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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혜숙 총장 취임 1주년 인터뷰 2018년 6월 4일 월요일 1562호 “갈등 넘어 하나의 공통체 회복하는 단계 진입” - 최초의 직선제 총장으로 뽑힌 후 1년이 지났다.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소감은 무엇인가 정신없이 지낸 시간이었다. 좀 적응이 될 만하면 또 다른 어려움들이 발생하곤 했다. 그렇지만 지난 1년을 돌아보면 학교가 안정 이 됐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불안정한 상 황들이 개선됐다는 것이 느껴지고 특히 축 제와 영상제 때 다시금 하나의 이화 공동체 를 확인할 수 있어 기뻤다. 처장 보직을 맡고 있는 교수들과 각 행정부 처의 직원들이 애를 많이 써서 안정화가 가능 했다고 본다. 특히, 변화를 만들어내고 실질 적으로 일이 진행될 수 있게끔 하려면 직원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학 교가 안정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대학 분권화, 교육 환경 개선 등을 시행했다. 지 난 1년간의 성과를 어떻게 자평하나 심각한 문제를 겪었던 커뮤니티 간 갈등 상황, 분열 상황이 어느 정도 해결됐다는 점 을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싶다. 비로소 하나의 공동체를 회복하는 과정에 들어섰다고 느 낀다. 이밖에도 대학 분권화, 행정 시스템, 국 제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대 학 분권화는 현재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TF(Task Force)가 꾸려져 약 7회 정도 회의 를 진행했다. 학교 전체적으로 대학 분권화 를 시행하려면 상당히 어려운 점이 있고, 실 제 분권화를 시행했던 많은 대학들이 실패 하기도 해 천천히 논의해 나가려고 한다. 대 학 중에서도 분권화에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지만 아마 두 개 정도의 단과대학(단대) 을 분권화의 모델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학 분권화를 보조하려면 행정적인 확 충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인력도 구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든다. 행정조직의 비대화나 관 료화가 심화되는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 고 생각해 동시에 행정 효율화를 달성하려 고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 각 단대의 특 성이나 전공의 특성이 극대화 된 다양한 시 도를 할 수 있게끔 열어주는 방향으로 갈 것 이다. 대학 분권화만 바라보고 추진하면 단 대 간의 단절이 심해지는 등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제화 부분도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외국 대학에 방문할 기회가 생길 때마다 그 지역에 있는 동창들을 만나며 동 창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는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마다 더 많은 교육 기회나 발전 기 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외 동창 네트워크 거 점 마련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최근 뉴 욕시립대학 존제이 범죄학 대학(John Jay College of Criminal Justice)을 방문하는 등 외국 대학과 교류 프로그램을 더욱 확충 하기 위한 협력관계들도 구축하고 있다. - 국제화의 경우 학생들 사이에서 ‘상해센터 프 로젝트’ 논란이 있었고, 외국인 유학생 수 증가 로 인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어떤 입장인가 상해센터 프로젝트는 최경희 전(前) 총장 때부터 추진했었고 학생들이 중국으로 진 출할 수 있게끔 발판 역할을 하는 프로젝트 가 되리라 예상했었다. 지금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더라면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해나 가며 잘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 이 남는다. 그러나 막 총장으로 취임했을 때 는 학교가 불안정했고 이 프로젝트에 대한 오해도 있었던 터라 학생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소통이 부족했던 측 면도 있었다. 학교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아지는 상황 에 대한 우려도 전달받았다. 이 부분에 대해 서는 학교도 예의주시 하는 중이다. 유학생 들을 통해 우리가 배우고, 그들도 우리에게 배우며 상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 유학생들이 이화를 졸업하게 되면 세계 곳곳에 동창들이 생기게 된다. 외 국인 유학생들을 통해 학생들이 세계가 얼 마나 다양한 문화로 이뤄져 있는지 인식하 고 다양성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는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역 량이다. - 교육환경 개선사업 중 교수자율평가의 도입이 눈에 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교육 개선을 이 뤄갈 것인가 요즘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경쟁 상황 속에 놓이게 된다. 경쟁의 극치라고 하는 대 학 입시 관문을 통과한 학생들이 대학에 와 서도 여전히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게 돼 안 타깝고 미안하다. 주변으로부터 본교 학생 들이 성적에 더 민감하다는 소리를 들은 적 도 있었다. 성적은 하나의 기준으로 줄을 세우는 것 이다. 교수들은 본인의 기준에 따라 성적을 준다. 만약 다른 기준에서 평가를 받게 되면 전혀 다른 성적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따 라서 받은 점수로 자기 자신을 규정하지 않 았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이 평가가 옳은 것 인지, 누가 평가를 하고 있는지, 평가의 목적 이 무엇인지 등 높은 차원의 의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좁게 규정된 시스템에 갇혀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문제를 절대 평가 제도 전면 도입을 통해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학업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 교수가 대부 분의 학생들에게 높은 성적을 줄 수 있다는 점 등 절대 평가에도 문제점이 있다. 교수자 율평가는 1년 간 이 문제점들을 보완해 나 가려고 시행했다. 