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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바깥 글쓰기의 윤리,최하림의 후기 시세계를 중심으로-

김미미*1) | 전남대

< 목 차 >

들어가며1.언어의 이미지화로서 풍경이 드러낸 언어의 공백2.풍경의 화행적 차원과 윤리적 실천으로서 침묵3.나가며4.

전남 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

국문초록

이 글은 최하림의 제 집에서부터 발견되는 풍경을 동반한 외적 변화에4 ‘ ’주목하여 이것이 그의 전체 시세계 안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해분석하고자 한 글이다 그가 제 집 이후의 후기 시세계에서 보여준 외적. 4변화는 이전 시세계와 내적 연관성을 지닌 것으로서 풍경과 풍경의 화행적차원인 침묵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최하림이 보여준 풍경은 그가 등.단 초기부터 일관되게 지녀왔던 문학과 언어에 한 자의식 및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한 물음을 융합하여 제 의 국면을 펼쳐 보인 것으로 언어의3폭력성 및 언어와 사물 사이의 거리에 한 인식이 무한한 타자성에 한인식과 결합하여 얻은 열림의 세계이며 언어의 이미지화를 통해 실현된다.최하림이 보여준 풍경의 화행적 차원이자 윤리적 실천으로서 침묵은 말하

언어의 바깥 글쓰기의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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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1.

년 월 최하림은 네 번째 시집을 발간하며 자서 에 몇 해 사이 자1991 10 ( )自序신을 괴롭힌 것은 월 광주로부터 비롯한 죄의식인데 개인사에 있어서의 돌연5 “한 일로 그것은 다른 형태로 찾아왔다 라고 언급한다 그가 뇌졸중이라는 육신” .의 병이 계기가 되어 발견한 자연 혹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한 몸살리기는 그의말 로 내적 연관성“ ”1)을 지니며 그의 지난 시세계와 이후의 시세계를 단절이아닌 연속이자 계기적 변화의 차원으로 이끈다 그가 제 집 이후부터 보여준. 4후기 시세계는 마치 하나의 물줄기가 흐르면서 깊어지고 때로는 굽이치면서 변화에 응하고 갖은 어려움을 포용해가며 종국에는 바다에 닿은 것과 같다고할 수 있을 것이다.이 글은 최하림의 후기 시세계2)를 연구 상으로 삼고 있다 그의 후기 시세.

1) 최하림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 문학과지성사, , , , 1991.自序｢ ｣2) 최하림의 시세계는 논자의 연구관점에 따라 초기 중기 후기 또는 전기 후기로/ / /

나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자의 경우김수이 눈과 빛의 상상체계 계간. ( , ,｢ ｣시작 천년의시작 박상옥 최하림의 시세계 연구 고려 학교 석1, , 2002.05; , ,｢ ｣사학위논문 김제욱 최하림 시의 이미지 연구 고려 학교 석사학위논, 2003; , ,｢ ｣문 박시 최하림 후기시 풍경의 양상과 현실인식 연구 현 문학이, 2005; , ,｢ ｣론연구 현 문학이론학회 는 제 집 굴참나무숲에서 아이들이 온63, , 2015.12.) 5다 문학과지성사 에서부터를 후기시의 범주에 넣고 있으며 후자의 경우( , 1998)김신정 시인 바라보는 자의 운명 계간 시작 천년의 시작( , , , 1, , 2002.05;｢ ｣

지 않기를 택함으로써 취한 언어에 내포된 사물의 살해에 한 거부이자상징계의 질서에 한 저항이다 이는 다시 주체의 소멸을 통해 비인칭의.기억을 떠오르게 하여 부재의 공동체를 긍정하는 윤리적 차원을 그의 글쓰기에 도입하는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최하림이 후기 시세계에서 보인.외적 변화로서 풍경은 침묵을 통해 실천된 그의 전체 시세계를 관통하는‘ ’ ,윤리라는 내적 연관성의 다른 외피라고 할 수 있다‘ ’ .

주제어 최하림 풍경 언어 윤리 글쓰기 블랑쇼 비인칭,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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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를 상으로 삼은 그간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김수이는 최하림의 후기 시세계가 실존과 내면의 문제로 기울고 있다고 보며 이를 언어의 풍경 에서 풍경의“ ” “언어 로의 전회로 설명한다 그는 최하림이 보여준 풍경의 언어 란 언어와 시” . “ ”쓰기에 한 자의식을 용해시킨 시간에 한 사유의 산물이라고 말한다.3) 김제욱은 최하림의 후기 시세계가 갖는 특질로 자연 풍경을 중심으로 한 내면세계의 침잠과 역사의식을 포괄하는 이중 시선4)을 들고 있으며 박시 도 최하림이추구해 온 역사와 개인이라는 두 개의 축이 존재론적 풍경으로 통합되며 내면화된 현실인식은 심미적 풍경을 이룬다고 본다.5) 박형준은 최하림의 후기 시세계를 미래의 과거화를 풍경에 한 관찰을 통해 과거의 미래화에로 탐구의‘ ’ ‘ ’방향을 바꾸는 극적인 전환의 시기로 보며6) 김신정은 최하림의 후기 시세계에서 두드러지는 풍경이 사물의 사라짐을 통해 그림자마저도 지워지는 부재‘ (不

의 풍경임에 주목한다)’ .在 7) 최하림의 후기 시세계를 상으로 삼은 기존의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점은 최하림이 보여준 풍경에 주목하여‘ ’인간적 또는 시적 그 또는 화자의 세계인식을 설명해보려는 시도들을 행하고,있다는 것이다.필자는 그동안 최하림의 전체 시세계를 죄의식이라는 단어로 꿰어서 다시-

읽어보려는 시도를 행해왔고 이를 위해 죄의식과 상관관계를 지닌 개념이자 반급부로서 도덕 윤리 등의 단어로 그의 시세계를 분석하 다 그 시작은 최· .

하림의 시세계에 한 세간의 평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그의 시세계,

김춘식 시 의 숲과 풍경 속의 고요 작가세계 작가세계 정, , 18, , 2006.02;｢ ｣과리 어떤 시인의 매우 오래된 과거의 깜박임 문학과사회 문학과지성, , 23,｢ ｣사 김미미 최하림 시세계 연구 전남 학교 석사학위논문, 2010.05; , , , 2011;｢ ｣박형준 최하림 시의 겨울나무 이미지 한국문예비평연구 한국현 문예, , 46,｢ ｣비평학회 는 제 집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 문학과지성사 에서, 2015.04.) 4 ( , 1991)부터를 후기시의 범주에 넣고 있다 이 글은 최하림이 제 집의 자서에서 언급한. 4것처럼 내적 연관성 을 지닌 채 이후에 펼쳐 보일 시세계의 본격적인 시작을“ ”담고 있는 제 집부터를 그의 후기 시세계로 구분하는 입장을 취한다4 .

