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U PCY CLING 업사이클링은 [ ] 이다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사부작 연구소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제품을 더 좋은 품질의 제품 또는 더 높은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라 사전에 나와있습니다. 좀더 들여다보면, 단순한 재활용의 의미를 벗어나 환경 문 제뿐 아니라 우리 사회와 삶에 대한 고민을 내포하고 있는 복합한 단어입니다. 당신에게 업사이클링은 [무엇]인가요? 함께 읽으며 [ ]를 채워 보세요.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 Upload
    others

  • View
    1

  • Download
    0

Embed Size (px)

Citation preview

Page 1: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UPCY

CLING

업사이클링은 [ 삶 ] 이다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사부작 연구소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제품을 더 좋은 품질의 제품 또는 더 높은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라 사전에 나와있습니다. 좀더 들여다보면, 단순한 재활용의 의미를 벗어나 환경 문

제뿐 아니라 우리 사회와 삶에 대한 고민을 내포하고 있는 복합한 단어입니다. 당신에게

업사이클링은 [무엇]인가요? 함께 읽으며 [ ]를 채워 보세요.

Page 2: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목 차

서론 업사이클 두드려보기 / 업사이클 열어보기 / 업사이 뒤집어보기 _ p.4

본론 업사이클링 들어다보기: Interview 20 _ p.7

0 1 김경오 오래된 시간을 즐기는 빈티지 종이 사냥꾼 _ p.8

0 2 시청역의 점심시간 시청역 일터사람들의 동네 커뮤니티 _ p.11

0 3 업사이클러 자발적인 업사이클러의 무한증식 _ p.14

0 4 공장 진짜 좋은 게 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_ p.16

0 5 마음은 콩밭 업사이클러 엄마와 딸이 운영하는 동네 카페 _ p.19

0 6 샤싸 자연을 담은 업사이클링 아트 _ p.21

0 7 종합재미상사 스스로 만드는 삶의 꿀잼, 재미-잇다 _ p.24

0 8 길공방 필요를 통해 기술을 익히고, 필요를 찾아 작업에 나서는 생활형 작업자 _ p.27

0 9 저스트 프로젝트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공정하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만들고 있습니다 _ p.30

1 0 옮김 모든 과정에 사람들이 참여 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작업해요 _ p.34

1 1 문화로 놀이짱 간담회 자투리에도 새로운 쓸모를 찾는 놀이짱 문화에 감동받았어요 _ p.37

1 2 에코파티메아리 재사용을 넘어 거기에 쓰임을 더한다 _ p.42

1 3 터치포굿 자원 솔루션 회사 _ p.45

1 4 업사이클링디자인협회 개인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요 _ p.48

1 5 에코 크리에이터 김대호 우리는 바다에 길을 내고 있는 거예요 _ p.50

1 6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산업적인 관점에서 업사이클링을 들여다 보다 _ p.53

1 7 Rags 2 Riches 제일 중요한 것은 정말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_ p.56

1 8 A Seed Japan 축제 속에서 자원순환을 이어간다 _ p.58

1 9 개인주의 야채가게 우리의 생존전략은 1+1보다 1÷10이다 _ p.59

2 0 박활민 생각을 업그레이드 하는 사고(思考)의 업사이클러 _ p.63

결론: 업사이클링 다시 질문하기 _ p.68

발행일

2014년 11월 21일

발행처

사부작 연구소

www.facebook.com/sabuzak

편집

이서완 (우주인) + 장진희 (JiNi)

디자인

홍지영 (ii)

[email protected]

ⓒ 2014 사부작 연구소

업사이클링은 [삶]이다

이 보고서는 2014년도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 연구/조사 사업의

결과물로 만들어 졌습니다.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

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Page 3: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4 5

‘사부작 사부작’ 이란 크게 힘 들이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모양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2013년 12

월, 그 이전부터 해왔던 작업과 고민들을 모아 사부작 연구소를 시작했다. 그리고 작은 손작업들

이 일상에서 쉽고 재미있게 꾸준히 사부작사부작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워크숍을 열어 왔

다. ‘공예’란 장인의 영역만이 아니라 생활에서 가장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지는 일상

의 물건이라 생각한다. 도시에 사는 우리에게 가장 흔한 재료는 택배상자나 플라스틱, 비닐봉지 같

은 버려지는 것이다. 즉,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손작업’은 ‘버려지는 재료’를 활용한 ‘업사이

클링’을 뜻한다.

사부작 연구소는 종로4가 지하상가에 위치하고 있었다. 종로 4가 주변은 다양한 버려지는 재료를

발견할 수 있는 천국 같은 곳이다. 방산시장에서는 각종 종이와 펠트 등 다양한 부자재를 발견했다.

광장시장에선 다양한 한복 자투리들과 단추 등 부자재, 원단을 감싸고 있던 종이심지, 야채를 담던

포대 같은 것들이 흔하게 널려있다. 조금만 걸어가면 동대문이 나오며 그 사이에서도 많은 것을 발

견할 수 있다.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유명한 창신동이 나온다. 창신동은 우리나라에서 자투리 원

단이 제일 많이 폐기되는 지역 중 하나이다. 계절마다 유행 따라 다양한 새로운 원단을 만날 수 있

다.수집한 각종 재료들로 다양한 것을 만들고, 워크숍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업사이클링’에 대한

고민은 더 커져만 갔다. 때론, 다양한 재료가 많았음에도, 지속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기엔 재료가

안정적으로 구해지지 않을 때도 있었다. 기증을 받기도 하고 지속적으로 버려진 것들을 구할 수 있

는 여러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정보들을 다른 이들과 어떻게 나누

고, 활용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워크숍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무언가를 만들 때,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업사이클링의

힘든 점을 사람들도 경험하게 하는 게 좋은 것일까? 아니면 쉽고 재미있게 구성해서 즐거움과 만

족감을 줄 것인가? 스스로 또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터 이런

활동은 결국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에 대한 생각들……. 이런 고민을 하는 과정 속에서, 아직 사부작

연구소는 업사이클링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몰

랐다. 모른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사부작 연구소가 나아가기 위해서는 ‘업사이클링’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했다. 또한, 업사이클링을 하는 다른 사람들은 왜? 하고 있는지 무엇을 고민하고 있

는지 점점 커지는 궁금증도 해결하고 싶었다. 그렇게 연구는 시작 된다.

업사이클링은 무엇이며,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 알아 보기 전에 단어의 정의를 먼저

살펴보자.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Up”과 “Recycle”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이다. 1994년 리너필츠(Reiner

Pilz)가 인터뷰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버려지는 자원이나 쓸모없는 제품을 더 좋은 품질의 제품 또는

더 높은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oxford 사전, wikipidia)

옥스포드 사전과 위키피디아에서는 업사이클링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1990년대 나온 새로운 개념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업사이클(Upcycle)’이란 버려진 것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하여 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순 우리말로

는 새활용이라고 한다.

한국업사이클링디자인협회(KUD)의 정의에서는‘새활용’을 소개하는 한편,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업이나 환경부나 정부 공공기관의 문서에서 ‘업사이클링’을‘가치 상향형 재활용’이란 단

어를 사용 하고 있다. 그 밖에, ‘재제조’, ‘되살림’, ‘새활용’이란 표현도 발견 할 수 있었지만 아직 한글

표기는 정착되지 않은 채 ‘업사이클링’표현이 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업사이클링 두드려보기 >>>>>

>>>>> 업사이클링 열어보기:

Up the cycle

서 론

Page 4: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6 7

업사이클링은 때에 따라 리사이클링, 재활용의 한 형태로 보기도 하고, 재사용과도 구분되지 못한

채 사용되어왔다. ‘업’이 있다면 반대로 ‘다운’, 내려가는 것이 있을 것이다. 90년대 업사이클링이란

용어가 생겨난 사회적 배경을 알아 보기 위해서는 리사이클링 대해 먼저 알아보아야 한다.

모두 알겠지만, 리사이클링(재활용, Recycling)은 제품을 다시 자원으로 만들어 새로운 제품의 원

료로 이용하는 일이다. (wikipidia) 쉽게 이야기 하면, 물건들을 계속 사용되게 함으로써, 새로운 물

질을 추출하고 생산할 필요성을 줄여주고, 물질이 버려지는 것을 막아준다. 더 정확하게는, 버려지

는 시점을 늦춘다. 새로운 제품의 생산뿐만 아니라 자원의 수확ㆍ추출ㆍ이동을 줄이면, 에너지 사

용과 온실가스 배출도 줄 일 수 있다. (story of stuff, 393p)

문제는 재활용이 사실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데도 우리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가짜 느낌을 줄

수 있다는데 있다. 진정한 재활용은 빈 병이 병으로 만들어지고 그 빈 병이 병으로 만들어지는 식으

로 순환 과정이어야 한다. 하지만 사실, 재활용(Recycling)이 아니라 저활용(Downcycling)인 경우

가 대부분이다. 이를테면,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극히 어려우며 거의 언제나 ‘저활용’된다. 플라스

틱 컵이 카펫의 뒷면이 되는 식이다. 저활용은 기껏해야 2차 제품에 들어가는 천연재료의 양을 줄

일 뿐, 원래 물건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원료를 줄이지 못한다. 심지어 처리과정에서 유독물질을 내

뿜어 더 큰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킨다. (story of stuff, 398p)

업사이클링은 2002년 William McDonough와 Michael Braungart의 저서 “Cradle to Cradle”의 내

용이 대중에게 소개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었다. (wikipidia)

전통적인 재활용 방법은, 본래 가지고 있는 상태보다 낮은 상태로 바뀌게 된다. 자원의 가치를 상실

하기 때문에, 순환의 한계가 생기게 되고 결국 매립장이나 소각장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렇듯,

산업혁명 이후 최근까지 대량 생산 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제품은 결국 쓰레기로 생을 마감할 수밖

에 없는 것으로 보였다. 따라서, 대부분의 친환경 활동은 ‘절약(Reduce)’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서도 환경에 해를 입히지 않는 생산 활동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1990년대부터

제기되었다. 바로 C2C(Cradle to Cradle)패러다임과 실천방식을 도입한 경우다. C2C란 제품을 사

용한 후 폐기하여 ‘무덤(grave)’로 보내는것이 아니라 재탄생을 위한 ‘요람(cradle)’으로 되돌리자는

순환 개념이다. 사용한 물질을 자연이나 산업자원으로 완전히 환원하여 순환시킴으로써 자연에 유

해한 폐기물을 원천적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Seri 친환경 경영의 신조류 C2C, 2010)

2010년, C2C패러다임을 삼성 경제연구소가 친환경 경영의 신조류로 우리나라에 소개하였다. C2C

패러다임의 실천방법이 바로 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업사이클링이다. 이렇듯 업사이클링은 기존의

재활용의 한계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념이자 대안이다. C2C패러다임은 이상적이지만 한계는 있

다. 매립지 밖에서 재료들이 계속 순환하는 것을 유지 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디자인하고 제품을 개

발한다는 생각은 아직도 혁신적이고 유효하며 앞으로도 이어져 나갈 것이다. 하지만, 이상적이고 친

환경적이며 멋진 이‘생각’은 우리 사회 시스템에 적용이 거의 되고 있지 않다. 실제 우리나라에 C2C

인증을 받은 기업은 한손에 꼽힌다. (글로벌 기업을 제외) 또한, 환경운동 3총사 절약,절제(Reduce),

재사용 (Reuse), 재활용(Recycling)의 가치를 폄하 할 수 있는 것으로 왜곡 될 수 있다.

산업혁명의 ‘기술적 진보’덕분에 산업화된 국가들은 물건을 더 효율적으로 생산 할 수 있게 되었고,

예전과 비슷한 양을 생산하면서 일을 훨씬 적게 할 것이냐, 아니면 일을 비슷하게 많이 해서 가능한

많은 양을 생산할 것이냐? 는 선택의 기로에 직면하였다. 2차대전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은(특히, 미

국) 후자를 선택했다. 계속 ‘물건’을 만들어내고, 계속해서 풀타임으로 일하고, 끝없이 확장되는 경

제의 미친 듯한 속도를 계속해서 따라가는 쪽으로 말이다. (story of stuff 276-277p)

업사이클링은 단순한 재활용의 의미를 벗어나 재료를 얻는 방법에서부터, 기획, 생산, 소비, 폐기,

환원의 순환주기를 고려하는 의미로 확장되며, 차별화 될 수 있다. 비단 환경 문제뿐 아니라 우리

사회와 삶에 대한 고민을 내포하고 있는 단어이다.

업사이클링 들어다보기: Interview 20

업사이클링에 정의에 대해 알아보았다. 우리 주변에서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어떤 의미를 가질까?

소박하게 홀로 작업하고 있는 작가부터 환경연구자까지 대뜸 만나 물어보았다.

당신에게 업사이클링은 무엇인가요?

>>>>> 업사이클링 뒤집어 보기:

Downcycling

본론

Page 5: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8 9

Q.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사진을 본업으로 하고 있어요. 사진 촬영

도 하고 수업도 해요. 올해는 참새의상실

을 거쳐 성북문화재단에서 청년혁신활동

가로 일하고 있어요. 참새의상실에서는

사회적 기업의 생태계를 파악하며 사회

적 기업 운영에 대한 고민을 했고, 성북

문화재단으로 와서는 대형 문화예술축제

부터 작은 마을행사까지 다양한 문화예

술행사를 경험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공

공영역에서 사진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내년 활동으로 이어가

려고 해요. 그리고 부지런히 두리번거리

고 있어요. 노트를 만들기 위한 멋진 종

이를 득템하려고요. 행사 끝나고 버려지

는 포스터랑 엑스배너가 잔뜩 인데 요즘

제 사냥감입니다.

Q. 언제부터 이면지를 모으고 노트를 만

들게 되었나요?

작년 이맘때 베니스에서 사진 작업을 했

었어요. 같이 작업하며 지내던 친구가 떡

제본을 알려줬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떡제본이란 제본 면에 본드를 쳐발쳐발

해서 떡처럼 만들어 굳히는 제본 방법이

에요. 그 날부터 밖을 돌아다니며 폐지와

이면지들을 주워왔어요. 한 장, 두 장 모

으다 보니 제법 쌓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걸로 나만의 노트를 만들었어요. 노트를

만들다 보니까 종이에 그림도 있고 사진

도 있고 그 모양새가 너무 재미있더라고

요. 그것을 가지고 꼴라쥬 작업도 하며

노트를 채웠어요.

Q. 떡 제본 방식을 고집하시는데 어떤 매

력이 있나요?

쫙쫙 펴져요. 스크랩하기도 좋고 두 페이

지 전체에 그림 그리기도 좋아요. 그래서

계속 떡제본으로 만들고 있어요. 대신 제

본 면을 칼같이 다듬지 않으면 어떤 종이

는 낱장으로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져요.

Q. 버려진 것으로 노트작업을 하는 이유

는 무엇인가요?

유행이 지난 것, 한 물간 스타일이 전 예

뻐 보이더라고요. 그때 사용하던 염료라

든지 디자인 폰트 등이 지금은 우리가 갖

고 있지 않은 것들이고 못 가지니까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 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현

재의 종이들 보단 예전의 빈티지 한 종이

들이 좋아요. 버려진 것들을 보는 순간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구요.

Q. 친구들에게 선물을 많이 한다고 들었

는데, 그것이 계속 노트를 만드는 에너

지가 되나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재

료를 발견하는 순간에 아이디어가 떠오

르는 것이 즐겁고, 노트를 만드는데 가장

큰 동력은 종이가 매력적이라고 느낄 때

에요. 예쁜 종이가 있을 때 노트를 만들

고 싶어져요. 물론, 선물도 또 하나의 이

유가 될 수 있긴 해요. 베니스까지 와서

작업을 하는데 돌아가서 친구들한테 뭔

가 빈손으로 가기는 좀 그래서 열심히 만

들어서 이걸 줘야겠다 싶었어요. 돈도 많

이 안 드는 거고, 예쁘기도 해서요. 작업

을 보여줬을 때, 피드백을 받고 그것으로

소통하고 어떤 때는 그것이 나의 아이덴

티티가 되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재미있

어요. 아마 계속 즐겁게 할 것 같아요.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친구한테 노트 표지를 만들어 달라고 부

탁 받았어요. 꼴라쥬를 해서 만들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끝까지 주기가 싫었

어요. 건네주면서도 손을 부들부들 떨었

어요. (웃음) 선물하면 친구들이 피드백

을 주는데 예쁘다, 좋다, 팔아봐라. 해요.

(웃음) 아직 판매는 해본 적은 없어요. 다

른 사람들과 워크숍 한 번 해보고 싶긴

한데 종이의 수집이 어려워서 아직 못하

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열심히 종이를 모

으고 있으니 언젠가 해보고 싶어요.

노트를 만들면서 제일 자극 받았던 건 신

로 오타케라는 엄청 열심히 스크랩하는

일본 작가가 있어요. 작년 베니스 비엔

i n t e r v i e w 0 1

김 경 오

오래된 시간을 즐기는

빈티지 종이 사냥꾼

# 종이

# 수제노트

# 취미

www.facebook.com/rollacoasta999

blog.naver.com/rollacoasta

[email protected]

수집한 종이로 수제노트를 만드는

업사이클러 김경오를 만나다.

Page 6: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10 11

날레에서 자신이 직접 만든 걸로 보이

는 스크랩북을 전시 했었는데, 노트만으

로 전시장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로 양

이 엄청나더라고요. 저라면 수십 년은 걸

렸을 것 같아요. 스크랩 내용도 정말 좋

았어요. 인형 눈도 붙이고 꼴라쥬도 하고

물감칠도 하고 그걸 한 장 한 장 다 채워

서 부채처럼 펴서 전시를 했더라고요. 그

거 보면서 감명 받았어요. 나도 뭔가 엄

청나게 만들어내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

마구 솟아났어요.

Q. 한 권 작업하는데 얼마나 걸리나요?

종이 수집시간을 빼고, 표지도 꾸미지 않

으면 본드를 말리는 시간까지 합해 약6

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표지를 꾸

미고 꼴라쥬를 한다면 하루에 한 권정도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한번에 여러 권

작업하는 것은 힘들어요. 잘 안되더라고

요.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멈춰요. 표지에

는 직접 꼴라쥬를 하거나 그림을 그려 넣

거나 해요. 그렇기 때문에 노트를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Q. 이면지 노트 제작에 본드, 칼, 커팅매

트 외에 더 필요한 게 있을까요?

저는 표지 만들 때 3M 77스프레이 접

착제를 써요. 그걸 하려면 일이 거대해

져요. 한 번 목공용 풀로 해봤는데 나중

에 벗겨지더라고요. 저도 여러 가지 연

구 중이에요.

Q. 노트를 만들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

분이 있나요?

있어요. 내가 그 노트를 만드는 당시의

장소와 시간, 분위기가 녹아 들 수 있게

해요. 예를 들어, 베니스에서 작업했을

때에는 그 때가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이

였기 때문에 비엔날레와 관련된 종이들

을 많이 모았었어요. 그래서 나중에 노트

를 보게 되면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살

아서 좋아요. 꼭 그 당시가 아니어도 내

가 초등학교 때 쓰다 남긴 노트들을 잘

라서 다시 노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재

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책상

을 다 뒤졌는데 어렸을 때 썼었던 노트

들이 꽤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쓸만한 부

분을 잘라서 모아놨어요. 속지를 보면 그

림이나 글자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이

미 한 권의 책 같지만, 활용할 수 있는 것

들이 많아요. 글자 위에 드로잉을 할 수

도 있고 이미 들어가 있는 그림과 사진

을 활용해 꼴라쥬도 할 수 있게 그런 여

지를 많이 뒀어요. 여백이나 기존의 있

는 글자나 그림들을 살리는 것, 받는 사

람들이 봤을 때 거기서 아이디어가 나오

거나 영감을 줄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

하게 생각해요.

Q. 종이 수집에 재능이 있다고 들었어요.

저는 어려서부터 버려진 물건들을 유심

히 봐왔던 것 같아요. 옷이나 가구 이런

것들을 보며 저걸 어디에 쓸 수 있을까,

새롭고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항상 생각 하고 실제로 그렇게 새

로운 용도를 찾아주는 것에 재미를 느꼈

어요. 그러다 보니 옷을 살 때도 구제 옷

을 많이 사요. 얼핏 보면 못 입을 것 같이

생겼는데, 어떻게 잘 살려내면 완전히 다

른 느낌으로 만들 수 있어요.

종이도 그런 것 같아요. 지나가다 폐지나

박스 같은 걸 보면 관찰하면서 내가 어

디다가 저걸 쓸 수 있을까 생각을 해요.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종이가 많더라고

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라면박스에 그려

져 있는 로고랑 폰트, 색 등이 다르게 보

여요. 너무 예쁘죠.

Q. 수집에 엄격한 기준이나 규칙이 있으

시다면서요?

쓸만해야 하기 때문에 종이의 상태를 중

요시해요. 정말 예쁜 종이라도 너덜거리

면 조금 꺼리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라

면박스 같은 건 너무 두껍고 물컹물컹

해요. 그런 것들은 노트 표지로 쓰기엔

너무 무르고 쓰다 보면 모서리가 헤져

서 안 좋아요. 얇고 단단한 박스를 좋아

해요. 그런 것들이 노트의 앞, 뒤 표지로

쓰이게 되죠.

Q. 지금 활동하면서 아쉬운 점이나 어려

운 점이 있나요?

아쉬운 점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

은 생각이 있어요. 작업을 서로 공유하고

판매를 할 수 있는 작업실? 판매할 수 있

는 루트가 다양하면 좋겠어요.

Q. 업사이클링에 대해서 언제 알게 되었

나요?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어요. 프라이탁 가

방을 보고 느낌을 확 받았어요. 폐자원

을 정말 멋지게 살려낸 제품이에요. 저는

업사이클링이 쓸모나 가치를 잃은 물건

에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

이라고 생각해요. 단, 환경에 도움이 된

다는 전제로요.

Q. 전부터 업사이클링이나 환경에 관심이

있었나요?

환경에는 관심이 많았어요. 환경단체에

관심을 가지고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부분

을 찾아보곤 했어요. 하지만 노트 작업을

환경과 연계해서 생각을 하지는 않았어

요. 그냥 종이에 매력을 느껴서 시작하게

되었을 뿐 업사이클링을 통해 환경을 보

호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어요. 제 작

업이 환경에 도움이 된다면 더 좋겠네요.

그런데 업사이클링이 전부 환경에 도움

이 되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어요. 오히

려 후가공 할 때 자원을 굉장히 소모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기도 한다고 해요. 그런

점도 잘 알아야 할 것 같아요.

Q. 자신의 활동이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

다고 생각하나요?

네. 어떤 문화를 만든다는 것이 중요하

다고 봐요. 엄청 큰 힘이 있어요. 사람들

이 뭔가를 계속 즐겁게 만들고 싶어 하고

만들어 낸 것에 대해서 서로 향유하는 그

런 문화. 업사이클링이 되었든 환경에 좋

은 쪽이 되었든 그 자체로도 에너지가 있

다고 느껴요.

Q. 현정님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께요.

저는 ‘시청역의 점심시간’이라는 동네

잡지를 만들고 있는 편집장 김현정입니

다. 시청역의 점심시간은 사소하고 사적

인 이야기를 나누는 일터 마을 커뮤니티

입니다.

Q. 이번에 3호 잡지는 이면지 잡지로 발간

하셨는데,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잡지를 만들 때 사비를 털어 1/n 로 제작

하기로 했었습니다. 최대 10만원 안에서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3호의 경우는 시

청 광장 배포행사도 준비하다 보니 10만

원 예산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잡지 제작비를 어떻게 하면 최소화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디자인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돈 들이지 않고 손

글씨로 써서 복사하자 등등 다양한 방법

을 생각했습니다. 고민이 쌓여갈 때 사부

작 연구소를 만났습니다. 이면지 노트 만

드는 방법을 배우려고 만났는데 우주인

이 만든 노트를 보니 완전 예쁜 거예요.

이게 딱 좋겠다 싶었습니다. 저희 잡지는

매 호 컨셉이 있는데, 이면지 잡지는 예

쁘고 컨셉도 좋았습니다. 우리 멤버들 중

에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건 우리 멤버들이 다 좋아하겠다는 확

신도 있었던 거죠. 돈 적게 들고 컨셉이

명확하고, 멤버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만

들게 됐습니다.

Q. 멤버들에게 말했을 때 반응이 어땠어요?

우리 멤버들은 부정적이지는 않아요. 모

든 것에(웃음). 제일 반대한 사람은 우주

인 이였어요.

(우주인) 변명을 하자면 처음에는 2000

부를 찍겠다고 하는데 난감했어요. (하

하) 손작업도 손작업이지만 저는 그게 인

쇄소에서 안받아 줄거라 고 생각했거든

요. 계산해 보니, 프린터로 뽑으면 열흘

넘게 걸리겠구나 싶었어요. 인쇄하다 종

이가 걸린 프린터랑 투닥 투닥하는 장면

이 상상되는 거예요. 너무 고생할 것 같

아서 말려야겠다 싶었어요. 700부가 나

왔는데 가 인기가 많아 모자란 거 같아

미안하네요.

Q. 시청역의 점심시간이 이면지 잡지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뭔

가요?

같이 만드는 것! 모임을 일주일에 한번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했는데 너무 짧았

어요. 30분 앉아 있다가 가니까 자기 얘

기를 진솔하게 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래

서 같이 만들고 싶었어요. 모여서 무언가

같이한 적이 없었어요. 대부분의 일은 제

가 하고 다른 사람들은 가볍게 참여만 하

는 형태이다 보니 주인의식을 갖기가 힘

들었어요. 그래서 직접 같이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간절하게 필요했던 것 같아요.

Q. 이틀 동안 바느질로 잡지를 엮은 시간

이었나요?

이면지 잡지 만드는 과정에서 우여곡절

이 많았어요. 이면지를 1만 장 이상 구해

야 했는데, 어떻게 구할까 부담이 많이

됐어요. 폐지를 구하러 인천 한 공장에

가서 주어오기도 했습니다. 인쇄소에서

인쇄를 해 줄까도 고민도 됐어요. 따로

공간이 없다 보니 이면지를 언제 다 분

류하지, 분류한 걸 어떻게 다 옮기지 등

등 마음이 무거웠어요. 그런데 어찌어찌

하다 보니 예쁘게 출력이 되어 나온 거예

요. 이면지로 출력된 종이를 바느질로 꿰

어 엮기 위해 한 멤버 집에 모였어요. 거

기에 앉은 후부터는 걱정이 하나도 없어

졌어요. 그냥 꿰매면 되니까요. 마음이 정

말 편했습니다. 그래서 작업은 벌여놓고

그냥 밥 먹고 계속 놀았습니다. 그 때 이

야기를 많이 했어요. 거의 1년 가까이 만

났어도 점심 때는 미처 못했던 이야기를

그 이틀 밤 동안 많이 하니까 좋더라고

요. 서로 몰랐던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에

모이기로 했습니다.

Q. 점심시간에 꾸준히 만나왔고 그게 저

녁에 팍 터진 게 아닐까 싶어요. 저는 점

심시간에 만나는 것도 되게 대단하다 싶

i n t e r v i e w 0 2

시 청 역 의 점 심 시 간

시청역 일터 사람들이 모여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만드는

동네 커뮤니티

# 종이(이면지)

# 동네잡지

# 커뮤니티

citylunch.co.kr

www.facebook.com/citylunchbreak

이면지 잡지를 발행한

시청역의 점심시간의

김현정 편집장을 만나다.

Page 7: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12 13

었거든요.

그런데 모두 여유 없이, 조급한 마음이

있었죠. (웃음)

Q. 앞으로도 잡지를 이면지 잡지로 계속

발간할 수 있을까요?

다음 호에는 엽서 잡지를 만들어요. 제가

똑 같은 것을 반복하는 걸 싫어하고, 기

존의 형태대로 잡지를 만드는 것도 좋아

하지 않아요. 직장인 동네가 너무 무뚝뚝

하다 보니 더더욱 창의적이고 특별한 형

태로 계속 만들고 싶어요.

Q. 이면지 잡지는 만들어 보니 어때요?

반응이 너무 좋아서 또 하고 싶기는 한

데, 다시 이면지 잡지를 하려면 시간을

넉넉히 두고 계획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이면지를 보내주고 싶다는 사

람은 계속 나타났지만 보내주기로 한 20

명중 막상 보내는 건 5명 정도 됐어요. 페

이스 북을 통해 기부를 받았는데 홍보가

퍼지는 데 시간이 걸리잖아요. 잡지 제

작이 끝났는데 이면지 어디로 보내면 되

는지 물어오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이면지가 필요한데 A4 새 종이를 한 박

스 보내주신 분도 있었어요. 한 번 해봤

으니깐 확실히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데 대신에 시간을 넉넉히 두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사무실이 없으니까 집

에 이면지가 쌓여가는 것도 힘들었어요.

정성 들여 만든 데다가 멤버들 만족도

도 높아서 시청광장에서 배포하기가 아

깝기도 했어요.

Q. 시청역의 점심시간이 만들어가는 동네

잡지가 점점 더 궁금해 지네요.

처음부터 ‘일터가 마을이 될 수 있을까’

라는 문구로 시작했어요. 동네잡지를 만

드는데 같이 할 사람을 모았죠. 그때는

모임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크지 않았

어요. 우리끼리 사적으로 만나 자기만족

을 위해 글을 쓰고 잡지를 만들고 배포

한다, 누군가는 보겠지, 정도였는데 이젠

그걸로 충분하지 않게 되었어요. 잡지를

만들며 생긴 커뮤니티 내에서 취미공동

체를 만들어 갈 예정이에요. 잡지는 내가

쓴 글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만 하는 거

라 쌍방향 소통은 한계가 있고, 소규모

모임밖에 될 수 없는 것 같아요. 부딪힘

이 많은 공동체가 되길 바래요.

시청광장행사는 우리 잡지를 보여준다는

배포 행사로 시작했는데 다양한 이벤트

나 활동이 함께 곁들여지면서 모임 성격

이 바뀌는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Q. 업사이클링이란 단어를 알고 있나요?

언제부터 알게 된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

냥 공기처럼 스며들어온 단어라서 제가

이걸 언제 알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

에게 업사이클링이란 손 재주만 있으면

직접 작업해 집도 꾸미고 옷도 만들고 싶

은데 마음만 굴뚝 같은 거예요.

사실 환경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저

는 주변사람들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

는 사람이기도 해요. 점심시간 모임에 환

경 이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아요.

나갈 때 불 끄기, 수돗물 잘 잠그기, 안

쓰는 전기코드 뽑기 등 일상에서 환경 보

호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사

람들과 같이 있으니까 저도 환경 의식이

생기는 거 같아요. 집에 혼자 있을 때도

형광등 불 잘 꺼야지, 코드는 꼭 뽑아야

지 생각하게 되요.

또 우주인을 종종 만나고 활동을 보다

보니, 스며들기도 해요. 업사이클링은 저

도 잘 모르지만, 멋있어 보여서 나도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은 일 정도인 거 같

아요.

Q. 어떤 점이 좋아 보여요?

찍어내는 게 아니니까 한정판이라는 매

력이 있어요. 또 작가들이 작업하니까 개

성 있고 사람 냄새가 나는 거 같아요. 어

떤 정신 같은 것도 느껴지고요.

업사이클링 제품이 비싸잖아요. 제가 해

보니까 왜 비싼지 알 것 같아요. 새 것

을 그냥 쓰는 것보다 사람 손 타는 작업

이 워낙 많으니 비쌀 수 밖에 없는 거 같

아요. 이면지 잡지를 만들 때도 종이 수

거하랴, 분류하라 힘들었어요. 또, 이면

지를 안 드리고 새 종이로 인쇄하면 훨

씬 더라고요.

Q. 인쇄비가 많이 들었나요?

아니요. 인쇄소를 섭외 하는 게 쉽진 않

았지만, 다행히 사장님께서 잘 해주셔서

싸게 했어요. 그렇지만 대량 인쇄는 복사

처럼 낱장으로 작업 하는 것이 아니라 큰

종이에 찍어서 자르는 방식으로 진행돼

요. 큰 판형 하나 만들어서 자르면 돈이

적게 드는데, A4 사이즈로 찍어야 하다

보니 판형 수가 늘어나서 비용이 많이 들

었어요. 종이 값보다 택배비가 더 나가고

시간, 노력, 에너지, 고생을 모두 합하면

정말 엄청 고가거나 너무 좋아하지 않으

면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Q. 누군가 이면지 잡지 만드는 노하우를

공유해 달라고 한다면?

공유할 수 있어요. 저도 언제 또 할지 모

르는데 다른 사람들이 만들면 좋죠.

Q. 자신을 종이에 비유한다면?

지금까지 질문 중에 이게 제일 어려워요.

(웃음) 저는 이면지요. 이번 잡지를 만들

며 집에 있는 이면지를 세 보니 2500장

이더라고요. 저는 원고 작업이 많아서 출

력한 종이도 많아서. 방에 쌓인 이면지들

을 읽다 보니 1년의 시간들이 절로 떠올

랐어요. 이 이면지가 고스란히 나의 1년

이다 싶었어요.

Page 8: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14 15

Q. 업사이클러 소개 부탁 드릴께요.

‘업사이클러’는 에코프로젝트 그룹입니

다. 쉽게, 환경교육단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현재, 업사이클러는 1인 단

체이며, ‘업사이클링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업사이클러가 지속적으로 증식 할

수 있는 활동’을 모토로 교육을 위주로 하

고 있어요. 활동에서 판매는 상업적 목표

랑은 거리가 멀고 홍보의 수단으로 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위주로 해서 점점 문화

가 확산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작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사실, 노트 판매

는 별로 의미가 없어요. 교육 활동을 통

해 씨앗을 뿌리듯 점점 업사이클링을 하

시는 분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Q. 이 일을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업사이클러는 대학생이었던 2012년 4월

부터 11월까지 친구 두 명과 함께 고용

노동부의 창조캠퍼스 라는 지원사업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어릴 때부터 버리는

것을 안 좋아하고 만드는 걸 좋아해서 항

상 꾸준히 하고 있었어요. 12월쯤 끝나고

나서 친구들이 취업하고 혼자 남았을 때

계속할지 고민하다 1인단체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2012년 당시에는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업사이클링이 어려운 게, 결과물이 예쁘

게 나오기 쉽지 않다는 것. 업사이클링이

아니라 다운사이클링을 하고 있는 것 아

닌가? 업사이클링이 너무 힘들고 어렵다

는 걸 많이 느끼게 되어 먼저 하고 계시

는 분들을 무턱대고 만나보기도 했어요.

Q. 이면지의 꿈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

되었나요?

업사이클러 활동 전에 ‘빨랫줄 프리마켓’

을 기획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수제노

트를 만드는 ‘투구머리소녀’ 작가님이 선

물로 수제노트를 주셨어요. 잘 쓰고 있

다가 집에서 우연히 유레카를 한 거죠.

이면지를 속지로 하면 좋겠다 해서 그분

을 다시 찾아가서 바인딩 방법을 여쭙고,

북 아트 책도 빌려주셔서 공부했어요. 이

방식이 북 아트에서는 가장 쉬운 방법이

라 나도 할 수 있겠다 해서 그때부터 하

게 된 거죠.

Q. 활동을 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은 무엇인가요?

저는 워크숍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키트

를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노트를 만드실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합니다. 교육에 참

여하시는 분들이 가장 매력적으로 생각

하시는 부분이, 노트의 겉 표지에 메시

지를 남겨서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

다는 것이 거든요. 스스로 사용하려고 만

드는 것보다 다른 이에게 선물하고 또 선

물을 하면서 ‘업사이클링’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요소 덕분에 보람을 느끼는 경우

가 많아요. 그렇게 ‘업사이클링’이 자연스

럽게 파급되는 것, 이것이 워크숍의 핵심

인거 같아요.

워크숍을 하다 보면 사진이나 예쁜 미술

관 리플렛 등을 표지로 쓴다던가 하는걸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서 잘 만드시더라

고요. 그럴 때 제일 뿌듯 한 거 같아요.

Q.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가 있으신가요?

워크숍에 참여해주셨던 분이 ‘업사이클

러’로써 다음 워크숍에 도와주러 오시는

형태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워크숍에 참

여하시는 분에게 ‘한번 놀러 오세요~’하

는 식인데요, 다섯 번 정도 보조강사처럼

도와주시러 오신분도 있어요. 점점 경험

이 늘어나면서 자신감도 생기시는 모습

이 보여서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디

자이너가 되고자 공부하시는데 키드 안

에 들어가는 설명서도 디자인 해주셨고

요. 이런 분을 만나면 힘이 나죠.

Q. 이면지 노트 판매도 하시나요?

지금은 안하고 있지만, 올해 봄부터 광화

문 희망 나눔 장터에도 참여를 하고 있어

요. 워크숍에 오시는 분들은 마음을 가지

고 오시는 분들인 반면 장터에서 일반대

중을 만나봤어요. 위탁판매가 아닌 직접

판매는 처음 해본 건데요. 일반대중이 느

끼는 이면지 노트에 대한 생각을 느낄 수

가 있었어요. 덕분에 판매가 주가 아니게

된 게 확고해진 게 이면지노트를 만들어

보신 분들은 알거든요. 만드는데 얼마나

손이 많이 가고 세심한 작업이 필요하다

는 걸 알고 의미를 같이 가지고 가시는

데, 그냥 노트로 보시는 분들은 어려움

이 있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판매를 할

때 전략이 한정판매예요. 하루의 소량으

로 열 권만 가지고 나가요. 관심 가져주

시는 분들은 어떻게든 물어보고 구입해

가시더라고요.

