이 15분 안에 요리를 만든다던지, ‘마리텔’처럼 개

인방송의 형식을 갖춰서 요식업의 대가인 백종원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

들을 알려주는 것 등이 그렇다. 앞서 소개했던 요리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이 오로지

‘요리’만 소비했다. 그러나 쿡방의 시청자들은 요리 뿐 아니라 ‘사람’을 함께 소비한다.

과거에 몇 십번을 넘게 봐도 당최 외워지지 않던 ‘요리전문가’의 이름이 이제는 ‘허셰

프’, ‘백주부’라는 친숙한 이름으로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이다.

렉시오 미디어

성역할의 경계에서

글_이상영

한국 남자들은 참 힘들다. 군대에서 굳은 머리를 애써 굴려서 후배들 눈치도 봐야 하고, 저 멀리 날아가 버린듯한 학교 수업도 따라잡아야 한다. 또 여성의 선호에 맞춰 늘 변화해야했다. 여성들이 재미있는 남자를 원할 때면, ‘빵빵 터지는 카톡 유머’ 따위를 달달 외웠다. 여성들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잘해주지는 말고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만 잘해달라고 한다면, 무슨 소린지도 모르는 말을 붙잡고 최선을 다했다. 어디 그 뿐이랴. 여성들, 또 사회는 남성들에게 외적인 것들도 계속해서 요구했다. 그래서 남성들은 끊임없이 예뻐지고, 깔끔해졌고 20대 후반에 차 한 대 뽑으려고 죽어라 일했다. 급기야 ‘요리 프로그램(쿡방)’열풍으로 ‘쿡남’이 되라는 지령까지 받았다. 쿡남이란 신조어로, 요리하는 남자란 뜻이다. 이는 ‘냉장고를 부탁해’나 ‘마리텔’ 셰프에게 매료된 여성을 만족시키기 위한 남자의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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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쿡방의 인기가 치솟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이지 않는 요소가 있다. 바로 ‘여성 셰프’이다. 온통 남

성 위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보면 의아할 정도로 여성이 배제돼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프로

그램에서 여성은 단지 맛을 보거나 호응을 유도하는 사람 정도로 한정되어 있을 뿐이다.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매우 대조적이다. 현실 속에서 요리를 주도해 가는 이들은 남성들이 아니라 여성들이다. 식탁

에 앉아 자식들의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다고 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그렇고, 식당에서의 고된 작업을

묵묵히 이겨내시며 일하시는 이모님들의 모습이 그렇다. 이처럼 우리의 삶에서 요리는 여성들의 전유물이

었다. 언제부터 요리가 남성들의 영역에 포함되었을까?

사실 성역할이 모호해지는 풍조는 낯설지 않다. 충분히 인기를 끌었던 육아 프로그램에서도 남성이 육아

를 전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회 통계적으로도 성역할의 고정 관념이 허물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만 남

성 전업주부의 숫자가 2003년 1만3000명에서 2013년 3만3000명으로 늘었다. 이 흐름은 우리 일상에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IVF 공동체도 추진력과 지도력이 강한 사람 여성리더가 있고, 세심하고 감성적인 남

성리더가 있으니까.

성역할의 고정관념이 무너지는 일은 박수칠만한 일이다. 그러나 또 다른 성역할의 고정관념을 낳을 수도

있다. 사회에서나 공동체에서나, 성에 대한 역할과 관념을 올바르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생각하

고 말하는 여성성과 남성성을 ‘성’의 관점으로 보기보단 ‘사람’의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 즉, 여성이기에 이

러해야 하고, 남성이기에 이러해야 하고가 아니라, 그 ‘사람’이 여성적인 면을 갖고 있거나, 혹은 남성적인

면을 갖고 있다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성역할이 진정으로 허물어지기 위해서는 ‘사람’이 가진

여성성과 남성성을 서로 보완하며 선한 것을 추구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상영 강원대 스토리텔링학 13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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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

이 그림을 본 적이 있나요? 싸이월드의 배경화면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베니입

