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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실현을위해일하는세이브더칠드런의계간간행물입니다 2012 가을호 Vol. 122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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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the Children Quarterly Report #122_September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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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아동권리 실현을 위해 일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계간 간행물입니다

2012 가을호 Vol.122

Page 2: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Vision우리는 모든 아동이 생존, 보호, 발달 및 참여의 권리를 온전히 누리는 세상을 꿈꿉니다.

Mission우리는 세상이 아동을 대하는 방식에 획기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아동의 삶에 즉각적이고도 지속되는 변화를 이루어내고자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본부서울특별시 마포구 토정로 174 우)121-881T 02-6900-4400 F 02-6900-4499경기지부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경인로 203 서정빌딩 502호 우)422-240T 032-655-1391 F 032-655-1394인천지부

인천광역시 남구 경원대로 899 우)402-061T 032-434-1391 F 032-439-1391대전지부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76번 안길 23 2층 우)305-335T 042-826-0161 F 042-826-0163전북지부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건산로 139 우)561-831T 063-254-1177 F 063-254-3636대구지부

대구광역시 동구 아양로 291 우)701-866T 053-625-1600 F 053-625-0102울산지부

울산광역시 중구 성안3길 21 우)681-300T 052-245-1391 F 052-245-1390부산지부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로 685 영동빌딩 9층 우)613-812T 051-758-7731~2 F 051-752-8810수서종합사회복지관

서울특별시 강남구 광평로56길 11 우)135-885T 02-459-5504 F 02-451-9421백양종합사회복지관

부산광역시 사상구 모라로 192번길 20-33 우)617-083T 051-305-4286 F 051-305-3048인천아동복지종합센터

인천광역시 남동구 용천로 208 인천사회복지회관 201호우)405-701T 032-421-6100 F 032-421-6110망원청소년독서실

서울특별시 마포구 방울내로 24-12 우)121-825T 02-332-2541 F 02-338-4476염리청소년독서실

서울특별시 마포구 숭문8길 29 우)121-871T 02-701-9240 F 02-719-6810홍은청소년공부방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은중앙로5길 15 우)120-842T 02-391-4031 F 02-391-4029전북새움지역아동센터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건산로 139 우)561-831T 063-241-1171 F 063-254-3636대구입석지역아동센터

대구광역시 동구 아양로 291 우)701-866T 053-982-1601 F 053-625-0102서울마포아동보호전문기관

서울특별시 마포구 신수로 46 401호 우)121-856T 02-422-1391 F 02-3143-1392

경기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경인로 203 서전빌딩 502호 우)422-814T 032-662-2580 F 032-612-6337안산시아동보호전문기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광덕4로 144번지 트윈타워 A동 203호우)425-807T 031-402-0442 F 031-402-0140인천아동보호전문기관

인천광역시 남구 경원대로 899 우)402-061T 032-434-1391 F 032-439-1391울산아동보호전문기관

울산광역시 중구 성안3길 21 우)681-300T 052-245-1391 F 052-245-1390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서울특별시 마포구 토정로 174 2층우)121-881T 02-796-1406 F 02-790-7266부산가정위탁지원센터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로 685 영동빌딩 9층 우)613-812T 051-758-8801~2 F 051-752-8810노을어린이집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로42길 12 월드컵아파트 805동 1층우)121-902T 02-305-9880 F 02-305-9901서대문구청직장어린이집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로 224 우)120-826T 02-323-3360 F 02-322-3360수서민들레어린이집

서울특별시 강남구 광평로56길 11 우)135-885T 02-3412-7979 F 02-451-9421양천신나는어린이집

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남로 94 우)158-077T 02-2642-6963 F 02-2645-4248은화어린이집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은중앙로7길 63-8 우)120-102T 02-391-3248 F 02-379-9052한별어린이집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남51길 23우)135-878T 02-569-8711 F 02-445-8711백양민들레어린이집

부산광역시 사상구 모라로 192번길 20-33 우)617-083T 051-305-3223 F 051-302-5020

마포신나는그룹홈  부천신나는그룹홈  안산신나는그룹홈  인천아동쉼터  울산신나는아동쉼터   부산신나는그룹홈

세이브더칠드런 지부 및국내 사업장

ISSN | 2092-5824 발행일 | 2012년 9월 30일 발행처 | 세이브더칠드런발행인 | 김노보 기획·편집 | 세이브더칠드런 홍보팀주소 | 서울시 마포구 토정로 174 전화 | 02-6900-4400 팩스 | 02-6900-4499홈페이지 | www.sc.or.kr 디자인 | 디자인스튜디오 203 02-323-2569 인쇄 | 팩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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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c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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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log.naver.com/sc.do

04 Photo Essay

06 기획특집 짐을 내리고 굴레를 벗고, 아이들 미래를 꿈꾸다 Part1 울타리 밖의 삶 Part 2 10살 주연이의 하루

14 인포그래픽으로 말해요 더 튼튼해지고 학교생활이 즐거워졌어요

16 주목, 이 캠페인 나눔으로 첫 번째 생일을 시작한 정원

18 Zoom in People 재난재해는 사후대처보다 예방을

22 나누는 사람들 나눔을 선택한 3인3색

김용호 쥴라이모닝 대표, 대학생 김현정 씨, 신진식 강변테크노마트 과장

26 내 생각은 이래요 사생활의 권리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물었더니…

28 영화로 보는 아동권리 비정한 도시에서 산다는 것 영화 <시스터>와 <아무도 모른다>

30 세이브더칠드런 뉴스

34 세계의 현장에서

2012 가을호 Vol.122Contents

표지사진 캄보디아 프놈펜의 빈민가 반티아이 스리욱에 사는 참 티에(왼쪽, 4)와 스레이 리압(9). 이곳의 많은 아이들은 가난한 부모를 도와 쓰레기장에서 고철을 수집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 아이들이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Karin Beate Nosterud / Save the Children

Page 3: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Photo Essay |

05Save the Children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네팔 바그룽 지역의 아이들 506명은 직접 사진을 찍고 전시회를 여는 세이브더칠드런의 ‘히말라야 사진관’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사진 속의 아이들이

사진 밖으로 걸어 나와

카메라를 손에 들었습니다.

산 너머 이웃 마을 친구들과 어르신들에게 보여줄

우리 학교, 우리 친구, 우리 마을을 담아 봅니다.

사진이 흔들릴세라 숨을 멈추는 순간

사진에 담기는 세상도 시간을 멈춥니다.

재미있는 일을 찾아 졸졸 쫓아오는 동생들,

지게 가득 땔감을 지고 가는 옆집 아주머니,

눈도 뜨지 못한 채 먹이를 찾는 어린 새.

날마다 보아서 당연했던 세상이

사진에 담기는 순간 특별해집니다.

‘찰칵’

그 특별한 순간

아이들의 눈빛도 반짝입니다.

글 고우현(홍보팀)사진 로키 프라자파티(Rocky Prajapati), ‘히말라야 사진관’ 프로젝트 참여 아동들

Page 4: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06 2012 Autumn 07Save the Children

짐을 내리고 굴레를 벗고, 아이들 미래를 꿈꾸다네팔의 벽돌 공장에서 울면서 일하는 다섯 살 아니타, 기계의 불꽃이

무섭지만 방글라데시의 액세서리 공장에서 일해야 하는 아홉 살 조리나,

그리고 제대로 돌봐주는 어른 없이 방임 상태에 놓여 있는 한국의 열 살

소녀 주연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렇게 위험 속에 방치된 아이들이

많습니다. 무관심 속에 고픈 배를 움켜쥐고, 연약한 어깨에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고, 폭력이나 학대의 끔찍한 기억, 또는 아무도 돌보는 이

없는 외로움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온갖 종류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이 아이들의 삶은 오늘도 사람들이

미처 시선을 돌리지 않는 곳, 구석지고 후미진 장소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네팔에서, 방글라데시에서 그리고 국내에서 이처럼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의 삶에서 그늘을 걷어내고, 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찾도록 하기 위한 아동보호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기계를 만지던 손이 책과 연필을 들고, 돌봐주는 이 없이 홀로

힘겨워하는 아이를 온 마을이 나서서 돌보는 모습, 그 어떤 아이도 홀로

위험 속에 방치되지 않아도 되는 사회, 이것이 세이브더칠드런이

만들고자 하는 미래입니다.

기획특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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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08 2012 Autumn 09Save the Children

일을 합니다. 귀가 따갑도록 쇳소리가 울리고 퀴퀴한 먼지에

숨 쉬기도 힘들지만 아미르는 열기를 뿜으며 돌아가는 기계에

바싹 붙어 하루 12시간 강판을 자릅니다. 2년 전, 바로 이 기

계에 오른쪽 손가락을 세 개나 잃었지만 아미르는 다시 이곳

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릭샤를 몰아 한 달에 기껏해야 2,000타카를 버는 아버지,

결혼 후 어렵게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형과 누나들에게 손을

벌릴 수도 없는 아미르에게는 이곳에서 받는 월급 4,000타카

(한화 약 5만 6,000원)가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이기 때문입니다.

역시 방글라데시 다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공장들 사이

에 자리한 액세서리 공장에서 조리나(9)가 귀걸이를 조립하고

있습니다. 조리나가 2년 전부터 일하는 이곳은 무허가 공장입

니다. 불법으로 전기와 가스를 사용하고 있어 언제 사고가 터

빛에 말리고 옮기는 일은 아니타와 같은 아이들의 몫입니다.

공장주가 지시한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빽빽하게 늘어놓은

벽돌 사이를 지나다니려면 아이들의 작은 발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5살 아니타의 이런 고단한 일상은 새벽 5

시부터 해가 떨어질 때까지 숨 한 번 돌릴 새 없이 이어집니다.

