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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공업화학 전망, 제20권 제5호, 2017 1) 1. 지열, 땅 속의 무한 에너지 지열자원(geothermal resource base)은 지표 하 부에 부존하는 모든 열을 의미한다[1]. 현재까지 굴착된 최대심도는 12 km이므로 그 이내의 열에 너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1980년대 이전에는 천부 의 고온 증기자원을 주로 이용했지만 기술이 발전 하면서 저품위 열자원을 포함한 지각의 모든 열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지온은 지하로 100 m 들어갈 때마다 2.5~3 씩 올라가고, 지구의 중심부인 내핵은 6,000 이른다. 땅 속에는 무한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양광이나 풍력처럼 날씨나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 , 36524 h 가동할 수 있으며, 어떠한 연료의 추가적인 투입도 필요 없다. 지열은 전 세계 82개국에서 활용 중이고, 26국은 지열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는 지열 저자 (E-mail: [email protected]) 주택만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지열발전은 아 직 걸음마 단계이다. 정부나 민간의 투자가 활발 하게 이루어졌던 풍력, 태양광 발전에 비해 미개 척 분야인 셈이다. 지열자원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기반기술 연구는 막대한 투 자가 요구되고, 경제성이 낮아서 투자 위험이 높 다는 이유로 정책적 관심에서 소외된 탓이다. 최근 굴착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여 낮은 단가 로 깊은 심도를 굴착할 수 있게 되면서 지열시스 템의 경제성이 높아졌다. 2016년 미국 신재생에너 지 평균 발전 단가를 살펴보면[3], 왜 지열발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지열의 발전단가는 41.9 $/MWh로서 신재생에너지 중에 서 가장 저렴하며, 원자력발전 단가의 40%, 석탄 화력의 30%에 불과하다. 또한 지열에너지는 (1)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고 뜨거운 물과 증기를 바로 이용하므로 이산화탄소 가 배출되지 않고, (2) 국내 생산이 가능하므로 에 너지 안보에 기여하며, (3) 24 h 지속적으로 공급 지열, 탈원전 시대의 대체에너지 - 땅 속의 무한 에너지를 끌어올려 난방 및 전기 생산 - 정 석 균 ()나젠 Geothermal Energy, Alternative Energy toward Nuclear-Free Era - Heating Building or Generating Electricity Using Stored in the Earth - Seok Kyun Jeong Na Gen Co., Ltd Abstract: 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15년 에너지 수급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원의 94.7%를 수입하고 있 .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입금액의 35%에 해당한다.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시급한 국가적 과제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논란이 뜨겁지만 옳고 그름은 대안이 있는가로 귀결된다. 따라서 최근 원전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로 부각되고 있는 지열 에너지 활용기술 및 국내외 산업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Keywords: Geothermal, Renewable, Generation, Deep Drilling, EGS 총설

지열, 탈원전 시대의 대체에너지 - cheric.org · 46 공업화학 전망, 제20권 제5호, 2017 1)1. 지열, 땅 속의 무한 에너지 지열자원(geothermal re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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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공업화학 전망, 제20권 제5호, 2017

1)1. 지열, 땅 속의 무한 에너지

지열자원(geothermal resource base)은 지표 하

부에 부존하는 모든 열을 의미한다[1]. 현재까지

굴착된 최대심도는 12 km이므로 그 이내의 열에

너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1980년대 이전에는 천부

의 고온 증기자원을 주로 이용했지만 기술이 발전

하면서 저품위 열자원을 포함한 지각의 모든 열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지온은 지하로 100 m 들어갈 때마다 2.5~3 ℃씩 올라가고, 지구의 중심부인 내핵은 6,000 ℃에

이른다. 땅 속에는 무한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태

양광이나 풍력처럼 날씨나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

고, 365일 24 h 가동할 수 있으며, 어떠한 연료의

추가적인 투입도 필요 없다.

지열은 전 세계 82개국에서 활용 중이고, 26개

국은 지열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는 지열

저자 (E-mail: [email protected])

주택만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지열발전은 아

직 걸음마 단계이다. 정부나 민간의 투자가 활발

하게 이루어졌던 풍력, 태양광 발전에 비해 미개

척 분야인 셈이다. 지열자원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기반기술 연구는 막대한 투

자가 요구되고, 경제성이 낮아서 투자 위험이 높

다는 이유로 정책적 관심에서 소외된 탓이다.

