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40 THE SCOOP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 Upload
    others

  • View
    1

  • Download
    0

Embed Size (px)

Citation preview

Page 1: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40 THE SCOOP40 THE SCOOP

Page 2: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41THE SCOOP

Portrait정치호의 얼굴

흐르는 대로, 하지만 후회 없이.

41THE SCOOP

약사 배재덕

Page 3: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42 THE SCOOP

CEOnewsBriefing

People of Interest

>> 김다린 기자 [email protected]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구글 논란, 불공정은 안 된다”

“특정기업의 불공정은 있어선 안 된다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가 최대한 참여하겠다.” 최기영(65) 과학기

술정보통신부 장관이 7일 열린 국회 과학

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구

글 인앱 결제’ 논란에 개입 의지를 드러냈

다. 구글 인앱 결제는 구글 시스템에서 진

행되는 결제 방식을 말한다.

논란은 구글이 ‘인앱 결제’를 모든 유료

콘텐트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확대한다

고 발표하면서 불이 붙었다. 인앱 결제에선

결제 대금의 30%를 구글에 내야 한다. 이

용자가 1만원짜리 콘텐트를 구매할 경우

7000원은 업체가 갖고, 3000원은 구글이

갖는 식이다.

구글은 그간 게임앱에만 인앱 결제를 적

용하고, 다른 앱에선 별도 결제방식의 사용

을 허용해왔다.

IT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구글이 국내

앱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8월 기준

71.0%)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앱 이용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과기부

는 구글의 정책 전환으로 예상되는 피해를

두고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 장관은

“현재 상당 정도 진행됐고 10월 말 정도엔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이 공개

한 1억 달러(약 1170억원) 규모의 한국 콘텐

트 개발사 지원 정책을 두고도 “충분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사진

: 뉴시

신세계프라퍼티가 지난 7일 경기도 안성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안성’을 개점했다. 스타필드 안성은 신세계프

라퍼티와 글로벌 쇼핑몰 개발·운영사인 미국터브먼사

가 공동 출자했다. 연면적은 24만㎡(약 7만2600평)로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에 300여개 매장이 들어섰

다. 특히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해 각종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식음료 콘텐트를 강화했다. 신세계프라퍼티 측

은 스타필드 안성을 경기 남부 지역 최대 쇼핑몰로 자리

잡게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용진(53)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그랜드 오픈을 이틀

앞둔 지난 5일 스타필드 안성을 방문했다. 임영록 신세

계프라퍼티 대표, 강희석 이마트 사장 등도 함께 현장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스

타필드는 쇼핑 테마파크를 넘어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또 “스타필드 안성 개점을 기점으로 안성

지역 상권 전체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역과의 상생에

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덧붙였다.

사진

: 뉴시

“스타필드는 쇼핑몰 그 이상”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Page 4: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43THE SCOOP

‘이성윤호’ 서울중앙지검

의 칼끝이 최신원(68) SK네

트웍스 회장을 향했다. 회

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

성했다는 첩보 때문이다.

2018년 금융정보분석원

(FIU)은 SK네트웍스와 관

련한 200억원 규모의 수상

한 자금흐름을 발견하고 검

찰에 관련 자료를 넘겼다.

이를 토대로 내사를 진행해

오던 검찰은 지난 6일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번 수사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취임한 이후 첫 대기업 수사다. 그만큼 수사가 강

도 높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사건을 배당 받은 서울중앙지검 반

부패수사1부는 6일부터 연일 최 회장 자택을 비롯해 SK네트웍스 본사, SKC 본사와 수원

공장, SK매직, SK텔레시스, 워커힐 호텔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히 최 회장을 정조준한 수사인 만큼 관련자 소환 조사도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선 “대기업 회장의 자택까지 압수수색했다는 건 의혹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 자료를

확보했다는 방증”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검찰은 최 회장의 비자금이 해외로 나갔을 것

으로 보고 횡령·배임과 함께 재산 국외도피 혐의를 의심하고 있다.

사진

: 연합

뉴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햄버거만 파는 회사 안 되려면…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

한국맥도날드가 새로운

슬로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를

발표했다. 지난 5일 한국

맥도날드는 온라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역사회

와 환경에 기여하기 위해

새로운 실천 계획과 자신들이 기울일 노력을 발표했다. 실천계

획은 ▲우리의 지구 ▲식재료 품질 및 공급 ▲지역사회 연계

▲일자리 및 포용, 직원개발 등 4가지다. 한국맥도날드는 친환

경 포장재를 사용하고, 친환경 바이크로 100% 교체하는 등 환

경 친화적 매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속가능하고 품질 좋은

식재료로 메뉴의 맛과 품질을 높이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를 위

해 한국맥도날드는 국내산 식재료 수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

다. 한국맥도날드는 또 지역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은 물론

사회발전에 헌신하는 이웃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이밖에도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믿음으

로 사람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도모할 방침이다.

앤토니 마티네즈(35)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맥도날드는 단순

히 햄버거만 파는 회사가 아니다”며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

한 어려움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천한 작지만 큰 변화를 통

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칼날 대기업 오너 ‘정조준’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가 완료됐다. 빙그레

는 지난 3월 해태제과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

결하며 공정거래위원회

에 기업결합 승인을 신청했다. 공정위가 지난 9월 29일 빙

그레의 인수에 문제가 없다는 심사 결과를 발표하자 빙그레

는 지난 5일 해태아이스크림의 지분인수를 마무리했다. 빙

그레의 공시에 따르면 해태아이스크림의 최종 인수금액은

1325억원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의 새로운 대표이사 사장으로 박창훈(59)

빙그레 경영기획담당 전무가 선임됐다. 박 대표는 1986년

빙그레에 입사해 2014~2018년 빙그레 재경부 상무를 거

쳐 지난해부터 경영기획담당 전무를 역임했다. 자타공인 ‘빙

그레맨’인 박 대표는 이번 인수의 실무 총괄을 담당했다.

박 대표는 “해태아이스크림의 시장 안착을 위해 제품력 강화

등의 노력을 이어갈 것”라며 “조직구성이나 구체적인 운영

방안은 점진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창훈 해태아이스크림 신임 대표

빙그레맨 ‘키’ 잡다

사진

: 한국

맥도

날드

제공

서울교통공사와 광역자

치단체 도시철도 운영기

관 기관장들이 무임수송

비용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5

일 서울역에서 열린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장 긴급회의에서 기관장들은 “무임수송

시행에 따른 비용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의 도시철

도법 개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시철도법 개정

안이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해 무임수송 비용 문

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상범(63) 서울

교통공사 사장은 “무임수송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보편적 교

통복지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 부담은 국가가 져야 한

다”며 “입법기관과 정부 부처의 전향적 자세 변화를 다시 촉구

하며 시민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무임수송 비용은 국가의 몫

사진

: 뉴시

>> 고준영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 빙그

레 제

Page 5: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44 THE SCOOP

Money Strategies

InvestmentPractice

3년 동안 열심히 적금을 부어 1000만원을 만들었다. 아내는 안전하게 은행에 예치해두고 차근차근 돈을 모으

길 원하고, 남편은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투자로 돈을 불려 보고 싶다. 적금 만기금 1000만원을 바라보는 최

훈석(가명·39)·이주영(가명·36) 부부의 동상이몽을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들어봤다.

>>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email protected] | 더스쿠프 전문기자

30대 부부 재무설계 上실전재테크 Lab

1000만원은 은행에 예치한다. 다시 새로운

적금을 시작해 1000만원을 모으고, 모은

건 다시 예치한다. 이런 식으로 4000만원

을 쌓으면 된다.’ 문제는 그때까지 흔들리지

않고 돈을 모을 수 있느냐다. 정작 이씨도

급하면 목돈에 손을 댈 거 같아 불안하기

만 하다.

재무계획을 보면, 불안함을 느낄 법도 하

다. 부부는 지아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에 ‘내집’을 장만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현재 경기도 하남의 109㎡(33평형) 아파트

에 전세(3억5000만원)로 살고 있는데 지역

개발 호재 때문인지 부동산 대책 발표 때문

인지 전세시세가 전년 대비 약 1억원 올랐

다. 4년 동안 가격 변동 없이 살아왔는데

분위기를 보아하니 내년 갱신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집주인 눈치 안보고 살고 싶어서

아이가 입학하기 전엔 어떻게든 내집을 마

련해볼 작정이다.

나날이 비싸지는 사교육비도 불안 요소

다. 맘카페나 주변 지인들은 “앞으로 돈 들

어갈 데 많으니 지금부터라도 바짝 돈을 모

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씨가 봐도 또래 아이들과 학습 환경을

맞추려면 한두푼 갖고는 어림도 없다. 그러

다보면 아무래도 모아놓은 돈에 눈이 갈 수

사진

: 게티

이미

지뱅

투자 성향이 다른 부부가 재무설계를 할 땐 적절한 조율이 필요하다.

만기적금 두고 부부 동상이몽

•1차 상담(9월 8일) 현재 현금 흐름 파악과 목표 설정

•2차 상담(9월 15일) 정리된 목표와 현재 상황 비교, 목표 수정

•3차 상담(9월 22일) 수정된 목표에 맞춰 솔루션 제안

•최씨 부부의 재무상담 •월 소 득 | 429만원(남편+아동수당)+ 상여금 연 500만원•주거형태 | 아파트(전세 3억5000만원)•부채현황 | 없음

상담 일지

딸 지아(3)가 태어난 뒤 이주영씨는 아이

이름으로 적금통장 하나를 개설했다. 처음

몇개월은 ‘만기가 오긴 오는 걸까’ 싶었는데,

꼬박꼬박 넣다보니 어느새 3년 만기를 다

채웠다. 이제 이 돈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고

민이다. 재무상담도 받아봤다. 다양한 정보

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추천받은 상품

이 당초 자신의 목적과 맞지 않는 것 같아

중도에 상담을 종료했다.

이씨가 적금으로 목돈을 만든 목적은 명

확하다. 훗날 지아가 대학에 들어가면 쓰기

위해서다. 4년제 대학을 다닌다고 가정했을

때 필요한 돈은 1년에 1000만원씩, 대략

4000만원이다. 하지만 지아가 대학에 들어

가려면 시간이 꽤 남아 있다. 그래서 이씨

가 생각한 건 다음과 같다. ‘이번에 모은

Page 6: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45THE SCOOP

[소비성 지출]

관리비·공과금 18만원

정수기 렌털 2만원

식비 99만원

유류·교통비 28만원

통신비 23만원

남편 용돈 40만원

육아용품·도서 23만원

보험료 57만원

공기청정기 할부 17만원

의류·미용비 13만원

의료비 3만원

회비 15만원

소계 338만원

[비정기 지출]

명절 부모님 용돈 연 80만원

경조사비 연 40만원

각종 세금·보험 연 90만원

소계 18만원(월 평균)

[금융성 상품]

주택청약저축 10만원

연금보험 10만원

IRP 2만원

자녀적금 10만원

소계 32만원

합계 388만원

잉여자금 41만원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거다.

만기금 1000만원을 오롯이 지아의 교육

비로만 쓰고 싶은 이씨이기 때문에 더 확실

하고 안전하게 돈을 굴릴 방법을 찾고 싶다.

아이 양육으로 당분간 직장을 다닐 수 없

다는 점도 이씨의 이런 생각을 더 굳건하게

만들고 있다.

남편 최훈석씨의 생각은 다르다. 요즘 같

은 저금리 시대에선 은행에 저축해봤자 겨

우 원금만 유지할 뿐이다. 부동산투자든

주식투자든 자신에게 맡겨만 주면 돈을 불

릴 자신이 있는데 아내는 말도 못 꺼내게

한다.

한번은 동창 추천으로 ‘마이너스 대출을

받고, 거기에 돈을 더 보태 지방의 저렴한

다세대 원룸을 매입해 보증금과 월세를 받

으면 돈이 될 것’이라고 했다가 아내에게 타

박만 들었다. 부동산 투자는 그렇다 쳐도

주식투자만은 마지막 희망으로 잡고 있다.

일단 저지르고 보는 성격 탓에 아내가 만류

하고는 있지만 저축만으론 물가상승분을

따라갈 수 없다는 걸 이제 아내도 현실적으

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게 최씨의 솔직한

마음이다.

경제적인 문제에서 최씨 부부는 줄곧 평

행선을 달리고 있다. 두사람의 의견은 최대

한 존중하면서 ‘적금 만기금 굴리기’ ‘내집

장만’ ‘사교육비 준비 위한 저축’라는 세가지

재무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로 했다. 그 전에 부부의 재정상태를 한번

들여다보자.

부부의 월소득은 지아의 아동수당을 포

함해 총 429만원이다. 소비성 지출로는 최

근 부쩍 늘어난 식비 99만원을 포함해 관

리비·공과금 18만원, 정수기 렌털 2만원,

유류·교통비 28만원, 통신비 23만원, 남편

용돈 40만원, 육아용품·도서 23만원, 보험

료 57만원, 공기청정기 할부 17만원, 의류·

미용비 13만원, 의료비 3만원, 양가 모임 회

비 15만원 등 총 338만원이다.

비정기 지출은 명절 때마다 드리는 양가

부모님 용돈 80만원, 경조사비 40만원, 각

종 세금·보험 90만원 등 총 210만원으로,

월 평균 18만원이다. 금융성 상품은 주택청

약저축 10만원, 연금보험 10만원, 개인형 퇴

직연금(IRP) 2만원, 자녀적금 10만원으로

최씨 부부의 재무설계

현재 지출구조 수정한 지출구조

서혁노

[email protected]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전)근로복지공단 재무상담위원

총 32만원이다. 소득 대비 적은 편이다. 이

렇게 최씨 부부는 429만원 중 388만원을

쓰고 41만원이 남는다.

전세 대출이 없는 데다 남편 최씨가 연

500만원의 상여금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

하면 비교적 여유 있는 가계부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이 여유가 언제까지 갈지 장

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더욱이 부부는 아

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집을 장만할

계획을 갖고 있다.

부부는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30평형대

아파트 규모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 그러려

면 대출을 받든지 지금보다 조금 먼 외곽지

역으로 나가야 하는데 아내 이씨는 부채를

싫어한다. 더 늦기 전에 여유자금을 마련하

기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코로나19가 종식

되면 이씨도 경제활동에 참여할 생각이지

만 그마저도 시기를 특정할 수 없으니 현재

가계부에서 조정할 수 있는 만큼 조정해보

기로 했다.

