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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의 다섯마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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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그리고 다섯 마을을 통해 광명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내어 놓는다. 설월리, 도고내, 원광명은 광명의 뿌리가 되는 자연마을이다. 여전히 세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고 토박이의 인심을 느낄 수 있다. 신촌과 철산4동은 도시화 과정에서 밀려난 이주민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다. 이제 이 모든 마을이 재개발을 앞두고 있고 몇 년 뒤에는 사라질 운명이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광명을, 그리고 사라져 갈 우리의 주변을 사진 속에 이야기와 함께 담아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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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의 다섯마을 이야기

초판 1쇄 펴낸날 2011년 9월 3일

엮은이 | 당당프레임

펴낸곳 | 텍스트북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노고산동 31-90

신촌르메이에르타운 2차 1510호

전화 | 070 - 4065 - 7259

이메일 | [email protected]

홈페이지 | http://flavors.me/textbook

ISBN | 978-89-964956-9-7

*엮은이와 협의하여 인지를 생략합니다.

<광명의 다섯 마을 이야기>에 수록된 사진 중 일부는 거주지 이전등의 문제로 사진 사용에 관한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초상권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때, 아래 메일주소로 연락주시면 빠르게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당당프레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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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면 보기

당당프레임 http://cafe.daum.net/DangDang-fr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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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록이 훗날 ‘좋은 사진’으로 기억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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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내 마을

철산4동 마을

신촌 마을

원광명 마을

설월리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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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주신 분

다섯 마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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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의 다섯 마을 이야기를 시작하며

2010년 여름, 하안문화의 집 사진프로젝트 ‘당당프레임’은 매일 매일의 ‘하루’를 기록하면서 시작되었다. 수많은 일상의 기록 중에서 하루에 한 장만을 허용했던 숙제는 날마다 날선 선택의 괴로움을 선사하였다. 그리곤 토요일 오전마다 풍성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 마법을 부렸다. 평생 3000컷 미만의 초보사진가들에게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가 스스로 답하기를 바라는 김태황 선생님의 주문이었으리라.

작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두 번의 출사가 있었다. 설월리와 철산 4동. 그 과정에서 회원들은 당당프레임만의 존재이유를 발견했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광명을, 그리고 사라져 갈 우리의 주변을 사진 속에 이야기와 함께 담아내는 일이었다.

2011년, 그리고 다섯 마을을 통해 광명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내어 놓는다. 설월리, 도고내, 원광명은 광명의 뿌리가 되는 자연마을이다. 여전히 세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고 토박이의 인심을 느낄 수 있다. 신촌과 철산4동은 도시화 과정에서 밀려난 이주민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다. 이제 이 모든 마을이 재개발을 앞두고 있고 몇 년 뒤에는 사라질 운명이다.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몫이라고 했던가.

이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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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내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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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프레임 http://cafe.daum.net/DangDang-fr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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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희

도고내(道高川)는 구름산 남쪽 자락에 위치한 가학산 골짜기에서 흘러나와 가꿀(가학골, 가학동)을 가로질러 목감천으로 흘러들어가는 지천이다. 부분 복개하여 길이 되었고 상류에 냇물의 흔적이 조금 남아있을 뿐이지만 ‘도고내’ 또는 ‘도구내’ 라는 마을이름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토박이들은 가학골에서 유래한 ‘가꿀’이라고 부르길 좋아한다. 가학(駕鶴)골의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예전에는 소나무가 울창했고 학들이 마을을 둘러쌌을 정도였다고 하니 한적하고 아름다운 마을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가학산에는 일제시 부터 시흥광산이 있었다. 부분 농사를 짓던 마을 사람들에게 광산은 또 다른 기회였다. 실제로 광산개발과 때 맞춰 1930년 에 전기가 들어왔고

도고내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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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용을 면제받기 위해 광산으로 몰려든 외지 사람들로 북적댔다. 광산촌이 형성되었고 마을 사람 중에는 광부로 생계를 꾸리기도 했다.

그러나 광산은 이내 마을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1970년 초 홍수로 마을 부분의 농지가 광산에서 유출된 광미로 뒤덮이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광산은 폐쇄되었고 보상은 받았지만 더 이상 농사도 지을 수 없게 되자, 생계를 위해 외지로 나가는 수 밖에 없었다. 현재 광미가 유출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원회수시설(폐기물처리장)이 들어서 있다. 높이 솟아오른 굴뚝은 여전히 마을 사람들에게 상처로 남아있는 듯하다.

