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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디딤돌 “더욱 확대된 지역에서 상생의 서비스를 펼치겠습니다” : 태백지사 희망 발걸음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신 여러분이 저의 희망나무입니다” : 원직장으로 복귀한 남태웅 씨 희망 누리꾼 “굳은 얼굴 희망꽃 피면 저희 마음도 활짝 피어요” : 명우아동가족발달센터 희망 파수꾼 “성공의 비결요? 두루누리 사회보험이죠” : 돌판위에김과장 김상범 사장 2013 03 + 04

2013 03+04 희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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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3+04 희망나무 희망 디딤돌, 희망 발걸음, 희망 누리꾼, 희망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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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2013 03+04 희망나무

희망 디딤돌

“더욱 확대된 지역에서

상생의 서비스를 펼치겠습니다”

: 태백지사

희망 발걸음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신

여러분이 저의 희망나무입니다”

: 원직장으로 복귀한 남태웅 씨

희망 누리꾼

“굳은 얼굴 희망꽃 피면

저희 마음도 활짝 피어요”

: 명우아동가족발달센터

희망 파수꾼

“성공의 비결요?

두루누리 사회보험이죠”

: 돌판위에김과장 김상범 사장

2013 03 + 04

Page 2: 2013 03+04 희망나무

시련이 클수록 열매는 달다!

고통의 뒷맛이 없으면

진정한 쾌락은 거의 없습니다.

사람의 성격은 편안한 생활 속에서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

시련과 고생을 통해서 정신은 단련되고,

또한 어떤 일을 똑똑히 판단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지며, 더욱 큰 야망을 품고

그것을 성공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 헬렌 켈러

Page 3: 2013 03+04 희망나무

contents

따뜻한 희망 한마음으로 사랑 다 함께 행복

Special Theme

희망이 자란다;꿈을 향한 발걸음

희망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게 이제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때로는 좌절도 하고 실패도 경험하겠지만 꿈을 향한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좀 더 노력하고 당당하게 도전하며 꿈을

이루어 갑니다.

2013.03+04 vol.44

발행일 _ 2013년 3월 21일(통권 44호)

발행인 _ 신영철

편집인 _ 유기성

편집위원 _ 윤은중, 권오혁, 김도형, 김보람,

나원석, 정경훈, 백민열, 박미옥,

정수경, 윤범수, 홍다정, 이성규

발행처 _ 근로복지공단

서울시 영등포구 버드나무로 2길 8

기획 편집디자인 _ 더북컴퍼니

<희망나무>는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 홍보마당과

애플리케이션 <희망나무>를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www.kcomwel.or.kr

이철환의 짧은 동화 06아버지의 희망 에너지

포토 에세이 10노력하라, 어느새 꿈은 이루어진다

인문학에 묻다 14인문학에서 꿈과 희망을 길어 올리다

근로복지공단은 지금 20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 확대&희망내일찾기

프로그램 등

이어령의 희망 메시지 28그것을 창이라고 부르는 이유

희망 디딤돌 30“더욱 확대된 지역에서

상생의 서비스를 펼치겠습니다”

태백지사

희망 발걸음 36“다시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신 여러분이

저의 희망나무입니다”

원직장으로 복귀한 남태웅 씨

희망 누리꾼 42“굳은 얼굴 희망꽃 피면 저희 마음도 활짝 피어요”

명우아동가족발달센터

희망 파수꾼 48“성공의 비결요? 두루누리 사회보험이죠”

‘돌판위에김과장’ 김상범 사장

일상 예찬 54나의 노력이 거둔 달콤한 열매

이영철의 마음 그림 58사람들 사이에 희망의 섬이 있습니다

달콤한 동행 60휴먼스쿨, 희망원정대 봉사하는

무한 도전 산악인 엄홍길

직장 처세술 66보고&프레젠테이션의 달인이 되는 법

우리 집 건강 명의 70맑고 투명한 피부 만들기

행복 空間 74봄이 오는 길목으로의 화려한 초대

TV 속 인물 열전 82드라마 <7급 공무원>의 김서원, 최강희

컬처 노트 88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를 보고

멘토 스쿨 90두 귀로 설득하고 소통하라

리더의 경청

나의 자서전 96

봄이 오면 생각나는 추억 속 그 사람

희망 물음표 98

희망 뉴스 100

알립니다 104

Page 4: 2013 03+04 희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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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는 고물상을

하셨다. 도시 변두리에 있는 조그만

고물상이었지만 고물상 이곳저곳에는

신기한 물건이 가득했다. 높게 쌓인

고철 덩어리들과 먼지 쌓인 라면 박스들,

꼬불꼬불 말려 올라간 온갖 쇳조각들.

이것이 눈만 뜨면 보이던 우리 집

풍경이었다. 스위치만 누르면 덜컥덜컥

돌며 하얀 먼지를 쏟아내는 선풍기.

어떻게 하면 다시 우주로 날려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커다란 비행접시,

심지어 주인에게 버림받고 고물상에

팔려온 커다란 인형도 있었다. 누나는

그 인형을 ‘꿈꾸는 인형’이라 불렀다.

이철환의 짧은 동화 희망이 자란다;꿈을 향한 발걸음

아버지가 주신 희망 에너지글 이철환(소설가)│일러스트 윤주야

버려진 것들이 새로 태어나는 곳, 그곳이

바로 아버지가 하시던 고물상이었다.

고물상에는 손님이 별로 오지 않았다.

형편에 맞춰 얻은 허름한 가게 터라

오가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날이 갈수록

집안 형편은 어려워졌고, 우리 가족은 더

높은 산동네로 이사를 가야 했다. 그날

이후로 아버지는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갔다. 예전처럼 자식들을 살갑게

대해주지 않았고, 웃음마저 잃어가는

듯했다. 아버지를 바라보는 엄마

얼굴에도 그늘이 가득했다.

공부를 방해하는 우리 형제 때문에 누나가

공부방을 조를 때마다 아버지는 말없이

아픔을 삼키곤 했다. 하루는 내가 다

떨어진 운동화를 손에 들고 방 안으로

들어가 볼멘소리로 말했다.

“엄마, 아이들이 내 운동화 보고 뭐라는

줄 알아? 거지 신발이래, 거지 신발!”

“조금만 기다려라. 나중에 사줄 테니까.”

엄마가 나를 바라보며 달래듯이 말했다.

“만날 나중에 사준다고만 하잖아. 나중에,

나중에…. 벌써 몇 번째인 줄 알아?”

나는 울면서 말했다. 옆에 있던 형이

아버지 눈치를 살피며 내 옆구리를 툭

쳤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꼭 사줄게.

미안하다….”

엄마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 말이

없던 아버지는 엄마에게 1000원짜리 한

장을 받아 들고 술 한 병을 사 가지고

들어왔다. 아버지는 곰팡이 핀 벽을 향해

돌아앉아 말없이 술만 마셨다. 아버지의

뒷모습이 몹시 쓸쓸해 보였다.

밤늦은 시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산동네 조그만 집들을 송두리째 날려

보내려는 듯 사나운 비바람이 몰아쳤다.

칼날 같은 번개가 캄캄한 하늘을 쩍 하고

갈라놓으면 곧이어 천둥소리가 사납게

으르렁거렸다. 비 오는 날이 계속되면서

곰팡이 핀 천장에는 동그랗게 물이

고였다. 그리고 빗물이 한두 방울씩

떨어지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빗물이 방울져 내렸다. 엄마는 빗물이

떨어지는 곳에 걸레 대신 양동이를

받쳐놓았다.

“이걸 어쩌나? 이렇게 비가 새는 줄

알았으면 진작 손 좀 볼 걸 그랬어요.”

“….”

엄마의 다급한 목소리에도 돌아누운

아버지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아버지의

한숨 소리가 귓가로 들려왔다. 아버지는

며칠 전 오토바이와 부딪쳐 팔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 잠시 뒤, 아버지는 한쪽

손에 깁스를 한 불편한 몸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버지는 언제나 그랬듯이

엄마에게 1000원을 받아 들고 술을 사기

위해 천둥 치는 밤거리로 나갔다.

밤 12시가 다 되도록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창밖에선 천둥소리가 요란했고

밤이 깊을수록 우리의 불안은 커져갔다.

엄마와 누나는 우산을 들고 아버지를 찾기

위해 대문 밖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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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철환은 소설가다. 작품으로는 400만 명의

독자가 읽은 <연탄길 1·2·3>과 작가가 직접 그린 200여

점의 그림이 담겨 있는 동화 <위로> 등 총 20권이 있다.

작가의 작품 중 ‘아름다운 이별’과 ‘아빠의 목발’ 2편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고, ‘아버지의 우산’ 외 7편의 글이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다. 2000년부터 책 수익금으로

운영해온 ‘연탄길 나눔터 기금’을 통해 낮고 그늘진 곳에

있는 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우리도 나가볼까?”

아버지를 찾으러 나간 엄마와 누나마저도

감감무소식이자 형이 불쑥 내게 말했다.

형과 함께 식구들을 찾아 동네 이곳저곳을

헤맸지만 비바람 소리만 장례 행렬처럼

웅성거릴 뿐이었다. 형과 나는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집

앞 골목에 이르렀을 때, 우산을 받쳐

든 엄마와 누나가 우리 집 지붕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 저기 봐!”

누나의 목소리가 빗소리에 섞여

들려왔다.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폭우가 쏟아지는 지붕

위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검은 그림자는

분명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천둥 치는

지붕 위에서 사나운 비를 맞으며 앉아

있었다. 깁스한 팔을 겨우 가누며 빗물이

새는 깨어진 기와 위에 앉아 우산을

받치고 있었던 거다. 비바람에 우산이

날아갈까 봐 한 손으로 간신히 우산을

붙들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형과 나는 엄마 뒤로 천천히

걸어갔다. 누나가 아버지를 부르려 하자

엄마는 누나에게 말했다.

“지금은 아버지를 부르지 말자. 너희들과

엄마를 위해서 아버지가 저것마저 하실 수

없다면 더 슬퍼하실지도 모르잖니….”

엄마는 목이 메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가난을

안겨주었다는 생각에 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쓰라리고 아팠을까. 그날 밤

아버지는 천둥 치는 지붕 위에 앉아

우리의 가난을 아슬아슬하게 받쳐 들고

있었다. 우리 가족의 지붕이 되기 위해,

희망이 되기 위해 비가 그치고 하얗게

새벽이 올 때까지….

내가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아버지는

고물상을 닫아야 했다. 형편이 어려워져

더 이상은 가게세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물상 간판을 내리던 날,

가족 모두는 온종일 슬퍼했다. 그날

밤, 아버지는 자전거를 한 대 사왔다.

아버지는 평생을 분신처럼 여기던 고물

리어카와 낡은 짐자전거를 처분해 나와

형에게 새 자전거를 사다 준 것이었다.

형과 나는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

우리가 탄 자전거가 하늘로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내 마음

한구석이 와르르 무너졌다. 아버지가

사준 새 자전거는 어쩌면 평생 고물만

만져온 아버지가 처음으로 만져보는 새

물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아버지는 몇 날 며칠을 어두운

방에 몸져누웠다. 하지만 아버지는 곧

몸을 추슬렀다. 그 후 몇 년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아버지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터널은 어두운 곳이지만 가고자

하는 곳에 이르게 하는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몸소

일깨워주었다. 혹독하게 가난했지만,

아버지는 희망의 우물가에서 자식들에게

사랑을 가르쳐주었다. 폭우 쏟아지던 밤

천둥 치는 지붕 위에 올라앉아 가난한

가족의 희망이 되어주었다.

그 시절의 기억들은 여전히 내 영혼의

아랫목에서 소박한 밥상으로 폴폴 따스한

김을 내뿜고 있다. 삶에 지쳐 눈물이 날

때마다 나는 언제나 그 시절로 돌아가

아버지의 사랑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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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라, 어느새 꿈은 이루어진다!글 권선근, 양인실│스타일링 최혜민│사진 문덕관, 강민구

포토 에세이 희망이 자란다;꿈을 향한 발걸음

한 권, 두 권 쌓여가는 습작

노트가 있습니다. 쓰다가

틀리면 지울 수 있게 연필로

씁니다. 손에 쥐기도 힘들

정도로 짧은 몽당연필이

노력한 세월의 증거입니다.

마음을 읽는 작가로 만드는

희망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대나무 공예 장인인

아버지의 손마디는

단단하고도 부드럽습니다.

대나무 살을 엮는 손

마디마디 상처 없는 곳이

없지만, 그 손놀림만큼은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하 세월 바쳐 노력한 그

열정, 참 귀한 유산입니다.

안나푸르나 캠프의 희망을 담은 깃발에는

무수한 도전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혹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길이지만,

자신의 온전한 노력으로 일궈낸 성취는 그 어떤

기쁨보다 큰 꿈을 이루게 합니다.

Page 7: 2013 03+04 희망나무

12 13

엄동설한을 견디고 수줍게

내미는 봄의 전령사입니다.

단단한 마디 너머 숨은

생명이라 걱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연을 극복하고

찬란한 생명을 보인 새싹.

“생명은 우주다, 너의 이름은

바로 희망이다.”

한 사람의 한 끼를 얼마나

오랫동안 채웠던가.

맛있다는 소박한 믿음을

얻기 위해 참 많은 날

간을 보았습니다. 냄비가

새까맣게 그을리는 동안

주방장의 눈물도 양념으로

들어갔을지 모를 일입니다.

씩씩하고 용감한 아이가

되라는 부모의 희망은

아이를 암벽에 오르게

합니다. 간혹 발을

헛디딜라치면 조금

놀라더라도 도전을 멈추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오르다 보면 균형도 잡고,

속도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아이는 자랍니다.

숱한 실패를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기술 하나 없는

척박한 현실에서 언제고,

몇 번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응원이

없었다면,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 없었다면 오늘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뚜벅뚜벅 내딛고 보니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Page 8: 2013 03+04 희망나무

14 15

인문학에 묻다 희망이 자란다;꿈을 향한 발걸음

노숙인에서 시작해 전 시민에게로 확산되고 있는 인문학 강좌의

취지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우선은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인문학이 얼마나 유효한가에 대한,

인문학 스스로의 의문을 해소하는 과정으로의 의미입니다.