학생들이 교수자율평가 의 취지를 이해하고 대학 안에서 무엇을 배 워야 할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기간이 됐 으면 좋겠다. 삶은 결과로만 판단되지 않는다. 결과가 좋 지 않더라도 그 과정 안에서 얻는 게 있고 배 우는 게 있다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 도 학교를 다니는 4년 동안이라도 사회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지는 게 아니며 본인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 고 싶다. 그러면 사회에 나가 무슨 일을 하든 남들과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될 것이다. - 장학 제도도 학생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분 야다. 어떤 식으로 이끌어가고 싶은가 장학 제도는 유지 및 확충할 것이다. 가계 가 곤란한 학생들을 위한 이화플러스 장학 금을 신설했다. 또한 성적이 3.75 이상인 학 생이 받을 수 있는 우수2 장학금은 없지만 그 이외의 성적 장학금은 유지하고 있는 중 이다. 작년 본교의 재정 상황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장학금의 총액은 지속적으로 상 승했다. 2017년 결산 기준 학부생에게 지급 된 장학금은 약 506억이다. 이는 학생들이 낸 등록금의 40%다. 등록금이 동결 및 인하된 지 9년이 흘렀 다. 기업에서 받는 후원금도 5억 이상이면 이사회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기업 에서 쉽게 기부하기가 어려워져 앞으로 본 교의 재정은 힘들어 질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더더욱 본교의 발전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는 동창들의 지원이 더 중 요하게 될 것이다. 학생들이 졸업 후 후배들 의 교육 기회 확충을 위해 기부를 하거나 선 배라면 등 소액기부를 통해 우리가 스스로 를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명예포상제도를 도입하려고 생각하고 있 다. 명예포상제도는 일정 성적이 넘으면 성 적표에 기록해 주는 등 명예적으로 포상해 학생들을 독려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그러 나 현재 교수자율평가로 인해 기존과는 다 른 성적 분포가 예상된다. 교수자율평가가 실시되는 1년 동안 데이터를 축적하며 합리 적인 기준을 다시 만들어간 후 실행할 예정 이다. - 최근 본교의 재정이 어렵다고 들었다. 재정이 필요한 사업들이 많을 텐데 어떤 사업에 집중적 으로 투자를 할 예정인가. 또 현재 그리고 있는 예산관련 큰 그림은 무엇인가 대학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와 교 육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 분야에 투자 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학의 존재 이유가 없 다고 생각한다. 이공계 쪽은 많은 재원이 필 요한 분야기 때문에 이공계 기반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는 우리가 계속 가지고 나가 야할 숙제라고 본다. 또한 우리가 이미 가지 고 있었던 인문사회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 해야 한다. 음악대학, 조형예술대학, 체육과 학대학이 모두 존재하는 종합대학의 특성 을 살려 융합 프로그램의 수행 가능 여부를 고민할 예정이다. 본교는 지식 기반과 교육 기반을 전부 가 지고 있다. 각 학문이 독립적으로 존재했던 시대와는 달리 앞으로는 학문 간의 경계가 무너진다.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한정된 재원을 미래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한다. 본교가 하는 연 구 중 어떤 연구가 경쟁력이 있는지, 여성들 이 어떤 연구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인공지능처럼 미래 기술, 미래 사회의 지식 을 활용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 인력문제도 해결이 시급한 문제다. 현재 행정 처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 고 있는가. 제시할 수 있는 개선방안은 무엇인가 참 어려운 문제다. 평교수 시절에도 행정 처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느낌 을 받기도 했다. 막상 총장이 되고 보니까 직 원들의 업무량이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더 불어 정규직, 계약직 직원, 행정 인턴 등 행 정 인력의 종류가 많은 상황이라 간단한 문 제가 아니었다. 인력 문제를 풀기 위해선 구성원들에게 원하는 만큼 원활하게 행정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을 만큼 정규 직원을 늘려야 한다. 그러나 이 해결책은 행정 조직을 비대화시 키는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무작정 직원 수 를 늘리는 것보다는 행정 시스템의 공통 플 랫폼을 만들어 전산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본교의 인력 문제 는 인력 구조상의 문제로부터 발생되기 때 문이다. 기본적인 업무는 면대면이 아니라 전산화를 통해 처리되고 그렇게 하기 어려 운 문제들만 직원들이 직접 해결하는 방향 으로 나아가야 한다. 현재 각 학과에 한 명씩 행정 인력이 필 요하다고 하는 상황이다. 모두에게 만족 스러울 수 있도록 인력을 충분히 보충하면 좋을 텐데 본교가 그럴 형편이 되지 못한 다. 또한 구조적으로 해결해야하는 문제라 빠른 시일 내에 변화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직접적으로 학교에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민원 창구가 존재한다고 알고 있다. 그런 창구에 이야기를 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을 시정해나가는 동 시에 큰 구조를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 각한다. 5면으로 이어집니다 김혜숙 제16대 총장 김미지 기자 [email protected] <편집자주> 5월31일은 김혜숙 총장이 취임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이에 이화미디어센터 산하 기관 이대학보, 이화보이스(EwhaVoice), EUBS는 5월30일 본관 접견실에서 김 총 장을 만나 공약 시행 상황, 학내 이슈에 대한 의견, 본교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질의 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정 인력 충원할 형편 안 돼 대신 공동 플랫폼 통한 전산화 고민 할 것 분권화 비용 과다 지출과 단대 간 단절 등 부작용 최소화 위해 행정효율화 달성해야 해외 교류 프로그램에서 교육과 발전 기회 갖도록 해외 동창 네트워크 거점 마련할 것 종합 대학 특성 살려 융합 프로그램 수행 여부 충분히 고민할 예정 대학이 지닌 한계 넘어 여성들의 역략 발휘해야 이화는 더 큰 역량 발휘하게 하는 발판될 것

