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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 Report 2017년 Vol.02

KISA Report 2017년 Vol · 2017-02-22 · 2017년 Vol.02 이슈 & 트렌드 4 그 역사가 인류 역사만큼 깊다. 그러나 과거에는 주로 선동적 정치가가 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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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SA Report 2017년 Vol.02

  • 이슈 & 트렌드

    • 가짜뉴스의 현황과 원인, 그리고 대응 방안 (한상기)

    • 가짜 뉴스 관련 논점과 페이스북・구글의 대응 방안 (최홍규)• 소셜 미디어와 모바일 광고 (윤대균)

    • 애드블록 확대에 대한 시사점 (최호섭)

    • 화폐 없는 시대 그 이상···블록체인에 주목하라 (이석원)

    ICT 동향

    • 온라인에 노출된 15만대 이상의 프린터 해킹

    • 美, 랜섬웨어로 인하여 CCTV 운영에 차질 발생

    • 제로데이 윈도우 파일 공유결함으로 시스템 다운 가능

  • 2017년 Vol.02 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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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뉴스의 현황과 원인, 그리고 대응 방안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 ([email protected])

    • (現) 소셜컴퓨팅연구소 설립자 겸 대표

    • (現) 휴맥스 홀딩스 사외이사

    • (前)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 (前)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 대표

    가짜뉴스의 현황

    2016년 옥스퍼드 사전은 ‘탈 진실(post truth)’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1 브렉시트와 미 대선을 거치면서

    전 세계에서 ’가짜뉴스(페이크 뉴스, fake news)'의 문제가 크게 주목 받으며, ‘탈 진실’이 올해의 단어로까지

    선정된 것이다. 옥스퍼드 사전에 따르면, ‘탈 진실’은 ‘감정이나 개인적 믿음이 공공 여론을 형성하는데

    객관적 사실보다 더 영향을 발위하게 되는 상황’을 뜻한다. ‘탈 진실’은 2015년에 비해 20배 더 많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미국 NBC방송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한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교묘하게 거짓을 포장했다는 비난을 받았다.2 이 말은 조지 오웰의 ’1984년‘에

    나온 ’신어‘를 연상시킨다고 하여 이 책이 다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오게 만들기도 했다.3

    가짜뉴스가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기 전에는 여러 사이트들이 ‘풍자’를 위한 가짜뉴스를

    생성하고 퍼뜨렸다. 그러나 방문자에 의해 수입이 늘면서 점점 ‘풍자’가 아닌 사실과 다른 거짓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고 이는 다시 정치가나 선동가들에 의해 사용되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더군다나 트럼프 같은 정치인이 CNN 같은 메이저 미디어를 ’가짜뉴스‘라고 공격하는 한편, 지지자들에게

    오히려 ’진짜‘ 가짜뉴스를 믿게 만들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가짜뉴스의 확산에 더 개입하고 있다. 한마디로

    가짜뉴스는 바로 나치의 괴벨스가 즐겨 사용한 ’선동‘이며, 거짓 정보와 루머를 통해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1 The Guardian, "'Post-Truht' named word of the year by Oxford Dictionaries." 2016sus 1월 15일. 2 한겨레, “트럼프 또 아무말 ... ‘얼너너티브 팩트’ 엉뚱한 신조어,” 2017년 1월 23일3 LA Times, "Not an 'alternative face': George Orwell's '1984' tops Amazon's bestseller list." 2017년 1월 25일

  • 2017년 Vol.02 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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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역사가 인류 역사만큼 깊다.

    그러나 과거에는 주로 선동적 정치가가 가짜 정보 또는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데 앞장섰다면, 이제는 돈을

    노리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개인들의 참여가 쉬워졌으며 이를 다시 손쉽게 확산될 수 있는 플랫폼

    이 제공되고 있어, 여러 국가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큰 사회적 비용을 치루고 있다.

    가짜뉴스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미디어 오늘은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면서 문제점을 지적한다.4

    황용석 건국대 교수에 따르면 ‘가짜뉴스’는 “실제 뉴스의 형식을 갖춘, 정교하게 공표된 일종의 사기물

    또는 선전물, 허위 정보”를 말한다. ...(중략)... 가짜뉴스는 오보나 왜곡된 뉴스와 다르다. 그래서 그

    문제점을 ‘내용이 거짓이라서가 아니라 언론이 아닌데 언론인 것처럼 포장하고 그래서 진짜 뉴스인

    것처럼 사람들을 속일 수 있기 때문에 우려스러운 것이다’

    해외에는 이런 가짜뉴스를 의도적으로 생성하여 금전적인 수익을 거두는 사이트들이 많은데 대표적인

    곳이 ‘엠파이어 뉴스’와 ‘내셔널 리포트’이다. 게다가 트럼프 캠프에서 주류 미디어를 왜곡과 거짓을 일삼는

    저널리즘으로 몰아세우는 과정에서 지지자들이 원하는 가짜뉴스를 전문적으로 생성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5

    국내에서는 최근의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움직임에 따라 가짜뉴스가 새로운 사회적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여러 언론에서 가짜뉴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팩트체크를 통해 어떤 뉴스가 가짜뉴스인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림 1_뉴스에 보도된 가짜뉴스들 [출처: jtbc 뉴스룸 캡처 화면]

    4 미디어오늘, “어느 것이 진짜 ‘가짜뉴스’인가,” 2017년 2월 17일5 The New York Times, "From Headline to Photograph, a Fake News Masterpiece," 2017년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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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처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구글 검색을 통해 가짜뉴스가 확대되는 것과 다르게 국내에서는 카카오톡

    같은 메시징 서비스를 통해서 전파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랫폼은 여러 사람들의 신고에 의해 가짜뉴스로 판정되거나, 알고리즘을 통해 확산을 막을 수 있으나,

    메신저에서 전송되는 메시지들은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가짜뉴스 전파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왜 가짜뉴스를 만들고 퍼뜨리는가?

    2016년 11월 워싱턴 포스트에는 유명한 가짜뉴스 생성자인 폴 호너 (Paul Horner)에 대한 얘기를

    보도했다.6 그는 ‘아미쉬(Amish)파*가 트럼프에게 투표하기로 했다’, ‘동성애자 혼인 금지’, ‘오바마가 스포츠

    경기에서 국가 부르기를 금지했다’ 등의 가짜뉴스를 만들어 돈을 벌어온 사람이다. 그는 대표적인 가짜뉴스

    사이트 ‘내셔널 리포트’의 주요 기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 아미쉬(Amish)파 : 현대 기술 문명을 거부하고 소박한 농경생활을 하는 미국의 한 종교 집단(출처 : 네이버사전)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카메론 해리스는 단 15분을 투입이 가짜뉴스를 만들어 6백만 명이 공유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5천 달러를 벌었다.7 한마디로 사실이 아닌 거짓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사이트는 바로 방문자 급증을 통한 광고비 수입이 목적이다.

    가짜뉴스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더욱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그의 가짜뉴스는 트럼프의 아들이 트위터에서 링크하거나, 구글 뉴스 사이트에 검색되기도 했다.

    미 대선 이후, 구글에서 ‘2016년 최종 선거 결과’를 검색했을 때, 트럼프가 총 투표에서도 클린턴을 앞섰다는

    ‘70News’라는 가짜뉴스 사이트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 가짜뉴스 웹 사이트에 유입된 방문자가 광고 기반이

    되기 때문에 수많은 가짜뉴스 웹 사이트는 죄책감 없이 노골적이고 자극적인 헤드라인과 사진 등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인터넷에서 루머 확산에 대해 이미 하버드 대학의 캐스 선스타인 교수는 ‘루머’ ‘우리는 왜 극단적인 것에

    끌리게 되는가’ 등의 저서에서 사회적 폭포 효과와 집단 극단화 현상을 지적했다. 사회적 폭포현상은 정보의

    폭포 현상과 동조화 폭포 현상으로 구성된다. 앞선 사람이 하는 말이나 행동을 보고 따라 하는 것이 정보의

    폭포 현상이라면, 동조화는 자기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루머를 믿으면 자기도 그 루머를 믿는

    경향을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6 Washington Post, "Facebook fake-news writer: 'I think Donald Trump is in the White House because of me'." 2016년 11월 17일

    7 5번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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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단 극단화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정보 교류를 통해 보다 극단적인 견해를 갖는 것을 의미하는

    데, 가짜뉴스는 이런 방식으로 집단 동질성을 강화하는데 사용된다. 즉, 이런 가짜뉴스의 확산에는 인간이

    갖고 있는 ‘확증 편향’이 큰 역할을 한다. 확증 편향은 선택 편향의 한 종류로서 ‘자신의 선입견에 확신을

    더해주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탐색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반대로 자신이 믿는 것과 반대되는 정보들에

    대해서는 굳이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고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8

    국내의 경우 가짜뉴스가 일반적 확산이나 검색 왜곡 보다는 카페나 메신저, 그룹 등을 통해서 퍼져 나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사람들의 믿음의 확증이고, 그룹 정체성을 강화하며, 결속력을 갖기 위한 수단으

    로 더 많이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가짜뉴스에는 어떤 대응이 필요한가?

