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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쟁력 강화 방안 * 안 국 신 (중앙대학교) 2004. 8. Ⅰ. 머리말 Ⅱ.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위상과 전망 1.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위상 2.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전망 Ⅲ. 정부의 국가경쟁력정책과 문제점 1. 국민의 정부의 국가경쟁력정책과 문제점 2. 참여정부의 국가경쟁력정책과 문제점 Ⅳ. 바람직한 국가경쟁력 강화방향과 정책 1. 바람직한 국가경쟁력 강화방향 2. 바람직한 국가경쟁력정책 Ⅴ. 맺음말 * 본 논문 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한 중앙대 경제학과 대학원생 이경애 양과 원고를 정 리한 중앙대 경제연구소 김정화 조교에게 사의를 표한다.

국가경쟁력 강화 방안국가경쟁력 강화 방안* 안 국 신 (중앙대학교) 2004. 8. 目 次 Ⅰ. 머리말 Ⅱ.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위상과 전망 1. 우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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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경쟁력 강화 방안*

    안 국 신

    (중앙대학교)

    2004. 8.

    目 次

    Ⅰ. 머리말

    Ⅱ.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위상과 전망

    1.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위상

    2.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전망

    Ⅲ. 정부의 국가경쟁력정책과 문제점

    1. 국민의 정부의 국가경쟁력정책과 문제점

    2. 참여정부의 국가경쟁력정책과 문제점

    Ⅳ. 바람직한 국가경쟁력 강화방향과 정책

    1. 바람직한 국가경쟁력 강화방향

    2. 바람직한 국가경쟁력정책

    Ⅴ. 맺음말

    * 본 논문 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한 중앙대 경제학과 대학원생 이경애 양과 원고를 정

    리한 중앙대 경제연구소 김정화 조교에게 사의를 표한다.

  • - 1 -

    I. 머 리 말

    국가경쟁력(national competitiveness)이란 말은 학문적으로 잘 정의되거나 사용

    자들 사이에 통일되어 있는 개념이 아니다. Krugman(1994)은 국가경쟁력은 의미

    가 없고 틀린 개념이라고 비판한다. 경쟁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기업이지 국가가 아

    니며 국가경쟁력이 아니라 각국 기업들간의 국제경쟁(international competition)이 존재할

    뿐이라는 것이다. Porter(1990)와 Tyson(1992)은 기업경쟁력이 기본이지만 국가와 기

    업은 다르며 정부 역할과 경제정책 및 제도가 기업경쟁력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

    친다는 점에서 국가도 경쟁의 주체가 된다고 주장한다. 본 논문은 주어진 제목의

    속성에 비추어 Porter 와 Tyson의 입장을 따르기로 한다.

    국가경쟁력은 EU(1999), USA(2001), IMD, WEF 등 기관마다 다양하게 정의되

    고 있다.1) 이 기관들의 정의에 의하면 국가경쟁력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는 국가의 능력, 1인당 (실질)소득과 삶의 질을 지속적으로 제고시켜 주는 국가

    의 능력, 높은 1인당 소득 증가율을 유지시켜 주는 국가의 능력 등을 포괄한다. 본

    논문은 여러 기관의 정의를 뭉뚱그려 국가경쟁력을「한 나라의 잠재성장률을 안정

    적으로 실현시켜 나가고 확충할 수 있는 국가의 능력」으로 정의하기로 한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는 나라에서는 생산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져 그 나라의

    잠재성장률을 안정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경제정책과 제도 등 사회

    하부구조가 적절하지 못하면 기업이 보유하는 요소량과 생산기술에 의해 규정되는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없다. 기존의 잠재성장률이 높은 1인당 소득 증가율을 담

    보하지 못할 경우에는 정부가 사회하부구조를 개혁하고 기술개발을 촉진함으로써

    잠재성장률 자체를 제고시킬 수 있다. 그리하여 잠재성장률이 안정적으로 실현되고

    확충되면 1인당 소득과 삶의 질이 지속적으로 현저하게 제고될 수 있다.

    논란이 많은 국가경쟁력의 개념을 경제학자들에게 친숙한 잠재성장률의 틀로 해

    석하는 외에 국가를 구성하는 기업․가계(소비자 혹은 일반국민)․정부의 세 경제

    주체 입장에서 다른 나라의 경제주체들과 비교하는 경쟁력을 상정할 수도 있을 것

    1) EU(Competitiveness Advisory Group 1999)에 의하면 국가경쟁력은 생산성, 효율성, 수익성의

    요소를 의미하며 삶의 질을 제고하고 사회적 후생을 증가시키는데 강력한 수단이다.

    U.S.A(U.S. Competitiveness 2001)은 세계시장의 요구에 맞춰 고부가가치 상품과 서비스를 생

    산함으로써 모든 미국인들의 실질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는 국가의 능력으로 국가경쟁력을 정

    의한다. IMD(The World Competitiveness Yearbook 2000)는 영토 내에서 활동 중인 기업들

    에게 국내적 세계적 경쟁력을 유지하게 해 주는 환경을 제공하는 국가의 능력으로 국가경쟁

    력을 정의한다. WEF(The Global Competitiveness Report 2000)에 의하면 국가경쟁력은 높은

    수준의 일인당 GDP 성장률을 유지하도록 하는 국가의 능력으로, 중기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

    을 지지해 주는 제도와 경제정책의 세트를 뜻한다.

    이언오 외(2001)에서 인용.

  • - 2 -

    이다. 본 논문은 이런 관점에서 국가경쟁력을 논해 나가기로 한다.

    우리나라는 1962년부터 1996년까지 35년간 일곱 차례에 걸친 경제(사회)발전5개

    년계획 기간 중에 연평균 8.1%의 고도성장을 기록하였다. 이 기간 중 잠재성장률

    (자연성장률)은 연구자와 측정방법이 다름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대개 7~8%대로

    추정되고 있다. 성장의 주요동인은 Krugman(1994)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높은 물

    적․인적 자본 투자와 경제활동참가율의 제고 등 요소의 대량 투입이었다.

    1997년에 일어난 외환위기는 수익성을 아랑곳 하지 않는 종래의 대량 요소투입

    이 더 이상 고도성장의 동력이 될 수 없음을 일깨워주었다. 1998년 이후 우리 경제

    의 잠재성장률은 연 5~6%대로 추정되고 있다. 1998~2000년 기간 중 연평균 경제

    성장률은 4.2%이다. 종전보다 잠재성장률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낮아진 잠재성장

    률마저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되었다. 더욱이 성장의 고용흡수력(취업자 증가율

    ÷ 경제성장률)도 낮아지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종전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던 실업, 특히 청년실업이 경제의 주요 과제로 부상하였다. 가장 기초적인

    복지라 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우선 잠재성장률을 달성하고 나아가

    잠재성장률을 확충․제고시키는 것이 주요 국가의제(national agenda)로 등장하였

    다. 이에 따라 잠재성장률을 달성․확충하는 국가의 능력으로 정의한 국가경쟁력이

    우리에게 더욱 더 중요해지게 되었다.

    본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다음 제Ⅱ절에서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현재 위

    상과 미래전망을 살펴본다. 제Ⅲ절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경쟁력 정책의 내용과

    문제점을 고찰한다. 제Ⅳ절에서는 바람직한 국가경쟁력 강화방향과 정책을 논한다.

    제Ⅴ절은 맺음말로 가름한다.

    Ⅱ . 우 리 나 라 국가경쟁력의 위 상 과 전 망

    세계은행이 발표한 2002년도 전 세계 명목국민총소득(GNI)은 3개년을 가중평균

    한 시장환율(Atlas 방식)을 적용하여 31조 7,200억 美달러이다. 우리나라 GNI 규모

    는 5,430억 달러로서 1.7%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 GNI 규모는 세계 208국 가운데

    11위로서 2001년의 12위보다 한 등급 올라간 수치이다. 1인당 GNI는 11,400달러로

    세계 49위이다.

    경제규모와 1인당 소득수준의 순위에 큰 괴리가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유럽의 여러 강소국과 태평양 연안의 많은 부유한

    자치령들이 경제규모는 적지만 1인당 소득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경제규

    모면에서는 제1위와 2위이지만 1인당 소득이 6위와 7위인 것도 이 때문이다. 둘째,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이 OECD 선진국의 1/2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이 분류한 2002년도 소득그룹별 국민총소득 현황이 에 나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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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세계은행은 2002년 현재 1인당 GNI가 9,076 달러 이상 되는 나라를 고소득국

    가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소득국가 대열에 올라 있다. 고소득국가 55개국

    중 우리나라는 49위로서 대열 끝 부분에 들어 있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고소득

    국가 전체 평균 1인당 GNI (26,490 달러)의 43%에 불과하다. 따라서 선진국과 후

    진국이라는 전통적인 분류에 따르면 국제경제사회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이

    라 부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후진국도 아닌 중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참

    고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북한의 1인당 GNI는 2002년에 762 달러(2003년에 818 달

    러)로서 북한은 중하위소득국가의 끝자락에 있다.

