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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FOCUS 1 2012년 4월

2012년 4월 FOCUS - NUACpds.nuac.go.kr/ebook/upfile/506/2014/201204.pdf · 2014-08-05 · 2012년 4월. focus 02 / 03 ... 지난 4월 10일 민주평통사무처 회의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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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FOCUS

제 1 호2012년 4월

FOCUS02 / 03

북한 인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이제는 북한 인권문제에 적극 나서야 할 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최근 이슈화 되

어 있는 중국 내 탈북자 강제 송환문제를 계

기로 북한 인권문제의 현황을 살펴보고, 탈

북자 송환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4월 10일 민주평통사무처 회의실에서

통일포커스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현욱 수석부의장이 주재

한 가운데 진행되었으며, 강석승 경기대 교

수의 사회로 염돈재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

원장과 이무철 연합뉴스 기자, 이정우 경남

대 연구교수,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

안보연구실장, 제성호 중앙대 교수, 조윤영

중앙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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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김현욱 수석부의장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논의가 있어 왔으나 실제적으

로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문제는 차가운 이성보다는

뜨거운 감성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이제는 북한인권문

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대처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습

니다. 또 그런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누군가가 입을

열고 말을 해야 할 때인데 민주평통 자문위원과 민주평통이 앞장서서 그 역

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통일이라는 것은 인간존엄의 회복입니다. 잃어버린 영토의 회복이라기보

다는 오히려 잃어버린 동포들의 인권과 자유를 되찾는 것이 통일의 개념 속

에서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통일을 위해서라면 대통령께서 말

씀하신 그런 방향으로 선회해서 전

략적 구상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의 자유와 인권에 관한 문

제는 강제 송환 직전의 운명에 놓

이게 되었던 탈북자들의 문제로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

금 중국에는 약 20만명의 탈북자들

이 그 넓은 영토의 구석구석에 숨

어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그 중에서 많은 수의 탈북자

들이 강제로 북송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다소 조용한 외교를 추진하는 입장

을 취해 왔지만, 금년부터 이런 입

장에서 선회하여 적극적으로 나서

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통일공감 토론회와 통일강연회를

가졌는데, 우리 동포는 물론이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민주

평통이 앞장서서 북한동포의 자유

와 인권 문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을 반가워 했습니

다. 목마르게 자유를 기다리고 민

주를 기다리는 2,400만 북한동포김현욱 수석부의장

FOCUS04 /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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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운명에 관해서 결코 소홀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해 국제무대에서 큰 호응과 반응을 보였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서는 이런 북한의 자유와 인권문제에 대한 우리의 통일운동이 어떤 개념으로, 어떤 방향으로, 또 어떤 전략으로 전개

되어야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 좋은 의견이 모아지기를 기대합니다.

강석승 경기대 교수(사회)

앞서 김현욱 수석부의장과 남성욱 사무처장께서 대통령께서 북한의 인

권문제와 자유신장문제에 대해서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고,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가 이에 대한 국민여론을 형성하고 적극적으로 관여 하는 것이 좋

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소개하였고, 중국 내 탈북자 강제 송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시기에 북한의 인권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게 되었

습니다.

먼저,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1일까지 미국의 LA, 워싱턴, 하와이 등 주요

도시에서 이와 관련하여 통일강연을 하신 이춘근 박사께서 국제사회에서 보

는 북한인권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강석승 경기대 교수(사회)

탈북자 문제, 중국이 난민으로 인정하면 해결 가능해

국제사회에 이슈화해서 외교적으로 풀어야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제가 처음에 말하게 됐기 때문에 오늘날 국제정치에서 또 국제사회에서

인권문제가 얼마만큼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 이슈가 북한을

대하는 데 얼마나 파워풀하고 막강한 수단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잠깐 말씀

드리겠습니다. 과거에 외교의 가장 중요한 수단은 말할 것도 없이 경제력,

군사력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국제정치에서 도덕이나 인권문제로 다른 나

라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지금 21세기에는 아

주 변두리에 있던 인권이라는 개념이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올라섰고 우리

가 북한을 다루는 데도 막강한 힘을 가진 도구가 되었습니다. 인간이 자유롭

게 산다는 것은 인권의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가치

가 자유이고 이 자유가 인권문제와 그대로 결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인권

문제에 취약한 나라는 국제정치에서 구조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어 있습

니다.

