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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6 [리더의 글쓰기] 4편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강원국 강의 안녕하세요. 강원국입니다. <리더의 글쓰기> 마지막 편입니다. “리더는 어떻게 글을 쓰고, 리더의 글은 무엇이 다른가”란 내용으로 말씀 드려 보겠습니다. 저는 대통령 두 분과 전경련 회장 두 분의 글 쓰는 일을 도왔습니다. 네 분 모두 개성이 뚜렷한 분들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신의 글을 귀하게 여깁니다. 글이 자신의 인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이 곧 자신입니다. 사실 리더와 글쓰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리더는 답해주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할까요?”란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뭔가를 하자고 제안하는 사람입니다. 답하고 제안하는 게 리더의 역할입니다. 답을 하고 제안하는 소통을 합니다. 소통은 말과 글로 합니다. 특히 중요한 대답이나 제안은 글로 하기 마련입니다. 말로 하더라도 글로 남습니다. 글을 통해 뜻을 관철하고, 남을 설득하고,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강원국 저자 강원국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8 동안 대통령의 말과 글을 쓰고 다듬었다. 대통령은 말을 통해 자신의 뜻을 밝히고 나라를 이끌어간다. 그리고 말은 글에 기초한다. 저자는 대통령에게 어떻게 하면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쉬운 말로, 가장 많은 공감을 일으킬 있는지 직접 배웠다. 대통령이 어떻게 말과 글을 통해 다수의 마음을 모으고 난국을 돌파해갔는지 현장에서 체득하고 조력했다. 청와대 시절 외에도 대우 김우중 회장과 효성 조석래 회장이 전경련 회장이던 때에 스피치라이터로 일했고, 대우증권과 벤처기업, KG 그룹 등에서 주로 쓰는 일로 20 동안 먹고 살았다. 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4편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강원국 강의2) 핵심 메시지 둘째는 핵심메시지입니다. 글쓰기는 어떤 한 줄을 읽는 사람의 가슴 속에 새기느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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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의 글쓰기]

    4편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강원국 강의

    안녕하세요. 강원국입니다. 마지막 편입니다.

    “리더는 어떻게 글을 쓰고, 리더의 글은 무엇이 다른가”란 내용으로 말씀 드려 보겠습니다.

    저는 대통령 두 분과 전경련 회장 두 분의 글 쓰는 일을 도왔습니다. 네 분 모두 개성이

    뚜렷한 분들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신의 글을 귀하게 여깁니다. 글이 자신의

    인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이 곧 자신입니다.

    사실 리더와 글쓰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리더는 답해주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할까요?”란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뭔가를 하자고 제안하는 사람입니다.

    답하고 제안하는 게 리더의 역할입니다.

    답을 하고 제안하는 소통을 합니다.

    소통은 말과 글로 합니다.

    특히 중요한 대답이나 제안은 글로 하기 마련입니다.

    말로 하더라도 글로 남습니다.

    글을 통해 뜻을 관철하고, 남을 설득하고,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강원국

    저자 강원국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8년 동안 대통령의 말과 글을

    쓰고 다듬었다. 대통령은 말을 통해 자신의 뜻을 밝히고 나라를

    이끌어간다. 그리고 그 말은 글에 기초한다. 저자는 두 대통령에게 어떻게

    하면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쉬운 말로, 가장 많은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지 직접 배웠다. 또 두 대통령이 어떻게 말과 글을 통해 다수의 마음을

    모으고 난국을 돌파해갔는지 현장에서 체득하고 조력했다. 청와대 시절

    외에도 대우 김우중 전 회장과 효성 조석래 회장이 전경련 회장이던 때에

    스피치라이터로 일했고, 대우증권과 벤처기업, KG그룹 등에서 주로 글

    쓰는 일로 20여 년 동안 밥 먹고 살았다. 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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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글을 쓰면 생각이 정리됩니다.

    실타래처럼 엉켜 있던 생각이 일목요연해집니다. 또한 생각이 발전합니다. 없던 생각도

    만들어집니다. 언제 내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있었을까 싶은 생각들이 펜 끝과 커서를 따라

    샘솟습니다.

    뿐만 아니라 리더는 글을 보고 판단하고 결정해야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글을 쓰고 글에 관해

    고민해야, 보고서나 남의 글을 잘 읽어낼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리더는 ‘무엇을 말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리더십은 ‘어떻게 말할 것인가’에 관한 것입니다. 훌륭한 리더는 이런 말을 글로 써서 준비합니다.