아니타의 삶을 짓누르는 건 이뿐만이 아닙니다. 붉은색을

내기 위해 독한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벽돌 공장은 ‘가장 위험

한 형태의 아동노동’으로 분류돼 아니타와 같이 어린아이들의

노동이 엄격히 금지된 곳입니다. 하지만 함께 일을 하는 어른

들도, 돈을 버는 공장주도,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정부도, 아

무도 아니타의 삶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빈민가에서 누나의 집에 얹혀사는

아미르(14)는 오늘도 복작거리는 집 한켠에서 서둘러 출근 채

비를 합니다. 아미르는 숟가락과 그릇을 만드는 철공소에서

아니타(5)는 네팔의 벽돌 공장에서 일을 합니다. 내리쬐는 뙤

약볕 아래 늘어선 벽돌 사이를 허리를 굽힌 채 오가며 양손으

로 끝없이 벽돌을 뒤집습니다. 다가가서 “힘들지 않냐”고 묻자

아이의 눈에서 끝내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제야

거친 모래바람에 잔뜩 튼 데다 상처로 성한 곳이 없는 아니타

의 작은 손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니타를 만난 곳은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차로 30분

이면 도착하는 박타푸르 지역. 200여 개의 벽돌 공장에서 쉴

새 없이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이곳 한편에 부모님, 각각 두 살

터울인 언니와 여동생 이렇게 다섯 식구가 고향을 떠나와 자

리를 잡았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몰려드는 다른 가족들처

럼 아니타의 부모도 도시의 공장에서 한푼이라도 더 벌어보

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른들이 벽돌을 찍어내는 작업을 하는 동안 이 벽돌을 햇

보호 받지 못하는 아이들

울타리 밖의 삶어린아이들의 노동이 엄격히 금지된 곳에서 계약도 없이 저임금과 장시간 근무, 공장주의 착취와 폭력에 연약한 아이들은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 아동노동의 현장을 통해 그 실태를 알아보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을 소개합니다.

1 2

1 네팔 벽돌 공장 모습. 높이 솟은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2 벽돌 공장 내 임시 거주지. 일거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온 아동 4~5명이 한 집에 살며 하루 10시간 이상 일을 합니다. 3 끝없이 늘어선 벽돌 사이를 오가며 벽돌을 뒤집는 아니타. 4 어린 소녀가 벽돌을 찍어내는 틀을 옮기고 있습니다.

3

기획특집 |

전 세계 아동노동 현황

전 세계에서 약 2억 1,500만 명의 아동이 노동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중 절반 이상인 1억 1,500만 명이 인신매매나 무력분쟁, 노예, 성매매 등 ‘가장 위험한 형태의 노동’에 노출돼 있습니다. 아동노동은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들 지역에서만 전 세계 아동노동의 약 90%가 행해진다고 합니다. 이중에서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아동노동 인구는 1억 2,700만 명으로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노동에 시달리는 아동의 30% 가량인 7,300만 명이 10세 미만이고, 해마다 2만 2,000명의 아동이 일터에서 사망하고 있습니다. 다치거나 아픈 아동의 숫자는 집계조차 되지 않습니다.

출처: 국제노동기구(ILO) 2011 보고서

2억 1,500만 명

2만 2,000명

1억 1,500만 명

7,300만 명

노동에 종사하는 아동

일터에서 사망하는 아동

가장 위험한 형태의 노동에 종사하는 아동

노동에 종사하는 아동 중 10세 미만 아동

4

Page 6: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10 2012 Autumn 11Save the Children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공장가 곳곳에 세우

는 아동학습센터에 짬짬이 들러 교육을 받고 여가 시간을 보

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게

되었고 몇 개의 시도 배운 조리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부모님

은 제가 여기 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글자도

배우고 노래도 부를 수 있는 학습센터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에요!”

아동학습센터에서 아이들은 기초교육, 직업교육을 받고 제

대로 된 직업을 가질 준비를 하게 됩니다. 자녀를 노동현장으

로 내몰지 않고도 한 가정이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도록 지원

하는 사회보호 프로그램도 아동학습센터를 기반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네팔의 아니타에게서도 세이브더칠드런이 세운 탁아소에

다니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직 완전히 일

을 그만두지는 못했지만 틈틈이 탁아소에서 간식을 먹고 또

래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탁아소를 끝마

치면 아니타는 학교에도 다니게 될 거라고 합니다. 세이브더칠

드런은 탁아소에서의 단기 보호뿐 아니라 근본적 변화를 위

해 벽돌 공장에서 공장주, 아동을 모집하는 브로커, 그리고

부모들을 설득하여 이들이 모두 참여하는 아동보호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아동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위원회를 통

해 인권교육도 실시합니다.

또한 방글라데시에서도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휴식시간과 편의시설을 마련하고 최저임금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공장주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부

모와 지역사회, 정부 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

어 임금 착취와 폭력, 학대 등의 문제에 대처하고 서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또한 아이들이 스스

로 참여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학교 대신 일터로 가야만 하는 아이들에게도 꿈이 있습니

다. 아니타는 수줍음이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분명한 목소리

로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조리나의 꿈은 선생님입

니다.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현실과 당당히 맞서 싸우고 있는

이 소녀들은 몇 년 후 분명,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나

가는 멋진 성인으로 자라 있을 것입니다.

글 박영의(홍보팀) |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경기 안산의 서부지역아동센터. 아

이들이 재잘대는 밝은 분위기의 이곳에서 단정하고 야무진

인상의 소녀 주연(10)이를 만났습니다.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된 권리교육이 끝난 뒤 주연이는 자

신의 이름표가 붙은 영양제 통에서 영양제 한 알을 꺼내 입에

물고 수학 예습을 하는 방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주연이가 제

일 싫어하는 수학 공부를 마치고 나니 점심시간. 햄, 소시지,

미역국, 콩나물, 김치 반찬이 식탁에 차려졌습니다.

점심시간 이후에 이 방 저 방 친구들과 뛰어 다니며 놀고 나

니 주연이가 가장 좋아하는 미술치료 시간이 되었습니다. 수

업 시간 내내 주연이는 말없이 색종이를 자르고 붙이는 일에

몰두하는 모습입니다. 도화지에 색종이로 만든 나무 두 그루

를 오려 붙인 뒤, 주연이는 그 아래에 각각 ‘우리 아빠’와 ‘우리

엄마’라고 적어 넣었습니다. 오후 4시에 하루 프로그램을 모두

마치면 영양 간식과 저녁을 먹습니다. 주연이는 센터에 남아서

좀 더 놀고 싶지만 어린이집에서 언니를 기다리는 일곱 살 배

기 여동생을 데리러 가야 합니다. 이럴 때 가끔은 동생이 없었

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면서 주연이는 민망한 듯 씩

웃습니다.

주연이는 2009년 10월 엄마가 집을 나간 뒤 안산아동보호

전문기관에 방임 아동으로 신고되어 보호를 받아왔습니다.

올해 3월에는 아빠가 다니던 직장이 부도가 나면서 실직했고,

주연이는 7월부터 경기도 안산서부지역아동센터의 보호를 받

게 되었습니다.

현재 주연이네 가족은 아빠와 여동생, 이렇게 세 식구입니

다. 예전 직장에서 운전을 했던 아빠는 일을 그만둔 뒤 손목

을 다치는 바람에 새로운 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주연이네 가족은 아빠가 받는 실업급여, 그리고 한부모가정

에 지원되는 11만원 가량의 정부보조금으로 생활하고 있습니

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일과를 마치고 집에 가는 주연이를 따

라가 보았습니다. 바람 한 점 통하지 않는 찜통 같은 집에 들

질지 모르는 이 공장에서 조리나는 조마조마한 마음을 달래

며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꼬박 손을 놀립니다.

“공장 안이 뜨거워서 항상 땀에 젖어 있어요. 종종 기계에

서 불꽃이 튀어 오르는데 그때마다 너무 무서워요.”

귀걸이를 조립하는 손길을 멈추지 않은 채 말하는 조리

나가 이렇게 해서 버는 돈은 한 달에 1,000타카(한화 약 1만

4,000원). 4년 전 연고도 없이 무작정 상경한 조리나네 가족

은 몸이 불편해 일을 할 수 없는 아버지를 대신해 쇼핑백 공장

에서 일하는 엄마, 플라스틱 공장에 다니는 오빠, 액세서리 공

장에서 일하는 언니 그리고 막내인 조리나까지 일을 해야 겨

우 생계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나마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아미르나 조리나는 형편이 나은 편입니다. 다카 등 대도시로

몰려드는 아이들 중 상당수는 돌봐줄 사람이나 마땅한 거처

없이 거리를 떠돕니다.

다행히 일자리를 구한다고 해도 아이들은 계약도 없이 저

임금과 장시간 근무, 공장주의 착취와 폭력에 무방비로 노

출됩니다. 이런 상태로 일을 하는 아이들이 방글라데시에만

7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세끼 식사는 고사하고 교육의

기회도 박탈당한 이 아이들은 이렇게 가난의 대물림을 끝없

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온 마을이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

다행히 조리나는 대를 이은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1 방글라데시 다카의 철공소에서 아미르가 기계 앞에 앉아 일을 하고 있습니다. 2 귀걸이를 조립하고 있는 조리나.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무허가 공장에서 조리나는 하루 10시간 일을 합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의 미술 수업 시간. 주연이는 혼자 공부할 때에는 어렵기만한 수학도 센터에서는 선생님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어 좋다고 합니다.

기획특집 |

“이제는 외롭지 않아요”

10살 주연이의 하루노동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제대로 돌봐주는 어른 없이 방임된 채 나홀로 지내는 아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아동들을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이 펼치고 있는 활동을 알아봅니다.

1 2

Page 7: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12 2012 Autumn

기획특집 |

13Save the Children

인해 방임되거나 방임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

런은 이처럼 방임되는 ‘나홀로 아동’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

한 지역사회의 노력에 힘을 실어주고자 ‘체인지 더 퓨처Change

The Futur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잘 알고 아이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지역

아동센터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경기, 대전, 대구,

부산, 전북 지부를 통해 35개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하여 1,000

여 명의 아이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체인지 더 퓨처’ 프로그램은 일시적, 물질적 지원만으로 채

울 수 없는 아이들의 신체적, 정서적 요구까지 세심하게 고려

하였습니다. 우선 문방구의 불량식품으로 허기진 배를 달랬

던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각 아이의 영

양상태를 체크하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진행하며, 연령대

에 필요한 영양제와 간식을 제공합니다. 또한 컴퓨터 게임에

만 익숙해진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함께 하는

체육활동을 진행합니다.

지역아동센터에 미니도서관을 만들어 아이들이 마음껏 책

을 읽을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체험을 위해 견학과 현장 학

습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아이들은 ‘차일드 클럽’을 만들어

마을 탐사에 나서는가 하면, 권리교육을 통해 스스로가 소중

한 존재이며 서로를 배려해야 함을 깨우치기도 합니다. 이처

럼 통합적인 지원을 통해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지역아

동센터가 알찬 보금자리가 되도록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적

입니다.