니다. 이 그림을 그린 구작가는 두 살 때 열병을 앓아 청력을 잃었어요. 어렵게 들

어간 애니메이션고등학교마저 중퇴하고 방황하던 중에, 인터넷으로 일하면서 의사

소통의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되는 싸이월드 스킨작가에 ‘베니’로 새로운 도전을 합

니다. 하지만 거의 무명에 가까운 인지도와 적은 보수 등으로 점점 지쳐가게 되지

요. 급기야 마감을 한 시간 앞두고 자신의 진심을 표현한 그림 <다 귀찮아>를 그리

게 됩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이 그림이 대박난거죠. 그 후 구작가는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구작가는 자신이 들을 수 없는 소리를 잘 들어주었

으면 하는 마음에서 귀가 큰 토끼 베니를 그리게 되었다고 해요. 베니, 사랑 할 수

밖에 없는 친구죠?

국경시장

누구에게나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다. 따돌림을 당했던 학창시절, 주변 사람들과의

불화, 혹은 누군가의 죽음. 지우고 싶은 기억들은 많지만 ‘잊는다는 것’은 우리의 의

지로 할 수 없다. 하지만 만약 그것을 우리의 뜻대로 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

소설은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법한 상상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바로 기억을 팔

아서 물건을 사는 국경시장에 발을 디딘 세 남녀의 이야기다. ‘잊고 싶다는 욕망’과 ‘

무언가를 가지고 싶은 갈망’이 만났을 때 생겨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다. 단편소

설집인 이 책에는 그 외에도 ‘치사율 100%, 천재가 되는 병’에 대한 이야기인 ‘쿠문’,

언어를 알아가며 이성을 찾고자 하는 킹코브라를 써내려간 ‘동족’ 등이 수록되어 있

다. 현실과 환상 사이 그 어딘가의 이야기들. 우리는 그 속에서 무엇을 욕망하는가.

문화이야기 정리_편집부

박지혜 수원대 언론정보학 13

대학가 학생기자들은 모여서 뭘 하냐고요? 그냥… 이런 저런 썰을 풀어요~ 수련회에서 매력 없는 남자로 보이는 법, 소그룹 티 안나게 빠지는 핑계 등 도란도란 끝도 없슴다. 이번에는 유행과 상관없이 각자 나누고 싶은 문화생활을 소개할게요.

서준혁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제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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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자의 꿈

학창시절 교과서에‘가난한 사랑 노래’라는 시를 기억하세요? 신경림시인의 시였죠.

그분의 시집을 한 편 소개할까 해요. 1993년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온 ‘쓰러진 자의

꿈’입니다. 어렵지 않게 읽히는 시집인데 가만히 읽다보면 마음을 어렵게 만드는 시

가 몇 편 있습니다. 시인은 작품을 통해 독자들을 가만가만 다독이기도 하고, 반성

없이 이어가는 삶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소백산의 양

떼’를 읽고 정신이 번뜩 들었습니다. 어서 검색해서 읽어보세요! 시집의 나머지 작

품들도 궁금해질 테니까요!

Halo Beyonc Knowles (2008)

영어는 빌보드로 배웠고, 재생목록엔 흑인음악이 태반이다. 그런 내게 단 한 명

의 흑누나를 꼽으라면 고민 따위 없다. 육감적 몸매와 독보적 가창력의 Beyonc !

그거 아시는지? 섹시한 욘세 누님이 부른 경건한 노래가 있다. 후광이란 뜻의

“Halo”. 제목처럼 이 곡에선 종교적 느낌이 물씬 배어 있다. 아니, 그냥 느낌적인 느

낌이 아니다. 물론 이건 사랑노래지만 거의 그리스도를 영접한 후의 고백처럼 들린

다. “내가 쌓아온 벽들을 기억하나요? 저항도 소리도 없이 무너져 내리네요. 잠에서

깨어난 듯 해요. 당신이 내 방식(rules)들을 깨도록, 나는 위험(risk)을 감수하고 있

죠. 절대 당신을 밀어내지 않을 거에요. 그대의 후광이 보이네요. 이 빛이 멀어지지

않길 기도해요” 우린 자신의 틀을 깨고서야 예수를 주로 맞이한다. 서투르게 그 분

과 발을 맞춰가며 하나님나라의 춤을 추고 그 나라의 기쁨을 맛본다. 가사를 꼭 찾

아보시길. 소오름……

낚시신공

네이버 4대 마약웹툰 작가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말년, 랑또, 최삡뺩, 컷부