최근 굴착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여 낮은 단가

로 깊은 심도를 굴착할 수 있게 되면서 지열시스

템의 경제성이 높아졌다. 2016년 미국 신재생에너

지 평균 발전 단가를 살펴보면[3], 왜 지열발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지열의

발전단가는 41.9 $/MWh로서 신재생에너지 중에

서 가장 저렴하며, 원자력발전 단가의 40%, 석탄

화력의 30%에 불과하다.

또한 지열에너지는 (1)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고

뜨거운 물과 증기를 바로 이용하므로 이산화탄소

가 배출되지 않고, (2) 국내 생산이 가능하므로 에

너지 안보에 기여하며, (3) 24 h 지속적으로 공급

지열, 탈원전 시대의 대체에너지

- 땅 속의 무한 에너지를 끌어올려 난방 및 전기 생산 -

정 석 균

(주)나젠

Geothermal Energy, Alternative Energy toward Nuclear-Free Era- Heating Building or Generating Electricity Using Stored in the Earth -

Seok Kyun JeongNa Gen Co., Ltd

Abstract: 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15년 에너지 수급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원의 94.7%를 수입하고 있

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입금액의 35%에 해당한다.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시급한 국가적 과제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논란이 뜨겁지만 옳고 그름은 대안이 있는가로

귀결된다. 따라서 최근 원전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로 부각되고 있는 지열 에너지 활용기술 및 국내외 산업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Keywords: Geothermal, Renewable, Generation, Deep Drilling, EGS

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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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 탈원전 시대의 대체에너지

KIC News, Volume 20, No. 5, 2017 47

이 가능한 기저부하 에너지로서 태양광이나 풍력

보다 동일 설치용량 대해 4~5배의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고, (4) 핵심공정이 지하암반에서 이루

어지므로 석탄, 태양광 등에 비해 토지 사용면적

이 10% 내외에 불과하다.

지열자원이 풍부한 지역은 환태평양 화산대(필

리핀, 대만, 일본, 미국 서부, 남미 서부)와 지중해

지열대, 대서양 지열대, 아프리카 지열대 등이다.

이 지열대는 지각이 연약한 구조이며, 지하 5-20

km에 암석이 용융된 잔류 마그마가 존재한다. 수

백 m 심도에서 100-300 ℃의 증기를 얻을 수 있어

서 오래전부터 지열을 활발하게 이용하였다.

201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총 12.6 GW의 지열

발전 시설이 설치되었고(총 발전량의 0.3%), 국가

별로는 미국(3.5 GW), 필리핀(1.9 GW), 인도네시아

(1.2 GW), 뉴질랜드(1.0 GW), 이탈리아(0.9 GW),

일본(0.5 GW) 등이 선도하고 있다. 대부분 화산활

동이 활발한 지역이다. 온천 등 재래식 활용까지

포함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산출하기 어렵지만

WGC 자료에 따르면 전체 지열에너지의 설치현황

은 70 GW로 추정되며, 중국(17.8 GW), 미국(17.4

GW), 스웨덴(5.6 GW) 등의 순이다[3].

2. 지열에너지의 분류 및 특징

지열에너지는 열원의 깊이에 따라 심부의 고온

성 지열(deep geothermal)과 천부의 지중열(shallow

geothermal)로 구분한다. 심부지열은 지하 500 m

이상의 지열수 또는 암반의 열을 채취하여 대형

건물의 에너지원 또는 지열발전에 활용한다. 천부

지열은 심도 300 m 이내의 10~35 ℃의 지중열을

이용하여 냉난방, 시설원예 난방, 곡물 건조, 온천,

산업용 등으로 이용한다[4].

활용방식에 따라 열을 직접 활용하지 않고 80

℃ 이상의 열수나 증기를 사용하여 전기를 생산하

는 간접이용과 지열을 직접 이용하여 건물 냉⋅난

* 출처 : EIA, “Levelized Cost and Levelized Avoided Cost of New Generation Resources in the Annual Energy Outlook 2016”.