적금 만기금 1000만원은 아내 이씨가 오

롯이 아이 교육비로만 쓰기 원하기 때문에

가계부 다이어트에선 일단 배제했다. 후에

안정적으로 굴리는 방법을 생각해보기로

하고, 다음 시간에 본격적으로 가계부 조정

에 나서보자.

429만원(남편+아동수당)+상여금 연 500만원

[소비성 지출]

관리비·공과금 18만원

정수기 렌털 2만원

식비 79만원

유류·교통비 28만원

통신비 11만원

남편 용돈 25만원

육아용품·도서 23만원

보험료 34만원

회비 15만원

소계 235만원

[비정기 지출]

명절 부모님 용돈 연 80만원

경조사비 연 40만원

각종 세금·보험 연 90만원

의류·미용·의료비 연 200만원

소계 34만원(월 평균)

[금융성 상품]

주택청약저축 10만원

연금보험 10만원

IRP 2만원

자녀적금 10만원

소계 32만원

합계 301만원

잉여자금 128만원

Page 7: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46 THE SCOOP

■실적 추이 (단위 : 억원) ▒ 매출 영업이익

[자료 | 금융감독원, 참고|2020년은 전망치]

2조53032조9546

3조4504 3조222

2017 2018 2019 2020

2175 35714707 2885

그 대단하다는 ‘BTS 약발’도 없었네원) 대비 3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

익도 1311억원에서 817억원으로 37.7% 줄었

다. 특히 미국 법인의 매출액과 로열티 매출

액이 각각 39.1%, 26.3%씩 감소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매출의 대부

분이 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휠라로선 타격

이 더 클 수밖에 없다. KTB투자증권에 따

르면 휠라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15%대에

머물러 있다. 이는 나이키(30%·대신증권 추

정)의 절반 정도의 비중이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운동화 ‘디스럽터2’

를 이을 만한 제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

도 한계로 꼽힌다. 휠라는 2016년 ‘코트디럭

스’에 이어 2017년 디스럽터2가 세계적 인기

를 끌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특히 디스럽터2

는 당시 불었던 ‘뉴트로’ ‘어글리슈즈’ 붐에 힘

입어 국내외에서 1000만족 이상 판매됐다.

아이러니하게도 휠라의 문제는 여기서 시

작됐다. 미국시장에서 디스럽터2 등의 영향

력이 약화하자 재고가 누적됐던 거다. 디스

럽터2를 포함한 신발 매출의 비중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휠라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휠라의 실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은 이유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휠라

부문의 경우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

년 동기 대비 각각 46.8%, 47.4% 줄어들 것”

이라고 전망했다. 추호정 서울대(의류학) 교

수는 “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

가 있다”면서 “휠라의 주 타깃인 Z세대를 잡

기 위해선 온라인 채널과 기존 오프라인 채

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장에 제동이 걸린 휠라

는 다시 도약할 수 있을까.

‘한물간’ 브랜드에서 ‘핫한’ 브랜드로 부활

한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지난해 10월 BTS

를 글로벌 모델로 기용했다. 국내뿐만 아니

라 미국·유럽·아시아 등에서도 휠라의 브랜

드 이미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였다. 올 9월

에는 BTS를 전면에 내세운 가을·겨울 컬렉

션 ‘프로젝트 7’을 선보이기도 했다. 회사 관

계자는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는 만큼 세계

적 스타 BTS를 통해 이미지를 제고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BTS를 등에 업은 휠라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다. 코로나19 국면에

서 국내외 오프라인 매장이 타격을 입고, 의

류 소비가 급감한 게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

다. 실제로 휠라홀딩스 내 휠라 부문의 상반

기 매출액은 5593억원으로 전년 동기(7671억

사진

: 휠라

코리

아 제

부활에 성공한 ‘휠라(FILA)’가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

CompanyInsight

>> 이지원 기자 [email protected]

“BTS가 입은 그 옷이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휩쓸면서 이들이 입은 옷부터 신

발에까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BTS를 모델로 기용한 브

랜드로선 대형 호재를 만난 셈이다. 그중 하나가 휠라다.

Money Strategies

휠라홀딩스|성장 정체

■주가 추이 (단위 : 원)

2018. 10. 82017. 10. 10 2019. 10. 8 2020. 10. 8

6만8000 4만12503만7550

[자료 | 한국거래소]

PER 11.45배 PBR 1.72배

EPS 3305원 BPS 2만2040원

영업 13.64%

부채 109.35%

이익률 비율

■기타 정보

[자료 | 한국거래소·네이버금융, 참고│2019년말 회계 기준]

주가상승률(2020년 연초 대비) -28.2%

시가총액 코스피

101위

[참고 | 10월 8일 기준]

2조

2964 억원

5만8000

Page 8: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47THE SCOOP

Fund

Money Strategies

Report Analysis

>> 고준영ㆍ최아름ㆍ심지영 기자 [email protected]

2200포인트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가 지난 8일 장중 2400포인트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870포

인트선까지 올라섰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기 부양 발언에 미국 증시가 상승 마감하자, 국

내 증시도 덩달아 오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3분기 깜짝 실적 소식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

다. 한주간의 주식·채권·스몰캡 등의 동향을 정리했다.

Weekly Market

국내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그렸다. 9월 29일 0.846%였던 국고채 3년

물 금리가 지난 7일 0.910%로 0.064%포인트 올랐다. 채권 투자심리

가 약해졌다는 얘긴데, 미국의 경기부양책 협상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항공

산업에 250억 달러를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는 12일 국고

채 5년물 입찰이 예정돼 있어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Bond

[자료 | 금융투자협회, 참고 | ETF 제외]

■국내 펀드 자금 유출입 규모 추이 (단위 : 억원)

▒ 설정액 ▒ 해지액

■국내 펀드 유형별 수익률 (단위 : 억원, %)

[자료 | 네이버금융, 참고|10월 7일 기준]

10.5 10.6

8693 2조8320-3조3640 -5조2021

9.299.28

9조657 7조8723

5조403

■국고·회사채 수익률(3년) 추이 (단위 : %)

[자료 | 금융투자협회]

국고채 회사채

3조8636

3조8235

2조9542

1조7636

5조1275

0.880.85

0.91 0.91

0.84

2.19 2.192.22

2.24 2.24

10.6 10.710.59.299.28

[자료 | 스탁차트]

■VIX 지수 추이

10.2 10.6 10.710.510.1

27.96

29.48

26.7028.06

27.63

Stock Small Cap

추천종목 목표주가 투자의견 추천이유

SK하이닉스 10만5000원 매수서버 D램 평균가격은 4분기 하락 후 2021년 1분기부터 반등세 예상, 북미 데이터센터 업체들 설비투자 증가

현대백화점 8만2000원 매수중국 소비 회복·수입화장품 선호 심화로 면세점 매출 성장 중, 코로나19와 장마 영향으로 의류·잡화 매출은 부진

아모레퍼시픽 19만5000원 매수오프라인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단기간 실적 부진 예상하나 하반기 광군제, 면세점 판매 회복으로 실적 개선 전망

기아차 6만원 매수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상회, 카니발·텔루라이드 판매 급증하며 유럽시장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상승

GS건설 3만7000원 매수3분기 누적 분양 세대수 2만2000세대로 연간 목표 초과 예상, 누적 해외수주액은 1조원으로 부진

추천종목 목표주가 투자의견 추천이유

코미코 없음 없음미국·중국·대만 법인 실적 성장세, 반도체 공정 미세화·고단화로 코팅소재 수요 증가

파마리서치프로덕트

9만3600원 매수4분기까지 콘쥬란 판매 증가세, 리쥬메이트와 리쥬란HB 출시로 추가 매출 예상

덕산네오룩스 4만7000원 매수3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 달성할 전망, 아이폰 출시 지연으로 4분기에도 성장세 예상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

없음 없음국내 1위 피부인체적용시험 업체, 고부가가치 임상 대행으로 영업이익률 50%대 유지

에이스토리 1만4000원 매수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제작사, 하반기 드라마 ‘지리산’ 방영권·유통권 수익 기대

코스피 추이 (단위 : 포인트) 코스닥 추이 (단위 : 포인트)

10.5 10.59.29 9.2910.6 10.610.7 10.7 10.810.8

2386.94 869.662391.96871.62

2365.90862.58

2358.00

858.392327.89

848.15

[자료 | 한국거래소] [자료 | 한국거래소]

펀드유형 펀드수 설정액 3개월 수익률

1년 수익률

중소형주식 49 1조281 13.06 27.19

공격적자산배분 27 3150 10.18 23.37

일반주식 303 8조9360 9.74 17.70

배당주식 55 2조2366 9.58 8.33

K200인덱스 82 9조2921 8.30 20.03

Page 9: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48 THE SCOOP

해피빈 펀딩은

세상을 바꾸는 이들을

응원합니다.

수수료 없이 전액 전달

배송비 지원

콩 3천원 지급

꽃보다 아름다운 선물, 카네

이션 브로치지구촌나눔운동

9% 281,000원

지구에게 매너를 지키는 잡지

, <쓸>매거진 쓸

17% 3,537,000원

해녀가 보내는 제주의 선물,

고등어와 갈치농사펀드

325% 6,500,200원

happybean.naver.com

Page 10: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49THE SCOOP

AWS 특약

클라우드를 파는 시장이 있다고요?

Management50p

제이누리 특약 | 화북코스

바다를 두른 고혈의 흔적

Culture Column66p

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뺏고 뺏기는 저주의 물건

Expert’s Column68p

컴업 2020 개봉박두

코로나 팬데믹 해답스타트업서 찾아라

Industry52pTopic &Business

Economovie

이 소리가 아닙니다 이 소리도 아닙니다

가을의 전설 ❼

64p

유후팀의 유휴공간 사용법

폐허의 재발견

PART 1 도심 속 방치된 유휴공간

고가 밑에 ‘꿈의 전당’이 있다면…

PART 2 인터뷰 유후팀

쓰지 않는 곳은 쓸 수 있는 곳이다

Special Report 256p

Page 11: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50 THE SCOOP

Topic & Business

Management

>> 김다린 기자 [email protected]

스타트업과 클라우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클라우드를 도입하면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디지털

경제를 꾀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모든 스타트업이 클라우드 서비스의 특장점을 누리고 있는 건 아니다. 관리

를 제대로 못해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기업도 적지 않다. 현명한 스타트업은 어떻게 클라우드를 활

용하고 있을까.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도입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알아봤다.

어올리는 무기로 꼽힌다. 이유는 다음과 같

다. 과거 스타트업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

해 서버 등 관련 인프라 장비를 직접 구매했

다. 서비스를 확장할 때마다 일일이 서버를

늘려야 했기 때문에 장비 구매비용과 인건

비 부담에 짓눌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이런 문제가 간단히 해결됐다.

이제 스타트업은 클라우드에서 서버를 빌린

뒤, 그 위에 아이디어를 얹어서 서비스를 제

공하고 있다. 서비스가 성장하거나 사용자

가 몰려 트래픽이 폭주해도 클릭 몇번이면

많은 스타트업에 2020년은 악몽 같은 해

로 남을 공산이 크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

적 대유행)이 기업 활동을 방해하고 있어서

다. 현금흐름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거나 고

객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지독한 경영난

을 겪고 있다.

투자를 받고 기술을 개발해 사업을 키워

야 하는데, 경기 위축으로 자금 조달이 어

렵고 영업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성장

궤도에 오른 스타트업도 위태롭기는 마찬가

지다. 올해 초 계획했던 목표와 계획을 달성

하지 못한 기업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럼에도 비즈니스 계획과 전망을 꿋꿋하

게 재정비하는 스타트업이 적지 않다. 마스

크와 손 소독제가 일상이 되는 ‘코로나 뉴노

멀’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감염

바이러스의 위세가 여전하긴 하지만 봉쇄됐

던 경제 생태계는 점차 풀리는 추세다.

몸집이 작은 기업일수록 이런 위기가 되

레 기회가 될 수 있다. 팬데믹 이후 경제 생

태계에서 가장 필요한 자질인 ‘비즈니스 민

첩성’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특히 많은 스타트업이 널리 활용하는 클

라우드 서비스는 이들의 민첩성을 한층 끌

특약 | 코로나 뉴노멀과 클라우드

많은 스타트업이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 게티

이미

지뱅

구름 파는 중고시장 있다고요? 클라우드 서비스

Page 12: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51THE SCOOP

인프라를 손쉽게 확충할 수 있다.

스타트업 CEO라면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

른다. “이미 많은 스타트업이 클라우드 덕분

에 인프라 걱정 없이 꿈을 키워가고 있다.

남들 다 하는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를 펼

친다고, 과연 성장할 수 있을까.”

아무리 좋은 무기라도 누가 어디에 어떻

게 쓰느냐에 따라 효과가 확 바뀐다. 코로

나 뉴노멀에서 살아남고 번창하는 기업은

클라우드도 남다르게 활용 중이다. 글로벌

대표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

(AWS)를 활용해 코로나 뉴노멀에 정착한

스타트업의 사례를 하나씩 살펴보자.

■언택트의 기술 =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수많은 기업이 대면 영업을 못

하게 됐다. 이제 고객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 환경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

길 희망한다. 오프라인 기반의 기업엔 달갑

지 않은 변화다. 오프라인 경험이 브랜드와

고객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코로나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선

비즈니스를 완전히 재설계해야 했다. 이미

발 빠른 스타트업은 고객과의 연결을 유지

할 수 있는 디지털 도구를 채택했다.

➜ 스타트업과 클라우드의 성장

일본의 헬스테크 기업인 ‘마이신’의 예를

들어보자. 이 회사는 현재 원격 의사 진료

예약과 문진, 수납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큐론’을 무료 배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의료기관 방문이 여의치 않자

원격의료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AWS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실행 중인 이 앱의 신

규 환자 등록 수는 올해 1~4월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도의 헬스·피트니스 스타트업인 ‘큐어

핏’ 역시 코로나19로 지독한 위기를 겪었다.

헬스장의 문을 닫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

만 신속하게 온라인 운동 수업을 진행하고,

개인 맞춤형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서 회사 문을 닫는 일은 없었다. 피트니스

교육 프로그램은 금세 유명해졌고, AWS의

콘텐트 전송 서비스인 ‘아마존 클라우드 프

런트’를 통해 전세계 고객에게도 퍼졌다.