    그럼 이제 구체적으로 세 가지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가 지켜본 리더는 어떻게 글을 썼는지 말씀 드리고, 리더가 글을 잘 쓰기 위해 갖고 있는 틀에

    관해 말씀드린 후, 끝으로 리더의 글은 어떻게 다른지 얘기해 보겠습니다.

    1. 리더는 어떻게 쓰는가?

    1) 시간을 투자한다

    리더는 글을 어떻게 쓰는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그들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제가 모신 분 모두 글쓰기 재능을 타고난 분은 없습니다.

    글 쓰는 데 시간을 많이 들일 뿐입니다. 인디언들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듯, 글이 써질

    때까지 시간을 씁니다. 글은 생각의 표현입니다. 그들에게 생각하는 모든 시간이 글 쓰는

    시간입니다. 글쓰기를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제가 모신 대통령은 늘 자신에게 묻는다고 했습니다. 누군가 “이것에 대한 당신 생각은

    무엇입니까? 라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지?”라고요. 틀리고 맞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고, 답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답이 있어야 말을 하고 글을 쓸 수 있으니까요.

    답을 찾는다는 것은 자기의 생각, 의견, 견해, 입장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잘하기

    위해 다섯 가지에 집중합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여기에 씁니다. 바로 독서, 토론, 학습, 관찰,

    메모입니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며 자기 답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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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절실하게 찾아야 할 답이 있으면 꿈에서도 찾는다고 했습니다. 이 모두가 그에게는 글을

    쓰는 시간입니다. 또 다른 대통령은 자신의 말을 기록했습니다.

    거의 모든 말을 녹음했습니다. 평소 생각하지 않은 좋은 말이 불현듯 나올 때, 그 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녹음합니다. 언젠가는 글로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책을 쓰건, 무엇을 쓰건 간에 글을 쓸

    때 필요해서입니다. 글로 남긴 것만이 자기 것이니까요. 이 대통령 역시 글쓰기 준비를 위해 자신의

    말을 기록하며 온종일의 시간을 투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자신을 믿고 쓴다

    둘째, 자신을 믿고 씁니다. 모든 글쓰기를 자기로부터 출발합니다. 우선 자기 안에 쓸거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자료를 찾고 남의 의견부터 구하지 않습니다. 파랑새를 찾아 헤매지 않습니다.

    그저 골똘히 생각합니다. 자기 안에서 소재를 찾습니다. 찾는 것 자체를 즐깁니다. 또한 찾은

    내용은 눈치 보지 않고 일단 씁니다. 머릿속으로 썼다 지웠다만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쓴 내용을

    여기저기 보여줍니다. 지적이나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누가 지적한다고 상처받거나

    의기소침하지 않습니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무시할 건 무시합니다.

    글쓰기가 자기 발견의 과정입니다. 스스로를 글쓰기란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자유자재로

    요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써야 할 일이 생기면 흥분합니다.

    내가 이번엔 어떤 글을 쓰게 될까, 이것에 관한 내 생각은 과연 무엇일까.

    글을 쓰면서 자기 생각을 알아갑니다.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과정을 즐깁니다.

    3) 글을 성실히 고친다

    셋째, 글을 고치는데 최대한의 성의를 다합니다. 연설을 시작하는 순간까지, 기고 글은 마감

    당일까지 고치고 또 고칩니다. 제가 모신 회장은 연설하러 가는 차 안에서도 고치고, 행사장에

    도착해서도 생각나는 게 있으면 추가합니다.

    그것이 자신의 말을 듣고 글을 읽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스스로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분들이 글을 잘 썼다면 이렇게 수도 없이 고친 덕분입니다.

    그분들을 모시면서 나와 그분들이 같은 점과 다른 점이 하나씩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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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점은 그분들이나 저나 초안은 엉망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점은, 그분들은 수도 없이 고치고,

    저는 그만큼 안 고친다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잘 쓴 글은 없고, 잘 고쳐 쓴 글만 있다는 말은

    맞습니다.

    2. 리더의 글쓰기 틀

    1) 생각의 틀

    다음으로, 리더가 갖고 있는 글쓰기 틀 세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틀은 생각 틀입니다. 글쓰기는 생각쓰기입니다. 생각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틀이

    필요합니다. 틀이 없으면 막연합니다.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거나 글을 쓰려 할 때,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것은 틀이 없어서입니다. 내가 모신 분들이 갖고 있는 생각 틀은 이런 것입니다. 어떤 사안이

    벌어졌을 때 이렇게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이것에 대해 나는 찬성과 반대 어느 쪽인가?