Q. 가격은 어떻게 정하셨나요?

워크숍에서 맨 처음 컨셉은 탐스처럼 두

권을 만들어 한 권을 기부한다는 것이었

어요. 워크숍을 하는 장소가 카페 겸 위

탁판매를 하는 곳이어서 거기서 내가 만

든 노트를 팔 수 있게 하는 것이었어요.

처음 만드는 것이다 보니 퀄리티가 떨어

지는 면이 있고 재고가 많이 남더라고

요. 이래선 무리가 있을 것 같다 해서 두

권 중 한 권은 지인에게 선물하는 것으

로 바꿨어요. 노트를 판매를 하려고 보니

까 예쁘게 만들고 미적으로 아름다워야

겠더라 구요. 작두 같은 도구도 사고 깔

끔하게 만드는 방법도 연구하게 됐어요.

키트는 13000원이고, 워크숍에 오시면

17000원이예요.

판매는 노트를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방

법이라 생각해서 삼천 원에 판매하고 있

어요. 마음이 있으신 분들은 가격에 상관

없이 오는 거 같아요. 제가 원하는 가격

을 제시했을 때 OK하고 오시는 분들을

만나는 거 같아요. 사실 광화문 같은 곳

에 가서 노트가 팔리는걸 보면 이 노트

표지에 문구 때문에 팔리는 거예요. 이걸

보고 들었다가 ‘이면지네?’하시며 사는

분이 대부분이에요. 총 60매인데 중간에

가름종이를 넣어 양면으로 쓰게 했어요.

Q.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으신가요

1인 단체가 된 이후로 생각하는 컨셉은 ‘

심플하게 가자’였어요. 업사이클러가 뭐

냐 했을 때 제일 간단하게 심플하게 이해

할 수 있게 가는 것.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활동을 지향하고 있어요. 혼자서 해

서 어려운 점은 없어요. 오히려 원래 가

져가려고 했던 모토를 유지해 가는 것에

있어서는 만족해요. 저는 만족 선이 낮아

서 ‘얇고 길게 가자. 내가 할 수 있는 선에

서 욕심부리지 말고 지속해서 계속하자.’

는 주의예요. 이 일은 생업이라기 보다

취미 같은 보람을 느끼는 일이라 작지만

계속 해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지치

지 말고 가자 하고 있어요. 노트도 박리

다매로 싸게 팔지 않고 그냥 제가 원하는

가격으로 내놓는 이유도 그런거 같아요.

일이 싫어지면 안되잖아요. 일이 좋아야

계속 이어지니까요.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고 꼼지락 꼼지락

만지작거리는 거 좋아하고, 재활용 좋아

하고, 말로 설명을 쉽게 하는 것을 좋아

해서 활동이랑 궁합이 맞는 거 같아요.

Q. 이면지 수집에 어려운 점은 없으세요?

이면지는 박스로 기부 받고 있어요. 대부

분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블로그를 보고

이면지를 기부해주세요. 착불로 보내달

라고 해도 그냥 보내주시는 경우가 많아

요. 보관은 박스 채 그냥 쌓아놓고 있습

니다. 직장 다니시는 분들께서 주로 주시

는데 집에 몇 박스 쌓여있어요. 혼자 하

니까 처리를 모두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잠시 기부를 안받고 있어요. 연락

을 주시면 솔직하게 1인 단체고 소모량

이 많치않아서 기부는 받지않고있다고,

다음에 연락 드리겠다. 하고 이야기 드

리고 있어요.

Q. 업사이클러 활동을 하며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주 미세하게 분무기처럼, 소나기가 아

니라 아주 약한 습식사우나 같은…

Q. 활동을 계속 하게하는 에너지는 어디

서 찾으세요?

다른 사람의 색깔을 찾아주는 것이 인생

에 꿈이에요. 누군가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

도 자극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작은 영향

들이 제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일 벌이는 것을 좋아해요.

Q. 업사이클링 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

세요?

업사이클링은 ‘위안’이라고 생각해요. 환

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액

션들 중에 하나지만 결코 근본적인 해결

책은 될 수 없는 거라고나 할까요? ‘업사

이클링’은 이미 버려진 것들을 가지고 어

떤 것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Q. 업사이클러가 꿈꾸는 낭만이나 이상이

있으신가요?

예전에는 폐 공장을 하나 사서, ‘업사이

클링 팩토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어떤

것이든 그 공장으로 들어가면 멋진 작

품으로 재 탄생하는 그런 꿈도 꿨었습

니다.

i n t e r v i e w 0 3

업 사 이 클 러

자발적인 업사이클러의

무한증식을 희망합니다

# 종이(이면지)

# 수제노트

# 워크숍, 판매

www.upcycler.co.kr

[email protected]

이면지 노트로 업사이클러들의 세상을

꿈꾸는 업사이클러 이지혜(이자) 팀장

을 만나다.

Page 9: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16 17

Q. gongjang 소개를 부탁 드려요.

gongjang은 친환경 프로세스를 가지고

제품을 만들고 디자인 하는 회사예요.

2002년도에 설립되었지만 처음부터 친

환경 컨셉으로 작업을 하지는 않았어요.

2006년정도부터 친환경 프로세스 그리

고 디자이너가 사회에 대한 책임을 어떻

게 풀어나가야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회사의 방향을 전향하였어요. 디

자인도 하고 여러 가지 사회적 공유, 나

눔, 기부도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친환경

이라고 해서 재생 같은 쪽으로만 생각하

는 것은 너무 편향적인 것 같아요. 꼭 필

요한 제품이라면 꼭 필요하게, 꼭 필요한

만큼, 정말 최소한의 좋은 소재들을 가지

고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모

든 디자이너들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

해요. 이런 것들을 계속 고민해 나가고

있는 회사가 gongjang이예요.

Q. 네이버에서 gongjang을 검색하면 재

활용 종이 문구 제조업체로 나오더라고

요.

아주 예전에 한 건데 신경 쓸 겨를이 없

어 아직 못 바꾸었어요. 그래서 재활용

에 관한 문의, 종이 사겠다는 문의도 와

요. 종이는 안 팔지만(웃음) 다른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은 도와드려요. 인

쇄소 알려달라고 하시면 알려드리고 종

이 살 수 있는 곳도 알려드리고. 저희는

제품을 만드는 곳이에요. 친환경이면서

도 내구성이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

니라 진짜 좋은 소재로. 디자인을 창작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굉장히 제

약적이죠.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디자

인을 창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디자

인은 서비스고 제품을 만드는 것에 대해

서 좀 더 창의적인 것이 많이 필요하다

고 생각해요.

Q. 전부터 gongjang을 알고 있었지만

친환경이나 그린디자인을 하는 회사인

지 몰랐어요.

초반 시작할 때 제품들을 보면 직접적인

메시지들이 들어있던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그게 지나오면서 느끼기를 그런

의도는 아니었지만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

서 그런 느낌을 갖는다면 좀 반감을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

다면 오히려 접근 방법이 좋지 않다고 생

각을 했어요. 그래서 정말 예쁘고 좋아서

쓰기 좋고 내가 정말 가지고 싶다 해서

샀는데 알고 보니 그런 프로세스를 가지

고 철학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는 걸 알게

되는 것이 진짜라고 생각을 했고 더 감동

이 배가 될 수 있고 마음을 더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방향

으로 많이 하고 있어요. 저희가 해외에도

많이 나가 있는데 외국에선 특히 유럽 쪽

에서는 오히려 더 직접적인 메시지를 원

해요. 직접적인 정보들을 크게 크게 노출

시켜주길 원하죠.

Q. gongjang의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들

이 인상적이었어요.

자투리 명함프로젝트 라던지 오브젝트에

나가있는 스트랩G가 있어요. 우리 제품

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로 다른 제품을 손

으로 직접 만들었던 그런 몇 가지를 제외

하고는 사실은 소재적으로는 업사이클링

은 아니에요.

Q. gongjang에서 하는 프로젝트들을 업

사이클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업사이클링 이라고 굳이 이름을 사용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업사이클링이라

는 단어가 많이 쓰인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거니와 저희는 우리가 우선 할 수 있

는 범위 내에서 최소한으로 줄이고 나누

고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했던 결과라

고 생각해요.

Q. 업사이클링이란 무엇이라 생각 하시

나요?

정말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버려지는 자

원을 완전히 새로 태어나게 하는 거죠.

쓸모 있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Q. 디자인 회사에선 상당히 귀찮은 일일

것 같은 자투리 명함 프로젝트를 시작하

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품을 만들다가 정말 어쩔 수 없이 자

투리가 남는데 그 공간이 너무 아까운

거죠. 그 공간은 되게 작고 그것으로 만

들 수 있는 것은 없고 재생용지를 사용

하는 데 사용되기는 하지만 계속 버려지

게 되기 때문에 뭔가 쓸모 있는 것을 만

들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그럼 명함 정도

의 사이즈가 가장 좋다고 생각을 했어요.

명함을 만들기 위해서 새로 에너지를 쓴

다거나 돈을 들이지 않아도 거기다가 자

리만 배치해주면 되기 때문에 재미있겠

다고 생각했죠.

Q. 자투리명함 프로젝트를 하며 시행착오

가 있었을 것 같은데 에피소드가 있으

신가요?

디자인도 거의 해서 주시고 어차피 인쇄

할 때 얹어서 같이 인쇄하는 것이므로 돈

도 거의 안 들기 때문에 무료로 진행했

어요. 그런데 돈을 안 받다 보니 안 찾아

가시는 분들이 생겨났죠. 감동으로 시작

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다니 좀 슬

펐어요. 그래서 책임비라도 받자는 취지

로 한 사람당 몇 장이 나오던 한 자리당

만원씩만 받고 진행하게 되었어요. 그리

고 그 돈을 1년 정도 모은 전액을 기부하

는 형식으로 바꿨어요. 이 프로젝트에 대

해선 저도 참여자이었는데 감동을 많이

느꼈어요. 다른 분들도 그렇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신청도 계속 들어오

고 작업도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간

혹, 나는 디자인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

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었는데요. 디자인

까지 해드리면 회사로썬 상당한 일이 되

어버려요. 그리고 만 원짜리 프로젝트가

될 수 없게 되죠. 그렇다고 디자인 비를

따로 받을 수는 없어 초반에 정말 고민

이 되었어요. 그래서 가이드를 작게 만들

었어요. 이름과 정보만 들어가도 된다는

분들을 위해서 포맷을 만든 거죠. 거기에

필요한 정보만 달라고 해서 그 자리에 그

대로 넣어드려요. 초반에 그게 조금 딜레

마였고 청첩장 프로젝트도 아직도 그런

부분이 조금 고민이에요.

Q. 청첩장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알려주

세요.

청첩장 프로젝트도 저희가 디자인을 하

려거나, 청첩장을 팔려고 하는 게 아니

에요. 결혼식 문화가 굉장히 과하잖아요.

버려지는 게 굉장히 많은데 그게 싫고 너

무 안타까웠어요. 그렇다고 우리가 결혼

문화를 바꿀 순 없잖아요.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죠.

청첩장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겠다. 가

장 최소한의 공정으로 만들 수 있는 청첩

장을 하자. 그렇게 시작한 거예요. 그런

데 일반 청첩장 회사랑 헷갈릴 수 있어

서 디자인 샘플을 보여 달라고 하시기도

해요. 그래서 어느 정도 가이드가 필요한

시점이기는 하고 리뉴얼을 하려고 생각

중 이기도 해요.

Q. 이렇게 프로젝트로 소통 하시는 것 같

아요. 다른 방법으로 소통하는 것이 있

으실까요?

저희가 사실 그런 부분이 안타까운데 자

체적으로 매장을 많이 갖고 있다거나 그

런 부분이 많이 부족해요. 그리고 저희가

대표님 포함 4명이 전부예요. 인원이 많

이 적고 하는 일이 많다 보니까 관계를

맺는 다거나 소통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

취약한 게 사실이에요. 박람회에 나간다

거나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많이 못하고

있어요. 저희가 소규모 스튜디오처럼 보

이기는 하지만 작업 규모가 되게 크거든

요. 미술관 아트상품 혹은 정부에서 의뢰

가 들어올 때는 아무것도 못해요. 그런

의뢰들이 많이 들어올 때면 관계적인 부

분, 감성적인 부분에 있어서 공감을 이끌

어 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소홀이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Q. 자투리 공간이 많이 생기나요?

저희 제품을 만들 때도 자투리가 좀 남

지만 청첩장 프로젝트를 할 때나 프로모

션 제품을 만들 때 등 어쩔 수 없이 자투

리가 생길 때가 있어요. 그런데 언제 자

리가 날지 모르는 거잖아요. 그래서 미리

신청자를 받아놓고 자리가 날 때 그 자리

에 넣어 드리는 형식이에요.

저희가 제품을 만들 때 보통 500개 천 개

단위로 하기 때문에 명함으로 하면 굉장

히 수 가 많은 편이거든요. 그래서 명함

을 많이 쓰시는 분들에게도 좋고, 하단에

아주 작게 `gongjang의 자투리로 만든

명함입니다` 라고 한 줄 정도 되게 작게

넣어드려요. 이렇게 해서 프로젝트도 알

리고 있고요. 2009년 2010년에는 이 프

로젝트만 가지고도 인터뷰가 굉장히 많

았어요. 이 프로젝트가 2007년쯤 시작했

으니 벌써 7년정도 되었네요.

Q. 오브젝트에서도 자투리 종이를 판매하

는걸 봤어요. 그땐 공장 제품인줄을 몰

랐지만요.

종이가 500개 1000개는 괜찮은데 만 단

위로 제품을 만들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한 사람이 할 수

가 없어요. 그래서 그 부분은 꼭 쓸 것이

라고 생각하고 빈 종이로 모아뒀어요. 마

침 그쯤에 오브젝트가 생겨서 남은 자투

리 종이를 명함크기로 조금씩 모아서 천

원에 판매를 하고 있어요. 저희 거래하는

업체 분들 중 오래된 업체들이 많아요.

아저씨들, 할아버지들이 되게 많은데 그

분들께서 계산서를 다 손으로 써주세요.

그리고 옛날방식으로 꼭 봉투에 넣어주

시고. 그래서 그 봉투들을 모아서 패키지

로 썼어요. 봉투 같은 것도 잘 안 버리고

놔두거든요. 그런 것들도 잘 모아 놨다가

패키지로 쓰니 재미있더라고요.

Q. 삶의 과정에서 나오는 자투리로 하는

게 되게 자연스럽고 좋은 것 같아요.

맞아요. 그런 문화가 많아야 되는데. 사

실은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 아

주 일상적이고 익숙하게 정말 많았거든

i n t e r v i e w 0 4

공 장 Gong-Jang

진짜 좋은 게 뭔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끊임 없이 고민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 종이

# 명함

# 디자인, 제작

www.gongjangs.com

www.facebook.com/Gongjang

일거리가 늘어도 좋다!

자투리 명함을 만드는 공장의

이영연 디자인 팀장을 만나다.

Page 10: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18 19

요.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구

질구질, 궁색하다’ 뭐 그런 이유로 약간

폄하하는 식이라 안타까워요. 완전 깨끗

하고 새것같이 깔끔한 그런 것들만 고급

이고 앞서나가는 것처럼 미디어에서 포

장하는 것 같아요. 저는 할머니들이 기

워 입고 자투리들 모아가지고 뭐 만들

고 하는 것들이 너무나 아름답고 소중하

다고 생각해요. 유럽에 가면 아직도 그

런 문화가 많이 남아있고, 우리나라도 그

런 문화가 굉장히 많은데 너무나 급변하

게 없어진 거 같아요. 그래서 너무 안타

깝기도 해요.

Q. 재생지에 관해 궁금해지는데요?

대부분 친환경지라고 하면 재생지를 많

이 생각하는데 재생지는 환경지에 일부

분이에요. 환경지라는 것이 있고요. 친환

경용지 그 안에 재생을 해서 만든 종이

가 있고 나무를 사용하지 않은 종이가

있고, 비목재펄프라고 하는데 나무를 사

용하지 않은 종이, 재생을 한 종이 그리

고 FSC인증 종이라고 해서 계획된 산림

안에서 즉 나무를 베고 새로 숲을 만들

고 하는 그 계획이 인증을 받은 숲이 있

어요. 거기서 나온 나무로 만들었다든지

아니면 벌목한 나무 있잖아요. 비목재펄

프 같은 경우에도 그 안에서도 청바지 펄

프로 만든 종이, 과일 껍질을 모아서 만

든 종이, 커피찌꺼기, 맥주찌꺼기로 만든

종이, 되게 많아요. 그런데 재생지는 그

중에 일부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무조건

재생지, 누런 느낌 나는 갱지 같은 것들

만 환경지라고 생각을 하세요. 깨끗하고

하얗고 그런 좋은 종이 중에서도 친환경

지가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오히려 싫어

하세요. 보여지는 이미지가 사실 중요하

기는 해요. 하지만 인식이 좀 더 확장될

필요가 있죠. 그런 게 좀 아쉽죠.

Q. 서울시나 환경부등과 작업을 많이 하

신 것 같아요. 이야기 들려주실 수 있

나요?

2005년부터 친환경 녹색성장의 붐을 탔

어요. 시 정부 지자체 모든 공공기관에서

사용되는 판촉물 이라든지 행사 기념품

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모두 친환경 소재

로 하라는 때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

렇게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업체가 없었

어요. 그래서 문의가 정말로 많았고, 그

때 신생업체들도 많이 생겼어요. 처음에

는 입장차이가 많아 힘들었지만, 일단 관

계를 지속적으로 맺고 차츰 설득할 수 있

게끔 하자고 방향을 정했어요. 덕분에 지

금은 구조적인 것까지 먼저 제안을 드리

게 되었어요. 그 분들의 요청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저희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도 담는 그런걸 같이 협업을 하

려고 해요. 그냥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

라 제안을 할 수 있는 건 하고 너무 심

한 것들의 대해서는 회유도 좀 하고 설

득도 좀 시키고 그런 이제 할 수 있게 되

는 것 같아요. 공공기관들이랑은 그렇게

일 하고 있어요.

Q. gongjang이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

을까요?

gongjang이 개인적인 역사를 봤을 때는

저는 변화시켰어요. 제 우주를 변화 시킨

거죠. 저희를 만나시는 분들도 작게나마

이런 곳이 있구나 하는 좋은 자극 정도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Q. 공장을 종이에 비유한다면?

‘비목재펄프’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요.

종이인데 나무를 사용하지 않았다. 너무

신선하잖아요. 너무 좋은 제품인데 다른

철학이 담겨있다든지 진짜 마음이 담겨

있다든지 그런 반전의 감동을 주고 싶어

요. 그런 건강한 에너지를 주고 싶어요.

Q. 공장만의 기준표가 있던데 프로세스

하나하나 신경 쓰시는 구나 라는 것도 느

낄 수 있었어요.

공정에 관한 모든 부분이 들어 있어요.

우리 스스로 지키려는 약속이고요. 적어

도 우리가 그것을 의식하고만 있다면은

우리 방향이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는 전제가 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철저하게 지키려고 하고 있어요.

Q. 마음은 콩밭 소개 부탁 드려요.

김희 옛날에 의정부에 살 때 엄마들하고

아빠들하고 주변 동네 친구들이랑 누드

드로잉을 했어요. 동사무소를 빌려 하다

가 일년 정도 되었을 때 전시를 하려고

이름을 고민하고 있었어요. 문방구 하는

아줌마가 “누드 드로잉 시간이 너무 좋

다. 늘 마음이 콩밭에 있어.”하는 이야기

를 했어요. 평범한 문방구 아줌마 입에서

나온 일상의 말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때로는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면 참 재

미있겠다 하는 생각에 카페 이름도 “마

음이 콩밭에 있는 사람들의 아지트”라는

뜻으로 이름을 붙이게 되었죠. 한글로 된

이름이고, 한번만 들어도 잊혀지지 않는

다고 좋아해주셔서 계속 쓰게 되었어요.

2012년 5월에 시작했으니 카페가 생긴지

이제 거의 3년째가 되네요.

Q. 카페에서 다양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던

데 알려주세요.

김희 부암동에 이사를 와서 1년쯤 뒤에

카페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고 처음에는

카페 벽에 제가 그린 그림을 걸어두었는

데 다른 이들의 작품도 걸었으면 좋겠다

는 생각이 들어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카

페 벽을 무료로 빌려주게 되었어요.

박열음 카페에서 대표적으로‘콩밭 누드

드로잉 모임’을 수요일마다 하고 있어요.

또, ‘내 생애 첫 번째 전시’ 컨셉의 전시

회를 많이 하게 되었죠. 전시 후 공통적

으로 “전시회라는걸 할 수 있을 거라 생

각도 못했는데 콩밭에서 ‘궁둥이’ 두드려

줘서 엉겁결에 전시회를 열게 되었다. 사

실 열기 전까지 걱정이 많았는데 하고 나

니 별거 아니더라. 하길 참 잘했다”는 이

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전시회라는 게 처

음 하는 사람에겐 큰일이잖아요. 한번 해

보면 두 번째는 해볼만 한데 말이죠. 사

람들과 나누고 싶은 작품을 고르고, 주변

에 알리고, 어떻게 보여줄까 궁리하는 과

정에서 성취감이나 보람을 많이 느낀다

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아마추어 작가들

에게 적극적으로 권장하면 좋을 것 같았

죠. 이제는 전시회를 여러 번 기획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나눠드려요. 예를 들어 엽

서는 어디서 만들면 좋은지, 현수막, 리플

렛은 어떤 형식이고 어떤 내용이 들어가

야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점을 알려줄 수

있는지, 전시를 구성하는 법이나, 액자를

선택하는 것, 오프닝 파티 음식이나 사람

들에게 작품을 소개하는 방법 등 도와드

릴 수 있는 건 모두 도와드려요.

자기만의 세계에서 열심히 자기작업을

해왔던 사람들은 사람 만나는걸 두려워

하는 분도 있는데, 막상 만나게 되면 긍

정적인 에너지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거

든요. 그런 것들이 작가에게도 굉장히 힘

이 많이 되더라고요. 처음 자신의 작품

을 선보이는 작가들이 콩밭에서의 전시

회를 계기로 후속 활동을 더 활발하고 재

미있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람

들이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을 마음

껏 할 수 있는 공간. 자기 안에 있던걸

끄집어내는 역할을 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Q. ‘해체와 재구성’ 이야기를 좀 더 들려

주세요.

박열음 어릴 때부터 엄마가 만들고, 고치

고, 해체하고, 재구성 하는 활동을 많이

봤어요. 작아진 옷을 뜯어서 쿠션으로 만

든다든지, 청바지를 뜯어서 가방을 만든

다든지 그런 것들을 굉장히 자연스럽게

보고 자라서 저는 집집마다 다들 그렇게

하는 줄 알았어요. 모든 것이 가지런히

진열되어있는 백화점보다 재래시장이나

구제시장에서 발품 팔며 사는 것을 더 좋

아하셔서 저도 그런 곳에서 물건을 구입

하는 것이 익숙하고 자연스러워요.

저랑 엄마랑 나중에 공간이 생기면 가구

는 어떻게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나눠 왔

었는데 ‘어디서 사야겠다’가 아니라 ‘이

렇게 만들면 되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

었어요.

카페를 이루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 만든

것들인데 대표적으로 카페 간판이 있어

요. 제가 어릴 때 유화물감을 담는 화구

i n t e r v i e w 0 5

마 음 은 콩 밭

업사이클러 엄마(김희)와

딸(박열음)이 운영하는 동네 카페

(종로구 부암동 208-43)

# 스웨터

# 장갑

# 워크숍, 판매

www.cafemakong.com

www.facebook.com/cafe.makong

Page 11: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20 21

가방을 선물로 받았는데 무겁기만 하고

쓸 일이 없었어요. 집에 방치되어 있다가

카페 간판을 만들면 좋겠다 하셔서 직접

손 글씨를 써서 나무를 뚫고 안에다 전구

를 넣어서 간판을 만들었어요. 콩밭에 오

시는 분들에게 우리의 정체성을 보여주

는 상징이 되었어요.

카페를 처음 공사할 당시에도 주말마다

가족들이 다 함께 데코 타일을 깔고, 직

접 페인트칠을 하며 만들어 갔어요. 아

주 전문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부분

은 전문가 분들께는 부탁 드렸지만, 단

순 작업 같은 일들을 스스로 했고 그런

것들이 하나 하나 모여서 카페를 이루

게 되었어요.

카페에서 판매하는 것들도 대부분 ‘해체

와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쳐 만든 것들

이에요. 대표적인 게 스웨터로 만든 장

갑이에요.

김희 ”우연히, 계획적으로” 이런 말들을

참 좋아해요. 우연히 했지만 뭐랄까 계

획적으로 마주칠 때? 느낌이 참 좋은, 그

럴 때 기분이 참 좋죠!

Q. 워크숍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셨어요?

박열음 엄마가 중학교 때 스웨터 장갑을

처음 만들어 줬어요. 화장실 다녀온 사

이에 누가 그걸 가지고 갔나 봐요. 그런

데 엄마는 “훔쳐갈 만큼 예뻤나 보다”하

고 기뻐하셨어요. 누군가가 장갑을 너무

마음에 들어 했다는 사실이 좋으셨던 거

죠. 제 친구들 사이에서 제 장갑은 유명

했어요. 다른 반 친구들도 보러 오고 그

럴 정도로. 엄마가 한 두 개씩 선물로 만

들고 계셨죠. 카페를 하게 되면서 다양한

수업들을 기획하다가 늘 엄마가 만들어

오던 장갑 자체가 사람들에게 즐거운 경

험이 될 것 같기도 했고요. 주변에서 예

쁘다고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이야기

도 들었고요.

김희 수업을 열음이가 인터넷에 알리고

사람들을 모아주니 그런 게 크죠. 제가

아무리 잘 만들어도 세상에 알리지 못하

면 소용이 없잖아요. 딸이 없었으면 어

려웠을 거예요. 수업을 해보니 보람 있

어요. 너무 좋아하고 자기가 한 것에 대

한 애틋함이 있잖아요. 각자 얼굴이 다

른 것처럼 만든 것들이 모두 다르고, 서

로 생각한 것들이 다르니까요. 같이 모

아놓으니 너무 예쁜 거예요. 조화가 되

더라고요.

천을 두 가지만 가지고 와라 해도 3명

이 모이면 여섯 가지나 되죠. 그걸로 만

들다 보면 새로운 게 나오니 정말 재미

있어요.

Q. ‘업사이클링’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세

요?

김희 업사이클링은 싫증난 것을 다시 활

용해서, 재료를 서로 나누거나 다른 곳에

서 구하거나 자투리를 이용한다거나 해

서 새로운걸 만들어 내는 것!

색과 색을 잘 모아놓으면 조화가 되잖아

요. 또, 새것과 옛날 것이 만나면 이미지

가 극대화되더라고요. 만들다 원하는 색

이 없으면 칠을 하기도 하고, 옛날 천을

잘라 같이 붙이니 빈티지 느낌이 나기도

하고, 새로운 것과 옛날 것이 만나 충돌

하면 굉장한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을 작

품을 만들어 보면서 느끼게 됐어요.

우리가 옛날 것만 고집할 수도 없고 새로

운걸 무시할 수도 없잖아요. 그걸 잘 조

화 있게 나누고 쓴다면 굉장히 새로운 무

엇이 나오고 지구도 살리고 환경도 생각

할 수 있는 좋은 일이죠. ‘풍요’보다는 ‘결

핍’이란 것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가 있

어요. 돈 주고 팍팍 사면 뻔 한 것만 나오

지만 뭐가 없을 때 뭔가를 구해서 찾으며

만들 땐 아주 창조적인 게 나오더라고요.

내가 디자인해서 새 걸로 척척 잘라 만드

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고 아트적

이고 재미있는 게 나와요.

Q. 처음 하는 전시가 어려운 것처럼 처음

만드는 사람들은 실패를 할까 걱정이 앞

서서 시도하는 게 어려울 것 같아요. 그

런 사람에게 조언해주신다면?

김희 카페를 시작할 때 남들 다 은퇴하는

나이에 카페를 시작해도 될까 고민이 많

았어요.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한번도

안 해본 일이니까요. 열음이에게 말해보

니 삼 년 정도 지나서 해볼 걸 하고 후회

하지 말고 안 되도 해보라는 거예요. 해

보고 싶은 마음을 쭉 밀고 가야 된다는

거죠. 하고 싶으니 열심히 했어요. 그러

다 보니 공간 안에서 여러 어떤 에너지들

이 많이 생겨요.

너무 오래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해요. 너

무 겁내고 못하고 그러지 말고, 하는 과

정에서 경험도 쌓을 수 있게 되니까 해봐

야 하는 거 같아요.

돈 버는 건 두 번째예요. 많이 벌 수도

없죠. 소규모로 정성껏 제작하니까. 소박

한 것, 작은 것에 만족해요. 많이 못 벌

어도 괜찮아요. 우린 밥도 많이 안 먹잖

아. (웃음)

Q. 그림을 그리셔서 그런지 색 감각이 좋

으신 것 같아요.

김희 그림을 그려 훈련 된 것도 있겠지

만 타고난 것, 저마다의 순수나 개성이

들어가는 거라 남과 비교하지 않고 고

유의 가치를 찾아내면 되는 거예요. 포

근한 느낌, 차가운 느낌, 복합적인 느낌

다 다르잖아요.

Q. 스웨터 장갑 등 을 만들고 활동하실 때

기운 빠지는 경험이 있으신가요?

김희 백화점을 좋아하고 번듯한걸 좋아

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가끔 그래요.

헌 것으로 만들었다고 무시할 때가 있죠.

하찮은 것이라고 여길 때 안타까워요. 고

정 관념을 깨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거

잖아요. 삶의 방식이나 태도에 발상 전환

이 필요한 건데. 인연이 되면 여러 가지

를 보여주려고 노력해요.

꽃을 좋아하면서 흙 만지는걸 두려워하

면 안되죠. 도시가 삭막하고 비정할 때

도 있지만, 개인의 재능으로 머물지 않

고 빛나고 따뜻하게 세상과 소통하고 나

누어야 해요.

Q. 샤싸 소개를 부탁 드려요.

2년간의 아프리카 생활에서 얻은 작은 감

동과 생각을 가지고 현재 업싸이클링 작

업을 하는 작가예요. 쉽게 버려지는 쓰레

기들과 길가 지천에 널려있는 들풀과 들

꽃을 가지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예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어요. 현재 아

트마켓, 아트워크숍과 소소한 전시 활동

을 하고 있습니다.

Q. 업사이클링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

가 있으신가요?

제가 아프리카에 2년을 다녀왔어요. 세

네갈 국립 예술대학교(ENA)에서 미술수

업을 했습니다. 그곳 아이들은 연필 하

나, 흰 종이 한 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

이에요. 정말 하고 싶은데 재료나 도구가

없어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환경

이에요. 연필을 사면 한끼를 굶거나 버스

를 탈 수가 없으니까요. 아이들이 열정은

많은데 안타까웠어요. 제가 계속 그 아이

들에게 주기만 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그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잖아요. 의존

하는 버릇만 기르게 되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누구에게나 문턱 없

이 미술을 접근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길가 지천에

널린 들풀들을 보게 되었어요. 아프리카

엔 다른 재료는 구하기 힘들지만 마른풀

이 정말 많았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돌아

오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압화를(꽃과 잎

을 눌러서 말린 그림) 계속 공부하고 있

어요. 그리고 또 다른 소재는 ‘병뚜껑’이

에요. 버리는 쓰레기를 잘 닦고 원래 쓰

임새에 대한 선입견만 버리면 훌륭한 재

료가 되더라고요.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재료를 찾았는데 병 같은 것을 많이 모으

게 되면서 뚜껑과 들풀을 접목을 시키게

되었던 것 같아요.

Q. 아프리카에 가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저는 조형예술을 전공하였고 미대를 준

비하면서 (입시, 재수)부터 졸업까지 돈

이 많이 들었어요. 2008년에 졸업을 하

고 나서도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돈이 필요했어요. 작업만으론 생활을 못

하는 상황이었고요. 무엇을 하며 먹고 살

수 있을지 막막했고 그래서 고민과 방황

을 많이 했습니다.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고 제가 쓸모 없다고 생각도 했어요.

그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 공부해서 졸업

을 하고 나니 제가 했던 아트는 현실에

서 유용하지 못했고 사치스럽게 느껴졌

어요. 그러다 모든걸 툭 털고 아프리카로

떠나게 되었어요.

아프리카 세네갈로 떠난 건 특별한 이유

가 있어서는 아니 였어요. 2001년 처음으

로 해외를 나가게 되었고 그 다음부터는

한곳에 오래있질 못하고 떠나게 되더라

고요. 원래는 뜨거운 정열을 느낄 수 있

는 남미로 가고 싶었는데 그곳에선 도자

공예파트만 뽑았기 때문에 절 불러주는

아프리카로 가게 되었어요.

Q. 주변에 풀이나 병뚜껑으로 작업을 하시

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작업노트에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

고 모든 것이 다 재료가 될 수 있다.”라는

의미의 글이 적혀있어요. 정말 누구나 마

음만 먹으면 할 수 있어요. 자기 생각을

담는 것이 예술이잖아요.

한국에 돌아와 드는 생각이 ‘한국은 정말

풍요롭다’ 였어요. 재료적인 문제뿐만 아

니라 모든 환경이 말이죠. 아프리카를 막

다녀온 그때 제가 생각하게 된 건 굳이

돈을 많이 들여 미대에 들어가지 않았다

해도 관심과 애정만가지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아트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길가

지천에 깔린 들풀과 쉽게 버려지는 병뚜

껑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업사이클링 아

트 활동을 통해 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예술이란 멀지 않다, 어렵지 않다,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세상을 조

금만 다른 눈으로 바라보면 더 넓고 다양

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음을

알리고 싶어요.

i n t e r v i e w 0 6

샤 싸 Shasa

“들풀, 업사이클링으로 꽃피우다”

자연을 담은 업사이클링 아트

# 들풀, 병뚜껑

# 미니갤러리

# 워크숍, 판매, 전시

blog.naver.com/witch1041

www.facebook.com/shasa.yang

병뚜껑 위에 아름다움을 꽃피우는

아티스트, 샤싸를 만나다.

Page 12: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22 23

Q. 요즘 어떤 활동을 하고 계셨나요?

마켓에도 나가고 워크숍도 하고 강의도

나가고 여러 가지를 하고 있어요. 여러

가지 기회를 위해 목금토일은 비워놓는

편이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작업을 하

는 편이예요. 작업을 계속 연구해서 발전

해나가고 싶어요. 판매에만 치중하다 보

면 꾼(장사꾼)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마켓에 나갈 때면 작품도 같이 들고 나가

설명을 드려요. 돈을 벌어 최소한의 필요

한 것들을 사야 해요. 저는 소소하지만

따뜻하고 문턱 없는 예술을 하며 아티스

트로 살고 싶어요. 지금은 행복해요. 하

면 할수록 더 재미있고 여러 사람들을 만

나며 피드백도 들어보고 싶어요.

Q. 마켓은 어디에 나가세요?

마켓이 10년 전에 비해 정말 치열하고 많

은 곳에서 유행 하는 것 같아요. 여러 마

켓에 나가봤는데 홍대 프리마켓, 소소예

술시장이 비교적 반응이 좋고, 작품이 잘

팔리는 편이에요. 아마도 ‘아트’ 마켓이

라는 이미지가 큰 것 같아요. 경험상 주

로 구입하는 사람은 외국인들입니다. 평

가도 더 높게 해주시는 편이예요. 최근에

는 작업 의도와 설명을 적은 쪽지를 가지

고 나가는데 가만히 읽어보시고 구매해

주시는 분이 계셔서 힘이 났어요.

Q. 작업을 하시며 어려운 점이 있으세

요?

직접적으로 얼굴을 보았을 때 듣는 이야

기들이 임팩트가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제가 작년부터 작업을 시작한 이후로 정

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어요. 시선이

바뀌고 있지만 쓰레기로 작업한다며 함

부로 대하는 분들이 가끔 만나요. 제 작

업까지 무시하는 분들을 보면 눈물이 날

정도로 상처를 받아요. 이제는 그럴수록

내가 정말 잘되어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돼요. 그래야 제가 생각하는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

해요. 제 성격이 단순해서 알아봐주고 인

정을 해주면 정말 더 잘 하고 열심히 스

타일 이예요. 많이 응원해주세요.

그리고 아직은 어렵지만 좀 더 능력 있

는 사람이 된다면 아프리카에 있는 친

구들을 위해 작지만 귀한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Q. 병뚜껑 브로치가 작은 미니 갤러리처

럼 보여요.