    55개 고소득국가의 총인구는 9억 7,000만명으로 전 세계 62억 인구의 15.6%를

    차지한다. 흔히 세계화가 부자와 빈자를 20:80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하는데 실제로

    는 세계가 대략 15:85의 사회인 것이다. 이 15%에 겨우 속하는 우리나라의 국가경

    쟁력을 외국의 주요 평가기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2002년도 소득그룹별 국민총소득(GNI) 현황1)

    소득그룹별 인구(백만명) GNI(미십억달러) 1인당 GNI(미달러)

    저소득국가

    ($ 735 이하 : 63개국)2,496(40.3) 1,070(3.4) 430

    중하위소득국가

    ($ 736~2,935 : 55개국)2,408(38.8) 3,372(10.6) 1,400

    중상위소득국가

    ($ 2,936~9,075 : 35개국)329(5.3) 1,682(5.3) 5,110

    고소득국가

    ($ 9,076 이상 : 55개국)966(15.6) 25,596(80.7) 26,490

    계 6,199(100.0) 31,720(100.0) 5,1202)

    주 : 1) ( )내는 전체규모에 대한 비중(%), < >내는 1인당 GNI의 세계평균(100.0)에 대한

    비율(%)

    2) 세계 기준치

    자료 : World Bank (2004)

    Ⅱ . 1 우 리 나 라 국가경쟁력의 위 상

    각국의 국가경쟁력은 몇몇 국제기관에 의해 다양한 기준과 각도로 평가되며

    순위가 발표되고 있다. 이하에서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 WEF)과 스

    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의 국가경쟁력 지표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위상을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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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Ⅱ . 1 . 1 . 세 계 경제 포 럼 ( W E F ) 의 국가경쟁력지 수 와 우 리 나 라 위 상

    경제성장이론에 의하면 한 나라의 1인당 소득의 증가율은 장기적으로 기술진보

    율에 의해 규정된다. 이행동학(transition dynamics)이 적용되는 단․중기에는 물적

    자본축적, 인적자본축적, 인구증가 등의 거시경제환경이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Hall and Jones(1999)가 강조하는 바와 같이 정부정책, 법과 제도를 총괄하

    는 개념인 사회하부구조(social infrastructure)가 경제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Sachs & McArthur(2002)는 이런 성장이론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통계자료와

    기업인들에 대한 서베이 자료를 이용하여 ⑴ 기술지수, ⑵ 거시경제환경지수, ⑶

    공적제도지수를 작성하고 순위를 매겼다. 기술지수는 혁신지수와 ICT지수의 두 부

    지수(subindex)로 구성된다. 거시경제환경지수는 거시경제안정성지수, 국가신용등

    급지수, 낭비성정부지출지수의 세 부지수로 구성된다. 공적제도지수는 계약 및 법

    지수, 부패지수의 두 부지수로 구성된다. 각 부지수를 수치화하는데 수많은 자료와

    지표가 사용된다. 세 지수를 합성하여 성장경쟁력지수(growth competitiveness

    index)를 작성하였다.

    Porter(1990, 2003)는 Sachs & McArthur가 거시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데 대해

    미시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회사운영 및 전략(company operations and strategy)과

    국가적 사업환경(national business environment)을 자세히 다루었다. 국가적 사업

    환경은 투입요소상태, 수요상태, 연관산업, 기업전략과 경쟁기업의 네 가지 면을 다

    이아몬드 모형으로 부르면서 다루었다. Porter는 회사운영 및 전략과 국가적 사업

    환경이 각국의 1인당 생산성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고 보고 이 둘을 합성하여 사

    업경쟁력지수(business competitiveness index)를 작성하였다.

    세계경제포럼 (World Economic Forum : WEF)은 성장경쟁력지수와 사업경쟁력

    지수가 상호보완적인 국가경쟁력지수라고 보아 2001년부터 두 지수를 같이 발표하

    고 있다. WEF에 따르면 2003년 우리나라의 성장경쟁력지수는 102개 조사대상국

    중에서 18위, 사업경쟁력지수는 23위를 기록하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 중 우리나

    라보다 성장경쟁력지수가 높은 나라들은 대만(5위), 싱가포르(6위), 일본(11위)이다.

    그 밖에 홍콩은 24위, 말레이시아 29위, 타일란드 32위, 중국 44위, 인도 56위이다.

    사업경쟁력지수가 우리나라보다 높은 나라들은 싱가포르(8위), 일본(13위), 대만(16

    위), 홍콩(19위)이고 낮은 나라들은 말레이시아(26위), 태국(31위), 인도(37위), 중국

    (46위) 등이다.

    우리나라의 성장경쟁력지수는 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2년의 25위에서

    2003년에 18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사업경쟁력지수는 2002년과 2003년 두 해 모두

    23위를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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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1)

    (WEF 기준)

    2001 2002 2003

    1. 성장경쟁력지수 23 21 (25) 18

    ⑴ 기술지수 9 18 6

    ① 혁신 6 18 7

    ② ICT 22 19 (11) 11

    ⑵ 거시경제환경지수 8 10 (30) 23

    ① 거시경제안정성 7 10 6

    ② 국가신용등급 28 29 27

    ③ 낭비성정부지출 - 23 ( ) 30

    ⑶ 공적제도지수 44 32 36

    ① 계약 및 법 43 28 34

    ② 부패 51 38 38

    2. 사업경쟁력지수 28 23 23

    ⑴ 회사운영 및 전략 26 21 19

    ⑵ 국가적 사업환경 30 23 25

    주 : 1) 2003년 조사에서 기술부문의 통계자료와 서베이 조사문황을 조정하고 거시경제환

    경부문의 정부지출 통계를 낭비성정부지출 통계로 바꾸었다. 이렇게 바뀐 기준을

    적용할 경우의 2002년 순위가 ( ) 안에 있다.

    자료 : W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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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F가 보는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주요 강점부문과 약점부문

    자료: WEF(2002-2003)

    은 WEF가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고 있는 부문

    과 약점을 보이고 있는 것들을 나타낸 것이다.

    학교 인터넷 접근성(3위), 대학진학률(5위), 인터넷 사용자수(5위), R&D 지출(5

    NOTABLE COMPETITIVE ADVANTAGES NOTABLE COMPETITIVE DISADVANTAGESCriteria Rank Criteria Rank Growth Competitiveness Growth CompetitivenessMacroeconomic Environment Macroeconomic EnvironmentInterest rate spread, 2001 4 Inflation, 2001 41Recession expectations 5 Government surplus/deficit, 2001 31Access to credit 8 Government expenditure, 2001 23National savings rate, 2001 11 Technology Real exchange rate, 2001 16 Internet hosts, 2001 38Technology Firm-level innovation 36Internet access in schools 3 Cellular telephones, 2001 24Tertiary enrollment 5 Personal computers, 2001 22Internet users, 2001 5 Telephone lines, 2001 21Quality of competition in the ISP sector 6 Public InstitutionsGovernment success in ICT promotion 7 Irregular payments in tax collection 50Company spending on research and development 11 Judicial independence 41Utility patents, 2001 12 Irregular payments in exports & imports 34Government prioritization of ICT 16 Irregular payments in public utilities 34Technological sophistication 17 Favoritism in decisions of government officials 30Laws relating to ICT 18 Property rights 27University/industry research collaboration 20 Organized crime 26Microeconomic Competitiveness Microeconomic CompetitivenessSophistication of Company Operations and Strategy Sophistication of Company Operations and StrategyPrevalence of foreign technology licensing 8 Extent of incentive compensation 34Control of international distribution 10 Reliance of Professional management 34Breadth of international markets 13 Extent of marketing 33Quality of the National Business Environment Quality of the National Business EnvironmentGovernment procurement of advanced techology products 6 Cooperation in labor-employer relations 55State of cluster development 8 Quality of management schools 50Extent of locally based competitors 11 Efficacy of corporate boards 45Other Indicators Other IndicatorsUnemployment rate, 2001 10 Soundness of banks 55Investment rate, 2001 10 Business costs of terrorism 47Value added tax rate, 2002 11 Average tariff rate, 2002 51Liquid liabilities, 2001 14 Individual income tax rate, 2002 47Subsidies and tax credits for firm-level research and development

    12Freedom of the press 53Effectiveness of law-making bodies 53

    Research and development spending 5 Strength of auditing and accounting standards 43Frequency of payments or bribes 11 Military expenditure relative to GNI 58Number of days to resolve a dispute 8 Number of procedures to start a business 54Prevalence of environmental management systems 10 Cost of Starting a business relative to GNP per capita 44

  • - 7 -

    위), 클러스터 발전상태(8위), 실업률(10위), 투자율(10위) 등이 경쟁우위를 차지하

    고 있는 부문이다. 군사비 비중(58위), 창업절차수(54위), 입법부 효율성(53위), 노사

    관계협력(55위), 경영대학 수준(50위) 등이 경쟁열위부문에 속하는 것은 충분히 예

    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 동안의 지속적인 개혁과 자유화에도 불구하고 은행건전성

    (55위)과 언론의 자유(53위)가 낮으며, 평균관세율(51위), 개인소득세율(47위), 기업

    의 안전기획비용(47위) 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Ⅱ . 1 . 2 . IM D 의 국가경쟁력지 수 와 우 리 나 라 위 상

    1989년부터 주요국의 국가경쟁력을 매년 평가 비교하는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

    (International Institute of Mangement Development : IMD)은 지난 5월에 『2004

    년 세계경쟁력 연감』(IMD World Competitiveness Yearbook 2004)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조사대상 60개 국가․지역 (51개 국가

    + 독자적으로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기업유치활동을 벌이는 9개 지역 경제권) 중

    35위로서 중위권에 있다. 이 순위는 아시아 주요경쟁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

    다. 싱가포르(2위), 홍콩(6위), 대만(12위), 말레이시아(16위), 일본(23위)은 물론 중

    국(24위), 태국(29위), 인도(34위)까지도 우리보다 높은 순위이다. 아시아 주요국 가

    운데 우리나라보다 국가경쟁력 순위가 낮은 나라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지방(38위),

    필리핀(52위), 인도네시아(58위)뿐이다. 국가간 순위는 매년 상당한 기복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0위 안에 든 적이 없다.

    IMD의 국가경쟁력 평가 항목은 크게 ⑴ 경제성과(economic performance), ⑵ 정부효율

    (government efficiency), ⑶ 기업효율(business efficiency), ⑷ 하부구조(infrastructure)

    의 4개 부문이다. 각 부문은 다시 5개의 소부문으로 나누어지고 소부문은 2004년에

    작게는 4개에서 많게는 33개의 세부항목 지표를 사용하여 총 20개의 소부문에 323

    개 지표를 사용하고 있다.