가꿀은 70년 이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개축과 신축이 금지된 탓에 노후된 집들이 많다. 개발제한구역이 풀린 후에는 창고와 공장이 들어서면서 옛모습도 많이 잃었다. 보금자리 주택 정책으로 이마저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로 살아온 토박이 어르신들이라도 이 모습 그 로 마지막을 함께 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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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

눈 쌓인 한 겨울 도고내 고개를 넘으며

문득 우거진 나무 위를 올려다보았다.

그런데 거기에 길이 있었다.

도고내 고개를 꼭 닮은 하늘 길이 있었다.

글 ׀ 사진 이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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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겨울,

언제까지 내릴지 모르는 눈을 번개같이

후다닥 말끔하게 쓸어놓고 가버렸다.

집 주인의 정갈한 마음씨와 솜씨가

빗자루 지나간 자리와 흡사할 것이다.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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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산을 가로질러 좁은 길을 만들고,

걸어서 다니던 고개 아래 소박한 마을.

그 산 중턱엔 은, 구리, 아연을 캐내는

광산이 자리하였다.

한때 큰소리 뻥뻥치며,

살아냈던 그곳이

중금속 오염이라는 오명을 쓰고,

농작물도 맘 로 심을수 없어

한숨과 상심에 쌓여

또 한세월을 흘려보냈는데,

지금 바로 그 자리에

자원회수시설이란 굴뚝을 박아놓고,

그곳에서 나오는 흰 연기를 보며,

우리를 지켜주겠거니~~생각한다.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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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쓰고 버린 것 들이

모아져

자원 재생 센터에서

연기가 되어

저 멀리 날아간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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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장

우체국으로, 전화국으로, 마을 회관으로

사람들의 분주한 발길로 붐비던 시절.

이젠 추억이 됐지만

여전히 마을에 하나뿐인 가게,

복잡한 계산은

나이든 주인보다 단골 손님이

알아서 하는 게 익숙한 구판장이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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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없는 식당에서

마을 어르신들이 막걸리를 앞에 놓고동네자랑과조상님들 자랑을 풀어놓으신다.

동네에 들어서서, 궁금해하니가다가 멈추어서

자세히도 가르쳐 주시는데,

자전거 앞 바구니에

혼자 드시면 딱 알맞을

두릅 2쪽이 담겨있다.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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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은 굽으셨으나

정정 하게 걸어가시는

할머니가 건강하게 사시길 바래본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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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따라 바뀌었을 문의 색들이

오래 되어 지워지면서 속살을 드러내어

세월의 오래됨을 보여준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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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샴푸, 린스, 빨래판, 빗자루.̈

어렸을 적엔

수돗가에서 빨래하고 씻었는데

지금은 보기 어려운 수돗가 풍경이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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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내 할머니

불편한 몸으로 밭을 돌보시던 할머니.

사진 한 장 찍어도 되냐는 말에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연신 단장에 바쁘니,

문득 고개들어 보니

팔순 노파는 간데없고

수줍은 여인이 남아있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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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자사진

지은 지 60년이 넘은 집에는

50 손자며느리 부부가

아흔 살을 훌쩍 넘긴

시할머니를 모시고 있었다.

이미 돌아가신 시할아버지는

창고에 돼지 한 마리를 걸어놓고

손수 고기를 끊어다 드셨다고 하신다.

70년 어느 날

가족들이 집앞에 모여 사진을 찍었다.

손자 며느리가 시집오기 전이다.

집 앞에 키운

바나나 나무가 예사롭지 않다.글 ׀ 사진

이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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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의 할머니는

60 의 손주며느리의 보살핌을 받으며

참으로 곱게 늙으셨다.

연세는 90 이나

마음은 꽃분홍일 것이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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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의 주인보다

나이가 많은 처마가

올해 다가올 장마에도

주인을 위해 버텨주었으면 좋겠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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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흔적

옛 돌담에 짚을 엮어 올렸다가

다시 슬라브 지붕을 얹었다.

돌담에 잇 어 세웠던

시멘트 담벼락마저 기울어 위태롭다.

받쳐 놓은 기둥이

저 세월의 힘을 지탱할 수나 있을런지.

