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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韓 中 日의 共同 歷史冊에 대한 各國의 反應과 관련하여-

    尹 輝 鐸 (韓京大)

    Ⅰ. 서 론

    Ⅱ. 공동 역사책에 대한 각국의 반

    응과 평가

    Ⅲ. 공동 역사책의 문제점과 역

    사인식 공유의 한계

    Ⅳ. 맺음말

    Ⅰ. 서 론

    최근의 역사 교육은 각 국가마다 제도의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을 육성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만큼 민족주의의 틀로 짙게 채

    색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국가와 국민의 틀을 상대화하려 할 때도 각

    국의 역사교육이 안고 있는 과제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1) 동아시아

    의 경우, 역사교과서는 대체로 국사와 세계사의 이원 체계를 유지하면

    서 기본적으로 국민국가를 단위로 한 민족적 국민적 아이덴티티를 형

    성 유지하는 데 기여하였다. 특히 일본의 右傾化와 그에 따른 국민교

    육의 강화 움직임, 중국의 애국주의 강조와 그에 따른 ‘중화민족 大家

    庭’ 만들기2)의 강화, 한반도에서의 남북한의 분단과 주변 강대국에 대

    한 민족적 반감의 표출 등이 확연해지는 현실에서, 한 중 일 3국의 역

    1) 成田龍一, ‘동아시아사’의 가능성: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여는 역사에 대하여 (창작과 비평 제130호, 2006.2), p.402.

    2) 이에 관해서는 윤휘탁, 신중화주의: ‘중화민족 대가정 만들기’와 한반도 (푸른역사, 2006) 참조 바람.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290사교육은 점점 강화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일본의 우경화 추세 속에

    등장한 아베 정권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고 독도 및 센카쿠열

    도(댜오위다오)의 영유권 문제를 적극 주창하며 한 중 일 삼국 간의

    역사 영토 문제를 둘러싼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일본의 우경화 추

    세는 역사교과서에도 점점 반영되어 국민국가적 시각이나 자국사 중심

    의 교과서 서술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추세 속에 다시금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한 중

    일 삼국의 학자들이 韓中日三國共同歷史編纂委員會를 조직해 2002

    -2005년까지 공동 작업을 통해 편찬한 역사책3)이다. 왜냐하면 이 공동

    역사책은 각국 간의 상호 이해와 양해를 통해 一國을 넘어 동아시아에

    일체감, 즉 동아시아 아이덴티티 형성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계기

    를 마련해주었기 때문이다. 이 공동 역사책은 한 중 일 각국의 중 고

    등학교 교육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과 학자들로부터도 폭넓은

    주목을 받았으며, 동아시아4)를 벗어나 다른 지역에서도 관심을 끌었

    다.5) 이 책은 3국에서 역사상의 여러 가지 문제의식을 촉발하는 계기

    를 마련해 주었음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 공동 역사책이 출간된 지 8년이 지난 오늘의 시점에서

    도 동아시아의 역사 영토 분쟁이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격화되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 책에 대한 개별 국가 차원에서의 부분적인 평

    3) 한국어판: 공동역사교재개발위원회 편, 미래를 여는 역사 (한겨레신문사,2005.5); 일본어판: 日中韓三国歷史敎材編纂委員會 編, 未來をひらく歷史 (高文硏, 2005.5); 중국어판: 共同歷史讀本編寫委員會 編, 東亞三国的近現代史(社會科學文獻出版社, 2005.6).

    4) 동아시아사 담론에 관해서는 권소연, 동아시아사 인식과 교육에 관한 고찰 -

    동아시아 근대사를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교육학과 박사학위논문,

    2013)를 참조 바람.

    5) 공동 역사책의 출간과 관련해, 필자는 2005년 6월 9일 新加坡(싱가포르)海峽時報와, 2005년 8월 15일 타이완의 타이베이에서 열린 ‘終戰 6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러시아 신문 과, 2005년 9월 2일 세계 각 지

    역의 분쟁을 막기 위해 활동하는 NGO 단체인 과

    인터뷰를 했다.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 (尹輝鐸) 291가를 벗어나 한 중 일 3국에서의 반응과 평가상의 차이점, 그렇게 된

    각국의 사회적 배경과 분위기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거기에서 지적

    된 문제점을 바탕으로 향후의 과제를 추출해보는 것이 동아시아 공동

    의 역사인식 공유와 화해 그리고 평화의 실현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국내학계에서는 이 공동 역사책이 한 중 일 3국의 공동

    작업의 결과물이었는데도 출간 당시 발표된 국내의 서평들6)에만 주목

    을 했을 뿐, 동아시아의 다른 당사국들인 중국과 일본의 언론이나 다

    양한 부류들의 반응이나 평가, 각국에서의 그것들의 차이점들이 무엇

    인지, 그리고 반응이나 평가가 다를 수밖에 없던 각국의 사회 분위기

    나 배경 등에 대해서는 전혀 주목하지 못하였다. 더욱이 이 공동 역사

    책에 대한 3국에서의 구체적인 평가나 반응의 차이점은, 이 공동 역사

    책의 문제점인 동시에 한계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동아시아에서 역사

    인식을 공유하는 데 무엇이 장애가 될 것인지를 예측하게 해주는 지표

    들이라는 점에서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한 점에서 출간된 지 이미 8년이 흐른 현 시점에서 그리고 동

    아시아의 역사 영토 분쟁이 오히려 더 격화된 상황에서, 이 공동 역사

    책에 대한 한 중 일 3국에서의 반응과 평가, 차이점들을 종합적으로

    고찰하는 작업은, 동아시아에서의 역사인식의 공유를 위한 새로운 다

    짐이자 재충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것은 동아시아에

    서 진정한 역사인식의 공유를 가능케 하는 지난한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이글의 집필 목적이기도 하다.

    6) 앞의 글, ‘동아시아사’의 가능성: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여는 역사에 대하여 ; 김성보, 東アジア歷史認識共有の第一步 (世界 第757號, 2006.10); 남궁원,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 위한 역

    사” 서평 (역사교육 제95집, 2005.9); 현명철,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저, “미래를 위한 역사” (역사교육연구 제1호, 창간호, 2005.6); 백영서, 동아시아 평화를 앞당기는 소중한 첫걸음 (창작과 비평 2005년 가을호, 통권129호, 2005.9); 김인호, 미래를 여는 역사, 민중의 삶을 통해서 그린 새로운

    동아시아 역사교과서 (역사와담론 제41집, 2005).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292

    Ⅱ. 공동 역사책에 대한 각국의 반응과 평가

    한 중 일 3국의 공동 역사책 편찬 문제는 2002년 3월 중국 남경(南

    京)에서 열린 “제1회 역사인식과 동아시아 평화포럼” 국제학술회의에

    서 처음으로 제기되었다. 그 주요한 배경은 2002년 출간된 일본의 일

    부 고교 역사교과서가 동아시아의 역사를 심각하게 왜곡했다는 것에

    대한 비판적 인식 속에서7) 한 중 일 3국의 학자들이 공동으로 편찬해

    서 일본 우익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고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인

    식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8), 동아시아의 독자들로 하여금 최대한 역

    사 사실을 공유해 상대국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켜 동아시아의 평화로

    운 미래를 공동으로 건설하려는 데9) 있었다.

    이 3국의 공동 역사책은 한국에서 “공동 역사 서적의 출간에 첫걸음

    을 내딛은 것”, “동아시아 3국이 공동의 미래를 위하여 反戰과 평화,

    화해를 동아시아 3국의 후손들에게 들려줄 공동의 역사서”10), “동아시

    아의 평화를 앞당기는 소중한 첫걸음”, “동아시아 정체성 형성의 계기

    7) 梁美康, 韩中日近現代共同敎科書《東亞三国的近現代史》 (博覽群書 2007年 第2期), pp.75-76.

    8) 延 琳, 《東亞三国的近現代史》:中 日、韓首次聯手 (出版參考 2005年 6月下旬刊), p.12. 구체적인 출간 배경은 蘇智良, 追求共同的歷史認知 (同舟共進 2005年 第7期); 王希亮, 撥開迷霧覓珍珠 -參加中日韓三国合編&東亞三国的近現代史’略感 (世界知識 2005年 第13期); “歷史不容扭曲 訪東亞三国的近現代史主要編者(2005.7.5)” (http://news.jschina.com.cn/gb/jschina/news/node7774/node7775/userobject1ai838771.html); “東亞三國近現代史編者: 合編史書不

    只回擊右翼” (新京報 2005.6.3, http://news.sohu.com/20050603/n225804177.shtml) 참조 바람.

    9) “東亞三国的近現代史修訂 糾正日右翼歪曲歷史(2006.5.16)” (http://www.chinanews.com/news/2006/2006-05-16/8/729993.shtml); 倪自放, “東亞三国的近現代史: 一本書及倡導的歷史觀(2005.7.24)”(http://yantai.dzwww.com/xinwen/ytyl/ysyy/t20050724_1134627.htm).

    10) 남궁원,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 위한 역사” 서평 (역사교육 제95집, 2005.9), pp.309-310.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 (尹輝鐸) 293를 역사에서 찾는 작업의 모범을 제시한 것”11)이라고 평가받았다.