    가짜뉴스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제작자 또는 대량 배포자에 대해 처벌이

    논의되기도 한다. 이는 특히 국내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여러 정부 기관에 의한 제재와 처벌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2월 7일에는 경찰청장이 가짜뉴스가 수사 대상이고 엄단할 것이라고 했으며9, 선관위도

    대선을 앞두고 가짜뉴스 배포가 사이버상의 비방 및 흑색선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해, 1월 초부터

    ‘비방흑색선전 전담TF’를 꾸려 운영하겠다고 발표하였다.10

    그러나 오픈넷은 ‘국가 기간이 나서서 무엇이 가짜이고 진짜인지를 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표현

    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헌법이 경계하고자 하는 검열’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

    17,000 건의 글이 삭제되었는데, 여기에는 의혹 제기나 정치적 풍자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정보통신망법상 임시 조치나 방심위의 통신 심의,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과 중재 절차가 있음에도

    선관위가 관여하는 것 그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해외에서는 확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소셜 미디어와 검색 서비스인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등은 플랫폼

    자체에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이 ‘신고’ 기능이다. 이는 많은 사람의

    참여를 통한 집단 지성에 일단 큰 역할을 맡기겠다는 의지이다.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은 가짜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을 바꾸고 사용자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11

    8 나무 위키, ‘확증편향’9 jtbc, "판치는 가짜뉴스에 칼 빼든 경찰 '악의적 뉴스 수사'" 2017sus 2월 13일10 미디어오늘, “가짜뉴스 단속 나선 선관위, 지난해 총선 1만 7천건 글 삭제됐다” 2017년 2월 16일11 The New York Times, "Google and Facebook Take Aim at Fake News Site," 2016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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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은 프랑스에서 8개의 미디어 회사와 함께 ‘사실 확인’을 하면서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

    가짜뉴스를 필터링 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12 구글은 가짜뉴스 사이트에 대한 광고비 분배를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최근 리코드의 코디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애플의 에디 큐는 애플을 포함한 기술 회사들이 가짜뉴스의

    확산 현상에 모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13 애플 CEO 팀 쿡 역시 이런 가짜뉴스가 사람들의 마인드를

    훼손하고 있으며, ICT 기업들이 이런 현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책과 기술적 해결뿐만 아니라 일반인 독자 및 시청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영국의 BBC는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확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면서, 시청자들이 뉴스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14

    Ÿ 전에 들어본 적이 있는 뉴스 제공사인가?

    Ÿ 내가 생각한 그 뉴스 소스인가 아니면 비슷한 곳인가?

    Ÿ 일어났다고 하는 곳이 지도 상에서 정확히 알 수 있는 곳인가?

    Ÿ 다른 곳에서도 보도된 적이 있는 이야기인가?

    Ÿ 이러한 주장에 대한 하나 이상의 증거가 있는가?

    Ÿ 이 이야기가 아니고 다른 이야기일 수 있는가?

    가짜뉴스는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악용되고 있으며, 부당한 이득을 제공할 수 있다. 사회 전체

    구성원이 가짜뉴스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하며, 미디어 기업, 기술 기업, 정책

    기관, 사용자들이 각자 최선을 다해 함께 협력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12 The Verge, "Facebook launches fake news filter in France," 2017년 2월 6일13 The Verge, "Apple's Eddie Cue, 'We all have responsibility' for fake news," 2017년 2월 13일14 BBC, "How to report fake news to social media," 2016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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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뉴스 관련 논점과 페이스북・구글의 대응 방안

    최홍규 EBS 연구위원 ([email protected])

    • (現) EBS 미래전략팀 연구위원

    • (前) 한국인터넷진흥원 선임연구원

    • 언론학 박사

    • 저서 : 콘텐츠 큐레이션(2015), 빅데이터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연구(공저)(2015) 등

    소셜미디어와 포털에서 퍼진 가짜 뉴스로 전 세계가 난리다. 처음에는 미국 대선과정에서 불거진

    해프닝으로 끝나는가 싶더니, 가짜 뉴스가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들이 이어지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때문에 선거철을 앞둔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체코 등과 같은 유럽 국가들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가짜뉴스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서 이제는

    각 국가별로 폐해와 대응 방안들이 빠르게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미국은 선거 시즌에 주요 언론사들이 나서서 다양한 방식으로 후보들을 검증한다. 이 과정에서

    후보들의 발언이나 정책 등에 대한 팩트 체크(fact check)는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이미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같은 일간지들은 독립된 사이트 페이지를 만들어 체크된 내용을 뉴스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왔다.1 언론사들의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는 자극적인 가짜 뉴스

    콘텐츠의 등장만으로 기존의 언론 검증 시스템이 쉽게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이 이번에 확인된 셈이다.

    그래서 최근의 가짜 뉴스 논란은 충분히 충격적이다.

    가짜 뉴스(fake news)의 영향력과 논란

    이번 가짜 뉴스 논란으로 이미지에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기업은 페이스북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페이스북이 월간 18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기록하고 있고 분기에 10조 정도의 매출(2016년 4분기 기준)을

    내는 대기업이라서, 이러한 대기업이 가짜 뉴스 논란에 휘말려서 주목할 만하다는 것은 아니다. 지난 수개월

    1 이와 관련한 내용은 Power Review(특집_11월호)의 “2016 미국 대선을 보여주는 텍스트 마이닝 분석방법들”을 참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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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 전 세계는 가짜 뉴스가 가져다 줄 수 있는 사회적 폐해, 그리고 그것이 주는 사회적 혼란과 공포가

    생각보다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를 가졌다. 단순한 오보나 허위사실들에 기반한

    뉴스가 아니라 펙트 그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뉴스, 이런 뉴스도 빠르게 전파되고 사실로 인식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확산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포와 두려움은 역설적으로 페이스북의 추천(‘좋아요’),

    공유, 댓글과 같은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효과와 함께 더욱 극대화된 측면이 있다. 그래서 페이스북이

    가짜 뉴스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는 것이다.

    그림 1 _페이스북 가짜 뉴스를 풍자한 만평

    출처 : The Buffalo News(2016. 11. 18)

    어찌보면 페이스북을 하나의 정보 매개 서비스로 보는 입장에서는 이 모든 논란이 억울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로 인한 가짜 뉴스 확산 문제는 단순히 페이스북 서비스의 몇 가지 혁신적인 기능이나

    확산력 때문이라고 해석될 만한 단순한 사안은 아니다.

    옥스퍼드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의 2016년도 디지털 뉴스

    리포트(Digital News Report)를 보면, 미국에서 뉴스 유통 플랫폼으로 소셜미디어가 지속적으로 성장세에

    있다. 2016년까지 지난 3년간 20%에 육박하는 이용률로 플랫폼 중에서 단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다.

    이런 증가세는 무엇보다 모바일 이용자 숫자의 증가에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수치의 증가세만 놓고

    보면 소셜미디어 뉴스가 종이 뉴스의 감소분을 빠르게 잠식해가면서 고정형 TV나 PC에 의한 포털 뉴스

    이용률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뉴스 콘텐츠의 확산이 그 내용보다도 플랫폼 지배력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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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으로 많은 논의가 있어왔다. 문제는 객관적인 사실들에 비추어 명확히 ‘가짜’라고 인식할 수 있을

    만한 뉴스에 대한 확산과정에도 이러한 플랫폼 지배력은 여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시작된 가짜 뉴스 논란은 ‘검증과정이 배재된 소셜미디어 플랫폼 지배력’이 사회에 커다란

    폐해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심각하게 여겨진다.

    그림 2 _미국의 뉴스 소스 유통 플랫폼의 변화 (2013~2016)

    출처 : Digital News Report(2016)

    상황이 이러다보니, 소셜미디어에서 하루 한번 이상 가짜뉴스를 접한 비율이 30%를 넘고 하루 한번 정도

    접한 이용자들까지 합치면 그 비율은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가짜 뉴스를 얼마나 접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응답이나 ‘관심이 없다’고 답한 응답 비율도 수치상으로는 25% 정도가 되지만 이들이

    간접적으로 가짜 뉴스에 노출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그림 3 _소셜미디어에서 가짜 뉴스를 접한 비율 (미국)

    출처 : Statis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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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가짜 뉴스로 인한 사회적 혼란이 있다고 느끼는 경우도 88%에 육박하고 이중 큰 혼란이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64%로 높다. 이러한 응답결과를 ‘가짜 뉴스를 방지할 책임이 누구에게 있나’에 대한

    응답결과와 연결해 생각하면 지금의 논란들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기 쉽다. 바로 사람들은 가짜 뉴스를

    방지할 책임이 일반대중이나, 정부・정치인들과 함께 소셜미디어에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림 4 _가짜 뉴스가 야기하는 혼란과 가짜 뉴스 방지 책임 소재에 관한 설문결과 (미국)

    출처 : Pew Research Center & Statisata

    “유력한 페이스북”, “유력한 구글”의 옷을 입은 가짜 뉴스

    얼핏 보면, 소셜미디어의 뉴스들이 모두 페이스북을 통해서만 확산되었다고 몰아가는게 비약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 세계 모바일 이용자수가 늘어 덩달아 페이스북 이용자 수나 영향력도 커지게 되면서

    이번 가짜 뉴스 논란을 홀로 덤터기 쓰고 있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는 뉴스 유통

    영역에서 페이스북의 영향력을 평가 절하하는 것이다.