제가 버려진 것, 쓸모 없는 것들로 작업

을 하다 보니, 브로치, 마그넷으로 사용

을 하지 않을 때도 하나의 소품, 작품으

로 보여지길 원해요. 사용하지 않는다고

그냥 버려두면 그건 또다시 쓰레기를 만

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작업이 너무 좋아서 그 개념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작업을 많이 시도해 보

고 있어요. 큰 병뚜껑에는 하나하나 스토

리도 담겨있어요.

저의 작업 테마는 ‘화분’과 ‘집’ 두 가지

예요. ‘화분’은 무엇이든 다 심을 수가 있

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집에 대한 애

착이 있는데 화분에다 집도 많이 심어놓

고 그래요.

Q. 샤싸에게 업사이클링 활동이 주는 의

미가 뭘까요?

제가 쓸모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

요. 졸업한 2008년 완전 방황할 때 미

술은 제 인생에 있어서 너무 사치스러

웠어요. 그래서 실용적인걸 배우자라는

생각에 머리 깎는걸 배우게 되었어요.

그 당시 제가 후원하고 있는 필리핀 아

이를 생각하면서 제가 배운 미용기술이

그 아이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

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리고 나서

아프리카로 떠나게 되었고 한국으로 와

서 버려지는 것들과 사람들이 눈길주지

않는 들풀을 이용해 작업하면서 제 인생

도 업사이클이 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제 자신이 생각을 바꿨더니 업사이클링

이 된 셈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2008년

에 감히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제가

변했거든요.

Q. 샤싸가 다른 이에게 업사이클링을 설

명한다면?

작년 5월에 달시장에 굿워크를 통해 처

음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어요.

저에게 업사이클링이 뭐예요? 라고 물

어보면 ‘생활 속에서 피어나는 예술, 누

구나 할 수 있는 예술’이라고 이야기 드

리죠.

Q. 샤싸가 꿈꾸는 낭만이 있나요?

사람들이 쓰레기를 쓰레기로 보지 않는

거예요. 버리는 것도 너무 많잖아요. 분

리수거통을 뒤지거나 폐지를 줍는 것도

전 좋게 바라봐요. 항상 새것과 우아한

것을 바라보는 사람들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행복한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아프리카는 물도 나쁘고 모래도 많다 보

니 옷,신발 가방이 금방 해져요. 그것들

을 꿰매 입고 자투리 천에다 바느질 하는

것도 너무 행복했어요. 다시 사용하는 것

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 헌 옷 가게에서

옷을 사도 당연한 아무렇지 않은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Q. 샤싸만이 가지고 있는 자기다움, 특성,

개성이 있다면?

학교를 다녔을 때 고개를 너무 들고 다녔

더니 이제는 고개를 숙이는 게 버릇이에

요^^ 무슨 뜻인지 아시겠나요? 제가 다

녔던 곳이 예술계에서 유명한 학교라 제

가 콧대가 하늘을 찔렀거든요. 방황을 많

이 했던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엄청 고개를 숙이고 다녀요. 풀들

도 봐야 하고 뚜껑도 주워야 하고 또 좋

은 것을 누가 버렸을까 하고 보면서 다

니거든요.

저는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것을 좋아하

는 것 같아요. 예전엔 제가 차가운 면을

많이 드러내놓고 살았어요. 차가움을 많

이 드러냈던 그 이면에 따뜻함을 너무나

간절히 바랬던 것 같아요. 지금은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한 작업을 좋아해요. 제

작업을 보면 심각하거나 그런 거 없어요.

그리고 전 365일 캐롤을 들어요. 365일

이 항상 크리스마스였으면 좋겠어요. 그

리고 그날은 누구에게나 무엇이든지 공

평해지는 날이었으면 해요. 나 자신이 누

구든 사회의 시선과 조건을 벗어나 그냥

하나의 인간으로서 따뜻함을 느끼는 날

이 365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따듯함을 같이 나눌 기회

가 많으면 좋겠어요

Q. 작업을 계속 하게 되는 원동력은?

A. 내가 생각을 바꾸니 모든 것들이 절

대 쓸모 없지 않고 어딘가에는 다 사용되

어진다는 믿음과 확신. 그 생각들을 알아

봐주고 지지해주는 아직은 많지 않은 소

수의 사람들과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그리고 배짱 좋게 큰소리치는 뻔뻔한 막

내딸에게 아낌없는 사랑과 응원을 보내

주시는 사랑하는 가족과 내편 남편? 그

리고 우리 집 막둥이 바렌~! (하하) 모

두 감사해요.

Page 13: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24 25

Q. 종합재미상사 소개를 부탁 드려요.

신범 종합재미상사는 ‘삶을 재미나게 하

는 모든 것을 취급’하는 가상의 회사예요.

저(신범)와 키르케가 함께 운영하고 있습

니다. 이름은 제가 무역학과를 나오다 보

니 종합상사, 종합무역상사라는 용어가

익숙했어요. 무역이 다양한 상품을 교류

하는 거 잖아요. 다양한 재미를 교환하는

장소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서 이름 짓게 되었어요.

우리가 사는 시대의 20~30대들은 직장

에 매여있고, 자기가 생각해낸 재미있는

것을 스스로 만들어서 실행하는 사람은

적어요. 영화를 보거나 진열된 상품을 사

는 것처럼 주어진 것을 수동적으로 선택

하거나 소비하는 것에만 익숙하죠.

저는 환경동아리를 하면서 여가시간을

여러 프로젝트를 실험해 보면서 지냈는

데, 그게 스스로 만들어 낸 재밋거리를

실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반

직장인이 하더라도 일에 지쳐있어 그렇

지 다들 뭔가 하고 싶은 게 있는 사람들

이지 않을까? 사람들이 조금만 자발적,

능동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꺼리들을

찾아서 만들고 실천하고 실행했으면 좋

겠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 것이에요.

그런 생각으로 시작을 했었고 처음 우리

가 시작한 개념이 능동적이며 자발적인

여가였어요. 그리고 키르케와 함께 하면

서 수작업, 업사이클링에 대해 관심도 커

졌고, 자발적으로 생산해내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그래서 청년들의 수작업

활동을 지지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그런 분들 활동을

소개하고 있어요.

Q. 두 분은 환경에 관심이 많으시다고 들

었어요.

신범 활동 하는 환경동아리가 있는데 일

년에 한번씩 환경다짐을 해요. 작년 같은

경우 일회용나무젓가락 5개 미만 쓰기를

다짐했는데, 실제로 작년에는 일년에 0.5

개를 썼고, 올해는 한 개 썼어요. 다짐 이

후로 개인 젓가락을 가지고 다녀요. 처음

에는 다른 사람들이 일회용나무젓가락을

그냥 사용할 때 저 혼자만 젓가락을 주섬

주섬 꺼내 쓰는 것이 민망하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쉽게 익숙해졌어요. 올해는 일

회용컵 줄이기도 실천해보고 있는데 젓

가락 사용보다 실천이 어려웠어요. 동아

리의 다른 사람들은 한해 동안 쓰는 일회

용품을 기록해서 발표하기, 손수건 쓰기

같은 것들을 목표로 해요.

키르케 저의 올해 환경목표는 비닐봉지

를 꼭 재사용하기에요.

신범 업사이클링 한다며 일회용 컵에 식

물을 심어 나눠 주는 행사가 많잖아요.

그런건 식물이 죽으면 통째로 쓰레기봉

투에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럼 재

활용 될 수 있는 것조차 버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생각이 들게 되죠. 리폼의

달인 같은 TV프로그램을 볼 때도 때로는

저걸 다시 재활용 할 수 있을까? 고장 나

면 어떻게 될까? 궁금증이 생겨요. 지금

당장 좋은 의미로 사용하는 건 좋지만 그

다음은? 이란 생각을 많이 해요.

Q. 종합재미상사 이전에 해왔던 프로젝트

는 어떤 게 있나요?

신범 저도 처음부터 환경에 관심이 있던

건 아니에요. 산을 좋아하면서 등산하며

쓰레기도 줍곤 하다 눈뜨게 된 거죠. 한

동안 못하다, 연애를 시작하고서 키르케

와 같이 해보면 어떨까 했더니 좋다고 하

더라고요. 그렇게 둘이 청소산행을 하다

보니, 다른 커플들과 이런 활동을 같이

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래서 ‘에코커플’

이란 이름으로 청소산행 프로젝트를 진

행했고, 그 외에도 커플이 할 수 있는 다

른 에코 활동도 해보자 생각했어요. 생협

에서 친환경재료를 사서 만두 만들기도

하고, 다양한 친환경 아이템들을 개발하

려고 했는데 솔로들의 반발이 많아 오래

가지 못하고 없어졌어요. (웃음)

저희가 연인으로 시작해서 좀 그렇지만

에코‘커플’이란 의미엔, 연인 외에도 부

모나 형제, 친구 등 두 사람이 같이 와서

참여했으면 좋겠다라는 의미가 있었는데

아쉬워요. 가을에 에코커플을 다시 해볼

까 생각 중이에요. 요즘은 산에 가보면

의외로 되게 깨끗해요. 지자체에서 관리

하는 분들이 많아서. 산에서 쓰레기 줍는

것 말고도 친환경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Q. 이면지 노트 워크숍도 진행하셨다고

들었어요.

신범 에코커플 활동을 하고 있을 무렵이

었어요. 저희가 네팔여행을 계획하고 있

었는데 숙소 옆에 네팔에서 하는 NGO

단체가 여성이나 아이들 봐주는 곳이 있

었어요.

키르케 공정여행으로 네팔에 갔었는데

숙소가 ‘쓰리씨스터즈’라는 곳이었어요.

자매들이 네팔에서 여자들도 트레킹 가

이드 교육을 받고 돈을 벌 수 있게 해주

는 업체를 설립을 한 곳이에요. 게스트

하우스도 운영하고 칠드런즈 홈을 운영

하는데 그곳에 문구용품 같은게 부족하

다고 들었어요. 우리가 새것을 사서 가는

것보다는 우리가 직접 이면지 노트를 만

들어 가져가면 좋겠다 생각을 했어요. 예

전에 만들어본 경험도 있었고요. 주변 친

구들과 함께 만들면서 처음 들었던 생각

은 내가 못쓰는 물건을 가지고 나도 쓰고

싶을 정도로 괜찮은 걸 만들어서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신범 그때는 우리가 워크숍을 열면서 이

면지 워크숍이 있다, 우리가 노트 만든

것들을 전달한다는 것에만 포커스가 있

었지, 결과물에 대해서는 그 당시에 전혀

생각을 못했어요. 만든 걸 모아보니 생각

과 많이 달랐죠.

키르케 재료를 저희가 준비해서 두 권을

만들어 하나는 가져가고 하나는 기증해

달라는 식으로 진행을 했어요. 본인 것은

공들여 만들지만 남에게 주는 것은 너무

너무 상태가 안 좋은 것도 있었어요. 고

민 없이 만들고 자기가 너무 당연하게 쓰

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만든 태도에 실

망했죠. 저는 리사이클이건 업사이클이

건 새로 만들어진 물건만큼 좋았으면 좋

겠어요. 받는 사람에게 ‘이것은 재활용해

서 만든 거야, 이거 받아’라는 느낌이 아

니라 정말 좋은 걸 만들어서 ‘내가 써도

좋지만 그걸 너와 함께 나누고 싶다’라는

느낌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Q. 종합재미상사의 프로젝트를 소개해주

세요.

키르케 겨울한정상품으로 짝 잃은 장갑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짝 잃은 외톨이

장갑들을 모아서 장갑 짝을 찾아 주는 거

예요. 손길 닿는 곳에 장갑 기증함을 설

치하고 외짝장갑을 모았어요. 공연장에

장갑이 분실물로 생긴다는 말에 가톨릭

회관 다리와 상상마당에 협조요청도 하

구요. 다양한 장갑이 모여야 재미있는 작

업이 나올 것 같은데, 짝 잃은 장갑 모

으기가 쉽지는 않네요. 잘 사용하지 않

는 장갑, 낡았지만 오랜 손때가 고스란히

남은 멋진 장갑을 기증해주신 분도 있었

어요. ‘좋은 물건이란 무엇일까?’ ‘왜 낡

아진, 혹은 한 짝만 남은 외톨이 장갑을

다시 쓰려고 하는 걸까?’ 하는 여러 가

지 고민을 안고 시작해서, 이리저리 짝

을 맞춰보고 어떻게 수선할지 아이디어

를 나누고, 각자가 생각하는 디자인을 그

려보는 식으로 나만의 장갑 만들기를 진

행했어요. 충분히 사용 가능한 물건에 새

로운 생명을 불어넣어주고, 누구나 사용

하고 싶을 만한 좋은 물건을 만들어내는

일이었어요.

봄이 되면서 주변에 결혼 준비하면서 했

던 고민이나 생각 등을 관심 있어하고 묻

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같이 이야기 해보

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었죠. 그래서 ‘봄 신상품’으로 ‘내가그린

결혼그림’이라는 것을 시작했죠. 웨딩플

래너가 만들어 놓은 결혼 플랜을 선택하

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거예요.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걸 알면 다양

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잖아요. 사실, ‘내

가그린결혼그림’ 을 준비하며 어떤 이야

기 나눌 수 있을지 예상이 잘 안되었죠.

일단 사람들을 만나보자 해서, 집밥을 통

해 사람들을 만났고, 여러 관심사가 있다

는 것을 알게 되어서 되게 재미있었어요.

저희는 다행히 결혼에 대해 크게 환상이

나 부모님도 기대하시는 바가 없어서, 저

희 둘의 생각을 맞춰가는 것에 문제가 별

로 없었는데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것도

느꼈어요. 우리처럼 다른 결혼식을 생각

하는 사람들이 꽤 있구나라는 것도 확인

할 수 있었고요,

그 다음엔 ‘여름반짝상품’으로 짝 잃은

귀걸이 프로젝트를 했어요. 귀걸이도 짝

이 있는데 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많

이 받았거든요. 양말은 거부감이 들 수

도 있으니까 조금 어려울 것 같지만, 귀

걸이는 짝을 맞추면 재미있겠다라는 생

각이 들었어요. 안 쓰거나 잃어버린 외짝

귀걸이를 사람들에게 기증받았어요. 귀

걸이도 준비된 워크숍으로 할까 하다가

그냥 가볍게 대화를 하고 사람들이 이것

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들어보

자는 생각으로 집밥 모임을 했었어요. 오

신 분들이 다양한 의도를 가지고 오셨는

데 업사이클링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

도 있었고, 잃어버려 하나 남은 외짝 귀

걸이를 가지고 나오신 분들도 있었고, 쥬

얼리 디자이너도 계셨어요. 잃어버린 귀

걸이에 대한 감정도 해보고 그걸로 만들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누었

어요. 저희가 간단하게 재료랑 공구를 준

비해 가서, 가지고 오신 귀걸이를 가지고

목걸이로 만들기도 하고, 긴 귀걸이로 팔

찌도 만들기도 하며 여러 가지를 만들었

어요. 간단한 비즈 액세서리는 괜찮은데,

금, 은 같은 경우는 어려운 점이 있었어

요. 다음엔 기술이나 전문성이 있는 분들

과 해보면 어떨까 구상하고 있어요.

이걸 가지고 브랜딩해서 팔아보라는 이

야기도 해주셨었는데 그게 애매 하더라

고요. 굳이 판매를 의도 한 건 아닌데 그

런 방법 밖에 없는 걸까? 앞으로도 프

로젝트를 하겠지만 계속 고민할 것 같

아요.

i n t e r v i e w 0 7

종 합 재 미 상 사

스스로 만드는 삶의 꿀잼,

재미-잇다.

# 짝 잃은 물건

# 재미

# 워크숍

www.facebook.com/amusebycompany

인생의 꿀잼을 소개하는 재미부부,

신범과 키르케를 만나다.

Page 14: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26 27

Q. 부부가 함께 해서인지 ‘커플’ 프로젝트

가 많은 것 같아요. (웃음) 여름 반짝 상

품이라는 것이 귀걸이와 너무 잘 어울려

요. 매번 계절에 맞추어 재미있는 프로젝

트가 진행되네요.

키르케 신범이 이름을 만들어요. 브레인

이에요. 아이디어도 많고요.

신범 올 초에 생각했던 건, 프로젝트를 2

개월씩 넘어가면 좋겠다 였어요. 내가그

린결혼그림도 두 달 동안 진행했고, 귀걸

이도 두 달 하려고 했고 가을에 장갑프로

젝트 다시 들어가기 전에 다른 것을 하려

고 했는데 회사일과 병행 하다 보니 그렇

게 하지 못하고 있어요.

Q. 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

인가요?

신범 일단은 재미있어서, 하고 싶어서 하

는 게 제일 큰 원동력인 것 같아요. 같이

지지 해주고 같이 실행해주는 사람이 있

어서 할 수 있는 것도 같고요. 그래서 서

로가 바쁠 때는 못하기도 하고 여유가 생

기면 다시 시작하기도 해요. 계속 하지

않을까 싶어요.

키르케 신범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굉

장히 커요. 저도 환경에 관심 많았지만

저는 제가 하는 것만 신경을 썼었거든요.

주변 사람들에게 알린다든지 하는 스타

일이 아니었는데 신범씨를 만나면서 발

산하게 되었어요.

얼마 전 집 정리하면서 옷 정리를 하고

잘 어울릴 것 친구들에게 옷을 나눠 주

었어요. 나한테 무언가 보답을 해주길 바

라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집에 안 입는

옷이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주었으면 좋

겠다, 그래서 이게 점점 퍼져 나가면 재

미있지 않을까 하고 이야기를 하면서요.

그런데 한 친구가 고민을 하면서 자기

는 누구에게 옷을 줘본 적이 없고, 안 입

는 옷도 없다고 말을 하는 거예요. 그런

데 최근에 물물교환을 했는데 그날 옷을

몇 벌이나 가지고 왔어요. 그때 이 친구

가 진짜 많이 바뀌었구나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저도, 그 친구도 영향을 주고 받

고 있는 거죠.

Q. 업사이클링을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키르케 리사이클같은 경우는 사용된 후

원자재로서 ‘사용’되는 느낌이라면 업사

이클링은 이걸 가진 채로 ‘뭔가를 만들어

내는’ 느낌’이에요.

신범 제가 생각하는 것은 ‘이 물건을 조

금 더 사용해보자, 그냥 쉽게 버리지 말

고 한번 더 다르게 쓸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이예요. 한 번에 버리지 말고요. 그

것을 더 사용할 때 개선 한다든지 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지만 다음단계이고

요.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처럼 ‘버린 것

도 다시 보자’ 같은 거죠. 일반적으로 일

회용품에 대해서만 생각을 많이 하잖아

요. 종합재미상사를 하면서 모든 것에 대

한 업사이클링에 대해서 더 넓게 생각 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지금 쓰고 있는

물건에 대한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에요.

Q. 길공방을 소개해주세요.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 길공방

은 필요를 통해 기술을 익히고 필요를 찾

아 작업에 나서는 생활형 작업자들로 구

성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높은 수준의 기

술에 도달하는 길을 찾기보다는, 기술이

어디에서 어떻게 쓰일지 가치 있는 수준

의 의미와 관계의 길을 열어 가는 것을

고민하고 있어요.

우리는 작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 사람들

과 연대하기 위해 한 곳에 머무른 공방의

형태를 가지지 않고 있어요. 필요에 따

라 자유롭게 움직이며 현장에서 작업하

고 있죠.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야 하는 환경과 사람들을 찾아 각자의 삶

의 모습에 어울리는 설계를 함께 고민하

고 적절한 기술을 공유하는 것을 가장 큰

의미로 삼고 있어요. 때로 공통적인 삶의

모습을 지향하는 생활형 작업자들을 만

나면 반가운 마음으로 협업하여 제작하

기도 하고요.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가 가진 작은 재주

(기술)와 일상생활을 자연스럽게 연결하

고 우리가 하는 작업이 우리 삶을 닮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걸어가길 희망합니

다. 자리 잡힌 공간이 있는 게 아니라 필

요한 현장에 가서 움직이는 형태로 작업

을 많이 하고 있어요. 어딘가에서 공간에

나무작업이 필요 한다거나, 워크숍이 필

요로 한다거나 하면 현장으로 달려가 함

께 고민 하면서 작업을 합니다. 저(구름)

와 철민(달구)이라는 친구 중심으로 활동

을 하고 있습니다.

Q. 예전에 해주신 이야기인데, 아침마다

자전거로 재료 채집을 다닌다는 이야기

가 기억에 남아요.

한참 착착 상자 만들 때 판재가 많이 필

요했어요. 저희 동네에 오래된 아파트가

많아서 한 동에 하나씩 분리수거를 정리

하는 부스가 있어요. 아파트가 30동 정도

있는 꽤 큰 단지인데 그곳을 자전거 타고

돌면 그 부스마다 별개 다있어요. 재활용

품 위주인데 라디오, 복사기, 프린터기등

되게 많이 버려져요. 물론 가구도 많이

버려지고요. 거기서 자전거 바구니에 실

을 수 있는 건 싣고, 싣고 싶은데 못 싣는

건 수첩에 잘 적어놨다가 철민과 같이 차

에 싣고 오기도 해요.

Q.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을 업사이클링이

라 생각하나요?

사실 그런 의식은 별로 없어요. 길 공방

이 딱히 큰 의미나 큰 가치를 쫒아가며

작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저는 어느 순간 돈으로 좌지우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지금도 내가 업사이클링이라는걸

어떤 관점으로 봐야할지는 잘 모르겠는

데 내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거든요. 버려지는 것을 살

려 낸다거나 재활용해서 작업을 한다거

나 하는 것들이 그냥 지금은 생활의 일

부, 습관이 되어버린거예요. 그게 나한테

너무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요.

물론, 그 전에 어떤계기가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나한테 자연스러운 것은 새 물

건보다는 오래된 물건이고, 비싼 물건 보

다는 싼 물건이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만드는 물건 또한 비싸지 않았으면

좋겠고 소비적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런 것들이 어느 순간 너무 자연스러워

진 것 같아요.

나는 가난 하기도 하고 계속 가난하게 살

고 싶기도 해요. 돈이 많은 것보다 시간

이 많은 게 좋아요. 돈으로 사지 않아도

그냥 줍기 위해 노력하거나 그걸 내가 만

들 수 있는 기술을 차라리 배울 수 있게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물건을 살려고 돈을 모으기보다 어

떤 물건을 만들려고 기술을 공부하는 게

나한테는 더 잘 맞고 나한테 더 멋진 일

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랑 철민

둘 다 전문적으로 목공 기술을 배운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어떤 필요에 의해서 누

군가 어디에 이런게 필요하다고 그러면

인터넷을 찾아보기도 하고 찾아다녀보기

도 하고 필요한 기술들을 스스로 공부하

i n t e r v i e w 0 8

길 공 방

필요를 통해 기술을 익히고,

필요를 찾아 작업에 나서는

생활형 작업자

# 나무

# 목공

# 제작, 워크숍

blog.naver.com/gilgongbang

[email protected]

나무를 만지는 작업들이

직업이나 일이라기 보다,

밥 먹고 뜨개질하듯

생활의 일부인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길공방의 구름을 만나 보았다.

Page 15: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28 29면서 이렇게 살게 되는 거예요. 아직 모

르는 게 되게 많고 해본 적 없는 것도 되

게 많지만 그런것들이 어렵거나 부담스

럽지 않거든요. 그런게 닥치면 우리는 또

우리가 해왔던 것 처럼 기술들을 찾아다

니면서 그걸 또 만들어 갈거예요.

Q. 언제부터 목공을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저는 어렸을 때 부터 만드는 걸 되게 좋아

했어요. 저의 10대 이전을 바라보니 미술,

체육, 수학을 좋아했던 아이였어요. 지금

보면 그게 목공에 되게 잘 맞는 거죠. 그

런 체질이 저에게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광고를 전공을 했었고 문화기획자

로 상업축제 일을 했었어요. 그 일을 하

며 많이 소비되었어요. 일상적인 일들이

아니라 의미를 부여하고 기획서를 쓰고

축제를 만들지만 현실이 딱 3일 정도 되

고 사라지는 것들에 허무함을 많이 느꼈

어요. 그래서 그 일을 그만 두었고 2년을

백수로 지냈었는데 그때 평화축제를 경

험했어요. 그때 만났던 축제는 축제에 필

요한 것들을 스텝이나 뮤지션이나 관객

구분 없이 천천히 직접 만들어가는 축제

를 준비했었어요. 몽골 식 게르, 인디언

텐트도 만들고 돌로 쌓아 무대를 만들고

하다가 확 전환이 되는 기회가 된 것 같

아요. 그때 저는 도시에 살고 있었는데

나는 시골에서살아야 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어요. 시골에서 살게 되면 농사를 짓

고,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들며 살아갔으

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문화로

놀이짱에서 제안이 와서 같이 일하게 되

었어요. 생각을 갖게 되니 그렇게 연결

이 되더라고요.

Q. 길공방을 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문화로 놀이짱에서 일하며 철민을 만났

어요. 쉬는 날 철민과 둘이 농성장이나

외부에 가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작업을

했었어요. 놀이짱의 생각이나 가치도 너

무 좋지만 저는 도시를 벗어나고 싶었던

생각이 컸어요. 단체나 조직에서 해야할

것 보다 내 안에서 하고 싶은 것들이 너

무 많았어요. 큰 일을 하는 것 보다 작은

일을 주변에 있는 친구들과 고민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 욕망

이 더 컸었어요.

Q. 업사이클링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업사이클링

을 잘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시골에 있는 어르신들을 보면 쉽게 버리

는 것이 없어요. 버려지는 것을 살리는

것도 되게 중요한지만 물건을 허투루 쓰

지 않고 진짜 오래 쓰는 것도 업사이클링

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도시에서 젊은 사

람들이 1~2년 쓸 걸 시골에선 30~40년

을 쓰고 또 물려주시기도 하시고 그러니

까요. 오히려 그 분들의 생활의 지혜를

보면 멋스럽고 오히려 우리로썬 놀라운

것이 많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발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 그거 하나를 되게 잘쓰고 잘 가꾸

어 쓸 줄 아는 분들이 좋아요.

물건으로 국한 되지 않는다면 두물머리

에서 유기농 농사 짓는 농부님들이 생

각나요. 생태화장실을 만들어 사람의 똥

을 퇴비화해서 좋은 야채를 생산하고 그

것을 사람이 먹고 그게 다시 퇴비화되

고 이런 순환 또한 좋은 업사이클링이

란 생각을 해요. 요즘 너무 문화 트렌드

처럼 기발하고 재미있는 디자인이 아니

라, 오히려 자연스럽게 살아면서 자기 일

을 하고 있는 그런 사람들의 생활패턴

이나 큰 순환고리를 찾아봐도 되게 좋

을 것 같아요.

Q. 공간이 필요하진 않으세요?

집에 작은 창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정

도? 길공방 답거나 저희에게 어울리는

모습은 작업실 같은 공간을 따로 구하지

않아도 가능한 것 같아요. 일하러 간다고

생각하지 않고 집에서 내 생활, 의식주에

집중을 하고 무언가가 필요하면 만들고

싶어요. 자기 삶 안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도시에선 자본주의 중심이고 일을

하지 않고 살아 갈수 없는 환경이잖아요.

내 생활이나 삶이 일 중심이 아니라 생활

중심으로 가려면 도시를 떠나야 할 필요

가 있다고 생각하곤 해요.

지금도 사실 생활중심으로 하고 싶은 욕

망이 큰데 일이 많이 오기 때문에 또 내

생활이 많이 휩쓸리기도 하거든요. 저는

이 것이 직업이나 일이라기 보다. 생활

의 일부라고 느껴요. 밥도 해먹고, 뜨개

질도 하고, 나무도 만지고, 그렇게 살아

가는 사람 인 것 같아요.

Q. 올해는 어떤 일을 했나요?

상반기에는 두물머리에 진짜 많이 가있

었어요. 거기가 4대강 투쟁을 했던 마지

막 곳이에요. 두물머리에서 유기농 농사

를 짓던 농부 4분이 새로운 농장을 차리

셨어요. 두물머리 연대를 했던 친구들과

같이 농장시설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아저씨들의 제안으로 생태화장실, 퇴비

장, 닭장, 평상, 실내 구조물 등 많은 작업

을 했었어요. 농장의 순환이나 농사의 순

환을 많이 생각하고 배울 수 있었어요.

하반기에는 청송에 다녀왔어요. 청송지

역에 농산물을 판매하고 시골에 관심 있

는 사람들이 거점으로 삼을 수 있는 친구

들이 있어요. 폐교1층 공간을 작은 다락

방 같은 게스트하우스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해서 하고 왔어요. 목공에

관심 있는 분들과 워크숍도 하며 원두막,

야외테라스 등 많은 것들을 하고 왔어요.

주문을 받아서 그대로 만드는 게 더 쉬울

수도 있지만, 사용자랑 작업자랑 같이 고

민을 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이 재미

있어요. 딱 만들어 주고만 오는 건 거의

안 하려고 하긴 해요. 워크숍을 통해 기

술을 알려주고 남은 사람들이 더 원하는

게 생기면 스스로 만들고, 고장이 나면

수리도 할 수 있길 바래요. 길공방은 전

문가처럼 장인처럼 뚝딱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만드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그분들도 스스로 공부도 하고 노력해보

고 만들어가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Q. 나무를 어떻게 공부하시나요?

따로 공부를 하기보다는 일하면서 자연

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주우러

다니다 보면은 알게 되요. (웃음) 원목가

구 분류하는 법, 해체하는 방법 같은 것

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요. MDF나 싱

크대 같은 파티클보드는 재활용이 힘드

니까 사지도 말고, 줍지도 말고 쓰지도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

미 되어있는 거면 잘 쓰는 게 낫겠지만

요. 관심이 가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조금

씩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게 공부만 한

다고 익혀지는 게 아니잖아요. 보기도 해

야봐야하고 만져보기도 해야하고 냄새도

맡아보아야하고 제작도 해봐야지 나무의

특성을 알거든요. 옛날 목수들은 그랬데

요. 집을 지우려면 나무를 사지 말고 산

을 사라고. 그 산에 자란 나무의 성질과

방향과 뻣은 방향을 다 알고 그 나무를

사용하면 되게 오랫동안, 몇 천년을 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나무의 특성을

알기까지는 정말 많이 시간이 들겠죠.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목재들은 대부분

사용하기 쉬운 목재들이에요. 빨리 쓰고

빨리 버려지는 시스템에 맞춰져서 가공

되어 판매되는 목재들이죠. 그런 것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나무를 만지다 보니

사는 곳 주변이나 숲 속의 나무들에게

도 관심이 가고, 조금씩 깊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Q. 욕심이 참 없는 것 같아요. 작업자다

보니 도구 욕심이 생길법한데요?

저희 작은 차 한대에 공구랑 기계 실어

놓고 필요하면 자리 깔아놓고 작업하는

데, 도구가 많아지면 할 수 있는게 더 많

아지긴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의

흐름이나 생활상 그런 것에 욕심을 내지

는 않고 있어요. 지내보니 우리가 작업할

규모나 우리가 활동할 범위 내에서 필요

한 도구는 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해

요. 철민 같은 경우는 정말 욕심이 없어

서 필요한 것만 딱 갖추면 되는 사람이

에요. 보통 세트로 사면 싸잖아요.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언제 필요할 수 있다

는 생각으로 세트를 구입하는데 정말 필

요한 것 하나만 사는 편이예요. 그런 철

민이 저를 잘 제어해주고 있어요. 우리

가 가지고 있는 공구는 소규모지만 이

것만 있으면 하고 싶은걸 다 할 수 있는

상황이예요.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직업이나 일이라

기 보다, 생활의 일부인 것처럼, 밥도 해

먹고, 뜨개질도 하고, 나무도 만지고, 그

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Page 16: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30 31

Q. Just project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저스트 프로젝트는 모두가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프

로젝트 그룹이에요. 저희 부모님이 필리

핀에 사시는데, 그 지역분들과 하고 있

는 프로젝트에요. 수익금 전액이 기부가

되고 있어요. 얼마 전 필리핀에 큰 수해

가 왔었잖아요. 집이 완전히 쓸려 내려

가서 아이와 가족이 다 흩어져서 사는분

을 알게 되었어요. 필리핀은 가족중심적

이고 모계중심이라 더 힘들어 하는 경우

가 많아요. 그래서 부모님과 어떻게 도

와줄까 우선은 그 사람에 대해 먼저 고

민을 했어요. 그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

겠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돈을 모아

볼까 해서 모금을 했는데 정말 쉽지 않

더라고요. 재미도 없고요. 필리핀에 손재

주가 좋아서 재미있는 제품들이 굉장히

많아요. 처음에 봤던게 비닐로 만든 이

가방이에요. (*TRY ANGLE BAG을 만드

는 방식은 동남아나 남미지역에서 오래

전부터 질긴 나뭇잎이나 나무 껍질로 생

활용품을 만들던 방식인데, 소재를 버려

진 과자비닐이나 제품비닐로 만들기 시

작하며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이런 제품

이 나와 있다.)

그래서 이거 한 번 해볼까. 단순하게 이

걸 갖고 와서, 팔아서 그 분 집을 지어주

자. 우리나라 돈으로 500만원이면 지어

줄 수 있거든요. 그렇게 해보자 하며 시

작했어요. 막상 팔려고 보니 이게 만만

치 않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브랜드를 내

자. 대신에 전액을 다 기부를 하자로 바

뀌었죠.

그리고 자립을 위해선 집을 지어주는 것

보다 트라이씨클을 사주는 걸로 바뀌었

어요. (툭툭 이라고도 하는데 오토바이

옆에 또 한 명 사람을 태울 수 있는 운

송수단이예요.)

Q. 의사소통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디자인이나 아이템은 그분들과 협업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의사사통은 제가 인터

넷 사용료를 내드리고, 카톡으로 소통을

해요. 그 분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처

음에는 일하는 스타일이 나는 디자이너

너는 작업자 이랬어요. 그 분들도 그게

익숙 했고 자신들이 그냥 기술자라고 생

각하고 그냥 노동해서 돈을 번다고 생각

하니까 처음에는 되게 의기소침하고 위

축되어있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저는

파이팅 넘치게 같이 일하고 싶었는데 그

걸 강요 할 수는 없잖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 까 되게 많이 고민을 하다, 너도 창

작하는 생각을 해보고 나도 제작하는 것

을 생각해보고 우리가 경계를 두지 말자

고 이야기를 했어요. 저는 사실 그게 지

금 가장 재미있어요. 이게 잘나와서 잘

팔리고 이런것 보다 그 친구들이 굉장히

활기있어지고 활력이 넘치는 그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즐거워요.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하느냐면, 포장지가 모이는 게 그

때 그때 다르 잖아요. 가지고 오면 패턴

을 짜는 거에요. 브로치 사이즈 정도로만

요. 패턴을 주면 제가 이렇게 색이 나올

것 같아 이렇게 해서 주면 제가 이렇게

하고 그건 어떤 사이즈에 잘 맞겠다 이야

기를 해요. 또 이런 공정이 가능 하니까

다른 기능을 가진 무언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며 같이 디자인을 해봐요. 그런

작업을 하니까 이 친구들이 너무 신나 하

는 거예요. 처음에는 귀찮아 하기도 했는

데 요즘은 제품 이름까지 지어서 이런 이

름 어때? 라며 먼저 보내와요. 그런 걸 보

니 정말 좋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냥 단순히 돈을 주고 생활을

하게 하는 것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평

생 그렇게 돈이 나를 살게 하는 게 아니

잖아요. 이런게 진짜 공정 무역이라고 해

야하나 지금은 그냥 파트너가 된 것 같아

요. 4월부터 했으니까 6개월 정도 밖에는

안되었는데 계속 소통을 하면서 하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좋은 파트너를 만

나서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너무나 감사하게도 저의 조급함과 닥달

을 참아주며 해주고 있어요. 서로 파악하

는 시간이 길었던 것 같아요.

i n t e r v i e w 0 9

저 스 트 프 로 젝 트 Just Project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공정하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만들고 있습니다

# 쓰레기

# 좋은 제품

# 판매, 상생

www.just-project.com

www.facebook.com/justproject0

공정무역이나 업사이클링이 아닌

좋은 제품으로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는

저스트 프로젝트 이영연을 만나다.

Q. 추석 때 필리핀에 다녀오신 후 얼굴이

많이 밝아지셨어요.

그 이전에도 인터넷은 깔려 있었지만 제

가 영어를 잘 못해서 답답했어요. 그리고

오래 만난 사이는 무슨 말을 하든 그 말

뜻을 알아 듣잖아요. 그런데 그런 게 없

으니까. 이번에 직접 가서 이건 사실 이

런 거였다 눈 마주치며 이야기 했어요.

그리고 ‘내가 말한건 사실 이런거였어’

하고 매뉴얼도 다 만들어서 보여주고. 그

친구들도 저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었고

서로 노력하고 있다는 걸 확인 한 게 좋

은 에너지가 된 것 같아요. 참 좋았어요.

처음에는 그 친구들이 먼저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어요. 이제는 ‘그런데 이건 어

때? 내가 이렇게 해봤는데 한 번 봐줘.’

