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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자와 출처 등을 표시하면 자유이용을 허락합니다. 단, 영리적 이용과 2차적 저작물의 작성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주최 주관 기록과 공유 www.arteconference.kr

2014 예술강사의 발 결과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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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2014 예술강사의 발 결과자료집

저작자와 출처 등을 표시하면 자유이용을 허락합니다. 단, 영리적 이용과 2차적 저작물의 작성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기록과

공유

20

14 예

술강

사 현

장지

식 공

유 컨

퍼런

예술강사의

발發

주최 주관

기록과 공유

www.arteconferenc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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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주관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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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CONTENTS

주제강연

세션발표

네트워크 파티

예술강사의 이름_느림씨 이야기

삼순 할머니가 들려주는 신바람 소리 빛 이야기

특별함으로 세상을 그려나가는 아이

꽃중딩 무용단

선녀인 듯, 선녀 아닌, 선녀같은 우리

샘과 학생~ 아니오~ 우리는 샘과 샘

특별한 경험 속에 신념이 싹트다!

렌즈로 바라 본 나의 선생님

디자인 짱! 다 드루와~ 드루와~~

김진수

이진옥 김삼순

장경희 나현희

강선미 중딩 무용단

현아람 8선녀

황중선 이은서

박정자 이승혜

이승자 김경애

윤정연 박송희 강은혜

/ 012

/ 020

/ 026

/ 034

/ 038

/ 044

/ 054

/ 064

/ 074

/ 080

CONTENTS

예술강사의 발, 그 세 번째 이야기의 시작

예술강사 컨퍼런스에 참여하게 된 이유

01. 2014 예술강사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을 준비하며

디렉터

퍼실리테이터

주제발표자

자문

강미영 신운섭 안령 예정원 우선영 이효광

강선미 박정자 윤정연 이승자 이진옥 장경희 황중선 현아람

김진수

김탕

/ 084

/ 090

/ 098

/ 099

/ 102

/ 108

03.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참고 1.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개요

참고 2. 지역별 행사 후기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참여 예술강사

/ 006

/ 008

Page 5: 2014 예술강사의 발 결과자료집

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1. 2014 예술강사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을 준비하며

004

2014 예술강사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을

준비하며

예술강사의 발, 그 세 번째 이야기의 시작

예술강사 컨퍼런스에 참여하게 된 이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참여 예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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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1. 2014 예술강사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을 준비하며

예술강사의 발, 그 세 번째 이야기의 시작

2012년에 처음 시작한 ‘예술강사의 발(發)’

예술강사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을 통해

서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예술강사란 누구일까?’ 라는 물음에 스스로 대답하기 어려웠습니다.

예술강사로서 나의 모습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희미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우리들의 이야기만으로는 부족했던 부분들을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채워보고자 했습니다.

예술강사를 지켜본 제자들이

예술강사에게 넌지시 말을 건넵니다.

우리의 첫인상, 함께 했던 에피소드,

그리고 예술강사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들을 통해서 에너지와 용기를, 혹은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며

우리가 몰랐던 우리의 모습을 재발견하는 소중한 경험의 장을 펼쳤습니다.

이렇게 서로서로를 향한 마음을 알아가고 공감하면서

우리는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술강사와 제자들의 ‘사’적인 ‘이’야기,

그 동안은 잘 몰랐지만 의외로 매우 가까웠던 우리 ‘사이’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그 소소한 이야기들을 세상 밖으로 공개해 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글ㅣ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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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1. 2014 예술강사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을 준비하며

예술강사 컨퍼런스에 참여하게 된 이유

즐기고 싶다! 내가 먼저 즐겨 보고

우리 아이들에게 즐기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어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박정은 (미술)

올해 처음 예술강사가 되고 나서 활동을 시작했는데

생각만큼 아이들과 소통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선생님과 학생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싶어요.

임소현 (만화애니)

강사와 제자와의 컨퍼런스라..

강사에게 제자란 단어가 가지는 가치에 대해

스스로 의미부여를 하는 방법에 대해 어려워하였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다양한 생각을 좀 더 넓히고 자극을 받고 싶어집니다.

안수정 (연극)

수업 중에 있었던 난감했던 상황,

그리고 예술수업을 통해 변화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김다은 (무용)

다른 선생님들이 학생들에 다가가서

특별함을 나누는 방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홍혜정 (공예)

올해 사회 예술강사로 첫발을 기분 좋게 내딛었다.

다른 예술강사분들은 어떤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어떤 어려운 점들을 갖고 있었고 어떻게 이야기 보따리들을 풀어나가는지를 보고 싶다.

내년에 더 활기찬 예술강사로 거듭나기 위해 그분들의 소중한 경험담을 전해 듣고 싶다.

최승연 (사진)

항상 혼자만의 방법으로 수업을 하고 피드백 없이 스스로 평가했다.

이 기회를 통해 남이 보는 나를 알고

더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나를 만들어 보고 싶다.

박수현 (국악)

현장에서의 ‘창의적’이고 ‘보람’된 수업을 위하여

다른 분야와 강사선생님들의 케이스를 보고 느끼고 나누고 싶어서 참여하고자 합니다.

또한 1년 동안의 수고한 나 자신에게 위로와 평안으로 쓰다듬어주고자 합니다.

곽수정 (연극)

사이사이엔 어떤 또 다른 사이가 또 있을까? 궁금해! 궁금해!

그 사이 이야기가 설렘으로 다가 오네요!

백선화 (디자인)

학생이 바라보는 세상, 그리고 소통하는 모습이 기대됩니다.

학생과 선생님 얽혀 있는 관계속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무언가가 궁금해집니다.

정윤기 (사진)

글ㅣ참여 예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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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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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의 발(發)

주제강연

세션발표

네트워크 파티

예술강사의 이름_느림씨 이야기

삼순 할머니가 들려주는 신바람 소리 빛 이야기

특별함으로 세상을 그려나가는 아이

꽃중딩 무용단

선녀인 듯, 선녀 아닌, 선녀같은 우리

샘과 학생~ 아니오~ 우리는 샘과 샘

특별한 경험 속에 신념이 싹트다!

렌즈로 바라 본 나의 선생님

디자인 짱! 다 드루와~ 드루와~~

김진수

이진옥 김삼순

장경희 나현희

강선미 중딩 무용단

현아람 8선녀

황중선 이은서

박정자 이승혜

이승자 김경애

윤정연 박송희 강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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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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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강사의 이름_느림씨 이야기

주제강연

김진수 (만화·애니)

문득 창작과 교육이 충돌하는 지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우리의 ‘욕망의 실체’는 무엇인지, 예술강사 활동이 나에게 주는 것은 무엇인지 의문이 들 때마다 생각합니다.

예술강사에게도, 교육자에게도, 또 우리를 만나는 누군가에게도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모아왔던 그 이야기들을 시작합니다.

창작이 아닌, 돈 벌기 위해 알바로 할 만한 그런 일로 취급되곤 했습니다. 저 역시 ‘창작은 따로,

일러스트로는 돈을 벌자.’ 라는 생각으로 출판사에서 하청을 받아 일을 했어요. 출판사가 기획하

고 텍스트는 제공되고 거기에 맞는 그림을 그리는 거죠. 그 때는 삽화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지금

은 삽화나 일러스트라는 말이 굉장히 다른 지위의 어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이것저것 많이 했죠. 그런데 그런 식으로 상당한 기간 작업을 하다 보니 남는 게 없더라고요. 기

획 자체를 출판사에서 했기 때문에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내용과 기법을 선택할 수가 없었습

니다. 작업 과정이나 결과물이 축적되기 보다는 기법이 약간 숙련되는 정도라고나 할까요. 일

에 따라 많은 원고료를 받기도 했지만 원고료는 쓰면 없어지잖아요. 남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

요. 거기에는 무엇인가가 비어있기 때문이었죠. 무엇이 비어있는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세

월 다 가겠다.’ 싶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온전하게 내가 창작해보자.’ 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그림책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어린이 그림책을 창작하게 되었어

요. 서울 동화일러스트공모전에 공모를 했고, 수상을 해서 출판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렇게 시

작한 작업이 이런 작업들(사진)입니다.

예 술 강 사 로 서 새 로 운 시 작 , 그 리 고 한 계

그림책 작업을 지속하면서 2009년에 예술강사 일을 시작했습니다. ‘문화예술 교육을 하는 예술

강사’, 굉장히 의미 있어 보이고 어감도 좋잖아요. 할 만한 일이겠다 싶어 시작했어요. 무슨 대단

한 의식이나 사명감을 갖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고요, 창작하는 사람들에겐 정기적인 수입이라

는 게 없으니까, 예술강사를 하면 정기적인 수입이 생기겠다 싶어 선택했습니다. 그게 첫 번째

동기였고, 또 한편으론, 저는 학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는데요, 만화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아이

들을 가르치려면 저도 공부를 해야 하니까 ‘따로 대학원 과정에서 만화를 전공하지 않아도, 돈

들이지 않고도 공부할 수 있겠다.’ 이런 매우 경제적인 계산을 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초등 교급을 신청했어요. 당시엔 어린이 그림책 작업에 주력했기 때문에 아이들을 만

나면 제 작업에도 도움이 되겠다 싶었죠. 아이들을 만나는 일은 참 좋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

설픈 수업이었지만 아이들이 예쁘고 반응도 빨라서 수업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 예술강사 2년 차, 3년 차가 되다 보니 점점 예술강사에 대한, 예술강사가 하는 일에

대한 의미 부여도 희석되고, 제가 예술강사를 하찮게 생각한 건 아니지만, 이 사회 속에서 예술

강사라는 지위가 굉장히 하찮게 여겨진다는 생각이 드니 의욕이 많이 꺾이더라고요. 그런 좌절

나 의 이 상 과 현 실

만화 애니메이션 분야 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진수입니다. 느림씨는 별명이에요. 제가 붙

인 별명입니다. 저는 살아가면서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가치, 제 창작세계의 가

치, 지향하는 가치를 공동체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공동체라고 하면 조금 추상적이죠.

제가 생각하는 공동체란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느리더라도 함께 가는 것. 이런 생각으로 그러

한 삶을 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나 그것이 제가 하는 작업을 통해 구현되었으면 좋겠는

데, 제 뜻대로만 살아지지가 않더군요. 예술은 배고파야 나온다지만 정작 배고프면 하기 힘든

게 예술가의 현실이죠. 특히 결혼하고 애 키우면 돈 들어가잖아요. 제가 결혼하자마자 하게 된

일이 일러스트였습니다. 지금이야 일러스트가 독립적인 예술장르로 인정되고, 대학에서도 전

공 분야 학과로 개설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제가 그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일러스트는 딱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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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은 아이들을 만나는 수업시간을 통해서가 아니라 주로 학교, 혹은 담당 교사 그 밖의 학교를 둘

러싼 시스템을 통해 겪었던 것 같아요. 학교는 흔히 군대병영과 같다고 하죠? 똑같은 모양의 학

교, 똑같은 크기의 교실, 어디나 동일한 구조. 수업시간도 1교시, 2교시 이렇게 정해져 있고 그

틀에 맞추어 수업을 진행하잖아요. 예술교육을 이렇게 정해진 수업시수나 일반적으로 정해진

교과의 틀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게 저는 늘 편치 않았고 정서적으로 많이 부딪혔습니다. 학교라

는 시공간과 학교 시스템이 점점 싫어졌어요. 그리고 저, 솔직히 학교 선생님들 싫어하거든요.

지금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요. 어쨌든 그러면서도 4년 차, 5년 차에 이르기까지 예술강

사 활동을 지속해 왔습니다.

2010년 이후에는 중·고등학생들을 만나게 됐어요. 교급이나 만나는 아이들에 따라 그에 적합한

수업자료와 교육정보를 취하는데요, 중고등부 아이들과 수업을 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교육정

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만화’라는 것이 전혀 새로운 것으로 다가온 계기가 있었어요. 그것은

어떤 작품을 통해서였습니다. 저는 제가 가르치는 과정이 제가 배우는 과정이 되고, 만화 애니

메이션 예술영역이라는 것에 대한 새로운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면서, 제 작업에도

에너지를 부여하는 동기가 되기를 바랐는데, 이러한 작품들을 보면서 그런 바람이 처음으로 어

떤 가능성이 되고 더불어 만화에 대한 확장된 인식을 얻게 되었어요.

이것은 만화 애니메이션 선생님들이라면 다 아시는 ‘아트 슈피겔만’ 작가의 ‘쥐’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유대인 학살 문제를 자신의 가정사와 결합해서 풀어간 만화예요. 이 만화를 통해 저

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으면 그 내용을 담는 형식은 얼마든지 다양하고도 새롭게 만

들어 낼 수 있구나.’, ‘내용을 통해 다양한 형식을 규정할 수 있는 것이 만화라는 예술장르구나.’

이런 지적 깨달음을 얻게 되었어요. 또,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세계 만화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

다 보니, 1800년대 그러니까 만화가 발생한 초창기에 독일의 대문호인 괴테가 이런 얘기를 했더

라고요. ‘앞으로의 세상에서 만화라는 형식은 소설보다 더 유효한 대중문학의 한 방법이 될 것

이다.’ ‘쥐’라는 작품을 보면서 저는 괴테가 한 말을 떠올렸습니다.

다음 작품은 국내 작가의 작품인데요, 이 작품을 발표했을 때 이 작가는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

이었어요. 저는 깜짝 놀랐죠. 어떻게 젊은 작가가 이런 작품을 만들었을까 싶어서요. 이 작품은,

‘아기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쥬’라는 작품인데요, ‘아기공룡 둘리’ 모르면 대한민국 외계인이

라면서요? 그 ‘아기공룡 둘리’를 재해석한 작품이에요. 자신만의 세계관과 자신만의 독특한 언

어로 재해석한 작품인데요,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만화가 이렇게 품위 있는 예술이 될 수 있구

나’ 하고 생각했어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작품이고 등장인물도 미천한 사람들이

죠. 낮은 곳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거예요. 그런데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일면을, 우리 사회의 본질적인 어떤 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흔히 예술은 뭔가 만화보다 위에 있는 것 같고 고상한 영역인 것 같죠. 한국 사회에서 만화는 아

직도 예술로 대접을 못 받는 것 같은데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이 작품이 만화를 예술의 영역으

로 끌어올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 작품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요. 왜냐면 이

작품을 통해 ‘예술의, 예술가의 시선은 어디를 향해야 할까.’ 이런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남들

이 보는 것과 똑같은 일상을 본다면 예술가의 시선도 그다지 다를 게 없겠지만, 예술가는 감추

어진 우리 현실의 실재를 보려고 노력하는 존재 아니겠어요? 일상은 평온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이고 내일도 여전히 오늘이 연장되어 잘 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

죠. 어떤 사건이 드러났을 때, 이 일상이 얼마나 포장되어 있고, 허구인지 느끼게 되죠. 예를 들

면, 세월호 사건 같은 거 보면 그렇지 않습니까. 바로 이런 작품을 보면서, ‘이야, 만화를 통해 본

‘앞으로의 세상에서 만화라는 형식은

소설보다 더 유효한 대중문학의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쥐’라는 작품을 보면서

저는 괴테가 한 말을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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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래 예술의 역할에 부합할 수 있는 그런 작업을 얼마든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교육진흥원에서 연수를 받는데 2009년인가 10년인가 만화수업지도안이라는 게 나왔어요. 초등

학생용, 중학생용 이렇게 있었는데요, 그 메뉴얼을 들고 수업을 하면 일단 저 스스로도 재미가

없고 수업에 자신감이 떨어졌어요. 제가 재미를 못 느끼고 자신감 없는 수업을 아이들이 재미있

어 할 리가 없잖아요. 그래도 일반적 만화 수업지도안이고 만화를 전공한 분도 그 지도안에 따

라 수업을 하시니, 더구나 제가 만화에 대해 충분히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도안대로 수업

을 해 봤는데 아, 그 수업은 제 스스로도 계속 재미가 없고 그랬어요.

작 품 에 녹 아 든 아 이 들 과 의 시 간

그런 과정에서 만화 애니메이션 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 다시 나름대로 뭔가 정하지 않으면 안

되었어요. 수업의 방향을 정하고 그러한 방향 속에서 수업 내용을 다시 짜야 했죠. ‘아이들은 누

구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는 것이 전제였어요. 저는 아이들은 누구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하더라도 사실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거든요. 하

고 싶게끔,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데? 라고 촉발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예술강사가 할 일이

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에 여고 수업을 했는데요, 토요 동아리 수업이었어요. 토요 동아리는 서너 시간 연속 수업

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서 기존의 지도안을 다 무시하고 제 생각

대로 해 봤어요. 창작집을 결과물로 내는 게 목표였죠. 제가 처음부터 ‘이건 프로젝트 수업이다.

프로젝트 수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스스로의 자발성을 요구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굉장히

수준 높은 학생들이 하는 거다.’ 라고 얘기했죠. 그리고 한 권의 작품집을 냈어요. 그 중 한 친구

‘아이들은 누구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는 것이 전제였어요.

저는 아이들은 누구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하더라도 사실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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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의 작품인데요, 약 20쪽 짜리 칸 만화에요. 극화지요. 시골학교였기 때문에 아이들 형편도 풍족

하지 않았고 장차 대학에서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싶지만 사교육은 한 번도 받지 않은

아이들이었죠. 그런데 아이들은 이렇게 만화적인 어법이 가지고 있는 단순화의 원리를 잘 구현

하고 형상화했어요. 무엇보다 이 작품을 좋게 생각하는 이유는요,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

이전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구성해냈기 때문이에요. 이 아이는 고3인데, 대한민국 고

3들은 억압받고 있잖아요. 자기 욕망을 눌러야 하죠. 억압된 욕망과 미래는 불투명하고 성적은

안 좋은데 도대체 잘 살 수 있을까, 이런 고민 덩어리들인 존재잖아요. 그런 자신의 억압된 욕망

과 꿈을 이야기로 잘 풀어낸 경우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경험을 통해 올해 개인전을 하게 되었는데요, 개인전 제목을 ‘말풍선-익명의, 하

찮은, 잊혀진 것들의’이라고 정했어요. 말풍선은 만화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그림 기호잖아

요. 근데 만화 수업을 준비하다가 알게 된 건데, 이 말풍선도 처음부터 생긴 게 아니더라고요.

만화의 칸도 처음에는 그냥 이야기나 이미지를 나누는 경계 정도로 쓰이다가, 만화의 주요 특

징이라고 불리는 칸이 생기고, 그 칸도 장면을 나누는 데 불과했다가, 그 다음에는 그 칸을 어떻

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연출적 기능을 갖게 되고, 그 다음에 말풍선이 등장하더라고요. 처음 등

장한 말풍선은 말 그대로 말을 담는 어떤 그릇에 불과했는데, 그 다음에는 부드럽고 동그란 말

풍선은 일상적인 감정을 나타내고 네모지고 딱딱한 느낌의 말풍선은 논리적인 대화나 딱딱한

감정을 나타내는가 하면 ‘쿵, 쾅, 헉, 헐’ 이런 여러 가지 감정과 소리를 담아내는 기호로 진화, 발

전해 왔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이 말풍선을 제 창작 기호로 차용해서 개인전 작업으로 시도해

본 것입니다.

다 시 , 예 술 강 사 이 자 예 술 가 김 진 수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 다시 ‘예술강사로서 나는, 또한 예술강사는 무엇인가’ 라는 생각

을 하게 됩니다. 예술강사는 도구를 쓰는 법을 가르쳐주거나 도구를 쥐여 주는 존재일까, 아니

면 도구를 통해 도구를 좀 더 유용하게 쓰게 하는 존재일까. 표현기법, 그러니까 어떻게 만화를

그리는지, 펜 터치를 어떻게 하는지, 디지털 툴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것만 가르쳐 주는 존재

일까. 6년간의 과정을 통해 저는, 예술강사란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이야기를 도구를 통해 드

러내고, 표현하도록 조력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정한 예술적 ‘도구’를 익히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기쁨을 느끼고 결과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죠. 가시화된 어떤 작

업 결과물을 보기 전까지는 자기 안에 있는 것이지만 잘 몰라요. 가시화되었을 때, 아이들은 ‘내

속에 이런 게 있었네.’하며 일정한 인식의 확장을 느낀다고 봅니다. 창작자로서 예술강사 역시

동일한 경험을 합니다. 그래서 결국 예술강사란 다양한 예술 영역의 ‘도구’를 통해 아이들로 하

려금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소통하여 더불어 사는 존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사람

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까지 제 얘기를 풀어놓았지만, 선형적으로 변화, 발전해왔다기보다는 비선형적인 과정을

겪은 거고요. 이런 과정을 다시 되풀이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반복은, 아마도 동일한 반복은

아닐 거라는 믿음을 가져봅니다.

마지막으로, 예술강사 선생님들, 다들 창작 욕구가 위축되고, 예술강사를 하다 보면 창작에너

지가 고갈된다고 고민 많이 하시잖아요? 근데 창작을 통해 우리가 맛 본 그 경험, 아시잖아요,

그렇죠? 그것이 우리 삶의 내용을 확장시키고 또 아이들의 인식을 확장하게 하는 우리의 일이

라면 창작의 끈을 놓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예술강사 일은 진흥원 사업일 뿐이고, 창작은 각 개

인들이 각개약진 하는 식의 고정된 인식을 조금 넓혀서 궁리해보면, 강사들이 함께할 수 있는

방법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번 발제를 준비하면서 해 보았습니다. 이상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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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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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순 할머니가 들려주는 신바람 소리 빛 이야기

세션발표 01

이진옥 (장애국악) | 김삼순 어르신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52세부터 조금씩 시력을 잃다 이제는 빛만 구별하게 된 삼순 할머니에게 어느 날부터인지

소리와 빛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습니다. 아침마다 시골 버스를 타고 할아버지가 바래다주는 길을 따라

수업에 가는 삼순 할머니는 오늘도 <아리랑> 단소에 푹 빠져 계십니다.

매주 만나는 친구들, 그리고 예술강사 선생님과 함께 쿵작쿵작 신바람 악기 여정을 떠나는 삼순 할머니,

이 즐거운 동행에 함께 나눈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람들 많이 만나요. 잘 못 가면 다시 잘 데려다 주기도 하고, 어디 가냐고 물어서 , 5호선 타러 간

다고 하면 5호선까지 데려다 주며 정확히 태워줍니다. 어렵게 가서 보면 선생님이 계시고 시각

장애 동료도 있으니까 힘들게 간 것은 다 잊어버려요. (웃음) 그렇게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어 르 신 이 세 상 에 소 리 를 만 들 어 가 는 방 법

김삼순 거기서 우리 국악 이진옥 선생님을 만나서 단소라는 걸 처음 알게 되었어요. 옛 말에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고 하잖아요. 난 백 냥만 갖고 사니까 열배는 백배는 더 노력해

야겠다, 생각을 합니다. 우리 선생님도 열배 백배 정말로 친절하게 노력해서 가르쳐 주십니다.

눈으로 보이는 사람은 선생님이 하는 모습만 보고도 할 수 있는데 우리는 안보이니까 선생님이

일일이 말씀으로나 행동으로 잡아줘야만 이 자리가 그 자리인가보다 하고 잡지, 그냥은 모르잖

아요. 처음에는 소리가 안 나서 너무 힘들었어요. 소리 안 나는 걸 왜 배우라고 하나 싶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처음엔 열네 명이 시작했는데 너무 어려우니까 그만두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같은

동료 중에도 이렇게 소리 안 나는 걸 가르쳐 준다고 그냥 화를 내는 사람도 있었어요. 근데 노력

해서 안 되는 것이 없다잖아요? 많이많이 불다보니까 소리가 나더라고요. 소리를 내는 방법을

알아 조금은 불 수 있습니다만, 우리 가르칠 때 선생님이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웃음) 배우는

학생이 선생님보다 스무 살, 서른 살은 더 많으니 잘못해도 잘못했다 소리 못하고 항상 잘했다

고만 합니다. 여기에 모인 선생님들도 아마 그러실 거예요. 노인 양반 가르치면 잘 못했어도 잘

못했다고 말 못하고 애쓰셨어요! 잘했어요! 그러시죠? 선생님의 격려말씀에 잘한다고 하니까

진짜 내가 잘하는 줄 알고 으스댑니다. (웃음) 신기하게도 자꾸 자꾸 불다보니까 소리가 나서 지

금은 시간나는 대로 불고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이 테이프에다 녹음도 다 해주셨어요. 단소연

주로 한 번 녹음하고 구음으로도 한 번하고 녹음하셔서 이 테이프에다가 14곡을 녹음했더라고

요. 근데 구음으로 한 번 하고 연주로 한 번 했으니까 28곡이잖아요. 참 힘들게 녹음을 하셨어요.