    다시 로이터의 보고서를 보자. 미국 내에서 뉴스 소비가 이뤄지는 소셜미디어들의 순위를 살펴볼 때

    페이스북이 1위에 랭크되며 수치를 기준으로 유투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링크드인을 모두 합쳐도

    페이스북에 미치지 못한다. 전 세계 기준으로 봐도 뉴스 이외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에 비해 ‘뉴스를

    이용하는 비율’에 있어서는 페이스북이 타 소셜미디어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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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 _미국의 소셜미디어 뉴스 이용 순위 (좌) / 전 세계 소셜미디어 이용 순위 (우)

    출처 : Digital News Report(2016)

    이쯤되면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유투브가 가짜 뉴스 논란에 휘말린 게 아니라 논란의 소용돌이를 ‘본의

    아니게’ 만들어냈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흔히 ‘유력 신문’이나 ‘유력 일간지’ 등 뉴스의 영향력을 의미하는

    ‘유력’이라는 수식어가 기존 언론들에 붙어왔듯, 이 수식어를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차지하게 되면서 나타난

    상황이기 때문이니 말이다.

    그림 6 _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가짜 뉴스와 이에 대한 진위를 묻는 페이스북 게시글

    출처 : Inquir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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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력한 페이스북, 유력한 구글의 옷을 입게 된 가짜 뉴스는 아래와 같은 내용들을 통해 많은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공교롭게도 모두 당시 대선 후보들을 소재로 한 기사들이었다.

    ㆍ “프란치스코 교황, 트럼프를 지지하다.”

    ㆍ “위키리크스는 힐러리 클린턴이 이슬람 국가에 무기를 판매하였다는 것을 확인했다.”

    ㆍ “힐러리 클린턴이 이슬람 국가에 유출한 이메일을 생각보다 아주 끔찍했다.”

    ㆍ “힐러리 클린턴은 어떠한 공무직도 수행할 수 없다.”

    ㆍ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사건 용의자인 FBI 요원은 아내를 죽이고 자살한 채 발견되었다.”

    뉴스의 내용들은 헤드라인 형태로만 보면 연성뉴스(soft news)나 가십성 기사(gossipy news)처럼

    구성된다. 그러나 그 본질적인 내용들이 당시 대선가도에서 마음을 정하지 않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바꿀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면서 문제는 더욱 불거졌다.

    유력한 소셜미디어의 옷을 입은 가짜 뉴스가 더 신뢰나 권위를 가지고 있어 그 확산이 가속화 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보다는 기존에 형성된 인게이지먼트 영향력으로 인해 ‘가짜 뉴스도 한번 읽어나 보자’에서

    시작된, 일종의 관계 기반에서 출발한 메시지 확산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주류 언론들(mainstream news)에서 생산된 20개 대선관련 뉴스의 인게이지먼트 수치가 730만

    정도라면 가짜 뉴스로 형성된 수치는 870만으로 훨씬 높다. 소셜미디어에서 재미있고 흥미 있고 자극적인

    내용들은 먼저 공유되고 확산되기 마련인데 가짜 뉴스는 이러한 요건들을 갖추고 있었으며 특히나 민감한

    표심과 결부되면서 이슈의 확산이 더욱 가속화된 것이다.

    그림 7 _페이스북 가짜 뉴스 인게이지먼트 정도 및 주요 순위

    출처 : Buzzfeed & Statisata

  • 2017년 Vol.02 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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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뉴스에 대한 대응 방안들

    페이스북은 논란의 중심에서 우선 대책마련 필요성에 공감하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지난 12월 21일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와의 생방송 대담에 나선 마크 저커버그는 “뉴스 유통에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대응 방안 마련에 적극성을 보였다.

    페이스북이 지난 1월 11일 공개한 저널리즘 프로젝트(The Facebook Journalism Project)는 언론사와

    협업한 대응 모델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페이스북은 뉴스 상품 공동 개발(Collaborative development

    of news products), 언론인을 위한 훈련 및 도구(Training & Tools for Journalists), 모든 사람을 위한 교육

    및 도구(Training & Tools for Everyone) 등의 내용을 제공하기로 했다. 우선 워싱턴포스트, 폭스뉴스, 미디어

    복스(VOX), 버즈피드 등 일부 언론사들과 제휴를 통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점이 지금껏 페이스북의

    입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금년도 가을에 독일에서 치러질 선거에서는 페이스북이 가짜 뉴스 판별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외부검증기관에 해당하는 코렉티브(Correctiv)가 해당 뉴스를 전송받아 가짜 뉴스인지를 판명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의미의 단어(Disputed)를 적시하면 페이스북 뉴스피드에도 업로드 되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그림 8 _페이스북의 가짜 뉴스 판별 시스템

    출처 : Facebook Newsroom

  • 2017년 Vol.02 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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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이 비공식적으로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알고리즘을 변경하거나 가짜 뉴스에 대한 다양한

    조사들을 실시하겠다고 나선 것은 가짜 뉴스로 인한 서비스 이용자 감소와 이미지 타격 등에 큰 관심과

    신경을 쏟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2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는 구글이 주도하는 ‘크로스체크(crosscheck)’ 프로젝트도

    발표되었다. 르몽드, 리베라시옹, AFP 등 주요 프랑스 언론사들과 함께 협력하여 허위정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구글은 기존에 신뢰를 얻고 있는 언론사들의 도움을 받아 뉴스의

    진위를 판단하고 이를 검색 알고리즘에 적용할 예정이다.

    그림 9 _구글 크로스체크 프로젝트와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

    출처 : Firstdraft News

    페이스북과 구글 모두 가짜 뉴스에 대한 광고 금지 조치를 통해 매출과 이익이 일어나는 지점을 폐쇄하고

    후속 서비스의 출현을 막는 방식의 노력도 하고 있다. 각각 광고 플랫폼인 페이스북 오디언스

    네트워크(Facebook Audience Network)와 구글 애드센스(Google AdSense)에 유입되는 콘텐츠 중에서

  • 2017년 Vol.02 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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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뉴스 콘텐츠에는 광고 서비스 제공을 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에서 소셜미디어와 포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쟁이 지금처럼 뜨거웠던 적이 있었을까. 가짜 뉴스의

    논란은 대선 결과에 이변이 일어나면서 시작되었지만 이미 인터넷이 등장하면서부터 예견된 일이기도 하고

    그간 소소한 폐해와 사건들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의 논란은 가짜 뉴스가 한 국가의 정치적

    파워 게임에 언제든 활용될 정도로, 교묘하게 기획・생산・파급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 더 큰 의미가 있다.

    가(假)짜는 진(眞)짜에 업혀 태어난다. 그래서 가짜는 진짜가 아니라고 인지되는 순간부터 어떠한 의미나

    영향력을 가지기 힘들다. 그러나 문제는 가짜가 진짜로 오인되는데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이 오인된

    내용을 공유하는데서 더 큰 문제가 발생될 가능성이 있다.

    가짜 콘텐츠가 단순한 흥미나 오락의 수단으로 쓰일 때에는 휘발성 높은 콘텐츠에 불과하지만, 어떠한

    의도나 사적 이익을 위해 진짜로 둔갑되어 활용된다면 일순간 무기로 바뀔 수 있다. 여기에는 단순한 오보나

    패러디, 풍자, 과장 보도 등과 같이 ‘사실일수도’ 혹은 ‘재미로’라는 가정이나 전제가 없기 때문이다.

    가짜 뉴스가 버젓이 인쇄되어 가판대에 올라와 있는 걸 상상해보자. 마찬가지로 가짜 음식이 마트에서

    버젓이 팔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짜 식품이 건강을 해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짜 뉴스는 사회

    구성원들의 생각과 신뢰, 인식, 합의된 사고체계들을 망가뜨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버젓이 유통되는

    것만큼은 사회적 협력을 통해 막아내야 한다. 페이스북과 구글, 그리고 여타 뉴스 생산 및 확산에 관여된

    참여자들의 노력을 계속 지켜볼 일이다.

    Reference

    1. Reuters Institute(2016), Digital News Report 2016

    2. Statisata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649234/fake-news-exposure-usa)

    (https://infographic.statista.com/normal/chartoftheday_7305_public_opinion_on_fake_news_n.jpg)

    (http://www.businessinsider.com/facebook-fake-news-donald-trump-buzzfeed-chart-2016-11)

    3. BuzzFeed News

    (https://www.buzzfeed.com/craigsilverman/viral-fake-election-news-outperformed-real-news-on-facebook?utm_term=.yuDylRKPW#.towNlpk7B)

    4. Inquirer.net (http://technology.inquirer.net/55681/google-facebook-choke-fake-news-sites-of-ads)

    5. The Buffalo News (https://buffalonews.com/2016/11/18/fake-news)

    6. Facebook Newsroom (http://newsroom.fb.com/news/2016/12/news-feed-fyi-addressing-hoaxes-and-fake-news)

    7. Marketing Land (http://marketingland.com/google-posts-new-policy-fake-news-misrepresentative-sites-198278)

    8. Firstdraft News (https://firstdraftnews.com/crosscheck-launches)

    9. NPR (http://www.npr.org/sections/alltechconsidered/2017/01/11/509289168/facebook-unveils-a-new-limited-journalism-project)

  • 2017년 Vol.02 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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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 미디어와 모바일 광고

    윤대균 아주대학교 교수 ([email protected])

    • (現) 아주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 (現) 더블에이치 고문

    • (前)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

    • (前) 엔에치엔테크놀로지서비스 대표

    • (前) 엔에이치엔 전략사업본부장

    스냅챗(Snapchat)을 운영하는 스냅(Snap)사가 IPO 신청을 했다. 약관 26세의 에반 슈피겔(Evan Spiegel)은

    약 25조원의 가치를 지닌 회사의 대주주로서 5조원의 자산가가 된다. 페이스북 상장 당시 마크 주커버그와

    자주 비교되는 이유기도 하다. 스냅챗은 짧은 비디오와 사진위주의 메시징 서비스로서 제한된 시간

    동안에만 사진이나 비디오 열람이 가능한 특징을 바탕으로 10~20대 젊은 층 사용자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확대 되었다. 현재는 지역정보, 다양한 렌즈 필터링 등 일반적인 사진 앱의 기능, 그리고 친구들 간 타임라인

    기반의 스토리를 공유할 수 있는 등 좀 더 일반적인 소셜 서비스로 거듭났지만, 주 사용자층은 서비스

    초기에 타겟으로 한 밀레니얼 사용자, 즉 1980년과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사용자들이다. 미국 내 밀레니얼

    사용자 세대의 시장 점유율은 스냅챗이 여타 블로그나 소셜 서비스보다 높다.