■스마트한 비용절감 = 스타트업이 데스밸

리(죽음의 계곡)를 넘지 못하는 이유 중 하

나는 ‘비용관리 실패’다. 기업 건전성과 재무

계획은 경영의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효과

적인 자금운용 스케줄을 수립하는 스타트

업은 의외로 적다. 많은 스타트업이 클라우

드 서비스에 드는 비용을 소홀하게 여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클라우드 구축 비용은 표면적으론 서버

룸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보단 적게 든

다. 하지만 기업 환경에 따라 민첩하게 구성

을 변경할 수 있는 이 서비스의 장점을 십

분 활용하지 못하고, 미숙한 운영으로 불필

요한 비용을 감수하는 스타트업이 비일비재

하다.

현명한 스타트업이라면 클라우드 도입 후

에도 운영 최적화와 비용 관리를 고민해야

한다. 실제로 이런 고민 끝에 가시적인 성과

를 거두는 스타트업이 적지 않다. 가령, 싱

가포르 핀테크 기업인 ‘머니스마트’는 AWS

의 서비스 중 하나인 ‘스팟 인스턴스’를 적극

활용해 클라우드에 드는 비용 28% 이상을

절감했다.

스팟 인스턴스는 쓰고 남은 컴퓨터 자원

이나 현재 사용하지 않고 낭비되고 있는 컴

퓨터 자원(유휴 자원)을 경매에 부쳐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기업이나 개발자에게

재판매하는 서비스다. 판매자 입장에선 남

은 자원을 처분해 돈을 되돌려 받을 수 있

어서 좋고, 구매자 입장에선 클라우드 서비

스를 바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 비용 절감 효과

가 크다.

➜ 클라우드 관리 비용 절감해야

아울러 AWS는 클라우드 비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요금 체계를 제공하고 있다. 기

간이 아닌 비용을 정해놓고 서비스를 구성

하는 ‘세이빙 플랜’이 대표적이다. ‘AWS 트러

스티드 어드바이저’는 고객의 AWS 서비스

사용 현황을 자체적으로 체크한다. 고객이

AWS를 효율적으로 쓰고 있는지, 비용을

아낄 만한 구석은 없는지 등을 파악해 알려

주는 서비스다.

■구름 속 탐구 = 민첩성 확보는 단순히 클

라우드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스타트업 조직은 시시각각 바뀌는

트렌드를 파악하고, 신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배움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

현재 AWS는 아시아 전역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를 처음 사용하는 경영

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

는데, 여기에 많은 스타트업이 참여하고 있

다. 기업의 성장단계마다 열리는 온라인 교

육 및 트레이닝 행사의 참여 열기도 뜨겁다.

이처럼 남다른 클라우드 활용법을 익힌

스타트업은 지금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위기

속 기회를 파악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이

들 기업은 2021년 사업 계획표에 더 담대한

목표를 적을 공산이 크다. 사실상 모든 스

타트업이 ‘구름 위’에 올라탔다. 이젠 어떻게

날아오를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클라우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코로나 위기도 극

복할 수 있다.

사진

: 게티

이미

지뱅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바꾼 클라우드 전략

마이신

머니스마트

코어핏

일본 헬스테크 기업

싱가포르 핀테크 기업

인도 피트니스 스타트업

클라우드 기반의 원격의료 앱 ‘큐론’ 제작해 무료로 배포

클라우드 자원 사고파는 스팟

인스턴스로 비용 절감

오프라인 매장 부진하자 온라인 교육 콘텐트 제작

알리바바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5.8

40.1

4.9

구글 클라우드

기타

아마존웹서비스 32.3

16.9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단위 : %)

[자료│카날리스]

Page 13: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52 THE SCOOP

Topic & Business

Industry

>> 이지원 기자 [email protected]

‘유니콘 기업’,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 한국엔 이런 유니콘 기업이 11개나 있다. 미

국(220개), 중국(108개), 영국(24개), 인도(21개) 등에 이어 6위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

스타트업은 아직 많지 않다. 투자 유치 한계, 평가 기회 부족 등 성장의 발목을 잡는 제약요소가 숱하기 때문

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는 ‘컴업 2020’을 개최한다. 올해로 2회차다.

코로나19 여파로 급변하는 ▲사회체계(So

cial System) ▲근무 환경(Work) ▲삶의 방

식(Life) 등 3가지를 주요 주제로 삼았다. 3

가지 주제 아래 신사업 트렌드를 반영한 12

개의 세션(K-방역·정책·디지털 헬스케어·

환경·오픈 이노베이션·AI&로봇·원격근

무·제조·커머스·교육·엔터테인먼트·유통)

을 구성했다. 행사는 세션별 강연과 패널토

크, 온라인 투자설명회(IR), 비즈니스 미팅

등으로 이뤄진다.

특히 세션별 강의는 산업 트렌드를 이끄

는 글로벌 리더들이 연사로 참여한다. 먼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스타트업 생태계는

긍정적으로 흘러갈 것이다(43.5%).” 중소벤

처기업부가 지난 4월 국내 스타트업 492개

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코로나19 이후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

는 스타트업이 그렇지 않은 곳(32.2%)보다

훨씬 많은 셈이다.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

는 스타트업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들 스타트업은 ‘환경 변화로 인한 신

규 사업·아이템 발굴(64.6%·이하 복수응

답)’ ‘비대면 연계 서비스 산업 확대(40.0%)’

등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스타트업을 위한 ‘마당’이 펼쳐진다.

지난해에 이어 2회차를 맞은 ‘K-Startup

Week COMEUP 2020(이하 컴업 2020)’이

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열린다. 코로

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행사를 온

라인으로 개최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타트업이 변화시킬 10년 뒤 미래(Meet

the Future - Post pandemic)’란 슬로건

아래 국내외 창업 생태계 관련자들이 참여

할 예정이다.

슬로건에서 짐작할 수 있듯 컴업 2020은

컴업 2020 개봉박두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컴업 2020’에 국내외 스타트업이 대거 참여한다.

사진

: 연합

뉴스

팬데믹 해답… 스타트업서 찾아라

Page 14: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53THE SCOOP

컴업 2020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슬아 컬리 대표부터 이성수 SM 엔터테인먼

트 대표, 정세주 NOOM(헬스케어 스타트

업) 대표, 이재열 서울대(사회학) 교수 등이

단상에 오른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연사

도 대거 참여해 선진 사례를 공유한다.

➜ 해외 선진 사례 ‘쏙쏙’

온라인 학습 플랫폼 코세라(Coursera)의

베티 반덴보쉬 CCO(Chief Content

Officer), 에너지 솔루션 기업 슈나이더 일렉

트릭의 엠마뉴엘 라갸리드 CIO(Chief Inn

ovation Officer), ‘오픈 이노베이션’의 아버지

로 불리는 헨리 체스브로 UC버클리대 교

수, 라미아 카말차우이 OECD 도시개발 디

렉터 등이다. 강연 후에는 세션별 전문가들

이 참여하는 패널토크가 이어질 예정이다.

아울러 해당 콘텐트를 컴업 2020 웹사이드

등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하고 참관객과의

쌍방향 소통도 진행할 계획이다.

컴업 2020의 또다른 핵심 프로그램인 온

라인 IR에는 국내외 스타트업 120개사가 참

여한다. 앞서 컴업 2020 조직위는 7월 24일

부터 한 달간 온라인 IR에 참여할 스타트업

‘컴업 스타즈(COMEUP STARS)’를 모집했

다. 그 결과 89개국, 1076개 스타트업이 신

청해 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조직

위는 이들을 대상으로 1차(서류평가)~2차

(공개평가+전문성평가) 평가를 거쳐 120개

컴업 스타즈를 선발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국내 스타트업(59개사) 대비 해외 스

타트업(61개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국가

별로는 이스라엘(8개사), 미국(7개사), 독일

(7개사), 싱가포르(6개사) 등 총 26개국이 선

정됐다.

업력별로는 1~3년차 비중이 39.2%, 3~5

년차 22.5%로 높게 나타났다. 평균 투자 유

치 규모는 58억3000만원. 300억원 이상 투

자유치 기업은 6개사(미국 스파이어 글로

벌·스페인 월박스·한국 스트라드비젼 등)

에 달했다. 톱 티어(top-tier) 스타트업이 컴

업 2020을 주목했다는 방증이다.

김슬아 공동조직위원장은 “높은 경쟁률

을 뚫은 컴업 스타즈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를 선도할 세계적인 혁신 스타트업으로 발

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실

제로 중기부와 조직위는 컴업 스타즈의 기

업 홍보 영상 제작을 지원하고, 온라인 홍

보 부스를 제공한다.

➜ 스타트업 행사 ‘표준’ 될까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모색한다. 선배 스

타트업, 동료 스타트업과 실시간 네트워킹을

진행함으로써다. 아울러 국내외 벤처캐피털

(VC)·바이어 등이 함께하는 온라인 투자·

수출상담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우선

제공한다. 지난해 컴업 2019에선 4900여명

의 스타트업 관계자와 650여명의 벤처캐피

털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비즈니스의 장

을 열었다.

성과도 적지 않았다. 플렉서블 배터리 스

타트업 리베스트(2016년 창업)의 경우, 프런

티어 세션에 참여해 기술력·성장성 등을 인

정받아 5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중기부의 목표는 ‘컴업 2020’을 글로벌 스

타트업 축제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국면에서 K-

방역이 전세계 표준으로 인정받는 만큼 컴

업 2020을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의 표준으

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중기부의 기대다.

과연 컴업 2020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

계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주사위는

오는 11월 던져진다.

컴업 2020

■국내 벤처 투자액 추이 (단위 : 억원)

[자료 | 한국벤처캐피탈협회]

2조380320172조1503

2016

3조42492018

4조27772019

74632020. 1분기

[자료│중소벤처기업부]■컴업 2020 개요

슬로건

행사내용

행사기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타트업이 변화시킬 10년 뒤 미래 (Meet the Future - Post Pandemic)

세션별 강연·패널토크 온라인 투자설명회

비즈니스 미팅

11월 19~21일

■컴업 2019 성과

참관객

참여국가

벤처캐피털·액셀러레이터

스타트업

미디어

2만1102명 61개국 657명

4935명 78명

■컴업 스타즈

참여회사

평균 업력

평균 투자 유치 규모

총 120개사

국내 59개사

해외 61개사

3년 4개월

58억3000만원

Page 15: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54 THE SCOOP

Topic & Business

Expert’sColumn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 업체인 테슬라 역시 누적 적자가 적지 않다.

사진

: 뉴시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의 Clean Car Talk | 미래차 3인방 현주소

테슬라, 니콜라, 루시드…. 미래차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의 행보에 전기차 관련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이들 회사 경영진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꿈틀댄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또 있다. ‘거품’

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점이다. 니콜라와 루시드는 숱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도 아직 차를 한 대도 팔지 못했

다. 테슬라의 누적 적자는 8조원에 이른다.

앞선 차 흔들리는 차 쫓는 차

크리서치의 지적은 다음과 같았다. “니콜라

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허구다” “자체 인

버터를 갖고 있다고 선전했지만 기성품의

라벨을 숨긴 채 촬영한 것이다”. 이런 상황

에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뉴욕 연방

검찰청이 니콜라 사기 의혹을 조사하기 시

작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현재

로썬 머지않아 일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

망된다.

하지만 니콜라가 항상 강조하던 수소트럭

의 양산모델이 실제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

는다면 니콜라를 둘러싼 ‘사기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수소트럭

을 만드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미래차’를 향한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미

래 모빌리티를 대변하는 요소로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공유경제모델 등이 부각되면

서다. 이를 융합한 모델도 관심을 끌고 있

다. 특히 최근엔 미래차에 ‘자율주행기능’이

덧붙으면서 융합모델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엔 누가 뭐래도 테슬라, 니콜라,

루시드가 있다. 혹자는 바이튼, 패러데이퓨

처 등은 왜 빼놓느냐고 말할지 모른다. 하

지만 ‘중국판 테슬라’로 떠올랐던 바이튼은

유동성 부족과 투자 실패로 벼랑에 몰렸다.

국내 군산공장에서 진행하려 했던 ‘엠바이

트 모델 생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패러

데이퓨처 역시 기대감만 남긴 채 쓴잔을 마

셨다.

테슬라, 니콜라, 루시드 역시 ‘거품 논란’

이 없는 건 아니지만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

기 위한 경쟁을 계속 주도하고 있다. 이들 3

사를 향해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이들이

서 있는 위치는 각자 다르다. 각사의 현주

소를 살펴보자.

■흔들리는 니콜라 = 먼저 니콜라다. 제2

의 테슬라로 이목을 끌던 니콜라가 논란의

도가니에 빠진 건 지난 9월 공매도 전문기

관 힌덴부르크리서치가 “니콜라는 사기”란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으면서다. 힌덴부르

Page 16: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55THE SCOOP

연료전지 시스템인 차량용 ‘스택’의 경우,

소형이면서도 효율적이어야 해서다. 이 때

문에 니콜라가 수소트럭이 아닌 전기트럭

을 구현한다고 했다면 오히려 설득력이 높

았을지도 모른다. 니콜라는 과연 양산형 수

소 트럭을 내놓을 수 있을까. 지금 상황에

선 아무런 답도 하기 어렵다.

■ 테슬라의 고고한 독주 = 테슬라의 상황

은 니콜라와 다르다. 모델3가 글로벌 시장

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

장 1위 업체로 등극했다. 테슬라와 CEO인

일론 머스크의 입지는 그만큼 탄탄하다. 여

기에 모델Y와 사이버트럭이란 양날개까지

얻었다. 물론 ‘거품이 과하다’는 우려도 존

재한다. 실제로 테슬라의 전세계 자동차 시

장점유율은 1%가 안 된다. 누적 적자는 68

억 달러(약 8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9월 22일(현지시간) 개최된 테슬

라 배터리데이에서 일론 머스크가 실질적

인 실적과 가능한 일정을 내세우면서 실용

적인 모습을 보여준 건 플러스 요인처럼 보

인다. 내년 여름엔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을 적용한 완성도 높은 전기차 모델을 여러

글로벌 제작사에서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

이다. 테슬라의 독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힘든 이유다.

