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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23회 월례 비정규노동포럼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의 대학청소노동자 조직화사례의 의미와 전망』 발제 김직수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국장 사회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토론 권태훈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조직부장 박준도 노동자운동연구소 기획실장 이광규 민주노총 비정규전략국장 진숙경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위원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일시 : 2014년 4월 24일(목) 오후 4시 장소 : 금속노조 4층 3회의실

23회 월례포럼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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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월례 비정규노동포럼

『공공운수노조�서경지부의�

대학청소노동자�조직화사례의�

의미와�전망』

발제

김직수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국장

사회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토론

권태훈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조직부장

박준도 노동자운동연구소 기획실장

이광규 민주노총 비정규전략국장

진숙경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위원

명 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일시 : 2014년 4월 24일(목) 오후 4시

장소 : 금속노조 4층 3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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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의

대학�비정규직�조직화�사례의�의의

김직수�한국비정규노동센터�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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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의

대학 비정규직 조직화 사례의 의의

김직수

대학 비정규직의 노동조합 조직화는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현실이나 침체된 노동운동상황

을 고려할 때 자못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우선, 대학 청소노동자들은 중고령층의 저학력 여

성들로 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간접고용의 비정규직 형태로서 저임금의 주변부 노동시장에

속해 있는 대표적인 불안정 노동자집단에 해당된다.1) 대학 청소노동자들 대다수가 나이 많

은 여성으로 간접고용의 비정규직 형태로 일하고 있어 노조로 조직하기가 여간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서경지부 사례는 이들이 조직화될 수 있고 노조 결성을 통해 여성 비

정규직의 처지와 삶이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음을 훌륭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서울지역 대

학 청소노동자의 노조 결성이 사업장 경계를 넘어서 지역차원의 전략조직화사업으로 전개되

었다는 점과 주변노동자의 조직화에 있어 학생과 시민사회의 ‘도덕적 연대’를 전략적으로

형성-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침체된 노조운동을 재강화하기 위한 혁신방향을 구체적으로

실천해온 생생한 사례로서도 중요성을 지닌다. 이 글에서는 서경지부가 주도하여 대학 청소

노동자의 조직화를 성취해온 과정을 살펴보고, 특히 노조의 전략적 지도력과 도덕적 연대의

동원능력을 중심으로 대학 비정규직 조직화의 성공요인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2)

1. 대학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의 개요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의 대학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은 2000년대 초반부터 추진된 공공

운수노조․연맹3)의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에 기원을 둔다. 2002년 공공연맹은 가맹조직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필두로 조직실 내에 비정규직 전담자 2명을 배치하고 비정규직 기금

조성사업 등을 시작하였다. 이듬해에는 비정규직 조직화를 4대 핵심 사업목표 중 하나로 설

정하고 비정규특별위원회 및 미조직․비정규실을 설치하여 3명을 배치하였으며, 비정규직

기금사업을 확대하는 등 조직화 사업이 본격화되었다. 2004년부터는 지역공공서비스노조 건

설이 추진되었는데, 이는 지자체 산하 사업장과 공공시설관리 사업장을 핵심조직화 대상으

로 하여 4개 지역본부별로 공공서비스노조를 건설하고, 나아가 지역별 조직들을 거점으로

1) 2010년 기준으로 청소미화직은 종사하는 노동자의 수가 40여만명에 달하여 네 번째로 취업규모가 큰 직업으

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200여개 대학에 근무하는 청소노동자의 수가 1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

되고 있다.(이상선 2011) 대학에서 1990년대 초반부터 청소미화·경비직 업무가 외주화되어 외부용역업체에

소속된 간접고용 인력에 의해 수행되기 시작하였는데, 용역업체 노동자들은 노조설립이전 시기에 고용불안,

저임금 및 임금체불, 장시간노동, 감독자 횡포, 비인격적 근로환경 등을 체험하며 ‘투명인간 또는 유령같은 존

재’로서 취급받아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김종진 외 2011)

2) 이 글은 이병훈․김직수(2014, 미간행)의 일부로서 작성되었음을 밝힌다.

3) 공공연맹의 산별전환 추진 과정에서 공공노조가 출범한 이후, 2011년에는 공공노조와 운수노조가 통합하여

공공운수노조로 전환하는 동시에, 미전환 조직들을 잠정적으로 공공연맹 산하 조직으로 유지하면서 과도기적

통합조직인 공공운수노조․연맹의 형태가 갖추어져 최근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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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단일 공공서비스노조를 건설한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었다.4)

같은 해 공공연맹은 민주노총의 ‘조직활동가 양성교육’을 통해 양성된 활동가를 채용하

여 지역에 배치하였다. 이에 따라 대전충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울산, 부산 지역에 활동가

가 배치되어 2005년부터 광주전남을 시작으로 대구경북, 충북 순으로 지역공공서비스노조가

출범하기 시작하였으나, 울산, 부산, 대전충남지역에서는 조직건설에 실패하였다. 다른 한편,

기존의 노동조합으로부터 조직이 분리되어 공공노조에 합류하면서 지역공공서비스노조가 결

성된 사례들이 있다. 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으로부터 분리되어 2006년 7월 출범한 서울경인

지역공공서비스노조가 대표적이다. 지역공공서비스노조들은 2006년 11월 공공노조가 출범하

면서 지역지부5) 형태로 합류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노조는 2007

년 10월 보육지부와 학교비정규직지부가 통합되면서 현재의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

스지부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1)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의 역사와 현황

공공노조 서경지부는 2000년 서울지역시설관리노조를 비롯한 8개 노동조합이 통합하여

출범한 전국시설관리노조로부터 출발하였다. 서울지역시설관리노조는 서울시내 주요 빌딩

시설관리직(기술직) 중심으로 조직을 확대해 가며 전국조직으로 통합되었고, 이 과정에서 일

부 대학 청소노동자(미화직) 지부를 조직해 가며 성장하며 2002년에는 민주노총에 가입하여

공공연맹 산하 전국시설관리노조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며

재정운영 등 조직운영을 둘러싼 내부갈등으로 2006년 조직이 분할되며 일부는 전국시설관리

노조로 남고 다른 일부는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노조로 전환되었다. 이후로도 갈등이 계속

되면서 전국시설관리노조는 2008년 공공연맹을 탈퇴하여 현재까지 상급단체가 없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노조는 현재의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로 이어져

오게 된 것이다.

서경지부 소속 대학 비정규직 분회들 중 2004년 가장 먼저 만들어진 고려대 분회와 같은

곳은 전국시설관리노조 시기에 조직되었지만, 조직화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각 대학별 미화

직 분회들이 본격적으로 결성된 것은 2007년 이후이다. 2009년에는 공공노조의 전략조직화

사업에서 대학 청소노동자 부문이 전략조직화 부문으로 선정되어 전략조직화 사업단이 구성

되었는데, 전략조직화사업단은 공공노조 본조와 지역본부, 서경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그

리고 대학 사업장이라는 특수성상 학생조직 등이 참여하였다. 전략조직화 사업단은 조직대

상 사업장을 정하고 집중적으로 조직화 사업을 진행하였으며, 이화여대 분회 등이 이와 같

은 과정을 거쳐 새롭게 조직되었다.

4) 이 시기 산별노조 건설 논의 속에서 지역에 기반을 둔 산별노조 건설이 제안되었는데,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

는 지역에 기반을 둔 조직활동이 가능함을 보여줄 수 있는 ‘모델’이 필요했고, 이러한 고민에 따라 지역적으로

조직하고 미조직․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을 기본적인 임무로 하는 ‘지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을 건설하는 사

업이 시작되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공공노조 지역지부연구팀, 2009). 이에 더해 지역공공서비스노조 건설

초기에는 지역운동의 전망을 만들어나가는 조직구상이었으나 이후 불안정한 비정규노동자들을 조직하는 단위

로 역할이 축소되었다는 지적도 있다(김혜진, 2013).

5) 공공노조의 ‘조직발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지부의 위상은 다음과 같이 규정된다. “초업종 지역지부는

업종과 기업의 구분 없이 광역단위 또는 인접한 지역 범위 안에서 모든 노동자를 포괄하여 조직대상으로 표

방하며, 하나의 조직구조와 재정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지부를 말한다.”(공공노조,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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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조합원수 650 800 1,200 1,300 1,400 1,800 1,600 2,000

증감률* - 23.1% 50.0% 8.3% 7.7% 28.6% -11.1% 25.0%

분회수 - - - 21(5) 21(7) 22(7) 21(7) 24(10)

대의원수 - - - 81 88 112 101 114

채용상근자수 - - - 3 4 5 6 7출처: 노동조합 내부자료(각년도)를 바탕으로 재구성

주: 매년 3월 예산계획 보고 기준, 대의원수는 선출인원 기준. 분회 수 중 괄호 안은 대학 분회.

*증감률은 전년대비 조합원 규모 증감률임.

<표 2>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의 조직규모 추이, 2006-2013

서경지부의 조직규모 추이를 살펴보면, 연평균 15.4%의 조직규모 성장률을 보이며 조합

원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2009년 이후에는 지부의 채용 상근자수

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표 1> 참조). 2008년 전년 대비 조합원 규모 증감

률이 50%에 이른 것은 연세대 분회의 조직화와 더불어 학교비정규직 및 보육노동자들이 결

합한 데 따른 것이다. 또한 2011년의 비교적 높은 전년 대비 조합원 규모 증가세는 2009년

이후 서울지역 대학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의 성과를 반영하는 것이며, 결정적으로 2010

년 말 홍익대 분회의 결성에 힘입은 것이다. 다만 2012년의 전년 대비 조합원 규모 증감률

은 유일하게 마이너스 값을 기록하여 -11.1%를 보였는데, 2011년에서 2012년 사이 조합원

수의 감소는 복수노조 시행 이후 주요 대학분회들에서 나타난 집단탈퇴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2년에서 2013년 사이의 신속한 조직규모 회복은 연세대, 고려대 등에서

서경지부 소속 분회의 현장 주도권 회복에 따라 복수노조가 약화되고 탈퇴 조합원이 재가입

하는 등의 경향을 반영하는 것이다.

분회 조합원수 업체 수 직종

고려대 363 1(2) 미화, 주차고려대병원 104 1 미화, 보안

경희대 67 1 미화

연세대 342 6 미화, 보안, 주차, 차량 이화여대 275 2(3) 미화, 보안, 시설관리, 주차

인덕대 56 1 미화, 보안

한국예술종합학교 82 2 미화, 보안, 시설관리홍익대 114 2 미화, 보안

덕성여대 43 1 미화, 보안, 시설관리, 차량

동덕여대 66 1 미화, 보안연세재단빌딩 129 4 미화, 보안, 시설관리, 주차

서울시립대(직접고용 전환) 54 4 미화, 보안, 시설관리, 주차

소계 1,695 27

기타 청소·시설관리 12개 분회* 429 - 보안, 미화, 시설관리 등

총계** 2,124

출처: 노동조합 내부자료(2013년 7월 기준)를 바탕으로 재구성.

*기타 청소·시설관리 분회는 개별교섭 진행. 대학청소 12개 분회, 기타 청소·시설관리 12개 분회,

학교비정규직분회, 보육분회 합계 26개 분회. 2013년 하반기 설립된 중앙대분회(2014년 현재 조

합원 27명)는 제외. 업체수 중 괄호 안 수치는 타 분회 대학과 중복되는 경우.

**학교비정규직분회와 보육분회는 조합원수 미파악으로 제외.

<표 3>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의 조직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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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기준으로 공공노조 서경지부의 분회 수는 25개, 전체 조합원 수는 2,100여명

으로, 미화·보안·시설관리 직종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조합원의 78% 이상을 차지하고 있디

(<표 2> 참조). 조합비는 2013년 기준으로 지부의 전체 조합비 수입 가운데 35%의 지부 부

과금과 42.3%의 사업 교부금을 합한 약77.3%가 일반회계 예산으로 편성된다. 지부 예산의

사용은 대략적으로 인건비 32%, 사업비 36%, 운영비 12%, 연대사업비 4%, 분회운영비 16%

정도의 비율로 배분된다.

최근 서경지부는 꾸준한 조직규모 확대에 따라 지역지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상활

동의 지역적 통합력을 높이고, 조직화 사업 또한 보다 지역에 밀착하여 진행하도록 하기 위

해, 서경지부는 2012년 상반기 대의원대회에서 지역지회 건설 논의를 시작하여 2013년부터

는 지역지회 건설을 통한 지역운동 중심의 산별노조 건설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보다 구

체적으로는 기존의 지부와 분회 사이에 서울의 각 권역별로 지역지회를 건설하되, 그간의

전략조직화 사업 및 분회 운영 과정을 반영하여 서울 북동부, 서부, 중북부의 3개 지역지회

건설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2) 서경지부의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활동 전개과정

(1)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흐름

서울지역 대학 전략조직화 사업 추진 이전인 2008년까지의 조직화 전개상황을 중심으로

간략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대중적인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가 이루어진

사례는 2000년 서울대시설관리노조였다. 이후 2001년 부산대와 2003년 청주대가 전국시설관

리노동조합으로 조직되었는데, 이들 중 부산대는 현재까지 전국시설관리노조 부산대 지부로

남아 있으며, 청주대는 현재 공공운수노조 충북지역지부 산하의 분회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지역에서의 연쇄적인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본격적인 사례는 2004년 고려대 분회 조직

화 사례이다. 이를 시작으로 2007년 성신여대, 덕성여대 2008년 연세대, 2009년 동덕여대,

2010년 이화여대, 2011년 홍익대를 거쳐 최근 2013년 중앙대에 이르는 대학 비정규직 분회

들이 서경지부 산하로 조직되어 왔다. 그밖에도 서울대, 동국대, 숭실대의 대학 비정규직 노

동자들이 서울일반노조 산하에 조직되어 있으며, 서울지역의 서강대와 인천지역의 인천대

및 인하대가 전국여성노조 산하에 조직되어 있다. 한편, 2000년대 들어 대학 비정규직 노동

자들의 조직화가 꾸준히 이루어지는 가운데, 마찬가지로 노동조합 설립이 추진된 성균관대

의 경우, 재단(삼성)의 영향력으로 인해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조직되지 않은 상태이다.

(2) 주요 대학별 청소노동자 조직화 사례

① 고려대

고려대 분회는 공공노조 서경지부(조직설립 당시 전국시설관리노조)의 첫 번째 서울지역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 사례로서, 2002년 노조결성 시도가 실패한 뒤 휴지기를 거쳐 2004

년 용역업체 재계약 시기 정년 단축에 다른 집단해고가 가시화되면서 분회 결성에 성공한

사례이다. 2002년 고려대 학생들이 ‘불철주야’(‘불안정노동 철폐를 주도할거야’)라는 모임을

자발적으로 결성하면서 학내 청소노동자들의 휴게실을 방문하며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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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로 노동조합을 결성하였으나, 해고사태가 발생하면서 노동조합이 해산하게 되었다. 그러

나 학생모임은 계속 이어졌고, 2004년 60세 이상 청소노동자 해고가 예고되면서 다시금 노

동자들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노동조합 재결성이 시도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전과는 달리 인

권운동단체와의 연대사업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는 등 시민사회단체와의

폭 또한 넓혔고, 결국 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 고려대 분회 결성에 성공하였다.