    경제성과는 ① 국내경제 ② 국제무역 ③ 해외투자 ④ 고용 및 실업 ⑤ 물가의

    소부문으로 나누어 각종 거시경제지표를 사용하여 평가한다. 정부효율은 ① 재정

    ② 재정정책 ③ 제도환경 ④ 기업관련법제 ⑤ 사회정서의 소부문으로 구성된다. 기

    업효율은 ① 생산성 ② 노동시장 ③ 자금조달 ④ 경영관행 ⑤ 태도 및 가치관으로

    구성된다. 하부구조는 ① 기본인프라 ② 기술인프라 ③ 과학인프라 ④ 보건 및 환

    경 ⑤ 교육을 포괄한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4개부문의 우리나라 순위가 에 있다. 거시경제성과와 정부효율이 최근에 악화되고 기업효율과 하부구조는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 - 8 -

    IMD가 보는 최근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부문별 순위

    4개 부문의 세부 항목별로 2004년도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10대 강점과 약점이

    에 나와 있다. 표를 보면 광대역 통신망 가입자수 (1위), 특허생산성(3위), 1

    인당 내국민 특허 출원수(3위), 고학력자비중(5위), 인터넷사용자수(5위) 등은 우리

    나라 경쟁력의 강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에 기업인 설문조사로 평가한 노사관

    계(60위), 물가통제(59위), 대학교육(59위), 성․인종차별(57위), 정치불안정성(55위),

    생계비지수(55위) 등은 최하위권이다. IMD 평가는 WEF 평가보다 자국내 기업인

    의 주관적인 설문조사에 훨씬 더 크게 의존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Ⅱ . 1 . 3 . 기 타

    국가경쟁력과 관련되는 다른 개념으로 우리 경제의 위상을 살펴보자.

    유엔개발계획(United Nations Development Plan)이 지난 7월에 발표한『인간개

    발지수 2004』에서 2002년 현재 우리나라의 인간개발지수는 세계 177개국 중 28위

    였다.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 HDI)는 평균수명․문맹률․학교

    진학률․1인당 국민소득의 네 지표만을 이용한 것이어서 종합적인 삶의 질에 관한

    지표로 볼 수는 없다. 전년도인 2001년에 우리나라 인간개발지수는 30위였다. 이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들은 노르웨이(1위), 스웨덴(2위), 호주(3위), 캐나다(4위), 네

    덜란드(5위)이고 미국은 8위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9위), 홍콩(23위), 싱가포르(23

    위) 순이었다.

    지난 7월 전경련 산하 자유기업원이 미국 케이토 연구소를 비롯하여 자유주의 이념을 추

    구하는 전 세계 59개국 연구기관의 모임인 경제자유네트워크와 공동으로 발표한 2002년 경

    제자유지수(Economic Freedom World Index)에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 123개국 중 31위였

    다. 2001년 지수는 30위였다. 1975년부터 발표되고 있는 경제자유지수는 정부규모, 법률구조

    및 재산권 보호, 자금흐름의 건전성, 자유무역, 시장규제의 5개 부문을 총 38개 항목으로 측

    정한다. 2002년에 정부규모면에서는 19위로 비교적 높은 순위였으나 법률구조 및 재산권보

    호(48위), 자금흐름의 건전성(43위), 자유무역(53위) 부문에서는 낮은 순위였다.

    2000 2001 2002 2003 2004

    국가경쟁력 종합 29 29 29 37 35

    경제성과 12 15 32 40 49

    정부효율 31 28 26 37 36

    기업효율 28 35 27 45 29

    하부구조 28 26 23 30 27

  • - 9 -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세부 항목별 10대 강점과 약점(IMD 2004)

    강 점 약 점

    경제성과

    (49위)

    실업률 (4위) 생계비지수 (55위)

    청년 실업률 (10위) 외국인 직접투자 (54위)

    경상 GDP (11위) 상업 서비스 수출증가율 (52위)

    상품 수출 (12위) 교역조건 (49위)

    실질 수출증가율 (13위) R&D 시설의 재배치 (49위)*

    경상수지 (14위) 생산 재배치 (45위)*

    구매력 평가기준 GDP (14위) 경제사이클에 대한 경제 탄력성 (43위)*

    상업 서비스 수출액 (16위) 고용증가율 (42위)

    실질 GDP 증가율 (22위) 상업서비스 수출 (GDP비중) (41위)

    고용 (25위) 해외 주식 직접투자 증가율 (40위)

    정부효율

    (36위)

    중앙정부의 국내부채(GDP대비) (4위) 물가 통제 (59위)*

    외환보유고 (4위) 국회내 여성의원 비율 (57위)

    정부보조금 (6위) 성․인종 차별 (57위)*

    중앙정부 예산 흑자/적자(GDP대비) (7위) 공공부문 계약의 대외개방성 (56위)*

    대출예금 금리격차 (7위) 자본 및 재산세 (55위)

    환율안정성 (7위) 정치 불안정성 (55위)*

    이자지급 (9위) 정당의 경제 상황 인식도 (54위)*

    중앙정부 예산 흑자/적자 (GDP대비) (12위) 정당의 정책방향 일관성 (54위)*

    개인소득세율 (13위) 경제보호주의 (53위)*

    평균법인세율 (14위) 외국투자가의 국내기업 경영통제 용이성 (53위)*

    기업효율

    (29위)

    경제 및 사회 개혁의 필요성 인식 (3위)* 노사관계 (60위)*

    1인당 신용카드 발행수 (4위) 주식시장의 자본화 (55위)

    경영진의 국제적 경험 (5위)*

    주주 권리 및 의무 (55위)*

    근로시간 (7위) 기업이사회 (53위)*

    국내 등록 기업수 (8위) 주주가치 (53위)*

    소비자 만족 (13위)*

    Factoring (51위)

    1인당 주식거래액 (13위) 은행규제 (51위)*

    세계화에 대한 태도 (14위)* 경영진 신뢰성 (51위)*

    사회가치와 경쟁의 부합성 (14위)*

    문화관습 (49위)*

    경영자 보수 (16위) 주가지수 (48위)

    하부구조(27위)

    광대역 통신망 가입자수 (1위) 대학교육 (59위)*

    특허생산성 (3위) 학생/교사 비율(초등교육) (56위)

    1인당 내국인 특허출원수 (3위) 에너지수입 vs. 상품수출 (54위)

    비경제활동인구 부양비율 (4위) 산업용 전력 비용 (53위)

    인터넷 사용자수 (5위) 국제 유선전화비용 (52위)

    고학력자 비중 (5위) 교육부문 공공지출 (52위)

    인터넷 비용 (7위) 교육제도와 시장경쟁의 부합성 (52위)*

    기업 1개당 총 R&D (7위) 고급 엔지니어수 (52위)*

    1인당 총 R&D (7위) 경작지 면적 (51위)

    첨단기술제품 수출비용 (8위) 교육관련 대출 (51위)*

  • - 10 -

    주 : 1) 60개 국가의 평균점수와 상하편차가 가장 큰 10개 평가 항목임

    2) *는 설문조사 항목임

    자료 : 산업연구원(2004)에서 재인용

    특히 시장규제는 95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시장규제는 금융, 노동시장, 기업 등의

    자유도를 측정하는 부문인데 2001년의 90위보다 더 낮아졌다. 시장규제가 최하위권

    이라는 것은 시장의 진입과 퇴출 등에 인위적인 규제가 많아 시장자유도가 바닥권

    이라는 것을 뜻한다. 5개 항목 중 우리나라의 정부규모, 재산권보호, 자금흐름의 건

    전성부문은 1990년대부터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자유무역과 시장규제는 정체 내

    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자유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홍콩이고 싱

    가포르(2위), 미국․영국․스위스․뉴질랜드(3위), 호주(7위), 캐나다(8위), 아일랜드

    (9위), 룩셈부르크(10위) 순으로 나타난다. 대만은 22위, 일본은 36위이다.

    Ⅱ . 2 . 우 리 나 라 국가경쟁력의 평 가와 전 망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위상에 대해 WEF와 유엔개발계획은 비교적 후한 평가

    를 내리는 반면 IMD와 경제자유네트워크는 짠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우리 국가경

    쟁력의 위상은 어느 쪽에 가까울까? 아마도 후자에 가까울 것이다.

    여러 기관의 다방면에 걸친 다양한 평가를 다음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겠다.

    첫째,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근래에 지속적으로 현저하게 개선되는 추세를 보

    인다고는 말할 수 없다.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거시경제환경과 사회

    하부구조 등이 개선된다기 보다 나빠지고 있다. 기술진보와 관련된 과학기술부문이

    정보통신분야의 약진으로 양호한 평가를 받는 덕분에 중위권 위상이 그나마 유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우리나라 정부규제와 노사관계, 그리고 교육 등이 국가경쟁력 면에서 바닥

    권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이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CEO들이 주로 평가한

    것이기 때문에 객관성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인들의 평가가 지속적

    으로 바닥권이라면 국내기업의 국내투자와 외국인직접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없다. 이 부문들에서 기업이 체감할 정도로 개선되지 않으면 정부가 표방하는 ‘기

    업하기 좋은 나라’, ‘투자하기 좋은 환경’은 헛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셋째, 기업과 일반국민은 여러 국제기관의 지표에서 드러나는 것보다 우리 국가

    경쟁력이 훨씬 취약하고 또 나빠진다고 느낄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9

    년간 1인당 소득 1만 달러 언저리에서 맴도는 중진국함정에 빠져 있다.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 5% 내외는 잠재성장률인데도 일반국민은 경제가 여전히 불황이라고

    느끼고 있다. 반면에 기술력에서 앞선 이웃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떨치고 세계

  • - 11 -

    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으로 일어나고 있다. 엄청난 노동력과 시장을 갖춘 중국

    은 기업경쟁력 강화를 국가 목표로 삼아 2020년까지 국민소득을 4배 높인다는 ‘경

    제제일주의’를 내걸고 고속약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와의 기술격차를 몇 년 안에 따

    라 잡을 기세여서 그 후에는 우리나라가 거대중국이라는 블랙홀에 흡수되지 않을

    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세계 500대 기업의 태반이 중국에 아시아 거점을 두고 있