3) 김수이 위의 글 쪽, , 108 .4) 김제욱 최하림 후기시의 공간의식 연구 우리문학연구 우리문학회, , 49, , 201｢ ｣

쪽6.01, 313 .5) 박시 위의 글 쪽, , 141 .6) 박형준 위의 글 쪽, , 23 .7) 김신정 위의 글 쪽, , 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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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높은 도덕성을 보인다거나 현실과 문학 사이에서 특유의 균형감각을 바탕으로 문학에로의 몰입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8)에서 기인한 물음이었다 최하림.이 시세계에서 보여주는 세칭 높은 도덕성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라는 의( ),世稱문은 동시에 시인 스스로 문면 에 죄 를 언급한 것과 관련하여 높은 도덕( ) “ ”文面성과 죄의식은 최하림의 시세계를 분석하는 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라는의문으로 심화되었다 필자는 최하림의 죄의식이 표면적으로는 서구적 원죄의식.과 달리 그의 사회적 역사적 경험에 연결되어있으나 그의 죄의식을 온전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원초적 형태에 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가족관계에서 기인하는 무의식의 분석을 통해 밝히고자 하 다 그래서 유년기에.부모와의 관계에서 기인한 죄의식을 도덕이라는 개념과 결부지어 분석하 다.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문단활동을 시작한 뒤인 청장년기에 사회적 역사적, ·경험에서 기인한 죄의식은 윤리라는 개념과 결부지어 분석하 다.9)

8) 그가 첫 시집 우리들을 위하여 를 세상에 내놓았을 때 신경림은 그의, (1972) “시는 민중 속의 한 시인으로서의 높은 도덕적 자각에서 비롯된다 라고 하 고.”그가 두 번째 시집 작은 마을에서 를 세상에 내놓았을 때 김치수는 그, (1982) “의 시 내면에서 순수와 참여의 분리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끊임없이 꿈틀거리고있고 그리하여 그 두 가지 문제가 시의 완성이라는 하나의 문제로 귀착되도록‘ ’하려는 시인의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 다 이는 그가 년 민” . 1980 5·18주화운동과 년 뇌졸중의 경험을 겪은 이후에 발간한 시집에서도 유효한 것1991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네 번째 시집 속이 깊은 심연으로 의 발문에. , (1991)서 오생근에 의해 한 시 의 세속적 흐름과 타협을 거부하는 선비 정신 으로“ ”정의되거나 마지막 시집인 일곱 번째 시집 때로는 네가 보이지 않는다, (2015)에서 김문주에 의해 순수와 역사의 사이를 그의 시는 또다시 운명처럼 걷고“‘ ’ ‘ ’있다 라고 언급되는 것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

9) 필자는 도덕과 윤리를 상보적 혹은 계기적 개념으로 설정하며 도덕은 공동체가부여한 규범의 습득을 의미하고 윤리는 공동체가 부여한 규범에 한 메타적 인지로서 그 정당성에 한 판단을 포함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기존에 연구하.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아버지의 죽음에 토 를 둔 수.

치심과 어머니에 한 부채의식에 토 를 둔 죄책감으로 세분되는 최하림의 죄의식은 초자아에 의한 내적 징벌을 통해 역으로 그의 내면에 높은 도덕성을 확립하게 하 다 다음으로 그가 내면화한 도덕성과 균형감은 청장년기에 사회.적 역사적 상상력을 체화하는 과정에서 윤리의 차원으로 변주되고 민주· ‘5·18화운동을 계기로 죄가 문면에 떠오르며 윤리의 양상이 전후로 나뉘었다’ ‘ ’ . ‘5·1민주화운동 이전의 최하림은 언어라는 매체를 통해 시 적 요청으로서 시의8 ’윤리를 실천하 고 민주화운동 이후의 최하림은 시의 윤리에 인간의 자리‘5·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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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년 여름 전남일보에 재직 중이던 최하림은 뇌졸중으로 쓰러진다1991 , .이를 두고 전병준은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의 고통과 상처에 항상 민감하게 반“응하던 시인이 그 역사의 현장인 광주에서 쓰러진 것은 상징적인 사건”10)이라고 말하기도 하 다 뇌졸중으로 인한 육체적 제약은 그의 시세계가 감각에로.의 집중과 풍경의 부각이라는 국면으로 접어드는 데 계기적인 역할을 한다 이.지점에서 필자는 새롭게 의문을 갖게 되었다 우리 문학사를 서술하려는 시도.들을 살펴보면 최하림의 시세계를 현실참여의 범주에 넣거나11) 혹은 현실참여의 범주에 넣더라도 화자의 고통이 현실 문제 때문에 솟아난 것이지만 현실적“저항이 아니라 정신적 모색에 의해 그것의 극복이 가능하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 끝까지 시의 울타리를 지키면서 내면에 호소하는 어법을 구사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12)라는 식의 평가를 내리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그의 초기 시세계를 상으로 한 문학사적 평가이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 최하림이 발간한 마지막 시집의 해설에서 김문주가 평한 것처럼 순수와 역사의 사이를 운명처럼 걷고 있는 그의 시세계가 초기부터 일관된 모습을 지녀왔음을짐작하게 한다 그렇다면 최하림이 제 집 이후부터 보여준 풍경과 풍경의 부각. 4이 동반한 침묵이라는 외적 변화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물음이이 글의 시작이자 문제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그의 제 집 이후에서부터 발견할 수 있는 풍경으로 변되는 시적 변화가4 ‘ ’

지닌 의미를 밝혀보려는 이 연구는13) 모리스 블랑쇼의 사유를 참조하여 함께

에 한 고뇌를 덧붙여 시인의 윤리를 묻는 지점으로 나아갔다 김미미 최하. ( , ｢림 시세계가 담지한 도덕성의 기원에 관한 고찰 한국지역문학연구 한국, 13,｣지역문학회 김미미 시적 주체의 구성과 윤리적 양상의 변이형에 관, 2018.11; , ｢한 고찰 최하림의 부랑자 연작시와 베드로 연작시를 중심으로 비평문학- , 7｢ ｣ ｢ ｣ ｣한국비평문학회1, , 2019.03.)

10) 전병준 최하림 시의 사회 역사적 상상력과 존재론적 탐구의 의미 연구, · ,｢ ｣한민족문화연구 한민족문화학회 쪽43, , 2013.06, 207 .

11) 박경혜 산업화 시 의 시 한국현 문학사 집문당 쪽 권, 1 , , , 2004, 216 ;｢ ｣민 한국현 문학사 민음사 쪽, 2, , 2010, 215 .