Figure 1. US Energy Prices (2016).

*출처 : Ruggero Bertani, Geothermal Power Generation in the World 2010-2014 Update Report (www.RenewableEnergyWorld.com).

Figure 2. 2015 전 세계 지열에너지 설치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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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설

48 공업화학 전망, 제20권 제5호, 2017

방, 각종 건조사업, 제설, 온천 양식업, 및 시설 영

농, 지역난방 등 직접이용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2.1. 지열의 직접이용

World Geothermal Council 2015에 보고된 자료

에 따르면 2014년 말에 전 세계적으로 82개 국가

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지열에너지를 이용하고 있

고, 총 설치용량은 약 74 GW로서 5년 전에 비해

46.2% 증가하였다. 특히 지열원 열펌프(ground

source heat pump; GSHP)는 50 GW 용량으로, 5

년 전에 비해 1.5배 증가하여 발전(13.3 GW)이나

기타 직접이용에 비해 월등히 높다(전체 직접이용

의 70% 점유). GSHP는 현재까지 에너지 수요가

많은 북미, 서유럽과 북유럽, 그리고 동아시아 지

역에서 사용하고 있으나 향후 남미,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로 확산될 것으로 본다[5].

지열의 난방 단가는 39.6원/kcal로서 LPG 229.3

원/kcal, 경우 191.7원/kcal, LNG 100.7원/kcal, 심

야전력 72.5원/kcal에 비해 저렴하다[6]. 그러나 초

기투자비가 많이 들어서 냉난방 면적이 작은 건물

은 시공비 부담이 큰 편이다. 이에 각국 정부는 지

열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시설비에 다양한 지원책

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현재 수직

밀폐형 지열주택에 대해 10.5 kW 이하는 660원

/kW, 10.5~17.5 kW에 대해서는 500원/kW을 지

원하고 있다[7].

GSHP는 저온 열수로 가동할 수 있으므로 지역

적인 제약이 없다. 단, Heat Pump를 가동하기 위

해 외부 에너지원(전기)를 공급해야 한다. 따라서

단위 설비당 지열에너지 생산량을 계산할 때 전기

설비용량(MWt) 직접이용량(TJ/yr)

2015 2010 2005 2000 1995 2015 2010 2005 2000 1995

지열원 열펌프 49,898 33,134 15,384 5,275 1,854 325,028 200,149 87,503 23,275 14,617

지역/개별 난방 7,556 5,394 4,366 3,263 2,579 88,222 63,025 55,256 42,926 38,230

온실 1,830 1,544 1,404 1,246 1,085 26,662 23,264 20,661 17,864 15,742

양식/양어 695 653 616 605 1,097 11,958 11,521 10,976 11,733 13,493

농산물 건조 161 125 157 74 67 2,030 1,635 2,013 1,038 1,124

산업 응용 610 533 484 474 544 10,453 11,745 10,868 10,220 10,120

목욕/수영 9,140 6,700 5,401 3,957 1,085 119,381 109,410 83,018 79,546 15,742

냉방/제설 360 368 371 114 115 2,600 2,126 2,032 1,063 1,124

기타 79 42 86 137 238 1,452 955 1,045 3,034 2,249

합계 70,329 48,493 28,269 15,145 8,664 587,786 423,830 273,372 190,699 112,441

자료 : Lund and Boyd, 2016, 「2016 신재생에너지 백서」.

Table 1. WGC 2015에서 발표된 연도별, 분야별 전세계 직접이용 설비량 및 이용량 분포

직접이용 설비용량 상위 5위 국가 직접이용량 상위 5위 국가

국가 총설비(MWt) 이용량(TJ/yr) 이용량(GWh/yr) 국가 총설비(MWt) 이용량(TJ/yr) 이용량(GWh/yr)

중국 17,870 174,352 48,435 중국 17,870 174,352 48,435

미국 17,425 75,862 21,075 미국 17,425 75,862 21,075

스웨덴 5,600 51,920 14,423 스웨덴 5,600 51,920 14,423

터키 2,886 45,126 12,536 터키 2,886 45,126 12,536

독일 2,847 19,531 5,426 독일 2,186 26,130 7,259

자료 : Lund and Boyd, 2016, 「2016 신재생에너지 백서」.

