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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 COLLABORATION 20세기 공간에서 찾은 21세기 마스터피스들 인테리어에도 SPA 브랜드가 생겨나는 시대. 유행은 빠르게 지나가고 또 돌아온다. 변하지 않는 곳들에서, 이 시대의 걸작이라 불릴 만한 것들을 재정의해본다. 진행 김일아 기자 사진 김덕창 스타일리스트 최새롬 어시스턴트 김혜진 왼쪽부터 디자이너 기억 속의 옛것들 중 영사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서랍장 Drawer O’s_2, Brich plywood 가구 디자이너 신강작품. 옛 반닫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캐비닛은 다찌(Dazzi) 디자이너 하지훈 작품. 녹아내린 듯한 비정형의 베이스는 가격미정, 라꼴렉뜨. 낡아서 버려진 가구 부품을 새롭게 재해석한 Incomplete chair와 오른쪽 끝 Incomplete lighting 2.0 모두 김은학디자인스튜디오. 한국 전통 소반에서 변죽, 천판, 운각, 다리의 기본 형태를 추출하여 투명한 아크릴 소재로 재조합한 ‘Sang’ 서현진·정재경 디자이너 작품으로 모두 캄캄 스튜디오. 우든 핸드 by HAY 각 4만원, 3만5000원, 이노메싸. 투톤 볼 3만4800원, 투투베이비. 엔리코 발레리의 타투 시리즈 중 선인장 모티브 스툴은 웰즈. 금속 소재를 이용해 착시처럼 보이는 애프터 리빙 플로어 라이팅, 자작나무 합판을 이어 붙여 만든 화기와 하나가 된 트위스트 체어, 오른쪽 끝 데커레이션 캐비닛은 모두 디자이너 박보미 작품. 골드 컬러 오브제 Hopebird by jaime Hayon는 웰즈. * 작가들의 작품은 모두 가격미정. 서울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도심 한복판에서도 세월 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 있다. 1908년 낡은 것과 새것이 만나는 전환기에 지어져, 역사의 아픔을 진공 상 태처럼 품은 서대문형무소. 이곳에서 찾은 키워드는 ‘자 유’다.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전통과 현 대, 소재와 쓰임새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가들의 실험적 작품은 이 시대의 새로운 마스터피스다. 촬영협조 서대문구 도시관리공단(02-360-8200) 118 LIVING SENSE OCTOB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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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space & collaboration › upload › magazine › int › 리빙센스 10월호 원본.pdf · 타투 시리즈 중 선인장 모티브 스툴은 웰즈. 금속 소재를 이용해

space & collaboration

20세기 공간에서 찾은 21세기 마스터피스들인테리어에도 SPA 브랜드가 생겨나는 시대. 유행은 빠르게

지나가고 또 돌아온다. 변하지 않는 곳들에서, 이 시대의 걸작이라

불릴 만한 것들을 재정의해본다.

진행 김일아 기자 사진 김덕창 스타일리스트 최새롬 어시스턴트 김혜진

왼쪽부터 디자이너 기억 속의 옛것들 중

영사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서랍장 Drawer

O’s_2, Brich plywood 가구 디자이너 신강의

작품. 옛 반닫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캐비닛은

다찌(Dazzi) 디자이너 하지훈 작품. 녹아내린 듯한

비정형의 베이스는 가격미정, 라꼴렉뜨. 낡아서

버려진 가구 부품을 새롭게 재해석한 Incomplete

chair와 오른쪽 끝 Incomplete lighting 2.0 모두

김은학디자인스튜디오. 한국 전통 소반에서 변죽,

천판, 운각, 다리의 기본 형태를 추출하여 투명한

아크릴 소재로 재조합한 ‘Sang’ 서현진·정재경

디자이너 작품으로 모두 캄캄 스튜디오. 우든

핸드 by HAY 각 4만원, 3만5000원, 이노메싸.

투톤 볼 3만4800원, 투투베이비. 엔리코 발레리의

타투 시리즈 중 선인장 모티브 스툴은 웰즈.