    그림 1_미국 밀레니얼 세대의 소셜서비스 사용현황

  • 2017년 Vol.02 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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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냅챗의 주 수익 모델은 다른 소셜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로 광고이다. 스냅챗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스냅챗의 광고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고, 따라서 사용자의 증가와 함께 예상 될 수 있는 사업적 성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스냅챗 IPO 신청을 계기로 모바일 광고상품 및 시장 동향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디지털 광고 시장의 핫 키워드 - 모바일, 소셜 미디어, 비디오

    2016년 글로벌 광고시장은 5.6% 성장했다. 디지털 광고가1 17% 성장하며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2

    디지털광고 17% 성장은 모바일 광고의 47% 성장이 견인했다. 2016년 전체 디지털광고의 45%를 모바일

    광고가 차지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52%, 2021년에는 7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광고시장에서의

    모바일 광고 비중은 2016년 16%에서 2021년 36%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종류 별로 구분해 보면, 검색광고가 2016년 전체 디지털 광고 중 50%를 점유하고 있다. 구글의 선전에

    힘입어 검색광고는 2016년 17% 성장하였으며, 2021년까지 매년 10% 정도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구글, 네이버 같은 정통 검색광고 뿐만 아니라, 알리바바,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공하는

    검색 서비스에서의 광고 시장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매출을 견인하는 주요 검색 키워드들이 상품과 관련

    키워드들임을 감안하면, 풍부한 상품으로 무장한 이들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검색광고 매출의 성장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검색광고 시장에서도 모바일의 성장세는 매우 두드러져 2017년에는

    전체 검색광고에서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위치 기반 검색과 같은 모바일 특화 광고가 본격적으로

    매출을 만들고 있으며, 이런 추세로 가면 2021년에는 모바일 검색광고 점유율이 71%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 광고에서 검색광고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소셜 미디어이다. 2016년 소셜미디어

    광고는 46% 성장 그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33억 달러에 이른다. 2017년에도 29%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소셜미디어 광고의 성장은 모바일이 견인하고 있다. 2012년 페이스북이 처음으로 광고를 도입할 당시 전체

    소셜미디어 광고의 6%였던 모바일 비중이 불과 4년 후 2016년에는 81%, 2021년에는 94%에 이를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소셜비디오가 있다. 이미 소셜비디오는 전체 디지털 비디오

    광고시장에서 25%를 차지하고 있다. TV광고의 크리에이티브와 소셜미디어의 사용자 타게팅 결합은

    전통적인 메이저 소비자 브랜드의 관심을 끌게 되고, 이로 인해 소셜비디오의 급성장이 지속될 것이다.

    1 국내에서는 “디지털 광고”보다는 “온라인 광고”라는 말로 많이 쓰인다.2 “Global Advertising Forecast: Winter Update”, December 5, 2016, MAGNA

  • 2017년 Vol.02 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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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시장에서 소셜비디오의 성장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2017년에 TV 광고 시장의 감소가 예측되는 반면

    소셜비디오 시장은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어 2021년에는 2016년의 8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 2_미국 TV광고 시장 성장세 vs. 소셜 비디오 광고 시장 규모 (2016 MAGNA Global)

    모바일 광고의 진화3 – 띠 배너에서 네이티브 비디오 광고로

    필자가 국내 최대 포털인 N사에서 디스플레이 광고 사업을 총괄하고 있던 2010년은 국내 모바일 서비스

    산업에서 일대 변혁이 일어나던 시기였다. 2009년 12월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된 것을 시작으로, 그 동안

    소위 walled garden 안에서 이동 통신사들이 각각 독자적인 모바일 서비스 생태계를 유지하며 주도권을

    가지고 있던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주도권이 점차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는 업체로 옮겨 가며 모바일

    서비스의 활성화가 가속화 되고, 자연히 이러한 서비스들의 수익 모델로 광고 상품들을 고민해야만 했다.

    “띠 배너” 광고는 직관적이며 이해하기 쉬운 모바일 광고 상품으로 등장한 것이다. 작은 모바일 화면에

    콘텐츠와 함께 표시할 수 있는 얇은 띠 형태의 광고로, 배너 자체의 노출 효과도 있지만, 그 보다는 클릭했을

    경우 좀 더 상세한 정보나 이벤트 페이지로의 이동을 통해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 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띠 배너 광고는 모바일 앱, 특히 모바일 게임이 본격화 되며 주 수익모델로 활용되었다. 모바일

    애드 네트워크4 운영 업체들은 자사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는 API를 제공, 이를 이용하여 앱 제작자가

    배너 광고를 삽입할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띠 배너 형태의 인앱 광고(in-app ad)는 작은 사이즈로 인한

    3 모바일에서도 검색광고가 가장 매출을 많이 올리는 상품이지만 광고 상품 관점에서는 논외로 본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겠다.4 광고주 Pool과 광고를 게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미디어 제작자(ownser)가 원하는 위치에 광고를 노출 시킬 수

    있도록 한다. 구글의 Ad Sense가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서비스이다. 광고주 관점에서는 확보한 광고 매체 pool(인벤토리)을 바탕으로 적당한 매체를 선택 광고를 게재하는 역할을 한다. 구글의 Ad Words가 여기 해당.

  • 2017년 Vol.02 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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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출도의 부족으로 광고주의 관심을 제대로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한, 노출도를 높이기 위해

    화면 전체를 배너광고로 활용하는 것은 앱의 사용성을 떨어뜨려 앱 제작자 관점에서 선호하기 어려운

    해법이다. 배너광고는 결국 매출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지 못해 모바일 앱에서 크게 활성화 되지는 못했다.

    이 후 모바일 앱, 특히 게임 앱 매출을 견인한 것은 광고가 아니라 앱내 구매(in-app purchase) 상품이다.

    그림 3_띠배너 광고 예 (출처 The PR)

    국내에서 성공한 모바일 광고로는 보상형(reward) 광고를 들 수 있다. 런처(launcher)5 설정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 매우 노출도가 높은 잠금 화면에 광고를 게재하고 이를 보며 액션을 취할

    때 마다 포인트 등을 적립, 향후 현금과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광고

    상품이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캐시슬라이드가 있다.

    그림 4_보상형 광고 예 (캐시슬라이드)

    모바일 앱 설치 유도, 이벤트 등 직접 성과가 나타나는 광고로서 효용도가 높은 편이나, 안드로이드 모바일

    폰에서만 가능한 것이 한계이며, 또한 사용자가 해당 광고 앱을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5 모바일 폰 UI 아이콘 등 전반적인 look & feel 및 부가 기능을 제공하는 앱. 대표적인 것으로 삼성갤럭시의 Touch-wiz.

  • 2017년 Vol.02 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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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배너 광고들이 사용자들의 눈에 잘 뜨이지 않거나, 심지어 데스크탑 PC에서는 광고차단 확장

    프로그램들을 사용하여 아예 광고를 차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피하면서도 사용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마치 광고가 아닌 양 본래 콘텐츠와 동일한 포맷으로 콘텐츠의 일부처럼 들어가도록

    하는 광고를 네이티브 광고(native ad)라고 한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타임라인에 일반 게시글처럼 나오도록

    하는 것을 인-피드 네이티브 광고(in-feed navtive ad)라 부른다. 콘텐츠 형식은 일반 게시글과 마찬가지로

    사진, 글, 링크, 동영상들로 구성되며 특히 동영상을 이용해 사용자의 관심을 끄는 광고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림 5_페이스북 네이티브 광고

    광고의 목적도 기존에는 모바일앱 설치 유도형 광고가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동영상 광고가 활성화 되며

    대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광고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ATL은 TV, 디지털 미디어는 BTL에 적합하다는

    전통적인 광고 미디어의 경계가 소셜비디오 활성화와 모바일 콘텐츠 소비를 통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6

    정교한 타게팅 및 사용자 참여 유도까지 가능한 소셜비디오의 강점이 모바일에서의 콘텐츠 소비가 더욱

    보편화됨에 따라 더 많은 대형 전통 광고주의 관심을 끌게 될 것이다.

    디지털 비디오 광고 활성화의 일등 공신은 당연히 유튜브(YouTube)이다. 메인 비디오 재생 전에 광고를

    잠시 보여주며 스킵(Skip) 기능을 넣음으로써 비디오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완화 하였다.7 한편 광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용자들은 오히려 좀 더 오래 광고를 시청하게 함으로써 광고의 효과를 높일 수 있게

    6 ATL(Above The Line)은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전통적인 매체를 기반으로 하는 광고들을 지칭한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의 BTL(Below The Line)은 일반적으로 DM, 이벤트, 세일즈프로모션 등 사용자의 직접 참여/체험을 유도하는 광고를 말한다.