“갈등 넘어 하나의 공통체 회복하는 단계 진입”pdfi.ewha.ac.kr/1562/156204.pdf · 았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이 평가가 옳은 것 인지, 누가 평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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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갈등 넘어 하나의 공통체 회복하는 단계 진입”pdfi.ewha.ac.kr/1562/156204.pdf · 았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이 평가가 옳은 것 인지, 누가 평가를

4 김혜숙 총장 취임 1주년 인터뷰 2018년 6월 4일 월요일 1562호

“갈등 넘어 하나의 공통체 회복하는 단계 진입”

- 최초의 직선제 총장으로 뽑힌 후 1년이 지났다.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소감은 무엇인가

정신없이 지낸 시간이었다. 좀 적응이 될

만하면 또 다른 어려움들이 발생하곤 했다.

그렇지만 지난 1년을 돌아보면 학교가 안정

이 됐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불안정한 상

황들이 개선됐다는 것이 느껴지고 특히 축

제와 영상제 때 다시금 하나의 이화 공동체

를 확인할 수 있어 기뻤다.

처장 보직을 맡고 있는 교수들과 각 행정부

처의 직원들이 애를 많이 써서 안정화가 가능

했다고 본다. 특히, 변화를 만들어내고 실질

적으로 일이 진행될 수 있게끔 하려면 직원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학

교가 안정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대학 분권화, 교육 환경 개선 등을 시행했다. 지

난 1년간의 성과를 어떻게 자평하나

심각한 문제를 겪었던 커뮤니티 간 갈등

상황, 분열 상황이 어느 정도 해결됐다는 점

을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싶다. 비로소 하나의

공동체를 회복하는 과정에 들어섰다고 느

낀다.

이밖에도 대학 분권화, 행정 시스템, 국

제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대

학 분권화는 현재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TF(Task Force)가 꾸려져 약 7회 정도 회의

를 진행했다. 학교 전체적으로 대학 분권화

를 시행하려면 상당히 어려운 점이 있고, 실

제 분권화를 시행했던 많은 대학들이 실패

하기도 해 천천히 논의해 나가려고 한다. 대

학 중에서도 분권화에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지만 아마 두 개 정도의 단과대학(단대)

을 분권화의 모델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학 분권화를 보조하려면 행정적인 확

충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인력도 구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든다. 행정조직의 비대화나 관