분회 결성 투쟁 5년후인 2009년에는 생활폐기물 투쟁이 진행되었다. 고려대 청소노동자

들은 관행적으로 학내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폐지)를 분리수거 후 판매하여 부족한 부식

비를 보충해 왔는데, 2009년 6월 고려대의 한 생활폐기물업체가 고려대측과의 계약내용을

들며 폐지의 개인 판매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왔고, 이를 계기로 이른바 ‘폐

지투쟁’이 시작되었다. 최초 투쟁은 고려대 분회와 학생회의 활동으로 일단락되었으나, 11월

에 이르자 다시금 문제가 불거져 용역업체는 물론 원청을 대상으로 한 투쟁으로 확대되었

다. 특히 원청인 고려대측이 용역업체를 변경하면서 집단해고 가능성이 가시화되자, 고려대

분회는 ‘폐지투쟁’에서 곧바로 고용승계 투쟁으로 전환하였다. 투쟁 과정에서 고려대 분회는

매일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여 압박을 가했고, 학생대책위원회가 구성되면서 3일 동안 약1만

명의 학생들이 서명운동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이에 원청인 고려대측이 고려대 분회와 고용

보장 내용을 포함한 ‘확약서’를 체결하면서 투쟁이 마무리되었다.

② 연세대

연세대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계기가 된 것은 2006년 9월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개최한

대학생 비정규노동포럼에 연세대 학생들이 참여하게 된 것이었다.6) 이 과정에서 학내 비정

규노동자 인권실태조사가 이루어졌고, 조직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학생연대단체인 ‘살맛’이

구성되었다. 학생연대단체의 꾸준한 활동 속에서 최저임금 및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에 대한

문제의식이 공유․확산되었으며, 기존의 비정규직 노동조합과의 간담회를 비롯한 정보 교류

가 이루어졌다. 보다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2007년 11월 한 용역업체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학생연대단체와 청소노동자들이 집단적 항의를 통해 사과문을 받아낸 일이었다. 이를

통해 청소노동자들이 자신감을 얻게 되면서 2008년 1월 연세대 분회가 출범하게 되었다.

연세대 분회는 결성과 동시에 고용승계 투쟁 및 정년단축 저지투쟁을 진행하였다. 2008

년 1월 연세대측은 입찰을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용역업체를 변경하고자 하였다. 학교 측은

이미 예산안에서 용역비를 10% 삭감 책정하고 있었고, 경비직 업무에 무인경비시스템 도입

과 더불어 정년 단축을 결정한 상황이었다. 이에 연세대 분회와 ‘살맛’은 총무처 등을 방문

하여 표준계약서 공개, 입찰 관련 정보 공개를 요청하였으나, 학교측은 이를 거부하였다. 또

한 학교측은 용역업체와의 재계약 시점인 2월 말부터 65세에서 62세로 용역노동자의 정년단

축을 예고하였다. 이를 적용할 경우 정년을 초과하는 노동자들이 과반을 초과하여 대량해고

가 예상되었기에, 1월 말 학생들은 3일간 본관점거 농성을, 노동자들은 부분파업 투쟁을 진

행하였다. 그 결과 학교는 표준계약서 작성 과정에서 노동조합을 인정하였으며, 원하청 간

도급계약서에 “정년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는 고용승계 문구를 삽입하라”는 노동조합 측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6) 학생과 비정규노동운동 간의 연대를 목표로 열린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대학생 포럼’은 2006년과 2007년의

두 차례에 걸쳐 개최되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서울 서부지역에 새롭게 설립된 서부비정규노동센터와 공

공노조 서경지부가 공동 기획하에 ‘노동사회포럼’을 개최하고 연세대와 아주대에서 ‘대학 비정규직 연대활동

워크샵’을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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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2008년 2월에는 한 용역업체에서 관리자가 조합원들의 노동조합 탈퇴를 강요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에 학생과 조합원 80여 명이 학교 본관 앞에서 근로기준법 위반과 부

당노동행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고, 그 결과 학교 측으로부터 “체불임금 지급과 노조탄

압을 중지하겠다”는 확약을 받았다. 그러나 다음날 용역업체는 체불임금을 지불할 수 없다

는 의사를 밝혔고, 학생들과 조합원들은 사무실 점거농성을 벌인 뒤 3월에 들어서는 2차 본

관 점거에 들어갔다. 사태가 장기화되었지만 9월 노동청 항의 방문 및 연좌농성을 계기로

용역업체측으로부터 체불임금 지급을 약속받았다. 이 투쟁은 당시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노

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어, 이 시기 신규 가입한 조합원이

약 130명으로 1개월 만에 조합원이 급속히 증가하기도 하였다. 2008년 말에는 10개월에 걸

친 교섭 끝에 최초 단체협약이 체결되었으며, 같은 시기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부당해고 및

임금체불이 발생하여 이에 대한 투쟁을 진행하여 이듬해인 2009년 1월에는 원직복직 및 체

불임금 지급에 합의하기도 하였다.

③ 성신여대

성신여대 청소노동자들은 2007년 9월 전원이 공공노조 서경지부에 가입하면서 분회를 결

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의 체불임금이 드러났고, 새롭게 교체된 용역업체를 대상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임금인상을 이루었다. 그러나 단체협약 체결 직후부터 원청인 대학 측

의 노조탄압이 시작되었다. 출퇴근 기록카드 제도를 도입하고자 하였으나, 조합원들의 거부

투쟁을 통해 철회되는 등 다양한 부당노동행위가 계속되었다. 성신여대 분회는 2008년 7월

원청 및 기존 용역업체와의 면담을 통해 고용보장 및 임금인상에 대한 구두 합의를 받아냈

으나, 8월 말 용역업체 재계약과 더불어 전원이 해고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이에 대

응하여 본관 점거농성에 돌입하였다. 9월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선전활동을 벌였는데, 성신여

대 분회 지지 서명운동에 6,5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등 학내 여론이 우호적으로 조성

되자 원청과의 교섭이 시작되었고, 농성투쟁과 학내 집중집회,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

속에서 원청 및 용역업체로부터 고용안정 합의서를 받아내며 14일 간의 농성투쟁을 마무리

하였다.

성신여대 분회 조직화 사례의 특징은 분회 결성 후 최초 단체협약이 체결된 이후에 원청

인 대학 측에서 용역업체 재계약을 빌미로 조합원들을 해고하며 노조탄압을 시도하였으나,

해고 발생과 동시에 신속하게 분회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대응하여 단기간의 집중적인 농성

투쟁을 통해 고용안정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또한 연세대 사례와 마찬가지로 분회

결성 초기부터 대학 내 학생들과의 연대활동이 이루어졌고, 공동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지

역 내 노동조합,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 등의 연대가 활발하였으나, 그보다 기존의 대학 청

소노동자 분회들이 연대투쟁에 참여함으로써 이후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편, 성신여대 분회는 2009년 8월말 용역업체 계약기간 만료 및 임단협 만료 기간이 되

면서 임단협 투쟁에 돌입하였다. 2008년 고용승계 투쟁 이후로도 원청과 용역업체 측의 노

동조합에 대한 압박이 계속되어 온 가운데, 2009년 임단협은 11월까지 7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결렬되었다. 이에 분회는 학내 선전활동 등을 통해 대응하였고, 11월 말 합의에 이르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성신여대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 연대단체들이 교섭일정을 공유하

며 공동활동을 벌이는 등 활발한 연대활동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성신여대 분회 청소노동자

들은 대학과 업체들에 의해 수년 동안 지속된 탄압과 회유 속에서, 복수노조 시행 이후인

Page 11: 23회 월례포럼 자료집

9

2011년 8월, 분회장과 현장간부 4명이 전체 조합원들에게 탈퇴서 작성을 강요하는 일이 벌

어지면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를 집단 탈퇴하게 되었다.

④ 덕성여대․동덕여대

덕성여대 분회는 2007년 10월 결성 이후 5개월간의 투쟁을 거쳐 2008년 3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2008년 5월 용역업체 재계약 시기에 이르러 원청인 대학 측이 입찰 과

정에서 노동조합을 배제하고 최저가로 새로운 용역업체가 낙찰되자 임금인상 투쟁이 시작되

었다. 나아가 11월에 이르러 교섭이 결렬되자, 분회는 파업에 돌입하여 학내 집회투쟁을 시

작하였다. 이 과정에서 학생 및 서울 북부지역의 시민사회 연대, 그리고 분회장을 비롯한 현

장간부들이 주도한 교섭과정을 통해 결국 12월에 임금인상 및 정년연장에 합의하였다. 특히

인금인상분에 대한 책임을 원청과 하청이 각각 50%씩 부담하도록 합의하여 부분적으로나마

원청 사용자성 인정을 이루어내기도 하였다.

동덕여대 사례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듬해 초 원청 및 용역업체 측이 임금동결 압박을 가

해 왔으나, 교섭 과정에서 학내 단체행동이 시작되자 신속히 임금인상안이 제시되었다. 특히

원청인 덕성여대 총장이 직접 임금인상안을 제시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여타

대학 분회의 사례와는 달리, 덕성여대에서는 원청 및 용역업체 측이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을

위협하지는 않았다. 또한 투쟁 과정에서 보안직 및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이 다수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점 또한 여타 사례와의 차별점이다. 최근 덕성여대 분회는 2012년 북부공동교

섭 진행 과정에서 시설직 및 경비직 조합원을 신규 조직하고, 미화직 조합원의 임금수준이

합의에 이르렀음에도 시설직 및 경비직의 임금인상을 위해 2일간의 파업을 진행하여 덕성여

대 총무처장이 직접 임금합의서를 작성하도록 하기도 하였다. 나아가 투쟁 과정에서 원청인

대학 측이 직접 참여하는 ‘노동조건개선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원청과의 직접 교섭의 가능성

을 확대하였다.

한편, 인근에 위치한 동덕여대 청소노동자들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 고용불안, 부당한

업무 지시 등을 겪고 있었고, 특히 청소노동자들이 재단 창립자 가족묘 벌초 등 가외업무에

동원되기도 하였다. 이에 2009년 8월 동덕여대 청소노동자들이 공공노조 서경지부, 대학노조

동덕여대 지부, 동덕여대 총학생회와 노동조합 결성 논의를 시작하고 곧이어 8월 말 동덕여

대 분회를 출범시켰다. 분회는 출범 후 11월에 이르기까지 7차에 걸쳐 업체측과 교섭을 진

행하였으나, 결국 결렬되면서 파업에 돌입하였다. 파업투쟁 과정에서 전체 7천여명의 학생들

중 4천여명이 투쟁 지지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등 우호적 여론이 조성되었다. 이에 더해 분

회는 2009년 11월 말부터 12월 초에 이르기까지 본관 점거농성과 학내 선전활동을 포함하여

5일간에 걸친 파업투쟁을 벌였다. 결국 분회는 대학측과 해고자 복직, 파업기간 임금 지급,

신규인원 충원, 임금인상, 부당 업무지시 중단을 비롯한 내용이 포함된 임금단체협약을 체결

하였다.

⑤ 이화여대

이화여대 분회는 서울지역 대학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을 통해 조직된 최초의 분회이

자 대표적인 사례이다. 분회 조직화 과정에서 전략조직화 사업단 내 현장조직팀은 휴게실

방문팀을 별도로 구성하여 운영하였고, 학내에서 청소노동자들의 노동현실을 알리는 사진전

을 개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활동의 과정에서 학생 연대단체인 ‘신바람’이 구성되기도 하

였으며, 현장조직팀의 활동을 통해 초동주체 형성에 성공하면서 2010년 1월 이화여대 분회

Page 12: 23회 월례포럼 자료집

10

가 결성되었다. 그러나 분회 결성과 동시에 임단협 추진 과정에서 대학 측 총무처장은 면담

을 거부하며 “청소노동자들은 대학 측과 관계가 없다”는 입장만을 반복하였다. 2010년 2월

들어서는 용역업체 측과 교섭을 시작하였는데, 2010년 4월 9차에 이른 교섭이 결렬되며 분

회는 파업투쟁을 결의하였다. 청소노동자들이 대학 및 업체측 항의방문을 진행한 뒤 본관

점거농성에 돌입하자 4월 말에 이르러 합의안이 도출되었고, 곧 임단협이 체결되었다. 교섭

과정에서는 2개 용역업체와 동시교섭을 진행하였는데, 이는 용역업체 측의 분리교섭 요구에

도 불구하고 분회가 동시교섭 원칙을 고수한 데 따른 것이었다.

농성투쟁의 주요 성과는 최저임금보다 인상된 기본급으로 합의에 이른 것이었는데, 여기

에는 최저임금을 당연시하는 것의 문제점을 강조한 분회 조합원 교육의 효과가 컸다. 투쟁

과정에서 학내 선전활동은 물론 조합원 총회를 격주간으로 진행한 것 또한 대학 및 업체측

에 압박으로 작용하였다. 이화여대 분회 조직화 과정에서 두드러진 점은 사회적 의제화였다.

화려한 대학의 외관과 대비되는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이 부각되었던 것이다. 겨울에

도 찬밥을 먹어야 하는 현실, 열악한 휴게공간 등은 조직화 과정에서 드러난 청소노동자들

의 핵심적인 불만이었다.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캠페인” 또한 이화여대 분회의 조직화를

계기로 시작되었는데, 특히 캠페인 과정에서 이화여대 분회장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사회적 의제화에 기여하였다.

한편, 이화여대 조직화 과정에서는 전략조직화 사업의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하였

다. 지역 차원의 공동투쟁의 미진함, 연대활동의 약화 등이 대표적이다. 같은 시기 임단협

투쟁을 진행한 인근 지역 연세대 분회와의 공동투쟁 또한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교섭과정이

긴박하게 진행되면서 소통구조가 약화되었고, 이에 따라 분회 결성 이후 지부와 학생대책위

원회를 중심으로 투쟁이 진행되며 현장조직팀에 함께 했던 연대조직들이 제 역할을 찾지 못

하게 되는 문제점이 나타났던 것이다. 더욱이 관리자 교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투쟁 과정에서 조직확대를 이루어내지는 못하였다.

⑥ 홍익대

홍익대 분회의 결성은 2010년 6월 서경지부와 홍익대 학생들 간의 간담회로부터 시작되

었는데, 그 배경에는 홍익대가 공공운수노조의 서울지역 대학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의

대상으로 선정된 일이 있었다. 간담회 이후 서경지부 전략조직화 담당자와 홍익대 학생들은

함께 휴게실 방문을 진행하였고, 이후 이화여대 분회와 연세대 분회의 간부들이 휴게실 방

문에 결합하면서 11월에 이르러 첫 초동주체 모임이 열렸다. 이들을 중심으로 교육 및 논의

과정을 거쳐 12월에 130여명의 조합원으로 홍익대 분회가 출범하였다.