우리가 북한의 인권문제에 접근하는데 있어서 싸우자는 것이 아니라 인

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강조하고 우리 동족이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점을

좀 더 자신을 가지고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인권문제가 국제정치에서

너무나도 좋은 도구가 되고 있는 만큼 이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여 북한의 변

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석승 교수

이춘근 박사님께서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중국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풀

어나가는 것이 원만한 해결방법이 될 것이라는 점과 인권문제에 적극 나서

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러면 다음에는 인권대사를 역임하신 제성호 교수님께 북한 인권문제의

현황이 어떤지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북한 인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FOCUS06 /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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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성호 중앙대 교수

북한의 인권상황은 현재 세계에서 최악중의 최악의 상황입니다. “The

Worst of The Worst” 금년 1월 세계적인 인권단체인 Freedom House가 매

년 내는 보고서에서 이런 표현을 하면서 한마디로 현재 북한주민 2,400만명

이 노예상태에 있다고 보고 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의 종합

세트장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범수용소에 15만 내지 20만명이 수감되어 있

으며, 이들이 강제노동과 고문, 심각한 영양부족을 포함한 아주 끔직한 상황

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최악의 북한 인권상황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그동안 많은 우려를 해

왔습니다. 특히 김정일이 작년 12월에 사망한 직후 김정은의 후계구도를 안

착시키기 위해서 공포정치가 강화되면서 유훈통치로 선군정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선군정치라는 것은 피플보다는

밀리터리를 앞세우고 있기 때문에 주민의 삶의 복지나 인권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또 식량난 부족 등 경제사정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선군정치를 지속하는 한 북한인권 개선의 가능성은 기

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주민들의 여러 가지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서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대결정책을 확대하게 되

면 외부로부터의 식량 등 인도적 지원도 중단되어 인권 상황은 더욱 나빠지게 될 것입니다.

지난해 UN총회에서 북한인권 결의안이 채택되었고 금년 2월 말에는 UN인권이사회에서 UN북한인권특별보호

관 임무 연장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여기에서 아주 특색이 있는 것은 투표 없이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것입

니다. 이것은 점점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고 공감대가 널리 형성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강석승 교수

제성호 교수께서는 Freedom House의 보고서를 인용하여 북한의 인권 상황이 ‘최악중의 최악’이라는 점과 국제사

회에서 북한인권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러면 이정우 박사께서 북한인권문제

에서 핵심이 되는 사안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

북한 인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이정우 경남대 연구교수

인권이라는 개념이 다양한 의

미로도 해석이 될 수 있고 세부적

인 단계에서는 약간의 쟁점사항들

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가장 쟁점

이 되는 것은 인권이라는 개념의

보편성과 다양성입니다. 국가별

로 기준에 대한 다양성이 존재하

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권침해가

일어나는 원인이 내부적인 요인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외부적인 요

인에 기인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

도 존재합니다.

또, 국제인권규약에서 보듯이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A규약과 시민적, 정치적 권리를 강조하는 B규약에 따라 인권문제를 바라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북한인권문제를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른 의견이 제기될 수도 있고, 해결에 대

한 방법론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적법하게 북한의 인권문제에 개입하

고 비판하는 경우에 있어서 그런 비판과 적극적 개입이 실제로 북한의 인권을 개선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

이고, 반대로 적대감과 갈등만 심화시키고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뿐 실제 북한인권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강석승 교수

최근에 뜨거운 감자로 대두된 것이 중국 내 탈북자의 강제 송환문제인데 현재의 상황이 어떠한지에 대해 들어보겠

습니다.

