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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 12. 서울디자인재단 http://www.seouldesign.or.kr/bbs2/view.jsp?seq=2711&code=001012&event_code=0 1/4 만화 없는 만화 웹진, 만화와 피와 살을 붙이다 2013.10.16 만화 없는 만화 웹진, 만화와 피와 살을 붙이다 에이코믹스 홍대 어둑한 골목 한 자리 에이코믹스 사무실을 방문했다.에이코믹스 숨은 실세, 고양이‘곶감’이 지켜보는 가운데 침착을 가장한 인터뷰를 시작했다.윤태호 작가 팬이라 감히 첨언하기 어려우니 내용을 고스란히 전하는 데 집중하겠다. 고백건대, 에이코믹스 인재상을 물었던 건 사심이었다. 에이코믹스는 지난 8월 8일, 웹툰 <미생>의 윤태호 작가와 씨네21 간판기자였던 김봉석 편집장이 창간한 만화 웹진이다. 에이코믹스, 대체 뭔가요? 김봉석 ‘만화 없는 만화 웹진’입니다. 만화를 연재하는 매체가 아니라 리뷰에서 인터뷰, 작가 주변 이야기까지 만화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다뤄요. 보통의 영화잡지, 음악잡지 같은 거죠. 윤태호 그 동안 연재 몇 번 하고 사라지는 작가를 많이 봤어요. 기회가 연장되지 못한 사람이 너무나 많죠. 이 사람들에 대해 소개 할 수 있는 매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최근 만화업계가 양적으로는 굉장히 팽창했는데, 내부를 지탱할 근육은 약해 요. 영화 한 편 나오면 온갖 담론이 시끌시끌하게 나오잖아요. 드라마, 게임도 마찬가지고요. 만화는 작가가 사적으로 만드는 매 체라지만 그 결과까지도 너무 사적으로 풀이되고, 소비되고, 잊히는 게 싫었어요. 만화를 즐기는 문화가 만화 판 자체를 오래가게 하는 힘이거든요. 만화를 조금 더 오래 관찰되는 존재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꿈이라기보단 소망 같은 거였어요. 에이코믹스의 타깃은 누구죠? 김봉석 ‘1차적으로는 웹툰을 보는 독자로 생각했어요. 웹툰에 대한 욕구가 가장 큰데, 워낙 많다 보니 유명한 작가 작품아니면 잘 모르거든요. 보고 있던 게 끝나면 뭐 보지 싶고. 오타쿠는 그들만의 커뮤니티가 있지만 만화를 적당히 보는 사람도 꽤 있는데, 이 런 대중까지 즐길 수 있는 지면이 없었죠. 윤태호 궁극적으로는 웹툰을 포함해 만화를 보는 모든 독자예요. 가령, 미생은 샐러리맨이 소재인 만화다 보니 평소 만화와 친숙 하지 않던 분들도 소문을 듣고 보는 경우가 있었어요.새롭게 유입되는 독자층까지 포함해 가이드 역할을 하는 거죠. 디자인정보알림이 전시행사 공모전 교육정보 업계소식 디자인아카이브 디자인매거진 디자인사업결과물 디자인연구자료 사진갤러리 자료검색

만화 없는 만화 웹진, 만화와 피와 살을 붙이다 · 에이코믹스는 지난 8월 8일, 웹툰 의 윤태호 작가와 씨네21 간판기자였던 김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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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만화 없는 만화 웹진, 만화와 피와 살을 붙이다 · 에이코믹스는 지난 8월 8일, 웹툰 의 윤태호 작가와 씨네21 간판기자였던 김봉석

2016. 7. 12. 서울디자인재단

http://www.seouldesign.or.kr/bbs2/view.jsp?seq=2711&code=001012&event_code=0 1/4

만화 없는 만화 웹진, 만화와 피와 살을 붙이다

2013.10.16

 

만화 없는 만화 웹진, 만화와 피와 살을 붙이다 

에이코믹스

 

 

 

홍대 어둑한 골목 한 자리 에이코믹스 사무실을 방문했다.에이코믹스 숨은 실세, 고양이‘곶감’이 지켜보는 가운데 침착을 가장한

인터뷰를 시작했다.윤태호 작가 팬이라 감히 첨언하기 어려우니 내용을 고스란히 전하는 데 집중하겠다. 고백건대, 에이코믹스

인재상을 물었던 건 사심이었다.