지금 상황은 어렵고 힘들지만 주연이의 꿈은 나중에 치과

이 불편하다 보니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주연이 아빠

는 “집 근처를 벗어나 멀리 있는 직장이라도 알아보고 싶지만

누가 대신 어린 딸들을 보살펴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 여러 가

지로 힘들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이야기 도중 아빠가 답답한 심정에 어쩌다 술을 마셨던 날

이 떠올랐던지 주연이는 “그럴 때는 아빠가 차라리 물을 많이

마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합니다. 옆에서 “그래서 이젠 술을

마시지 않잖아”라고 말하는 아빠의 얼굴엔 미안한 표정이 가

득합니다.

주연이는 외로울 때면 엄마가 더욱 그립고 하루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아이의 말을 들으니 낮

에 지역아동센터에서 주연이가 도화지에 오려 붙인 ‘우리 아

빠’, ‘우리 엄마’ 나무 두 그루가 눈앞에 떠올랐습니다.

결석생 없는 지역아동센터…

영양, 건강에서 심리, 정서교육까지

국내 아이들 7명 중 1명은 주연이처럼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어서자마자 주연이는 선풍기를 틉니다. 주연이네 가족은 이

선풍기 한 대의 더운 바람에 의지해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을

버텨냈습니다. 집에서의 주연이는 센터에서 봤을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밝은 웃음 아래로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마음 아픈 그늘이 드러납니다. 방구석과 바닥의

눅눅하고 찌든 때와 방 한가운데 수북이 쌓인 옷가지들은 손

이 불편한 아빠의 손길이 채 미치지 못한 상태입니다.

주연이네 집에는 한 달 28만원의 월세와 도시가스비가 몇

달 째 밀려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주연이는 아무리 더

워도 찬물로 목욕을 하려면 온몸이 떨릴 만큼 춥다고 합니다.

주위에서 주연이의 어려운 형편을 알고 쌀을 지원해주기도 하

지만 도시가스가 끊긴 바람에 밥을 해먹을 수도 없습니다. 주

연이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여동생은 어린이집에서 주는 급식

도시락으로 저녁식사를 해결합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여동

생은 어린이집에 있다 집에만 오면 말수가 줄어듭니다.

아내가 집을 나가고, 실직한 뒤 주연이 아빠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일자리를 구하려 해도 손

1 주연이는 아이들이 편안히 쉬고 즐겁게 노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2 권리나무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주연이. 3 방학기간에도 점심 시간을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즐겁습니다. 4 주연이가 센터의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미술치료 수업.

31 2 4

의사가 되는 것입니다. 주연이가 꿈을 이루어 이후에 힘겨운

상황에 놓인 다른 아이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보살핌의 손길

은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글·사진 김지연(홍보팀)

“아이는 마을이 돌봐야 해요”안산서부지역아동센터 최희숙 센터장

주연이를 보살피는 안산서부지역아동센터의 최희숙 센터장은 “방임되거나 방임될 위기에 처해 있는 아이들을 돌보려면 무엇보다도 아이가 생활하는 마을, 즉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합니다. 경제적 형편으로 가정이 위기에 처하더라도 아이는 방임되거나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지역에 아이를 보살피는 돌봄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센터에서는 방임 아동 신고가 들어오면 아이가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부모와의 상담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최 센터장은 “주연이만 해도 인상이 단정해서 가정방문을 하기 전까지는 어려운 형편을 짐작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최 센터장이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는 올해부터 세이브더칠드런의 ‘체인지 더 퓨처’ 사업의 협력 기관이 되면서 보다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최근 6학년 남자 아이의 희귀병을 발견하고 협약을 맺은 병원을 통해 치료를 받도록 했다고 합니다. 지역아동센터는 위기에 처한 아동을 돌보는 마을의

거점이지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고 열악한 실정입니다.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방과 후 집에 돌아갔을 때 1시간 이상 혼자 또는 초등학생 아이들끼리 지내는 국내의 ‘자기 보호 아동’은 97만여 명에 이릅니다. 이들 절대다수가 빈곤 아동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이렇게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Page 8: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14 2012 Autumn 15Save the Children

자녀의 건강상태에 대해 부모·보호자에게 물어본 결과 저학년 부모·보호자가 답한

‘아주 건강하다’라는 응답은 1차 조사 결과 27.6%에서 3차 조사 30.6%로 증가했고, 고

학년 부모·보호자의 경우도 1차 조사 21.8%에서 3차 조사 29.9%까지 증가했습니다.

반면 ‘건강하지 않다’는 응답은 저학년 부모·보호자의 경우 1차 조사 7.4%에서 3차

조사 4.6%, 고학년 부모·보호자의 경우 8.4%에서 7.6%로 감소해 부모·보호자들이

아동의 건강상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설문조사뿐

아니라 그룹인터뷰에서도 아동이 ‘아주 건강하다’는 응답이 증가해 아동 급식 및 간식

서비스의 강화로 아동 건강이 향상된 것으로 보입니다.

자녀의 건강상태저학년과 고학년 부모·보호자 모두 긍정적

이름을 알고 있는 자녀 친구의 수자녀 학교생활 관심 높아져 아는 친구도 늘어

방학 중에 주로 함께 있는 사람나홀로 아동의 ‘방학 파트너’는 지역아동센터

아동의 학교생활 만족 정도4점 만점에 3.1점 ‘대체로 만족’

UN아동권리협약 인지비율자녀 및 부모·보호자 모두 인지도 가파르게 상승

자녀의 친구 이름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세 번에 걸쳐 조

사한 결과, 부모·보호자가 알고 있는 친구의 수가 저학

년, 고학년 모두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저학년, 고

학년 아동의 부모·보호자 모두 ‘아는 친구 없음’의 경우

가 소폭 감소했고, 3명 이상인 경우(3~5명, 6~10명, 11

명 이상)는 5%p 가량 증가했습니다. 부모·보호자가 자

녀 친구들의 이름을 더 많이 알게 된 것은 자녀와의 의사

소통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자녀의 학

교생활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고학년 아동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를 4점 만점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3.1점을 기록해, 학교생활에 대해 ‘대체로 만족한다’는 응답

이 나왔습니다. 특히 종단조사 결과 1차 2.5점에서 3차 3.1점으로

학교생활 만족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했습니다. 부모·보

호자들의 교육 관심 증가와 아동의 건강 증진이 아동의 자존감 향

상과 자기효능감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학교생

활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빈곤지역 나홀로 아동이 방학을 함께 보내는 파트너는 지역아동센터였습

니다. 아동들이 방학에 주로 함께 있는 사람을 조사한 결과 저학년 아동들

은 지역아동센터(52.3%)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부모님(19.2%), 형제자매

(19.2%) 순이었습니다. 고학년 아동들 역시 지역아동센터(26.3%), 부모님

(26.1%), 형제자매(20.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고학년 아동들이 ‘지

역아동센터에서 지낸다’는 비율이 1차 6.2%, 2차 4.7%에서 3차 26.3%로 크

게 증가했습니다. 아동들이 방학을 보내는 데 있어 지역아동센터가 맡고 있

는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부분은 UN아동권리협약에 대한 이해

입니다. 고학년 아동의 경우, 1차 조사에서 UN아동권리협약을 아는 아동이

20%에 불과했으나, 3차 조사에서는 60.6%까지 상승했습니다. 또 저학년 부

모·보호자의 이해도 47.7%에서 61.8%로, 고학년 부모·보호자도 51.1%에

서 64.0%로 증가했습니다.

의식주에 대한 권리, 보호·교육·자기결정에 대한 권리 등 각각의 권리에 대

한 인지도 상승폭도 가팔랐습니다. 1차부터 3차까지 30%p 이상 상승하여 3

차에서는 80%대의 인지 비율을 보였습니다.

시설장 및 생활지도사들을 대상으로 한 그룹인터뷰를 통해서도 아동 스스로

권리를 이야기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동

권리에 기반한 ‘체인지 더 퓨처’ 사업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권리에 대한 인식

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인포그래픽으로 말해요 |

더 튼튼해지고학교생활이 즐거워졌어요세이브더칠드런은 2010년부터 저소득가정 아이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라도록 지원하는 ‘체인지 더 퓨처Change The Future’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돌볼 수 있는 지역아동센터를 기반으로 영양, 심리, 교육, 문화체험 등을 지원하는 이 사업은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지내야 하는 ‘나홀로 아동’이 지역사회 내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아동과 부모·보호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지난 2년을 따라가 보는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는 2010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며 사업에 함께하고 있는 아동과 가족 1,8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27.6% 21.8%

30.6% 29.9%

UN아동 권리협약을 아시나요?

저학년 부모·보호자 고학년 부모·보호자

형제자매와 함께

고학년 아동의 학교생활 만족도 (4점 만점 기준)

지역아동센터

부모와 함께

저학년 주양육자

고학년 주양육자

고학년 아동3명 이상 이름을 아는 경우

3.1

2.5

52.3%19.2% 19.2%

정샛별 이나라 박민국

5%60.6% 61.8% 64.0%

Page 9: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16 2012 Autumn 17Save the Children

“보통 돌잔치는 6개월 전에 준비를 시작하는데 돌상 차려주는 이벤트회사, 사진관, 식사 장소를 알아보다가 불현듯 ‘돌잔치를 하게 되면 결국 누가 돈을 벌게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차, 싶었어요. 제 딸아이에겐 상술에 휘둘리지 않고 의미 있는 돌잔치를 열어주고 싶어 ‘온라인 나눔 첫돌잔치’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값비싼 돌상 대신 ‘생애 첫 기부’를 선물하세요

나눔으로 첫 번째 생일을 시작한 정원

올해 여름, 결혼 5년 만에 얻은 첫딸 정원이의 돌잔치를 준비하던 김익

현(37), 김선정(33) 씨 부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김익현 씨는 디지털마케팅 회사에서 신규사업 기획, 디지털 콘텐츠

제작과 모바일마케팅 등을 총괄하고 있으며, 아내 김선정 씨도 광고

회사에 다니며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결혼 초반에는 맞벌이

부부로 바쁘다 보니 2세 계획을 뒤로 미루었는데, 이후에 막상 아이를

가지려고 하니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익현 씨는 약 4년 전 세이브더

칠드런이 전세계에서 진행하는 ‘에브리원 캠페인’에 재능기부의 형식으

로 참여하면서 세이브더칠드런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자녀 소식이

없는 가운데 김익현 씨 부부는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 시즌 4’에 참여

하면서 직접 모자를 뜨기도 했는데 같은 해 겨울 임신 사실을 알게 되

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11년 7월 6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예쁜

딸 정원이가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이러한 인연을 계기로 김익현 씨는 정원이의 돌잔치를 준비하다가

품게 된 의문을 아이디어로 바꾸어 세이브더칠드런에 ‘온라인 나눔 첫

돌잔치’를 함께 진행할 것을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온라인 나눔

첫돌잔치’는 딸의 의미 있는 첫돌을 고민하는 아빠의 마음을 담뿍 담

아 탄생한 캠페인이랍니다.

