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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15-39호 2015.10.23 3 국제관계에 따른 기후변화 체제 변천 과정과 신기후변화 체제에서 미국의 역할 해외정보분석실 정혜영 ([email protected]) 신기후변화 체제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21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COP21)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신체제에서 미국이 얼마나 주도적으로 협상을 이끌어 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됨. 냉전종결 후 국제사회가 우루과이 라운드와 같은 다자주의 협상 체제로 바뀌면서 기후변화 체제에서도 UN기후변화협약(UNFCCC)과 같은 다자주의 협의체가 출범하였음. 1990년대 국제질서가 미국 단극화 체제로 되면서, 미국이 기후변화 협상에서도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의 감축의무를 고집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였음. 결국, 미국은 UN 체제에서 출범하였던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사실상 탈퇴하고(2001년), 독자적인 기후변화 협의체를 만드는 등 UN 체제하의 기후변화 다자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음. 미국이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탈퇴한 후 EU가 협상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함. 그러나 2000년대 초반부터 빠르게 성장한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의 신흥시장국과 개도국이 기후변화 체제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EU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게 되었음. 2007년 발리에서 열린 COP13에서 교토의정서 이후의 신기후변화 체제가 논의되기 시작함. 2009년 코펜하겐 회의에서 신기후변화 체제는 약속과 평가(pledge & review)방식으로 수립될 것을 합의하였음. 오바마 정부는 출범할 때부터 기후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음. 이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계획(Climate Action Plan) 등 여러 방면에서 적극적으로 기후변화 정책을 수립하였음. 또한, 중국과 기후변화 대응 공동선언을 하고 협력을 증진하면서 신기후변화 체제를 미국이 중국과 함께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음. 1. 신기후체제 출범 과정과 미국의 전략 변화 ¡ 국제사회에서 1990 년대 냉전체제 종결 후 정치 경제 분야에서 다자주의 협상이 시작 되면서 기후변화 체제가 1992 UNFCCC( 유엔기후변화협약 ) 창설을 통해 수립되었 . 1990 년대 미국의 단극화 체제에서 2000 년대 다극화 체제로 국제질서가 전환되면 UN 기반의 기후변화 체제의 주도세력도 국제질서에 영향을 받으며 변화하였음 . 초기 UN 기후변화 체제에서 출범한 교토의정서에 기반한 체제가 사실상 와해 되면서 당사국들은 UN 체제 내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감축의무 모두를 포함 하는 신기후체제 (post-2020)를 수립하고자 함 . 201512 월 열릴 제 21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 (Conference of the Parties, COP21) 에서 당사국의 자발적 국가감축 기여방안 (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INDCs)’ 을 토대로 한 신기후변화 체제가 수립될 것으로 예상됨 . “국제사회에서 1990년대 냉전종결 후 정치・경제분야에 서 다자주의 협상이 시작되면서, 기후변화 체제가 UNFCCC 창설을 통해 수립”

국제관계에 따른 기후변화 체제 변천 과정과 …...국제관계 다극화와 기후변화 체제 내 세력 분화 ¡미국은 부시 정부하에서 보수주의 전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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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15-39호 2015.10.23 3

국제관계에 따른 기후변화 체제 변천 과정과

신기후변화 체제에서 미국의 역할

해외정보분석실 정혜영([email protected])

▶ 신기후변화 체제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21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COP21)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신체제에서 미국이 얼마나 주도적으로 협상을 이끌어

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됨.

▶ 냉전종결 후 국제사회가 우루과이 라운드와 같은 다자주의 협상 체제로 바뀌면서 기후변화

체제에서도 UN기후변화협약(UNFCCC)과 같은 다자주의 협의체가 출범하였음. 1990년대 국제질서가

미국 단극화 체제로 되면서, 미국이 기후변화 협상에서도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의 감축의무를

고집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였음. 결국, 미국은 UN 체제에서 출범하였던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사실상 탈퇴하고(2001년), 독자적인 기후변화 협의체를 만드는 등 UN 체제하의 기후변화 다자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음.

▶ 미국이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탈퇴한 후 EU가 협상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함. 그러나 2000년대

초반부터 빠르게 성장한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의 신흥시장국과 개도국이 기후변화 체제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EU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게 되었음.

▶ 2007년 발리에서 열린 COP13에서 교토의정서 이후의 신기후변화 체제가 논의되기 시작함. 2009년

코펜하겐 회의에서 신기후변화 체제는 ‘약속과 평가(pledge & review)’ 방식으로 수립될 것을

합의하였음.

▶ 오바마 정부는 출범할 때부터 기후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음. 이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계획(Climate Action Plan) 등 여러 방면에서 적극적으로 기후변화 정책을 수립하였음.