그러나 분회 출범 직후 용역계약 만료 시기를 맞아 홍익대측은 업체측에 계약해지를 통

보하였다. 홍익대 청소, 경비,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계약해지에도 불구하고 2011년 들어서도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곧 홍익대 측은 대학 직원들을 동원하여 청소노

동자들을 쫓아내려 하였다. 이에 조합원들은 대학 사무처를 방문하였으나, 대학 측으로부터

책임 있는 답변을 듣지 못하였고, 이에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은 2011년 1월 3일부터 사무처

점거농성에 돌입하여 49일 간의 농성투쟁을 진행하였다. 농성투쟁 과정에서 초기부터 인터

넷을 통해 집단해고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고, 영화배우 등 유명인들이 지지를 표명하면

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다. 홍익대 졸업생들이 미술작품을 만들고 기존의 노동조합, 진보

정당, 사회단체는 물론 일반시민들까지도 폭넓게 직간접적인 지지와 연대에 참여하는 방식

으로 농성투쟁이 진행되었다. 특히 최저임금에 크게 못 미친 청소노동자들의 임금과 300원

Page 13: 23회 월례포럼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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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불과한 식대 등 열악한 노동조건이 부각되었다. 결국 49일의 농성투쟁 끝에 홍익대 분회

조합원들은 전원 원직복직 되었으며, 노동조건 개선 또한 이루어냈다. 청소노동자들의 열악

한 노동현실에 대해서만큼은 아니더라도 간접고용의 구조적 문제점, 원청 사용자성 인정 문

제 등에 대해서도 사회적 의제화가 진전되었다. 그러나 원청인 홍익대측이 끝까지 방관자적

태도로 일관했던 점은 한계로 남게 되었다.

3) 서울지역 대학 청소노동자 전략조직화

(1) 청소노동자 전략조직화 사업의 추진과정

서경지부는 2008년부터 대학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을 추진하였으며, 이 사업계획은

2009년에는 공공노조의 전략조직화 사업으로7), 그리고 민주노총의 2기 전략조직화 지원사업

으로 채택되었다. 사업의 목표는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노동조합 조

직화, 노동자와 학생 간 연대활동 강화, 비정규직 문제의 사회적 의제화로 설정되었고, 조직

화 대상으로 대학내 청소노동자들이 설정되었으나, 향후 시설관리 직종으로 조직화 범위를

확대하고, 더 나아가서는 직접고용 노동자로까지 확대할 것으로 계획되었다. 조직화 방식으

로는 학생들이 직접 청소노동자들과 만나 조직화의 계기를 만들고 지부 간부의 활동을 통해

조직화를 시도하며, 분회 결성 이후에는 집단교섭을 추진하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구

체적으로는 기존에 운영되고 있던 ‘대학 비정규직과 함께하는 학생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노

동사회포럼, 최저임금 관련 공동 선전활동, 학생활동가 교육 프로그램 등을 안정화하고 강화

하는 방안이 수립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 활동가들이 학내 청소노동자들과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함께 밥 지어먹기, 방문기록일지 작성, 학내 축제 기간을 이용한 대중사

업, 폐지 모아주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계획되었다(공공운

수노조, 2009).

이상과 같은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공공노조, 공공노조 서울본부, 그리고 서경지부는 민

주노총 서울본부, 사회단체, 학생조직, 진보정당 등과 함께 서울지역 대학비정규직 전략조직

화 사업을 위한 ‘사업단’을 구성하는 한편, 서울 동부지역과 서부지역의 조직화를 위한 현장

조직팀을 구성하였다. 그리고 사업단을 중심으로 조직화 주체 형성을 위한 미화간부 교육,

조직화 사업을 함께 할 학생단위 형성을 위한 학생사업, 미조직 대학 조직화사업, 캠페인 사

업 등을 전개하였다(<그림 1> 참조). 그 결과 당시의 조직화 사업을 통해 이화여대와 홍익

대의 청소노동자들이 조직되었다(류남미, 2013). 요컨대 공공노조는 전략조직화위원회를 설

치하고 전체회의-운영위원회-집행위원회 산하에 각 사업단을 두는 사업체계를 수립하고 이

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였다. 한편, 서경지부는 지부 내에 전략조직화 사업을

전담하는 임원 1인, 전담활동가 2인을 배치하도록 하였고, 그밖에도 조직활동가 양성을 목적

으로 한 현장간부 교육 프로그램, 설문조사, 현장간부들이 참여하는 지역 선전활동, 분회 수

준을 넘어선 지역 수준의 현장 조합원 소모임 구성 등을 추진하였다.

7) 공공노조는 2008년 6월 전략조직화 1기 사업으로 서울지역 중소병의원노동자 전략조직화 사업, 전북지역 간

병요양노동자 전략조직화 사업을 선정한 데 이어, 2009년 3월 추가적으로 서울지역 대학 비정규직 전략조직

화 사업과 인천공항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을, 4월에는 광주전남 지자체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을 선정

하였다.

Page 14: 23회 월례포럼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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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 대학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체계

출처: 류남미(2011)

전략조직화 사업은 조직화 기반 구축사업, 주체형성 사업, 미조직 조직사업의 세 가지 축

으로 진행되었다. 첫째, 조직화 기반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2009년 4월 대학 분회 조합원 설

문조사, 학생연대단체와의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2009년 5월에는 학생네트워크 역량 강화 및

외연 확대를 위한 사업으로서 학생포럼이 열려 강연, 토론, 노동자-학생 간담회, 사진전 등

이 개최되었으며, 곧이어 구성된 현장조직팀 또한 수련회 등을 통해 핵심 초동주체인 학생

활동가들의 역량 강화를 도모하였다. 둘째, 주체형성 사업으로는 미화간부 교육사업, 현장순

회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셋째, 미조직 조직사업으로는 지역 차원의 선전활동이 이루어졌다.

특히 청소업무 특성상 대부분의 청소노동자들이 첫 차를 타고 출근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새

벽 시간대에 선전활동을 진행하였다. 나아가 미화간부 교육시간에 선전활동 보고를 병행하

여 사업 간 연계성을 높이고자 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지역 선전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

는 조합원들이 증가하는 성과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지역 선전활동 외에도 ‘따뜻한 밥 한끼

의 권리’ 캠페인이 추진되었는데, 캠페인 진행 과정에서 3.8 세계 여성의 날을 기점으로 청

소노동자들의 식사 및 휴게공간 실태조사를 추진하였다. 서경지부 및 학생활동가 외에 진보

정당 및 사회단체들이 참여하여 운영된 현장조직팀은 서울지역 내에서 서부지역과 동부지역

으로 나뉘어 운영되었다.

구분 사업명칭 사업단 예산 전체예산

공공노조 1기2009 서울지역 대학 비정규직 전략조직화사업 22,479,000 127,605,600

2010 서울지역 대학 비정규직 전략조직화사업 28,940,000 138,101,969

2011 서울지역 대학 비정규직 전략조직화사업 5,012,787 19,788,302

공공운수노조 1기 2012 서울지역 청소노동자 조직화 지원사업 15,000,000 182,200,080

출처: 이승우(2013)에서 재구성.

주: ‘사업단 예산’은 청소노동자 전략조직화 사업단 예산을 말하며, ‘전체 예산’은 청소노동자 전략

조직화 사업을 포함한 전체 전략조직화 사업의 총예산을 말함.

<표 4> 서울지역 대학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 예산규모

Page 15: 23회 월례포럼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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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대학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의 예산으로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년간

5,600여만원이 투입되었다(<표 3> 참조). 전략조직화 사업 1년차인 2009년 활동을 보더라도

사업이 매우 밀도 있게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대학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에

배정된 예산 22,957,799원 가운데 19,094,972원이 집행된 것만 보더라도 확인할 수 있다.

2011년 들어서는 전략조직화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특히 사회적 의제화를 통한

대학 비정규직 간접고용 문제의 이슈화와 더불어, 기존에 조직된 대학 분회의 활발한 활동

이 주요하게 작용하였다. 그중에서도 홍익대 분회 집단해고 철회 투쟁은 전략조직화 사업의

경험이 집약된 사례였다. 물론 일부 한계지점들이 드러나기도 하였다. 여론은 온정적 시각을

띠는 경향이 강했고, 원청인 대학측은 끝까지 교섭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밖에도 2010년 하

반기에는 당시 이미 조직되어 있던 3개 대학과 1개 병원을 중심으로 집단교섭 공동투쟁을

전개하여 최저임금을 넘어서는 기본급을 쟁취하고, 단체협약을 상향평준화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

공공운수노조가 출범한 2011년부터는 서울지역 청소노동자 조직화 지원사업이 시작되었

다. 2009년부터 2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 청소노동자에서 공공기관 대형 빌딩으로 조

직대상을 확대하여 조직화 사업을 진행하고자 특히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경우 조직화

방식이나 경로가 일정정도 안정화되며 체계를 갖추게 된 상황이었고, 이에 2011년 들어서는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와 서울지역 내 구청 청소노동자 조직화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 가

운데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경우 서울 동부지역에 위치한 대학들 가운데 인접해 있는

대학들을 대상으로 비슷한 시기에 조직화를 시도하여 지역적 파급효과를 만들어내고 거점을

만든다는 계획으로 시작하였다. 핵심 조직대상으로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가 선정되

었고, 경희대가 먼저 조직화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한국외대와 서울시립대의 경우 대학 및

용역업체 측의 감시와 경계 강화, 초동주체 형성의 실패 등으로 인해 곧바로 조직화로 이어

지지는 못하였다. 학생네트워크 또한 주체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해소되었고, 현장조직팀 또

한 자연스럽게 해체되었다. 한편으로는 복수노조 시행에 따라 기존 분회에서도 대응해야 할

문제들이 발생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전략조직화 사업 자체가 대학 청소노동자를 넘어 범위

를 확대하게 된 만큼, 대학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사업의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되

었다. 그밖에도 서경지부의 꾸준한 성장 속에서 지부 및 기존 분회의 현장간부 역량의 강화,

그간의 조직화 성과를 발전시키기 위해 집단교섭 추진에 보다 집중하게 된 점 등이 작용하

였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서경지부는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연대 속에서 주요 대학의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접촉 시도를 계속했고, 새벽 거리 선전활동 및 캠페인 사업 등을 이어

갔다. 그 결과 2012년 조직화 사업을 통해 서울시립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청소 및 시설

노동자들이 조직되었다. 2012년 11월에는 인덕대 청소노동자들이 전문대 최초로 조직되기도

하였다. 서경지부는 2011년부터 추진한 지자체(구청) 청소노동자 조직사업의 일환으로 6개

구청을 조직 대상으로 선정하고, 공무원노조 서울본부와 수차례에 걸친 간담회를 통해 성북

구청 청소노동자들과의 접촉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성북구청 청소노동자들이 서울시설관리

공단으로 직접고용됨에 따라 조직화는 중단되었다. 한편, 2012년에는 그간의 전략조직화 사

업을 통해 축적된 경험들을 바탕으로 <청소노동자 조직화 매뉴얼>이 만들어졌다. 매뉴얼은

9단계에 걸쳐 각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할 일들, 유의사항, 발생 가능한 경우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으며(<표 4> 참조), 체계적인 실태조사 양식 또한 포함하고 있다.

Page 16: 23회 월례포럼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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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 각 단계별 실행내용

1단계 조직화 사업장 선정

2단계 1차 휴게실 방문 및 실태조사

3단계 2차 휴게실 방문

4단계 핵심 주체 형성

5단계 핵심주체 모임(가입)

6단계 분회 설립 및 공개적 노조가입 원서 배포

7단계 원청 면담 용역업체 교섭 요구

8단계 단체협약 체결 및 노조 인정

9단계 대학 내 미조직노동자 조직화 및 서울지역 전체 대학 공동투쟁

출처: 김진랑(2013)

<표 5> 청소노동자 조직화 매뉴얼이 제시하는 조직화 단계구분 및 각 단계별 실행내용

(2)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캠페인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캠페인은 이화여대 분회 조직화 과정

에서 제기되어 시작된 것으로서, 2010년부터 2년여간 진행되었다. 캠페인은 노동조합은 물론

진보정당, 사회단체가 참여하여 구성한 캠페인단이 주도하였고, 이와는 별도로 대학 내에 별

도로 학생들로 구성된 캠페인단이 구성되어 서울지역 내 15개 대학 학생들이 참여하게 되었

다. 캠페인 사업은 청소노동자 행진, 노래자랑, 사업장별 투쟁 연대를 통한 사회적 의제화

등으로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캠페인은 사회적 의제화에 큰 역할을 하였다. 청소노동자의 휴게공간 등 노동

조건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적 문제제기에 성공하였고, 이에 따라 일부 공공기관 및 기업들

에서 시설개선 사업을 진행하기도 하였고, 제도개선을 둘러싼 본격적 논의도 촉발되었다. 다

만 캠페인의 기획의도와는 달리 고령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열악한 환경이 주로 부각되며 간

접고용 비정규직이라는 제도적 문제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동정적, 시혜적 시선이 확산되었고, 청소노동자들이 ‘노동자’보다는

가난으로 고통 받는 ‘어머니’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캠페인 사업에의 참여 속에서

청소노동자들은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고, 실질적인 노동조건 개선도 이룰 수 있었다. 캠페

인을 계기로 이화여대에서는 일부 휴게시설이 개선되었고, 고려대병원에서는 조식 식권지급

과 휴게실 개선이 합의되었으며 서울대병원과 성공회대에서도 식권지급이 이루어지게 되었

다.

새롭게 2기 전략조직화 사업이 시작된 2011년에는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지지 여론

형성을 넘어 보다 실질적인 제도개선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는 것을 캠페인의 목표로 설정되

었다. 이에 따라 서명운동, 제도개선 토론회 등이 진행되었으나, 입법안 발의에 이르지는 못

하였다. 2012년 들어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캠페인단은 해소되었으나, 캠페인은 형태를

바꾸어 가며 계속되었다. 서경지부는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2012년 6월 별도의 준비위원

회를 구성하여 청소노동자 행진을 실시하였고, 2012년 12월에는 집단교섭 투쟁의 사회적 의

제화와 연대 및 지지 호소를 위해 '청소노동자에게 해고 없는 연말을'이라는 캠페인을 전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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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집단교섭 추진과정

집단교섭 추진 초기인 2009년까지만 해도 대학 분회의 경계를 넘어선 공동교섭 추진 성

과는 크지 않았다. 서경지부는 교섭에 참여하는 용역업체 수의 증가로 인한 교섭 장기화와

조정의 문제를 겪고 있었고, 실질적인 지배력을 지닌 원청과의 직접 교섭 추진이 상대적으

로 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을 강화하는 가운데, 지부 집단교섭은 보다 장기적인 과제로 여겨

졌다.

그러던 중 서경지부는 2010년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캠페인 진행 과정에서 청소노동

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에 힘입어 집단교섭 공동투쟁을 준비하게 되었다. 공동투쟁은 “최저

임금 이상 수준의 임금 쟁취 및 단체협약 상향 평준화를 쟁취하고, 이를 대학 청소노동자

전체의 노동기준으로 만들어 지부의 영향력을 확대하며, 이를 통해 조직 확대를 촉진하겠

다”는 계획 하에 진행되었다.

곧이어 2010년 4월에는 서경지부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지부 집단교섭 투쟁이 결의되었다.

집단교섭 형태로는 “집단협약을 단일한 내용을 체결하고 각 사업장별 특성이 반영되어야 할

부분은 보충협약으로 체결”하는 방식이 채택되었다. 집단교섭 성사 이후에는 집단협약을 업

계 표준협약으로 발전시키고, 나아가 원청과의 교섭 및 협약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었다.