Tabe 2. 지열 직접이용 상위 5위 국가의 설비 및 이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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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 탈원전 시대의 대체에너지

KIC News, Volume 20, No. 5, 2017 49

투입분을 제외하여야 한다.

GSHP 외에 직접이용 중에서 가장 큰 용량은

전통적인 온천(목욕/수영) 활용인데, 이는 데이터

의 신뢰도에 한계가 있어서 실제 시장현황과 상당

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지역난방은 아이슬랜드, 독일, 프랑스, 헝가리,

터키와 중국이 큰 시장이지만 시장의 확장성 면에

서 본다면 GSHP에 비해 떨어진다. 그 주된 이유

는 지열자원의 지역적 치우침에 있다. 즉, 지열발

전과 달리 열에너지는 수요처와 거리(에너지 이송

거리)가 경제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인데, 아

이슬랜드처럼 모든 도시의 지역난방을 지열로 공

급하지 않는 한 원거리 수송이 어렵기 때문이다.

유럽의 중저온 열수가 풍부한 지역에서는 지역난

방 시스템을 대규모로 개발하거나 열병합발전 또

는 단계별 활용(cascade use)의 개념으로 발전기를

거친 온배수를 지역난방, 온실이나 산업응용에 활

용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한 예로, 독일 Munchen은 지역의 특징적인 지

질구조인 Molasse 분지에서 지열수를 개발하여

50 MW의 발전과 400 MW의 지역난방 네크워크

를 만들고 있다. Munchen은 2040년까지 모든 지

역난방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기 위한 집중적

인 조사 및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8].

밀폐형 vs. 개방형 시스템

한편, 열교환기 설치방식에 밀폐형(수직, 수평,

에너지파일 등)과 개방형(지하수 이용)으로 분류

한다. 또한 (준)밀폐형으로서 단일 지열정을 이용

한 Standing Column Well 방식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직밀폐형이 널리 적용되고 있

는데 150~200 m를 굴착하여 지중열을 활용한다.

수십 개에 시추공에 열매체(물 또는 물 + 알코올)

를 순환시키고, Heat Pump를 이용해 열을 공급한

다(Figure 3 참조). 여름에는 실내의 열을 흡수하

여 지중으로 방출, 겨울에는 지중의 열을 흡수하

여 실내로 방출한다(Figure 4 참조). 정부에서 시

설비를 지원하는 가구당 지원규모는 17.5 kW (5

RT) 이하이며, 일반적으로 지중 열교환기 설치면

적 50 m2, 기계실 설치면적 6.6 m2가 필요하다.

개방형 시스템은 뜨거운 지하수를 끌어올려 직접

이용하는 방식으로서 온천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지하 열수의 존재유무를 사전에 탐사하는 것이 쉽

지 않아서 건물 난방에 적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심부지열 개발기술의 중요성

대형 건축물이나 집단에너지 시설의 경우 많은

열을 공급해야 하므로 심부의 지열을 채취할 수

Figure 3. 우리나라 지열주택의 대표적인 에너지 이용형태[9].Figure 4. 지열주택의 냉방 및 난방 모드.

Figure 5. 단일공에 의해 심부지열을 활용할 수 있는

Standing Column Well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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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설

50 공업화학 전망, 제20권 제5호, 2017

있는 Standing Column Well 방식을 채택하는 것

이 바람직하다. 단일공을 1~5 km 뚫어서 지중펌

프를 설치하고 열매체(물)를 순환시켜 열을 얻는

다(Figure 5 참조).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형은 700

m 이상 내려가면 퇴적암층이 끝나고 단단한 화강

암반이 나타나므로 이때부터 시추비용이 급증한

다. 따라서 경제성을 면밀히 검토하여 깊은 심도

의 단일공을 뚫을지, 700 m 정도의 지열공을 여러

개 뚫어서 연결할지 결정하는 것이 좋다.

