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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 문제와 루마니아의 자연친화적 심성의 연관성 * 1) 이호창 ** I. 들어가는 말 II.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 1. 로쉬아 몬타너 소개 2. 금광 개발에 따른 기대 효과 3. 금광 개발의 문제점과 부정적 영향 III. 로쉬아 몬타너의 현재 상황 IV. 루마니아의 자연친화적 심성 1. 루마니아의 역사와 자연 2. 루마니아의 문화와 자연 V. 맺는 말 <국문개요> 본고에서 살펴볼 로쉬아 몬타너(Roşia Montană)는 15~16년간 최소 317톤 의 금과 1,600톤의 은을 채굴할 수 있는 유럽최대의 노천금광 지역이다. 캐나다 의 가브리엘 리소시스(Gabriel Resources)사와 루마니아 정부는 이 지역의 막 대한 금광을 채굴하려는 사업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현재 이 개발 사업 은 환경문제 등의 이유로 전면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개발을 원하는 가브리엘 리소시스사와 환경보존을 요구하는 로쉬아 몬타너 주민측이 서로 대립하는 상 * 본 논문은 2010년 한국동유럽발칸학회 국제 학술대회 발표문을 수정 보완한 논문입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루마니아어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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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 문제와루마니아의 자연친화적 심성의 연관성*1)

이호창 **

차 례

I. 들어가는 말II.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 1. 로쉬아 몬타너 소개 2. 금광 개발에 따른 기대 효과 3. 금광 개발의 문제점과 부정적 영향III. 로쉬아 몬타너의 현재 상황IV. 루마니아의 자연친화적 심성 1. 루마니아의 역사와 자연 2. 루마니아의 문화와 자연V. 맺는 말

<국문개요>

본고에서 살펴볼 로쉬아 몬타너(Roşia Montană)는 15~16년간 최소 317톤의 금과 1,600톤의 은을 채굴할 수 있는 유럽최대의 노천금광 지역이다. 캐나다의 가브리엘 리소시스(Gabriel Resources)사와 루마니아 정부는 이 지역의 막대한 금광을 채굴하려는 사업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현재 이 개발 사업은 환경문제 등의 이유로 전면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개발을 원하는 가브리엘 리소시스사와 환경보존을 요구하는 로쉬아 몬타너 주민측이 서로 대립하는 상* 본 논문은 2010년 한국동유럽발칸학회 국제 학술대회 발표문을 수정 보완한 논문입니다.**한국외국어대학교 루마니아어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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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 오래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모든 노천 금광들은 아마도 루마니아의 로쉬아 몬타너와 같이 당장의 막대한 경제적 이득뿐 아니라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와 사회 문제도 함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발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로쉬아 몬타너의 사례처럼 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오랜 기간 동안 개발 계획의 추진 자체가 답보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보면, 환경단체 등의 반대는 어느 정도 무시하고 개발을 일단 추진하고 보는 것이 대부분이다.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이 답보 상태에 있는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경제, 정치, 외교 등 복잡한 사회적 이해관계를 세밀하게 따져 보아야 하겠지만,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보려면 자연을 형제처럼 소중히 여겨온 루마니아의 전통적 심성을 알아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금광에서 얻어질 당장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고된 삶 속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루마니아인들의 태도는 오랜 역사 속에서 형성된 자연 친화적 심성에서 기인한다고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루마니아는 경제적으로는 후진국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자연이 가장 잘 보존된 국가 중의 하나이다. 루마니아는 사실 가진 것이 많은 나라이다. 그림같이 어우러져 있는 숲과 언덕들은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기르기에 덧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울창한 숲에는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산림 자원이 넘쳐난다. 석유나 천연가스 등의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트란실바니아의 비호르(Bihor) 산맥, 카르파치(Carpaţi) 산맥, 아푸세니(Apuseni) 산맥 등에는 유럽 최대 규모의 금이 묻혀있다.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GDP나 GNP만 따져보면 루마니아는 빈곤한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된다. 루마니아 사람들은 자연을 한시적인 재화를 위해 파헤쳐지는 개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맑은 공기와 휴식을 주는 곳으로 여기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의 자본주의 경제 체제 하에서는 전통적인 자연 친화적 삶을 보존하려는 루마니아사람들도 더 이상 자연 속에서 느긋하게 살아 갈 수 있는 입장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가난에 시달리며 사회적으로 소외받던 로쉬아 몬타너의 대다수 주민들은 평생 만져 보지 못할 거금을 쥐어주는 외국인에게 자신의 산과 강을 울면서 내어주는 것이 살아가는 마지막 희망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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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처해있다. 그 상황 속에서도 일부 주민들은 가난하지만 자유로웠던 기존의 삶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녹색 환경을 포기하려 들지 않는다. 경제적 수치로만 모든 것을 환산하려는 물질주의적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자연을 형제처럼 대하는 루마니아의 전통적 심성은 삶의 가치를, 경제적 수치로 환산하고 계산하기보다는, 인간과 환경의 친밀도에서 찾으려 한다.

주제어 : 로쉬아 몬타너, 알부르누스 마이오르, 금광 개발, 환경 보존, 가브리엘 리소시스, 시안화물

I. 들어가는 말본 연구는 유럽 최대의 금 매장지로 추정되는 루마니아 중부의 로쉬아 몬타

너(Roşia Montană) 마을에서 금광 개발 사업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는 개발 우선론과 환경 보존론의 첨예한 갈등의 진행 상황을 알아보고 이를 루마니아의 전통적 삶과 녹색 환경의 통시적이자 공시적인 연관성을 통해 살펴보고자 계획되었다.

로쉬아 몬타너는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지닌 노천금광이 있는 지역이다. 캐나다의 가브리엘 리소시스(Gabriel Resources)사와 루마니아 정부는 이 지역의 막대한 금광을 채굴하려는 사업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현재 이 개발 사업은 환경문제 등의 이유로 전면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개발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어 보려는 가브리엘 리소시스사와 가난 속에서도 환경을 보전하며 전통적 삶의 방식을 지켜 나가려는 로쉬아 몬타너 주민측이 서로 대립하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 같으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금광이 있다면 각종 제반 문제 해결은 차후로 미루고 당장 채굴을 진행시켰을 것이다. 그런데 오랜 사회주의 체제하에 시름했으며 1989년 민주화 이후 현재까지 재정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루마니아가 재정적 위기를 호전시킬 수 있는 이러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의아스럽다. 그 원인은 EU등 국제 사회와의 관계, 국내 행정의 문제, 정치적 이해관계, 사회 문제 등에서도 물론 찾을 수 있겠지만,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은 오랜 역사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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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형제처럼 소중히 여겨온 루마니아의 전통적 삶의 태도에서 찾아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본 연구는, 자신들을 ‘숲의 형제’라 부르면서 오랜 세월 숲과 자연을 경외하면서 살아온, 루마니아인들의 전통적 삶의 태도가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 중단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알아보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수치 자료가 증명할 수 없는 환경과 삶(역사, 경제, 사회, 문화, 민속, 전통 등을 포함)의 문제를 인문학의 견지에서 조명해 보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덧붙이면, 이미 필자는 루마니아의 민속과 문화 및 정신세계에 관한 여러 논문들을 발표한 적이 있으며, 본고는 그러한 선행 연구들의 연장선상에서 집필된 것이다. 논문의 분량 문제로 본고에서 루마니아의 자연친화적 심성을 설명하는 부분 중의 일부는 기존에 발표했던 논문들에서 중요한 내용을 발췌하여 참고하고 주석을 첨부하였다. 루마니아 인들의 자연 친화적인 삶과 심성에 대해서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필자가 이미 작성한 다른 논문들도 참고하면 될 것이다.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 문제에 대한 분석을 위해서는, 현재 루마니아의 각종 신문, 잡지, 인터넷 카페, 개인 블로그, 동영상 게시 사이트 유투브(youtube) 등에서 연일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는, 로쉬아 몬타너 금광 개발에 대한 찬반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을 먼저 진행하였다. 개발을 추진하는 가브리엘 리소시스사의 자료들과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단체인 Asociaţia Alburnus Maior(이하 AAM)측의 자료들을 검토하였으며 루마니아 정부나 여러 학술단체, 언론 등의 다양한 의견들도 역시 검토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본고에서 피력하고자 하는 중심 내용은 필자의 현지 체험에 가장 높은 비중을 두었다. 참고로 필자는 2010년 7월 13일에서 7월 22일까지 로쉬아 몬타너를 직접 방문하여 주민들과 함께 즐기기도 하고 일도 하면서, 금광 유적들과 폐광을 둘러보는 기회, 금광 개발에 얽힌 여러 사연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 그 곳의 대자연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 등을 가진 바 있다.

필자가 현지 체험 이전에 문서 자료들만 검토하였을 때에는, 금광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가브리엘 리소스사의 발표들은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하였음을 증명하는 많은 학술적 자료들을 첨부하여 지극히 객관적으로 보이는 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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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M 측의 자료들은 약간은 허술해 보이기도 하고 객관성 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면이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현지 체험 이후에는 이러한 검토가 옳은지에 의문에 생기기 시작하였다.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연구에 투자한 가브리엘 리소시스의 자료들은 구체적인 수치와 금액이 제시된 훌륭한 마스터플랜들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소위 지식인이라 칭하면서 개발회사들의 이익에 영합하는 회사 연구원이나 학자들이 시골 농민들을 속이기 위해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으로 작성한 장황한 데이터 나열에 불과해 보였다. 반면 AAM의 자료들은 주로 개발 이후의 환경 피해를 주로 다루고 있었는데, 물론 저명한 학자들의 연구를 일부분 제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확한 피해 수치나 금액을 객관적으로 제시하는 대신 그 지역 주민들과 생명체들이 겪을 아픔들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객관성을 추구하는 학문적 입장만 따지면서, 가브리엘 리소스사의 자료들만이 모두 옳고 AAM의 자료들은 그르다고 할 수는 없어 보였다.