글 ׀ 사진 이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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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찾아갔던 광산의 모습은

수풀에 가려져 있었으나

새싹으로 예쁘게 단장한 모습이다.

글 ׀ 사진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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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과 다른 지붕 속엔

옛날집 모습이 숨어 있다.

뒤로 둘러쳐진 흙 담에는

처음 집주인의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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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산4동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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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자

첫번째 출사는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날, 색색의 비옷을 입고 였다. 힘겹게 언덕을 올라서 골목골목을 누비며, “와~~~이런곳도 있었구나! 진짜 신기하다 ~.정말 재미있는 곳이네?! 그런데 겨울에 눈오면 어쩌지?”라 말했다.

호기심 반, 걱정 반, 기 반, 측은함 반, 그렇게 동네 곳곳을 누비며 2시간여를 보냈다.1년 전에.

철산4동은 광명의 중심이다. 시청과 광명시장, 광명사거리, 2001아울렛, 하늘까지 닿을듯 솟아있는 아파트 단지, 도덕산 을 두루두루 내려다보며, 하늘아래 첫동네를 자랑한다.

철산4동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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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바람이 몸살처럼 한차례 지나간 후, 언제 어느때, 손때묻은 문을 뒤로하고 떠날지 모르지만, 문 앞에, 담 위에, 장독 한쪽 귀퉁이에, 옥상에, 계단을 따라 한층한층마다, 작은 흙과 푸른자연을 담아내며, 마음 속 말들을 아끼듯 겉으로 내어놓지 않는다.

살기좋은 곳을 찾아들어 이웃이 되고, 옆집이 되고, 울음도, 웃음도 어려운 시절을 함께 나누며, 살아냈던 정이 넘치는 곳.

3층 빌라를 보며 돌아서 올라가면 1층이 되어있는 마술같은 마을, 택시를 탈땐 요금 더 드릴게요! 라고 첨가해서 말해야 하는 마을. 아침일찍부터 잠옷바람으로 아이들이 나와놀고, 저녁 해가지면 마을 사람들이‘하나 ~ 둘’구멍가게 앞에 모여들어 술 한잔을 기울이며, 화분속 달맞이꽃도 나눠 심는, 담 아래, 창문아래 지날땐 두런두런 가족들의 애정이 넘치는 말소리가 들리는 곳,계단을 보며 따라 올라가면 하늘과 만나는 곳.

이런 예쁘고 정겨운 마을들이, 세월이 훨씬 많이 흐르고 난 몇백년 뒤에도, 우리들 후손들의 눈에 보여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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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

짙은 벽돌색을 빼고 보면

언뜻 지중해의 어느 마을이 연상되는

철산4동의 전경.

우리나라 80-90년 모습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정겹다.

다만 저 높은 곳을 오르내리는

생활인들의 고됨이

조금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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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산 꼭 기에 올라보면광명시 곳곳이 눈에 들어온다.

혹 예술가가 사는 집일까?

궁금해 지도록 예쁜 2층집,

자세히 보니

주인은 집만 덩그러니 남겨놓고

벌써 멀리 가버렸는데,

석양에 지는 해는

창문에 예쁜 그림을 그렸다.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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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랫줄볕 좋은 날. 아끼던 옷들을

깨끗이 빨아

반가운 햇님에게 자랑해 봅니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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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에 널어 말린

빨래의 햇빛 내음을 아십니까?

아파트서 밖으로 널어 말리다

아래층으로 주으러가고는 했다.

글 ׀ 사진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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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는

친구가 없어서

콩벌레를 친구 삼아 논단다.

과일껍질을 땅에 묻어두면

지렁이도 생겨서

친구할 수 있다고 가르쳐줬는데

잘 못알아 듣는 듯하다.

지렁이를 한 마리 가져다 줘야하나?

글 ׀ 사진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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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저 집으로 연결된 전깃줄은

가까이 붙어사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우리는 전깃줄보다도

더 복잡하게 관계 맺고 살아간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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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끝에 산을 옮겨와

작은 동산을 만들고,

상추, 고추, 가지, 두루두루 심어놓고,

올 적 갈 적,

밥상 차릴 때,

슬며시 들러서 한 웅큼씩 손에 들고

총총걸음을 걷는다.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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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토요일 아침,

씩씩한 남자 친구가

애벌레를 잡아 왔습니다.