12) 이숭원 산업화 시 의 시 년 년 한국현 시사 민음사, (1972 -1979 ) , , , 2007,｢ ｣쪽429 .

13) 이 글은 문예지의 지면을 통해 스케치해보았던 생각의 단면을 확장 및 심화한것임을 밝힌다 김미미 윤리와 언어의 이중주로 다시 읽는 최하림의 시세계. ( , ,｢ ｣문예연구 문예연구사101, , 20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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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자 한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문학이론가인 블랑쇼는 세기 탈구조주의에. 20지 한 향력을 끼친 이로 문학의 가능성에 한 질문을 통해 철학적 사유를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문학의 가능성에 한 질문은 곧 언어와.글쓰기에 한 질문으로 바꿀 수 있으며 블랑쇼가 생각하는 언어와 글쓰기는죽음의 경험14)과 맞닿아있다 블랑쇼는 문학의 언어가 지닌 이중부정의 속성과.글쓰기에 내포된 저자 부재의 경험에 주목한다 글쓰기의 경험은 주체화에 저.항하며 익명성 비인칭 중성성의 공간을 열어 작가의 침묵과 이미지의 현전을· ·낳는다 그리고 이때의 이미지는 역동적 이미지로서 독서라는 행위의 순간에.살아나는 이미지이며 이 이미지 가운데 쓰는 자와 읽는 자는 작품의 공동구성에 참여하게 되는15) 실천적 국면을 마련한다 도덕에서 윤리로 그리고 다시 시.의 윤리에서 시인의 윤리로 분화되었던 최하림의 시세계가 후기에 이르러 보여준 풍경의 시학이 지닌 외적 변화와 내적 연관성은 블랑쇼의 사유를 참조하여,분석할 경우 그가 등단 초기부터 일관되게 견지해왔던 문학과 언어에 한 자,의식과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한 물음이 융합되어 수렴된 제 의 지점을 적절3히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 한다.

언어의 이미지화로서 풍경이 드러낸 언어의 공백2.

년 여름 최하림은 뇌졸중으로 쓰러진다 뇌졸중을 겪어낸 이후에 그가1991 .발간한 시집들에서 차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은 내면으로의 몰입 관조의1 ,시선과 풍경의 부각 그에 따른 침묵이다 이를 두고 김춘식은 년 와 년, . “80 90의 전환점에 발간된 시집인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 에는 시인의 공동체적인속의식과 함께 급격하게 내면으로 선회한 시인의 의식이 동시에 엿보인다 라”

14) 최하림이 겪은 뇌졸중의 경험은 그의 시세계에 외적 변화를 가져온 계기가 되기는 하지만 필수적인 조건은 아니다 이 글에서 죽음 혹은 죽음의 경험이라. ‘ ’ ‘ ’는 표현이 뇌졸중이라는 생애사적 조건이 갖는 선입견에 의해 생물학적 죽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곡해될 것을 염려하는 바이며 이 글은 최하림이 뇌졸중의 경험을 통해 생물학적인 죽음을 체험했다는 단순한 차원에서 기인하여 블랑쇼적 의미의 글쓰기와 죽음의 경험을 논하고 있지 않음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15) 박준상 바깥에서 인간사랑 쪽, , , 2006,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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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 으며 말 이라는 작품에 단적으로 나타난 것처럼 시 의 질병을 고스“ ,｢ ｣란히 앓아 내는 것이 말의 속성이라면 그는 그 말과 자신까지도 극단적으로,일치시킨 것이다 시인이 몸으로 앓게 된 질병은 이 점에서 돌연한 일 이자. < >동시에 다른 형태 의 속 이 된 것이다 라고 평가하 다< > < > ” .16) 염무웅도 최하림의 굴참나무숲에서 아이들이 온다 와 풍경 뒤의 풍경 을 두고 한권의 시“집으로 묶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느껴질 만큼 강한 연속성과 통일성을 가지고있다 라고 하 으며 두 시집에서 묘사된 것은 감각적 실존이며 일체의 초월적” “ ․형이상학적 전제를 배제한 사물과 풍경의 인상주의적 재현 인데 그러한 재현의” “노력 자체가 치열하고도 밀도높은 언어적 집중을 동반한 것이기 때문에 그의시는 외관상 그러한 것과 달리 깊은 정신성을 성취한다 라고 평가하 다” .17) 최하림은 그의 전 시력 동안 문학과 언어에 한 자의식과 사회와 개인( ) ( )全 詩歷의 관계에 한 물음을 견지해왔는데 이는 달리 표현하자면 시 인 으로( )/ ( )詩 人서의 자의식을 이루는 두 개의 항이 될 것이며 그가 후기 시세계에서 보인 외적 변화 및 내적 연관성으로서 풍경과 풍경이 동반한 침묵은 시적 언술과 그에수반된 화행적 차원을 의미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장은 최하림이.펼쳐 보이는 뇌졸중 이후의 후기 시세계가 보여준 풍경과 침묵은 그동안 병행되었던 그의 문학과 언어에 한 자의식과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한 물음이화학적 결합을 일으켜 제 의 가능성 혹은 세계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그 중에3서도 풍경을 통해 실현한 시적 언술의 특성에 주목하고자 한다.문학에로의 몰입을 삶의 방식으로 선택한 이에게 언어는 공기와도 같이 문학

적 여정에 언제나 함께 하며 문학적 목숨을 연명시켜 주는 매체이다 문학인( ) .에게 언어는 표현의 매체를 넘어 사유의 거점이자 세계의 구조를 담지한 체계이기도 하다 최하림의 시세계를 일관하는 특성 중의 하나도 역시 언어에 한.지독한 천착이자 언어에 한 지고지순한 사랑이다 그의 말에 한 천착은 첫.시집 우리들을 위하여 에서부터 그의 전 시력에 걸쳐 일관되게 반복되는 주제의 하나인데 이는 시인의 자의식이 그만큼 강렬함을 암시한다, .18) 한편 개인이

16) 김춘식 시 의 숲과 풍경 속의 고요 최하림론 시적 자의식의 변화를 중심으, - :｢로 작가세계 작가세계 쪽, 18, , 2006.01, 71 .｣

17) 염무웅 풍경 뒤에 숨은 고통의 텍스트 창작과비평 창작과비평, , 114, , 200｢ ｣쪽1.12, 82 .