    한국 언론에서는 집필과정에서 3국의 집필자들이 예민한 역사 해석

    을 놓고 첨예하게 맞섰지만12), 자국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상대의 의견

    을 존중해 세 나라가 공유하는 역사인식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런 열

    린 자세는 동북아시아의 미래에 희망을 품게 하는 씨앗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이러한 경험을 발판으로 한 중 일의 학자들과

    양심 세력들이 연대한다면, 3국 공동의 역사교과서 출간도 결코 어려

    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기대도 나타내었다. 이와 함께 이 책의 출판을

    계기로 일본은 침략전쟁과정에서의 ‘加害’ 사실을 인정하고 한국과 중

    국은 침략전쟁으로부터의 피해의식을 떨어냄으로써, 역사왜곡으로 인

    한 국가 간의 소모적 갈등이 종식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리고 3국의 미래 세대들이 일치된 역사를 배움으로써 과거의

    어두운 그림자로부터 벗어나 함께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주문도 아끼지 않았다.13) 또한 이 책이

    비록 부교재이기는 해도 교육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종

    래의 네거티브적 접근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14)

    한국에서는 이 책이 일본의 한국 지배가 갖는 불법적 강제적 성격

    을 부각시키고 그것을 ‘강점’으로 규정한 점, 일본이 도발한 전쟁을 ‘침

    략전쟁’으로 규정한 점, 한 중(타이완 포함) 양국 민중의 항일무장투쟁

    11) 백영서, 동아시아 평화를 앞당기는 소중한 첫걸음 (창작과 비평 2005년가을호, 통권 129호, 2005.9).

    12) 한 중 일 3국의 의견 차이에 관해서는 王希亮, 撥開迷霧覓珍珠 -參加中日韓

    三国合編&東亞三国的近現代史’略感 (世界知識 2005年 第13期), pp.47-48; 笠原 十九司, 基調報告未来をひらく歴史の成果と課題と展望 (http://藤野.jp/-ryuuichi/h010/mirai-wo-hiraku-rekishi/kasahara.PDF), pp.5-10; 高文研 日本 中国・韓国共同研究 -未来をひらく歴史(2) (http://critic.exblog.jp/2943042/) 참조 바람.

    13) “일본 가해 인정하고 한 중 피해의식 털고” (중앙일보 2005.5.27); “한 중일이 공동 집필한 역사 부교재” (중앙일보 2005.5.26; 5.28).

    14) “한 중 일이 공동 집필한 역사 부교재” (중앙일보 2005.5.26; 5.28).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294뿐만 아니라, 皇民化정책과 創氏改名, 일본군 위안부와 노동자의 강제

    동원 등 강압적인 정책을 적시하고, 남경대학살, 무차별 폭격, 세균전,

    독가스전, 인체 실험, 성폭력 등 일본군의 잔학한 행위, 천황의 전쟁책

    임문제,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청산과제와 교훈을 비중 있게 다루었

    다는 점15) 등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일부 학자는 이 책이 ① 일본 민중을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묘

    사함으로써, 19세기 중엽 이후 침략과 전쟁으로 얼룩진 과거의 역사를

    깊이 반성하고 전쟁에 대한 반성과 평화의 의지를 표현한 점, ② 終章

    에서 전쟁보상문제, 종군 위안부 문제와 여성 인권, 역사교과서 문제,

    야스쿠니 신사 문제 등을 제시하고, 학생들에게 진정한 화해와 평화를

    모색하고 청소년 교류와 평화운동, 시민운동의 연대를 강조함으로써,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를 동아시아의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보편적인

    가치로 규정하고, 한 중 일 3국 국민 모두가 공통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로서 제시한 점16), ③ 민중적 차원에서 동아시아 3국의 연대가 가

    능함을 보여주었다는 점, ④ 책의 집필과정에 전문 연구자들만이 아니

    라 중등학교 현장에서 역사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도 참여함으로써 서

    술내용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었다는 점, ⑤ 풍부한 사진과 그림,

    지도 자료를 제시하고 다양한 인물들을 다룸으로써 역사 사실의 이해

    도를 높이고 재미를 더하였다는 점, ⑥ 節마다 “역사 들여다보기” 코

    너를 마련하여 본문에 대한 보충적 지식 전달을 시도했다는 점, ⑦ 여

    성에 대한 紙面 할애에 신경을 썼다는 점, ⑧ 각 章의 끝마다 “생각해

    봅시다”라는 항목을 설정하고, 마지막 장에서 역사교과서와 야스쿠니

    15) “한 중 일 공동 역사교재 나왔다” (국민일보 2005.5.26); “한 중 일 학자‘日 역사왜곡’ 바로잡았다” (경향신문 2005.5.26); “중일 공동역사부교재 발간,한국병합 식민정책 등 객관적 사실기술” (세계일보 2005.5.27); “한 중 일이공동 집필한 역사 부교재” (중앙일보 2005.5.26; 5.28); “왜곡 교과서 vs ‘미래를 여는 역사’ 비교” (세계일보 2005.5.26; 동아일보 2007.5.27); 김인호, 미래를 여는 역사, 민중의 삶을 통해서 그린 새로운 동아시아 역사교과서 (역사와담론 제41집, 2005), p.342.

    16) 앞의 글,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 위한 역사” 서평 ,

    pp.312-313.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 (尹輝鐸) 295신사 문제를 따로 다룸으로써 아픈 과거사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새

    로운 역사를 만들자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17) 등을 장

    점으로 제시했다.

    한편 중국에서도 공동 역사책에 대한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이것은

    2005년 6월 공동 역사책의 중국어판 출판 기념식 때 중국의 언론 출판

    매체를 관장하는 중앙선전부, 中共中央外宣辦, 新聞出版總署 등의 대표

    들이 참석해 연설을 했을 뿐만 아니라18) 수많은 방송국 신문사의 기

    자들이 취재에 열을 올렸다는 점에서도 엿볼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

    언론인 中國網에서는 “중 일 한 삼국의 학자들은 공동으로 역사책을

    편찬했고 동아시아의 평화로운 발전이라는 각도에서 삼국의 근대사를

    직시했다. 삼국의 학자들은 세계화 추세가 날로 심화되는 국제환경 속

    에서 동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로운 발전에 초점을 두고 더 넓은 시야로

    역사 문제를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데 인식의 일치를 보았다.

    따라서 그들은 동아시아 미래의 장기적이고 평화로운 발전이라는 각도

    에서 삼국의 근대사 및 상호간의 관계를 주시해야 하며 이러한 정신으

    로 역사문제를 반성해야 한다는 공통된 결론에 이르렀다.”19)라고 공동

    역사책의 출간 의미를 밝혔다.

    중국의 대표적인 검색 사이트 百度(Baidu)는 이 책에 대한 중국 내

    의 반응을 이렇게 정리하였다. “중국의 청소년들은 남경대학살, 731세

    균부대, 삼광작전(三光作戰) 등 일본군이 저지른 가혹한 가해행위에 대

    해 깊은 인상을 갖고 있고, 한국의 청소년들은 조국을 상실하고 심지

    어 조상과의 연계마저 단절된 고통스러운 기억을 갖고 있으며, 일본의

    17) 앞의 글, 미래를 여는 역사, 민중의 삶을 통해서 그린 새로운 동아시아 역사

    교과서 , p.343; http://news.hankooki.com/1page/life/200505/h2005052519203423

    340.htm; 앞의 글,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 위한 역사” 서평

    , pp.309-310.

    18) 社會科學文獻出版社, 中 韩、日三國歷史共同讀本 中

    文版首發式在京擧行 (當代韓國 2005年 夏季號), p.5.19) “東亞三国近現代史中文版首發(2005.6.9)” (http://www.china.com.cn/zhuanti2005/txt/2005-06/09/content_5885056.htm).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296청소년들은 동경 대공습,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원자탄 투하 등을 기억

    하고 있다. 이처럼 전쟁에 대한 기억을 달리하고 있는 동아시아 3국의

    교육환경을 고려해볼 때, 이 역사책은 한 중 일 3국의 청소년들이 역

    사를 정확하게 인식해서 공동으로 미래의 동아시아 평화를 건설해나가

    도록 하려는 데 편찬목적이 있다. 따라서 이 역사책은 ‘미래를 개척하

    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20)

    중국 귀양(貴陽)의 중학교사 루루즈(盧履智)는 이 책이 “주관적인 감

    정을 배제하고 자국 역사의 한계를 뛰어넘어 동아시아 역사의 전반적

    인 각도에서 공동 편찬을 통해 정의로운 세력이 역사인식 문제를 공유

    해 일본 우익세력의 역사왜곡의 기본 관점을 비판하고 3국 인민의 역

    사인식의 공통 기반을 조성했다. 이 역사책은 역사문제를 둘러싸고 일

    본과 주변 국가 사이에 존재하는 커다란 인식상의 차이를 해결하는 데

    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실험이며, 향후에 기타 국가와 함께 공동으로

    보조적인 교재를 편찬하는 데 첫 물길을 열었다. 이 책은 3국 민중의

    소통과 교류의 다리를 놓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소통의 창문을

    열어놓았다.”고 평가했다.21) 또 어느 학자는 이 책을 “3국학자들의 공

    동 노력의 결과물이자 동아시아를 하나의 역사가 상호 연계된 정합체

    로 인식해 실험적으로 서술한 역사책인 동시에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노력의 결과물”22)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사회과학원 副秘書長 허빙멍(何秉孟)은 “한 중 일 삼국의 정의

    감을 지닌 학자들이 공동으로 삼국의 근현대사를 편찬한 것은 삼국의

    교류를 강화시켰고 삼국이 공동의 역사관을 지니도록 촉진하는 데 중

    요한 작용을 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과 주변국 사이에 역사문제 이해

    를 둘러싸고 존재하는 큰 차이를 해결했다는 데에서 큰 의미를 둘 수

    20) 東亞三國的近現代史, 百度百科 (http://baike.baidu.com/view/ 1155473.htm); “中日韓共同編纂東亞近現代史承認南京大屠殺(2005.6.9)” (新華網, http://news.xinhuanet.com/newscenter/2005-06/09/content_3065156.htm).