2010년 하반기 들어서는 전체 대학 사업장이 결합하지는 못하였으나 우선 계약기간과 상황

이 유사한 사업장들을 중심으로 집단교섭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업체별 임금 편차, 계약기간

등의 제약으로 인해, 조직화와 연계하여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및 노동조건의 표

준을 만들어가는 출발점으로서의 의의를 지니는 데 머물렀다.

마침내 2011년 3월에는 고려대(병원), 연세대, 이화여대 3개 분회에서 공동파업이 진행되

었는데, 이는 조합원들로 하여금 ‘다른 사업장에 대한 지원’이라는 의미를 넘어 다른 사업장

의 문제가 바로 자신의 사업장의 문제라는 인식을 강화도록 하였다. 3월 말에서 4월 초에

이르는 시기 동안 각 분회별로 집단협약을 체결하여 4개 사업장 9개 용역업체의 860명의 조

합원들이 동일한 단체협약을 적용받게 되었고, 대부분의 단체협약 조항들이 상향평준화 되

는 효과를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이상의 시급인 4,600원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성

과를 거둠으로써 최저가 낙찰 과행을 처음으로 넘어서게 되었다. 나아가 최저임금 결정에도

대학 분회의 교섭 성과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기반을 이루었다. 그밖에도 2011년 하반기에

는 북부지역 집단교섭의 형태로 동덕여대와 덕성여대에서 공동교섭이 성사되었다.

2012년에는 집단교섭 사업장이 고려대(병원), 이화여대, 연세대, 홍익대, 경희대의 5개 분

회 6개 사업장으로 늘어났다. 용역업체 재계약 시기가 달라 북부지역 집단교섭 형태로 별도

공동교섭을 진행해 왔던 동덕여대와 덕성여대 또한 2014년부터는 다른 분회들과 교섭시기를

통일하여 지부 집단교섭에 참여하기로 하였다. 2013년 집단교섭은 고려대병원을 포함하여

10개 대학 분회와 23개 용역업체에서 진행되었으며, 대학분회를 제외한 분회들은 집단교섭

에 참여하지 않았다. 2013년 집단교섭 과정에서는 기존의 임금 및 노동조건 요구를 넘어서

서 노동안전 관련 요구가 부상하였다. 이 과정에서 서경지부는 대학 청소노동자 노동안전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학내에서는 휴게공간 실태 관련 전시회 등 선전활동을 벌였으며, 노동

부에 집단 진정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원청 사용자성 인정의 측면에서도 진전이 이루어졌다.

원청 사용자성 인정 투쟁의 일환으로 진행된 '총장님 밥 한 끼 먹읍시다' 캠페인이 분회별

로 진행되었고, 사업장 내 현안 대응투쟁 과정에서 연세대와 고려대에서는 원청으로부터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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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를 받아냈고, 인덕대의 경우에는 대학 사무처장과 합의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청소, 경비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저임금으로 굳어져 있었고, 이조차도 용역업체 측에서

중간착취하는 관행이 확산되어 있었으나,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단교섭 투쟁 과정에

서 기존의 관행이 극복되기 시작하였다. 2010년에는 최저임금 시급 4,320원보다 높은 4,600

원을, 2011년에는 시급 4,580원보다 높은 5,100원을 쟁취한 것이다. 2012년에는 시급 5,100원

에 합의하여 처음으로 월 기본급이 1,125,000원으로 100만원대를 넘어서게 되었다. 2013년에

는 시급 5,700원에 합의하여 기존의 흐름을 이어갔다. 신규 분회인 한예종 분회와 인덕대 분

회는 기존의 분회들과의 임금 격차가 컸으나, 집단교섭을 통해 기존 분회들과 동일한 수준

의 합의를 쟁취하였다. 다만, 시립대의 경우에는 청소노동자들이 서울시의 2차 비정규직 대

책에 따라 직접고용으로 전환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개별교섭으로 전환하였다.

한편, 2011년 하반기부터는 복수노조 제도가 시행되면서 다수의 대학에서 유령노조 또는

어용노조 설립을 통해 서경지부 소속 분회들에 대해 탄압이 가해지는 일이 발생하였다. 용

역업체 사측에서 복수노조가 설립된 대학들을 순회하며 현장파악 후 복수노조 설립을 주도

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서경지부는 2012년 들어 복수노조 창구단일화8) 대응투쟁을 통해

어용노조가 과반수를 넘기는 경우에도 자율교섭에 합의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다만, 원청

과 용역업체의 탄압이 심했던 홍익대 보안직 용역업체의 경우 투쟁이 계속되었으나, 2012년

5월부터 85일간의 천막농성 끝에 집단교섭 참여 합의서를 받아내며 마무리되었다. 또 2013

년 들어서는 서경지부 분회들이 현장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조직력을 회복하는 양상이 나타

났다. 연세대에서는 악질 용역업체 퇴출 투쟁의 결과로 복수노조가 상당 수준 약화되었으며,

고려대 병원의 경우 정시 출퇴근 투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탈퇴 조합원 전원이 재가입하기

도 하였다.

(4) 조직화․투쟁 과정에서의 사회적 연대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 사례들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대부분의 분회에서 조직화 과정

이 “분회결성 → 용역업체 계약해지(해고) → 농성투쟁 → 고용안정 합의 쟁취 → 조직 안

정화 및 집단교섭 추진”과 같은 과정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조직화 과정에서는 광범

위한 사회적 연대가 이루어지며, 특히 분회결성에 이르는 과정에서 초동주체 형성에는 학생

들의 연대활동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이는 간접고용 특성상 해고를 비

롯한 각종 불이익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여 당사자인 청소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결성을 주저

하는 경우에 큰 역할을 하였다. 기존의 노동조합 조직이나 시민사회단체가 청소노동자들과

직접 접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학내 구성원인 학생들의 경우 청소노동자들과 일상적으로

접촉하고 있어 관계 형성에 이점을 지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학생들의 연대활동에 힘입은

분회 결성 방식이 2000년대 중반을 거치며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잡게 되자, 공공운수노조와

서경지부 역시 이에 주목하고 2009년 대학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 계획을 수립하면서는

학생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핵심적인 조직화 방식으로 설정하게 되었다.9)

8) 대학 청소용역의 경우 업체들은 대부분 복수의 원청과 계약을 맺고 있는데다 계약 자체가 1-2년마다 갱신된

다. 이처럼 업체가 변경될 경우 그때그때 창구단일화의 대상과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업체들과의 집단교섭

과정에서 창구단일화를 거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는 산별노조 산하의

지역지부로서 노조법상의 교섭창구 단일화가 적용되지 않으며, 또 기존의 단체협약들도 대부분 교섭권 보장

내용들을 담고 있었다.

9) 청소노동자 조직화 사업에 함께 참여한 학생들의 대부분은 일반 학생들보다는 학내외의 사회운동에 관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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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연대와 관련해서는 조직화의 대상이 되는 공간인 대학 자체가 고등교육기관으로

서, 사회 정의에 반하는 수준의 불합리한 노동자 처우가 대학 내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사회적으로 보다 더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

대 등의 투쟁 과정에서 사회적 지지와 연대가 확산되면서 청소노동자에 대한 이미지가 동정

적 또는 시혜적으로 고정되는 측면도 있었고, 고령의 여성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을 특정한

여성성의 이미지(‘아주머니’, ‘어머니’)에 고착시키는 측면도 있었으나, ‘미화원’, ‘청소부’ 등

의 표현이 아닌 ‘미화노동자’, ‘청소노동자’라는 표현이 일반적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적어도

이전에 비해 청소노동자들의 문제를 보다 ‘노동문제’로서 볼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마련되

었다. 홍익대 투쟁의 경우에는 ‘외부세력’ 논란 속에서 ‘개인의 권리’(학생들의 학습권)에 대

한 ‘사회적 연대성’의 우위가 확인되기도 하였다. 청소노동자 문제에 대한 반성과 연대의 의

미가 담긴 ‘빗자루 유령’과 같은 표현이 널리 공유되면서 ‘그림자 노동’에 대한 문제의식 또

한 확산되었다.

이상과 같은 사회적 연대와 학생들과의 연대가 가장 두드러진 조직화 사례가 연세대 분

회와 홍익대 분회의 조직화 사례이다. 먼저 연세대 분회 사례를 살펴보면, 조직화의 특징으

로서 저임금, 고용불안,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불만수준이 매우 높아 노동조

합의 필요성이 매우 컸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불어 조직화의 초동주체가 학생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에 더해 분회장을 비롯한 일부의 경우 연세대병원에 근무하던 시기에 노동조

합 활동 경험이 있었다. 학내 주요 구성원인 학생들이 조직화에 결합함으로써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과정에서 일종의 보호막이 될 수 있었다. 1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쳐 조직화를 준

비하면서 그 전에 노동조합 결성이 시도된 고려대 사례 등으로부터 배울 수 있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였다. 또한 공공노조 서울경인서비스지부라는 상급단체, 한국비정규노동센터와

같은 외부 사회단체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 또한 연세대에서는 분회 결

성 직후 학생단체를 시작으로 인근 지역 내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가 결합하여 지역 차원

의 공동대책위원회가 결성되어 활동하였다. 공대위는 매주 회의를 진행하고 격주간으로 소

식지를 발간하며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청소노동자와의 연대활동을 지원하였다. 공대위는

대학 밀집지역인 신촌지역 내에서 대학 내 청소노동자의 문제를 사회적 의제화하는 활동을

벌임으로써, 이후 인근 대학인 이화여대, 홍익대 등으로 청소노동자 조직화가 확대되는 데

기여하였다.

홍익대의 조직화 과정에서는 대학 측이 불러일으킨 ‘외부세력 개입’ 논란에 일반시민들

까지도 ‘외부세력’임을 자처하며 더욱 폭넓은 지지와 연대를 보내며 분회의 투쟁이 더욱더

사회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여기에 서경지부의 효과적인 투쟁전술 운용이 더해지며 사회

적 연대의 범위가 확대되었다. 그간의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 경험을 바탕으로 서경지부는

다양한 농성투쟁 프로그램, 릴레이 기자회견, 집회 및 항의방문 등을 적절히 배치하며 투쟁

기간 동안의 조직력을 유지하였다. 그밖에도 홍익대가 위치한 마포 지역에서는 성미산 공동

있거나 사회운동가를 지망하는 학생들인 경우가 많았다. 이는 노동자 조직화 사업에의 참여가 일회적인 참여

이기보다는 노동자들과의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고 일정정도 책임

도 따르는 보다 수준 높은 참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략조직화의 일환으로 실시된 학생포럼과 같은 사업

은 청소노동자를 비롯한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풀을 형성한다는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다. 서경

지부에 있어서 전략조직화 사업 이전까지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에는 해당 대학 내에 자발적인 학생모임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중요했다면, 전략조직화 사업 이후로는 조직대상 대학을 우선 정한 뒤, 조직화에 함께 할

수 있는 학생들을 서경지부 및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조직하고 훈련하는 방식으로 변화하였다(류남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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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투쟁, 두리반 투쟁 등이 진행되고 있던 터여서 시민사회와의 연대 기반이 확보되어 있었

다. 대학 울타리를 넘어선 학생들의 연대활동 또한 힘이 되었다. 홍익대 농성투쟁 기간 동안

기존의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 사례와는 달리, 총학생회 측이 학습권 침해를 제기하며 논

란이 일었고, 이에 다수의 대학 총학생회들을 비롯한 학생단체들이 공동 기자회견 등을 통

해 총학생회 및 원청 홍익대 측을 비판하며 우호적 여론 형성에 기여하였다.

2.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의 대학 비정규직 조직화의 성공요인

1)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성과

서경지부는 지부 결성 이래 상당한 조직확대 성과를 거두어 왔다. 2006년 650여명 조합

원으로 출발하여 2009년에는 조직규모가 두 배로 늘어나 1,300여명에 이르렀고, 2013년에는

2,000명을 넘어섰다. 분회 수는 기존 시설관리 지부들의 조직변동 등으로 인해 크게 늘어나

지는 않았지만, 대학 청소노동자 분회의 경우 2009년 5개 분회에서 2013년 10개 분회로 두

배 증가하였다. 조직화 성과는 양적인 측면에만 머물지 않는다. 무엇보다 서경지부는 간접고

용이라는 조건 하에서도 조직화와 투쟁을 통해 원청의 사용자책임 인정을 일정정도 이루어

냈다. 물론 아직까지 대학들이 집단교섭에 직접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학측이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부분적으로나마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

하고 있으며, 임금 등 주요 사안에 대한 협상 또한 서경지부 산하 분회와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 2010년 이후부터 정착되어 가고 있는 집단교섭은 청소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최

저임금 수준을 넘어 미조직 사업장까지 파급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되고 있다. 노동조

합운동의 내적 혁신의 측면에서도 서경지부는 체계적인 교육사업과 현장 간부 양성을 바탕

으로 지역 기반의 활동 전통을 새롭게 수립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복수노조 시행 이후

거세진 노동조합 탄압에 대한 저항력을 공고화하고 있다. 조직화 과정에서는 현장조직팀 운

영, 지역 공동대책위원회, 각종 캠페인 등을 통해 학생들은 물론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강화

해 왔고, 이를 통해 노동조합에 대한 시민사회 전반의 신뢰를 제고해 왔다.

2)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성공요인

(1)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

다수의 대학들이 2000년대 들어 경제위기 이전에 기능직 직원으로 대학의 정규직이었던

미화·시설관리직을 위탁하기 시작하면서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확대되었고, 그로 인해 청소

노동자들은 만성적인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내몰리게 되었다. 용역업체들은 노동자들에게 지

급되어야할 임금과 보험료, 혹은 물품비 등을 상시적으로 착복하였고, 원청인 대학은 경쟁입

찰을 통한 최저낙찰제를 업체선정방식으로 전환하며 이러한 경향을 강화하였다. 노동조합

건설 이전의 대학 청소노동자들은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 무급 특근, 매일 한 시간

이상의 초과노동은 물론 매년 반복되는 용역계약으로 주기적인 고용불안을 겪었다.

물론 청소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조건을 겪으면서도 이를 ‘체념하며 수용’(김혜진 2013)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조직화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노동자들의 불만인 저임금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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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불안 외에도 용역업체 중간관리자의 비인격적인 대우가 청소노동자들의 ‘기대좌절’ 내지

는 ‘인지부조화’에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청소노동자들은 학내에서도 각종 행사에 동원되어

업무 외, 시간 외 노동을 무급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심지어는 중간관리자의 개인적 요

구에 따라 사업장 외부에서도 무급 노동을 강요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원청 및 용역업체는

중간착취는 물론 사업장 내 전환배치 등을 통해 청소노동자들에게 통제를 가하였다.