18) 김명인 시간 속을 소용돌이치는 말들의 풍경 한국학연구 고려 학교, ,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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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와의 완전한 합일 안에서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관점에 반 한 바타유는 충만하고 자유로운 실존은 제 자신을 잃어버려야만 다시 말해 주체의소멸 속에서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19) 이와 비슷하게 최하림도 년에 발1992간한 시론집에서 개인을 섬이라고 시인들이 때때로 말하는 것은 거 사회조직“으로부터 함몰당하지 않으려는 개인의 몸부림이라고 보아야 한다”20)라며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관해 언급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인식의 양태는 글쓰기 혹은언어와 주체화의 관계에도 그 로 적용된다 그는 같은 책에서 나는 시가 자. “기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시의 혼은 언,제나 목이 말라서 샘을 파지만 퐁퐁 솟아오르는 샘물을 마시려고 하면 물이 말라버리므로 다시 새 샘을 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그러므로 시인은 저주받은,탄탈로스라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21)라고 하 다 즉 그가 언어에 한 천착을.통해 도달한 지점은 개인이 사회 안에서 진정하게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회화에저항해야 하는 것처럼 시가 오롯이 시로서 존재하기 위해서는 언어의 일체화시도로 변되는 상징계의 질서에 저항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산 깊이 헤매어붉은 꽃 푸른 꽃찾아내었네기쁨도 슬픔도말할 수 없었네중략( )꽃이여 라고!소리쳐 부르며조용히 그 앞에설 뿐 그 뿐! !

에게 부분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 문학과지성사- ( , , 1991)詩｢ ｣

그가 애타게 찾은 사물혹은 시적 진실을 말할 수 없 는 언어화할 수 없다( ) “ ” ,

한국학연구소 쪽, 2001.11, 43 .19) 박규현 블랑쇼 비 현전으로서의 책의 문제 비교문학 한국비교문학, , - , 30,｢ ｣

회 쪽, 2003.02, 163 .20) 최하림 숲이 아름다운 것은 그곳이 비어있기 때문이다 문학세계사, , , 1992,

쪽58 .21) 위의 책 쪽,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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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인식에 도달한 시인은 그저 사물 앞에 설 뿐 이다 그가 시 적 역사적 현“ ” . ·실을 향해 겨눈 칼날은 언어로 이루어져있었고 그는 숙명처럼 언어의 속성과목적에 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끝에서 도달한 언어의 속성과.주체화의 관계에 한 깨달음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말할 수 없는 시인은 저, “주받은 탄탈로스 라는 절규뿐이다 이는 위에 인용한 시가 실려 있는 시집의” .다른 시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말에게 라는 시의 일부로 돌로 쳐라 깨부숴. “｢ ｣버려라 침을 뱉아라 울 를 비틀고 꽁지를 뽑아버려라 그러나 결코 우리로부터/ / /분리되지 않고 합해지지도 않는 슬픈 것들아 라는 표현을 통해 그의 언어에/ ”한 인식을 살펴볼 수 있으며 그는 우리가 언어로 구조화된 사회 안에서 벗어날수 없고 이 언어로 온전한 진실에 닿을 수도 없다는 슬픈 운명에 한 깨달음을 시화하고 있다.

나의 시가 말하려 한다면말을 가질 뿐 산이나 나무를가지지 못한다 골목도 가지지 못한다

등불이 꺼지고 우리들이 깊은어둠 속에서 불을 피우는 동안불의 벽에 서리는 그림자들의꿈이여 빛이여시 부분 작은 마을에서 문학과지성사- ( , , 1982)｢ ｣

위 시는 제 집에 실린 것으로 초기 시세계에 속한다 시쓰기를 통해 산이나2 . “나무 를 말하고 싶었던 시인의 욕망과는 달리 남은 것은 말 뿐이다 시인이 시” “ ” .를 쓴다는 것은 언어와 사물의 분리만을 재확인시켜줄 뿐인 것이다 블랑쇼는.언어의 물질성에 주목하여 문학의 언어가 지닌 이중의 부정을 강조한다 주지.하다시피 언어의 추상성은 사물의 부재에 근거한다 언어가 특정 사물을 가리.키는 순간에 그 사물은 사라지고 언어라는 관념만 남는다 이를 정보교환이라.는 목적에 국한한다면 이 부재에 기반한 관념화는 안정적이고 구적이다 하.지만 이 언어가 다시 문학적으로 사용되었을 때 문학적 언어는 하나의 관념이아닌 다른 언어를 지시함으로써 무한한 연쇄의 과정에 놓인다 결국 문학적 언.어의 중심은 부재로 이루어져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인에게 말은 형벌. “ ”22)이며 글쓰기는 본질적으로 선택의 산물이고 언어를 사용하되 언어를 초월한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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떤 성취물”23)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쓴다는 것이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은 지.점으로의 숨김의 한가운데서 말을 한다는 것이 아직 말의 그림자에 불과한 그,지점으로의 접근일 때 비로소 시작된다.24) 위 시는 시의 물질적 질료인 언어가갖는 부정의 속성 혹은 중심의 부재로 이루어진 언어의 속성과 시인은 단지 사물의 그림자 만을 쫓을 뿐이라는 시적 진실에 한 인식이 이미 그의 초기 시“ ”세계에서부터 내재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억새풀들이 그들의 소리로 왁자지껄 떠들다가한 지평선에서 그림자로 눕는 저녁중략( )쓰르라미 같은 것들이 발끝까지 젖어서쓰르르 쓰르르 울고 있다 감각은끝을 모르고 흘러간다고 할 수밖에없다- 억새풀들이 그들의 소리로 부분 풍경 뒤의 풍경 문학과지성사( , , 2001)｢ ｣그늘도 없는 물 위로 안개는 흘러가면서 공기를적시고 때로는 솟아오르면서 나무와수초 사이 넘실거렸다시간들이 져 내렸다시간들이 쌓 다에튀드 부분 풍경 뒤의 풍경 문학과지성사- ( , , 2001)｢ ｣

후기 시세계에 이르러 최하림은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보고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그가 겪은 육체적 제약은 뜻하지 않게 그를 감각에 집중.하도록 이끌었고 이는 그가 놓지 않았던 언어에 한 사유와 접목된다 블랑쇼.의 글쓰기와 독서는 질서 바깥 언어에 의해 잘려나가고 난 나머지 즉 여전히, ,미결정 상태로 존재하는 바깥의 메시지를 구현해내는 독서다 진정한 글쓰기는.상징적 질서체계가 비어있음 결핍을 은폐하는 오류의 글쓰기를 거부하는 것이,라 말한다.25) 최하림이 후기 시세계에 이르러 설명하기를 거부하며 그가 발견

22) 최하림 붓꽃으로 그린 시 문학사상사 쪽, , , 1988, 38 .23) 최하림 숲이 아름다운 것은 그곳이 비어있기 때문이다 문학세계사, , , 1992,

쪽12 .24) 모리스 블랑쇼 문학의 공간 이달승 옮김 그린비 쪽, , , , 2010, 56 .