료화가 심화되는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

고 생각해 동시에 행정 효율화를 달성하려

고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 각 단대의 특

성이나 전공의 특성이 극대화 된 다양한 시

도를 할 수 있게끔 열어주는 방향으로 갈 것

이다. 대학 분권화만 바라보고 추진하면 단

대 간의 단절이 심해지는 등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제화 부분도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외국 대학에 방문할 기회가 생길

때마다 그 지역에 있는 동창들을 만나며 동

창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는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마다 더 많은 교육 기회나 발전 기

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외 동창 네트워크 거

점 마련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최근 뉴

욕시립대학 존제이 범죄학 대학(John Jay

College of Criminal Justice)을 방문하는

등 외국 대학과 교류 프로그램을 더욱 확충

하기 위한 협력관계들도 구축하고 있다.

- 국제화의 경우 학생들 사이에서 ‘상해센터 프

로젝트’ 논란이 있었고, 외국인 유학생 수 증가

로 인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어떤 입장인가

상해센터 프로젝트는 최경희 전(前) 총장

때부터 추진했었고 학생들이 중국으로 진

출할 수 있게끔 발판 역할을 하는 프로젝트

가 되리라 예상했었다. 지금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더라면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해나

가며 잘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

이 남는다. 그러나 막 총장으로 취임했을 때

는 학교가 불안정했고 이 프로젝트에 대한

오해도 있었던 터라 학생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소통이 부족했던 측

면도 있었다.

학교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아지는 상황

에 대한 우려도 전달받았다. 이 부분에 대해

서는 학교도 예의주시 하는 중이다. 유학생

들을 통해 우리가 배우고, 그들도 우리에게

배우며 상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 유학생들이 이화를 졸업하게

되면 세계 곳곳에 동창들이 생기게 된다. 외

국인 유학생들을 통해 학생들이 세계가 얼

마나 다양한 문화로 이뤄져 있는지 인식하

고 다양성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는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역

량이다.

- 교육환경 개선사업 중 교수자율평가의 도입이

눈에 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교육 개선을 이

뤄갈 것인가

요즘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경쟁 상황

속에 놓이게 된다. 경쟁의 극치라고 하는 대

학 입시 관문을 통과한 학생들이 대학에 와

서도 여전히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게 돼 안

타깝고 미안하다. 주변으로부터 본교 학생

들이 성적에 더 민감하다는 소리를 들은 적

도 있었다.

성적은 하나의 기준으로 줄을 세우는 것

이다. 교수들은 본인의 기준에 따라 성적을

준다. 만약 다른 기준에서 평가를 받게 되면

전혀 다른 성적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따

라서 받은 점수로 자기 자신을 규정하지 않

았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이 평가가 옳은 것

인지, 누가 평가를 하고 있는지, 평가의 목적

이 무엇인지 등 높은 차원의 의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좁게 규정된 시스템에

갇혀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문제를 절대 평가 제도 전면 도입을

통해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학업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 교수가 대부

분의 학생들에게 높은 성적을 줄 수 있다는

점 등 절대 평가에도 문제점이 있다. 교수자

율평가는 1년 간 이 문제점들을 보완해 나

가려고 시행했다. 학생들이 교수자율평가

의 취지를 이해하고 대학 안에서 무엇을 배

워야 할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기간이 됐

으면 좋겠다.

삶은 결과로만 판단되지 않는다. 결과가 좋

지 않더라도 그 과정 안에서 얻는 게 있고 배

우는 게 있다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

도 학교를 다니는 4년 동안이라도 사회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지는 게 아니며

본인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

고 싶다. 그러면 사회에 나가 무슨 일을 하든

남들과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될 것이다.

- 장학 제도도 학생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분

야다. 어떤 식으로 이끌어가고 싶은가

장학 제도는 유지 및 확충할 것이다. 가계

가 곤란한 학생들을 위한 이화플러스 장학

금을 신설했다. 또한 성적이 3.75 이상인 학

생이 받을 수 있는 우수2 장학금은 없지만

그 이외의 성적 장학금은 유지하고 있는 중

이다.

작년 본교의 재정 상황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장학금의 총액은 지속적으로 상

승했다. 2017년 결산 기준 학부생에게 지급

된 장학금은 약 506억이다. 이는 학생들이

낸 등록금의 40%다.