 

 

 

 

  

에이코믹스는 지난 8월 8일, 웹툰 <미생>의 윤태호 작가와 씨네21 간판기자였던 김봉석 편집장이 창간한 만화 웹진이다.

 

 

 

에이코믹스, 대체 뭔가요?

김봉석 ‘만화 없는 만화 웹진’입니다. 만화를 연재하는 매체가 아니라 리뷰에서 인터뷰, 작가 주변 이야기까지 만화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다뤄요. 보통의 영화잡지, 음악잡지 같은 거죠.

윤태호 그 동안 연재 몇 번 하고 사라지는 작가를 많이 봤어요. 기회가 연장되지 못한 사람이 너무나 많죠. 이 사람들에 대해 소개

할 수 있는 매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최근 만화업계가 양적으로는 굉장히 팽창했는데, 내부를 지탱할 근육은 약해

요. 영화 한 편 나오면 온갖 담론이 시끌시끌하게 나오잖아요. 드라마, 게임도 마찬가지고요. 만화는 작가가 사적으로 만드는 매

체라지만 그 결과까지도 너무 사적으로 풀이되고, 소비되고, 잊히는 게 싫었어요. 만화를 즐기는 문화가 만화 판 자체를 오래가게

하는 힘이거든요. 만화를 조금 더 오래 관찰되는 존재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꿈이라기보단 소망 같은 거였어요.

 

 

 

에이코믹스의 타깃은 누구죠?

김봉석 ‘1차적으로는 웹툰을 보는 독자로 생각했어요. 웹툰에 대한 욕구가 가장 큰데, 워낙 많다 보니 유명한 작가 작품아니면 잘

모르거든요. 보고 있던 게 끝나면 뭐 보지 싶고. 오타쿠는 그들만의 커뮤니티가 있지만 만화를 적당히 보는 사람도 꽤 있는데, 이

런 대중까지 즐길 수 있는 지면이 없었죠.

윤태호 궁극적으로는 웹툰을 포함해 만화를 보는 모든 독자예요. 가령, 미생은 샐러리맨이 소재인 만화다 보니 평소 만화와 친숙

하지 않던 분들도 소문을 듣고 보는 경우가 있었어요.새롭게 유입되는 독자층까지 포함해 가이드 역할을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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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 만화 없는 만화 웹진, 만화와 피와 살을 붙이다 · 에이코믹스는 지난 8월 8일, 웹툰 의 윤태호 작가와 씨네21 간판기자였던 김봉석

2016. 7. 12. 서울디자인재단

http://www.seouldesign.or.kr/bbs2/view.jsp?seq=2711&code=001012&event_code=0 2/4

에이코믹스에 대한 계획은 언제부터, 왜 하셨나요?

윤태호 90년대 후반기에 허영만 선생님 화실 출신 작가들이 한 달에 한 번 제자모임을 갖고 있었는데, 그때 우리끼리 잡지를 한번

만들어 만화계에 이로울법한 글들을 써보자고 했었어요. 즐겨 읽던 <만화광장>이라는 성인 만화잡지에 대한 향수도 있었죠, 막

상 그 원고를 감당할 수 있는 작가가 별로 없어서 잘안 됐지만 그에 대한 갈증이 계속 있었어요.

중간에 <코믹테크>라는 잡지도 있었는데 그것도 얼마 안 있어서 끝났죠. 문제는 대중이 그 잡지에 대해 모른다는 거였어요. 한국

에서는 일반 대중을 포함하지 않으면 소수정예 독자층을 대상으로 잡지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러다가 ‘웹’ 이라는 공간이 보편

화하면서 인건비만 해결된다면 출판 비용 없이 순수하게 글과 기획에 대한 비용만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 거죠. 웹이니까

가능해요.

 

 

 

김봉석 편집장은, 윤 작가의 편집장 제의를그 자리에서 바로 승낙했다던데 진짠가요?

윤태호 많은 준비가 돼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어요.(웃음)

김봉석 제가 십오 년 전부터 2년 터울로 직장과 프리랜서 생활을 교차했었거든요. 그때도 프리랜서 생활을 하던 때였고, 전 재미

있는 일이 있으면 한다는 마음이었죠.