목이 마를까 물도 주고

심심하지 말라고

조개 친구도 넣어 주었습니다.

종이 상자 집에는

초록색으로 예쁘게 색칠도 해주렵니다.

오늘 하루 우리의 놀거리는

이걸로 충분합니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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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쁜이

어느 꼬마 농부가 조심스레 모종을 심고

정성을 다해

이름표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름은 ‘애쁜이’입니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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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다 올라가면,

어서오시라고 나무 한 그루가 반긴다.

올라오기 힘든 고바위를

땀 닦아가며 오르면,

이제 다 왔다고 안심시키고,

힘들게 올라온 택시는 돌아서 나가라고,

중간에 동그랗게 흙을 달고 서 있다.

앞에 있는 슈퍼가

동네사람들 사랑방인 양,

동그란 탁자에

의자도 동그랗게 모아놓고,

맥주에 땅콩을 권한다.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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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

마을 구석 구석을 누비며

고단하게 보낸 한주간을 정리하며

열심히 일한 보람을 거두는 날입니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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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찬거리가 없어도

걱정이 없는

동네 아재, 아지매들!

때가 되면, 어김없이 이동시장이 열린다.

오늘은

어떤 맛난 것들이 실려 왔는지,

눈이 반짝반짝!

손에는 한 보따리씩 보물들을 건졌다.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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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아직 무지개가 선명하지만

동네 꼬마들은 집으로 돌아가야하고

해는 저물어야 합니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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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으로 해가 기울면,

아침에 바쁘게 뛰어 내려온

언덕길을 힘겹게 오른다.

집에서 기다리는

토끼같은 딸을 생각하며,

동네입구 환하게 불밝히고 내어놓은과자 봉지를 손에 들고.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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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산동 번화가를 한눈에 담고지나가다 바라보고,

속상하면 나와서 또 바라보고,

심심하면 나와 바라보고,

즐거워서 웃으며 쳐다보고,

쏜살같이 지나는 차와 함께나비되어 멀리 날아본다.

예쁜 처자도 나와 앉아,

핸드폰을 바라본다.

안부를 전하는가? 사랑을 전하는가?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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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놀

오늘 이 빨래의 주인은

좀 늦으려나 봅니다.

아직 거두지 못한 빨래의 주인은

어디선가 귀가 길을 재촉하고 있겠지요.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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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진 언덕에 비켜서있는

비슷한 두 집이지만

저안에 보금자리를 틀고 있는

사람들은 제각각이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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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길에서 바라 본 철산4동.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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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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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신촌마을 사진을 찍으면서

소하1동! 기아 교 건너가기 전 안양천 뚝방 오른쪽 아래에 기다란 마을,일제 강점기에 새로 생긴 마을이어서 붙인 이름으로 신촌이라 한다. 이제는 사라져 가는 자연마을 신촌이 150여개의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형 공장이 추진중이다

신촌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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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신촌이라는 마을을 접했을 때는 주거지 환경 개선사업이라는 미명아래 깨끗하게 정비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카메라를 들고 무엇을 담을까 하는 고민으로 찾아가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내가 어릴적 자라던 시절의 고향과 부모 세 를 돌아보게 되었다. 비가 오고 뚝방의 물이 넘쳐 질어진 땅이었어도 자녀들을 바라보며 희망을 심었다. 그렇게 우리가 자라났고 광명시가 변모해갔다..

밀어내고 새롭게 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 모습을 가꾸며 간직하는 것도 함께하는 방법이리라 생각한다. 늦었지만 그 모습을 조금이라도 간직하고픈 아픈 마음으로 여기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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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신촌마을 전경입니다.

글 ׀ 사진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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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입구 쪽의 칼국수집 문에는

‘어서오세요’ 하는데,

남아있는 사람들은 떠나야만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그들이 좋은 곳에서

마음 편히 살아가길 바래본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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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밀려 다들 떠나고 난 빈집.

얼마나 급히 가느라 걸어가다

신발을 벗어놓았을꼬!

푸르른 녹음은 여지없이 여름을 빛낸다.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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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떠나야 할 때.

좁은 골목만큼 가까웠던 이웃들

하나 둘 떠나고,

아이들 낙서 신 벌건 번호가 매겨진

담벼락.