    7 YouTube 비디오 광고 상품 중에는 non-skippable 광고도 있으며 이 경우 총길이가 15초 이내로 제한된다. Skippable 광고의 경우 5초 후부터 스킵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60초까지 가능하다. skippable광고가 non-skippable보다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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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었다. 지금은 이러한 “스킵” 기능이 거의 모든 디지털 비디오 광고의 표준이 되었다. 비디오 광고 노출을

    극대화 하는 방편으로 사용자로 하여금 “유혹”을 물리치기 어렵게 하는 보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엄청난

    흥행 성공으로 모바일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앵그리버드의 새로운 버전, 앵그리버드2의 경우 앱은

    무료화 하고, 대신 앱내구매(in-app purchase)와 비디오 광고를 주 수익 모델로 삼고 있다. 게다가,

    앵그리버드2의 비디오 광고는 결정적인 순간에 시청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보상

    아이템을 활용하고 있다. 물론, 이런 수익모델의 변화, 특히 비디오 광고를 통해 Rovio사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그림 6_새 한 마리를 더 받기 위해서는 광고 비디오를 시청할 수밖에 없다.

    모바일 비디오 광고 - TV 광고와의 한 판 승부?

    최근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공개되었다.8 본 실험에서는 자동차, 여행, 금융서비스, 소비재 상품, 소매,

    그리고 기술 분야 6개의 가상의 광고를 만들어 각각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스냅챗, 리니어TV(linear

    tv)9를 통해 노출시켰다. 관찰 대상은 16세에서 56세의 남녀로 해당 다섯 개의 서비스 중 한 가지 이상,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사용하는 사람으로 한정하였다. 각 미디어 별로 대표적인 비디오 광고 상품을

    선정하여 이에 대해 관찰 대상의 반응을 모니터링 하였다.

    8 “How mobile video ad formats drive attention”, MediaScience, 20169 각 채널별로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방송되는 일반적인 실시간 TV를 말한다, 반대의 개념으로 VOD를 들 수 있다. 요새는

    iPTV와 같이 실시간 방송 및 VOD가 모두 제공되는 서비스가 보편적이기에, 이 중에서도 일반 공중파/케이블 들을 포함한 모든 실시간 방송을 TV에 포함시켰다.

  • 2017년 Vol.02 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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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1_실험에 활용된 미디어 및 광고 특징

    미디어(매체) 길이(초) 사이즈 상품 특징

    페이스북 30 화면일부 네이티브 In-feed. 아래로 스크롤해 바로 스킵 가능

    인스타그램 30 화면일부 네이티브 In-feed. 아래로 스크롤해 바로 스킵 가능

    유튜브 30 화면일부 5초후 스킵 가능

    스냅챗 10 전체화면 바로 스킵 가능

    TV 30 전체화면 스킵 불가

    일반적으로 비디오 광고의 성과는 (1)시선을 얼마나 잘 끌었는가?(visual attention) (2)관심을 충분히

    불러일으켰는가?(emotional response) (3)실제 시청자의 반응/액션을 유발하였나?(purchase intent), 이 세

    가지 관점으로 평가를 하게 된다. 화면 전체를 사용하는 스냅챗과 TV가 타 미디어 대비 시선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

    그림 7_Visual Attention 실험 결과

    한편, 비디오에 시선을 준 후 감정적으로 움직임이 가장 많은 미디어는 스냅챗으로 드러났다.

    그림 8_Emotional Response 실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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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광고 시청 후 그 다음 액션에 대한 의욕을 가장 강하게 느끼게 하는 미디어 역시 스냅챗이다. 다시

    말해 광고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뜻이며, 광고 효과에 대해 광고주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림 9_Purchase Intent 실험 결과

    본 실험 결과를 종합해 보면, 모바일 비디오 광고가 전통적인 TV광고의 강력한 경쟁자로서 충분한 효과를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주로 TV광고를 중심으로 광고 전략을 수립하는 대형 광고주들도 이제는

    모바일 비디오 광고를 포함한 전반적인 포트폴리오 수립에 대해 고민해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모바일 비디오 광고는 향후 수년간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진 광고 상품이 될 것이다. 특히 소셜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해 타게팅, 노출강화, 버즈확산 등의 성과가 쌓이면서 기존의 대형 광고주들도 모바일 비디오

    광고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하게 될 것이다. 모바일 비디오 광고가 기존 TV 광고시장을 잠식해 나갈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로 발전함으로써 상호 시너지를 내는 광고 상품으로 진화할 것인지 앞으로 관심 있게

    두고 봐야 할 포인트이다.

  • 2017년 Vol.02 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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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드블록 확대에 대한 시사점

    최호섭 기자 ([email protected])

    • (現) 프리랜서 디지털 컬럼니스트

    • (現) 더 기어 객원기자

    • (現) 리디북스 ‘샤오미’ 저자

    • (前) 블로터 기자

    애드블록과 인터넷 생태계

    광고를 차단하는 애드블록, 웹 브라우저를 조금 잘 다룬다면 한번쯤은 써보거나 혹은 들어봤을 단어다.

    말 그대로 인터넷 광고(Ad)를 막는(Block) 것을 말한다. 광고는 인터넷 세상에서 꽤나 거추장스러운 존재고,

    이를 삭제하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애드블록이 한번 씩 논란거리가 될 때면 늘 ‘광고가 인터넷 세상에서 과연 필요한가?’를 둔 근본적인

    고민이 반복되곤 한다. 우리가 콘텐츠를 얻을 때 온전히 그 값을 치르고 보는 것은 얼마나 있을까? 언뜻

    대학 교재나 소설 등 책 정도가 떠오른다. 같은 책이라도 잡지 역시 책값으로는 인쇄비용도 뽑지 못한다.

    신문도 다르지 않다.

    그림 1_광고를 막는 애드블록 시장은 매년 인터넷 광고 시장만큼이나 폭발적으로 성장을 이어간다.

    영상은 더욱 심하다. KBS를 제외하고 직접적인 시청료를 받는 방송사는 없다. 우리가 지불하는 돈은

    대체로 전송에 대한 비용일 뿐이다. 대부분의 제작비는 광고를 통해서 충당된다. 그리고 콘텐츠에 광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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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붙는 것에 대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TV 프로그램은 앞뒤로 광고를 붙이고 케이블TV의 경우 중간

    광고도 일반화됐다.

    심지어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의 경우 콘텐츠 내에서 간혹 낯부끄러운 PPL 협찬 광고가 눈에 띄기도

    하지만 거부감을 내비치는 이용자는 대체로 많지 않다. 영화 역시 돈을 내고 보는 콘텐츠지만 시작 전 10분

    넘는 광고에 아무렇지도 않게 노출된다. 영화의 경우 광고가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광고가 영화 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명분이 어느 정도 자리잡는 분위기다.

    인터넷과 광고의 불편한 상관관계

    결국 광고는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콘텐츠를 공짜로, 혹은 저렴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기반 서비스다.

    미디어를 아주 냉정한 비즈니스로 보자면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파는 사업이 아니라 콘텐츠를 기반으로

    끌어 모은 독자를 광고주에게 판매하는 것에 가깝다. 이는 근래 ‘미디어’의 원칙이자 대중과 미디어 사이의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진 부분이다. 이 광고들을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

    그런데 하나의 예외가 있다. 바로 인터넷 광고다. 인터넷 광고는 늘 논란과 불만의 중심에 있다. 이용자들은

    광고를 보고 싶어 하지 않고 심지어 가리고 싶어 한다. 웹페이지에서 광고를 차단해주는 애드블록 앱은

    셀 수 없이 많이 나와 있다. 그야말로 또 하나의 소프트웨어 시장이다. 광고 보기를 거부하는 이들이 이렇게

    많은 미디어는 흔치 않다.

    하지만 인터넷 광고 역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콘텐츠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

    환경임에 틀림없다. 인터넷 콘텐츠의 형태를 한번 돌아보자. 인터넷에 올라오는 뉴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콘텐츠는 따로 돈을 내지 않는다. 유료로 콘텐츠를 구매하는 비중은 매우 적고 인터넷 위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유료 서비스는 대체로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인터넷은 공짜 콘텐츠가 넘쳐나는 환경이 그럼 인터넷에 뭔가를 올려놓는 기업, 혹은 개인은 수익을

    신경쓰지 않는 것일까? 그건 아닐 게다. 인터넷 세상을 돌리는 원동력 역시 광고에서 시작된다. 어떻게

    보면 광고 덕에 우리는 무료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이다.

    인터넷 광고는 기술적으로도 광고주들에게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 수단이다. 애초 맹목적인 배너 광고에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광고들이 개발된다. 요즘 가장 유행하는 광고는 이른바 ‘디스플레이

    광고’다. 구글이나 오버추어 등 광고판을 파는 회사들이 불특정 다수의 광고를 받아둔 뒤 광고를 게재하기

    원하는 웹사이트나 블로그에 광고 디스플레이 자리를 내어주는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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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_구글에 adblock을 검색하면 셀 수 없이 많은 애드블록 시스템들이 나온다.

    애드블록은 페이스북, 유튜브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다.