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나중에 시간 나면 한 번 들러라.

봉투 따로 줄게”라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고, 홈페이지를 방문해 댓글

만 달고 정작 기부를 하지 않아 다시 기부를 해달라고 말하기에도 멋

쩍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원이의 온라인 돌잔치에 대해

주위의 지인들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정원이의 나눔 돌잔치에는 90여 명이 참여했고 이를 통해 모인 축의

금 410만원은 아프리카 니제르에 102마리의 염소를 보내는 데 사용되

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맞는 생일날, 아프리카 니제르에 염소를 선물

하는 장한 일을 해낸 정원이는 낯을 가리지 않고 방실방실 잘 웃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늘 사랑을 독차지합니다.

8월 16일 출범을 알린 세이브더칠드런의 ‘온라인 나눔 첫돌잔치’가

낯설다 보니 주변에는 아직 방법을 몰라 잘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인터넷 사용이 서툰 어르신들은 손자손녀의 돌잔치에

참석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많이 아쉬워합니다. 김익현 씨 부부도 정원

이의 온라인 돌잔치를 마치고 직계 가족 몇 분만을 모시고 조촐하게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소모적이고 점점 더 과시적

이 되어가는 비싼 돌잔치 대신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보낸 첫해를

기억하는 따뜻한 마음을 나눔의 이벤트로 함께 한 것에 대해서는 이

이 캠페인은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온라

인 나눔 돌잔치에 초대된 사람은 사진과 동영

상으로 아이가 자란 모습을 보고 소셜네트워

크서비스(SNS)를 통해 축하메시지를 남깁니

다. 축하금을 대신해서 온라인으로 후원금을

기부하면, 돌잔치 후 아이의 이름으로 세이브

더칠드런에 기부금이 전달되고, 부모는 연말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구조입니다.

수개월 간 고민과 논의를 거듭한 끝에 6월

말 온라인 돌잔치 사이트 (www.firstbirthday.

or.kr)가 시범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첫 주인공

은 김익현 씨의 딸 정원이였습니다. 김익현 씨

는 정원이의 첫돌을 앞두고 가족과 친척, 친

구와 회사 동료들에게 문자와 이메일로 돌잔

치 초대장을 보냈습니다.

초대하는 김익현 씨 부부나, 초대 받는 사

람 모두에게 온라인 돌잔치는 생소한 것이라

서 의외의 경험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돌잔치

루 말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낍니다.

김익현 씨는 앞으로 ‘나눔 첫돌잔치’가 단순

히 이벤트나 광고효과를 노리고 하는 온라인

상의 잔치가 아니라 나눔을 실천하는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으면 더없이 좋겠다

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나눈다는 것이 반드시 거창한 것만은 아니

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콩 하나라도 어려운 이

웃과 나눌 마음의 자세와 관심만 있다면 이미

나눔은 시작된 것이지요. 기부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온라인 나눔 첫돌잔치’

가 아직은 생소하지만 정원이의 첫돌잔치를 시

작으로 앞으로도 많은 부모님들이 관심을 가

지고 나눔을 실천하는 데 동참해 주었으

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김지연 (홍보팀) | 사진제공 김익현

C a m p a i g n

주목, 이 캠페인 |

Page 10: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18 2012 Autumn

Zoom In People |

19Save the Children

지역의 재난재해 대처활동을 했고, 지금은 아시아 지역 14개

사무소를 총괄하면서 18개국의 재난재해 위기상황 대처를 맡

고 있어요.

존 저는 저널리스트로 일하다가 인도네시아 아체에서 초대형

쓰나미가 발생한 뒤인 2005년 세이브더칠드런과 일하기 시작

했어요. 아이티 대지진이 발생했을 땐 현장의 세이브더칠드런

대변인이었지요.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시나요?

닉 우선 무엇보다 재난재해의 규모부터 파악해야 해요. 제일

먼저 해당 지역의 사무소와 연락하고, 재난의 규모와 종류에

따라 필요한 전문가와 물품, 초기대응을 위해 어느 정도의 돈

이 드는지를 재빨리 파악해서 팀을 짜는 일이 가장 중요해요.

세이브더칠드런은 재난재해 상황에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는

전 세계 스태프로 구성된 글로벌 로스터Global Roster팀을 갖추고

있어요. 그중에서 신속하게 매니저를 지정하고 대응 팀을 꾸

려야 하지요.

존 제 일은 약간 달라요. 어떻게 하면 재난재해 상황을 더 많

은 매체를 통해 알릴 것인가를 궁리합니다. 재난재해 상황이

인도적 지원은 예전에 ‘긴급구호’라 부르던 재난재해 대처 활

동을 일컫는 말이랍니다. 재난재해가 발생한 뒤에야 단기적으

로 대처하는 긴급구호를 뛰어넘어 재난재해를 예방하고, 일이

벌어지면 대처하며, 그후 복구 발전에 이르도록 통합적인 지

원을 하자는 취지이지요.

8월말 나흘간의 일정으로 한국에 온 두 사람은 교육과 강

연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다, 한국을 떠나기

바로 전날 저녁에야 마주앉을 수 있었습니다.

각자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닉 저는 영국 정부, 대학 등에서 일하다가 2001년 세이브더칠

드런에 합류했어요. 이전에는 케냐,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

세이브더칠드런 인도적 지원 담당 활동가 닉 피니와 존 벅 공동 인터뷰

재난재해는 사후대처보다 예방을

아이들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요

I n t e r v i e w전 세계에서 재난재해가 끊이지 않는 요즘, 세이브더칠드런에서 가장 바쁘게 활동하는 인도적 지원 담당 활동가들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아시아 지역 인도적 지원 총괄 책임자인 닉 피니Nick Finney와 인도적 지원의 커뮤니케이션 자문을 맡고 있는 존 벅Jon Bugge이 그들입니다.

아시아 지역 인도적 지원 총괄 책임자인 닉 피니(왼쪽)와 커뮤니케이션 자문을 맡고 있는 존 벅.

Page 11: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20 2012 Autumn

Zoom In People |

21Save the Children

게 된 거죠.

존 대부분의 재난재해는 어느 정도는 주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예측이 가능해요. 닉이 말한 대로 미리 준비하면, 비

록 재난재해를 원천적으로 없앨 수는 없더라도 그로 인해 자

신이 가진 모든 것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는 엄청난 피해의

규모는 어는 정도 줄일 수 있어요. 그래서 재난재해에 취약한

지역에서는 그 사회의 발전을 돕는 모든 일상적인 프로그램에

도 재난위기감소DRR·Disaster Risk Reduction 전략이 포함되어야 해요.

아이들이 전략을 수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지요.

아이들은 재난재해의 피해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위기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하다니요?

존 우리의 재난위기감소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재난에 직면

한 아동이 성인과 달리 겪는 특별한 문제를 인식하고 이에 대

처하는 것이지만, 또한 아이들의 시각에서 세상을 보고 성인

들이 간과한 위험을 알아차리도록 할 수 있어요.

닉 예를 들면, 베트남에서는 마을의 방재대책 모임에 아이들

을 참여시켰어요. 마을을 샅샅이 잘 아는 아이들이 안전한 지

역이 어디이고 취약한 곳이 어디인지 지도를 함께 그렸지요.

또 브라질에선 홍수나 산사태를 미리 알아차리도록 강우량을

측정하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케냐에서는 학교

에 재난위기감소(DRR) 클럽을 만들고 한 반에 두 명씩 학생

을 선발해서 가뭄 대처 요령, 즉 어떻게 얕은 우물을 파고, 나

무를 심어 숲을 가꾸며, 약한 가축을 건사해야 하는지 등을

가르치죠. 이런 요령을 또래와 어른들에게 전파하는 데 아이

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요. 심지어 태국과 스리랑카에서는 아

이들이 정부가 재난방지계획을 수립할 때 아동 관련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하기도 했어요.

아이들이 가련한 피해자만이 아니라 스스로와 마을을 지키

기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좋군요. 그것도 재난재

해에 대처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장점 중 하나겠지요? 닉 그렇지요. 우리는 전 세계적 재난재해에 대처할 역량과 경

험을 갖추고 있고 모든 계획과 활동의 중심에 늘 아동이 있어

요. 최근 일본 지진 때도 그랬지만 재난이 발생하면 우선적으

요. 재난재해는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다고들 생각하는데 어떻게 예방한다는 건가요?

닉 예를 들어볼까요. 2007년 방글라데시에 초대형 사이클론

시드르가 닥쳤을 때 3,500명이 숨졌어요. 1년 뒤 비슷한 세기

의 사이클론이 미얀마를 강타했는데 14만 명이 넘게 숨졌어

요. 두 나라의 지리적 위치와 인구밀도가 비슷한데 이 엄청난

차이가 왜 생겼을까요? 바로 얼마나 미리 준비했느냐의 차이

예요. 방글라데시에서는 정부가 조기경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주민들을 미리 훈련시켜서 해안가에 살던 사람들을 너무 늦

지 않게 대피시킬 수 있었어요. 방글라데시가 원래 이렇게 대

처를 잘했던 건 아녜요. 이 나라에서도 1991년 사이클론 고르

키가 닥쳤을 땐 14만 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어요. 아주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재난재해를 미리 예방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

사람들, 특히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에 집중하여

스토리를 짜고 매체를 대상으로 전파합니다. 매체 보도는 모

금과 복구, 대처를 위해 결정적으로 중요하거든요. 저널리스트

가 관심 가질 만한 시각을 포착하여 살아 있는 스토리를 만드

는 게 필요해요.

지금까지 겪은 무수한 재난재해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현

장은 어디인가요?

닉 2010년 파키스탄의 대홍수였어요. 재난 규모보다는 너무

위험한데 자원은 지나치게 부족했던 절박한 상황 때문에 기억

에 남아요. 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재해라서 보람도 컸어요. 처

음에 50명으로 시작한 스태프가 6주 뒤엔 400명으로 늘어났

고, 앰뷸런스 50대를 투입해 구조작업을 했지요. 6주 동안 정

말로 큰 변화를 목격했어요.

존 전 같은 해에 있었던 아이티 대지진이 기억에 남아요. 재난

재해로 한 나라의 수도가 초토화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

은데 아이티에선 그랬으니까요. 정말 규모가 엄청났지요. 그

러나 한편으로는 그때 국제적 조직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일원

임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었어요. 전 세계로부터 세이브더칠

드런 멤버들이 속속 도착하고 배로 비행기로 육로로 물자들

이 도착하고 체계적으로 일이 진행되는 걸 보면서 우리가 국

제구호개발 NGO임을 피부로 느꼈지요.