2.2. 지열의 간접이용(지열발전)

1913년 이탈리아 Larderello에 최초의 상용 지

열발전소(250 kWe)가 건설되었다. 이후 1958년

뉴질랜드의 Wairakei, 1959년 맥시코의 실험 플랜

트, 1960년 미국의 상용 플랜트, 1966년에는 일본

의 Matsukawa (23 MWe급) 지열발전이 시작되었

다[10]. 현재 세계 최대 지열발전소는 현대건설이

공사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사룰라 지열발전소

(330 MW)인데, 2018년 3월 준공 예정이다. 21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11].

지열발전은 고온 열수자원의 부존 및 설계 방식

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 Dry Steam (건증기) 방식 : 지열 저류층의 온

도가 높아서 증기만 존재할 때, 생산정에서

분출되는 증기를 곧바로 터빈에 보내 발전한

다. 단위 생산정당 출력이 5 MW 이상으로

매우 높다.

∙ Flash (습증기) 방식 : 지열 저류층에 열수 또

는 열수-증기가 혼합되어 있을 때 적용하는

방식. 열수를 저압의 Flash tank로 분무하면

압력 강하로 인해 증기로 바뀌며, 이 증기로

터빈을 돌려 발전한다.

∙ Binary 방식 : 저류층 온도가 180 ℃ 이하로

증기 압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끓는점이

낮은 유체에 열을 전달한 후 유체의 증기압을

이용해 발전을 한다. 현재 가장 일반적이고

널리 채택하는 방식이다. 유체를 응축하는데

별도의 에너지가 필요하며, 낮은 온도의 열수

로도 발전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예는, 미국

Alaska Chena Hot Springs 발전소인데, 75 ℃ 지열수로 200 kW급 발전기 2대를 가동하고

있다. 고온 열수 발전에 비해 발전규모가 작

아서 통상 3~5 MW급 터빈을 사용한다.

비화산지대에 적용 가능한 지열발전 기술은

EGS (Enhanced Geothermal System) 방식이다. 이

는 발전방식이라기 보다는 심부지열의 채취기술

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비화산지대의 화강암반은 뜨겁지만 유체가 없

거나 투수율이 낮아 발전에 필요한 만큼 압력을

가진 지열수 저류층이 없는 고온건조암체(hot dry

rock)이다. 따라서 열을 채취하려면 지표에서 물

을 주입해야 한다. 주입된 물은 고온건조암체 대

역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수로(지하 저류층)를

흐르면서 암반의 열(150~300 ℃)에 의해 뜨거워

지고, 이 물이 열교환기를 거치면서 발전에 필요

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EGS 방식의 핵심은 수리자극(Hydraulic Stimu-

lation) 기술이다. 5~6 km 깊이의 주입정과 생산

정을 굴착한 후, 주입정에 수압을 가해 생산정까

지 인공적으로 수로를 만든다. 강한 수압에 의해

Figure 6. (좌) 최초의 지열발전, 이탈리아 라데렐로 지열발전소와 (우) 현대엔지니어링이 2014년 10월 준공한 케냐 올카리

아 지열발전소(280 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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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 탈원전 시대의 대체에너지

KIC News, Volume 20, No. 5, 2017 51

건조한 고온의 암석이 파쇄(수압파쇄, hydraulic

fracturing)되어 물이 흐를 수 있는 저류층을 만드

는 것이다. EGS 내부를 순환하는 물은 정제된 지

표수이므로 용존 성분이 적어서 갱정이나 배관 부

식 등의 문제가 거의 없다.

EGS 기술을 최초로 시도한 것은 1970년대 미국

Los Alamos 연구소의 Fenton Hill 지열발전 프로

젝트이다. 그리고 1980년대에 영국 Rosemanowes,

일본 오가치와 히죠리 등 화산지역 중에서도 온도

는 매우 높지만 저류구조가 없는 지역에서 연구가

수행되었다. 비화산지대인 프랑스 슐츠(Soultz) 지

열발전소(1.5 MW)이다. 유럽 국가들이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후 슐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호주의 쿠퍼(Cooper), 미국의 코소(Coso), 독일의

란다우(Landau, 2.9 MW) 등에 EGS 지열발전소

가 건설되었다[12].