■ 루시드, 테슬라 넘을까 = 루시드 모터스

의 성장성을 기대하는 전문가들은 의외로

많다. 겉으로 보기엔 테슬라 모델S를 뛰어

넘고도 남을 만큼 매력적인 차량인 루시드

에어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 차량은 성능

과 디자인, 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테슬라

를 위협하고 있다. 충전속도와 주행거리 등

에서도 혁신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루시드에어는 2021년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email protected]

•한국자동차문화포럼연합 대표

•에코드라이브운동본부 대표

•전기차 리더스포럼 공동의장

사진

: 연합

뉴스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루시드모터스의 콘셉트카.

은 돼야 본격적으로 출시를 시작할 예정이

다. 고급 프리미엄 차종이란 점에서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다. 양산형 모델

의 출시 시점이 언제인지도 예측하기 어렵

다. 실제 상품성을 시장에 증명해야 하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한 건 스타트업의 숙명

이다. 이처럼 미래 모빌리티의 주도권을 두

고 다양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차그룹이 돋보인다. 내년부

터 많은 친환경차를 내놓을 전망이다. 미래

차 시장을 주도하고 싶은 경쟁자가 이렇게

나 많다. 소비자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 제

대로 된 상품성을 갖춘 전기차가 많이 나올

수록 미래차에 대한 편견도 사라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미래차 3인방의 리스크

전세계 자동차 점유율은 1% 미만, 누적 적자 8조원

프리미엄 모델 선보였지만 양산 모델 만들려면 시간 필요

니콜라 사기 논란 휩싸여, 수소트럭 제조 쉽지 않아

[자료│테슬라]

■테슬라 글로벌 판매량 추이 (단위 : 대)

2019.3분기

9만7200

4분기

11만2100

2020.1분기

8만8500

2분기

9만900

3분기

13만9300

Page 17: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56 THE SCOOP56 THE SCOOP

# 끊임없이 짓고 부수고 세우던 시대는 지났다. 격동의 산업화 시기를 지나 도시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개발이 줄면서 도시 곳곳엔 쇠퇴하는 공간이 생기기 시작했다.

빽빽한 빌딩숲과 산등성이까지 타고 오른 아파트 단지를 보면 어디가 그런가 싶지만, 버려진 공간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 을씨년스러운 폐교, 입주민 없는 상가, 무엇에 쓰려는지 도통 모를 공터, 폐자재가 굴러다니는 고가도로 아래.

알면서도 지나치는 유휴공간들이다.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공간은 갈수록 망가진다.

치안이 약해 우범지역이 되거나, 낡아 허물어지며 경관을 해치기도 한다.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문제가 된다.

# 가톨릭대 정영훈·이성민·염나경·장성민 학생이 부천 심곡고가교 밑단을 문화예술공간으로 바꾸겠다고 나선 건

그들 주변의 공간이라서다. 학생들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버려진 공간이 우리 주위에 숱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은 가톨릭대 LINK+ 사업단이 교과목으로 개설한 ‘사회혁신 캡스톤디자인: 소셜리빙랩’에서

‘유후’라는 팀으로 뭉쳐 고가도로 아래에 ‘예술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 학생들은 공간의 쓰임새를 정하기 위해 지역사회로 파고들었다.

지역의 청년 예술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공간과 인접한 부천 자유시장의 상인들은 어떤 시설을 원하는지 물었다.

도시재생 경험이 있는 멘토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고, 각종 기관을 방문해 도시재생 정책을 검토했다.

수차례의 피드백 끝에 유후팀은 ‘청년예술복합공간’을 설계했다.

# 아쉽지만 이들이 꿈꾼 공간은 도면 속에만 남았다. 코로나19도 문제였지만 학생의 힘으로 넘기엔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았다. 하지만 유후팀은 오늘도 꿈을 꾼다. “유휴공간을 향한 관심을 일으킨 것만으로도 큰 성과예요.

주민들에게 공감을 얻고 참여까지 유도한다면 충분히 현실로 만들 수 있어요.”

어둡고 삭막한 다리 밑이 반짝이는 예술의 장으로 바뀔 수 있을까.

청년의 제안에 지역사회가 응답할 차례다.

>> 심지영 기자 [email protected]

폐허의 재발견

유후팀의 유휴공간 사용법

특약

일러

스트

: 게티

이미

지맹

Page 18: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57THE SCOOP

Special Report 2

57THE SCOOP

Page 19: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58 THE SCOOP

고가 밑에 ‘꿈의 전당’이 있다면…

Topic & Business

1PARTSpecial Report 21 도심 속 버려진 공간은 숱하다. 급격한 도시개발의 잔재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공간은 우범지역이나 슬

럼으로 바뀌면서 그 자체로 문제가 된다. 이 때문인지 유휴공간을 지역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

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가톨릭대 학생 4명은 부천 심곡고가교 밑 ‘버려진 공간’을 주목했다.

>> 심지영 기자 [email protected]

생겼다.

유후팀은 이 공간을 청년예술복합공간으

로 활용하고자 했다. ‘문화도시’란 타이틀과

는 걸맞지 않게 부천에는 청년 예술가를 위

한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목

표도 있었다. 심곡고가교가 자유시장 입구

에 맞닿아 있는 만큼 상인과 고객도 활용할

수 있어야 했다.

유후팀은 설문조사 패널을 들고 시장 상

인들을 찾았다. 상인들은 심곡고가교 하부

공간에 필요한 것으로 ‘휴게공간(41.9%)’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뒤를 이은 건 ‘문화공

간(27.4%)’ ‘생활체육기구(21.4%)’ ‘도서관

(3.4%)’ 등이었다. 그만큼 시장 주변에 상인

과 고객을 위한 쉼터나 생활시설이 부족했

다는 얘기다.

유휴공간의 활용 방향을 정한 학생들은

다른 지역의 도시재생 사례를 들여다봤다.

이들이 참고한 곳은 서울시 미아리고개 고

가도로 하부의 ‘미인도’와 광주 대인예술시

장이다. 미인도는 2015년 도시재생 프로젝

트를 통해 탄생한 문화예술공간이다. 고가

도로와 바닥 사이에 벽을 세워 만든 이곳에

선 지역 주민을 위한 전시·공연·마을장터·

포럼 등이 열린다.

광주 대인예술시장은 2008년 광주비엔

날레 ‘복덕방 프로젝트’ 이후 예술가들이 시

장에 들어오며 형성됐다. 시장 곳곳엔 상인

과 예술가가 만든 공공 예술작품이, 점포

사이엔 문화공간·갤러리·작업실이 숨어

있다. 유후팀은 미아리와 광주의 사례를 바

탕으로 부천 심곡고가교 하부를 ▲청년예

술가를 위한 작업실 ▲주민을 위한 쉼터 ▲

문화행사 공간으로 탈바꿈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간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4명

많은 이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도시’. 빌

딩·아파트·상가 등으로 촘촘히 메워진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입주자가 사라진 황폐한 상가, 고가도로

밑 쓰레기만 가득한 공간, 목적을 알 수 없

는 공터. 도심 속 유휴공간은 급속한 산업

화와 도시개발이 남긴 흔적이다. 개발하려

했지만 불발됐거나, 개발했지만 이용하진

않는 방치된 공간들이다.

학계와 정부가 도시재생에 관심을 가진

건 당연한 수순이다. 2013년 도시재생 활

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버

려지고 파편화한 공간들은 각종 문화 시설

과 공원,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탄생

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권의 눈에 들지 못

한 유휴공간은 여전히 숱하다. 쓰이지 못

한 공간은 우범지역화, 노후화 등의 문제를

낳는다. 주위에서 쉽게 보이는 문제지만 인

지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가톨릭대 정영훈·이성민·염나경·장성민

학생은 부천 심곡고가교 하부에 있는 661

㎡(200평)대 공간을 발견했다. 이들은 가톨

릭대 LINK+산업단이 사회혁신융복합전공

교과목으로 개설한 ‘사회혁신 캡스톤디자

인: 소셜리빙랩’에서 ‘유후’라는 팀으로 뭉

쳤다. ‘살아있는 연구실(Living Lab)’이라는

이름처럼 유후팀은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

결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

심곡고가교 하부는 부천 자유시장과 인

접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에도 지역민의 출

입이 통제된 곳이었다. 사람의 발길이 끊어

지자 슬럼화, 쓰레기 무단투기 등의 문제가

사진

: 유후

제공

삭막한 고가도로 아래가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뀌기도 한다.

도심 속 방치된 유휴공간

Page 20: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59THE SCOOP

의 학생들은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 사태

로 현장을 자주 찾기 어려워 어떻게 실현할

지 막막했다. 이들은 도면을 만들어 공간

을 시각화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선 공

간을 채울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유후팀은

멘토링을 통해 고민 해결의 실마리를 얻었

다. 이들의 멘토는 공공적 문화예술기업

㈜노리단의 김승현 실장이 맡았다.

김승현 실장은 학생들에게 “하드웨어(공

간의 형태)에 치중하기보단 소프트웨어(프

로그램)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김 실장

은 플리마켓·버스킹·이동식 포장마차 등

부천 자유시장에서 하지 않는 프로그램들

을 해볼 것을 제안했다. 이성민 학생은 “문

화시설로 재개발했음에도 활성화되지 않

는 곳이 많았다”며 “유휴공간이 또다시 버

려지지 않기 위해선 탄탄한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아야 했다”고 말했다.

바뀐 공간을 찾을 타깃도 구체화했다. 부

천 자유시장이 있는 부천역 인근은 번화가

로, 원룸과 오피스텔이 많다. 유후팀은 이

곳의 20~30대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정했

다. 염나경 학생은 “시장을 찾는 이들은 주

로 중장년층이고, 젊은층은 보기 힘들다”

며 “공방이나 클래스를 열면 오피스텔촌의

1인 가구를 끌어들여 시장의 유입 인구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 “주민이 참여한다면 실현 가능”

유후팀은 치밀한 조사와 여러 논의를 거

쳐 얻은 피드백을 반영해 최종도면을 만들

었다. 먼저 구역을 크게 A·B·C 세곳으로

나눴다. A구역은 청년 예술가에게 저렴하

게 대여할 작업실로 구성했다. B구역은 전

시·행사 등이 열리는 다목적 공간으로, C

구역은 시장 상인과 고객을 위한 휴게공간

으로 설계했다.

공간 개선의 필요성에 의구심을 갖던 지

역민의 기대감도 커졌다. 예술전공 학생들

은 “작업실 월세가 비싸 부담스러운데, 저

렴하게 이용할 곳이 생기면 좋겠다”고 입

을 모았다. 상인들은 “쉴 공간이 생기면 손

님과 상인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며 “예술

하는 청년들이 들어오면 시장에 활력이 생

길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유후팀의 프로젝트는 청년예술가와 시장

상인 모두에게 호응을 얻었지만, 결과적으

로 도면을 제작하는 것으로 끝났다. 현실이

란 높은 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운영주체

나 비용 조달방안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

았다.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찾은

부천시 도시재생과와 도당 어울마당에선

‘주민참여예산제’와 도시재생 사업 공모를

제안했다. 마침 인근 지역이 도시재생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지만 아쉽게도 심곡고가교

하부까지 포함되진 않았다.

좀처럼 움직일 수 없는 코로나 국면도 발

목을 잡았다. 염나경 학생은 “시범적으로

작은 플리마켓을 열고 싶었지만 코로나 사

태로 그조차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유후팀의 도전은 시도에 그쳤지만 남은

것은 크다. 학생들은 “사람들의 무관심이

기대감으로 바뀌는 데서 큰 보람을 느꼈다”

며 “지자체의 지원과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

어낸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입을 모

았다. 장성민 학생의 말에서 프로젝트의 의

의를 엿볼 수 있다. “프로젝트가 실현될 기

회는 아직 남아 있다. 우리의 작은 움직임

이 사소한 어떤 것이라도 바꿀 수 있길 바

란다.”

유후의 소셜리빙랩

■ 소셜리빙랩을 마치며…

“이론에 머물지 않고 직접 실현해볼 수 있는 수업 더 늘었으면”

“숱한 유휴공간을 문화공간으로 바꾸면 좋을 듯”

“유휴공간과 낙후된 공간에관심을 가진 좋은 계기 돼”

“공간 필요한 사람이 많은데 공간은 남는 모순 없어져야”

[정영훈 학생]

[염나경 학생]

[이성민 학생]

[장성민 학생]

■도심 속 버려진 공간 어떡하나

■그래서 제시합니다. 유휴공간 활용 방안

■유후의 제안

[청년 예술가 위한 인프라 부족하나] (단위 : %) [부천 자유시장에 필요한 공간] (단위 : %)

[유휴공간이란]

아니다30.0

불필요4.3

기타5.0

문화공간27.4

생활체육기구21.470.0 41.9

그렇다 휴게공간

[자료│유후 설문조사, 참고 | 예술 전공 학생 대상] [자료│유후 설문조사, 참고 | 상인·고객 대상]

[유후가 본 유휴공간의 문제점]

[유후의 부천 심곡고가 하부 공간 활용 방안]

1 고가도로 밑 공간 등 소음·대기오염 발생

1 청년 예술가 위한 공간

2 지역 분절로 인한 커뮤니티 단절

2 시장 향한 관심 모을 문화 공간

3 어둡고 삭막해 우범지대 조성 가능

3 시장 상인과 고객 위한 휴식 공간

4 지리적 이점 활용 불가능

5 쓰레기 무단 투기 증가

4 플리마켓 등 문화 행사 공간

유형 의미 유형

방치 공간

미이용 공간

저이용 공간

개발된 용도로 안 쓰거나 다른 용도로 쓰는 공간

개발 혹은 이용되지 않은 공간

개발됐지만 이용도 낮은 공간

폐교, 폐공가

건축공백지

노후산단, 저밀침체지역

[유후의 프로젝트 추진 절차]

유휴공간 현장 조사 및 프로젝트 계획

설문조사 및 우수 사례 현장답사와 멘토링

부천시 도시재생과 방문·논의

공간 도면 제작

Page 21: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60 THE SCOOP

쓰지 않는 곳은 쓸 수 있는 곳이다

Topic & Business

도시에는 개발됐지만 제 용도로 쓰이지 못하거나, 개발계획조차 없이 버려진 공간들이 곳곳에 있다. 아무도

쓰지 않는 공간은 반대로 무엇이든 들어설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가톨릭대 유후팀(정영훈·이성민·염나

경·장성민 학생)이 주위에서 찾은 유휴공간을 지역민과 청년 예술가를 위한 예술복합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나섰다. 가톨릭대 ‘사회혁신 캡스톤디자인 : 소설리빙랩’을 통해서다.