그렇게 재난재해가 벌어지면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

나요?

존 보통 재난재해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이들은 한 사회의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에요. 그중 가장 취약한 사람

은 아이들이죠. 재난으로 피해를 입거나 숨지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아이들입니다.

닉 하지만 역설적으로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보기도 하지요.

재해현장에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정말 놀랍거든

요. 아주 밝고 건강해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잘 몰라서 그

렇기도 하지만 위기에서 벗어나는 아이들의 회복력이 정말로

뛰어난 거죠.

이번에 한국에 와서 재난재해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

로 아동친화공간을 만드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에요. 아이들

이 불안해하지 않고 놀면서 공부도 지속할 수 있도록 심리치

료를 포함한 물리적, 정서적 지원을 하는 공간이지요. 또한 무

엇보다 부모들이 위기를 딛고 일어설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단기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금지원 등 사회적 안전망

확보를 위한 지원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존 세이브더칠드런은 원래 인도적 지원에서 탄생한 조직이라

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1차 세계대전 때 적국의 아이를 살

리자는 인도주의적 호소를 통해 만들어졌으니까요. 아동을

중심에 둔 인도적 지원에서 어느 누구보다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요.

재난재해 현장을 누비는 일이 힘들진 않은가요? 존은 요리사

이기도 한데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가 뭔가요?

존 빨리 대처하여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요리사와 인

도적 지원 활동가의 일은 비슷해요. 하지만 인도적 지원 활동

가가 경험할 수 있는 변화의 폭과 영향이 훨씬 크지요. 저는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이 좋아요.

닉 매번 모든 상황이 도전적이라는 게 가장 큰 동기부여가 돼

요. 팀 단위의 협업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물론 재난재해 현장

에서 좌절할 때도 많아요. 하지만 길게 보면 보람이 더 큽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 한국은 재난재해에 미리 대처하기 위해 긴급구호아동기금을 모금하고 있어요. 이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존 유엔에 따르면 재난의 예방에 1달러를 투자하면 7달러어치

의 손실을 예방할 수 있어요. 재난이 터진 뒤 모금하는 것보다

긴급구호아동기금처럼 미리 준비하고 예방하는 노력이 우리

모두의 공유재산인 지구를 더 효율적으로 지키는 길이지요.

닉 재난재해에는 초기대응이 결정적으로 중요해요. 신속히

대처하지 못하면 삶과 죽음이 오가는 엄중한 상황이지요. 미

디어가 주목하지 않지만 치명적인 재난재해도 아주 많은데,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을 구할 수 있도록 미리 적립해두는 긴

급구호아동기금은 매우 중요하지요. 여기에 투자하는 한국의

후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 김희경(권리옹호부) |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12

1 마을지도를 그리는 미얀마 소년. 마을 지리를 잘 아는 아이들이 재난 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 베트남 아동 재난대비훈련. 재난방지요령 전파에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Page 12: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22 2012 Autumn

나누는 사람들 |

23Save the Children

김용호 쥴라이모닝 대표

<빨간염소 래퍼> 광고를 제작한 쥴라이모닝 대표김용호 감독

“세상을 바꾸는 키 작은 기적의 시간을 시작

해, Save the Children!”

커다란 금속 목걸이를 한 빨간 염소 래퍼

가 몸을 건들거리며 랩을 합니다. 세이브더

칠드런의 ‘빨간염소 래퍼’ 광고입니다. 흥겨

운 힙합 리듬과 귀여운 염소 캐릭터, 중독성

있는 후렴구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이 광고

는 동영상 커뮤니티 유튜브에서 12만 5,000

건이 넘는 조회수를 올리는 등 소셜네트

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TV CF 크리에이티브 100’에도 올랐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을 위해 재능기부로 이

광고를 제작해준 사람은 SK 텔레콤의 광고

“생일, 현실을 넘다” 등으로 잘 알려진 광고

회사 쥴라이모닝 대표 김용호 감독입니다.

김 감독이 세이브더칠드런과 처음 인연

을 맺은 때는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 캠

페인의 영상을 제작했던 2009년으로 거슬

러 올라갑니다. 아이티에서 지진이 발생한

2010년에도 그는 모금 영상을 만들어 세이

브더칠드런에 힘을 더했습니다. 그리고 올

해에는 ‘빨간염소 래퍼’ 광고를 재능기부로

제작했습니다.

빨간염소 래퍼 광고의 아이디어는 ‘기부

가 즐거울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비롯

되었다고 합니다.

“비영리단체의 광고는 대체로 불쌍한 아

이나 가난, 전쟁을 보여줍니다. 그런 광고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알지요. 하지만 저는 그

렇게 기부를 무겁고 심각하게 해야 할 일로

표현하는 대신 분위기를 바꿔 ‘즐겁게 참여

하자’고 해보고 싶었어요. 그게 젊은 세대와

도 잘 맞고요. 젊은 사람들은 교육을 잘 받

았기 때문에 굳이 울리지 않더라도 우리가

도와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어요.”

광고 속 노래 가사처럼 커피 한 잔을 아

낀 작은 기부가 나눔의 씨앗이 된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는 김용호 감독. 그가 생각하

는 기부와 나눔은 ‘주는 것’이 아니라 ‘되돌

려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 저도 그랬고, 늘 받

는 데 익숙하다 보니 주는 걸 잘 몰라요. 부

모로부터 받은 것도 물론 있지만 사회로부

터 받는 것도 있거든요. 사람들은 흔히 ‘내

가 노동을 해서 번 것은 온전히 내 몫’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제가 한 일의 대가를 받

지요. 하지만 그 안에는 순수한 제 몫 말고

도 사회로부터 받은 것도 분명 있거든요. 그

렇게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되돌려주는 게

기부이고 나눔이지요. 그런데 저도 그렇고

사람들은 아직 그런 일에 인색해 보여요.”

흔히 광고를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지갑

을 열게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마

음을 움직이는 데 전문가인 김 감독이 꿈꾸

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의 대답은

함께 풍요로워지는 길

나눔에는 여러 방법이 있답니다. 재능을 활용할 수도 있고, 꾸준한 정성을 전해줄 수도 있고, 직접 하진 못하더라도 나눔의 장을 펼쳐주는 사람도 있지요. 세이브더칠드런 주변에는 이렇게 여러 방법으로 자신의 능력과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양한 방식의 나눔을 통해 훈훈한 마음을 전하는 세 분이 여기 있습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서로 배려하는 세상’

이었습니다.

“내가 세상에서 하고 싶거나 할 수 있는 일

이 있으면 하고, 또 내가 힘들 때에는 도움

받는 것을 창피해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 그

런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니 내가 힘들어질 수도 있는데, 그렇게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서로 돕

는다면 좋지 않겠어요?”

김용호 감독의 말을 들으니, 세이브더칠

드런의 창립자 에글렌타인 젭이 남긴 한마

디가 떠올라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

습니다. “오늘 우리가 돕는 이가 내일 우리

를 도울 것이다.”

나눔을 선택한 3인3색三人三色

P e o p l e

“내가 힘들 때, 도움 받는 것을 창피해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빨간염소 래퍼> 광고 컷들. 나눔은 ‘주는’ 것이 아니라 ‘되돌려 주는’ 것

Page 13: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24 2012 Autumn

나누는 사람들 |

25Save the Children

지하철 2호선 강변역과 테크노마트를 연결

하는 유일한 통로는 ‘실크로드’라 불립니다.

하루 유동인구가 10만 명이 넘는 강변역의

‘실크로드’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의 거리홍보

캠페인팀은 매일 수많은 후원자들을 만나

고 있습니다.

2011년 겨울 ‘신생아 살리기 모자뜨기 캠

페인’ 거리홍보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활동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해준 일등공신

은 바로 강변테크노마트의 행사 기획을 총

괄하는 신진식 과장(프라임산업주식회사)입

니다. 다른 단체나 기업에서도 홍보나 마케

팅을 위해 이 장소를 대여하기도 하지만 세

이브더칠드런처럼 한 단체가 이곳에서 꾸준

히 활동한 예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합니다.

“우선은 정치적, 종교적, 상업적인 행사는

배제했고, 가능하면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

람들과 교류하고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일

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점에서

“아키야, 안녕? 잘 지내지? 내일 개강하면 공

부할 것도 많고 동아리나 학교 행사들도 많

아져서 바쁘겠지만 그만큼 너한테 들려주

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질 거 같아! 정말

작고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이겠지만…”

색색가지 펜으로 꼭꼭 눌러쓴 편지엔 김

현정 씨(경희대학교 2학년)의 다정하고 살

가운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현정 씨

는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2011년 7월 방

글라데시의 아홉 살 소녀 아키와 결연을 맺

었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아키에게 보낸 편

지는 수십 통이 넘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의 결연 아동 후원자 중 가장 편지를 많이

쓰는 사람 중의 한 명이랍니다.

지난해 대학생이 된 현정 씨가 아키를 만

나게 된 계기는 엉뚱하게도 아르바이트였

습니다. 고향을 떠나 학교 기숙사에서 살게

된 현정 씨는 부모 부담을 덜어드리려고 아

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처음으로 커피 전문점에서 힘들게 일해

서 월급을 받았는데 얼마 되지도 않아 수중

에 남아 있는 돈이 없는 거예요. 돈이 얼마

나 무의미하게 사라질 수 있는지를 절감했

어요.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계획을 세우

고 의미 있게 돈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일대일 아동 결연도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

지요.” 여섯 살 터울의 언니를 둔 현정 씨는

“눈이 예쁜 동생이 생겨서 너무 기뻤다”며 휴

대폰에 저장된 아키의 사진을 보여주었습

니다. 아키의 편지에 나온 방글라데시의 명

절이 궁금해 인터넷을 검색해보기도 하면

서 현정 씨는 다른 문화를 알아가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현정 씨가 아키에게 보

낸 편지에는 동아리 회장이 되면서 겪은 일,

친구들과의 여행 이야기, 남자 친구 이야기

등 다채로운 일상이 담겨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걸 아키도 재미있어 해요. 하

지만 가끔은 아키의 상황이 힘들 수도 있을

텐데 제가 즐거운 일을 말하면 아이가 혹시

라도 상처받지 않을까 고민도 돼요.”