못 가겠다 세운 깃발의 펄럭임이

외려 이별을 재촉하는

천둥소리처럼 들린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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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따뜻하게 해주었던 연탄이봄에는 흙 막음을 하여 야채들을 키운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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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너머 아파트들 사이로 해가 진다.

내일이면 해가 뜨듯이 마을 사람들도

새로운 곳에 정착하기를 바란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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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빈 집으로 어수선 하지만

아직 뿌리잡고 있는 오동나무는

잎을 피우고 당당히 서서 봄을 맞이한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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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피아노는 교회에서만 보았다.

드레스 입고

부잣집 공주님의 딩동거리는 소리가

신촌에 울렸으리라.

아름다운 소리가

여러사람의 마음을 기분좋게 해주었겠다.

글 ׀ 사진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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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떠나간 무너진 집에는

끊어진 가스선과

가족들의 등을 밀어주었을 때수건이

주인을 따라가지 못하고

그 자리 그 로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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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밥상으로

때론

학교 들어간 아이들의 공부상으로.

이제 식구들 떠난 자리에

홀로 남아 그 곳에

그들이 있었음을 알리는 표지가 된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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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을 바라는 부적만 남아,

떠나 버린 집을 지킨다.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복을 나눠주는 듯 하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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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옆집은 어떤 찌개를 마련했는지

냄새로 충분히 알아챌 수 있을 만큼어깨동무하며 살았던

이웃들이 하나 둘 떠난 자리.

지나는 이의 발소리가 되려

낯선 두려움으로 바뀐 저녁.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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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

시골닭

잡아달래서

맛있는 볶음탕이나 한번 해 먹어봐야지

이키로 정도면 만구천원이랬는데.

글 ׀ 사진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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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어르신

집을 허문 공터에서

3년째 텃밭을 가꾸시는 80 할아버지.

신촌에 이사 오신 지 40여년.

안 해 본 일이 없단다.

잡초가 무성하던 공터에

집주인의 허락을 받아 텃밭을 일구셨다.

봄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이른 봄날,

새싹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어르신은 흐뭇하다.

글 ׀ 사진 이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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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소한 그릇들이

주인 할머니의

외로움을 달래 주었으면 좋겠다.

모두 떠나고

조금 남아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

차를 나누는 찻잔이 있어 다행이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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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심

내게만 ‘신촌’일뿐

벌써 ‘구촌’이 되어 버렸다.

재개발로 이미 철거가 시작되어

낮에도 사람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뚝방길 아래 텃밭에는

이른 봄날 어김없이 새순이 돋고

언제 철거될 지 모르는

주인집에는 개가 외롭다.

친절한 주인백 ‘개조심’.

글 ׀ 사진 이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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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에 있는 강아지 세 마리,

떠나야 하는 집 주인의 마음과 달리

귀여울 뿐이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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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사람들 만나기가 힘든 신촌마을.

해질녘에 가보니

꼬마아가씨가 할머니와 다정히

이야기하고 있다.

훗날

이 수줍은 많은 꼬마가 기억하는 신촌은다정한 할머니만큼

따뜻한 곳이었으면 좋겠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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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는 즐거워라~ 공부도 즐거워?

육 더하기 칠은

유난히 안되던 덧셈이었던것 같다.

신촌마을 사진을 찍으면서.

글 ׀ 사진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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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우편함에 가득 채워진 편지들이

주인을 따라가지 못하고 남겨져 있다.

언젠가 주인이 한번 들러 가져갈까나.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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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화덕

그래 정말 오랫동안 버텼구나.

네 주인도 너 만큼이나 늙었을 터이지.

마지막까지 하얀 열기를 다 토해내고

그렇게 누웠구나.

글 ׀ 사진 이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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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

신촌의 끝자락.

철거 후에 큰 도로가 날 거라는

그 자리에

미루나무 한 그루가 저렇게 서있다.

저 나무 끝 둥지조차

앞날을 기약할 수 없겠구나.

글 ׀ 사진 이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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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방 아래 골목에 들어서면,

맨 먼저 인사하는 임씨가게.

저 안쪽의 동네 아낙들은일이며, 살림이며얼마나 바빴을까?

임씨가게가 조금은 거들었으리.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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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명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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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청

광명시 광명 7동의 중심 마을이고 광명동의 맨 처음 생긴 마을로 광명시의 뿌리가 되는 마을이다. 마을 뒤쪽으로는 도덕산이 있고 서쪽으로 향하는 마을이라 해가 늦게까지 마을을 비추어 농사가 잘되고 겨울에 따뜻하다. 지금은 옛 집들 사이사이로 조립식 공장들이 많이 들어서고, 비닐하우스들이 많지만, 오래전부터 그곳에서 사는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지낸다.