선생님이 그렇게 힘들게 우리를 가르쳐 주시는데 열심히 해야지 하면서 녹음기를 듣고 연습하

고 있습니다. 선생님한테 물었죠. 선생님 이곡을 언제 다 배우라고 이렇게 많이 녹음을 했어요?

선생님이, 한 2년 동안 배울 거예요. 하더라고요. 아니 2년이 아니라 몇 년을 해도 우린 못하겠네

요, 그랬죠. 몇 개월 동안 소리가 안 났어요. 근데 이제 소리가 나니까 몇 년 더 배우면 소리가 잘

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같이 수업 듣는 동료가 이거 부르면 안압이 올라온다고 그래요.

내 눈은 어떻게 된 건지 이것 불어봐야 안압도 안 오르고 딴 사람은 불면 머리가 아프다는데 난

그렇지 않거든요. 이걸 녹음해주신 게 고마워서라도 녹음한 것을 열심히 듣고 따라 부르며 단

소를 배우고 있어요. 한 번 불어 볼까요? 근데 이게 제 말을 잘 안 들을 때가 있어요. 단소 소리가

날 때도 있고 안 날 때도 있어요. (단소‘아리랑’연주) 소리가 잘 안나서 죄송합니다. 이게 어느 때

는 잘나고 어느 때는 잘 안 나더라고요. 장구나 난타는 두들기기만 해도 미운 소리든 좋은 소리

김삼순 안녕하세요? 현재 고양시에 살고 있고 나이는 일흔 두 살인 김삼순입니다. 저는 50대

에 시력을 잃고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힘든 와중에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을 알게 되어 이렇게

즐겁게 다니며 살고 있습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갈 곳이 없다고 생각되면 참 마음이 안 편

하고 마음에 병이 나죠. 시간도 잘 안가요. 복지관을 갈 때는 어렵게 가도 가면 우리 선생님이

반겨주시고 또 동료들이 있으니 얘기할 수도 있고 웃을 수 도 있어 참 좋습니다. 집에 있으면 누

구하고 이야기를 나누기가 어렵습니다. 우리 아저씨밖에 없는데. 날마다 같이 있는 아저씨한테

할 말이 얼마나 있겠어요. 우리 아저씨가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전철역에 데려다 준 후 복지관

으로 가는 전철을 태워줍니다. 태워주면 거기 가기 위해서는 종로3가에서 다른 전철로 갈아타

야 하거든요. 3호선에서 5호선 타러 가는 거리가 멀지는 않아요. 멀지는 않은데 나 같은 사람이

가기에는 꽤 멀죠. 안 보이니까. 남의 도움을 받으면서 흰 지팡이 짚고 가는 도중에, 참 좋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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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나는데…. 죄송해요. 소리가 잘 안 나서 평소 연습한데로 소리가 나지 않아 죄송합니다.

몸 으 로 가 르 치 다

김삼순 그리고 우리 선생님이 난타도 가르쳐 주는데, 단소는 잡는 거 말고는 동작이 없지만

난타는 동작을 많이 해야 해요.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이렇게, 이렇게. 근데 우린 아무 것도 안 보

이잖아요. 그래서 선생님이 어깨를 만져 봐라, 등도 만져 봐라, 팔도 만져라, 좌우 모양은 이렇

다. 다리도 만져라 이렇게 움직이는 걸 다 선생님 몸을 만져가면서 배웁니다.

이진옥 제가 몸매가 좀 되요. (웃음)

김삼순 우리 가르칠 때 열배 백배가 힘드실 텐데도 열심히 가르쳐 주시고 우리 선생님이 남

자 여자 할 것 없이 몸을 내주면서 만져보라고 하는데 이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잘못하면 성추행

이라고(웃음)할 텐데 그러지 않고 우리 선생님이 다 만져보라고 몸을 내 주어서 만지면서 배우

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어렴풋이 몸동작을 익혔습니다. 근데 이 댄스 난타할 때 동작을 하

다가 옆 사람 다칠까봐 못하고 지금은 다른 난타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진옥 가락난타로 바꿨어요. 저번에 정말 큰일 날 뻔 했거든요. 정안인들 같은 경우에는 채

를 놓쳐도 어디로 날아가는지 알고 피할 수 있잖아요. 근데 어르신들은 시력이 없으시다 보니

그냥 맞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그게 바로 무기로 변해요. 난타 좋아하시고 타악기 좋아하시니

까 어쩔 수 없이 가락난타로 바꾸었어요. 그러다 보니 가락이 들어가는 부분을 좀 힘들어 하세

요. 그래도 잘 익히시는 편이에요.

김삼순 선생님이 이 손 저 손 잡아가며 정말 잘 가르쳐 줍니다. 그러니 시각장애인이 배우지,

그렇지 않으면 우린 안보이니 몰라요. 암만 노인네들이라도 눈이 밝은 노인네들은 쉽게 배우지

만 우리는 배울 수가 없어요. 장구 칠 때도 이쪽저쪽 이렇게 넘어가고 안 넘어가는 걸 몸으로 말

로 가르쳐 줘야 배우죠.

이진옥 제가 처음 복지관에 배치를 받고 보니, 시각장애인 분들은 볼 수 없을 뿐이지 다들 능

력이 뛰어나신 거예요. 정안인들 보다 더 뛰어난 부분들이 있어요. 왜 단소를 배우시게 했냐면

요, 난타나 타악기는 혼자 있을 때 두들기면 다른 집에서 난리가 나요. 근데 단소나 소금 같은 경

우는 잡고 만지면서 혼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악기거든요.

선생님이 이 손 저 손 잡아가며 정말 잘 가르쳐 줍니다.

그러니 시각장애인이 배우지, 그렇지 않으면 우린 안보이니 몰라요.

암만 노인네들이라도 눈이 밝은 노인네들은 쉽게 배우지만

우리는 배울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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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 른 바 람 한 가 지

김삼순 저희 집에 사실은 장구가 있습니다. 수건을 양쪽에 대고 이렇게 칩니다. 근데 조용 조

용 치면 재미가 없어요. 근데 단소는 집에서 얼마든지 지루할 때 갖고 붑니다. 소리가 안 나면 소

리 내려고 불고, 잘 불어지면 아유 잘 불었다 싶어 더 불고 싶고 그래요. 그래서 이 단소 가지고

시간을 잘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집에 있어봐야 텔레비전도 안 보이잖아요. 그러니까 할 게

없어요. 아무 것도. 우리 아저씨 텔레비전 보고 계시면 거실에서 나는 방에 앉아 이거라도 불고

있어야 저녁 시간이 가요. 기다리고 있으면 참 안 가는 게 시간이더라고요. 그러니까 이걸 들고

그냥 잘 놉니다. 열심히 배워서 다음엔 대회에도 나가고 싶습니다.(웃음)

이진옥 아까 안압 얘기를 하셨는데요, 제가 실수 한 부분이 있어요. 눈은 압력이 굉장히 중요

하대요. 전 혼자 즐기실 수 있도록 하려고 단소를 선택했는데 괜찮은 분도 계시지만 고혈압이라

든가 녹내장이라든가 이런 분들은 안압 높은 게 아주 안 좋대요. 그런 분들이 중간에 한 세 분 정

도 탈락하셨어요. 그래서 수업도 10분 이상은 못해요. 안압이 올라갈까 봐요. 내년에는 단소하면

안 오겠다고 엄포를 두신 분도 계셔요. 그래서 내년에는 아쉽지만 단소는 하지 말고 난타만 하기

로 결정했어요. 김삼순님께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을 해서 내년에 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하시네요. 올해 저희도 장애국악 1년차에요. 그래서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복지관에서 수업을 하

다보니까 이런 저런 힘든 점들이 생겼어요. 그리고 수강생들이 좋아하시는 것도 편차가 있고요.

김삼순 시간이 너무 짧아요. 난 한두 가지라도 정확히 배울 작정이에요. 정확히 배워서 어느

정도 내가 뭔가를 할 수가 있어야지 이것 조금 하다 저것 조금 하다 그러면 애들 소꿉도 아니고

난 그런 거 싫어요.

이진옥 사회문화분야같은 경우는 보통 진흥원에서 기능 중심으로 하지 말고 문화 중심으로

하라는 지침이 내려와요. 여러 가지를 많이 접하게 해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시라고요. 근데 시

각장애 어르신들은 기능을 원하세요. 왜냐하면 배워가지고….

김삼순 배워가지고 대회 나가야죠.(웃음) 지난 3월부터 대회가 있었어요. 국립극장에서요.

온갖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거기서 대회를 가졌어요. 우리 선생님과 배운 기간이 1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이라 선생님께 배운 것 가지고는 대회 못나갑니다..(웃음) 여러 해 배웠던 사물 가지고

대회에 참가해서 3등 먹었습니다. 근데 거기 나와서 정말 훌륭하게 노래 부르는 사람도 있어요.

이진옥 내년에는 무슨 종목으로 나가고 싶으세요?

김삼순 내년엔 단소. 나만 소리가 안 나오나 싶어 안 나오는 것을 할라 하니까 한 동안은 집어

치웠어요. 근데 또 아쉬워. 시간이 남으면 할 일이 없네. 그래서 또 들고 해보니까 어느 때는 좀

나아요. 그런데 우리 아저씨가 선생님이 테이프에 녹음 해 준 소리를 듣더니 내가 부는 건 음악

이 아니고 선생님 하는 건 노래가 맞대. (웃음) 노래가 아니라고 해서 더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 이후, 본 세션에 참여한 예술강사 선생님들의 특별한 제자 이야기를 돌아가면서 간단하게

나누었습니다.

시간이 너무 짧아요. 난 한두 가지라도 정확히 배울 작정이에요.

정확히 배워서 어느 정도 내가 뭔가를 할 수가 있어야지

이것 조금 하다 저것 조금 하다 그러면 애들 소꿉도 아니고 난 그런 거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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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함으로 세상을 그려나가는 아이

세션발표 02

장경희 (장애미술) | 나현희 (경기도 장애인종합복지관)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사고로 한쪽 손과 다리가 불편한 현희. 하지만 세상이 가지는 특별함을

나눌 줄 아는 현희는 묘한 매력의 소유자입니다. 언제부터인지 안양에서 수원까지 직접 만든 빵을

매주 들고서 수업 시간에 모두와 함께 나누고 있는 따뜻한 친구 현희. 현희가 보여줄 또 다른 세상,

그리고 현희가 직접 구운 빵과 함께 이제 예술강사 선생님들께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 합니다.

술강사로서 힘을 같이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이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즐거운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나현희 올 3월에 선생님을 처음 만났어요. 처음 2주 동안은 A4용지나 4절지에 계속 그림만 그

려서 재미없다고 생각했었죠. 왜냐하면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의 미술 수업이 거의 다 그리기만

해서 지루했거든요. 그래서 그만둘 참이었는데 수업 프로그램이 4,5월부터 무조건 종이에 그리

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미술 시간이 너무 고

마웠어요. 선생님한테도 너무 감사했고요. 저는 만드는 걸 좋아하거든요. 이 쿠션도 제가 직접

만든 거예요. 그리고 빵 같은 것도 자주 만들어요.

장경희 현희는 미술 수업이 단지 그리기를 많이 해서 지루해 할 거라고 생각한 친구였는데 여

러 가지 소품 등을 이용해 다양한 작품을 만들게 되니까 무척 좋아했어요.

나현희 저는 두 시간이었던 미술시간이 짧게 느껴졌어요. 다른 애들은 왜 이렇게 늦게 끝나

냐고 했지만 저는 왜 이렇게 빨리 끝나는지 늘 아쉬웠어요. 그리고 정말 미술 수업이 이제 다 끝

나니까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생님도 이젠 못 만나겠구나’ 싶어 섭섭했는데 선생

님이 여기에 불러주셨어요. 너무 기쁘고 또 선생님이 보고 싶어서 왔어요.

틀 려 도 괜 찮 아

장경희 현희는 늘 이렇게 적극적이고 자발적이었어요. 손 한 쪽이 불편하지만 수업 중에도

“선생님, 이거 해주세요.”라고 말하지 않고 “선생님, 이것만 붙잡아 주세요.” 하고 요구해요. 그

래서 요구하는 것만 도와줬어요. 수동적인 다른 친구들에게는 잔소리를 좀 많이 했는데 현희한

테는 따로 잔소리 할 게 없었죠.

나현희 남자아이들은 만날 “이거 못해요.” 해요. 틀릴까봐요. 하지만 저는 배우는 입장이니

까 틀려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저 혼자 할 수 있어요.”, “안 도와줘도 돼요.” 그런 말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선생님 수업 중에 학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네 껀 네가 해’ ‘ 좀 더 할 수 있

잖아’ ‘겁 내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봐!’ ‘당연히 틀리면서 배우는 거지, 틀려도 괜찮아, 마무

리는 쌤이 도와줄게’ 같은 말이었어요. 다른 학생들은 새로운 미술도구에 겁을 내거나 틀릴까봐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럴 때도 선생님은 직접 도와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학생이 하기

쉬운 방법으로부터 시작하게 하여 완성하게 하셨고요, 자연스럽게 학생들은 자신감이 생기고

미술 실력도 발전했어요.

나현희 안녕하세요. 저는 나현희라고 합니다.

장경희 저는 학교 만화애니메이션 강사로, 장애학교 수업을 통해 장애미술수업에 대한 경험

과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발표자인 나현희 학생은 사회 장애미술을 시작한 올해 첫 수업에서

만난 신체장애를 가진 학생입니다. 현희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다쳤어요. 13년 전 쯤 병원 생활을

했는데 지금은 굉장히 많이 회복 된 상태예요.

제가 컨퍼런스를 하게 된 이유는 제 얘기가 아니라, 이 친구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와 보니 현희가 직접 하는 거라고 하시네요. 살짝 떨리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저는

현희를 통해 긍정의 바이러스를 얻기도 했고 제가 현희를 보면서 배우는 게 많았기 때문에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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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 생 들 의 얘 기 에 귀 기 울 여 주 는 선 생 님

나현희 저는 수업을 한 번도 빠진 적이 없거든요. 미술 수업이 너무 재미있으니까요. 가끔 머

리가 너무 아프면 진통제를 먹고 오기도 했어요. 재밌으니까.

장경희 현희가 저렇게까지 하면서 미술 수업 오는 지 정말 몰랐어요. 이야기해 주니까 감동

적이면서도 한편으론 미안하네요. 현희는 복지관까지 전철을 타고 오는데 한 손이 불편하니까,

뭐라도 들고 와야 하는 날에는 힘들어요. 공교롭게도 비라도 오면 우산을 들 수가 없으니까 못

온다고, “내가 못 오면 날씨가 궂은 거예요.”하더라고요. 약을 먹으면서까지 미술 수업을 들으러

왔다는 사실은 이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알게 됐어요. 무척 놀라우면서도 고마웠죠. 그래서 제

가 수업 시간에 단지 미술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그 밖에 어떤 것을 아이들에게 주었길래 현희

처럼 몸도 불편한데 한 번도 안 빠지고 수업에 참석한 친구가 있을 수 있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나현희 사실, 다른 선생님들은 장애 학생들이라면 뭐든지 받아주거나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장경희 선생님은 제대로 혼내주고 고쳐 주시려고 하는 점이 인상적이고 좋았어요.

선생님은 학생들의 소소한 얘기나 일상적인 고민 등에 귀 기울여 들어주고 그것에 대한 처방을

내려주세요. 학생들이 섭섭한 일엔 같이 서운해 하고, 부당한 일엔 같이 화를 내 주시는 선생님

이시죠. 그러면서도 학생들이 잘못한 행동이나 말에는 그러면 안 된다며 정색을 하고 따끔하게

혼을 내세요. 미술 수업 내내 선생님이 너무 편했고 뭐든지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장경희 현희가 저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아마도 제가 미술 수업 중에 학생들의 얘

기에 귀 기울여 듣고 그것에 적극적으로 제 생각을 피드백 해서 인 것 같습니다. 수업을 하다 보

면 그림을 그리면서도 학생들끼리 별별 이야기가 다 나오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듣다가 내용이

선생님은 학생들의 소소한 얘기나 일상적인 고민 등에

귀 기울여 들어주고 그것에 대한 처방을 내려주세요.

학생들이 섭섭한 일엔 같이 서운해 하고,

부당한 일엔 같이 화를 내 주시는 선생님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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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아니다 싶은 경우가 있어요. 그럴때 아주 자세히 듣고 피드백을 해 주는 편이예요. 개인 적

인 것부터 공통적인 것까지 거의 다요. 다른 선생님들은 그냥 지나치거나 관심 없는 경우가 많

은데 저는 정색을 하고 안 되는 건 안 된다, 틀린 건 틀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나현희 복지관에 계신 다른 선생님들은 우리가 뭘 해달라고 하면 나중에 해 주겠다고 하시거

나 머리가 아프다고 해도 ‘약 먹고 와.’, ‘괜찮아 질 거야.’ 하고 건성으로 얘기하실 때가 많아요. 근

데 선생님은 달랐어요. ‘현희 머리 아프니?’, ‘어떻게 하니?’ 그렇게 물어봐 주시고 우리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세요. 다른 선생님들은 끝까지 얘기도 다 안했는데 말하는 중간에 ‘알았어, 가 봐.’

그러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고 답을 해주시니까 너무 좋았어요.

장경희 학생들이 이야기를 할 때 끝까지 들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장애를 가

진 친구들의 얘기는 대충 넘어가도 된다고 생각하는 선생님들이 많다는 걸 알고 가슴이 아팠습

니다. 장애인 학교를 졸업한 친구들도 잘못된 생각이나 상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정색

을 하고 고쳐주고 다음에 또 만나면 그 일이 어떻게 됐는지, 하다못해 꾼 돈은 갚았는지 그렇게

사소한 이야기까지 함께 나누었습니다.

세 상 에 서 가 장 얻 기 힘 든 앙 금 빵

장경희 그리고 여기 놓인 이 빵은 현희가 직접 만든 빵이에요. 세상에서 쉽게 먹어 볼 수 없는

빵이죠. 어느 날 현희가 빵을 만들어서 제게 가져다 줬어요. 현희가 빵을 만들고 내게 가져다주

게 된 계기를 들어 볼까요.

나현희 제가 빵을 만들어서 경기도에 사는 장애인 친구들한테 빵을 만들어서 팔았어요. 하나

에 천 원씩 팔았죠. 한 손으로 만드니까 좀 비싸게 팔아야 되잖아요. 다른 선생님한테는 안 드렸

어요. 제가 좋아하지 않는 선생님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미술선생님이랑 미술도우미 선생님

은 끝까지 도와주시고 또 끝까지 알아듣게 말씀해 주셔서 참 좋았어요. 빵도 만들어 드리고 가

끔 과자도 구워 드리곤 했지요.

장경희 현희가 처음 빵을 만들어왔을 때 제가 이렇게 말했대요. ‘어머나, 나 앙금빵 되게 좋아

하는데.’ 저 앙금빵 진짜 좋아하거든요.

나현희 그런 얘기 진짜 처음으로 들었어요. 다른 선생님들은 ‘나 앙금빵 별로 안 좋아해.’,‘ 안 먹

을래.’ 그러셨거든요. 근데 선생님은 엄청 짜게 반죽이 된 날에도 “맛있게 먹었어.” 그러셨어요.

그리고 여기 놓인 이 빵은 현희가 직접 만든 빵이에요.

세상에서 쉽게 먹어 볼 수 없는 빵이죠.

어느 날 현희가 빵을 만들어서 제게 가져다 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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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희 저는 어렸을 때부터 팥을 좋아했는데 많이 못 먹었어요. 근데 이 친구가 딱 팥앙금빵

을 갖다 주는 거예요. 어렸을 때 먹지 못해 결핍됐던 것이 뜻밖에 의외의 곳에서 채워진 듯한 느

낌이 들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현희가 빵을 계속 만들어 줘서 문제였지만요. 아무튼 그 앙금빵

덕분에 현희가 빵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나현희 빵은 그냥 밀가루가 아니라 강력분을 사용해야 돼요. 빵이 부풀어 올라야 하니까 이

스트는 꼭 들어가죠. 계란도 넣고 우유도 들어가는데 저는 짜지 않게 하려고 소금은 조금 넣고

대신 설탕을 조금 더 넣었어요. 대부분 짠맛보다는 단맛을 좋아하니까요. 빵을 만들면서 선생

님 생각을 더 많이 했어요.

장경희 현희는 저한테 빵을 선물하는 재미를 느끼고 있었는데 저는 좀 미안했어요. 한 손으

로 만들어서, 애들한테 팔 빵과 저한테 줄 빵을 따로 가지고 오는 거예요. 가져 오지 말라고, 안

가져와도 된다고 해도 계속 가져오더라고요. 만드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무척 걱정이

됐어요. 지금은 현희가 앉아있어서 모르시겠지만 걷는 것도 불편하거든요. 그런 부분이 고맙기

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나현희 미안해 할 거 없어요.

장경희 미술 수업을 했다는 것만으로 그런 것까지 받을 자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저는 가

끔 듭니다.

나현희 (컨퍼런스 참가자 선생님들한테 빵을 좀 나눠주면서)연유쿠키, 유기농쿠키고요, 달

지 않아요. 몸에 좋은 거예요. 앙금빵 중에 노란색 앙금은 제가 직접 고구마를 오븐에 굽고 으깨

서 만든 고구마 앙금이에요.

현 희 의 작 은 프 로 젝 트

장경희 현희는 자기 것에 대한 애착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커요. 저도 현희로부터 그런 점

을 많이 배웠죠. 현희가 제 핸드폰 번호가 새겨진 십자수 쿠션을 직접 만들어서 수업 마무리 할

때 쯤 저한테 줬어요. 어느 날 저에게 핸드폰 번호 절대 바꾸지 말라고 하는 거예요. 저는 학생들

에게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현희가 어떻게 번호를 알아내서는 이걸 만들

었더라고요. 11월 초 쯤 이걸 받았는데.. 그 보다 한참 전부터 준비했다는 거예요.

나현희 9월 마지막 주부터 준비했어요. 그 전에 선생님께 미술 수업이 언제 끝나는지 여쭤봤

죠. 11월 마지막 주에 끝난다 하길래 엄청 빨리 진짜 빨리빨리 해서 드렸어요. 선생님은 엄청 감

동 받으셨고요.

장경희 빵 만으로도 말문이 막혔는데 어느 날 이걸 제 앞에 내미니까, 오히려 제가 부담을 준

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정말이지 너무나 고마웠어요.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깨끗하게

됐다고 만족스러워 하면서 건네 줬어요. 그 때 생각했죠. ‘아, 나는 이제 핸드폰 번호는 바꿀 수

없겠구나.’

나현희 못 바꾸죠~

장경희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저와 현희가 만드는 특별한 이야기를 같이 나누어 보았는데요,

함께해주신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들이 함께 현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

는 것만으로도 현희에게 정말 큰 힘과 격려가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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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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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중딩 무용단

세션발표 03

강선미(무용) | 중딩 무용수

춤 좀 추는구나?! 중학교 2학년에 처음 만난 무용의 세계에 푹 빠져버린 청춘 댄서가 있습니다.