이정우 경남대 연구교수

FOCUS08 /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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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돈재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장

북한에서는 탈북자를 단순탈북자와 공화국 전복목적의 탈출자로 구분하

고 있는데 단순탈북자에 대해서는 형량을 완화해서 대략 2년 이하의 노동단

련형에 처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상황을 보면, 실제 법정에서는 1개월 내지 6개월의 노동단

련형이 부과됩니다. 그러나 공화국 전복목적의 탈출행위에 대해서는 5년 이

상 또는 10년 이하의 교화형에 처해지고 정상이 무거울 경우에는 10년 이상

의 노동교화형 또는 사형 및 재산몰수형에 처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즉, 그동안에는 단순탈북자에 대한 처벌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는데 2008

년 이후에 화폐개혁이 실패하고 김정은 후계체계 구축을 계기로 탈북자에

대한 처벌과 단속을 매우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9년 12월에는 외화

사범에 대해서는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포고령이 내려졌고, 2010년 10월에

는 국경지역 군부대에 탈북자를 현장에서 사살해도 좋다는 지침이 하달됐습

니다. 또 탈북자의 가족과 인척에 대해서는 처벌, 해임, 변방지역 추방 등 가

혹한 징벌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많은 공안요원들을 중국에

파견해서 탈북자 색출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식으로 교화형을 받고 사형을 당하는 것 못지않게 북송

된 탈북자들이 겪는 고통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국가보위

부 또는 노동단련소에서 심각한 가혹행위를 당하고 있습니다. 알몸수색, 모

욕, 구타, 성폭력, 강제낙태 뿐만 아니라 영아 방치사례가 빈번하고 도강을

알선했다는 혐의가 인정되면 공개처형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탈북자 문제에 대한 태도는 한결같습니다. 지난 2월 20일 중국 외

교부대변인 홍레이(洪磊)는 “우리 중국은 국제법, 국내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서 적절하게 처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불법입국자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중국의 기본입장입니다.

그래서 중국은 매년 5천명 내지 1만명이나 되는 탈북자를 체포해서 북한

염돈재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장

으로 송환하고 있고, 탈북자를 보

호해 주는 사람을 처벌하고 또 탈

북자를 신고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포상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탈북

자를 도와주다가 발각이 되면 최

고 15일 이하의 구류에 처하거나 1

만 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2,000만

원이나 되는 벌금형에 처하고 있고

신고자에게는 500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9만원이라는 포상금을 지

급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를 난민으

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북한 인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강석승 교수

예. 염 교수님께서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중국 당국이 국제적으로나 외형적으로는 인도적으로 처리하고 국제협

약을 준수하겠다고 주장을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난민으로 인정을 하지 않고 불법입국자로 인정해서 가혹하게 북한으

로 송환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중국 내 탈북자 송환문제의 발단이 어떻게 된 것이고, 또 현재의 상황은 어떤지요? 이무철 기자님께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무철 연합뉴스 기자

지난 2월에 북한을 탈출해서 중국을 경유하여 한국행을 기도하던 탈북자 30여명이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되어 송

환될 위기에 처한 사실이 국내외에 알려지면서 탈북자 송환문제가 국제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문제가 됐던 것 중 하나가 당시 체포된 탈북자 가운데 일부가 한국에 가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들

의 신상이 공개되면서입니다. 특히, 이들이 북한에 송환됐을 경우, 신상이 완전히 공개됐기 때문에 중벌을 받게 된다

는 점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단순도강으로 인정을 받게 되면 6개월 이내의 노동단련형으로 사회봉사를 하게 되면 끝

나는데 신상이 국제사회에 알려졌기 때문에 중벌을 면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으로 송환돼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 정착해 살고 있는 탈북자 숫자가 2만명을 넘었습니다. 이들이 북한 내에 있는 가족들과

계속 연락을 하면서 한국으로 오게 하기 위해 탈북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30명 가운데 일부가 한국사회에 먼

저 와서 정착해 있던 가족의 권유로 탈북하게 되었고, 이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실이 국내외에 알

려지면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탈북자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는 긍정적

인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또 정부도 조용한 외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고, 앞서 얘기했던 제네바 UN

인권이사회에서 표결 없이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것도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