김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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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상은 감각이 흐르고 시간이 쌓이는 이미지화된 세상이다 즉 그에게 빛. ·소리 시간과 같은 감각적이거나 추상적인 개념들이 이미지화되어 존재한다고·볼 수 있다 그의 언어는 설명하기를 멈추고 보여줌으로써 세상은 언어의 이미.지화를 통해 끝없는 열림의 세계로 전환되며 시인의 의식도 언어 바깥의 세계로 무한히 확장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다.

언뜻언뜻 표지판이 보인다단양 킬로미터‘ 20 ’이라는 글자가 또렷이20

시야에 들어오다가 사라진다나는 달린다 범종 소리 다시사방을 울리고 소리들이 풍경을거두어 가지고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겨울 단양행 부분 때로는 네가 보이지 않는다 랜덤하우스중앙( , , 2005)｢ ｣

시력 의 마지막 쪽을 채우고 있는 시인에게 이제 글자 는 사라지 며( ) “ ” “ ”詩歷모든 것이 어둠 속으로 들어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고요와 침묵 속“ ” .에서 사물들은 무기력한 망각 속으로 팽개쳐지는 것이 아니라 짐짓 무심해짐으로써 잊혀짐에 항하여 새롭게 되새겨지거나 음미된다.26) 풍경마저 거두어 가는 어둠 은 생성의 공간이며 끝없이 열린 공간으로 언어 너머의 세계이다 블“ ” .랑쇼가 지향했던 글쓰기의 윤리는 주체의 지배를 의문시하고 동일성으로 환원되지 않도록 제 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며 타자화된 세계에의 경험이다 최하3 .림의 후기 시세계에서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풍경은 글쓰기라는 행위에 담긴 익명성 중성의 공간에 한 반향으로 상징계의 질서에 한 저항이자 언어,의 바깥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기능한다고 할 것이다‘ ’ .

꼭지에 바람을 거느리고 손이 많은나무들이 고개를 구름 쪽으로,그러나 구름은 아랑곳하지 않고 흘러간다,

25) 서지형 의 독서 윤리 모리스 블랑쇼의 서술하는 목소리를 중심, Jouissance - ‘ ’｢으로 용봉인문논총 전남 학교 인문학연구소 쪽, 42, , 2013.02, 103 .｣

26) 김명인 시간 속을 소용돌이치는 말들의 풍경 한국학연구 고려 학교, , 15,｢ ｣한국학연구소 쪽, 2001.11, 63 .

언어의 바깥 글쓰기의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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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나는 바위들과 함께 땅에 뿌리내리고 집 짓고,조금씩 눈물 흘리고 조금씩 웃음지으며,주기도문 외운다 절망하는 일이 결코 없다,이 숲속에서 나는 침묵을 배운다, ,날마다 산길 부분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 문학과지성사- 3 ( , , 1991)｢ ｣

예상치 못했던 육체의 병은 최하림이 지녀왔던 언어관 및 세계관에 내재해있던 일종의 카오스의 글쓰기에 해당하는 어떤 것을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필연(적이지는 않지만외적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최하림은 숱한 고난) .속에서 절규는 하 어도 절망 은 하지 않았다 특히 민주화운동과 국가“ ” . ‘5·18 ’가 국민을 살해하는 비극의 상황 속에서도 최하림은 절망하거나 초월해버리는길을 택하지 않고 끝까지 인간의 자리를 지키며 온몸으로 시 의 고통을 인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27) 그리고 최하림이 개인적인 고통의 극한을 접하 을때도 그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시 인 으로서의 자의식을 놓지 않고 오( )/ ( )詩 人히려 시적 세계를 심화시키는 계기로 삼았다고 할 것이다 블랑쇼는 쓴다는 것.은 말하기를 멈추지 못하는 것의 메아리이며 어떤 측면에서 말하기를 멈추지못하는 것에 침묵을 부과한다고 하 다 그는 침묵하는 나를 통하여 중단되지.않은 긍정을 거 한 웅얼거림을 느끼게 하며 그 웅얼거림 위에 언어는 열리고,그리하여 언어는 이미지가 된다고 하 다.28) 최하림이 후기 시세계에서 보여준풍경과 그 풍경에 수반된 화행적 차원으로서 침묵은 동시적인 것으로 그가 보여준 풍경의 세계는 역설적으로 끝없는 말하기의 극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언어의 이미지화로 실현된 세계라고도 할 것이다 풍경의 세계는 언어로.변되는 일종의 획일화에 한 저항이며 이는 침묵이라는 화행적 차원을 통해윤리적 양상을 띠게 된다.

27) 김미미 시적 주체의 구성과 윤리적 양상의 변이형에 관한 고찰 비평문학, ,｢ ｣한국비평문학회 쪽71, , 2019.03, 52 .

28) 모리스 블랑쇼 문학의 공간 이달승 옮김 그린비 쪽, , , , 2010, 23 .

김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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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의 화행적 차원과 윤리적 실천으로서 침묵3.

최하림은 제 집의 서문에서 이 시집에는 죄와 자연친화라는 무잡한 두 관심4이 내적 연관성을 지닌 채 실려 있다고 말하 으며 이후에 발간한 시집들에서일반적으로 풍경의 시학이라고 불리는 외적 변화를 보여주었다 이 글은 풍경‘ ’ . ‘의 시학으로 변되는 최하림 시세계의 외적 변화를 그의 전체 시세계 안에서’어떻게 설명해낼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한 답을 찾는 과정으로 그가 후기 시세계에서 보인 외적 변화 및 그의 말에 의하면내적 연관성을 풍경과 풍( )경에 동반된 침묵에 연관지어 살펴보고자 한다 이 장은 최하림이 보여준 풍경.의 부각에 동반되는 화행적 차원으로서 침묵의 특성에 주목한다 블랑쇼에게.말하는 것과 쓴다는 것은 인칭의 권력을 포기하고 하나의 타자에게로 나아가1 ,나를 뒤집어 여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그가 말한 글쓰기와 언어의 본질인데‘ ’자아의 언어에 한 지배 욕구에서 돌아선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 침묵으로 돌,아섬을 뜻한다.29) 끝없는 말하기의 극점으로서 언어의 이미지화를 의미하는 풍경의 뒷면은 침묵으로 점철되어있고 풍경은 침묵을 통해 궁극적으로 실현이 가능하며 침묵이라는 화행의 차원을 통해 풍경은 윤리적 의미를 지닐 수 있게 된다.