본고는 학문적 객관성 보다는 루마니아 농민들의 입장을 알리기 위한 필자의 주관적 감정에 치중하여 서술 되었으며, 로쉬아 몬타너의 상황을 느낀 대로 생생하게 설명하기 위해, 일반 학술 논문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감성적인 문장들을 의도적으로 몇 군데에 사용하였음을 미리 밝힌다.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 사례와 같은 문제에서는 학문적인 객관성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해당 지역 주민 개개인 또는 그곳 방문자들의 주관적 감성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학자들의 연구가 아무리 객관적이라 할지라도 그 내용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삶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오히려 그들의 주관적 삶을 통해 우리 모두가 배우고 고쳐나가야 할 점이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렇게 눈과 가슴으로 보고 느끼고 배운 것을 독자들에게 알리는 일이 본고의 가장 큰 목적이다.

II.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

1. 로쉬아 몬타너(Roşia Montană)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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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루마니아 내에서 최대의 이슈가 되고 있는 로쉬아 몬타너(Roşia Montană)는 루마니아 중부 트란실바니아(Transilvania) 지역 알바(Alba)주의 아푸세니(Apuseni) 산맥에 위치한 조그만 산간 마을이다. 이 마을은 루마니아의 여느 시골과 마찬가지로 높고 낮은 언덕이 물결치듯이 자리하고 있고, 작은 집들이 자연과 그림 같은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는 곳이다. 원래 이 마을과 그 주변의 지역은 고대 다치아(Dacia) 시대부터 금을 캐오던 곳으로 유명했으며, 106년에 로마의 트라이아누스 황제가 다치아를 점령한 이후에는 이전보다 더욱 본격적인 채굴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많은 역사학자들의 기록에 의하면 로마는 옛 다치아 땅에서 채굴한 금과 은으로 제국 전체의 재정을 충족했다고 한다.1) 그 중 지금의 로쉬아 몬타너 지방과 바이아 마레 지방에서 채굴한 금과 은의 양이 가장 많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실은 로쉬아 몬타너의 체타테(Cetate) 언덕에서 다량으로 발굴된 로마 시대에 사용하던 금광 갱도, 석금을 찧는 금방아, 채광 도구, 광부들의 거주시설, 장례시설, 종교시설, 라틴어와 그리스어로 새겨진 밀납 기록물 등의 역사적 유적과 유물들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 유물 등 중 기원후 131년 2월 6일이라는 날짜가 기록된 밀랍판에 의하면 이 금광 지역은 로마식 지명으로는 알부르누스 마이오르(Alburnus Maior)2)였다. 또 다른 밀랍판의 기록에 의하면 알부르누스 마이오르에는 주로 로마의 식민지였던 일리리아(Ililia : 현재의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지방 출신의 사람들이 이주해 와서 광부로 일했고 그들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일은 본토박이 다치아 출신의 농부들이 담당했다고 한다.3) 이 역사 유물들은 현재 로쉬아 몬타너의 광산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로쉬아 몬타너 주민들은 현재 이 유적과 유물들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로쉬아 몬타너의 로마 금광 유적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로마 금광 유적이기 때문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이 지역은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

1) cf. 2007, Ghid complet România, 21.2) 로쉬아 몬타너 주민들이 금광 개발에 반대하고 전통적 삶을 지키기 위해 설립한 민간단체의 명칭이 “Asociaţia Alburnus Maior”인데, 이 명칭은 바로 로쉬아 몬타너의 로마식 지명인 Alburnus Maior에서 유래한다.

3) http://rosiamontan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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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면적으로 제한된다.로마시절 알부르누스 마이오르라고 불리던 곳이 현재 로쉬아 몬타너라는 지

명을 가지게 된 이유는 이 지역 금광 근처의 산에서 흐르는 작은 개천들이 붉은빛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로쉬아’는 루마니아말로 ‘붉다’는 뜻이고 ‘몬타너’는 ‘산’이라는 뜻이다. 이 지역의 토양에는 원래 금과 은뿐만 아니라 산화철이나 다른 중금속 성분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들이 비가 올 때마다 주변의 개천으로 녹아들어갔기 때문에 인접한 개천들의 바닥이 마치 녹슨 쇳덩이처럼 붉게 변해버린 것이다. 이 개천들을 흐르는 물에는 중금속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 되었다. 아연이 법정 허용량보다 무려 110배, 산화철이 64배, 비소가 3.4배, 카드뮴이 3배 이상 녹아 있어서 식수로는 사용이 불가능하며 수중 생물들은 전혀 살지 못한다.4)

로쉬아 몬타너 지역이 다른 지역과 지형적으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은 계곡, 구릉, 언덕 등 곳곳에 폭이 50m가 넘는 넓은 인공 호수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인공 호수들은 루마니아어로는 터우(tău)라고 불리는데, 금이 함유된 돌덩어리를 빻아 가루로 만들어 주는 물레방아 형태의 금방아를 돌리기 위해 만들어 놓은 호수들이다. 로쉬아 몬타너의 자연 개천들의 수압으로는 금방아를 돌리기 힘들어 이러한 인공 호수들을 조성하였던 것이다. 현재 이 지역에 남아있는 인공 호수의 수는 1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금방아를 돌리던 고전적 금 분리 작업이 사라진 현재에도 이 호수들은 주변의 빼어난 풍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이 지역만의 독특하고 환상적인 경치를 제공하는데 일조하고 있다.5) 그 중 로쉬아 계곡 아래에 위치한 터울 브라지(Tăul Brazi)는 로쉬아 몬타너의 옛 시가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마을 사람들이 수영을 즐기거나 소풍을 즐기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코르나(Corna) 마을 위쪽에 자리 잡고 있는 터울 코르네이(Tăul Cornei)는 수많은 인공 호수들 중에서도 주변

4) “Proiectul minier Roşia Montană”, RMGC pliant, 3.5) 논문에 사진을 삽입하고자 하였으나 흑백으로 인쇄할 경우 풍경의 진면목을 전혀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사진은 삽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로쉬아 몬타너의 풍경, 폐허가 된 금광, 로마 시절의 갱도, 현재 주민들의 생활 모습 등을 보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http://drleehc.tistory.com에 필자가 로쉬아 몬타너 방문 중 직접 찍은 수십 장의 다양한 사진들을 게시하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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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가장 예쁘게 어울리고 있는 호수로 평가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마레(Mare), 쩌르네이(Ţărnei), 안겔(Anghel), 문타리(Muntari) 등으로 불리는 인공 호수에는 물고기들이 많아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로쉬아 몬타너의 크르닉(Cârnic)언덕과 체타테(Cetate) 언덕 사이에는 자연 유산으로 보호되고 있는 두 개의 큰 바위가 있다. 하나는 피아트라 코르불루이(Piatra Corbului : 까마귀 바위)이고 다른 하나는 피아트라 데스피카터(Piatra Despicată : 잘려나온 바위)라고 불린다. 까마귀의 얼굴 모양을 닮은 피아트라 코르불루이에는 정으로 바위를 깎아낸 흔적들이 남아 있으며, 주변에는 고대 로마시대 사용된 광산 갱도의 흔적들이 일부분 남아 있다. 피아트라 데스피카터는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여느 큰 바위와 그리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바위는 해당 지역의 토양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전혀 다른 성분들을 다량 포함하고 있으며, 인근 몇 십 킬로미터 이내에서는 이 바위와 비슷한 성분으로 구성된 바위를 전혀 발견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바위가 어디서 왔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가 아주 옛날 인간이 생겨나기 이전에 세상에 살았던 거인족(Uriaşi)들이 품안에 큰 바위들을 품고 아푸세니 산맥을 넘다가 하나를 떨어뜨린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여러 흥미로운 볼거리와 사연을 담고 있는 이 지역이 개발과 보존이라는 문제로 갈등을 겪게 되었고, 각종 매스컴들로부터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캐나다의 금광회사 가브리엘 리소시스가 2000년에 루마니아 알바(Alba)주 지방자치정부의 채광권 허가를 받고 로쉬아 몬타나에서 대규모로 금광 채굴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가브리엘 리소시스의 자금으로 로쉬아 몬타너 지역의 금광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Roşia Montană Gold Corporation(이하 RMGC)사의 조사에 의하면 이 지역의 노천 금광은 유럽 최대의 규모이며, 15-16년간 최소 317톤의 금과 1,600톤의 은을 채굴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현재 시세인 금 1 트로이 온스(약 8.3돈)에 1,100달러, 은 1온스에 16달러로 계산하면 무려 132억 달러(대략 14조원)를 넘어선다. 로쉬아 몬타너 지역의 금광은 실로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금광인 것이다.6) 6) http://www.econews.ro/articole/reportaj_/view/rosia-montana-ultimele-cli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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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RMGC의 금 채굴이 시작되면 로쉬아 계곡의 그림 같은 5개의 산, 4개의 교회, 마을 공동 묘지, 체타테 언덕의 알부르누스 마이오르 로마 금광 유적 등, 적어도 16 km²에 달하는 지역이 속절없이 파헤쳐져서 생명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황량한 사막처럼 변해 버릴 것이라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인근의 코르나(Corna) 계곡 아래의 2km²에 달하는 지역은 금과 은을 분리하고 남은 오염된 흙더미를 버리는 하치장이 되어 몇 개의 작은 마을들이 자취도 없이 완전히 매몰될 것이다.7)

또한 금광 옆에는 흙더미 속에서 금과 은을 추출하는 작업을 하는 공장이 들어설 것인데 이 공장에서는 최소 비용으로 금과 은을 추출하기 위해 무려 250,000 톤에 이르는 시안화물(cyanide;청산칼리)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조사가 나왔다. 이 용액에는 시안화물뿐 아니라 생태계를 파괴하고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각종 중금속이 함유된다.8) RMGC사는 금과 은을 추출하는데 사용되고 난 후 버려질 폐수는 오염 방지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댐에 안전하게 보관되어 최첨단 시설로 중화작업을 거치고 난 후 처리되기 때문에 환경오염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9)고 말하지만 어떠한 사고가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만약 이 폐수가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수자원인 아리에쉬(Arieş)강과 아부르드(Abrud)강에 흘러든다면 아푸세니(Apuseni) 산맥의 지역 생태계가 극심한 피해를 입을 것이며 주변지역에 살고 있는 1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환경오염으로 심각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한 피해는 경제적 수치로는 환산이 불가할 정도로 치명적일 것이 자명하다.