    미디어는 따로 광고 영업을 할 필요가 없고, 광고 업체는 배너 노출과 클릭을 기반으로 요금을 청구한다.

    여기에 검색 결과를 덧붙여 지금 이용자가 관심을 보이는 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타겟 광고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스카이스캐너에서 도쿄행 항공권을 검색했다면 당분간 웹사이트를 떠돌아다닐 때

    스카이스캐너의 도쿄 티켓 가격이 광고로 따라다닌다. 에어비앤비나 아마존 등 적지 않은 서비스들이 이런

    타겟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광고, 왜 막으려 하나

    하지만 인터넷은 기술적이고, 효과적인 광고 매체이지만 동시에 가장 거부감이 강한 환경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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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인터넷 이용자들이 광고에 거부감을 느끼는 첫 번째 이유는 ‘무분별’에 있다. 광고가 곧 수익이기

    때문에 서비스 사업자들은 방문객에게 더 많은 광고를 보여주고 싶어 한다. 클릭을 유도할 수 있는

    ‘금싸라기’ 공간에 광고를 배치하다 보면 셀 수 없이 많은 광고들이 화면을 채운다. 심지어 일부는 콘텐츠를

    가리기도 한다. 광고를 닫아야 콘텐츠를 볼 수 있는데, 버튼을 작게 만들어서 잘못 누르면 광고 페이지로

    넘어가는 경우는 흔하다. 선정적인 광고가 늘 문제가 되기도 한다.

    트래픽 문제도 있다. 광고는 주로 이미지, 혹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무거운

    콘텐츠로 꼽힌다. 인터넷 속도와 요금 부담이 적은 인터넷 환경에서는 용량 문제가 그리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반대의 상황에서는 부정적인 인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인터넷 트래픽은 곧 통신 요금이기에

    이용자로서는 비용을 치르고 광고를 보는 셈이다.

    보안에 대한 문제도 있다. 플래시를 비롯한 NPAPI가 광고의 주요 소재로 쓰이면서 그 자체가 하나의 보안

    위협이 되고 있다. 악성코드나 랜섬웨어가 광고를 타고 들어와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지는 사례는 국내

    큼직한 커뮤니티들이 한 두 번씩 겪어본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인터넷 이용자들 사이에는 ‘광고만 없으면 인터넷이 쾌적해진다’는 인식이 막연하지만 확실히 깔려

    있다. ‘오죽하면 광고를 가릴까’라는 인식도 꽤 넓게 퍼져 있다. 인터넷 광고업계가 무분별하게 이용자들을

    귀찮게 했던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콘텐츠의 개발 비용을 제 3자인 광고주를

    통해 해결해 무료, 혹은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인터넷 콘텐츠 생태계의 한 축이 직접적으로 거부되고

    있는 것이다.

    창과 방패처럼 광고와 애드블록은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광고를 기반으로 수익을 내는 서비스

    플랫폼 기업들은 모두 애드블록을 회피할 수 있는 광고 환경을 개발하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전쟁의

    전면에 나와 있는 기업들이다. 지난해에도 페이스북이 애드블록을 회피하는 광고 프로그램을 발표하자

    애드블록 플러스가 이틀 만에 이를 뚫고 페이스북 광고를 무력화하는 새 버전을 내놓았다. 지금도

    페이스북은 수시로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면서 새로운 광고 모델을 개발할 때마다 우선적으로 애드블록을

    회피하는 기술들을 서비스에 더하고 있다. 하지만 그 승자는 영원히 정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창과

    방패의 끝없는 다툼이기 때문이다.

    양날의 검, 애드블록에 대한 우려

    애드블록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애드블록을 쓰면 웹 브라우저가 한결 쾌적해지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방해하지 않고, 무거운 애니메이션 등이 빠지기 때문에 페이지를 불러오는 속도도 빨라진다. 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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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해 당연히 데이터 트래픽도 줄어든다.

    최근 페이지페어(PageFair)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세계적으로 11%의 인터넷 이용자가 애드블록을

    사용하고 있고, 그 기기의 수는 6억 대에 달한다고 한다.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엣지를 비롯한

    웹브라우저에는 별도의 응용프로그램 형태 뿐 아니라 간단히 광고를 막을 수 있는 플러그인도 많이 있다.

    당장 구글에 애드블록을 검색하면 온갖 응용 프로그램과 플러그인이 뜬다. 심지어 유튜브 광고를

    차단해주는 소프트웨어까지 나와 있다.

    하지만 애드블록의 양면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용자들에게 애드블록은 거슬리는 광고를 없애주는 고마운

    존재처럼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애드블록은 또 하나의 광고 플랫폼이 되고 있다. 애드블록은 광고를

    가려주는 데에서 시작된 묘한 비즈니스다. ‘비즈니스’라고 하는 것은 이 프로그램들, 혹은 서비스들이

    결과적으로 광고를 사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드블록 업체들은 광고를 가릴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역으로 광고를 골라서 보여줄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그림 3_애드블록은 역으로 광고를 가리지 않는 조건으로 수익을 낸다.

    애드블록커를 유료로 판매하는 업체들도 나온다.

    애드블록 업체들은 특정 기업들과 계약, 즉 돈을 받고 해당 광고를 막지 않는 서비스를 판매한다. 이른바

    ‘화이트 리스트’가 사업이 되는 셈이다. PC나 스마트폰 등 컴퓨팅 기기는 방송이나 책과 달리 기기에서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보니 생겨난 부가적인 시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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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세계적인 기업들은 애드블록과 거래를 하고 있다. 스스로의 광고를 매체에 노출하는 것 외에

    ‘블록’당하지 않기 위해 추가로 막대한 비용을 애드블록 업계에 쏟아 붓고 있다. 음성적인 시장이고,

    긍정적이지 않은 거래임에 분명하지만 ‘광고 때문에 콘텐츠 보는 것이 불편하다’는 명분은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푸는 것 역시 광고업계의 숙제다. 당장 애드블록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은 없다고

    보는 편이 맞다. 오히려 스스로의 변화와 이용자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콘텐츠의

    간접적인 대가가 광고라는 인식이 자리 잡는 것 뿐 아니라 동시에 광고의 순 기능을 살려야 한다. 이는

    이미 구글이나 애플 등의 기업이 디스플레이 플랫폼 광고의 가이드라인이 잘 보여주고 있다. 광고는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적인 콘텐츠가 되어야 하고 콘텐츠와 경쟁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광고는 분명 인터넷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본 뿌리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콘텐츠 업계는 그 동안 광고를 그야 말로 ‘마구’ 활용했다. 그 반발이 기술을 타고 역으로 시장에 칼을

    들이대는 형태가 되고 있다.

    인터넷 광고 시장은 여전히 빠르게 성장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이면 인터넷 광고는 TV 광고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 광고로만 2조9천억 원, 전년 대비 10%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애드블록 시장이 따라서 성장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지금이라도

    잡혀야 올바른 광고 문화, 책임 있는 콘텐츠, 적절한 노출 등의 질서가 잡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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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폐 없는 시대 그 이상···블록체인에 주목하라

    이석원 테크홀릭 기자 ([email protected])

    • (現) 테크홀릭 발행인 겸 대표

    • (現) IT&테크트렌드 저자 및 IT칼럼니스트

    • (前)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 편집장

    가상화폐(Cryptocurrency)의 대명사 격인 비트코인(Bitcoin)이 탄생한 건 지난 2009년이다. 비트코인 등장

    이후 가상화폐는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왔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중국에선 연간 800만 달러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는 시설이 등장하기도 했고 비트코인 개발자로 알려진 나카모토

    사토시(Satoshi Nakamoto)의 정체를 둘러싼 소식도 쏟아졌다. 2016년 6월 영국을 강타한 브렉시트(Brexit)

    당시에는 비트코인이 불과 몇 시간 만에 100달러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물론 위기설도 있었지만

    비트코인은 지난 2016년 시가총액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는 등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물론 다른 한편으로는 가상화폐는 여전히 현실에서 쓸 기회가 한정적인 대상이기도 하다. 어쨌든 큰

    틀에서 보자면 가상화폐 자체는 이미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왜 지금 가상화폐에 주목하고 있을까. 사실 디지털 송금 시스템 같은 건 이미 1990년대 개발됐다.

    하지만 시도일 뿐 모두 실패로 끝났다. 걸림돌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서버가 중앙집중관리 방식이었기

    때문. 통화 결제 시스템, 그러니까 돈을 다루는 관리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높은 신뢰도다. 비트코인

    개발자인 나카모토 사토시는 이런 중앙집중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중앙 서버를 이용하지 않는 디지털 화폐

    시스템을 구상한다. 바로 분산형 시스템이다. 보통 인터넷에서 영화나 음악 같은 파일을 공유할 때 이용하는

    P2P(peer to peer) 방식이 그것이다. P2P는 중앙 서버와 클라이언트라는 개념 대신 개인끼리 서로 직접

    연결, 교환하는 구조를 말한다.