>> 심지영 기자 [email protected]

밑 공간은 어떤 곳인가요?

염나경 : “부천 자유시장의 출구와 맞닿은

곳이에요. 660㎡(약 200평) 규모의 작지

않은 공간인데도 사람이 드나들지 못하게

막혀 있죠. 시장과 연결된 데다 부천역도

가까워 유동인구가 꽤 많은 곳이에요. 입

지를 생각하면 활용도가 높죠.”

✚프로젝트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나요?

이성민 : “우선 장소를 정하고 이를 어떤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논의했어

요. 다른 지역 사례와 설문조사를 통해 필

요한 공간이 무엇인지 알았죠. 구체적인

조성 계획을 세운 후에는 도시재생센터,

부천시 도시재생과 등 여러 기관을 방문했

어요. 그 과정에서 얻은 피드백을 통해 실

현 가능성을 검토했죠.”

장성민 : “진행 과정에서 멘토링을 적극적

으로 받았어요. 공공적 문화예술기업 ㈜노

리단, 부천시사회적경제센터 등에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염나경 : “㈜노리단은 부천아트벙커 B39를

기획·운영하고 있어요. 원래 쓰레기 소각

장이었다가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변신한

곳이죠. 김승현 ㈜노리단 실장은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

언했죠. 무엇보다 사람을 모을 프로그램이

중요하니까요. 조언과 설문조사 결과를 바

탕으로 공간조성 계획을 구체화했어요.”

✚설문조사는 누구를 대상으로 했나요?

장성민 : “부천의 예술전공 학생들과 부천

자유시장의 상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했어

요. 다른 지역 사례를 참고해 예술가와 지

역민을 위한 문화공간을 만들려고 했기 때

문이죠.”

✚왜 유휴공간을 주제로 정했나요?

이성민 학생(이하 이성민) : “평소에 유휴공

간을 종종 봤어요. 방치된 공간이 아깝다

고 느꼈죠. 그런 곳들을 멋지고 예쁘게 바

꾸고 싶었어요.”

장성민 학생(이하 장성민) : “유휴공간이라

는 주제를 보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

올랐어요. 낙후된 곳을 유용한 곳으로 바

꾸는 게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고요.”

✚평소 유휴공간에 관심이 있었나요?

장성민 : “고가도로 하부에 유휴공간이 많

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아이러니한 점은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은 많은데 정작 안

쓰는 공간이 많다는 거죠.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데도 말이죠.”

염나경 학생(이하 염나경) : “주거단지도 빽

빽하게 들어서는 상황에 과연 빈 공간이

있을지 궁금했어요. 막상 찾아보니 폐상가

등 버려진 곳이 많더라고요. 못 쓰는 자재

가 널려있거나 벌레가 진을 치는 등 낙후

된 곳이 너무 많았어요. 아까웠어요.”

정영훈 학생(이하 정영훈) : “부천시는 인구

밀집도가 높고,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사각

지대에 놓인 공간이 많아요. 평소에도 새

로운 도시계획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프로젝트의 대상이 된 부천 심곡고가교

사진

: 천막

사진

유후팀은 부천 자유시장 상인과 부천의 청년 예술가의 의견을 모아 필요한 공간을 구상했다.

인터뷰 | 유후팀

2PARTSpecial Report 22

Page 22: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61THE SCOOP

✚설문조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이성민 : “예술전공 학생들은 부천 내에 청

년 예술가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입

을 모았어요. 작업실 비용이 만만치 않아

학교 강의실이나 동아리방을 전전하는 이

들이 많았어요. 저렴한 비용으로 빌릴 수

있는 공간이 생기면 사용하고 싶다고 했

죠.”

정영훈 : “부천 자유시장 상인의 42%가 휴

게공간이 필요하다고 답했어요. 시장 이용

객의 연령대는 높은데, 휴게공간은 마땅히

없었죠. 상인의 27%는 문화공간을 원했어

요. 젊은 층의 유입을 위해서죠.”

✚그래서 공간의 용도를 ‘청년예술복합공간’

으로 정했군요. 계획대로 진행했나요?

장성민 : “음…. 그렇진 않아요. 실제로 작

은 플리마켓이라도 열고 싶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불가능했어요. 청년 예술가를 위한

작업실·다목적 공간·휴게시설을 담은 도

면을 제작하는 데 그쳤죠. 준비 시간도 턱

없이 모자랐어요.”

정영훈 : “코로나19 탓에 상인과 예술가들

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했어요. 예컨

대 상인회와 예술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토

론회를 열고 싶었지만 불가능했죠.”

염나경 : “사실 도면을 그리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고가도로 아래에 펜스를 설치해

들어갈 수 없었거든요. 인터넷에서 지도로

면적을 측정해 대략 설계했죠. 부천시 도

로교통과 등 관련 기관에 요청했지만 열어

주지 않았어요. 안전상의 문제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진행하기 힘들었겠어

요. 다른 어려움은 없었나요?

이성민 : “실제 도시 공간을 개발하는 프로

젝트인 만큼 기관의 협조가 필수였어요.

부천시 도시재생과, 도담 어울마당, 원미

도시재생센터 등 여러 유관기관을 방문했

어요. 저희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행

정적으로 가능한 부분들을 세세히 검토해

주셨어요. 여러 도시재생 사업 사례도 설

명해주셨죠.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을 극

복하긴 어려웠어요.”

✚현실적인 문제라면?

이성민 : “도시재생 사업에 공모하거나 주

민참여예산에 기획안을 올리는 것이 프로

젝트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었어요. 기

업이나 시민단체와의 협업 없이 우리의 힘

으론 이루기 어려운 일이었죠. 운영은 누

가 할지, 비용은 어떻게 마련할지 등 현실

의 벽이 높았어요.”

염나경 : “심곡고가교 밑의 관리주체가 모

호한 것도 문제였어요. 부천시 도시재생과

안에서도 담당자를 찾을 수 없었죠. 고가

도로 아래 지역은 행정구역도 애매했어요.

여러 기관에 문의했지만 어디서도 속 시원

한 답을 얻기 힘들었죠.”

✚그럼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건가요?

장성민 : “그건 아니에요. 정식으로 사업

절차를 밟고 시장 상인들과 힘을 합쳤다면

할 수 있었을 거예요. 다양한 이해관계자

와 소통하면서 가능성을 봤어요.”

정영훈 :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절차를 밟

았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요?

지역민의 의견까지 더한다면 우리가 구상

했던 것보다 훨씬 나은 결과물이 만들어질

거예요.”

이성민 : “유휴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아

무런 계획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 우

리의 제안이 지역사회에 관심을 불러일으

켰다고 생각해요.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

여한다면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죠.”

➜ 유휴공간에 관심 갖는 게 우선

✚프로젝트를 마친 소감을 들려주세요.

정영훈 : “계획으로 끝나 아쉽지만,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지자체의 도시재생사업이

구획별로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

도 인상 깊었고요.”

이성민 : “평소에 관심이 없었던 유휴공간

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됐어요.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선 주민과

이해관계자의 공감을 얻는 게 가장 중요하

다는 걸 알게 됐죠.”

염나경 :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가장 도

움이 된 건 공간을 이용할 사람의 입장에

서 생각하고 다양한 의견을 듣는 거였어

요. 저도 그 과정에서 많은 걸 배웠어요.”

장성민 : “상상을 현실로 구체화하는 과정

에서 보람을 느꼈어요. 우리가 만든 공간

에 가는 건 상상으로 그쳤지만, 실현할 기

회는 아직 있다고 생각해요.”

유후팀이 꿈꾼 공간은 상상에 그쳤지만,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은 남았다. 사진은 유후팀이 만든 도면.사

진 : 유

후 제

■유후팀이 구상한 청년예술복합공간

[C구역]시장 상인과 고객 위한 휴게공간

[A구역]청년예술가

위한 저렴한

작업 공간

[B구역]

플리마켓·공연 등 문화 행사 위한 다목적 공간

부천 심곡고가교 밑 청년예술복합공간 설치

부천 자유시장 활성화

■유후팀의 구상이 실현됐다면…

1 인근 원룸·오피스텔 청년층 유입

2 중장년층 시장 고객의 편의성 증대

3 문화 행사로 주변 지역 방문객 증가

Page 23: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62 THE SCOOP

Topic & Business

GlobalBriefing

>> 김다린 기자 [email protected]

WHO의 감염자 추정

76억명 중 10분의 1 감염

세계보건기구(WHO)가 무서운 전망을

내놨다. 세계 인구 10명 중 1명은 이미 코로

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거다. 5일(현지

시간)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

은 WHO 이사회 코로나19 회의에서 “대략

세계 총인구의 10명 중 1명 비율로 코로나

19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비율이 도시와 지방, 또는 그룹별로 달라질

수 있겠지만 결국 총합에선 오차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전세계 인구는 76억명이다. WHO

의 계산대로라면 10분의 1인 7억6000명 이

상이 코로나19 감염자란 얘기다. 이는 미

존스홉킨스대가 집계한 전세계 누적 확진

자 3500만여명(5일 기준)의 20배가 넘는

수치다.

실제로 전문가들 사이에선 실제보다 확

진자가 과소 집계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

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대로 검사받지

않은 인구 중 실제 감염자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얘기다.

WHO 역시 이런 주장을 공식적으로 인

정한 셈이다. 라이언 팀장은 “이는 최선의

추정치”라면서 “나머지 90%에 해당하는 이

들도 감염될 위험이 상존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스위스 제네바주의 최저임금이 시간당 23스위스

프랑(약 2만9000원)으로 결정됐다. 법정 근로시

간인 주당 40시간을 일하면 4000스위스프랑(약

507만원)을 받게 된다. 최근 제네바주는 주민투표

를 거쳐 시간당 최저임금을 23스위스프랑으로 결

정했다. 전체 유권자의 58%가 찬성했다. 스위스 노

동조합 측은 “이번에 결정된 최저임금으로 빈곤과

싸우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인접 국가 대비 두배 높은 최저임금이지만 제네바의

비싼 물가를 감안하면 그리 놀랍지도 않다. 국제적

정치·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에 따르면 올해 4인 가구 기준 한달 최저생계비

는 3968스위스프랑이다. 최저임금 인상안을 지지

해온 한 단체가 이번 최저임금을 두고 “매우 어려운

생활을 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이라고 설명한

이유다.

스위스엔 국가 차원의 최저임금법이 없어 지자체별

로 최저임금제를 운영한다. 2011·2014년 최저임

금제 도입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했지만 모두 부결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도시가 봉쇄되고 저

소득 근로자들의 삶이 피폐해지자 최저임금제 도입

을 찬성하는 이들이 늘어나게 된 거다.

마이클 라이언 WHO 팀장은 “전세계 10명 중 1명 코로나에 감염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제네바의 최저임금이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결정됐다.

사진

: 뉴시

사진

: 뉴시

스위스 제네바 최저임금 도입

월 507만원, 비싼 물가 생각하면…

Page 24: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63THE SCOOP

미국 2위의 영화 상영관

업체인 ‘리걸’이 전국 상

영관 폐쇄를 결정했다.

지난 8일부터 미국 전역

의 536개 리걸 시네마스

극장, 영국의 127개 시

네월드, 픽처하우스 상영관을 순차적으로 폐쇄한 리걸의

영국 모회사인 시네월드는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안

전하고 지속적인 재개관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

러나 재개장일 등 구체적인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영화

관 폐쇄로 영향을 받는 직원은 4만5000여명이다.

리걸은 미국에서 AMC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상영관을 보

유한 업체다. 42개주에서 536개의 영화관, 7155개의 스

크린을 소유하고 있다. 리걸의 전국 영화관 폐쇄 결정 발표

는 MGM사가 제임스 본드 시리즈 최신작인 ‘노 타임 투 다

이(No Time to die)’의 개봉을 2021년 4월 이후로 연기한

다고 발표한 뒤 이뤄졌다

중국과 일본간 영토분쟁이 재점화했다.

문제가 된 지역은 중국에선 댜오위다오釣魚

島(조어도), 일본에선 센카쿠尖閣(첨각) 열

도라고 부르는 섬이다. 지난 3일 중국 국가

해양국 산하기관인 국가해양정보센터(NM

DIS)가 웹사이트에 ‘댜오위다오 디지털 박

물관’을 만들면서 영유권 분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사진·문헌자료 등 역사적 사료를

게시하며 해당 지역의 영유권이 중국에 있

음을 주장한 것이다.

일본은 지난 5일 “독자적 입장에 근거한 중국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크게 반발

했다. 일본 NHK에 따르면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센카쿠 열도는 역

사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영토이며 지금도 사실상 일본이 지배하고 있다”면서

“외교루트를 통해 중국에 항의했으며 웹사이트를 삭제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쉽게 물러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디지털 박물

관을 통해) 댜오위다오가 중국 고유영토라는 점에서 분쟁거리가 없다는 사실을 한층 인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MDIS는 향후 디지털 박물관을 중국어 외에 영어, 프랑스어, 일

본어로도 관람할 수 있도록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영토분쟁 지역 관련 웹사이트를 개설해 일본의 반발을 샀다.