로쉬아 몬타나 지역 주민과 토지 소유자들은 이 지역의 금광 개발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르는 위와 같은 잠재적 피해를 막기 위해 2000년 11월에 AAM이라는 단체를 설립하였다. 이 단체는 금광 개발에 따른 경제, 문화, 역사, 환경, 사회적인 각종 문제들에 대해 주시하면서 대대적으로 “Slavaţi! Roşia Montană(로쉬아 몬타너를 살립시다!)” 캠페인을 이끌고 있다. 이 캠페인에는 지역주민뿐 아니라, 환경단체, 종교단체, 학술단체, 문화단체 등 40여 개의 비정부 단체

7) http://rosiamontana.org8) http://rosiamontana.org9) “Cianura. Tehnologia sigură”, RMGC pli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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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와 대학, 연구소, 국립 학술원, 공공기관 등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 캠페인의 노력으로 그동안 RMGC를 지원하던 국제금융공사(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는 2002년 10월 광산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전면 중단하게 됐다. 유럽의회에서는 2003년 10월과 2004년 12월 두 번씩이나 현장조사단을 파견하면서, 로쉬아 몬타너 광산개발계획은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루마니아 국가적으로도 지대한 환경적 위협이 될 것이며 국제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현재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 사업은 일시 중단된 상태에 있으며 언제 사업이 재개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이다.10)

하지만 루마니아 정부 측은 금광 개발 사업의 재개를 다각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국민투표로 찬반을 결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11) 루마니아 국민들의 대다수는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보다는 환경보존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쪽이다.

2. 금광 개발에 따른 기대 효과

금광 개발에 따른 최대 수혜자는 역시 캐나다의 금광 회사 가브리엘 리소시스이다. 현재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 사업은 루마니아의 알바(Alba)주에서 설립된 RMGC사가 주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캐나다의 금광회사 가브리엘 리소시스가 지분의 80.46%, 루마니아 정부 측의 Minvest Deva(데바 광산투자 회사)가 19.13% 그리고 소액주주들이 0.23%를 나누어 가지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데로 RMGC사의 조사에 의하면 로쉬아 몬타너에서 생산되는 금과 은을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면 대략 132억 달러에 이른다.

RMGC는 금광 개발 사업에 대략 22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12) 이 중 1억 달러는 금광 지역의 주민들에게 이주 보상금으로 지불되었거나 지불

10) http://rosiamontana.org11) http://www.econews.ro/articole/reportaj_/view/rosia-montana-ultimele-clipe12) “Proiectul minier Roşia Montană”, RMGC plia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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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예정이다. 로쉬아 몬타너에는 16개의 작은 마을이 있으며 주민 수는 약 3,000~3,500명이다. 이 중 4개의 마을이 금광이 채굴되는 지역 안에 위치해있다. 채굴 지역 안에 거주하는 주민 수는 대략 1900명인데, 땅을 팔기로 한 1,500 명의 지역 주민에게 한 사람당 47,000달러의 보상금이 주어졌다. 이미 대략 7천만달러정도가 지불된 것이다. 현재까지 1000명 이상의 주민이 이 지역을 떠난 상태이다. 2009년에는 새롭게 125 가구가 Alba-Iulia(알바 이율리아)시 외곽의 신도시 Recea(레체아)로 이주하였다. 레체아는 RMGC가 로쉬아 몬타너의 주민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2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여 건설한 신도시로 200채의 빌라가 새로 지어졌고, 상하수도, 도시가스, 전기 시설이 모두 지하에 건설된 루마니아 최초의 신개념 거주지역이다. RMGC는 금광이 개발될 지역 안에 집이나 땅을 가지고 있는 주민의 80%는 이미 보상금을 받아갔고, 나머지 20%의 주민들은 사업이 재기되는 시점에 보상금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하였다.13)

투자금 중에는 환경 연구, 지질 조사 등에 4천만 달러가 책정되었는데 이 항목은 이미 지출 되었다. 그리고 문화유산 보존에 3천 5백만 달러 등이 책정 되어 있다. 22억 달러의 총 투자금 중 위의 항목을 빼고 남은 대략 20억 달러는 사업 재기 이후에 진행될 공장 건설과 광부들의 인건비, 루마니아 정부에 지불해야 할 각종 세금 등으로 지출될 예정이다. 그리고 22억 달러 투자금 이외에도 향후 발생할 수입의 일부를 환경 복원비 명목으로 매년 특별 구좌에 적립시키기로 하였다. 또한 예기치 않은 사고 등에 대비할 보험금도 따로 책정되어 있다. 위 두 항목의 금액이 얼마인지는 RMGC 측에서 정확하게 발표한 바가 없다. 그러나 환경복원비와 사고 보험금 그리고 기타 예기치 못한 비용 등을 합친 금액은 최대 10억 달러 정도로 예상된다. 이 항목이 실질적으로 지출될지 다른 부정한 용도로 사용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어찌 되었건 위의 계산에 따르면 RMGC의 총 투자 금액은 32억 달러 정도가 된다.

루마니아 정부 투자로 설립된 Minvest Deva는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서 대략 5억 달러 정도를 로쉬아 몬타너 금광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금과 은을 판매해서 벌어들이게 될 예상 수익인 132억 달러에서 32억 달러의 13) “Strămutare şi relocare”, RMGC pli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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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을 빼면 순이익이 100억 달러에 이른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계산 할 수 있을 것이다. RMGC의 실질적인 주인인 캐나다의 가브리엘 리소시스는 로쉬아 몬타너 금광 사업에서 가지고 있는 지분이 80%이기 때문에 100억 달러에 달하는 이익금의 80%인 80억 달러 정도를 이익금으로 가져갈 수가 있다. 이 중 2~3억 정도는 루마니아 정부에 세금으로 지불하기로 되어 있다. 루마니아 정부 투자로 설립된 Minvest Deva는 20%의 지분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루마니아 정부가 투자금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대략 20억 달러 정도에 그치리라 예상된다. 여기에 광부들의 인건비에서 징수하는 세금과 RMGC가 이익금에서 지불해야하는 2%의 과세 등을 합치면 루마니아 정부가 얻는 이익은 대략 23억 달러에 이르게 될 것이다.

가브리엘 리소시스는 초기 투자비, 인건비, 세금 등 모든 비용을 제외하고도 77억 달러라는 막대한 수입을 얻어가는 것이며, 루마니아 정부는 그리 큰 노력 없이 23억 달러라는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금전적 수치로 단순하게 계산하면 이보다 쉽고 이보다 이윤이 많이 남는 장사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14) 거기다가 금은 캐기만 하면 바로 돈이 될 수 있다. 다른 제품들처럼 신제품 개발에 재투자해야 하고 재고처리와 판매에 신경써야할 필요도 없다.

또한 RMGC는 비슷한 기술을 사용한 금광 사업의 전례를 들면서,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사업은 최소 3,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금을 채굴하기 전에 제반 시설과 공장을 건설하는 2년 동안 2,300여개의 일자리가 필요하고, 이 후 16년 동안 채광 작업을 하는 데에는 800여 명의 광부들이 필요하다고 한다. 채광이 끝난 이후에도 7년 동안 공장 폐쇄와 환경복원사업 등에 200여 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RMGC 측은 이러한 고용 창출이 가계 수입의 증대, 지역 상권의 활성화 등 여러 가지 시

14) “Proiectul minier Roşia Montană”, RMGC pliant, 1-4. 로쉬아 몬타너 금광 개발의 이익금 계산을 위한 수치들은 모두 RMGC의 자료들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RMGC측에서는 정확한 이익금의 계산보다는 투자금액의 어마어마한 수치를 나열하는 데에 치중하면서 자신들이 지출할 자금만을 강조하고 수입으로 가져갈 이익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을 보인다. 필자가 보기에 RMGC측에서 제시한 여러 경제적 수치들은 인문학적 요소들을 제외한 단순한 숫자 나열에 불과할 뿐이다. RMGC의 막대한 투자금과 그보다 몇 배에 이르는 엄청난 이익금의 계산에는 로쉬아 몬타너 주민들의 눈물과 아픔 그리고 그곳에 사는 모든 생명체에 미칠 악영향 등은 처절하게 외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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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지 효과를 이루면서 로쉬아 몬타너의 지역 경제를 성장 시키게 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15)

그러나 위의 고용 수치는 로쉬아 몬타너의 주민들에게만 해당되는 수치가 아니다. 그 중에는 루마니아뿐 아니라 외국에서 초빙되는 전문 인력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루마니아의 타 지방에서 지원하는 구직자의 숫자도 포함되어 있다. 이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로쉬아 몬타너의 지역 경제에 어느 정도의 이익을 가져다줄지는 아직 미지수라 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고용되는 인력의 대다수가 평생 직업을 갖는 것이 아니라 사업이 마무리 되면 재고용의 기약이 없는 실업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불안정한 고용은 예기치 못한 불행한 사건들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다분히 안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3. 금광 개발의 문제점과 부정적 영향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로쉬아 몬타너 금광은 거액의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환경 파괴라는 심각한 문제도 안고 있다. 첫째로는 산과 마을이 폐허가 된다는 사실이고 둘째로는 금을 추출하는데 사용될 시안화물의 잠재적 피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에 덧붙여 로쉬아 몬타너의 역사적 유적들이 파괴될 위기에 놓여 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RMGC는 노천 금광16)의 특성상 지형이 파괴되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파괴된 지형을 최대한 복원하면서 채광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채굴로 파괴된 숲에는 다시 나무를 심고, 폐기 처리장이 된 계곡도 복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17) 그러나 파괴된 지형의 외형은 어느 정도 그럴듯하게 복원 할지도 모르지만, 파괴된 생태계는 그리 쉽게 복원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지역의 농작물과 가축 그리고 야생 식용 식물들이 입는 피해 역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복구되15) “Proiectul minier Roşia Montană”, RMGC pliant, 2.16) 로쉬아 몬타너의 금 채굴 방식은 금맥을 찾아 땅 속을 파고 들어가면서 채굴하는 방식이 아니라 산 전체를 모두 깎아내고 거기에서 나온 막대한 양의 흙더미를 시안화물로 거르면서 소량의 금을 분리해 내는 방식이다.