    중앙은행 개입 없는 화폐 시스템

    물론 이런 방식을 디지털 결제에 접목하려면 기술적으로 복잡해진다. 가상화폐로 결제하는 시스템에서

    중요한 건 이중 지급 방지 같은 것이다. 실존하는 통화와 달리 물리적 형태가 없는 가상화폐는 복제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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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 사용 방지를 어떻게 기술적으로 담보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그런데 나카모토 사토시가 고안한

    분산형 시스템에는 서버가 없지만 변조를 할 수 없는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유는 가상화폐 시스템에서 이용하는 암호화는 모두 P2P로 이뤄져 있지만 모든 단위(Peer)는 모든 계좌에

    대한 잔액 등 거래 전체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A가 B에게 100BTC를 줬다는 거래가

    이뤄졌다면 이 정보는 공개키 암호화 시스템으로 암호화되고 공개키 서명 처리해 P2P에 전달된다. 이렇게

    전달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확인 작업을 거쳐 신뢰도를 담보한다. 거래가 정당하게 이뤄졌는지, 이중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 이 과정을 거치면 블록체인(Blockchain)이라는 원장에 기록되고

    더 이상 바꿀 수 없게 된다.

    그림 1_블록체인은 가상화폐 뿐 아니라 금융에서 사물인터넷까지 다양한 분야의 근간 기술로 주목받는다.

    블록체인은 블록이라고 부르는 데이터 구조로 이뤄져 있다. 블록은 마치 그물망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

    데이터를 단순히 저장하는 게 아니라 복잡한 그물망 구조를 통해 서로 전체를 검증까지 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 있는 블록은 서로 해시함수를 통해 참조, 확인한다. 블록이 한 곳에 저장되어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따라서 은행처럼 특정 조직이나 인간이 관리하는 중앙집중관리 방식과는 다른 분산형

    데이터베이스다. 여러 곳에 데이터가 동시에 존재한다.

    진짜 주목해야 할 대상은 블록체인

    사실 여기에서 진짜 주목해야 할 대상은 가상화폐 속에 숨은 블록체인이다. 앞서 잠시 언급했듯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등장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 블록체인은 인터넷에 필적할 만한 발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가상화폐 뿐 아니라 금융이나 상거래 추적, 데이터 전송 등 다방면에 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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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록체인은 사실 비트코인이 등장하면서 잘 알려지게 됐지만 그렇다고 가상화폐와 동의어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가상화폐로도 쓸 수 있는 기술이자 구조, 개념일 뿐이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한 가지 예가

    가상화폐일 뿐이라는 얘기다.

    블록체인은 앞서 밝혔듯 거래, 교환을 기록한 대장 같은 것이다. 교환이 이뤄지는 분야라면 뭐든 블록체인

    구조를 통합할 수 있다. 가상화폐를 예로 들면 블록체인인 가치, 그러니까 돈의 상호 작용에 따라 데이터를

    전송하면 이 때 언제 누가 누구와 어떤 상호 작용을 했는지 모든 걸 기록하는 대장 역할을 한다.

    블록체인의 가장 큰 장점은 상호 작용을 관리하는 중앙집권적 조직이나 구조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교환은 인터넷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된다는 점 역시 기존 교환 중개 시스템과는 크게 다르다. 무두

    공유하고 자원을 분담, 거대한 거래 기록인 대장을 유지 관리한다. 이렇게 모두 공유하는 상호 작용 기록을

    조작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블록체인의 거래 기록을 조작하려 한다면 네트워크상에서 블록체인을

    공유하는 다른 모든 기록을 조작해야 하는데 이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블록체인은 블록 단위를 서로 연결한 블록 검증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 기록을 변조할 수 없게 해준다.

    예를 들어 새로운 데이터 처리가 이뤄졌다면 과거 데이터는 저장 상태로 남아 있다. 언제든 과거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안에 연결되어 있는 상태라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잘못된

    연산이 발생하기는 어렵다. 블록체인이 높은 독립성과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림 2_블록체인을 활용한 첫 킬러콘텐츠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의 장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블록체인은 이런 점을 들어 MDL(mutual distributed ledger)라고 부르기도 한다. MDL은 1976년 디피와

    헬만이 제창한 디피-헬만 키 교환(Diffie-Hellman key exchange)에서 비롯된 것이다. 디피-헬만 키 교환은

    암호키를 암호화되지 않은 네트워크를 통해 교환하는 방법으로 각각 비밀 정보를 공유해 이산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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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도록 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변조를 할 수 없는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 높은 거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다. 원격지에

    있는 사람에게 송금을 한다고 해보자. 상대방이 올바른 상대라는 걸 확인하고 지정된 정확한 금액 등 교환

    안전성을 담보하려고 사람들은 금융기관을 쓰고 이곳이 중개를 한다. 금융기관은 거래 안전성을 담보하는

    대신 수수료를 챙긴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변조가 불가능한 거래만 보장하는 가상화폐만 있으면 중간에 수수료도 필요 없다.

    중간에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 없이 거래자끼리 가치, 그러니까 돈을 교환할 수 있는 것이다. 주식 매매를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증권사가 중개를 하고 중간에서 이득을 챙긴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있다면

    증권사는 필요 없다.

    블록체인은 이런 장점 때문에 주로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응용범위는

    금융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앞서 밝혔듯 교환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든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수수료나 시간, 물리적 위치 등 거치적거리던 장애물이 사라진 새로운 가치와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비트코인으로 돌아가 블록체인의 특징을 비유해 설명하자면 이렇다. 확인된 블록체인에 기록된 내용,

    기록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예를 들어서 사기꾼에게 속아서 송금을 했거나 해커에게 가상화폐를 실수로

    줬다면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 또 모든 가상화폐 계좌나 거래는 사실은 실제 사람에게 연결되어 있더라도

    30문자에 이르는 임의 숫자로 이뤄진 주소 형태로 취급하기 때문에 거래 흐름은 알아도 해당 사용자가

    누구인지 직접 연결할 수는 없다는 것. 그러니까 거래 익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된다.

    또 다른 장점은 신속성이다. 거래 기록은 P2P에 곧바로 퍼지고 몇 분 가량이면 확인 작업까지 모두 끝난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에게 송금을 해도 빠른 거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국가나 지역 같은 물리적 제한과 무관하게 전 세계 어디서나 빠른 거래를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정보를 중앙에 있는 제3자가 관리하는 게 아니다. 따라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모든 컴퓨터를 통해

    모든 데이터 처리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더구나 블록체인을 이용한 가상화폐의 경우 공개키 암호화 시스템으로 암호화된다. 키 소유자만 암호를

    해독, 송금 처리해 가상화폐를 이용할 수 있다. 인간이 아니라 수학적 계산을 통해 시스템 안전성을

    담보한다. 비트코인을 예로 들면 이론상으로 가상화폐 시스템이 손상될 확률은 집에 소행성이 떨어질

    확률보다 낮다고 한다. 그만큼 보안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이런 안전을 담보하지만 가상화폐는 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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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자신만 암호화 통신을 송수신하면서 결제할 수 있다.

    접근성이 높은 것이다. 전 세계 어디서나 가상화폐 이용을 막는 장벽이 없다는 것.

    물론 이런 블록체인에도 약점이 있다. 블록체인은 분산 특성 탓에 이런 네트워크를 구성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 컴퓨팅 역량을 필요로 한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다. 분산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에 대한 상호 검증을

    확인하기 위해 개별 컴퓨터를 통해 컴퓨팅 역량을 모아야 한다.

    실제로 금융 기술 싱크탱크인 지/옌(Z/Yen) 의장 마이클 마이넬리(Michael Mainelli)는 아일랜드 내에서

    쓰는 에너지 소비량 가운데 50%를 비트코인이 소비한다고 밝힌 적도 있다. 블록체인 구축에 얼마나 많은

    컴퓨팅 파워가 들어가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림 3_분산형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탓에 높은 컴퓨팅 파워를 요구한다.

    그렇다면 컴퓨팅 역량은 어떻게 모을까. 비트코인 관련 기사를 보다보면 채굴이라는 말이 나온다.

    비트코인에서 검증과 안전 확보에 중요한 거래 확인 작업은 마이너(miner)만 할 수 있다. 정당한 거래인지

    확인해주는 것. 마이너는 이런 안전을 담보하는 컴퓨팅 역량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가로 토큰,

    그러니까 가상화폐를 ‘채굴’이라는 형태로 분배받게 되는 것이다. 마이너는 가상화폐 시스템에 대한 암호

    해독 작업에 참여, 암호화 퍼즐을 풀면 비트코인을 받는다. 채굴 과정은 컴퓨팅 역량이 높을수록 난이도가

    더 올라간다.

    인터넷 발명에 버금가는 가치

    하버드대학 마르코 이안시티(Marco Iansiti)와 카림 R. 라카니(Karim R. Lakhani) 교수는 블록체인을

    TCP/IPO에 비유해 가치를 설명한다.1 TCP/IP 기술이 등장하면서 이메일이 등장하고 이 네트워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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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W로 퍼져 인터넷 세계가 탄생했다. 블록체인은 TCP/IP와 같은 개방형이면서 분산, 공유되는 성질을

    갖고 있어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서비스가 확산되어 갈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TCP/IP를 통해 싹튼 첫

    서비스가 이메일이었다면 블록체인에선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TCP/IP는 연결 비용을 크게 줄여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 거래 비용을 절감하는 블록체인의

    등장은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메일이 태어나자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상품이 도착하는 아마존 대시버튼이나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부르는 우버 같은 서비스가 탄생할 것으로

    생각한 소비자는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블록체인은 거래 안전성을 담보하는 기능일 뿐 아니라 과거 행동

    등을 기록하기 때문에 앞으로 일어날 걸 예측하는 데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트코인의 이용

    행태에선 상상할 수도 없는 서비스가 앞으로 태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메일에서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 탄생까지는 수십 년이 걸렸다. 블록체인 역시 긴 세월에 걸쳐 서비스를

    만들어갈 수 있다. 비즈니스 관점에선 이미 결제 인프라 기반이 되고 있는 비트코인을 결제 방법으로

    추가하는 게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비교적 작은 로컬 네트워크에서 제한된 신뢰할 만한 거래를 위해 사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거래 비용을 절감하는 게 다음 단계다. 예를 들면 다이아몬드 산업에서

    광산에서 채굴한 원석이 소비자에 도착하는 흐름을 블록체인으로 관리, 추적하는 시도를 할 수 있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첫 킬러콘텐츠일 뿐이다. 하지만 첫 번째 작품만 봐도

    블록체인이 바꿀 미래는 상당한 무게감을 느끼게 해준다. 한국은행처럼 통화를 발행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기관도 없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같은 환율 조작이 불가능하다. 거래 가격도 단순하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딱 2가지 균형에 의해 결정되는 것. 블록체인과 만난 가상화폐는 디지털 세계에서의

    금본위제라고 할 수도 있다.