제는 이러한 탈북자 강제 송환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키를 중국이 갖고 있는데 중국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최근 상황을 보면 북·중 접경지역의 감시와 중국 내 탈북자에 대한 단속과 감시도 더 강화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보도된 것을 보면 북·중 경계지역에 탈북자와 접촉할 시 당국에 신고할 수 있는 ‘폴리스콜 시

스템’이라고 하는 장치를 시범적으로 설치하여 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그만큼 탈북자에 대한 중국의 단속이

심해졌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 공안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감시를 더 강화하게 되면서 중국 내에 거주하고 있

는 탈북자들의 신변안전이 위협받게 되고 인권상황 또한 더욱 나빠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북한 주민들의 탈북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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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갈수록 어려워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탈북자문제의 공론화가

과연 북한주민의 인권개선이나 중국 내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의 인권에

바람직한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인권 개선과 탈북

자 문제의 해결을 위한 의도와 현실 상황 사이에 모순이 존재한다는 점이 가

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 일부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 중에서는 “너무 시끄럽게 만들고 신상이

공개됨으로써 북에 있는 가족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서 조용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북한 인권상

황 속에서 우리가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가를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감정을 앞세워서 접근하기보다는 좀 냉철하게 장

기적 측면과 단기적 측면을 고려한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러나 중국 내 탈북자 문제를 이슈화해서 외교무대에 끌고 간다는 것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중국이나 북한에 하나의 압박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 이것이 현재 상황에서는 가장 바람

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석승 교수

이무철 기자께서는 현재 중국 당국이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폴리스콜 시

스템을 설치할 정도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과 이번 상황이 탈북자들

의 신변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셨습니다. 그런데, 국제법적으로

볼 때 탈북자의 법적 지위는 어떤가요? 난민규정으로 해결할 수 없는가요?

제성호 교수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은 유엔

의 난민규정에 의하면 난민으로 간

주할 수 있지만, 난민협약의 틀에

서 탈북자가 난민이냐 아니냐의 판

정 권한은 일차적으로 중국에 있습

니다. 중국의 영토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난민협약의 난민에 관

한 규정의 요건을 갖추었다 하더라

도 중국의 정치적·법적 판단이 절

대적인 상황입니다.

그래서 중국이 탈북자들을 난민

으로 판정하게 되면 더 이상의 문

제없이 해결이 가능하지만, 대량

탈북과 북한의 붕괴 사태의 방지

등 북중관계를 고려할 때 이것은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차선책으로 유엔난민고

등판무관(UNHCR)이 개입하도록

활동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UNHCR의 활동을 허용하는 것은

탈북자 문제의 탈정치화, 인도주의

화를 실현하는 길입니다. 중국이

UN에서 설치한 UNHCR의 활동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인권 선진국

과 국제시민사회 등 국제사회와 한

국 정부가 압력을 행사하는 방법도

필요합니다. 중국이 탈북자를 난민

으로 판정하는 것이 어렵다면 인도

적 지위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

이무철 연합뉴스 기자

북한 인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다. 난민은 아니지만 송환됐을 때 사형이나 고문 등의 위험이 있는 경우 인도적 관점에서 송환하지 않고 임시체류자

의 지위를 부여하여 일시적으로 보호한 다음 북한이 개혁개방을 하면 돌려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UNHCR이 중국 내

탈북자문제에 개입하는 것이 근원적 해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중국이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인

도적 차원에서 임시 체류자로 인정하도록 UN총회의 결의를 통해서 권고해야 합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을 활용하

는 방법도 있다고 봅니다.

이무철 기자

탈북자문제는 인도주의적 관점, 또 보편적 인권의 관점에서 분위기를 조

성하고 계속 압력을 가해야 되겠지만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

부와 민간단체, 국제 NGO 단체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어떻게 활용하는

지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보편적 관점과 국제법적 관점에서 보

면 정답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것이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

가간의 이익의 충돌과 상호 이해관계가 맞물려 가기 때문입니다. 미국을 비

롯한 강대국들은 주권보다 인권이 우선이라면서 인권문제에 개입하는 것이

고, 북한과 중국은 인권보다 주권을 강조하면서 내정간섭이라는 측면에서

항변하고 있습니다.