금속 소재를 이용해 착시처럼 보이는 애프터

리빙 플로어 라이팅, 자작나무 합판을 이어 붙여

만든 화기와 하나가 된 트위스트 체어, 오른쪽 끝

데커레이션 캐비닛은 모두 디자이너 박보미 작품.

골드 컬러 오브제 Hopebird by jaime Hayon는

웰즈. * 작가들의 작품은 모두 가격미정.

서울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도심 한복판에서도 세월

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 있다. 1908년 낡은 것과

새것이 만나는 전환기에 지어져, 역사의 아픔을 진공 상

태처럼 품은 서대문형무소. 이곳에서 찾은 키워드는 ‘자

유’다.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전통과 현

대, 소재와 쓰임새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가들의 실험적

작품은 이 시대의 새로운 마스터피스다.

촬영협조 서대문구 도시관리공단(02-360-8200)

118 LIVING SENSE OCTOB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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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 하고 새 가게가 우후죽순 생겼다 사라지지만 눈을 돌려보

면 백년 가까이 한 자리를 지키는 우직한 건물들도 있다. 종로구 서촌

에 위치한 대오서점은 1934년 지어진 한옥으로 ㅁ자 구조의 앞부분을

터서 책방으로, 뒤쪽은 살림집으로 사용해왔다. 옛날 동화책, 빛바랜 참

고서 등으로 가득한 한옥에서 위트와 낭만을 본다. 어린아이 같은 천진

난만함, B급 문화로 여겨지던 키치는 트렌드가 되었다. 동심을 반영한

컬러와 소품, 유머러스한 디자인은 하찮은 물건에서 이제 공간에 개성

을 불어넣는 위트 있는 소품으로 사랑받는다.

가볍고 견고한 스틸 프레임에 나일론 합성수지 스트링으로

좌판과 등받이를 엮은 몬타나 티볼리 오렌지 체어

86만5700원, 덴스크. 조 콜롬보의 올인원 티볼리 보비 33

63만원, 루밍. 바닥의 펠트 바스켓 8만8000원, 서랍장 위

투톤 볼 2만4800원, 모두 투투베이비. 동화 속 모티브로

만든 필립 스탁의 그노메 나폴레옹 스툴과 사이드테이블,

필립 스탁과 까르텔의 히트작 플라스틱 라보엠 스툴 모두

가격미정, 까르텔. 노래하는 새, 1950년대 Ksongbird

14만5000원, 이노메싸. 빈티지한 그린 컬러의 리얼리티

롤러 스탑 오브제 21만원, 루밍.

플라스틱 바스켓 옴니우띠 각 3만원대, 덴스크.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부훌렉 형제의 ‘식물성’ 의자는 비트라. 모노블록 기술로 부드럽고 견고하게

디자인된 플라스틱 의자 Thalya Chair는 까르텔. 컬러풀한 이동식 토이박스 가격미정, Moll. 레드 키즈 체어 18만2000원, 짐블랑. 네팔 유목민들의 핸드 크래프트

펠트 바구니 8만8000원, Heico의 밤비 21만8000원, 모두 투투베이비. 도나 윌슨의 구름 모양 쿠션 13만8000원, Moll. 상판, 등받이, 다리가 하나로 된 Hay의 아동용

펠트 의자 little nobody chair 21만원, 각각 덴스크, 라꼴렉뜨. 고급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인&아웃용 AB 체어 102만4000원, 루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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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정동길의 터줏대감인 신아기념관은 193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로,

2008년 등록문화재 제402호로 지정되었다. 조선시대 말부터 세무총사

로 쓰인 건물은 당시 민간 건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대한민국 근대 건축의 기술사적 연구를 위한 좋은 자료로 꼽힌

다. 대량생산 제품이 쏟아질수록 진정성을 가진 오리지널 빈티지에 대

한 감동은 커진다. 사람의 오랜 손길과 시절의 정취를 담은 빈티지의

매력은 깊어가는 가을의 색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

촬영협조 신아기념관, 이안아트컨설팅(www.ianart.co.kr)

왼쪽 페이지 덴마크 가구 디자인의 정석,

카이 크리스티안슨의 1960년대 빈티지

체어 59만원, 닛센의 티컵 세트 5만8000원,

에스닉한 플라워 패턴 상판의 빈티지 네스팅

테이블 88만원, 올리브 그린 패브릭의

로즈우드 프레임 빈티지 체어 44만원, 모두

덴스크. 아르네 야콥센의 1950년대 세븐

체어, 한스 웨그너의 1950년대 saw back

체어 모두 가격미정, 모벨랩. 헤리 알렌의

골드 크롬 피그 뱅크 32만원, 루밍.