    다. 500대 기업에 오르는 중국 기업의 수도 벌써 우리나라를 넘어서고 있다. 중국

    의 가공할 잠재력과 두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우리나라의 애매한 위상, 이에 대

    한 우리 정부의 안이한 인식과 기업의 위기의식은 기존 국가경쟁력지표에 반영되

    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에서 세계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02년에 전 세계 208개국 중

    49위라고 하였다. 국가경쟁력을 평가하는 여러 국제기관이 다루는 국가수는 대개

    208개국의 절반 이하이다. 절반 이하의 표본국 중에서 30위 안팎으로 나온다는 것

    은 전 세계로 확대할 경우 50~60위로 나올 공산이 크다. 1인당 GNI의 순위와 대

    충 비슷한 것이다. 지난 9년간 1인당 GNI가 횡보를 보인 것과 우리 국가경쟁력이

    정체상태라는 것이 긴밀한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2004) 자료를 보면 1인당 GNP가 20,000 달러이면 208개국 중 30위 안

    팎이 되어 싱가포르, 호주, 이탈리아 수준의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된다. ‘1인당 소

    득 2만 달러’가 국가경쟁력을 크게 높이는 유력한 목표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위에서 우리나라가 비교적 강

    점이라고 한 분야에서 앞으로도 상대적인 우위가 유지되고 취약분야는 다른 나라

    보다 더 개선해 나가야 국가경쟁력이 높아질 텐데 그렇게 될 것인가? 단기적인 전

    망은 밝지 않다. 열악한 노사관계와 과도한 정부규제를 고치고 반기업정서를 불식

    하며 교육을 혁신하여 1인당 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위해 모두 함께 뛰어야 하는데

    그런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가? 그런 상황과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감지

    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는 후술하는 바와 같이 대통령의 정치이념과 경제를

    보는 시각이 바뀌지 않는 한 참여정부 기간 내에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

    된다.

    이러한 비관적인 전망은 최근에 “우리 경제는 현재 구조적 전환기 속에서 우울

    증과 무기력증에 빠져있는 상태이다.”고 진단한 이헌재 경제부총리도 공유하고 있

    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경제가 1990년대에 경험한 장기침체의 길을 우리도 밟게 되

    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쓸데없는 기우라고 일축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Ⅲ . 정 부 의 국가경쟁력정 책 과 문 제 점

    1997년에 일어난 경제위기는 종전의 성장전략과 경제관행을 총체적으로 점검하

  • - 12 -

    게 해 주는 계기를 마련하였다.「정부와 재벌 주도하의 대외지향형 불균형 고도성

    장」으로 표현되는 종전의 성장전략은 세계화시대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우물

    안 개구리식 정책관행과 더불어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으로 지목되고 ‘구체제’로 규

    정되었다. 김대중 정부는 단기적으로 경제위기 극복에 진력하는 한편 구체제와 구

    체제의 산물인 정경유착․관치금융․부정부패․도덕적해이 등을 척결하기 위해 광

    범위한 경제개혁을 단행하였다. 금융부문․노동부문․재벌부문․공공부문의 4대 부

    문 개혁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개혁을 통해 안정성장 궤도에 다시 진입하면

    1990년대의 7%대 보다는 낮지만 5~6%대의 잠재성장을 지속해 나갈 수 있을 것

    으로 전망하였다. 새 정부 100대 과제 선정 작업을 거쳐 집권 6개월 만에 「국민의

    정부」경제청사진을 발표하였다. 김대중 정부의 경제철학과 비전을 밝히고 중점과

    제들을 포괄적으로 제시하였다. 이것들이 직접․간접으로 국가경쟁력과 연관되고

    국가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한 것임은 물론이다.

    노무현 정부도 의례적인 새 정부 100대 과제 선정 작업을 거쳐 새 정부 10대 국

    정과제로 집약시키고 이어「참여정부 7대 국정과제」를 확정하여 추진해 나가고

    있다. 참여정부의 국가경쟁력정책은 국민의 정부의 그것과 대비시켜서 다루는 것이

    교훈적이다.

    Ⅲ . 1 . 국민 의 정 부 의 국가경쟁력정 책 과 문 제 점

    Ⅲ . 1 . 1 . 국민 의 정 부 의 국가경쟁력정 책

    국민의 정부는 정부의 경제철학을「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 그리고

    「생산적 복지」라고 제시하였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을 도모하기 위

    하여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전면적인 전환과 경제질서의 근본적인 개혁을 추진하였

    다. 정부는 경제정책의 기본원칙을 ① 경제적 자유의 보장과 엄격한 자기책임 ②

    시장경쟁을 통한 보상 ③ 모든 이에게 균등한 기회보장 ④ 내외국인 차별이 없는

    시장개방의 네 가지로 설정하였다. 종전에는 경제정책이 이런 기본원칙에 충실하지

    않았는데 국민의 정부에서는 충실할 것이라는 다짐으로 경제정책 패러다임이 전면

    적으로 전환된다고 내세웠다. 경제질서의 근본적인 개혁은 공공․금융․기업․노

    동, 4개 부문의 구조개혁을 중심으로 추진되었다. 국민의 정부는 경제구조의 전면

    개혁과 더불어 안정성장기반 구축,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삶의 질 향상, 남북한 공

    동번영기반 구축 등을 핵심과제로 삼아 다양한 방법으로 이 과제들을 수행하고자

    하였다. 국민의 정부의 경제․사회비전이 에 정리되어 있다.

    국민의 정부는 역대 정권들이 시도했지만 해내지 못했던 많은 개혁을 4대 부문

    에서 해냈다. 경제위기가 본격적인 개혁을 불러 일으킨다는 발전경제학의 명제가

  • - 13 -

    우리나라에서도 적용된 셈이다. 나아가 지식기반경제에서의 지식․정보화와 기술개

    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며 남북한 경제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데에 기여하였다. 이것들이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공헌한 것은 물론

    이다.

    국민의 정부의 한국경제․사회 비전과 전략과제*

    21세기 새로운 모범국가

    •상호신뢰하고 투명한 사회•창의적 핵심역량을 보유한 역동적 사회•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한 복지사회•세계무대의 중심에 선 개방사회•평화 공존 속에 남북한이 함께하는 통일 사회

    비전

    핵심과제

    기본원칙

    경제적 자유의 보장과

    엄격한 자기책임시장경쟁을 통한 보상 균등한 기회 보장 내외국인을 차별하지 않는 시장개방

    철학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 생산적 복지

    -물가안정-수출경쟁력 강화-사회간접자본 확충-고부가가치의 선진농업육성-해양산업육성-토지공급의 효율성제고

    -정의롭고 생산적인복지 공동체 구축-편리하고 질 높은보건 의료서비스의효율적 제공-자연과 조회되는「 그린」경제 구축-사회안전망 확충

    -기본원칙에 입각한 남북경제교류 협력-경협의 제도화-북한을 개방 · 개혁으로유도

    -작지만 봉사하는 효율적

    인 정부(공공부문 개혁)

    -건실하고 경쟁력 있는

    금융(금융개혁)

    -투명하고 강한 기업

    (기업개혁)

    -노사정이 함께 만드는

    활력 넘치는 노동시장

    (노동부문개혁)

    -세계와 함께 하는 개방경

    제(외환제도 선진화)

    -지식,정보화

    -창의적 인재를 만드는

    교육

    -세계 속의 과학기술

    강국

    -산업구조 고도화

    -새로운 전략산업 개발

    -중소 · 벤처기업 육성

    21세기 새로운 모범국가

    •상호신뢰하고 투명한 사회•창의적 핵심역량을 보유한 역동적 사회•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한 복지사회•세계무대의 중심에 선 개방사회•평화 공존 속에 남북한이 함께하는 통일 사회

    21세기 새로운 모범국가

    •상호신뢰하고 투명한 사회•창의적 핵심역량을 보유한 역동적 사회•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한 복지사회•세계무대의 중심에 선 개방사회•평화 공존 속에 남북한이 함께하는 통일 사회

    비전

    핵심과제

    기본원칙

    경제적 자유의 보장과

    엄격한 자기책임시장경쟁을 통한 보상 균등한 기회 보장 내외국인을 차별하지 않는 시장개방

    철학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 생산적 복지

    -물가안정-수출경쟁력 강화-사회간접자본 확충-고부가가치의 선진농업육성-해양산업육성-토지공급의 효율성제고

    -정의롭고 생산적인복지 공동체 구축-편리하고 질 높은보건 의료서비스의효율적 제공-자연과 조회되는「 그린」경제 구축-사회안전망 확충

    -기본원칙에 입각한 남북경제교류 협력-경협의 제도화-북한을 개방 · 개혁으로유도

    -작지만 봉사하는 효율적

    인 정부(공공부문 개혁)

    -건실하고 경쟁력 있는

    금융(금융개혁)

    -투명하고 강한 기업

    (기업개혁)

    -노사정이 함께 만드는

    활력 넘치는 노동시장

    (노동부문개혁)

    -세계와 함께 하는 개방경

    제(외환제도 선진화)

    -지식,정보화

    -창의적 인재를 만드는

    교육

    -세계 속의 과학기술

    강국

    -산업구조 고도화

    -새로운 전략산업 개발

    -중소 · 벤처기업 육성

    * 대한민국정부(1998)를 바탕으로 필자가 재구성.

    Ⅲ . 1 . 2 . 문 제 점

    김대중 정부의 국가경쟁력정책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자유롭고 공

    정하며 효율적인 시장경제질서를 확립한다는 이상과 의욕으로 많은 분야에서 준비

    안된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비싼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것이다. 기업개혁으로 내세

    운 빅딜과 워크아웃제도가 경제적 자유의 보장과 엄격한 자기책임, 시장경쟁을 통

    한 보상이라는 정부가 내세운 경제정책의 기본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두 말할 나위

    없다. 창의적 인재를 기른다는 기치를 내걸고 정권 출범 초기에 시행한 교육개혁은

    ‘이해찬 세대’ 라는 신조어만 만들어낸 채 실패하였다. 편리하고 질 높은 보건의료

  • - 14 -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고 사회보험 본래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명분으로 시행

    한 건강보험통합은 엄청난 사회적 혼란과 건강보험재정의 부실화를 초래하였다. 재

    벌경제를 대신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벤처기업 육성정책은 벤처기업의

    속성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벤처기업인증제를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정경유

    착과 벤처거품을 낳았다.