또한, 중국과 기후변화 대응 공동선언을 하고 협력을 증진하면서 신기후변화 체제를 미국이 중국과

함께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음.

1. 신기후체제 출범 과정과 미국의 전략 변화

¡ 국제사회에서 1990년대 냉전체제 종결 후 정치・경제 분야에서 다자주의 협상이 시작

되면서 기후변화 체제가 1992년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 창설을 통해 수립되었

음. 1990년대 미국의 단극화 체제에서 2000년대 다극화 체제로 국제질서가 전환되면

서 UN 기반의 기후변화 체제의 주도세력도 국제질서에 영향을 받으며 변화하였음.

‒ 초기 UN 기후변화 체제에서 출범한 교토의정서에 기반한 체제가 사실상 와해

되면서 당사국들은 UN 체제 내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감축의무 모두를 포함

하는 신기후체제(post-2020)를 수립하고자 함.

‒ 2015년 12월 열릴 제21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COP21)에서 당사국의 ‘자발적 국가감축 기여방안(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INDCs)’을 토대로 한 신기후변화 체제가 수립될 것으로 예상됨.

“국제사회에서 1990년대 냉전종결 후 정치・경제분야에서 다자주의 협상이 시작되면서, 기후변화 체제가 UNFCCC 창설을 통해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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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15-39호 2015.10.23

¡ 미국은 2000년대 초반까지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로 기후변화 체제

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로 인식되어 왔음.

‒ 1992년 UNFCCC가 출범할 당시 미국은 핵심 협상국 중 하나였으나, 다자협상과정

에서 미국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자 결국 미 부시 정부는 교토의정서를 탈퇴하였음.

‒ 미국이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후 EU가 기후변화 체제를 주도하였으나, 2000년대부터 신흥시장국을 포함한 개도국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체재 내 세력이 다

원화되기 시작하였음.

‒ 또한, 미국은 UN 체제 밖에서 독자적으로 기후변화 협의체를 만들어 협상을 주

도하려고 시도하였음.

¡ 미국이 교토의정서에 기반한 기후변화 체제에서 탈퇴함으로 인해 사실상 체제 자체

가 와해되고, 2007년부터 포스트 교토체제(신기후변화 체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됨.

‒ 미국은 신기후변화 체제 논의 과정에서 UN 체제로 돌아와 주도권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음.

‒ 특히,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면서 적극적인 기후변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신기후변화 체제를 주도하려 함.

‒ 미국은 COP21에서 신기후변화 체제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

며, 최근 잇따른 미-중 기후변화 대응 공동선언을 통해 중국과 함께 협상을 주

도할 것으로 예상됨.

자료 : 저자 작성

< 국제관계 변화에 따른 기후변화 체제 변화(1990~2015년) >

“미국이 교토의정서에 기반한 기후변화 체제에서 탈퇴함으로 인해 사실상 체제 자체가 와해되고, 2007년부터 포스트 교토체제(신기후변화 체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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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명 연도 장소 주요 내용

유엔환경

개발회의1992년 6월 리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발족

COP 31997년

12월도쿄

・교토의정서 채택(2005년 발효)

※미국은 2001년 3월에 교토의정서 비준 거부

・2008~12년에 1990년 대비 5% 온실가스 감축

COP 62000년

11월헤이그

・교토의정서 발효 위한 노력이 Umbrella그룹과 EU 간의

입장 차이로 무산

COP 6

속개회의2001년 7월 본

・교토메커니즘, 흡수원 등에서 EU 및 개도국의 양보로 협

상 극적 타결

・미국은 COP/MOP*회의에 옵저버 지위로 참석

COP 72001년

12월

모로코

마라케쉬

・마라케쉬 합의를 통해 신축성 체제를 포함하여 교토의정

서 내 다수 규제 설정

COP 132007년

12월

인도네시

아 발리

・2012년 이후 기후변화 체제에 대한 2009년까지의 논의

일정을 담은 발리 로드맵 채택

COP 152009년

12월코펜하겐

・2012년 이후 기후변화 체제에 대한 구속력 있는 합의 도

출 실패, 정치적 선언 성격의 코펜하겐 합의 도출

COP 162010년

12월

멕시코

칸쿤

・코펜하겐 합의 주요 내용을 칸쿤 합의를 통해 공식문서화

함.

COP 17 2011년

12월

남아공

더반・2015년까지 구속력 있는 합의를 도출하기로 약속함.

COP 192013년

12월바르샤바

・2015년 1분기까지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를 제출하기로 합의함.

< 주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의 주요 합의 내용 (1992~2015년) >

2. 미국의 교토의정서 탈퇴 전후, 국제관계 변화와 기후

변화 체제와의 관계

▣ ’90년대 미국 단극화 체제와 다자주의 협상을 통한 기후변화 체제 수립

¡ 냉전체제 종결 후 1990년대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우루과이 라운드와 같은

다자주의 협상을 통해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주도로 세계 경제를 재편하고자 하

였음. 이 과정에서 세계질서가 미국의 단극화 체제로 재편되기 시작하였음.