무용 수업으로 맺어진 인연으로 우연히 출전한 창작댄스 경연대회에서 수상까지 하게 된 우리의 꽃중딩은

자신도 몰랐던 끼와 춤에 대한 열정을 알게 되었지요. 진솔하고 과감한 한판 수다를 원하신다면

꽃중딩과 함께해 주세요!

한 숨 과 고 민 으 로 시 작 한 첫 만 남 ,

함 께 , 웃 으 며 , 공 감 하 는 시 간 으 로 거 듭 나 기 까 지

학생 저희는 무용시간 첫 날부터 잘못된 만남으로 시작해서 완전 소통이 안 될 줄 알았어

요. 근데 선생님의 재치 있는 말씀과 과격한 액션 덕분에 항상 재미있는 무용시간을 보낼 수 있

었습니다. 특히 선생님께서 복장이나 태도 점검을 철저하게 하시기 때문에 수업도 안정적으로

진행되었던 것 같아요.

학생 아이들이 스스로 이름표도 달고 오고 지각도 안 해요. 원래 반에서는 춤을 추지 않거

든요. 근데 무용 시간만큼은 남들 신경 안 쓰고 춤을 춰요. 저희가 소심하게 추면 선생님이 몸소

아주 과감하게(가끔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표현해 주세요. 그런 점이 감사하죠.

학생 1년 동안 여러 가지 무용을 배웠어요. 창작무용도 배웠는데요, 창작을 처음 하다 보니

까 상당히 어려웠어요. 특히 모둠을 매번 바꾸면서 여러 주제로 이야기를 만들고 움직임을 만들

어 가는데 너무 어려웠던 것 같아요. 창작무용은 음악부터 소품, 의상까지 다 저희들이 준비하

도록 하거든요. 수업시간에 너무 순회를 하셔서 딴 짓을 할 수도 없고요. 무엇보다도 매번 선생

님께서 저희를 북돋아주셔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어요.

최 고 보 다 최 선 을 가 르 치 다

학생 저희가 올해 6월부터 똘기가 충만하고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애들 3~40명 정

도를 모아서 치어리딩과 창작무용으로 팀을 나눠 대회를 준비했어요. 대회 1등을 목표로 준비

를 했죠. 6월말에 팀을 구성했고 7월이 대회여서 아침시간을 활용해 1교시 전에 맹연습을 했답

니다. 방과 후도 빠지고 오죽하면 수업까지 빠지자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엄청 열심히 연습을

했는데 인원수가 넘쳐서 2,3명이 오버되어서 안타깝지만 2등을 했어요. 심사 위원이 지나가면

서 ‘인원수만 아니었으면 1등 이었을 텐데….’ 라는 거예요. 그 말 듣고 애들이 엄청 울면서 치어

리딩으로 갚아 주겠노라 다짐했죠. 열심히 연습했는데 막상 대회 당일에 애들이 긴장해서 대형

을 틀렸어요. 그래서 아깝게 2등을 했죠. 짧은 인생이지만 15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될 거 같아요.

학생 대회 전 날 우리가 엄청 긴장하고 있었는데요,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무

대에서 빛나는 사람은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최선을 다한 사람이라고요. 덧붙여 자신감을 가지

고 춤추라는 말씀도 해 주셨죠. 선생님의 따뜻한 격려로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죠.

- 학생들 플래쉬 몹에서 춤공연으로 이어지며

- 꽃미영부터 단하늘까지 자기 소개의 시간

- PPT 페이지가 바뀌며 우리들만의 은밀한 수다 시작

학생들 안녕하세요? 저희는 구산중학교 2학년, 꽃중딩 무용단이라고 합니다. 보시면 아시겠

지만, 미모 담당인 꽃미영 저를 비롯하여 보기엔 구수하지만 완전 단호박 하늘이까지... 개성 충

만, 똘끼 충만인 저희 꽃중딩 무용단의 활약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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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쉴 새 없 는 리 액 션

강선미 사실 이 친구들이 동아리를 만들어서 활동하거나 하는 건 아니에요.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보여주는 모습들이 무척 감동스러웠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친구들, 굉장히 무용 잘하게 생겼잖아요? 물론 똘기도 충만 하구요, 똘기는 제가 반 심어놓은 거

같아요.

수행평가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 대한 소중함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창작이니 포크

댄스니 무용 과정 안에 다 있지만 워밍 업을 하는 도입부나 마무리 하는 과정까지 이것저것 다

양한 것들을 많이 알려주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동기가 되어 수업 시간에 녹아들었으면 하는 바

람으로 말이죠.

또 한 편으로는 동시대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이예요.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

구를 열어놓고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최고의 동기부여인 것 같

아요.

처음엔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아, 왜 이거 밖에 안 되지?’ 하는 생각 때문에요. 그런데 기

대치를 낮추고 이 아이들의 관점에서 보니까 그 순간부터 감동이 몰려오는 거예요. 어느 순간

아이들이 하는 모든 것들이 감사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수업시간에 제가 리액션을 자주 하는 편이에요. 눈 똑바로 쳐다보고 여기 쳐다보고 저기 쳐다보

고 쉴 새 없이 움직이죠. 가끔은 저한테 등짝, 손바닥, 꿀밤.. 맞은 아이들도 맞아요. 지금은 저렇

게 웃고 있지만 선생님 성격 다 안다는 뜻일 걸요? 혹시 궁금하신 점 있으면 질문 주세요. 이 친

구들 할 말 많을 텐데 지금 되게 자제하고 있는 것 같네요.

※ 발표가 끝나고 본 세션에 참여한 예술강사들과 ‘키워드로 질문해요~’라는 시간을 통해 사진

전시 속에 숨어있는 키워드 찾기, Q & A 숨어있는 의미 공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 한 편으로는 동시대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이예요.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놓고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최고의 동기부여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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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인 듯, 선녀 아닌, 선녀같은 우리

세션발표 04

현아람 (무용) | 8선녀 (계성여자고등학교 1학년)

첫 인상은 깔끔하고 정숙한 여고생들, 대체 이 친구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가톨릭 재단 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여고생 친구들은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무용 시간에

말괄량이 골목대장 본색을 드러내곤 합니다. 8명의 여고생과 예술강사 선생님이 꾸려가는

좌충우돌 무용 시간, 한 번 몰래 엿들어볼까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그 에피소드를 여러분 앞에서 풀어보고자 합니다. 키워드를 준비 했어

요. 키워드는 우리 친구들의 생각과 느낌을 담은 공에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 친구들의 이야기

를 들어보시도록 하겠습니다.

키 워 드 로 바 라 본 8 선 녀 와 나 무 꾼 사 이

<대기실!> 축제날 부채춤을 출 때 무대에 올라가기 몇 분 전부터 대기실에서 대기를 해요. 축

제니까 우리학교 애들뿐만 아니라 찬조공연이 많이 오잖아요. 남고에서 두 팀이 왔었어요. 어떤

친구가 괜히 우리 쪽에도 선풍기가 있는데 덥다면서 남자애들 있는 쪽으로 가는 거예요. 한복입

고 있는데 얼마나 튀어요. 여고의 비애에요. 남자를 의식하는 여고생들의 비애.

<긍정!> 현아람 선생님은 진짜 무한 긍정이세요. 무한 긍정으로 저희에게 긍정바이러스를 퍼

트리세요.

<설빙!> 여름방학이라 너무 더웠어요. 강당에는 에어컨도 안 나오고 선풍기도 잘 안돌아가고

미치겠는데, 아까 사진 보셨죠? ‘설빙’이 명동에 있어요. 설빙 가서 완전 행복하게 먹고 왔어요.

<반창고!> 어떤 한 친구 손가락에 가시가 박혔어요. 근데 선생님한테 가시 박혔다고, 병원가

야 된다고 엄살이 엄청 심해요. 선생님이 직접 병원에 데려가실 정도로 잘 보살펴 주셨어요.

<한복!> 교내 축제 때 저희 8명이 부채춤을 췄어요. 그래서 8선녀예요.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추니 축제 내내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거든요.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

다.

<먼저!> 현아람 선생님은 엄청 열정이 많으신 분이세요. 간혹 쑥스럽기도 하고, 자신감도 없

고, 하기 싫기도 하고… 그러면 선생님이 먼저 엄청 열심히 하시는 거예요. 저희도 보고만 있을

순 없잖아요. 저희가 선생님처럼 똑같이 할 수는 없지만 선생님 덕분에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멋있는 선생님이세요.

<즐거움!> 선생님이 정말 열심히 하시거든요. 체육, 무용 이런 움직이는 선생님들 중에서 가

장 열심히 하시는데 즐거워 보여요. 웨이브도 더 오버해서 하시고 선생님이 더 즐거워하시는

것처럼 보여요.

- 학생들 공연

현아람 제가 지금 어떻게 이 자리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심장이, 가슴이 뛰고 있어요. 제 소

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8선녀들의 나무꾼입니다. 그리고 6년차 무용 강사입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6년이란 세월이 흘렀어요. 시간 금방 지나가네요. 그리고 만년 스무 살. 예, 저 현아람

입니다.

제가 처음에 계성여고에 왔을 때 느꼈던 색입니다. 무채색. 계성여고는 가톨릭 재단 학교예요.

진중하고 진지한 분위기의 학교인데 저 안에도 반짝이는 별들이 있죠, 샛별들이에요. 계성여고

에서 일한 건 올해가 처음이에요. 잘 추는 아이들도 아니고 저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죠.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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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부채도둑!> 저희가 춤출 때 들고 있던 부채 보셨죠? 축제에서 부채춤이 끝나고 저희도 구경을

하려고 좌석에 앉아 있었어요. 진행 선생님께서 2층으로 올라오라고 하셔서 올라갔는데 뭔가를

빠트린 기분이 드는 거예요. 어떤 한 칠칠맞은 친구가 먼저 앉아있던 좌석에 부채를 두고 온 거

죠. 저희 것도 아니고 무용 선생님께서 빌리신 건데. 2층에서 내려다보니까 찬조 공연한 남자애

들이 저쪽에서 이따 만 한 부채를 들고 부치고 있는 거예요. 저희가 다 내려가서는 당당하게 찾

아왔어요. 부채도둑은 정말 잊지 못할 거 같아요.

예 술 강 사 들 이 궁 금 했 던 이 야 기

학생 포스트잇에 질문이나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적어주세요.

예술강사 현아람 선생님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학생 체육 두 시간 중 한 시간은 무용 수업이에요. 수업 시간을 통해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

습니다.

예술강사 무용 수업인가요, 무용 동아리인가요?

학생 1학년 전체가 다 받고 있는 무용 수업입니다. 동아리는 아니에요. 무용 수업을 겸하

니까 친구들이 체육시간 외의 무용시간도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하

게 되었던 것 같아요.

예술강사 연습하기 싫을 때는 어떻게 극복하나요?

학생 선생님께서 원래 반 전체가 함께 하는 팀을 예상하고 계셨어요. 근데 막상 모인 인원

이 8명인 거예요. 처음에는 조금 더 많았지만 소수밖에 안되니까 저희가 너무 죄송했어요. 선생

님한테 죄송해서 우리가 진짜 잘해서 선생님 기를 살려드리자 이런 목적으로 연습도 더 열심히

했어요.

예술강사 연습 시간과 학원 시간이 겹칠 때 어떻게 하나요?

학생 학교 수업의 일환이라 학원 시간 때문에 빠지거나 그런 일은 없었는데, 만약에 학원

때문에 빠져야하는 아이가 있다면 전체가 다 빠져야 할 것 같아요. 한명이 빠지느니 아예 안하

는 게 나을 거 같기도 하고요.

예술강사 왜 부채춤을 추고 싶었어요?

학생 원래는 반전체가 학교 축제에 나가기 위해서 부채춤을 추기로 했어요. 근데 생각보다

인원이 적었죠. 어쨌든 남은 친구들이 잘하진 못해도 열정적인 친구들이 많아서 했던 거예요.

예술강사 연습 할 때 어떤 점이 가장 힘들고 어려웠나요?

학생 제가 춤을 진짜 못 추거든요. 근데 잘 안되면 갈등이 생기잖아요. 그 때 저도 답답하고

애들도 저를 답답해하고 그 때 약간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어려웠던 것 같아요.

예술강사 춤을 추고 나니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학생 리허설 때 큰 실수도 하고 부상도 입었는데 다 하고 나니까 되게 뿌듯했어요. 완벽하

원래는 반전체가 학교 축제에 나가기 위해서 부채춤을 추기로 했어요.

근데 생각보다 인원이 적었죠. 어쨌든 남은 친구들이 잘하진 못해도

열정적인 친구들이 많아서 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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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지는 않았지만 박수도 많이 받았고요. 좋아하는 한복도 입을 수 있었죠. 저희를 이끄시느라 힘

드셨을 선생님께도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고 같이 한 애들에게도 고마웠어요. 반 아이들이 다 같

이 했다면 좀 더 예쁘게 보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뿌듯하고 좋았어요.

예술강사 제일 재밌었던 수업 내용은 무엇인가요?

학생 애들이랑 전혀 친하지 않았는데 무용 수업하면서 되게 친해졌고요. 또 원래 성격이

몸 많이 움직이고 골반 움직이고 그런 거 잘 못하는데 무용시간에 해 볼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예술강사 처음에 무용 수업을 한다고 했을 때 거부감은 없었나요?

학생 중학교 때부터 무용선생님이 좋은 분이 아니어서 싫어했어요. 중학교 때 선생님은

하라고 시키는데 현아람 선생님은 선생님이 먼저 ‘이렇게 하면 돼’라고 하시니까 좋았어요.

예술강사 무용을 배우면서 꿈에 대해 더 깊이 생각 할 수 있게 되었나요?

학생 100퍼센트 그래요. 무용 쪽으로는 제 꿈을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없었는데 무용 수업하

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미래에 제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기도 해요. 발표 같은 거 할 때 무용

수업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여기 혹시 현아람 선생님 같은 강사 분들 계세요? 한 시

간만 하시는? 저희도 실은 무용 수업이 쉬는 시간이라는 생각을 하긴 해요. 개념 없는 아이들은

‘놀러 간다.’ 이렇게 생각 할 수도 있어요. 어쩔 수 없긴 해요. 이건 시험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저희 진로로 결정된 것도 아니잖아요. 저는 마이 웨이, 나쁘게 말하면 이기적인 아이였는데 무

용 수업을 통해 팀워크 같은 외적인 요소들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선생

님들도 무용만 가르치려고 하지 마시고 팀워크 같은 외적인 것들도 가르쳐 주셨으면 좋겠어요.

예술강사 학생들에게 무용이란 무엇인가요?

학생 중학교 다닐 때 무용을 배웠는데 선생님이 되게 깐깐하셨어요. 엄청 못해서 점수도

낮게 나오고 진짜 안 좋아했었는데, 현아람 선생님은 못해도 따로 시키지도 않으시고 그냥 좋았

던 것 같아요.

예술강사 모둠이 항상 있나요?

학생 네, 모둠은 하고 싶은 애들끼리 만들어요. 저희는 창작해서 무용으로 만드는 걸 많이

해서 친구들이 자기 관심 분야나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모여서 하죠.

예 술 강 사 들 에 게 듣 고 싶 었 던 이 야 기

학생질문 선생님들은 언제 선생님들께서 가르치는 애들이 변화했다고 느끼시거나 뿌듯함을

느끼시나요?

예술강사 저는 남중아이들을 데리고 뮤지컬을 했는데, 중학교 1,2,3학년이 다 모여 있는 클래

스였고 지원금을 많이 받는 프로젝트였어요. 어쨌든 넉넉한 작품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학교에

서 가장 문제가 되는 친구 몇 명이 동아리에 들어왔지요. 담당선생님이 그런 아이를 동아리에

넣으면 어떻게 하냐며 걱정하실 정도였어요. 그런 친구들은 보통 가만히 있질 않고 앉혀놓기가

힘들어요. 어쨌든 그 아이도 두 마디 대사를 맡았어요. 밥 먹으면 담배 피러 가야하고 오고 싶으

면 오고 오기 싫을 땐 안 오고. 뮤지컬은 약속이 많기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진행이 안 되

죠. 무용하고 똑같아요. 공연이 내일 모렌데 진짜 안 나타나는 거예요. 카톡으로 챙기고 문자로

챙기고 그러다가 공연 당일 날이 되었죠. 학교에서는 잘 적응하지 못했던 그 아이가 무대에서는

무대 약속을 지키면서 잘 표현하더라고요. 정말 뿌듯했어요. 나중에 카톡이 왔는데 ‘선생님 보

고 싶어요.’ 라고 하대요. 별다른 방법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아까 말씀 드렸듯이 단체로 협

업해서 뭔가를 만들어 내야 할 때 타인에 대한 배려 덕분에 저절로 생기는 그런 효과인거 같아

요. ‘시간이 이런 답례를 해주는 구나.’ 하고 생각 했죠.

학생 저희도 공연준비를 위해 여름에 연습할 때가 있었어요. 강당에 에어컨이 안 나와요.

선풍기도 잘 안 나와요. 근데 선생님이 등에 땀이 흥건히 젖은 채로 저희 쪽으로만 선풍기 틀어

주시는 거예요. 너무 감사하고 애들이 선생님의 그런 마음을 무시하지 못하니까 더 좋아할 수밖

에 없는 것 같아요. 일단 선생님이 열심히 하시니까 저희가 열심히 따라 할 수 밖에 없죠.

현아람 이 친구들이 사전에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눠 보고 그랬으면 준비했던 얘기를 더 자

세히 풀어놓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개그우먼 같기도 하고 레크리에이션 강사 같기도 한

저를 의외로 아이들이 많이 따라와 줘서 고마워요. 따뜻한 시선과 소통에 대한 의지가 가장 중

요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들께서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학생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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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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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과 학생~ 아니오~ 우리는 샘과 샘

세션발표 05

황중선 (만화·애니) | 이은서 (성문중학교 1학년)

저랑 우리 만화가 샘(예술강사)은 같은 동네 주민! 저보다 더 철없는 우리 샘은 고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랍니다. 욕이라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쿨하게 “욕 아니야~ 에이씨이~”라고 외치시는 우리 샘,

누가 학생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쌤쌤’이지요. 우리 샘과 저의 간극 메꾸기,

지금부터 들어보시겠어요?

학교의 문화도 제가 학교 다닐 때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교실 안에 절대 권력이 없어요. 만화

를 좋아한다니까 가르쳐주면 막 배울 것 같았는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선생님이 친구

고, 선생님이 말 시켜도 대답도 안 하고. 처음엔 그게 정말 힘들었어요. 격하게 화도 내보고, 쌍

욕도 하고 또 떡볶이 사주며 학생들 꼬시고, 그러면서 조금씩 학생과 저는 서로에 대해 배워갔

습니다. 혹시 토요 동아리 하시는 분 계세요. 토요 동아리는 토요일, 학교에 안 나가는데 학교에

나와야 하잖아요. 사실 출근 안하는데 출근하는 그런 느낌이거든요. 그래서 애들한테 절대 화를

안내요. 제 토요 동아리의 최대 목표는 화를 안내는 거예요. 화를 안내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게 하니까 훨씬 더 가까워지죠. 사실 어떨 때는 속에서 열불이 불끈불끈 하는데 참

고 하다보면서 친해지고, 그런 과정에서 겪었던 얘기를 은서가 할 거예요. (웃음)

(사진을 보여주며) 제가 수업한 토요동아리 사진들입니다. 은서와 몇 명의 학생들과 함께 한 토

요동아리 수업 사진들인데요, 은서 사진은 없습니다. 은서 꿈이 사진작가인데 사진 찍히는 건

엄청 싫어해요. 제가 안양에 사는데 저희 집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학교의 토요 동아리

입니다. 여러분도 연차가 쌓이면 아시겠지만 7년차 되니까 사진 안 찍습니다. 그래서 사진이 몇

장 없어요. 학생들과 학교에서 삼겹살을 구워먹고 있는 사진입니다. 예술강사 생활 7년 만에 처

음으로 학교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었습니다. 아이들이 음료도 가지고 오고 쌈 채소도 가지고 와

서 학교에서 직접 삼겹살을 구워먹었습니다. 학생이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이 장면은 제가

시킨 겁니다. 존경하는 눈빛으로 선생님을 보라고요. 그래서 이게 지금 존경하는 눈빛입니다.

우 리 는 스 승 과 제 자 가 아 니 고 친 구 다 !

이은서 무슨 말을 해야 돼요? 뭐부터 말해요? (웃음) 아, 아.

황중선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를 보면 유리알 유희의 대가가 은퇴를 하고 친구의 아이

를 가르치러 갑니다. 친구 아이에게 유리알의 대가가 이렇게 말해요. 넌 여기서 태어났으니까

이곳의 자연에 대해 내게 가르쳐 다오, 나는 유리알 유희에 대해 가르쳐주겠다, 우리는 스승과

제자가 아니고 친구다. 그런 이야기를 하죠. 그 부분을 읽고 감동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저

도 그런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가끔 주종관계가 됩니다. 제가 종이 되는 경우가 있어서요.

은서도 저한테 지적질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저도 은서한테 지적질 많이 하지만요. 제가 가끔 ‘아

이씨, 아이씨’ 하거든요. 감탄사예요. 근데 은서는 계속 그게 욕이래요. (은서에게) 그런 얘기 해.

너는 선생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기 계시는 분들도 다 선생님이시거든. 학생들이 과연 선

생님을 어떻게 볼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야. 쌍욕은 빼고.

황중선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는 황중선이고 경기도 안양에서 예술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이 친구는 이번에 같이 이야기를 풀어줄 친구인데 같은 동네에 사는 중학교 1학년

학생이고 말하는 걸 좋아합니다.

가벼운 자리니까 불편하시더라고 이해하시고 즐거운 마음으로 한 시간 쉰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7년차 예술강사거든요. 기독교 단행본을 그리는 만화가입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만화과가 없어서 수원대 건축과를 졸업하고 3년 동안 아마추어동아리 활동을 했습니다.

사실 혼자 공부한 거죠. 저는 책이나 동호회를 통해서 만화를 되게 어렵게 배웠습니다. 내가 어

렵게 배웠던 걸 아이들한테 쉽게 가르쳐 주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7년 전부터 만화애니메이션

예술강사를 시작했습니다. 막상 학교에 가보니까 제가 생각한 것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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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이은서 쌍욕은 안 해요. 창피하니까. 어, 우리 샘은 엄청 못생겼어요.

황중선 하하, 농담인거 아시죠?

이은서 아니에요. 우리 샘은 진짜 못생겼어요. 아, 이거 보여드릴까요? 여기 남자 그림이 많

은데요. 이 중 세 개가 우리 샘 그린 거예요. 근데 이중에서 이게 제일 닮았다고 하시네요. 제 생

각엔 아무리 봐도 이 그림이랑 닮았는데 (웃음) 샘은 자꾸 아니래요. 짜증 나.

황중선 은서가 와서 심심하다고 그림을 그렸는데요, 다른 분 그릴 때는 잘 그리더니 저는 이

렇게 그려놔서 가슴이 아픕니다. 사실 은서랑 친해진 계기가 뭐냐면 학교 갈 때 같이 가자고 문

자를 했더라고요. 집이 같은 방향이라 같이 다니면서 친해지게 됐죠.