중일 영토분쟁 재점화

앞으로 중국 공산당원은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받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

(SCMP)는 지난 5일 “미국시민이민국(USCIS)이 공산당

과 유사조직 가입자의 이민을 차단했다”면서 “9000만명

에 달하는 공산당원의 영주권·시민권 취득 통로를 봉쇄

하는 조치”라고 보도했다. USCIS 측은 공산당을 비롯한

전체주의 정당에 가입·제휴하는 행위가 ‘미국의 헌법과

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겠다’는 내용의 미국 ‘귀화 선서’와 모

순된다고 보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은 “중국의 뛰어난 인재 중 상당수가 공산당

원”이라면서 “미국의 이번 조치가 중국의 인재 유출을 막

아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이민자 중 중국인은

250만명(2018년·미국 이민정책연구소)에 달한다. 또

같은해 영주권을 취득한 외국인 110만명 중 중국인은 6만

7000명으로 멕시코와 쿠바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네 땅 내 땅… 팽팽한 줄다리기 중국이 시범운영 중인

디지털 위안화(DCEP)

를 벌써 1898억원(11억

위안)어치나 사용한 것

으로 드러났다. 지난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SCMP)의 보도

에 따르면 판이페이 인민은행 부행장은 “광둥廣東성 선

전深圳시, 슝안雄安신구 등 주요 도시에서 진행한

DCEP 시범 운영에서 약 313만건의 거래가 처리됐다”며 “

그 과정에서 사용된 DCEP 규모는 11억 위안에 달한다”

고 밝혔다. 판 부행장은 이어 “인민은행은 DCEP를 미래

의 중요한 금융수단으로 생각한다”면서 “바코드·안면인

식 등 여러 방법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 부행장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코로나19 치료에 관여한

약 5000명의 의료 종사자에게도 DCEP로 포상금을 지

급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7월 DCEP의 발행 추진을 발

표했다. 현재 내부적인 시범 운영 중이며, 정식으로 출범

하진 않았다.

미국 정부가 중국 공산당원에게 영주권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 운영하면서 약 1898억원어치를 사용했다.

>> 고준영 기자 [email protected]

미국 2위 상영관 업체 리걸이 전국 상영관을 폐쇄했다.

사진

: 뉴시

사진

: 뉴시

사진

: 뉴시

사진

: 뉴시

中 디지털 위안화 시범 운영

“코로나 의료진에게도 지급”

미국 코로나19 여파

영화관 다시 셧다운

美, 중국 압박책

中 공산당원 ‘영주권 NO’

Page 25: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64 THE SCOOP

김상회의 영화로 읽는 한국사회 | 가을의 전설❼

Economovie 러드로 대령은 정의롭지 못한 ‘인디언 전쟁’에 환멸을 느끼고 젊음을 바친 군대를 떠난다. 러드로 대령이 보기

에 그것은 ‘전쟁’이라기보단 ‘학살’이었다. 군인의 명예는 당연히 적군과 맞서 싸워 조국을 지키는 것일 텐데,

‘인디언 전쟁’은 그렇지 않았다. ‘인디언 전사’들과의 전투가 아니라 인디언 마을을 덮쳐 마을을 불태우고 인디

언 아녀자들을 몰살했기 때문이다.

>> 김상회 정치학 박사 [email protected] & Business

사진

: 뉴시

우리네 보수와 진보가 무얼 가치로 삼고 있는지 알 수 없다.우리의 의식세계를 흑백논리가 지배한다. 러드로 대령이 그렇다.

사진

: 더스

쿠프

포토

64 THE SCOOP

러드로 대령은 명예롭지 못한 ‘전쟁’에 분

노하고, 그 ‘학살명령’을 내린 미국정부에 대

해서도 분노한다. 정의롭지 못한 ‘인디언 전

쟁’에 치를 떨게 된 러드로 대령은 ‘반전주의

자’가 되고, 또한 전쟁을 조장하는 정부에

분노하는 ‘반정부 인사’가 된다. 말 그대로

‘anti-’의 정체성을 갖게 된다. 그리고 자신

의 ‘antism’ 긍지까지 느낀다.

명문 하버드대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막

내 새무얼. 대학에서 ‘시민의 자유정신’을 배

운 그는 자유시민을 억압하면서 전행을 일

적 동지’들을 데리고 아버지 러드로 대령에

게 인사시키러 찾아온다. 이번에도 러드로

대령은 아들의 정치적 신념이나 포부는 묻

지도 따지지도 않고 불문곡직 ‘나랏일은 더

러운 짓’이라고 고함을 지르며 모두 ‘내 집’에

서 내쫓아버린다. 그렇게 극단적인 ‘앤티주

의자’의 면모를 과시한다.

문제적인 것에 반대하는 것은 항상 쉽다.

전쟁은 분명 ‘문제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전

쟁에 반대한다는 것은 일견 그럴듯하다. 정

부가 하는 일도 항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으킨 독일에 분노하고 시민의 자유를 지키

기 위해 전쟁에 나가 싸우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정의롭지 못했던 인디언 전쟁’에 치

를 떨었던 러드로 대령은 ‘시민전쟁이나 인디

언 전쟁이나 똑같은 전쟁일 뿐이고, 모든 전

쟁은 더러운 것’이라고 광분한다.

새무얼은 자신이 ‘정의로운 전쟁’으로 규정

한 전쟁에 나가 전사하고, 전쟁에서 살아돌

아온 큰아들 알프레도는 ‘대처’에 나가 사업

에 성공하고, 성공한 사업가가 흔히 그렇듯

정치에 입문한다. 알프레도는 자신의 ‘정치

이 소리가 아닙니다 이 소리도 아닙니다

Page 26: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65THE SCOOP

자가 있는 그런 식이다. 가난한 자는 부자와

대립하고, 남자는 여자와 대립한다. 서로가

서로를 배척하고 악마화할 뿐, 화합의 대상

이 아니다. 우리에게 ‘이항대립’의 모순의 정

점은 ‘반공反共’에서 발현됐다. 절대악인 공

산주의만 반대한다면 반민족도 용서되고,

독재도 용서되고, 인권탄압에도 얼마든지

너그러워진다.

오늘도 우리 사회 곳곳에 러드로 대령과

같은 수많은 ‘antism’이 기세를 떨친다. ‘반

공’도 여전히 서슬이 퍼렇고, 그 와중에 ‘반

미反美’도 만만치 않고 ‘반일反日’도 새삼스

럽게 기세를 떨친다. 특정한 대통령을 반대

하는 ‘반박反朴’ ‘반문反文’ 구호도 호소력을

발휘한다. 어지럽다.

나의 정체성을 ‘반공’이나 ‘반일’ ‘반미’ 혹

은 ‘반문’이라고 대답한다면 과연 나의 정체

성이 있는 것일까. 마치 ‘사과가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사과는 배가 아니다’라고 대답하

는 꼴이다. 사과는 분명 배는 아니지만, 그

렇다고 ‘배 아닌 것’이 곧 ‘사과’는 아니다. ‘포

도 아닌 것이 사과’도 아니고 ‘감 아닌 것이

사과’도 아니다. 사과를 정의하라고 하면 사

과만의 특성을 설명해야 하는데, 우리네 ‘보

수’는 ‘보수’를 설명하라고 하면 ‘반공’과 ‘반

문’을 들먹이고, 우리네 ‘진보’는 ‘진보’를 설명

하라고 하면 ‘반일’과 ‘반미’를 외친다. ‘부정

否定의 정의定義’는 ‘정의定義’가 아니다. 쓰

레기장에는 무엇이 대단히 어지럽게 널려있

는데 쓸모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오래전 가래천식약 ‘용각산’ 광고는 ‘이 소

리가 아닙니다. 이 소리도 아닙니다’고 차별

화된 ‘부정否定’을 먼저 하고 마지막에 ‘용각

산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정의’라도 해주

는데, 우리네 보수와 진보는 용각산 광고보

다도 불친절하다.

‘반정부적’ 자세도 간혹 상찬의 대상이 되기

도 한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반대’가 공허해

지거나 위험해지는 것은 ‘대안 제시’가 없기

때문이다.

러드로 대령도 일견 대단히 올곧고 대쪽

같은 ‘참군인’처럼 보이지만, 무조건적인 ‘반

전’의 신념은 공허하거나 위험하다. ‘전쟁’은

절대악이고 ‘반전’은 절대선이 돼버린다. 전

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나라도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무조건 ‘나랏일’에는 끼어들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퇴행적일 수밖에 없

다. 그야말로 ‘소’는 누가 키우나.

근대 이후 우리의 의식세계를 알게 모르

게 지배하고 있는 논리체계는 다분히 ‘이항

대립二項對立·binary opposition)’ 구조다.

흑백논리의 전형이다. 크지 않으면 작고, 높

지 않으면 낮고. 춥지 않으면 덥고 식이다.

부자와 가난한 자가 있고, 남자가 있고 여

65THE SCOOP

사진

: 게티

이미

지뱅

Page 27: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66 THE SCOOP

주 성지 역시 여장이 훼손되고 없었다. 최근

여장을 복원했는데 철저한 고증을 거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만약 화북진성 여장

을 복원한다면 철저한 고증을 따라 주길 바

란다.

■해신사 =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에

서 해상 안전은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해상

안전을 기원하던 사당인 해신사는 1820년

(순조 20년)에 건립됐다. 원래 다른 지역에

있던 사당 건물을 1975년에 현재의 자리에

옮겨 지었다. 흥미로운 점은 해신사를 지은

배경이다. 당초 해신제는 토속신앙의 형태였

는데 이를 유교식으로 바꾸고 해신사를 지

은 것이다. 이후 다시 토속신앙 형태로 제를

지내다가 현대에 와서 다시 유교 형식으로

제를 지내고 있다.

■별도연대 = 연대煙臺는 횃불과 연기로 소

식을 전하던 통신수단이다. 산 정상에 설치

되는 봉수대와 달리 연대는 해변 지역에 설

치됐다. 화북지역엔 별도연대瞥刀煙臺가 남

아있다. 별도연대는 동쪽으로는 원당봉수와

서쪽으로는 사라봉수와 연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 남아있는 별도연대는 고증

을 거쳐 복원된 것이다. 안내문에는 ‘높이와

너비가 각각 10척(3m)이다’라고 쓰여 있다.

하지만 실제 크기는 그보다 훨씬 더 크다.

족히 10m 이상은 돼 보인다. 필자는 기껏 고

증까지 해놓고 실제 모습과 달리 복원한 이

유를 이해할 수 없다. 다만 실제보다 높고

크게 만든 덕택에 별도연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꽤 멋지다. ‘엉뚱한 복원’이 가져온

뜻밖의 결과인 셈이다.

제이누리 특약 제주역사나들이 | 화북코스❹

삼국시대 말부터 조선시대까지 외적의 침

입을 막기 위해 진鎭(군사행정구역)이 설치

됐다. 또 진의 외곽지역을 둘러싼 ‘진성’도

축조됐다. 제주엔 9개의 진이 있었고, 진성

도 9개가 구축됐다. 화북진성·조천진성·별

방진성·애월진성·명월진성·수산진성·서귀

진성·모슬진성·차귀진성 등이다. 우리가 걷

는 화북코스 내엔 화북진성이 있다.

■화북진성 = 제주 목사 이형상의 탐라순력

도(18세기 초)를 보면 북쪽 바다와 맞닿아

있는 화북진성을 찾을 수 있다. 화북진성은

현재까지도 거의 온전한 채로 남아있다. 실

로 고마운 일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성곽

상단에 여장(방어 시 병사들이 몸을 숨기고

활이나 총을 쏠 수 있도록 만든 요철 모양의

담)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최근에 복원된 제

CultureColumn

제주도에선 해안가를 따라 검은 돌이 켜켜이 쌓여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고려시대에 지어진 환해

장성이다. 환해장성은 고려 조정이 삼별초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지었다. 노동력을 제공하는 건 제주인들의 몫

이었다. 군량미를 조달하는 것도 무기를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제주인들에게 지배세력이란 결국 수탈을 일

삼는 존재였던 셈이다.

>> 제이누리 = 김승욱 본향건축 대표 Topic & Business

바다 두른 고혈의 흔적

66 THE SCOOP

Page 28: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67THE SCOOP

사진

: 연합

뉴스

■환해장성 = 1270년 진도에 주둔하던 삼별

초는 이문경(생존연대 미상)을 제주로 파견

하고, 제주를 근거지로 삼을 계획을 세운다.

이를 눈치챈 고려 조정은 그해 9월 군사

200명을 보내 제주를 방어하도록 한다. 이

어 무신 고여림(~1270년)과 70여명의 군사

를 내려보냈다. 하지만 삼별초를 막기엔 역

부족이었다. 이문경은 동제원(지금의 오현고

앞 일대)에 주둔하던 관군을 박살 내고, 제

주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탐관오리

에 시달리던 제주인들이 관리에 대한 반감

에 삼별초를 도왔다. 하지만 1271년 삼별초

가 대거 제주로 내려오면서 제주인들의 고

초가 시작됐다. 고려 조정은 제주인들의 고

혈을 짜내 환해장성을 비롯한 각종 군사시

설을 확충하고 무기·선박 등의 제조와 군량

미를 조달했다. 오죽하면 “배가 고파서 자신

의 변을 먹으려고 돌아보니 남이 주워 먹었

더라”라는 비참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올까.

고통스러운 나날은 3년여간 이어졌다. 1273

년 1만여명의 여몽연합군이 제주에 입도하

면서 삼별초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저항하

던 김통정(~1273년)이 붉은오름에서 자결하

면서 삼별초의 난은 끝났다.

그런데 제주인의 고통은 거기서 끝이 아니

었다. 묵호의 난 때에도 제주인들은 고려 조

정에 의해 살육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같

은 경험이 쌓이다 보니 제주인들에게 외부

세력이란 착취와 수탈을 일삼는 존재라는

인식이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삼사석 = 삼사석은 그냥 돌이 아니다. 탐

라의 삼신인 고·양·부가 벽랑국의 세 공주

를 배필로 정하고 삶의 터전을 정하기 위해

쏜 화살을 맞은 돌이다. 오랜 전설이 깃들어

있는 삼사석은 한때 방치된 채 세월의 풍파

를 고스란히 맞았다. 그러다가 이를 안타까

워한 제주인 양동창이 1735년 석실을 만들

고 그 안에 삼사석을 보관했다고 전해진다.

필자는 삼사석을 보다가 한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고·양·부가 화살을 쏴 정한 터전은

제주읍 일도리, 이도리, 삼도리다. 그런데 어

찌하여 삼사석은 화북지역에 위치해 있을

까. 어쨌거나 화살이 돌에 꽂힐 정도이니

고·양·부가 엄청난 괴력을 소유했다는 점

은 분명한 듯하다. 삼사석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지인 국립제주박물관으로

돌아간다. 화북코스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다음호에서 계속>

■사진으로 보는 화북코스

탐라순력도에 그려진 화북진성

고증과 다르게 복원된 별도연대

해상 안전을 빌던 해신사

제주인의 피땀 어린 환해장성

67THE SCOOP

Page 29: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68 THE SCOOP

Topic & Business

Expert’sColumn

>>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email protected]

옥새玉璽는 진시황 때 만들어졌다. 말 그대로 ‘황제의 도장’을 의미하고, 전국새로 불렸다. 진나라 이후 천자만

이 도장을 만들어 ‘새’라 일컬었고, 옥으로만 만들었다. 군신은 감히 쓰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옥새 쟁탈전은

왕조가 바뀌어도 거듭됐다. 흥미롭게도 금金, 원元, 명明 교체기에도 옥새를 둘러싼 싸움이 계속됐다. 옥새가

뺏고 뺏기는 ‘저주의 물건’으로 전락했던 거다.