라고 하더라고요. ‘나는 디자이너고 너는

작업자야 그러니까 네가 주는 대로만 하

고 매뉴얼 대로만 하자’가 아니라 서로

그런 것을 계속 교환을 하고 ‘나 이렇게

한 번 짜봤는데 이런 식은 어때?’ 라고

물어보고 ‘이런 게 가능하겠어?’ 라고 같

이 얘기하는 게 진짜 좋더라고요.

중간에 또 한 번은 제가 수량 욕심이 났

던 때가 있었어요. 납품하는데도 많지 않

은데 계속 모자라는 거예요. 회사 같은

경우는 재고를 많이 가지고 있다가 필요

한 만큼 계속 보내주면 되는데 저는 항

상 기다려야 하는 게 스트레스를 받았어

요. 업체 쪽에서도 계속 닥달을 하고요.

그래서 사람을 더 많이 모아서 한달에 몇

개, 이렇게 위클리 오더 리스트를 주겠다

한 번 해보자 해서 해봤는데 완전 실패

를 했어요. 너무 서로 힘들었죠. 이건 아

니구나. 더디더라도 천천히 가야겠다 그

런걸 배웠어요.

Q. 저도 하나 구입하고 싶은데 얼마인지

궁금해요.

얼마에 사시겠어요? 가격은 늘 애매하고

고민이에요. 캠페인 프로젝트라서 그런

게 아니라 사람들이 싸면 ‘싸구려’로 생

각해요. 그게 저는 항상 거기서 고민하

게 만들죠. 사실 저스트 프로젝트 처음

에 했던 파우치들은 가격에서 완전 실

패를 했어요. 어느 정도 절충하려 하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공임들어가고, 부자

재 들어가고, 수수료 빼고 해서 어느 정

도 이상적인 수익이 나야 하는데 수수료

가 있다 보니 수익이 안 남는 거예요.. 그

렇다고 해서 저희 파트너들한테 깍아달

라고는 절대로 못하고요. 그래서 부자재

들 같은 데서 저렴하게 해야하는 데 부자

재도 부르는 게 값이 더라고요. 그게 너

무 힘들었어요.

제가 가격을 정할 때 굉장히 체계적이고

철두철미하게 하지 않아요. 제 판단이 노

말에서부터 벗어나 있다는 생각이 들더

라고요. 그래서 여러 사람들에게서 얘기

를 듣고 싶어요. 제 친구들 중에서도 명

품 좋아하는 친구들은 천원부터 이야기

를 해요. 이런 거 비싸게 팔라는 친구들

도 있고요.

사실은 수수료가 제일 화가나요. 수수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럼 한 달에

몇 개를 팔아야돼 자꾸 이렇게 계산이되

는 거죠. 저는 손으로 만드는 수작업, 수

공예 카테고리 안에 속하는게 싫거든요.

진짜 일반시장에 나가도 판매가 되는 좋

은 제품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브로

셔나 텍등에 정말 많이 신경을 써요. 세

련되게 보이게끔요.

Q. 트라이씨클 프로젝트는 언제까지 지속

될까요?

저는 저희 파트너들이 그만 하자고 할 때

까지 계속 하고 싶어요. 업이 되고 이걸

로 생계를 유지하고 다 할 수 있으면 좋

겠지만 안되더라도 계속 하고 싶고, 책

임감이 많이 들어요. 내가 어떤 한 가족

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잖아요. 그리고 이

런 걸 많이 알리고 싶어요. 보급화란 말

이 되게 좋지 않게 들릴 수도 있는데, 이

런 업사이클링 제품과 일반 공산품이 나

란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가

단점일 수도 있는데 장점이 한 번 팍 알

려지면 확 알려지잖아요. 냄비근성때문

에 금방시들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그런

퀄리티까지 끌어 올려서 제품으로써 인

정받고 싶고 캠페인으로써도 자리를 잘

잡았으면 좋겠어요. 이야기도 담아보고

싶고요.

어쨌든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건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옛날의 인생 선

배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 맞는 말이지

했지만 체감을 못했어요. 상생이라는 게

내가 어떤사람의 뭔가를 가지고 와서 잘

되는 게 아니라 같이 성장 할 수 있는 게

진짜 좋은 거라는 것. 그들 모르게 뭔가

가지고 와서 잘되거나 하는 것은 의미도

없고 욕심 같아요. 수익금으로 뭔가를 하

다 보니 개인적인 지출 규모도 줄어들고,

회사 일을 하며 이익을 따지던 생각의 경

로가 어떻게 하면 좋게 할 수 있을까 하

는 방향으로 고민하게 되니 마음도 그렇

고 건강해져요.

계속적으로 다른 아이템들도 개발을 하

고 싶지만, 공산품처럼 막 많이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제품을 내가 가져 볼 수 있다는, 어떤 제

품을 기다리는 즐거움 이라던지, 누군가

가 손으로 만들어서 제품으로 나오기 까

지의 공정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Q.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요?

손익분기점을 넘겨서 올해 안에 트라이

씨클을 한 대 살 수 있어요. 너무 운이 좋

았던 게 우연히 알게 된 선교사님의 지인

이 부시장님 비서에요. 제가 트라이씨클

을 사려면은 물건을 사서 주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로 예를 들면 택시를 개인에게

사주는 것이 거든요. 그러려면 정부의 허

가랑 조합의 허가도 받아야 하는데 저의

영어 실력으로는 되지도 않을 일이라 고

민하고 있었는데 트라이씨클 사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가 있게되었어요.

그래서 올해 안에 한 가족에게 사주고

내년부터는 일년에 몇 대씩, 혹은 상반기

에 몇 대, 하반기에 몇 대 이렇게 정해서

진행하려고 해요. 프로젝트도 진화하고

있죠.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제품이 많이

Page 17: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32 33

팔리면 많이 사주고 적게 팔리면 적게 사

주고는 안되겠더라고요.

처음에 그냥 생각했던 거에서 막상 뛰어

들고 나니까 현실적으로 고민하고 있어

요. 어떤 게 실질적으로 필요한지. 코피

노들 조사하면서 엄마들에게 무엇이 가

장 필요한지 물어봤을때 엄마들은 돈, 분

유, 옷 이런거 였어요. 저는 돈으로 주거

나 분유, 옷, 물건으로 주는 건 사실 좀

일시적인 거라 아닌 거 같아요. 그렇게

도울 수 있는 팀이 또 있잖아요. NGO

라든지요.

진짜 아이들한테 실질적으로필요한 게

뭔지를 받고 그들이 정말 필요한 것, 내

가 줄 수 있는 걸 같이 고민을 해야할 것

같아요. 나는 이렇게 하는 게 좋아 보이

니까 이렇게 줄거야가 아니고요. 처음에

는 집 지어주는 거였는데 트라이씨클로

바뀐 것처럼요.

Q. 코피노(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

이에서 태어난 혼혈자녀) 지원프로젝트

도 있나요?

트라이씨클 도와주신 선교사님이 유치원

을 지으셨고 저도 그 공간에 다녀왔어요.

교회가 있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도서관

놀이방 같은 공간이 있고, 손님들이 묶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뒤에 조그마한 마

당 같은 게 조금 있어요. 그런 공간을 마

련하셨는데 그 안을 채울 게 하나도 없는

거예요. 공산품들이 너무 비싸고 너무 품

질도 떨어지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기

증을 받거나 아니면 저는 처음에 책이나

문구를 생각 했는데 그건 제 생각이였던

거죠. 우선은 아이들이 두 세살 부터 와

서 놀 거기 때문에 볼풀같은거나, 하다못

해 말이라도 혹은 블럭같은 완구들이 너

무너무 필요하데요. 공간을 마련한 것 보

다 그게 더 걱정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쉽

게 가져가는 것보다 정기적으로 계속적

으로 같이 할 수 있게 하고 싶어서 출판

사 같은 곳과 컨텍을 하고 있어요. 처음

에 든 생각에서 한 번 더 고민하면 와전

또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더라고요. 그래

서 좀 단순하게 생각할 줄도 알아야 하는

데 고민이 너무 많은 것 같기도 해요..

Q. 업사이클링이란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는 사실 그 ‘업사이클링’이란 이름 자

체가 되게 오글거리거든요. 그냥 제품이

에요. 원래 우리가 쓰던 것들이고 해오던

건데 기계로 찍어내는 거 말고, 쉽게 사

서 쉽게 버리는 거 말고, 진짜 좋은 제품

을 만드는 거 일 뿐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요. 재활용했으니 사주세요 가 아니

라 그냥 여러 제품 중에 하나인데 좀 더

건강한 생각과 건강한 에너지로 정성을

들여 만든 제품이다. 소중한 거다. 그렇

게 말해주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저는 경

계를 두고 싶지가 않아요. ‘친환경제품’

그런 거 말고 그냥 똑같이 인식을 하게

될 수 있는 날이 언젠간 오겠죠. 어떻게

보면 그런 것도 강요 거든요. 그런 제품

을 사지 않으면 너는 윤리적인 사람이 아

니야 라고 하는 거기 때문에. 그냥 네가

봐서 좋을 것을 사. 나는 네가 봐서 좋은

걸 만들 테니 이런 게 좋은 거 같아요. 그

러려면 정말 잘 만들어야 되고 퀄리티

가 좋아야 되고, 시스템도 잘 만들어야

하고, 토착화가 정말 중요해요. 우리끼리

모여서 뭘 하자가 아니라 필드로 나가야

해요. 정보 없이 보여줘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하죠.

Page 18: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34 35

Q. 옮김 소개를 부탁드려요.

버려지는 자원들을 모아서, 가공하고, 그

것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옮겨’주는 청

년NGO 단체입니다. 이름 그대로 ‘옮김’

을 하고 있어요.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

용하여 많은 사람들의 기본권을 증진시

키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클린 더 월드는

미국 호텔에서 버려지는 비누를 모아 가

공해서 필요로 하는 곳으로 옮겨주는 단

체인데, 저희는 클린 더 월드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2010년에 활동을 시작했습니

다. 그러다 주변에 버려지는 자원들이 많

으니 비누에 한정짓지 말고 자체적으로

해보자 라는 의견이 모아졌어요. 그전까

지는 대학생들이 모여있는 동아리 형식

이었죠. 그래서 지금의‘옮김’이라는 단체

이름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시작했어요.

2013년부터 서울시에 비영리 단체 등록

해서, 현재 ‘비누’,’크레파스’,’이면지’ 3개

의 사업아이템을 진행 하고 있어요. 이전

엔 대부분 활동가들이 비누를 소독하고

포장하는 작업을 했었는데,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경기도와 서울에 있는 자원

봉사센터나 지역학교, 기업 등과 연계해

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시작하게된 이유를 조금 더 자세히 이

야기 해주세요.

2010년 처음 시작은 모임에서 토론을 하

다가 우리도 뭔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해

서 사례를 찾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클린

더 월드라는 단체가 눈에 들어온 거죠.

그래서 한국에 있는 호텔에 연락을 해보

니 역시나 한국에서도 하루만 쓰고 버려

진다고 하더라구요. 호텔에서 버리는 비

용도 만만치 않아서 한국에도 할 수 있

겠구나 생각 했어요. 그래서 클린더 월

드에 연락하고 승인을 얻어 활동을 시작

했습니다.

Q. 호텔에서 비누를 수거할 때 힘든점은

없나요?

사실 호텔입장에서는 일일이 분리하기보

다 한번에 버리는 게 편할 수 있으니 저

희가 귀찮은 일을 부탁 드리는 거예요.

처음에는 모으는게 힘들기도 했어요. 일

회성으로 한두 번 받다가 멈추기도 하고

요. 요즘은 저희가 호텔에 주기적으로 연

락을 취하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

어요. 비누를 받아오기만 하는 것이 아니

라, A호텔에서 받은 비누를 누구와 가공

을 했고 어디로 보내졌는지 그 과정을 이

야기 해드리려고 해요. 그럼 호텔측에서

도 단순히 버려지던 비누가 이런 활동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얻고 있다는 것을 아

실 수 있으니까요. 대표, 부대표 외에는

전부 학생이라서 미숙한 점들이 있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어

려움이 많진 않아요.

Q. 비누가 한번에 수거되는 양은 어느정

도 인가요?

성수기 비성수기가 있어서 한 달에 수거

되는 양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는데 일반

적으로는 한 개 호텔에서 2달에 한 번씩

20키로 상자로 최소 2개에서 6개 정도

를 받아오고 있어요. 호텔마다 양이 많

이 달라서 그때 그때 지속적으로 연락을

드리고 협의를 해요. 비누같은 경우 해외

에 방학주기에만 나가서 학기 중에는 모

으는 것만 주력을 하고 있어서 부족하진

않는 편이예요.

Q. 비누를 해외로 보내주는 방법은 어떻

게 진행되나요?

방학 때마다 대학생들이 해외봉사단으로

많이 나가는데 그쪽을 통해서 나가는 방

법과 직접 보내주는 방법 두 가지로 진행

되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해외봉사 나가는 분들에게

후원요청을 받아요. 여러 팀을 모아서 후

원교육을 진행하고 그쪽에 전적으로 맡

기는 거죠. 그 팀들이 해외에 나가서 위

생교육을 하는데, 그곳에 우리가 보낸 비

누가 가서 프로그램이 진행이 되고 귀국

을 한 다음 피드백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

하고 있고요.

두 번째는 인도나 필리핀 태국 같은 지

i n t e r v i e w 1 0

옮 김

모든 과정에 사람들이

참여 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작업해요.

# 비누, 크레파스, 이면지

# 해외봉사

# 자원활동, 기본권증진

www.omkim.org

www.facebook.com/omkim2012

버려지는 것들을

꼭 필요한 필수품으로

함께 만들어나가는

옮김 사무국장 지예정을 만나다.

역에 NGO와 협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특히 필리핀은 작년에 태풍이 한번 왔

었잖아요. 아시안 브릿지 필리핀 지부랑

연결해서 비누를 많이 보내 줬었고요. 인

도 바라나시 지역에도 아시안 브릿지 인

도 지부를 통해서 아쉬람 학교에 직접 택

배로 보내드린 경험도 있고 또 태국과

미얀마의 국경지역인 매솟에는 작년 8

월, 올해 8월 활동가들이 직접 갔다 오

기도 했어요.

첫 번째 경우는, 해외봉사단이 사무실까

지 와서 후원교육을 받으시고 가져가시

니 ‘옮김’에 별도로 비용은 들어가지 않

아요. 대신 현지로 비누가 전달되고 그

곳에서 진행된 위생교육에 대한 피드백

이 정확하게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워요. 비누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에 대한 과정과 피드백은 아무래도 단체

대 단체로 연락하는 경우가 훨씬 잘 되

는 것 같아요.

저희 단체는 현재 이사회 7명(대표, 부

대표, 상임이사, 사무국장 및 비상임이

사 3인)과 활동가 14명으로 구성되어 있

고, 거기서 나아가 ‘옮김이’ 라고 해서 크

레파스 모아주는 옮김이, 이면지 옮겨주

는 옮김이가 있어요. 이외에 해외봉사단

들은 자원들을 옮겨주는 역할을 해주시

고 계세요. 옮김이들은 자원을 모아주는

서포터즈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Q. 한 팀이 옮겨줄 수 있는 양을 가져가

는 형식인가요?

네, 각 팀마다 몇 kg씩 가져갈 수 있냐

에 따라 가져가는 것이 달라져요. 적게

는 5kg부터 있고요. 최대 많이 가져간

팀이 1900개 정도 되요. 무게로 따지면

30~40kg 정도에요. 그리고 이번에 파

견 다녀온 태국 현지에서도 자체적으로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에요

Q. ‘옮김’이 비누로 시작해서 크레파스,

종이로 확장했잖아요. 봉사활동 현지에

서 필요로 하는 것을 잘 알고 계신 것

같아요.

최대한 그렇게 하려고 해요. 한국에서

쓰레기를 모아서 보내주는 느낌이 아니

라 정말 그쪽에서 필요한 것을 보내주고

싶어서 활동가들끼리 많이 고민을 했어

요. 비누를 제외하고 크레파스나 이면지

같은 경우는 활동가들끼리 머리를 싸매

고서 낸 아이템입니다.

Q. 하지만 비누에서 크레파스는 또 완전

히 다른 영역인 것 같아요. 크레파스는

처음에 어디에서 수거를 시작하셨나요?

처음 시작은 활동가가 아이템을 들고 왔

어요. 한 번 학교나 유치원을 돌아보자

고 했어요. 서울시 행정과에서 이 사업

을 지원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서울시

에서 공문 협조를 받아서 각 학교와 유

치원에 공문을 보냈어요. 그래서 참여하

시겠다고 하신 단체들에 저희가 수거함

을 설치를 해서 아이들이 직접 수거함

에 크레파스를 모을 수 있도록 했어요.

지금까지는 그렇게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개인 기부도 많이 들어와요. 저

희가 크레파스 1톤 모으기 프로젝트라고

해서 브로셔, 포스터, 인터넷으로 홍보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것을 보신 학부모

회라든지 개인 기부자분들이 직접 사무

실까지 와서 주시거나 택배로 보내 주시

기도 했어요.

그리고 저희가 지하철 4호선에 광고가

붙었어요. 그거 보고시고 연락도 오고 그

래요. 같이 봉사하고 싶다는 분들도 계시

고 기부도 해주시고요. 올해 되게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청년허브도 올해 입주

하게 되었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서

정말 좋은 것 같아요.

Q. 크레파스는 비누랑은 또 다른 분들에

게 전달 되는 건가요?

같이 가는 경우도 있고요. 따로 가는 경

우도 있어요. 태국 메솟 지역 같은 경우

는 활동가들이 직접자원을 들고 파견을

나갔기 때문에 비누와 크레파스가 같이

갔어요. 해외봉사단들 통해서 지원이 되

는 경우에는 어떤 해외 봉사는 위생교육

을 목적으로 가는 팀도 있고, 어떤 팀들

은 미술교육을 목적으로 가는 팀도 있어

서 항상 같이 가지는 않아요.

Q. 국내에도 지원이 가는 게 있나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 것이 재활용 된

거라서 쉽게 다가가지 못하기는 했어요.

가끔 새 크레파스를 기부해주시는 분들

도 계세요. 그런 것들은 아동센터에 보내

주기도 했어요. 그런데 저희가 직접 만든

크레파스는 간 적이 없어요. 이 부분은

고민 중이에요.

Q. 일반 크레파스와 비교해서 무엇이 다

른가요?

제가 보기엔 성능은 똑같은 것 같아요.

저희가 처음에는 있는 크레파스만 녹여

서 붙이는 작업을 했었어요. 그러다보니

너무 잘 부러지는 거예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소이왁스를 좀 넣어봤어요. 그랬

더니 많이 보완되어서 성능은 똑같은 것

같아요. 보통 크레파스가 육각인데 저희

는 사각이라는 모양 빼고는 똑같은 것 같

아요. 처음에는 로봇이라든지 잠자리, 나

비 이런 틀에다가도 만들어 봤었는데 완

성된 크레파스를 사용하게 될 아이들에

게는 실용성이 떨어져 고민하다가 사각

크레파스로 만들 게 되었어요.

Q. 이면지 프로젝트는 언제부터 시작하

셨어요?

작년에 크레파스와 같이 사업 아이템으

로 구상하고 있었는데, 이면지 특성상 수

거하는데도 문제가 있고 제본하는 문제

도 좀 컸어요. 저희가 제본기를 사서 했

는데 손이 너무 많이 가는 거예요. 잘 뚫

리지도 않고요. 그래서 조금 지연이 되다

가 올해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공모사업

을 통해 지원을 받게 되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Q. 이면지 수거는 어떻게 하시나요?

Page 19: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36 37

대학들에 이면지 수거 부스라고 해서 설

치를 해놨어요. 그래서 옮김이들이 수거

를 해주고 있어요. 그리고 이따금씩 개인

기부가 들어오기도 해요. 관공서나 회사

는 개인정보가 많아서 조금 힘들더라고

요. 좀 천천히 수거가 되기는 하지만 지

속적으로 되고 있어요.

Q. 비누 소독이나 크레파스 제작은 어떻

게 하는 건가요

되게 단순해요. 일단 비누는 감자칼로 깎

으면 되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물

에 담갔다가 꺼내서 말려서 깎고 했었어

요. 그게 은근히 손이 많이 가서 활동가

들과 고민을 해봤는데 겉에 있는 이물질

만 제거하면 위생상에 문제가 되지 않는

다고 해서 지금은 비누는 깎는 작업만 하

고 있어요. 크레파스는 8가지 색깔(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하늘, 갈색, 검정)

로 분류하고 소이왁스를 함께 넣고 녹여

서 틀에 넣어 굳히는 작업을 거쳐요.

저희가 다 만드는 과정은 봉사활동가분

들과 같이 하려고 해요. 비누 같은 건 깎

기만 하면 되니까 정말 단순한데 크레파

스는 열이 들어가다 보니까 조금 위험할

수가 있어요. 비누와 이면지 노트를 만드

는 것에 비해서 공정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요. 녹이고 굳히고 하는 작업이 2~3

달은 걸려서 같은 시간을 들려서 가공

작업을 거쳐도 비누랑 크레파스 나오는

그 수량 자체가 정말 많이 달라요. 그래

서 여러 곳에서 크레파스를 후원해 달라

고 요청이 들어 오는데 후원을 많이 못해

서 좀 아쉬워요.

Q. 과정이 심플해요. 쉽게 말해주셨지만

말처럼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심플함을

지키려고 의도하신 건가요?

저희는 복잡하게는 안 하려고 해요. 옮김

활동을 하는 모든 과정에서 활동가들끼

리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한

번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려구요.

과정이 복잡하면 하고 싶어도 어려울 수

있잖아요. 그래서 단순하게 나눠서 모두

가 어떤 활동에든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싶어서 그렇게 하고 있어요.

Q. 비누 포장도 간단해 보여요.

포장에도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처음에

는 비누를 랩으로 포장했었는데, 랩포장

은 포장하는 사람입장에서는 되게 편해

요. 그런데 랩이 현지에 갔을 때는 쓰레

기가 되어서 편지봉투로 바꿨어요. 편지

봉투에다가 8컷 만화를 넣었어요. 비누

로 손을 씻고 음식을 먹으면 건강해지는

데 비누로 안 씻고 음식을 먹으면 병에

걸린다라는 내용을 담은 봉투였어요. 그

런데 비누 포장을 해놓고 비누를 내보내

기까지 기간이 조금 있는데 보관하는 동

안 비누에서 나온 기름 때문에 봉투가 상

하더라고요. 8컷 만화도 다 번지고, 만화

에서 나온 잉크가 비누로 번지기도 하더

라고요. 그래서 바꾼 것이 최대한 재생용

지로 간단하게 싸서 테이프로 한 번 감

는 포장이에요.

Q. 개인적으로 어떻게 옮김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처음에는 봉사활동으로 참여를 했었어

요. 2010년에 클린더월드코리아에서 봉

사자들을 모아서 비누소독을 한 적이 있

어요. 그때 제가 1학년 마치고 2학년 올

라갈 시기였는데, 제가 전공 때문에 고민

을 했었어요.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앞

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활동들을 찾아 봤어요. 마침 비누를 개발

도상국에 보내준다는 것을 보고 너무 신

선하다고 생각을 해서 봉사활동가로 참

여를 했어요. 되게 단순한 거지만 누군가

는 해야하는 필요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 봉사활동을 계기로 활동모집

을 기다려서 함께하게 되었어요.

Q. 활동을 하시는데 힘든 점이 있으신가

요?

나름 즐겁게 활동을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기는 한데, 옮김이 수익사업을 하고 있

지 않아서 금전적인 문제도 조금 있고

요. 일단 저희 대표님과 부대표님이 대학

을 졸업한 후에도 계속 옮김에 매진하고

계세요. 계속 열심히 이끌어주셔서 나머

지 활동가들도 같이 따라 갈 수 있지 않

나 생각이 들어요. 저랑 다른 활동가들은

아직 학생이다 보니까 시간투자를 100%

할 수가 없다는 게 조금 아쉬운 것 같고

요. 변수도 크고 시간도 잘 안 맞아요. 그

런데도 다들 열심히 해주시니까 그래서

옮김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Q. 준회원, 정회원은 어떻게 가입할 수 있

나요?

일단 정회원은 후원 신청서를 작성해주

시고 후원금을 납부해주시는 분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준회원은 옮김 활동에 관

심을 갖고 활동에 참여해 주시거나 응원

해주시는 분들이에요. 정회원과 준회원

의 차이는 후원금 납부의 차이이고요. 정

회원 같은 경우는 저희가 매년 주기적으

로 하는 정기총회의 참여권과 의결권이

주어지고요. 현재 준회원과 정회원을 합

치면 130명 정도의 회원이 있어요.

Q. 옮김 활동을 업사이클링이라고 생각하

시나요?

일단 옮김 활동가들마다 생각이 다들

좀 달라요. 어떤 분들은 동의하지만, 다

른 분들은 아직은 고민해야 하는 단계라

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업사이클링이라

는 용어 자체가 아직까지도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 업사이클링이란 것이 새로운

걸로 변환을 시키는 거잖아요. 근데 사

실 비누, 크레파스, 이면지 같은 경우에

는 깎거나 녹이고 묶어서 만들기는 하는

데, 그 자체가 거의 바뀌는 게 없어서요.

특히 비누 같은 경우는 깎기만 하니까 모

양도 그대로 이고요. 그래서 이것을 업사

이클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어요. 아직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일단은 업사

이클링이라는 말을 잘 안 쓰고, ‘재활용’,‘

재사용’이라고 이야기해요.

Q. 문화로 놀이짱을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

게 소개하나요?

진영 간단 명료하게 ‘버려지는 가구를 수

집해서 새 가구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이

다’라고 설명해요. 놀이짱을 평소에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좀더 자세히 이야기

하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자세하

기 이야기 하진 않아요.

키르케 폐목재를 수집해서 가구를 만드

는 곳이고 인문학 수업이나 여러 가지 워

크샵도 한다 라고 이야기해요.

알콩 업사이클링의 배경지식이 부족하거

나 관심이 없는 편인 사람들에게는 ‘폐가

구를 수거해서 재활용 한다’라는 정도로

만 소개를 해요. 설명을 덧붙이면 인문학

과 관련 된 워크샵을 진행하거나 다른 사

람과 공유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하고요.

사회적 경제 영역에 대해서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놀이짱에서 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까지 설명을 해요. 기

획도 하고 디자인도 하고 제작도 한다고

보통 이야기를 해요.

아루 사회적 기업이라고, 나중에 찾아서

보라고 이야기해요. 저도 사회적 기업을

설명하기 어려워서 그렇게 말을 하기도

하고 잘 아는 사람들, 어른들, 친척분들이

더 깊이 물어 보시면 페목재를 수거해서

다시 가구를 만든다고 이야기해요.

Q. 놀이짱 가구는 이사에 강하잖아요. 분

리도 되고 스크래치 같은 것도 멋으로 삼

으니까요. 그런 점을 홍보를 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왜 안하나요? 신혼 부부

들이 놀이짱을 잘 모르는 게 아쉬워요.

키르케 맞아요. 저희가 디자인하는 것은

그런 컨셉으로 하고 있는 거예요. 이사에

용이하고 분리에 용이한 가구를 계속 개

발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것을 홍보를 해

서 판매위주의 전략으로 나가느냐는 또

다른 부분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버려

진 가구들을 재료로 작업하는데 그게 또

되게 노동 집약적 이잖아요. 같은 걸 계

속 찍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라 하나 하

나 마음에 드는 것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

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낼 수가

없어요. 홍보에 대한 건 놀이짱 내에서도

계속해서 고민해 가야 하는 방식이긴 해

요. 제가 놀이짱에 와서 느낀 건데 대량

생산의 비용절감은 정말 공장에서나 가

능 한 것 같아요. 오히려 저희는 대량주

문이 들어오면 평소보다 더 받아야 해요.

정말 손이 많이 가고 힘들어요.

Q. 업사이클링 가구는 대량생산이 안 되

는 건가요?

진영 똑같은 패턴으로 제작이 어려워요.

주문을 해도 똑같은 물건은 나올 수가 없

어요. 그게 매력이기도 하고요.

키르케 왜냐하면 동일한 규격의 재료가

들어가서 동일한 규격의 공산품이 나오

는 경우에는 대량생산이 가능하지만, 놀

이짱 제품은 규격자체가 동일한 규격이

아니고 갯수도 다량이 아닌 상황에서는

힘들어요. 대량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재

료 하나 하나를 동일한 규격으로 만들거

나 동일한 규격이 아닐 때는 규격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 하는데 쉽게 대

량 생산하기에는 어려운 것 같아요. 물론

모든 재활용이 그런 건 아니에요. 예를

들어, 페트병을 재활용해서 옷을 만드는

곳은, 과정 자체가 모듈화가 되면 그 다

음부터는 대량생산 가능 한 거죠. 그러나

놀이짱이 하는 작업은 모듈화가 되기 어

려운 작업을 하고 있어요.

사부작 우리가 작업하는 방식과, 대량 생

산의 작업 방식은 정말 많이 다르더라고

요. 대량생산을 하면 빠르게 많이 만들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현

장에 계신 분 이야기를 들으니 대신 2~3

년 지나면 삐걱거릴 수 밖에 없다고 해

요. MDF가구는 저렴한 편이지만 재활용

도 힘들고 환경이나 우리 몸에도 안 좋

으니까. 그 반대편에 놀이짱 가구가 있

는 것 같아요.

진영 마케팅이나 홍보, 하고는 싶지만 조

심스러운 부분도 있어요. 저희 물건이 업

사이클링 된 물건이고 그게 잘 팔리면 수

익이 많아져서 좋겠지만 그게 트렌드화

i n t e r v i e w 1 1

문 화 로 놀 이 짱

아주 작은 자투리에도

새로운 쓸모를 찾는 놀이짱 문화에

감동받았어요.

# 폐가구

# 가구

# 제작, 워크숍

[email protected]

www.norizzang.com

지난 3월부터 ‘문화로 놀이짱’(이하 놀이

짱) 혁신 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알콩, 아

루, 키르케, 진영, 은영을 만났다.

지난 7개월의 시간은 다섯 명에게 어떤

시간이었을까? 업사이클링 회사에서 이

들은 어떤 경험, 시간, 문화들을 만들어

가고 있을까? 또 어떤 고민을 시작했을

까? 간단한 질문 안에 담담 하게 털어놓

은 속 깊은 대답을 함께 들어보자.

Page 20: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38 39

되는 것은 경계 되는 부분이에요. 많이

팔아서 돈을 많이 버는 것과 어느 정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사이에서 조

율이 필요해요. 그 이상이 되면 기계처럼

일하는 거고 몸뿐 아니라 정신이 너무 힘

들어 지니까요.

Q. 만약에 주문이 밀려 계속 야근이 지속

되면, 놀이짱 회의를 통해서 일을 줄이자

고 말 할 수 있는 분위기인가요?

알콩 얼마전에 제가 질문 한 적이 있어

요. 적게 일하고 적게 가져가는 것을 선

택하는 것은 어떠냐고요.

진영 있어요. 놀이짱 내에서도 조금씩 이

야기 하고 있어요.

키르케 일만 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여기

서 뭔가를 발견하려고 하니까. 그 수위를

조절하는 과정이 어려운 것 같아요.

알콩 개인의 삶의 질에 대해서도 같이 고

민해요. 함께 일하기 전에는 생각 못했

던 놀이짱이라는 환경자체에 대해서 알

게 된 부분도 있어요. 막연히 ‘아랑’이라

는 대표와 ‘놀이짱’이란 두 가지 이미지

만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게 깨졌달까.

막연한 대표, 대상이 있었는데 함께 일해

보니 놀이짱 내에서도 구조가 있고 새로

운 의사결정이 있어요. 노동 강도나 새로

운 방식으로 논의할 부분들에 대한 이야

기는 늘 함께 나누고 있죠.

Q. 각자 놀이짱 내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가지고 있나요? 놀이짱은 가구제작뿐 아

니라 다양한 일을 해서 복잡할 것 같아

요. 목수? 디자이너? 문화기획자? 이런

구분이 가능한가요?

은영 놀이짱이 되게 재미있는 게 하나로

역할정리를 할 수가 없어요. 목수로 치면

전 여기서 초급 목수에요.

키르케 저는 점심식사를 맡고 있어요. 매

일 오전11시가 되면 밥을 짓고 있죠. (웃

음)

아루 좋게 말하면 포지션을 찾아가는 과

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주어진 일에 급급해서 아등바등 따라가

는 거라 놀이짱 안에서의 나 라든가 하는

것이 아직 부족하고 어려워요.

알콩 먼저 놀이짱 안에서 정해진 포지션

을 얘기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놀이짱이

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이었기 보다는, 기

본적으로 그런게 없는 환경인 것 같아요.

제작팀, 기획팀 그런 게 어렴풋하게 있

기는 하지만 포지션을 나누기 위한 것이

아니기도 하고, 소속 되어있는 저도 포

지션이 주어지기보다 스스로 움직이죠.

원하는 게 뭔지 새롭게 생각을 하고 있

는 편이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

는냐,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싶은 지 아느

냐, 현재 삶에 만족을 하느냐 그런 이야

기를 하는 사람들을 최근에 많이 만났어

요. 시간이 지나면 바뀔 수도 있지만 지

금은 ‘나는 죽을 때까지 모를 것 같다’라

는 답을 해요. 예전에 일할 때는 모르지

만 모른다는 사실에 대해서 이~렇게 멀

어진 상태로 지냈던 거죠. 내가 하고 싶

은게 뭔지, 나한테 필요한 게 뭔지에 대

해서 멀어지게 만드는 거예요. 일을 지나

치게 많이 한다든가 그 대가로 돈을 받

는다든가 다른 것에 신경써서 그런 원초

적인 질문들이나 민감한 문제에서 멀어

졌다면, 지금은 그냥 민감해진 상태로 살

수 있는 게 좋아요. 덕분에 지금은 경력

을 쌓아야 한다는 부담감에서도 약간은

멀어져 있는 상태로 여러 가지 재미있는

것들을 발견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시간

이 지나면 그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달라

져서, 언젠가는 돈이 절박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래요.

진영 기존의 틀. 즉, 일반회사를 오래 다

닌 저로써는 초반에는 굉장히 힘들었어

요. 보통 회사같은 경우에는 어떤 부서,

어느 역할로 뽑고 그 일만 주구장창 하

잖아요. 하지만 놀이짱은 어떤 일을 어

떻게 해라고 정해주지 않거든요. 자기가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곳이라 기존

의 틀에 익숙해져 있다면 저처럼 힘들

것 같아요.

Q. 7개월동안 가장 만족스러웠던 순간

은?

진영 놀이짱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다 보

니, 반대로 포지셔닝이 분명하지 않는 게

너무 재미 있어요. 오전에 서류 작업하다

가 오후에는 드릴질 하는데, 예측이 불가

능한 일들을 하고 있다는 것도 너무 재

미있어요. 보통 회사 일을 하면, 컴퓨터

작업 같이 수렴만 하잖아요. 그런데 수렴

하는 일 했다가 발산도 했다가 또 수렴

을 했다가 하니 제 안에서 에너지가 돌

고 있다는 것을 느껴져요. 그런 순간이

너무 좋았어요.

알콩 완성도 있게 나왔을 때. 최근에 만

족스러웠던 작품은 공중전화 부스 가져

다가 책 볼 수 있게 만들었던 작업인데

결과적으로 봤을 때에도 예쁘게 잘 나왔

어요. 그런데 그것 이상으로 사실 작업을

통해 일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하게 되

어 좋았죠. 작업하는 순간엔 귀찮고 짜증

나고 번거롭고 힘들고 그런 일을 겪게 되

니까, 그럼 이 일을 누가 만든거지? 누가

책임을 지고, 누가 결정을 해야하는 거

지? 이런식으로 사고방식이 흘러가는 거

예요.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내가 대답

을 하는 게 너무 낯설었어요. 남이 맡은

일에 대해서 나는 어떻게 봐야 될 것이

며, 내 일에 대해서 남한테는 어떻게 도

움을 취할 것이냐 그런 태도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볼 수 있었어요.

키르케 저는 계속 사무직을 했었으니까

뭔가를 만들거나 꾸미거나를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한살림 매장의 공간 디스

플레이를 맡아서 많이 긴장이 했었는데,

제가 만든 걸 좋아하는 반응을 보니 이렇

게 바로 반응을 받을 수 있는 작업도 있

구나 했어요.

은영 놀이짱은 와 만족스럽다 하는 순간

은 없는 것 같아요. 옛날에 만족했던 순

간은 엄청 칭찬을 받아서 ‘내가 잘하는

구나’을 느끼거나 ‘나 되게 잘하나 보다’

라고 스스로 만족감을 느꼈다면 놀이짱

은 사실 그런 건 없고 계속 나에 대해 생

각하게 해요. 단순히 회사가 아닌 거예

Page 21: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40 41

요. 단순히 동료도 아니고요. 대체 나는

놀이짱과 뭔지, 이사람들과 뭔지 계속 생

각을 하게 하니까 놀이짱이 어렵기도 해

요. 그런데 외부에 나갔다가 들어오면 심

리적으로 되게 편해요. 여기서 느끼는 감

정이 다 당황스럽고 새로워요.