윤태호 저는 가장 중요한 게 편집장의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건 윤태호가 만든 회사가 아니라, 에이코믹스 내에서 한국 만화

계를 읽어가는 틀을 누군가 쥐고 있어야 하거든요. 그역할을 편집장이 해야 하기 때문에 오랜 기자생활이나 평론가시절을 지냈던

분이 맞다고 봤어요.

 

 

비평 블로그가 아닌‘잡지’라는 매체로 채널을 정한 이유는 뭔가요?

윤태호 에이코믹스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 누군가에게 직업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블로그에 있는 글 중에서도 좋은 글이

많지만 에이코믹스가 시스템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 일에 자신의 몇 년은 맡길 수 있는 곳이 돼야 해요. 그러려면 각자의

생계를 유지하는 안정성이 없으면 곤란하거든요.일은 일답게 해야죠.

김봉석 매체는 공식성이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인 블로그로도 얼마든지 이야기는 할 수 있지만 그건 개인적인 부분이에요.블로그

는 운영자가 다른 일로 바빠지거나 심경의 변화가 생기면 변하고 사라지기도 하죠. 기본적으로 콘텐츠에서 중요한 건 신뢰성이라

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에게 맡기는 것보다 공식성을 갖췄을 때 지속할 수 있죠.

 

 

 

 

 

 

              1. 만화광장 1985~1993                           2. 코믹테크 1997~1999                          3. 에이코믹

스www.acomics.co.kr

 

 

 

 

창간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예상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요?

윤태호 사이트를 오픈하기 전 외부에 나가서 투자받으려 할 때 고민했던 지점이 실체를 보여주지 못하고 사업계획서 같은 걸로만

이야기한다는 거였어요. 실체없이 대기상태로 있기보다 당장은 부족하더라도 일단 시작하고가속화시키자고 생각했죠. 그래서 현

재 사이트에 대한 만족도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닌 것 같아요. 아직은 저희끼리 다양하게 모색해보는 시기고, 적정한 글이 나올

수 있는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화두죠. 사람들 기대가 컸는데 쌓아놓은 글이 부족하다 보니 처음에 무리해서 글을많이 내느

라 편집장님과 기자님들이 고생했죠.

김봉석 전체적인 목표는 저 위에 있죠. 그런데 결국 콘텐츠는 시간과 돈이거든요. 메이저 신문사에서 내는 매체도 아니고 투자도

수십억씩 받을 수 없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 어떻게‘먼저’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정확히 알아요. 사람들의

눈높이는 올라가 있고 그 지점에 어떻게 다다를지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보여줄 거라는 신뢰에서 시작해야죠.

 

 

 

독자 반응은 어떤가요?

김봉석 좋아하는 사람이 꽤 있어요. 만화가들 같은 경우엔 ‘데일리 베스트 10’에 올라가면 블로그나 트윗을 통해서 알리고 좋아해

요. 그동안은 아무도 평가를 안 했거든요. 자기가 어느 정도 인기가 있는지 포털 클릭 수를 통해서 확인하는 데 그치죠. 서로 의견

을 주고받거나 공증이란 게 없었어요. 해당 만화 팬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가 인정받는 데 기뻐해요.

윤태호 작가들이 댓글이나 클릭 수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봐주고 있구나 생각할 수는 있지만, 여기에서의‘데일리 베스트 10’은 단

지 수치에 의한 1등부터 10등까지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에요. 오늘 우리가 함께 봤으면 하는 어떤 만화에 관한 것 이거든요. 작가

들도 자신의 작품이 그런 식으로 평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좋아하죠.

 

 

예상치 못했던 에피소드는 없나요?