남미 민중 교육의 상징인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의

교육 철학은 ‘세계를 매개로 교사와 학생이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시민 인문학 역시

프레이리의 철학에 기반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0년간

스스로 소통의 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인문학은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을 쌓았습니다.

인문학에서 꿈과 희망을 길어 올리다

글 최준영(작가, 거리의 인문학자)

노숙인을 시작으로 시민 인문학 강좌에 참여한 지 어느새 10년이

지났습니다. ‘뜻한 대로’ 인문학을 통해 삶을 성찰하는 데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덧 우리 사회에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시작할 때부터 그 성과에 의문을 가진 노숙인 인문학이

‘뜻하지 않게’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지요. 한편

뿌듯하면서 적이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아직 인문학 열기의 성과를

논하기는 이릅니다. 지난 10년, 노숙인으로 출발해 지금은 사회

전반에서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으니 양적 면에서는 확실하게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질적 성과를 논하기는

곤란한 상황입니다. 인문학이라는 것이 본시 단기 성과에 주목하는

학문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섣불리 성과를 말하는 대신 인문학 본연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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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7

인문학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나아가 인문학 열기를

선도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지난 2005년에 설립한 한국형 클레멘트 코스인

성프란시스대학에 참여해 3년 동안 문학과 글쓰기 강의를

했습니다. 이후 경희대학교 실천인문학센터로 자리를 옮겨

노숙인 인문학을 계속하는 한편, 교도소 수형인을 위한 인문학

강좌에 참여하는 등 차츰 강의 대상을 넓혀왔습니다. 현재는

시민들을 위한 인문학 과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회원들과 만나기도 하고, 각 시도의 인재개발원에 출강해

공문원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하는 강의도 합니다.

특정 대학에서 특정한 대상들에게 강의하기보다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있지요. 그래서일까,

어느새 필자에게 ‘거리의 인문학자’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강의를 하다 보면 종종 질문을 받습니다. 그중 “과연 인문학이

노숙인의 삶을 변화시켰느냐?”라는 질문이 가장 많습니다.

얼핏 노숙인에 국한한 질문으로 들리지만, 실은 시민 인문학의

의미와 성과와도 연결됩니다. 추상적 답변 대신 경험에서

우러난 구체적 대답을 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이제

노숙인 인문학을 강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인문학을 통해

희망을 길어 올린 예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두 번째는 빈곤 문제에 대한 인식의 지평이 확장된 것입니다.

그간 빈곤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그야말로 ‘빈곤’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경제사회적 관점에서 빈곤은 ‘분배의 문제’로

인식됩니다. 그러나 인문학적 관점에서 빈곤은 ‘분배의

문제’이기 이전에 ‘관계의 문제’로 인식해야 합니다. 관계란 곧

사람이며, 사람은 곧 관계의 산물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삶을

연구하는 학문이 인문학입니다. 빈곤 문제를 인문학적 관점으로

끌어올릴 때 비로소 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인문학을 통해 시민의 정신적 삶을 회복시키는

일입니다. ‘클레멘트 코스’의 설립자 얼 쇼리스가 <희망의

인문학>에서 들려주는 흑인 여죄수와의 대화는 듣는 이를

전율하게 만듭니다. 교도소를 방문한 얼 쇼리스가 흑인

여죄수에게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여죄수는 “저희에겐 정신적 삶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도 부자들처럼 박물관, 음악회, 미술관

등을 다니며 정신적 삶을 살았더라면 범죄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 말이 얼 쇼리스를

움직였습니다. 최초의 홈리스(homeless) 인문학 강좌인

‘클레멘트 코스’를 설립(1995년)한 것입니다.

어찌 보면 인문학은 편안한 삶을 살게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역설적으로 그 점이 바로 강단 밖으로

뛰쳐나온 인문학이 의미 있는 사회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게 된 계기였습니다. 가뜩이나 살기 힘든

노숙인 등 빈곤층에게 인문학은 끝없이

“고뇌하고 또 고뇌하라. 고뇌한 내용을

글로 옮겨라”라고 주문합니다. 정신적

삶을 일깨우기 위한 전제로 성찰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지요. 노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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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최준영은

거리의 인문학자로 불리는

작가다. 200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2005년부터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강좌에 참여한

이후 교도소 수형인,

장애인, 미혼모, 여성

가장 등 줄곧 소외 계층을

위한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결핍을

즐겨라>(2012), <유쾌한

420자 인문학>(2011), <책이

저를 살렸습니다>(2010)

등이 있다.

<희망의 인문학>

(얼 쇼리스 지음/ 고병헌·이병곤·임정아 옮김/ 이매진 펴냄)

삶을 바꾸는 희망의 수업 ‘클레멘트 코스’를 제안하는 책. 저자는 인문학이

가난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무력의 포위망에서

벗어나 일상을 자율적이고 자신감 있게 새로 시작하도록 이끌어준다고

말합니다.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삶,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인문학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The Book

인문학 동행 2, “사랑한다”고 말하게 하는 인문학

성프란시스대학 졸업생 야유회 때의 일입니다. 누구에게선가

“하필 왜 인문학인가?”라는 질문이 날아왔습니다. 그때 다른

누군가가 어눌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습니다.

“솔직히 저도 왜 인문학 강의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수님들, 선배님들도 계신데 제가 감히 인문학의 의미를

말하는 건 어불성설일 겁니다. 다만 제 경험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몇 년 전부터 아내에게 이혼을 강요당하고

있었습니다. 무능력한 남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내에게

며칠 전 난생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16년 동안 같이

살면서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말이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런 말을 하게 된 건 전적으로 인문학 강의를 들은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줄곧 이혼하자고 보채던 아내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에 마음을 바꿨습니다. 지금은 관계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놈의 입에서 사랑한다는 말이 나온

건 전적으로 인문학 강좌를 들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인문학은 그런 것입니다.” (성프란시스대학 3기생

임○○ 씨의 사례)

인문학 동행 1, 노숙인 이 씨의 용기와 도전을 보라!

IMF 외환 위기 때 사업에 실패한 이 씨는 10여 년 동안

거리에서 노숙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인문학 강의를

알게 되었고, 성프란시스대학에 1기생으로 들어왔습니다.

인문학 과정을 수료한 후 이 씨는 자활의 의지를 불사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이 씨는 대형 트럭 운전사를 구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곧바로 차주를 찾아간 이 씨는 다짜고짜

자신이 해보겠다고 청했지요. 문제는 그에겐 대형 운전면허가

없다는 것. 이 씨의 열의에 찬 눈빛을 본 차주가 운전면허를

딸 수 있도록 도와준 끝에 이 씨는 대형 트럭을 몰고 의정부와

울산을 오가며 자활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 이 씨가 필자를

찾아왔습니다. 술 한잔 사고 싶다는 거였지요.

그날 술자리의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자

충격이었습니다. 술에 취한 이 씨는 느닷없이 인문학 강의

시간에 읽은 책들을 언급하기 시작하더군요. 중요한 건 현재의

조건이 아니라 삶에 대한 의지와 용기라는 말을 기억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강의 시간에 함께 읽은 책의 글귀를

인용했는데,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에 나오는

니체의 말이었습니다. “삶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어떤 고통도

이겨낼 수 있다.”(성프란시스 대학 1기생 이○○ 씨의 사례)

간혹 “먹고살기 힘든 세상, 더더구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인문학을 말하는 건 사치스러운 일이 아닌가?”라고 비아냥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굳이 인문학의 의미를 강변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문학은 창의성의 샘물이자, 삶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며, 삶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라는

등의 관념적인 말을 늘어놓지도 않겠습니다. 굳이 답을 원할

때면 위의 사례들을 들려주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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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근로자 입장에서 개선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지금 ①_Q&A로 알아보기

Q :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직업성 암의

확대 범위는?

A 업무 때문에 발병하는 직업성 암은 현행

9종에서 21종으로, 직업성 암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은 현행 11종에서 23종으로

확대됩니다. 현재 피부암, 폐암, 백혈병

등 9종만 업무로 인한 암으로 인정하지만

앞으로는 난소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갑상선암 등 12종도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됩니다.

확대된 암 유발물질 23종 외에도 질병 원인

가능성이 큰 물질은 근로복지공단의 업무

매뉴얼에 따라 조사하고, 산업재해 인정

여부를 판정합니다.

Q : 과로사 산재 인정 기준은 어떻게

바뀌나요?

A 현재 ‘일상 업무에 비해 과중한

육체적·정신적 부담이 발생한 경우’를

만성과로로 인정하고 있어, 일상적으로

과로하는 근로자는 오히려 보상받지

못하는 모순이 발생했습니다. 앞으로는

만성과로 인정 기준에 업무시간 개념을

도입하여 ‘업무시간이 12주간 주당 평균

60시간을 초과하는 경우는 업무와의

관련성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Q : 만성 폐쇄성 폐 질환과 퇴행성

질환도 산재 인정을 받나요?

A 네, 그렇습니다.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을

업무상 질병에 추가함에 따라 광업, 금속

제조업, 건설업에 종사하며 석탄 분진 등에

장기간 노출된 호흡기 질환자에게도 산재

보상의 길이 열립니다.

또 업무와 관련한 사건 때문에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정신 질환이 발병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산재를 인정하는 기준도

새로 만들었습니다.

퇴행성 관절염도 업무 때문에 퇴행이

빠르게 진행된 경우에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Q : 과거에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A 법원 판결을 통해 확정된 경우는

소급 적용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가 불승인된 적이

있더라도 현재 질병 때문에 치료 중일

경우 산재 신청을 해 다시 판결을 받는

것은 가능합니다. 산업재해보상법상 보험

급여 소멸시효는 3년이어서 3년 안에

산재로 치료받은 적이 있다면 산재 신청이

가능합니다.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인정 범위가 대폭 넓어지고 구성 체계도

근로자 중심으로 개편되었습니다. 이번 제도 개선은 질병의

산재 인정이 어렵다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오랜 기간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마련한 것입니다. - 마정준 과장(요양부)

산재 인증 기준 근로자에게 유리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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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은 지금 ②_한눈에 쏙쏙

조건과 내용은 이렇습니다하고 싶은 공부, 걱정 말고 하세요

근로자 대학 학자금 대출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학업을 병행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죠.

시간도 쪼개서 알뜰하게 써야 하고 수업 시간도 제때 맞추려면 직장

동료 눈치도 봐야 하고…. 제일 큰 문제는 돈입니다. 새 학기마다 내야

하는 등록금은 왜 이리 비싼지. 그야말로 숨이 턱턱 막히는 듯합니다.

이런 근로자를 위해 마련한 것이 바로 ‘근로자 대학 학자금 대출’입니다.

- 양혜성 대리(복지진흥부)

‘근로자 대학 학자금 대출’이란직장을 다니면서 학교에 다니는 근로자를

위해 학자금을 저리로 빌려주는 것이

‘근로자 대학 학자금 대출’을 만든

취지입니다. 간단한 절차로 이용할 수

있으니까 바로 확인해보세요.

대상

고용 보험 피보험자로

기능대학, 평생교육 시설,

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전문대학,

방송통신대학, 사이버대학, 기술대학

등에서 정규 과정 및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근로자

※학점은행제, 평생교육원 중

정규 학위 과정은 인정

접수 기간

1학기는 1월 2일부터

4월 30일, 2학기는 7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접수 기간 내 신청 금액이

대부 재원을 초과할 경우

우선순위에 따라 선발

대부 금액

해당 학기 학자금(입학금, 수업료

및 그 밖의 납부금) 전액이며,

1인당 신용보증 총 한도액 2000만 원

범위 내에서 신청 가능

※장학금, 보조금, 대출받은 금액은

제외하고 차액 신청

신청서 접수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근로복지넷(www.workdream.net)에

회원 가입 후 신청 가능하며,

주소지 관할 지사로

방문 접수도 가능

대부 금리

거치 기간(졸업 후 2년까지)

연 1.0%, 상환 기간(5년)

연 3.0%

※공단의 신용보증 지원 제도를

이용할 경우 연 0.3%의

신용보증료 별도 부담

문의

자세한 대부 대상과

대부 조건은 근로복지공단

근로복지넷에 안내되어 있으며,

전화 문의는 공단 대표 전화

(1588-0075)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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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5

근로복지공단은 지금 ③_위기 탈출 도와드립니다

큰일이네. 월급이 밀려서

어쩌지?

근로복지공단에서 해결해봐요

꼼꼼하게 알아봅니다융자 대상 운영 중(휴업 포함)인 임금 체불 사업장에 재직 중인 근로자로 연간

소득액(배우자의 소득이 있는 경우 합산)이 4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입니다.

융자 조건 체불 임금 범위 내에서 최고 1000만 원까지 연리 3.0%, 1년 거치 3년 균등

분할 상환합니다. 근로복지공단의 근로자 신용보증 지원 제도를 통해(연 1%의 보증료

별도 부담) 저신용 근로자(단, 신용불량자는 제외)도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선정 절차 1차 예비 선발과 2차 적격 심사로 나뉩니다. 예비 선발은 월 2회로

우선순위에 따라 융자 대상자를 선정합니다. 적격 심사는 예비 선정자에 한해 구비

서류를 제출한 후 결정합니다.

융자 신청 근로복지공단 근로복지넷(www.workdream.net)에서 신청 가능하며, 기타

궁금한 사항은 1588-0075로 문의하면 됩니다.

임금 체불로 인한 생활비 걱정 덜어드립니다

생활안정자금 대출

갑작스럽게 회사가 어려워져 월급이 밀리면

큰일이죠. 각종 공과금에 카드 요금 고지서는

계속 날아오고…. 이럴 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생활안정자금 대출’입니다. 공단의 문을 두드리세요.

함께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 장제윤 과장(복지진흥부)

임금이 밀려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로자의

고통을 덜어드리고자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임금

체불 생계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경영이 어려워 임금이 체불된 경우에 체불 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융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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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은 지금 ④_프로그램 ing

산재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을 아시나요?