17) http://www.rmgc.ro/proiectul-rosia-montana/mediu/reabilitare-si-inchider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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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한 번 파괴된 고고학적 문화유산들은 다시는 볼 수없이 영원히 사라질 수밖에는 없다.

금을 분리하는데 사용될 시안화물의 피해에 관해서도 RMGC측은 시안화물이 일반인들의 생각처럼 위험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RMGC는 로쉬아 몬타너에 들어서게 될 금광은 국제적으로 저명한 전문가들의 감시 하에 ‘시안화물 취급에 관한 국제 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할 것이며, 금을 분리한 뒤 폐기될 쓰레기 흙더미는 시안화물 중화 처리소를 거쳐 EU의 법정 허용량보다 가능한 낮은 최소한의 잔여 시안화물만 남게 처리할 것이라고 한다. EU의 법정 허용량은 10ppm인데, 로쉬아 몬타너 금광에서 버려질 폐기물에는 5-7ppm의 시안화물만 남을 것이며, 태양광 등에 의한 자연 정화 이후에는 2-3ppm의 시안화물만이 폐기물에 잔류할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커피 한잔에는 무려 6ppm의 시안화물이 포함되어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18) 그러나 하치장에 버려질 오염된 흙의 양은 무려 200,000,000 톤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다.19) 커피 한 잔의 양이 아니라는 것이다. 200,000,000톤 폐기물에 3ppm의 시안화물이 잔류한다는 말은 무려 600톤20)의 시안화물이 로쉬아 몬타너를 죽음의 땅으로 만든다는 말과 다름없다. 참고로 1g의 시안화물은 황소 한 마리를 즉사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양이다. 또한 RMGC가 말하는 태양광 등에 의한 자연 정화는 시안화물이 27도씨 이상에 이르면 대기 중으로 증발하여 대기를 오염시킨다는 사실을 마치 시안화물이 햇볕을 받으면 그냥 사라지는 양 교묘하게 위장한 표현에 불과하다. 200,000,000톤의 폐기 흙더미에서 증발하여 대기 중으로 섞여 들어 갈

18) “Proiectul minier Roşia Montană”, RMGC pliant, 3.19) http://rosiamontana.org/20) 1ppm은 백만분의 1이다. 200,000,000톤 중에 3ppm은 무려 600톤 (200,000,000 / 1,000,000 * 3= 600)에 이르는 엄청난 양이다. 커피 한 잔을 대략 300g 으로 계산하면 6ppm은 0.0018g 정도 되는 아주 작은 양이다. 그렇게 따지면 로쉬아 몬타너에서 16년간 버려질 폐기 흙더미 200,000,000톤에 들어 있는 시안화물은 50,000,000명의 사람이 매일 하루 3잔씩 60년간 마시는 커피에 들어 있는 시안화물의 양과 거의 같다. 그런데 로쉬아 몬타너의 폐기물에는 3ppm, 커피 한 잔에는 6ppm의 시안화물이 남는다고 이야기하면 누구든 로쉬아 몬타너의 폐기 흙더미보다 커피 한 잔에 더 많은 양의 시안화물이 들어 있는 줄 착각하게 될 것이다.

보통 ppm이라는 단위는 치명적인 물질을 잴 때에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사실 ppm이라는 단위는 어떤 치명적인 물질의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은데도 그것이 마치 극히 적은 양일뿐이니 안심해도 된다고 우리를 착각하게 만드는 산업사회의 얄팍한 속임수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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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800톤의 시안화물이 대기 환경에 얼마나 치명적일 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게다가 문제는 금과 흙을 분리하고 남은 오염된 흙더미 폐기물뿐만이 아니라 시안화물 자체에 훨씬 더 큰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RMGC가 추진하는 계획에는 16년 동안의 금 추출 작업에 무려 250,000 톤의 시안화물이 사용될 것이라고 한다. RMGC측은 시안화물을 모아 두는 저수 댐과 저장 탱크에는 최첨단 시설을 갖추어 유출사고를 완전히 방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21)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에 하나 사고가 일어날 경우에는 그 피해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시안화물 관리를 위한 최첨단 시설을 갖춘 전 세계의 여러 금광에서 1990년 이후에만 무려 30건 이상의 유출 사고가 발생하였다. 1993년과 1998년에 미국에서, 1995년에 가이아나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1999년에는 필리핀에서 시안화물이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지역은 다행스럽게도 사람들의 거주지와 거리가 멀고 주변에 식수로 사용되는 강이 없어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어 보였다. 그러나 비록 매스컴에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생태계의 피해는 엄청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안화물의 유출사고 중 72%는 시안화물을 저장하는 댐과 탱크가 노후로 인해 붕괴 되었거나 폭우 등의 자연재해로 시안화물이 범람하면서 발생하였다. 14%는 파이프의 파열 등이 원인이었고 나머지 14%는 운송 도중에 일어났다. 그 중 가장 위험한 것이 저장 댐의 붕괴와 범람이다.

이미 루마니아는 2000년에 오스트리아 소유, 루마니아 소재 바이아마레(Baia Mare: 루마니아 북서부의 도시)의 아우룰(Aurul) 금광에서 폭우로 인해 폐수 저수지가 넘치면서 다량의 시안화물이 인근의 티사(Tisa) 강으로 흘러들어 1,600 톤의 물고기가 폐사하고 80% 이상의 수중 생물들이 죽음을 겪은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이 사고로 티사 강이 흐르는 헝가리가 큰 피해를 입었으며, 티사강와 연결되는 다뉴브강 유역의 세르비아와 우크라이나까지 피해를 입을 정도였다. 또한,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의 수는 25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 되었다. 이 사건은 EU 내에서 금 추출에 시안화물의 사용을 금지하는 “2001년 10월 10일 베를린 국제 협정”의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22)

21) “Cianura. Tehnologia sigură”, RMGC pliant, 1-2.22) Haiduc, Ionel, 2003,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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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을 채굴하기 위한 흙더미 속에는 금 뿐 아니라 자연 상태의 중금속도 포함되어 있다. 금을 추출하고 폐기될 흙더미 속에 잔류할 중금속이 사실 시안화물보다도 더 무서운 재앙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에 어떠한 중금속들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러한 중금속들이 시안화물 처리를 거쳤을 경우 어떠한 상태로 잔류하게 될 것인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대기 환경에는 변화가 없는지 등에 관한 철저한 연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23)

이 외에도 로쉬아 몬타너의 노천 금광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환경 재앙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일례로 60톤 이상의 폭약을 사용하게 될 노천 금광의 발파 작업은 지층 붕괴의 위험이 다분할 뿐만 아니라 최소 1,000,000 톤에 이르는 미세 먼지를 발생시켜 대기 환경을 극도로 오염시킬 것이 분명하다.24)

III. 로쉬아 몬타너의 현재 상황

로쉬아 몬타너에서는 고대부터 17세기까지는 금맥을 찾아 갱도를 파서 원석을 채굴하고 원석을 금방아로 빻은 뒤 흐르는 물에 씻어 금을 분리해내는 고전적 방식의 금 채취가 이루어졌다. 로쉬아 몬타너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복속되어 있었던 17세기 후반부터는 좀 더 많은 양의 금을 빨리 획득하고자 유황과 수은을 사용한 금 분리 방식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이 후 1948년에는 루마니아가 공산화 되면서 금광도 국유화 되었다. 1960년대까지는 그래도 금맥을 찾아 원석을 채굴하는 고전 방식이 유지되었다. 그러나 얼마 뒤 체아우쉐스쿠가 독재를 견고히 하고 자주 노선을 고수하던 1975년부터 로쉬아 몬타너의 체타테 언덕은 참혹한 운명을 맞게 된다. 단기간에 좀 더 많은 금을 손쉽게 얻기 위하여, 산 전체를 모두 깎아내 원석을 얻고 이를 시안화물로 걸러서 금을 분리하는 현대식 노천 금광 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이 후 이 지역은 점점 오염되기 시작하였고 환경 재난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게 되었다. 그러나 2006년에 루마니아 23) http://rosiamontana.org/24) Concert de protest Fân Fest, pliant 200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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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체타테 금광이 유럽연합의 환경 기준과 다뉴브 보호 규정에 위배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 금광을 주저 없이 폐광시켜 버렸다. 유럽연합의 환경 기준에 적합한 최첨단 오염 방지 시설에 투자할 자금이 없었던 루마니아 금광회사 RoşiaMin(로쉬아민 : Minvest Deva의 자회사)도 잘못을 인정하고 폐광에 동의하였다.25) 폐광된 로쉬아 몬타너의 체타테 금광은 축구장 서너 배쯤 되는 크기의 언덕 하나가 볼썽사납게 깊이 파여 나간 채 황량하고 처참한 모습으로 방치되어 있다.26)