‒ 선진국은 자국에 비교우위가 있는 서비스 부문에 무역 자유화를 주장하였음.

‒ 반면에 개도국은 선진국의 농업 분야의 개방에 대해 논의하길 원하면서 개도국

과 선진국 간의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짐.

¡ 또한, 교역・투자 분야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분야에서도 다자주의 협상이 시작되었음.

‒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에서부터 기후변화 문제가 인식되기 시작하였음. 1988년에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설립되고, 이를 토

대로 1992년 리오 기후변화 회의가 발족 되었음.

‒ 1997년에 교토의정서가 채택되면서 국제사회에서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방안

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음.

“’90년대 냉전체제 종결 후, 교역・투자 분야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분야에서도 다자주의 협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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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15-39호 2015.10.23

COP 202014년

12월페루 리마

・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INDCs)에

대한 프로세스를 마무리함.

COP 212015년

12월파리 ・개최 예정

* COP는 UNFCCC의 당사국 총회(Conference of Parties), COP/MOP는 교토의정서 당사

국 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serving as the Meeting of Parties, 또는 CMP)를 의

미함. 교토의정서 체제 하에서는 COP/MOP가 최고의결기구에 해당됨.

자료 : 정서용(2011), Leggett(2011), UNFCCC 홈페이지

▣ 미국의 교토의정서 탈퇴와 기후변화 체제에서 미국식 국제주의 확장

¡ 1997년에 교토의정서 회담이 진행될 당시 미국 정부는 중국, 인도 등의 개도국

도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같이 져야 한다고 주장하였음.

‒ 1997년 7월 미국 상원에서 비부속서-I 국가(개도국)가 부속서-I 국가(선진국)와

동일하게 감축의무를 지지 않는다면, 이는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하며 의회표결에서 95:0으로 교토의정서 비준이 부결되었음.

・ 부속서-I 국가는 협약 체결 당시 OECD회원국과 동구권 국가들로 구성되며, 미국을 제외한 이들 국가는 교토의정서에 의해 감축의무를 부담함. 그리고

이 가운데 부속서-II 국가는 개도국(비부속서-I 국가)에 대한 재정 및 기술적

지원에 대한 책임을 짐.

・ 교토의정서 체제에서는 부속서-I 국가와 비부속서-I 국가 즉, 선진국과 개도

국으로 구분하여 각각 그 의무와 책임을 차별화하였음.

‒ 2001년 3월에 부시 정부가 교토의정서를 의회에 제출하지도, 미국의 감축의무

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지도 않을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결국 미국은 교토

의정서 체제에서 탈퇴하였음.

‒ 미국은 교토의정서가 미국의 사회적 비용증가, 개도국 감축의무 배제, 의미있는

감축목표 수립 실패 등의 결점이 있다고 보았음.

・ 미국은 ‘이익중심(interest-driven)’적 가치관에 따라 기후변화 정책을 추진하였

음. 즉,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개도국이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감축의무를

지지 않는다면, 미국이 비용이 많이 드는 조약을 체결할 필요가 없다는 강경

한 입장을 고수함.

¡ 미국은 교토의정서 체제 탈퇴 후에 UN 기후변화 체제 밖에서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 일본, 인도 등과 기후변화 협의를 시도하였고, 다양한 기후변화 포럼을 주도함.

‒ 2005년 미국, 호주, 캐나다,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 7개국이 참여하는 ‘아・태 기

후변화 파트너십(Asia Pacific Partnership on Climate Change)’를 수립함. 또한, 주요 배출국 이니셔티브(Major Emitter Initiative)와 같은 기후변화 협의체를 수립함.

‒ 이 같은 시도는 미국이 교토 프로세스를 약화시키려 한다는 의도로 해석되기도 함.

“미국은 교토의정서가 미국의 사회적 비용증가, 개도국 감축의무 배제, 의미 있는 감축목표 수립 실패 등의 결점이 있다고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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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매우 미국적인 국제주의(distinctly American Internationalism)’를 통해 미국

이 향후 더 적극적으로 미국 중심적 국제질서를 창출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됨.

¡ 미국이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탈퇴한 후에 EU가 기후변화 체제에서 주도권을 행

사하기 시작하였고, 다자주의 협상 체제를 발전시켰음.

‒ 당시에 EU는 미국을 제외하고 교토의정서 당사국 중에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14%)하는 국가였음.

자료 : 정하윤・이재승(2012)

< 미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 변화 >

▣ 국제관계 다극화와 기후변화 체제 내 세력 분화

¡ 미국은 부시 정부하에서 보수주의 전략을 고수하면서 세계 패권을 장악하려고

하였음. 그러나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로 국제사회에서 패권과 명분을 상실하

기 시작하였음.