    앞서 밝혔듯 기존 금융 시스템과 가상화폐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지난 2016년 가상화폐 조사기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가상화폐 종류는 이미 700종이 넘는다. 가상화폐는 금융정책이나 자본정책 같은

    것에서 자유롭다. 중앙은행이나 정부 통제를 받지 않는다. 중요한 건 가상화폐를 이용하는 기반 격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자산과 경제가 확대될수록 기존 금융 시스템 자체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가 단위가 아니라 디지털을 근간으로 전 세계가 융합되는 형태가

    일어날 수 있다. 이미 가상화폐를 개발하기로 한 전 세계 주요 은행이 많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듯 관련

    기술 개발이나 가상화폐에 대한 제도적 준비, 법적 명확성을 준비해야 할 때인 것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일어날 블록체인의 혜택을 가장 먼저 받을 분야는 인증 시스템과 돈세탁 방지가 될

    1 The Truth About Blockchain(Marco IansitiKarim R. Lakhani) https://hbr.org/2017/01/the-truth-about-blockchain.

  • 2017년 Vol.02 이슈 & 트렌드

    37

    수 있다는 지적이다. 블록체인을 사용한 여권 등 공적인 본인 확인 시스템이 탄생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돈세탁 방지 시스템의 등장이 그것. 조만간 선거 투개표 시스템 역시 블록체인 관리를 통해 부정한 결과를

    통한 변조가 일어날 수 없는 선거가 보장될 수도 있다. 온라인으로 신분이 보호되고 자율주행 차량을 비롯한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에도 블록체인이 활용될 수 있다.

    국제 송금에 활용하려는 시도도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스타트업 스트라이프(Stripe)가 선보인

    오픈소스 결제 프로토콜인 스텔라(Stellar)의 경우가 그 예이다.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러스왕(LeEco)의

    자회사 르파이낸스(LeFinance)는 온라인 결제 전문 기업으로 스텔라를 이용해 저렴하게 국경 넘어 기업이나

    고객 사이 국제 송금을 해주는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국제 송금에 들어가는 평균 비용은

    25∼35달러라고 한다. 국내 송금보다 10배는 비싼 것. 더구나 은행끼리 주고받는 기술도 제각각이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시스템으로 국제 송금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이론상

    중앙은행 등의 관리 없이 직거래가 가능하다고 했으나 국제 송금의 예처럼 현실적 접목도 얼마든지 꾀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 필적하는 존재로 불리는 블록체인은 앞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잉태, 인터넷

    세계에서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업이 탄생했듯 블록체인 세계에서도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 PowerReview

    ICT 동향 2016년 Vol.02

  • 2017년 Vol.02 ICT 동향

    39

    Stackoverflowin라고 불리는 그레이해커는 온라인에 연결된 15만대 이상의 프린터를 해킹하여 경고문구가

    포함된 인쇄물이 자동 출력되는 공격을 실시했다고 발표

    ▶ Stackoverflowin라는 온라인 닉네임을 사용하는 해커가 IT 관련 포럼운영 사이트인 블리핑

    컴퓨터(Bleeping Computer)를 통해 온라인에 연결된 15만대 이상의 프린터를 해킹했다고 주장

    ▶ 해커는 자동화된 스크립트를 사용하여 외부 인터넷에서 노출된 프린터를 대상으로 IPP(Internet Printing

    Protocol) 포트와 LPD(Line Printer Daemon)포트, 9100포트를 이용하여 출력 명령을 실행

    • RCE(command execution) 취약성을 이용

    ▶ 자동 출력된 메시지는 ASCII로 묘사된 로봇과 해커의 이메일 주소, 해킹에 사용된 포트를 닫으라는

    경고문을 포함하여 출력됨

    그림1 _ 해킹된 프린터에서 자동 출력된 경고 문구

    출처: bleepingcomputer.com (17.02.04)

    ▶ 이로 인해 HP, Epson, Canon, 삼성 외 여러 브랜드 제품의 사무실용, 가정용, 점포용 영수증 인쇄기

    등에서 피해 발생함

    온라인에 노출된 15만대 이상의 프린터 해킹인프라보호단 기반보호팀

  • 2017년 Vol.02 ICT 동향

    40

    ▶ 독일 연구원은 PRET (Printer Exploitation Toolkit) 라고 불리는 프린터 해킹 도구를 이용하여 HP, Brother,

    Lexmark, Dell, Kyocera, 삼성 등 20개 프린터에 공격을 수행함

    ▶ 프린터에 공격을 수행한 결과 다양한 제조사의 프린터들은 최소 하나 이상의 취약점에 영향을 받음

    • 수년 전 알려져 있는 취약점조차 패치 되고 있지 않음

    그림2 _ 공격유형의 따른 프린터들의 보안 상태

    출처: bleepingcomputer.com (17.01.01)

    시사점

    ▶ 해킹 공격의 대상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아닌 우리 주변에 있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물들을 대상으로

    확대됨에 따라 이에 따른 보안 의식 개선 및 조치가 필요함

    ▶ 프린터 인쇄 공격에 노출될 경우, 인쇄용 잉크나 출력 용지 등의 용품이 무분별하게 소비되거나 프린터를

    사용하는 업무가 방해받는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취약점에 대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프린터 IP를 내부 네트워크로 변경하거나 패스워드 복잡성 설정이 필요함

    Reference

    1. ”http://www.bbc.com/news/technology-38879671”, 2017.02.06.

    2. ”https://www.bleepingcomputer.com/news/security/a-hacker-just-pwned-over-150-000-printers-left-exposed-online/”, 2017.02.04.

    3. “https://www.bleepingcomputer.com/news/security/new-research-shows-sorry-state-of-printer-security/”, 2017.01.01.

    4. “https://github.com/RUB-NDS/PRET”

  • 2017년 Vol.02 ICT 동향

    41

    美, 랜섬웨어로 인하여 CCTV 운영에 차질 발생보안산업단 보안산업지원팀

    랜섬웨어의 공격 대상이 국가 인프라 시스템으로 확대

    ▶ 랜섬웨어로 인하여 CCTV 운영 차질

    • 워싱턴 D.C 경찰은 CCTV가 1월 12일부터 15일 동안 녹화되지 않도록 CCTV의 영상 저장장치

    (NVR)*가 랜섬웨어에 감염되었다고 밝힘

    * NVR(Network Video Recoder) : 네트워크(IP) CCTV 기반 촬영 영상 저장 장치

    • 187대 CCTV 중 123대의 NVR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를 분석한 결과 주로 2종의 랜섬웨어 가

    발견되었고 해당 파일과 이를 공격한 해커에 대하여 분석 중이라고 밝힘

    • 해커는 복호화의 조건으로 금액을 요구하였으나 경찰은 CCTV의 네트워크 연결을 해제하고

    관련 소프트웨어를 재설치 하는 방법으로 복구

    ▶ 랜섬웨어의 공격 대상 확대

    • 랜섬웨어는 개인이나 기업의 PC, 서버를 대상으로 다수 발생하였으나, 최근 몇몇의 사건을

    통해 공공을 대상으로 공격이 확대됨을 확인할 수 있음

    • 지난해 유사한 공격으로 미국 전역의 여러 병원 시스템이 중단되어 환자들의 병원 기록을

    확인할 수 없는 사건이 있었으며,

    • 동년 11월은 캘리포니아 교통국의 약 900개 시스템의 데이터가 랜섬웨어로 인하여

    암호화되어 운송 시스템에 장애를 발생

    • 해커는 국가 주요 인프라 시설을 대상으로 랜섬웨어와 같은 악성코드를 통해 금품을

    요구하거나 국민의 안전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

    ▶ 랜섬웨어로 인한 우려 및 대응방안

    • 정보보호업체 Tripwire의 Tim Erlin은 “점점 더 많은 장비를 인터넷을 통해 연결하고

    확장시킴에 따라 랜섬웨어와 같은 다양한 공격이 위협으로 다가올 것” 이라고 밝혔으며,

    • “보안은 최초 시스템을 개발 시에 설계단계부터 고려되어 랜섬웨어와 같은 위협에 대응

    필요”라고 밝힘

    Reference

    1. Theregister “Ransomware killed 70% of Washington DC CCTV ahead of inauguration”, 2017.1.30.

    2. Scmagazine “’Police camera system in D.C. hit with ransomware”, 2017.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