유리창 앞에의자가 하나 있고서너권의 책들이 있고난로가 바알갛게 불을 켜고있다 벽시계도 있다중략( )나는 책들과 다르고난로와도 다르고벽시계와도햇빛과도다르다중략( )밤새 마당엔 눈이 내려

29) 이 남 재난의 글쓰기 혹은 글쓰기의 재난 세계문학비교연구 세계문, , 59,｢ ｣학비교학회 쪽, 2017.06, 172 .

언어의 바깥 글쓰기의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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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과 머위나무는 눈에덮히고 마당과 머위나무는 지금눈 속에 하얀 빛과 소리로있다 하얀 시간으로 있다오오 나의 너인 의자여,빛이 어둠 속으로 함몰되어가듯이나는 네 속에서 하얀 어둠이,내리는 마당을 보고 있다머위나무를 보고 있다의자 부분 풍경 뒤의 풍경 문학과지성사- ( , , 2001)｢ ｣

초기 시세계부터 시의 질료인 언어가 지닌 이중부정의 속성에 해 감지하고있었던 최하림은 후기 시세계에 이르러 부재로 이루어진 문학적 언어의 중심과무한한 연쇄작용에 해 선명하게 인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나의 시가 말하려. “한다면 말을 가질 뿐 산이나 나무를 가지지 못한다 시 작은마을에서 문”( , ,｢ ｣학과지성사 라며 절망했던 시인은 나는 책들과도 다르고 난로와도 다르, 1982) “고 벽시계와도 햇빛과도 다르다 라며 나와 사물 사이의 거리를 명확히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이 시기에 이르면 그가 고민해왔고 고민하고 있는 언어의.속성과 목적은 시 의 흐름 속에서 시적 당위를 실천하기보다는 인간과 사물,사이에서 시적 진실을 보여주는 매체로서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인간과.인간의 사이를 향했던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인간의 내면으로 파고 들어가더니급기야는 인간과 사물의 거리에 해 숙고하며 나의 너인 의자여 라는 인식에“ ”도달하 다 인간과 사물 간의 닿을 수 없는 심연은 언어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달은 그에게 세상은 눈 속에 하얀 빛과 소리로 있거나 하얀 시간으로 있다“ ” “ ” .등단 초기부터 언어의 역할과 속성에 해 끊임없는 사유를 이어왔던 시인은후기 시세계에 이르러 풍경의 부각을 통해 풍경에로 함몰되는데 그가 함몰된풍경은 언어의 바깥에 존재하는 것으로 침묵을 동반한다 침묵은 파종됨으로써.사물을 살해해버리는 말에 한 거부이며 살해되기 이전의 상태를 지속하는,것이다.30) 최하림이 언어가 지닌 상징계적 속성과 그 억압에 한 인식을 통해길어낸 풍경의 세계는 침묵이라는 행위로서 실천의 국면을 마련하고 윤리적 차원의 도입을 가능하게 한다 그가 민주화운동을 경유하며 베드로연작시. ‘5·18 ’ ‘ ’

30) 서지형 앞의 글 쪽, , 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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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길어 낸 사람이라는 가여운 존재의 인식 은 부랑자로 표상되는 타자“ ” , ‘ ’의 얼굴에 한 인지에서 시작하여 그 중의 하나인 나의 얼굴내면을 집중적으( )로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 신과 같은 다른 사람의 무한한 타자성에 한 인식에 도달하는데 이 과정은 최종적으로 보편적 윤리의 차원으로의 전환을 담지하고 있다.31) 최하림의 후기 시세계가 타인에서 스스로를 그리고 사물마저 타자화해 나가는 인식의 결과물로서 보여주는 풍경과 침묵은 윤리적 차원의 도입이라는 면에서 그의 지난 시세계와 내적 연관성을 지닌 외적 변화라고 말할 수있는 것이다.다시 말하면 그가 그동안 병행해 왔던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한 물음과 문

학과 언어에 한 자의식이 내적 연관성을 지닌 채 외적 변화를 드러낸 그의후기 시세계는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한 물음에서 도달한 신과 같은 다른“사람의 무한한 타자성 이 문학과 언어에 한 자의식에서 도출된 상징화에 저” ‘항하는 언어의 공백 및 사물과의 거리에 한 인식과 화학적 결합을 일으켜 글’쓰기의 윤리를 실현하는 차원으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잠은 꿈일 뿐 나는 잠들 수 없었다멀리 어둠의 가장자리에서 나무와 돌 사이언덕과 구렁 사이 죄와 벌이 서성거리고나는 잘려진 도마뱀처럼 시간들을 진행형으로,떠올리지 못하고 토막토막 나누어 이해했다,중략( )나는 말에게 버림받았다버림받은 말 속으로 한 줄기 빛이나무들을 비추고 이파리들을 비추었다어떤 확신의 말도 나는 할 수 없다- 말하기 전에 나는 부분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 문학과지성사, ( , , 1991)｢ ｣

텍스트는 쓰이는 순간 자율성을 얻는다 언어가 사물을 지우듯 텍스트도 작, .가를 지워버리는 것이다 글쓰기는 진정한 절망 어디로도 안내하지 않고 모든. ,것으로부터 비켜나는 절망 무엇보다 글 쓰는 이로부터 펜을 앗아가는 절망 속,에서만 그 근원을 갖는다.32) 롤랑 바르트가 명시한 저자의 죽음은 동시 의‘ ’

31) 김미미 앞의 글 쪽, , 49 .32) 모리스 블랑쇼 앞의 책 쪽, , 67 .

언어의 바깥 글쓰기의 윤리,

340

사상가인 블랑쇼와 연관되어있는 것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자 하는 작가의욕망은 나는 말에게 버림받았다 라는 사실만을 절망적으로 환기시킬 뿐이다“ ” .이 지점에서 죽음의 익명성이 체험되고 중성의 공간은 열리는 것이다 최하림.은 그의 후기 시세계에서 버림받은 말 속으로 비추는 한 줄기 빛 으로 사물“ ” “ ”들을 있는 그 로 드러내고자 하 으며 이는 침묵을 통해 실현가능한 것으로이를 통해 언어의 바깥 또는 언어에 의해 은폐되었던 것들을 상기시킬 수 있다 김홍중은 윤리적 진정성의 순수한 형태는 행위나 실천이 아니라 행위나 실. ,천의 극단적인 지연에 깃들이는데 그것은 망설임이며 주저이며 때로는 실천적, ,무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윤리적 진정성은 결국 자신의 내부.에서 은밀하게 들려오는 소위 내면의 참된 목소리를 듣기 전에는 어떤 행위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이다.33) 최하림이 후기 시세계에 이르러 풍경을 드러내는 데 집중하며 어떤 확신의 말도 나는 할 수 없다 라고“ ”토로하며 침묵하기를 택한 것은 윤리적 진정성을 획득하기 위한 자의식의 발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하림에게 망각을 통해 떠오르는 주체를 특정하기. ,어려운 죄와 벌 은 선적인 시간에 속하지 못하고 토막토막 나누어 이해되는“ ” “ ” ,역사에 기입되지 못했던 것들이며 시를 통해 비로소 기억되는 사건이다 이 지.점은 최하림의 후기 시세계가 보여준 비인칭‘ ’34)의 시세계와 교차되는데 그 세계를 채우고 있는 것이 풍경과 풍경에 동반된 침묵이다.