‒ 이와 동시에 경제성장으로 국력이 증가 된 중국, 브라질, 인도 등의 신흥시장국

이 국제사회에서 힘을 얻기 시작하였고, 미국 외에 중국, 러시아, EU 등이 주요

강대국으로 등장하는 다극화 체제로 국제관계가 재편되기 시작함.

‒ 냉전 직후에는 OECD 국가들이 세계 부의 64%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개도국과

선진국이 각각 50%를 차지하게 됨.

¡ 국제관계가 미국의 단극화에서 다극화 체제로 변함에 따라 기후변화 체제도 다

양한 그룹(EU, Umbrella 그룹, 신흥시장국, 군소도서국, 내륙국, 산간국 등)으로

나뉘게 되었음.

‒ 신흥시장국은 무임승차를 그만하라는 선진국의 요구를 거부할 만큼의 힘은 있지

만, 함께 연합하거나 신규 시스템을 제안할 만큼 세력이 강하거나 단결된 상태가

아니었음. 그러나 선진국은 더 이상 자국의 이익을 강하게 밀어붙이기 어려웠음.

‒ 이러한 상황에서 기후변화 회의 내에서 선진국은 EU와 Umbrella 그룹(비EU 선진국)이 대립하였음.

“국제관계가 미국의 단극화에서 다극화 체제로 변함에 따라 기후변화 체제도 다양한 그룹으로 나뉘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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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15-39호 2015.10.23

‒ 개도국 그룹인 G-77 내에도 군소도서국, 내륙국, 산간국, 산유국, 최저개발국

(the least developed countries) 등으로 다양하게 분화되기 시작하였음.

¡ 이러한 다양성은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미미했고, 개도국-선진국으로 나뉘어서 대

립하였으나, 기후변화 체제 내 신흥시장국(브라질, 인도, 남아공, 중국 등)의 지

위 상승과 선진국의 영향력 약화로 좀 더 다양하게 분화되었음.

‒ 한편, 교토의정서 체제가 와해되고, 포스트 교토체제가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기

후변화 협상회의에서 개도국의 ‘개발’ 문제가 주요 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하였음.

‒ 개도국은 선진국의 요구에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선진국이 요구하는 대

로 감축량을 받아들인다면 개도국의 개발문제에도 선진국이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함.

‒ 개도국이 감축의무에 대해 반대하는 주요 이유는 선진국이 온실가스 배출에 대

해 역사적으로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하며, 아직 자국 내 빈곤문제, 생활수준 향

상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고, 현 기후변화 체제가 선진국에 의해 좌지우지된

다고 생각하기 때문임.

¡ 미국은 포스트 교토체제(신기후변화 체제)가 논의되는 2000년대 후반까지도 기

후변화 협상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음. 그러나 2009년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야 기후변화 문제에 주도권을 가지려고 노력하기 시작하였음.

3. 신흥시장국 부상에 따른 기후변화 체제 재편과 코펜하겐

합의

▣ 기후변화 협상에서 신흥시장국의 부상과 EU의 주도권 약화

¡ G-77이 다양한 그룹으로 나뉨과 동시에 브라질, 인도, 남아공, 중국 등의 신흥시

장국이 기후변화 체제 내에서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하였음.

‒ BASIC 그룹(Brazil, South Africa, India, China)은 2000년대부터 급속한 경제성

장을 이룬 신흥시장국(emerging market)임. 이 국가들은 기후변화 협상에서 서로

연합하여 선진국의 요구가 자국 및 개도국의 경제성장에 해가 된다며 반대해 왔음.

‒ 결국, 신흥시장국은 2009년에 기후변화 체제와 관계없이 자발적이지만 일방적

으로 자국의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함.

・ 브라질은 2020년까지 BAU(Business-As-Usual) 기준으로 36~39%를 감축하겠다

고 선언하였고, 남아공은 34%를 감축하겠다고 선언하였음.

・ 중국은 GDP 1단위당 온실가스 배출량(배출량/GDP, Emission Intensity)을

2020년까지 2005년 수준의 40~45%를 감축하겠다고 선언하였고, 인도는

“미국은 포스트 교토체제가 논의되는 2000년대 후반까지도 기후변화 협상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음”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신기후변화 체제 출범을 위한 협상에서 주도권을 가지려고 노력하기 시작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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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15-39호 2015.10.23 9

20~25%를 감축하겠다고 선언하였음.

‒ 신흥시장국은 현 선진국 중심의 체제에 도전하려 하고, 각국의 이익과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현 기후변화 체제를 바꾸려고 시도하였음. 개도국 내 그룹 다양

화와 이에 따른 기후변화 체제 약화가 이러한 상황을 촉진하였다고 볼 수 있음.