아직까지 지열발전의 주류는 Flash 방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비화산지대에서 발전이 가능한 EGS

방식이 대세를 점할 것으로 예상한다(Figure 8 참

조)[14].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0 MW급 50개소 이상, 2050년까지

200 GW의 지열발전소가 건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가운데 EGS 기술에 의한 것이 100 GW

로 절반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편, 지열에너지를 가장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미국은 2050년까지 100 GW를 보급함으로써 전체

기저부하의 10%를 지열로 충당할 계획이다[15].

2. 시추기술, 지열개발 사업의 경제성을 좌우

지열 에너지 프로젝트의 경제성은 굴착과정에

의해 좌우된다. 특히 심부지열 개발은 굴착비용이

전체 프로젝트 비용의 60~80%를 차지한다. 화산

지대는 마그마와의 거리가 가까워 지중의 온도가

높고, 2~3 km만 시추해도 고온의 증기를 얻을 수

있지만 비화산지대에서는 5~6 km를 굴착해야 하

기 때문이다.

굴착기술은 석유 시추와 비슷하다. 100년의 역사

를 가진 ‘회전식(Rotary) 시추방식’을 많이 사용하

였다. Rotary 시추방식은 퇴적암층을 굴착할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화강암반에서 굴진속도는 1 m/hr

로 매우 더디다. 5 km를 굴착하는 비용이 약 150억

원 정도 소요된다. 이를 개선한 기술이 Air Hammer

기술로서 화강암 굴진속도가 10 m/hr로 향상되었

다. 그러나 Air Hammer는 지하수 용출구간에서 효

율이 좋지 않아 심부 굴착 시 한계가 많다.

따라서 각국의 정부뿐만 아니라 메이저 기업들

은 지열발전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추장비하기 때

의 굴진속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타격식 DTH hammer, Water Jet 방

식, 소구경용 Coiled Tubing Drilling, 레이저나 플

라스마 방식 등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16].

이러한 가운데 국내 굴착기 관련 중소기업인 한

진 D&B가 개발한 Water hammer deep drilling

system (Water Hammer 장심도 시추 시스템)이 업

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물과 공기의 Mixing Pump

를 사용하며, 150 bar 이상 고압의 물을 이용해

hammer가 초당 15회 암반을 타격한다. 화강암 내

굴진속도가 15 m/hr 이상으로 향상되었고, 시추 심

Figure 8. EGS (Enhanced Geothermal System) 지열발전

모식도[13].

* 출처 : IEA Geothermal Road Map 2050.

Figure 7. 지열발전 기술별 추이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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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설

52 공업화학 전망, 제20권 제5호, 2017

도가 증가해도 일정한 압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한진D&B는 광주광역시 지열발전소의 3.5 km

지열공을 시추하였다. 이때 시추 데이터 Logging

및 사업성 평가 작업에 참여했던 심부지열분야 전

문가인 데이비드 더글러스 블랙웰 교수(미국 서던

메소디스트대학교)는 “한진D&B의 Water Hammer

기술은 시추 비용을 확실히 낮출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이라며 “지열발전소가 성공적으로 건설되면

경제성을 갖춘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18]. 시추 비용도 기존 기

술 대비 절반 정도로 저하되어 심부지열 개발의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되었다.

4. 국내 지열산업의 현황과 전망

1970년대까지 국내 지열 연구는 주로 온천 조사

였고, 1980년대에 비로소 지열류량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2003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기존의

온천 시추 등의 자료를 종합하고, 암석의 열물성을

측정하여 2007년 기준으로 총 359개의 지열류량

시료와 580개의 지온증가율 분포도, 지열류량 분

포도, 암석의 열전도도 분포도를 작성하였다[19].

지열 관련 기술개발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신⋅재생에너지개발사업 연구비 지원사업의 일환

으로 본격화되었다. 2001년부터 지열원 열펌프 시

스템의 성능 향상이나 실증연구가 중심이 되었고,

2010년 이후에는 지열발전 분야의 실용화 및 원천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과제가 진행되고 있다.