    김대중 정부의 국가경쟁력정책의 두 번째 문제점은 경제를 정치논리로 접근했다

    는 점이다. 노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노동부문을 개혁하겠다는

    것은 우리 현실에서 이상론이었다. 사회적 합의라는 화려한 명분에 집착하여 노조

    를 어떻게든 노사정위원회에 끌어들이려고 함으로써 노조가 법치를 무시하고 전략

    적인 지대추구를 하도록 만들었다. 총선을 의식하여 개혁의 고삐를 크게 낮추고 경

    기부양으로 돌아서며, IMF 부채를 갚자마자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했다고 대내외

    에 선언하여 개혁마인드를 이완시킨 것은 대표적인 경제의 정치논리화이다.

    2011년 한국경제의 비전

    2011년「 열린 세상, 유연한 경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시장경제•지식과 기술이 견인하는 성장경제•경제수준에 맞게 삶의 질이 향상된 복지사회•동북아 경제권형성을 선도하는 거점국가

    선택적 단계적으로우선과제부터 착수

    동아시아경제권의부상을 활용

    이해갈등조정의 확립

    -금융산업의경쟁력강화-기업관련시스템의 선진화-효율적 노동시장구축-재정개혁과정부혁신

    -네트워크화를 통한산업 경쟁력 강화-기술혁신 시스템 정비-서비스산업의 고도화-디지털경제의성장잠재력 극대화-지식 정보시대의 인적자원 양성과 교육개혁-여성 인력의 경제활동참여 증진

    -저비용 고효율의교통물류체계 구축-생산적 국토관리와지역균형발전의 추구-효율적이고 안정적인에너지 자원수급체계의 구축

    -지속성장을 위한사회복지 제도 확립-환경과 경제적효율성 동시추구-농수산업 구조의선진화-문화를 통한 삶의 질향상

    -동북아경제협력강화-동북아물류 및비즈니스 중심지화를 추구

    전방위적 개방화 법치주의 확립 분권화 확대 전문화 제고

    비전

    전략

    핵심과제

    기본원칙

    2011년「 열린 세상, 유연한 경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시장경제•지식과 기술이 견인하는 성장경제•경제수준에 맞게 삶의 질이 향상된 복지사회•동북아 경제권형성을 선도하는 거점국가

    선택적 단계적으로우선과제부터 착수

    동아시아경제권의부상을 활용

    이해갈등조정의 확립

    -금융산업의경쟁력강화-기업관련시스템의 선진화-효율적 노동시장구축-재정개혁과정부혁신

    -네트워크화를 통한산업 경쟁력 강화-기술혁신 시스템 정비-서비스산업의 고도화-디지털경제의성장잠재력 극대화-지식 정보시대의 인적자원 양성과 교육개혁-여성 인력의 경제활동참여 증진

    -저비용 고효율의교통물류체계 구축-생산적 국토관리와지역균형발전의 추구-효율적이고 안정적인에너지 자원수급체계의 구축

    -저비용 고효율의교통물류체계 구축-생산적 국토관리와지역균형발전의 추구-효율적이고 안정적인에너지 자원수급체계의 구축

    -지속성장을 위한사회복지 제도 확립-환경과 경제적효율성 동시추구-농수산업 구조의선진화-문화를 통한 삶의 질향상

    -지속성장을 위한사회복지 제도 확립-환경과 경제적효율성 동시추구-농수산업 구조의선진화-문화를 통한 삶의 질향상

    -동북아경제협력강화-동북아물류 및비즈니스 중심지화를 추구

    -동북아경제협력강화-동북아물류 및비즈니스 중심지화를 추구

    전방위적 개방화 법치주의 확립 분권화 확대 전문화 제고

    비전

    전략

    핵심과제

    기본원칙

    자료 : 한국개발연구원 (2001), p.106

  • - 15 -

    Ⅲ . 1 . 3 . 『 비 전 2 0 1 1 』 프 로 젝트

    국민의 정부의 업적과 시행착오를 중간점검하면서 10년 후 한국경제의 비전을

    정립하는「비전 2011」프로젝트가 2001년에 수행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폭넓은 의

    견수렴과 공감대의 형성을 위해 정부, 정부출연연구소 및 민간연구소, 학계, 경제계

    는 물론 언론기관과 NGO를 망라하는 광범위한 집단을 참여시켰다.” “10년 후의

    희망찬 미래상을 단순히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러한 미래에 접근함에 있어 장

    애요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이를 제거할 것인가를 찾아내려는데 초점을 두었다.” 그

    결과물이 한국개발연구원에서 2001년 12월에 내놓은 『2011 비전과 과제 : 열린

    세상 유연한 경제』(이하 『비전 2011』로 약칭)이다.

    이 책에 나오는 2011년 한국경제의 비전이 에 있다. 표에 나오는 경제정

    책의 원칙, 핵심과제, 전략과 비전은 과 유사하다. 그러면서도 국민의 정부

    의 시행착오를 거울 삼고, 포괄적 체계적으로 정제시킨 것으로 읽혀진다. 과 같

    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유럽의 강소국들처럼 명실상부한 선진

    국 수준에 올라설 것이다.

    Ⅲ . 2 . 참 여 정 부 의 국가경쟁력정 책 과 문 제 점

    Ⅲ . 2 . 1 . 참 여 정 부 의 국가경쟁력정 책 2 )

    참여정부는 “力動과 機會의 한국” 건설을 경제사회 비전으로 삼고 있다. 역동성

    이 강조되는 이유는 정보통신․생명공학․나노 기술 등의 등장으로 기술진보가 가

    속화되는 가운데 세계화에 따른 국경없는 경쟁이 확산됨에 따른 올바른 방향의 신

    속한 대응 및 변화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동

    성이 확산될 경우 국가에서 기업, 개인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개인과 기업의 노력과 능력이 자유롭게 반영되고 발휘될 수 있

    는 공정경쟁의 기회, 혁신역량 확대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의 기회, 균형발전 및 삶

    의 질 향상의 기회,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위상 정립의 기회가 생길 것이다. 참여정

    부는 “역동과 기회의 한국” 건설이라는 비전을 경제적 측면에서의 혁신과 사회적

    인 통합을 통하여 실천하고자 하고 있다. 여기에서 혁신은 각종 경제시스템의 개선

    및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을 통해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혁신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회가 안정되고 갈등요소를 줄여나가야 하기 때문

    에 지역․계층간 통합 및 경제사회적 불균형 시정이 필요하다.

    참여정부는 혁신과 사회적 통합을 추구하면서 시스템 개혁 및 이를 달성하기 위

    2) 이 항은 김중수(2004) 43쪽을 인용하였다.

  • - 16 -

    한 7대 전략과제를 추진할 것을 표방한다. ① 혁신 및 성장기반 정비, ② 동북아

    경제중심 건설, ③ 시장개혁, ④ 정부혁신 및 국가균형발전, ⑤ 지속가능발전과 삶

    의 질 제고, ⑥ 사회통합, ⑦ 참여복지의 구현이 그것이다. 참여정부는 출범 첫 1

    년 동안 상기 7대 전략과제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 가운데 구체적인 로드맵(road map)을 작성하였다.

    참여정부에 의하면 분야별 7대 전략과제는 단순히 정책의 중요도 뿐 만 아니라

    ‘혁신과 통합’을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또한 각 과제들은 서로 독립적이지 않

    고 선순환적인 상승작용을 촉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각 과제들은 혁신

    또는 통합 중 어느 하나의 축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양대 축의 동시 달성을 추구

    하고 있다. 그 한 예로서, 동북아 경제중심 건설이라는 전략과제는 제도개선을 통

    하여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과제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게 되며, 투자유발 및 일자리

    창출을 통하여 성장기반 마련 및 사회갈등 해소 등의 과제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

    다.

    참여정부의 한국경제․사회 비전과 전략과제

    역동과 기회의 한국

    혁신 통합

    혁신 및성장기반정비

    동북아경제중심건설

    시장개혁정부혁신 및국가균형발전

    지속가능발전과삶의 질 제고

    사회통합 참여복지구현7대전략과제

    비전 실현의양대 축

    비전역동과 기회의 한국

    혁신 통합

    혁신 및성장기반정비

    동북아경제중심건설

    시장개혁정부혁신 및국가균형발전

    지속가능발전과삶의 질 제고

    사회통합 참여복지구현7대전략과제

    비전 실현의양대 축

    비전

    Ⅲ . 2 . 2 . 참 여 정 부 의 국가경쟁력정 책 의 문 제 점

    혁신과 통합을 통해「역동과 기회의 한국」을 건설한다는 참여정부의 비전은 피

    부에 와 닿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그려지지 않고 너무 포괄적이면서 막연하다. 『비

    전 2011』에 제시된 3대 전략을 통해「열린 세상, 유연한 경제」를 건설한다는 비

  • - 17 -

    전이 포괄적이면서도 훨씬 구체적인 청사진이다.「열린 세상, 유연한 경제」의 비

    전을 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시장경제, ② 지식과 기술이 견인하는 성장경제,

    ③ 경제수준에 맞게 삶의 질이 향상된 복지사회, ④ 동북아 경제권 형성을 선도하

    는 거점국가의 네 가지로 적시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가 내세운 7대 핵심과제는 ‘사회통합’이라는 과제를 빼고는『비전 201

    1』에 나온 5대 핵심과제를 다시 조합하여 정리한 것에서 별로 벗어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경제․사회비전과 발전과제에는 국민의 정부가 천명한 경제정책의 철

    학과 기본원칙이 빠져 있다. 그리고 후술하는 바와 같이 참여정부의 국가경영 철학

    과 원칙이 확실치 않다. 따라서 참여정부가 인수위원회 시절 이후 수많은 토론을

    통해 확정시킨 경제․사회 비전과 전략과제가 국민의 정부의 그것이나 『비전

    2011』보다 진일보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정권교체가 아닌 정권재창출에 걸맞게

    국민의 정부가 시행착오 끝에 도달한 『비전 2011』을 국가의제로 확인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했다.