희망내일찾기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있죠. 그만큼 이루기 어려운

일을 뜻하는데요, 요즘의 취업 전선에 바로 이런

표현이 어울릴 듯합니다. 그 속에는 제2의 인생을

꿈꾸며 노력하는 산재 근로자도 많을 겁니다. 성한

사람도 어려운 취업 현장에 무작정 뛰어들어야 하는

것에 큰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근로복지공단의 ‘희망내일찾기’ 프로그램은 바로 이런

사람을 위해 마련한 것입니다. - 배성용 과장(재활사업부)

직무 훈련

산재 근로자에게

적합한 직종으로

과정 운영

구직 의욕 제고

기본 소양

가치관 교육

현장 훈련

직무 훈련 후

운영 기관과

협약한 사업체의

현장에서 실시

취업 알선

취업처 발굴

동행 면접 등

지원 대상

연령에 상관없이 직업훈련 신청일 현재

산재 장애인(제1∼제12급)으로서 취업(자영업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직업 복귀 계획을

수립한 자

※업무상 재해로 요양 중에 있으나, 치유 후에

장해 제1~제12급에 해당할 것이라는 의학적

소견이 있으면 요양 종결 전이라도 직업훈련

지원 가능(단, 입원 중인 경우는 제외)

신청 기간장해 등급이 판정된 날부터 1년 이내에

2회 신청

※단, 장해 등급이 판정된 날부터 1년이 되는 다음

날부터 3년 이내는 예산 사업으로 별도 지원

지원 내용

훈련 비용 : 600만 원 이내에서 훈련에 실제

소요된 비용을 훈련 기관에 지급

훈련 수당 : 1일당 최저임금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훈련생에게 지급(2013년 3만8880원)

※훈련으로 인해 취업하지 못하는 기간에 대해

매월 출석률이 80% 이상인 경우 훈련 시간·기간

등에 따라 차등 지급(1일 2시간 미만인 경우는

부지급)

※장해보상연금 수급자는 장해연금액과 훈련

수당을 조정하며, 예산 사업으로 훈련받는

경우는 훈련 수당을 별도 기준 적용

훈련 직종 ‘자격기본법’ 또는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른

자격과 연계되는 훈련 직종 등

※2013년 희망내일찾기 프로그램 운영 기관 안내

참조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하세요.)

수료 후 혜택운영 기관을 통해 취업처 발굴, 동행 면접 등

‘취업 알선 서비스’ 제공

신청 방법거주지 인근 공단 지사에 신청서 제출

(방문, 인터넷)

지원을 위한 상세 내용

직업훈련 취업 연계

‘희망내일찾기’ 프로그램은?

‘희망내일찾기’ 프로그램이란?산재 근로자가 재취업을 하기 위해 기술 습득이 필요한

경우, 근로복지공단에서 공단과 계약한 ‘희망내일찾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에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훈련 비용과 훈련 수당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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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희망 메시지

창을 가리키는 영어의 Window는

‘바람의 눈(Wind+Eye)’이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집에 창이 있다는 것은 영혼에 눈이 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일입니다.

우리는 똑같은 바람의 눈, 영혼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배웁니다.

왜 학교를 배움의 창(學窓)이라 하고, 왜 옛 친구를 동창(同窓)이라 불렀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창 앞에 서면 풀잎을 흔들던 작은 바람들이 마음을 흔드는

아주 작은 바람들이 맑은 시선으로 다가옵니다.

창문을 굳게 닫은 아이들을 우리는 자폐아라고 부릅니다.

지금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블라인드(Blind)를 내린 어두운 방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창문을 여세요. 마음의 문을 여세요.

거기에 새로운 빛과 바람이 있습니다.

그것을 창이라고 부르는 이유

이어령의 희망 메시지는 <이어령의 80초 생각 나누기>(시공미디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어령 교수가 80년 동안

쟁여둔 생각들을 펼쳐낸 이 책에는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감동 메시지, 내 삶과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게 하는

지혜의 메시지, 번뜩이는 창조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글 이어령│그림 오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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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디딤돌

관할 구역 확대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다

지난 2월 1일, 태백지사의 관할 구역이 바뀌었다. 기존 태백시, 삼척시 2개 시에서

동해시와 울진군을 포함해 총 3개 시, 1개 군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번 관할 구역의

조정은 2012년 10월 15일 자로 관할 구역이 변경된 고용노동부 지방 노동 관서와

공단 소속 기관 간의 업무 효율성을 강화하고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태백지사의 관할 구역 확대로 어떤 제도적 변화가 있으며, 그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 태백지사는 관할 구역 확대로 사업장 수가 8천여 개에서 1만 8천여 개로

확대되고, 2개 직영 병원을 담당하며, 정원이 22명에서 32명으로 증가하는 등 강원

지역 내 가장 큰 소속 기관이 되었습니다. 또 정원 증가에 따른 대외 협력 강화와

효율적 지사 운영을 위해 가입지원TF팀과 재활보상TF팀을 신설해 사실상 1급지의

위상을 갖추게 되었습니다”라고 홍경선 지사장은 설명했다.

강원도 산간 지역과 동해안 연안 지역을 아우르는 태백지사는 과거 석탄 산업 등

광업이 발달한 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진폐와 관련한 산재 근로자가 많다.

태백지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태백시, 삼척시에 이어 동해시와

울진군이 서비스 지역에 포함됐고, 사업장 수가 8천여 개에서 1만 8천여 개로

확대됐다. 또 정원이 늘고 팀이 신설됐으며 2개 산재병원에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사실상 1급지로 거듭난 태백지사,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그들의 각오를 들어본다. 글 양인실│사진 이재희

“더욱 확대된 지역에서 상생의 서비스를 펼치겠습니다”

태백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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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목욕 봉사와 진폐 산재

근로자의 나들이 도움 활동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루는 연세가 지긋한 할머님이 오셔서 진폐와 관련한 상담을 해드렸어요.

그런데 다음 날 출근해 보니 삶은 옥수수 한 봉지가 책상에 놓여 있더라고요.

친절하게 대해줘서 고맙다며 직접 키운 옥수수니까 직원들과 간식으로 먹으라는

쪽지와 함께 말이죠. 우리 태백지사만이 맛볼 수 있는 훈훈한 정과 인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며 박원흠 과장이 흐뭇하게 웃는다.

민원인의 접근성과 편리성을 고려한 원스톱 서비스 강화

태백지사의 가입지원TF팀은 관내 사업장의 가입 지원, 복지, 행정 업무를 맡고

있다. 우리나라 석탄 탄광 4개소가 모두 이곳에 소재하고 있어 광업·농업·어업 등

다양한 1차 산업과 모든 유형의 에너지(석탄, 석유, 가스, 풍력, 화력 등) 관련 사업,

강원도 산간 지역과 동해안 지역을 기반으로 한 관광산업 등 다양한 사업장에 대한

보험 및 복지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또 재활보상TF팀은 산재병원에서 실시하는

재해 상담에서 장해 보상까지의 원스톱 서비스를 포함해 관내 산재 근로자에 대한

재활 보상 업무를 담당한다.

특히 지역적 특성 탓에 소속기관 중 가장 많은 진폐 근로자를 상대로 재활 보상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태백지사에 근무하는 최초 요양 담당자는 사업장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탄광의 갱도, 막장 등 광업의 전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태백지사는

산재병원과의 요양·재활 서비스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2013년 2월 4일 자로 동해

및 태백산재병원에 요양 재활 합동 근무팀을 설치해 재해 상담에서 장해 보상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동해산재병원의 원스톱 서비스는 새로 편입된

동해시, 울진군을 포함해 삼척시 일부 지역의 경우 태백시와의 거리를 고려했다.

또 가입 지원 업무에서도 보험료 신고서 제출 기간 등 업무 집중 기간에는 동해시에

이동 상담실을 설치해 좀 더 고객에게 다가가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2월부터 동해 및 태백산재병원에

요양 재활 합동 근무팀을 설치한 태백지사.

재해 상담에서 장해 보상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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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대리(가입지원TF팀)

2011년 6월, 취득과 동시에 곧바로

장롱에 들어간 운전면허증. 그러다

2012년에 덜컥 자동차를 구입하고는

강심장으로 시내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미 있고 제가

운전 감각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3개월 지나서는 동해도

다녀왔죠. 올해 목표는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를 하는 것입니다.

이경훈 주임(가입지원TF팀)

평소 운동하던 습관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마라톤

풀코스는 7번 완주했고 하프 대회도

20번 이상 참가했습니다. 그리고 한라산,

지리산, 소백산 등 전국 유명 산은 전부

등정했을 뿐 아니라 3,755m의 후지

산도 거뜬히 올라갔습니다. 제가 꿈꾸는,

조만간 이루게 될 다음 장소는 5,000m에

자리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입니다.

‘나의 노력이 이룬 달콤한 열매’를 공개합니다

Attention!

김동기 부장(재활보상TF팀)

2011년 직원들과 내기를 건 ‘3개월 살

빼기 프로젝트’에서 20kg를 감량한 저는

결국 1등을 차지했습니다. 상금 1백만

원을 거머쥔 것은 물론 건강과 날씬한

몸을 되찾았으니 저에게는 일생일대의

행운이었죠.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하는 데다

과일과 채소가 풍부한 식습관을 지키고

있어 지금도 건강한 체력과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로 고민하는

분들, 저를 찾아오세요.

최재하 과장(재활보상TF팀)

작년 연말에 보상 관련 실적 우수 사원으로

뽑혀 표창을 받았고 5년 6개월 만에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보상

민원 서류 담당자로 재해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고충을 열심히 들었던 게 반영된

결과일까요?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동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업무를

공유한 게 가장 큰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2012년에는 태백지사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상승해 직원 모두가 고무됐습니다.

올해에도 그 기운을 이어받아 실적 향상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우수 실적으로 표창받고 승진도 하고

운동과 식단 관리로

20kg 감량

마라톤 완주,

에베레스트 정복

장롱면허,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다

우수 사원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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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발걸음

경북 구미시에 자리한 상영엔지니어링은 남태웅 씨가 오랫동안 다니는 직장이다.

이곳에서 그는 많은 일을 겪었고 크나큰 보람을 느꼈다. 강석구 사장을 비롯해

동료들과는 한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일했고, 청춘과 열정을 바쳤으며 결혼까지 해

아이도 얻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다시 돌아온 직장’이라는 의미만큼 뜻깊은

것은 아닐 것이다. 사고 후 1년여 만에 찾은 직장은 여전했지만 남태웅 씨에게는

남다르게 느껴졌다. 다시 만난 반가움과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교차했지만,

분명한 것은 새로 쏘아 올리는 한 가닥 희망을 본 것이다.

불쑥 찾아온 고난과 시련 앞에서 속수무책

2011년 12월 26일, 남태웅 씨는 금속 제품을 가공하기 위해 제품을 들어 올리다 몸과

밀링 기계 사이가 벌어지는 바람에 허리를 다쳤다. 그 사고로 흉추 12번과 요추 1번

간 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았다.

다음 날 전방흉곽추간판절제술을 받았는데, 그 후 양측 부전마비 증상이 생기면서

척수병증, 신경성 방광, 신경성 장애에 대해 추가 상병 승인이 내려졌다. 차분한

성격과 긍정적 마인드 그리고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던 남태웅 씨의 사고는 그

자신뿐만 아니라 사업장에도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그는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이었고 아내는 임신 중이었다. 아직 한국말이 서툰

베트남 부인을 두고 수술과 장기간 입원을 한 남태웅 씨의 마음은 아주 무겁고

착잡하기만 했다. 가족이나 주변의 지지가 미미해 가족 부양 책임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컸다. 또 재해 상병 상태로 재고용 여부 또한 불투명했으며, 통증이나 몸 상태가 나을

기미가 없는 등 남태웅 씨의 육체적 고통과 심리적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기만 했다.

업무 중 허리를 다쳐 수술과 재활 치료를 하며 보낸 1년여의 시간 동안

남태웅 씨는 깊은 고통과 좌절을 겪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근로복지공단의 ‘내 일 찾기’ 서비스, 잡 코디네이터의 전 방위적 지원,

가족의 이해와 사업주의 결단으로 그는 다시 일어섰다. 원직장으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오늘도 활기차다. 글 양인실│사진 이재희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신 여러분이 저의 희망나무입니다”

원직장으로 복귀한 남태웅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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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잡 코디네이터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렇게

두 번째 인생을 꾸리지

못했을 겁니다.”

“산재 근로자가 복직해

별 탈 없이 지속적으로

일하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잡 코디네이터의 역량, 산재 근로자를 일으켜 세우다

근로복지공단 구미지사의 이효진 잡 코디네이터가 남태웅 씨를 만난 것은 심신의

고통과 불안감이 극으로 치달을 때였다. 수술 후 보행하는 것조차 어려울 만큼

상태는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산재 승인은 났지만 산업재해 보상이나

절차에 대해 본인도 몰랐고 조언해주는 이도 없었다. 그때 남태웅 씨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한 이효진 잡 코디네이터는 산재 보상 전반에 관한 안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서비스를 펼치기 시작했다.

치료를 계속하는데도 증상이 거의 호전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남태웅 씨를 대구산재병원으로 옮겨 치료받을 수 있게 한 이도 바로 이효진 잡

코디네이터다.

“옮긴 병원에서 워크 하드닝 트레이닝, 워크 레디니스 등의 집중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적극 실시한 결과 몸 상태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어요. 신체도

많이 유연해졌고 근육통도 완화되는 효과를 봤습니다. 집중재활치료 프로그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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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도입한 특성화한 맞춤형 서비스였습니다. 시범 케이스로 남태웅 씨의

참여를 적극 권장했고 재활 치료에 열심히 임한 결과 눈에 띌 만큼 경과가 좋아 잡

코디네이터로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릅니다.”

그 외에도 이효진 잡 코디네이터는 사업장을 방문하고 사업주와의 상담을 통해 원

직장 복귀를 유도하는 한편, 복귀 여부를 알 수 있는 작업 능력 활동 평가도 함께

실시했다.

신체 회복에 대해 불안감을 호소하는 남태웅 씨를 위해서는 다차원 심리 검사와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직업 복귀 의욕을 키워나갔다.

또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부인을 위해 주 2회 가정방문을 통한 한국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복지관을 연계해주었으며, 가족 상담도 함께 실시해 정서적 안정을

유도했다.