Q. 가장 맥 빠지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요?

알콩 핸드메이드페어할때 어떤 분이 오

셔서 명랑작업장 신청 설명을 듣고 가

셨어요. 그런데 놀이짱에 있는 분들 대

학은 다 나왔냐고 그런 질문을 하는 거

예요.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

지만……

진영 저도 작업 할 때, 여기는 다 자원 봉

사하는 분들이냐고 물어보는 분을 만난

적이 있어요.

키르케 되게 충격 받았을 때가 있어요.

제작 날짜를 상대편에서 되게 박하게 지

정을 하는 거예요. 컨셉 이야기도 제대로

하기전인데…… 그때 저희가 일이 되게

많을 때여서, 우리가 그것을 협상해서 해

결 할 수 있는 건지 왜 이런 상황인지 물

어봤어요. 그랬더니 물건을 만드는 사람

들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사람들이 생

각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너희가 늦게 까

지 일하고, 야근 하고, 주말에 나와서 일

하면 납기일 맞출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생각을 한다는 거죠.

놀이짱은 노동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고,

휴일도 가능하면 지켜주려고 해요. 외부

에서 너희는 쉴 거 다시고 그러면서 어

떻게 일을 하려고 그러냐는 식으로 말도

듣게 되네요. 저도 이 일을 시작하기 전

에는, 시간이 걸리는 일에 개념이 없었어

요. 그리고 사람들이 상대방의 노동에 대

해서 함부로 생각하는 일이 되게 많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떻게 그렇게 당당하

게 네가 더 일하면 빨리 만들 수 있잖아

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지불하는 돈

이 정말 대단하다고, 내가 저 사람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진영 근래에 사회적 경제 영역 안에서 일

을 많이 진행 했었는데 조금만 영역 밖으

로 나가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더

라고요. 회사를 그만두고 놀이짱에서 일

하면서 평소에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이다

라는 걸 못 느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걸 많이 느끼면서 일을 했던 것 같아요.

Q. 삶의 재구성을 진행하며 어떤 경험을

했나요?

진영 결국은 수리병원이랑 국제컨퍼런스

의 맥락은 똑같은 것 같아요. 수리병원도

결국 고쳐 쓰면서 삶을 대안적으로 찾는,

자원을 적게 낭비하고 적게 쓰고 거잖아

요. 톰 한싱도 주장했던 게 줄여쓰고, 고

쳐쓰고, 나눠쓰고, 공유하고 이런거였어

요. 톰 한싱이 했던 말 중에 가장 인상 깊

었던 말은 “어떤 것도 답이 없다. 하고 싶

은 걸 할 때 청사진은 없다.”였어요. 항상

스텝 바이 스텝- 한걸음 한걸음 진행하

며 그 상황 안에서 전체를 넓게 보고, 그

상황에 맞게 자기태도를 변화시키고 다

시 또 가고, 그렇게 가다 보면 변화가 있

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이게 업사이클링

을 넘어서서 삶을 재구성 하는데 필요한

자세인 것 같아요

Q. 톰 한싱이 이야기한 D.I.T (DO IT

Together) 은 무엇인가요?

진영 톰이 컨퍼런스를 하면서 결론적으

로 이야기 했던 것은 다함께 같이 하자였

어요.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도 그렇고, 어떤 공간도 그렇고 우리는

지금 공간을 한 사람의 주인이 가지고 있

고 그것을 공유하잖아요. 예를 들어서 코

워킹스페이스도 어떤 주인이 있잖아요.

근데 그런 주인없이 우리 모두가 다같이

그 공간을 만들어가고 뭔가를 하려는 사

람이 또 만들고 그 다음 사람이 와서 또

만들고 주인없이 모든 걸 다 함께 하자는

맥락이였던 것 같아요.

Q. 놀이짱이 하는 일들을 보면 톰한싱 이

야기가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닌 거

같아요. 실제로 그런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 입장에서 어떻게 느껴졌는지 궁금

해요.

은영 네가 가진 것과 내가 가진것을 공유

하자는 내용이 아니라 톰 한싱의 이야기

는 좀 더 넓은 의미에서의 공유 였던 것

같아요. 그렇게 무료로 공간을 주고 마음

대로 써봐라했을때 어떤 제도가 필요하

지 않나 생각해요. 거기를 쓰는 구성원들

끼리 어떤 약속 을 만들어 가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주최측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공간을 쓰는 사람들끼리의 공

간에 대한 어떤 책임감에 대한 충분한 이

해나, 그걸 만들 수 있는 소양이 과연 개

개인 마다 되어있을까 생각이 들어요. 모

든 여건이 주어졌을때 과연 그들이 그렇

게 쓸 수 있을지…

오늘 놀이짱에서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토의하는 기술, 어떤 협의점

을 찾아가는 기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기술, 내 이야기를 하는 기술같은

게 된 사람들끼리 모이면 충분히 가능 하

다고 보는데 과연 저도 그렇고 누군가 협

의하면서 놓치지 안고 갈 수 있는 기술이

있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진영 컨퍼런스 끝나고 톰이 한 분과 한참

동안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어떤 이야기

를 했냐고 물어보니까 성악설을 기본으

로 해서 인간은 악한데 어떻게 그렇게 공

간을 이용 할 수 가 있겠느냐. 분명히 망

가지게 될 거고 누군가 분명히 그 공간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에 관한거

였데요. 그렇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분명

히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독일 같

은 경우에는 개개인의 책임감이 굉장히

강하다 보니 가능한가 싶어요. 우리나라

에서는 아직 좀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Q. 수리병원 하면서 어떤가요? 진행하면

서 있었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알콩 수리병원 워크숍 중 하나인 유리병

커팅 워크숍만 가지고 이야기 해보자면,

유리 병 윗부분이 남아서 이걸 계속 해

야될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아니면 애

초에 자르지 말고 그냥 둬야하는 것을 괜

히 욕심을 부려 없는 쓸모와 용도를 만

들어내면서 새로운 쓰레기를 만들어 내

는 것은 아닐까? 업사이클링에 관련해서

이런 것은 계속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

인 것 같아요.

수리병원은 마포구청 앞에서 연남동으로

장소가 바뀌면서, 지역적인 특성이 반영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지역의 주민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물건에 대해서 고장

난 부분을 수리 하겠다는 것보다는 우연

히 근처에 들린 사람들이 체험하러 온 경

우가 많지 않나 싶어요. 물론 자주 찾아

주시는 분도 있지만요.

진영 생각보다 수리병원에 사람이 없는

이유가 우리 삶 속에 수리문화가 없어서

인 것 같아요. 사실 저도 회사 다닐 때는

찢어지면 버렸어요. 양말 꿰매는 건 너무

궁상맞고, 사실 너무 쉽게 살 수 있죠. 사

실 어떤 물건에 의미가 있어야 고쳐 쓰고

살려 쓰고 싶을 텐데 쉽게 사고 쉽게 버

리잖아요. 이게 수리문화와 연결되는 부

분 인 것 같아요. 수리병원 하면서 느꼈

던 것은 지역주민들에 수리병원을 알리

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리문화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모두 고쳐 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찾아 오

겠죠. 수리병원은 수리 할 품목을 가져와

야 재미있는 병원이라 지나가다 들려서

는 충분히 즐기지 못해서 아쉬워요.

은영 놀이짱에는 재미있는 문화, 작업이

있어요. 가구를 주워온 후 해체해서 큰

가구를 만들고 나면, 그 자투리로 트레

이를 만들고, 그 자투리로 냄비받침을 만

들고, 그 자투리로 브로치를 만들고, 점

점 작아져요. 어떻게든 안 버리려고 하

죠. 그래도 남는 자투리는 겨울에 난로

를 때려고 모아놔요. 어떤 작업자는 재

단할 때 모아서 자를 수 있는 것은 모아

서 잘라야 전기도 아낀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놀이짱 안에서 이런 게 당연

해 지는 거죠.

Q. 업사이클링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진영 우리나라에서 업사이클링은 그린

워싱, 자신들의 물건이 많이 팔릴 수 있

게 하는 마케팅에 한 역할로 쓰니까 오

히려 소비주의를 촉진하는 것 밖에는 안

된다는 생각에 안타까워요. 저도 업사이

클링에 관심이 많아서 이게 정말 업사

이클링을 하는 게 맞는 걸까? 하는 질

문이 시작되었어요. 업사이클링이 환경

을 위해서 하는 거라면, 제가 업사이클

링을 하는 것 보다는 직접적으로 쓰레기

를 덜 배출하고 동물과 나무에 좋은 영

향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게 더 중

요하겠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더라고

요. 하나의 상품을 튼튼하게 만들어서 오

래 쓰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업사

이클링 자체도 어설프게 만들면, 사람들

이 금방 다시 사고 하는 것을 보며 한 상

품을 좋게 만들어서 오래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요.

키르케 버려지는 것들과 박스테이프를

이용해 쉽고 간단히 햇빛온풍기를 만든

걸 보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라며

저는 거기까지만 생각했는데, 누군가가

이게 고장 나면 그 다음에 재활용은 가

능한 거냐? 고 질문을 했을 때 깜짝 놀

랐어요. 맞아,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

구나……. 어쨌든 순환이 되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을 생각하게 된 거죠. 제가 업

사이클링을 정의한다면 재사용하되 가치

있게 만드는 것. 하나만 생각해서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업사이클링 뿐만 아

니라 뭔가 만드는 모든 것에 고민이 담겨

요. 이게 정말 잘 사용이 될 수 있는 걸

까? 하는. 저는 놀이짱에서 만드는 걸 하

면서 조그마한 것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

다는 걸 발견했어요. 그런데 내가 작은

걸 만드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이걸 만

드는 게 맞는가? 그런 생각이 들때도 있

어요. 어설프게 만들면 몇 달 쓰지도 못

하고 버리게 되는데, 의미 없는 쓰레기

를 만드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는 거 잖

아요. 정답이 있는 것 같지 않지만 계속

고민해서 자신에게 제일 맞는 답을 내

는 거 같아요.

뭔가 쓸모 없는 물건이 안 나오게 규모

있게 사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뭔가

를 만든다면 그 후에도 다시 잘 쓰일 수

있게 낫게 만드는 거고 그게 안된다면 차

선으로는 재활용이 안 되더라도 의미있

는 것을 만드는 게 제일 좋겠다고 생각

해요. 저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점점

생각이 무거워지고 딱딱해진다는 느낌을

받기도 해요. 이런 게 걱정도 되요. 가볍

게 생각하려 노력하는데 그게 쉽게 되지

가 않아요. 환경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

신을 다시 돌아봐야하고 고쳐야 하는 것

이 있기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은영 놀이짱에서 가구 만들고 난 자투리

들도 쓰레기라고 인지하지 않고 새로운

쓸모를 찾고 하는 것에 감동받았어요. 개

인적으로 업사이클링에 큰 뜻을 두고 있

는 것은 아니지만 다시 용도를 찾아 주는

게 업사이클링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Page 22: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42 43

Q. 에코 파티 메아리 소개를 부탁 드려요.

‘에코파티메아리’(이하 메아리) 는 아름

다운 가게 에코디자인 브랜드 예요. 지

속 가능한 아름다운 지구를 위해 쓰임이

다한 소재에 새로운 쓰임을 더하고(Up-

Cycling)자연을 생각하는 친환경 소재를

중심으로 환경에 이롭고 사람을 생각하

는 대안상품(Eco Product)을 기획, 디자

인하여 ‘아름다운 지구 만들기’를 실천하

고 있는 곳입니다.

Eco Party Mearry의 ‘Eco’는 Ecology의

약자로 ‘생태’를 의미해요. 환경을 최우

선으로 생각한다 는 거죠. Party는 파티

처럼 즐거운 활동, 모임이라는 뜻과 지구

를 위한 정당, 집단이란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Mearry는 한글 ‘메아리’를 영어

로 쓴 거예요. 생태적으로 즐거운 사회적

울림을 만들어보자 해서 메아리가 만들

어진 거예요.

에코파티메아리의 삶의 방식은 ‘본연의

제품이 쓰임이 다하기까지 사용한다.’거

든요. 쓰임이 다한 제품이라 판단되면, 쓰

임의 연장을 위한 방식을 고민하고 연구

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제품을 소

비하는데 머물지 않고 구매자의 의식변

화도 이끌어 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

겠어요.

Q. 팀장님은 메아리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어떻게 함께하게 되셨는지 궁

금해요.

제 개인사를 이야기 드리면 저는 원래 프

로모션 대행사에 있었어요. 기업에서 원

하는걸 받아서 예산을 짜고, 기획을 하고,

행사를 하고 결과보고를 하는 그런 일을

했었어요. 그런 곳에 있다가 노무현 대통

령의 죽음을 계기로 바뀌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개인이 할 수 있는 게 뭔지 무

기력한 거예요

과연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

요. 그러다가 희망제작소 세미나와, 박원

순의 ‘프리윌’이란 책을 읽고 ‘돈으로 움

직이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동기부여, 자

발적 의지가 굉장히 중요할 수 있겠구나’

를 알게 되었어요.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여기서 꼭 일을 해보리라 했죠. 제가 할

수 있는 게 광고, 홍보, 캠페인 이었기 때

문에 메아리로 오게 된 거예요.

와서 보니 아름다운 가게에 사람들이 너

무 재미있었어요. 대기업부터 대안학교

선생님도 있고 PD출신도 있고 정말 폭넓

고 다양한 백그라운드의 사람들이 많았

거든요. 또, 일을 보니 저는 한번도 듣도

보도 못한 양복자켓 토트백 같은 게 있었

어요. 이렇게 만들 수 있구나 하는 게 되

게 신기했어요. 업사이클링에 디자인이

되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죠.

아름다운 가게의 존재 목적이 나눔과 순

환을 통한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라면, 에

코파티메아리는 ‘재사용을 넘어 거기에

쓰임을 더한다’고 되어있어요. 더한다는

것을 업사이클링이라고 표현하죠. 재사

용이 안 되는 것에 쓰임을 더하는 거예

요, 거기에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하는 거

고. 하나의 물건이 태어났는데, 이 물건이

쓰임을 다했어요. 여기에 디자인이(쓰임)

더해질 수 있다면 굉장히 유의미한 거죠.

메아리의 매력은 사실 거기 있었어요.

1차원적으로 단순히 생각하면 누군가 기

증하고 누군가 이 옷을 사간다면? 고맙

죠. 그 다음 단계를 메아리가 하고 있고,

가게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바를 메아리

라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우리가 수

거를 하잖아요? 막상 기증한 옷에 올이

나갔다거나, 찢어졌다거나, 이염이 됐다

거나, 너무 낡았다거나 하는 다양한 여러

이유 때문에 50%밖에 살리지 못해요. 또

다른 폐기물이 되어버릴 수 있는 50%를

살리는 영역이 메아리예요.

매출로 보면 사실 떨어지거든요. 작년에

3억정도 매출을 올렸고 올해 9월까지 2

억 8천정도 인데, 180억, 200억이라고

하는 아름다운 가게 전체 매출에선 굉장

히 미미해요. 그런데 다른 시각에서 보면

50%는 아름다운 가게 매장에서 팔린다

면, 50%는 가게에 왔는데도 버려지는 폐

기물이에요. (*주, 폐기물이란 표현을 썼

지만, 아름다운 가게 매장에서 판매하기

어려운 기증품들은 소각이나 매립이 아

니라 중고로 제3세계로 간다.) 여기서 한

단계 더 가보자 하는 작업이 유의미하다

고 봐요. 지금은 가방, 잡화로 한정되어

있지만, 확장성을 두고 아트웤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희망과 꿈을 꾸고 있어요.

그렇게 재활용 디자인의 영역을 넓혔으

면 좋겠어요. 그러면 되게 풍성해 지지

않을까 싶어요. 최근에도 엄아롱 작가에

게 작품 재료로 레코드 판을 지원한적이

있어요. 이런 원재료가 필요하면 저를 찾

아오세요. 되살림 터에 있는데 쓰지 않는

거면 지원해드릴 수 있을 거예요.

Q. 저도 메아리 활동천사로 자원활동을

했었지만, 다른 업사이클링 브랜드와 달

리 자원활동가가 참여할 수 있다는 게 특

징인거 같아요.

네, 자원활동가분이 있었기 때문에 메아

리가 있는 거죠, 아름다운 가게도 그렇

지만요. 아름다운 가게는 전국에 1만명

정도의 자원활동가 데이터베이스를 가지

고 있어요. 현재 ‘활동 인원’은 아니겠지

만 이런 NPO단체가 우리나라에 몇 개

없어요. 일해보셔서 알겠지만 그분들이

아름다운 가게와 메아리를 키워나간 거

죠. 자원봉사란 단어를 쓰지 않고 자원

활동이란 표현을 써요. 그 이유가, ‘봉사’

에는 ‘나’라는 개념이 있어요. 내가 너에

게 해주는 관점이라면, ‘활동’이라는 건

함께 한다는 수평적 관점에서 커뮤니케

이션이 되는 거죠. 그게 아름다운 가게

의 구조예요.

Q. D.I.Y나 리폼 같은 활동이 업사이클 문

화, 업사이클링 시장을 만들어가 가는데

도움이 될까요?

‘문화가 형성되어야 시장이 형성된다.’

는 말에 동의해요. D.I.Y로 집에서 만들

고, 재사용해야지 하는 인식도 높아지고,

친환경 문화가 확산되고, 아름다운 가게

에서 구입하는 것도 이제 낯설지 않고 자

연스럽다는 이런 문화들이 정착되면 그

다음 단계가 필요하겠죠. 많은 고민과 가

치와 장인이 만든걸 인정해줄 수 있는 문

화도 형성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대신,

업사이클링 회사들은, 집에서 손바느질

과 청바지로 만든 가방과, 업사이클 브

랜드들이 청바지로 만든 가방이 차별화

될 수 있게, 자신의 제품이 프리미엄 브

랜드로 포지셔닝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거예요. 똑같은 청바지로 만들었지만 디

테일이 있네! 할 수 있는. 이런 디테일에

서 명품이 되는 거잖아요. 집에서 만들

어 쓰고 하는 문화와 함께, 또 다른 놀

라움을 브랜드가 줄 수 있다면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양성이 있는 세계

가 좋잖아요.

서울시에서 업사이클 디자인을 시민청

등지에서 다양하게 계속 보여주고 있어

요. 그것처럼, 다시 쓰고, 바꿔 쓰고, 고

쳐 쓰고 해보세요 라는 캠페인의 영역은

지자체가 할 일이라고 봐요. 끊임없이 이

루어지는 소비만이 미덕이 아니라는 것

을 이야기 해줘야 해요.

좋은 업사이클 디자인 브랜드라고 하면

끊임없이 디자인, 제품 효율, 쓰기도 편

해야 될 거 아니에요. 예쁘다고 샀는데

불편하다면? 브랜드들은 치열하게 이 고

민을 해야 한다고 봐요.

Q. 일 하시면서 가장 힘빠지실때가 언제

i n t e r v i e w 1 2

에 코 파 티 메 아 리

재사용을 넘어 거기에 쓰임을 더한다.

# 기증품

# 가방, 소품

# 자원활동, 사회환원

www.mearry.com

에코파티메아리의

마케팅과 운영을 맡고 있는

아름다운 가게 에코디자인사업팀

황용운 팀장을 만나다.

Page 23: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44 45

셨어요?

순위를 매긴다면 1번은, 왜 이렇게 비싸?

2번은, 다 주워온 걸로 만든 거 아니야?

이 말의 이면에는 왜 이렇게 비싸? 가격

에 대한 저항감이 있어요. 실제로 다른

공산품 제품들에 비해서 비싼 가격이 아

닌데도 말이지요.

Q. 이걸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고 계신가요?

디자인력이 높아야 하는 것 같아요. 그리

고 신제품 주기를 좀 더 앞당겨야하고요.

왜냐하면 SPA브랜드에서 끊임없이 쏟아

지는 새로운 옷들이 있고 새로운 가방들

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우리는 일년 전

가방이랑 오늘이랑 달라진 게 없이 똑같

다면? 일년 전에는 ‘우와-‘ 일수 있지만

일년 후에는 ‘에이-‘ 하는 반응이거든요.

저는 디자이너는 끊임없이 신제품을 내

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제품이 가

능한 게 뭐냐 하면 10개 소량제작도 가능

하거든요. 공장에선 만개, 천 개 최소수

량이 안되면 찍어내지 못하는데 우리는

할 수 있어요. 공방을 갖고 있으니 100개

만 만들어 파일럿 테스트, 소비자 반응도

볼 수 있고, 반응 좋으면 잘 팔리면 또 나

가면 되는 거고.

(우주인) 저도 자원활동을 하면서 결혼식

이나 행사 선물로 100개, 200개 주문의

뢰가 많이 들어오는걸 알게 되었었어요.

에코파티메아리에서도 주문이 가능하다

는 건 아는 사람만 아는 것 같은데 마음

에 들고, 독특한 답례품이 필요한 분들도

있을 텐데, 이렇게도 구매할 수 있다는

게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Q. 에코파티메아리는 어떤 외부 활동을

하나요? 이번 달만 해도 행사가 많던데

요.

지난주에 올림픽 공원에서 하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나갔었고, 그 전에는 부

산 광한리에서 폭스바겐 행사를 했었어

요. 폭스바겐에서 친환경 기술을 개발했

는데 한쪽에선 업사이클디자인도 보여주

고, 한쪽에서 벼룩시장도 하는 행사죠.

외제차다보니 타겟이 돈이 있는 사람들

이 많아요. 그래서 이건 메아리만 나가

는 것보다 업사이클링디자인협회와 함께

나가서 다양한 제품을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아 같이 나갔어요. 기업들이 원하

는 게 있어요. 행사의 그림을 만드는데,

거기에 재활용 디자인, 업사이클 디자인

이 함께했을 때 친환경이란 좋은 그림이

되거든요. 저희도 그런 점을 잘 알고 하

는 거죠. 더구나 전 직장이 프로모션 대

행사였기 때문에 제가 다 해봤던 일들이

라 프로세스를 알고 있으니 이런 일은 잘

할 수 있죠.

제가 운동가나 활동가적인 성향으로 함

께했다면, 에코 파티 메아리 디자이너로

계신 김태연 간사는 저랑 백그라운드가

달라요. 영국에서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공부 한 걸

할 수 있는 곳이 있나? 찾다가 에코파티

메아리와 함께하게 되었어요. 업사이클

링 디자인을 하고 싶어서 온거예요. 녹색

교육센터에서 주최하는 Green Job 토크

콘서트에서 김태연디자이너가 초대받았

고 전시와 워크숍에 참가했어요.

Q. 메아리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까요?

우리나라는 과잉 디자이너 시대인 것 같

아요. 인테리어, 도예, 시각, 제품 디자

인…… 회화, 동양화, 조소 등 순수미술

까지 합하면 엄청나죠. 그 많은 디자이너

들이 형태를 구현하는 건 각각 다르지만

감성이 있거든요. 그들 중에 버려지는 게

아까워서 미칠 것 같은, 보물처럼 느껴지

는, 환경에 대해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지

는 디자이너들이 있을 거 잖아요. 되살림

터를 오픈 해서 버려지는 의류나 이렇게

쏟아지는 것들을 가지고 오브제를 만들

든, 아트 작업을 하든, 제품을 뭐든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아직 내

부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것들이 여러 가

지 많아요. 아직 앞으로 그랬으면 좋겠다

는 건데 토대를 만들어나가야죠. 비즈니

스로 가느냐, 운동적으로 가느냐 계속 고

민하는 건데 전 밀땅 하며 갖고 가야 한

다고 생각해요.

* 에코 파티 메아리 활동천사

3시간의 입문교육 후 희망하는 활동매장을 써

서 제출하면 연락이 온다. 보통 일주일중 하루

를 선택해 4시간의 자원활동을 하지만, 에코

파티 메아리 공방은 평일에만 자원활동을 선

택할 수 있다. 메아리 활동천사의 주요 업무

는 마지막으로 제품이 매장에 나가기 전, 제품

검수이다. 작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누

군가는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다. 어떤 사람들

이, 어떤 고민과 과정을 거쳐 업사이클링 제품

을 만드는지 궁금하다면 함께 해보는걸 추천

한다. 자세한 내용은 아름다운 가게 홈페이지

를 참조하자.

Q. 8년차가 되신 터치포굿 축하 드립니

다. 소개를 부탁 드려요.

터치포굿은 업사이클링 회사지만 사실

자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회사는 아니 예요. 저희는 ‘재활용’도 신

조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에는 분해자

란 개념이 있잖아요. 뭔가 생산되었다 끝

을 맞이하면 분해되어 다른 곳에 사용되

고 하는 사이클들이 이미 만들어져 있죠.

산업이 발전하면서 이 사용주기는 계속

짧아지고 분해되는 주기는 너무 많이 늘

어났기 때문에 이걸 억지로 끌어오는 활

동을 만들어 냈던 게 재활용 이거든요.

자원 문제에 대해서 다루는 것이 중요하

다고는 생각하지만, 더 중요한 건 사람들

이 자원문제에 대해 가지는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저는 터치포굿 덕분에 ‘업사이클링’

을 알게 되었어요. 목표나 이유가 있으

셨나요?

처음에 ‘업사이클링’이라는 개념을 국내

에 소개하고 사용했었을 때의 목적은 자

원을 재활용하는 것이 폐지를 줍는 할머

니들의 소일거리가 아니라 진짜로 사람

들이 일상에서도 충분히 닿을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였어요. 쓰

레기가 정말 쓰레기가 아니라 가치를 가

진 자원일 수 있다라는 것을 인식 시키기

위해 처음에 그런 작업들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죠. 이 일을 계속 하다 보니, 쓰레

기를 억지로 앞에 갖다 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

금 업사이클링의 두 번째 단계로 생각하

고 있는 일을 시작했어요. 쓰레기의 원

천을 업사이클링의 참여시키는 방법이에

요. 예전부터 하던 일이 A가 버린 쓰레기

를 가공해서 B에게 판매하는 거라면, 이

제는 A가 만든 쓰레기를 가공해서 다시

A가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솔루션 개

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Q.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 예를 들어주

세요.

어제 아모레 퍼시픽에서 주최하는 핑크

리본 마라톤에 다녀왔어요. 마라톤을 할

때마다 기본적으로 한 사람당 페트병을

1~2개씩 사용하잖아요? 모이면 엄청나

게 많은 양이 되는데 그것들을 모아 담

요를 만들 거예요. ‘희망의 무릎담요’로

제작되어 연말에 아모레 퍼시픽과 함께

희망가게 창업주들에게 전달하는 활동

을 하기로 했어요. (1개의 담요에 10개의

PET가 사용되고, 300장의 담요는 180kg

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준다.) 뭔가를

하는 동안 만든 쓰레기들을 다른 사람에

게 떠 넘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하고 있어

요. 정리하면 터치포굿은 사회적 가치를

가진 제품을 만드는 회사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사회적 가치

가 일어나도록 하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

각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터치’라

는 단어를 쓴 거예요.

Q. 페트병은 재활용 할 수도 있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업사이클링 비싸게 팔겠다는 의미가 있

다기 보다는, 그 과정의 들어가는 자원

이나 에너지나 사람의 에너지 같은 것들

도 다 제값을 받겠다라는 의미인 것 같

아요. 예를 들면, 유리는 거의100% 똑

같이 유리로 재활용 될 수 있어요. 하지

만 유리병을 녹여서 다시 유리병으로 만

드는데 들어가는 에너지가 너무 크기 때

문에 재활용된 유리병이 더 비싸져야 하

지만, 재활용면 더 싸야한다는 이상한 구

조 때문에 도저히 수지타산이 안 맞는 거

예요. 그래서 많은 유리병들이 파기되어

바다에 버려져요. 페트병도 완전히 녹여

재활용 할 수 있지만 우리 산업 구조로는

제대로 된 리사이클이 아직 불가능해요.

그런 면에 있어서 페트병을 그냥 재활용

통에 넣어 재활용하는 방법이 있긴 있지

만 그렇게 보내는 게 만족스럽지 않기 때

문에 업사이클링을 통해서 가치를 인정

하는 게 필요하겠다는 고민을 하게 되었

i n t e r v i e w 1 3

터 치 포 굿

자원 솔루션 회사 ‘터치포굿’

# 산업 폐기물

# CSR, CSV 프로그램

# 솔루션, 디자인, 교육

www.touch4good.com/

www.facebook.com/touch4good

[email protected]

자원문제에 대해 가지는

‘마음가짐’을 바꾸는 ‘자원 솔루션’ 회사

터치포굿 박미현 대표를 만나다

Page 24: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46 47

어요. 페트병으로 실을 만드는 기술은 특

허랑 다 나와있는데 잘 활용되지 못하고

국가대표 유니폼 등 상징적으로만 쓰여

왔어요. 환경 쪽 기술들이 다 그런 것 같

아요. 상징적으로는 쓰이는 경우가 많고,

일상화 되는 것들이 별로 없어요. 아직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지 않아서 그렇다

고 해요. 조금 더 많이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시작한 프로

젝트에요. 사실 페트병은 저희가 원래 활

동하던 것과 조금 달라서 업사이클링이

냐 아니냐의 대한 논란 이 있어요. 페트

병을 가공해 하는 작업은 ‘다운사이클링’

이다 라고 보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업

사이클링을 크게 보면 ‘가치’까지도 담고

있는데 좁게 보면 ‘화학적인 가공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거든

요. 사실 화학적인 가공의 유무가 중요하

다기 보다는 환경 영향을 얼마나 고려했

느냐가 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Q. 다른 활동도 소개해 주세요.

전시는 부대적인 일들이었는데 점점 더

커지고 있어요. 저희가 다른 업사이클링

회사와 좀 다르게 가져가려는 분야는 1

세대 업사이클이 기능중심적 업사이클링

이라면, 2세대 업사이클은 의미를 중심

으로 가져가는 활동이어야 한다고 생각

해요. 그냥 페트병이 아니라 자신들의 마

라톤에서 나온 페트병이기 때문에 의미

가 있었던 거고요. 선거현수막을 봤을 때

도 그냥 이것 저것 만들어 쓸 수도 있겠

지만 어떻게 하면 이 선거현수막이라는

의미를 더 많이 강조 할 수 있을까를 고

민했어요. 선거를 치르면서 만든 폐기물

들을 어떻게 사용 할 수 있을지 서울 시

민과 같이 고민해 보는 공모전과 뭔가 제

안 할 수 있는 전시를 열었죠. 선거 현

수막에는 후보들의 약속이 담겨있기 때

문에 4년동안 계속 상기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서울의 약속’이라는 프로젝트는 리

미티드 에디션으로 가방으로 제작했어

요. 그런 의미를 찾는 활동을 많이 하려

고 노력하고 있어요. ‘도시 제비전’이라

는 전시도 했어요. 도시에도 새가 많은

데요. 제비는 급속하게 없어지고 있는 새

중에 하나에요. 서울에는 거의 없어요.

그얘기를 다루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하

면 좋을지 고민 하다가, 우체국의 상징이

제비 이니까 우체국에서 나온 현수막으

로 그것으로 교구를 만들어서 제비에 대

한 전시를 하고 학교에서 환경교육을 진

행하고요. 우체국에서 1년동안 사용하는

현수막은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우체국과

4년째 협약을 맺어100% 활용을 하고 있

어요. 도시에서 제비가 왜 없어졌는지 어

떻게 하면 돌아오게 할 수 있는지를 설명

하는 데 있어서 그냥 설명하면 당위성 밖

에 얘기 할 수 없지만 이렇게 하면 기업

주체들도 같이 노력하고 있고 너희들도

같이 해야지 이렇게 방향을 바꾸는 방향

으로 진행 할 수 있었어요.

Q. 터치포굿 이여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부

분도 있을 것 같아요.

저희는 원래 A가 만든걸 B에게 판매하

는 패션 산업을 할 때에도 업사이클링

협약이라는 걸 하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활동을 지속하다 보면 처음에는 현수막

을 구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나중에는 우

리 현수막도 가져가라 라는 요청이 폭발

적으로 많아져요. 그런데 절대 좋은 일

이 아니에요. 일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

을 꺾어내는 경우가 쓰레기통 취급하는

거잖아요. 저희는 운 좋게 빨리 깨달았

어요. 그래서 활동 초반부터 저희가 받

으러 가거나 하는 일들은 거의 없었어

요. 우리는 더 좋게 센스 있게 대행해주

는 거다라는 포지션을 만들려는 노력들

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지금의 모습이

가능했던 거죠.

Q. 터치포굿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현재

몇 분 정도 되시나요? 또 파트는 어떻게

나뉘어져 있나요?

10명 정도 근무하고 있어요. 파트는 디자

인팀, 솔루션팀, 교육팀으로 나뉘어져 있

어요. 저희가 교육팀은 도시형 환경교육

이라고 해서 개발하고 있는 분야가 따로

있어요. 도시의 자원이나 에너지나 제비

같은 경우는 도시의 새이고요. 또 도시의

나무라든지 특화되어있는 주제를 개발하

고 진행하는 팀이에요. 그리고 강사양성

도 해요. 사실 사업부죠.

Q.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하셨을 텐데 어떤

인재를 바라나요?

저희는 욕심 있는 사람이 왔으면 좋겠어

요. 사회적 기업 쪽에는 너무 착한 사람

들이 많은 것 같아요. 소소하게 살고 싶

다라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청년들에게는 어울린다고 생각하

지 않아요. 진짜로 지향하는 바가 소소하

더라도 지금은 노력할 때인 것 같은데 무

기력과 소소를 혼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회적 기업은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들을 계속 설득해야 하잖아요. 소

소한 마음으로는 절대 안되거든요. 정말

내가 죽기 전까지 100명을 설득하겠다라

는 마음가짐으로 하지 않으면 정말 하기

힘들어요. 그런데 좋은 일 하고 싶은 사

람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내가 업사이클

링이든 자원문제이든 죽기 전까지 유의

미한 변화를 만들어 보겠다라는 욕심이

있는 상태로 시작해야 될 것 같아요. 너

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고 이 일을 당장

좀 재미있게 길게 하고 싶다라고 생각하

는 사람이 와줬으면 좋겠어요.

Q. 업사이클링을 하고 싶은데 소재를 어

디서 어떻게 구해야 하는 지 어려워하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제 생각에는 그걸 어떻게,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를 모르면 시작하지 않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업사이클링을 하려면 소재에

대한 이해, 소재 라이프 사이클에 대한 이

해가 있어야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요. 저희도 처음에 현수막을 구하는 게 어

렵기는 했는데 그 시기가 길진 않았어요.

시작 하시는 분들은 대게 어려워하시는

것 같은데 그게 소재마다 또 달라요. 소

재가 현수막처럼 한 군데 모여서 끝나는

것들은 상대적으로 구하기가 쉬워요. 개

인의 손에서 끝나는 것들은 구하기가 어

려운 게 당연하죠. 예를 들어, 군부대 같

은 특정한 주제가 다 가지고 있는 것들은

당연히 구하기가 힘들죠. 그렇게 좀 나눠

지는데 그런 것에 대한 차이에 대한 생각

도 없으면 어렵죠. 업사이클링이란 ‘산업

화’라는 개념이 많이 들어있다고 생각해

요. 리폼과 업사이클링이 다른 점은 리폼

은 소비와 사용, 이번 한번 예쁘게 해서

사용하는데 집중해 있다면, 업사이클링은

생산과정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이

번에 예쁜 것도 중요하지만 반복해서 예

쁜 것들을 만들 수 있어야만 업사이클링

이 진짜 가능한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

래서 지속 가능 하지 않은 소재를 가지고

만드는 것은 리 폼에 가깝지 업사이클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려면 너

무 소소하게…… 한 10개만 만들면 되지

않을까? 가 아니라 내가 이것을 100만개

만들 수 있을까? 이런 접근들이 되야 해

요. 처음에는 당연히 적자이고 당연히 힘

들죠. 1~2년 정도 지나면 성장하는 시기

들이 있어야 하는데 거기에 대한 생각은

미리 하지 않고 하다 보면 예쁜걸 만들어

서 인기는 있는데 막상 100개 주문 오면

못하게 되거나, 100개를 만들려면 디자인

을 다 바꿔야 하고 그래서 기대했던 것과

달라지는 건 문제가 있고 부족한 태도라

고 봐요. 걱정이 되는 게 그렇게 접근하시

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Q. 저작권 문제가 폐기물에도 복잡하게 얽

혀 있는 것 같아요. 터치포굿 같은 경우에

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이건 무겁게 풀려면 무겁게 풀 수 있고

가볍게 풀려면 가볍게 풀 수 있는 문제

같아요. 다른 회사에서 옛날에 문제가 한

번 있었다고 들은 적은 있어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법제화하기 시작하면 더 복

잡해 질 것 같고 미안하지만 디자이너들

도 본인의 작품이 버려지는 것보다는 업

사이클링 되는 게 더 좋다라는 것을 이해

해주셨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회사에

선 쓰레기가 될 게 너무나 뻔한 것들을

만들어내기 이전부터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작

업이다 보니 디자이너한테도 끝나고 업

사이클링 할거라는 사전의 양해가 구해

지는 상태가 될 거라서 어느 정도 해결이

된 것 같아요. 저작권이나 이런 문제들이

아예 없진 않지만 개인에게 사전 동의라

든가 이런 게 당연한 거라는 인식을 주는

방식으로 풀어야 되는 것 같아요.