    21) 盧履智, 以史爲監面向未來-淺談出版的意義 (中國貴州省委黨校學報 2005年 第4期), p.72.

    22) 張志强, 21世紀好書榜 (書城 2005年 第7期), p.77.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 (尹輝鐸) 297있는 실험”23)이라고 평가했다. 中國新聞出版總署圖書管理司 司長 우상

    쯔(吳尙之) 역시 이 책이 “한 중 일 삼국의 청소년들이 정확한 역사지

    식을 획득하고 후대의 사람들이 상대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동아시

    아 미래의 발전과 번영을 공동으로 추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동아시아 각국 간의 교류와 합작을 촉진하는 데 이로울 것

    이다.”24)라고 평가했다.

    이 공동 역사책 편찬작업에 참여한 上海사범대학 역사학과 주임교

    수 쑤쯔량(蘇智良)은 “이 책의 출판을 계기로 향후에는 북한, 타이완,

    동남아 국가들과도 연합해 국경을 넘어 공동으로 역사책을 편찬해 동

    아시아 일체화를 위한 작업을 할 수도 있다.”25)는 가능성까지 내비쳤

    다. 또한 그는 이 책의 의미를 “심오한 역사적 경험에 바탕을 둔 책”,

    “미래를 여는 역사책”, “우리들로 하여금 동아시아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해로 나아가는 데 유익한 실험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해준 책”, “일본의 진보세력에게 힘을 북돋아주고 일본의 우익

    교과서가 교실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저지해 줄 수 있는 책” 등으로 평

    가했다.26) 중국 측 편찬위원의 일원인 주청산(朱成山)도 이 책의 출간

    이 “동아시아의 합작과 교류의 자세를 대변해주고 있고 국가 간의 분

    쟁을 해결해주는 하나의 사례를 만들었으며 토론 방식을 통해 공동의

    역사인식을 갖게 만들었다.”27)고 평가했다.

    동북사범대학 꿔용후(郭永虎) 교수는 이 책의 출간 의미로서 구동존

    이(求同存異, 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함)의 시각에서 동아

    시아의 미래와 평화로운 발전이라는 역사관을 통해 한 중 일 3국의 근

    23) 앞의 사이트, “中日韓共同編纂東亞近現代史承認南京大屠殺(2005.6.9)”; “中日

    韓合編東亞歷史敎科書中文版首發式實錄(2005.6.9)” (中國網, http://www.sina.com.cn 2005年06月09日12:14).

    24) 위의 사이트, “中日韓合編東亞歷史敎科書中文版首發式實錄(2005.6.9)”.

    25) “中日韓三國合編東亞歷史敎科書與日本右翼較量” (東方早報 2005.6.6, http://jczs.sina.com.cn).

    26) 蘇智良, 追求共同的歷史認知 , 同舟共進 2005年 第7期, p.4.27) 謝奕秋, 共同歷史讀本編委會: 合作修史彰顯民間姿態 (南風窓(半月刊)2005年 12月下), p.53.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298현대사 및 상호관계를 들여다봄으로써 평화와 우호를 부각시키는 역사

    관을 보여주었다는 점, 시야를 넓혀서 一國 중심의 서술상의 한계를

    뛰어넘어 정치와 전쟁 위주의 시각을 벗어나 3국의 국내 상황, 사회와

    문화의 변천, 민중생활과 문화 등에 대해서도 분석했다는 점, 일본 군

    국주의 침략과 만행이 3국의 민중에게 초래한 폐해 등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다루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28)

    상술한 것처럼 한국과 중국에서는 이 공동 역사책에 대해 뜨거운

    반응과 함께 호평을 했는데, 일본에서는 어떠한 반응을 보였을까? 일

    본에서는 이 공동 역사책의 출판 자체에도 어려움이 수반될 정도로 비

    판적인 분위기가 만만찮았다.29) 한 중 일 공동 역사책이 출판되었을

    때도 일본 내 언론 매체들의 태도는 대체로 차분했거나 냉담했다. 이

    책의 출판 소식은 NHK, 共同通信, 東洋經濟日報 등을 비롯해 일부 언론 매체에서만 간략하게 보도되었다.30)

    당시 일본 내 분위기가 어떠했는지는 공동 역사책의 출판 과정에서

    의 우여곡절 상황에서도 잘 드러났다. 일본 측 편찬위원회에 따르면,

    자신들이 일본의 대형 출판사들과 한 중 일 공동 역사책의 출판 섭외

    를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한다. 이 책을 출판한 高文研出版社 역

    시 영세한 규모의 출판사 입장에서 3국의 언어로 편찬된 이 책의 출판

    28) 郭永虎, 評《東亞三国的近現代史》 (歷史敎學 2005年 第10期), p.77; 社會科學文獻出版社, 中 韩、日三國歷史共同讀本 中文版首

    發式在京擧行 (當代韓國 2005年 夏季號), p.5.29) 필자와 함께 중국 光明日報와 마라톤 인터뷰를 한 일본학자는, “이 책에대해 일본 자민당 정부의 주류는 환영하지 않을 것이며, 고이즈미 일본수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찬반 여론이 半半인 것처럼, 이 책에 대한 일본인

    의 반응 역시 신사 참배에 대한 반응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中日韓學

    者談東亞三國的近現代史 , 光明日報 2005.7.12).30) “<鳳仙花> 未來をひらく歴史教科書を” (東洋經濟日報 2005.6.3; http://www.toyo-keizai.co.jp/news/hosenka/2005/post_1427.php); “ 未來をひら 歴史

    發刊日中韓の共同教材” (共同通信, 2005.5.26, http://www.47news.jp/CN/200505/CN2005052601002916.html); “中日韓共同編纂東亞近現代史承認南京大屠

    殺” (新華網, 2005.6.9, (http://news.xinhuanet.com/newscenter/2005-06/09/content_3065156.htm).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 (尹輝鐸) 299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점, 이 책이 일본 내에서 매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그에 따라 비판적인 의견을 지닌 사람

    들이 출판사에 대해 매우 큰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해당 출판사에서는 이 책의 역사적 의의를 고

    려해 세 차례의 사원대회를 개최한 후에 이 책의 출판 작업에 착수했

    다는 것이다.31)

    하여튼 이 책이 출판되자, 일본 내 일부 언론과 우익세력은 이 책을

    혹독하게 폄하하거나 곡해했다. 일본의 産經新聞에서는 “일 한 중근현대사 공통교재 상이한 기술”이라는 서울발 1면 머리 기사에서,

    “공동 역사교재가 6 25전쟁과 위안부 문제, 식민지 지배 등에서 서로

    달리 기술했다.”, “위안부 문제에 이상할 정도로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일본의 근현대사를 암흑과 부정으로 그려 ‘反日’이라는 점에서

    하나로 통하고 있다.”는 논평을 게재했다.32) 어느 사이트(アンサイクロ

    ペデア フリ-ハ百科事典)에서는 “역사관의 공유는 가능하다.”라는 슬

    로건 하에 ‘전쟁을 끝없이 반성하고 싶어 하는’ 일본인과, ‘우리나라의

    역사를 끝없이 극찬하고 싶어 하는‘ 反共的인 한국인, ‘중국 공산당의

    戰後의 罪科를 일본군의 죄과로 호도하고 싶어 하는’ 중국인들이 모여

    서 만든” 역사책이라 하여, 이 책의 편찬에 참여한 3국학자들의 성향

    을 제멋대로 분류하고 매도하였다. 게다가 이 사이트에서는 “부제는

    ‘동아시아 3국의 근현대사’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서술내용을 일본이

    패배하기까지의 근대사로 충당하고 있으므로 이 책은 근현대사가 아니

    라 실질적으로는 근대사이다. 현대사를 서술하지 않은 것은 근대사에

    서 패자가 된 일본이 현대사에서 경제성장으로 다시 승리한 사실을 중

    국과 한국이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이

    편집 면에서 大勝한 것이 명백하다. 그것은 표지에서나 속표지에서나

    Korea가 제일 위로 와 있는 것을 봐도 분명하다. 이 책은 ‘좌익의 自

    31) “東亞三国的近現代史發行狀況凸現三國不同現實” (21世紀經濟報道, 2005.6.12) (http://finance.sina.com.cn).