오른쪽 페이지 간결한 라인의 스틸 프레임

플로어 라이팅, 베르너 팬톤의 빈티지 룸

디바이더, 요하네스 안데르센의 민트 패브릭

이지 체어 모두 가격미정, 모벨랩. 빈티지

감성의 오렌지 컬러 패브릭 Wrapper’s

Delight 8만2000원, 챕터원. 감성적인 컬러의

베어브릭 파이어킹 JADE-ITE와 화이트 각

16만8000원, 킨키로봇.

제품

협찬

덴스

크(0

2-592-

6058),

라꼴

렉뜨

(02-

548-3467)

, 루

밍(0

2-599-0803),

모벨

랩(0

2-3676

-10

00),

Moll(02-

543-016

), 비

트라

(02-

511

-76

86),

에이

치픽

스(0

70-4656-017

5),

웰즈

(02-

511

-79

11),

이노

메싸

(02-

3463-77

52)

, 짐

블랑

(070

-78

03-379

8),

킨키

로봇

(02-

3444-70

44),

까르

텔(0

2-517

-20

02)

,

투투

베이

비(0

70-4065-0395),

김은

학디

자인

스튜

디오

(ww

w.e

unhakkim

.com

), 김

보연

디자

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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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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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보미

디자

이너

(ww

w.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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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rk

.com

), 디

자인

스튜

디오

KAY( w

ww

.designst

udio

kay.

com

), 캄

캄(0

70-8680-6655, kam

-kam

.org

/stu

di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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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 SPACE

Classical Mood, The Boutique 복고적 무드에 현대적인 감각을 덧입힌 네오클래식 스타일로 꾸민 공간 ‘The Boutique’.

클래식한 디자인끼리의 조합은 안전하지만 구태의연하다고 말하는 스타일리스트 성금

실은 클래식함은 유지하되 핑크, 옐로 컬러로 위트를 줌으로써 현대적인 감각을 덧입힌

스타일로 채웠다. 그 중심엔 클래식한 우아함과 초현실적인 매력이 공존하는 포르나세

티의 섬세한 드로잉이 가미된 아이템들이 한몫한다.

유니크한 디자인의

오브제들이 나열되어

있는 전경은 마치 한 장의

화보 같다. 창에 덧댄

몰딩과 앤티크 스타일의

하드웨어와 같은 공들인

디테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마루는

구정마루의 아트 맥시강의

아트 그레이, 벽등은

코램프의 이탈리아 벽등을

화이트 도장한 것, 철제

침대는 영국 로라애슐리

제품, 벽 페인트는 나무와

사람들의 던 에드워드

페인트로 Antique Coin.

(DE6270)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공간 구조를 통해 큰 틀을 설계한다면 스타일리스트는 만들어진

공간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데커레이터 역할을 한다. 스타일리스트 성금실은 이 두 가지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능력자다. 그녀가 오랜 준비를 거쳐 스튜디오를 오픈했단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갔다.

진행 김지영 기자 사진 백경호 촬영협조 인피니트 스튜디오(www.st-infinite.com)

스타일 크리에이터

성금실의 새 공간

130 LIVING SENSE OCTOBER 2014 2014 OCTOBER LIVING SENSE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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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르나세티의 벽지를 응용한 액자와 클래식 요소를 지닌 석고상