이은서 어, 만날 혼자 가기는 좀 그러니까요. 샘 집이 근처라고 그래서 학교 올라가는 길에 같

이 가자고 했는데 샘이 먼저 가신 거예요. 그래서 제가 엄청 뛰어가서 샘을 찾았어요. 같이 올라

가면서 이야기하고 또 수업 끝나면 같이 이야기 하면서 내려오고. 그렇게 다니다가 언젠가부터

제가 샘을 저희 집까지 바래다 달라고 졸라가지고요, 저희 집까지 끌고 다니다시피 갔어요. 그

렇게 맨날 다니다 보니 많이 친해진 것 같고, 또 샘이 자꾸 ‘아이 씨, 아이 씨’ 하니까 그거 하지마

세요, 뱃살 좀 빼세요. 그런 말들도 자주 하고, 맛있는 거 많이 사주세요를 가장 많이 한 것 같아

요. 여름에 딱 한 번 아이스크림을 사주신적 있어요.

황중선 한 번이요. 왜냐면, 아시겠지만 한 번 사주기 시작하면 오직 먹을 것만 바라거든요. 끝

날 때 아니면 안 사줘요. 그래서 애들이 가끔 삐지기도 하죠.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잘 사주시

나요?

참가자 처음에 떡볶이를 사줬더니 끝날 때까지 사게 되더라고요. 한 일 년을 그렇게 하니까

애들이 감동도 없어요. 처음에는 감동하더니 다음부턴 당연히 사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룰 루 랄 라 예 술 강 사 와 함 께 하 는 이 야 기

이은서 또 무슨 이야기 하지? 룰루랄라.

황중선 질문하시죠? 사실은 오늘 주제가 학생이 보는 예술강사의 모습이잖아요?

은서가 와서 심심하다고 그림을 그렸는데요,

다른 분 그릴 때는 잘 그리더니 저는 이렇게 그려놔서 가슴이 아픕니다.

사실 은서랑 친해진 계기가 뭐냐면 학교 갈 때 같이 가자고 문자를 했더라고요.

집이 같은 방향이라 같이 다니면서 친해지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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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수업시간에 어떤 활동할 때 가장 재밌어요?

이은서 이거요. 이게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이라는 건데요. 제가 이런 걸 좋아해요. 움직이는

걸요. 그래서 이걸 만들었는데요, 샘이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주셨어요.

황중선 정말 잘 만들었어요. 토요 동아리는 토요 동아리의 특성상 그림을 그리기를 강제하기

보다는 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하는 시간이에요.

참가자 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고 했는데 그럼 애들은 뭘 하고 싶어 하나요?

황중선 보통 한 두 시간 하고 나면 만화책을 많이 읽어요. 저희가 모이는 장소가 도서관이거

든요. 인원수가 적기 때문에 만화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이 있으면 일대일 교습을 해주고, 수

업 자체를 애들에 맞춰 하는 편이에요.

참가자 선생님은 토요 동아리 강사만 하시나요?

황중선 창의적 체험활동과 동아리 활동 등 여러 가지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목은중학교에서

는 2교시부터 6교시까지 수업을 해요. 참고로 저 같은 경우, 별명이 ‘버럭’입니다. 특히 목은중학

교 아이들은 저에 대한 인상이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한테 화를 많이 내서요.

참가자 창체하고 토요 동아리 하고는 성격이 너무 다르지 않나요?

황중선 너무 다르죠. 근데 어쨌든 그 또래 학생들을 만나는 거니까 아이들과 개인적으로 더

가까워 질 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지 그 이상은 아니라고 봐요. 그래서 창체에서나 토

요 동아리에서나 아이들과 공감하며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가끔 안 맞는 아이들도 있는

데 어쩔 수 없어요.

참가자 미술이라는 영역이 사실은 즐거운 영역인데도 불구하고 애들이 지루해해요. 어떻게

하면 애들이 즐거워하는 수업을 할 수 있을까요?

황중선 저는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에 수업을 할 때, 제 강의를

열심히 안 듣는 학생을 지적해서 화를 냈었거든요. 그게 실수였던 것 같아요. 그렇게 안 듣는 애

들 지적하느라 제대로 하고 싶은 애들이 수업을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사실 그러면 안 되지만

안 듣는 애들보다는 받아들이는 애들 입장에서 수업해요. 거부하는 애들한테도 이야기는 하지

만 필요이상으로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에요. 전체를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 원하는 걸 적극적으

로 표현하는 학생들 위주로 수업을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원하는 게 뭔지 자꾸 물어보는 편

이긴 하죠.

참가자 만족 못하는 애들을 일일이 끌고 가려 하기보다는 약간은 버려두는 식으로 하신다고

그러셨잖아요. 근데 한편으로는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조율한다고도 하셨는데, 애들은 뭘

원하고, 무엇을 할 때 가장 반응이 좋던가요?

황중선 아이들이 많은 경우엔 전체 아이를 만족시킬 수 없으니까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요. 대부분의 학생이 만족할 만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거나 찾는 방식인데, 만

화 지도하는 선생님들 많이 계시죠? 이건 만화 쪽에서 제가 실패한 경험이 없는, 만족도가 거의

90% 이상 되는 프로그램이에요. 그림 그리기를 싫어하는 학생들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OHP필

름 대고 따라 그리기’ 프로그램 이예요, 사실 이 수업이 단순히 그림 베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베끼는 이유와 따라 그리는 과정, 혹은 선의 느낌 등을 설명하고 베끼고 따라 그리다 보

면 자기 그림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 등을 설명해줘야지 아이들도 어느 정도 의미를 찾아요. 이

프로그램은 일진학교에서도, 그러니까 절반이 자고 있는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에 애들이 자리

를 안 뜹니다. (박수) 한번 시작하면 ‘얘들아, 10분 쉬자.’ 그래도 안 나가요. 다른 반 애들은 와서

구경하고 애들은 쉬는 시간에도 계속 그리고. 이렇게 프로그램이 좋으면 학생들과 선생님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수업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애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찾는 게 강사의 일인

것 같아요. 제가 애들한테 물어본다는 건 아이들로부터 직접적으로 정답을 얻는다는 건 아니고

요, 어떤 걸 좋아하고 안 좋아하는지 아이들의 활동을 통해 캐치를 하는 거죠. 그런 반응을 통해

다수가 만족하는 수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애들이 좋아하면 오랫동안 하고, 애들

이 싫어하면 단기간에 끝내기도 하면서 상당히 유동적으로 수업을 하는 편이에요.

사 각 턱 , 순 대 샘 . . . . 학 생 들 이 부 르 는 우 리 들 의 별 명

황중선 오늘 우리가, 학생이 바라보는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모였잖아요? 저는 이

런 얘기를 함께 나누었으면 해요. 여러분도 모두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계실 텐데 우리의 맹점

중 하나가 친한 아이들만 접하다 보니 친한 아이들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이게 되더라고요. 여

름방학 때 일주일 정도 대신 나갔던 학교가 있었는데요, 원래 선생님 대신 왔다고 했더니 학생

한 명이 이래요. 그 전의 선생님에 대해서 ‘그 사각턱 재미없어.’ 라고 툭 말을 하더군요. 그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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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텐 좀 충격이었어요. 은서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도 농담을 하긴 하지만 주로 듣기 좋은 얘기

만 하는데 만약 제가 없다면 그런 말이 나올 수 있겠다 싶었죠. 학생들이 강사에 대해 어떻게 생

각할지 이야기를 나누러 오셨으니까 학생들이 내 이름을 대신해 부를 것 같은 별명을 한 번 말

씀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음, 학생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별명이나 그런 거 말씀해

보시는 건 어렵나요?(웃음)

참가자 저는 초등 저학년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고 있어요. 저학년 수업을 하려니까 쇼맨십

을 발동해야 되요. 애들은 소리 지르면 잠깐 동안은 조용히 하지만 다시 돌아가요. 쇼맨십도 발

동해보고, 개그맨처럼 웃기기도 하고, 중간에 이상한 표정도 지으면서 수업을 하거든요. 그래서

항상 첫 수업을 할 때 제 이름을 칠판에 그림으로 그려줘요. 제 이름이 남경순인데 남대문을 그

려주고 경찰이랑 순대를 그려 준 다음 ‘저게 내 이름이야.’라고 이야기하면 그 다음부터는 “야, 순

대샘 지나간다.” 이래요. 몇 년이 지나고 저를 또 보면 ‘아, 순대샘!’ 이렇게 부르더라고요.

황중선 결국 별명을 만드신 거네요.

참가자 그렇죠. 아, 유도한 거죠.

황중선 저도 유도하고 있습니다. 장동건이나 이런 걸로. 안 먹혀서 그렇지만.

참가자 저는 몇 년 전에 제 별명이 뭔 지를 알았어요. ‘깡패’였어요. 4년 전에 중학교 2학년을

맡았고 계속 중2만 맡아왔어요. 지금은 영화부니까 그냥 ‘영화샘’이라고 하는데, 그 땐 제가 애들

을 좀 잡았거든요. 안전사고가 날 위험이 있으니까요. 촬영 때 제가 있는 줄 모르고 자기들끼리

얘기하는 걸 들었어요. ‘그 깡패가…’ 뭐 그러더라고요.

황중선 그런 뒷담화 들으면 기분이 어떠세요, 괜찮으세요?

참가자 처음에는 충격적이었는데요. 나중에는 ‘음, 그래.’ 이렇게 되더라고요. 수업 시간에도

왜 욕을 잘하는 친구가 있지 않나요? 수업 시간에 저한테 대놓고 씨X, 이렇게 하는 학생도 있으

니까요. 처음엔 당황했지만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어, 그래 뭐. 네가 컨디션이 안 좋구나. 나중

에 얘기 좀 하자.” 한 다음 남게 해서 혼낸 다음 보내고 하기 때문에 지금은 놀랍지 않아요. 애들

을 혼을 내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어서 지금은 거의 화 안내요. 그렇지만 무한

정 주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요. 예를 들면 아이들이 초콜릿을 원한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아이

애들은 소리 지르면 잠깐 동안은 조용히 하지만 다시 돌아가요.

쇼맨십도 발동해보고, 개그맨처럼 웃기기도 하고,

중간에 이상한 표정도 지으면서 수업을 하거든요.

그래서 항상 첫 수업을 할 때 제 이름을 칠판에 그림으로 그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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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들한테 필요한 건 당근, 양파, 양배추라면 애초에 시작할 때 1,2,3번으로 제시하는 거예요. “너희

뭐 먹을래?” 이렇게 물으면 어차피 애들은 셋 다 싫다고 해요. 그렇지만 선택을 할 수 있게 해 주

면 선택을 하고 책임도 져요.

만 만 하 지 않 은 아 이 들 과 균 형 잡 기

황중선 그래도 애들 의견을 많이 물어보시는 편이죠?

참가자 네. 많이 묻죠. 아이들 대답을 토대로 저도 선생님처럼 연간 계획을 많이 바꿔요.

참가자 저는 좀 반대되는 입장인데요. 저는 이번에 처음으로 중학교 수업을 맡게 됐는데 기

술을 가르치기 보다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주리라 뭐 이런 사명감을 가지

고 수업에 들어갔어요. 근데 제가 생각했던 모습이랑 다르더라고요. 만화애니메이션이라 아이

들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안 좋아하더라고요. (웃음) 일단 학교이고 수업의 틀이다 보니 좋아할

일이 없는 거예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재밌는 걸 해줘야겠다고 생각하고 화도 내지 않으면

서 그렇게 수업을 진행했는데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니까 애들도 저를 간 보는 거예요. 제가 혼내

나, 안 혼내나 눈치 보다가 안 혼낸다 싶으면 막 떠들고, 창의적인 체험 활동을 시켜야 하는데 일

단 생활 지도부터 시작해야 했어요. 똑바로 앉아라, 준비물 왜 안 가져 왔니? 근데 제가 학교 다

닐 때 생각해 보면 이런 분위기에선 창의적인 생각이 딱 얼어붙고 활동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

요. 그래서 좀 풀어줘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어디까지 풀어줘야 하는지 그게 또 고민스러워요.

황중선 선생님이 마냥 편하게 해주면 학생들도 만만하게 보지 않나?

이은서 솔직히 만만하기는 할 걸요.

황중선 그지.

참가자 사실 저도 그걸 알고는 있는데, 소리를 확 지르거나 제가 다니는 학교에 벌점 제도가

있어서 ‘벌점 줄까’하면, 제 시간엔 조용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

요. 어떻게 균형 잡기를 해야 할 지…

황중선 균형 잡기가 정말 힘들어요. 애들은 막 하지…

이은서 막은 안 하죠. 그래도 할 건 해야죠.

황중선 그래도 은서 같은 학생이면 다행이죠. 은서는 할 건 다해요. 저는 마냥 내버려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창체 시간이라고 해도 선생님의 개입은 불가피하지 않나

요? 그렇지 않으면 수업시간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중간 중간에 강한 선생님의 존재를 인

식시키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요. 아이들을 모두 좋아하고 자발적으로 하는 프로그램

을 엄청 많이 가지고 있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프로그램들이 더 많잖아요. 또 다른 문제는

뭐냐면 선생님이 개입을 안 하면 학생들 간에 서로가 개입해요. 예를 들어 은서가 떠들었는데

제가 개입을 안 하면 어떤 학생들은 수업 좀 하자고 하면서 은서에게 화를 내죠. ‘창의적 체험활

동’이라는 과목을 너무 의식하지 마시고 특히 남학생들한텐 ‘내가 너보다 위’라는 점을 확실히 하

셔야 해요. 저 같은 경우는 남자니까 군대 이야기를 하죠. 애들이 실제로 궁금해 할만한 이야기,

군대 이야기 같은 좀 고생한 이야기를 합니다. 중학교 남자아이들 정도 되면 자기가 앞으로 겪

어야하기 때문에 군대문화나 고등학교 이야기 등에 대한 관심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에

약간 과장을 더해 이야기 하면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조금 선생님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생겨서

조금 편안하게 수업을 할 수 있어요. 그래도 말을 안 듣는 학생은 조금 심하게 야단을 치고, 쉬는

시간에 야단맞은 학생을 툭 치면서 “야. 아까 좀 심했는데 삐졌니 괜찮아?” 하면 남자애들은 금

방 야단맞은 풀고 오히려 더 친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근데 여학생들은 안 그렇더라고요. 여학

생들과는 공감이 필요한 듯해요. 처음에 제가 적응 못했던 게 그거예요. 여자애들한테 세게 했

더니 한 달인가 두 달 동안 여자애들이 저를 완전히 혐오하는 것처럼 째려보더라고요. 사람 같

지 않은 뭔가를 보는 느낌.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수업 분위기 잡을 때도 처음

에는 남학생들 들으라고 좀 심하게 야단을 치고, 바로 여학생들을 위해 왜 선생님이 화가 났는

지 너희들이 어떻게 잘못된 행동을 했는지 차분하게 이야기를 하는 편이예요. 그러면 남학생들

에게도 여학생들에게도 무리 없이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황중선 짧은 시간이지만 이 시간에 학생과 예술강사에 대해, 학생들이 예술강사인 나를 어떻

게 볼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서로 만나기 힘든 여러 분

야 예술강사 선생님들이 함께 이렇게 만나고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무척 의미 있는 일

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동감 해 줄 수 있

는 선생님을 원하고 그 가장 가까운 역할을 해 줄 있는 것이 예술강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렇게 이야기를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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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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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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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경험 속에 신념이 싹트다!

세션발표 06

박정자 (공예) | 이승혜 (경희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1학년)

우리의 이야기는 2013년 음성고등학교 동아리 수업에서 만난 고3 승혜와 공예강사인 저와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승혜의 대학입시 지원서 작성을 도와주게 되면서 지원 내용 중 300자로 축약한

수업 내용을 보게 되었지요. 그 순간 ‘아! 이 수업이 학생들에게 이런 영향을 주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 저의 수업에 찾아온 놀라운 변화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다. 그런데 음성고등학교는 동아리 활동이 특별한 학교였어요. 저는 미술실에서 수업을 했는데

선생님이 학생을 일일이 코치하시는 게 아니라 동아리가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학교였습니다. 여

기서는 애니메이션을 하고 저기서는 유화를 그리고, 이런 식으로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선생

님의 도움 없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기존에 제가 봐왔던 학교와는 완전히 다른 방

식으로 동아리 활동이 진행되는 걸 보고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학생들을 보며 진짜 이 학교는 제

대로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교다.’라고 생각했죠. 1학년부터 3학년까지 7, 8명이 모여 수업을 하게

되었는데 그 중 승혜가 유일한 3학년이었어요. 처음에 승혜가 수업에 들어왔을 때는 ‘쟤는 왜 3학

년인데 공부는 안하고 이 수업에 들어왔나.’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수업에 임하는 태도가 굉장히

진지한 거예요. 처음에는 승혜의 진로에 대해 묻질 않았어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차츰 관

심을 갖게 됐죠. 시간이 흘러 입시 원서를 써야하는 9,10월이 다가왔어요. 그 시간을 통해 승혜

와 더 긴밀한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 승혜가 그 이야기를 들려드릴 거예요.

고 민 과 방 황 의 시 기 , 공 예 를 통 한 힐 링

이승혜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집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입시미술 학원에 다녔습

니다. 그런데 학원에 다녀오면 밤 12시가 훌쩍 넘어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어요. 체력이 떨

어지다 보니 성적도 많이 떨어졌고요. 그렇게 8개월 정도 입시미술 학원을 다녔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다시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그렇지만 많이 방황했어요. 미대는 가고 싶은데 실기

는 할 수가 없고. 그래서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미술 활동을 찾아보다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에서 강사님을 지원해 주셔서 수업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선생님과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수업을 통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게 되면서 입시미술이나 성적에

따른 진로 선택이 아니라, 저 스스로 제 진로에 대해 폭넓은 고민을 해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다

들 아시다시피 고3이라는 시기는 굉장히 바쁘고 치열한 시기잖아요. 그만큼 많이 지치고 힘들

었는데 공예수업은 저에게 힐링의 시간이 되어 주었습니다.

처음에 제가 공예 수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보충수업시간에 하는 수업이다 보니

보충수업에서 빠지는 해방감이 컸던 것 같고요, 또 고3이 되면 자기소개서에 교내활동에 대한

스펙으로 한 줄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 한 줄이 정말 절실하거든요. 그래서 스펙에 대한 간절함

으로 공예 수업을 신청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공예 수업에 들어가니 교실 밖으로 나가 풀

을 뜯어서 (사진) 이런 식으로 한지 공예와 접목시키고 또 도자 공예에선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

럼 이렇게 쿠키 틀로 젓가락 받침을 만들기도 하는 거예요.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죠. 진정한 의

미의 힐링을 했다고나 할까요. 늘 지쳐있던 저에게 이러한 경험들은 신선하고 만족스러웠어요.

이런 에피소드도 있었죠. 선생님께서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서울에서 음성까지 내려오셨잖아

박정자 안녕하십니까? 오늘 발표하게 된 공예 강사 박정자입니다.

이승혜 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이승혜입니다.

박정자 저는 서울 지역 공예 예술강사 입니다. 오늘 저는 예술강사가 학교에 나가서 하는 일

이 성적으로 보여 주진 않지만, 학생들에게 유연함을 키워주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을 생각하게 된 제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말씀드린 대로 저는 서울 지역 강사인데

작년에는 충북 지역에 있는 음성고등학교를 신청해 배정을 받았어요. 수업이 끝나고 다시 서울

로 돌아올 때는 퇴근 시간과 맞물려서 서너 시간은 족히 걸렸죠. 집에 도착하면 9시 반이 훌쩍 넘

어있었어요. 처음에는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5월까지는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했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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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요. 그래서 늘 끝나는 시간 보다 먼저 빨리 나가셔야 했는데요,

박정자 차 시간이 안 맞아서요. 안 맞으면 1시간을 터미널에서 기다려야 했거든요.

이승혜 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항상 먼저 나가셨던 거 같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고학년

이다 보니 자주 뒷정리를 맡아 했는데 한지 수업을 하고 닥종이가 굉장히 많이 남아 있었어요.

선생님께서 수업을 진행하시는 동안에도 이 종이는 굉장히 비싼 종이라고 여러 번 이르셨거든

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기숙사 냉장고 한쪽 구석에 보관했어요. 시

간이 흘러 어느 날, 기숙사 청소 하시는 아주머니가 난리가 나신 거예요. 냉장고 좀 보라고. 들여

다보니 닥종이에 곰팡이가 잔뜩 피어 있었어요.

매 주 월 요 일 , 꿈 을 키 우 는 시 간

이승혜 공예 선생님은 제 입시 선생님이기도 하셨어요. 물론 학교에는 담임선생님도 계시고

미술 선생님도 계셨죠. 저희 반 학생이 모두 40명 쯤 됐거든요. 입시기간에 한꺼번에 몰려가서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를 봐달라고 하면 담임선생님은 40명을 일일이 봐 줄 수 없으니까 어

쩔 수 없이 너희가 알아서 하라고 하셨어요. 미술 선생님은 원래 예술 고등학교에 10년 넘게 근

무하시다가 우리 학교에 오셨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우리 학교는 90퍼센트 이상이 내신전형

으로 대학진학을 준비하는데, 미술 선생님은 실기 위주로 지도해 오시다 보니 우리 학교의 대학

입학전형이 익숙하지 않아서 많은 조언을 해주지 못하셨어요. 저는 무척이나 절실한 마음으로

그리고 한편으로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박정자 선생님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께서는 많은 학교를 다니시고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셔서 그런지 오히려 학교 선생님들보다도

더 입시 정보가 빠르시더라고요.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자소서를 봐달라고 말씀드렸을

때도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요.

매주 월요일 선생님을 만났어요. 하지만 그 시간만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에 메일로 보내거나 문

자를 드리기도 했죠. 선생님께서는 메일로 보내드린 자소서에 빨간 펜으로 다 수정을 해 가지

고, ‘이 부분은 조금 아니지 않니?’ 하며 계속 관심을 가져 주셨어요. 그 때부터 자연스럽게 선생

님과 저 사이에 신뢰가 생긴 것 같아요. 아무래도 고등학생한테는 대학입학이 절실하잖아요. 이

런 예민한 시기에 선생님께서 많은 공감을 해주셨습니다. 저랑 같이 선생님 수업을 듣던 동호라

는 2학년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제 판단으로는 생각이나 말이 좀 터무니없는 그런 친구였

는데 선생님은 그 친구의 이야기도 무척 진지하게 들어주셨어요. 어느 날 갑자기 동호가 요리사

가 되고 싶다고 하니까 선생님께서는 어디로 가서 어떻게 해 보고 미리 이런 걸 배워 봐라 하면

서 조언을 하시는 거예요. ‘예술강사의 발’ 발제를 준비하느라 선생님과 다시 만났을 때 선생님

이 동호 이야기를 꺼내셨어요. 동호랑 계속 연락을 해 오고 계셨던 거죠. 동호가 선생님한테 보

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봤더니 ‘선생님 저 지금 서울입니다.’ 하면서 청와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서 보냈더라고요. 선생님이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지금까지 관심을 갖고 계시

다는 게 참 신기했어요. 최근에 수능이 있었잖아요. 작년에 입시 준비하면서 굉장히 힘들고 초

조한 시간을 선생님과 함께 보냈던 일이 많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선생님, 작년 생각이 많이 나

네요. 선생님 보고 싶어요.’하고 연락을 드렸죠. 그렇게 연락을 드렸는데 그게 인연이 되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어요.

선 생 님 같 은 멘 토 가 되 고 싶 어 요

이승혜 저는 원래 제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다른 친구들한테 별로 관심을 갖

매주 월요일 선생님을 만났어요. 하지만 그 시간만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에

메일로 보내거나 문자를 드리기도 했죠.