¡ 개도국 G-77 분열, 신흥시장국 성장, 중국 대비 정치・경제적 쇠락을 경험하고

있는 미국, 기후변화의 선봉장이었던 EU의 영향력 약화로 기후변화 체제 내 국

제질서가 2009년 코펜하겐 회의 전후로 재편되기 시작하였음.

‒ 미국의 교토의정서 탈퇴 이후로 기후변화 회의를 주도해 왔던 EU가 주요 배출

국으로서의 역할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신흥시장국의 역할이 증가하면서 EU의 영향력이 약화되기 시작함.

・ 1992년 리오 회의 당시 EU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의 23%였고, 미국과

EU를 합하면 50%가 넘었음. 그러나 EU의 성장 침체로 2009년에 총 배출량

이 12%로 감소하였음.

‒ 2009년 코펜하겐 회의 전후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미국 17%, 중국 30%, 인도

5.4%, 브라질 1.3% 등으로 나타나면서, 이들 4개국이 기후변화 체제에서 중요

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음.

‒ 코펜하겐 회의 때 미국과 주요 신흥시장국이 EU를 배제하고 몇 가지 중요한 협

약을 마무리한 사실에서도 EU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 또한, 포스트 교토체제를 논의하기 위한 2007년 발리 회의에서 미국, EU 등의

선진국은 차기 회의에서 감축의무와 관련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만들자

고 합의하였음. 그러나 이때 개도국(비부속서-I 국가)은 ‘개별 국가차원에서 적

절한 온실가스 감축 행동(Nationally Appropriate Mitigation Actions, NAMAs)’에 협상하기로 동의하는데 그침.

・ 이는 신흥시장국의 발전을 토대로 개도국들의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EU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 2009년 코펜하겐 합의 : ‘약속과 평가’ 체제

¡ 기존의 UNFCCC와 교토의정서 체제가 ‘목표와 시간표(target and timetable)’를

강요한 ‘차별화된’ 하향식 접근 구조였다면, 2009년 코펜하겐 합의를 통해 ‘약속과

평가(pledge and review)’를 근거로 ‘차별되지 않는’ 하향식 구조로 대체되었음.

‒ 호주가 각국이 경제적 위상과 기후변화에 대한 역사적 기여도에 따라 다르게 설

정하자는 ‘약속과 평가’ 방식을 처음 제안하였음.

・ 선진국은 절대량 기준의 감축 목표를 정하고, 개도국은 BAU 방식, 배출 집

약도 방식(Emission Intensity), 부문별 목표(Sectoral), 정책 및 조치(Policies &

“2009년 코펜하겐 회의 전후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미국 17%, 중국 30%, 인도 5.4%, 브라질 1.3%, 이 4개국이 기후변화 체제에서 중요한 위치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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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asure) 등 다양한 형태의 감축 공약(기여방안)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였음.

・ 포스트 교토체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개도국은 개도국이 배출제한을 하는

대신 선진국이 재정적 지원을 해주기 전까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의정서에

서명할 용의가 없었음. 반대로 선진국은 개도국의 ‘약속’이 어떤 것인지 확

인하기 전까지 재정적 지원을 할 용의가 없었음.

・ 이러한 선진국-개도국 간의 끝없는 대립적 이해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이 방

식이 제안되었음.

‒ 약속과 평가 방식에 따라 개도국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 감축(mitigation)할 것

을 공약(commitment)하고, 자국의 배출 감축 노력에 대해 보다 철저하고 투명

하게 보고하겠다고 합의하였음.

・ 선진국은 개별 또는 공동으로 수량적 감축할 것을 공약하고, 개도국의 기후변

화 자금 조달을 위해 2020년까지 연간 1천억 달러를 모집하기로 공약하였음.

‒ 기후변화 체제가 국별로 상이한 기준을 수립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합의된 배출 상한을 정하는 것보다 각국 정부가 얼마나 배출을 감축

할지 공약하는 것이 주요 이슈로 되었음.

¡ 코펜하겐 회의에서는 의정서라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고, 주요 배출국 중 어떤 국가도 감축 행동(mitigation actions)을 강화한 국가가 없

기 때문에 코펜하겐 합의가 기후 변화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는 데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

‒ 사실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코펜하겐 회의에서 교토의정서와 같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했었음.

‒ 그러나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탈퇴했던 미국은 개도국이 참여하지 않는 한 교토

의정서와 비슷한 의정서에 합의할 의사가 없었음.

‒ 선진국은 어떠한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것 대신, 어느 선까지

개도국의 감축 행동을 측정・보고・검증(Measuring, Reporting, Verification, MRV)해야 하는지에 대해 기준만 제시하였을 뿐이라는 비판이 있음.