Q. 일반 사람들도 현수막 같은 다양한 재

료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경험을 좀 더 많이 쌓으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그것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아요. 하

지만 산업화에 방해가 되는 부작용이 많

아서 반대해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 사람

들이 특히 손재주가 좋잖아요. 그래서 청

바지로 만든 가방을 보고 쉽게 ‘이거 나

도 만들면 되겠네’ 해요. 외국인들은 그

런 말 안 하거든요. 그냥 맘에 들면 구입

하죠. 근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쁘지만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실은 하지 않을 거면서도, 맥 빠지는 말

들을 하며 사지 않아요. 업사이클링 제품

에 특히 이런 경우가 진짜 많아요. 그리

고 이런걸 강화 시키고 있는 게 엄청 많

은 공모전이나 워크숍 같은 것들 이예요.

저는 산업의 종사하는 사람들도 먹고 살

수 있는, 이 분들이 마음의 상처가 되지

않는 선에서 워크숍이 이루어 져야 한다

고 생각해요. 또 하나의 이유는 사람들이

만들었을 때 결과물이 그럴듯하고 사람

들이 가져가서 쓸 수 있게 만드는 워크숍

이라면 저도 찬성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

가 많아서예요. 기존의 진행하는 워크숍

방식이 체험하는 당시엔 즐겁지만, 집에

가져가면 다시는 쓰고 싶지 않게 만드는

것도 많이 있어요. 업사이클링으로 만드

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결

국은 노하우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

문에 일어나는 일들인 것 같아요. 저는

현수막으로 직접 손바느질을 하는 것은

권해드리지 않아요. 현수막이 손바느질

에 좋은 소재가 아니에요. 저희가 접근하

는 방식은 2가지에요. 하나는 DIY키트를

만들어서 본인들이 편한 시간에 직접 만

들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저희가 많이 만

들어보며 쌓인 노하우를 가지고 키트를

만들기 때문에 손바느질로 해도 되고, 세

탁도 되는 소재예요. 또 아이들이 잘 못

만들거나 사용하는 데 문제가 있는 부분

은 아예 저희가 만들어 보내요.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는 것도 중요 할 수 있지만

저희는 생각이 좀 달라요. 아이들이 몇

시간 동안 만들었는데 집에 가다가 손잡

이 떨어져서 상처받거나 엉망이야 이런

생각을 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걸 통

해, 전문가가 해야 하는 영역이구나, 돈

을 주고 구입해야 하는 영역이 있겠구나

하는 것들을 같이 깔아놓지 않고 체험만

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리폼이랑 구분하려고 많이 노력

을 하고 있어요.

Q. 저는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리폼 또

한 업사이클링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

고 있어요.

1:1로 가능한 영역이 리폼인 것 같아요.

나한테 최적화된 방법으로 멋있게 바꿔

내는 것 이죠. 업사이클링은 단어자체가

대량화, 표준화의 개념을 조금은 담고 있

어요. 그래서 누구든 적용할 수 있는 방

법들을 만들어내는 활동이에요. 그래서

훨씬 노하우나 생각 모두가 적용 할 수

있어야 하니까 엄청 고민해서 해야 하잖

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지적 재산

에 대해서 인정을 잘 안 해줘요. 예를 들

어 이 사람이 어떤 물건을 이렇게 만들

기 위해서 패턴을 공부하고 방법들을 고

민하고 단어를 고민해서 설명을 쓰고 하

는 것들은 인정을 안 해주다 보니 두 개

가 같다고 생각들 하는 것 같아요. 업사이

클링은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걸 상상하고, 많은 경우의 수를 시뮬레이

션 하면서 만들어낸 패턴들에 대한 가치를

지불해야 하는 것 같아요.

Page 25: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48 49

i n t e r v i e w 1 4

업 사 이 클 링 디 자 인 협 회

개인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협회와 함께 해결해보세요.

www.facebook.com/kud.kr

한국업사이클링디자인협회

박미현 대표를 만나다

Q. 업사이클링 디자인 협회 소개 부탁 드

려요.

저희 협회는 작년에(2013년) 설립된 사단

법인이에요. 한국에 업사이클링이 처음

소개되기 시작했을 때는 회사가3~4개

정도였는데, 2012년 정도부터 폭발적으

로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전국에 40~50

개정도 있고, 창업 팀으로도 30~40개정

도의 팀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

어요. 이렇게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공동

의 영역, 공동의 목소리가 필요하겠다라

는 생각이 모여 만들어 졌어요. 두 번째

는 저희가 처음 시작했을 때 힘들어 했던

점들을 지금 디자이너들도 똑같이 고민

하고 있었어요. 예를 들어, 소재를 구하

기가 힘든 점, 가공할 때 비효율적이어

서 힘든 점 등 공통적인 어려움이 있어

요. 이 산업의 특성이 어렵기도 하고 약

간의 비효율은 감수하고 들어올 수 밖에

없는 거지만, 개개인의 회사들이 감당할

필요가 없는 고민들도 계속 하고 있더라

고요. 그것은 결국은 인프라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었어요. 사실 점점 후배들

이 더 나아져야 발전이 되는 건데, 7년이

지났는데도 똑같은 고민과 실수를 반복

하고 있으면 발전하지 못했다는 거니까

요. 그런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

진 협회라고 보시면 되요.

협회가 하고 있는 일들은 인프라 구성을

하는 거예요. 메인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

는 것은 ‘소재뱅크’라고 해서 소재들을 안

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

드는 것이죠. 저희 노하우를 나눈다든지,

세탁, 다림질 같은 힘든 1차 가공은 규모

의 경제로 해결 한다든지 하는 소재뱅크

를 구축하는 사업과 판매촉진 등을 진행

하는 거죠.

작년에 ‘1st Piece’라는 공동 전시를 했었

다면, 올해 크게 진행했던 것은 팝업스토

어에요. 12미터 컨테이너를 개조해서 이

동식 매장을 만들었어요. 개인 기업들이

박람회 등에 나가면 테이블 하나 주는 거

라 한계가 많은데 협회이름으로 이동식

매장을 가지고 나가는 거죠. 그럴 듯한

조명과 분위기 속에서 진짜 패션 브랜드

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

었어요. 실제로 전보다 매출이 5배정도

늘어났어요. 그리고 카드결제 같은 것부

터, 계속 매장을 지키는 것 등 어려움이

많은데 18팀이 함께 가니까 효율적 이예

요. 이렇듯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일들을

하고 있어요.

Q. 회원들은 몇 팀이나 있나요?

회원은 30명 정도 되고요. 준비하는 브

랜드들도 있어요. 업사이클링 회사들이

라 항상 재고 가 있는 게 아니니까 평

균 15~18팀 정도가 참여 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업사이클링 협회에 가입하는 방법이

궁금해요. 개인 작가도 함께 할 수 있

나요?

협회에 간사가 없어서 홍보 같은 아직 부

족한 게 많아요. 개인작가들도 있긴 있

지만 협회에서 뭘 해줘야 할 지 모르겠

어요. 회사 같은 경우는 의견도 많이 들

었고, 제가 회사에 있기 때문에 지원해

야 할 것이 명확해서 지원을 할 수 가 있

는데 개인 작가 같은 경우에는 뭘 해줘

야 할지 아직 막연한 지점이 있어요. 그

래서 적극적으로 회원 유치를 잘 하지 못

하고 있어요.

Q. 가입하려는 의지가 있는 분은 어디로

연락 하면 될까요?

페이스 북 페이지를 통해서 문의 해주

시면 되요.

Q. 업사이클링 협회 활동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곳이 있나요?

아직 공개된 곳은 페이스북 페이지만 운

영하고 있어요.

Q. 회비가 있나요? 또 가입신청은 어떻

게 하나요?

언제든 수정 보완 될 수 있는 부분이라

조심스러운데, 2014년 기준으로 1년에

준회원5만원, 정회원100만원 이고 본인

의 선택 이예요. 준회원, 정회원의 구분

을 두는 이유는 혜택이 달라요. 수익 사

업은 정회원에게 먼저 오픈 되고 유찰되

면 준회원에게 오픈이 되는 식으로. 저희

가 원하는 소재를 구해서 배분하는 일도

하고 있는데 이 것도 정회원 에게 먼저

오픈이 되고 있어요. 가격도 정회원이 저

렴하게 가져가 실 수 있어요. 이건 회원

가입 문의를 하시면 회원의 조건 등 문

서를 보내드려요. 회원은 누구나 신청 할

수 있고 내부 검토한 후에 가입할 수 있

어요. 협회 안에는 크게는 시장조성, 회

원지원, 소재 뱅크 같은 인프라구성이 있

고 또 교육 분과가 따로 있어요. 협회 안

에서 교육 콘텐트를 가지고 있는 팀들이

있어서 그 팀들만 모아서 사업들을 하고

있어요. 저희 안에서 뭉쳐 모여 식으로

일이 진행 되고 있어요.

Q. 업사이클링 협회에는 어떤 사람이 가

입하면 좋을까요?

안에서도 지금은 정의가 확실히 잡혀있

지 않아서 내부에서 혼란스러운 것도 조

금 있어요. 아직 1년밖에 안된 거여서요.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1년치고

는 많은 일들을 해나가고 있는 편이예

요.

재단 법인 같은 경우는 보통 돈 많은 사

람이 투척해서 만들어지는데 저희 협회

는 업사이클링 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고 느껴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졌어요. 그

래서 분위기는 굉장히 좋은데, 누구 하나

기댈 곳은 없어요. 협회가 나에게 뭘 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좀 어려워요. 내가 개

인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협

회를 활용해서 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오시면 굉장히 잘 활용 할 수 있는 곳

이에요.

협회가 필요한 순간이 올 때가 있어요.

뭔가를 시작할 때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

지만 개인이 할 수 없는 부분이 있거든

요. 협회는 비영리 조직이라 개인 기업이

뚫지 못하는 일들을 진행 시킬 수가 있어

요. 예를 들어, 군부대 에서 낙하산과 텐

트를 받았는데 이런 건 개인은 아무리 돈

을 써도 들어갈 수 없어요.

Page 26: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50 51

Q. 블로그로 해외 업사이클링사례를 많이

소개해주셔서 저도 다양한 세계를 알게

되었어요. ‘에코 크리에이터’로서 업사이

클링을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A. 학교에선 순수예술, 아트로만 접근하

는데, 사실 업사이클링은 산업이에요. 산

업으로 풀 수 있어야 하는데 많은 학생

들이나 수업과정이 문화나 예술로만 접

근하려는 시각이 있어요. 물론 그 방식

도 좋은데,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는 아

티스트로 이곳에 계속 포지셔닝 할 것인

가, 아니면 이것을 사회적 사업으로써 벌

릴 것인가는 굉장히 다른 일이란 걸 알아

야 해요. 그런 부분들에 대한 갈증 해소

가 안 되는 부분이 있죠. 그리고 워낙 기

반이 작고 베이스도 굉장히 얇은 편이고

한국사회에서는 업사이클링이 보편화 된

것이 아니라서요.

해외에서는 성공 사례도 많이 나오고, 산

업적으로도 규모가 좀 있기 때문에 우리

나라 상황과 차이가 있어요. 젊은 친구들

에게 열정과 아이디어는 있는데 돈이 없

잖아요.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투자해 줄

사람이 없을 때 안타까워요. 그래서 저

도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고 싶어서 노

력해보는데, 이런 쪽으로 투자를 유도 하

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선배라는 사람

이 판을 좀 만들어 줘야 하는데 아주 젊

은 층밖에 없는 거예요. 그래서 아직 이

판을 떠나질 못하고 있어요.

답답한 후배들이 저를 자주 찾아와요. 그

때마다 해주는 이야기가 있어요. “우리는

바다 위에 길을 내는 사람이다.” 누구 하

나 먼저 가본 사람이 없는 거죠. 누가 갔

으면 그 성공의 패턴을 따라서 갈 텐데

말이죠. 그렇다고 우리의 성공의 롤 모델

이 스위스의 프라이탁 이냐 하면 그런 것

도 아니에요. 프라이탁은 에코브랜드여

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 자체

의 유니크함 때문에 성공한 거죠. 디자인

이 강한 나라고, 트럭덮개로 가방을 만드

는 게 그냥 멋있을 것 같아서 접근 한 거

지 환경을 살리겠다 라고 생각해서 접근

한 건 아니었어요. 해봤더니 환경에도 좋

았던 거죠. 실제로 프라이탁같은 경우에

는 그린 캠페인을 안 해요. 접근 방식이

우리완 완전히 다른 거죠. 우리나라는 사

회적 사업으로, 하나의 테두리로 묶잖아

요. 그쪽은 그런 테두리로 묶지도 않아요.

그냥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거예요.

에코파티 메아리에 있을 때부터 제가 계

속 한 이야기가 우리를 위한 시장은 존

재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우리의 경쟁

자나 비교대상은, 리블랭크나 터치포굿

이 아니라 에이랜드나 백화점 브랜드 등

패션 피플들이 고르는 다른 어떤 제품들

과 경쟁을 해야 하는 거죠. 사람들이 구

입할 때는 환경 브랜드이기 때문에 사는

게 아니에요. 누군가 가방을 하나를 샀는

데 가방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면, 이건

사실상 기부를 한 거죠. 판매를 하지 못

한 거예요. 그러면 산업으로써의 가치는

없어요. 차라리 그럴 바에야 환경을 위해

서 사람들에게 기부 캠페인 같은 걸 하

는 게 낫지 그건 의미가 없다라고 이야

기를 해요. 우리 나라는 사회적 사업이

라는 테두리 안에서, 시장도 굉장히 좁

은 곳이에요.

또 후배들에게 ‘백화점이나 에이랜드에

서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라. 너희들이 일

반적인 디자이너들 보다 두 배 세배 노

력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요. 왜냐

하면 일반적인 디자이너들은 소재제약이

없는데 우리들한테는 있는 거니까요. 핸

디캡을 안고 있으니 더 열심히 하는 방법

밖엔 없죠.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사줘라

팔아줘라 하면 안 되요. 그렇게 판다고

해도 지속가능 하지 않아요.

Q. 업사이클링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대학교 때 공부는 안하고 시위하러

다니고 그랬죠. 옛날에는 누군가 이끌어

주는 사람이 나와서 뭔가를 하면 될 것

같았는데 그러다가 생각이 바뀌었어요.

우리 시스템을 부정 하면서 뭔가를 변혁

을 하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라는 생

각을 하게 되었죠. 실제로는 다같이 손잡

고 한발자국 떼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았

어요. 제가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찰나에 ‘아름다운 가게’에 들어가게 되었

어요. ‘소셜 비지니스’란 용어가 처음 등

장했을 때인데,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

어서 지원을 해서 들어간 거죠. 처음에

는 영업, 기획, 정책 등 다양한 일을 하다

가, 그 당시에 환경에 대해서 관심이 없

었는데, 책을 들여다 보기 시작하니까 환

경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더라고요. 또, 정

치 색깔이 너무 강하게 들어가 있었어요.

환경이라는 것은 보편적 가치인데, 이게

어느 특정인의 색깔이 담겨 전파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환경문제는 다

른 사회 구조나 시스템의 부분들과도 조

금 차이가 있어요. 보수주의나 진보주의

같은 구분 없이 다같이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거든요. 이게 누구만의

가치로만 묶여져 있어서는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의 일상에 젖어

들게 하는 지점을 골로 봐야 된다 했을

때 제 머릿속에 떠올랐던 것이 환경 디자

인이나 우리 일상과 컨텐츠를 이용하면

대중들이 흡수가 빠르겠다고 생각을 했

어요. 그 때 그런 팀이 탄생되어 가는 상

태여서 제가 자원해서 가게 되었죠. 그렇

게 시작했어요.

Q. 요즘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지금은 주로 공공기관들, 지차체들과 공

공 프로젝트등을 기획하고 디렉팅하는

역할을 해요. 거기에 그린 디자인 컨텐

츠를 가미해서 컨설팅 해주고 실행해주

고 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어요. 어디 가

서 제 직업을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고 해

요. 이런 거 저런걸 많이 해서 잘 모르겠

어요. 얼마 전에 인터뷰를 했는데 인터뷰

를 하고 나서 제 직업을 어디에 분류를

해야 할 지 곤란해 하는 거예요. 그런데

어떤 한 분이 공공분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고 하시더라고요.

환경분야에도 한발 걸치고 있고 환경분

야를 넘어서 공공분야에서도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주로 공공 쪽이 이런

게 약해요. 경직되어있고요. 요즘 서울시

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많이 하면서

새로운 모습들을 보잖아요. 대중들은 그

것을 참신하다고 느끼는데 사실 핀란드

나 유럽만 가도 공공분야의 영역이 굉

장히 발달되어있어요. 우리나라가 지자

체만 들어가봐도 다 획일화 되어있는데

유연하게 풀어줘야 해요. 근데 그런 역

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별

로 없어요.

얼마 전에는 거창군에다가 주민 참여형

공공디자인을 했어요. 주민들이 직접 공

공디자인을 연구하는 거예요. 보통 그 이

전의 공공디자인은 조형물을 설치해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이게 뭔지 몰라요.

그게 우리나라의 문제에요. 그래서 주민

들이 직접 참여하고 생각하는 아이디어

를 구체화 시켜주고 짜주고 현실화 시켜

주고 하는 거예요. 전문가들이 한 것보다

는 퀄리티는 떨어지지만 주민들의 이해

도는 훨씬 높아져요. 실제로 주민들이 자

부심을 가져요. 그래서 그 지역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주죠. 이런 프로젝

트를 하고 있어요.

Q. 업사이클링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떻

게 해야 할까요?

A. 세상을 바꾸는 데는 철학, 조직, 자

본, 기술 이 4가지가 필요해요. 이 4가지

를 적절하게 갖춰야 성공이라는 열매를

따먹을 수 있다고 얘기해요. 지금 철학

은 됐어요. 다 괜찮아요. 자본도 지원해

줄 만한 사람이 있긴 있어요. 지금 제일

부족한 것이 뭐냐 면 기술이에요. 자본을

가진 사람을 홀릴 만한 기술이 없는 거예

요. 결국 기술 퀄리티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어요. 환경디자인을 하고 싶어 하기 전

에 먼저 실력 있는 디자이너가 되라고 이

야기를 해요. 일반 필드에 나가서도 우리

나라의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과 경쟁을

했을 때 자신이 어느 정도의 실력이 있나

냉정하게 평가해볼 필요가 있죠.

일반시장과 경쟁해서 에코라는 말을 안

붙이고 우리가 들어가면 성공할 수 있다

고 생각하는 게 제 철학이에요. 현실에,

우리를 위한 시장은 없어요. 아무리 좋

은 이야기를 해 봤자 결국에는 제품에

대한 매력 때문에 사람들이 구매를 하

는 거니까요. 지속 가능한 브랜드 창출

을 위해서 온 역량을 거기에 다 쏟아 집

중해야 해요.

Q. 밝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는

데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았어요.

현실을 알아야 해요. (웃음) 업사이클링

을 새로운 판로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꽤

있어요. 제가 틀렸을 수도 있으니 꼭 부

정적으로만 볼 건 아니에요. 가능성은 항

상 있지만 업사이클링이 가능성을 만드

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능성을 만드는 거예요. 업사

이클링이라는 컨텐츠를 통해서요.

Q. 외국에서 업사이클링 제품이 인기가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프라이탁을 보면 제품의 완성도가 굉장

히 뛰어나요. 유럽은 기계로 찍은 것은

명품으로 안쳐요. 사람이 만들어야 명품

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독일 바이어를 만

났었는데 아시아에서 유통되는 명품은

전부 공장에서 찍어서 만든거라는거에

요. 자기나라에서 그렇게 하면 전부 고발

당한다고 하는거에요. 한땀 한땀 만들지

않으면 명품이 아닌거죠. 그런 장인 문화

가 발달되어 있어요. 디자인 솜씨도 중요

한데 디자인의 오더를 보고 정확하게 만

들 수 있는 정말 숙련된 30~40년된 장

인들의 베이스가 탄탄한거죠. 우리나라

도 그런 시장이 있어요. 구두 같은 경우

에는 발달 되어있어요.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문화가 없는 점

같아요. 유니크 함이라고 하면은 다 각

자 유니크 함이지, 한국의 전통적인 느

낌은 아닌거죠. 한국만이 보여줄 수 있

는 크리에이티브가 없어요. 외국에서 기

꺼이 비싼 돈을 주고 업사이클링 제품을

사는 이유는 제품의 퀄리티가 좋은 것도

있지만 3가지 기준이 있어요. 첫 번째는,

i n t e r v i e w 1 5

에 코 크 리 에 이 터 김 대 호

우리는 바다에 길을 내고 있는 거예요.

# 업사이클링

# 연구

# 컨설팅

www.parublog.com

『에코 크리에이터』의 저자 김대호를 만

나다. 아름다운 가게 에코디자인 사업국

장을 거쳐 에코파티 메아리를 운영하였

으며, 현재는 퍼블릭 크리에이티브 그

룹 ‘소통라이브러리’대표로, 지자체, 기

업 등의 공익 프로젝트 컨설팅을 담당하

고 있다. 꿈으로 보는 세상 블로그 운영

자이기도 하다.

Page 27: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52 53

핸드메이드이다 라는 점이에요. 사람이

손으로 만든 것은 가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걸 잘 몰

라주죠. 그리고 두 번째는, 사회적 브랜

드라는 점이에요. 여기에 프리미엄을 좀

더 붙여줘요. 세 번째는, 에코브랜드들이

라 하면은 획일화 되어있지 않고 개성 넘

치고, 유니크 하잖아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제품이라는 마인드가 있어요. 이 세

가지를 더하니까 사회적 가치를 가진 장

인이 만든 개성있는 상품이 되는 거예요.

그걸로 기꺼이 내가 이 금액을 내고 제

품을 사겠다 라고 하는 구매욕구가 있는

거예요. 정당한 가격의 고품질 가치를 소

유하길 원해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소비자들에게

그런 의식 자체가 없지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해외시장을 노리는 것이 좀더 국

내시장 보다 효과적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에코파티 메아리에

있을 때 해외 시장에 집중했었어요. 호주

나 독일에도 팔았어요. 물론 소량을 사

갔지만 굉장히 반응이 좋았어요. 굉장히

한국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았어요. 우리

는 못봐요. 우리는 한국적이라는 게 뭔

지 잘 모르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들 눈

에는 보이나봐요. 에코파티 메아리는 한

국적이고 동양적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이런 것들을 잘 가미해서 해외

시장을 타겟으로 두고 해봐도 좋을 것 같

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그러려면 장

기적으로 해야하고 자본도 필요하죠. 그

래서 젊은 친구들이 신념을 갖고 자본을

모으려 하면 자본가들을 설득하는데 모

든 에너지를 다 써버려요. 그러다 보면

시간이 지나고, 에너지를 잃어버리죠. 대

부분이 그래요.

아이디어가 훌륭하면 투자할 수 있는 환

경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요. 어설

프게 지원하고 어설프게 도와주면 어설

프게 성공하게 되는 거죠. 완전히 메마르

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자생하지 못

하는 구조가 양산되고 있어요. 그 문제는

결국 그들이 바꿀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에

요. 결국 현장에서 업사이클링 하는 사람

들이 바꿔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본질에 집중 할 수 밖에 없어요. 겻가지

가 아니고요. 제품을 판매하는 조직이라

면 오로지 제품에 집중을 해야한다는 거

죠. 내 마인드 정신력 혼이 다 거기에 담

겨 있어야해요. 투자가 들어오면 다 그곳

에 몰빵할 수 있는 자신감도 있어야 하

고요. 그래야 혁신이 돼요. 5년, 10년 어

느 정도 일하다 보면 언젠가 정체성에 혼

란이 올 때도 있을 거예요. 딜레마에 직

면할 때도 있을 거고요. 여러 가지 선택

지가 있을 텐데, 생존을 목표로 할 수도

있지만 이런 쪽에서 사회 혁신가로 살고

싶다는 한다면 본질에 집중해야 해요. 물

론, 이 일이 좋아서 한다면 그것도 의미

가 있겠지만요.

사부작연구소가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고 목표 한다면 본질

에 집중을 해야 해요. 본질에 집중 한다

는 건, 내가 판매하는 상품이 팔겠다는

게 뭔지 정확히 알고있는 거예요. ‘디자

인을 팔겠다.’ 하는 사람은 B2B에 집중해

야 하고 ‘상품을 팔겠다.’는 사람은 B2C

에 집중해야 해요. ‘프로그램을 팔겠다.’

하는 사람은 컨텐츠에 집중해야겠죠. 사

람들이 실제로 자기가 자기 집에 있는 물

건들을 아무렇게나 버리는 것이 아니라

손작업을 가지고 뭔가를 하겠다 라고 할

때, 이것을 접할 수 있을 만한 컨텐츠들

을 계속 연구하고 집중하는 것도 좋아요.

그런 게 쌓이면 언젠가 위력을 발휘해요.

사부작 연구소에겐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게 상품일거 같아요.

Q. 업사이클링 회사들이 너무 각자 고군

분투한다는 느낌이 받아요.

할게 너무 많으니 그렇겠죠. 브랜드를 다

합치라고 파격적인 제안을 한적도 있어

요. (웃음) 다 합쳐도 힘이 모자라니까. 하

지만 자기 개성이 강해서, 협회활동 같은

것도 함께하기가 쉽지 않은 거 같아요.

Q. 파워블로거로써, 에피소드가 있나요?

정말 많죠. 처음에는 정치시사 블로그로

시작 했지만 블로그를 가지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

이 중요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스타

일을 바꿨어요. 책을 쓰게 된 것도, 블로

그를 보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이것

을 책으로 내자고 제안을 받았어요. 저

는 블로그가 저 비용 마케팅에 가장 최

적화 되어있다고 생각해요. 돈이 없는 사

람이 자기 메시지를 전파하기에 가장 좋

은 방법이에요.

Q. 쓰레기 봉투를 ‘버리면’ 다음날 아침 ‘

사라지는’ 마법 같은 일들이 도시에서는

매일 일어나는 것 같아요. 어디로 가고

어떻게 되는 건지 알고 싶어요.

가정에서 물건을 사용하면 폐기물이 발

생할 거 아니에요. 폐기물이 발생하게 되

면 이제 종량제 봉투로 가게 되고, 매립

장에 가거나 소각장에 가겠죠. 그건 지자

체 별로 다르니까. 이걸 흔히들 폐기된다

고 보는 거예요. 전문용어로는 ‘처분된다’

고 해요. 처분된다 라고 하는 것은 쓰레

기 자체가 아예 쓰레기로 처리 된다라는

것을 의미하니깐 여기서는 자원으로 활

용되지 않는 거고, 순수하게 볼 때 이것

은 사회적으로 보면 ‘낭비’인 거죠. 그래

서 이건 최소화 시켜야 한다 이렇게 보

는 거고요.

대안적인 흐름으로 ‘분리배출’을 한다고

하는 건데, 분리배출을 하게 되면 재활용

품 자체가 분리해서 소재 별로 선별되는

과정을 거치고, 재활용업체로 가서 재활

용이 된다고 하죠. 이게 통상적으로 재

생원료로 가공되어 재생상품으로 만들어

진다고 하는 거고요. 이런 재활용 흐름

이 신제품에 비해 상품의 가치가 낮아지

니까 대체적으로 ‘다운사이클링’이다 이

렇게 봅니다.

쓰레기가 많이 들어오거나 분리배출이

잘못되게 되면 분리선별이나 재활용하는

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비용이 전가 되죠.

예를 들어, 재활용품에 페트병만 와야 하

는데 여러 가지 같이 들어오니까 그걸 다

골라내는 비용도 많이 들어가게 되고 페

트병 안에 음료라든지 남아있는 상태로

하게 되면 운반하는 도중에 터진다 말이

에요. 그럼 다른 재활용품까지 오염된단

말이죠. 적정한 분리배출을 통해 이 뒷

부분에서의 흐름자체가 잘 돌아갈 수 있

게끔 해주는 것 자체가 일단 필요해요.

기본적으로 폐기물관리라고 하는 ‘양적

인 측면’에서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돼요.

업사이클링을 하던 무얼 하던지 간에 가

정에서 나오는 이 많은 폐기물 자체를 모

두 대체 할 수는 없어요. 양적으로 가장

많이 대체하는 것은 이 재활용 영역이란

말이죠. 어쨌든 폐기되는 것보다는 낫다

고 하는 거고 어쨌든 이 흐름 자체가 현

실적인 방안이라고 하고 있죠. 단계별로

부분부분 보게 되면 문제가 많아요.

Q. 업사이클링은 폐기물 관리에서 어느 부

분에 위치하는 건가요?

총량적인 흐름 속에서 쓸려 폐기되는 것

들이 있어요. 쓸려가는 쪽에서 ‘처분’되기

전에 빼낼 수 있는 게 뭐냐. 라고 하는 것.

거기에는 업사이클링 흐름이 있고, 재사

용 흐름이 있어요. 재사용은 단순히 소재

원형 그대로 쓰자고 하는 것이고 물질이

가지고 있는 물질의 속성을 가지고 그대

로 쓰자라는 것인데, 재활용품이라고 하

는 물질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재발견해

서 재창조를 하자라고 할 수도 있으니 어

떤 측면에서 업사이클링이라고 볼 수 있

죠. 정확히 구분되지 않기도 해요.

‘잡지’로 예를 들어보면, 헌 책방에 보내

서 그대로 쓰는 게 재사용인 거고, 잡지

를 종이로 보고 제지회사로 보내면 분쇄

를 해서 종이의 원료가 되는 섬유를 다

시 뽑아내서, 종이로 만드는 것이 재활

용인 거예요. 업사이클링은 이 자체가 단

순히 잡지나 종이의 원료가 되는 것과는

또 다른 특성과 가치를 가진다 라고 해서

이걸 소재로 활용을 해서 가방이나 가구

등 완전 다른 제품을 만드는 거잖아요.

재활용, 재사용, 업사이클링은 폐기물관

리라는 측면에서는 폐기되는 것이 아닌

뭔가 활용되게 만들게 해주는 거니까 좋

은 걸로 보죠.

이 업사이클링과 관련되는 이 부분은 단

순히 환경적이 측면에서만 접근하면 한

계가 있어요. 왜냐하면은 업사이클링 자

체가 커버 할 수 있는 양적인 측면에서는

굉장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으니까요. 나

중에 시장이 얼마나 커질 지는 모르겠지

만 시장이 아무리 커진다고 하더라도 이

업사이클링 자체가 폐기물의 물질 흐름

과 관련해서 중요한 변수가 되기는 힘들

i n t e r v i e w 1 6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 수 열

산업적인 관점에서

업사이클링을 들여다 보다.

# 폐기물

# 연구

# 컨설팅

blog.naver.com/waterheat

[email protected]

폐기물의 모든 것을 연구하는 자원순환

사회경제연구소 연구소장 홍수열을 만

나 업사이클링과 폐기물 처리과정에 관

한 이야기를 들었다.

Page 28: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54 55

거라고 봐요.

그렇게 때문에 업사이클링자체가 환경적

인 관점에서 마치 소각이나 매립되는 걸

대체되는 개념으로 우리가 할 수 있다

는 이런 개념으로 가게 되면 그 가치를

100% 완전히 평가 받기 힘들다고 이야

기하죠. 이 부분은 환경뿐만 아니라 문

화, 경제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 굉장히

많은 가치를 담고 있다고 봐야 하죠. 그

랬을 때 비지니스라는 부분 자체를 간

과하면 안되고요. 최근에 나온 ‘업사이클

링 자체가 하나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

하고 하나의 산업으로써의 기능을 한다.’

라고 이야기 하는 보고서 봤나요? (※한

국무역 포트폴리오 다양화 방안: 리사이

클링에서 업사이클링으로, 한국무역연구

원, 2014) 이 보고서는 산업의 관점에서

보거든요. MB때라면 저탄소 녹색산업 인

거고, 요새 유행하는 개념으로 따지면 이

거야 말로 창조경제죠. 펜이 하나 있다

면 펜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생각하는 소

프트웨어, 뭔가 창의성이 결합 되야 하

는 거잖아요.

어쨌든 이렇게 업사이클링은 산업적인

관점에서 비지니스 모델로 들어가야 해

요. 업사이클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

라서게 되면 하나의 물질 흐름에서도 일

정 부분의 의미성을 가질 수도 있을 텐데

그렇다 하더라도 물질량으로써의 가치를

얼마나 가질 수 있을까요?

Q. 업사이클링을 연구하다 보니 재활용에

도 관심이 많이 가게 되었어요. 분류된

재활용품을 기업에서 사가는 건가요?

재생상품은 기원, 기반이 폐기물이기 때

문에 천연자원보다 부가가치가 떨어지게

되죠. 기업에서 사갈 때 선별 정도 라든

지 에 따라 달라지지만 50%~80%정도

로 가치가 떨어진다고 봐요. 사이클링,

물질이 순환되기는 한데 처음에 비해서

는 가치가 낮아지는 구조에요. 그래서 다

운사이클링이라고 하죠.

반면에, 업사이클링은 폐기물에 기반하

여 물질을 순환시키지만 가치 자체가 더

높아지는 거예요. 보통 동등하게 유지되

거나 혹은 더 높아지는 것, 또 다른 가치

를 창출하는 거다 라고 개념정리를 하

는 것 같아요.

재활용하는 사람들이 업사이클링이라는

용어를 쓸 때는 그래도 뭔가의 고부가 가

치의 소재를 만들어내자 라는 정도의 개

념이죠. 아주 저급의 재활용보다는 그래

도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재활용을 좀 하

자. 고급 재활용을 하자 정도의 개념으로

업사이클링이란 개념을 쓰는 거예요.

Q. 우리나라의 재활용 상황을 외국에 비

교하면 어떤가요?

우리나라는 장단점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양적인 측면에서는 훨씬 나은데 질적인

측면에서는 훨씬 떨어져요. 재활용품을

종량제 봉투에 집어 넣지 않는 것은 비교

적 잘하는 것 같은데 재활용 하면 안 되

는 것을 재활용에 같이 넣어서 배출하는

게 문제 인 것 같아요.

배출하는 사람들이 분리배출을 잘해도,

수거차량이 그걸 받쳐주지가 않는 것도

있고. 수거차 자체가 구역이 나눠져 있지

가 않아요. 제가 보기에는 따로 분리 배

출하는 것보다, 이물질을 안 넣고 봉지

안에 봉지 이런 식으로만이라도 안 한다

면 도움 될 것 같아요.

Q. 저도 최근에 우유팩은 별도로 분리배

출 해야 좋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캠페

인 같은걸 해보고 싶어지기도 하고요.

우유팩 수거율이 지금 34%되려나? (제

대로 쓰면, 종이팩이란 말을 쓰죠. 우유

팩, 두유팩하고 살균팩하고 멸균팩하고

재질 구조가 다르니까요.) 그게 연간 7만

톤 나오거든요. 근데 대체로 폐지와 함

께 버려져요. 폐지하고 버려지는 분리 배

출률을 따지면 내가 볼 땐 약 90%정도

될 것 같아요. 폐지하고 같이 재활용하

는 것보다 우유팩만 따로 모으면 고급 화

장지의 재료로 쓸 수 있으니까요. 그래

서 일반 폐지하고 같이 섞어서 하는 것

보다는 재활용의 부가가치가 높아질 거

예요. 어쨌든 천연펄프를 대체할 수 있

는 거니까요.

재활용 쪽의 관점을 품목 하나로 좁혀 버

리면 시작은 좋긴 한데 사실 답은 없어

요. 그 자체로 뭔가의 활동영역을 삼기에

는 너무 좁으니까요. 어쨌든 캠페인이 필

요하긴 하죠. 그런 것뿐만 아니라 다른

포장재나 가정에서 나오는 다른 재활용

품과 관련된 올바른 분리배출과, 사회의

적정 수거체계 이걸 어떻게 수립할 거냐

는 것과 관련된 여러 가지 것이 동시에

필요해요. 어떤 부분에서는 비지니스 영

역으로 가져가는 사람이 있고 캠페인 영

역으로 가져가는 사람도 있고 공익적으

로 발견한 다음에 비지니스화 시키겠다

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터치포굿 같은

경우도 수익 자체가 어떤 캠페인과 결합

되면서 뭔가 계속 이슈를 만들어내고요.

Q. 업사이클링이 활성화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일 문제는 인식의 문제죠. 아무래도 버

려진 소재로 무언가를 만들었다고 하면

싸겠지라고 생각해요. 디자인적 요소 자

체를 사람들이 많이 안 쳐주는 거죠. 우

리나라가 버려진 소재에 디자인이 가미

됨으로 인한 독창성, 세계의 하나밖에 없

는 나만의 것, 이런 가치를 인정을 잘 안

해주려고 하는 거죠. 이러다 보니 아무래

도 수작업을 통해 만들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소재가 가죽이 되면 훨씬 비싸게

팔 수도 있는 건데) 버려진 것이라 사람

들은 무조건 만원 넘어가게 되면 비싸다

하게 되는 거예요. 문화적인 인식의 문제

가 하나가 있고요.