현재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캐나다의 가브리엘 리소시스는 2000년에 이 지역에 처음 발을 들였다. 그 당시에는 원래 4년간만 이 지역에서 현대식 방식으로 금을 캐기로 루마니아 정부와 계약하고 채광권을 얻었다. 그런데, 로쉬아 몬타너에 대한 자체 지질 조사 후 이곳의 금 매장량이 상당히 높다는 것과 투자 대비 이익금이 엄청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가브리엘 리소시스는 루마니아 정부와 여러 해당 기관에 거액을 동원한 로비 활동을 벌여 개발권을 얻게 된 것이다. 로비활동과 초기 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국제금융공사 등의 거대한 금융 기관에 혹할만한 사업 계획을 제출하고 지원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브리엘 리소시스와 이 회사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RMGC는 로쉬아 몬타너 금광의 개발권과 사업 계획서를 가지고 여기저기서 자금 투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그 자금을 바탕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이끌기 위해 각종 사업을 벌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RMGC는 로쉬아 몬타너 옛 시가지의 건물을 사들여 현대식 금광 박물관으로 개축하였고27), 고고학자들을 지원하여 로마 시대와 중세 시대의 금광 갱도를 조사하는 사업을 벌이기도 하였다. 300명이 넘는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임금을 제공하면서 몇 달 동안에 걸쳐 고고학적 유물을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이런 사업들과 더불어 로쉬아 몬타너의 발전을 위한 25) cf. http://www.gabrielresources.com/prj-rosia.htm26) http://drleehc.tistory.com27) 현재 이 박물관은 무료로 개관하고 있으며 이 지역 금광들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박물관의 주된 목적은 방문자들에게 RMGC의 사업을 홍보하는 일이다.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세련된 정장을 차려입은 보기 드문 미녀들이 화사한 미소로 방문객을 환영한다. 그리고 나서 곧바로 금광 개발 추진을 위한 홍보용 팸플릿을 나눠 주며 RMGC의 투자 내용과 금광의 혜택을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절하게 설명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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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계획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RMGC 측에서는 로쉬아 몬타너의 주민들이 대부분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 주민들이 점점 마을을 떠나고 있다는 사실, 실업률이 이미 55%를 넘었다는 사실, 마을의 집들이 대부분 실내에 수도와 온수 시설과 양변기가 없는 사실 등을 지적하면서, 이렇게 된 원인은 이 지역의 금광 사업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며 자신들이 금광 사업을 재기 시키면 이러한 문제들이 당장 개선될 것이라고 공헌하고 있다.28)

그러나 이 지역이 점차로 궁핍해 진 것은 지역 주민들이 개인적으로 나누어 가지고 있던 금광 사업권을 공산주의 체제에 박탈당한 1948년 이후부터였다. 금광 사업이 멈추었기 때문에 한 순간 주민들이 궁핍한 생활을 하게 된 것은 아니다. 로쉬아 몬타너를 떠나는 주민들 중 많은 수는 원래 외지 사람이었다가 금을 찾아서 흘러 들어왔던 사람들이다. 금을 얻지 못하니 이제는 떠나는 것이다. 원래부터 농사를 주업으로 하던 사람들은 금광이 생기거나 말거나 자기 땅을 지키며 묵묵히 농사를 짓고, 여름이면 꼴을 베느라 끈끈한 땀을 흘릴 뿐이다. 실업률이 55%가 넘는 것도 로쉬아 몬타너만의 사정은 아니다. 거의 모든 루마니아 시골 마을들의 실업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며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는 이농 현상이 가속화 되는 것도 전체 시골의 공통된 문제이다. 로쉬아 몬타너의 집들이 대부분 실내에 온수 시설과 양변기가 없는 실정인데 이것은 다른 여느 시골 마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루마니아의 어느 시골에 가 보아도, 시가지 말고 들판이나 언덕에 따로 지어진 집들은 집 밖에 멀찍이 따로 화장실이 있고, 우물이 따로 있으며, 온수는 직접 데워서 쓴다. 현재는 펌프를 사용하여 지하수를 집 안까지 끌어 올리거나 보일러 시설로 온수를 데워 쓰는 집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RMGC 측에서는 마치 로쉬아 몬타너가 가난하고 비참한 사람들만 모여 사는 곳인 양 언론에 떠들고 있으며, 금광 개발만이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처럼 로쉬아 몬타너의 주민들이 아무것도 없이 유리걸식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당장 급할 때 사용할 현금이 부족할 뿐이지 최소한의 삶을 사는 데에는 그리 큰 지장이 없어 보였다. 그들의 집 앞에 펼쳐진 초록 들판에는 소와 양이 풀을 뜯고 있고 집 뒷마당 돼지우리 속에는 돼지가 꿀꿀거28) “Proiectul minier Roşia Montană”, RMGC pli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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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며, 앞마당에는 닭들이 풀벌레를 잡아먹느라 정신이 없다. 이런 가축들이 제공하는 고기는 숯불에 구워 배부르게 맘껏 먹고도 남는다. 앞뒤 동산에는 자두 열매가 흐드러지게 열려 있으며, 곳간 깊은 곳에는 자두를 증류한 독한 술이 보관되어 있어서 손님이 오면 언제든 함께 식탁 밑에 뻗을 정도로 마실 수 있다. 양젖으로 만든 건강한 치즈는 매 식탁마다 빠지지 않고 올라온다. 단지 그들에게는 삼성 갤럭시폰이나 아이폰이 없고, 50인치 평면 티브이가 없으며, 루이비통 가방이 없을 뿐이다. 좋은 차를 살 돈도 없다. 그러나 500마력의 벤츠나 BMW도 오르지 못하는 풀 덮인 거친 언덕을 그들이 모는 1마력의 마차는 아무 문제없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로쉬아 몬타너의 주민들은, 경제력이 부족하기에, 편리함을 제공하는 문명의 이기들이 주는 혜택을 도시 사람들보다 약간 덜 받고 살아 갈 뿐이지, 결코 불행에 신음하면서 비참하게 살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전통을 고수하면서 조용히 살아가길 원하는 로쉬아 몬타너의 주민들은 자본으로 공세를 펴는 RMGC에 맞서, AAM이라는 주민 단체를 구성하여 자신들의 형제인 숲을 끝내 지켜 내려 하고 있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 단체가 하는 가장 큰 활동 중의 하나는 매년 10월에 픈페스트(Fân Fest : 건초 축제)를 개최하여 자신들의 상황을 알리는 일이다. 픈페스트에는 다른 축제와 크게 차별될만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사실 없다. 넓게 트인 언덕에서 여러 가수들이 참여하는 야외 콘서트가 열린다는 점이 특별하다면 특별하다. 하지만 픈페스트에 참가한 환경 단체 회원들과 관광객들은 로쉬아 몬타너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들고 그곳 주민들의 따뜻한 대접에 잊지 못할 추억을 안고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로쉬아 몬타너의 주민들은 금광의 개발을 통해 얻어지는 단기간의 금전적 이익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형제인 대자연의 살과 뼈를 도려내고 얻는 이익은, 그것이 당장은 아주 큰 것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지극히 한시적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익을 위해 자연이 파괴되어 버린 후에 일어날 결과는 엄청난 비극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물론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로쉬아 몬타너의 아름다운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재정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여러 대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그 예로, 로쉬아 몬타너를 “농촌 체험 여행”의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여행자들을 위해 숙박시설을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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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는 대신 기존의 농가를 민박으로 이용하게 하고, 식당이 아니라 각 가정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여행자들에게 제공하면, 해당 농가는 많지는 않지만 일정 정도의 부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여름철이라면 여행자들은 농촌 체험 뿐 아니라, 덤으로 물놀이와 낚시도 마음껏 즐길 수가 있을 것이다. 로쉬아 몬타너의 아름다운 터우(tău ; 인공호수)들은 여름휴가 때 물놀이 장소로는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인공호수들에 힘들여 여러 편의 시설들을 갖추어 놓을 필요도 없다. 그냥 누구나 가서 수영을 즐기거나 낚싯대를 걸어 놓고 휴식을 만끽하기만 하면 된다. 등산은 말할 것도 없다. 로쉬아 몬타너의 산과 언덕은 산책하기에 더 없이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줄 것이다.

금광을 개발하게 되면 거기서 얻어지는 막대한 이익은 컴퓨터 앞에 앉아 수치나 계산하는 외지 사람들이 한순간에 다 가져가게 되고 그 곳에서 대대로 살아 왔던 사람들에게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파헤쳐진 폐허만 남겨 지게 될 것이다. 반대로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면 현지 사람들은 가난을 어렵게 감수해야할 상황에 처하게 되지만, 그 대신 생명력이 충만한 대자연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 줄 수가 있게 된다. 또한 그곳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에게는 대자연 속에서 맑은 공기를 들이 마시며, 거금을 주어도 얻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마음 깊이 아로새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2010년 10월 현재까지는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이 시작된다는 소식이 아직은 들리지 않는다. 결국 이 갈등에서 어느 쪽이 원하는 바를 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문제는 비단 로쉬아 몬타너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 산업사회가 쉽게 풀지 못하는 딜레마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로쉬에 몬타너의 주민들은 결코 형제인 대자연을 돈과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다음 장에서 설명하기로 하겠다.