윤태호 함께하기로 그 숱한 술자리에서 약속한 많은 사람이 봄철 황사처럼 왔다가 여름이 되면 떠나듯이 싹 사라졌다는거….(웃

음) 제가 편집장님 뵐 면목이 없어지고 제 인간관계에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게 됐어요.(웃음) 그리고 앞으로는 절대 이 이

Page 3: 만화 없는 만화 웹진, 만화와 피와 살을 붙이다 · 에이코믹스는 지난 8월 8일, 웹툰 의 윤태호 작가와 씨네21 간판기자였던 김봉석

2016. 7. 12. 서울디자인재단

http://www.seouldesign.or.kr/bbs2/view.jsp?seq=2711&code=001012&event_code=0 3/4

음) 제가 편집장님 뵐 면목이 없어지고 제 인간관계에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게 됐어요.(웃음) 그리고 앞으로는 절대 이 이

야기를 술자리에서 하지 말아야겠다는 비통한 확신을 갖게 된 거랄까요.(계속 웃음) 그 이후로는 일 이야기할때 약간 사나운 태도

로 해요. 지금 어디까지 약속할 수 있는지를 확실하게 말해달라고 하죠. 말랑한 생각을 갖고 온 분도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런 분들

은 좀 당황하고 가고, 그러죠.

김봉석 저는 창간작업을 꽤 많이 해봤어요. ‘브뤼트(BRuT)’도 했었고 씨네 21도 거의 초창기에 들어갔죠. 이젠 별일이 생겨도 크

게 안 놀라요. 웬만한 일에는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웃음) 과거엔 더 이상한 일이 많았기 때문에….

윤태호 제가 그 경험을 사랑한 바 있습니다.

 

 

 

투자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순 없으니 수익에 대한 고민이 많으실 거 같아요.

윤태호 처음에 후원을 생각했던 건 아니었는데 후원하고 싶다는 문의전화가 자꾸 오는 거예요. 부랴부랴 계좌를 만들었죠.우리는

기본적으로 에이코믹스가 자체적으로 굴러갈 수 있는 상업적 사이트가 되길 바라지만 초반 3년 정도는 공익적인 관점에서 지원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생할 힘을 갖기까지 인큐베이팅 기간이 필요하죠. 그 이후에는 우리가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겠지만 지

원은 크건 작건 끊임없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콘텐츠가 쌓이고 독자 댓글과 반응도 많아지면 프로모션이나 광고 같은 게 가능해

지죠. 프로모션, 광고, 정부의 지원, 개인들의 후원 모두 저희에겐 중요합니다.

 

 

 

편집장으로서의 고민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봉석 한국에서 미디어 시장이 어려워진 이유는 포털 책임도 있지만 미디어가 안주한 것도 원인이에요. 항상 독자가 무엇을 원

하는가, 독자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를 중심에 둬야 하는데 한국 매체는 대부분 광고주 지향의 기사를 대충 쓰고, 기자들 자기만족

을 위한 기사 위주로 갔죠. 그렇게 독자들이 원하는 기사가 점점 사라지니까 안 보게 되고, 그럼 살아남기 위해 점점 더 광고 위주

로 기사가 몰려요. 그러다가 결과적으로 몰락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한 것도 기본적으로 독자가 무엇을 원하고 우리

가 무엇을 줄 것인가인데 그나마 다행인 건 아무도 다루지 않았던 분야라는 거.(웃음) 우리가 만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먼

저 하나하나 하기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관심받죠.

 

 

 

           左 김봉석 편집장   右 윤태호 작가

 

 

에이코믹스를 통해서 이루고 싶은 것은 뭔가요?

윤태호 저는 만화가 세상을 지배하길 바라지 않거든요. 다만 만화로 인해서 다들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만화라는 게 있고 어떤

누군가는 자기 직업, 인생을 걸어서 그리고 있으니 마음맞는 작품이 있다면 와서 즐기길 바라요. 에이코믹스를 통해서.김봉석 장

기적으로 봤을 때 만화가 일상적인 문화가 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지식인들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건 말이 안 됐거든요. 지금은 설국열차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게 당연해졌죠. 일상적인 문화가 된 거예요. 만화도 일상

처럼 서로 이야기하고 인구에 회자되면서 만화를 문화로서 소비하도록 변화시키는 데 에이코믹스가 공헌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윤태호 저는 투자 받는 거요. 부의 획득.

김봉석 IT 쪽에 돈 많은 기업 투자해주시면 좋을 거라고 이야기 좀….

 

 

 

 

 

기사링크 : http://www.worldweb.co.kr/articles/articles_view.html?idno=16594

 

 

 

 

 

글. 송여진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포토그래퍼 이재은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