(2) 전략적 지도력과 전략조직화 접근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성공에는 지부의 전략적 지도력과 전략조직화 접근이 있었는

데, 이를 각각 주체적 역량의 확보, 전략적 목표 및 대상의 설정, 전략적 조직화 사업을 위

한 사업기반 확보의 세 가지 측면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주체적 역량의 확보와 관련해서는 노동조합의 간부역량과 학생들의 역할이 두드러

진다. 서경지부는 시설관리노조 시절 원래 기술직 남성 노동자 중심의 조직이었으나, 조직전

환 이후 여성 청소노동자 중심의 조직확대 전략을 취하였다. 초기 간부층이 시설관리직 출

신으로 청소용역 업종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었고, 여기에서 조직확대의 가능성과 조직화의

유리함을 발견하고 집중적으로 역량을 투입한 것이 초기 단계의 주요 성공요인이었다.10) 조

직화를 위한 전략적 역량을 노동조합 지부 및 현장 분회 수준에서 확보하기 어려웠던 한계

를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대학 내 주요 구성원인 학생들의 연대와 지원을 통해 확보하였던

것이다. 지부의 경우 공공운수노조 지역지부 자체가 지닌 재정 및 인력의 제약이, 분회의 경

우 조합원 대부분이 고령층 여성노동자들로서 간부활동에 대한 부담이 컸다는 점이 있었으

나, 학생단체의 지원11) 속에서 서경지부는 현장간부 양성 사업을 실시할 여유를 가질 수 있

었고, 체계적인 교육사업 등을 통해 현장 분회가 출범 및 고용안정 투쟁을 거치며 안정화된

이후 자체적인 활동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확충되었다.

“대학청소노동자 전략조직화 사업을 계획을 할 때, 먼저 고민했던 게 단순하게 대학이라

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조직하기가 한계가 있다고 보았고, 그렇다면 먼저

학생들을 조직화해야 한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학생운동이 침체기에 있는 상황이고, 학

생을 먼저 조직하자는 판단 하에 의도적으로 상근활동가도 학생운동 활동했던 친구들을

채용했던 것도 있었고. 그런 친구들을 전략조직화사업 담당을 시키면서 학생들하고 소통

하기 좋게 그런 구조를 만드는 게 주효했던 것이죠.”

물론 청소노동자 조직화 과정은 “나약한 주부에서 당당한 여성노동자로” 거듭나는 여성

10) 다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여성 청소노동자 중심으로 조직화와 교섭, 투쟁의 역량이 집중되면서 기존에 시설

관리직 중심으로 조직된 사업장들을 중심으로 간부 및 조합원들의 불만 증대와 이탈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

시기 동안 학교비정규직, 보육노동자 등도 업종분회 형태로 서경지부에 결합하게 되었다. 학교비정규직은 업

종지부로의 전환이 진행중이며, 보육노동자들의 경우 내부에서 업종지부로의 전환과 현재의 지역지부 중심의

활동에 대한 이견이 존재하나, 전반적으로 조직화 수준이 미진한 편이다.

11) 류남미(2013)는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실패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학생들의 역할의 중요

성을 확인할 수 있다. 주요 실페사례들로는 현장조직팀 구성에 실패한 경우, 학생들이 청소노동자들과의 신뢰

관계에 실패한 경우, 원청 관리자와 휴게실을 함께 사용하는 등 청소노동자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경우, 초기

조직화 과정에서의 보안상의 허술함으로 인해 조직결성 이전에 원청 측에서 방해를 하거나 고용보장 및 노동

조건 개선 조치를 취해 청소노동자들의 불만을 차단하는 경우, 업체측의 관리통제가 심하여 초기 조직규모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경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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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의 자기조직화 과정이기도 하였다.12) 이에 더해 지부의 현장간부 양성사업이 효과

적으로 이루어진 데에는 중고령 여성노동자들이 지닌 교육욕구가 작용하기도 하였다.(박준

도 2013) 실제로 여성 청소노동자 조직화에 비해 보안 및 경비직 노동자들의 조직화 시도는

상대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하였다. 대학 청소노동자 분회들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 반면, 기

존에 지부 간부의 중심을 이루던 기술직 조합원들의 이탈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반면,

대학 청소노동자 분회들에서는 ‘미화간부 교육’을 비롯한 체계적 교육사업과 간부 양성 사

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여타 업종 분회들에 비해 대학 분회들에서는 정기적으로 간부

회의 및 총회가 개최되는 등 조직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었다.

요컨대 여러 제약요인들을 상쇄하며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조직화가 성공적일 수 있었던

데에는 조직화 과정에서 다양한 주체들의 전문적 역량이 주요하게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

다. 무엇보다 경험 많고 탄탄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의 간부 및 활동가들의 ’훈련된 전문

성‘이 있었다. 나아가 조직대상인 청소노동자들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들과 일상적 공간을

공유하는, 동일한 대학 구성원인 학생들이 새롭게 ‘재발견’되면서 일종의 ‘기여적 전문성’을

형성하며 조직화의 주요 주체로서 활동하였고, 이 과정에서 노동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활동

가들이 학생들과 노동조합 조직화를 연계하는 ‘소통적 전문성’을 발휘하였다. 여기에 조직

안정화 이후의 과정에서는 조합원들이 조직운영과 연대구축에 필요한 전문성을 획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들과 현장간부 교육 등이 이루어졌다.

둘째, 서경지부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성공적 조직화의 배경에는 전략적 목표 및 대상 설

정이 놓여 있었다. 서경지부 조직활동가들은 근본적 목표로서의 ‘파견철폐’ 요구가 조합원들

이 처한 상황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지니기 어려우며, 나아가 조합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

인 행동을 이끌어내기에 어렵다고 판단하였고, 대신 원청 사용자성 인정 요구를 전략적 목

표로 설정하였다. 물론 원청 사용자성 문제의 사회적 의제화에 있어서는 가시적인 진전을

거두지 못하였지만, 지부 수준에서는 용역업체 재계약 시기에 고용안정 투쟁을 전개하면서

원청 사용자성 문제를 제기하며 조합원들에 대한 호응성을 높일 수 있었다.

전략적 목표설정의 유효성은 초기 조직확대 과정에서는 물론 집단교섭 추진과정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서경지부는 장기적 목표로서 원청인 대학과의 직접교섭을 설정하면서도 그

추진 과정에서 중단기적 목표로 용역업체들과의 집단교섭을 추진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과

거 공공부문 내에서 집단교섭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가 결국 실패로 돌아간 사례들을 보

면 정부산하 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에 따른 사용자 태도의 변화에 교

섭틀 유지가 큰 영향을 받는 구조였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집단교섭이 약화, 해

체되었으나, 대학 청소용역 부문, 특히 용역업체들의 경우에는 정부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

았다. 또한 광범위한 사회적 연대 속에서 조직확대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원청인 대학측의

경우 용역업체들과 지부가 집단교섭을 하더라도 일단 직접교섭 책임은 회피할 수 있다는 점

에서 합의점이 형성될 수 있었다. 그리고 서경지부로서는 일단 용역업체들과의 집단교섭을

통해 최저임금 수준에 구애받지 않으며 오히려 최저임금 결정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

로 노동조건을 개선해 나가고, 다소간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성과를 바탕으로 조직력을 더

욱 강화해 나간다면, 강화된 조직력을 바탕으로 원청과의 직접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

12) 2009년 공공노조 서경지부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 여성 사업장을 중심으로 연령대별로는 50세 이상의 조합

원이 지부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결합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한편, 이들이 지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지 못하는 이유는 지부 및 현장 간부와의 소통 부재보다는 개인적인 일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높은

연령대와 가사노동 부담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여성 청소노동자들의 세대 및 젠더적 특성은 조직

화의 촉진요인으로는 물론 제약요인으로도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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았기에 합의점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셋째, 전략조직화 접근을 취하는 가운데 우선 조직대상 선정의 적절한 고려와 조직화 사

업 실행을 위한 체계적 기반을 확보함으로써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서경지부는 대학 비정

규직 가운데 보안직의 경우 50대 이상의 남성들로서, 권위적이며 남성 우월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노동조합이 추구하는 민주적 조직운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

으로 작용한다고 보았다. 또한 남성 노동자와 여성 노동자를 동시 조직할 경우 대부분 남성

노동자가 조직의 대표를 맡게 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이는 대학 비정규직의 다수인 ‘여성’

청소노동자들의 문제를 대표하기 어려우며 따라서 청소노동자를 중심으로 대학 분회를 결성

한 후 보안직 등 다른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조직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취하였다.(류남미

2013)

실제로 대부분의 대학 분회에서 여성 청소노동자들이 조직화와 노동조합 활동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다수가 보안직 또는 시설관리직인 남성 노동자들의 경우 조직화 수준이 떨어

지거나 분회 결성 및 초기 조직화 시기에 상당한 수준으로 조직되더라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이탈하는 양상을 띤다. 이는 보안직 및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이 미화직 청소노동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나은 임금 및 노동조건을 지니고 있다는 점, 직무 특성상 동료 노동자

들과의 접촉 및 교류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점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서경지부는 상급조직(공공운수노조 미조직․비정규실)의 지원 아래 전략조직화

사업 실행을 위한 기반을 실질적으로 확보하였다. 전략조직화 사업단이 구성되어 가동되었

으며, 사업단 내 현장조직팀에서는 학생들과의 상시적 연대가 체계화되었고, 조직화 실행과

정 또한 체계적으로 관리되어 각각의 사업들이 효과적으로 배치되었고, 조사사업과 조사결

과의 활용 간의 연계 정도가 높아졌으며, 그 결과가 매뉴얼 형태로 도출되었다.13)

(3) 조직화 및 투쟁과 교섭전략의 효과적 배치

서경지부의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에는 조직화 및 투쟁과 교섭전략의 효과적 배치가 주

요하게 작용하였는데, 이를 각각 전략조직화 실행과정에서의 적절한 사업 배치, 조직화와 투

쟁의 효과적 배치, 교섭전략의 효과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전략조직화 실행과정에서의 적절한 사업 배치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이었던 시민사회로부터의 ‘도덕적 연대’를 이끌

어내는 데 주효했던 대사회적 캠페인의 배치였다. 특히 상급단체의 정책적 지원 하에 이루

어진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캠페인은 광범위한 사회적 지지 속에서 원청에 대한 영향력

행사는 물론 지부의 집단교섭 추진과정과도 맞물려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다.

“따듯한 밥 한 끼 캠페인은 원청이 해결하지 못하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제기한

것인데, 예를 들면 휴게실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원청도 지금은 그전처럼 (노동자들을)

쉽게 다루거나 하지 못하죠. 명칭부터가 바뀌었고. 과거에는 ‘아줌마’라든가, 아예 부르지

도 않든가, 심하면 ‘어이’, ‘이리 오세요’ 이런 경우도 있었는데, 지금은, ‘여사님’ ... 이게

13) 물론 전략조직화 사업에도 다양한 한계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전략조직화 사업 진행 과정 전반에서 정규직

노동자와의 연대에 있어서는 취약함이 드러났다. 이는 총연맹 지역본부와의 관련 속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

정세적인 여건상 지역본부 사업이 공공부문 구조조정 관련 사안에 집중되면서 비정규직 조직화 및 투쟁 사업

이 중심으로 이루는 서경지부와의 연계성이 약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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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과거같은 관행은 많이 사라졌죠. ... 또 아예 조직

이 안 되어 있는 사업장들도 과거같이 임금을 최저임금 이하로 준다는 건 상상을 못하

고, 이제는 최소한 서경지부만큼은 안 돼도, 자기들이 노조를 알아서 찾아가지는 못하게

하는 정도로 방어는 하는 수준이고요. 그밖에도 캠페인 이후에 원청들 중에 청소노동자

이 새벽에 출근하는데 밥을 줘야 된다는 이런 식으로 인식한 데가 있었습니다. 그러다보

니까 주요 대기업들이 밥을 주기 시작한 것이고, 휴게실 같은 경우도 정규직만 쓰던 휴

게실을 비정규직도 쓸 수 있도록 문을 열고. 근데 막상 가지는 못하고. 아무튼 이런 식으

로 아침밥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그런 ...”

둘째, 투쟁과 조직화의 전략적 선순환이 이루어졌다. 이는 단위 사업장 수준의 조직화와

투쟁을 넘어 지부 차원에서 서울지역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중장기적 전망이 수립되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일부 분회에서 조직화와 투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서경지부

는 전략조직화 사업을 계속하였고, 이것이 결과적으로는 분회 수준의 성공적인 조직화에도

기여하였다.

“홍대투쟁이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때 우리들이 수세적인 싸움을 했더라면 아

마 다르게 비춰졌을 텐데, 그것이 아닌 공격적으로, 그리고 그 싸움을 진행 중에도 계속

전략조직화 사업을 진행을 했다는 것이죠. 이게 주효했던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

서 그게 승리하면서 계속 연장선상에서 전략조직화 사업을 했고, 거기에 탄력이 붙었던

것이고, 또 현장에서도 자신감이 생겼던 것이고.”

“각 사업장마다 저희는 의도적으로 사건사고를 많이 만드는 편입니다. 표현이 좀 그렇긴

한데, 일거리를 만드는 것이죠. 시비 걸지 않으면 싸움이 되지 않으니까. 용역회사가 됐

든, 원청이 됐든 자본에 대해서 저희는 계속 시비를 걸고 ... 저희들이 그게 원청이나 용

역업체 측에서 ‘노동조합이 이런 것까지 하느냐’ 할 정도로요. 예를 들어 용역업체 계약

서를 입수하면 계약서를 가지고 따진다든가, 계약시기가 아니더라도 계속 인원이 부족하

다고, 인원을 충원하라고 요구를 하고. 끊임없이 문제의식을 던져주는 것이죠. 조합원들

에 계속 그런 것을 투쟁으로 만들어가게끔. 현장을 긴장감을 계속 불어넣는 것, 그런 것

들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서경지부는 전략조직화 사업과 분회 수준의 조직화 및 투쟁의 병행에 머무르지

않고 지부 차원에서 원청 사용자책임 인정이라는 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해 주요 대학 분회

들의 초기 조직화 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조직이 안정화 된 이후에도 단계적으로 요

구 수준을 높여가며 일상적 투쟁사업을 배치하였고, 이는 투쟁과 조직화의 전략적 선순환으

로 이어졌다.

셋째, 효과적인 교섭전략이 활용되었다. 2008년 이후, 특히 성신여대 고용승계 투쟁을 계

기로 대학 분회들 간의 연대가 강화되는 가운데, 서경지부는 집단교섭을 추진하면서 무엇보

다 지부의 내적 연대 강화를 통한 초기업적 활동을 확대할 수 있었다.

“미화나 경비는 사업장별 공동교섭을 해왔습니다. 이걸 울타리 밖으로 확산시켜서 대학

집단교섭을 시도한 것이죠. ... 초기에 대학 사업장 하나를 공동교섭을 했듯이, 조건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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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 다르지만 묶어서 공통단위로 뽑아내서 하다보니까 연대가 더 잘 되더라고요.“

(4) 광범위한 사회적 연대와 지지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성공적 조직화에는 무엇보다 광범위한 사회적 연대와 지지가 주요

하게 작용하였는데, 이와 같은 사회적 연대는 사업장 단위를 넘어선 연대의 기반을 만들고

자 한 조직활동가들의 의식적 노력에 의해 가능했던 것이었다. 서경지부는 조직화 과정에서

“한글교실, 컴퓨터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구조를 만들어보고자”

하였으며, 지역수준의 다양한 운동에의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지역지부 수준에서 그와 같은 사회운동 의제를 개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서

경지부는 지역 내 노동조합, 노동운동단체, 지역시민사회단체 등과의 일상적 소통구조를 만

들고자 하였고, 이는 조직화 진행과정에서 권역별 지역공동대책위원회의 형태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처럼 서경지부의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 과정에는 생활공간으로서의 지역사회를

바탕으로 한 '풀뿌리 사회연대'가 중요하게 작용하였으나, 보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전국적

수준에서의 사회적 의제화였다. 그리고 서경지부의 조직활동가들 역시 이 점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투쟁을 통해서 공격적으로 해석을 했는지 연대의식이 더 그래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

데, 많은 단위가, 해외에서까지 연대를 해줬기 때문에 ‘사회적 흐름을 타자’는 그런 판단

을 갖고 했었죠. 우리들이 당장 고용만 보고 협상을 틀려고 했다던가 그렇게 했더라면

그렇게 (흐름을) 타지 못했을 거라고 봅니다.”