    그러나 새로운 정부 출범에 걸맞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고자 하는 의욕을 굳

    이 탓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이전 정부들과 달리 국가의제를 실천하는 철학과 강

    령, 그리고 구체적인 정책들이 비전 실현의 양대 축과 상충하면서 혼란과 분열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참여정부의 최대의 문제점은 대통령과 측근 386세력 등

    핵심집권세력(이하 현집권세력이라 약칭)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이 불확실성은 여러 가지로 나타났다.

    국민의 정부의 시행착오를 통해 명료하게 드러난 사실은 다양한 이해집단의 갈

    등을 슬기롭게 조정하면서 선진사회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의 기본전제인

    법과 원칙이 바로 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비전 2011』에 경제정책 내지 국가경영

    의 기본원칙으로 법치주의 확립이 들어간 것은 이 때문이다. 출범초기에 누구보다

    노동자 우호적이었던 김대중 정부는 親노조가 親노동자와 같은 것이 아니라는 점

    을 깨닫고 후반기에 ‘신자유주의정권’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법과 원칙을 세우

    기 시작했다. 사회적 약자 편에 서 온 가톨릭이 관용과 사랑의 그리스도 정신과 걸

    맞지 않게 법과 원칙을 고수하여 보건의료산업 노조의 불법파업을 깨뜨렸다.

    노무현 대통령은 출범 초에 노사간 사회적 힘의 균형을 추구한다고 선언함으로

    써 모처럼 법과 원칙이 어렵게 자리잡아 가던 상황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1년 반이

    지난 요즘에야 법과 원칙을 강조하기 시작하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그러나 가

    까운 역사의 교훈을 거들떠 보지 않는 현집권세력은 어떤 이념정향을 가지고 있는

    가, 세계화시대와 우리 경제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 인식하

    려고 제대로 노력하고나 있는가 등의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현집권세력의 이념정향에 대한 의구심은 대통령의 잇따른 발언으로 풀렸다. 대통

    령은 보수와 진보를 이분법적으로 가르면서 진보를 편들고 보수층의 기득권 해체

  • - 18 -

    와 지배세력 교체, 그리고 ‘수도천도’를 언명하였다. 이로써 대통령은 1970년대와

    1980년대 군사독재정권시절 민주화세력이 가졌던 이념틀로 현실을 재단하고 있다

    는 것이 ‘가진 자들’(이른바 기득권층, 구지배세력, 그리고 대다수의 보수층을 아우

    르는 뜻으로서 가진 자들)에게 분명해졌다. 일부 정치학자와 경제학자가 규정한 것

    처럼 참여정부는 좌파정권이고, ‘좌파적 가치의 덫’에 걸려 있는 것이다.3) 좌파정권

    에서는 여론몰이와 대중영합적 정책들이 출몰하고 경제는 뒷전인 채 ‘정치제일주

    의’가 횡행하게 마련이다. 벌써 시민혁명이 진행 중이고 ‘과거청산’을 해야 하며 수

    도이전에 올인하겠다고 나오지 않는가.

    이런 특이한 상황에서 이른바 가진 자들이 현집권세력이 펴는 정책에 대해 의구

    심을 가지고 미래를 불안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가진 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정책들이 돌출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몸을 사린다. 그런데 뭐가

    불안하냐, 정부에 사보타지하는거냐고 도도하게 다그치니 더욱 움츠러들고 불안해

    한다. 경제부처와 대통령이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을 내세울 때 공염불로 비치는

    것도 당연하다. 혁신과 통합을 통한 역동과 기회의 한국 건설이라는 참여정부의 비

    전이 진보층과 신지배세력에만 적용되는 정치구호라고 보수층과 기득권계층이 느

    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참여정부의 최대의 문제점 때문에 국민의 정부의 국가경쟁력정책이 빚은 두 가

    지 문제점 -많은 분야에서 준비 안 된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비싼 시행착오를 겪었

    다는 것과 경제를 정치논리로 접근했다는 것- 이 참여정부에서 훨씬 증폭되어 나

    타날 전망이다.

    Ⅳ . 바 람 직 한 국가경쟁력 강화방향 과 정 책

    Ⅳ . 1 . 바 람 직 한 국가경쟁력 강화방향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일까? 이런 규범적인 질

    문에 대한 해답은 논자마다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다. 필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를 제시해 본다.

    첫째, 효율 우선의 혁신주도형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 혁신주도형 성장은 참여정

    부도 강조하는 것으로서 지식과 기술이 견인하는 성장체제를 말한다. 혁신주도형

    성장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형평보다 효율이 우선되어야 한다. 효율과 형평, 성장과

    분배가 장기에는 상호보완적이지만 단기에는 상충적인 경우가 많다. 성장제일주의

    에 매몰되었던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분배와 형평을 내세우는 것이 시대정신이

    3) 함재봉(2004), 민경국(2004)

  • - 19 -

    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5%대로 낮아지고 국경 없는 전방위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세계화시대에는 효율을 앞세우는 것이 새로운 시대정신이다. 효율

    보다 형평, 성장보다 분배를 앞세우는 뜨거운 가슴으로는 15:85의 세계화시대에 우

    리나라를 15군으로 유지시키며 국가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수가 없다.

    Dollar & Kraay(2002)는 국가간 실증분석을 통해 1인당 평균소득이 늘어나면 빈곤

    층의 소득도 늘어나는 빈곤층 친화적 성장(pro-poor growth)이 일어나는 것을 보

    였다.

    현재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GDP 대비 21% 내외이다. 이런 낮은 세금부담으로

    평균 40%를 넘는 서구 유럽식의 사회보장제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조세부담

    률을 점차 높여 나가면서 『비전 2011』에 나온 비전처럼 우리 경제수준에 맞는

    복지를 추구해야 한다. 조세부담률을 높이더라도 연구․개발지원, 자주국방에 따른

    국방비 증가, 사회간접자본의 확충 등 분배와 복지 못지않게 안정적 성장잠재력을

    꾸준히 배양해야 할 분야가 많다.

    둘째, 경제주체들이 세계화시대에 걸맞는 개방 마인드와 국제기준을 수용하면서

    기업경경쟁력의 강화와 1인당 생산성의 제고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Krugman이

    역설적으로 강조한 바와 같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은 기업경쟁력이다. 우리나라의 기

    업경쟁력(과 기업경쟁력의 업종별 집적인 산업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요

    소가격의 안정과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다. 요소가격 중 금리는 선진국수준으로 하향

    안정되고 있지만 임금과 지대, 땅값은 지나치게 높다. 미국․일본과의 원천기술 격

    차는 좁혀지지 않는데 ‘세계의 공장’ 중국과의 모방기술 우위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몇 년 안에 따라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1인당 소득이 OECD 선진국군의 1/3

    안팎인 것은 우리나라 1인당 생산성이 1/2 수준인 것에 주로 기인한다. 기업경쟁력

    의 강화와 1인당 생산성의 제고가 국가경쟁력 강화의 핵심 내용이다.

    셋째, 현 집권세력은 집권 기간 중 모든 것을 개혁하고 성취하겠다는 과욕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의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 참여정부는 12개 대통령 직속 국정

    과제위원회를 가동하여 우리 경제와 사회의 이상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런 작

    업은 아주 가치 있고 필요하다. 그러나 시간과 인적자원의 제약을 생각해야 한다.

    역대 정부의 대통령 직속위원회가 그러했듯 참여정부의 그것도 이 정부가 지나면

    위원회 자체와 위원회 작업의 연속성이 상실되기 십상이다. 참여정부에서 수행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과제들을 소수 엄선하여 집중적으

    로 추진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도 건설하고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힘의 균형도 맞추어 줄

    수는 없다. ‘투자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면서 지배세력을 교체할 수는 없다. 1인당

    소득 2만 달러 시대를 목표로 삼으면서 3만 달러 시대의 복지를 갖출 수는 없다.

    이런 것들은 후자보다 전자를 선택해야지 모두를 다 이룰 수 있는 것처럼 나서는

  • - 20 -

    것은 대중영합적 정치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넷째, 집권세력이「인식의 대전환」을 이루어 앞 절에서 언급한 자기의 정체성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을 해소시키고 경제제일주의를 표방해야 한다.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사이에 힘의 균형을 추구하고 서로 나누어 모두가 같이 잘 살자는 좌파적

    가치는 그 고상한 이념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실험에서 이미 실패한 이념이다. 국

    민의 정부가 말하는 시장경제는 자유시장경제였다. 참여정부는 사회적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시장경제를 추구해 온 독일은 최근 일련의 개혁을

    통해 자유시장경제요소를 대폭 도입하고 있다. 분배와 평등을 앞세우면 국가경쟁력

    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분배와 평등 그 자체도 효율을 앞세우는 자유시장경제에

    떨어진다는 것이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판명되었다. 이념정향을 앞세우는 대신 엄연

    한 역사적 교훈을 겸허하게 배워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기계적 이분법, 지배세력을 바꾸겠다는 독선, 경제논리보다 정치

    논리를 앞세우고 경제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정략적 접근방식 등이 집권세력

    의 경제사회 현실인식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하고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높

    여 주고 있다. 이런 1980년대 운동권 사고방식에서 환골탈태한다고 선언하고 이 선

    언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통과의례’가 있어야만 ‘소득 2만 달러’ 구호와 ‘기

    업하기 좋은 나라’ ‘투자하기 좋은 나라’ 라는 슬로간은 공염불이 안 될 것이다. 현

    집권세력이 시대착오적이고 우물 안 개구리 식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온갖 좋은 정책의 微調整이, 방향을 잘못 잡으면 차를 아무리 잘 몰아도 엉뚱한 곳

    에 도착하는 것처럼,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Ⅳ . 2 . 바 람 직 한 국가경쟁력정 책

    위에서 밝힌 네 가지 방향에 맞게 바람직한 국가경쟁력 강화방안을 몇 가지 주

    요부분에 걸쳐 다루기로 한다.