선생님께서는 메일로 보내드린 자소서에 빨간 펜으로 다 수정을 해 가지고,

‘이 부분은 조금 아니지 않니?’ 하며 계속 관심을 가져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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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지 않는 성격이었는데요, 선생님을 만나면서 진정한 멘토에 대해 조금 생각해 보게 된 것 같

아요. 그리고 최근에는 고등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어

요. 제가 다니는 학교에는 멘토 프로그램이 잘 구성되어 있는데요. 신입생 멘토 프로그램도 있

고, 고등학생에게 멘토링을 해주는 ‘희랑’이라는 학교 홍보대사도 있어요. ‘희랑’에 신청을 했는

데 아쉽게도 떨어졌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멘토 프로그램을 찾아볼 생각이고, 다른 사람에게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멘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는 제품 디자이너나

MD(merchandiser)가 되고 싶어요. 두 직업 모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죠. 제품 디자이너는 사용자의 불편을 읽어내서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MD

는 소비자의 생각을 읽어서 유행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그런 직업이니까요. 그런 직업의 바탕이

될 기본 소양을 선생님을 통해서 조금은 배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건 제가 수업시간에 만든 명함이에요. 학교에서 공예 가르치시는 선생님들이 많다고 들었

어요. 제가 공부하고 있는 진로에 관심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궁금한 점

이 있으시면 이쪽으로 연락을 주세요. 이렇게라도 멘토의 역할을 해 보려고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도와드릴게요. (명함을 나눠 주면서) 정말 특별한 건 없지만 준비해

왔습니다.

박정자 승혜가 최근에 입시를 치렀기 때문에 가장 생생한 정보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승혜 입시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준비했어야 했는데요, 저는 비 실기 전형이다 보니 교내에

서 할 수 있는 내용들을 어떻게 하면 잘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공예 활동이

제 포트폴리오의 거의 전부더라고요. 자연에 접목해서 공예 작품을 만들 듯 제 디자인 분야에

서도 접목시킨 제품들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 그러니까 디자인의 연관성에 대해 많이 서술

했어요. 대학에서도 최근에는 대외활동이나 실기대회 보다는 학교 안에서 얼마나 열심히 활동

기본 소양을 선생님을 통해서 조금은 배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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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했고 그 활동을 어떻게 활용했나에 신뢰를 갖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 포트폴리오도 긍정적으로

봐 주신 것 같아요. 저한테는 교내에서 행한 공예 활동이 큰 부분을 차지했으니까요. 그리고 공

예 선생님들도 진로 문제에 대해 공부를 하시면 학생들한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제

가 선생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선생님과 제 얘기

를 들려 드렸습니다.

박정자 멘토 떨어졌다는 얘기는 지금 처음 들었어요. 포항에 사는 친구가 있는데요, 그 친구

딸이 재작년에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에 올라왔어요. 토요일에 학원가서 저녁에 저희 집에서 묵

고, 토요일 아침에 나가서 방배역 근처의 입시학원에 6시까지 있다가 거기서 바로 포항으로 내

려가는 거예요. 그런 경험을 하고 또 같은 해에 제 딸이 입시를 치렀어요. 입시를 바로 눈앞에서

겪은 거죠. 입시를 치르는 부모의 마음이 어떤 건지 너무나 잘 알잖아요. 처음에 승혜가 자소서

를 가지고 왔을 때, ‘예술강사가 어떻게 자소서를 봐주나’ 하는 생각이 잠깐 했었죠. 그런데 저는

미술 선생님이 저에게 보내 주신 신뢰의 눈빛을 읽었어요. 왜냐면 제가 승혜의 자소서를 보는 동

안 미술 선생님이 학생들 코치 다 하시고 대여섯 명 되는 학생들이 자기네들끼리 알아서 다 했어

요. 음성고등학교가 그런 분위기였어요. 제가 자소서를 봐주는 것에 대해 어떤 거부감 같은 게

없었죠. 믿어 주시니까 더 자신감을 가지고 봐 줄 수 있었어요. 사실 승혜가 처음 자소서를 가지

고 왔을 때는 허술한 점이 많았죠. 하지만 보는 순간, 도와줘야겠다는 책임감이 앞섰던 것 같아

요. 왜냐면 승혜가 다녔던 학교는 시골이었고 또 승혜가 입시 학원 다니느라 고생한 거 아니까

더 애착을 가지고 도와줬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애정과 애착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저 하나가 아

니었어요. 미술 선생님을 비롯해서 후배들 또한 승혜를 바라보는 어떤 눈빛 같은 게 있었어요.

한 명을 위해서 뭔가 밀어주고 있는 그런 분위기를 느꼈죠. ‘이게 바로 대한민국의 입시 현장이

구나.’ 저는 중등고교 예술강사니까 더 민감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자기소개서에 교내 생활에 대해 적을 때, 300자로 적어라, 500자로 적어라. 학교 마다 전형이 다

달라요. 저는 승혜에게 저하고 했던 수업을 적으라고 자신 있게 얘기했어요. 그것이 승혜만의

특별함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죠. 만약 네가 디자인을 전공한다면 나와 했던 수업

에서 어떤 것을 접목하고 싶은지 풀어보라고 이야기했어요. 왜냐면 저는 중등고교 강사이기 때

문에 강사 분들이 학교에서 어떤 내용으로 수업을 하는지 잘 알고 있거든요. 공예 분야가 현재 5

년차인데 중등고교가 된지는 올해로 3년차예요. 이 3년 동안 승혜가 받은 특별함을 수업한 학생

들이 몇 명이나 되겠어요? 저는 겹치는 아이들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승혜에

게 학교 안에서 받았던 수업에 대해 열심히 그리고 자세히 적으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저는 승혜에게 저하고 했던 수업을 적으라고 자신 있게 얘기했어요.

그것이 승혜만의 특별함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죠.

만약 네가 디자인을 전공한다면 나와 했던 수업에서

어떤 것을 접목하고 싶은지 풀어보라고 이야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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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가 치 있 는 일 을 하 고 있 다 는 자 신 감

박정자 현재 수업을 하고 있는 고등학교 학생들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해요. ‘이렇게 특별한

공예수업을 몇 명이냐 해 보겠냐. 잘 만들고 못 만들고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한 번 시작하면 완

성을 해야 한다. 완성해가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성취감을 느껴봐라.’ 이렇게 제 마음을 전달하

는 과정 속에서 저 또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승혜와 보냈던 시간을 계기로 비슷

한 경험을 쌓아 나가면서, 아까 초반에 말씀 드린 것처럼 성적으로 보여 지지 않지만, ‘나는 정말

로 중요한 일을,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12월이 되면 선생님들

항상 느끼시잖아요. 평가도 발표되고 배정도 받아야 하는, 얼마나 많은 비애감이 맞물리는 시간

이에요. 그런데 제가 저한테 이러한 일의가치를 부여하고 나니까, ‘아, 이걸 계속 해야 하나’ 라는

흔들림이 없어졌어요. 승혜와의 경험이 저에게 계기가 되어 준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제 마

음에 심은 저 만의 일에 대한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요즘 드라마 ‘미생’의 왕팬 인데요, 굉장히 공감이 가는 장면이 있어서 준비했습니다. 여러

분도 한 번 같이 보실까요.

- 드라마 ‘미생’ 중

강대리 ...일하는데 있어서 동기부여가 안 된다는 겁니까?

장백기 동기들은 무언가 열심히 이뤄내고 있는 거 같은데 저는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거 같고 그

렇다 보니까 뒤처지는 거 같고…….

강대리 기획서를 내고 싶은 마음이 불끈 솟는 건 아닐 테고…….

장백기 그건 아닙니다.

강대리 장그래씨가 한 거 보니까 부러워요?

장백기 부러운 건 아니고요, 그냥……. 제 자신한테 화가 나는 거 같습니다.

강대리 더구나 장그래씨는 계약직이고 당신은 정규직입니다. 장백기씨가 일하는곳이 철강팀 맞

죠? 내가 전에 한번 얘기 하지 않았나? 철강은 카테고리 안에 할 일이 흡수되어 있다구요, 그걸 잘 진행

이 되게끔 체크하고 관리해야 한다고요. 픽스된 사업은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까?

장백기 아닙니다.

강대리 우리 철강팀 1년 매출이 얼 만줄 알아요? 예산 및 동원 인력은?

관계하고 있는 나라와 트라이중인 나라는? 계약이 끝난 일이 계약대로

완수되기 위해 얼마나 일이 많은지 알아요? 그게 다 의미 없어 보이는건가요?

장백기 아닙니다.

강대리 남들한테 보이는 건 상관없어요. 화려하진 않아도 필요한 일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안 보일 순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우리가 결정하는 숫자에 누군가는 목숨을 거는 일이예요.

장백기씨 동기는 스스로 성취하세요. 그게 안 되면 버티기 힘들 거예요.

박정자 저는 이 장면을 보고 굉장히 공감했어요. ‘남들한테 보이는 건 중요하지 않다. 필요한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 ‘동기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강대리의 말이 제 마음에 너무나 와 닿았

거든요. 나 스스로 찾아낸 가치를 마음속에 굳히고 일을 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

았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예술강사 일을 계속 하고 싶어요. 여력이 있는 한 발전하면서 계속 하

고 싶습니다.

실은 ‘예술강사의 발’ 발제를 준비하면서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았어요. 말을 원래

잘 못하지만 미사어구를 쓰면 뭔가 잘난 척 하는 것 같고 그래서 그냥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들려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현장에서 있었던 일을 그대로 전해 드리는 것만큼 진

실한 이야기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제 발제가 미숙하고 부족하지만 함께 들으신 여러

분이 각자 집으로 돌아가실 때, 제가 어떤 가치 있는 일에 무게를 실었듯 여러분들도 그런 가치

를 찾으신다면 제가 조금 더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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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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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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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바라 본 나의 선생님

세션발표 07

이승자 (사진) | 김경애 어르신 (계룡시 노인종합복지관)

사진을 통해 바라본 나의 모습은 언제나 내일보다 젊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사진 프레임 안에서 만나고,

추억하고, 서로를 기억하게 되지요. 그 시간 그 자리의 젊음에 멈춰선 할머니의 소녀시대 이야기,

그리고 작업을 할 때마다 시간이 뒤로 가는 느낌을 계속 갖게 되는 신기한 사진 작업 이야기.

핀 홀 카메라로 본 세상이 궁금하시다면, 바로 응답해 주세요!

지금까지 사진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아마 평생을 사진과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

요. 평생이라고 하니 위대한 업적을 남길 정도의 거창한 나이는 아닙니다.(웃음) 전 사진에 관

계된 일이라면 무엇이든 새로운 걸 해 보고 싶고 또 뭔가에 도전 해보고 싶은, 도전 지수가 보통

사람에 비해 조금 높은 편이예요. 사실은 예술강사 일도 새로운 일이었기 때문에 도전하게 되었

고 오늘 진행하게 된 ‘예술강사의 발’ 퍼실리테이터도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에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사진 분야 학교교육 출강 5년차이고, 사회교육, 즉 노인사진 1년차 예술강사 이승자

입니다. 그리고 여기 앉아계시는 김경애 어르신은 현재 63세이시고, 계룡시 노인종합복지관에

서 제가 진행하는 사진반에서 수강하고 계십니다. 어르신은 연세보다 훨씬 젊게 사셔요. 지금

뵈어도 굉장히 젊으시죠? 겉으로 볼 때도 젊으신데 마음 또한 무척 젊으셔요. 평소에 제가 어르

신 같은 삶을 동경했거든요. 나이 들어도 정말 신나고 젊게 즐겁게 살아야지! 이런 생각을 했는

데 어르신이 정말 그렇게 사시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은 어르신을 지도하고 있지만 저 또한 나

이가 들면 어르신이 저의 귀감이 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김경애 어르신을 모시고 나왔

습니다. 오늘 저와 함께 진솔하고 평범한 이야기를 들려주실 김경애 어르신께 다시 한 번 큰 박

수 부탁드립니다.

프 레 임 안 에 서 교 감 하 는 우 리

이번 ‘예술강사의 발’ 타이틀이 ‘OOO이 바라본 우리 선생님’입니다. 김경애 어르신께서 저를 바

라본 이야기인데 저나 어르신은 사진을 찍으니까 ‘렌즈로 바라본 나의 선생님’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풀어 볼까합니다. 저는 어르신들에게 사진을 가르치면서 가르침에 관한 조그마한 약

속이 생겼어요. 사진이 현재 순간을 정지 시키듯 추한 것, 늙는 것, 부정적인 생각 등 나쁜 의미

의 이미지들은 ‘이 순간에서 멈춰버리고 싶다.’ 입니다. 젊음, 새로움, 긍정, 희망 이런 쪽으로 나

아가기를 바라는 조그마한 희망이랄까요. 어르신들에게는 사진으로 젊음을 찾아드리고 싶고,

학교 아이들에게는 사진으로 소통하는 것, 사진으로 즐기는 것, 사진기를 가지고 잘 노는 것에

대해 가르치고 싶어요.

이 사진은 김경애 어르신이 찍은 거예요. 여러분이 보시기에도 참 잘 찍으셨죠? (사진) 어르신

이 1년 동안 저와 사진 수업을 함께 하면서 이렇게 좋은 사진을 찍으셨어요. 이제 어르신 얘기

를 한 번 들어보도록 하죠. 어떤 사물들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찍고자 하셨는지 말씀해 주시죠?

소 나 무 같 은 첫 인 상 , 화 투 같 은 유 쾌 함

김경애 선생님이 저를 과분하게 소개하신 것 같아요. 이 사진은 선생님을 사물에 빗대어 표

이승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며칠 전까지 날씨가 굉장히 추웠죠? 정말 방에서 꼼짝하고 싶지

않은 그런 날씨였어요. 사실 오늘 아침 대전에서 올라오면서도 살짝 긴장이 됐어요. 일기예보

에서 서울에는 눈이 많이 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빙판길 때문에 좀 늦지는 않을까? 사고는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일찍 서둘러 왔어요. 그런데 길도 얼지 않았고, 미끄럽지도 않

았고, 평소보다 포근하고, 참 다행스러웠습니다. 여러분들 또한 추운 날씨에 우리들을 보러 이

렇게 와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하고 알고 지낸 분들도 계시는 것 같고, 새롭게

처음 만나 뵙는 분들도 계신 것 같은데, 처음 만나 뵙는 분들은 또 다른 어디선가 만나게 되겠죠?

어떤 계기든 한 번 두 번 만나게 되면 그것이 기회가 되고, 그 기회가 인연이 되며 인연이 곧 선연

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셔터소리에 매료되어 마냥 사진 찍는 것이 좋아서 사진을 시작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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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했어요. 우리 선생님은 정말 소나무처럼 푸르고, 소나무처럼 깨끗하시고 또한 소나무 잎처럼

날카롭게 잘 가르쳐주셔요. 선생님께 배우기 전에도 사진을 약간 배우긴 했는데 그 땐 별로 남는

게 없었어요. 우리 선생님은 자세하게 잘 가르쳐 주셔서 선생님을 소나무로 표현 해봤습니다.

이승자 첫인상이 이 소나무 같았다는 말씀이죠?

김경애 네. 선생님 첫인상을 소나무로 표현해 봤습니다.

이승자 사물에 빗대서 표현을 하셨네요?

김경애 소나무는 우리나라 소나무를 제일로 꼽는다네요.

이승자 결론은 제가 제일?...... (좌중 웃음) 감사합니다. 첫인상이 소나무 같다고 표현해 주셨

는데 일 년이 지나니 좀 변하지 않았나요? 소나무에서 참나무라든지……?

김경애 아뇨. 똑같아요. 그 이상인거 같아요. 더 순수하시고 더 깨끗하시고……. 뭐라고 표현

할 수가 없네요.

이승자 그럼 처음의 소나무 같은 이미지가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말씀이로군요.

김경애 선생님 보기에도 그렇게 보이시죠?

이승자 제가 저렇게 날카로운 면이 있었나 싶은데, 첫 인상이 소나무 같았다니까 그렇게 알

고 있겠습니다. 우리 잘하고 있죠? 재밌죠? 또 재미난 사진이 나왔어요. 여러분이 보시는 왼쪽

편이요. 화투네요? 제가 수업시간에 화투를 잘 치는 법 이런 것 가르치는 건 아니고요(웃음), 화

투에도 월별로 의미가 있죠? 예를 들면 송학 1월 소식, 매화 2월 님 또는 애인, 벚꽃 3월 산보 또

는 여행, 흑싸리 4월 데이트 또는 근심, 난초 5월 국수 또는 식사 등등 가끔 어르신들 재밌게 해드

리려고 이런 걸 준비해요. 이 사진에 얽힌 사연을 들어볼까요?

김경애 어느 날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엉뚱하게 화투를 크게 코팅 해오셨어요. 그리고는 자

기가 원하는 월을 선택하라고 했어요. 저는 5월 난초를 선택했어요. 근데 5월은... 젊은 계절인

데… 한참 됐어요… 제 남편이 세상을 떠났어요. 참 슬픈 계절이었지만 그런 것을 딛고 일어서

려고 했죠. 그 때 부터 이상하게 사진이 배우고 싶었어요. 애들이 학교 졸업하면 배우려고 했는

데 애들이 다 졸업하고 난 뒤에도 또 다른 일이 생기고 그래서 여유롭지가 않더라고요. 그런지

10년이 넘었어요. 10년이 넘어서 이런 시간을 갖게 된 거예요. 그래서 5월은 저에게 이별과 새로

운 만남의 월이라고나 할까요?.... 처음에 사진을 붙이고 또 색칠도 하고 진짜 오랜만에 초등학

교 때 했던 그런 색칠도 해보고 즐거운 시간을 맞이했던 것 같아요. 너무 재미났어요. 다른 어르

신들도 “아이고, 이거 어떻게 칠해야 되는 거야?”하시면서도 열심히들 신이 나서 하셨어요. 그날

수업이 굉장히 화기애애했어요.

이승자 제가 1년 동안 진행한 수업 중에서 가장 재미난 수업이 『화투 속 12가지 이야기』 라는

그 수업이셨나요?

김경애 다른 재미난 수업도 많은데 이게 특이하고 재미있었어요.

이승자 사실 저게 패러디라고 하는 작업인데요, 재밌었다고 하시니까 성공적인 수업을 한 것

같아 괜히 저 혼자 자부심을 가져보기도 하네요.(웃음) 이 작업을 하시면서 초등학교로 돌아간

것 같다고 하셨는데?

김경애 공부하는 학생들 중에 제가 나이 제일 어려요. 70세 넘으신 분들도 많아요. 그런데 다

들 열심히 그리시더라고요. 저도 있는 힘을 다해서 그렸어요. 참 즐거웠어요.

선 생 님 이 미 워 서 수 업 땡 땡 이 치 던 날

이승자 제 첫인상을 소나무에 비유해서 좋은 쪽으로 말씀 해 주셨는데 제 생각엔 제가 조금

미웠을 것도 같은데요?

김경애 음... 저는 밭농사를 조금 지어요. 부지런히 밭일하고 머리감고 수업 받으려고 열심히

왔는데 선생님이 한 40분 넘게 계속 그냥 사는 이야기, 어르신들 이야기 뭐 이런 이야기만 하시

는 거예요. 저는 빨리 사진수업을 듣고 싶은데, 막 짜증이 나는 거예요.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온 게 아닌데 말입니다. 그래서 처음엔 물 마시러 나오는 척 하면서 살짝 나와 버렸어요. 그

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게 제일 중요한 수업이었어요.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선생님

은 나름대로 애쓰신 건데 난 급했던 거예요. 근데 그날 사진 기초를 가르쳐 주셨더라고요. 나중

에 야외학습을 나갔는데 나만 반 셔터 눌러서 찍는 걸 몰랐어요. 기초를 놓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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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이승자 땡땡이네요, 저도 학교 다닐 때 땡땡이를 살살 쳐봤는데 땡땡이가 의미가 있어요. 땡

땡이 칠 때 꼭 중요한 것을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땡땡이 한번쯤 쳐 본 사람들이 나중에 공부를

제일로 잘해요.(좌중 웃음)

선 생 님 을 보 면 짠 함 이 느 껴 진 다

이제 또 다른 사진을 한 번 더 볼까요? 아, 이건…….

김경애 이것도 우리 선생님을 표현한 거예요. 철쭉에 눈이 왔는데 약간 녹아서 이렇게 얼음

이 된 상태예요. 우리 선생님이 우리 가르치느라고 무거운 프로젝트도 들고 오셔야 하고, 스무

명을 가르치다 보니 교육 재료를 들고 오려 해도 엄청나잖아요. 그런데 다들 칠십 넘고 교장하다

정년퇴직하신 분, 장교 출신 군 퇴직자도 계시고 해서 아무도 선생님을 도와주지 않아요. 제가

끝나고 “우리 좀 들어다 드립시다.” 하면, 한번 흘깃 보고는 그냥 가세요. ‘선생이 젊은데 뭐’......

그렇게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수업 중간에 선생님 어머님이 돌아가셨어요. 얼굴만 봐도 오

늘은 수업 좀 안하고 쉬게 해드리고 싶은데, 선생님이 금방 울 것 만 같은데 아무도 그런 얘기도

안하고. 그런데도 우리 가르치는 일이 굉장히 즐겁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애처롭기도 했어요.

이승자 어르신은 수업이 끝나도 항상 남아 계세요. 먼저 나가시지 않고 제 주위를 돌아요. 전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알았어요. 뭔가 저를 도와주고 싶어 그러신다는 것을요. 늘 이렇게 팔을

당기시면서 “식사하고 가세요.” 말씀하십니다. 전 다음 수업이 있어서 어르신 마음을 알지만 그

냥 가거든요. 근데 어르신은 그게 계속 마음에 걸리나 봐요. 다음 수업 때 만나면, “선생님 왜 그

날 식사 안 하고 가셨나요? 우리하고 같이 먹는 게 싫으신가요?” 이렇게 물어보십니다. 사실 마

음 쓰시는 게 남달라요. 어르신을 뵈면서 저 역시 따뜻함을 배우고 서로 공감하게 됩니다. 그리

고 어르신이 말씀하신 저의 얘기는 저 한명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 전체 예술강사의 자화상이기

도 합니다. 먼 거리, 힘들게, 시간에 쫓기면서, 때론 식사 시간도 놓치고, 힘들다 생각하다가도

학습자들 얼굴 떠올리면 또다시 씩씩한 발걸음 내딛게 되고......(박수)

고맙습니다. 자, 이 계단 사진은 또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김경애 이것은 처음부터 사진을 한 계단 한 계단 배운다는 의미로 찍어 봤어요.

이승자 지금 어느 계단까지 올라가신 것 같아요?

어르신은 수업이 끝나도 항상 남아 계세요.

먼저 나가시지 않고 제 주위를 돌아요.

전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알았어요.

뭔가 저를 도와주고 싶어 그러신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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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김경애 한 3번째 계단?...... 저기 얼음 찍은 사진도 반 셔터를 놓쳤는데 야외수업이 거의 끝나

갈 무렵에 반 셔터 누르는 걸 알았어요. 선생님이 제 사진 중에 초점 안 맞는 사진이 많다고 그러

셨는데 그때서야 반 셔터를 살짝 누른 상태에서 초점을 맞추고 구도를 잡아야 된다는 걸 알았어

요. 그래서 얼음 찍은 사진도 그렇게 해서 좀 제대로 나온 거예요.

이승자 이 사진처럼 이제 기초부터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서 저 끝, 보이지 않는 저 지점까지

가면 참 의미 있는 사진이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김경애 마음 만은 제가 작가가 된 기분이지요. 금방 뭔가가 이루어진 것 같고, 선생님도 잘했

다고 하실 것 같고, 월요일 날 수업이 있는데 그 날은 막 설레요.

이승자 처음이 항상 중요하거든요. 처음에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안 되어 있으면 아무리 많

이, 오래 해도 내가 자만에 빠집니다. 사진만 그런 것 같진 않습니다. 저는 항상 처음을 아주 고

되게 가르칩니다. 마치 서서히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르신이 찍으신 계단사진에서

처럼 저 끝 지점쯤 올라가시면 정말 내가 생각해내고 표현해 내고 싶은 그런 작품사진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청 출 어 람 : 아 마 추 어 예 술 가 로 의 발 돋 움

이승자 (사진) 이 사진도 어르신이 찍으신 것이거든요. 잘 찍으셨죠? 최근에 복지관에서 예

술제를 했어요. 어르신들이 각자 한 점씩 출품하셔서 전시를 했어요. 이 사진이 김경애 어르신

께서 예술제에 출품하신 작품인데 제목이 ‘쉼’입니다.