님이다. 그러면 컷툰 마약작가는 아시는지? 난 요즘 이 분의 걸작을 보며 행복한 나

날을 보내고 있다. 바로 나의 영웅 귀귀님의 컷툰 ‘낚시신공’이다. 유치함에 똘끼 한

스푼 털어넣은 다른 마약웹툰은 현웃 터질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귀귀님의 어이없

음과 똘끼의 시너지는 지하철 안에서도 배를 움켜쥐게 만든다. 그렇다고 지금 바로

찾아보지 말고, 킵해뒀다가 우울한 날 몰아서 보시라. 눈물이 흐르는 중이라도 웃게

될 터. 귀귀님의 또 다른 작품 ‘정열맨’도 추천한다. 유료로 넘어간 게 아쉽지만 10화

까지는 무료이니 그만하면 적당히 재미보기에 충분하다.

배새봄 경기대 문예창작 14

박상용 고려대 안암캠퍼스 기계공학 08

엄창근 간사, D 편집인

싱가폴 국립대병원에 찾아가 어린이 암환자들을

위해 Halo 등 자신의 노래들을 어쿠스틱으로 들

려주고 있는 욘세 누님

Page 42: 대학가 2015년 7,8월호

<대학가>는 IVF 공식 회보로서

학생 운동 전반과 그리스도인 대학생의 신

앙생활을 위한 읽을거리를 싣고 있습니다.

한국기독학생회(IVF:Inter-varsity

Christian Fellowship)는

‘캠퍼스와 세상 속의 하나님 나라 운동’의

비전을 가진 복음주의 선교단체입니다.

이 것 또한 지나가리라...

발행일 | 2015년 6월 29일

발행처 | (사)한국기독학생회 121-837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56-10

전화 | 070-8275-6335 팩스 | 02-333-7361

E-mail | [email protected]

발행인 | 주상윤 편집위원장 | 박종서

편집인 | 엄창근 디자인 | 문이선 김아롬새미

표지 | 지은실 제작 | 김효영 인쇄 | 예원프린팅

편집위원 | 김민영 손준호 이슬기 신경아 최지은 김동현 배성우

학생기자 | 강동훈 강영은 김기회 김보연 김성화 김지혜 김현식 박상용 박지혜

배새봄 서준혁 송동일 이강규 이다혜 이상영 전예진 조희은 황선태

참아야한다

* 본 사진은 학생기자들의

연출컷입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Page 43: 대학가 2015년 7,8월호

www.ivp.co.kr

쓸모있는자들만이 환영받는세상에서

이리저리치여살다마음의문을꽁꽁닫고살아가는나.

이런나에게예수님이찾아오셔서

소소한일상에서크고작은변화를일으키시는데….

재치와위트로똘똘뭉친젊은작가가

「내마음그리스도의집」에영감을받아저술한이책에서는,

고립된개인이예수님으로말미암아삶의구석구석에서

믿음의지경이넓어지는경험을담아냈다.

예수님이우리집에오신다면

어느날갑자기그분이우리집을찾아오셨다!

IVP 그림책시리즈 08

데이비드짐머만지음

이지혜옮김 | 최정인그림

4*6양장전면컬러 64면 | 8,000원

대학가 표3 수정 2015.6.22 2:47 PM 페이지 1 M5

Page 44: 대학가 2015년 7,8월호

Vol.206.2015. 07*08 | 대학가 | 남과 여

표지 소개_ 한 공동체의 남녀에게 전하는 메시지

대학가는 IVF 공식 회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