    Ⅳ . 2 . 1 . 노 사 관 계

    1980년대 후반에 노동운동이 활성화된 이후 역대 정부는 상생의 노사관계, 생산

    적 노사관계, 협조적 노사관계, 윈․윈의 노사관계 등등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며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세우고자 노력해 왔다. 이런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선진국과

    같은 노사관계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참여정부는 작년 12월에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최종방안(일명 노사관계 로드맵)을 확정하였다.

    노사관계 로드맵은 노사관계를 국제기준에 맞게 선진화시키는 방안들을 포괄적으

    로 담고 있는 노동개혁정책이다. 노동계와 재계가 각기 독소조항이라고 생각하는

  • - 21 -

    것들이 집대성되어 있다. 이 때문에 양측이 기득권은 유지하고 상대방으로부터 가

    급적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전술적 차원에서 개악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참여정부

    가 사회통합적 노동개혁정책을 사심 없이 추진하고 있지만 사회분열적 대립이 지

    속되고 있는 것이다. 양측의 반발에 밀려 로드맵은 현재 휴면상태이다. 종합대책도

    좋지만 관련 당사자들을 납득시킬만한 리더쉽이나 밀고나갈 의지가 없다면 무용지

    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포괄적인 타결이 시간이 걸리는 어려운 작업이라면 타결이 될 여건을 꾸준히 마

    련해 나가는 한편으로 초보적인 경제원리에도 안 맞고 세계기준에도 어긋나는 희

    극적인 관행을 한 가지라도 확실히 고쳐야 한다. 그것은 회사가 노조전임자에게 임

    금을 주는 관행이다. 우리나라 대기업 노조의 파업일수와 노조전임자수가 선진국보

    다 월등 많은 이유는 바로 이 관행 때문이다.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지불하는 관

    행은 파업을 해도 손해가 없게 함으로써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기초적인 경제원리

    를 우롱하고 있다. 물론 노동운동을 국가 안보차원에서 다룬 엄혹한 군사독재시절

    을 벗어나면서 노동운동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1980년대 후반에는 이 관행이 도입

    되어야 했다. 그러나 노조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도입 당시에 제시된 한시성

    을 2000년에 다시 연기한 것은 국민의 정부의 큰 실정 중의 하나이다.

    과도한 강성노동운동을 순치시킬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2006년까지 유예

    된 이 관행을 더 이상 연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불법파업은 엄정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대통령이 선언하고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노동계의 반발이 크겠지

    만 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관철하는 것이 노사관계를 바로 세우는 첫 걸음이다. 경

    제학의 제1원리에 안 맞는 것은 물론 강경투쟁하면 이득이 있게 된 잘못된 제도를

    온존시킨 채 상생의 노사관계를 부르짖고 네덜란드식 노사정 사회합의제를 추진해

    본 들 부질없는 일이다. 대통령의 확고부동한 선언과 실천이 있으면 이 전제하에서

    노사정 삼자 사이에 노사관계 로드맵을 타결하는 사회적 대타협 분위기도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Ⅳ . 2 . 2 . 균 형 발 전 과 신행 정 수 도 건 설

    1960년대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이후 지속되어 온 수도권 경제력집중은 그 정도

    가 세계에 유례없을 만큼 커졌다. 이는 교통․주택․환경 면에서 많은 사회적 비용

    을 유발시키고 비수도권과 생활격차를 확대시켜 왔다. 수도권 (경제력)집중을 완화

    시키기 위해 역대정부가 온갖 시책을 취하였으나 백약이 무효였다. 참여정부는 선

    거공약인 신행정수도 건설을 수도권 집중완화와 국토균형발전의 핵심정책으로 내

    걸었다.

    신행정수도 건설이 지금까지 시도되었던 어떤 시책보다 수도권집중과 국토의 불

  • - 22 -

    균형발전문제를 타개할 근본적인 접근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예상되는 이득 못

    지않게 비용과 문제점도 많다. 예상되는 각각의 이득과 문제점에 대해서도 여러 반

    론이 있을 수 있다. 이 정부가 표방하는 국민통합을 이루면서 신행정수도 건설 프

    로젝트를 추진할 수는 도저히 없을 만큼 사안이 복잡하고 막중하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신행정수도건설이 국가경쟁력 강화에 역행한다. 이렇게 판단

    하는 근거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충청권 수도는 미래 통일한국의 수도로 걸맞지 않다는 것이다. 언젠가 도

    래할 통일시대에 지역간 균형발전 문제는 북한 지역의 개발이 가장 중요한 현안

    문제가 될 것이다. 수도를 정하는 것은 국가백년대계의 문제이므로 수도를 굳이 옮

    겨야 한다면 통일시대에 균형발전을 위하여 장기적으로 북한 쪽으로 옮기는 전략

    적 사고와 이에 따른 비상계획이 필요하다.

    둘째, 세계화시대에 기계적인 지역균형발전이 더 이상 국가경쟁력 강화로 직결되

    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못지 않게 수도권 집중완화를 위해 노력해 온 영국․프

    랑스․일본 등에서 최근에 수도권 집중완화기조를 포기한 것은 이런 깨달음에 기

    인한다.

    셋째, 일본과 중국의 틈에 끼어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기업경쟁략을 강화시키고

    선진국 수준으로 노동생산성을 배증시키는 것이 초미의 과제인 바 수도건설이라는

    大役事는 이런 중차대한 과제와는 동떨어진다는 것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기업환

    경 속에서 노심초사하는 국내기업인들에게 신수도건설이 기업경쟁력에 얼마나 도

    움이 되고 중요한 일이냐고 물어보라. 특히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CEO들의

    기탄없는 의견을 들어보라. 정권의 명운을 건다는 식의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

    지 않고 서베이를 하면 기업현실도 모르고 정책의 우선순위도 모르는 ‘부질없는

    일’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일 것이다.

    정부가 선정한 공주․연기에 현재의 과천이나 대전과 같은 행정도시를 만들거나

    기업도시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이다. 세계화시대와 지방화시대의 추세를 따

    라서 각 지역에 맞게 국제경쟁력이 있는 산업을 육성하고 기업을 유치하도록 규제

    를 대폭 완화하며 재정을 대폭 지원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600년 定都의 브랜드를 가지는 수도를 이전한다는 국가대사를 국민투표도 없이

    밀어부치겠다는 것은 독재정권도 엄두를 못 낼 일이다. 근본적인 접근이 아니라 실

    용주의적인 접근이 필요한 사안이다. 다음 정권에서 국민투표로 뒤집어질 가능성이

    높은 「수도 천도」프로젝트는 국가에너지를 낭비하는 잘못된 정책이다.

  • - 23 -

    Ⅳ . 2 . 3 . 재 벌 정 책

    국민의 정부에서 추진한 기업부문 개혁으로 재벌기업의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기업수익성과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풍토가 조선되었다. 재벌 총수가 아무

    런 법적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전권을 행사하던 풍조도 법적 책임 면에서는 크게

    개선되었다. 이는 경제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괄목할 만한 변화이다. 정부

    는 이런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재벌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과도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후진적 소유지배구조와 불투명한 기업경영관행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개

    혁’을 추진하고 있다.4) IMF도 재벌총수의 소유지분과 지배 간 괴리가 큰 것이 기

    업지배구조 문제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시장

    개혁 드라이브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투명한 기업경영과 소유지배구조는 계속 진행되어 나가야 할 과정이다.

    벤치마킹의 대상국인 미국에서도 새롭게 나타나는 ‘회색지대’를 처리하면서 계속

    진화해 가고 있다. 투명한 기업경영과 소유지배구조를 목표삼아 계속적으로 강화

    되는 돌발규제를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 집단의 소유지배구조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고 회계투명성을 감독하는 최소한의 규율에 그치고 나머지는 시장이

    평가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의 정부는 출범 초기에 기업개혁을 추진하면서 대통령이 “지금은 시장이 재

    벌구조를 받아들이지 않는 시대”라고 선언하였다. 선단식 경영(오너 경영)을 지양

    하고 전문경영과 ‘느슨한 기업연합’이 바람직하다고 방향까지 제시해 주었다. 참여

    정부도 재벌정책면에서 국민의 정부와 같은 노선인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재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국제경쟁력이 있고 수익을 내는 기

    업은 지배구조에 관계없이 받아들인다. 모든 기업에 획일적인 지배구조를 강요하기

    보다 각 기업이 스스로 최선의 형태를 갖추어 가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만 벗어

    나지 않으면 된다. 근래에 설비투자가 부진한 요소 중 하나가 예전처럼 총수가 동

    물적 직감으로 투자하지 못하고 기업 CEO가 단기실적과 주가에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제 ‘국민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 정부가 더 잘 알고 있다’는 식의 가

    부장적 태도에서 벗어나 지시하고 통제하는 정부가 아닌 봉사하고 책임지는 정부

    로 새롭게 거듭나고자 한다.”5) 고 다짐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 재벌정책에

    도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규제백화점’이라고 느끼게 하는 기업규제를 대폭 풀고 지

    역별로 외국인투자에 못지 않는 유인을 제공하면서 기업도시를 만들게 하며, 그 대

    신 대기업이 부품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중소기업의 기술, 마케팅, 자금을 적극 지

    4) 공정거래위원회가 2003년말에 제시한 『시장개혁 3년 로드맵』참조.

    5) 대한민국 정부(1998), 76쪽

  • - 24 -

    원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풍토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이런 빅딜이 우

    리나라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균형발전을 촉진시키는 내실 있는 재벌정책이다.