희망나무에 물을 주고 꽃을 피우다

2012년 11월, 남태웅 씨는 원직장에 복귀했다. 다시 올 수 있을까 싶던 직장을 대하는

그의 심정은 단순히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었다.

본인의 강력한 재활 의지, 가족의 눈물겨운 헌신, 사업주의 열린 마음 그리고 오로지

산재 근로자의 원직장 복귀를 위해 1년여 동안 이리저리 백방으로 뛰어다닌 잡

코디네이터의 아낌없는 노력….

이 모든 것을 하나의 퍼즐로 맞추고 완성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결실이었다.

“사업장에 다시 돌아오니 마치 고향 집에 온 기분입니다. 환영해주는 동료는

가족이나 다름없으며, 두 손으로 다시 만져보는 기계조차 이리 반가울 수 없습니다.

많은 분의 도움으로 이 자리에 다시 서게 됐습니다. 그 고마움을 갚을 길은 열심히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저에게는 희망나무입니다.”

쉬는 시간에 강석구 사장과 함께

탁구를 치는 남태웅 씨. 오랜만에 뭉친

상영엔지니어링 가족들이 봄 햇살만큼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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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의 위탁을 받아

산재 환자의 심리 치료를 맡고

있는 명우아동가족발달센터.

책임감 있는 교육과 다양한

치료법으로 산재 환자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긍정적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2012년

희망찾기 프로그램 운영 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이 센터의

치료 방법과 활동 내용을

살펴본다.

글 김인수│사진 이민희, 하지영

희망 누리꾼

“어머나, 그림이 훨씬 보기 좋아졌네요!”

“그런가요? 허허.”

새하얀 도화지 위에 사인펜으로 그린 그림. 산과 논, 옹기종기 집들이 들어앉은 마을

앞으로는 시냇물이 흐르고, 서로 손을 맞잡은 가족의 모습. 희망찾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권병찬(49) 씨의 작품이다.

권 씨는 작업 중 기계에 손이 깔려 오른손을 절단해야 하는 사고를 당했다. 30년

숙련공이던 권 씨에게 오른손이란 그야말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전부’였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불의의 사고였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어둠, 절망, 좌절…. 병상에 누운 권 씨는 육체적 아픔보다 정신적 아픔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를 위해 마련한 희망찾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도 딱히 기대감 때문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거추장스럽게만 느껴졌다.

프로그램 내용도 마땅찮았다. 서툴기만 한 왼손으로 그림을 그려야 했고, 찰흙으로

구슬도 빚어야 했다.

산재 장애인의 경우 심리적

충격도 크기 때문에 부상

당시부터 심리 재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굳은 얼굴희망꽃 피면 저희 마음도 활짝 피어요”

명우아동가족발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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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프로그램에 참여할수록 스스로 무언가 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어둠의 기운이 어느새 옅어져 있었고, 가족과 주변 사람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제야 비로소 권 씨는 자신이 다시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참여한 분들이 대개 권 씨와 비슷한 경험을 겪어요. 물론 프로그램이 모든 이에게

좋은 결과를 안겨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이면 대부분의

참여자가 훨씬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해 있지요.”

근로복지공단의 위탁을 받아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명우아동가족발달센터’ 김향숙

소장의 말이다.

다시 일할 수 있다는 희망을 키워갑니다

근무 수행 중인 작업장 내에서 근로자가 겪는 사고는 가벼운 골절이나 찰과상부터

사지 절단 같은 심각한 손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외상을 남기는데, 이러한 외상이

장애로 이어지면 심리적 충격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된다. 산재 장애인의

경우 산재로 인한 신체적 장애뿐만 아니라 외상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과 정신적

장애 모두 심각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부상 당시부터 심리 사회적·정신과적 개입이

필요하다. 따라서 산재 환자의 신체적·심리적 특성을 바탕으로 한 심리 재활 치료

프로그램이 꼭 필요한 것. 근로복지공단에서 희망찾기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명우아동가족발달센터는 2010년 첫해부터 희망찾기 프로그램의 산재 환자 심리

치료에 참여해왔다. 참여 환자 수도 매년 늘어 작년에는 76개 반을 운영했다. 1개

반의 인원은 4~9명이었다.

“외상 환자는 육체적 고통도 고통이지만 정신적 고통을 더 심하게 겪어요. 스트레스,

불안, 분노, 우울증 등이 겹쳐서 내면을 뒤흔드는 것이지요. 이런 심리적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신지은 부소장의 말이다. 산재 환자 심리 치료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산재 환자가 입원한 병원에서 환자들의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 지휘한다.

프로그램은 인지 치료 이론, 긍정 심리학과 마음 챙김 이론, 이미지 치료 이론, 표현

산재 환자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 조사부터 모래 놀이 치료,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산재 환자 대부분이

처음에는 열의 없이 참여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희망의 통로를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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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치료 이론을 토대로 구성한 것. 현재의 마음을 그림으로 나타내고, 느끼고 있는

고통의 크기를 찰흙 구슬로 빚어보는가 하면 물감을 묻힌 구슬을 굴려 자신이 그린

그림에서 이미지를 떠올려보기도 한다.

“처음에 참여자에게 산과 밭, 마을과 강을 그리라고 하면 대개 허전하고 쓸쓸한

풍경을 그려요. 텅 빈 산, 텅 빈 마을, 특히 사람이 혼자 있는 모습을 많이 그리지요.

그러나 교육이 끝날 무렵에는 그림에서 많은 것이 달라져 있어요. 산에는 나무가,

밭에는 작물이, 강에는 물고기가 있고, 마을에는 사람들이 있어요. 또 사람도 혼자가

아닌 가족으로 바뀌지요.”

신 부소장은 프로그램이 참여자를 어떻게 변모시키는지를 설명했다.

교육이 끝날 무렵, 혼자가 아닌 가족을 그립니다

교육은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아급성기 4회기 프로그램과 통원 환자가 주 대상인

회복기 6회기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4회기 프로그램에서는 심층 심리

재활 치료, 외상 충격 완화와 내면의 안정감 강화, 건강한 자아상 확립과 사회성

훈련이 이루어진다. 6회기 프로그램은 사회 적응 및 구직과 재활에 대한 동기 강화,

의사소통 기술 습득과 자기주장 훈련 강화, 신체에 대한 자기 효능감과 긍정 심리

증진 등이 주 내용이다.

교육을 마친 이에게는 졸업 증서도 수여한다. 비록 긴 기간의 교육은 아니지만

참여한 이에겐 더없이 중요하고도 진지한 과정이기에 졸업 증서의 의미도 남다르다.

또 그린 그림을 모아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며 스스로 어떻게

변했는지 깨닫고 앞으로의 삶에 자신감을 갖게 된다.

“굳은 얼굴, 닫힌 마음의 환자를 상대로 하는 일이라 쉽지만은 않아요. 웃으며

프로그램을 마치는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지요. 그 느낌

때문에 매년 의욕적으로 프로그램을 보완, 확대하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효과가 더

좋은 결과를 안겨드리고자 하는 마음에서요.”

환자에 대한 충실한 교육과 성과 덕분에 명우아동가족발달센터는 근로복지공단

희망찾기 프로그램 위탁 운영 기관 중 2012년 우수 기관의 하나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우수 기관에 선정된 것보다 더 힘이 되는 것은 프로그램을 수료한 이들이

밝은 목소리로 전해주는 “덕분에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이라고.

교육을 마친 이에게는

졸업 증서도 수여한다.

비록 긴 기간의 교육은

아니지만 참여한 이에겐

더없이 중요하고도 진지한

과정이기에 졸업 증서의

의미도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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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파수꾼

이직이 심한 음식점 종업원들. 그러기 때문에 이들에게 산재·

고용 보험 등 사회보험을 권하는 업주는 많지 않다. 또 보험료를

‘비용’쯤으로 여기는 업주도 많다. 그러나 실제 사회보험의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그

사례를 김상범 씨의 사업장에서 찾아본다. 글 김인수│사진 이진하

“성공의 비결요? 두루누리 사회보험이죠”잘나가는 음식점 ‘돌판위에김과장’ 김상범 사장

“여기 상 좀 치워주세요.”

“여기 제육백반 셋요.”

“네, 네, 알겠습니다.”

낮 12시가 넘은 점심시간. 서울 충무로 극동빌딩 뒤에 위치한 음식점

‘돌판위에김과장’에는 밀려든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잘되는 집이 늘 그렇듯

앉을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손님도 적지 않다. 주변에 음식점이 많지만 이곳은

흔히 하는 말로 ‘대박’ 집 중 하나다.

“특별한 비결이랄 게 뭐 있나요. 음식에 신경 쓰고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바쁜 점심시간을 넘기고 손님들이 뜸해지자 업주 김상범 씨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

아내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을 했지만 실질적 운영은 그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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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연 것은 2008년. 다니던 증권회사를 그만둔 그는 나름대로 시장조사를 한 후

이곳에 음식점을 열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낮에는 식사를, 저녁에는 술을 판다는

전략을 세웠고, 그것이 맞아떨어져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김 씨가 밝히는 성공 포인트는 두 가지다. 그 첫 번째는 음식의 재료. 김 씨는

개업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음식 재료를 본인이 직접 구입한다. 특히 제일 관건인

고기의 경우 최상의 품질을 고집해오고 있다. 단가가 좀 비싸더라도 육질은 물론

맛이 좋은 고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을 찾는 이들은 고기 맛에

만족을 표하고 있으며, 이미 널리 입소문 난 상태다.

또 기본 반찬들도 공급 업체로부터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어 상에

내놓는다. 그러니 손님들이 만족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에 물가가 너무 올라 어려움이 많아요. 재료의 질을 고집하다 보니 수익률이

그만큼 낮아지는 거죠. 그래도 차라리 가격을 올릴지언정 재료의 질을 낮추진 않을

생각입니다.”

수익을 올리는 방법으로 재료의 질을 낮추는 것은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이다.

그러나 그것이 오래가면 결국엔 손님들이 알아차린다는 것이 김 씨의 판단이다.

4대 보험 가입으로 종업원 기 살려 성공했어요

재료의 질에 이은 또 하나의 성공 포인트로 김 씨는 종업원의 성의와 태도를 든다.

어쩌면 재료의 질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고 김 씨는 말한다. 현재 이곳에서 일하는

이는 4명. 이제 1년을 넘긴 한 사람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2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종업원이 수시로 바뀌는 대부분의 음식점에 비하면 쉽지 않은 경우다.

그 이유를 김 씨는 가족 같은 분위기 그리고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에서

찾는다. 특히 4대 사회보험의 가입은 종업원에게 미치는 영향이 생각 이상으로

높다는 것이 김 씨의 판단이다.

“정부지원을 받으면서 사회보험에 가입하니 여기가 단순히 시간에 맞춰 일해주고 돈

받는 곳이 아니라 직장이라는 생각이 강해요. 또 혹시 잘못돼도 무언가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일을 해도 든든하게 느껴지고요.”

2년 넘게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이춘매 씨는 사회보험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밝힌다.

“정부지원을 받으면서 사회보험에 가입하니 여기가 단순히 시간에 맞춰 일해주고 돈 받는 곳이 아니라 직장이라는

생각이 강해요. 또 혹시 잘못돼도 무언가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일을 해도 든든하게 느껴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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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등 주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곳에서는 급료에 따라 옮겨 다니기를 밥 먹듯이

하는데, 이곳에서 일하다 보니 그런 것이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김 씨의 사회보험에 대한 관심은 부상을 당하면 생계가 막막해지는 종업원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이 칼에 손을 베여 한동안 일할 수 없게 되었어요.

그분에게는 몇 달간 일을 못 한다는 게 엄청난 어려움이죠. 그때 사회보험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나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분들도 생각해야 한다고.”

사장님과 종업원이 모두 윈윈해요

현재 자신과 종업원 4명에 대해 김 씨가 내는 보험료는 월 50여만 원. 업주의

입장에서는 결코 작은 액수는 아니다. 그러나 김 씨는 그 액수 이상으로 사업에

보탬이 된다고 믿고 있다. 그는 보험의 기능을 음식 재료의 질에 비교한다. 재료의

질을 낮추면 우선 이득을 볼 수 있듯, 보험을 들지 않으면 당장 50여만 원의 돈을

아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결코 이득이 아니라고 말한다.

종업원이 오래 근무하면 장점이 많다. 일의 속도와 능률은 물론이고, 음식 맛이

일정해 사업 운영에 전체적인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또 종업원을 새로 채용해 숙련될

때까지 비용 손실이 없는 것도 무형의 이익이다. 뿌리를 박으니 종업원도 마음 편히

일하게 되는데, 그 영향은 손님에게 미친다. 즉 손님을 대하는 태도에 책임감이

실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한 달 50만 원의 돈에 비할 수 없다는 것이 김 씨의

판단이다.

“대박 나는 집의 공통점은 맛과 서비스입니다. 대박 나는 집을 만들고자 한다면 필수

조건은 종업원을 위한 사회보험입니다. 그 효과는 분명 장담할 수 있습니다.”

사업의 성공을 꿈꾸는 많은 업주들, 그들에게 전하는 김 씨의 제언이다.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제도 월 소득이 130만 원 미만인 근로자가 있는 10인 미만 사업장의

고용보험, 국민연금 부담액의 50%를 정부가 지원해준다. 사업주와 근로자 부담액 모두 지원 받는다.

미가입 사업장은 가입 신청을 하면서 지원 받을 수 있다. 문의 1588-0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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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예찬 회사를 다니다 뒤늦게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 나에게 담임이라는

업무는 상당한 설렘과 더불어 ‘학생들에게 어떤 모습을

부각시켜줘야 하는가?’라는 적잖은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동료 교사에게 자문을 구해보기도 하고, 나의 학창 시절을

기억해내 제일 기억에 남는 선생님을 헤아려보며 몇 날 며칠을

엎치락뒤치락했다.

그러고 나서야 담임으로서 학생들 교육에 몇 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첫째, 복장을 단정하게 할 것. 둘째, 공부를 열심히 하되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룰 수 있도록 취미를 가질 것. 셋째, 학급

내에서뿐만 아니라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는 꼭 담임선생님께

보고할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예절을 갖춰 인사를 잘할 것

등이었다.