현정 씨는 이전에는 봉사활동에 거의 관

심이 없었는데 아키를 알게 된 뒤 달라졌다

고 합니다. 그동안 세이브더칠드런의 ‘신생

아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에 참여해 모자

를 7개나 떴습니다. 학교의 중국 유학생들

을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한국말 연습 파트

너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아키와의

만남을 통해 현정 씨의 세상도 한 뼘씩 넓어

져 가고 있습니다.

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법을 몰라서 소외

된 이웃 돕기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요. 저 같은 사람은 언제나 그런 일에 공감

하고 동참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글·사진 김지연, 고우현(홍보팀)

“소외된 이웃의 삶을 알리고,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게 해야 해요.”

방글라데시의 눈이 예쁜 동생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계획을 세우고 의미있게 돈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나눔의 실크로드, 이웃들 사이에 펼쳐지다

일대일 결연 아동에게 꾸준히 편지를 써 온 대학생 김현정 씨

세이브더칠드런 거리 캠페인을 후원하는 강변테크노마트 신진식 과장

강변역과 테크노마트를 연결하는 통로에서 캠페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의 거리홍보 캠페인팀.

세이브더칠드런이 그동안 묵묵히 캠페인

활동을 잘 진행해 왔고 어려운 아이들을 돕

는 일을 하기 때문에 여러 곳으로부터 대여

신청이 있었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을 선정했

지요.”

그가 전세계 아이들을 돕는 세이브더칠

드런의 활동에 힘을 보태주게 된 데에는 개

인적인 경험도 한몫했습니다. 그는 대학에

다닐 때 집안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져 급하

게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고 합니다.

“2001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에

서 강사로 일하게 됐어요. 어느 날 학원 아이

들을 위해 차량 운행을 하다가 인근의 구룡

마을 판자촌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한 할머

니가 폐지를 주우며 리어카를 끌고 가는데

거기에 한 아이가 타고 있더군요. 부모의 외

제차를 타고 다니는 아이가 숱한 동네에서

너무 대비되는 장면이었어요. 마음이 참 복

잡해지더군요.”

그 일을 계기로 신 과장은 당시 일하던 학

원에서 돈을 모아 학원 이름으로 기부를 하

기 시작했고, 2007년 결혼 이후에는 고아원

에 매월 5만원씩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신

진식 과장은 TV 프로그램 중 힘들게 살아가

는 이웃의 이야기를 다루는 ‘동행’ 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봅니다. 가끔 눈물이 날 만

큼 어려운 이웃의 이야기를 보면 자연스럽

게 수화기를 들어 일시 후원 버튼을 누르게

된다고 합니다.

“저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이웃의 어려운

이야기들을 의도적으로라도 사람들에게 많

이 알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슴 아픈 이

야기로 동정을 유발하자는 게 아니라 잘 알

려지지 않은 소외된 이웃의 삶을 알리고, 그

들의 목소리가 들리게 해야 해요.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눔에 참여할 수 있지요. 생

신진식 강변테크노마트 과장김현정 대학생

Page 14: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26 2012 Autumn

내 생각은 이래요 |

27Save the Children

문자, 카톡 보지 마세요문자가 올 때마다 아빠가 제 휴대폰을 보는데, 안 보셨으면 좋겠어요. 우리도 친구끼리 비밀이 있는데 아빠가 보시면 비밀이 더 이상 비밀이 아니잖아요. 기분도 나쁘답니다. 이서연(한빛지역아동센터, 11)

휴대폰을 잠가놓았을 때는 풀려 하지 마세요. 비밀이나 소중한 것이 있어서 잠가놓은 거예요. 비밀번호를 알려 하는 것은 No! 차현주(가수원지역아동센터, 13)

제 휴대폰에 게임을 설치했는데, 형이 보더니 ‘이거 부과료 나와’ 하면서 마음대로 삭제했어요. 장성목(유성지역아동센터, 11)

휴대폰 검사를 하지 말아주세요. 휴대폰에는 저의 사진과 비밀이 들어 있어서 보이고 싶지 않아요. 김지연(굿프랜드지역아동센터, 11)

제 카카오톡이나 문자를 검사하지 말아주세요. 제 휴대폰을 함부로 만지는 것은 제 사생활과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에요. 김지우(가수원지역아동센터, 12)

나만의 공간이 필요해요엄마가 준비물을 챙기신다며 제 가방을 마음대로 열어보세요. 제 비밀공책도 읽고 친구와 나눈 선물도 보시고요. 제가 알아서 준비물 챙길 테니 가방을 열어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송은경(굿프렌드지역아동센터, 13)

엄마가 제 사물함을 열어보시면서 ‘이건 뭐하는 거니?’라며 자꾸 물어보시는 게 싫어요. 저만의 공간이 필요해요.

조병호 (가수원지역 아동센터, 11)

일기장은 비밀친구예요엄마 아빠께서 잘 썼는지 봐주겠다며 제 일기장을 보세요. 일기는 제 하루 이야기를 쓰는 거잖아요. 그런데 제 일기를 보면서 잔소리를 하시니 일기 쓰기가 싫어져요. 차현주(가수원지역아동센터, 13)

일기에 담긴 제 사생활을 선생님이 보면 창피해요. 그래서 일기를 진실되게 쓸 수가 없어요. 김은기(가수원지역아동센터, 13)

집에 없을 때 가족이 제 다이어리랑 일기장을 훔쳐봐요. 강다혜(가수원지역아동센터, 13)

선생님이 일기를 보는 것은 사생활 침해라고 생각해요. 하루의 일과를 다른 사람이 보면 기분이 나빠요. 안석원(가수원지역아동센터, 12)

제가 새천년체조를 하러 간 사이 엄마가 방학 때 쓴 제 일기를 읽으셨어요. 김서영(유성지역아동센터, 11)

“슬펐어요.”

7월 26일 대전에서 만난 천은비(11) 양은 “제가 전화를 할 때마

다 아빠가 누구랑 전화하느냐,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 등등 꼬

치꼬치 캐묻는데 그럴 때마다 슬프다”고 말했습니다.

은비 양은 친구들과 함께 세이브더칠드런 대전지부가 주최

한 ‘체인지 더 퓨처’(Change The Future, 이하 CTF) 아동권리

캠프에 참가하러 왔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CTF 사업을 통

해 지역아동센터에 영양과 환경 개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CTF 아동권리 캠프에 온 아이들은 함께 영화를 보고 ‘도전 아

동권리 골든벨’ 문제도 풀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

은 누구를 붙잡고 물어도 생존과 보호, 발달, 참여라는 네 가

지 기본권을 술술 답할 만큼 아동권리와 익숙해졌어요. 이 아

이들에게 자신의 실생활에서 ‘사생활의 권리가 얼마나 지켜지

는지’ 물어보았습니다.(박스 참조)

사생활을 다른 사람이 억지로, 혹은 몰래 들여다보는 행위

가 불쾌한 것은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였어요. 캠프의 아

미국 영화에서 나무 위에 세워진 오두막을 볼 때면 늘 부러웠습니다. 그곳에서라면 친구와 둘이서만 아는 이야기를 키득거리거나, 몰래 마음을 담은 비밀편지도 쓸 수 있었을 테니까요. 허물없는 사이에서만 하고 싶은 이야기,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소중한 물건으로 가득한 그 공간, 누군가 강제로 들어온다면 어떨까요?

나의 사생활, 이건 좀 지켜주세요

사생활의 권리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물었더니…

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들이 거부

하는 것은 부모의 관심 자체가 아니라

일방적이거나 지나친 간섭인 경우가 대

부분이라고 느꼈습니다. 어른들은 아이

가 자칫 위험한 생각과 관계에 빠지지 않

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마음에 불안해하

지만, 그건 사생활을 캐묻는 간섭보다

는 평소 잦은 대화와 관계의 확대를 통

해서 해결 가능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도 제16조에서 ‘아

동에게는 사생활을 간섭받지 않을 권리

가 있다’고 정해두었답니다. 스스로 자

유롭게 생각과 느낌을 키워나갈 수 있도

록 사생활을 존중해달라는 게 우리 아

이들의 바람이었습니다.

글 고우현(홍보팀) | 사진 김수진

C h i l d r e n ' s V o i c e

나의 사생활,이건 좀 지켜주세요!

내 생각은 이래요

Page 15: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28 2012 Autumn 29Save the Children

고아였고, 가난했고,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한 누나 루이의 불행이 고스란히 시몽에게 이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시몽에게 도움의 손

길을 내밀지 않습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아이들

잘사는 나라에서 태어났지만 어른의 보살핌 없이 지내는 아이

들 이야기로는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도록 만든 영화 <아무도 모른다>도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집을 얻기 쉽도록 이사를 올 때에도 큰 옷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나 보던

스위스는 꿈의 나라였습니다.

그런 나라에서 사는 아이들은

참 복도 많겠다 싶게 풍요로워

보입니다.

위르실라 메이에 감독의 영화 <시스터>는 그 잘사는 나라

스위스의 스키 리조트 근처에 살고 있는 열두 살 소년 시몽과

누이 루이의 이야기입니다. 스키 리조트 시즌 패스를 목에 걸

고, 값나가는 스키 장비를 든 채 리조트를 내려오는 시몽은

참 여유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시몽은 집으로 가는 대신 남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옷을 갈아입고 장비를 추스르더니

조심스레 주위를 살핍니다.

알고 보니 시몽은 부자 나라 스위스의 그늘에 가려진 아이

였습니다. 시몽 남매가 사는 아파트는 근사한 스키 리조트 근

처의 허름한 빈민주택입니다. 시몽은 누나와 단 둘이 살고 있

는데, 누나는 동생을 보살피기는커녕 걸핏하면 직장을 때려치

우고 남자친구를 바꿔가며 술에 취해 다니다가 어린 시몽에

게 배고프다고 손 벌리는,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처지입니다.

그래서 시몽은 리조트를 들락거리며 관광객들이 한눈파는

사이 비싼 장비들을 훔쳐 팔아 살아갑니다. 그러다 리조트 식

당 주방에서 일하던 어른에게 들키게 되는데 야단을 맞는 대

신 그 어른과 함께 더 큰 절도행각을 벌이다 들켜 모두에게 외

면당합니다. 심지어 누나에게조차.

시몽은 스키철이 지나 모두 떠난 리조트에 혼자 올라가 날

이 저물도록 망연자실 서성입니다. 영화 후반부에 시몽의 불행

을 야기한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게 되는데 그때쯤에야 우리는

우리 사회의 비정한 현실 속에서, 그리고 화려한 도시의 그늘 속에서 가난한 아이들은 아무도 모르게 사위어가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무관심에 경종을 울리는 두 편의 영화.