으로 자연스럽게 연출한 컷. 바닥에 높낮이를 달리해 놓으면 손쉽

고 임팩트 있는 디스플레이를 완성할 수 있다. 2 옐로 컬러와 같은

컬러풀한 색감은 고전적인 공간에 현대적인 감각을 극대화시키는

훌륭한 장치가 된다. 클래식 패턴을 3D 입체감으로 표현한 엘리티

스(ELITIS) 벽지와 화려한 디테일의 콘솔이 멋지게 어울린다. 3 브레

멘 음악대를 모티브로 한 오브제. 고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창조

한 오마주 디자인은 다소 올드해 보일 수 있는 클래식 스타일을 펑

키한 감각으로 즐길 수 있게 한다. 4 이국적인 스타일을 완성한 스

타일 크리에이터, 성금실. 5 우아하면서 여성스러운 터치가 가미된

모던 스타일로 꾸민 ‘The Muse’. 모던하지만 우아한 뉘앙스를 풍기

는 드레스룸이다. 거울이 있는 클래식 장은 이 공간을 위해 기존의

가구에 블랙 컬러를 입혀 완성한 것. 훅에 걸려 있는 옷은 그녀의

것이다. 6 반대편은 오히려 묵직한 남성성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채

웠다. 빈티지 조명, 그레이 컬러의 리넨으로 커버링한 암체어, 그 밖

에 오브제들이 새로운 스타일링 공식을 제안한다.

1

3 4

5 6

2

Black & White Dressing, The Muse <색의 유혹>의 저자이자 색채 심리학자인 에바 헬러는 블랙을 ‘마법의 색’이라 정의했

다.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하고, 동양적이면서도 서구적인 감성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블랙 컬러를 이용해 드라마틱한 스타일링을 구현했다. 블랙과 화이트의 결합은 화려한

컬러를 활용한 것보다 더 강렬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생동감 넘치고 전위적인 분위기로

연출하고 싶다면 블랙과 화이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

원색의 데코보다 절제된

세련미를 보여주는

공간. 블랙 글라스, 유리,

플라스틱 등 클래식의

요소는 갖고 있되 광택 있는

소재를 더해 더욱 화려한

공간을 만들었다. 벽면에

몰딩만으로 완성한 선반이

눈에 띈다. 블랙 체어는

까르텔의 수퍼 임파서블,

화이트 체어는

까르텔의 탈리아.

132 LIVING SENSE OCTOBER 2014 2014 OCTOBER LIVING SENSE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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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t Scandinavian, The Loft 그녀의 세 번째 공간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두고 볼수록 매력적인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

다. 곳곳에 파스텔컬러를 사용해 한결 밝고 세련된 공간을 완성했다. 중심이 되는 식탁은

담백한 디자인으로 컬러가 있는 부엌 가구와 함께 매치하면 뉴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멋

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다이닝룸을 연출할 수 있다. 더불어 편안한 패브릭 소재의 거실 가

구와 소품을 레이어링하면 북유럽 어느 주택에 온 듯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마루는 구정마루의 프라하 오크 수종을 헤링본 패턴으로 시공한 것, 주방 가구는 아이디 가구에서 맞춤 시

공, 파스텔 핑크 패브릭 소파는 리모드의 가리모쿠 소파, 벽 페인트는 나무와 사람들의 던 에드워드 페인트

로 왼쪽 벽은 Seaport (DE5744), 사이드 보드가 있는 벽은 Muslin (DE6227), 주방 벽과 아치 창문 벽은 Cold

Morning (DE6365).

1 북유럽의 어느 주택을 엿보는 듯한 공간. 다이닝룸과 거실을 모두 들인 곳으로 곳곳에 눈을 쉬게 하는

북유럽 색감을 더하고, 커다란 아치 창을 내어 따뜻한 빛이 부드럽게 새어 들어오게 했다. 균형 잡힌 짜임

새가 안정적 느낌을 주는 헤링본 무늬 바닥도 눈여겨볼 부분. 2 구비의 세미(Semi) 펜던트, 헤이의 데니시

퍼니처, 소프트한 색감을 가진 뉴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소품들로 채워진 다이닝룸. 3 북유럽 스타일의

백미인 라디에이터와 심플한 타이포그래피, 부드러운 핑크빛 소파, 우드와 펜던트 전구로 직접 만든 플로

어 스탠드의 조화가 편안하고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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