복장을 단정하게 하는 것은 깨끗한 옷차림으로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루는

것은 사회생활에서 폭넓은 대인 관계와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다.

첫날 교단에 서서 새 학기를 맞이한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바라보면서 나는 학생들에게 내 자신이 스스로 정한

것들을 먼저 지키겠노라 다짐했다. 이제는 퇴근

후 길에서 마주쳐도 환한 웃음으로

인사를 해오는 제자들을 보며

교사로서 담임으로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

- 신준철(강원도 춘천시)

고향 집 안방 벽에는 특별한 사진 한 장이 걸려 있다. 2년 전

언니의 졸업식 날 함께 찍은 사진인데, 그 사진이 특별한 것은

둘 다 졸업 가운을 입고 학사모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

우리 집은 밥을 못 먹는 날이 많았을 만큼 가난했다. 그 때문에

언니와 나는 중학교만 졸업하고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아버지의 병원비와 동생들 학비를 버느라 우리는 공부할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늘 학력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는 마흔하나에 다시 책가방을 들었다. 내가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교에 입학하던 날, 가장 기뻐한 사람은 친정엄마였다.

자식들을 가르치지 못한 게 한으로 남았다던 엄마는 쌈짓돈을

털어 입학금을 내줬다. 늦게 시작한 만큼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에 매달렸다. 그 덕분에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았다.

나에게 자극을 받은 언니도 1년 뒤 같은 학교에 입학했다. 나이

들어 공부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미래의 내 모습을

생각하며 매 순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나는

졸업식 날 언니랑 활짝 웃으며 달콤한 노력의 결실을 맛볼 수

있었다. - 장미숙(서울시 송파구)

나의 노력이 이룬 달콤한 열매

책가방에

희망을

담다

3월에 다시

생각하는

담임의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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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카페를 운영하면서 밤에 일하고 낮에 자며

집안일까지 하다 보면 아침은 늘 분주하다. 오랜만에 동창생

모임이 있어 서두르던 어느 토요일 아침, 화장을 마친 아내가 뱀

허물 같은 머플러를 던지며 “이게 얼마짜리인데 세탁기에 넣고

돌렸어?”라며 따지듯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 당신이 집안일해. 그러면 되잖아” 하고 나도 매던

넥타이를 던져버렸다. 결국 서로 큰 소리로 언성을 높이는 일이

벌어졌다.

울며 뛰어나가는 아내의 뒷모습이 불편해 보였다. 무릎이

아프다면서 병원에 안 가고 파스로 도배하며 사는 아내.

아내의 머리와 어깨 위로 진눈깨비가 내려앉았다. 평생 행복하게

해준다고 해놓고는 지금껏 아내를 고생만 시킨 나. 나는 어느새

우산을 들고 아내가 간 길로 달려가고 있었다. 가쁜 숨을 내쉬며

도착한 카페 저쪽 끝에 여러 명의 남녀가 보였다. 아내가 늘

만나고 싶어 하던 짝꿍과 동창생들이다. 보이지 않게 조용히

들어온 나는 문자를 보냈다. “여보! 당신 첫사랑이 제일 멋지네.”

한참 후에 문자가 왔다. “치, 거짓말! 내 눈엔 왜 당신이 제일

멋져 보이는데?” 김연아의 금메달보다 더 값진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 이상재(경기도 안양시)

투정도

사랑의

일부다

중국 여행을 위해 새벽에 학원을 다니면서 열심히 중국어를

익혔다. 하지만 작심삼일이 되기를 수십 번, 마음처럼 중국어는

내 맘속에 들어와주지 않았다. 그래도 고비에 고비를 넘기며

공부했고, 그렇게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2리터짜리 빈 생수병을 지폐와 500원짜리 동전을 넣는

저금통으로 활용했다. 또 마을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며 교통비를 아꼈고, 그 시간을 활용해 중국어

공부를 했다. 스마트폰을 과감히 해지하고 일반 폰으로 바꿔

나머지 차액을 고스란히 저금했다. 유명한 전문점의 커피 대신

커피포트에 일회용 커피를 타서 마시는 나를 보고 친구들은

진짜 너무한다며 구시렁거리기도 했다. 신발·옷·가방은

언니한테 얻어 쓰고 화장품은 동생들한테 빌려 쓰며 갖은 구박을

받기도 했지만, 차곡차곡 쌓이는 여행 자금과 중국어 실력에 나

스스로도 놀랐을 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도 이내 부러워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그랬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결과는

창대하리라”고. 그게 바로 나였다. 여권을 만들고, 비자를 받고,

여행 가방을 사고, 생애 첫 해외여행지가 될 중국으로 출발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따뜻한 봄의 첫 시작을 중국에서 맞게 될

그날, 4월을 위해 오늘도 난 일찍 일어나 멋진 하루를 연다.

- 유경숙(경기도 고양시)

드디어

중국으로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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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의 마음 그림

옹기종기 모여

똑같이 자라는 콩나물

자세히 들여다보니

크기와 모양이 다릅니다.

우리들 같습니다.

언제나 울 준비가 되어 있는 문풍지처럼

사람 사는 온갖 소리 바람처럼 들려오면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납니다.

그 시절

내 어두운 바다에도

섬이 하나 있었습니다.

노랑나비 한 마리

선명하게 날아다니고

낮은 바람에도

짙은 풀 향기 피어나는

눈부시게 환한 섬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희망의 섬이 있습니다

이영철 화가는 세상의 작고 여린 곳을 자세히, 오래 들여다보는 재주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는 소시민의 사랑과 희망

그리고 너른 들판에 핀 풍성한 꽃 같은 풍요로움이 담겨 있습니다. 순수하고 따스한 그의 그림과 글을 보며 마음을 다독여보세요.

http://namusai33.com/

‘나비를 입은 소녀’. 33.5×45.5cm, 캔버스에 아크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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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에베레스트를 시작으로 2007년 로체샤르까지 히말라야 8000m 이상의

고봉 16개를 세계 최초로 정복한 뒤 더 이상 히말라야에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히말라야를 오르며 경험한 22년간의 도전과 성취의 쾌감에 못지않은 ‘인생의 17좌’를

발견했기 때문이지요.”

거침없는 사나이, 무한 도전의 산악인 엄홍길이 발견한 인생의 17좌는

휴머니즘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자 뜻을 같이하는 많은 사람과 만든

‘엄홍길휴먼재단(www.uhf.or.kr)’을 통해 펼쳐지고 있다. 2009년부터 네팔의

히말라야 오지 마을에 ‘휴먼스쿨’을 지어주고 있는 것.

엄 대장이 유독 네팔에 무한 애정을 가지고 아이들 교육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는

것은 히말라야의 신(神)과 맺은 약속 때문이다.

휴먼스쿨, 희망원정대 봉사로 ‘인생 17좌’ 등정 중인

무한 도전 산악인엄홍길 대장

2007년 5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16좌 등정에 성공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당분간 산을 오르지

않을 것이라던 그의 새로운 도전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일.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과 추진력으로 제2의 도전을

시작했다며 바쁘게 생활하는 엄 대장. 스물여섯 살부터 오르기

시작했으니 제2의 고향이자 삶의 일부나 다름없는 히말라야를 더

이상 오르지 않겠다고 말한 그가 네팔을 부지런히 오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 권선근│사진 문덕관

달콤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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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에 처음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후 16좌를 오르기까지 꼬박 22년이 걸렸다.

히말라야는 22년의 세월 동안 엄 대장이 젊음을 바친 곳으로 서른여덟 번 도전해서

열여섯 번 성공했는데, 그 과정에서 실패와 사고도 무수히 많았다. 10명이나 되는

동료를 잃는 큰 슬픔을 겪기도 했다.

“지금 제가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은 동료들의 희생 덕분이에요. 16좌를 모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산이 저를 받아주고 선택했기 때문이고요. 산을 오를 때마다 산의 신에게

약속했어요. 16좌 모두를 성공하게 해주면 살아남은 자로서 히말라야와 그곳 사람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꼭 하겠다고. 신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재단을 설립했지요.”

무엇부터 할 것인지 고민하던 차에 히말라야 아이들의 맑은 눈동자가 떠올랐다.

고기를 주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열악한 교육 환경과 의료 시설, 계속되는 가난의 대물림. 20년 넘게 그들의 삶 속을

드나든 그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고 싶었다.

“워낙 높은 지대다 보니 건축자재 운반부터 기술자 조달까지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었어요. 첫 번째 학교인 해발 3950m의 팡보체 휴먼스쿨은 비행기에서 내려 3박

4일을 걸어야 마을에 닿을 정도니 고산병으로 기술자들이 쓰러지기도 하는 등 학교

짓기가 무척 어려웠어요. 게다가 가난한 나라 네팔에서 아이들 교육은 정부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라 지원을 기대할 수도 없었고요.”

하지만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학교를 지을 수는 없는 일. 척박한 지역

환경에 맞추어 ‘맞춤 학교’를 짓기 위해 늘 연구하고 노력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지은 팡보체 휴먼스쿨은 바람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단열에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바닥과 벽 사이에 단열재를 충분히 넣고 사방에서 비치는 햇빛을 들이기

위해 큰 창을 내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두 번째 학교인 타르푸 휴먼스쿨은 2층 건물에 수세식 화장실을 설치해 온 동네를

놀라게 했다. 더불어 컴퓨터실과 도서관도 만들어주어 아이들에게 희망의 공간이 되고

있다.

남부 평야 지대인 룸비니에 지은 세 번째 학교는 홍수가 자주 나는 지역이라 바닥에서

70cm의 공간을 띄우고 지었다. 난간을 넉넉히 내어 뜨거운 햇빛과 비를 피할 수 있게

“등반 사고로 동상에 걸려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잃었어요. 또 발목이 부러져 경사진 길에서는

지금도 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아요. 하지만

장애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큰 사고 후 죽기

살기로 재활 훈련을 해서 히말라야 고봉을 10개 더

등정했어요. 목표가 있는데 좌절할 수 없었지요.

거친 파도가 강한 어부를 만든다고 하잖아요. 지금

힘들다고 해서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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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또 문구류 일체와 교복을 지원하고 놀이터까지 지어주니 학생 수가 50명이나

늘어날 정도로 유명한 학교가 되었다.

최근에 건립한 카스키 휴먼스쿨은 이제까지의 기술과 시설을 총동원해 지었다.

엄홍길휴먼재단의 지원에 감동한 현지 교육감은 이 학교를 중점적으로 육성해서

대학까지 만들 것임을 약속하며 고마워했다.

‘인생의 17좌’ 도전은 현재진행 중

학교만 짓는다고 해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엄 대장은 여기에 조금 더

욕심을 냈다. 학용품 지원은 물론 교사들의 월급까지 지원하고, 마을 주민을 위해

의료 시설을 만들어 재단이 채용한 간호사를 상근시키고 있다. 한국 의료진과 현지

무료 진료 봉사 활동도 병행한다. 의료봉사를 갈 때면 새벽부터 몰려온 주민들로 마을

일대가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란다.

휴먼재단의 활동은 많은 돈이 들어가다 보니 기업들의 관심과 뜻있는 회원들의 후원이

큰 도움이 된다. 엄 대장이 쾌척한 4000만 원을 기반으로 100여 명의 사회 각계각층

사람들이 힘을 보탰다. 현재 휴먼재단에는 100만 원의 후원금을 내고 가입해 재단의

사업이 있을 때마다 주머닛돈을 아낌없이 내놓는 이사가 100여 명, 한 달에 1만 원

이상 후원하는 회원이 1100여 명에 달한다.

산은 힘들어도 혼자 꾸준히 오르면 되지만, 재단 일은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라 어떨 땐 너무 힘들어서 다 내려놓고 당장 산을 오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도

있다는 엄 대장. 그래도 그가 학교 짓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은 학교를 세우고 나면

조금 더 밝아진 아이들의 미래를 보기 때문이다. 또 ‘엄 사부’라 부르며 품에 안기는

네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다음 학교를 준비하는 새로운 에너지를 준다.

아이들은 미래의 꿈과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그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도 희망의

멘토로 나섰다. 학업에 치우쳐 자꾸만 약해지는 아이들의 환경이 더없이 안쓰러운

그다. 그래서 ‘청소년 희망원정대’를 꾸려 공동체 생활을 통한 청소년의 인성 교육을

이끌고 있다.

학교의 추천을 받은 강북구 중학생 50명과 매달 등반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즐거운

캠프도 연다. 문제아와 모범생이 함께 모이는 자리다. 아이들이 교실을 벗어나 다양한

체험을 하고 도전 정신과 자기 극복력을

기르는 1년 동안의 활동이 큰 성과를

거두어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전무후무한 기록을 쌓으며 무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그이지만, 좌절과 시련 또한

늘 그의 동반자였다. 때로는 목숨까지

저당잡혀야 했던 난관을 그는 어떻게

헤쳐나갔을까?

“등반 사고로 동상에 걸려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잃었어요. 또 발목이

부러져 경사진 길에서는 지금도 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습니다. 하지만 장애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큰 사고 후 죽기 살기로

재활 훈련을 해서 히말라야 고봉을 10개

더 등정했어요. 목표가 있는데 좌절할

수 없었지요. 거친 파도가 강한 어부를

만든다고 하잖아요. 지금 힘들다고 해서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았으면 해요.”

오랫동안 재활 훈련을 하면서 “시간은

흐르고 나는 전진한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는 마인드 컨트롤로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는 엄 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지 모르는 <희망나무> 독자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아직도 인생의

17좌에 도전 중이라는 엄홍길. “기부는

중독”이라며 곧 다음 학교 기공식에

참석하러 다시 네팔로 떠날 예정인 그의

희망 나누기 활동이 기대된다.

1 히말라야에 오를 때마다 산의 신에게 약속을 했다.

산을 오를 수 있도록 나를 받아준다면 히말라야를

위해 무언가를 하겠다고. 16좌 등장에 성공한 요즘,

히말라야 오지에 16곳의 학교를 지으며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2 룸비니 휴먼스쿨은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땅에서

70cm를 띄우고 짓는 등 지역마다 맞춤 학교를 짓는다.