IV. 루마니아의 자연친화적 심성전 세계의 모든 노천 금광들은 아마도 루마니아의 로쉬아 몬타너와 같이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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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 막대한 경제적 이득뿐 아니라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와 사회 문제도 함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발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로쉬아 몬타너의 사례처럼 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오랜 기간 동안 개발 계획의 추진 자체가 답보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보면, 환경단체 등의 반대는 어느 정도 무시하고 개발을 일단 추진하고 보는 것이 대부분이다.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이 답보 상태에 있는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경제, 정치, 외교 등 복잡한 사회적 이해관계를 세밀하게 따져 보아야 하겠지만,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보려면 자연을 형제처럼 소중히 여겨온 루마니아의 전통적 심성을 알아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금광에서 얻어질 당장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고된 삶 속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루마니아인들의 태도는 오랜 역사 속에서 형성된 자연 친화적 심성에서 기인한다고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IV장에서는 자연을 형제처럼 대하는 루마니아인들의 삶이 태도가 역사와 문화와 자연환경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어떠한 모습으로 보존되고 있는지를 간략하게 알아볼 것이다.

1. 루마니아의 역사와 자연

루마니아의 역사를 한 마디로 요약하라면 “숲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라고 대답하는 것이 가장 정답에 가까울 것이다.

고고학적 발굴에 의하면, 지금의 루마니아 땅에는 대략 50만 년 전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증명된다. 그 후 기원전 3500년경에 인도-유럽일족인 트라키아 민족이 다뉴브 강 북쪽으로 이주를 시작했고, 기원전 1200년경에는 트라키아의 일족인 다치아인들이 카르파치 산맥의 일대에 널리 퍼져 살게 되었다. 1000년을 넘게 다뉴브 북쪽 카르파치 산맥에 정착하고 평화롭게 살던 다치아인들은 기원후 106년 로마의 트라이아누스 황제에게 수도 사르미제제투사를 함락당하고 로마에게 복속된다. 로마가 대규모 원정군을 이끌고 무리하게 다뉴브를 건너 북쪽의 다치아를 정복했던 것은 다치아의 땅 속에 묻혀있는 막대한 양의 금을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다치아 정복이후 로마는 다치아의 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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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을 채굴하여 전 제국의 세금을 감면하고도 충분히 국가를 운영할 만큼 재정적으로 막대한 수입을 올렸다. 본 연구의 대상인 로쉬아 몬타너는 이 당시 알부르누스 마이오르라고 불렸으며 가장 규모가 큰 금광 중의 하나였다.

로마 제국은 이후 약 170년 동안 다치아를 평화롭게 지배하다가 고트 등 이민족의 침략으로 다치아를 포기하고 다뉴브 이남으로 남하한다. 로마가 다치아를 포기한 271년부터 바사라브(Basarab) 영주가 헝가리 지배를 벗어나 카르파치 산맥의 이남에 최초로 발라히아(Valahia) 공국을 탄생시켰던 1330년까지, 약 1000년의 기간 동안은 루마니아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 거의 없다.29) 이 역사의 공백기 동안 지금의 루마니아 땅에 계속 거주하던 로마화된 다치아의 후손들인 블라흐(Vlah : 루마니아 지역에 사는 시골 사람들을 가리키던 고어)인들은 도시를 발전시키거나 강력한 정치 체제를 구성하는 대신 숲 주변에 작은 마을을 형성하고 자연 속에서 생필품을 얻으며 전원적인 생활을 했다. 그 가운데 물품을 교환하는 시장을 중심으로 작은 도시들을 건설했고, 도시 사람들은 비잔틴 제국과 관계를 맺으면서 문화, 종교, 경제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 기간 동안에는 북유럽의 고트족, 켈트족, 아시아 기원의 마자르족, 러시아 초원에서 온 페체네그족, 쿠만족, 슬라브족, 불가리아족이 다뉴브강 하류 일대와 카르파치 산맥을 중심으로 한 지금의 루마니아 지역을 거쳐 갔다. 그 중 페체네그, 쿠만, 슬라브등은 블라흐족의 라틴 기원의 언어와 전원적인 삶의 전통에 동화 되면서 점차 그 흔적을 잃어 버렸다. 지금의 루마니아 사람들은 바로 이 블라흐족의 후예라고 할 수 있다.

블라흐족이 다른 유입 민족들을 다 동화 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블라흐족에

29) 우리는 보통 남의 역사를 바라 볼 때 거대한 도시를 건설하고, 주변국들을 강력한 군사력으로 아우르고, 막대한 재정을 바탕으로 화려한 신전이나 건축물들을 지으며 문화적 위용을 과시했던 제국들의 전성기 역사만을 위대하게 보고 부러워한다. 반면, 자연과 더불어 자기 땅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소박하게 사는 사람들의 과거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다. 역사상 통치 체제의 우열도 경제력과 군사력의 강약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고, 대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자유롭게 허용하는 통치 체계는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 루마니아는, 로마가 다치아를 포기한 271년부터 루마니아 땅에 최초의 공국이 세워진 1330년까지 무려 1,000년이라는 기간 동안의 역사가 없다. 단지 통치 체계가 명확하게 기록되지 않았을 뿐인데 이 기간 동안 마치 루마니아에 아무도 살지 않았을 것이라는 억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통치 체제를 중심으로 한 흥망성쇠의 반복만이 ‘역사’라고 잘못 배워왔기 때문이다. 아마도 역사의 공백기였던 이 기간 동안이 루마니아 사람들에겐 최고로 행복했던 시절이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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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는 어떠한 침략자들도 가지지 못한 특별한 “방어 무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어머니 대자연을 사랑하고 자신들의 땅을 형제와 같이 대하는 태도였다. 특히 이들은 녹색으로 뒤덮인 숲을 형제처럼 대했다. 블라흐 족의 터전인 지금의 루마니아는 옛 부터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숲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루마니아의 전 역사를 통해 위기의 순간 마다 토박이들을 지켜주는 경이로운 조력자의 역할을 해 주었다. 출처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로마 시대의 기록에는 “Dacios inhaerent montibus” 말이 남아 있다. “다치아(루마니아)사람들의 삶은 산(숲)과 맺어져 있다”는 말이다.30)

1000년 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역사의 공백기를 거쳤던 루마니아가 다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 데에도 숲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바사라브(Basarab I) 영주가 헝가리의 지배 야욕을 물리치고 최초의 루마니아 공국인 발라히아(Valahia : ‘블라흐 사람들의 나라’라는 뜻)공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포사다(Posada) 전투에서 헝가리의 군대를 괴멸시켰기 때문이었다. 포사다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길고 좁은 계곡 지역이다. 이런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였기에, 초원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헝가리 군대는 울창한 숲을 제 집처럼 드나들던 루마니아 블라흐 군대의 상대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블라흐 군대는 채 1만이 안 되는 소규모였지만 계곡 안에 각종 덫을 만들어서 헝가리의 10만 대군을 크게 물리칠 수 있었다.31) 이 전투에서 바사라브 영주가 패했더라면 루마니아는 영원히 헝가리의 속국으로 전락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14세기 이후 오스만 튀르크가 발칸 반도의 세르비아와 불가리아를 점령해 복속시키고, 카르파치아 산맥 주변까지 세력을 확장할 때에도 루마니아의 발라히아와 몰도바(Moldova) 공국은 비록 전쟁에서 패배한 적은 많았지만 한 번도 완전하게 점령된 적이 없었다. 콘스탄틴 지우레스쿠(Constantin Giurescu)32) 등의 역사학자들은 이 이유를 숲이 많은 루마니아의 환경 때문이었다고 분석하였다. 상대하기 힘든 외적이 쳐들어오면 루마니아 사람들은 마을을 비워 두고 모

30) Eliade, Mircea, 1992, 11.31) Treptow, Kurt W., 1996, 6732) cf. Giurescu, Constantin C.,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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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숲으로 피신하였다. 당시의 루마니아는 산에만 숲이 울창했던 것이 아니라 언덕과 평지도 온통 숲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런 숲들은 피난민들에게 최적의 은신 장소를 제공했고, 그 지역의 특성을 알지 못하는 외적들은 감히 숲을 점령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루마니아를 침공한 외적들은 대규모 원정을 위한 막대한 군비만 지출하고 아무것도 얻어가지 못했다. 사람들이 모두 숲으로 피신하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마을에서는 얻어갈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루마니아의 시골 마을들에 가보면 나무로 허술하게 지어진 집들이 많다. 이는 오래전부터 루마니아아인들이 전쟁이 닥치면 집과 교회 등을 마을에 남겨 놓고 숲으로 피신했던 역사를 증명해주는 일례이다. 루마니아인들의 집들과 교회는, 전쟁이 닥치면 허물어 졌다가, 전쟁이 끝나면 다시 지어지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지어졌다 허물어졌다 다시 지어지기를 반복하는 루마니아인들의 허술한 집은 임시적으로 보이지만, 마치 씨앗이 뿌려지고 자랐다가 베어지는 것을 반복하는 밀과 보리처럼 자연계의 영원한 순환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었던 것이다.

15세기 몰도바 공국의 쉬테판 대제(Ştefan Cel Mare)도 숲의 도움으로 외세를 물리치고 주권을 지킬 수 있었다. 폴란드의 침공을 ‘코즈민의 숲(Codrul Cozminului)’ 전투에서 물리쳤던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쉬테판 대제는 이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수체아바(Succeava) 주변에 도토리나무를 심어 ‘붉은 숲(Dumbrăvile Roşii)’을 조성하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루마니아 역사를 살펴보면 숲과 자연 환경이 루마니아 사람들을 전화의 위협에서 구한 예들을 수도 없이 많이 찾을 수 있다.