아이들의 불행에 무관심한 우리의 이야기

비정한 도시에서산다는 것C h i l d r e n o f t h e C i t y

가방 속에 숨어야 했던 아이들입니다. 철없는 엄마는 무책임

하기가 이를 데 없더니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버렸습니다. 집

세를 내지 못해 전기도 끊긴 아파트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

아가는 아이들이 처음에 두려워했던 건 세상이 자기들을 알

아채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집안에만 숨어 지내던 아이들은

어느 순간 알아버립니다. 자기들이 아무리 세상을 휘젓고 다

닌들 누구 하나 관심도 없다는 것을. 그러다 한 아이가 죽고,

그 작은 몸뚱이를 가방에 싣고 지하철을 타고 도심을 가로지

른들 눈길 하나 주는 이 없다는 것을. 이 이야기는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영화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어른의 세계에서 빚어진 온갖 문제가 맑고 순수한 아이들

의 세계로 흘러드는 순간, 어둠이 드리워집니다. 이런 영화들

속에서 무심한 듯 지내는 아이들은 관객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지만 자신들은 제대로 울지도, 화를 내지도 않습니다. 사람

들은 영화를 통해 구경거리가 된 불행을 보며 실컷 눈물콧물

을 쏟아내고는 극장 문을 나서면서 생각합니다. ‘불쌍하고 딱

하지만 어쩌겠어, 그렇게 태어난 게 불행’이라고.

그러나 과연 그게 다 일까요? 아이의 불행은 부모 잘못 만

난 탓이기만 할까요? 국내에서도 종종 굶주려 죽은

네 살배기 아이가 옷장 속에서 발견되었다거나 죽은

엄마의 시신을 곁에 두고 몇 달을 혼자 집안에서 지낸

소년의 이야기가 뉴스로 전해지곤 합니다. 이 또한 순전

히 가족의 가난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말처럼 <아무도 모른다>나

<시스터>는 “도시에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

다.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구경거리로써의 불행이

아니라 그 불행에 무관심한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성냥팔이 소녀가 다른 이들의 화려한 성탄절을 들여다보

며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대신 ‘성냥사세요’라고 속살거린 목

소리가 웃음과 캐럴에 묻혀버렸던 이야기는 동화 속 비극만

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비정한 현실입니다. 도시의 그늘 속에

서 가난한 아이들은 여전히 세상 곳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사

위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도 모른다> <시스터> 같은 영화들을

통해 무심했던 사람들의 눈길이 그늘진 곳의 아이들에게 가

닿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글 이안(영화평론가)

영화로 보는 아동권리 |

1

2

34

1 스키 리조트 시즌 패스를 사서 관광객들의 비싼 장비를 훔쳐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 <시스터>. 2, 3, 4 엄마를 잃고 세상에서 숨어버린 네 아이를 통해 무정한 이 세계를 보여주는 <아무도 모른다>.

Page 16: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2호

30 2012 Autumn

세이브더칠드런 뉴스 |

31Save the Children

Save the ChildrenNEWS

아산재단 지원 스리랑카 마타라 지역 아동친화적 교육지원 사업

지난해 10월 시작한 스리랑카 마타라 지역의 하토투와 초등학교 건축 사업이 5월 완료되

었습니다. 이 사업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지

원으로 이뤄졌으며, 227명이 다니는 하토투

와 학교에 11학년 교실과 과학실, 음악실, 무

용실을 짓고 다양한 교육 기자재를 제공함으

로써 아동친화적 교육환경을 조성했습니다.

타지키스탄 모자 전달식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캠페인 시즌 5를 통

해 모인 모자 10만 개가 6월 타지키스탄에 도

착하여 타지키스탄 보건국에 전달됐습니다. 이 모자는 지역 보건소와 병원을 통해 신생

아에게 전달될 예정입니다. 5

서아프리카 분쟁영향지역 희망학교 프로젝트 시작

9월부터 서아프리카 분쟁영향지역 교육사

업인 희망학교Hope for Africa 프로젝트를 라이베

리아와 코트디부아르에서 시작합니다. 이 사

업은 장기간의 분쟁으로 인해 무너진 학교를 안전하고 위생적인 공간으로 재건축합니다. 또한 아동과 마을 구성원이 화합하여 지역사

회에 평화를 구축하는 ‘평화구역으로서의 학교’ 프로그램도 진행합니다.

국제개발협력사업

차별방지 캠페인

6월 28일부터 3일간 구로아트밸리에서 다문

화 이해 아동극 <엄마가 모르는 친구> 공연을 통해 1,660여 명의 관객과 비차별 및 상호존

중의 메시지를 나누었습니다. 또한 <엄마가 모르는 친구> DVD와 도서 <푸른 눈, 갈색 눈>

을 ‘다양한국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

작하여 산하시설과 관계 기관 등에 배포하였

습니다.

“긴급구호 and Beyond” 포럼 개최

8월 24일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긴급

구호 and Beyond—인도적 지원과 국제개발

협력”을 주제로 한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세

이브더칠드런이 글로벌발전연구원 ReDI, 국

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과 공동주최한 이

번 포럼에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아시아 지역 인도적 지원 총괄 책임자인 닉 피니가 ‘국제

사회의 인도적 지원정책의 흐름과 세이브더

칠드런의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토론에 응

했습니다. 1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를 위한

Hi5 국제어린이마라톤대회

10월 6일 서울올림픽공원에서 열릴 ‘2012 국

제어린이마라톤대회’를 앞두고 마라톤을 소

개하고 참가신청을 받는 홈페이지(http://

marathon.sc.or.kr)를 8월 말 개설했습니다. 어린이마라톤대회는 영국, 스페인, 말리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동시에 열리며, 마라

톤 참가비는 니제르의 신생아 살리기를 위한 기금으로 쓰입니다.

의료비지원사업

국내 저소득 가정 아동과 건강보험을 이용할 수 없

는 국내 미등록 이주아동에게 검사와 외래, 입원 및 수술 치료에 필요한 의료비를 지원했습니다.

국내아동 결연후원금 지원

만 18세 미만의 저소득 빈곤가정 아동이 건강하

게 성장할 수 있도록 생활비, 교육비, 장학금 등

의 결연후원금을 지원하였습니다.

위기가정지원사업

아동의 기본권이 위협받는 위기에 처한 가정에 신속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6~8월 9명의 아동과 그 가정에 생계비와 교육비, 주

거비, 주거환경개선비를 지원했습니다.

BC TOP기부금 지원

6~8월 비씨카드 회원의 BC TOP 포인트 기부로 모인 기금을 국내 저소득 가정 아동의 교육비, 생

계비, 치료비 등으로 지원했습니다.

빈곤아동 성장발달을 위한 통합지원사업

‘Change The Future’

Change The Future 사업을 통해 경기와 대구, 전북, 대전, 부산 지역 지역아동센터 35곳에 아

동을 위한 영양간식과 영양제를 지원하고, 체육

활동과 영양교육, 아동권리교육을 실시했습니

다. 대전, 부산 지역에서는 차일드 클럽과 인성·

정서교육, 체험학습, 독서지도, 도서지원, GS

SHOP 희망나무도서관 설립, 대학생 멘토링 등

이 추가로 진행되었습니다. 3

KDB 장학생 산업시찰캠프 ‘2012 내 꿈을 찾아서’

KDB나눔재단, KDB금융그룹과 함께 7월 26, 27일

KDB 장학생 27명을 대상으로 ‘2012 내 꿈을 찾

아서’ 산업시찰캠프를 진행했습니다. 이 캠프에

서는 풀무원홀딩스, 한솔제지 등 기업 견학과 직

업적성검사, 뮤지컬 관람 등의 활동이 이루어졌

습니다. 4

㈜티엘아이 결연아동 생일선물 지원

㈜티엘아이의 결연후원금을 지원받는 아동 가

운데 6~8월 생일을 맞이한 16명에게 평소 갖고 싶어했던 생일 선물을 지원했습니다.

지원 시기 아동수(명) 지원금액(원)

6월 845 72,810,000

7월 848 71,812,500

8월 831 71,067,500

합계 2,524 215,690,000

지원 시기 아동수(명) 지원금액(원)

6월 81 146,583,190

7월 72 109,962.240

8월 62 123,600,000

합계 215 380,145,430

중국 하얼빈 선천성 심장병 아동 현지수술 시행

7월 중국 하얼빈아동병원에서 한국 의료진과 현

지 의료진이 아동 2명에게 무료수술을 실시했습

니다. 이 사업은 선천성 심장병 아동의 건강증진

과 현지 의료진의 소아심장 의료기술 향상을 목

표로 지난 3년간 진행해 왔으며, 사업이 마무리

된 현재에는 현지 의료진이 자력으로 수술이 가

능한 상태입니다.

21

3

5

알리안츠생명 심장병어린이 수술기금 지원

알리안츠생명은 6월 21일 정문국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선천성 심장병 아

동 지원을 위한 기금 5,000만원을 전달했습니다. 알리안츠생명은 1995년부터 24차례에 걸쳐 지

속적으로 심장병 아동의 수술비를 지원했으며,

올해부터는 국내 빈곤 아동의 의료비 지원사업 ‘한생명살리기’로 지원을 확대하였습니다. 현재

까지 총 11억 9,500만원을 후원하여 약 400명의 국내외 아동이 심장수술을 받았습니다. 2

글로시박스 ‘아프리카 염소보내기 희망릴레이’ 캠페인 참여

8월 21일 글로시박스 사옥에서 ‘아프리카 염소

보내기 희망릴레이’ 캠페인 후원금 전달식이 열

렸습니다. 이 기금은 7월 12일부터 8월 5일까지 이벤트 기간 동안 판매된 ‘8월 글로시박스’ 수입 일부와 페이스북 ‘좋아요’ 횟수에 따른 적립금으

로 마련되었습니다.

한국맥쿼리그룹, 염리청소년독서실 자원봉사

한국맥쿼리그룹은 6월 22일 ‘제3회 맥쿼리 코리

아 커뮤니티 데이’를 맞이하여 임직원이 염리청

소년독서실을 방문, 페인트 도색 등 환경개선 봉

사를 했습니다. 또한 임직원의 후원금과 기업 매

칭 후원금으로 도서 구입과 시설 개보수 공사를 지원했습니다.

함소아한의원,

‘첫돌 첫한약 1% 기부’ 후원

함소아한의원은 고객과 함께 자녀의 ‘첫 나눔’을 함께하고자 ‘첫돌 첫한약 1% 기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국 45개 지점을 통해 마련한 이 기금

으로 함소아한의원은 ‘지구촌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 Hi5’ 캠페인을 후원합니다.