등록금이 동결 및 인하된 지 9년이 흘렀

다. 기업에서 받는 후원금도 5억 이상이면

이사회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기업

에서 쉽게 기부하기가 어려워져 앞으로 본

교의 재정은 힘들어 질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더더욱 본교의 발전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는 동창들의 지원이 더 중

요하게 될 것이다. 학생들이 졸업 후 후배들

의 교육 기회 확충을 위해 기부를 하거나 선

배라면 등 소액기부를 통해 우리가 스스로

를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명예포상제도를 도입하려고 생각하고 있

다. 명예포상제도는 일정 성적이 넘으면 성

적표에 기록해 주는 등 명예적으로 포상해

학생들을 독려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그러

나 현재 교수자율평가로 인해 기존과는 다

른 성적 분포가 예상된다. 교수자율평가가

실시되는 1년 동안 데이터를 축적하며 합리

적인 기준을 다시 만들어간 후 실행할 예정

이다.

- 최근 본교의 재정이 어렵다고 들었다. 재정이

필요한 사업들이 많을 텐데 어떤 사업에 집중적

으로 투자를 할 예정인가. 또 현재 그리고 있는

예산관련 큰 그림은 무엇인가

대학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와 교

육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 분야에 투자

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학의 존재 이유가 없

다고 생각한다. 이공계 쪽은 많은 재원이 필

요한 분야기 때문에 이공계 기반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는 우리가 계속 가지고 나가

야할 숙제라고 본다. 또한 우리가 이미 가지

고 있었던 인문사회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

해야 한다. 음악대학, 조형예술대학, 체육과

학대학이 모두 존재하는 종합대학의 특성

을 살려 융합 프로그램의 수행 가능 여부를

고민할 예정이다.

본교는 지식 기반과 교육 기반을 전부 가

지고 있다. 각 학문이 독립적으로 존재했던

시대와는 달리 앞으로는 학문 간의 경계가

무너진다.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한정된

재원을 미래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한다. 본교가 하는 연

구 중 어떤 연구가 경쟁력이 있는지, 여성들

이 어떤 연구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인공지능처럼 미래 기술, 미래 사회의 지식

을 활용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 인력문제도 해결이 시급한 문제다. 현재 행정

처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

고 있는가. 제시할 수 있는 개선방안은 무엇인가

참 어려운 문제다. 평교수 시절에도 행정

처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느낌

을 받기도 했다. 막상 총장이 되고 보니까 직

원들의 업무량이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더

불어 정규직, 계약직 직원, 행정 인턴 등 행

정 인력의 종류가 많은 상황이라 간단한 문

제가 아니었다.

인력 문제를 풀기 위해선 구성원들에게

원하는 만큼 원활하게 행정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을 만큼 정규 직원을 늘려야 한다.

그러나 이 해결책은 행정 조직을 비대화시

키는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무작정 직원 수

를 늘리는 것보다는 행정 시스템의 공통 플

랫폼을 만들어 전산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본교의 인력 문제

는 인력 구조상의 문제로부터 발생되기 때

문이다. 기본적인 업무는 면대면이 아니라

전산화를 통해 처리되고 그렇게 하기 어려

운 문제들만 직원들이 직접 해결하는 방향

으로 나아가야 한다.

현재 각 학과에 한 명씩 행정 인력이 필

요하다고 하는 상황이다. 모두에게 만족

스러울 수 있도록 인력을 충분히 보충하면

좋을 텐데 본교가 그럴 형편이 되지 못한

다. 또한 구조적으로 해결해야하는 문제라

빠른 시일 내에 변화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직접적으로 학교에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민원 창구가 존재한다고

알고 있다. 그런 창구에 이야기를 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을 시정해나가는 동

시에 큰 구조를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

각한다.

5면으로 이어집니다

김혜숙 제16대 총장 김미지 기자 [email protected]

<편집자주> 5월31일은 김혜숙 총장이 취임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이에 이화미디어센터

산하 기관 이대학보, 이화보이스(EwhaVoice), EUBS는 5월30일 본관 접견실에서 김 총

장을 만나 공약 시행 상황, 학내 이슈에 대한 의견, 본교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질의

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정 인력 충원할 형편 안 돼

대신 공동 플랫폼 통한

전산화 고민 할 것

분권화 비용 과다 지출과

단대 간 단절 등

부작용 최소화 위해

행정효율화 달성해야

해외 교류 프로그램에서

교육과 발전 기회 갖도록

해외 동창 네트워크

거점 마련할 것

종합 대학 특성 살려

융합 프로그램 수행 여부

충분히 고민할 예정

대학이 지닌 한계 넘어

여성들의 역략 발휘해야

이화는 더 큰 역량

발휘하게 하는 발판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