대학 청소노동자들을 둘러싼 사회적 연대의 확산과정에는 조직된 노동과 조직된 시민사

회를 중심으로 한 ‘인적 네트워크'도 중요하게 작용하였으나, 그러한 네트워크의 확장과 사

회적 지지 및 연대의 범위 확대에 있어서는 전문적 인력과 재정 같은 물질적 자원 이외에도

’정보 네트워크‘와 '상징적 자원'이 필수적이었다. 이러한 상징적 자원은 다양한 이질적인 주

체들의 연대 속에서 만들어지는데, 다수의 대학 청소노동자 투쟁 사례들에서 핵심 주체들

외에도 졸업생, 일반시민 들의 폭넓은 지지와 참여 속에서 '빗자루 유령' 같은 이미지-상징

이 만들어지기도 하였고, ’소셜 엔터테이너‘의 등장을 매개로 ’외부세력‘과 같은 상징적 자원

이 SNS로 대표되는 인터넷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면서 사회적 연대의 확장과 이를

통한 조직화 및 조직강화로 이어졌다.

(5) 유리한 기회구조의 조성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성공적인 조직화에는 유리한 기회구조의 조성 또한 주요하게 작용

하였는데, 이를 각각 산업적 특성, 공간적 측면, 시간적 측면, 그밖에 우연적 요소들로 범주

화하여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산업적 특성과 관련해서는 서비스사회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가운데, 생산자 서비스

업이 발달하면서 기업화되고 대규모화되고 이 과정에서 청소노동자의 ‘집단화’가 이루어진

점을 들 수 있다. 아울러 청소서비스 부문이 자본 철수 및 이동이 어려운 산업이라는 점 또

한 조직화에 유리하게 작용하였다.(박준도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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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공간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청소노동자들은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을 출퇴근 현장으

로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대학 청소노동자 조직화는 지역 수준의 조직화로서의 성

격을 띠게 되었다. 따라서 한 대학에서 조직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인근 지역의 타 대

학으로까지 조직화의 여파가 확산되었다.

셋째, 시간적 측면에서는 시기적으로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조직화와 투쟁이 이슈화되어

사회적 주목을 받으며 이것이 사용자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시기적 국면이 조

성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언론에서 대학 청소노동자에 대한 ‘막말사건’을 비롯한 몇몇 사건들이 주목을 받았습니

다. 노동자 자살사건도 있었고, 해운대 화재사건도 있었고요. 여기에 2010년 말쯤에는 전

략조직화 사업, 따뜻한 밥 한끼의 권리 캠페인, 집단교섭의 세 가지가 삼위일체처럼 진행

이 됐고요. 그 와중에 홍대투쟁이 2011년 1월에 벌어졌는데, 그러면서 엄청나게, 우리도

의도치 않게 파고를 누렸죠. 홍대투쟁이 끝나면서 저희가 40일 전사업장 파업에 들어갔

는데, 이게 맞물리면서 지부 조직이 안정화되고 안착화된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복수

노조 시행으로 인한 탄압도 어느 정도 정리를 했고.”

넷째, 그밖에도 우연적인 요인을 통해 조직화에 유리한 기회구조가 조성된 측면도 있었다.

원청의 과도한 탄압이 광범위한 ‘도덕적 연대’를 유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홍익대 조

직화 및 투쟁 과정에서도 원청인 대학 측의 행태가 주요하게 작용하였는데, 대학 측이 용역

업체 측에 무리하게 낮은 단가로 연장계약을 요구하였고, 용역업체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

자 청소노동자들을 집단해고한 것이다.(이승원․정경원 2011)

“우리들은 사실 홍대 이사장한테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웃음) 그런 탄압을 해줬기 때문

에 투쟁의 궤도가 이렇게 올라간 상황이 된 것이죠. 지금 평가해 보면, 정확히 표현하자

면 홍대투쟁이 간접고용노동자, 특히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라고 할까 ... 투쟁

들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준 게 분명한 사실입니다.”

3. 결론

노동조합 조직화 활동은 미조직 노동자들의 불만과 태도, 노조 지도부 및 활동가의 전략

적 역량, 동원가능한 운동자원, 그리고 기회구조이라는 네 가지 요인들에 의해 주요하게 영

향을 받으며, 이들 요인이 어떻게 상호 연계-작용하는가에 따라 상이한 활동성과를 낳는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화하고자 하는 노동조합의 활동 역시 기본적으로 이들 요인에 의

해 주로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 조직률이 정규직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사실에서 여실히 드러나듯이, 비정규직 대상의 조직화는 정규직과 비교

하여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어려움이 무척 크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열악한 근로조건이나

비인격적인 차별처우 등으로 인해 적잖은 불만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불안정한

고용지위로 인해 독자적인 노조 결성의 움직임을 만들어가기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설사

힘들게 조직화되는 경우에도 사용자의 반노조 탄압에 쉽게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대학 청소노동자와 같이 중고령 여성 비정규직의 경우에는 성차별적인 고용관행과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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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적인 현장감독관행이 엄존하는 가운데 노조 조직화의 기회구조가 더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노동조합들이 기존 기업별 조직체계로부터 탈피하여 산별구조로 전환함과 동시

에 비정규직의 조직화에 상당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기는 하나, 조직 내부적으로 기존 조합

원중심의 실리주의적 활동관성이 여전히 강고하게 유지됨에 따라 비정규직의 조직화활동에

충분한 활동역량이나 운동자원을 투입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도 하다. 따라서, 비정규

직 노동자들의 조직화활동이 그 조직대상의 취약한 주체적 상황과 불리한 기회구조 그리고

추동주체인 노조의 부실한 동원능력 등으로 인해 그리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존 논의들에서는 비정규직을 비롯한 미조직의 주변노동자집단을 대상

으로 조직화활동이 제대로 전개되기 위해서는 노조 내부의 운동혁신과 외부의 도덕적 연대

(moral solidarity)가 요구된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한편으로, 비정규직의 조직화를 이뤄내

기 위한 선결조건으로서 노조 지도부와 활동가들이 조합원 중심의 폐쇄적인 활동방식을 탈

피하고 계급적 대표성을 재강화하려는 운동목표를 정립-숙지함과 동시에 조직내부의 역량과

자원을 집중-배치하고 효과적인 전술 레퍼토리를 개발-활용토록 하는 ‘전략조직화’사업방침

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이 핵심적인 혁신과제로 제기되고 있다.(김태완 2009) 하지만, 최

근 노조운동의 침체상황을 고려할 때 노조의 자체 역량만으로 비정규직의 조직화와 권익보

호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현실인식에 기반하여 이들 불안정 노동자의 노조결성과 집

합행동을 지지-지원하고 사용자의 부당한 처우와 비인격적 횡포에 분노하고 반대하는 시민

사회 차원의 도덕적 연대를 전략적으로 창출-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다. 노동조합 조

직화는 사회적 가치규범에 위배되는 ‘정의롭지 못한 일’(injustice)이 노동현장에 벌어질 때

가장 수월하게 전개될 수 있다.(Kelly 1998) 왜냐하면, 사회정의를 훼손하는 사용자의 비인간

적인 노무관리나 처우에 대해 노동자들 사이에 도덕적 분노와 더불어 저항의 집합행동 프레

임을 손쉽게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Badigannavar & Kelly 2005)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로 위치지어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부당한 처우와 불안정한 고

용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 결성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정의로운 저항행동’이라는 사회

적 정체성을 부여하고 그들의 조직화활동에 공감하여 지지-지원하려는 광범위한 '도덕적 연

대'를 노동조합은 전략적으로 창출-활용할 수 있다. 도덕적 연대는 타인의 어려움과 고통에

대한 인간적인 공감(humane empathy)에서 비롯된다.(Gray 2011) 따라서, 비정규직의 부당

하며 열악한 노동현실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폭넓게 조성하여 그들의 조직화투쟁을 지지-지

원하는 시민사회의 도덕적 연대를 창출-작동하는 것이 비정규 조직화전략의 핵심과제로 자

리매김되고 있다. 이처럼 노조운동의 전반적인 침체상황 속에서 비정규직과 같은 주변노동

자들이 놓여 있는 부당한 노동현장문제를 사회정의의 확대 프레임으로 재정의하여 이들의

저항행동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시민사회의 도덕적 연대를 적극적으로 동원하

는 것을 노조 조직화의 대안적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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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1

공공운수노조�서경지부�

전략조직화�사업

권태훈�공공운수노조�서경지부�조직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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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1]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전략조직화 사업

-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조직부장 권태훈

1. 전략조직화 사업 체계 구성

- 미화간부학교 : 체계적인 교육 사업 (조직화의 필요성, 주체 형성 등의 내용)

- 따뜻한밥한끼의권리 캠페인 : 연대단위 조직 및 사회적 여론 환기

- 전략조직화사업 : 현장조직팀 구성, 청소노동자 실천단 구성,

- 집단교섭 추진 : 캠페인 및 전략조직화 사업의 성과를 임금/단체협약으로 물질화

2. 집중적인 역량 투여

- 지부 집행체계를 조직화사업에 걸맞게 구성 : 지부의 가장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조직

담당자 상당수가 전략조직화사업에 투입

- 노조 중앙과 지부 전략조직화 기금 투입 : 2009~2013년간 약 8500만원

- 분회의 일상활동과 조직화사업 결합

- 노조 중앙과 연대단위의 역량 결집

3. 조직 내부 문화 혁신

- “개별 사업장만으로는 최저임금을 벗어날 수 없다”, “고용안정에만 집중하는 방어투쟁만

으로는 미래가 없다”, “원청으로부터 고통받는 모든 노동자들이 함께 싸워야 승리한다”라

는 분위기 확산시킴. 이를 토대로 전략조직화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강조하고 사업장 내부

로, 직종 내부로만 갇히려는 경향을 벗어나고자 노력.

- “청소노동자는 청소노동자가 조직한다”라는 기조 하에 기존 사업장의 핵심 간부들을 조직

화사업의 선봉대로 구성 (청소노동자 실천단)

- 2012년부터는 사업장 내 미조직노동자 조직화 사업에 대한 강조. 이를 통해 실제 조직화

시작. 대체로 청소노동자 중심인 분회에서 청소/경비/시설/식당/주차관리/셔틀버스 등 다

양한 직종의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 기존 분회의 투쟁의 승리를 목격한 다양한 직종이 비

정규직 노동자들이 조직됨.

- 위와 같은 내용을 수행하기 위해 매년 약 7개월 동안 미화간부학교(기초/심화) 진행.

4. 향후 과제 - 전략조직화 사업 발전방향

- 현재 전략조직화 사업은 일정한 성과를 거두어 ① 집단교섭 사업장의 확대 ② 자연발생적

조직상담 확대로 나아가고 있음.

- 항상 매년 수천만원의 재정을 투입하는 “전략조직화사업”을 진행할 수는 없음. 이제까지

축적된 노하우를 지부/분회 조직의 일상사업 자체로 녹여내는 것이 필요함.

- 집단교섭 투쟁에서 사회적 의제를 제시하고, 승리를 거두는 경험들을 축적하고, 이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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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을 바탕으로 일상적인 조직화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야 함.

- “대학 청소노동자” 외의 영역에 대한 조직화 판단이 필요함. 현재 일정부분 조직화되어

있는 지자체, 공공부문 사업장을 발판으로 확대해나갈 계획. 현재 서울시립대(서울시 산

하 공립대), 서울수도사업소(서울시 산하기관), 한국전력본사(공기업), 한국예술종합학교

(문화관광부 산하 국립대), 국가인권위 (정부기관), 충무아트홀(지자체 산하 재단), 프레스

센터(준 공공기관) 등의 직간접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조직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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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2

공공서경지부�대학비정규직�

조직화의�의의

박준도�노동자운동연구소�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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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2]

공공서경지부 대학비정규직 조직화의 의의 토론문

2014.4.24

박준도 | 노동자운동연구소 기획실장

1. 요약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의 대학비정규직 조직화사례의 의의 (이하 “의

의”)에서는 대학비정규직 청소노동자의 전체적인 개요를 정리하고, 성공요인으로 ① 열악한

노동조건 ② 전략적 지도력과 조직화 접근(간부역량과 학생역할, 원청사용자성 의제화 및

집단교섭, 청소노동자에 대한 우선조직화) ③ 조직화 및 투쟁과 교섭전략의 효과적 배치(도

덕적 연대, 투쟁과 조직화의 선순환, 집단교섭전략) ④ 광범위한 사회적 연대와지지 ⑤ 유리

한 기회구조(청소노동자의 집단화, 지역조직화의 높은 개연성, 시의적절한 이슈화, 원청의

과도한 탄압)을 꼽음.

그리고 시사점으로 노동조합 조직화가 사회적 가치규범에 위배되는 ‘정의롭지 못한 일’이

노동현장에 벌어질 때 수월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주장에 착목하여,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

화에 ‘정의로운 저항행동’이라는 사회적 정체성을 부여하고, 이 조직화 활동을 지원하는 ‘도

덕적 연대’를 노동조합이 전략적으로 창출․활용해야 하며, 이것이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노조의 대안적인 조직화 전략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함.

2.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특수성

발제문에서 필자가 과거 토론회 때 발표한 내용이 인용되긴 했지만 조금 더 부연하면, 신자

유주의 시대 외주하청화와 계열분리라는 기업분화현상과 함께 생산자서비스업이 발달함. 생

산자 서비스업 내에서도 노동의 분업이 성별화된 양상으로 전개됨. 남성은 고임금 기술직․사무직으로, 여성은 저임금 사무직․단순직으로. 또한 청소노동과 같은 (하인)노동이 기업화되는

양상도 나타남.

특히 새롭게 조직되는 (하인)노동의 기업화 흐름은 여성노동력시장의 저임금 구조를 극단적

으로 활용함. 이 새로운 산업에서는 상식이하의 ‘정의롭지 못한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게 되

고, 따라서 조직화 사업을 하는 주체들이 일정한 수준에서 ‘정의로운 저항행동’에 호소할 경

우 조직화에 유리한 여건을 만들 수 있음.

또 새롭게 형성된 이 서비스산업은, 금융화의 시대 모든 산업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물

량과 자본 철수라는 위협이 적은, 즉 육봉되어 있는(landlocked) 산업이기도 함. 대학 점거

와 같은 노동자들의 전투성이 일정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됨. (유사한 전투성 효과를 발

휘할 수 있는 산업이 건설업과 운수업임. 청소노동자들이 총장실 점거 등 일정한 투쟁을 전

개해도 청소 업무는 여전히 대학 내 있듯, 건설노동자들도 역시 격렬한 투쟁을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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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지어야 할 건물은 제자리에 있음.)