    32) 조선일보 (2005.8.1).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300虐 교과서’라고도 할 수 있는데, 김일성 주석에 관한 부분이 빠져있는

    것을 봐도 좌우 합작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고 하여 이 책을 심각

    하게 곡해하였다.33)

    스스로를 일본의 우익 교과서인 新しい歷史敎科書를 지지하고 있고 그 교과서의 채택률이 목표치(10%)를 달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어느 일본인은, 이 책을 “3국의 근현대사가 아니라 중국과 한국에 대

    한 일본의 관계사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그에 의하면 중국과 한국

    의 근대사는 사실상 일본의 근대사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일본이라는

    팩터(factor)가 없으면 중국과 한국의 근대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

    란다. 또한 이 역사책은 중국과 한국이 근대국가로 발돋움하는 데 일

    본의 신세를 져왔다는 것을 웅변적으로 말해준다는 것이다. 그는 마치

    중국과 한국이 일본 덕분에 근대국가로 변신했다는 일본 우월론과 식

    민지 근대화론, 식민지 미화론적 시각에서 이 책을 극단적으로 폄하하

    였다. 그는 이 책의 치명적인 결점으로, 서양 열강이 형성해온 첨예한

    국제질서나 국제관계 전체의 구도 속에서 동아시아 3국의 근현대를 고

    찰한다는 시각이 결여되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중국과 한국의 중화사상과 小중화사상이라는 대의명분론을 바탕으로

    저술된 동아시아 3국의 근현대사에 불과하며, 완전히 150년 전의 수준

    에 머무른 통속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34)

    그렇다고 일본에 극우적인 시각을 가지고 이 책을 폄하하는 사람만

    이 있던 것은 아니다. 일본공산당 기관지(しんぶん赤旗)에서는 이 책을 “평화에 대한 열정으로 역사인식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논의를 적극 기울여 상호간의 교류와 이해를 통해 공동의 역사책을 출

    간해냄으로써 미래를 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이 책(未來をひらく歴史)과 우익 교과서(新しい歷史敎科書)의 서술상의 차이도 소

    33) http://ja.uncyclopedia.info/wiki/%E6%9C%AA%E6%9D%A5%E3%82%92%E3

    %81%B2%E3%82%89%E3%81%8F%E6%AD%B4%E5%8F%B2.

    34) 松尾光太郞, 日 中 韓=共同編集の未來をひらく歴史を讀んだ (http://blogs.yahoo.co.jp/kabu2kaiba/4165405.html).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 (尹輝鐸) 301개하면서 이 책이 우익 교과서를 거부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

    였다. 즉 일본의 한국병합에 대해, 일본의 우익 교과서는 “일본 정부는

    한국의 병합이 일본의 안전과 만주의 권익을 방위하기 위해 필요하다

    고 생각했다.”고 기술한 데 반해, 공동 역사책에서는 “당시의 조약이

    무효라는 입장에서 한국강점이라고 표현하였다.”는 것이다. 더욱이 역

    사인식의 공유를 철저하게 부정하는 우익교과서는 “역사는 민족에 따

    라 다른 것이 당연하며, 역사에 善惡을 적용시키거나 현재의 도덕으로

    재단하는 것은 그만두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침략전쟁의 목적이 “自

    存自衛와 아시아를 歐美의 지배로부터 해방시켜 대동아공영권을 건설”

    하는데 있었다고 하여 침략전쟁을 미화시켰다고 비판하였다.35)

    어느 일본인은 “각각의 나라에는 자국 중심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되므로 이 교과서의 지식이 조선 한국 중국의 사람들과 대

    화하는 데 장애를 제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장래에는 이러한 방

    향으로 나아가기를 원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책의 일본 측 편찬위

    원인 타와라 요시후미(俵義文)도 “정부의 행위에 의해 다시 전쟁의 참

    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결의하고…일본 국민은 항구적인 평화를 염원하

    며 인간 상호관계를 지배하는 숭고한 이상을 깊이 자각하고 평화를 사

    랑 ”한다고 언급된 일본 헌법36) 前文과 합치된다고 평가하였다.37)

    공동 역사책을 일본어판으로 출간한 출판사 사장 우메다 마사미(梅田

    正己)는 “이 책의 출판은 일본, 중국, 한국이 객관적인 역사 사실을 공

    유한 공동의 인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주며, 만일 3국이 역사 사실

    에 대해 공동의 인식을 갖게 되면 우호적인 대화를 할 수 있고 상호간

    에 이해할 수 있는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의 출판은

    35) 日本共産黨中央委員會, 共通歴史教材 交流し 理解し未來をひらく (しんぶん赤旗, 2005.5.30, http://www.jcp.or.jp/akahata/aik4/2005-05-30/02_01_1.html).

    36) “Park:「飛ぶ教室」のブログ: 未來をひらく歴史” (http://flyingclassroom.blog

    zine.jp/tobukyoushitsupark/2008/01/post_7289.html).

    37) 俵 義文, 日本 中国 韓国=共同編集 未來をひらく歴史 -東アジア3国の近

    現代史 (http://www.jicl.jp/hitokoto/backnumber/20050502.html).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302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다.”38)라고 호평하였다.

    이 책을 출판한 일본의 高文研출판사가 2005년 7월 30일자로 작성한

    感想記를 보면 이 책에 대한 세세한 비평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동아시아 3국의 근현대사를 망라했다고 하지만, 전체적인 서술은 일

    본이 일으킨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중심축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 중 일 3국의 근현대사를 모두 망라했다기보다는 ‘전쟁사’로 한정짓

    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 책이 “교과서로는 사용될 수 없다.”는 비판

    사이트가 자주 눈에 띄고 있고, 위원회의 이름도 ‘역사 교재’로 되어

    있고 後記에서도 역사 부교재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술되어 있

    듯이, 이 책은 애초부터 敎科書化할 목적을 가지고 서술된 책이 아니

    기 때문에, 이 책은 교과서로서의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 책의 중국사 한국사 서술이 과연 이들 국가의

    ‘自國史’의 한계를 어느 정도까지 뛰어넘을 수 있을지 회의감을 느끼게

    한다. 왜냐하면 이 책의 서술이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에 중

    점을 두고 있는 이상, 일본 측에서 볼 때 그것이 一國의 역사적 한계

    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명히 할 기회는 제공해줄 수 있겠지만, 중국사

    나 한국사에 대해서는 일국사의 한계를 뛰어넘을 기준이나 목표, 동기

    등을 없애주었기 때문이다.”39)라고 적고 있다.

    그러면서도 상술한 감상기에서는 이 책이 3국의 근현대사를 망라한

    책으로서는 여러 가지 부족한 점과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일본이 일으

    킨 침략 전쟁이나 식민지 지배를 일국의 한계를 넘어서 직시할 수 있

    게 해준 역사교재라고 결론짓는다. 그 이유에 대해서 우선 이 책에서

    는 일본의 침략 전쟁이나 식민지 지배를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상호간의 비판이나 검토를 거쳐 각국 주장의 협소함을 뛰어넘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는 南京事件(중국에서는 南京大屠

    38) 앞의 사이트, “中日韓共同編纂東亞近現代史承認南京大屠殺”.

    39) 日本 中国 韓国=共同編集 未來をひらく歴史 東アジア3国の近現代史 (日中韓3国共通歴史敎材委員會 高文研 2005.7.30感想記, http://www1.odn.ne.jp/

    kamiya-ta/mirai-wo-hiraku.html).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 (尹輝鐸) 303殺)의 희생자 수를 30만 명이라 하고 그것이 정설처럼 말해지고 있지

    만, 이 책의 일본 측 집필자의 한 사람인 카사하라 도쿠시(笠原十九司)

    는 자신의 논문에서 ‘30萬名說’에 대해 현재까지 증명할 근거가 없다고

    하면서 그러한 주장을 ‘중국 측의 민족 판타지’라고 비판하였다는 점을

    든다.40)

    감상기에서는 1910년의 한일합병에 대한 의견 차이가 이 책에서 그

    대로 드러나고 있음을 지적한다. 즉 “연구자들은 1905년의 조약(제2차

    한일협약) 체결이 강제로 이루어졌다는 것에 대해 거의 공통적으로 이

    해하고 있지만, 합병 이후 35년간에 걸친 식민지 지배가 국제법적으로

    합법적인 상태에 있었는지 아닌지의 문제에 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는 것이다. 즉 한국학자들은 그것을 불법으로 간주하지만 일본학자들

    사이에는 아직 결론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조

    선 측의 내발적인 에너지를 제시함으로써 그것과의 관계 속에서 일본

    의 지배정책의 변화 등 동적인 歷史像을 형성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조선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의 저항운동도 풍부하게 서술함

    으로써,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 新しい歴史教科書をつ

    くる會 ) 등이 누락시킨 ‘식민지 지배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전쟁의 大

    義에 대해 근본적인 비판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감상기에서는

    식민지에서의 경제발전과 경제정책을 상세하게 서술하면서 식민지 하

    에서의 발전을 묘사하고 있지만, 일본의 경제정책이 조선을 수탈하려

    는 의도에서 행해졌고 그 과정에서 조선인이 엄청난 곤란을 겪게 되었

    다는 사실을 묘사함으로써 식민지 지배를 입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끝으로 이 책에서는 일본이 아시아를 침략한 원인과 배경을