3 엄 대장은 네팔에서 ‘엄 사부’로 불리며 존경과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2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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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를 명확하게!

직장 처세술

업무 능력 쑥쑥 올리는 실전 노하우

보고&프레젠테이션의 달인이 되는 법

간단하든 혹은 서식을 갖추든 매일같이 해야 하는 것이 바로 보고. 직장 생활의

성공 여부는 보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사에게 칭찬받고 능력 있는

직원으로 평가받는 ‘보고 잘하는 요령’. 글 김인수 | 사진 강민구

보고서 작성법보고서는 조직 내 대표적 공식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만큼 업무

와 관련한 대화의 많은 부분을 보고서로 진행한다. 특히 보고서

는 상사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고서는

직속 상사가 부하 직원이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고, 경영진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각

종 기초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또 언제든지 다른 부서와 공유할

수 있는 자료인 만큼 조직 안팎으로 보고서에 대한 인상이 남기

때문에 신경 써서 작성해야 한다.

좋은 보고서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주제가 명확하다.

강조하는 내용이 분명히 드러난다. 둘째, 간단명료하다. 복잡하

지 않게 구성함으로써 직독과 직해가 가능하다. 셋째, 한눈에 의

미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중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메시지 배열만

잘해도 그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1 한 문장에 두 가지 이상의 메시지를 담지 않도록 한다. 또 한 문장이 두 줄

이상 넘지 않도록 가능하면 단문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2 누구든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고, 작성한 후에는 사용한 용어가 정확한지

검토해야 한다. 또 비슷한 내용의 반복은 피해야 한다.

3 과장, 축소, 은폐하거나 한쪽 면만 부각시키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어려운

보고서일수록 주변 동료나 전문가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것이 필요하고,

객관성과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4 기업의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 그러므로 보고서에는 문제 제기뿐만 아니라

실행 방안도 담겨야 한다. 마지막 부분에 세부 실행 방안을 제시해 문서의

완성도를 높이도록 한다.

실전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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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레젠테이션에서 우선해야 할 것은 청중을 파악하는 것이다. 청중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의 요구 사항은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그들에게 도움을 줄

것인지를 기본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효과적인 답이 되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프레젠테이션 기획자의 몫이다.

2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주제를 녹여

설명하면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 사실만 전달하면 청중의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사실에 이야기를 입히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쉽다.

3 아~, 어~, 음~ 등 습관적으로 내뱉는 말은 청중에게 거부감을 주고 설명에

몰입하는 걸 방해한다. 따라서 연습을 통해 이 같은 말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스크립트를 다 외울 필요는 없다. 간략하게 적어두고 참고하면

된다. 달달 외운 것을 그대로 내뱉는다면 오히려 어색하다.

1 보고하는 전체 내용을 잘 파악해야 하며, 내용을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

그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내가 보고하려는 내용을 한 문장의 주제문으로

정리하면 된다. 보고 내용을 한 문장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내용 파악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2 핵심 내용은 앞부분에 제시한다. 핵심을 먼저 파악한 후 전체 보고서를

검토하는 흐름을 갖추는 것이 요령이다.

3 좋은 보고서는 간결하면서 기본 양식을 갖춘다. 좋은 보고서를 만들려면 표준

양식과 맞춤법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무엇을 담고, 어떻게 표현할지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실전 Tip

실전 Tip

청중의 마음을 움직여라!한 문장으로 해결한다!

프레젠테이션프레젠테이션은 발표자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 내

부와 외부의 이해관계자에게 정보와 의견을 전달하고 설득하기

위해 활용하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이때 교육, 마케

팅, 투자 홍보, 세일즈, 홍보, 연구 개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비

즈니스 이슈가 회사의 이미지를 결정짓는다.

발표자 입장에서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시각 효과 그리고

발표 기술이 긴밀하게 연결돼 조화를 이루어야 발표를 잘할 수

있다. 청중에게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거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면 그 프레젠테이션은 실패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명확한 이미지 전달, 또렷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설명, 청중에

대한 배려 등이 프레젠테이션 성공 열쇠로 작용한다.

요약 보고 기술보고서 작성법은 곧 업무 기술이다. 아무리 번뜩이는 아이디어

가 있어도 그것을 제대로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해 실행하지 않

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이 경우 요약 보고서를 활용해보자. 요약

보고서의 가장 큰 장점은 효율성이다. 지면은 최소화하고 효과

는 최대화하는 보고 방법으로, 보고서를 받는 상사의 입장에서

는 의사 결정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만큼 상사는 업무 시간

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회사에서는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또 요약 보고서는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을 높인다. 요

약 보고를 통해 핵심만 간단히 전달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줄여

비생산적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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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 피부를 원한다면 환절기 관리에 집중

봄철에는 대기 중 습도가 낮다. 겨울철 피부가 가장 건조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연중

피부 속 수분 함량이 가장 적은 시기는 3~5월이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확장된 모공을

통해 겨우내 쌓인 노폐물이 배출되는데, 이때 노폐물 배출을 돕는 수분이 부족해 피부

트러블이 발생한다. 또 건조한 날씨는 피부 수분을 쉽게 증발시켜 피부 건조증을

유발한다. 피부 수분이 부족하면 피지선에서 분비되는 피지와 땀의 양이 감소하고

피부를 보호하는 피지막이 약해진다.

봄철에는 꽃가루와 황사가 공기 중에 날아다니다가 열려 있는 모공으로 침투해

피지샘을 막아버린다. 이런 상태를 그냥 내버려두면 모세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피부 노화를 촉진하고 각종 피부 트러블을 유발한다.

또 자외선으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 않다. 겨울 동안 멜라닌 세포의 활동이 감소하고,

자외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진 피부는 환절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봄철

자외선은 여름철 자외선보다 훨씬 위험해 기미, 주근깨, 잡티 등을 더욱 쉽게 생기게

하거나 더 진하게 만들고 나아가 피부 노화까지 촉진한다.

기미, 주근깨, 잡티, 안면 홍조

등에 효과적인 IPL 시술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과 욕구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임에 틀림없다. 특히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우리 집 건강 명의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약한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피부 질환이나 트러블이 쉽게 일어난다. 강한 햇빛, 건조한 공기, 꽃가루,

황사 등 피부를 자극하는 요소와 왕성한 호르몬 작용으로 봄철 피부는 리듬을

잃고 민감해진다. 각종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맑고 투명한 피부 미인으로 거듭나보자.

글 김재한 과장(근로복지공단 순천산재병원 외과)맑고 투명한 피부를 원하십니까?

피부 노화 가속화되는

봄철 환절기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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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관리받기 원한다. 어린 연령대에도

탄력 저하, 수분 감소, 예민하고 민감한

타입 등의 원인으로 피부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케어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대인은 각종 환경

요인과 스트레스 등으로 예전보다 피부를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그만큼 더

빨리 찾아오는 피부 노화를 경험한다.

더욱이 피부 노출이 나타나는 봄이 되면

여성은 피부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며

각종 화장품으로 맑고 밝은 피부를

가꾸려 한다. 그러나 나이 들면서 주근깨,

잡티 등 얼굴에 나타나는 적(?)들 때문에

근심하고 고민하며 애써 감추려 하는

노력은 아쉽게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그에 비해 최근 인기를 끄는 IPL(Intense

봄철 환절기 피부 관리 비결

피부 관리는 무엇보다 평소 세심한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깨끗한 세안, 적당한 기초화장,

금주와 금연, 자외선 차단, 긍정적 마인드 등은 그 어떤 피부 치료보다도 더욱 효과적이다.

1 황사나 꽃가루 등의 노폐물을 제거한다

봄철 피부 관리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바로 세안이다. 외출 후에는 얼굴에 먼지나

꽃가루 등이 남아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쉽다. 그러므로 외출 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클렌징으로 메이크업과 노폐물을 닦아내고 이중 세안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세안

후 따뜻한 스팀 타월을 얼굴에 10초 정도 덮어두었다 닦아내면 피부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노폐물이 잘 빠져나갈 뿐 아니라 림프 순환이 촉진돼 한결 맑고 생기 있는 피부를 만들 수

있다.

2 자외선으로 생긴 색소침착을 예방한다

투명하고 하얀 피부를 위한 화이트닝은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꾸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한번 침착된 색소는 오랫동안 남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시로 자외선

차단지수(SPF) 15 이상의 제품을 꾸준히 바른다. 또 비타민 C, 아하(AHA 피부 각질을

제거하는 자연 성분), 알부틴 등 미백 성분이 포함된 천연 재료로 만든 팩으로 화이트닝과

함께 수분을 공급한다.

3 알레르기 증상에는 가벼운 메이크업을 한다

알레르기 증상이 있을 경우 얼굴 전체를 화장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눈 주위와

눈썹, 입술 등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부위에만 가볍게 메이크업을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을 때는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고 집 안에도 꽃가루가 날아들지 않도록

주의한다. 피부가 민감해진 만큼 자극이 적은 천연 재료로 팩을 해 피부를 진정시킨다.

4 충분한 수분과 영양을 섭취한다

봄철 피부 손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셔 피부의 수분력을 유지해준다.

아울러 비타민 C가 풍부한 감귤류, 녹색 채소, 토마토, 딸기 등과 비타민 E가 풍부한 쌀겨,

참깨, 콩, 해바라기씨, 호박씨 등을 많이 섭취하면 항산화와 미백에 큰 도움이 된다.

Pulsed Light)은 시간이나 노력에 비해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대표적 시술이다.

IPL은 피부 표면에 여러 파장의 빛을

동시에 조사해 다양한 증상에 대해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시술로 기미,

주근깨, 잡티, 혈관, 안면 홍조, 제모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IPL 시술은 복합 파장을 이용해 여러

가지 병변에 대해 동시에 치료하는 게

가능하며, 마취 없이 시술 후 즉각적인

일상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점과 함께

부작용 없는 점이 특징이다.

얼굴의 주근깨, 잡티, 색소침착,

다크서클 등 색소 병변은 피부 표피에

얇게 침착된 경우에는 한 번의 치료로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고, 깊숙한 층의

색소 병변은 3~5회 치료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IPL 시술은 치료 후 피부색의 변화가

없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색소 병변, 피부 노화

증세 등의 복잡한 피부 질환을 동시에

치료해 피부 탄력을 높이고 콜라겐

활성화를 통한 피부 탄력이 증대되는

효과를 볼 수 있어 특히 중년 여성에게 큰

호응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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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空間

섬진강 매화마을

여린 매화 꽃잎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흩날리는 봄이 되면 섬진강 주변은 온통 꽃 천지가 된다. 광양의 매화, 구례의

산수유, 하동의 벚꽃 등 계절이 끝날 때까지 꽃의 향연이 이어지며 갈 길 바쁜 나그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봄을 맞으러 어디로 나설까…봄이 오는 길목으로의 화려한 초대

언뜻언뜻 스치는 바람에도 마음이

설레는 계절. 화사한 봄이 묵은

겨울을 털어내고 희망의 날개를 펴게

한다. 다양한 꽃이 만발해 장관을

이루고, 파릇한 새싹이 솟아오르며

땅의 기운을 전한다. 어부의

그물질에도 노동의 즐거움이 한껏

묻어나는 봄, 봄이 오는 길목으로

떠나보자. 온몸으로 전해오는 희망찬

기운은 덤으로 주어진 봄의 선물이다.

글 권선근│사진 문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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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슬로 길

노란 유채꽃이 물결을 이루는 청산도를 거닐다 보면 어디선가 송화의 애절한 판소리 가락이 들려오는 듯하다. 영화 <서편제>를

비롯한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촬영 장소로,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바다와 맑은 하늘이 오랜 여운을 남긴다.

남해 미조항

남해의 봄 바다는 어느 곳보다 활력이 넘친다. 그물이 춤을 추면 멸치가 떨어지고 갈매기들이 떼 지어 몰려들며, 어부들의 고단한

얼굴에는 꽃보다 아름다운 웃음이 피어오른다. 멸치 축제가 열리는 남해 미조항의 멸치 털이는 은빛 장관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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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녹차밭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물맛이 좋은 비옥한 땅에서 자라 맛이 일품인 보성 녹차. 차 맛은 물론 차밭의 풍경 또한

일품이다. 여리디여린 새 찻잎이 수줍게 올라오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 무거움을 잠시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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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길에서 만나는 봄의

정취

TIP 더 자세한 정보 얻기www.jhslow.com

TIP 더 자세한 정보 얻기www.slowcityhadong.or.kr

따스한 햇살과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발길을 멈추게 하는하동 악양

경남 하동군 악양면은 잠시 머물러 삶에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장소다. 아시아에서 다섯 번째

슬로 시티로 지정된 악양면은 하나도 바쁠 것이

없다는 듯 시간이 느리게만 흘러가는 곳이다.

악양면은 소설 <토지>의 배경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게 흐르는

섬진강을 지나 길을 걷다 보면 마치 소설 속

주인공이 된 것 같다. 평화로운 시골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적한 돌담길과 지리산 둘레길,

500년 된 향나무 숲을 만난다.

하동은 봄이면 구수한 녹차 향이 마을 전체에

그윽하게 퍼진다. 녹차 잎을 따서 여러 번 덖는

녹차 제조 과정은 슬로 푸드의 모범이다. 직접

녹차를 만들어 맛볼 수도 있다. 가을이 되면

집집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대봉감이 진풍경을

연출한다. 전통 공예 체험장에서 짚·대나무

공예를 해보는 것 역시 색다른 재미를 준다.

뒤로는 지리산이 감싸고 앞으로는 은빛 섬진강이

흐르는 축복의 땅, 하동. 자동차로 둘러보는

것보다 느릿느릿 걸으며 곳곳의 운치를

느껴보자.

느림의 미학, 슬로 시티

슬로 시티는 슬로 라이프라는 인생 철학을

지역에 접목한 개념이다. 1999년 슬로 푸드

운동을 벌인 이탈리아 작은 도시의 시장

4명이 뜻을 모아 슬로 시티를 선언한 것이

시초다. 이후 슬로 시티 운동은 웰빙 바람을

타고 주목받기 시작했다.