제성호 교수

맞는 얘기입니다. 그래도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는 국제법입

니다. 중국은 국제인권규범의 당사국이고 난민협약의 당사국입니다. 국제법

을 지켜야 하는 UN의 회원국입니다. 우리가 이런 국제적 규범과 그 잣대로

접근하지 않을 경우에는 결국 중국의 선택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강석승 교수

제성호 교수께서는 중국 내 탈

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

단은 UNHCR의 활동범위를 넓혀

야 하고, 이어서 UN총회의 대북

인권결의를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

다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또 반

기문 UN사무총장 채널을 활용하

는 방안을 제기하셨습니다. 그리

고, 이무철 기자께서는 북한인권

문제는 개별국가의 주권문제가 먼

저인지, 또는 국제적인 보편적 규

범의 문제인지의 판단기준에 따라

해결방안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

하셨습니다.

그러면, 중국 내 탈북자문제의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요?

FOCUS12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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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영 중앙대 교수

북한의 인권문제와 탈북자문제, 북핵문제는 국제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것들입니다. 단순히 한반도 문제로 보기보다는 국제적 문

제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제적 공조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UN이나 UNHCR를 통해 해결하는 방법이 바람직합니다. 이와 더불

어 저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다루는 것이 어떨까라

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문제 차원에서 접근해 보자는 것이죠. 그

리고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공조와 압박을 통한 변화를 추

구하는 방법도 있지만, 교류와 협력을 통해서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북한

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이것은 정부의 정책 차원에서 논의

되어야 하고 우리 내부적으로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고 봅니다.

강석승 교수

지금까지 북한의 인권문제와 중국 내 탈북자문제를 논의했는데, 이제는 북한

인권문제 또 자유 신장을 위해서 우리 정부가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또는 민

주평통 차원에서는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염돈재 원장

우리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인권문

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면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고 결국은 북한의 인권을 실

질적으로 악화시키게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민간단

조윤영 중앙대 교수

체와 NGO, 국제사회를 통해 적극

적인 노력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북한 인권문제

의 심각성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해시켜야 합니다.

또, 민주평통에서도 국내 조직

을 통해 이런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해외 조직을 통해서는 국제적인 분

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을 할 수 있

다고 봅니다.

북한 인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이무철 기자

우리가 북한의 인권문제이든 핵문제이든 북한문제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북한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정확하게 실태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국민들에게 이해시키고 알리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민주평통이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정우 교수

우선 저는 김정은 체제에서 북한의 인권문제에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

다고 봅니다. 어떠한 체제도 어떠한 정권도 자기 체제의 붕괴를 담보로 인

권을 개선하지 않습니다. 체제가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현

재 김정은 체제의 안정화를 이루어 가는 과정에 있고, 국제정치적으로나 내

부적인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려운 만큼 당분간 인권문제에 큰 기대를 가질 수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앞에서 지적하였듯이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북한실상에 대

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고교생과 대학생 등 청소년들에

대한 통일교육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북한주민들이 우리가 어

울려 살아가야 할 동포라는 사실을 인식시켜 주어야 합니다.

제성호 교수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대화와 협력, 교류를 추진해야 합니다. 이

것은 인도적 지원과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정책과 병행하여 추진돼야 합니

다. 우리 민족의 인권을 증진하고 북한동포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합니다.

조윤영 교수

북한의 인권문제를 논의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

은 객관적 인식을 바탕으로 사회

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

니다. 정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

여 인권문제나 남북문제들이 이슈

화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 내부적

으로 논쟁화되고 갈등을 불러 일으

켜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정치적

시각이 아닌 인권의 개념에서 접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일관

된 정책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강석승 교수

토론자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

습니다. 오늘 논의된 내용이 탈북

자문제와 북한 인권문제를 해결해

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

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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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집은 최근 이슈화 되어 있는 중국 내 탈북자 강제 송환문

제를 계기로 북한 인권문제의 현황을 살펴보고, 탈북자 송환문제

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4월 10일 민주평통사무처 회의

실에서 개최된 통일포커스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정리한 발

언록입니다.

토론자들의 발언 내용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