    잘 서술해줌으로써 “일본이 왜 침략했는가?”에 대한 답변을 해주고 있

    다고 평가한다. 가령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의 역사 교과

    서(2006년판)에서는 조선의 식민지 지배나 러일전쟁의 원인을 러시아

    의 지정학상의 위협에 대한 대처로 묘사하고 있고, 태평양전쟁에 대해

    40) 앞의 감상기.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304서도 ‘自存自衛의 전쟁’이었다고 하여 당시 일본정부의 말을 그대로 서

    술하고 있지만, 이 역사책에서는 일본의 근대화 추진력이었던 대외 팽

    창주의의 역사적 의미를 명확하게 드러내주고 있고, 아시아에서의 제

    국주의적 질서 형성의 추진력이 일본의 대외 팽창주의에 있었다는 것

    을 계통적으로 분명히 보여주었다는 것이다.41)

    Ⅲ. 공동 역사책의 문제점과 역사인식 공유의 한계

    한 중 일의 공동 역사책은 상술한 호평과 더불어 여러 가지 문제점

    과 한계들도 지적받았다. 첫 번째 지적은 공동 역사책의 편찬 과정에

    참여한 국가나 민족들이 한 중 일 3국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이 책에서는 일본 한국 중국이 동아시아를 대표 대행하고 있을 뿐,

    편찬 과정에는 북한 타이완 몽골 러시아 베트남이 참여하지 않음으로

    써 동아시아의 역사적 국경을 허무는 작업의 의미가 한정될 수밖에 없

    으며, 집필 분담에서도 현재의 국민국가를 단위로 삼고 있어서 국가를

    형성하고 있지 않은 민족은 서술 내용에서 배제되었다는 것이다.42) 물

    론 동아시아의 범주를 어디까지로 설정할 것인가 혹은 동아시아에 베

    트남이나 러시아까지도 집어넣을 수 있는가에 관해서는 많은 의견이

    제시되고 있지만43), 동아시아의 역사인식 공유를 위한 첫걸음 속에 북

    한 타이완 몽골 등을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다음으로 자주 지적받는 부분은 전체적인 서술구도가 일본 제국주

    41) 앞의 감상기.

    42) 앞의 글,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 위한 역사” 서평 , 317

    쪽.

    43) 상세한 내용은 권소연, 동아시아사 인식과 교육에 관한 고찰 -동아시아 근

    대사를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교육학과 박사학위논문, 2013),

    pp.30-34, 122-123 참조 바람.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 (尹輝鐸) 305의의 침략 수탈과 한 중 양국의 저항이라는 이분법적 대립 구도로 짜

    여 있어서 한 중 일 3국의 국민국가적 틈바귀 내지 이들 국가 상호간

    의 유기적인 관계와 다양성을 소홀히 했다는 점이다. 즉 동아시아 지

    역의 역사적 주체와 관련하여, 침략행위를 한 일본이 주체가 되고 한

    국과 중국은 일본의 행위 때문에 피해를 입고 저항했다는 식으로 되어

    있어, 한국과 중국은 일본 제국의 종속변수로 서술될 뿐 독자적인 역

    할과 의미를 지닌 역사의 주체로서는 묘사되지 못한 것 같다는 것이

    다. 동아시아 내부 각국 간의 상호 모순과 그 중첩이 일원적 일방적으

    로 일본의 모순만으로 파악되어 단순화되고 말았다. 이 책의 부제가

    ‘동아시아 근현대사’인 점과 관련시켜 동아시아의 근현대사를 고찰할

    때, 일본의 침략전쟁이 중심축이 되는 것이야 당연하겠지만, 과연 동아

    시아의 역사상을 일본의 침략 전쟁으로만 수렴해도 좋을 것인가에 대

    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책에서는 ‘동아시

    아’라는 공간이 ‘일본의 침략 전쟁’으로 환원되고 있어서, 19세기 후반

    부터 20세기까지를 다룬 ‘通史’가 아니라 ‘주제별’ 내용, 즉 ‘일본의 침

    략전쟁을 둘러싼 역사 사실을 3국이 공유’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이

    런 점에서 이 책은 내셔널 히스토리(국사)를 넘어서지 못했으며 오히

    려 내셔널 히스토리를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44)는 역설적 평가까

    지 받고 있다.

    공동 역사책의 구성 체계가 그렇게 된 데는 다음과 같은 배경을 지

    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공동 역사책이 출간될 수 있었던 것은, 이 책

    의 공동 편찬에 참여한 한 중 일 3국학자들의 관점이나 이해관계가 맞

    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즉 한 중 양국 학자들은 침략행위를 부인하는

    일본 우익 세력들의 행태와 일본의 우경화 흐름에 적극 대응하고 동아

    시아의 평화와 반성을 촉구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던 것이다. 여기에

    일본 제국의 군국주의적 행위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戰後 역사학’의

    입장에 선 일본 측 인사들도 그러한 입장에 공감하고 공동편찬에 참여

    44) 앞의 글, ‘동아시아사’의 가능성: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여는 역사에 대하여 , p.413.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306했기 때문이다.45) 게다가 처음에는 한 중 일 3국학자들의 역사인식 공

    유 차원에서 공동 역사책의 편찬 가능성에 반신반의하던 중국 정부가

    편찬 작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면서 성공 가능성이 농후해지자,

    편찬 작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협조를 함으로써 중국 측 참여

    자들의 동기를 자극하고 적극성을 불러일으켜 공동편찬의 속도를 가속

    화시킨 배경도 작용했다. 이처럼 3국의 이해관계와 국내적 배경이 작

    용하면서, 이 책은 일본 제국의 침략 행위와 그에 대한 저항에 편찬의

    초점이 맞추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지닌 역사 서술상의 한계가 세 나라의 독자들에게

    어떻게 수용될지 좀 더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분명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저지른 ‘加害’와 그로 인해 한국인과 중국인이 입

    은 ‘피해’를 좀 더 많이 그리고 강력하게 전달하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침략-저항’이라는 이분법적인 서술 방식은 한국과

    중국의 기존 역사 교과서에서 상당히 강조되어 있어 이미 익숙한 것이

    므로 독자들로 하여금 역사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동아시아적 정체성을

    갖게 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이

    같은 수탈과 저항의 시각을 너무 단순한 것으로 여기고 일본 근대사에

    대한 자학(自虐)과 自讚을 넘어선 새로운 역사인식의 틀을 원하는 일

    본 독자들에게는 이 책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

    다.46) 그래서인지 일본 민중도 침략전쟁으로 피해를 크게 보았으며, 일

    본 역사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을 함께 서술해주었으면 좋았을 것

    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47)

    더 나아가 이 책의 주요 구성 틀이 일본의 침략-중국과 한국의 저

    항이라는 이분법적 구도에 치우쳐 있다 보니, 중국과 조선 사이의 역

    45) 이것은 일본 측 집필진의 대표격인 오비나타 스미오(大日方純夫) 교수가 “이

    책의 출간은 일본의 우익 정객과 우익 학자들의 은밀한 역사왜곡 행위에 타격

    을 줘서 그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유효한 방법”이라는 언급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中日韓學者共撰東亞近現代史 , 亞洲週刊 第19卷 第26期, 2005.6.26).46) 앞의 글, 동아시아 평화를 앞당기는 소중한 첫걸음 .

    47) 앞의 글, 東アジア歷史認識共有の第一步 , p.230.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 (尹輝鐸) 307사상의 쟁론에 대해서는 인식을 공유하지 못하고 회피하고 말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면 조선이나 주변국에 대한 중국의 제국

    주의적 간섭이나 압력 행위, 주권 유린적인 만행48), 조선의 근대적 발

    전에 대한 부정적인 작용 등에 관한 서술이 배제되어 있다는 점이다.

    가령 청조의 위안스카이(袁世凱)가 1882년 임오군란 이후부터 1894년

    청일전쟁까지 조선에 파견되어 자행한 오만방자한 행태나 주권 유린

    행위, 조선의 발전을 저해하고 재해를 초래한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당시 조선의 입장에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청조나 일본

    모두 서양 제국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제국주의적 침략행위를 서슴

    지 않은 국가들이었던 것이다.49)

    또한 중국의 南方周末에서도 보도된 것처럼,중국학자와 한국학자 사이의 또 다른 논쟁점은 청일전쟁(중국에서는 ‘中日甲午戰爭’이라

    칭함) 때 청군이 조선에 출병한 사실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의 문제

    점이었다. 한국의 교재에서는 청군의 조선 출병을 ‘침략’으로 간주한데

    비해, 중국학자들은 당시의 청조와 조선은 藩屬관계를 맺고 있었고 조

    선은 청에 조공을 하고 있었으므로 ‘근대의 침략’과 같은 성질의 것으

    로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50) 그렇지만 청군의 조선 출병 목적이 외

    세의 침략에 반대하는 동시에 부패하고 무능한 조선정부를 타도하기

    위해 봉기한 동학농민을 무력으로 제압하려는 데 있었다는 점을 고려

    해보면, 그것은 제국주의적 침략행위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48) “東亞三國的近現代史的評論” (http://book.douban.com/review/1001553/).