두 번째가 유통의 문제예요.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되게 해서 많이 접하게 해야 하

는데 그게 안되고 있어요.

Q. 어릴 때부터 계몽적인 재활용교육을

많이 받아왔잖아요. 알고 있지만 실천이

어렵고 귀찮은 거 같아요. 사람들에게 문

화로 접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문화적으로 확산 시키려면 공익적 개념

이니까 그러면 지자체라든지, 정부등과

결합해 가야 할 거예요. 그 자체가 돈이

되는 것은 아닌 것을 하고 싶다면 결국

은 업사이클링이나 재활용을 위한 청년

NGO를 만들어야겠네요. 그리고 그 활동

을 위한 기금을 만들어야 하고요. 터치

포굿 같은 청년들은 업사이클링에 관심

을 갖고 시작해서 하나의 사회적 기업이

라고 하는 비지니스 모델로 성장한 거고

요. 서울에서는 ‘서울재사용플라자’도 만

들려고 하고 있고, DIY나 리폼교실 이런

것도 시민들의 생활문화로 이것을 접목

시키자라고 하는 거잖아요. 업사이클링

을 생활문화의 관점에서 보는 거지만, 어

떤 측면에서 DIY나 리폼교실 보면 환경

보다는 아주머니들 소일거리 같은 느낌

이지요. 모두 폄하할건 아니지만 우리 생

활에서 얼마나 확산 될 수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Q. 업사이클링 활동을 하는 친구들이 처

음에는 재미로 시작했더라도 분리수거를

좀 더 노력한다든지 과소비를 하지 않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교육과 문화의 측면과 산업의 측면을 구

분해서 보자고요. 문화자체를 어렸을 때

부터 계속 교육을 하고 이 기술들을 취

미생활로 가지게 되면, 이게 어떤 영향을

미칠 거냐 사회적으로 이거 자체도 요 자

체를 하나 평가해 볼만 하겠죠. 이것도

단순히 자꾸 그 환경적으로만 보면 좁혀

져요. 모든 측면으로 나눠서 볼 필요가

있어요. 애들이 취미생활로 이런걸 하게

되면 왕따의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다든

지. 환경단체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접근

하는 방법도 있는데, 애들의 놀이 문화로

써 기존의 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와 한계 이런걸 환경적 측면에

서 바라보는 건데 비정규적이고 불연속

적이고 뭔가 체계화된 게 없어요. 버려지

는 장남감을 다 모아 가지고 하는 ‘금자

동이’라는 장난감 교육이 있어요. 하는데

그거 자체를 애들의 정서교육이라고 하

는 관점에서 보는 거죠. 폭력적인 게임하

고 하는 것보다 장남감을 갖고 노는게 정

서적으로 좋잖아요. 그걸 교육하는 사람

들과 같이 진행도 하고,분석을 해주고 이

런 식으로요. 금자동이 같은 경우는 내가

보기엔 최초로 교육프로그램화 시켜서

상설프로그램으로 최초로 접근한 거라고

보여져요. 이런 모델도 재미있지요. 이것

도 역시 비지니스 모델로 가고있죠.

Q. 환경부에 업사이클링에 관련한 정책이

있을까요?

환경부가 이쪽에 관심을 갖고 있기는 한

데 아직 이걸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는 갖추지 못했다고 봐요. 말만 업

사이클링이라고 그러지 실질적인 컨텐츠

는 없다고 봐야죠. 이것도 빨리 해야죠.

디자인 진흥원 업사이클링분과 같은 곳

에서 업사이클링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되냐 이런 것들을

고민 한다고 알고 있어요.

Q. 연구를 하다 보니 재활용, 업사이클링

보다 쓰레기 량을 줄이는 게 더 중요하다

는 생각이 들어요.

쓰레기 량이 경제지표가 되기도 해서 보

통 쓰레기 없어지는 세상이 제일 좋다고

하지만 쓰레기가 줄어든다면 큰일난다고

보는 시각도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쓰레

기 량이 팍 떨어졌을 때가 언제냐 하면

IMF때거든요.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건 그 만큼 많이 쓴다고 하는 거고 재활

용 시장도 돌아가요. 지금 현재 시스템은

그래요. 생산 시장이 죽어버리면 폐기물

이 줄어들죠. 2~3년 뒤에 재활용 시장에

도 영향이 와요. 그런데 생산시장이 재활

용 폐기물을 받는 시장이기도 한데 재생

원료를 만들어도 수요자가 없는 거예요.

지금 경제 시스템에선 쓰레기가 안 나온

다는 것 자체가 경제가 죽는다는 걸 의미

하는 거예요. 쓰레기 때문에 사람들이 고

통 받는 것보다 경제가 죽었을 때 실업이

라든지 사람들이 받는 고통이 크니까 이

쪽을 더 문제로 생각하죠. 그래서 생산과

소비로 지탱되는 이 경제로써는 쓰레기

는 해결이 안돼요.

문화 쪽이 활성화 되어 경제는 경제대

로 유지되면서 물질소비는 줄어드는 이

런 체인지가 있어야 되요. 업사이클링도

그래서 문화의 측면과 산업의 측면 둘 다

를 바라봐야 하는 거죠.

어떤 시각에선 재사용, 중고시장 활성화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도 있어요. 신제품

시장이 죽어버리고 그렇기 때문에 경제

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

고요. 제가 볼 때 일종의 하위시장으로

그렇지는 않지만. (신품시장이라는 상위

시장이 있다면 밑에 하위에 여러 가지 시

장이 형성될 수 있거든요.)

오히려 산업생태계라고 하는 측면에서는

다양한 영역의 산업들이 경쟁력을 가지

면서 유지되는 것도 되게 중요하거든요.

우리나라 같이 전반적으로 수출에 의존

해야 하는 구조인 경우에 업사이클링 자

체가 하나의 중요한 컨텐츠가 되가지고

수출까지 할 수 있는 하나의 산업영역의

자리매김 하게 되면 훨씬 더 유용해질 거

라고 봐요. 결국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그런 비전 속에서 쭉쭉 커가면서 확장되

면서 가야 되는 거지요. 근데 이게 하나

의 이 부분으로 성장해 가려면은 단순히

쓰레기라고 하는 이 측면에서만 바라보

는 것은 안 되는 거죠. 디자이너들을 어

떻게 양성해 낼 것이냐? 소재 개발하는

기술력은 어떻게 또 확보할 거냐 손재

주 좋은 이런 기술자, 장인들은 또 어떻

게 발굴할 것이냐? 기계에 의존하는 걸

로 가야 하면 장인들은 다 없어져버리고

인프라가 없어져 버리는 거예요. 일종의

대안 사업으로써 이 사업은 육성해 나갈

거냐 관련된 인프라는 또 어떻게 확장해

나갈 거냐 이런게 되는 거죠. 이 속에서

정부는 어떤 부분에 투자를 해야 할 거

냐 그게 좋은 거는 사회적 기업과 맞물리

며 가는 게 좋은 거죠. 어쨌든 하나의 대

안경제니까요.

Page 29: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56 57

대표 리즈 페르나레즈가 R2R을 짧게 소

개했다.

필리핀은 7100개의 섬과 아름다운 해변

이 있는 멋진 곳이기도 하지만, 이런 쓰

레기 처리장도 곳곳에 있습니다. 이곳은

아다스라는 곳인데요, 이 곳에 있는 사람

들은 불공정무역의 희생자인 경우가 많

습니다. 쓰레기 처리장에서 쓰레기를 모

으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데 하루 종일 일

을 하더라도 1000원을 벌지 못합니다.

R2R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모여 버려

지는 천들을 재생산해서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R2R의 목표는 필리핀의

빈곤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크리스는 상품 개발 디자인을 하고 있는

데 파트너들과 협력을 통해 시장에서 판

매 가능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신시

아는 장인들이 자신의 기술을 연마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저

축 등 생활에 필요한 교육도 함께 진행하

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튜나 스태프는 시

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가게 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 제품은 버려지는 천을 활

용한 업사이클링 뿐 아니라 3개의 소수

민족의 패턴이 들어간 전통 천을 이용해

서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6년동안 크

게 성장해 왔으며 유럽과 미국 엔트로폴

로지 등에도 진출해 있는 상황입니다. 이

렇게 업사이클링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다.

Q. 업사이클링은 쉽지 않은 작업인 것

같아요. R2R에게 어려운 점은 무엇인

가요?

실제로 저희가 하는 제작이 업사이클링,

버려지는 것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

닙니다. 이 가방의 아랫부분은 버려진 천

을 직조해서 업사이클링 한 부분이지만

상단 부분은 전통 직조와 토착 원료와 염

료기법을 사용해서 지방에 계신 나이 지

긋하신 여성분들이 이것을 만드는데, 젊

은 사람들에게 교육을 시키고 계속 이어

지도록 하는 게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젊

은이들은 지방에 남기보다 마닐라로 가

서 좀더 좋은 직장을 얻고자 하기 때문입

니다. 그런 점에서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전통적인 것이 계속 연결이 되어 개발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기업의 가치 중 하나입니다. 이 가방을

보시면 지구를 위한 방법(업사이클링)으

로 제작되었을 뿐 아니라 3개의 다른 부

족이 만든 것이 엮어져서 하나의 가방을

만들어 지고 있으며 필리핀사람들의 색

이 담겨있습니다.

실제로 상품을 만들 때 전체를 업사이클

링 소재로 만들기는 쉽지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상품을 미국과 영국의 엔트로

팔로지에 납품을 하는데, 이렇게 납품을

할 때는 대량으로 정형화되어서 공급해

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체를(가방 끈 등

모든 부속품들) 업사이클링 소재로 만들

기는 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업사이클링 뿐 아니라 저희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지속성’입니다. 상품의 품질

자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품질

이 좋아야 오래가겠죠. 사람들이 오래오

래 써서 아이들에게도 물려줄 수 있는 견

고한 상품을 만드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

니다.

그리고 디자인적 측면에서 봤을 때 파격

적인 디자인을 지향하지는 않습니다. 실

제로 사용 가능한 제품이 될 수 있도록

조금은 클래식한 느낌의 제품들을 만들

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R2R이 바라보는 업사이클링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시겠어요?

저희가 생각한 업사이클링이란 실제 거

의 가치가 없거나 무가치한 것들을 가지

고 가치가 훨씬 높은 것으로 만드는 것이

라 생각합니다.

버려진 천들을 이용해서 베틀로 짜고 새

로운 제품을 만들며 업사이클링이란 개

념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저희

의 철학이 계속 진화되어 왔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우리는 상품의 디자인 자

체는 뭔가 새롭긴 하지만 너무 파격적이

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품

질이라고 생각하며 만들어진 제품이 계

속해서 오래가기를 원합니다. 저희가 만

든 제품이 오래 가는 것을 원합니다. 우

리 제품이 업사이클링이나 리사이클링이

될 필요가 없게 하거나 혹시 그렇게 되

더라도 굉장히 긴 시간이 지난 다음이었

으면 하는 것. 그것이 저희들이 지향하

는 바 입니다.

Q. 가방에 3가지 소수민족의 문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디자인 영

감은 어디서 찾으시는지와 가방은 어디

서 살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디자인 영감의 시작은 소재에서 시작합

니다. 필리핀에서 1년에 2회정도 개최되

는 박람회에서 다양한 소재를 살펴보고

팀과 논의해서 점점 원하는 컨셉으로 좁

혀나가게 됩니다. R2R은 1년에 4번 컬렉

션을 진행하는데 2014년 컬렉션의 컨셉

은 ‘여행’입니다. 이 가방은 하나의 가방

이 여러 서류가방, 핸드백, 토트백, 숄더

백 등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형이 가능합

니다. 이 제품은 R2R의 한 여성을 생각

하며 만들었는데요, 여성은 여러 가지 역

할을 수행하곤 하죠. 그 뿐 아니라 저희

가 주목한 건 지속성입니다. 토트백과 핸

드백을 각각 따로 가질 필요 없이 하나

의 가방으로 다 해결 할 수 있는 지속성

을 고민했습니다.

Q. 우리 나라에서는 버려지는 재료로 만

든 제품? 그런데 왜 가격이 비싸지? 라

는 인식이 있는데 필리핀 사람들은 어

떻게 생각하나요? 한국과 비슷한지 궁

금합니다.

우리의 제품에는 스토리가 담겨있습니

다. 이렇게 R2R의 설명과 함께 누가 이

가방을 만들었는지 인증서가 들어있습니

다. 공동체에서 업사이클링 해서 만들고,

공동체의 성장을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

어요. 누구에게나 좋은 일을 하고 싶어하

는 마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

들이 지역 공동체를 위해 가치를 함께 소

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제품의 궁극적인 목표나 의

미는 업사이클링에 관심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업사이클링에 관심이 없는 사람

들도 상품을 살 수 있게 하는 것 입니다.

매력적이고 시장에서 어필 할 수 있는 제

품을 만들어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

고 구입한 사람이 만족하고 관심을 가지

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업사이클링이 점점 더 많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시장에서 팔기 좋게 매력적인 상품자체

를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환경

에 관심 많은 디자이너들과 파트너 십을

통해 판매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시장에

서 환경에 관심 있는 좋은 디자이너라는

걸 알게 되면 업사이클링 제품이 판매가

많이 일어나고 이런 식으로 업사이클링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들이 제품을 구입

하게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도 중요하겠

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저희가 정말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

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시장이 소비하

게 될 것이고 어느 순간 우리가 추구하

는 가치에 대해서도 이해할 것이라고 생

각합니다.

i n t e r v i e w 1 7

Rags 2 Riches

제일 중요한 것은

정말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 자투리 천

# 패션, 소품

# 사회 문제 해결

www.facebook.com/Rags2RichesInc

삶의 재구성 2014에 초대된 Rags 2

Riches(이하 R2R)을 종로4가 청년가게

에서 만났다. R2R은 필리핀의 고유한 전

통직물과 업사이클링 활동을 통해 패션

사업을 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6여

년간 900명의 장인을 성장시켰고 일자

리를 창출함으로써 필리핀 빈곤문제 해

결에 노력하고 있다. 아시아의 사회 혁

신 사례로 유명하다.

Page 30: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58 59

타워 레코드와 A SEED JAPAN은, 1998년

부터 기업과 NGO의 특기분야를 서로 살

릴 수 있는 대등한 관계를 모토로 파트너

쉽을 맺어왔습니다. 환경 문제를 참여형식

으로 바꾸는 것에 중점을 두고, 방문자와

주최자가 함께 만들어내는 `참여형 페스티

발’을 만들어 왔습니다. 일본의 축제를 환

경적이고 평화로운 장소로 변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는 청년들의 활동의 일부를 소

개 합니다.

1998년부터 후지록 페스티발 입장 게이트

에서는 ‘오리지날 쓰레기봉투’를 배포 하

고 있습니다. 매년 약 30만개 정도가 배포

되는데, 이 쓰레기 봉투에는 매거진이 인

쇄되어 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캠페인

활동 내용과 메시지를 매거진 형태로 재

미있게 디자인하여, 방문자의 자발적인 참

가를 불러 일으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

니다. 쓰레기봉투지만 짐이나 우산을 넣는

가방으로도 이용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입니다. 또한, 이 봉투의 소재는 지난해 캠

페인에서 회수한 페트병입니다. 페트병을

자원봉사자와 방문자가 함께 분리 수거하

여 그것을 다음해 캠페인에서 재탄생 시키

는 구조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회수된 페

트병 1개로 4개의 쓰레기 봉투가 만들어집

니다. 페스티발의 참가하는 사람들에 의해

자원순환이 연결 되어지고 있고 이러한 문

화가 정착하여 이제는 축제 참가자들이 스

스로 쓰레기 봉투를 받으러 옵니다. 모두

가 즐기면서 쓰레기를 버릴 수 있도록 봉

투 디자인등에 연구를 계속 거듭하며 업그

레이드하고 있다고 합니다.

“쓰레기 봉투”가 축제라는 작은 사회 속

에서 “구조”와 “개인”을 움직이게 합니다.

비일상의 공간에서 일상으로 돌아온 참가

자가 사회를 바꾸는 작은 씨앗이 되어 달

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는 쓰레기 봉투는

더 이상, 단순한 쓰레기 봉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축제를, 그리고 음악이 있는 모

든 장소를 바꾸어 가기 위한 멋진 활동인

것 같습니다.

Q. ‘개인주의 야채가게 소개를 부탁 드려요.

‘개인주의 야채가게’ (이하 ‘개야게’) 는

서교예술 실험 센터에서 <소액닷컴>이라

는 공모전에 내서 지원을 받아서 100일

간 진행한 프로젝트에요. 보통 미술 공모

전들 과는 달라서, 심사위원이 있는 것

도 아니고, 한 명에게 몰아 주는 것도 아

니고, 누가 나를 검열 하는 게 아닌 점

이 저와 야채가게의 취지에 맞다고 생각

했어요.

젊은 사람에게 계속해서 높은 기준을 요

구하고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루저가 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 그리고 경력을 하

나를 쌓기 이전에는 아무것도 시작도 할

수 없는 시스템에 저도 되게 좌절을 많

이 겪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졸업 이후에

저도 아무 활동이 없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와 닿아서 지원을 하

게 되었어요. 그렇게 선정이 되어서 50만

원의 자본과 앞에서 장사할 수 있는 자리

를 지원 받아서 시작을 하게 된 거예요.

Q. 개인주의 야채가게가 시작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처음부터 개인주의 야채가게를 작업으로

해봐야겠다고 생각 했던 건 아니에요. 졸

업하고 순수미술 작업을 할 작업실을 얻

게 되었어요. 돈은 없고 그래서 거의 밥

을 해서 먹었어요. 사실 그때는 작업을

하나도 못 했어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 뭘 해야 하는 지도 모르겠고 아무 생

각도 안 나고 그래서 되게 우울했죠. 뭔

가를 만들고 싶고 하고 싶은 욕구는 계속

있으니까 그걸 요리하는 걸로 많이 풀었

던 것 같아요. 매일 점심, 저녁을 해먹으

며 몇 달을 보냈어요.

그런데 혼자 음식을 해먹으니 계속 재료

가 남는 거예요. 처음에는 대파를 어떻

게 다 먹을 수 있을까 연구를 시작했어

요. 대파 한 단을 살 때 오는 뿌듯함 있

잖아요. 그런데 3일만 지나면 시들시들

해지고 썩어 들어가요. 인터넷을 뒤지며

여러 가지를 다 해봤는데 그래도 썩는 거

예요. 방법 중에 냉동실에 넣어 먹으라

는 게 있었는데 저는 그게 싫었어요. 살

아있는 걸 샀는데 채소가 냉동되었다가

나오면 다른 존재가 되잖아요. 결국 혼

자서는 다 먹을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

어요. 대파는 요리의 주재료가 아니잖아

요. 내가 찌개를 끓인다 했을 때 손바닥

만큼만 들어가도 많이 들어가는 거죠. 그

런데 왜 이렇게 많이 씩 팔까요? 대파 한

단이 아니라 반, 5개씩만 팔아도 좋을 텐

데 처음에는 이 생각이었죠. 마트에 가보

면 유기농 제품들은 소량으로도 팔더라

고요. 그런데 가격은 한 단을 파는 거나

똑같은 거예요. 비싼 것만 이렇게 파는구

나 싶었어요.

그리고 떨이로도 많이 사먹게 되는데 싸

다고 샀더니 싱싱하지가 않은 거예요. 금

방 썩어서 버리게 되더라고요. 다른 쓰레

기에 비해 음식물 쓰레기가 저에게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주었어요. 일단 비쥬얼

과 냄새, 물기 처리, 그리고 내가 돈 주고

산 건데 사용하기도 전에 쓰레기가 되어

서 버려지는 점들이 저에게는 되게 스트

레스였어요. 전, 환경적인 부분에도 관심

이 많이 있었는데, 이게 너무 낭비스럽다

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요리를 한

번 하면 점심과 저녁의 메뉴를 다르게 하

고 싶은데 똑같은 메뉴를 일주일간 내리

먹어야 하는 거예요. 감자 한 봉지를 사

면 썩기 전에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음식

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이걸 해치워야 한

다는 의무감이 스트레스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재료들을 조금씩 파는 가게는 없

을까, 혼자 사는 사람도 많은데 젊은 사

람들, 자취생들을 위해 조금씩 파는 곳은

없을까? 과일 같은 것도 사과 하나, 귤 하

나, 포도 하나 이렇게 사면은 같은 가격

에 세가지를 먹을 수 가 있겠죠. 사과 한

봉지, 귤 한 봉지, 포도 한 봉지 사면 가

격도 가격이지만 이걸 혼자서 다 먹을 수

가 없잖아요. 그렇게 낱개로 팔면 좋겠다

그런 곳이 어디 없을까 찾아보기 시작했

는데 없더라고요. 그래서 대박 아이템을

발견했다 생각했어요. 전 잘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i n t e r v i e w 1 8

A SEED JAPAN

more action more hope !

축제 속에서 자원순환을 이어간다.

# 페트병

# 쓰레기 봉투

# 캠페인

www.aseed.org

A SEED JAPAN은 1991년 10월에 환경,

개발, 연대와 평등을 위한 국제 활동을

하고자 설립된 국제 청년환경 NGO입니

다. 국경을 넘어 환경문제와 사회의 불

평등에 주목하고,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사회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

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보다 알

기 쉽게 사회에 전하고자 노력합니다.

i n t e r v i e w 1 9

개 인 주 의 야 채 가 게

우리의 생존전략은 1+1보다 1÷10이다.

# 야채, 과일

# 건강한 삶

# 판매

www.facebook.com/yacheguail

[email protected]

개인주의 야채가게는 2013년 7월 26일

~ 11월 3일까지 100일간 진행되어온 개

인주의적 유통의 실험이자 삶의 태도에

대한 실험이다. 마늘 한쪽 30원, 대파

400원어치, 자두 한 알을 살 수 있다면

우리의 삶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야채

가게와 업사이클링은 어떤 연결을 가질

까? 개인주의 야채가게 유재인씨의 이

야기를 들어보자.

Page 31: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60 61

Q. ‘개야게’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야채가게를 하며 2가지 이야기가 하고

싶었어요. 하나는 젊은 사람들이 너무 살

기가 팍팍 하잖아요. 쓸 데는 많은데 주

거비로 자기가 버는 돈에 30~40%가 나

가니 돈도 너무 없고요. 사실 시간도 그

렇게 많지 않아요. 많은 사람들이 야근을

하고 있고 자기개발이다 공부다 해서 그

시간도 쪼개서 쓰고 있죠. 대중교통, 지

하철 타고 다니고. 그러면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에 비해 시간, 체력이 많이

차이가 나니까요. 우리가 그렇게 많이 가

진 사람들에 비해서 들어가는 돈이 더 많

은 거잖아요. 우리가 그 사람들에 비해

유리한 건 뭐가 있을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뭐가 있을까? 그렇게 생각

했을 때 건강한 것, 젊은 것 밖에 없더라

고요. 그런데 사실 그 건강이라는 부분에

서도 가진 사람들이 더 건강 할 거예요.

운동할 시간도 충분히 있고 건강한 음식

도 먹고 있으니까요.

젊은 사람들이 너무 먹는 것에 신경을 안

써요. 같이 작업실을 쓰던 언니가 너무

몸이 안 좋아져서 호르몬 약을 먹고, 누

구는 디스크가 와서 하려던 유학을 포기

하고 그런 소식을 들으면 ‘왜 이렇게 다

들 약하지, 우리는?’ 이런 생각이 들어

요.‘잘 먹고 다녔으면 좋겠다. 잘 챙겨먹

고 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맨날 삼각김밥, 컵라면, 치킨 사먹고 그

러니까 ‘건강하게 집에서 요리를 해먹어

라. 그렇게 할 수 있게 내가 도와주겠다’

는 역할을 내가 하고 싶었던 게 하나예

요. 또 하나로는 ‘너무 주어진 대로 착하

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앞에 이야기는 너희들 힘

드니까 내가 도와 줄 테니 잘해보자 라

는 의미 였다면, 이건 약간 쓴 소리라고

할 수 있는데, ‘왜 대파를 한 단만 판다고

곧이곧대로 사냐. 네가 다 필요한 게 아

니라 1개만 필요하다고 얘기를 하고 그렇

게 안 판다 라고 하면 10명 데려가서 나

눠서 사면 되지 않겠냐. 우리가 너무 사

회에 순응해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냐.’

는 전반적인 삶의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Q. 왜 100원을 더 붙이셨어요?

제 노력을 100원이라고 생각하고 붙인

거였어요. 사실 1/n을 한 다음 500원씩

붙이면 편의점에서 파는 세척사과 같은

것과 똑같은 건데 그런 건 싫었어요.

Q. 적자로 끝난 게 아쉬워요.

제가 좀더 수완이 있었으면 잘 되었을 아

이템이라고 생각을 해요. 초반에는 맨땅

에 헤딩을 했지만 나중에는 장사가 안 

되지는 않았어요. 준비한 게 다 떨어져

서 일찍 접고 간 적도 많았고요. 원래 또

이 기간을 100일로 잡았던 이유가 어쨌

든 장사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입 소문이

나야 한다. 한 장소에 이게 있다라는 것

을 알리는 기간까지 계산을 한 거예요.

한 달 정도는 죽을 쓰겠구나 라고 생각

을 했는데 그건 생각대로 되었던 것 같아

요. 만약 제가 한 자리에서 1년정도 했다

고 생각을 한다면 이렇게 마이너스로 끝

났을 것 같지는 않아요.

Q. 처음에 시작한 것에서 거의 변하지 않

고 마무리를 한 점이 좋았어요.

혼자서 하다 보니까 힘이 부치는 게 많았

어요. 그런데 저는 이런 식으로 살아보자

라고 선언적으로 진행 한 거였어요. 그리

고 이 활동 이후에 전통시장에서 이런 식

으로 팔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

요. 그래서 서울시에 정책제안을 하는 것

까지 고민 했었는데 혼자 하다 보니 쉽지

가 않더라고요. 아니면 하자센터나 청년

허브 같이 청년들이 많이 있는 공동체 공

간에 공용 냉장고 같은 걸 하나 두고 변

형해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어

요. 개인주의 야채가게는 얼마든지 개념

만 있으면 활용 가능한 시스템이라 생각

해요. 아직 연결이 잘 안 되고 있지만.

Q. 그 후 1년정도 지났는데 그 동안 어

떠셨나요?

사실 이거 끝난 다음에는 바로 책 작업

에 들어가서 텀블벅으로 후원을 받아서

작업을 했어요. 2달정도는 책 작업 때문

에 바빴던 것 같아요. 책도 전부 다 제

가 혼자 만들었어요. 텀블벅을 했던 것

도 되게 재미있었어요. 저는 진짜 필요

한 곳이 아니면 돈을 못쓰는데 이걸 누

가 해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 리워

드는 만원을 냈을 때 이 책 한 권이었어

요. 근데 99%가 만원 후원으로 100권을

예약 받아 그 돈으로 360권이 나왔어요.

지금 딱 10권 남았죠. 1년동안 이 책을 하

루에 한 권 판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것

도 재미있고요.

저에게는 창작 활동의 메커니즘적인 측

면에서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이전에는 완성품을 만들어서 전시를 통

해서 사람들에게 내 작품을 선보이고 내

가 만든 것을 누가 산다거나 어디에 뽑힌

다거나 이런 식으로 해야 되는 거라고 시

야가 좁았다면은 이제는 내가 돈이나 완

성품이 없어도 이런 과정에서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구나 내가 뭔가 이런

결과물을 기록을 해서 이런걸 판매를 할

수 있겠구나 라고도 생각 할 수 있게 되

었어요. 어쨌든 가게는 조금 적자로 끝났

지만 책을 팔아서 돈을 벌었거든요. 300

권을 팔았으니까요. 저는 미대를 졸업하

고 작업을 한다고 몇 년 동안 있었지만

작품을 팔아본 것은 이 책이 처음이에요.

이런 식으로 판매가 되는구나 조금 다른

시야도 생기고 넓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연락이 왔었어

요. 만나서 얘기를 해보고 싶다 나도 이

런 사업을 해보고 싶다. 대학생들이 학교

에서 플리마켓 축제 하는데 해보고 싶다

라든가 해서 단발성, 이벤트 성으로 가

게가 열린 적이 있어요. 다들 좋아했어

요. 대학생들이 판매를 했던 게 재미있

었던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안가는 게 양

이 너무 많고 그 사람들이 깎는 게 아니

라 덤을 주는 시스템 이니까 안 맞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마트보다 시장이 더

Page 32: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62 63

가고 싶거든요. 경제적인 부분과 사회적

인 생태계 시스템을 생각했을 때도 그렇

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못 가는

그런 부분들이 있어요. 전통시장에서 이

런 걸 팔면 전통시장이 미래의 고객을 끌

어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

해요. 대학교에 자취생들이 많으니까 대

학교에 생협이라든지 매점 옆, 복지회관

같은 데에서 팔면 잘 될 것 같아요. ‘개야

게’를 통해서 새로 알게 된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그게 정말 좋아요.

Q. ‘개인주의 야채가게’를 더 해보실 생각

이 있으신가요?

처음에 끝나고 나서는 약간 피로감이 있

었어요. 사회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

서 진행 한 거였는데 혼자서 하다 보니

개인의 기행처럼 되었어요. 그리고 저는

개인주의 야채가게를 사업으로 연결해서

성공시대를 쓰고 싶은 이런 마음이 아니

었는데 인터뷰를 해보면 왜 사업으로 안

하세요? 상표등록 내야 하는 거 아니에

요? 이런 질문들을 많이 받았어요.

작업으로써는 마무리 되었던 거고, 실은

좀 힘들어서 멀리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청년연구로 다시 한 번 뭔가 해보면 재

미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때 이거

하다가 만난 친구들이 많아요. 일일 호스

트 했던 분들과 아직도 연락을 해요. 그

친구들과 같이 해보면 재미있겠다 생각

이 들어요.

Q. ‘개야게’는 오픈 소스로 공유하고 있으

시죠? 누군가가 한다고 했을 때 신경 쓰

이거나 해주실 조언이 있다면?

개념이 공유가 된다면 큰 틀에서는 전부

OK인데 두 가지 신경 쓰는 부분이 있어

요. 하나는 저는 야채나 과일을 담아 줄

때 비닐봉지를 재활용해서 사용 했지만

사업하는 사람입장에서는 다를 수 있으

니까 비닐봉지는 알아서 하시되, 포장할

때 과대 포장되거나 쓰레기가 많이 나오

는 시스템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

고 또 하나는 주변에 소상공인들이 있으

니까 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웬만하면 마트 같은

데서 싸게 떼다가 파는 건 아니었으면 좋

겠죠. 이 두 가지 말고는 알맞게 변형을

하셔도 좋아요.

Q. 사실 ‘개야게’는 업사이클링보다도 한

단계 위, 자원 낭비를 줄이는 시스템에

가까운 것 같아요. 저희는 ‘100일간의

기록’을 찬찬히 읽고, 이건 환경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업) 유통 실험(사이클

링)이라고도 생각했어요. 저희에게 연락

왔을 때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일단 제가 하는 활동에 대해 호의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해 주셔서 고마웠고 저

도 이걸 생각할 때 환경적인 걸 생각 안

했던 건 아니었어요. 그래서 비닐봉지도

재활용해서 썼던 거였고 버리면서 내가

괴로운 것을 없애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Q. 개인주의 야채가게는 끝났지만, ‘대파

의 문제’는 아직 해결 되지 않은 것 같아

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서 저는 청년들이 많이 있는 공동체

라든가 서울 전통시장 같은 데서 이런 틀

이 많이 확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근데

사실 이제는 전통시장의 형태가 이렇게

변할 수 밖에 없을 거예요. 4인가족도 굉

장히 대가족인 시대가 오고 있고 이것이

단순히 청년들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생

각해요. 100세 시대가 되면서 먹는 양이

적은 노인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이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언제든지 그렇

게 갈거라 고, 저는 그렇다고 확신을 하

고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이걸 사업으

로 하려다 보면 머리를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해야 하나 저렇게 해

야 하나 이렇게요. 전 그냥 하면 되지 이

런 식이여서 그냥 했던 것 같아요. 100년

뒤에 있을 일을 90년으로 줄였다 라고

생각을 하며 앞으로도 계속 생각을 해보

면 좋을 것 같아요.

Q.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지만, 업사이클

링이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왜 사

람들은 업사이클링을 할까요?

계속 일어나는 이유는 그것을 하려고 하

는 사람들의 의지가 아니고 그런 노머니

자원이 계속 나오니까 유지 되고 있죠.

안 나오면 유지가 안되겠죠. 사회가 완벽

하게 100% 효율에 가까운 시스템을 구

축해서 재료가 없다면 이런 활동은 없어

질 거예요.

Q. 사람의 의지라기보다, 버려지는 자원

이 업사이클링 활동을 만들어 낸다는 말

씀인가요?

그렇죠. 그게 첫번째에요. 우리가 생활에

서 꼼지락 꼼지락거리는 걸 업사이클이

라고 부르지만, 사실 거대한 리사이클 산

업이 있는 거잖아요. 재활용센터, 자원개

발 업체들은 생활 폐기물뿐 아니라 산업

에서 나오는 모든 폐기물을 돈으로 바꿔

내는 사람들 말이에요. 그들은 이미 존재

하고,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겠죠. 그래서

업사이클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사회

의 사이클링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할 것

같아요. 사이클링(순환)이라고 하면 여러

영역이 있을 거예요. 산업영역, 생활 영

역 등 굉장히 많을 테고 이런 사이클링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왜

안 되는지, 이 시대에 업사이클링이 가지

는 의미가 어떤 거냐 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회적 기업에서 ‘업사이클링 물건을 제

대로 만들어 수입을 내겠다.’는걸 비판할

생각은 없지만, 이걸 단순히 ‘상품을 만들

어 시장에 내다 팔겠다’ 이렇게만 생각 하

면 자본주의시장에서 상품을 만드는 것

과 별반 차이가 없죠. 이게 공공성에 기

반한 사이클링인지, 수익성에 기반한 사

이클링인지를 넓게 바라보고 판단할 필

요가 있어요. 사이클링(순환)이란 관점을

‘시장만을 통해 보겠다’는 건 위험한 생각

일수도 있는 거죠.

특히, 업사이클 하는 사람들은 이런 공

공영역에서 업사이클 개념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하죠. 자본 시스템으로 돌아가

는 경제가 아닌 다른 형태의 경제가 있

어야 해요.

사실 지금 청년들은 죽어라 일을 해도 돈

을 모으지도 벌지도 못해요. 월세 내고

하면 다시 원점이에요. 그러면 과연 이

경제가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할

까 이런 질문을 해 볼 수 있는 거예요. 이

경제를 누가 만든 거지, 도대체 우리에게

필요한 경제는 뭐지? 라는 질문도 해봐

야 하는 거고요. 돈이 아닌 것으로도 굴

러가는, 순환되는 그런 경제 형태를 생각

해볼 수 있는 거예요. 물물경제가 될 수

도 있고 여러 가지 경제가 될 수도 있는

데 제가 제안하는 것은 ‘노머니 경제’라는

것 이에요. 돈이 아닌 것으로도 삶을 순

환시킬 수 있는 경제 체제. 결국에는 그

게 돈이 아닌 공공성을 어떻게 우리 생활

과 접목 시킬 것이냐 지요.

Q. 업사이클링을 바라볼 때 사업으로서

수익구조나 비즈니스 모델이 없으면 지

속가능 하지 못한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

는데요.

보통 공공영역을 생각하지 못하는데, 생

산자들이 생활에 필요한 것을 생산할 때

그걸 다 시장을 통해서 수익을 낸다 하

면 생활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요. 이

런 상상은 어떨까요? 우리는 임금 노동

을 하고 있고, 모든 비용은 생활비로 사

용되잖아요. 보통, 생활비라는 게 시장을

통해 소비하는 것이고요. 시장뿐 아니라

나에게 공공영역, 공동 목공스튜디오, 공

동 생활거점, 공동 재봉 공간 등등이 있

다고 생각해봐요. 내가 생활하는데 100

원이 든다면 그 중에서 최소한 50원 정

도는 공동영역에서 같이 쉐어 할 수 있는

환경. 그럼 우리는 100원을 다 벌 필요가

없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죠. 그

런데 이런 관계를 상상 하지 못하다 보면

결국에는 자기가 다 벌어야 해요. 한정

된 자원과 한정 된 공간에서 이런 것이

앞으로 굉장히 중요해질 거예요. 그 영역

이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자기뿐만 아니

i n t e r v i e w 2 0

박 활 민

생각을 업그레이드 하는

사고(思考)의 업사이클러

# 생각

# 삶

# 삶 디자인

www.facebook.com/hwalmin

blog.naver.com/ramo_

노머니 경제학자, 파렛트 줍는 거리의

목수, 어쩌다 보니 건축가, 넝마스터, 고

양이 화폐창시자, 생각수집가, 삶 디자

이너 등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산업사회

가 아닌, 다양한 삶의 방식을 활성화하

는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있다. 삶에 대

한 무한 상상을 펼치고 있는 박활민(활)

을 만나 업사이클링에 대해 물었다.