원광명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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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들어서면 광명시 보호수로 지정된 300년이 넘은 회화 나무가 우뚝 서서 마을을 지키고 있다. 지금은 이곳이 공원으로 되어 사람들이 정자에 쉬어 가기도 하고, 아침저녁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운동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마을에 조금 남아있는 아이들에게는 친구들과 뛰어 노는 장소이다.

커다란 회화나무는 마을 사람들뿐만 아니라 지나치는 사람들도 머무르게 하는 마력이 있어 나무 아래서서 한번 올려다 본다.마을 뒤쪽으로는 더욱 오랜 40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서서 마을의 유래를 신해 주는 것 같다. 가을이면 많은 은행열매를 맺어, 누구나 가서 열매를 따가도 되는 넉넉한 나무다.

논과 밭이 아니어도 골목길 좁은 곳에도 야채를 키우는 부지런한 마을 사람들을 볼 수 있고, 집 주변으로는 꽃밭이나 화분들이 많아서 아기자기하게 여러 가지 꽃들을 만날 수 있는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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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이 넘은 회화나무가

늦은 봄날 5월에

푸른옷으로 갈아입는다.

파란 하늘과 초록의 나무가

그림을 그리는 듯 하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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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나무 감

수령 300년이 넘은 회나무는

회나무 감으로 불리며

왕씨 집안의 소사를 아뢰고

복을 비는 신성한 존재였다.

부러진 나뭇가지 하나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경외의 상이기도 했다.

회나무 앞 5 째 내려오던 왕씨는

집을 허물고

근린공원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여전히 마을 곁에 남아 있는 왕씨 부부는새벽마다 회나무 감이 있는 방향으로

두 손을 모아 가족의 안녕을 기원한다.글 ׀ 사진 이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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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추운 겨울날에

따뜻하게 입으신 할머니가

목욕을 가신다.

불편한 다리 때문인지

회화나무 정자에서 나무를 둘러보시며

쉬어 가신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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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의 빨래줄에 널려있는

빨간색 외투는 그 옷의 주인이

누구인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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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날 후에빨간 외투의 주인이신 할머니를 만났다.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를 위해서

할아버지는

오후에 한 시간씩 마을 산책을 하신다.

할아버지와 두 손을 꼭 잡으신 모습이

참으로 고우시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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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의 풍경

농가의 창고에 겨우내 쉬고 있던

경운기.

봄이 되자 출동준비를 마친 상태다.

땅을 고르고

밭을 가는 요란한 숨소리를

안으로 삼키고 있다.

선풍기는 여름에, 상자는 가을을 위해지루한 시간을 견뎌야 할 게다.

글 ׀ 사진 이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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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지으시며

바쁘지만

마음이 부자이신 주인이 화분들을 가꾸며

언제나 꽃이 가득하여

벌과 나비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부른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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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골목 동네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햇볕 좋은 봄날에 해바라기 하느라내다놓은 의자는

너도 앉고, 나도 앉고 마음이 여유롭다.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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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날,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서 동네를 누빈다.

아이들의 노는 소리가

마을에 봄기운을 불어 넣어

봄이 오기를 재촉 한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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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이반가우면 반갑다고낯설면 위협하느라열심히 짖어 더니,

카메라 높이들고 쳐다보자쑥스러운 듯,

다리하나 살짝 걸치며, 살피는데

크게 붉은색으로 써놓은‘개 조 심’은

누가 누구를 조심해야 하는가?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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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나무 문 사이로 보이는 신발들.

쌓여있는 나무들이

신발 주인들을 따뜻하게 해줄 것이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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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담 아래에

황토가 그득하고

빈 곳이라면 크던 작던

내가 먹을 먹거리를 가꾸는

촌부들이 어여쁘다.

작은 흙에 줄줄이 옮겨심은 파가

언제쯤 똑바로 설까?

월요일 아침

조회서는 학교의 학생들이 생각난다.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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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집게

색색깔 오래된 빨래집게와

그만큼 오래된 듯한 씨옥수수는

제 역할을 하기 보다

저 자리에 저렇게 있는게

더 잘 어울릴 듯 합니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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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월리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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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영

눈 오는 밤,

달이 아름다운 마을,

설월리.