    49) 이 문제와 관련해 편찬에 참여한 중국학자들은 청조가 조선에 출병한 목적은

    옛날부터 유지되던 조공관계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절대로 조선을 중국의

    식민지로 만들려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을 설득하려고 했다. 이와 아울러 당시

    일본이 이 기회를 틈타 조선에서 중국 세력을 축출하고 조선을 통제해서 그들

    의 대륙확장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보루로 삼았다는 점을 대조적으로 제시했다

    (王希亮, 撥開迷霧覓珍珠 -參加中日韓三国合編&東亞三国的近現代史’略感 , 世界知識 2005年 第13期, p.47).

    50) “中国人民的感情被傷害了(2006.6.4)” (http://club.qingdaonews.com/show

    Announce_41_3800676_1_0.htm).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308또 다른 각도에서 이 책이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은 1945년 이후

    동아시아 현대사에 관한 서술상의 문제이다. 우선 戰後에 형성된 동아

    시아의 새로운 모순, 즉 냉전에 관한 서술이 거의 없고51), 현대사의 흐

    름을 동아시아 무대로 축소시켜 제1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세계의 중심

    국가로 우뚝 선 미국 중심의 체제 개편과 그에 따른 동아시아 3국의

    역사적 변천에 대해서는 소홀히 취급되었다는 점이다.52) 그것은 이 책

    이 1945년 이후의 현대사보다는 1945년 이전의 역사적 유산이 왜 정리

    되지 않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었는가에 초점을 두다보니, 미국 중

    심으로 진행된 일본의 戰後處理의 한계와 그것을 야기한 미국-소련

    간의 대립구도를 서술의 중심에 놓을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서 비롯되

    었다는 것이다.53) 그러한 의미에서 동아시아 근현대사의 과제는 일본

    의 침략 전쟁이 남긴 傷痕에 20세기 후반 냉전체제의 모순이 겹쳐지면

    서 야기된, ‘일본의 침략전쟁이 초래한 대항과 모순’54)인지도 모른다.

    또 다른 지적으로, 이 책은 중국혁명, 남북한의 대립과 한국전쟁, 한

    국군의 베트남전 파병과 韓日 修交의 상관성, 일본을 선두로 한 동아

    시아 각국의 비약적 경제성장의 배경과 원인, 외교적 대립 속에서도

    급속하게 진전되는 경제적 문화적 상호 교류현상 등의 문제들을 종합

    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충분히 제시해주지 못하였다는 비판을 받

    았다. 특히 한국군의 베트남전 파병을 다루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

    란다. 한국군의 베트남전 파병은 제국주의의 희생자였던 한국 국민도

    언제든지 침략 전쟁에서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것이

    다. 이것은 침략과 전쟁이 단지 일본이라는 이웃 나라만의 문제가 아

    니라는 점, 한국의 청소년이 단지 일본에 대해 피해 의식만을 가질 것

    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외의 문제에

    51) 앞의 글, ‘동아시아사’의 가능성: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여는 역사에 대하여 , p.415.

    52) 앞의 글,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 위한 역사” 서평 , p.316.

    53) 앞의 글, 東アジア歷史認識共有の第一步 , p.233.

    54) 앞의 글, ‘동아시아사’의 가능성: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여는 역사에 대하여 , p.415.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 (尹輝鐸) 309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해준다.55)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 책은 명실상부한 동아시아 역사를 구현해내

    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이 책은 동아시아 공동의 역사인식 형성과 관

    련하여, “한 중 일 3국의 역사적 交集合은 무엇이고 각국의 역사적 다

    양성을 보여주는 餘集合은 무엇인가?”에 대해 충분한 답을 주지 못했

    다는 것이다. 침략과 저항의 맥락을 제외하고, 이 책을 통해서 지식과

    문화, 사회관계의 맥락에서 3국의 공통분모와 다양성, 독자성을 이해하

    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은 한 주제를 놓고 3국을 비교하고

    그 관계를 밝히는 방식으로 서술하지 않고, 3국의 집필자가 각자 자신

    이 살고 있는 국가의 사회 문화를 서술하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란

    다.56)

    더욱이 이 책에서는 1945년 이후의 현대사 부분이 간략하게 서술되

    어 있어서 오늘날 동아시아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파악하

    기가 어려우며, 한국 근현대사 서술 부분은 기존의 역사책과 별 차이

    가 없어서 새로움을 던져주지 못했다는 것이다.57) 가령 한 중 일 삼국

    사이의 민감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센카쿠열도(釣魚島)나 독도의

    영유권 문제, 동중국해의 유전 문제 등이 다루어지지 않았고58), 이 책

    의 편찬회의에서 가장 많은 이견이 노출된 일본군의 독가스탄 사용 여

    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남경대학살 때의 학살자 수 등59)에 관한 각국

    의 이견도 제대로 해소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밖에 이 책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내용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① ‘제1장 개항과 근대화’에서 서양에 의해 ‘아시아’가 自覺되고 이에

    맞서 동아시아에 국민 국가가 형성된다는 시각은 찾아볼 수 없다. ②

    55) 앞의 글, 東アジア歷史認識共有の第一步 , p.233.

    56) 앞의 글, 東アジア歷史認識共有の第一步 , pp.231-232.

    57) 앞의 글,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 위한 역사” 서평 , p.316.

    58) 徐愛民, “求大同存小異共同開創未來 -東亞三國的近代史讀後感(2009.7.25)”(http://blog.people.com.cn/open/articleFine.do?articleId=1316909940598).

    59) “歷史不容扭曲 訪東亞三国的近現代史 主要編者(2005.7.5)” (http://news.jschina.com.cn/gb/jschina/news/node7774/node7775/userobject1ai838771.html).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310‘조선을 둘러싼 일본과 청의 갈등’이 서양 열강에 의한 동아시아의 ‘근

    대화’, 즉 국민 국가의 형성이 야기한 모순과 갈등 대항 속에서 자리매

    김하지 못하고, 각국에 출현한 ‘개혁운동’이 각국 정부와의 대항으로만

    이해되고 있다.60) ③ 동아시아를 요동치게 한 세계사적 규정력이나 전

    쟁 협력의 논리에 대한 서술이 부족하며, 북한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

    지 못했다.61) ④ 내용이 상당히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많은 역사

    적 사실을 다루지 못하고 있으며, 생소한 내용이 많고 내용이 어려워

    서 중 고등학생들이나 역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지 않은 일반 시민

    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으로서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62) ⑤ 공통

    의 역사인식을 추출한다는 점에 집착한 나머지, 각국의 역사 문화적

    차이 또는 다양성을 소홀히 하였다. ⑥ 한 중 일 3국 집필진의 의견

    차이가 있었으면 이를 솔직히 드러내어 독자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더 좋았을 것이다.63)

    Ⅳ. 맺음말

    요컨대 한 중 일 3국의 학자들이 이 책의 공동편찬을 통해 추구하

    려 했던 것은, 국민국가 단위의 역사인식을 완전히 해체하고 동아시아

    공통의 역사인식을 수립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이 책의 목표는 동아시

    아 각국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공통의 역사적

    관점을 만들어내자는 데 있었다. 현재 동아시아는 평화, 인권, 환경문

    제 등 여러 가지 공통의 해결과제들을 갖고 있다. 이 책의 집필진이

    60) 앞의 글, ‘동아시아사’의 가능성: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여는 역사에 대하여 , p.407.

    61) 앞의 글, 미래를 여는 역사, 민중의 삶을 통해서 그린 새로운 동아시아 역사

    교과서 , pp.344-345.

    62) 앞의 글,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 위한 역사” 서평 ,

    pp.313-314.

    63) 앞의 글, 東アジア歷史認識共有の第一步 , pp.230-231.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 (尹輝鐸) 311가장 근접하게 인식하고 있던 공통의 관점은 ‘평화’였다. 그러한 의미

    에서 이 책은 역사敎育書이자 평화 교육서인 셈이다.64)

    이 책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점은 한 중 일 3국의 관계자들이 역

    사교육을 놓고 ‘공통’ 교재의 편찬을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 하고,

    일본의 우익들이 집필한 새로운 역사교과서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검토하고 제공했다65)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특히 이 책의 출판 의미

    는 정부나 국가가 정책적 차원에서 하기 어려운 일을 시민단체가 중심

    이 되어 해냈다는 점, 그래서 3국의 시민사회가 연대한다면 동아시아

    의 보편적 가치인 반전과 평화 그리고 화해를 이루는 것이 결코 어렵

    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66)는 데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점을 지적받았다. 우선 서술

    분량이 한 중 일 3국에게 균등하게 배분됨으로써 3국 상호간의 유기적

    인 관계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채, 3국학자들이 암묵적으로 인정하

    는 내용만을 선별하여 책을 끼워 맞춤으로써 3국의 민족사를 기계적으

    로 결합한 ‘三國志’란 인상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비판을 받았다.67)

    또한 이 책은 ‘일본의 침략과 중국 한국의 저항’ 혹은 ‘제국주의와 민

    족주의의 대항’이라는 단단한 틀에 입각해 일본의 우익 세력이 집필한

    새로운 역사교과서에 대항하겠다는 것에 집필목적을 둠으로써 ‘대항적 교과서’의 의미를 부각시켰을 뿐, 동아시아 지역 전체를 구조적으로

    연관시켜 파악한다는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동아시아의 근현대사란 어떤 시대였는가?”에 대한 전체

    상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함으로써, 좀 더 바람직한 교과서, 미래의 동

    아시아 역사 교과서로서의 이미지는 강하게 풍기지 못하였다.68)

    64) 앞의 글, 東アジア歷史認識共有の第一步 , p.232.