    - 장점과 단점, 긍정과 부정, 낙관과 비관이란 측면에서 생각하면 어느 쪽에 가까울까?

    - 이 문제를 한쪽 면만 보지 않고 좀 더 다각도로 볼 수는 없을까?

    - 혹은 이 문제를 일으키게 한 원인을 더 한층 다단계의 인과관계로 따져볼 수는 없을까.

    - 이것을 했을 때 명분과 실리는 무엇인가?

    - 통념이나 고정관념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어떤 결론이 나올까?

    - 부분과 전체, 보편성과 특수성이란 관점에서 볼 수는 없을까?

    - 이 생각과 저 생각을 합하고 융합하면 어떤 생각이 나올 수 있을까.

    사안에 따라 거기에 맞는 틀을 적용해 생각해보는 것, 이것이 첫 번째 틀입니다.

    2) 정리의 틀

    두 번째는 정리의 틀입니다. 생각을 글로 쓸 때 정리가 필요합니다. 자료를 찾아 요약하는 데도

    정리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말을 할 때도 마찬가집니다. 일기는 오늘 한일과 느낀 점, 즉 사실과

    느낌이란 틀로 씁니다. 독후감은 줄거리와 저자 소개, 읽은 소감, 책에 대한 평가, 즉 정보와 해석과

    평가라는 틀로 씁니다. 칼럼은 현상과 문제점, 해법이란 틀로 쓰지요. 그런데 우리는 학교에서

    서론-본론-결론, 기-승-전-결이란 틀만 배웠습니다. 이런 틀은 구체적이지 않습니다.

    실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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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고치기 틀

    세 번째는 고치기 틀입니다. 고치기의 기본적인 틀은 넣기, 빼기, 옮기기, 수정하기, 다시

    쓰기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군더더기 없이 쓴다, 구체적으로 쓴다, 정확하게 쓴다, 쉽게 쓴다 등

    많습니다. 제가 모신 리더들은 이런 고치기 체크리스트가 20여 개 머릿속에 있습니다.

    글을 고칠 때는 이런 체크리스트 1번부터 20번까지 하나씩 하나씩 체에 거르듯 걸러보는

    것이지요. 이런 고치기 틀이 있기 때문에 일관성 있게 고칩니다. 때에 따라 오락가락하지 않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기만의 문체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은 “최대한 단문으로 쓴다, 접속부사를 사용하지 않는다, 수사법 없이 담백하게

    쓴다”라는 고치기 틀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틀을 가지고 일관되게 고치면 글만 보고도 누구

    글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고치기 틀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다 보면 아예 쓰는 단계부터 적용하게 됩니다.

    고치기 틀의 가짓수가 많아 체가 촘촘할수록 고칠 게 많이 눈에 띄고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3. 리더의 글이 다른 점

    1) 사람을 배려한다

    끝으로 리더의 글은 세 가지 점에서 다릅니다. 첫째, 읽는 사람, 듣는 사람을 배려합니다.

    독자와 청중의 입장이 돼서 생각합니다. 무슨 얘기를 듣고 싶을까, 어떤 내용이 그들에게 도움이

    될까, 내 글 중에 이해 못하거나 궁금해 할 부분은 없는지 따져봅니다. 한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읽는 사람의 손을 놓지 말고 함께 가며, 앞서가더라도 반 보만

    앞서가라고 했습니다.

    2) 핵심 메시지

    둘째는 핵심메시지입니다. 글쓰기는 어떤 한 줄을 읽는 사람의 가슴 속에 새기느냐의 승부라고

    말합니다. 한 줄을 새길 수 있으면 성공이요, 그렇지 못하면 쓰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바로 그 한

    줄을 찾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그 한 줄을 설득력 있고 감동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는

    게 리더의 글쓰기입니다. 당신의 글에 바로 그 한 줄이 있는지 늘 따져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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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소명의식

    셋째, 리더의 글에는 소명의식 같은 게 있습니다. 리더는 ‘나’만이 아니라 ‘우리’를 생각합니다.

    ‘현재’와 함께 ‘미래’를 빠트리지 않습니다. 조직이나 공동체의 미래를 걱정하고, 해법이나 대안을

    내놓습니다. 리더가 갖고 있는 세 가지 글쓰기 틀과 리더 글이 다른 점 세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이 3-3-3을 기억해두면 글쓰기에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리더는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글 쓰는 사람이 리더입니다. 여러분 모두 성공적인 글쓰기로

    성공하는 리더가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