나지막해서 더 정다운 돌담과 흙담, 삐그덕 소리가 들릴 듯한 나무 문, 뉘 집에나 있는 처마 위 제비집이 자연스러운, 골목은 또 다른 골목으로 이어지고, 그 사이를 지나 좀 넓은 길에 들어서면 어제 보았던 이웃을 자연스레 오늘도 만나게 되는 곳.

설월리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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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든 낯선 방문객에게도 흔쾌히 문을 열어주시고, 때로 마실 음료며 드시던 간식까지도 내 주시던 마을 어르신들… 텃밭에 정성껏 키운 상추며 쑥갓을 한 아름 들려주시며 오히려 우리보고 수고가 많다고 등 두드려 주신다.

갈 때 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설월리는 마치 수줍으면서도 장난끼 넘치는 아가씨 같기도 하고 보물지도 속을 헤매며 다니게 하는 재미난 게임 같기도 하다.

마을 구석 구석을 누비고 다닌 지 1년여가 되다 보니 오랫동안 살아 온 내 동네 같고 어린 시절 떠나 온 고향 같기도 하다.

숨겨진 보물섬 같은 이 마을이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어이없이 사라지는 일이 없기를, 지금의 빛나는 그 존재감으로 인해 이들에게 더 큰 위안이 될 수 있는 진짜 개발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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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의 자연마을 설월리의 전경이에요.

글 ׀ 사진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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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꽃이 유난히 예뻤던 5월

설월리의 봄을 탐내어 들어섰는데,

멀리서 보이는 탐스런 모란을 보고싶어

문을 두드렸으나,

답없는 주인,

아랫집 주인을 불러세우고,

뒤꼍으로 돌아서서

담너머 모란을 보았다.

그런데신세진 집의 금낭화가 더 멋드러진다.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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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마당

깨끗이 정돈해 놓고

바람맞이 하시던

할머니가 부끄러우신 듯

얼굴을 가리신다.

글 ׀ 사진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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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과 기와지붕이

파란 하늘과 어울리는 모습이

네모반듯한 아파트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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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문

문고리는

이 집이 오래 되었음을 보여준다.

나무 문 사이로

마당의 화초들과 나무들이 싱그럽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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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과 황토를 섞어 밟아

흙벽돌을 찍어내시던

내 아버지의 옛모습이

설월리 그 할머니 에 나를 머물게 한다

그 흙담위에 햇살은

어쩜 그리도 쏟아지던지.

글 ׀ 사진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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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란을 따라 돌담이 둥글게 자리하였다.

이른 봄날에

낮은 돌담 아래 풀들은

조금씩 파릇 파릇 하나

감나무는 아직도 빈가지 뿐이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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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랫줄

자연을 닮은 마을에 널린 빨래는

그마저도 자연을 닮은 듯하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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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던 내가, 요렇게 변했습니다.

글 ׀ 사진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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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에나 있었던

장독 가

옥상에 자리 잡고

파란 하늘 아래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정겹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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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 할머니

옛 군수님 사랑채에서 만난 할머니,

초저녁 이웃에서 나눠준 간식을

낯선 우리에게도 나누어주신다.

우리는 따뜻한 정 한줌을 먹고 왔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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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흙 벽사이로

차곡차곡 쌓여진 흙벽돌은

옛날엔 이렇게

집을 지었노라 말해준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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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고생 끝에 마련한 단정하고 예쁜 집.

팍팍한 세상살이에

힘든 아들 위해

유일한 재산인 집을 내주었지요

이젠 남의 집이 된지 오래지만

매일 이렇게 나와 내 집인냥 바라봅니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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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직 줄 수 있는 게 있어 기쁜

나는 어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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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과 흙으로 담을 올린 집이다.

흙이 있어서인지

담 가운데에 개나리가 자리 잡았다.

이른 봄날

개나리 가지에 초록색의 싹을 틔운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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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자루

설월리에 갈 때 마다

순례하듯 꼭 들르는 집.

낡은 나무 문 사이로 보이는

마당 한편에 제 할 일을 끝내고

쉬고 있는 꼬마 빗자루가 있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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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우리는 마당 쓰는 일을 잊고 지낸 지

오래다.