로마화된 다치아의 후손들인 블라흐 사람들이 숲을 형제처럼 사랑하면서 지켜주지 않았더라면, 지금 ‘루마니아’라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루마니아 사람들은 고대 다치아(Dacia) 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전체 역사를 통해 보았을 때, 단 한 번도 주변을 위협할만한 강력한 제국을 형성한 적이 없었다. 또한, 어떤 적이라도 다 물리칠 수 있는 난공불락의 군사력을 지닌 적도 없었다. 그러나 루마니아 사람들은 주변 세력들의 위협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들을 거의 원형 그대로 현재까지 보존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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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 무렵 발칸 유럽을 거의 다 정복하고 비엔나까지 공격했던 강력한 오스만 튀르크 제국도 루마니아를 완전히 복속시키는 데는 실패를 하였다. 공산주의 소비에트가 동유럽을 완전히 장악했을 때에도 루마니아는 반 소비에트 자주 노선을 유지하였다.

루마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종교학자 미르체아 엘리아데(Mircea Eliade)는 “Românii, Breviar Istoric(루마니아 사람, 간추린 역사)”라는 소책자에서, 물리적 힘이 부족했던 루마니아 사람들이 수많은 이민족의 침입과 유입 속에서도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간직하며 오히려 이민족들을 자신들 속으로 동화 시킬 수 있었던 ‘역사적 기적’은 ‘땅과 대자연을 사랑하는 루마니아인들의 심성’에 기인한다고 말하였다.33)

루마니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숲은 루마니아 사람의 형제(Codru-i frate cu românul)”34)라고 이야기해 왔다. 숲의 혜택으로 인해 전원적이고 소박한 문화가 형성되었고, 숲이 제공하는 은신처가 외적의 총칼 앞에서 루마니아 사람들을 구해내는 절대적인 힘이 되어 주었기에 생겨난 말이다. 루마니아 사람들이 숲을 황폐화 시키지 않고 사랑으로 돌보았기 때문에 숲도 루마니아 사람들을 지켜주었던 것이다.

33) Eliade, Mircea, 1992, 11.34) 필자가 로쉬아 몬타너를 방문했을 때 마을 주민들과 함께 건초를 모으는 작업을 하면서 그곳에 있던 사람들에게 이 말에 대해서 물어 보았다. “루마니아 사람들은 예전부터 스스로를 숲의 형제들이라고 말해 왔는데 로쉬아 몬타너의 주민들도 그런 생각을 아직도 가지고 있습니까?” 그러자 건초의 주인인 에우젠(Eugen)이 말이 많은 게 특징인 루마니아 사람답게 길게 이 얘기 저 얘기 늘어놓으며 대답을 하였는데 요약하면 이런 말을 하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공부 꽤나 한 도시 사람들은 ‘민주주의’, ‘인권’, ‘사회적 책임’, ‘루마니아 사람들은 숲의 형제다’ 하는 그런 말들을 단지 입을 통해서 내 뱉겠지만, 여기 사는 우리들은 그런 말들을 입으로 내 뱉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느끼며 살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매일 그것들을 지키려고 싸우면서 살고 있다. 우리 루마니아 사람들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얻으려고 피를 흘렸다(1989년 민주화 혁명을 이야기함). 우리가 조상 대대로 물려 온 이 땅에서 내 쫓기려고 피를 흘렸던 게 아니다. 우리의 집과 우리의 숲은 돈으로 흥정하는 물건이 아니다. 당신이 책을 통해 알고 있는 것처럼 숲은 우리의 형제다. 안락의자에 앉아 돈을 세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가족을 함부로 넘겨 줄 수는 결코 없는 것이다.” 그 사람이 말하는 중간 중간에 걸쭉한 육두문자들이 많이 들렸다. 평소 같으면 귀가 거북했겠지만 이번에는 그런 저속한 낱말들이 오히려 그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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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루마니아의 문화와 자연

루마니아의 문화 철학자 루치안 블라가(Lucian Blaga)가 문화 삼부작 Trilogia Culturii에서 설명하였던 ‘양식의 모체(Matrice stilistică)’35) 이론에 의하면, 루마니아의 문화 현상들을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중심이 되는 요소들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미오리짜의 공간’으로 칭해진 카르파치 산맥 주변 지형의 원초적 특색이고, 둘째는 대자연을 대하는 루마니아 사람들의 ‘유기적(有機的, organic) 삶의 태도’와 ‘동방정교(Ortodox)의 영성(靈性 spiritualitate)’이 맺고 있는 상호 관계이며, 셋째는 ‘경제성’이나 ‘사회성’보다는 ‘자연을 닮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루마니아 시골 사람들의 미적 감성이다. 블라가에 의하면, 루마니아 문화는 소박하며 전원적인 성격이 우세에 있고 세련되고 도시적 성격은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데, 이러한 이유는, ‘만물이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기에 자연의 일부인 인간은 자연에 순응해야 한다’는 사상이 루마니아 민족의 무의식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루마니아의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지형적 특색은 ‘미오리짜의 공간(Spaţiul Mioritic)’으로 불린다. ‘어린양’으로 번역되는 <미오리짜 Mioriţa>는 오랜 옛날부터 루마니아 민족이 사는 곳이면 어디에서든지 불리던 목가풍의 담가(譚歌)로 루마니아 민족의 자연 친화적 심성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민요라 할 수 있다. 이 민요의 첫 구절은 “Pe―un picior de plai / Pe―o gură de rai / Iată vin în cale / Se cobor la vale (산기슭 작은 언덕 곁 / 낙원의 문지방 앞 / 오솔길 따라 / 계곡을 내려오네.)“로 시작하는데 위 시구에서 'Plai'는 산 위의 평평한 지형, 특히 카르파치(Carpaţi) 산맥의 언덕을 가리키는 말로, 푸른 초목으로 뒤덮여 있으며, 확 트여있고, 계곡을 향해 완만하게 경사가 흐르는 지형을 이른다. ‘미오리짜의 공간’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초원과 숲과 언덕과 계곡이 고저를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물결치듯 이어지면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공간이다. 그곳은 목동들이 양과 가축을 돌보고, 농부들이 곡물과 채소를 가꾸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삶의 중심지이며, 다치아(Dacia)인들이 뿌리를 내리고 로마인들과 섞

35) cf. 이호창,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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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며 형성된 루마니아 민족이, 슬라브, 헝가리, 터키 등의 지배와 영향 아래서도 결코 떠나지 않고 지켜왔던 어머니 모체와 같은 곳이기도 하다.36) 루마니아 사람들은 이 공간 속에서 자연계의 영원한 순환을 모방한 순박한 문화를 창조하고 있는데, 이러한 문화의 원형은 지금의 루마니아 땅에 최초로 정착했던 고대 민족 제토-다치아의 잘목시스(Zalmoxis) 신앙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잘목시스는 ‘불멸에 대한 관념’을 가르친 선지자였으며, 욕망의 근원인 ‘물질’보다는 대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정신’에 가치를 둘 때 삶과 죽음의 문제를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을 인간들에게 알려주었다. 또한 그의 가르침은 ‘인간’과 ‘인간의 삶의 터전인 대자연’과 ‘대자연의 질서 법칙을 관장하는 우주 창조의 근원’이 하나의 유기체라는 관념을 내포하고 있었던 걸로 추정된다. 구비문학과 기록문학을 포괄하는 루마니아의 많은 문학 작품들이 ‘불멸의 믿음을 통한 죽음에 대한 초연함’, ‘죽음을 대자연과의 합일로 여기는 사상’ 등을 문학적 주제로 삼고 있는데, 이러한 주제들의 주요 동기는 바로 제토-다치아(Geto-Dacia)의 신화들, 그리고 그들의 신이었던 잘목시스에 대한 신앙 등에 그 기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37)

루마니아 문화의 또 한 가지 특성은 ‘세속(世俗)’과 ‘신성(神聖)’이 대자연 속에서 함께 공존하는 가운데 표현되는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성(sacru)과 속(profan)을 대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화합시키고자 하는 루마니아 문화 양식의 성향을 보여주는 적절한 예로는 수도원 외벽의 프레스코 성화(聖畵)들을 들 수 있다. 서유럽의 성당들이 대부분 성당 내부에만 프레스코 성화들을 그려 놓은 반면 루마니아의 수도원들 특히 부코비나 지방에 있는 수도원들은 교회의 내부뿐 아니라 외벽에도 프레스코 성화를 그려 놓았다. 바실리스크나 고딕 양식의 교회들은 교회 안과 밖을 벽으로 철저하게 분리 시켜 놓고, 교회의 안은 성스러운 초월의 공간이며 교회의 밖은 성이 존재하지 않는 세속적인 현세적 공간일 뿐이라고 인식한다. 따라서 고딕 교회의 벽은 성과 속을 분리시키는 차단 장치이며 교회의 문은 속에서 성으로 통과하는 검열의 관문으로써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루마니아 수도원 외벽의 프레스코 성화들은 벽으로 인해 단

36) cf. 이호창, 200737) cf. 이호창,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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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된 성과 속을 자연의 한가운데에서 다시 하나로 화합시켜 주는 상징이 된다. 교회와 자연과 인간은 교회 외벽의 프레스코 성화들을 통해 유기적 관계로 다시 묶여지게 된다. 성화들을 교회의 밖에 그려 놓은 것은 신의 은총과 성스러움을 느끼기 위해 꼭 교회 안으로 들어가야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래전부터 루마니아인들은 성전(聖殿) 안이 아니라 자연의 한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의 역사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교회 외벽에 성화를 그렸던 것이다.38)

간략하게 살펴본 바에 의하면, 루마니아의 문화는 자연 중심적이고 감성적인 동시에 환경 친화적인 양상을 보이는 문화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루마니아의 문화적 특색은 물질을 우선시하는 현대 자본주의의 논리로 따지고 보면 문명의 지각생으로 비춰지는 것이 사실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현재 루마니아는 도로를 포함한 사회 기간 시설이 서유럽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준이고, 문명의 이기를 누리지 못하는 시골 마을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무분별한 자연의 개발과 훼손을 우려하는 측면에서 자연 친화적인 삶을 권장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루마니아의 문화는 현대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경제적 가치도 별로 없는 열등하고 낙후된 문화로 비춰질 수도 있으나, 생태학이나 환경학적 관점에서 보면 모범적이며 이상적인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것이다.