4.1. 지열의 직접이용 시장

2014년 12월 현재 우리나라의 지열 에너지 설

비용량은 835.8 MW로서 GSHP를 활용한 건물 냉

난방용이 94.8%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가 지열주

택의 확산을 위해 설치비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으

며, 2020년까지 Green Home (신재생에너지 주택)

100만 호를 보급할 계획이다. 매년 100 MW 이상

의 신규 설비가 보급되고, 시장규모는 연간 1,000

억 원 이상으로 예상한다.

최근 대표적인 GSHP 설치사례는 세종시 정부

청사이다. 총 20 MW 이상으로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 수준이며, 건물 연면적 607,555 m2에 소요되

는 냉난방 부하의 38% 이상을 담당한다. 200 m

깊이의 수직밀폐형 시추공은 1,190개를 굴착하였

다. 총 길이는 238 km에 달한다.

국내 지열개발 업체는 신⋅재생에너지협회에

100여 개사가 등록되어 있지만 대부분 정부의 공공

의무화 제도와 다양한 보조금 제도에 기대어 천부

지열 공사를 수행하는 영세한 기업들이다. 대형 프

로젝트에 수행할 수 있는 업체는 10개 이내로 보인

다. 한국에너지공단은 2015년 주택 1,848개소, 건

물 25개소에 보조금을 지원하였다(Table 4 참조).

2017년 정부는 공공기관이 신⋅증축 또는 개축

하는 연면적 1,000 m2 이상의 건축물에 대하여 에

너지 사용량의 21%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

도록 의무화했으며, 2018년 24%, 2019년 27%,

2020년 이후 30%로 강화된다[20]. 또한 에너지 자

립도시(제로 에너지 타운) 건설을 강력하게 추진

하고 있다. 2017년 1월 1일부터 제로에너지 건축

물에 대해 건축용적률을 최대 15% 추가로 허용하

고, 기반시설 기부채납을 최대 15% 감면, 신재생

에너지 설치 보조금을 30~50% 추가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21].

현재까지 추진되고 있는 제로 에너지 타운은 송

도 886세대(현대건설), 장위동 1,000세대(GS건설),

원주 2,500세대(대림산업), 아산시 에너지 자립마

을, 세종시 에너지 자립도시(70만 평) 등이다.

에너지 제로 타운에는 천부지열 시스템을 일부

적용하였고, 건물의 열손실을 줄이기 위해 단열재

Figure 9. Water hammer deep drilling system[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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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강화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건설단가가 상승되

므로 건설회사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대형 건물의 집단에너지로 적용될 수 있는 신재

생에너지는 극히 제한적이다. 태양광은 넓은 면적

이 필요한데 건물 옥상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풍력은 소음공해를 유발하므로 민원문제에 시달

리게 된다. 결국 심부지열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답이다.

그러나 검증된 심부지열 개발 사례가 거의 없어

서 건설회사 입장에서는 도입을 망설일 수밖에 없

다. 지금까지 개발된 심부지열 실증 사이트는 한

진D&B가 2013년 12월 광주 3.5 km 시추한 바 있

고, 2016년 2월에는 2.0 km를 시추하여 나주화혜

단지에 난방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2017년 12월

착공 예정인 화성시 청사와 수영장에 온수를 공급

하기 위한 4 km 단일공 시추 프로젝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심부지열 직접이용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4.2. 지열발전

우리나라 최초의 지열발전 프로젝트는 포항 지

열발전 실증사업으로서 2010년 12월에 착공되어

2017년 현재 인공 지열 저류층 형성을 시도하는

중이다. 울릉도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에도 지열

발전이 포함되어 있으나 수년 전부터 추진되고 있

으나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발표되지 않았다.

포항 실증사업은 4 km 이상의 시추공 2공을 뚫

고, 160 ℃ 이상의 지열수를 활용하여 1 MWe급

상용화 지열발전소를 완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주)넥스지오가 주관하고, 서울대, 건설기술연구

원 외에도 독일 연방지질과학연구원, 스위스 쮜리

히 연방공대 등 유럽 6개국 13개 기관이 공동으로

이용분야 설비용량(MWt)직접이용량

GWh/yr TJ/yr

개별 난방 8.66 14.8 53.4

지역 난방 2.21 8.7 31.3

온실 0.17 0.4 1.3

목욕/수영 32.56 141.0 507.6

지열원 열펌프 792.20 580.7 2,088.7

합계 835.80 745.6 2,682.3

자료 : 한국지질과학연구원, WGC 2015 보고 자료.

