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NG IMAGE

그림에서 사진으로 , 사진에서 영화로 .

길찾기 때 ,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를 찾고 스토리보드를 그리는 걸 해봤다 . 그것이 움직이는 화면과 멈춰져 있는 이미지를 동시에 다룬 첫 경험이었다 .이런 경험을 했지만 나는 여전히 정지

된 이미지를 다루는 사람이었고 , 가끔가다 찍는 사진도 주로 그림을

그리기 위한 것이었다 .

그리고 그 이후로 나도 모르게 어떤 장면들을 계속해서 떠올렸던

것 같다 .

움직임

움직임은 사라져야 한다 .

이 말을 생각해 봤을 때 , 영상이란 멈춰져 있는 이미지가 아니고 눈앞에 있는 하나의 장면만을

보는 것이 아니다 .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화면을 중심으로 해서 앞뒤로 나오는 장면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통해서 영화의 내용을

알아챌 수 있는 단서들이 영상 속에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

그러니까 ‘움직임은 사라져야 한다 .’ 라는 말은 그저 한 번 보이고 사라지는 장면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 하나의 장면이 지나가야 계속해서

새로운 장면들이 나오는 것이고 사람들은 그 과정을 반복함으로 인해 움직이는 화면을

이해한다 . 그러면서 영화 안에 들어가 있는 색깔 , 형태들의 변형 , 교차되는 화면과

움직임의 흐름에 따라 반응을 하고 각자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

사람들은 움직이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을 가졌고 그래서 ‘움직이는 화면’을

만들었다 . 그리고 그것들을 계속해서 보고 또 다른 화면들을 만들어낸다 . 그 안에서 시간과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사람들은 영상 속에서 시간이 흐르는 것 , 공간이 바뀌는

것 ,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찾는다 .

animate생기를 불어넣다

보통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는 1 초에 24프레임을 필요로 한다 . 24 개의 순간들이

모여서 1 초를 만드는 것이다 . 16 장의 연속사진이 찍히는 그 숨 가쁜 사이에도 사실은 틈이 있다 . 나는 그 8 장이 멈춰져 있는

곳에서 움직이는 곳으로 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 단지 8 장의 차이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

내가 그리고 만든 것을 움직이는 것으로 만들고 싶고 , 늘 상상만 해오던 것들이 실제로

눈앞에서 움직이고 만들어진 공간에서 시간이 발생하고 ,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만들고 싶다 .

그림을 그리던 내가 사진을 찍기 시작하고 지금은 움직이는 화면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 그럴 때 나는 물리적인 것이 움직이고 사람의 마음도 움직이고 , 그래서 그 다음엔 또 어떤

움직임들이 나오고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앞으로 내가 만들고 싶은 움직임에 대해서

질문해본다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