이런 요인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조직화 사업에 유리한 국면을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올

바르고 당연한 일임. 하지만 이를 ‘대안적인’ 조직화 전략으로까지 승격시키는 데에는 주의

가 필요. 왜냐하면 노동권이 시민권으로 이해되기 보다는, 최소한의 노동조건 개선, 비공식

부문의 공식화 수준에서 제한적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 노동조합의 필요라는 것이 최저

임금 미만 노동자에게‘만’, 임시일용직․ 비공식 노동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 더

구나 노동자운동의 목표는 임금근로조건의 개선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기에 더더욱 그러

함.

더구나 금융화 시대 물량과 자본철수가 자유로운 상황에서,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대안들을

갖지 않은 채 청소노동자의 투쟁과 조직화를 일반화하면 ‘전투적 행동만 조직할 수 있다면

무조건 노조를 만들 수 있다’는 신화적 관념을 무매개적으로 형성시킬 수 있음. 조심스럽게

의미부여 해야 함.

3.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시사점

필자가 보기에 가장 커다란 시사점은, 첫째 전략조직화란 무엇이며, 서경지부의 조직화에서

무엇을 간취할 것인가 이고, 둘째, 노동조합운동을 개혁하는 요소로서 무엇에 주목해야 하

는 가이며 셋째, 청소노동자 조직화가 제기하고 있는, 혹은 스스로 해명해야 하는 민주노조

운동의 과제는 무엇인가임.

첫째, 전략조직화라는 점에서 보면,

“의의”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서경지부는 초기 기술직․남성중심의 노동조합이었으나 2011

년경부터 단순직․여성중심의 노동조합으로 변모하였음. 고용형태 뿐만 아니라 인적, 업종 구

성에서도 근본적인 변화를 겪은 것.

전략조직화는 결과적으로 조직내부의 인적구성과 업종 구성의 변화를 동반하게 됨. 목적의

식적으로 기존 조합원 구성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 그게 아니면 전략조직화라고 할

이유도 없음. 따라서 그런 의미에서 보면 서경지부는 전략조직화의 결과가 조직내부를 크게

변화시킨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음.

한편 전략조직화에서 이런 것이 가능하려면, 이를 가능하게 하는 실행수단이 필요한데 가장

관건은 지도부의 의지와 그에 따른 내부역량의 재배치임. 그리고 다음으로 조직화사업을 추

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외부로부터의 자원동원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것이 실현가능하기

위한 조직 활동가의 존재 혹은 육성.

2008년과 09년 당시 성신여대 조직화 사업 이후 전략조직화 사업을 집중할 때. 서경지부의

지도부 역할을 해왔던 활동가들은 전비연 의장이었거나 민주노총서울본부 미비특위장이었

음. 비정규직 조직화에 대한 지향이 강했고, 성신여대, 연세대 등 집단 상담이 들어 온 이후

부터는 목적의식적으로 청소노동자조직화 사업에 조직내부의 역량을 집중 배치함.

하지만 전략조직화에서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물리적 자원이 추가적으로 있어야 하는데, 기

본적으로 조직관리 역량을 대폭 줄일 수 없기에 외부로부터의 자원동원이 필요한 것. 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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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는 청소노동자조직화 사업이 민주노총 2기 전략조직화 지원 사업과 공공운수노조의 2

기 전략조직화 사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동분서주, 자원동원에 성공함. 동시에 학생은 물

론 시민사회 여론의 지지도 필요했기 때문에 ‘학생대책위, 지역대책위’라는 형태로 지역사회

의 운동자원을 동원하는데도 성공.

끝으로 가장 중요한 것인데, 전략조직화 사업을 노조건설이라는 형태로 실물화 해내는 조직

활동가들의 존재여부임. 사실 (건설현장이 그러하듯) 대학처럼 외부인의 출입을 봉쇄할 수

없는 업종에서 조직가의 역할은 엄청난 빛을 발휘함. 유능한 조직 활동가의 유무가 조직화

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 서경지부에는 조직화는 물론 교섭과 투쟁에서도 많은 노하우를 가

지고 있는 구력있는 조직활동가들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신규활동가를 조직현장에

투입시켜 조직활동가로 육성시키는데도 성공했음.

서경지부 조직화 사례에서는 더 주목해야 할 것이 ‘조직활동가와 학생’ 조합이라는 현장조

직화 활동이, ‘청소노동자는 청소노동자가, 경비노동자는 경비노동자가’라는 구호에서 확인

되듯 ‘조직활동가와 중간간부―분회장과 대의원, 학생’으로 확대․재편되었다는 사실임. 이제

는 민주노총이나 공공운수노조의 전략조직화 지원대상이 아님에도 계속 조직이 확대되고 있

는 데에는 조합원들이 중간간부층으로, 조직활동가로 성장했기 때문. 더구나 조직 내부의

구성도 바뀌고, 조직 내부의 자원을 조직화에 동원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면서부터는 이

것이 완전히 가능해짐.

둘째, 노동조합운동의 개혁이라는 점에서 보면,

(“의의”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듯 보이는데) 가장 강조해야 할 것이, 지부집단교섭을 성사시

켜 최저임금선의 여성노동자 임금을 집단적으로 인상시켰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산별노조

지역지부 운동의 실질적인 내용과 형식을 갖춰가고 있다는 점임. 조직화 사업이 산별노조

지역지부 운동의 미래와 결합될 수 있다는 것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서경지부의

청소노동자 조직화임.

사실 오랜 기간 동안 (중고령) 여성노동자의 임금인상투쟁은 법정최저임금인상에 갇혀 있었

음. 조직화 초기 최저임금 ‘준수’투쟁은 훌륭한 매개고리가 될 수 있지만, 노동자의 임금을

법정최저임금수준 어딘가에 둔다는 것은 최저임금정책의 성격(일을 통한 복지)에 비추어봤

을 때 부적절. 하지만 서경지부는 3개 분회의 집단교섭투쟁을 통해, 국가의 저임금 정책이

라 할 수 있는 법정최저임금의 낮은 인상액 수준을 넘어서며 무력화시킴. 뒤늦게 결합한 청

소노동자라 할지라도 현재의 임금교섭과 비슷한 수준으로 임금을 올려내며, 최저임금정도에

서 청소노동자의 임금을 억제시키려는 사업주들의 의도를 무너뜨리고 있음.

더구나 사업장 단위로 조직하기는 했지만, 지부집단교섭을 통해 산별노조 지역지부의 운영

원리를 실제로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해야 함. 사실 이제까지 산별노조운동이

기존 노조의 혁신에 의존했다면, 서경지부는 조직화 사업에 기반을 두어 산별노조운동을 헤

쳐나감. ‘기존 시설노조와 산별지역지부 운동을 만들어갈 수 있었을까’ 회의적인 질문을 굳

이 하지 않더라도, 오늘날 서경지부가 산별지역지부운동의 미래를 열 수 있었던 데에는 청

소노동자 조직화로 인한 것은 분명히 사실. 이는 위기에 봉착한 산별노조운동이 어디에 주

목해야 하는지를 전형적으로 알려주는 사례라 할 것임.

하나만 더 첨언하면 서경지부의 집단교섭 투쟁과 산별지역조직으로서의 지도력은 복수노조

시대, 민주노조운동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큰 시사점을 제공.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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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노조로서 자율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사업장 내 소수노조라도 집단교섭을 통해 조합원들

의 노동조건을 공동으로 개선시켜나갈 수 있으며, 결국에는 어용노조 기반을 뒤흔드는 투쟁

(업체 폐업투쟁 등)을 기획하고 전개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점에서 그러함.

셋째, 청소노동자조직화의 향후 과제라는 점에서 보면,

청소노동자 조직화가 향후 민주노조운동의 미래에 어떤 과제를 던졌는지를 보려면, 중고령

(여성) 노동시장의 확대와 노동조합운동의 대응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음.

고령화시대에 돌입하면서 중고령 노동시장은 확대되고 있는데다, 곧 다가올 베이비붐 세대

의 은퇴는 이를 더욱 가속할 것임. 이렇게 형성된 새로운 노동시장에서 노동조합운동이 어

떻게 가능한지는, 몇몇 산별에서 도전시도가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청소노동자 조직화 사례

가 가장 유력. 중고령 청소노동자 전체에서 차지하는 조직화 비율이 아직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대표성을 띄고 있다고까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중고령 노동자의 조직화와 주체화가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서 적극적인 대안을 내야할 의무는 서경지부가 짊어지고 있음이 분

명. 이를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연구자들이 주목하고 각급 노동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임.

아울러 여성노동자운동이라는 맥락에서 마찬가지 스스로 해명해야 할 과제가 있음. 노동조

합운동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성별 구성비를 비슷하게 맞추는 데에만 있지 않

음. ‘노조페미니즘’이라는 사회운동의 이념이 민주노조운동의 ‘노동해방’이라는 이념과 어떻

게 결합되면서 노조운동의 새로운 이념적 지향으로 구성되어야 하기 때문임.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 스스로 시험대 위에 선 것이 서경지부임. 서경지부는 조합원들을 상대로

“민주노조와 함께 제2의 인생을” “주부가 아닌 당당한 여성노동자”라는 주제를 내걸고 교

육을 진행한 바 있음. 서경지부운동에서 여성노동자 주체화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어떻게

노조운동의 이념적 혁신이 가능할 수 있는지 등등에 대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럴 수 있는 단초를 많이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함. 사회운동 주체들이 서경지부 청소노동

자 조직화 사업에 막대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런 이유들에서 비롯할 것임.

※ 각주 13번. 서울본부와 서경지부의 갈등에 대해서는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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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3

무엇을�배울�것인가,�

그리고�대학청소비정규직노조운동의�

지속적�발전�및�확산을�위한�과제

이광규�민주노총�비정규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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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3]

민주노총�비전국장�이광규

1. 공공운수 서경지부 대학비정규직 조직화 사례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전략조직대상으로서 대학청소의 가능성과 기회구조>

○ 저임금의 주변부 노동시장에 속해 있는 대표적인 불안정 노동자집단으로서의 대학청소노동자

- IMF 이후 정규직에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로 전환 : 용역업체들은 임금, 보험료. 믈픔비 등의 상시적 착

복, 원청은 경쟁입찰을 통한 최저낙찰제로 이를 강화

- 만성적인 고용불안과 저임금 :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 무급특근, 매일 한 시간 이상의 초과노동, 매년

반복되는 용역 계약(주기적인 고용불안), 용역업체 중간관리자들의 비인격적 대우....

○ 노조 조직화를 통한 노동 조건의 개선 가능성

- 일정한 규모(+ 공동투쟁 집단)

- 사측의 지불능력

○ 노조 조직화의 성공 가능성

- 대학이 원청 :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사회정의에 반하는 수준의 불합리한 노동자 처우가 대학 내에서 이루어진다

는 사실은 사회적으로 보다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 학내 다른 구성원의 적극적 지원, 연대

○ 가능성을 현실화시키는데 필수적인 주체의 잠재력

- 당사자의 절실한 요구와 결단 : 고령여성노동자들이 보여준 가능성

- 공공운수노조 연맹 서경지부/공공운수노조 연맹

- 민주노총

- 제진보운동세력

<서경지부 청소노동자 조직화의 성공 요인 : 가능성을 현실성으로 전환시킨 주체의 존재와 이에 근거

한 적절한 대응>

○ 적절한 대상설정과 지속적, 전략적 조직화 사업 추진

○ 비정규직 조직화 성공에 필수적인 적절한 외부자원 조직화

- 학생역량과의 결합 및 시민사회로부터의 도덕적 연대역량에 적절하게 기반하는 조직화 추진

○ 투쟁 및 교섭 전략의 효과적 배치로 조합원의 참여에 기반한 조직화의 공고화

- 집단교섭 공동투쟁 추진

: 사업장별 대응의 각개약진적 대응의 한계 극복

: 기업별노조의 한계를 넘어서는 공동교섭, 공동투쟁 전망의 의식적 창출

: 지부 중심의 조직발전 전망 강화

- 용역업체들과의 집단교섭을 토대로 한 단계적 대학 직접 교섭 추진

: 주객관적 조건에 걸맞는 적절한 전술 구사

○ 가장 핵심적 동인

- 고령여성청소노동자들의 결단과 적극적 조합활동의지

○ 전략조직화 성공에 있어 초기업노조, 산별노조의 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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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업전략조직화 주체인 공공운수노조 연맹 서경지부의 존재와 산별노조로서 공공운수노조 연맹의 뒷받침

2. 대학청소비정규직노조운동의 지속적 발전 및 확산을 위한 과제

1) 의제의 확대, 심화

- 청소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개선

- 생활임금, 노동안전....

- 간접고용

- 대학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당당한 지위 확보

2) 대학청소노동자의 특성 및 현실에 맞게 세상을 바꾸는 민주노조운동의 발전 전망 견지

- 대중성과 변혁성의 결합이라고 하는 민주노조운동 발전의 보편성을 대학청소노동자들의 특성에 맞게 실현

3) 교섭을 통한 노동조합의 지속적 발전 추동 + 지속적 조직화 노력 전개

<교섭 과제>

- 집단교섭 공고화, 확대

- 업계 표준협약으로 발전

- 원청과 직접 교섭

- 사회적 의제, 구조개혁적 의제의 교섭 의제화

<조직화 과제>

- 미조직 대학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

- 공공기관 청소노동자 조직화...

4) 전체 노동자들과의 통큰 단결 및 공동사업 과제에 대한 주체적 참여 확대

- 비정규직 노동자 차원의 단결

- 대학노동자 차원의 단결

- 전체 청소노동자 차원의 단결

- 공공운수노동자 차원의 단결

- 민주노총 및 서울지역노동자 차원의 단결...

5) 조합원 의식 향상

- 지속적 교육, 선전

- 간부의 목적의식적 노력

6) 이상의 제 과제 수행을 위한 간부의 책임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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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4

사랑방의�청소노동자�

연대활동�경험을�바탕으로�한�

비정규직�조직화운동의�고민

명� � 숙� 인권운동사랑방�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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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4]

사랑방의 청소노동자 연대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한

비정규직 조직화운동의 고민

명숙(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인권운동사랑방이 청소노동자들과 처음 함께 한 것은 2004년 고려대학교 청소노동자 노조결성

투쟁 이다. 그리고 청소노동자들의 조직화를 직접적인 목표로 걸지는 않았지만 청소노동자의 노

동조건 개선을 위한 캠페인단인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에 참여하였던 2010년과 2011년, 그

리고 후속작업으로 2012년 초까지 이어진 청소노동자 노동조건 위한 법안 발의이다. 따라서 이

글은 대학비정규직 조직화 사례의 경험이 제한적인 만큼 대학비정규직 조직화에 대한 사랑방의

경험을 전하고, 연대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것 정도가 될 것이다.