도심에선 특별해진 마당 있는 집.

설월리엔 어느 집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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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문 사이로

저 멀리에 있는 감나무들이 춤을 춘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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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월리 슈퍼

마을 초입,

마을 소사를 꿰고 있을 게

분명해 보이는 작고 오래된,

그래서 설월리에 더 잘 어울리는 가게.

초여름 가로등이 더 정겹다.

글 ׀ 사진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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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놀고 있는 아기고양이가

어미 고양이에게 다가가 젖을 먹는다.

가까이 다가가도

엄마가 있어서 도망가지 않아

편하게 찍는다.

글 ׀ 사진 김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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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월리의 뜨겁던 여름!

언덕 위의 돌들을 벗 삼아앉아 있는 돌나물들.

우리의 갈증이 확 풀린다!

글 ׀ 사진 양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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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이야기

구은영

남들 앞에 내놓기엔 부끄러운 솜씨지만 첫 걸음이니 용기를 내어봅니다. 뜨겁게 보낸 지난 6개월, 혹은 1년여의 시간들속의 제 자신에게 수고했다

스스로 격려하고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을거라 우겨보며….

김순청

낯선 곳을 한번 두번 찾아가며 익숙해지는 풍경들에 정이 들었지만 안타까움이 남는다. 같이 다닌 당당한 벗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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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책도 아니고 전자책으로 사진이 출간된다니 기쁘고 기쁩니다.모자라는 나의 사진이 세계 어디서든지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당당회원들 모두 자랑스럽습니다

양인자

세상보는 눈을 다시 배운 시간. 새로운 친구들, 다른 모습으로 눈에 들어 온 마을. 더불어 내 맘에 행복이 찾아온다.

당당프레임 속에서, 당당하게!

이양희

낡은 카메라의 마지막 미션!장렬히 잃어버리다ㅜㅜ

옛마을의 정취가 남아있는 개발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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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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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황

광명사람이 광명을 기록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사진작업이었습니다.

이 작업을 함께 하면서 하나 하나의 테이크가 물음의 연속이었습니다. 내가 보는 것이 있는 그 로의 모습일까?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을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함께 느끼고 있을까?

사실 끊임없이 질문이 생긴이유는 광명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해들은 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컷의 사진에 담긴 서사야 독자의 시선에서 읽히겠지요. 그 안에서 소통이 일어나겠지요. 하지만 그 안에 담겨 있어도 굳이 들춰보지 않는다면 그저 흩어져 버릴 것 같아서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철산동의 골목에서 성장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아직 사라지기도 전에 철산동은 가쁜 숨을 내쉬어야 할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흔히 공동체라 말하는 마을들은, 재개발의 풍경에서 자주 보이는 플랜카드와 피켓속에 묻혀버리고 있더란 말입니다. 얼마전 누군가 물어왔습니다. 당신이 바라는 2012년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이냐고 말입니다. 제일먼저 드는 생각은 바꾸고 싶은 것 보다 지키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구불거리는 골목 안쪽의 작은 문앞에 의자를 놓고 하루를 관조하는 할머님의 여유로움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각종 할인카드를 제공해 주며

소비를 재촉하는 마트에 밀려 사라지는 옆집 구멍가게나 작은 시장의 풋풋함은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일상이 가져다 주는 평화와 안정을 바꾸고 싶지 않았습니다. 광명이 이런 용기를 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변화를 바라는 마음이야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편의적 발상을 강조하는 산업논리와 다수의 시민과 무관한 도시의 이해관계에서 또 누군가는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뻐기고 웃을 것이 뻔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광명의 사람들과 골목골목을 걸으며 사람과 사람마음을 만나면서 있는 그 로 느낀 기록을 함께 읽어주고 공감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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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희

광명시의 다섯마을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관심있게 보지 못했던 숨어 있는 광명의 진짜 마을들을 보았다. 아파트촌에 살며 느껴보지 못했던 사람사는 냄새가 나고 정이 느껴지는 진짜 사람사는 마을이었다. 작은 돌담과 흙벽들 조그만 공간, 틈새마다 심어진 채소들을 보며 이것이 진정한 마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을의 이야기를 담고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풀어나갈수 있는 이미지스토리텔링 사진동아리로의 명목을 쭈~욱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올 하반기에는… 내년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까 기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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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마을 지도

그림 ׀ 김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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