단층집 현관문이 열리면서사내가 나오지만밤은 동요하지 않고아래로 아래로 흘러간다사내는 손가락질을 하며 따라간다밤은 아랑곳없이 하류로 빠져나간다사내는 계속 손가락질하며 따라가고밤은 깊어가고 밤은 꼬리도 없이침묵 속으로 부분 때로는 네가 보이지 않는다 랜덤하우스- ( , , 2005)｢ ｣

33) 김홍중 진정성의 기원과 구조 한국사회학 한국사회학회, , 43, , 2009.10, 18｢ ｣쪽.

34) 황현산 가장 파동이 작은 노래 최하림 굴참나무숲에서 아이들이 온다, , , ,｢ ｣문학과지성사 쪽, 1998, 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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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숲 속에는숲의 집 속에는피 흘리던 날들이 있다유리를 뚫고 천길 벼랑을뛰어내린 뼈아픈 날들이 있다이한열과 박종철이 있다 김상진이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다집으로 돌아가던 사람들이 있다 돌아보고지리산 넘어 수십만 되새들이 부분 때로는 네가 보이지 않는다 랜덤- ( ,｢ ｣하우스, 2005)

최하림의 후기 시세계에서 너라는 표현은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주로 나‘ ’ . ‘ ’의 눈에 비친 풍경을 서술하거나 심지어는 나로 추정되는 인물을 그저 사내‘ ’ ‘ ’라고 호명하는 것만을 발견할 수 있다 그가 후기 시세계에서 펼쳐 보이는 억. ,압의 기제로서 언어에 한 인식 및 서술의 거부를 통한 풍경의 부각은 주체의소멸을 가져왔으며 이는 비인칭의 세계로 그를 이끈다 최하림이 보여준 비인.칭의 세계 혹은 어떤 의미에서 투명한 말 자체의 세계는 시가 모든 말들에서“그 조건반사의 습관을 지우고 그 순결한 울림만을 남겨놓을 때 개인적이건 역, ,사적이건 완성되거나 완수될 수 없었던 것들의 온갖 한이 제 응어리에서 풀려나오”35)는 열림의 세계인 것이다 위 시에서 동요하지 않고 아랑곳하지 않. “ ”, “고 흐르는 밤 은 사물이자 풍경이고 언어의 바깥에 존재하는 것이다 사내” “ ” . “ ”는 말할 수 없으니 그저 손가락질하며 따라갈 뿐이다 언어는 아무 것도 드러“ ” .낼 수 없고 그 어떤 순간도 잡아둘 수 없기에 사내는 침묵하며 그저 손짓할 뿐인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언어와 사물 간의 괴리와 저자 부재의 상황만을.곱씹는 행위로서 밤은 아랑곳없이 하류로 빠져나가 기만 한다 그런데도 글쓰“ ” .기를 멈추지 않는 것은 왜일까 죽음의 순간을 위해 죽어가는 행위 즉 사라짐. ,의 행위에 의해 지속시키고자 하는 것 그것은 글쓰기의 행위를 통해서 부재중,인 것 소외된 것을 기억해내고 긍정하는 일이다 죽음의 순간은 그의 고유한, .죽음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부재의 모습으로 먼 과거로부터 도래하는 타자를 기억하는 행위이기도 하다.36) 그래서 비인칭의 기억이 우리에게서 망각의,

35) 위의 글 쪽, 94 .36) 박규현 블랑쇼 비 현전으로서의 책의 문제 비교문학 한국비교문학, , - , 30,｢ ｣

회 쪽, 2003.02, 336 .

언어의 바깥 글쓰기의 윤리,

342

자리를 마련하는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기억이 깨어난다, .37) 침묵을 동반한풍경 속에는 이한열 이 박종철 이 김상진 이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사람“ ” , “ ” , “ ” , “들 이 무심히 떠올랐다가는 가라앉는다” .

나는 시쓰기를 멈춘다나는 아주 시쓰기를(멈추고 싶다)시가 잠들면 고단한 하루도 잠들고무명의 시간 속을 나는 가게 되리니무명의 꽃인들 어느 길목에 피어기다려주지 않으랴- 겨울 어느 날 부분 굴참나무숲에서 아이들이 온다 문학과지성사( , , 1998)｢ ｣

시인 최하림은 언어와의 고투 를 약 년의 시력 동안 치열하게 이( ) 50 ( )苦鬪 詩歷어왔고 그 끝에 시쓰기를 멈추 는 지점에 도달한다 하지만 이는 멈추고 싶“ ” . “다 라는 소망일 뿐 마지막 순간까지 멈출 수 없는 행위이다 그가 시쓰기를 멈” . “추 고 투신 한 곳은 풍경으로 무명의 꽃 의 실재에 닿을 수 있을 지도” ( ) ‘ ’ “ ”投身모른다는 기 를 갖게 하는 공간이다 역설적이게도 시쓰기가 멈춘 자리에서.오히려 말은 폭발한다 일상적이고 상징적인 질서체계가 찢겨진 자리를 통해.언어의 바깥이 드러나는 것이다 책이 사라진 자리에서 폭발하는 말은 그 어‘ ’ .느 누구에게도 속하는 것이 아닌 익명의 상태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속하는말이다 결국 말은 발화자를 알 수 없는 말들로 바로 익명의 사람들의 말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말들이 궁극적으로 가리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이제까지 소외되었던 즉 부재의 공동체의 긍정을 가리킨다, .38) 이는 최하림의후기 시세계가 보여준 특성의 하나로 민주화운동을 겪으며 발견한 타자‘5·18 ’의 얼굴이 언어와 글쓰기의 경험으로 융합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레.비나스는 타자의 고통받는 얼굴에 한 응답으로서 윤리를 강조하 는데 신과같은 다른 사람의 무한한 타자성에 한 인식은 주체의 소멸을 야기한다 윤리.와 글쓰기는 모두 주체의 소멸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이 지점에서 블랑쇼는 레비나스의 윤리를 글쓰기에 연결짓는다 블랑쇼가 생각하는 부재의 공동체는 이.