위 IV장의 내용들만 놓고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 중단이 전적으로 루마니아의 자연친화적 심성에 기인한다고 한다면, 일견 논리의 비약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물론 로쉬아 몬타너의 금광 개발에는 환경문제 뿐 아니라, 사회문제, 외교문제, 경제문제 등 여러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의 중심에는 루마니아인들의 자연친화적인 심성이 확실히 자리 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회문제, 경제문제, 외교문제, 환경문제 등이 다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노천금광이 들어설 자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그 땅을 떠나지 않는 한 로쉬아 몬타너의 노천금광 사업은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루마니아 정부에서 주민들을 강제38) cf. 이호창,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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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이주시키려는 정책을 결정한다거나 RMGC에서 지금보다 몇 배에 달하는 보상금을 약속한다고 하더라도 로쉬아 몬타너의 주민들이 그 땅을 쉽게 포기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필자가 로쉬아 몬타너의 주민들에게 혹시 더 많은 보상금을 원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을 때 그들 중 누구도 보상금의 많고 적음을 따진 사람이 없었다. 그들은 막대한 보상금보다는 가난하지만 자연과 함께하는 자유로운 삶을 선호하고 있었다. 금광 개발로 얻을 보상금과 금광에 취업해 받게 될 급료는 일시적인 풍요를 가져다주기는 하겠지만 금시 사라질 것이고, 형제인 자연이 주는 혜택은 당장은 손에 잡히지 않지만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39) 그들은 이러한 사실을 글로써 배운 것이 아니라, 루마니아의 오랜 역사와 선조들의 문화 속에서 가슴으로 자연스럽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V. 맺는 말

인간의 삶의 조건이자 결과이기도 한 환경과 문화는 서로 실타래처럼 엉키며 역사 속에서 진화를 이루어 나간다. 본 연구에서는 로쉬아 몬타나 주민들과 루마니아 국민들이 막대한 경제적 이득 앞에서도 전통적 삶과 녹색 환경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를 루마니아의 역사 속에서 진화해 온 환경과 문화의 관계 속에서 파악해 보고자 하였다.

루마니아는 경제적으로는 후진국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자연이

39) 필자는 지금도 로쉬아 몬타너 주민들과 facebook을 통해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로쉬아 몬타너와 그곳 주민들의 의견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원하면 이들에게 문의하면 될 것이다. 특히 Anamaria Rus는 AAM에서 주관하는 Fân Fest의 실무를 맡고 있으며, 외국인 방문자들을 위해 영어 통역을 자원하고 있다.

Anamaria Rus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0266646901)Andrei Gruber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0401892792)Diana Rus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1853947223)Oancea Flavius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100887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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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잘 보존된 국가 중의 하나이다. 루마니아는 사실 가진 것이 많은 나라이다. 그림같이 어우러져 있는 숲과 언덕들은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기르기에 덧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울창한 숲에는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산림 자원이 넘쳐난다. 석유나 천연가스 등의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트란실바니아의 비호르(Bihor) 산맥, 카르파치(Carpaţi) 산맥, 아푸세니(Apuseni) 산맥 등에는 유럽 최대 규모의 금이 묻혀있다.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GDP나 GNP만 따져보면 루마니아는 빈곤한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된다. 루마니아를 방문했던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루마니아는 못사는 것이 기적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루마니아가 그런 좋은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개발을 하지 못해 재화를 창출하지 못하는 것을 두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동경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물질에만 얽매여 개발만 부르짖는 우리들의 편협한 시각에 불과하다. 루마니아 사람들에게 자연은 맑은 공기와 휴식을 주는 곳이지 돈을 버는 개발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의 자본주의 경제 체제 하에서는 전통을 보존하려는 루마니아사람들도 더 이상 자연 속에서 느긋하게 살아 갈 수 있는 입장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가난에 시달리며 사회적으로 소외받던 로쉬아 몬타너의 대다수 주민들은 평생 만져 보지 못할 거금을 쥐어주는 외국인에게 자신의 산과 강을 울면서 내어주는 것이 살아가는 마지막 희망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있다. 그 상황 속에서도 일부 주민들은 가난하지만 자유로웠던 기존의 삶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녹색 환경을 포기하려 들지 않는다. 경제적 수치로만 모든 것을 환산하려는 물질주의적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자연을 형제처럼 대하는 루마니아의 전통적 심성은 삶의 가치를, 경제적 수치로 환산하고 계산하기보다는, 인간과 환경의 친밀도에서 찾으려 한다.

현재 지구 곳곳에서는 개발을 자제하고 환경을 보존하자는 목소리들이 점점 더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아바타(Avatar)’와 같은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MBC의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이 다큐멘터리 사상, 유례없는 관심을 끌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가 서구의 인간중심적 사고와 물질만능주의의 폐해를 뼈저리게 경험한 지금에서야 비로소 우주적 생명 원리의 중요성을 되찾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루마니아 로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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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타너의 금광 개발이 중단된 사례는 재화의 창출만을 위한 무분별한 개발이 과연 옳은 것인지를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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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2006) “루치안 블라가(Lucian Blaga)의『文化 三部作 Trilogia Culturii』에 대한 해석과 비평 - 제 2권 『미오리짜의 공간 Spaţul Mioritic』을 중심으로 -”. 동유럽연구 제 16권, 85-112

이호창 (2007) “제토-다치아(Geto-Dacia)의 잘목시스(Zalmoxis) 신앙과 불멸에 대한 관념”. 동유럽발칸학 제 9권 1호, 177-212

이호창 (2009) “고대 다치아(Dacia)의 신화들과 자몰세(Zamolxe) 신앙이 루마니아 문학에 끼친 영향” 동유럽발칸학 제 11권 1호, 207-242

http://drleehc.tistory.com 필자가 직접 찍은 로쉬아 몬타너의 사진 게시http://www.econews.ro/articole/reportaj_/view/rosia-montana-ultimele-clipehttp://www.gabrielresources.com/prj-rosia.htmhttp://www.rmgc.rohttp://rosiamontana.org

“Proiectul minier Roşia Montană”, RMGC pliant, general, versiunea noiembrie 2009“Amintirile României sunt şi ale noastre”, RMGC pliant, patrimoniu, versiun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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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Ghid complet România. Oradea : Edtura AquilaBlaga, Lucian (1994) Spaţiul Mioritic. Bucureşti : Ed. HumanitasEliade, Mircea (1978) Aspecte ale Mitului. Bucureşti : Ed. UniversEliade, Mircea (1992) Românii, Breviar istorie. Iaşi : Ed. JunimeaGiurescu, Constantin C. (1976) Istoria pădurii româneşti. Bucureşti : Ceres Haiduc, Ionel (2003) “The Roşia Montană mining project - between risks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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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es

<Abstract>

The dilemma of Roşia Montană Gold Mine project in Romania, related Life and Green Environment

Lee, Ho-Chang Department of Romanian Studies

Hankuk University od Foreign Studies

The purpose of this whole text is not only to analyze on problems related with Roşia Montană Gold Mine Project, in the political or economical view, but also to discern attitude of Romanians who prefer veritable value of the Mother Nature than ephemeral economical figures.

Romania is estimated as one of the poorest country in Europe by many economists whose subject of the survey is only financial conditions, but on the contrary, Romania is one of the richest country in the world, in terms 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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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armony of a human being and nature. Romania enjoys fantastic land forms called "The Mioritic Space", which is

impressive by the sudden transition from wilderness of the Carpathian Mountains to smooth undulating landscapes of Transylvania. Almost virgin forests unexplored by man, along with agriculture traditionally practiced, made the wild animals and plants to survive there in larger numbers, than any other part of the world. In the Carpathian, Apuseni, Bihor Mountains, there are incalculable forestry resources and mineral resources including golds, coals, aluminum esc. Also, there are sufficient amount of oil and nature gas in many areas of Romania.

But still Romania is classified in Low Developed Countries, just when we figure up accounts of Romanian financial statement of GNP or GDP in the view of capitalism. Even some people say ironic that "it's miracle that Romania remains a poor country". This mention is said because although Romania has good nature conditions for economical development, it remains a country with low economic esteem. This is due to lack of strong intention for developing their land, but this mental attitude of Romanians is not negative at all. I think the above-mentioned negative opinion about Romania is nothing but just our erroneous nearsighted view contaminated by materialism.

Mountains, rivers and forest are just dear sources of the breath and places for aliments and recreation, not objects which could be torn up for ephemeral economic development, for the Romanian peasants who live harmonious with whole nature.

Undoubtedly, nowaday, under the system of capitalism, it is very hard for Romanian peasants who want to live with traditional attitude, to keep their peaceful rural life in financial difficulties.

Now Romania is in front of dilemma between conservation of environment and development of land. Roşia Montană Gold Mine Project is still withh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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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how, inhabitants of Roşia Montană who suffer dire poverty and feel alienated, seem to have no hope but to sell with tears their green environment to foreign financier for relative pronounced money. However, they are in such a difficult situation, the greater part of inhabitants of Roşia Montană choose to keep their traditional attitude of life in peaceful nature. It is very difficult to understand mentality of Romanian peasants with materialism thinking.

For us who have become slaves to the material values in complex societies, the traditional attitude of Romanian peasants based on thinking that god and nature and human being are in unity like one organism, gives us an opportunity of self-examination to contemplate what is our true value of life in the Cosmos.

Key words : Roşia Montană, Alburnus Maior, gold mine, environment, Gabriel Resources, cyanide 40)

이호창 - 한국외국어대학교 루마니아어과, 루마니아문학박사, 신화, 민속, 종교, 문화경기도 용인시 모현면 산 89 (우)449-791, Tel : 031-330-4146 e-mail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