‒ 중국과 인도는 앞으로 보고를 철저히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국제

적인 모니터링 및 검증 작업은 없을 것으로 예상됨.

¡ 미국이 기후변화 체제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이전과 같이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협상을 주도하기보다 온건한 목표에 동의하는 데만 그쳤을 뿐이라고 기후변화

전문가들이 비판함.

‒ 미국과 중국, 브라질, 인도 등의 국가들이 회의가 종결할 때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회의 전후로 제시되었던 주요 제안들의 대부분이 결국 코펜하겐 합의에

포함되지 못하였음.

“국별로 상이한 기준을 수립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합의된 배출 상한을 정하는 것보다 각국 정부가 얼마나 배출을 감축할지 공약하는 것이 주요 이슈로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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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바마 정부의 적극적인 기후변화 정책과 미・중간 기후변화

협력 확대

▣ 오바마 정부의 적극적인 기후변화 정책 추진 배경

¡ 코펜하겐 회의가 열리기 전인 2009년 1월에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미국의 독주・고립의 시대는 끝났다고 연설하면서 미국은 온실

가스 배출에 대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상 목표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언급하였음.

‒ 오바마 정부는 기후변화를 정부 수행전략 중 우선순위에 두면서 기후변화 대응

과 관련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코펜하겐에서 결성될 국제 조약에 기초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었음.

・ 취임식 이전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의미 있는 기후변화 협상을 할 의도가 있

다고 언급했으며, 2050년까지 1990년 수준의 80%를 감축하기 위해 배출권

거래제를 지지한다고 언급한 바 있음.

‒ 또한, 대내적으로도 미국이 2005년 카트리나, 2012년 샌디 태풍 등의 극심한

날씨 변화를 경험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인식이 변하고, 기후

변화 대응 정책을 지지하는 세력이 늘어나고 있었음.

・ 미국은 기후변화 영역에서 기온 상승, 강수량 증가, 북극 빙하 감소, 해수면

상승, 대서양 지역 허리케인 증가 등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음.

‒ 이러한 점에서 오바마 정부가 기후변화 정책을 확장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으로

보이며, 부시 정부 이후 오바마 정부가 기후변화 정책을 강조하는 것이 폭넓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함.

‒ 그러나 부시 정부 때에서 기후변화 정책 확장에 반대하던 정치세력이 미국 의회

다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에서 기후변화 정책을 법안으로 비준하

기는 어려운 사안으로 여겨졌음.

・ 기후변화 대응계획(Climate Action Plan), 청정전력계획(Clean Power Plan) 등

오바마 정부의 주요 기후변화 정책은 의회에 법안으로 상정되지 않고, 대통

령명령(executive order)으로 진행되었음.

¡ 오바마 정부는 임기 초기부터 경제회생정책으로 재생에너지와 녹색일자리(green job) 창출에 힘써왔음. 집권 2기부터는 기후변화를 ‘되돌릴 수 없는 재앙(irreversible catastrophe)’이라고 일컬으며 기후변화 정책을 주요 정책 사안으로 삼음.

‒ 오바마 2기 정부에서는 청정에너지(clean energy)를 중심으로 석유・가스 개발, 원자력, 청정석탄 등 모든 자원을 활용하는 '포괄적 접근(all of the above)' 전략

“오바마 정부는 임기 초기부터 경제회생정책으로 재생에너지와 녹색일자리 창출에 힘써왔고, 집권 2기부터는 기후변화를 ‘되돌릴 수 없는 재앙이라고 일컬으며 기후변화 정책을 주요 정책 사안으로 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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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구사하고 있음.

‒ 오바마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 계획(Climate Action Plan, CAP)과 같은 정책 시

행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정책에 강조점을 두고 있음.1)

・ 2013년 6월에 발표한 기후변화 대응 계획(CAP)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

축,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준비 강화,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 주도 등

의 주요 방침을 수립함.

・ 세부 실행방안으로 기존/신규 석탄 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차량 연료기준 및 연비개선, 메탄, 수소불화탄소(HFCs) 등 기타 오염물질 감축, 에너지 효율 개선, 재생에너지 개발 촉진 등을 수립함.

¡ 부시 정부 때 창설한 아・태 기후변화 파트너십(Asia-Pacific Partnership on Clean Development and Climate), 주요 배출국 이니셔티브(Major Emitters Initiative) 등의 기후변화 분야 다자간 협의체가 오바마 정부까지 이어오면서

UN 체제 밖에서도 미국은 다자간 협력을 주도하고 있음.

¡ 또한, 미국은 중국, 멕시코, 브라질 등의 개도국과 기후변화 대응 공동선언문

(Joint Agreement)을 발표하였으며, 이외에도 양자 간 협력을 확대하고 있음.