슬로 시티는 인구 5만 명 이하로 자연

생태계를 철저히 보존해야 하고, 고유한

문화유산과 지역 주민의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야 하며, 유기농법으로

특산물을 생산하고, 대형 마트나

패스트푸드점이 없는 곳이어야 한다.

‘느리게 사는 곳, 유유자적한 도시, 풍요로운

마을’이라는 슬로 시티에서는 모든 것이

여유롭고 한가하다. 그저 조용히 휴식하며

사색하고 삶의 여유를 찾도록 돕는, 더디고

고요하게 흐르는 시간만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지친 삶을 위로받으려는 이들이 많이

찾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소개한 곳 외에도 신안 증도,

완도 청산도, 예산 대흥·응봉, 남양주 조안,

전주 한옥마을, 상주 함창, 청송 부동 등 10개

지역이 슬로 시티로 지정되었다. TIP 더 자세한 정보 얻기www.slowcp.com

돌담길 따라 걷는 옛길에서

삶을 돌아보는 담양 창평

마을 골목골목을 따라 옛 모습 그대로 줄지어

늘어선 돌담길과 고택들. 수백 년에 걸쳐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이 공간은 전남 담양군

창평면 삼지천마을의 대표 명소다. 3.6km에

걸쳐 이어진 길을 따라 느긋하게 걷다 보면

고재선 가옥과 고재환 가옥, 고정주 고택 등

시간의 흐름과 숨결이 고스란히 깃든 고택을

만날 수 있다. 옛 방식대로 만드는 전통

쌀엿도 맛볼 수 있고, 야채 밥상 교실, 야생화

효소 교실, 빈도림 생활 공방 등에서 다양한

전통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삼지천마을로 여행을 떠나는 이가 할 일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 흙내 나는 한옥에서

하루를 머물고, 건강한 밥을 맛보고, 자연과

더불어 살던 선조의 지혜를 경험하는 것이

전부다.

시간도 잠시 숨을 고르는

대한민국 슬로 시티1번지, 장흥

우리나라의 대표 슬로 시티로 손꼽히는

전남 장흥은 한국 문학의 거목인 이청준과

한승원의 고향이며, 키조개와 매생이가 유명한

곳이다. 2007년 아시아에서 처음 슬로 시티로

지정되면서 힐링의 고장으로 불린다. 장흥의

슬로 시티 마을인 우산마을은 지렁이 마을로도

불린다. 폐교를 활용해 지렁이 생태 학습장을

만들어 지렁이가 어떻게 흙을 살리는지

보여준다. 또 반월마을은 장수풍뎅이 마을로

알려졌다. 이 마을의 특산품은 표고버섯인데,

버섯을 기를 때 쓰는 나무를 재활용해

장수풍뎅이를 키우면서 유명해졌다. 이 밖에도

청국장으로 유명한 봉덕마을, 비자나무 숲이

아름다운 신덕마을, 돌담이 정겨운 월암마을 등

시골 외갓집 같은 순수함과 정겨움을 간직한

마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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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이 싫어하는 여성 캐릭터가 여성들에게 크게 각광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상야릇한 건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행동을 하나도 하지 않는데 말이다. 더구나 극 중

여성 캐릭터를 남자 주인공이 죽기 살기로 좋아한다.

도대체 왜 그런지, 한순간에 여주인공에게 꽂힌 남자 주인공. 그는 한결같은 태도로

헌신하며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놓는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런

여주인공은 대개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헤어스타일은 남성이 좋아하는 생머리가

아니라 단발이나 웨이브다. 오히려 악녀로 등장하는 이들이 긴 생머리인 경우가

많다. 악녀가 화장기 있는 세련된 얼굴로 남성을 유혹하는 것과 달리 이들 여주인공은

화장기가 거의 없는 생얼로 등장한다. 또 여주인공들은 대개 말이 많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수다가 아니다.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성격도 직접적이다. 화가 날 때는 분노를

터트리고, 마음에 안 들면 서슴없이 표현한다. 물론 남자들이 좋아하는 청순한 여성은

TV 속 인물 열전

드라마 <7급 공무원>의 김서원, 최강희

정예 첩보원으로거듭난알바 소녀의 성장기

<7급 공무원>은 방송국 입사를 위한 정류장으로,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국정원 요원이 된 김서원의 좌충우돌

활약기다. 생계형 알바 소녀로 궁핍한 생활이지만 미래에

대한 꿈을 꾸며 자존심 하나로 버틴 불안한 청춘의

예기치 않은 인생 행로가 유쾌한 감동을 준다. 좌절과

갈등 속에서도 정예 요원으로 거듭나며 애인 자격도

함께 갖춰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그녀를 주목해본다.

글 김헌식(문화평론가) |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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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의 표정이 살아 있는 이유

--

드라마 <7급 공무원>의 최강희는 표정이

살아 있다. 그 표정은 깜찍하기도 하고

애교스럽기도 하다. 그것이 로맨틱

코미디에 최강희가 적합한 이유이기도

하다. 얼굴 표정을 다양하게 구사하면

관객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표정이 변할

때마다 자유자재로 몰입시킨다. 그것은

인간의 감정이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드러내준다. 이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연기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드라마 <추노>와 <아이리스 2>의

이다해는 예쁜 이미지로 등장하지만,

표정이 시시각각 다양하게 변화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생머리에 적은

말수가 포인트다. 장혁이 잘 챙겨주지 않아도 항상 잘 따라주는 매력녀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은 다양한 표정을 구사하며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를 열광시켰지만, 그 표정은 일상생활이나 연애의 관계에서 빚어진 것이 아니라

권력과 정치의 역학에서 빚어진 것이며 누군가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최강희와 이다해를 조금만 더 비교해보자. 진짜 첩보 요원이라면 이다해와 최강희 중

누가 더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첩보 요원은 총만 잘 쏜다고, 멋진 액션을 취한다고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해내지는 않는다.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첩보 요원은 결국 사람을 다루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는

어설프고 흠이 많은 것 같은 최강희가 유리하다. 그녀를 첩보 요원이라고 여길

화가 나도 참고, 마음에 안 들어도

드러내지 않으며, 말수가 적다.

남자가 잘못을 해도 자기 잘못으로

돌리고, 남자를 위해 항상 무엇인가

보살펴주려 한다. 음식을 만들든 옷을

꿰매든. 남자가 보호해주고 싶은 본능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은 정말 이런 캐릭터와 완전히

상반된다.

오히려 영화 <베를린>의 전지현이

이에 부합한다. <베를린>의 전지현은

말수가 적고 긴 생머리에 헌신적이며

지고지순하다. 오히려 남편(하정우

분)이 그러한 점에 미안해하고

반성한다. 심지어 남편을 위해 목숨까지

잃는다. 물론 이런 여성이 현실에

존재하는가 묻는다면 많은 여성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런 여주인공들은 얼굴에 귀엽거나

깜찍한 표정이 없다. 게다가 애교는

상상할 수도 없다. 남자를 위해 옷을

차려입거나 화장을 애써 하지 않고,

여성스러운 몸가짐을 취하지도 않는다.

그러지 않아도 남자 주인공이 좋아한다.

그것도 서민층의 남성이 아니라 재벌가,

대기업 고위 간부, 변호사나 의사 같은

전문직 남성들이다. 심지어 아이가 있는

유부녀나 돌아온 싱글이라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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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두고 자기 스타일을 추구한다. 털털하지만 용인할 수 있는 한도를 벗어나지

않는다.

<트와일라잇>의 에드워드가 여성이 되어 <7급 공무원>으로 온 것인가. 최강희가

주원을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자신의 정보원 미션 때문에 고민하는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주로 여성에게 배려를 받고 싶어 한다.

최강희는 그렇게 남성들에게 무한한 배려를 받는 여성 주인공은 아니다. 주원이

최강희에게 빠진 것은 일방적인 꽂힘이 아니며, 오히려 최강희와 겪는 여러 상황에서

이뤄져가는 감정 때문이다.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이 깜찍하고 발랄한 귀여움으로 김주혁의 혼을 빼놓고는

자기 이익을 챙기는 것과 달리 최강희는 자기 이득을 챙기지 않는다. 최강희는 그냥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기자 같지

않은 사람일수록 훌륭한 기자가 되는

법이다. 사람들이 경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 거짓말하는데 속이는 것

같지도 않다. 또 행동거지를 보면 정말

미워할 수 없다. 총을 겨누었다가도

그녀의 표정을 보면 못 쏠 것 같다. 그럼

살아남는다.

인생의 원칙이 분명한 매력녀

--

<내 딸 서영이>의 수재 서영이(이보영

분)가 첩보 요원을 한다면 어떨까?

별다른 표정과 몸짓 없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데도 남성들이 좋아한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도 같은 캐릭터. 달리 귀엽거나 깜찍한 표정을 짓거나

남성을 배려하는 모습이 없다.

남성을 향한다 해도 최강희는 남성에게 의존적 성향을 보이지 않는다. 자기 스스로

독립적 가치관과 세계관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재벌가나 부유층의 남자를 우선하지

않고, 현실의 불합리함과 쉽게 타협하거나 수용하려 들지도 않는다. 현실의 상황을

인정하지 않는 외골수로 흐르지도 않는다. 현실의 상황 속에서 이상적인 생각들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관철하기 위해 상대방을 무시하는데,

상대방이 무조건 좋아하는 식의 캐릭터 관계 설정도 없다.

겉으로 매우 강하지도 않지만 나름의 인생 원칙이 있다. 그래서 청순함을 지니며

말수를 억제하지 않는다. 따라서 생머리는 더욱 아니며, 옷차림은 남성의 시선에서

자기 일을 하며 열심히 살고 싶을 뿐이다.

그것이 비록 위험한 국정원 요원이라도

말이다. 이것은 그녀의 가치를 인정하게

만들고 만다.

영화 <남쪽으로 튀어>의 엔딩 장면에서

김윤석은 섬 밖으로 나가며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희들이 남과 다르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 너를

알아봐주는 사람은 있다.”

그 알아줌을 당하기 위해서는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적어도 움직여야 한다.

자기 멋대로 살 때 매력을 느끼는 사람은

있지만, 상호 노력하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그것을 하는 게 드라마 <7급

공무원>의 최강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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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노트

영화<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를 보고글 박지영 대리(창원산재병원 경영기획부)

유명한 로맨스 소설 작가인 남자

주인공(잭 니컬슨 분)은 지독한

강박증에 시달리며 고립된 채 살아가는

외톨이다. 게다가 결벽증도 극에

달해 이웃집 게이 화가의 강아지를

산 채로 쓰레기 더미에 던져버리는가

하면, 식당도 매일 같은 곳의 같은

자리만 고집하고, 늘 같은 메뉴를

식당의 웨이트리스인 여주인공(헬렌

헌트 분)에게만 주문한다. 그러나

그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 여주인공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있다.

천식을 앓는 어린 아들을 홀로 키우며

변변한 치료도 못 해주는 그녀를 위해

유능한 의사에게 치료받도록 도와주고,

고마워하는 그녀에게 흔한 데이트

신청도 하지 않는다.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가난한 여자를 위해

화려한 선물을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이가 건강해지면서 밝아지는 그녀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남자 주인공.

그러던 어느 날, 경멸하던 이웃집

게이 화가가 예기치 않은 강도 사고를

당하면서 그의 강아지를 얼떨결에

떠맡게 되고,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던

주인공은 강아지를 통해 서서히 마음을

열어간다. 강아지를 먹이고 챙기는

것은 물론 피아노 연주까지 해주고,

귀찮다며 툴툴거리지만 막상 강아지가

돌아간 뒤에는 쓸쓸함에 눈물을

훔친다. 그리고 강도 사건 이후 파산한

게이 화가에게도 서툴지만 진심 어린

배려를 보이며 마음을 연다.

홀어머니와 아픈 아이를 부양하는

가난한 웨이트리스지만 당당하고

현명하게 살아가는 여주인공과

파산으로 고통스럽지만 남자 주인공의

사랑을 코치하고 격려해주는 게이

화가, 그리고 남자 주인공이 처음

세상과 접하게 한 매개체인 강아지….

이렇게 영화는 자연스럽게 그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며 소통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의 명대사는 단연 “You make

감독 제임스 L. 브룩스│출연 잭 니컬슨, 헬렌 헌트

‘컬처 노트’는 문화생활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코너입니다.

가슴속에 남을 만한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한 공연이나

영화를 적극 추천해주시기 바랍니다. 원고지 6장 분량의

글을 이메일([email protected])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글이 게재된 분께는 소정의 고료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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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want to be a better man(당신은

나를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해요).”

본인과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를 틀리다

여기지 않으며, 상대를 고치려 들지

않고,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멋진 사랑의 힘을 보여준다.

새벽 거리를 산책하며 여느 때처럼

보도블록의 선을 껑충껑충 피하다가

여주인공의 그러지 말라는 한마디에

오랜 세월 그를 짓눌러온 강박증을

벗어던지는 남자 주인공. 나란히

손잡고 걸어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희망을 보여주는 담백한 영화의

결말에 저절로 미소가 흘러나왔다.

당신은나를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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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스쿨

리더의 경청 두 귀로 설득하고 소통하라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말이 있다. ‘귀 기울여 경청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라는 뜻이다. 경청이

인간관계의 폭을 넓히는 것은 물론, 성공적이고 성장

지향적인 삶과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말하는 방법’이 아닌 ‘듣는 지혜’를 원천으로

삼아 사람의 마음을 얻고 성공을 이룬 리더를 만나본다.