김경애 하늘물빛정원이라는 장소에 놓여있는 철제 의자예요. 날씨도 굉장히 좋았고 이걸

찍으면 선생님처럼 예술적인 사진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선생님 흉내 내 봤

죠.(웃음) 선생님은 “잘 찍으셨지만 그래도 뭔가 아쉽다.” 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예술의 전

당에 제 작품이 걸려서 너무 뿌듯했어요. 이렇게 크게 걸렸는데 노인대학 어르신들 데려가서 자

랑도 하고 그랬어요. 작가가 된 기분도 들고 다른 어르신들도 다들 굉장히 좋아하셨습니다.

이승자 들리는 소문에 유럽 여행가서 친구 분들에게 사진 강의도 하셨다면서요?

김경애 유럽여행을 갔는데 사진을 희한하게 찍어놓는 거예요. 그래서 말했죠. 인물을 가운데

놓고 찍지 마라. 화면에 인물이 있으면 바라보는 시선 방향에 여백과 공간을 두어라. 가르쳐 줘

도 못 찍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선생님한테 배운 수업이 굉장히 중요함을 다시 알았어요. 선생

님은 대상을 마음을 담아서 찍으라는 말씀도 많이 하셨어요. “선생님! 그냥 찍지 무슨 마음을 담

습니까?” 선생님 말씀이 처음에는 와 닿지 않았는데 이제는 한 10퍼센트 정도 마음에 와 닿아요.

이승자 전시회하고 나서 작품을 철수했잖아요. 중요하고 소중한 사진작품인데 어떻게 하실

거예요?

김경애 우리 집 거실에 걸어놓고 방문하는 사람들한테 자랑도 하겠지만 건물 허전한 곳에 갖

다 놔주고도 싶어요.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누가 내 작품을 사겠다고 하면 팔고 싶기도 해요.(웃

음) 너무 욕심이 크죠?

이승자 저는 어르신한테 이런 제안을 드리고 싶어요. 몇 년 지나면 칠순이시잖아요. 칠순 전

까지 열심히 사진 찍어 놓으셨다가 고희전을 하시는 거예요.

마음 만은 제가 작가가 된 기분이지요.

금방 뭔가가 이루어진 것 같고, 선생님도 잘했다고 하실 것 같고,

월요일 날 수업이 있는데 그 날은 막 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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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김경애 저도 생각 해봤어요. 요즘은 사진을 모아 앨범을 만들어 주더라고요. 제 큰 손녀도 그

렇게 만들었거든요. 별로 비싸지도 않고요. 더 열심히 배워야죠.

이승자 저 열매 사진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요?

김경애 선생님께서 어느 수업 때 “어떤 삶을 살고 싶으세요.” 라고 질문을 던지시면서 사진으

로 표현해 보라고 하셨어요. “도대체 사진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스러웠는데 밖으로

나가니 바로 해답을 얻었어요. 저 열매처럼 뭔가 열매 맺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우리 선생님은

그냥 사진 찍는 방법만 가르치시는 게 아니라 “어떤 삶을 살고 싶냐?”, “어떤 색을 좋아하느냐?”

한번 쯤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고 자신에게 의미 있는 그런 것을 사진으로 표현해 보도록 합니

다. 이 사진보고 칭찬 많이 해주셨어요. 사진을 찍어서 선생님한테 가지고 가면요, 빨리 얘기해

주셨으면 싶어요. 내가 찍은 사진을 선생님께서 어떻게 바라봐 줄지 너무나 설레고 궁금해요.

다 늙어서 공부하면서 이렇게 설레는 감정은 처음 느껴요. 남들은 또 어떻게 볼까? 남들이 내 사

진을 어떻게 바라봐 줄까? 내가 진짜 예술가가 된 기분이랍니다. 근데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

시는 거예요. “다들 작가인 줄 알아!”, “카메라 매면 다들 작가인 척 해!” 그래서 제가 움찔했어요.

근데 선생님 그런 말씀이 이젠 이해가 가지만 처음부터 그런 말씀 하시면 기를 꺾는 것처럼 들

려서 듣기 안 좋아요. 흥분되고 설레는 감정, 그런 것 이 수업 받으면서 처음으로 느꼈어요. 다들

그럴 거예요.

이승자 이제는 그런 기 꺾는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웃음)

그럼 이제부터 여기 계시는 분들께 가장 핵심적인 촬영법을 어르신이 직접 가르쳐 드리세요. 여

러분은 어르신의 설명을 잘 들으시고 저기 준비된 즉석 카메라로 이 세션의 분위기를 본인들이

느낀 그대로 담으시면 되겠습니다. 자, 어르신의 강좌가 시작 되겠습니다.

김경애 잘 모르는데… 사물을 보고 반 셔터를 살짝 누른 상태에서 초점이 맞으면 액정화면에

표시가 나오거든요. 그 때 구도를 잡고 셔터를 살짝 부드럽게 한 번 더 누르면 됩니다. 찍는 순

간 호흡을 살짝 멈추시는 것도 잊으시면 안돼요. 여백도 남기시고 느낌이 중요해요. 이렇게 하

지 않으면 흐릿하게 되어서 한 10장 찍으면 3장정도 제대로 나오는 거 같아요.

이승자 가장 중요한 것 하나 있잖아요?

김경애 욕심내면 안 돼요.

이승자 그래서 사진은? 빼기다.

김경애 네, 화면에서 불필요한 것은 모두 빼라고 하셨어요.

이승자 어르신이 얘기한 팁을 잘 기억해 두셨다가 찍으시면 됩니다.

김경애 제가 1년 동안 가르쳐주신 선생님께 감사의 글을 적었습니다.

이승자 이건 또 언제 준비하셨어요?

김경애 어제 저녁에 썼어요.

선생님께

사진을 배우면서 길거리나 풍경들이 하나의 사진으로 들어오는 날들이었습니다. 우습지만 내

가 작가가 된 느낌이였어요. 예술에 눈이 뜨이기 시작했다고나 할까요? 사진 숙제도 열심히 하

고 설레는 마음으로 과연 선생님이 어떻게 평가 할까? 기대도 하면서…선생님! 참 수고 많으셨

어요. 기종도 회사도 다 다른 카메라를 들고서 시간마다 매번 내 것은 그게 없어요? 어디에 있어

요? 어떻게 해야 되요? 나이 먹은 학생들 때문에 참 힘드셨죠? 제일 중요한 건 사물의 느낌을 마

음에 담는 것이라 하셨죠? 이제 조금은 정말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내년에

도 좋은 만남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사진 수업을 받게 해

주셔서 정말 행복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승자 이 편지는 제가 소중하게 간직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어르신 얘기 참 잘하시죠? 참 재미있게, 진솔하게, 그렇죠?

다시 한 번 김경애 어르신께 큰 박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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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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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짱! 다 드루와~ 드루와~~

세션발표 08

윤정연 (디자인) | 박송희, 강은혜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 2학년)

수업시간에 매일 엎드려 자고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우리, 일어났다하면 휴대폰만 보는 우리.

학교 안에서나 밖에서나 흥미를 끄는 건 친구들과 동네에서 놀러 다니는 일 뿐이지요. 그러나 이런

우리에게 두 눈이 번쩍 뜨이고 욕도 안 나오는 신기한 시간이 생겼습니다. 대체 어떤 시간이기에 우리를

이렇게 집중하게 만들었을까요? 자, 이제 변화한 우리 이야기 들으러 한 번 ‘드루와’ 주세요!

돌변해서 1년 동안 그런 분위기로 수업했던 것 같아요. 물론 고등학생이고 디자인과 학생이라

이해력은 빨라서 좋았는데 애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좀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또 반면에

결과물들은 나름대로 훌륭해서 장단점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 이제 제가 수업 나갔던 학교

에 대한 소개는 이만 하고 학생들의 디자인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학생 안녕하세요. 앞에 사진을 보시면 졸린 애들과 핸드폰 하는 애들 있는데 보이시죠? 흔

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예요. 선생님이 깨우면 선생님하고 싸우기도 하는데 그것도 흔한 일이에

요. 보통 예술강사 선생님은 조용히 타이르시는데 이번 강사님은 너무 말빨이 세서 학교 선생님

보다 무서웠어요.

무 서 운 선 생 님 과 당 돌 한 아 이 들

학생 처음에 선생님이 들어 오셨을 때는요, 여자애들은 그냥 ‘저기요~’ 라고 불렀어요. 식

당가서 ‘저기요~ 여기 단무지요’ 하듯이 강사님을 불렀어요. 처음엔 웃으면서 밝게 들어오셨는

데 며칠 지나니까 갑자기 몽둥이를 들고 오시는 거예요. 그때부터는 완전 무서웠어요. 질문하면

다 들으시고 답변도 해 주시는데 그럴때도 눈 마주치면 뜨끔해요. 저도 말을 하다가 말문이 막

힐 때도 있었어요. 그러면 선생님이 ‘왜 말을 안 해?’ 그러세요. 그럴 때 ‘무서워서 선생님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어요’ 라고 사실대로 말 할 순 없잖아요. 그래서 ‘죄송해요, 잘 못 들었어요..’ 라고

말해요. 웃을 때 몽둥이를 들고 웃으면서 말씀하시면 무서워서 ‘나 오늘 뭐 잘못했나?’ 하고 다시

한 번 생각을 해요. 애들이 ‘저기요~ 저기요~!’ 하는 것은, 정식으로 우리 학교에 부임하신 것도

아니고 강사로 오신 거라 선생님이라고 부를 필요 없다고 생각했나 봐요. 근데 선생님이 무서워

서 그런지 아니면 정이 든 건지 ‘저기요’ 했던 애들이 이제 ‘선생님~’하고 불러요. 근데 아직도 대

부분은 선생님이라 부르지 않고 ‘샘’, ‘강사샘’이라고 해요. 선생님의 화려한 무서움 덕분인지 학

교 선생님들보다 저희랑 더 친하게 잘 지내요.

다음으로 보여드리는 사진은 저희가 수업하는 모습인데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중간에 화장하

는 애들, 채팅하고 게임하는 애들, 학기 초에는 애들이 디자인 수업에 전혀 관심 없었어요. 솔

직히 1학년 때는 이거보다 더 심했거든요. 원래 강사선생님이 오시는 시간에는 관심이 없었어

요. 피부 관리하거나 자는 애들도 많았구요. 2학년 때는 훨씬 좋아진 거예요. 근데 우리 예술강

사 선생님이 처음에 완전 무서웠다고 했잖아요. 무서워서 열심히 들었는데 귀찮은 애들은 여전

히 안 들었어요. 왜냐하면 선생님이 뭐라 하든 말든 ‘우리는 우리다.’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애

들은 이론수업에서 대부분 전혀 관심 없어요. 무서운 선생님도 어쩔 수 없나 봐요. 이론수업은

진짜 재미가 없거든요. 아, 이거 신기하다 이정도고요. 그때는 애들 진짜 다 자요. 다 자는데 선

학생 안녕하세요.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 2학년 박송희입니다. 안녕하세요. 서울도

시과학기술고등학교 2학년 강은혜입니다.

윤정연 안녕하세요. 디자인분야 예술강사 윤정연입니다. 진행은 제가 간단하게 소개한 후

학생들이 이야기 진행할 건데요, 저는 이번에 특성화고등학교 학생을 처음 맡아서 1년 동안 수

업을 했어요. 이름 바뀌기 전엔 서울북공고라고, 서울에서 무서운 공고 중에 한 곳이라고 하더

라고요. 오래전엔 굉장히 잘나가는 학교였는데 점점 안 좋아져서 지금은 아주 안 좋은 소문이

많은 학교가 되었대요. 웹 검색 해보면 그 곳 학생들 담배 많이 피나요? 이런 질문들이 올라와 있

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 긴장을 많이 하고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애들이 거칠어서 그냥 호락호

락 하게 수업을 하면 안 되겠구나 싶은 거예요. 웃음이 많지만 안면몰수하고 무서운 선생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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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생님이 큰소리로 ‘일.어.나!!!!’ 라고 교탁을 탁! 치시면서 깨워요. 30분에 한 번씩이라도 큰소리

로 깨워요. 이론 수업을 바탕으로 실습을 하는데 그 땐 일어나는 착한 애들이 있어요. 실습하라

고 재료를 주잖아요. 그때는 호기심 많은 착한 아이들은 처음에는 재료를 보고 이게 뭐지 하고

갖고 놀면서 때려라 엎어라 갖고 놀아요. 재료를 보고 재미로 갖고 놀면서 애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해요.

‘ 나 ’ 를 디 자 인 해 보 기

학생 첫 수업시간에 명함 디자인을 했고, 컵 디자인, 그리고 실용디자인을 했어요. 명함 디

자인은요, 새 학기 첫 수업이라 기억이 나는데요. 첫 수업시간에 애들끼리 전혀 모르는 상태거

든요. 얘가 누군지 얘가 몇 반 앤지, 왜 같이 있어야 되는지 이유를 몰라요. 근데 이 명함 디자인

수업을 듣고 이름도 알고 친화력도 높아졌어요. 수업 중간에 멍 때리다 깨면 선생님이 샘플 몇

개 보여줬어요. 이런 명함도 있다 하면서요. 이빨모양 치과의사 명함도 있고, 헤어디자이너가

쓰는 명함도 있고, USB 끝에 달려 있는 명함도 있어요. 처음엔 이 수업도 관심이 없었어요. 관심

없어도 갔는데 선생님이 A4용지 같은 종이를 한 장씩 이걸로 명함을 만들어 보라는 거예요. 미

래 직업을 골라 그 직업에 맞는 명함을 만들라고요. 직업이 청소부인 친구들도 있고, 노숙자인

친구들도 있었어요. 선생님하고 친구들과 소개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생각을 조금만 하면

저희가 평소에 알던 명함도 다르게 만들 수 있어서 조금 뿌듯했어요.

티셔츠 디자인 수업은 제일 관심이 많았던 수업이에요. 처음에는 가을운동회 때 입을 반티를 만

들려고 했는데 남자들은 거의 이 수업을 망쳤어요. 보통 물감시간에도 남자애들은 칠할 것을 주

면 물감을 손에 찍고 붓 같은 거 휙휙 던지면서 옷에 물감 다 묻히고 그래요. 결국 여자애들 티셔

츠까지 망쳤어요. 여자애들은 남자애들보다 꾸미길 좋아하잖아요. 커플들은 이렇게 커플티를

만들었고, 이니셜 같은 걸로 누구누구 그렇게 새겨 넣었어요. 예쁜 티셔츠를 완성한 친구들도

있지만 마지막 수업이 끝났을때는 이미 물감으로 바닥으로 도배해 놓은 뒤였어요. 그것 때문에

방과 후에 남아서 6시까지 청소했던 기억이 나요.

컵디자인 수업은 종이컵으로 만든 후에 저희가 직접 컴퓨터로 만들어서 실제 머그컵을 제작하

는 수업이었어요. 처음에 종이머그컵을 주셨는데 애들은 받자마자 반으로 뚝 자르고 동전 따먹

기를 했어요. 여기 이렇게 동전을 넣고요. 선생님이 그걸 보고 말씀하셨죠. ‘지금... 뭐하는 짓이

지...?’ 딱 이 한마디 하셨어요. 그 다음 동전은 모두 빼앗으셨어요. 종이머그컵으로 물건을 숨

겨 찾기 게임하고 놀다 결국 폭발하셔서 10분간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 망부석 벌

을 받았어요. 가위로 여기 찢고 반을 가르고……. 이게 디자인이라면서 떳떳하게 주장하는데

선생님 하고 친구들과 소개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생각을 조금만 하면 저희가 평소에 알던 명함도 다르게 만들 수 있어서

조금 뿌듯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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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2. 2014 예술강사의 발(發)

참 웃기죠.

풍선디자인을 했었는데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시면 책상에 풍선을 다 풀어놓으셨어요. 이때

도 역시 남자애들은 짓궂은 장난을 쳤어요. 풍선에 물을 가득 넣어서 터트리고 불어서 터트리

기 장난을 치기 시작했어요. 풍선가지고 기초도형을 만들기도 전에 남자애들은 풍선 던지고, 낙

하 실험한다고 가져가고, 여자 애들은 하지 말라고 하고 그러면 남자애들은 더 하고. 이 때 만

큼은 자는 애들이 한명도 없이 수업을 했던 것 같아요. 재미는 있었지만 풍선 치우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예 쁜 꽃 하 나 로 도 디 자 인 이 된 단 다

학생 명함도 잘 보고 잘 생각하면 기발한 아이디어 명함을 만들 수 있고, 종이컵 또한 사고

싶은 디자인 컵을 만들 수 가 있었어요. 1년 동안 수업을 하면서 저희가 조금만 생각하면 창의적

인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선생님이 말씀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

하듯이 디자인 하라고 하셨어요. 병도 그렇고 명함도 그렇고 또 저희가 흔히 사용하는 휴대폰케

이스도 그렇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선물처럼 디자인하면 굿 디자인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

어요. 그리고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제가 하고 있는 디자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

어서 좋았어요. 선생님이 수업 때 ‘너희도 조금만 생각 하면 이렇게 창의적일 수 있으니까 어렵

게 생각 하지 마라. 그냥 병 하나 있으면 여기다 예쁜 꽃만 하나 올려줘도 이게 디자인이야.’ 하

면서 편하게 생각하라고 하셔요. 저는 디자인을 배우고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선생님이 수업 때 ‘너희도 조금만 생각 하면

이렇게 창의적일 수 있으니까 어렵게 생각 하지 마라.

그냥 병 하나 있으면 여기다 예쁜 꽃만 하나 올려줘도 이게 디자인이야.’

하면서 편하게 생각하라고 하셔요.

저는 디자인을 배우고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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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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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파티

# 01 우리 다시 한데 모여

즐거웠던 세션이 종료되고, 다시 만난 ‘2014 예술강사의 발(發)’ 참가자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얼굴들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핑거푸드와 상큼한 샹그리아로 무르익은 분위기 속에서

조금 더 말랑말랑한 이야기들이 오고갔습니다.

# 02 더 하고 싶었던 말, 더 듣고 싶었던 이야기

우리들의 못다한 이야기들은 작게나마 스티커에 적어서 붙였습니다.

홀씨가 흩날리는 벽 위에서 이야기가 이어지고, 응원의 메시지들이 전해졌습니다.

그럼 미처 다 듣지 못한 이야기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예술교육의 현장에서부터 전달된 제자들의 진솔한 한마디들이 책갈피에 담겨 전달되었습니다.

# 03 ‘그들’과 함께 춤을!

“술래와 내토와 함께 힙합 비트에 몸을 맡겨봐~”

그리고 이어진 광란의 무대.

“꽃중딩과 함께 춤을!”

# 04 더 나은 2015년이 되길

‘예술강사의 발(發)’과 함께한 2014년 연말은 그렇게 끝을 맺었습니다.

단 하루뿐이었지만 많이 공감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던 시간이었길 바래봅니다.

오늘을 자양분삼아 내년에도 예술강사로써의 삶이 더욱 풍성해지기를,

그리고 함께하는 제자들과도 긍정적인 기운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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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3.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082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디렉터

퍼실리테이터

주제발표자

자문

강미영 신운섭 안령 예정원 우선영 이효광

강선미 박정자 윤정연 이승자 이진옥 장경희 황중선 현아람

김진수

김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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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3.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또 다른 길 위에 서다!

가슴 떨리는 일을 만나다!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의 떨림, 긴장은 기분 좋은 설렘이다. 무대 위를 오르기

전 이 떨림 이런 긴장감이 없었다면 난 아마도 배우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2012년,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설렘을 예술강사의 발에서 만나게 된다. 기획자 김탕님을 만나고 나의

처음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고스란히 꺼내놓으면서 나의 발이 시작되었다. 그때의 기분

좋은 경험과 설렘이 기획자라는 또 하나의 길을 열어 주었다.

두 번의 미니컨퍼런스를 통해 좋은 인연들을 만났고 그분들 중에 한 분을 2014년 예술강사의 발에 퍼실

리테이터로 모실 수 있었다. 처음 선생님을 섭외하며 느꼈던 설렘, 이 분을 꼭 모셔야겠다는 확신. 섭외

요청을 받아주셨을 때의 기쁨! 거듭된 만남을 통한 대화들…….

기획회의를 통해 우리의 주제가 정해지면서 염두에 두었던 선생님이기에 더욱 기뻤고 생각보다 더 깊고

즐거운 대화가 이루어져서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참여자분들도 나처럼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어주실까? 이분들이 이야기에 공감해주실까? 어르신이 너

무 긴장하셔서 힘들지 않으실까? 여러 가지 우려와 걱정으로 시작된 컨퍼런스는 처음이 그랬던 것처럼

기분 좋은 두근거림으로 끝이 났다.

난 걷고 있다. 새로운 만남을 새로운 인연을 그리고 새로운 설렘들을 만나기 위해...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길이 아니다.(드라마 미생 中)

나는 걸으며 나아가는 중이다!

한해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해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별다른 감흥은 없습니다. 기대할 것이 없어서 그런

가 봅니다. 예술행위를 하고 또 예술강사 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좋은 태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일은 있었습니다.

14년도 5월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에 인천에서는 ‘예술강사는 뭐 하는 사람이죠?’라는 질문으로 이야기

마당이 진행됐습니다. 선장, 군인, 경찰, 대통령..의 일들은 사전을 찾아보면 나오는데, 예술강사는 사전

을 찾아봐도 나오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입을 통해 예술교육, 예술강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이었습니다. 진지하게 그러나 유쾌하게, 깔깔거리면서.

14년도 12월 서울에서 펼쳐진 예술강사의 발은 그 확장판이었습니다. 예술강사가 만나고 있는 아이들

도 왔고, 어르신들도 왔습니다. 예술강사는 뭐하는 사람일까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가

맡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직분, 본분이 있습니다. 사회적 위치가 단순히 먹고 살기 위

해 주어진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그 주어진 직분, 본분을 잃어버리는 순간 …….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통해서,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확인하게 됩니

다. 예술강사는 뭐하는 사람일까요?

14년도 예술강사의 발을 통해 예술강사와 학생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춤도 추고 노래도 불

렀습니다. 제가 참여한 세션에서는 김진수 선생님(만화·애니)의 키노트 발제와 강선미 선생님(무용)의

꽃중딩무용단이 진행되었습니다. 예술행위와 예술교육의 접점에서 고민하는 김진수 선생님의 이야기

는 예술강사라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그러나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이야기였습니

다. “창작행위를 통해 맛본 그 맛, 그것이 우리를 확장시키고 또 아이들을 확장하게 하는 우리의 일이라

면 우리는 창작의 끈을 놓지 말았으면 좋겠어요.”(김진수) 꽃중딩 무용단 학생들의 생기발랄함이, 아이

들의 말을 경청하는 예술강사님들의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맺고 있는 관계가 참 아

름다웠습니다. 이 모든 만남이 한번으로는 너무 아쉬운 자리였습니다.

15년도에는 선생님들이 계획한 작업들을 통해 짜릿한 맛을 느끼고,

그 맛, 그 충만함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우리의 삶이, 관계가 충만하게 확장되기를 기도합니다.

신운섭(연극)강미영(연극)

디렉터디렉터

Page 46: 2014 예술강사의 발 결과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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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3.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소곤소곤... 다정하게... 차곡차곡... 차분하게...

이제 막, 세 번째 나이테를 멋지게 휘감은

‘예술강사의 발’과 함께 여전히 발 맞춰 갈 수 있었던 2014년 12월이 참 행복했습니다.

왠지 조금 더 움츠리게 되는 예술강사의 겨울...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리끼리는 알고 있고,

우리끼리는 느끼고 있기에 우리 서로에게만 울려 퍼지는 예술강사의 심장소리...