‒ 미-중국 청정에너지 연구센터(US-China Clean Energy Research Center), 청정

에너지 개발을 위한 미-인도 파트너십(US-India Partnership to Advance Clean Energy), 브라질과 전략적 에너지 담화(Strategic Energy Dialogue) 등을 진행함.

▣ 미국과 중국의 기후변화 분야 협력 증진과 의의

¡ 선진국-개도국 간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대립으로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서 오바

마 정부 2기 이전에는 기후변화 부문에서 미-중간 마찰이 잦았음.

‒ 중국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감축 목표를 강요하는 것은 개도국이 발전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주장함.

‒ 미국은 클린턴~부시 정부에 이르기까지 개도국이 비준하지 않는 한 자국에서

비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해 왔음.

‒ 그러나 중국이 2005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이 미국을 추월하기 시작하면서 국

제 기후변화 체제의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하였음.

1) 오바마 정부의 에너지・기후변화 정책에 관한 상세 내용은 정혜영(2015.6.12.),“미국의 에너지 정책

방향과 오바마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 인사이트 제15-22호, pp.17~32) 참조

“중국, 멕시코, 브라질 등의 개도국과 기후변화 대응 공동선언문(Joint Agreement)을 발표하였으며, 이외에도 양자 간 협력을 확대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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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15-39호 2015.10.23 13

자료 : PBL Netherlands Environmental Assessment Agency

< 미-중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1990~2012년) >

(단위: 10억 톤)

¡ 2009년 코펜하겐 합의를 통해 개도국과 선진국 모두에서 각 국가의 자주성이

강조된 ‘약속과 평가’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EU의 다자협상 체제 대신 미국과

중국 중심의 협상체제로 회의의 흐름이 바뀜.

‒ 코펜하겐 회의부터 미국은 EU가 주창하였던 ‘각 국가가 다자협약을 합의로 이

끌기 위해서는 함께 공유할 수 있고, 공통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개념에 반대하면서 개도국의 편을 들기 시작하였음.

‒ 기후변화 협상에서 미국과 중국, 이 두 국가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다자협상도

결론이 지어질 수 없다는 점이 인식되기 시작하였음.

‒ 또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경험하면서 미국의 경제력이 약화되었고, 상대적

으로 중국이 세계 양대 대국으로 부상하게 되었음. 이는 국제관계에서 미-중간

패권 양극화를 초래하였음.

・ 이에 따라 미국은 아・태지역 재균형 정책(Pivot to Asia)을 통해 신경제 질서

를 구축하려 하였음.

¡ 그러나 코펜하겐 회의 전후로 해서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중국과의 협력관계

가 강조되기 시작하였음. 오바마 2기 정부부터 중국과의 기후변화 분야 협력이

활발해지기 시작함.

‒ 중국을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안보 측면에서 경쟁국으로 인식하던 것에서 벗어

나(부시 정부) G2체제를 확립하여 ‘패권 파트너’로서 포섭하는 것이 미국의 국

익에 유리하다는 인식에 기반함.

‒ 2013년 4월에 Kerry 미 국무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양국은 기후변화 협

력에 관한 공동 성명(Joint Statement)을 발표하였음.

・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연구, 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등의 협력

“2009년 코펜하겐 합의 통해 개도국과 선진국 모두에서 각 국가의 자주성이 강조된 ‘약속과 평가’ 방식으로 전환”

“기후변화 협상에서 EU의 다자협상 체제 대신 미국과 중국 중심의 협상체제로 회의의 흐름이 바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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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15-39호 2015.10.23

을 강화함.

‒ 2013년 6월에 중국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방문하여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온실

가스 중 하나인 수소불화탄소(HFCs)의 생산・소비를 종결하는데 합의하였음.

‒ 2014년 11월에 APEC회의 중 미-중은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양자협력의 공

동 선언문(Joint Announcement)을 발표함.

・ 미국은 2005년 대비 2025년까지 온실가스 26~28% 감축, 중국은 2030년까지

배출 정점을 기록할 것을 발표함.

‒ 2015년 9월에 중국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2014년에 선언한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했음.2)

・ 이는 양국이 기후변화를 인류의 최대 과제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이에 대

응하며, 기후변화 정책 이행에서 양자협력을 증진하고 지속가능 개발을 추구

함과 동시에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음.

・ 2014년 선언문에 대비 파리협약에 대한 비전, 중국의 2017년 국가 배출권 거

래제 도입, 중국의 저탄소 전력, 양자협력 강화 등에 대한 내용이 추가로 언

급되었음.

‒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큰 두 배출국이 손을 잡았다는 측면에서 신기후변화 체제 형성에 큰 영향을 미

칠 것으로 보임.