    Ⅳ . 2 . 4 . 사 회 복 지 ․ 분 배 정 책

    국민의 정부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한편으로 생산적 복지의 기치를 내걸고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사회안전망을 고루 갖추는 데에 진력하였다. 생산적 복지는

    우리 경제력에 맞추어 복지를 늘려 나가되,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복지병에 이르

    는도덕적 해이는 미리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개념이다. 이에 반해

    참여정부가 추진하는 참여복지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국가가 적정수준의 복지해택

    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일견 고상하고 아름다운 개념이지만 생산적 복지와

    는 달리 우리 경제수준에 맞추어 복지를 늘려 나간다는 현실적․단계적 접근의 개

    념이 약하다.

    실상 생산적 복지에서도 표방하는 목표와는 달리 우리 경제에 버겁고 도덕적 해

    이를 조장하는 수준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도입하였다. 근로능력과 관계없이

    최저한의 소득을 보장해 주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정부의 다양한 자활사업 프

    로그램에도 불구하고 필연적으로 근로능력 저하라는 도덕적해이를 낳는다. 장기에

    는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는 식으로 비효율적인 자활 관련기관만 비대해지고 도덕

    적 해이가 만연하여 일찍이 선진국에서 앓았던 복지병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근

    로능력이 있는 수급대상자는 일정기간만 지원하는 한시성을 도입하여 도덕적 해이

    를 막아야 한다. 비효율적인 복지전달체계를 바로잡아 극빈층을 빠짐없이 기초생활

    수급대상자로 흡수하되 최저생계비에 맞추어 의욕적으로 높게 잡은 급여기준액을

    낮추거나 적어도 그 상승률을 둔화시켜야 한다. 이런 실용주의적 접근이 나중에 통

    일시대에 북한 주민을 포함한 사회복지 설계를 대비해서도 중요하다.

    기초생활보장,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각종 복지제도 수혜대상자의 소득파악률을

    높이는 것은 제도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제고시키는 데에 가장 기본적인 과제이다.

    장기적으로 실현가능하지 않은 국민연금의 저부담-고급여 구조를 적정부담-적정

    급여 구조로 개혁하고 국가-기업-개인의 중층적 노후소득보장체계를 세워야 한다.

    기업부문의 사회보험 참여, 종교기관과 민간단체의 복지부문 참여, 개인의 자원봉

    사 및 기부 장려 등 비정부부문이 복지서비스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는 유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가 홀로 국민의 복지를 책임질 수 없다.

    분배에 관하여는 경제위기 이후 소득분배가 급속히 악화되어 OECD 국가 중에서

    소득분배가 세 번째로 나쁜 나라가 되었다. 자산분배는 공식통계가 없지만 소득분

    배보다 훨씬 나쁜 상태에서 소득분배 못지 않게 악화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가슴 아픈 일로서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 들일 사안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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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 이전 수준으로 소득분배를 개선시킬 효과적인 재분배정책 수단이 없다. 빈곤

    층으로 전락한 실직 중장년 노동력과 청년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앞에

    서 언급한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며 근로자 재산형성제도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장

    기에 유력한 분배정책이다.

    세계는 국경없는 지구촌경제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하기 나쁜 나라에서

    좋은 나라로 기업과 각종 생산요소가 갈수록 더 쉽게 이동해 갈 수 있다. 이에 더

    하여 노동시장의 유연화, 성과급 확대, 단독가구․여성가장가구․노인가구의 증가

    등으로 인해 소득분배는 전 세계적으로 장기에 걸쳐 악화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냉엄한 추세를 거슬러 소득분배를 지속적으로 개선시킬 뾰족한 대책

    은 없다. 분배에 관한 한 국민들에게 장밋빛 환상을 심어주는 것보다 기대체감의

    현실을 솔직히 알려 주되 빈곤문제는 정부가 발벗고나서서 해결하는 정공법이 필

    요하다.

    Ⅳ . 2 . 5 . 부 동 산 정 책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에는 비이성적인 군집형태(herd behavior)와 관성이 지배하

    는 경우가 많다. 작년까지 3년간 온갖 대책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걷잡을 수 없이

    오르던 서울 집값이 2003년 10․29 종합대책 이후 가까스로 잡혔다. 그러나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집값을 우선 잡고 보자는 것이 10․29 대책이었다. 장기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들과 실현가능하지 않은 것들이 섞여 있다. 실현가능하지 않은 것들을 하

    루속히 고쳐야 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부동산 보유세율의 ‘현실화’와 거래세율의 인하이다. 정

    부는 최근에 부동산의 실거래가가 제대로 보고 되도록 강제하는 일련의 조치들을

    취하였다. 부동산 과표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과감하게 울려 나가기로 했다. 과표

    현실화율의 인상과 발맞추어 보유세율을 어느 정도 낮추는 현실화 조치가 필요하

    다. 과표현실화율을 과감하게 올리겠다던 김영삼 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과표현실화

    율이 30%대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의욕을 앞세운 과잉대책은 경기

    가 계속 나빠지거나 정권이 바뀌면 뒤집어져 정부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만 잃게

    된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부동산정책을 펴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양도세와

    등록세, 취득세 등 거래세율은 대폭 낮추어 부동산의 보유비용은 높게 거래비용은

    낮게 해야 한다는 원론에 충실해야 한다.

    Ⅳ . 2 . 6 . 교 육 정 책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교육의 양과 질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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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등교육의 평준화정책이 교육기회의 기계적 균등을 보장해 줄지는 몰라도 교육소

    비자의 선호를 전혀 못 맞추는 붕어빵 교육과 이에 따른 사교육의 번창을 낳았다

    는 것은 이제 교육부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모든 사립학교에 학생선발권과 교과목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평준화정책을 깨는 것이 세계화시대의 흐름에 맞는

    최선의 정책이다. 국민의 정서와 현 정부의 이념에 비추어 아직 시기상조라면 다양

    한 형태의 사립학교(자립형사립고․특목고․특성화고․자율학교․대안학교 등)의

    설립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수준별 학습을 도입하는 방식으

    로 평준화정책을 보완하겠다는 현재의 중등교육정책이 차선책이다. 이 차선책을 전

    국의 시․도 교육감이 적극 시행토록 정부가 권면해야 한다. 정부의 권면이 잘 통

    하지 않으면 지방정부가 학교 설립권한을 교육감으로부터 회수하는 제도개혁이 있

    어야 한다.

    세계화시대와 자유시장경제 시대에 걸맞게 국민들이 시장경제마인드를 갖고 기

    본 경제논리를 이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 첫 걸음을 초중등교육현장에서 떼

    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회주의가 붕괴하기 이전의 1980년대식 운동권

    이념에 사로잡혀 있는 전교조에 의해 초중등교육이 좌지우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KDI와 같은 국책연구기관과 국립대학이 나서서 초중등사회교사들을 적극 교육시

    키는 것이 필요하다. 전교조와 전경련이 정례적으로 대화를 갖도록 하는 것도 필요

    하다. 그러나 그 효과는 제한적이고 시간이 걸린다. 보다 강력한 정책은 복수교원

    노조를 허용하는 것이다. 경쟁이 있는 곳에 발전이 있다. 시대착오적인 이념으로

    무장하여 순백의 어린이들에게 현실을 잘못 각인시켜 주는 독점적 전교조의 틀이

    깨져야 초중등교육이 정상화된다.

    고등교육의 생명은 창의성과 수월성이다. 이는 자율성과 재원이 있어야 가능하

    다. 사립대학이 다양한 형태의 기여입학제를 활용하고 외국명문대학과 자유롭게 손

    잡고 공통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가야 후진적인 우리 대학의 경쟁력에 대돌파가 일

    어난다. 기여입학제를 터부시하고 파리식으로 SKY대학을 없애는 아이디어가 국가

    의제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교육경쟁력의 제고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Ⅳ . 2 . 7 . 기 타

    참여정부가 재계와 언론의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화끈한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을

    자제하는 것은 경제정책 중 드물게 잘하는 일이다. 우리 경제가 현재 어려운 것은

    주로 구조적 전환기에 있기 때문이며 여기에 시대에 안맞는 참여정부의 성향까지

    가세하여 기업이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확대통화정책과 확대재정정책

    의 경기부양효과는 미약하고 그 비용은 만만치 않다. 자칫하면 1990년대의 일본처

    럼 유동성함정을 낳고 재정의 건전성이 훼손되기 쉽다. 환율정책의 경우 외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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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급여건에 따라 현행보다 큰 폭의 환율변동을 용인하여야 한다.

    참여정부가 일본․중국․한국 동북아 3국의 긴밀한 경제협력과 나아가 자유무역

    지역 결성을 위해 능동적으로 나서는 것은 잘하는 일이다. 중소기업고유업종제도를

    머지 않아 폐지하기로 한 것처럼 농산물시장의 보호막도 단계적으로 걷어 나가야

    한다.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국제경쟁력은 제조업보다 훨씬 낮다. 물류, 관광, 의

    료산업은 물론 각종 지식․정보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철폐하여 서비스산

    업이 고용창출의 기반이자 새로운 성장의 동력이 되게 해야 한다.

    참여정부가 최근에 정부 R&D 투자재원 배분권한을 기획예산처에서 국가과학기

    술위원회로 변경하고 이 과정에 민간전문가 수백명이 참여한 것은 과학기술의 역

    동성과 국민참여를 고려한 의미있는 R&D 정책 변화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통

    해 자칫하면 기존 과학기술체제 전부를 지원하는 나누어 먹기 식이 될 수 있다.

    R&D의 중요성이 큰 만큼 평가제도 개선, 사회적 투자목표 검증, 정책퇴출제도 정

    비 등 R&D 투자효율화장치가 필요하다. 민간부문에서의 선택과 집중을 흩으려뜨

    리지 않고 정부와 민간부문이 보완적인 상승효과를 낼수록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일본은 1970년대 제1차 석유파동을 계기로 자원절약적 산업구조로 이행하였다.

    우리나라는 아직 자원집약적 산업구조에서 탈피하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