겨울... 예술강사... 그 심장소리...

늘...한 해의 ‘마지막 달’에 우리는 적잖은 부담을 안고, 결코 편치 않은 마음들이 되곤 합니다.

1년여의 예술강사 활동 중,

가까운 예술강사 친구와의 편한 만남도 선뜻 시간을 내기가 그리 여의치 않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이기에...

...살아가다보니 그렇게 되네요... 살다보니...말이에요...

피곤으로 흔들거리던 우리의 손과 발...우리의 영혼이

다시 힘을 내어 지난 발걸음을 되돌아보고... 힘내서 다시 2015년의 만남을 기약하자고...

‘예술강사의 발’은 우리에게 또박또박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이..삶이..예술이...

기쁜 에너지와 용기가 되어 우리와 우리주변을 예쁘게 물들이며

우리는 다시 새 날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발걸음이 다음 발걸음으로 다시 또 누군가의 이야기로

사이사이 자연스럽게 이어져가겠지요...

모두 ‘예술강사의 발’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

2012년 예술-강사-지식-공유-컨퍼런스 다섯가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작된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은 민들레 씨앗이 여기저기 퍼져나가 듯 예술강사의 일상을 되돌아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2013년 <실수>, 그리고 2014년 <사이사이> 그리고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행사 <예술강사 이야기마당> 속 지역별 소주제들로 예술강사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되었습니

다. 그러한 시간 속의 사이사이에 피어오르는 관계는 스스로를 성장시켜 나갑니다.

성장해 가는 예술강사의 일상엔 반짝이는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저희들은 예술강사의 관계

속 사이를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예술강사를 가장 잘 알고 이야기하고 전달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예술강사 선생님들이 만나는 다양한 학생들이라는 이야기들을 통해서 이번 <사이사이>에서 중학교

소녀들과 고등학교 친구, 대학생이 되어버린 제자, 꽃다운 어르신, 특별함을 가진 아이 등 여러 친구들을

초대해 소중한 우리들의 사이를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2014년 어느 따스한 봄, 모두가 시간이 정지된 듯 차가움 가득한 시간 속에서 잠시나마 얼어붙은 우리

들의 마음과 마음 사이에 따스함을 전달하는 역할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두

점 사이를 이어주는 것을 선으로 보았을 때, 최단 경로는 직선, 하지만 어느 날 만나야 할 두 지점이 끊

기거나 장애로 인해 연결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사람이라는 사이에

존재하는 선은 탄성을 받어 휘어지거나 구불구불 유연성을 가지고 다시 만나 이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다양한 우리들의 사이사이를 되돌아보며… 저 또한 ‘예술강사의 발’을 통해 만난 많은 관계와 사

이 속에서 2012년 떨리는 마음 가득했던 발제자에서 2013년 두근거리는 이야기들을 찾아가는 퍼실리테

이터 그리고 2014년도에는 예술강사에 의한 예술강사를 위한 그리고 예술강사와 그들과 함께하는 모두

와 예술강사 디렉터로 많은 예술강사 선생님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만들어가는 소중하고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함께 만들어가는 <예술강사의 발>은 우리들

의 이야기들로 한걸음씩 다가가며 그러한 우리들의 여정들은 예술강사라는 이름으로 하나 둘씩 차곡

차곡 쌓여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늘 항상 그러하듯 <예술강사의 발>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총총총

예정원(만화·애니/미술)안령(공예)

디렉터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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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3.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멈추고 돌아본 시간…

예술강사로서 달려온 10년 동안

우리들이 함께하면 자신의 이야기 보다는

학교와 아이들 이야기로 한참을 나눕니다.

나를 찾을,

뒤돌아볼 시간도, 안중도 없고

오로지 앞만 보고 쉼 없이 뛰어온 듯

숨 가빴습니다.

2012년 예술가의 발을 시작으로

우리들은 스스로의 이야기를 시작하며

3년째 서로를 바라보고, 들어주고…….

이제는

우리의 시간을 우리들 스스로 채워가고 있습니다.

이번 교육대상자들의 관점에서 바라본 예술강사는

특별함 보다는 우리시간의 전부였고

감동이었고,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참 뿌듯했고 좋았습니다.

나누고,

위로하고,

축하하는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 마당.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여러분도 우리들 이야기마당의 주인공이십니다.

다음에 꼭 함께 하시지요!

사이사이 : 예술강사와 제자들의 사적인 이야기를 다룬 이번 2014 예술강사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은 올해로 3년째이다. 올해는 “OOO이 바라보는 예술강사”라는 주제를 가지고 진행되었다. 처음에 시작

할때는 발제자로시작해서 이제는 기획자로 진행에 참여하였다. 예술강사를 2010년부터 시작해오며 정

말 많은 사람들과 학생들을 만났다. 그 사람들과 불편한 관계, 편한 관계, 갑과 을의 관계 등을 느끼며 그

관계는 길게 5년 동안 지속되어 오고 있다. 내가 관계한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과 관계된 사람들 까지 모

든 사적인 관계 속에 과연 그들은 나 그리고 예술강사를 어떻게 바라볼까? 라는 궁금증이 있었고, 누군

가에게 그 질문을 해보고 싶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관심이 없는 타인을 세심하게 살펴보지 않는다. 방금 지나간 사람도 관심이 없으

면 어떤 옷을 입었는지 티셔츠에 어떤 무늬가 있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다양한 역할을 맡는다. 관계가 지속되고 가까이 지내다 보면 그 사람에게 관심이

생기게 되고 친밀한 관계를 가지다 보면 그들은 나를 잘 이해하고 잘 안다고 판단하게 된다. 그러나 그

들이 알고 있는 내 모습은 진짜 일까? 그들이 나에 대해 잘 안다면 소크라테스의 충고처럼 ‘너 자신을 알

라’ 라는 영원한 숙제에 대한 해답이 될 수 도 있을 것이고, 노자의 말처럼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자는

강한 사람이며 남의 마음을 이해하는 자는 지혜로운 사람’ 이라는 말처럼 엄청 지혜로운 사람일 것이다.

다 안다고 판단하는 선입견은 위험한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나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참여한 발표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람들이 바라보는 예술강사는 어떤 사람일까? 라는 궁금증과 예술강사와 연결된 사람들 간에 관계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네 장미를 그렇게 소중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네가 장미를 위해 정성 들여 쏟은 시간이야.”

- 어린왕자 中 -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간다는 것 그러면서 더 친밀한 관계를 가

지게 되는 것 그것만큼 신나고 재미있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남을 더 잘

알고 싶다면, 내가 아닌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그들이 바라보는 내 모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컨

퍼런스를 통해 타인에게 비춰진 예술강사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해보는 뜻 깊은 자리였다.

이효광(디자인)우선영(무용)

디렉터디렉터

Page 48: 2014 예술강사의 발 결과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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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3.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은수다! ‘우리들의 은밀한 수다’라는 타이틀로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무언가 예상치 않은 부분을 스크래

치하며 꽃중딩들과 한판 흐드러지게 놀고 싶었던 게 바로 시발점이었다.

8년 동안 예술강사 활동을 하며 단 한번도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나는 어떤 선생님이냐?’, ‘무용수업

에는 무엇이 있냐?’... 물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막상 궁금하면서도 ‘그냥 열심히 가르치면 되겠지’... 혹

은 ‘나는 매 수업에 최선을 다 하니까’...라는 혼자만의 생각으로 결론짓곤 했던 것 같다. 이번 <2014 예

술강사의 발>에서 우리 세션의 경우, 무용시간, 무용선생님, 그리고 우리..와 관련된 다양한 키워드를

끄집어내어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기회였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이 주도해 나간다는

점에서 숨어 있는 속마음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학생들과 2회 정도 장시간의 미팅을 가

졌고, 주로 단톡(단체 카톡)으로 대화를 나눴다. 무엇보다 그들에게 ‘꽃중딩’이라는 타이틀을 강제로 덧

붙였는데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선생님은 너희들이 얼마나 예쁘고 아름다운 소중한 존재인지 알았으면 좋겠어.

그래서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 꽃보다 더 예쁜 너희들을 ‘꽃중딩’이라 말할 거야..

그들과의 ‘은수다’는 한 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스스로 살짝 준비한 것들이 있었던 모양인데 즉흥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더 좋았는지도 모르

겠다. 하물며 내가 수업 중에 기합을 주거나 심하게 꾸중한 것을 낱낱이 떠벌리거나 나의 수업 속 실체

(평소 말투, 자주하는 습관, 특징적 모션)를 고발하기까지...

오히려 꽃중딩이 말한 그 과감한 활약에 웃음바다가 되고 말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포장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신의 감정을 가감 없이 표현해 준 그들에게 감사한다.

왜 그리 진실된 게 좋은지 모르겠다. 나는 지금까지 줄곧 열심히 달려왔고, 춤이고 공부고 기획이고 뭐

든 다 잘 하고 싶은 노처녀, 욕심쟁이 예술강사이지만, 줄곧 진정성에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 같다. 진정

성 없는 내 삶의 곳곳에 공감이니 소통이니 하는 것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꽃중딩과의 은수다는 진정성 있는 유쾌한 수다였다는 것....

나에게는 상큼한 자극이면서 무엇보다도 꽃중딩이라 불리는 그들을 앞으로 더욱 사랑하게 될 것 같은

설램을 주는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디렉터 안령 선생님의 대화로 시작해서 끝나고 난 뒤의 평가내용 공유까지가 저한테는

유쾌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제자와 함께 있었던 사연을 풀어놓는 발제가 미화 되지 않고 그대로 전해 주

면 되겠다고 생각한 제자와 저는 준비하는 내내 부담 없이 제자와 추억을 공유하고 준비할 수 있었습니

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승혜는 함께한 시간들을 기억해내고 이야기로 풀어냈으며 이렇게 제자와 추억

을 공유하리라곤 짐작도 못했습니다. 승혜는 예술 강사 선생님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어떤 일을 하는지

알게 되었고 한분 한분이 다양한 곳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더 나은 교육을 위해서 고민하시는 모습을 보

면서 우리교육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장문의 소감을 메시지로 보내주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컨퍼런스의 흐름을 자세히 알려주고 방향을 잡아준 디렉터 안령 선생님과, 그날의 준비과정을 세세하

게 챙기는 교육진흥원 담당자분들과 비타민 직원 분들 많은 분들이 수고하는 현장을 보면서 제자와 나

는 당일 날 잠깐 긴장을 했었습니다. 사회분야의 다양한 연령층의 발표자분들과 학교분야의 중학생과

대학생까지의 발표자들을 보면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예술 강사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기

도 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 강사님들의 활동적인 에너지는 교육과 창의적인 생활을 동시에 하고

있는 아티스트집단임을 확인 했습니다. 예술 강사님들의 사명감 있게 일한 그대로의 현장을 재미와 감

동으로 펼쳐낸 그날 현장은 참석한 많은 예술 강사님들에게도 힘을 준 시간이 되지 않았나 미루어 짐

작 합니다.

‘예술강사의 발’은 예술 강사가 주축이 된 컨퍼런스라는 점에서 자긍심을 갖게 했습니다. 예술 강사의 일

에 대한 가치를 생각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승혜와의 만남은 평소 나의 언행이 학생들에게 주는 영

향에 대해 되돌아 본 시간이었습니다. 참석한 신입 예술강사님들과 소통하면서 평소 예술 강사 선생님

들에게 그동안 축적된 경험들을 나누고 소통하는 부분은 소홀하여 반성하게 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내년 ‘예술강사의 발’은 어떤 발제로 예술 강사님들을 만날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많은 예술 강사님들

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서 축제의 컨퍼런스가 되길 기원합니다. 같이 한 제자 승혜에게 고마움을 전

합니다.

박정자(공예)강선미(무용)

퍼실리테이터퍼실리테이터

Page 49: 2014 예술강사의 발 결과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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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3.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그 동안 예술 강사로 활동하면서 매년 학기 초에 수업 계획만 고민했지, 일 년을 마무리 하며 자기성찰

의 시간을 가져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예술 강사의 발’에 참여해, 올 한 해 예술 강사

로서 활동하며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게 되었고, 어떻게 수업했는가를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 제

안을 받았을 때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드려야 할 지 고민했었습니다. 그러나 몇 번의 사전워크숍과 컨

퍼런스 이해의 시간을 갖고 다른 세션의 구성계획을 들으면서 저도 조금씩 가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전에 박송희 학생, 강은혜 학생과의 대화 시간 및 개별 면담을 통해 대본을 작성하고 이야기 키

워드를 찾는 사전 과정의 시간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학생들이 ‘이런 것

이 어떨까요?’ ‘이렇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라며 점점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며 스스로 추진력

있게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학생들 스스로 선물을 준비하고 싶다고 하여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머

그컵도 디자인세션 참가자들께 깜짝 선물로 드릴 수 있었습니다.

‘예술 강사의 발’은 강사뿐만 아니라 참여자, 발표자, 디렉터, 기획자 분들 모두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

습니다. 학생들에게는 발표자 역할 이외에도 사회생활에 이런 부분의 모임도 있고 이곳에서 유쾌한 시

간을 보낼 수도 있다는 한 면모를 보여 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고 예술 강사에게는 굉장한 사건으로

다가와 깊은 소속감과 유대감을 안겨주었으며 무엇보다도 강사와 관련되어 있는 모든 것에 대하여 그

가치나 능력을 믿고 당당히 여기는 마음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그 날 ‘예술 강사의 발’은 ‘예술 강사의 아

름다운 밤’이 되었습니다.

디자인세션에 참석해 주신 참여자 분들과 한 걱정하는 제게 ‘그냥 편안하게 하시면 되요^̂ ’ 라고 강조해

주시면서 이끌어주신 디자인분야 디렉터 이효광 선생님과 브릿지 역할을 해주신 김윤정 선생님께도 감

사드립니다. ‘예술강사의 발’을 기획하시고 준비해 주신 진흥원분들과 비타민컴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

니다. 무엇보다 발표 당일에 긴장하면서도 입이 마르고 닳도록 계속 이야기 해준 박송희 학생과 강은혜

학생에게 수고 많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예술 강사의 발’을 통해 여러 강사님이 기량을

발휘하고, 발전하며 더 멋진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라넌큘러스와 만남”

늘 그렇지만 세월이 참 빠릅니다. 2014년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새로운 2015년이 코앞에 와 있습니다.

늘 그렇습니다. 이맘때쯤 되면 후회와 아쉬움이 몰려오고 막연한 기대와 다짐,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해

를 기다리게 됩니다. 하지만 예전의 오늘과 지금의 오늘은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2014년 12월20일!

라넌큘러스 한 다발 가득 받던 날입니다.

라넌큘러스는 사랑의 언약을 상징하고 낭만을 전하는 꽃으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있는 꽃입

니다. ‘당신은 매력적입니다’ 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라넌큘러스를 젊은이에게 선물 받았습니다. 다

름 아닌 저의 제자이자 발제자 어르신의 아드님으로부터! 이렇게 12월 20일에 있었던 ‘예술강사의 발’

은 5년 차 예술강사인 저에게 또 다른 만남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인생에서 산다는 것은 만난다는 것입니다. 부모와의 만남, 스승과의 만남, 친구와의 만남, 좋은 책과의

만남, 많은 사람과의 만남입니다. 우연한 만남이든 섭리적 만남이든 만남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

남 자체가 참으로 다채롭고 흥미진진하지만, 때론 그들과 소통함에 있어서 방법적으로나 여러 가지 면

들이 다소 힘든 상황들에 직면할 때가 있습니다. 이날 받은 라넌큘러스 한 다발은 “만남이란 소통하기 위

해 필요하며, 최선을 다할 때 행복이 온다.” 는 것을 실감케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300장이 넘는 꽃잎을 갖고 있는 라넌큘러스는 여러 장의 꽃잎이 어우러져 추운 날씨에도 꽃을 피우는

모습에서 연말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과 따뜻한 정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 의미 있는 ‘꽃’이었습니다.

늘 새롭게 태어날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할 수 있었던 ‘예술강사의 발(發)’입니다.

이승자(사진)윤정연(디자인)

퍼실리테이터퍼실리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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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3.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따르릉 “선생님 안녕하세요? 예술강사 예정원이라고 합니다.

선생님~ 선생님이 어떤 분이신지 궁금해요! 들려주시겠어요? ...(생략)

선생님의 수업 속에서 가장 기억나는 어르신이 계신가요?” (생략)

이 전화로 단어도 생소한 퍼실리데이터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제 수업의 애제자이신 삼순 할머니는 평생짝꿍 할아버님의 교통사고 때를 제외하곤 100%출석이셨습니

다. 할머니가 사시는 고양시에서 수업이 있는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까지는 아침을 7시에 드시고 바로

출발하셔야지만 10시 수업에 오실 수 있는 거리임을 듣고 난 다음 부터는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더욱 더

마구 마구 생겼죠. 매 수업 시 마다 중간 중간 감사합니다. ‘가르치느라 힘드시죠?’ 그러시면서 수업의 분

위기를 항상 적극적으로 이끄신 분이셨고요.

잘한다고만 이야기하지 말고 무엇이 안되는 지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해달라고 주문하시는 학구파이십니

다. 시각장애인 수업을 진행하기 전 가졌던 장애에 대한 이해와 수업을 진행하면서 장애에 대한 이해는

사뭇 달랐습니다. 흥미위주로의 수업 보다는 하나를 배우더라도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분들이 계셨고

안압이 높아져 단소를 불지 않겠다는 분들도 계셨고요. 그래서 내년 수업계획엔 단소를 뺀 난타를 중심

으로 하기로 약속을 하였습니다.

제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제 수업을 듣는 학습자가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 부분이 생소하고 어떻

게 이야기를 풀어야할지 고민이 되었지만 기획하시는 예정원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으

로 삼순 할머니의 소리 빛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준비하면서 시간의 촉박함으로 인해 힘들었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기회였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제

수업을 돌아보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현재 저는 예술강사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내 생각이 아니라 다른

강사선생님들 생각이 궁금할 때 연1회이던 연2회이던 기회가 된다면 ‘예술강사의 발’ 이라는 주제로 모

여 우리가 하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하여 서로 생각하고 논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렸으면 하는 바

람을 해봅니다.

예술강사 컨퍼런스에 참여하게 되어 발표자 (나현희 학생)와 저에게 아주 뜻 깊은 추억이 생긴 것에 대

해 감사합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예술강사가 현장에서 만나는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 더욱 인

상 깊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올해 컨퍼런스는 예술강사와 또 발표자와 함께 진행해야 해서 애초 기획했던 주제에서 다소 벗어나기

도 하고, 간혹 샛길로 빠졌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제에서 벗어난다고 한들, 학생들과 예술

강사님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감하고 하나된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경험이 주는 공감과 교감의

경험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저희 세션에 와 주신 예술강사 선생님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시간 내내 집중하여 고개를 끄덕이면 귀 기울여 주셨고 또한 발표자인 현희에게 큰 관심과 지지를 해 주

셔서 현희가 평안하게 이야기를 해 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현희의 얘기 속에서 예술강사인

저의 강점을 찾아내 격려하여 주셨고 지지를 보내 주셔서 컨퍼런스에 참여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시

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장경희(장애미술)이진옥(장애국악)

퍼실리테이터퍼실리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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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3.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예술강사로 수업을 할수록 함께 이야기 할 동료가 없다는 아쉬움을 가지게 됩니다. 1인의 돌격대처럼

학교에 가서 학교 선생님들과 어색한 웃음을 나누고, 자기도 자기를 잘 모르는 천방지축 중학생들과의

전쟁을 치르다 보면 온몸에 영광의 상처 뿐, 상처를 보듬고 전쟁의 영웅담을 나눌 누군가가 필요하게 됩

니다. 그러나 주변사람들은 그저 방관자일 뿐 공감하지 못하고, ‘확 잡아서 수업하면 되지’ 라는 뜬 구름

잡는 이야기만 합니다.

예술강사를 만납니다. 분야가 달라도 우리는 눈빛하나 말투하나에 공감을 나눕니다. 그 역시 어느 학교

엔가 나가 치열하게 예술 강의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번엔 학생들도 함께하며, 진짜 우리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컨퍼런스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준비 회의를 하면서 잠깐씩 본 다른 예술강사 분들과 그 학생들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이 투영되고

예술강사로의 내가 확장되는 것을 느낍니다. 같거나 다른 우리들, 예술강사의 이야기는 나의 모습을 다

시 뒤돌아보게 합니다.

컨퍼런스가 시작되고 그 정신없음에도 우리는 큰 공감을 느낍니다. 나와 학생이 준비한 이야기를 나누

고, 각자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나눕니다. 긴 이야기가 필요 없습니다. 작은 단어 하나에도 우리는 많은

위안을 받습니다. 학생들과 예술강의를 하면서 느끼는 자부심과 어려움, 상처와 영웅담을 우리는 비슷

하게 서로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은 부질없습니다.

단지 함께 공감하는 예술강사들을 만났고,

그 만남이 지난 일 년 예술강사의 삶과 앞으로의 예술강사의 삶에 조그만 위안으로,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소중한 경험으로 이미 충분한 의미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미니컨퍼런스를 거치며 조언해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셨던 선생님들 덕분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당

일까지 궁금했었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자리였고, 마치고 나니 왜 이 시기에 이런 자리

가 필요했는지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달에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

어서 정말 뜻 깊었습니다.

항상 생각했습니다. 즐거운 에너지를 쏟는 아이들과 즐겁게 마주하고 즐겁게 뛸 수 있다면! 그렇게 된

다면 너무나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속상하거나 실망할 때도 있었고 혼자 발을 동동 구르며 애태울

때도 있었는데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하나의 마음으로 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빨리 나아가라며 등을 밀고, 빨리 오라며 앞에서 끌지 않으려 했습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기다렸습니다. 조금씩 한 발 나아가면 기뻐하면서 그렇게 응원했고, 지금 이 순

간이 제일 신난다는 마음으로 뛰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었습니다.

첫 해의 ‘예술강사의 발’ 자리를 바라보며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새 세 번째 자리네요.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었던 자리였었는데, 올해는 두근두근.. 긴장도 하고 설레면서 울컥하기도 했던 시간이었

습니다.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따뜻합니다. 어여쁘다. 샛별 너희들!

현아람(무용)황중선(만화·애니)

퍼실리테이터퍼실리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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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03.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함께 디렉터로 참여한 예술강사 선생님들의 면면을 보며 제가 주제 발제를 맡게 된 것이 분에 넘친다

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박하고 진실한 모습, 무엇보다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이나 복지시설에서 만나

는 분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다가왔습니다. 이 분들이 각자의 삶의 이야기와 교육활동의 경험을 풀

어낸다면 누구나랄 것 없이 ‘키노트’로서 함께 생각하고 공유할 만한 값진 내용이 있을 것임을 짐작케 했

습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쑥스럽게도 주제 발제를 준비하는 과정은 저에게도 ‘예술강사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또한 김탕 선생님의 코멘트를 듣고, 원고를 다듬고, ppt에 필요한 키

워드를 설정하면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생각이 좀 더 명료해지고, 전달력 있는 말하기와 ppt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상응하는지에 대해 한 수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모쪼록 ‘예술강사의 발(發)’이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듯, 발전만을 추구하여 지나치게 다듬어지기 보다는

‘재발견’이 늘 전제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언젠가 신영복 선생님의 글을 읽다가 “목수가 집을 그릴 때 주춧돌부터 그린다”는 것을 알았을 때 기분이

좋았습니다. 모든 목수가 주춧돌부터 그리는 건 아니겠지만요. 지식에 접근하는 방식은 다양한 경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곤 합니다. 목수의 그림을 보면서 알게 된 건 실천적

지식입니다. 집을 지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주춧돌을 놓아야 한다고 느낄까요??