글 양인실

훌륭한 경청자보다 설득력이 강한 사람은 없다

데일 카네기

“경청하라. 자신에 대해 말하도록 다른

사람들을 고무시켜라.” “논쟁에서 이기는

단 한 가지 방법은 논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 명쾌한 충고들은 1936년에 출간한 데일

카네기(Dale Breckenridge Carnegie,

1888~1955)의 저서 <카네기 인간관계론>에 나오는 명언으로, 인간관계와 리더십

분야에서 고전으로 통한 지 오래다. 데일 카네기가 상대방이 마음을 저절로 여는

열쇠를 쥐기까지 15년간의 현장 경험이 필요했다. 교재도, 커리큘럼도, 시간표도 없던

뉴욕의 YMCA에서 화술 강의를 시작으로 인간관계, 리더십 분야로 점차 확장해나가며

다양한 사례를 모았다. 그는 특히 경청에 대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결은 훌륭하게 말하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경청하는 사람에게 있다”고 할

만큼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청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한 출판업자가 초대한 만찬회에서 데일 카네기는

아주 유명한 식물학자를 만났다. 식물학자는 이국 풍취를 자아내는 식물의 품종개량

이야기에 열 올렸고, 카네기는 의자 끝에 걸터앉아 몇 시간 동안이나 그의 말에 귀

기울였다. 그 식물학자는 주인과 함께 다가와 카네기를 칭찬하기 시작했다. 그는

“카네기는 아주 매력적인 사람이며 가장 재미있는 대화가”라고 말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날 카네기는 그 식물학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카네기가 한 일은 오직 한 가지, 식물학자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준 것뿐이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경청의 태도는 우리들이 다른 사람에게

나타내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찬사 가운데 하나다.” 말하는 사람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공감해주는 것, 카네기가 했던 경청이 바로 ‘적극적인 경청’이다.

Dale Breckenridge Carne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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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울여 듣는 경청은 오프라

윈프리의 뛰어난 공감 능력이다.

공감 능력으로 세계를 끌어안다

오프라 윈프리

사람을 만날 때 상대방에게 영향을 주는

요소 중 언어는 고작 7%에 불과하며,

비언어적 요소인 청각과 시각 등이

93%를 차지한다고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매러비언 교수가 발표했다.

이는 ‘공감 능력은 말보다 다른 행동으로

갖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 공감 능력자로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 1954~)를 들 수 있다. 1986년 CBS에서 시작한 <오프라 윈프리 쇼>는

25여 년 동안 5000회를 방송하며 각종 진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내 시청자만

2200만 명이 넘었으며, 전 세계 105개국에서 700만 명이 매일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했다. <오프라 윈프리 쇼>가 새로운 에피소드를 소개할 때마다 전 세계가

주목한 것은 철저히 상대방 입장이 되어 이야기를 경청하는 윈프리의 탁월한 공감

능력 때문이었다. <오프라 윈프리 쇼>를 보면 1시간 동안 그가 말하는 시간은 고작

10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나머지 50분은? 게스트가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온몸으로 경청을 한다. 윈프리가 하는 말은

주로 듣기 행동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이 추임새다. “아, 그래요?”,

“그랬군요!”, “놀라운데요”, “저도 그런 적이 있어요”, “정말 대단하네요” 등이다.

그녀는 절대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거나 주장하지 않았다.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때로는 손을 잡고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 같은 윈프리의 반응은 상대로 하여금 그동안 말하지 않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만들었다.

오프라 윈프리가 ‘공감과 치유’의 힘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실천하는 것을 본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윈프리, 당신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Oprah Winf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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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시대의 경청 리더 기업으로

손꼽히는 크리넥스.

경청 습관에서 시작한 대제국 건설

칭기즈칸

칭기즈칸(Chingiz Khan, 1162~1227)은

몽골의 작은 부족에서 태어났다. 집안이

가난해 들판에서 쥐를 잡아먹고, 빗물을

받아 먹으며 연명한 적도 있었다.

게다가 글을 배우지 못해 까막눈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들으면서 사리를 판단하는 법을 익혔으며, 피나는 노력을 통해 마침내 칸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그는 “적게 말하라.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마라!”는 말을 자주 하고 생활 철학으로 삼았다. 소소한 일에도

참모들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했으며, 포로의 말에도 귀를 기울임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였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바로 내 귀가 나를 가르친 것이다”라고 칭기즈칸은 말했다.

이처럼 작은 일에도 경청하는 칭기즈칸의 소통법은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몽골제국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결국 칭기즈칸은 경청 습관에서 시작한 소통

체계의 정착으로 중국과 러시아, 터키, 이란을 비롯해 폴란드와 헝가리를 넘어

지중해 연안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소셜 캠페인으로 최고의 마케팅 효과

크리넥스

바야흐로 소셜 미디어 시대다. 각종

여론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기업들도 앞다퉈 SNS를 활용한 소셜

마케팅에 열 올리며 고객과 직접 소통을

시도하는 추세다. SNS의 최대 동력인

바이럴 마케팅을 적극 추진한 기업이 바로 크리넥스(Kleenex)다. 크리넥스가 기획한

‘Feel Good’ 소셜 캠페인은 기업이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크리넥스는 각종 소셜 미디어에서 ‘감기’, ‘콧물’ 같은 키워드로 크리넥스가

가장 필요한 고객을 모니터링했고, 그 가운데 잠재 고객 50명에게 각자에 맞는

특별한 크리넥스 키트를 선물했다. 대개의 기업이 자사 제품에 대해 떠드는 것과는

달리 크리넥스는 듣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이 캠페인은 주효했다. 깜짝

선물을 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날의 감동을 이야기했으며, SNS의

특성대로 널리 확산되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65만402회 노출됐고, ‘좋아요’나 댓글

등의 상호작용이 1800회 일어났다. 이는 소비자에게 말하기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먼저 듣는 ‘경청’이 얼마나 큰 파급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꼽힌다.

Chingiz Khan Kleen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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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서전

봄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계절입니다. 기나긴 겨울을 견뎌내고 피우는 꽃잎 한 장에도 아련한 추억이

되살아납니다. 봄 햇살과 봄바람의 따스한 기운과 함께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 사람과 어떤

추억을 만들었나요? 만약 그 사람을 지금 만난다면 어떤 인사를 건네고 싶은가요? 그리고 함께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마음속 울림을 따라가보세요. 스타일링 최예민

봄이면 떠오르는 사람은? ----

다시 떠올려보는 추억은? ----

함께 하고 싶은 일은? ----

●‘나의 자서전’ 코너는 독자 여러분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진솔하게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봄이 오면생각나는 추억 속의그 사람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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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물음표

회사 행사에 참여하거나 준비 중 생긴 사고는 업무상 재해일까?

근로자가 체육대회, 야유회, 등산 대회 등 회사의 각종

행사에 참여하다 사고로 사망하거나 다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사회 통념상 그 행사에 근로자의 참여가

노무관리 또는 사업 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사업주가 근로자에 대해 행사에 참여하도록

지시한 때에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본다. 또 행사

참가를 위한 준비 연습 중에 발생한 사고로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다친 경우에도 이에 해당한다.

일러스트 윤주야

보증센터 지부는 마라톤 대회에 공식적으로 참가하는 것이

사업 운영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인정해 전 직원에게 이 대회에

참가할 것을 독려했습니다. 또 유니폼과 참가비 전액을

제공하는 등 이를 지원했을 뿐 아니라 마라톤 동호회를

주축으로 해 대회 참가를 위한 연습까지 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 점에 비추어보면 H 씨가 대회 참가를 위한 준비로 이 사건

훈련에 참여한 행위는 전반적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업무 수행성이

인정됩니다. 이 사건 훈련이 마라톤 동호회의 자율적인 정기

훈련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 해서 이를 달리 볼 수는 없습니다.

또 H 씨는 급성 심근경색을 유발할 수 있는 기존 질환을 가진

상태였습니다. 이 사건 재해 수개월 전부터 현저히 증가한

업무량과 실적에 대한 부담, 그리고 실적 부진에 대한 상사의

계속되는 질책 등으로 인해 육체적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었습니다. 이러한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기존 질환을 통상의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시키면서 급성 심근경색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추단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9.05.14. 선고 2009두58 판결)

보증센터에 근무하던 H 씨가 토요일 오전 마라톤 연습을

하다 급성 심근경색에 의한 심장 기능 변화로 갑자기 쓰러져

사망했습니다. 회사 내 마라톤 동호회 회원이던 그는 회사 측의

마라톤 대회 참가 독려와 지원하에 앞으로 있을 대회를 대비해

훈련 중이었습니다. 이 경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나요?

판결 요지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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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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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과 고용노동부가 주최하는 ‘제34회 근로자가요제’의 해외 예심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지

난 3월 3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인 30개 팀과 인도네시아인 45개 팀이 참가해 그간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예심에 합격한 팀에게는 왕복 항공권과 숙박 등 일체의 비용을 제공한다.

근로자가요제는 작년부터 해외 근로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혔으며, 지난해 중국에 이어 올해에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해외 예심을 갖는다. 본선은 오는 4월 11일 최종 17개 팀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

며,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KBS를 통해 국내외에 방영된다.

행사를 주관하는 복지사업국 홍성진 국장은 “각 분야에서 진행하는 근로자문화예술제는 이제 명실공히 근

로자를 위한 최고의 문화 축전으로 자리 잡았다”며 “근로자의 정서 함양을 위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근로자문화예술제는 1980년 처음 열렸으며, 작년까지 12만여 명의 근로자들

이 참여한 전통 있는 근로 문화 축제로 음악, 문학, 미술, 연극 4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근로복지공단(이사장 신영철)은 지난 2월 14일부터 이틀간 인재개발원에서 경영진과 소속기관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3년 전국기관장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13년도 경영 방침과 주요 사업

의 추진 방향에 대해 소개하고 본부와 일선기관 간 이해의 폭을 넓히는 한편, 주요 현안에 대한 활발한 토론

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사업의 효과적 수행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신 이사장은 회의 첫날 진행된 특강에서 지난 한 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과를 내준 기관장들에게 감사

의 뜻을 전하고 “올해는 새롭게 추진한 각 사업의 내실을 기하면서 근로자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고객들에

게 제대로 전달되어 최고의 사회보장 기관으로서 위상을 다지는 한 해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공단은 올 한 해 동안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통한 사회 안전망 강화, 산재보험 요양·보상 체계 선진화,

산재보험 재활·의료 서비스 제고, 저소득 근로계층 복지서비스 확대, 신뢰받는 공단 구축을 위한 조직 문화

개선 등 5개 분야의 중점 사항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제34회 근로자가요제 자카르타 예심 성황근로자 정서 함양을 위한 국내 최고의 근로 문화 축제

2013년 전국기관장회의 개최글로벌 수준의 사회보장 기관으로 도약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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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산재병원, 비전 선포식 개최

인천산재병원(병원장 양유휘)은 ‘내 병원같이(As

My Own Hospital)’를 병원의 발전과 도약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하고, 2월 22일 병원 대

강당에서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전 선포식

및 실천 결의 행사를 가졌다. 이날 선포식에는 병

원장과 노동조합 지회장의 비전 발표와 직원 대

표의 실천 다짐 선서가 있었다.

양 병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역 주민에게 사랑

받는 공공 병원으로 거듭남으로써 위상을 굳건히

하고 지속적 성장을 거듭하는 산재병원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대전산재병원, 최신형 검진 버스 도입 운영

대전산재병원(병원장 이규성)은 사업장 출장 검

진을 위한 최신형 검진 버스를 새로 도입, 1일부

순천산재병원, 산재 환자 위한 사랑의 헌혈

순천산재병원(병원장 선병환) 임직원들은 헌혈과

헌혈증 기부를 통해 산재 환자를 위한 사랑 나눔

에 동참하고 있다. 선 병원장은 “헌혈은 건강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특권으로 작은 실천이 모여

많은 생명을 구하는 고귀한 일”이라며 적극적으

로 헌혈 운동에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목포지사 사무실 이전

근로복지공단 목포지사

(지사장 양승현)는 3월

4일 목포시 영산로 118

번지 KT빌딩 5층으로

이전해 보다 나은 교통

여건과 쾌적한 환경에

서 고객을 맞을 수 있게 됐다. 목포지사는 목포시

와 무안군 등 9개 시·군 2만2000여 사업장의

산재보험과 퇴직연금 등 근로자들의 다양한 복지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주소 전남 목포시 영산로 118 목포 KT빌딩 5층

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에 도입한 검

진 버스에는 디지털 엑스레이 촬영 장비, 청력검

사 부스, PACS(의학 영상 정보 시스템) 서버용

노트북 등 최신 의료 장비를 탑재했다. 대전산재

병원은 2012년 한 해 동안 검진 버스를 이용해 약

250개소 사업장을 방문하여 1만4000여 명의 근

로자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홍보 담당자 워크숍 개최

공단은 홍보실 주관하에 3월 21일부터 1박 2일간

인재개발원에서 ‘지역 홍보 활성화 전략’을 주제

로 워크숍을 개최했다. 공단 본부 및 지역의 홍보

담당자와 사이버 홍보 단원 등 130여 명이 참석

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워크숍에서는 유기성 홍

보실장 등의 실무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특강과

홍보 활성화를 위한 직원들의 활발한 토론이 열

려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유 실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워크숍이 홍보

업무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공단 홍보의

질을 높이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산재 근로자와 ‘사회적 기업’에 최대 1억 원 지원

공단 산재재활국은 사회적 기업 또는 예비 사회

적 기업, 그리고 이를 준비 중인 법인에 점포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기존에는 직

업 훈련, 자격증 또는 2년 이상 종사한 업종과 관

련이 있는 분야에서 창업하려는 산재 장해인에게

지원했으나, 사회적 기업 또는 예비 사회적 기업

으로 인정받은 조직이나 이를 준비 중인 법인으

로서 유급 근로자의 30% 이상이 산재 근로자인

경우에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환자와 함께하는 가요 콘서트

대구산재병원(병원장 이강우)은 지난 2월 21일 병

원 1층 로비에서 가요 콘서트를 개최했다.

대구문화예술단과 함께 트로트, 통기타, 색소폰

연주 등 다양한 음악으로 진행된 콘서트에는 입

원 환자와 보호자, 직원, 지역 주민이 참여해 즐

거운 시간을 가졌다. 대구산재병원의 로비는 고

객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입원 환자와 고객들에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

는 아늑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10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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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게재된 분께는 소정의 고료를 드립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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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 업무가 바쁜 시기라 몸도 마음도 많이

긴장해 있었습니다. 표지 촬영 제의를 받고 잠깐의

휴식이 될 수 있겠다 싶어 선뜻 응했습니다.

4월에 있을 웨딩 촬영 리허설도 되겠다 싶었고요.

웃고, 뛰면서 서너 시간을 보내고 나니

힘은 들었지만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공단 사우 여러분, 제가 드리는 희망 바이러스

듬뿍 받고 행복한 날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