37) 모리스 블랑쇼 기다림 망각 박준상 옮김 그린비 쪽, , , , , 2009, 67 .38) 박규현 앞의 글 쪽, , 3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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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혹은 유목적 방식에 근거한 것으로 기존의 방식에 안주하지 않으며 지( )離散배적인 정체성이 형성되지 못하도록 지속적인 변화와 개방성을 바탕으로 삼는다 이와 같은 속성은 글쓰기를 통해서 끝없이 지속될 수 있으며 이를 다른 말.로 글쓰기의 윤리 혹은 정치적 참여라고 할 것이다 시가 잠들면 내가 가게. “ ”될 무명의 시간 은 누구에게도 속하지 못한 시간으로 비인칭의 기억이 속해있“ ”는 시간이다 그 무명의 시간 속 어느 길목에 피어있을 무명의 꽃 이야말로. “ ” “ ”그동안 역사 속에서 이름이 지워져왔던 소외되었던 부재의 공동체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최하림이 여년 시력의 끝에 도달한 지점은 시쓰기. 50를 멈추고 언어의 바깥을 드러내는 곳이며 이를 통해 상징계의 질서에 저항하고 침묵을 통해 부재의 공동체를 긍정하는 글쓰기의 윤리를 실천하는 곳이라고할 수 있을 것이다.

나가며4.

이 글은 년에 발간된 최하림의 제 집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 문학과지1991 4 (성사에서부터 발견되는 풍경에 주목하여 그의 후기 시세계를 분석해보고자 하) ‘ ’다 동시에 이는 최하림의 전체 시세계를 죄의식으로 다시 읽어보려는 시도. ‘ ’ -

의 마지막 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죄의식과 상관관계에 있으면서 반 급부를 의미하는 도덕 윤리등의 단어로 그의 시세계를 설명하려는 시도의 일환이었다‘ · ’ .최하림의 후기 시세계는 이전의 시세계와 내적 연관성을 지닌 외적 변화를 보여주었는데 그는 후기 시세계에 이르러 등단 초기부터 일관되게 유지해왔던 문학과 언어에 한 자의식과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한 물음이 융합된 제 의3국면을 펼쳐보 다고 할 수 있으며 이를 풍경과 풍경의 화행적 차원으로서 침묵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하 다.먼저 최하림이 후기 시세계에서 보여준 외적 변화인 풍경의 부각은 상징계적

질서에 한 저항으로서 세계의 이미지화로 설명할 수 있었다 그가 등단 초기.부터 일관되게 지녀왔던 언어에 한 천착은 문학적 언어의 중심이 공백으로이루어져있음에 한 인식으로 귀결되었다 이것은 동시에 그가 민주화운. ‘5·18동의 시기를 겪으며 얻은 무한한 타자성에 한 인식과 결합한다 즉 그가 말’ .

언어의 바깥 글쓰기의 윤리,

344

하기를 멈추고 그저 드러내는 데 집중하 던 결과물로서 풍경은 언어의 폭력‘ ’성을 거부하며 언어의 중심이 공백으로 이루어져있음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다 이를 통해 그의 글쓰기는 자아의 언어에 한 지배 욕구에서 돌아서며 언.어의 바깥을 향해 무한히 확장되어 역설적으로 말하기의 극점인 이미지화로 전환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최하림이 후기 시세계에서 보여준 이전 시세.계와의 내적 연관성은 침묵이라는 행위에 담겨있는 것으로 침묵이 지닌 화행적차원이 그의 글쓰기에 윤리적 국면을 부여하 다고 설명할 수 있었다 그가 말.하기를 멈추고 선택한 풍경은 곧 언어의 바깥이자 침묵의 세계인데 이때의 침‘ ’묵은 사물을 살해해버리는 말에 한 거부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말하기를 멈.추고 풍경을 보여준 지점에서 상징계의 질서는 찢기고 주체는 소멸되며 비인칭의 기억은 떠올랐다 이는 소외되었던 부재의 공동체에 한 긍정으로 글쓰기.를 통해 실현하는 윤리적 차원이라고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최하림의 후기 시.세계에서 두드러졌던 풍경이라는 외적 변화는 침묵을 통해 실현된 윤리라는‘ ’ ‘ ’내적 연관성의 다른 외피 음을 알 수 있었다.최하림은 자신의 삶을 상기하며 청교도적인 데가 있다고 하 는데 이는 그의

시세계를 설명하는 데에도 부족함이 없는 표현이다 그는 삶 속에서 언제나 죄.인의 자리에 자신을 세워두고 시세계를 건설해왔다 최하림의 타고난 성품과.유소년기의 경험은 그의 내면에 높은 도덕의 성을 구축하 고 이는 다시 청장년기에 사회적 역사적 상상력과 만나 시의 윤리와 시인의 윤리를 실천하도록·시인을 채찍질하 다 그리고 이와 같은 모습은 그의 후기 시세계에서도 저변.을 이루며 언어의 폭력성에 한 사유를 통해 부재의 공동체를 긍정하는 글쓰기의 윤리를 도출해내도록 이끌었다 어쩌면 최하림에게 시란 삶의 마지막까지.도 윤리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도록 하는 지엄한 감시자 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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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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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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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Outside of a Language, The Ethics of Writing

Kim, mimi(Chonnam National Univ.)

This article is intended to analyze the meaning of the landscapethroughout the entire poetic world of Choi Ha-rim, noting theexternal changes that have been accompanied by the landscape sincehis fourth collection of poems. The external changes in his poeticworld after the fourth collection are internally related to the formerpoetic world and can be examined by dividing it into the landscapeitself and the silence as a speech-act dimension of the landscape.Choi Ha-rim presents a third phase by combining hisself-consciousness in literature and language with questions aboutsocial-personal relationships, which he has consistently held since thebeginning of his literary career, in other words, that is thelandscape. For him, the landscape is the world of openness that hasbeen achieved by combining the violence of language and theperception of distance between language and things with theperception of infinite typography, and are realized through theimagination of language. Also, the silence as a speech-act dimensionof the landscape becomes a rejection of the killing of objects in thelanguage chosen as a means of silence and resistance to the order ofsymbols. This, in turn, serves to bring back the memory ofimpersonality through the disappearance of the subject, therebyintroducing an ethical dimension in his writing that affirms thecommunity of the absence. As a result, the landscape, as the

언어의 바깥 글쓰기의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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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ernal changes in the later period of the fourth collection of ChoiHa-rim, is a different surface, where the inner relation of ethicsthrough his whole poetic world is realized through silence.

Key words Choi Ha-rim, Landscape, Language, Ethics, Writing,▣ ：Blanche, Impersonality

접수일자 심사일자 게재결정: 2019. 11. 15 : 2019. 12. 16 : 2019.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