5. 신기후변화 체제 수립 전망 및 평가와 미국의 역할

▣ 신기후변화 체제 수립 전망 및 평가

¡ 2015년 12월 파리에서 열릴 COP 21에서는 ‘자발적 국가감축 기여방안(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INDCs)’을 기반으로 한 약속과 평가

(pledge and review)라는 새로운 방식이 실행될 것임.

‒ 교토의정서 체제에서는 당사국에게 목표를 확정 짓게 할 만한 인센티브가 부족

하였고, 다수의 국가에게 법적 구속력이 없었음. INDCs 체제에서는 법적으로

구속력은 없지만, 약속(pledge)이 만들어지고, 당사국들은 자국의 평판을 위해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인센티브가 있음.

‒ 그러나 현재까지 각국이 제출한 감축 기여방안으로는 지구 온도 2℃ 상승을 막

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음.

‒ 또한, 개도국이 향후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리라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2) 2015년 미-중 기후변화 관련 공동선언에 관한 상세 내용은 노동운・고혜진(2015.10.16.),“미국과

중국의 기후변화정상회담 주요 내용과 시사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15-38호, 참조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큰 두 배출국이 손을 잡았다는 측면에서 신기후변화 체제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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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15-39호 2015.10.23 15

신기후변화 체제가 출범하기 전부터 체제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많음.

・ 인도는 177GW 석탄화력 발전소가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이고, 베트남은

34GW가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임.

・ 중국은 향후 10년간 석탄 사용이 증가하여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할 것임. 그러나 적극적으로 에너지 효율을 추진하고, 원자력이나 재생에너지와 같은 신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10년 내에 정점을 기록할 것을 목표로 하

고 있음.

‒ 한편, 약속과 평가 방식의 장점은 의무, 검토, 설득, 모방 등의 과정이 시작됨으

로써 기후변화에 의미 있는 행동(actions)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임.

¡ 신흥시장국의 성장으로 개도국의 영향력이 기후변화 체제에서 증가한 면이 있지

만, 2011년 더반회의 이후로는 주요 의제를 수립하는 데 있어서 개도국 발언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음.

‒ 또한, UNFCCC 외에 강대국을 중심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는 포럼(G20, 주요경제국 포럼)이 증가하면서 기후변화 체제가 다원화되고 있음.

・ 이는 신기후변화 체제에서도 결국 개도국이 아닌 강대국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함.

‒ 그러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질서 재편과 G20의 창립으로 개도국과

선진국 간에 더 개방적이고 실질적인 기후변화 협상이 이루어질 수도 있음.

▣ 신기후변화 체제에서 미국의 역할

¡ 현재는 EU가 기후변화 체제를 주도하고 있지만, COP 21을 기점으로 미국이 다

시 UN 기후변화 체제로 돌아와 신기후변화 체제를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됨.

‒ 미국의 학자들은 미국이 교토의정서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정서가 ‘실패’했다고 보고 있으며, 자국의 이익에 맞는 신기후변화 체제가 필요하다고 봄.

‒ 더 나아가 미국 기후변화특사인 Todd Stern은 이번 COP 21에서 의미 있는 협

약이나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에 다수 국가가 UN 기후변화 체제에서 탈퇴

하고, G7, G20, 주요경제국 포럼(Major Economies Forum, MEF) 등과 같은

협의체에서 기후변화 협상을 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함.

‒ 미국이 신기후변화 체제를 성공적으로 주도하기 위해서는 부시 정부와 같이 강

경한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유연한 태도로 세계 체제와 규범에 맞게 목표를 재설

정해야 할 것으로 보임.

・ UN 기후변화 체제와 원칙은 협상국의 이익, 세력, 정체성까지도 개선시킬

수 있거나 제한할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음. UN 기후변화 체제는 앞으

로도 EU, 미국 및 주요 협상 참여국을 모두 포괄하려고 노력할 것임.

“아직까지는 EU가 기후변화 체제를 주도하고 있지만, COP 21을 기점으로 미국이 다시 UN 기후변화 체제로 돌아와 신기후변화 체제를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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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오바마 정부하에서 기후변화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만, 최우선순

위라고는 볼 수 없음. 미국은 결국 현실주의적이고 실용적인 측면에서 자국의

이익에 따라 신기후변화 체제에서의 위치와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임.

‒ 미국은 셰일혁명으로 인해 가스공급이 증가하고, 석탄수요가 감소하면서 오바

마 정부에게 이러한 상황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음.

・ 자국 내 석유・가스 공급 증가로 온실가스의 주범인 석탄수요가 감소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측면을 기회로 삼아 오바마 정부는 석탄 화력발전소의 온실

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청정전력계획(Clean Power Plan)을 시행함.

‒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 급증으로 인해 자국의 에너지 안보 문제가 해결되고 에너

지 자립도가 향상되었기 때문에 부차적 문제로 거론되었던 기후변화 문제가 주

목받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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