때부터 옥새는 동한東漢 황제의 수중에서

대대로 전해지게 됐다.

동한 말년 동탁董卓이 반란을 일으키자

막강한 세력을 갖고 있던 원소袁紹, 원술

袁術이 동탁을 토벌한다는 미명으로 군사

를 동원했다. 그러자 낙양洛陽은 혼란에

빠지고 동탁은 성을 버리고 장안으로 도망

쳤다.

당시 손견孫堅이 군사를 이끌고 낙양성

남쪽 남궁전南宮殿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궁전 안 우물에서 오채의 빛이 나

기어코 왕망은 유방의 나라를 전복했다.

민심이 움직였다. 왕망이 황위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농민봉기가 일어났다. 농

민군은 즉시 유현劉玄을 황제로 옹립하고

도성인 장안을 공격했다. 왕망은 대세가

이미 기울었음을 알고 ‘전국새’를 들고 황

급히 도망쳤다. 어떻게 됐을까. 농민군을

피해 도망가던 왕망은 두오杜吳에게 척살

됐다. 황군 교위校尉 공빈公賓은 왕망의

머리를 자르고 왕망의 품에서 ‘전국새’를

찾아내 그의 상사인 이송李松에게 바쳤고,

이송은 옥새를 황제에게 바치려 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복잡하기만 하다. 옥

새 때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옥새

의 저주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

다. 유현 측이 옥새를 빼앗자 다른 농민군

인 적미군赤眉軍이 장안長安에 들어와 목

동이었던 유분자劉盆子를 황제로 옹립했

다. 유현은 적미군의 적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옥새를 바치고 투항했다. 후에

유분자는 옥새를 유수劉秀에게 바쳤고 유

수는 ‘전국새’를 가지고 황위에 올랐다. 이

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옥새 ❷

옥새엔 역대 왕조의 흥망성쇠가 남아 있다.

사진

: 연합

뉴스

뺏고 뺏기는 저주의 물건

Page 30: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69THE SCOOP

는 것을 발견하고 기이하게 여겨 부하에게

우물로 내려가 건져오도록 했다. 엉뚱하게

도 그곳에선 한 여인의 시체가 나왔다. 여

인은 목에 비단 주머니를 두르고 있었다.

주머니를 열자 금 열쇠로 잠긴 붉은 상자

가 나왔다. 상자를 열어보니 모서리가 떨

어져 나간 옥새가 있는 게 아닌가. 진시황

의 ‘전국새’라는 것을 알아챈 손견은 ‘황위

에 앉으라는 하늘의 뜻이 아니면 무엇이겠

는가’라면서 몰래 기뻐했다.

그러나 손견의 군사 중엔 원소와 고향이

같은 이가 있었다. 그는 옥새 소식을 원소

에게 알렸다. 황제 자리에 앉으려는 야심

을 품고 있던 원소는 ‘전국새’를 탈취하기

위해 손견의 부인을 구금했다. 손견은 어

쩔 수 없이 옥새를 내줬다. 후일 원씨 형제

는 조조曹操에게 패하고 ‘전국새’는 또다시

한漢 헌제獻帝에게 돌아가게 됐다.

동한이 멸망한 후 ‘전국새’는 위魏나라에,

그리고 다시 서진西晉에 귀속됐다. 그후

북방은 5호16국五胡十六國으로 분열돼 동

탕의 국면으로 빠져들었는데 ‘전국새’는 돌

고 돌다 동진東晋 정서장군 사향謝向의 손

에 들어왔고, 사향은 동진의 조정에 옥새

를 바쳤다.

남조南朝 양梁 무제武帝 때 항장 후경侯

景이 반란을 일으켜 궁성에 들어와 ‘전국

새’를 탈취했으나 오래지 않아 후경이 죽자

그의 부장 우자감侯子監은 옥새를 서하사

栖霞寺의 우물 속에 던져 넣었다. 스님이

옥새를 건져내 보관하다가 그의 제자가 옥

새를 진陳 무제武帝에게 바쳤다.

수나라가 진나라를 멸망시킨 후 ‘전국새’

는 수나라 황제의 소유가 됐다. 수당隋唐

대에 ‘전국새’는 통치자들에 의해 지보至寶

로 받들어졌다. 주온朱溫이 당을 멸망시킨

후 ‘전국새’는 또다시 액운을 만난다. 후당

後唐 폐제廢帝는 거란에 패해 종루에 올라

분신했는데 옥새도 함께 불에 탄 후 종적

이 묘연해졌다.

북송北宋 철종哲宗 때 단의段義라는 이

름을 가진 함양咸陽 사람이 옥새를 조정에

바쳤다. 여진의 금金나라 군대가 남침할

때 옥새를 탈취해 갔고 나중에는 몽골의

원元나라 황제의 소유가 됐다. 명明나라가

원나라를 멸망시킬 때 몽골인들이 옥새를

몽골로 가져갔다. 이때부터 ‘전국새’는 행

방불명돼 버렸다.

이처럼 ‘전국새’는 중국 역대 통치자들이

나라를 지키는 보물로 생각했기 때문에 뺏

고 뺏기는 운명을 간직한 저주의 물건이

됐다. 조그마한 옥새에 역대 왕조의 흥망

성쇠의 흔적이 그대로 남겨져 있다. 영물

숭배의 흔적이며 운명론의 중심에 서 있던

‘전국새’, 역대 왕조의 어리석음이 그대로

투영돼 있다. 그래서일까, 옥새는 아직도

세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권홍 | 제주국제대 교수

[email protected]

•대만 중국정치대 중문학과 석박사

[편집자주 : 이 칼럼은 제휴매체인 ‘제이

누리’에서 제공하는 콘텐트입니다.]

■옥새와 민족, 그리고 쟁탈전

동한 광무제기1한족

광무제 유수, 옥새 가지고 황제 즉위

동한 동탁 반란기2

남조 양 무제기3

후당 멸망기4

북송 철종기5

금나라 남침기6

원나라 집권기7

명나라 집권기8

한족

손견이 낙양 우물에서 옥새 발견

한족

후경의 반란 이후 우물에 빠진 옥새

한족

폐제와 함께 옥새도 불에 타

한족

단의가 옥새 조정에 바쳐

여진족

옥새 탈취사건

몽골족

원나라 황제의 소유

한족

몽골인 옥새 들고 도망

옥새 행방불명

Page 31: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70 THE SCOOP

쉐보레 10월의 가을 페스타

코로나 부담 덜 만한 파격 혜택

Topic & Business

AutoNews

BMW 뉴 5시리즈 출격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의 정수

BMW코리아는 5일 경기도 광주 퍼들하우스에서 ‘뉴 5시리

즈’와 ‘뉴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를 공식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된 BMW 뉴 5시리즈 및 뉴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는

지난 5월 영종도 드라이빙센터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

된 모델이다.

한층 정제되고 세련된 디자인과 함께 ‘드라이빙 어시스턴

트 프로페셔널’ ‘후진 어시스턴트’ 등 다양한 첨단 기능이

기본 탑재됐다. 더불어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포함

한 다양한 파워트레인으로 소비자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

회를 제공한다.

BMW 5시리즈는 1972년 처음 공개된 이후 전 세계에 800

만대 이상 판매된 BMW의 대표 모델이다.

특히 7세대 5시리즈는 국내에서만 지난 4년간 총 7만7000

대가 판매되면서 명실상부한 대표 비즈니스 세단으로 자

리매김했다. BMW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는 비즈니스와

레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모델로 꼽힌다.

스타일리시한 외관 디자인,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뛰

어난 공간 활용성 등 뛰어난 상품성을 앞세우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정밀도로지도’가 2022년까지 전국에

2만㎞ 범위로 구축된다. 4일 국토교통

부는 “2021년 정부 예산안에 160억원

을 반영해 수도권, 강원권, 전라권, 경

상권 등 4개 권역 일반국도 1만4000㎞

의 정밀도로지도를 제작할 예정”이라

고 밝혔다.

현재까지 제작이 완료된 정밀도로지

도는 전국 고속국도 및 주요 도심 등

6000㎞ 길이다. 이를 더하면 전국에 2

만㎞의 정밀도로지도가 구축되는 셈이다.

정밀도로지도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도로 정보를 불과 25㎝ 이내의 오차로 담아낼 수 있

다. 세부적으로는 노면선 표시(차선·정지선 등), 안전표지판, 신호등, 노면 표시(화살표·

횡단보도 등) 등 14종의 정보가 입력돼 있다. 기상 악천후, GPS 수신불량 등의 상황에서

도 자율주행차의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이유로 이 지도는 자율주

행 기술개발과 차량-도로 간 협력주행체계(C-ITS)의 기본 인프라로 활용 중이다.

정밀도로지도는 올해 8월 기준으로 국토지리정보원 국토정보플랫폼을 통해 1200여개

기관·기업에 1만8000여건이 제공됐다. 새로 제작되는 정밀도로지도는 완전(레벨4~5) 자

율주행차 상용화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는 2025년까지

4차로 이상 지방도 및 군도 등 구축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 뉴시

정부가 2022년까지 정밀도로지도 구축을 확대, 자율주행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 김다린 기자 [email protected]

오차범위 25㎝의 시대

정밀도로지도 2만㎞ 구축

쉐보레가 ‘10월 쉐보레와 떠나는 가을 페스타’ 프로모션

을 진행한다. 차량 가격의 최대 10%를 지원하고, 선수금

이 없는 최대 60개월 무이자 할부를 진행하는 등 파격적

인 혜택을 제공한다. ‘말리부’ ‘트랙스’ ‘이쿼녹스’ 등 1000

대 구매 고객 한정(할부와 현금 지원이 결합한 콤보 할부

이용 시)으로 차량 가격의 10%를 지원한다. 이밖에도 선

수금과 이자를 모두 없앤 더블제로 할부 프로그램을 제

공하고, ‘스파크’ 60개월, ‘볼트EV’ 48개월, ‘트래버스’ 36개

월까지 전액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주요 판매 차종을 대상으로 7년 이상 된 노후차 보

유 고객에게 최대 50만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스파크 구

입 고객에게는 기존 보유 차량이 경차일 경우에도 동일

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용태 한국GM 국내영업본부 전무

는 “코로나19로 인한 고객들의 차량 구입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다채로운 혜택을 마련했다.

사진

: 한국

GM

제공

한국GM 쉐보레 말리부.사

진 : B

MW

코리

아 제

BMW 뉴 5시리즈.

Page 32: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71THE SCOOP

세계에서 가장 큰 관광도시 중 하나인 미

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로(JINRO) 버스’

가 주행한다. 하이트진로 측은 “미국 현지

인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투어버스에 진로 광고를 래핑

해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래핑버스는 9

월부터 1년 4개월간 벨라지오 가든, 코스모

폴리탄 등 주요 관광 명소 정류장을 돌며

24시간 운행된다.

래핑 광고는 참이슬·자몽에이슬·자두에

이슬 등 주요 제품과 함께 알록달록한 과일

을 만화 형식으로 디자인해 멀리서도 한눈

종근당건강 다이어트 제품 ‘올컷 다이어트’가 ‘올컷 다

이어트 뷰티플러스’로 재탄생했다. 체지방 감소 성분

으로 다이어터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올컷 다이

어트’가 다이어트 시 고민되는 피부 건강까지 고려해

다시 만들어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알로에전잎과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비타민A, 부원료로 콜라겐, 히알루론산 비

타민C 등이 추가됐다.

또한 리뉴얼된 올컷 다이어트는 중장년 여성들의 생

활 패턴에 맞춰 아침(Day)과 밤(Night)에 나눠 먹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침에는 낮 동안 먹는 음식을 관리해줄 수 있는 성

분을 배치했다. 과잉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축

적되는 것을 억제하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지방흡수 차단 및 배출을 돕는 보이차 추출물이 그것

이다.

저녁에는 기초대사량 증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잔티

젠으로 수면시간에도 칼로리 소진을 유도하고 원활

한 배변활동에 도움을 주는 알로에전잎,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비타민A가 함유돼 있다.

라스베이거스서 진로버스 ‘빵빵’

하이트진로

올컷 다이어트 뷰티플러스 제품.

하이트진로가 미국 내 ‘진로(JINRO)’ 브랜드 홍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

: 종근

당건

강 제

에 들어온다. 특히 진로의 상징인 ‘두꺼비’

를 부각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거리 풍경과 어울리는 일루미네이션을 활

용했다.

2018년 뉴욕에서 래핑트럭 10대를 운용해

진로 브랜드를 홍보하기 시작한 하이트진로

는 광고를 진행할 도시를 확대해 가고 있다.

그 결과, 진로는 세계시장에서 입지가 조금

씩 탄탄해지고 있다. 현재 80여 개국에서 판

매되고 있으며, 19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

이 판매되는 증류주 1위에 꼽혔다.

아울러 하이트진로는 미국 현지에서 온라

인 굿즈 판매점 ‘진로샵(JINRO SHOP)’도

함께 운영한다. 하이트진로아메리카 홈페

이지 내에서 참이슬 병모양 대형 튜브, 진

로이즈백 가방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한국 대표 주류기

업으로서 소주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면서 “진로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소비자 다변화에 주력하겠다”고 밝

혔다.

>> 이지원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 하이

트진

로 제

종근당건강 올컷 다이어트

피부건강까지 ‘뷰티플러스’

MarketWatch

Topic & Business

Page 33: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72 THE SCOOP

Culture &Knowledge

Culture &Knowledge

Culture &Knowledge

76p Culture & Event조인호 개인展

붓질, 자유의 세계

74p Picture오상민의 사진지문

갈치

73p

80p Webtoon눙눙이의 지구 구하기

요정꽃

왕선생도 모르는맛있는 기행문

Book Review

Culture & Event창극 아비. 방연

자식 위해 꺾은 충절

「맛 좋은 삶」

78p

Page 34: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73THE SCOOP

Culture &Event

Culture & Knowledge

휘해 왕방연의 존재를 비극적인 서사로 풀

어냈다. 평생을 강직하게 살아왔지만 역사

의 격랑에 휩쓸려 자식을 위해 신념을 꺾은

아버지의 고뇌와 슬픔을 그렸다. 작품이 관

객에게 더욱 와닿는 건 역사 속에서 한 획을

그은 이들의 영웅담이 아닌 평범한 개인의

역사를 담아서다.