    65) 앞의 신문 기사, “中日韓學者談東亞三國的近現代史”.66) 앞의 글,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 위한 역사” 서평 , p.299.

    67) 백영서, 새 ‘동아시아사’ 교과서와 지역적 정체성 (서남포럼 서남통신2007.1.25, http://www.seonamforum.net/newsletter/view.asp?idx=1240&board_

    id=12&page=16); 앞의 글, 미래를 여는 역사, 민중의 삶을 통해서 그린 새로

    운 동아시아 역사교과서 , p.343.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312그렇지만 상술한 문제점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공동 역사책의 출

    간은 한 중 일 3국에게 각각 전략적인 이득을 가져다주었음에 틀림없

    다. 그동안 동아시아의 근현대사를 서술할 때, 기존의 역사책에서는 한

    국의 역사를 소홀히 다루었기 때문에, 한국은 인접한 중국과 일본 국

    민에게 자국의 역사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런데 한국

    은 이 책의 출간을 통해 그러한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었다.

    특히 중 일 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사적인 피해의 경험만을 지닌

    한국으로서는,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전통 시대 한국 왕조에 대한 중

    국 왕조의 지나친 간섭과 주권 유린, 일본의 가혹한 식민지배와 수탈

    의 참상을 주변 국가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동아시아 근현대사의 진면

    목을 일깨워주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었다.

    중국으로서는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한국학자들과 호흡을 맞추어

    일본 제국의 침략과 만행을 낱낱이 폭로함으로써, 일본 우익의 침략전

    쟁 부인과 右傾化 흐름의 역사적 부당성에 대해 동아시아 차원의 각성

    과 반감을 불러일으켜 침략 전쟁에 대한 일본의 진정성 있는 반성과

    전후 문제 처리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전략적 효과를 거두었다. 게다

    가 이 책의 출간 당시 중국은 ‘동북공정’(Northeast Project) 문제로 남

    북한과 역사분쟁을 야기하면서 동북아 사회에서 역사를 왜곡한다는 비

    난에 직면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중국은 일본 제국

    의 침략행위를 폭로하고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를 촉구하는 데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동북공

    정’으로 야기된, 중국에 대한 주변의 비난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왔

    다.

    끝으로 일본 역시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일정한 전략적 효과를 거

    두었다. 비록 이 책은 일본 제국의 침략적 만행을 상세히 서술함으로

    써 일본의 각성 요구를 증폭시켰지만, 그것은 이미 중국과 한국의 역

    사교과서에서 줄곧 서술되어왔던 부분이어서 새삼스러운 내용은 아니

    68) 앞의 글, ‘동아시아사’의 가능성: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여는 역사에 대하여 , p.412.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 (尹輝鐸) 313다. 오히려 이 책에서는 일본 국민을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라는 점

    을 부각시킴으로써, 일본 국민도 反戰과 화해, 평화를 실천하는 일원으

    로 포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이러한 점에서 일본으로서

    는 오히려 이 책의 출간을 통해 일본의 ‘피해자’적 측면을 동아시아 주

    변 국가에게 각인시키는 전략적 효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한 중 일 3국의 학자와 시민들이 공동으로 편찬한 이 역사책

    은 ‘동아시아 역사인식의 공유와 동아시아의 화해 평화를 실현하기 위

    한 소중한 첫걸음’을 내딛도록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지만 이

    책은 우선 동아시아 각국의 역사를 유기적으로 서술하여 ‘진정한 동아

    시아의 歷史像’을 구현했다기보다는, 한 중 일 3국의 역사를 병렬적으

    로 결합시킨 ‘동아시아의 역사 삼국지’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을 받았

    다. 게다가 이 책은 침략(수탈)과 저항의 이분법적인 대립구도를 기본

    틀로 삼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상술한 문제점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 중국 일본 정부뿐

    만 아니라 각국 국민의 역사적 관점이 다양해지고 유연해져야 하며,

    가해자-피해자 의식에서 좀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리고 국민국가가

    만들어낸 경계와 규범에 의해 은폐되어버렸던 다양한 관계성의 존재

    방식을 탐색하면서 역사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69) 이러한 관점

    에서 동아시아 각국의 역사를 초월해 ‘공동의 동아시아사’를 고찰하

    고70) ‘동아시아 歷史像’을 그려내야 한다. 동아시아 역사상을 그려내기

    위해서는 상대국의 입장에서 역사적 사건을 複眼的으로 이해하고 공감

    하면서 자국을 상대화해 분석함으로써 공통의 역사인식을 형성하도록

    이끌 필요가 있다. 이와 아울러 삼국의 역사를 단순하게 비교하는 것

    을 넘어서 상호 연관의 역사를 서술해야 하며, 국가 중심의 역사 서술

    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구체적으로 말하

    면, 동아시아 안과 밖의 ‘이중적 주변의 눈’, 즉 서구 중심의 세계사 전

    69) 앞의 글, ‘동아시아사’의 가능성: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여는 역사에 대하여 , pp.416-417.70) 앞의 신문 기사, 中日韓學者談東亞三國的近現代史 .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314개에서 非주체화의 길을 강요당한 동아시아라는 주변의 눈과, 동아시

    아 내부의 위계질서에서 억압당한 또 하나의 주변의 눈이 동시에 필요

    하다. 이런 눈으로 동아시아의 역사를 다시 볼 때, 연대와 갈등의 동아

    시아 역사의 전모가 드러날 것이고71) 이분법적인 구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이 역사책은 동아시아의 범주에 대한 명확한 규정의식 없

    이 집필대상국가를 한 중 일만으로 국한시키고 같은 동아시아 국가의

    일원인 북한, 몽골, 베트남, 타이완 등을 배제함으로써 진정한 동아시

    아 역사상을 그려내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일본 측 편

    찬 참여자들이 일본 사회의 역사인식을 온전하게 대표 대변하고 있는

    지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동 편찬의 참여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우선 동아시아의 구성원인 북한, 몽골, 베트남, 타이완까

    지도 참여하도록 해서 ‘진정한 동아시아사’를 구현하고 동아시아 평화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다음으로 이 책의 편

    찬과정에 참여한 한 중 일 3국의 학자들과 교사들, 특히 일본 측 참가

    자들이 가지고 있는 인적 구성상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특히 일본

    의 경우 ‘戰後 역사학’의 입장72)에 선 인사들이 주로 공동편찬에 참여

    했을 뿐, 새로운 역사교과서로 대표되는 ‘역사 수정주의’ 입장에 선우파적 성향의 인사들과, 언어론적 전환의 논의를 의식하여 역사 구성

    주의의 입장을 취하면서 ‘전후 역사학파’나 ‘역사 수정주의파’에 대해

    모두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는 ‘사회사 硏究派’들은 참여하지 않았

    다.73) 따라서 향후의 공동 편찬 작업에는 관점이 다른 사람들도 참여

    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 상호간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역사인

    71) 앞의 글, 새 ‘동아시아사’ 교과서와 지역적 정체성 .

    72) 戰後 민주주의를 구현한 역사학으로서 사회 경제사 성과를 기반으로 역사를

    묘사하여 일본 제국의 군국주의적 행위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입장에 서있는

    관점을 의미한다.