1. 청소노동자 조직화와 관련 활동

1) 2004년 고대 청소노동자 노조 결성 투쟁

인권운동사랑방은 98년 진보적 인권운동을 천명하며 그 중요한 내용 중 하나를 사회권운동으로

표현하였다. 당시 인권운동사랑방이 사회권 운동을 강조한 것은 IMF 이후 대다수 사람들이 실

업으로 심각한 빈곤에 처했을 뿐아니라 불안정노동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정치

적으로는 정권교체된 김대중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의식과 다르게 사람들은 구조조정에 따

른 심각한 인권침해를 경험하고 있던 시기였기에 ‘인권’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며 인권이

실현되기 위해서 사회권-인간답게 먹고 살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며 따라서 사회권운동이 중요

함을 강조하였다. 그 이전에 인권운동은 독재권력이 민주화운동세력을 억압하는 것에 맞서 싸우

는 데 일정한 역할-양심수 인권문제나 국가보안법 문제들을 주로 하던 것에서 비롯된 인권운동

에 대한 한정된 사고-자유권 중심의 활동을 벗어나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포함하고 있다. 이후

사랑방은 불안정 노동과 빈곤을 주요한 의제로 하여 활동했다.

2004년 고려대 청소용역노동자들에게 주목한 이유는 “불안정노동과 빈곤에 의한 인권침해 당사

자들과 함께 싸우는 투쟁을 만들자는 데” 있었다. 대학교는 다른 사업장에 비해 개방적이어서

저임금노동자들을 만나기 수월했다. 더구나 불철주야라는 학내 저임금노동자 문제를 고민하는

학생모임이 있어 더욱 그랬다. 우선 기본적인 생활조차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그/녀의 저임금이

부당한 인권침해임을 말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서를 들고 청소노동자들을 찾아다닌 결

과 백 여 명의 노동자들이 진정에 참여했다. 그 후 재계약시기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노동시

간 연장 등을 말했고 이에 사회단체들과 함께 고용승계를 내걸고 싸. 본관 앞 집회와 본관 점거

투쟁을 하였다. 그 결과 학교는 전원 고용승계 보장과 정년제한 삭제를 용역계약서에 명시하겠

다는 약속을 통보해왔다. 이후 노조로 조직된 청소노동자들과 인권교육 등을 했지만 지속적인

수임으로 청소노동자 조직화를 상정한 것은 아니었다. 노조라는 틀이 만들어진 후 인권단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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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함께 합의한 결론이 없었기도 했다.

결국 조직화에 있어서는 당시 사랑방은 인권운동의 기본원칙이자 과제인 당사자의 자력화-권한

강화를 이뤄내는 것을 넘어서는 고민을 하지 못했다. 즉, “당사자들이 자신이 처한 부당한 상황

을 스스로 드러내고 저항할 수 있도록. 활동가들은 저항을 촉진하고, 함께 하는”일로써 청소노

동자투쟁에 함께 했다.

2)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캠페인단

이러한 고민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2010년에 함께 한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캠페

인단 결합이었다. 당시 불안정 노동과 건강권, 여성노동에 관심이 있던 사랑방은 청소노동자들

의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자들의 건강권, 노동권에 대한 문제의식을 사회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

으리라는 문제의식으로 참여했다. 직접적인 조직화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조직화에 기여할

수 있는 캠페인, 여론 형성에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3월 이대 청소노동자 노조 결성 후 이를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으로 월 1회 꼴로 곳곳에서 ‘청

소노동자는 유령이 아니다’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특히 이대청소노동자들의 주요 요구 중 하

나였던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 휴게공간의 부재와 저임금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렸다. 6월에는

‘밥과 장마’의 권리를 요구하며 1회 청소노동자 행진을 했다. 청소노동자실태를 구체적으로 알

리기 위해 2008년 국가인권위 권고 이후 공공부문 청소노동자 현황 및 공공노조 사업장 내 청

소노동자 현황을 정보공개청구로 실태를 분석하여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외 청소노동자들을 만

나고 그/녀들이 조직될 수 있는 대중사업은 시민캠페인과 새벽선전전 외에 9월에는 청소노동자

노래자랑을 개최하였다. 이러한 활동으로 청소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알려지는 가운데 해

운대 고층아파트 화재 사건이 나면서 이 문제를 청소노동자의 입장에서 의제화시키는 토론회를

12월에 개최하기 했다. 캠페인단의 활동으로 청소노동자의 현실이 알려지고 그에 따라 청소노동

자와 관련된 사건들(경희대 막말사건)은 우리의 요구를 더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2010년의 활동을 통해 상대적으로 ‘고령, 여성, 저임금, 휴게실’의 문제를 중심으로 부각

되고 ‘비정규직(용역 등 간접고용)’ 문제가 사회화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긍정적으로 평

가한 점은 청소노동자들이 투쟁에 대한 자신감을 고취시키는데 기여하였으며, 노조가 ‘임금과

고용’ 뿐만 아니라 청소노동자의 휴게실 등 노동안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는 계

기를 형성하였으며, 이것이 서경지부 교섭 결과로 반영되는 성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2011년에는 2010년에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관심을 형성하는 일정한 성과가 있

었으나 청소노동자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선사업이 미진했다는 평가에 기초하여 제

도개선을 위한 실태조사 등을 하였다. 실태조사단을 모집하여 서울 수도권에 있는 빌딩 등 100

여개 사업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실태조사를 하였고 그 결과를 발표하였다.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전문가들과 함께 법제도 개선안을 만들어 입법청원 및 10만 장미서명운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조사과정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이 조직되어있는 ‘사업장 내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연대 계기 형성’을 설정하였으나 사실상 진행되지 못 했다. 특히 2011년에는 상반기 홍익대 청

소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청소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문제가 사회적으로 드러났고 연대, 이대, 고대

집단교섭 투쟁은 원청의 책임이 가시화되었다. 하지만 2011년 활동이 실태조사와 제도개선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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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당사자들의 권한 강화를 위한 분위기의 형성이나 이를 위한 사업

기획으로 이어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충북지역에서 10만 장미 서명 캠페인단이 구

성되거나 서명운동 등에 함께 한 지역이 생겼으며, 아주대, 전주대 등 지역 내 청소노동자 투쟁

에 연대하는 흐름을 만들어지는 등 서울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지역 의제로서의 확산되는 긍정

적 흐름이 생겼다.

캠페인단을 처음 구성하면서부터 인권운동사랑방이 주요하게 고민한 것은 이 흐름이 청소노동

자에 대한 시혜와 동정의 맥락에서 얘기되지 않도록 캠페인단 내부에서 긴장의 고삐를 풀지 않

는 것이었다. 또한 흔히 노동의제에서 놓칠 수 있는 젠더감수성-성별위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던지는 역할을 사랑방이 주요하게 했다. 예를 들면, 건물청소노동자들의 성별화된 공간분리나

남녀임금차이, 엄마 같은 청소노동자라는 호칭의 문제점, 남성화장실 청소과정에서의 여성청소

노동자가 겪을 문제 등에 대해 조사와 연구, 기고를 통해 알려냈다. 하지만 여론의 시각을 완전

히 바꾸지는 못했다. 그 외에도 인권적 관점으로 다른 의제와 만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서울

대병원 주사바늘 찔림 사고 대응을 계기로 청소노동자들이나 간병노동자들이 갖고 있을

HIV/AIDS 감염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를 에이즈인권연대 나

누리+와 함께 마련했다.

2. 청소노동자 조직화에 있어 연대와 조직화

앞서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교 비정규노동자 조직에서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연대세력

과 그를 통한 여론 형성이다. 특히 대학은 학생-졸업생-교직원 등으로 다양한 구성원들의 만남

과 그 만남이 경제적 이해관계가 덜 얽혀있는 학생들의 연대가 주는 힘에 대해 알 수 있다. 김

직수의 발제문에서 도덕적 연대라 칭한 것은 이를 이르는 것일 것이다. 불합리한 조건에서 부당

한 처우를 받는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정의감’으로 연대하는 학생들과 시민에 대한 것이다. 외

부세력이라는 공격이 연대를 가로막고 있는 현실에서 도덕적 연대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그런

데 도덕적 연대 개념이 계급적 연대 또는 동질성의 연대에 대응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라면,

청소노동자와 함께 연대한 학생들과 시민들은 정녕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는 것일까하는 의문을

던지게 된다. 대다수 사회구성원이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는 현실에서, 대학을 졸업해도 비정규직

이 될 가능성이 많은 현실에서 청소노동자에 대한 연대를 도덕적 연대라고만은 할 수 없지 않

을까하는 말이다. 도덕적 연대는 실마리가 될 수 있지만 그것으로만 온전히 유지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따라서 청소노동자 조직화과정에서 그들은 청소노동자들의 부당한 노동조건과 처우에

대해 말함으로써 인간이라면 보장받을 최소한의 노동권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공감하는 것일 수

있다. 자신에게 닥칠 지도 모르는 미래에 대한 투쟁과 연대일 수도 있다.14) 따라서 도덕적 연대

14) 연대에 대해서는 여러 측면의 고찰이 있다. 같은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가 연대의 기초라는 분석(동질성의

연대, 계급적 연대)과 서로 다른 집단이기에 연대가 가능하다는 분석(차이의 연대, 노동자 농민의 연대 같은

계급간 연대)이 있다. 이러한 연대에 대한 분석이 다른 것은 연대가 드러나거나 목적하는 역사적 상황이나 정

치적 상황과 요구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즐로의 저서(사회보장의 발명)에 의하면 프랑스혁명기 제3공

화국의 기초가 된 것은 연대성 개념인데, 이는 새로운 사회질서-개인과 사회가 맺는 관계, 사회구성의 원리가

된다. 에밀 뒤르켐이 말했듯 사회는 자발적인 의지의 산물이 아니며 사회형태의 발전에 따라 개인과 사회가

맺는 관계로 연대성의 형태도 함께 발전하게 된다. 사회는 단순히 조건의 유사성에 기초한 연대성의 형태(기

계적 연대)에서 업무의 특수성을 증가시키지만 또한 동시에 전체에 대한 각자의 의존성을 증가시키는 노동의

사회적 분업에 기초한 다른 연대성-유기적 연대로 발전한다. 동즐로의 분석에 의하면 이러한 연대성 개념에

의해 제3공화국은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즉각 실현시키지 않아도 되었고, 공화주의 이상과 노동권의 대립을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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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단지 정의감으로만 시작되었다할지라도 거기에 그치지 않을 수 있음을, 거기에 머무르지 않

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연대는 연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투쟁의 주체 형성이자 새로

운 조직화의 실마리일수도 있기에 ‘어떻게’ 연대를 조직하냐가 중요하다.

연대와 관련해 드는 또 다른 의문부호는 정규직으로 조직된 사업장의 청소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일은 왜 잘 되지 않았을까하는 점이다. 같은 고용주, 같은 사업장 내에 있는 노동자들의 경우

경제적 이해관계의 대립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직화가 덜 된 것일까? 많은 조직된 정

규직 노동자들이 조직된 비정규노동자들 간의 갈등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앞

서 말했듯이 대학이라는 공간에는 학생과 교수 외에 교직원들이 있다. 대다수가 정규직인 교직

원들이 비정규직인 청소노동자들의 조직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아이리스 M 영이 말한 ‘정치적 책임’으로부터 끌어낸 연대개념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형제애에 대한 대안적 개념으로 연대를 사용하며 책임에 근거한 연대가 부정의한 사회를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연대는 입장을 같이하기로 한 개별적이고 비슷하지 않은 행위자들의

관계”로서, 구축되고 재구축되는 굳건하면서도 깨지기 쉬운 것이다. 이러한 열린 연대는 사회제

도나 관행과 관련한 공유된 책임을 인정하고 그 책임을 짊어지려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이기에

서로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행동을 요구할 수 있는 정치적 과정에 있는 열린 관계이다. 이러한

열린 연대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할 때 우리는 정규직 사업장의 노동자들과 함께 비정규노동자

들을 조직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 청소노동자행진을 준비하며 3개 공공기관의 사업장 노조를

통해 청소노동자들을 만난 것은 어쩌면 미약하지만 그 시작일 수 있다.

연대와 조직화와 관련한 또 다른 고민은 연대와 조직화를 어떻게 내적으로 확대시킬 것인가하

는 점이다. 발제자도 언급했듯이 노동의 위계에서 바닥을 점하고 있는 청소노동자에 대한 동정

적 시선은 청소노동자들과의 조직화나 연대에서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권리가 아닌 도

덕이 될 때 노동자들의 요구는 ‘여기까지’라며 경계선을 긋는 것이 될 수 있다. ‘최저임금보다는

좀더 받아도 되지만 정규직은 무리야’라거나 ‘평균임금을 받기는 그렇지 않아’ 등으로 말이다.

이는 연대하는 사람들이나 청소노동자들 양자 모두에게 해당하는 경계점일 수 있다. 그런 점에

서 이 흐름이 청소노동자에 대한 시혜와 동정의 맥락에서 얘기되지 않도록 하는 일은 중요하며,

청소노동자 내부의 차별과 균열에 대해 성찰하고 얘기하는 일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현재 서경

지부는 집단교섭을 통해 최저임금을 넘어서는 임금협상을 이루어내고 있지만 동정적 시선이 존

재하는 한 생활임금을 확보하려면 심리적 마지노선을 뚫어야 가능하다. 청소노동은 주변노동이

므로 간접고용 비정규직이어도 된다는 논리에 맞서, 왜 청소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냐는 싸

움을 그동안 했다면 이제는 그러한 핵심노동-주변노동의 가름이 누구 때문에 생긴 것이냐는 질

문으로 이어져야 하며 그러한 구분을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 고령여성노동자들이 힘들게 일하는

데 최소한의 생계는 보장해야 하지 않냐는 논리를 넘어서 그녀들도 노동하는 인간이고 그 정당

한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야 한다. 노동의 위계, 성별 위계, 나

이의 위계를 깨지 않으면 심리적 마지노선에 갇힐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조직된 노

동자들이 더 자력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교육과 사회적 연대의 실천 등)을 고민해야 한

다.

그러나 이미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사람들을 분열시킬 수도 있는 성별 임금차에 대해 말도 꺼내

화시켰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연대성이 차지하는 역할을 단순하게 바라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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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가부장제에서 가족임금이 사실상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를 낳고 있

고 이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 그러하기에 당장 이러한 임금체계를 바꾸어내지 못하더라도 최

소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조직된 청소노동자들 내에서는 공론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나오며

끝으로 청소노동자 조직화와 관련해 사회적 의제와 조직화대상을 새로이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앞서 말했듯이 대학이라는 공간은 학생과 졸업생 등 조력자가 있어 여론을 형성하고 지지

자를 얻기 쉬운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형빌딩에서 일하는 다수의 청소노동자들은 조직되기도

어렵고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한다. 2011년 청소노동자실태조사를 하며 만났던 대형빌딩의 청

소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정말 쉴 곳 없이 쉴 새 없이 일했다. 조사 이후 아무것도 하지 못했

던 아쉬움이 있다. 당시 그녀들은 홍대 싸움을 보며 실낱같은 희망을 보였다. 적어도 공공기관

이 있는 건물이나 사업장이 있는 대형빌딩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일부터 가능하

지 않을까. 앞서 말한 공공기관 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기획하여 청소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일

을 기획해보면 좋겠다.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캠페인단처럼 대형빌딩 청소노동자들을 조직할

수 있는 기획단과 여론을 만들면서 말이다. 이는 조직화의 영역을 확장하는 일이자 조직화의 방

식을 새로이 하는 시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