이번 공연을 위해 2015년 초연에서 활약한

제작진이 다시 뭉쳤다. 한아름 작가는 극적

긴장감을 높이고자 대사의 일부를 노랫말로

바꿨다. 음악감독을 맡은 황호준 작곡가는

추가된 노래 가사와 변경된 캐스팅에 맞춰

음악을 새롭게 편곡했다. 섬세한 연출을 선

보인 서재형 연출가는 “홀로 딸을 키운 방연

을 ‘아비’라고 쓰고 ‘부모’라고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재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국립창극단의 레퍼토리 창극 ‘아비. 방연’

이 초연 이후 5년 만에 돌아온다. ‘아비. 방

연’은 조선 초기 인물인 의금부도사 ‘왕방연’

을 소재로 한 팩션(faction) 창극이다. 수양

대군은 왕위 찬탈을 위해 단종을 강원도 영

월로 귀양 보낸 후 사약을 내린다. 이때 단종

을 호송하고 사약을 전한 인물이 왕방연이

다. 왕방연은 단종의 충직한 신하였음에도

스스로 주군의 목숨을 앗아야만 했다. 그는

맡은 일의 무게에도 「숙종실록」에 단 한번 이

름이 등장할 뿐, 어떤 역사서에도 기록이 남

아있지 않다.

그렇다면 왕방연이 모시던 주군에게 사약

을 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

비. 방연’의 극본을 쓴 한아름 작가가 방점을

찍은 것은 ‘부성애’다. 한 작가는 상상력을 발

자식 위해 꺾은 충절

국립창극단의 창극 ‘아비. 방연’이 5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사진은 2015년 초연 모습.

왕방연과 그의 딸 ‘소사’는 초연과 동일하

게 최호성 국립창극단원과 박지현 객원배우

가 맡았다. 최호성은 초연 당시 20대의 나이

가 믿기지 않을 만큼 부성애를 호소력 짙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박지현은 국

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서 판소리를 전공하

며 실력을 쌓아 더욱 탄탄해진 소리를 선보

인다. 권력 다툼으로 희생되는 단종 역은 여

성 배우 민은경이 맡았다.

이 밖에 ‘도창’ 역에 김금미, 수양대군 역에

김준수, ‘한명회’ 역에 이시웅, ‘송석동’ 역에

이광복, ‘성삼문’ 역에 유태평양 등이 캐스팅

돼 강렬한 존재감으로 작품을 이끌어 간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아우르는 창극 아비. 방

연은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사진

: 국립

극장

제공

>> 심지영 기자 [email protected]

창극 아비. 방연

Page 35: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74 THE SCOOP

갈치>> 사진·글 = 오상민 천막사진관 작가 [email protected]

# 어릴 때부터 잘 못 먹는 게 있습니다. 생선입니다. 비린내가 여간 적응이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 생선회도 군대를 다녀와서 처음 먹기 시작했습니다.

# 아버지는 생선을 좋아하셨습니다. 입이 짧으셔서 생선을 한 번에 다 드시지 못하셨죠.

먹다 남은 생선은 밥그릇을 뚜껑 삼아 덮어 놓으셨습니다. 아버지는 다음 식사 때 차갑게 식은 생선을 덥히기 위해

전자레인지에 돌렸습니다. 전자레인지 문을 열었을 때 비린내가 온 집안에 진동했습니다.

아마도 그때의 비린내가 싫어 생선을 멀리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래도 유일하게 먹는 생선이 있었습니다. 갈치입니다. 신기하게도 갈치는 비린내가 나지 않았습니다.

노르스름하게 구워진 갈치는 고소한 맛이 났습니다. 하지만 갈치를 먹다가 목에 큰 가시가 걸린 날 이후부턴

그마저도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이래저래 어린 시절 저와 생선은 거리가 멀었습니다.

# 경복궁입니다. 정오를 향해가는 해가 처마를 비춥니다. 가을이 온 걸 알리듯 파란 하늘이 펼쳐졌습니다.

근정전의 처마에서 순간 갈치의 머리를 보았습니다. 추녀마루 끝의 잡상들과 기와의 그림자가 이빨을 만들어냅니다.

구름을 먹고 있는 갈치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파란 하늘인지 파란 바다인지 헷갈립니다.

# 하늘을 보고 있다보니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이제 생선을 돌리던 전자레인지도, 아버지도 볼 순 없지만 왠지 그 향이 나는 듯합니다.

조만간 갈치구이를 한번 먹어야겠습니다.

Culture & Knowledge

Picture

74 THE SCOOP

오상민의 사진지문

Page 36: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75THE SCOOP 75THE SCOOP 75THE SCOOP

Page 37: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76 THE SCOOP

Culture &Event

Culture & Knowledge

조인호 개인展

>> 김미란 기자 [email protected]

붓질, 자유의 세계

“자연에서 마주한 수많은 존재와 나를 화판에 옮긴다. 수많은 붓질은 나를 자유의 세계로 인도

한다.” 조인호 작가는 자연경관·소리·공기 등 자연이 지닌 다양한 감각적 경험 요소를 통해 나의

존재적 가치를 성찰하는 동양화 작가다. 그는 비현실적인 상상 속 풍경이 아닌 현재 우리가 살아

가는 한국의 명소를 누비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옮긴다.

작업의 주제를 정하면 그는 그에 부합하는 장소를 탐색하고, 현장 답사를 통해 영감을 얻는다.

그가 그리는 건 실제의 풍경이지만 그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고 진정한

나를 찾는 수행의 과정과도 같다. 왜 이곳을 선택했고,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이야기

를 담을지, 그 메시지는 어떻게 전시회로 보여줄지 끊임없이 묻고 또 묻는다.

이번 전시에선 전북 군산시 옥도면에 위치한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의 여정을 선보인다. 그곳엔

‘신선이 노닐던 섬’이라 불렸던 선유도가 있고, 장자도·대장도·무녀도 등 60여개의 유·무인도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작가는 한편의 시를 읽는 듯 고군산군도의 풍광을 세밀한 묵선墨線으로 담

담히 그려냈다.

Culture & Knowledge

Page 38: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77THE SCOOP

01 유고군산군도遊古群山群島-대장도大長島 02, 순지

에 수묵,48×130㎝, 2019

02 유고군산군도遊古群山群島-몽돌해안, 선면에 수묵,

27×54㎝, 2020

03 유고군산군도遊古群山群島-20200413, 선면에 수

묵, 27×54㎝, 2020

대상을 아우르는 삼원법三遠法과 산점투시법散點透視法을 구사하는 그의 작업에는 다양한 시

점이 존재한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극명하게 각인된 구역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중요하지 않

은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한다. 전통 산수화의 양식을 따르면서도 즉흥적이고 우연적인 효과로 먹

의 깊이를 더한다.

가로 7m가 넘는 대작 ‘고군산군도전도’를 보자. 언뜻 보면 여느 수묵산수화와 다르지 않다. 하

지만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면 각 섬의 능선과 암벽, 바위들이 가늘고 뾰족한 묵선으로 이뤄져

있다.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우리의 선조들이 자연을 통해 치유받고 자유로움을 만끽했던 것처럼 동시대를 살아가

는 현대인들이 세속적인 욕망을 떨치고 자연스럽게 풍류를 즐기길 권한다. 현대 수묵산수화의 새

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유고군산군도遊古群山群島’ 전시는 오는 11월 27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

초동 (재)한원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며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온라인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❷ ❸

사진

: (재)한

원미

술관

제공

Page 39: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78 THE SCOOP

지난해 시작된 ‘마라麻辣’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매운맛을 즐기는 우리나

라 사람들에게 혀끝이 아린 듯 얼얼한 맛의 마라 음식은 색다른 매력으로 다

가왔다. 새로운 미식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더욱 다양한 중국 음식의 유

행이 이어지고 있다. 마라, 훠궈, 궈바오러우 등 인기 메뉴들은 간편조리 식

품으로 시판돼 집에서도 쉽게 즐길 만큼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는 수천년을 이웃해 온 만큼 중국 음식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어느 나

라보다 풍부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중국 음식은 대개

화려한 맛의 중화요리 일부에 국한돼 있다. 기름지고 진한 맛이 중국 음식의 대

표적인 특징으로 아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중국은 다양한 기후에 인구도 많아, 지역별로 맛의 특성이 다채롭고 풍부하다.

자극적이고 강한 맛의 음식만큼 소박하고 건강한 가정식도 많다. 재료와 조리법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내는 요리도 숱하다. 중국인들도 평생 전국의 음식을 다 먹어

보지 못한다니 궁금하다 한들 우리가 그 맛을 모두 체험하긴 어려울 일이다.

신간 「맛 좋은 삶」은 우리가 다 알지 못한 중국 음식의 다양한 맛을 한데 모아 소개

한다. 38편의 산문을 통해 각 지역의 음식과 전통문화, 민간예술 등을 들여다본다. 특색 있는

재료와 조리 방법의 생생한 표현은 실제 맛 기행을 다녀온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중국 대표 문학가인 왕증기汪曾祺 선생은 새로운 음식을 보면 꼭 맛보고야 마는 미식가로

손꼽힌다. 책에 수록된 ‘단오절과 오리알절임’은 국어 교과서에 실릴 만큼 중국의 학계와 문

단에서 인정하는 순수 문학의 권위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저자가 중국의 동서남북을 종횡하

고 고대와 현대를 넘나들며 수집한 음식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망라한다.

책에 소개된 음식들은 제비집이나 상어지느러미 같은 진귀한 식재료로 만든 고급 음식이

아니다. 대부분 나물, 두부, 무 같은 소박한 재료로 만드는 평범한 음식들이다. 조리법과 재

료, 그리고 그 맛을 즐기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지역 문화가 음식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

다. ‘맛있는 음식’ 이야기를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맛 좋은 삶’의 의미를 조금씩 깨닫

게 된다.

“남쪽은 달고 북쪽은 짜며 동쪽은 맵고 서쪽은 시다.” 중국 음식의 맛을 설명할 때 인용되

소박한 가정식과 건강한 삶

Culture & Knowledge

BookReview

Culture & Knowledge

왕선생도 모르는맛있는 기행문 이지은 기자 [email protected]

「맛 좋은 삶」

왕증기 지음 | 슈몽 펴냄

Page 40: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79THE SCOOP

는 표현이다. 저자는 “중국을 알고 싶다면 우리의 입맛을 좀 더 폭넓고 잡스럽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달고 짜고 맵고 신’ 중국의 음식들을 맛볼 수 있고, 넓은 대륙 곳곳

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무분별하게 사용되던 음식 이름의 번역 체계를 정리하고 중국어 독음과 한자의 사

용을 최소화해 중국어를 모르는 독자들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요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저자가 소개하는 방법으로 ‘두부건채탕’이나 ‘개미잡채’ 같은 요

리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맛있는 음식이 삶의 재미를 더하고 삶의 재미가 음식의

맛을 낸다”는 저자의 말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맛있는 음식이

삶의 재미를 더하고

삶의 재미가

음식의 맛을 낸다

사진

: 게티

이미

지뱅

중국 음식은 자극적이고 강한 맛의 요리만큼 소박하고 건강한 가정식도 많다.

왕증기汪曾祺

•문학가 •「수계受戒」 「인간자미人間滋味」 등 집필

RECOMMENDATION

디자인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제품

뿐만 아니라 무형의 서비스에 있어서

도 디자인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는 거다. 이 책은 서비스 실무자와 디자

이너 모두에게 필요한 서비스 디자인

의 개념과 핵심 프로세스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경험을 만들어

내는 서비스 디자인의 핵심은 무엇일

까. 저자는 “사람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해 디자인의 맥락 속에서 가치와

혜택을 도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휴식 기술자’가 ‘인생 능력자’다. 쉬지

않고 달리는 세상에서 잘 쉬는 게 그만

큼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가장 소중하게 관리하는 시

간이 휴식 시간이기도 하다. 심리학자

인 저자는 자신이 진행하는 BBC 라디

오 프로그램에서 ‘휴식 테스트’를 실시

했다. 135개국 1만8000여명을 대상

으로 한 이 프로젝트를 각계 다양한 전

문가가 분석했다. 그 결과로 ‘가장 휴식

이 잘되는 활동’ 10가지를 소개한다.

한국인의 모어는 한국어이고 고유 문

자는 한글이다. 이같은 당연한 사실이

당연하지 않던 때가 있었다. 이 책은 우

리말과 글을 피땀으로 지킨 사람들의

이야기다. 조선어학회 활동을 중심으

로 독립운동으로서의 한글 운동을 살

펴본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됐다. 훈

민정음 창제 때부터 해방 이후까지 아

우른다. 특히 4장에선 비로소 한글 시

대가 열리고, 28년 만에 ‘큰사전’이 편

찬된 이야기를 소개한다.

「디자이닝 더 인비저블」라라 페닌 지음|싱긋 펴냄

「잘 쉬는 기술」클라우디아 해먼드 지음|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나라말이 사라진 날」정재환 지음|생각정원 펴냄

Page 41: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80 THE SCOOP

눙눙이의 지구 구하기 | 신기한 식물사전 제1편

요정꽃

‘오루키스 이탈리카’라는 꽃을 보신 적 있나요? 이름은 다소 생소하지만 이 꽃은 사람을 똑 닮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사랑스러운 모양새 덕분인지 ‘요정꽃’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이처럼 자연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진귀한 식물들이 많습니다.

또 어떤 친구들이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해줄까요?

이윤주·조창원 | 눙눙이의 친구들

[email protected]

•https://instagram.com/nungnunge

•http://www.nungnunge.com

글 = 이혁기 기자 [email protected]

Webtoon

Culture & Knowledge

Page 42: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Page 43: 4040 40123 THE SCOOPpdf.thescoop.co.kr/58/5802.pdf · 2020-06-21 · THE SCOOP 41 Portrait 정치호의 얼굴 서른,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