이번 ‘예술강사의 발’에서는 학습자가 말하는 예술강사의 삶이 주제였습니다. 예상한 대로 훈훈(?)한 컨

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예술강사의 발

이 기획된 것이 아니겠지요. 학습자가 초대되어 문화예술교육자와 예술강사의 태도를 말하는 것은 흔

한 기회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모든 것이 다 드러나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

이 아니라 교육자와 학습자가 동시에 발표하는 그 모습 그대로가 드러나길 바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

다. 이번 발표를 위해 예술강사와 학습자는 정해진 발표 순서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스토리를 설정하기

도 합니다. 어떤 예술강사와 학습자는 선생님이 마냥 좋아서 그 자리에 함께 하고 싶어했습니다. 발표엔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 모습, 그 태도, 그 관계방식 자체가 예술강사와 학습자의 모습입니다. 그 순간을

함께 경험하면서 예술교육의 장에서 일하고 있는 “나와 학습자”는 어떨까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전하더군요. 내가 수업하는 교실에서 이곳에 초대할 수 있는 학생

이 과연 있었을까...만약 초대했다면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예술강사의 발’을 마쳤습니다. ‘예술강사의 발’은 문화예술교육 실행자 집단의 [삶을 이야기하는 순간의

집합]입니다. 무엇이 나를 예술교육으로 이끌었는가. 그 시작이 무엇이었을까. 지금은 그 시작을 어떻

게 기억하고 있는가. 오늘을 기점으로 시작한다면 어떤 동기를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가. 이런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실천적 지식은 경험을 정보로 만든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예술강사의

발’을 준비하면서도 저명한 연사의 “말씀”을 전해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이 계속 생겼습니다.

그런데 누가 예술강사의 삶을 말해 줄 수 있을까요. 예술강사는 이런 태도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힘주

어 전할 수 있을까요. 실천지식을 전하고 태도를 말할 사람은 예술강사 당사자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지식공유의 장이 있습니다. 예술교육의 태동을 말하기도 하고, 획기적인 방법론을 말하는 사람

도 있습니다. 연구결과가 이러이러하다라고 말하면서 온갖 자료들을 제시하곤 합니다. 물론 필요하다

고 생각합니다. 논리와 이성이 이끄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예술강사 당사자의 경험지식은 몇 줄의 문장

이나 연구자의 관찰일지를 조합한 것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김탕(독립기획자)김진수(만화·애니)

자문 주제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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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참고 01.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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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의 발(發)개요

참 고

예술강사의 발이란?

개최배경

추진과정

로고이야기

개요

주제

일정

함께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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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참고 01.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개요

로고 이야기

내 안에서 시작된 씨앗은 꽃이 되어 피어나고, 다른 누군가의 씨앗이 되어 새로운 꽃을 피웁니다.

씨앗은 꽃으로 피어나기까지의 출발점이며 이로 인하여 아름다운 꽃이 만발할 수 있기에, 씨앗이야말로 이미

그 안에 생명을 내재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교육 정책사업의 출발점에서 현재까지 함께 발전하여

온 예술강사들은 이제 다시 누군가의 출발점이 되어 퍼져 나갈 것 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세상을 조금 더 아름

답게 만드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개요

행사명 2014 예술강사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주제 사이사이 : 예술강사와 제자들의 사적인 이야기

일시 2014년 12월 20일(토) 13:00~18:00

장소 아이디어팩토리 & 애플스트리트

참석자 학교·사회예술강사, 관계자 153명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강사의 발(發)’이란?

예술강사의 발(發)*은 학교와 복지기관에서 활동하는 예술강사**들이 참여하는 오픈컨퍼런스***입니다.

*** 예술강사의 발(發) 발(foot), 출발, 발전, 재발견 등의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예술강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16개 시·도 『문화예술교육센터』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교육정책사업의 현장실행가입니다.

*** 오픈컨퍼런스 프로그램을 모두 기획한 후 강의 형식으로 발표를 듣는 방식이 아닌, 특정한 테마에 맞춰 누구든지 기획하고 참여할 수 있는

네트워크 방식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경험을 나누고 준비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열린 방식의 컨퍼런스입니다

개최배경

본 컨퍼런스는 예술강사들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관점과 개개인이 축적하고 있는 경험을 공유, 논의, 발전시

키는 장을 펼치고자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2012년에는 ‘예술강사 자신에 대한 이야기’, 2013년에는 ‘예술강사

의 실수(mistake)’를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2014년 컨퍼런스는 서울, 강원, 울산, 전북, 대전 등 5개 지역을 중

심으로, ‘ooo이 바라보는 예술강사’라는 대주제로 예술강사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추진과정

예술강사 컨퍼런스는 예술강사가 기획자 또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로 참여하여 준비과정에서부터 함께하

고 있습니다.

STEP 01

주제 설정

STEP 04

발표자 확정

STEP 02행사 기획에 대한

아이디어 공유 및

역할 분담

STEP 05

참가자 모집

STEP 03

발표 예술강사 사전 인터뷰

STEP 06

컨퍼런스 개최

STEP 07

기록내용 및 결과 공유

출발점을 나타내는

씨앗을

붓터치의 느낌을 살려

형상화

긍정의 에너지를

나타내는 레드를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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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참고 01.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개요

주제

사이사이 : 예술강사와 제자들의 사적인 이야기

예술강사들은 예술과 교육을 통해 학교 및 사회 구석구석의 현장에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특별하고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는 기회가 많습니다. 예술강사와 제자 사이에 대한 소소한 질문과 호기심으로 시작된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어떠한 예술강사인가요?

일정

13:00 ~ 14:00 참가자 등록

14:00 ~ 14:30 주제강연

공연

예술강사의 이름 - 느림씨 이야기

단소와 함께 하는 특별한 공연 ‘청성곡’

김진수

이연주

14:30 ~ 15:30 세션발표 1 삼순할머니가 들려주는 신바람 소리 빛이야기

특별함으로 세상을 그려나가는 아이

꽃중딩 무용단

선녀인 듯, 선녀 아닌, 선녀같은 우리~

샘과 학생~ 아니오~ 우리는 샘과 샘

특별한 경험 속에 신념이 싹트다!

렌즈로 바라 본 나의 선생님

디자인 짱! 다 드루와~ 드루와~~

이진옥 / 김삼순 어르신

장경희 / 나현희

강선미 / 중딩 무용수

현아람 / 계성여고 학생들

황중선 / 이은서

박정자 / 이승혜

이승자 / 김경애 어르신

윤정연 / 박송희 / 강은혜

15:30 ~ 16:00 휴식

16:00 ~ 17:00 세션발표 2 세션 1과 내용 동일

17:00 ~ 18:00 네트워크 네트워크 파티

함께한 사람들

기획자 강미영 (연극분야 예술강사) / 신운섭 (연극분야 예술강사) / 안 령 (공예분야 예술강사) /

예정원 (만화·애니(미술)분야 예술강사) / 우선영 (무용분야 예술강사) /

이효광 (디자인분야 예술강사)

퍼실리테이터 강선미 (무용분야 예술강사) / 박정자 (공예분야 예술강사) /

윤정연 (디자인분야 예술강사) / 이승자 (사진분야 예술강사) /

이진옥 (국악분야 예술강사) / 장경희 (미술분야 예술강사) /

황중선 (만화·애니분야 예술강사) / 현아람 (무용분야 예술강사)

발표자 강은혜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 2학년) / 김경애 (계룡시 노인종합복지관) /

김삼순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 김진수 (만화·애니 분야 예술강사) /

나현희 (경기도 장애인종합복지관) / 박송희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 2학년) /

이승혜 (경희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1학년) / 이은서 (성문중학교 1학년) /

중딩 무용수 (전수민, 양수민, 장예원, 김혜진, 이미영, 이하늘) /

8선녀 계성여자고등학교 1학년

(김다혜, 김단비, 김유림, 김정우, 김지은, 양채린, 유지선, 조수빈)

공연 이연주 (국악분야 예술강사)

자문 김탕 (독립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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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참고 02 지역별 행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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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행사 후기

참 고

울산지역

강원지역

전북지역

대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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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참고 01.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개요

개요

행사명 2014 예술강사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주제 괜찮아, 그게 너야

일시 2014년 12월 16일(화) 14:30~18:40

장소 36.5 카페와 엠씨어터극장 & 카페page104

참석자 예술강사 및 관련자 80명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울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주제

‘괜찮아, 그게 너야’

일상을 벗어난 곳에서 일상 속 이야기들을 펼친다면? 도심 속 조그마한 공연장이 캠핑장으로 변한다면? 캠핑

전의 설렘과 캠핑 속에서 나오는 진솔함을 모아 캠핑 컨셉의 이야기마당을 펼쳐냅니다. 소박함 속에서 나오는

친근한 관계로 이어지도록 구성하여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너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를 지지하고 지지받

는 자리를 함께 만들어 갑니다.

일정

14:30 ~ 15:00 참가자 등록

15:00 ~ 16:00 주제강연 나를 지탱해 주는 힘 강병인

16:00 ~ 16:20 주제발표 괜찮아, 그게 너야! 김예선

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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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괜찮아, 그게 너야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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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참고 01.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개요

함께한 사람들

기획자 이보람 (독립기획자) / 손진영 (독립기획자)

퍼실리테이터 권민주 (연극분야 예술강사) / 김민정 (무용분야 예술강사) / 김성미 (미술분야 예술강사) /

김정선 (영화분야 예술강사) / 심시온 (연극분야 예술강사) / 손나영 (공예분야 예술강사) /

이상훈 (연극분야 예술강사) / 정혜숙 (공예분야 예술강사)

발표자 강병인 (글씨예술가, 문화예술명예교사) / 김명자 (화암중학교 교감) /

김예선 (연극분야 예술강사) / 김정형 (연극분야 예술강사) / 박미경 (공예분야 예술강사) /

박태환 (연극분야 예술강사) / 원예진 (김민정 예술강사 딸) /

유홍주 (상주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 / 이정현 (국악분야 예술강사)

주요 후기

김예선 - 발제자 (연극분야 예술강사)

컨퍼런스를 잘 마무리한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또 하나의 인연을 맺은 거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 혼자라고

생각했었는데, 많은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며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는 생각에 많은 위로

와 감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손진영 - 디렉터 (독립기획자)

늘 같은 일상에서 꿀맛같은 하루 ‘예술강사의 발’. 그 달콤한 향기에 내일이 설렌다.

곽주영 - 참여자 (예술강사)

다른 지역에서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는 분들이 없었지만, 컨퍼런스가 진행되는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 편안

하고 예쁜 꾸밈에 긴장이 풀려버렸습니다. 이야기방에서는 학생들과 수업하면서 받았던 감동을 이야기하다 전

부 눈물범벅이 되었는데, 센터나 학교나 활동하는 곳은 다르지만 본질적인 것에서 강사들 간에 공감대를 형성

하고 나누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16:20 ~ 18:00 세션발표 나 / 예술강사와 예술가 사이

가족 / 엄마! 학교 올 때 예쁘게 입고 오세요.

동료 /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학교 / 오늘도 버럭 하셨나요?

사회 / 마주하고 마주하기

김정형, 박태환

원예진

이정현, 박미경

김명자, 김예선

유홍주

18:00 ~ 18:40 네트워크 공연팀과 함께하는 ‘모닥불 피워놓고~’ 심시온, 괜찮은 밴드

프로그램

주제강연 글씨예술가 강병인님께서 ‘글씨, 예술로 꽃피우다’라는

내용으로 예술가로서의 고민과 인문학적 성찰을

이끌어내는 강연을 들려주셨습니다.

주제발표 이야기방 5곳의 내용들이 영상으로 펼쳐졌습니다.

각 이야기방을 준비한 예술강사들의 현장 사진들을

담아 나, 가족, 동료, 학교, 사회에서 바라보는

예술강사의 의미를 표현하고, 이를 통해

‘괜찮아~그게 너야’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야기방 예술강사를 하며 느낀 고충, 괴리감, 스트레스 등

많은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우리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엄마한테 배웠던 무용 수업의

동작을 함께 표현하기도 하고, 서로의 관계를 ‘선’으로

표현해 연결고리를 이어나가는 등 5개의 의미있는

세션들이 진행되었습니다.

네트워킹 ‘괜찮은 밴드’의 공연으로 시작된 네트워킹 시간은

예술강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는 자리였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준비된 ppt를 보며 무언의 진행에 맞춰

함께 이야기 나누며, 서로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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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참고 01.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개요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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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역

우리 통(通)했나요?2014.12.16

개요

행사명 2014 예술강사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주제 우리 통(通)했나요?

일시 2014년 12월 16일(화) 13:00~20:00

장소 KT&G 상상마당 춘천

참석자 학교&사회 예술강사, 관계자 64명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강원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주제

‘우리 통(通)했나요?’

신규 강사와 기존 강사가 서로 만나 소통하는 자리를 통해 시작부터 변화를 거쳐 성장에 이르기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컨퍼런스를 기획했습니다. 문화예술교육 정책사업의 출발점에서 현재까지 함께 발전해 온 예

술강사들은 누군가의 출발점이 되고, 그것은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드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일정

13:00 ~ 14:00 참가자 등록

14:00 ~ 15:00 주제강연 예술을 입다

Let’s go Catallena!

이열

이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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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참고 01.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개요

15:00 ~ 17:00 주제발표 및

그룹별

네트워크

나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일까?

재미있어요, 활력소다!

꿈 따러 가는 나!

제멋, 제맛!

예술강사! 내 인상의 두 번째 막이 열리다

장연민

기소형

박은수

정성현

이찬호

17:00 ~ 20:00 네트워크 네트워크 파티

프로그램

발제 (키노트) 예술교육의 중심, 예술강사!

학교 또는 사회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예술강사는

예술교육의 중심입니다. 특히, 학교에 예술을 입히고,

예술을 통해 학생들을 변화시키는 예술강사의 매력을

이열 장학사님과 이경우 선생님의 발제를 통해

들어보았습니다.

세션 신규 예술강사 5명이 준비한 주제를 따라 5가지

세션으로 나누어서 그룹별 동시 네트워크가

이루어졌습니다.

예술강사들의 첫 수업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당황스러운 학생을 만났을 때에는 어떻게

대처했을까요? 예술강사의 좋은 점? 나쁜 점?

세션을 통해 서로의 경험을 통해 소소한 즐거움도 얻고,

다시 학생들을 만날 힘을 얻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네트워킹 원주 인디밴드 ‘방랑귀족’의 열정적인 무대와 맛있고

따뜻한 디너파티를 즐기며, 함께 모인 예술강사들이

서로 공감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함께한 사람들

기획자 백선화 (미술분야 예술강사) / 변미섭 (만화·애니분야 예술강사)

퍼실리테이터 이정옥 (사진분야 예술강사) / 이소향 (공예분야 예술강사) /

이강미 (디자인분야 예술강사) / 정혜영 (영화분야 예술강사) /

김한나 (영화분야 예술강사)

발표자 이열 (강원도교육청 장학사) / 이경우 (평창 면온초등학교 교사) /

장연민 (영화분야 예술강사) / 기소형 (사진분야 예술강사) / 박은수 (국악분야 예술강사) /

정성현 (디자인분야 예술강사) / 이찬호 (노인음악분야 예술강사)

주요 후기

‘신규강사가 바라본 예술강사’란 소주제로 컨퍼런스를 진행하면서 어설픈 그리고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꾸밈없

는 ‘신규강사스러운’ 모습들이 잘 나타났고 신선함이 묻어 나와 좋았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예술강사들이 함

께 모여 우린 예술강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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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참고 01.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개요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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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토닥씨와 쓰담씨가 바라보는 예술강사

2014.12.17

개요

행사명 2014 예술강사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주제 토닥씨와 쓰담씨가 바라보는 예술강사

일시 2014년 12월 17일(수) 08:10~20:00

장소 전주 서학아트스페이스&아프리카TV

참석자 학교&사회 예술강사 100명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주제

‘토닥씨와 쓰담씨가 바라보는 예술강사’

학교에서 사회에서 문화예술로 수많은 아이들의 가슴에 뭉클거림과 감동을 심어주는 예술강사들. ‘토닥토닥’, ‘쓰

담쓰담’. 그들에게도 감동이 필요합니다. 예술강사를 아끼고, 사랑하고 이들(가족, 애인, 친구, 제자, 학교 담당자,

행정가)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받는 자리. 이 자리를 통해 예술강사로서 자아정체성과 자긍심 형성에 긍

정적인 영향을 주는 장을 형성하기를 바랍니다.

일정

08:10 ~ 09:00 아프리카 TV

온라인방송

꿀모닝 예술강사

11:00 ~ 19:00 anytime

table

있잖아요 할말이 있어요(토이박스)

있잖아요 고민이 있어요(부채도사&무우도사)

Dot로 우리함께 예술해요(아트월 공동작업)

당신에게 내 마음을 보여드려요(지지미소셀카)

빠져보셨나요?예술강사 그들의 마력에?(지지나무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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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참고 01.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개요

‘있잖아요. 고민이 있어요.’

각자의 고민을 들어주고 따뜻한 해결책을

제안해주었습니다.

‘Dot으로 Arting.(아트월 공동작업)’

컨셉에 적합한 대형 시안을 디자인해서 참여자들이

Dot스티커를 이용하여 시나브로 고동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당신에게 내 마음을 보여드려요.’

셀카부스에 들어가서 참여자들에게 보내는 셀카를

찍은 후, 파티에서 “웃끼는 영화”로 상영했답니다.

‘빠져보셨나요? 예술강사 그들의 마력에?’

예술강사만의 마력, 예술강사를 토닥&쓰담해 주는

지인들이 느끼는 예술강사만의 마력을 적어 나무에

메달아서 함께 공유했습니다.

함께한 사람들

퍼실리테이터 마지송(국악분야 예술강사) / 김대환(만화·애니분야 예술강사) /

문해복(영화분야 예술강사) / 여미순(공예분야 예술강사) / 임승한(공예분야 예술강사) /

황은아(무용분야 예술강사) / 홍다인(만화·애니분야 예술강사) /

홍정화(디자인분야 예술강사)

주요 후기

서로 위로하는 자리, 응원하는 자리, 서로의 기쁨과 어려움을 안아 주는 자리였습니다. 내년에도 더욱 빛이 나

는 예술강사가 되길 기원합니다.

12:30 ~ 13:30 아프리카 TV

온라인방송

점심은 드셨나요? 예술강사

17:00 ~ 19:00 토닥쓰담쑈

라디오

공개방송

예술강사의 발 소개

토닥씨가 보낸 마음(사연소개)

쓰담씨가 보낸 마음(사연소개)

나는 예술강사다 (공예, 만화, 무용 장르로 예술강사를 표현하는 코너)

전화 데이트

라디오 극장

광고(예술강사들의 연말공연 소식등)

프로그램

아프리카 TV

온라인 방송

only for 예술강사 “꿀모닝 예술강사”

예술강사들의 출근시간, 예술강사들의 출근길을

토닥토닥 쓰담쓰담해 줄 수 있는 공감사연소개와

예술강사들이 출근할 때 듣는 베스트 음악들과 함께

하는 녹음방송을 아프리카tv를 통해 함께 했습니다.

only for 예술강사 “점심은 드셨나요? 예술강사”

예술강사들의 점심시간, 예술강사들의 점심시간을

토닥토닥 쓰담쓰담해 줄 수 있는 공감사연소개와

예술강사들이 혼자 있을 때 듣는 베스트 음악이 함께

하는 녹음방송을 아프리카tv를 통해 함께 했습니다.

(메인프로그램 홍보)

상설부스

토닥토닥

쓰담쓰담

any time

table

‘있잖아요. 할 말이 있어요.(토이박스)’

머리에 쓸 수 있는 다양한 토이박스를 직접 만들어

그 박스를 쓰고, 쑥스러움을 달래며 지지와 격려의 말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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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참고 01.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개요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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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예술강사가 바라보는 오늘 그리고 내일

2014.12.22

개요

행사명 2014 예술강사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주제 예술강사가 바라보는 오늘 그리고 내일

일시 2014년 12월 22일(월) 13:30~20:00

장소 대전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

참석자 학교&사회 예술강사 250명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대전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주제

‘예술강사가 바라보는 오늘 그리고 내일’

비밀 : 내 안에 숨겨 놓았던 작은 보물상자를 꺼내어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전달합니다.

공감 : 그 보물상자 속에는 지금까지 예술강사로 지내왔던 희노애락이 담겨 있습니다.

나눔 : 오늘, 그 소중한 보석들을 꺼내어 여러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합니다.

일정

13:30 ~ 14:00 참가자 등록

14:00 ~ 14:15 개회식

14:15 ~ 14:20 동영상 시청 : 문화예술교육 관련 영상

14:20 ~ 15:00 주제발표 기획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지역문화예술교육

예술강사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계 문화예술교육 사례

15:00 ~ 15:30 토크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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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 ‘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참고 01. 2014 예술강사의 발(發) 개요

총평 컨퍼런스 총괄 디렉터이신 강영희 선생님께서 모둠토론의

결과를 발표 형식으로 참가자들과 공유하였고,

권선필 목원대학교 교수님께서 발제 내용을 종합 정리해

주셨습니다.

네트워킹 서로가 서로에게 건네는 한 줄 인사를 작성하고,

이어지는 만찬 자리를 함께하며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함께한 사람들

기획자 강영희 ((사)풀뿌리사람들 사회혁신센터 본부장)

사회자 이춘아 (한밭문화마당 대표)

발표자 이헌미 (대전광역시문화원연합회 부설 지역문화연구소 연구위원) /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

분석 전문가 권선필 (목원대학교 교수)

주요 후기

지역의 예술강사는 문화예술교육의 개척자입니다. 소통과 나눔의 자리를 통해 함께 만들어 나아갈 문화예술

교육의 밝은 미래를 기대합니다. 예술강사의 발, 그 뜻처럼 앞으로 예술강사의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나갈 수 있

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고 예술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문제점과 해결방안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 좋았습니다.

15:30 ~ 16:10 Ice Breaking (참여자 네트워킹)

16:10 ~ 17:00 컨퍼런스 모둠별 집중토론

주제 1: 현재의 문화예술교육의 위치와 지원

주제 2 : 10년후, 문화예술교육의 모습

17:00 ~ 17:20 모둠별 토론내용 정리 및 발표

17:20 ~ 18:00 브레인스토밍 주제어 분류 및 과제 도출

18:00 ~ 18:30 과제도출 오늘의 선택 : 도출된 과제에 따른 실천과제 선택(설문조사)

18:30 ~ 19:00 총평 토론내용 분석 및 결과 총평

19:00 ~ 20:00 만찬 저녁식사 및 네트워킹

프로그램

주제발표 ‘기획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지역 문화예술교육’과

‘예술강사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계 문화예술교육 사례’

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헌미 컨설턴트와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의 주제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토크콘서트 토크콘서트의 주제는 현장 질의응답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발제에 대한 참여자들의 질문을 받아 즉석에서

선정하였으며, 이에 두 분의 발제자가 해당 질문에

답변을 해 주셨습니다. 문화예술교육자로서의 고민들을

바로바로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둠별

집중토론

‘향유기관들이 바라보는 예술강사’, ‘예술강사가 바라보는

예술강사’, ‘참여자들이 바라보는 예술강사’, 총 3가지

주제를 가지고 30개 모둠이 함께 집중 토론하였습니다.

퍼실리테이터와 함께 그 동안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공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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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강사 현장지식 공유 컨퍼런스예술강사의 발(發) 기록과 공유

주최

주관

총괄운영

제작

홈페이지

페이스북

문의

등록번호

ISBN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 비타민컴

2014년 12월

www.arteconference.kr

www.facebook.com/groups/arteconference

02-6209-5932/[email protected]

KACES-1410-R001

978-89-6748-122-3 93680

저작자와 출처 등을 표시하면 자유이용을 허락합니다.

단, 영리적 이용과 2차적 저작물의 작성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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