에이스침대 다문화 가정 아동을 위한 후원금 전달

에이스침대는 ‘다문화 가정 후원 자선 경매’에서

SBS ‘K-POP 스타’ 참가자에게 협찬했던 제품

을 판매하고, 이를 통해 모인 수익금 전액을 ‘다양

한국 만들기’ 캠페인에 후원하였습니다.

서울패션위크, 국내 빈곤아동 지원

4월 2~7일 올림픽공원에서 서울패션위크가 열

렸습니다. 디자이너가 증정한 옷이 도네이션 런웨

이에서 판매되었으며 이 수익금은 국내 빈곤아동 성장발달을 위한 사업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아동보호

후원기업 및 단체

보건의료아동권리옹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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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뉴스 |

33Save the Children

Save the Childre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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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부

6월 23일 다문화 아동 및 가족 60여 명과 함께 열

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수업은 베트남과 한

국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가족과 소통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대구지부

5~8월 심리상담센터에서 110명의 아동에게 개

인 및 집단 심리치료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대전지부

7월 30일 Change The Future 프로그램에 참여

하는 아동 126명이 함께 물놀이를 다녀왔습니

다. 이 활동은 아동이 신체 발달과 함께 또래 관계

를 향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부산지부

7월 25~27일 남해한려유스텔에서 Change

The Future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지역아동센

터 아동과 센터 실무자, 자원봉사자 약 7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아동권리캠프가 열렸습니다.

전북지부

7월 5, 6일 전라북도 부안에서 세이브더칠드런 외 2개 기관이 연합하여 도내 아동복지관계자 워크숍을 개최했습니다. 2

수서종합사회복지관

8월 4일 수서중학교 샤프론 봉사단과 함께 학교

폭력예방 캠페인을 준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단원들은 학교폭력예방 포스터와 표어를 만들고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홍보방법을 논

의했습니다.

인천광역시 아동복지종합센터

8월 9, 10일 이틀간 권리감수성 향상을 위한 아동

권리 체험활동 ‘권리야 놀자’를 진행했습니다. 참

여 아동은 런닝맨, 권리 콘서트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익히고 타인의 권리를 존중

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백양종합사회복지관

6월 29일 일일찻집 행사와 함께 지역주민이 이용

할 수 있는 백양나루북카페가 문을 열었습니다.

망원청소년독서실

7월 25~27일 염리청소년독서실, 홍은청소년공

부방을 이용하는 아동들과 함께 태안 별주부 마

을로 ‘놀 권리를 찾아 떠나는 틴세이버 여름캠프’

를 다녀왔습니다. 3

염리청소년독서실

8월 7, 8일 마포구 마리스타수녀원에서 마포 지

역 위기청소년 역량강화 프로젝트 참여 6개 기관

을 이용하는 50명의 아동과 연합캠프를 개최하

여 감성 하모니와 물놀이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

했습니다. 4

홍은청소년공부방 청소년 기자단 틴세이버 2기가 ‘청소년, 권리’를 주제로 기사를 작성, 발표했습니다. 또래상담과 택시승차거부, 스마트폰의 영향 등을 주제로 틴

세이버가 거리에서 직접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전북새움지역아동센터

7월 23~25일 새움지역아동센터 아동과 가족이 제주도로 가족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5

대구입석지역아동센터

7월 25, 26일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아동 29명과 ‘함께 신나는 어울캠프’를 다녀왔습니다.

서울마포아동보호전문기관

기관이 운영하는 신나는그룹홈을 이용하는 아

동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제주도로 여름캠프를 다녀왔습니다.

경기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

8월 6~8일 학대피해아동 심리치료를 위한 힐링

캠프에 참여했습니다. 학대와 방임을 겪은 아동

이 다양한 미술치료를 통해 심리·정서적 안정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안산시아동보호전문기관

기관이 운영하는 안산신나는그룹홈에서 ‘우정

사업본부의 쉼터보호아동 정서지원사업’을 실

시해 아동이 자존감과 정서적 안정을 찾는 기회

를 마련했습니다.

인천광역시 아동보호전문기관

6월 2일 인천터미널 해돋이광장에서 ‘행복나눔 바자회’를 열었습니다. 수익금은 학대피해아동 보호시설인 인천아동쉼터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울산아동보호전문기관

7월 25, 26일 지역 중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지

킴이단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이 교육은 청소년

이 자신의 권리를 되돌아봄으로써 스스로 아동

학대 예방을 생각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7월 10일 보건복지부, 한국예탁결제원과 함께 희

망마루사업 사회공헌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사업은 미혼 한부모가정의 아동이 건전한 환경

에서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합니다.

부산가정위탁지원센터

6월 7, 8일 부모 10명이 감성코칭, 사이코드라마, 부모역할훈련 등으로 이루어진 전문위탁부모 양성교육을 수료했습니다.

양천신나는어린이집

6월13일 만 5세 아동들이 집에서 가져온 책과 장

난감, 미술용품 등을 사고파는 시장놀이를 펼치

며 경제 원리를 익혔습니다.

서대문구청직장어린이집

8월 9일 만 2세 해밀반 아동들이 실외 놀이터 수

영장에 물놀이를 다녀왔습니다.

수서민들레어린이집

7월 21일 곰두리체육관에서 유아와 학부모, 교

사가 참석한 가운데 한마음 가족운동회를 실시

했습니다.

은화어린이집

7월 14일 부모참여 수업이 열려 팥빙수 만들기, 자유선택놀이, 천연염색 등을 함께 했습니다.

노을어린이집

8월 17일 가온반(만 6~7세) 22명의 아동이

KBSN 놀이터쨈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양한 신

체놀이로 방송 촬영에 함께했습니다.

한별어린이집

6월 29일 부모와 함께 하는 ‘숲에서 놀아요’ 체험

을 통해 식물 이름 맞추기, 로프그네 타기, 보물

찾기 등의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백양민들레어린이집

8월 16, 17일 통도환타지아로 1박 2일 여름 체험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6

지부 및 사업장 소식

하나 Kids of Asia 여름캠프 ‘엄마나라 말을 배워요’

7월 25~27일 다문화아동지원사업 ‘하나

Kids of Asia’의 일환으로 여름캠프 ‘엄마나

라 말을 배워요’를 개최했습니다. 베트남 다

문화가정 아동 70여 명이 참여한 이 캠프에

서 특별강연을 한 가수 인순이 씨는 “차이를 자신의 강점으로 만들기 바란다”며 참여 아

동들을 격려했습니다. 캠프에서는 베트남어 수업과 베트남 체험 여행, 권리교육 등의 다

양한 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1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협력기관 종사자 연수

7월 3, 4일 경주 한화리조트에서 2012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사업에 참여하는 15개 기관

23명의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연수가 열렸습

니다. 새로 도입한 온라인 입력 시스템 안내

와 함께 프로그램 이용 교육이 이루어졌으

며, 사업평가 방향, 반기보고서 작성, 다문화 인식교육 프로그램 개발, 권역별 실무자 네

트워크 강화 등을 논의했습니다.

탈북아동지원사업 아동권리교육

6월 5일 삼흥학교 북한이탈주민 아동 및 교

사 48명을 대상으로 한 총 5회의 아동권리교

육이 마무리됐습니다. 이 교육은 북한이탈주

민 교사의 아동권리 감수성을 높이고 아동이 자신의 권리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기회를 제

공하기 위해 진행됐습니다.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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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현장에서 |

안녕하세요. 저는 세이브더칠드런 방글라

데시에서 일하는 타스킨 라만입니다. 이렇

게 세이브더칠드런 한국의 활동을 후원하

는 여러분께 말을 건넬 기회를 갖게 되어 매

우 기쁘답니다.

여러분은 방글라데시에 대해 얼마나 아

시나요? 방글라데시는 인구 1억 5천만 명

의 나라로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크답니다.

방글라데시의 수도인 다카는 아마 전 세계

에서 가장 복잡한 도시 중 하나일 거예요.

교통체증이 너무 심해 집에서 사무실까지

불과 9km밖에 안되는 거리를 보통 1시간

20분쯤 걸려 출근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무

실에 도착하고 나면 출근길의 괴로움은 금

세 잊혀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일하는 것

의 장점 중 하나는 이전의 좁은 생활영역에

선 도저히 알 수 없던 매우 다양한 삶들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저는 2010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에서 5

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 캠페인의 기획과 실

행을 맡고 있어요. 이 2년 남짓한 기간은 제

게 대단한 여정이었답니다. 여기서 일하기

전에도 매체를 통해 ‘쉽게 예방할 수 있는 질

병들로 1시간마다 10명의 신생아가 죽는다’

거나 하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고백하건대,

그때는 제게 이런 이야기는 무감각한 숫자

일 뿐이었어요. 심각하다는 건 알겠지만 그

래서 뭐… 하는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그러다가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다카를 벗어나 소외된 지역의 학교를 돌면

서 교육을 했는데, 아이들 자신이 앓았건, 형

제자매가 앓았건 어떤 식으로든 폐렴의 위

협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답니다. 이전에 제가 무감각한 숫자로

만 받아들였던 일이 아이들에게는 일상의

공포였어요.

사실 다카에서는 병원이 부족해 아이가

숨지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하지만 대도시

를 조금만 벗어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많

은 보건소에는 산소통이 비어 있거나 충분

치 않아 폐렴 환자가 와도 생존율이 낮지요.

심지어 이런 열악한 의료장비를 갖춘 보건

소에 가기까지 시간도 너무 오래 걸려요. 마

을마다 상주하는 보건요원이 절실하게 필요

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 10년 간 방글라데시에서는 신생아

사망률이 세계 평균보다 2배나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어요.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멉니

다. 해외 후원자들이 방글라데시 주민의 삶

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답니

다. 세이브더칠드런 한국은 이미 실헷 주를

비롯한 여러 마을에서 보건의료 환경 개선

을 위해 투자하고 있어요.

구호개발 NGO에서 일하는 것은 여러분

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기분 좋은 일이랍

니다. 더 이상 처참할 수 없을 것 같던 사람

들이 삶을 바꿔 스스로에게 더 만족하며 살

아가는 걸 볼 때의 벅찬 기분은 이루 다 말

할 수 없어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자신

의 삶에 만족하시나요?

글 타스킨 라만(Taskin Rahman·세이브더칠

드런 방글라데시 사무소)

한국의 여러분 제 목소리가 들리나요?O p i n i o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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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 실현을 위해 일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계간 간행물입니다

2012 가을호 Vol.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