Page 33: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64 65

라 자식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겠죠.

Q. 조금 어려운데요. 좀 더 설명해주세요.

공동영역에 대한 상상력이 앞으로는 도

시 전환에서 핵심 키워드에요. 도시를 어

떻게 전환할까의 문제는 ‘개인적이고 개

별 된 사회가 갖는 병폐를 어떻게 다르

게 전환할까’라는 질문과 같은 건데, 그

중의 하나가 생활방식을 공동 생활권으

로 다시 재구성 하는 거예요. 그랬을 때

라이프가 사이클링 되는 개념이 나오는

거죠. 그런 감각이 없으면 결국에는 공유

지를 다 자본에게 뺏기는 거예요. 개인이

알아서 먹고 사는, 개인이 해결하는 방식

만을 너도 나도 이야기 하면 결국에는 세

상에는 네 것, 내 것만 있는 거예요. 모두

의 것이 없어지는 거죠.

사회를 어떻게 전환 시키고, 진화 시킬까

이 생각도 해야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선

나도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 이생각도

같이 해봐야 해요. 진화한다는 것은 A가

B로 바뀌는 것을 의미해요. A가 무엇이

냐면 우리가 갖고 있는 무의식이에요. 사

회가 만들어낸 무의식이죠. 그것을 진화

시키는 거예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

했던 것에 대해서 그게 정말 당연한지 의

심해보고 그 사고를 진화 시키려고 해야

해요. 그렇지 않고 ‘당연한 것’들을 ‘당연

하게’ 받아드리면 ‘수익’이나 ‘시장성’ 같

은 것만 생각하게 되요. 이런 사회 무의

식이 모든 고정 관념에서 엄청나게 많은

데, 하나하나씩 다르게 재구성 해 나가야

해요. 그래야 개인의 진화도, 사회의 진

화도 일어나는 거죠.

예를 들면 최근에 독일 함부르크에서 “

도시 중심가에서 자동차를 사용하지 말

자.” 라고 선언을 해버렸어요. 우리나라

에서는 자동차 문화가 당연한 거라 교통

대란 이야기들을 할 테고 말도 안 되는

상상이지만, 어느 세계에선 현실인 거예

요. 이런 게 바로 다른 상상이 있을 수 있

다는 거죠. 계속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

각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질문을 해봐

야 하는 거죠.

돈으로만 굴러가는 경제가 당연한건지

화폐는 꼭 국가가 발행하는 게 당연한가

생각 해볼 수 있는 거고, 지금 우리가 사

는 집이라는 형태가 꼭 이래야 하는가 이

런 질문도 해볼 수 있는 거죠.

저는 요즘 다 거점 거주를 이야기 하면서

‘도시 전체를 생활반경으로 생각해보자’

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돌아다니고 있어

요. 도시를 돌아다니며 거기서 마음에 드

는 장소들을GPS로 좌표를 정리를 해요.

보통, 한 개인이 소유한 공간은 자기 집

정도의 입방체 밖에 없는 거예요. 그런데

저 같이 생각을 하면 내가 소유하는 공간

면적이 어마어마하게 확장되는 거예요.

그것을 비용으로 계산하면 답이 안 나오

죠. 이런 것들도 사실은 노머니적 상상력

이고 돈이 안 들지만, 도시 전체를 내가

사용하는 공간으로 생각 할 수 있어요.

또 하나, 최근에 하려고 한 것은 공동생

활 거점을 늘리는 것인데, 그 중 하나가

목공방이에요. 이 목공방의 형태는 버려

진 나무를 구청 같은 행정당국에서 받고,

공간은 유휴지에 만들어요. 운영시스템

은 초기에만 교육프로그램을 돌리고 그

교육을 받은 시민이 다음 사람을 가르치

는 형태에요. 그곳에서 내가 만든 것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대여하는 형태, 자

기가 만들고 집에 가져가서 쓰다가 1년

지나고 반납한다든지 해서 지역 내에서

재료가 계속 순환되는 이것도 하나의 공

동생활거점이 되는 거죠. 여기서 수익이

라는 것은 돈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돈

이 아닌 것의 생활의 이익을 수익으로 보

는 거죠. 이런 것을 공적 자산이라고 봐

야 되는 거고요.

이게 필요한 게, 생애주기, 나이가 들면

집도 가구도 진화해야 해요. 노인들에겐

침대에서 안 떨어지게 하는 보조장치, 각

도 조절 장치 같은 것들이 필요하죠. 이

렇듯 생활에서 디테일 하게 필요한 것들

까지는 아직 상품 개발이 안되어 있어요.

그런 점에서 나무 재료를 이용하는 기술

들이 굉장히 쓸모가 있어요. 사실 아파트

가 그걸 하기 가장 좋아요. 다양한 연령

층이 있어요. 연령대 별로 필요한 도구,

재료들도 다를 거고요. 이런 곳에 공동

생활 목공방같은 게 하나 있으면 돌아갈

수 있거든요. 소유하는 것이 아닌 대여하

는 목공방이요. 이런 상상력이 공동생활

거점 이에요.

이미 도시화가 완전히 되어있는 도시에

서는 공동생활권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

히 현실감 있게 나오고 있어요. 아이디어

가 나오고 있고 결국에는 이렇게 분절화

되고 고립된 생활방식을 어떻게 다시 작

은 규모로 지역경제로 다시 재구성 할 것

인가 이런 것과 맞물려 있는 거고 자원

리사이클이라는 것도 그 안에서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커다란 도시 전환 안에서 업사이클, 리사

이클이라는 것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

다고 생각해요.

계속 이것을 사업성이나 돈의 이익으로

풀려고 하면 당연히 있을 수가 없어요.

그렇게 해서도 안되고요. 어떤 부분에서

는 다른 시도를 해봐야 하는데 사실 행

정은 그런 상상력을 갖기가 쉽지 않아요.

혁신이라는 건 행정 틀 안에서 벌어지는

대는 한계가 있는 거고 행정 바깥에서 행

정 모델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통해서 행

정이 상상, 영감을 얻는 순서여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Q. 이런 생각들은 어디서 영감을 얻고 계

신가요?

산에도 가고 잠도 자보고 그러면 나를 둘

러싼 공간이 나와 닿아있다는 느낌이 들

어요. 우리가 도시에 계속 살잖아요. 도

시가 거대한 세뇌하고 있다고 전 생각해

요. 사는 것 자체가 세뇌 당하는 거예요.

공간의 지배를 받는 거죠. 그리고 지배를

받는 그 센서가 우리 안에 있는 거에요.

그런데 이 센서를 무언가를 자꾸 생각하

고 만들고 자극하고 느끼고 이러면서 굉

장히 생각이 창의적이 된다고 할까요. 창

의력 이라는 게, 내가 볼 때는 쥐어짜서

나오는 게 아니고 공간을 이동하며 나오

는 거예요. 공간을 이동하면서 뇌에 어떤

Page 34: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66 67

부분이 자극을 받아서 풀리지 않던 문제

나 키워드가 나오는 거예요. 공간을 다양

하게 이동하는 개념은 크리에이터들한테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Q. 여러 제안을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 사

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해요.

제안을 한다는 것은 모델이 있어야 제안

을 할 수 있잖아요. 제안이라는 것은 제

안을 통해서 계속 모델을 현실에 가깝게

만들어 가는 작업이에요. 실현이 되고 안

되고는 두 번째 문제인 것 같아요. 계속

생활모델이나 사회시스템에 대한 모델을

상상해요. 그 제안을 하는 대상은 여러

케이스가 있는데 대체적으로는 행정당국

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개인들한테 제

안하는 거예요. 내가 생활에서 행동을 보

이고 거기에서 영감을 받은 개인이 나도

저 정도는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해보길 바라는 거죠. 그런

상상력 들이 퍼져서 다른 삶의 방식을 상

상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 같은 희망을 갖고 있어요.

Q. ‘활’이라서 상상과 제안을 할 수 있고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청년의 상상을 실현 가능하게 하

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생각해보면 ‘사회적 경제’라는 것도 윗

세대가 그 판을 벌렸고, 청년들이 그 판

에 들어 간 것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생

각을 안 하는 거죠. 사고라는 것을 자기

주체성을 가지고 근원적으로 계속 사고

를 해야 해요. 당연히 대기업 가서 돈을

벌어야 해 이런 것과 같아요. 청년이냐

활이냐 이런 문제가 아니라 계속 우리 생

각을 근원적으로 질문 할 수 있어야 해

요. 그리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제안을 할

때 어떻게 하면 좀 더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이것을 고민해야 되는 거죠. 자기

생각을 계속 심화시켜 나가야 해요. 생각

의 심화가 10단계가 있다면,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1,2단계까지만 가고 그 다음부

터는 무의식의 상태로 계속 멈춰있어요.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사회가 만

들어 놓은 것이에요. 스스로 생각하고 그

판을 계속 만들어야 해요.

그리고 생각을 현실화 시키는 과정이 굉

장히 중요해요. 생각과 현실 사이에는 거

기에 필요한 몇몇 기술들이 있어요. 그

기술들이 없으면 백날 이야기해봤자 아

무도 자신의 이야기를 안 들어줘요. 현실

화 시킬 수가 없죠. 내 아이디어에 맞게

현실화 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이 무

엇인지 생각하고 그 기술을 배워야 해요.

저는 어떤 개념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르

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그것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 필요한 기술들이 무엇이지

생각을 해요. 그리고 그 기술들을 배우려

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가서 배

워요. 저보고 어떻게 현실화를 어떻게 그

렇게 잘 시키느냐고 얘기하는데 결국에

는 이런 프로세스로 하는 거예요.

Q. 일에 매여 지치면, 생각하는 것조차 귀

찮아지는 것 같아요.

사실 직업이라는 것도 중요해요. 직업이

처해있는 구조나 직업의 한계나 환경이

나 자기 삶의 일부잖아요? 그래서 사회

에 있는 여러 직업을 경험 하면서 자기

에게 맞는 직업을 자기가 스스로 만들어

야(MAKE) 해요. 청년 세대가 직업을 바

라본다면 30대 중반 이후 내 직업은 내

가 직업을 만든다. 라고 생각하고 그 전

에 다양한 사회의 이 직업 여러 가지 옮

겨 다니고 여러 가지를 배우며 직업을 이

동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과정 없

어서 워커홀릭이 되는 거예요. 자기를 살

리는 직업을 찾아야 해요.

Q. 에너지가 엄청 나신 것 같아요.

에너지에는 ‘ALIVE’란 개념이 있어요. ‘

살아있다’ 이런 뜻이에요. 도시에 사는

우리들은 24시간 그런 건 아니지만 순간

적으로 무기력해지잖아요. 도시에선 이

것을 누구나 겪는 다고 생각해요 도시

에선. 저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럴 때 마

다 어떻게 하면 내 삶의 방식이 나를 살

릴 수 있을까 이 생각을 해봤어요. 그 중

하나가 ‘살아있다’는 것이 뭔지 계속 연

구하면 자연히 ‘살아있게’ 된다는 거였어

요. “살아있다라는 것은 생활을 궁리하

는 거다”라는 말이 있어요. 결국에는 생

활을 궁리하는 것이 어떤 생명체를 살아

있게 만드는 굉장히 중요한 단서인 거죠.

그런 과정이 인간을 살아나게 하는 것 같

아요. 삶이라는 것을 그런 가능성과 탐색

의 시간으로 보지 않고, 먹고 사는 게 해

결되고 안전이라는 태도로 삶을 보는 것

은 저는 공급형 사회가 만들어낸 삶의 방

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살아가는 사

람들을 보면 에너지가 죽어있는 사람이

많죠. 아무리 공급이 잘 되더라고 하더라

도 생명체로서의 에너지는 아주 낮은 수

준인 거예요.

‘살아있다’라는 개념에서 인간답게 살아

있다라는 요소 중에 하나는 뭘까를 생각

해보면 그 중에 하나는 ‘부족하다’예요.

물질적으로 다 풍족해져 있기 때문에, 디

자인 요소 안에 넣어져야 하는 개념인 거

죠. 자원이 부족하면 사람들이 스스로 알

아서 업사이클링 활동 같을걸 해서 채워

넣을 거예요. 부족하다는 게 아주 적극적

인 디자인요소가 될 수 있어요. 어떤 환

경을 설정하거나 이럴 때 부족하게 설정

하는 거예요. 마을 만들기를 하거나 어떤

시공간을 만들 때 그런 프레임으로 실험

해볼 수 있어요. “부족한”이 부정적인 의

미가 아니에요. 인간과 인간을 만나게 하

는 그 적정규모를 어떻게 유지 할 것인

가? 사실은 이게 앞으로의 전환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지혜가 될 거예요.

아까 이야기했던 함부르크 도심에 차를

없앴다는 예가 무슨 말인가 하면, 인간

적인 도시라는 것은 걸어 다니며 생기는

것이고, 도시를 걷게 만들면 인간적이 되

요. 그게 규모로 따진다면 자동차가 할

수 있는 규모와 인간의 두 발이 할 수 있

는 규모가 정말 다르잖아요. 걷는다는 건

거꾸로 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인간을 이

해했다고 볼 수도 있어요. 인간적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선택한 거죠. 근대 자본

주의가 만들어낸 거대 규모에 대한 환상

은 다 인간에 반대되는 개념이에요.

한국의 디자이너들은 아직 산업 영역 안

에 있어요. 삶 디자인이란 내 이야기는

사회적 경제나 대안 학교 선생님들에게

더 인기가 있죠. 하지만 앞으로 디자인은

이 영역 안으로 넘어오는 게 당연한 거

예요. 산업에서 만드는 건 너무 쉽기 때

문에 ‘무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살리

는 것’으로 바뀌게 될 거예요. 그럼 디자

이너에게서 ‘살린다’는 것은 뭘까? 라는

질문이 나오게 되겠죠. 무엇을 만든다 가

아니라 어떻게 살릴까?

Q. 사람들이 구조 밖으로 나오는 것을 두

려워 하잖아요. ‘평범’하려고 무던히 애

쓰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사람들이 두려워 하는 것은, 구조

밖으로 나오는 자기 자신이 아니고 구

조 안에 있는 그 많은 사람과 달라지는

것이 두려운 거예요. 그 벽을 깨기가 어

려운 거죠. 사실 안정이 라는 것도 오래

못 간다는 게 이미 나와 있는데도. 제 주

위 40대 또래들을 보면 그렇잖아요. 그

때쯤 되면 다 쫓겨나요. 중년들은 아무것

도 할 게 없고. 안정이라는 것도 그렇게

보면 긴 시간은 아닌 거죠. 우리가 삶이

라는 것을 생애주기 전체로 어떻게 보고,

접근 할 것인가 이런 문화를 만들어야 해

요. 은퇴라는 말이 하나의 직업관이 만들

어낸 거예요. 은퇴란 개념이 없는 사람도

굉장히 많아요. 그러면은 이제 도대체 나

이가 든다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렇

게 생각해보면 `중년이 되면 모든 사람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포지션에 서야 한다

`라는 말이 있어요. 그래야 사회가 순환

된다. 그런 개념도 있을 수 있어요. 저도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영역을 공부해

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죠. 다양한 여러

가지 종류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 상상력

을 개발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거대

한 산업사회를 한가지 방식의 삶의 방식

을 과대 해석해서 그게 전부인양 퍼뜨리

는 거죠. 다른 삶의 방식을 생각하는 것

이 굉장히 중요해요.

Q. 업사이클링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전 ‘업사이클링’이란 말을 쓰진 않지만,

사이클, 순환이란 말은 자주 써요. 사회

적 차원으로, 재료가 한데로 모이고, 어

디로 흘러가고 시민들과 만나 재생산되

고 이런 커다란 인프라를 갖추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의

영역으로 도시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들을

도시 내에서 시민들의 참여로 재생되는

순환사회시스템을 제안한적도 있죠. 이

건 단순히 물건에 대한 이야기 만이 아니

라, 물건을 다시 회수하고 재생시키는 가

운데 시민들이 서로 만나고 노동을 나누

며 생활에 대한 생산형 감수성을 키우는

효과도 있을 거예요.

개인적 차원에서는, 실생활 안에서 자원

을 순환시켜 자기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규모에 관심이 있어요.

업사이클링을 이야기할 때 업사이클링

브랜드도 존재하고 수익을 내는 모델도

있겠지만 그런 차원만이 아니라 사람들

과 커뮤니케이션 하고,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도시의 자원을 다르게 스스로 순

환시키는 시민의식을 기르고 이런 차원

이 균형감각 있게 같이 이야기 되어야

할 것 같아요.

Page 35: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68 69

결 론 업사이클링

다시 질문하기

5개월전 연구 플랜을 짜며, 업사이클링의 모든 것(업사이클링 백과사전)을 만들거나, 이렇게 하면

업사이클링 당신도 할 수 있다! 는 식의 매뉴얼 북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의욕에 넘쳤다. 하지만

선행연구를 시작하며 혼란에 빠졌다. 이 ‘멘붕’이 왜 찾아왔는지 초반에는 감이 전혀 잡을 수 없었

다. 이미 서론에서 확인했겠지만, 많은 시간 방황을 하고 찾은 결론은,‘업사이클링’은‘환경 문제’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이는 ‘산업혁명’이후 ‘대량생산’ 시대와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을 들

여다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업사이클링의 세계는 너무 넓고, 다양한데다,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

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업사이클링은 다양한 키워드와 이해관계, 산업 구조 속에 놓여 있다. 우리는 이번 연구에서, 다양한

가치를 담고 이루어지고 있는 업사이클링 활동에 대해 재조명 해보기로 했다. 특히, 사부작 연구소

가 추구하는 것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손작업이므로, 우리주변, 일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업사이클링 활동에 대해 알아보고 소개하고자 했다. 산업이나 환경 등 다양한 시점의 전문가

들을 만나 ‘일상’의 영역에서의 업사이클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어보았다.

스무 명의 대표, 혹은 개인을 만나 그들의 활동과 ‘업사이클링’에 대한 활동과 생각을 물어보는 인

터뷰 형식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문화로 놀이짱, 에코파티 메아리, 샤싸, 저스트 프로젝트, 터치포굿, Rags 2 Riches”는 자신의 활

동이 ‘업사이클링’활동이거나 ‘업사이클링’관계가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알고 있었다. 이 팀들의 공

통된 특징은 대부분 구체적인 형태가 있는 ‘제품’을 만들고 있고, 대중을 상대로 판매를 하고 있거

나 경험한 팀이라는 점이다. 이미 비즈니스 구조를 가지고 사업적으로 업사이클링을 하고 있는 팀

뿐 아니라, 연구, 컨설팅 하고 있는 김대호 에코크리에이터, 홍수열 연구소장 또한 업사이클링은 ‘

산업의 영역’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그룹에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 안에서 지속가능성과 차

별화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업사이클링에 함축된 ‘산업’의 개념이 존재한다는 이

야기를 하고 있다. 동시에, 우리나라에 ‘가치 소비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음을 꼬집는다. 업

사이클링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저항감이 생기고 있고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는 사회적 경제 안이 아니라 기존 시장에서

도 경쟁 할 수 있는 ‘제품력’을 키워야 하며 이를 위한 긴 안목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공통되게 이

야기를 하고 있었다.

대조적으로,“공장, 길공방, 김경오, 개인주의 야채가게, 마음은 콩밭, 박활민, 시청역의 점심시간, 옮

김, 종합재미상사”는 ‘업사이클링’의 의미에 대해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자신들의 활동이 업사이

클링이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 생각을 해본 적 없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을 했다. 이런 대

답을 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두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업사이클링’에 대한 의식 없이 진행된 활동, 행동이다.

둘째, ‘업사이클링’의 의미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이 그룹의 특징은 업사이클링이 개인의 삶의 규모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환경

문제에 민감하지만, 개인이 해결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일상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정말 자기 삶에서 필요한 것인지 한번 더 고민하고, 실천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찾아 실

천하고 있었다. 또한 공급받는 수동적인 소비자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직접 생산

하고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제작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들이 만드는 업사이

클링으로 모든 것을 제작한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업사이클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삶의 영

역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Page 36: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70 71

고용창출

되살림

자기만족

손작업

실용주의

장인

캠페인

책임감윤리

빈곤

사회문제해결

수리,수선

취미

폐기물 처리 시스템 영역

안에서 본 업사이클링은 사

실상 미미한 영역이다.

업사이클링은 문화적으로

보이지 않는 가치를 함축

하고 있다.

산업 문화

라이프스타일

정책

소비자

도시환경

재미

생산자

디자인

재활용

아트자본주의

공급

CO2오염

대량생산

D.I.Y리폼

절약

절제

시민의식

아이디어새로운쓸모

창의력

디자인 일상예술비즈니스모델

참여교육

인테리어가구

패션

제품환경기술

규모의경제

그린워싱판매

마케팅

가정

폐기물처리시스템

재사용

분리배출

업사이클링

낭비

소각

매립

폐기(처분)

재생산품

재활용업체

분리,선별

다운사이클링

종량제

업사이클링 마인드 맵

업사이클은 [삶]이다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업사이클링을 바라보는 관점이 문화적인 측면, 산업적인 측면으로 나눠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두 그룹이 공통되게 말했던 것은, 도시에서는 무엇이든 ‘과잉’ 되어 있다, 업

사이클링 활동 이전에 ‘절제’, ‘절약’이 필요하다. 또한 ‘좋은 품질의 물건을 생산하고/구입하여 제대

로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너무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잘못된 소비습관을 지적하

며, 이런 것들이 ‘가치소비’로 가는 장벽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앞서 ‘C2C패러다임’이나 업사이클링 마인드맵에서 살펴본 것처럼 업사이클링을 바라보는 시야를

단순히 물질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사회, 삶의 영역으로 확장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때 두 그룹 모

두 의미있는 업사이클링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속 가능한 활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

는 어떤 것들 이 필요할까?

홍수열 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우리나라 산업의 측면인 폐기물 처리 시스템 안에서 바라

본 업사이클링은, 양적인 측면에서 유의미한 흐름을 나타내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업사이클링을 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이나 제품의 관점에서만 바라본다면 업사이클링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업사이클링에는 문화적으로 ‘보이지 않는 가치’를 함축하고 있으며, 여러 다양성이 있다

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현재 업사이클링 산업에서 부침을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도 문화적인 활

동이 뒷받침 되어야 점진적으로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부작 연구소는 업사이클링이 산업과 문화로 구분되며, 삶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활동

이라고 결론 내려 본다.

김대호 에코크리에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가능성은 항상 있지만 ‘업사이클링’이

가능성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업사이클링을 하는 사람들’이, 업사이클링이란 컨텐츠를 통해, 가

능성을 만드는 것이다.”

사부작 연구소는 바란다.

첫째, 우리는 도시의 삶 안에서 무엇이든 수동적으로 공급받는다. 연구를 하며 업사이클러들은 ‘능

동적이고 자발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또한 ‘개인’의 만족으로 그치지 않

고 누군가와 ‘함께’ 나누려고 하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시청역의 점심시간’이 만들었던 ‘이면지 잡

지’처럼 업사이클링에 대해 큰 의의를 두고 있지 않아도, 자신들의 활동에 매개체로 활용 할 수 있

다. ‘공장’의 사례처럼 일을 하는 일터에서도 다른 누군가와 함께 ‘버려지는 자투리’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다. ‘업사이클러’, ‘마음은 콩밭’, ‘샤싸’, ‘길공방’ 그리고 ‘종합재미상사’와 같이 자신

이 가진 재능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업사이클링을 하다 보니 언제부턴가 환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사람도 많이 만났다. 업사

이클링은 특별하거나 유별난 몇몇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삶

에서 ‘버려지는 것’들을 생산하고 있는 ‘생산자’들이다. 누구나 업사이클러가 될 수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완성도 높은 것을 뚝딱 만들기란 사실 힘들다. 자신의 일상에서 생산되고 있는 물건들을

관찰하고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하길 바란다. 재미난 아이디어나 영감을 얻을 수 있

다. 또한, ‘핀터레스트(www.pinterest.com)나 구글에 ‘Upcycling’또는 ‘Upcycle ldea’라고 검색해

보자. 수많은 아이디어와 방법이 공유되어있고, 자신의 수준에서 가능한 것을 골라 시작할 수도 있

을 것이다. 일단 해보자. 한걸음 더 나아가, 개인적인 경험의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이들과 함

께 자신의 ‘실패’와 ‘성공’을 즐겁게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어떨까? 이런 경험들이 업사이클

링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업사이클링’은 자원 낭비를 줄여준다는 환경적인 의의 외에도 기존의 단순히 새로운 제품을 구입

Page 37: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72 73

하는 소비문화에 반대하여 새롭고 혁신적인 대안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

을 발견 하였다. 일상에서 누구나 할 수 있으며, 함께 나눌 때 꾸준한 이루어질 수 있다. 이 연구를

읽는 사람도 삶의 틀을 스스로 진화시키고, 나누기를 바란다.

둘째, 업사이클링은 물건의 생산 이전부터 폐기, 환원 되는 모든 순환주기를 고려하는 의미로 확장

될 수 있다. 개인의 문제를 사회, 구조적으로 바라보고 해결책을 제안한 ‘개인주의 야채가게’처럼,

삶을 업그레이드 하고, 사회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도 ‘업사이클링’이라 바라 볼 수 있

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 또한 이 같은 제안을 사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수용 할 수 있

는 기반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

셋째, ‘A Seed Japan’과 타워레코드가 매년 일본 락페스티벌에서 사용자가 스스로 분리 수거한 페

트병으로 재미있는 쓰레기봉투 매거진을 발행한 사례는, 청년단체가 기업과 함께 협업하고, 어떻게

업사이클링에 활동에 접근 해야 할지 알려주는 좋은 사례이다. 잘 디자인된 재미있는 매거진이 축

제 동안 뭔가를 담는 봉투로 활용되다가, 페스티벌이 끝나면 쓰레기봉투로 분리 수거되어 깔끔하게

마무리 된다. 분리 수거된 페트병은 다시 내년 축제의 쓰레기 봉투가 되는 순환 과정을 누구나 즐

겁게 경험으로 가져간다. 당장 실천 할 수 있는 작은 경험들이 생활에서 유쾌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유사한 사례로, 이미 우리나라의 터치포굿도 아모레 퍼시픽과 함께한 ‘희망의 담요’프로젝트가 실

행되고 있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사용자가 만들어낸 폐기물을 다시 사용자가 의미 있

는 물건으로 제작해서 사용하는 형태의 업사이클링 캠페인이 활성화 되기를 바란다.

넷째, ‘박활민’ 삶 디자이너의 제안처럼 자본주의 시스템 속의 경쟁이 아닌 공공영역에서 어떻게 업

사이클링 활동이 펼쳐 질 수 있는가를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공공영역 안에서 사람

과 사람이 소통 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에 업사이클링은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순환에 대해 삶에 체득된 다양한 경험은 이전까지의 ‘환경 보호 캠페인’과는 다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사실, 업사이클링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일상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

고 있었다. 어렸을 적만 해도 무언가 고장이 나면 고쳐 쓰고, 안 입는 옷이 있으면 물려주거나 그 옷

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이런 것들이 실생활에서 이루어졌던 것 같다. 어느 순간 이런 문화들이 ‘궁상

맞음’ 으로 비추어지며 사라져 갔고, ‘소비’를 ‘능력’이라 포장하게 되었다. 업사이클링은 시대를 역

행하여, 이런 옛 삶의 태도와 방식을 그리워하는 활동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일상에

서 이루어 지는 작은 업사이클링을 산업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업사이클링이 우리에게 다양한 의

미가 있다는 것을 살펴 보았다. 우리는 살면서 감당하기 힘든 굉장히 많은 자원을 소비한다. (업사

이클링이란 단어 또한 많이 소비된다.) 업사이클링은 하나의 트랜드나 유행이 아니라, 이 흐름을 변

화 시키기 위한, 되도록이면 조금 이로운 방식으로 사는 한가지 삶의 노력이다.

구체적인 활동이 아니라 정의나 가치, 의미를 찾는 개념적으로 접근했다. 하지만 연구를

통해 배운 것이 많으니 천천히 정리해볼 생각이다. 일상생활에서 실천 할 수 있는 소소한

방법에 대한 내용은 사부작 연구소의 다음 활동 영역으로 남아있다. 연구를 통해 만난 사

람들과 함께 무엇을 함께 할 수 있을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열린 옷장’이나 ‘공쓰재’와 같은 공유경제, ‘수선, 수리’의 영역, 여러 ‘환경 단체’, ‘그린 디

자이너’, ‘도시 농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업사이클링 회사’ 들을 만나고 싶었지만 여러 가

지 한계로 진행하지 못하고 숙제로 남겨놓았다.

‘D.I.Y’를 넘어 ‘손작업’, ‘노동’, ‘공예’, ‘메이커 스페이스’등 ‘제작문화’가 새롭게 재조명 되

고 있다. 제작 문화와 업사이클링을 연결하거나 심도 깊게 파고들지 못하여 아쉽다.

물질적인 재활용 시스템이나 업사이클링 시스템을 발로 쫓아가며 조사, 분석해 보고 싶었

는데, 이번에는 문헌 자료나 인터뷰를 통해 개념적 흐름만 파악했다. 기회가 되면 활동으

로라도 연결될 수 있으면 좋겠다.

환경부나 서울시 정책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다. 법률이나 정책

은 어떤 흐름을 가지고 있는지 여쭤보고 싶었다. 그리고 2015년 건설예정인 서울재사용

프라자에 관해 궁금하다. 시민들이 업사이클링에 대한 다층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열어

주었으면 한다.

연구를 시작하며, 과정을 잘 공유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연구’를

진행하고 싶었지만 역량이 부족하여 어려웠다. 앞으로의 활동이나, 업사이클링 연구 결과

공유나 활동은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

‘업사이클링’의 한글 표현을 찾고 싶었는데 숙제로 남아있다.

연구의 한계

Page 38: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에코 크리에이터> 김대호 지음 | 아이엠북 |

네이버 블로그 꿈으로 보는 세상을 책으로

엮었다. 친환경적이고 인간적인 다양한 아

이디어와 사례가 소개 되어 있는 사례집이

다. 업사이클링 사례도 많지만 그 안에 녹

여져 있는 가치나 의미가 잘 설명되어 있

다. 희망, 패션, 예술, 공간, 공존, 생활의 6

개의시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업사이클

링의 사례도 많이 볼 수 있지만 개인이 일

상에서 따라서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듯

보인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얻거나 앞서나

간 사람들의 활동을 살펴보는 재미는 있을

듯 하다.

<개인주의 야채가게> 유재인 지음 |

개인주의 야채가게 선언문에 반했다. “내가

꿈꾸는 것은 뭐든지 가능하단다. 다만 나는

우울하고 궁상맞은 인스턴트 끼니보다 알

뜰하고 명랑한 한 끼를 먹고 싶다. 위대한

사람이 되어서 나라를 빛내야 한단다. 그저

나는 지구에 덜 해악을 끼치고 얌전히 살고

싶을 뿐이다.” 개인의 고민에서 끝나곤 하

는 식재료에 대한 경험을 100일간의 실험

으로 멋지게 풀어냈다. 기록은 100일이란

시간을 더욱 의미 있게 한다. (아쉽게도 텀

블벅으로 발행한 이 책은 이제 재고가 많이

남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가게가 일상에

서 쉽게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대니 서의 업사이클링> 대니 서 지음 | 알

에이치코리아 |

업사이클링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몇 안 되

는 책이다. 10대 시절부터 업사이클러로 살

아온 유명한 환경운동가 대니 서의 아이디

어 모음집 이다. 소품위주로 사진과 간단한

만드는 법이 소개 되어 있다. 소소하고 소

박한 느낌에 아이디어라기 보다는 약간 아

트적인 성향이 강하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재료로 만든 것도 있어,

책을 보고 따라 하기가 쉽지 않을 수 도 있

다. 보고 싶으신 분은 사부작 연구소로 연

락 주시면 기꺼이 빌려드리겠다.

<버리다> 미셸 퓌에슈 지음 | 이봄 |

아홉 권이 시리즈로 있으며, 하루에 나의

행동 하나를 깊이 생각 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책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의식하지 못

했던 행동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파리

의 철학교수가 썼지만 쉽게 읽힌다. 이 책

을 읽으며 ‘버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같이

생각해 보자.

<에코시스템 브랜드> Unitas BRAND 지음 |

Unitas BRAND |

브랜드의 관점에서 환경, 교육, 문화, 디자

인, 패션, 식품 등 에코전문가 21인을 인터

뷰하고 분석하였다. 업사이클링 회사도 많

이 포함되어 있다. 이 책도 역시 눈에 보이

지 않는 가치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물건이야기> 애니 레너드 지음 | 김영사 |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물건 이야기를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재활용과 현실의 재

활용은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걸 알게 된

다. 환경 문제가 너무 심각해 고민에 빠지

게 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다행히 일상 속

에서 실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도 제시

해준다. 이것마저 없었으면 세상은 정말 무

서운 곳 이었을 것이다. 책을 구하지 못했

다 해도 YOUTUBE에 ‘물건이야기’를 검색

하면 애니메이션으로 된 이 무시무시한 내

용을 쉽게 볼 수 있다.

<FREITAG> 레나테 멘치 엮음 | 안그라픽스 |

업사이클링 회사 중 가장 유명한 회사. 프

라이탁의 탄생부터 철학에 대해 한 권으로

살펴 볼 수 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나가오카 겐메이

지음 | 안그라픽스|

D&DEPARTMENT의 사장이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쓴 일기를 담은 책이다. 롱 라

이프디자인 이라는 잡지를 창간한 편집자

이기도 하다. 업사이클링에 대한 내용은 아

니지만 대량생산 시대를 살아가는 디자이

너이자 경영자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도시의 쓰레기 탐색자> 제프 페렐 지음 | 시

대의 창 |

제프 페렐이 길거리에만 의지하며 8개월간

살며, 보고 겪은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 하

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대량생산과,

낭비가 누군가에겐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사회학자로서 버려진 물건의 주인이 거쳐

간 삶을 추적해 보기도 하는 등, 술술 읽히

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다.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 비 존슨 지음 | 청

림Life |

업사이클링을 하다가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관

심을 가지게 되었다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게 된다. 이 책은 미국의 한

가정에서 쓰레기 제로를 실험한 글이다. 여

러가지 연구와 시행착오를 통해 일년간 1리

터의 항아리로 쓰레기 줄이기를 성공(?)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이 책의 사회의 시

스템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얼마나 어

려운지를 보여주는 한편 줄일 수 있다는 가

능성도 보여준다. 저자는 모든 사람이 자신

을 따라 하라기 보다, 지속가능성을 향한

작은 변화를 도입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한다. 관심 있다면 <노 임팩

트 맨>도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친환경 노트 디자인의 연구> 박현정 지음 |

공장 박현정 대표의 졸업 논문이다. 디자이

너뿐만 업사이클러들에게도 추천한다. 논

문이지만 내용이 어렵지 않고 친환경종이

정보, 이면지 노트 만드는 방법 등 배울 것

이 많다. 심지어 온라인 국회도서관에서 검

색하면 무료로 볼 수 있다. 공장의 내공을

확인해보자.

[부록] 업사이클링 관련 추천 도서

Page 39: Interview 20 about UPCYCLING 업사이클링은 ·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Up 과 Recycle 이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버려지는 자원 이나 쓸모없는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쓸모나 가치를 잃은 물건에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 김경오

손 재주만 있으면 직접 작업해 집도 꾸미고 옷도 만들고 싶은데 마음만 굴뚝 같은 것 시청역의 점심시간

‘위안’.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액션들 중에 하나지만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는 것 업사이클러

버려지는 자원을 완전히 새로 태어나게 하는 거죠. 쓸모 있게 만드는 것 공장

싫증난 것을 다시 활용해서, 새로운걸 만들어 내는 것 마음은 콩밭

생활 속에서 피어나는 예술, 누구나 할 수 있는 예술 샤싸

버린 것도 다시 보자 종합재미상사

물건을 허투루 쓰지 않고 오래 쓰는 것 길공방

좀 더 건강한 생각과 건강한 에너지로 정성을 들여 만든 제품 저스트 프로젝트

새로운 걸로 변환을 시키는 것 옮김

가치 있게 만드는 것 문화로 놀이짱

재사용을 넘어 거기에 쓰임을 더한다 에코파티 메아리

자원문제에 대해 가지는 ‘마음가짐’을 바꾸는 활동 터치포굿

업사이클링은 산업이다 김대호

실제 거의 가치가 없거나 무가치한 것들을 가지고 가치가 훨씬 높은 것으로 만드는 것 Rags 2 Riches

사부작 연구소

작은 손작업이 일상에서 쉽고 재미있게 이루어 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열린 연구소입니다. 버려진 것들로 사부작 사부작 무언가

를 만들다 ‘업사이클링’이란 무엇일까? 궁금증이 커져나갔습니다. 이 연구보고서에는 ‘업사이클링’에 대한 궁금증과, 보이지 않는 가치

에 대한 탐구가 담겨있습니다. 잘 읽고 업사이클 해주세요. www.facebook.com/sabuzak, [email protected]

업사이클링은 [ ]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