    73) 앞의 글, ‘동아시아사’의 가능성: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여는 역사에 대하여 , p.403.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 (尹輝鐸) 315식의 공유를 위한 인내심과 포용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이 공동 역사책의 편찬목적이기도 한, 동아시아 사회가 역사

    인식을 공유하고 화해와 평화의 공동체를 실현하려면, 기존의 역사관

    에 대한 성찰적 자세와 더불어 정책적 전술적 차원의 역사교육 노력이

    필요하다. 즉 동아시아 각국은 공동편찬한 역사교재를 자국의 중 고교

    에서 교재로 채택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역사인식의

    공유 노력을 통해 훌륭한 공동 역사 교재를 편찬한다고 해도, 그것이

    학교 현실에서 외면을 받을 경우, 동아시아 평화 공동체 실현을 위한

    공동의 역사인식의 공유 노력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한 중 일 최초의 공동 역사책(미래를 여는 역사)은 많은 문제점과 한계를 지적받았지만, 역사인식의 공유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즉 이제까지의 지적들을 적극 반영한 제2

    단계의 공동편찬 작업으로, ‘국제관계의 변동’과 ‘교류’라는 동아시아

    각국의 관계성에 초점을 둔, 또 다른 공동 역사책들74)이 2012-2013년

    에 잇달아 출간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동아시아에서의 역사인

    식 공유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역사 영토 문제를 둘러싼 갈

    등과 대립이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 최대의 배경으로는 일본 사회의 우경화 흐름과 그것에

    편승한 일본 내 우익세력의 부상을 들 수 있다. 부수적인 배경으로는

    한 중 일의 강고한 자국 중심주의적 역사관과 민족주의 그리고 공동

    역사책이 지닌 문제점과 그로 인한 사회적 파급효과의 한계 등도 지적

    74) 한중일삼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편,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1:국제 관계의 변동으로 읽는 동아시아의 역사 (휴머니스트, 2012); 한중일공동역사편찬위원회 편,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2: 테마로 읽는 사람과 교류의 역사 (휴머니스트, 2012); 中日韓三國共同歷史編纂委員會, 超越國境的 東亞近現代史 -國際秩序的變遷(上) (北京: 社會科學文獻出版社, 2013);中日韓三國共同歷史編纂委員會 著, 超越國境的 東亞近現代史 -制度 人 社會(下) (北京: 社會科學文獻出版社, 2013); 日中韓3国共同歴史編纂委員會 編, 新しい東アジアの近現代史[上] -国際關係の變動で讀む 未來をひらく歴史 (日本評論社, 2013); 日中韓3国共同歴史編纂委員會 編, 新しい東アジアの近現代史[下] -テーマで讀む人と交流 未來をひらく歴史 (日本評論社, 2013).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316할 수 있다. 특히 3국의 공동 역사책은 비록 한국과 중국에서 환영을

    받으면서 한 중 일 공동의 역사인식 공유와 그것을 씨앗으로 한 동아

    시아의 화해와 평화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들었지만, 일본에서는 그렇

    지 못했다. 즉 일본에서는 일부 양심적인 단체나 진보세력을 제외하면,

    이 책은 ‘좌파의 自虐史觀’ 혹은 ‘일본의 국익을 해치는 무용지물’ 정도

    로 폄하되거나 혹독한 비판에 직면하면서 일본 내에서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한 중 일 3국의 공동 역사책이 절

    반의 성공만을 거두었으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차원의 학술

    적 노력이 요구됨을 의미한다.

    결국 동아시아 역사인식의 공유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동아시아의

    화해 평화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일본 내 우익세력의 역사관을 바꾸게

    만들거나 그들도 공동편찬작업에 끌어들여 일본인 모두가 환영할 수

    있는 공동의 역사책을 발간하려는 노력이 새롭게 요구된다. 그러기 위

    해서는 자유로운 토론 환경 속에서 각자의 관점을 드러내고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고 진실한 자세로 역사분쟁의 원인을 고찰하려고 노력하

    는 동시에 ‘求同存異’의 자세로 상호간의 역사인식의 골을 좁혀나가야

    한다.75) 또한 동아시아 각국 정부는 자국 중심의 역사교육 정책을 지

    양하고, 동아시아 공동의 역사인식을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한 중 일 3국에서의 다양한 시민 언론 단체나 학술

    조직, 청소년 집단들이 상호교류를 통해 역사인식의 소통을 꾀하는 동

    시에, 다양한 방식의 공동역사 편찬작업, 상호 방문을 통한 역사교육,

    동아시아사 차원의 다양한 학술 활동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1) 연구서

    공동역사교재개발위원회 편, 미래를 여는 역사 (한겨레신문사, 2005.5).

    75) 步平, 東亞地區能否建立面向未來的歷史認識 (中國圖書評論 第11期), p.10.

  • 東아시아에서의 歷史認識 共有勞力과 限界 (尹輝鐸) 317윤휘탁, 신중화주의: ‘중화민족 대가정 만들기’와 한반도 (푸른역사, 2006).일본어판: 日中韓三国歷史敎材編纂委員會 編, 未來をひらく歷史 (高文硏,2005.5).

    중국어판: 共同歷史讀本編寫委員會 編, 東亞三国的近現代史 (社會科學文獻出版社, 2005.6).

    2) 논문

    권소연, 동아시아사 인식과 교육에 관한 고찰 -동아시아 근대사를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교육학과 박사학위논문, 2013).

    김성보, 東アジア歷史認識共有の第一步 (世界 第757號, 2006.10).김인호, 미래를 여는 역사, 민중의 삶을 통해서 그린 새로운 동아시아 역사교과

    서 (역사와담론 제41집, 2005).남궁원,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 위한 역사” 서평 (역사교육 제95집, 2005.9).

    백영서, 동아시아 평화를 앞당기는 소중한 첫걸음 (창작과 비평 2005년 가을호, 통권 129호, 2005.9).

    백영서, 새 ‘동아시아사’ 교과서와 지역적 정체성 (서남포럼 서남통신2007.1.25, http://www.seonamforum.net/newsletter/view.asp?idx=1240&board

    _id=12&page=16).

    成田龍一, ‘동아시아사’의 가능성: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 여는 역사에 대하여 (창작과 비평 제130호, 2006.2).

    현명철,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미래를 위한 역사” (역사교육연구제1호, 창간호, 2005.6).

    中日韓學者共撰東亞近現代史 (亞洲週刊 第19卷 第26期, 2005.6.26).郭永虎, 評《東亞三国的近現代史》 (歷史敎學 2005年 第10期).梁美康, 韩中日近現代共同敎科書 《東亞三国的近現代史》 (博覽群書 2007年第2期).

    盧履智, 以史爲監面向未來-淺談出版的意義 (中國貴州省委黨校學報 2005年 第4期).

    謝奕秋, 共同歷史讀本編委會: 合作修史彰顯民間姿態 (南風窓 (半月刊) 2005年12月下).

    社會科學文獻出版社, 中 韩、日三國歷史共同讀本 中文版

    首發式在京擧行 (當代韓國 2005年 夏季號).蘇智良, 追求共同的歷史認知 (同舟共進 2005年 第7期).延 琳, 《東亞三国的近現代史》:中、日、韓首次聯手 (出版參考 2005年 6月下旬刊).

    王希亮, 撥開迷霧覓珍珠 -參加中日韓三国合編&東亞三国的近現代史’略感 (世界知識 2005年 第13期).

    張志强, 21世紀好書榜 (書城 2005年 第7期).3) 신문 기사 및 인터넷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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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중 일 공동 역사교재 나왔다” (국민일보 2005.5.26).“한 중 일 학자 ‘日 역사왜곡’ 바로잡았다” (경향신문 2005년 5.26).“한 중 일이 공동 집필한 역사 부교재” (중앙일보 2005.5.26; 5.28).동아일보 (2007.5.27).조선일보 (2005.8.1).“東亞三國近現代史編者: 合編史書不只回擊右翼” (新京報 2005.6.3)“東亞三国的近現代史發行狀況凸現三國不同現實” (21世紀經濟報道 2005.6.12).“東亞三國的近現代史的評論”(http://book.douban.com/review/1001553/).

    “ 東 亞 三 国 的 近 現 代 史 修 訂 糾 正 日 右 翼 歪 曲 歷 史 ( 2 0 0 6 . 5 . 1 6 ) ”(http://www.chinanews.com/news/2006/2006-05-16/8/729993.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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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東亞三国近現代史中文版首發(2005.6.9)” (http://www.china.com.cn/zhuanti2005/txt/2005-06/09/content_5885056.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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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本 中国 韓国=共同編集 未來をひらく歴史 東アジア3国の近現代史 (日中韓3国共通歴史敎材委員會 高文研2005.7.30感想記, http://www1.odn.ne.jp/kamiya

    -ta/mirai-wo-hiraku.html).

  • 中國史硏究 第86輯 (2013.10)320

    (中文提要)

    東亞的歷史共識勞力和其制限

    尹 輝 鐸

    韓中日三國學者們爲了共有對東亞歷史的認識而爲了實現東亞的和解及

    和平, 共編韓中日三國的共同歷史讀本. 对于一些人来说,这本书采取东亚

    的和解及和平的第一步, 可是沒有實現東亞歷史像, 竝列地结合了东亚三国

    的历史, 同時采取侵略和抵抗的二分法的對立結構. 然而,这本书給韓中日

    三个国家带来了战略优势. 具体而言,在东亚韩国历史被忽视了. 韓國通過

    这本书獲得讓中日兩國民能了解關于韓國歷史的機會, 尤其是传统時期中

    國對朝鮮王朝的干预,日本殖民統治的實態. 中國和韓国联手能够揭露日

    本的侵略战争和野蛮行为. 它敦促日本對侵略戰爭的眞正的道歉而强调處

    理戰後问题的需要性. 日本也通過这本书讓韓中兩國民了解到日本就是戰

    爭的加害者同時是被害者.

    주제어: 동아시아, 역사분쟁, 역사인식, 인식공유, 공동 역사책, 공동체

    關鍵詞: 東亞, 歷史紛爭, 歷史認識, 認同, 共同歷史讀本, 共同體

    Keywords: East Asia, the history of conflict, historical awareness, shared

    awareness, shared history books, community

    (원고접수: 2013년 8월 20일, 심사완료 및 심사결과 통보: 2013년 10월 14일, 수정

    원고 접수: 10월 15일, 게재 확정: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