Table 3. 2014년 12월 우리나라 지열 에너지 이용현황

구분주1) ~2010 2011 2012 2013 2014주2) 2015주2) 계

주택

보급개소 1,703 923 1,320 1,875 1,965 1,848 9,634

보급량(kW) 18,544 16,005 22,734 32,770 34,331 32,106 156,490

지원금(백만원) 15,239 11,743 17,235 22,789 21,062 18,740 106,808

건물

보급개소 150 19 21 38 35 25 288

보급량(kW) 66,722 8,263 11,082 10,935 10,618 7,781 115,401

지원금(백만원) 38,576 4,601 5,844 4,671 4,648 3,259 61,599

지역

보급개소 233 15 23 7 12 5 295

보급량(kW) 127,988 6,163 9,793 2,531 3,259 869 150,603

지원금(백만원) 100,166 3,848 6,254 1,592 2,048 553 114,461

자료 :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Table 4.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 보급 보조사업에 의한 지열분야 보조금 지원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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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설

54 공업화학 전망, 제20권 제5호, 2017

연구에 참여하였다[22].

실증사업 부지로 포항을 선택한 이유는 포항의

지온증가율이 평균 33 ℃/km, 지열류량은 평균 78

mW를 나타내 우리나라 평균치보다 훨씬 큰 값을

가진다[23]. 그 이유는 포항지역이 열전도도가 낮은

신생대 3기 퇴적층에 의한 열 보존 효과와 심부로부

터 공급되는 많은 열원 때문이다(Figure 10 참조).

포항 실증 프로젝트는 2015년 12월에 완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굴착과정에서 드릴 파이프가

절단되어 주입정이 매몰되는 사고 등으로 수 차례

공사기간이 연장되었다[24]. 미국, 독일 등은 70년

대부터 실증연구를 해 온 반면 우리나라는 실증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

에 없었다. 1단계 포항 실증사업에는 433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었다.

포항시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할 컨소시엄을 새

로 구성하여 8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2019년

까지 설비용량 5 MW를 증설할 예정이다[25].

상용발전소 개발사례는 2014년 한국생산기술

연구원, 미국 알타락에너지(구글과 미 에너지부가

투자한 회사), 한진D&B 등이 참여한 광주광역시

심부지열발전소이다. 광주시가 관련 부지를 제공

하고 알타락에너지가 82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

었다. 이에 한진D&B가 3.5 km 지열공을 뚫은 후

98 ℃의 지열을 추출하여 발전소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였으나 구글이 지열에너지 사업에서 철수

하면서 투자가 중단되었다.

한편, 현대건설 등 일부 기업에서 해외 지열발

전 플랜트 시공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선

도기업이 설계하고 국내 기업은 단순히 시공하는

형태일지라도, 이러한 과정은 관련 산업의 발전을

위한 귀중한 토양이 될 것이다.

5. 지열발전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시급하다

2011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EGS 발전기술

을 전제로 우리나라의 심부지열자원 잠재량을 산

정하였다. 이에 따르면 지하 3~10 km 범위의 이

론적 잠재량은 6,975 GW로서 2016년 우리나라

총 발전용량인 109 GW의 64배에 달한다. 지하

3~6.5 km 깊이 구간 및 개발행위가 가능한 지역

만 고려하고, 암반으로부터 열 회수율(0.14)과 발

전시설의 온도특성까지 포함해서 산출된 기술적

잠재량은 총 19.6 GW에 달한다[26].

원자력 발전소 20기에 해당하는 막대한 에너지

가 우리의 무관심 때문에 땅속 깊이 잠자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 지열산업의 발전을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지열산업의 중요성과 현실을 반영하여 지

열 관련 법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

심도전 국토 대비

가능 지역 면적 비율(%)온도강하를 고려한

기술적 잠재량(MW)온도강하를 고려하지 않은

기술적 잠재량(MW)

3~4 km 4.15 707 823

4~5 km 19.75 4,181 7,738

5~6 km 31.94 8,838 24,102

6~6.5 km 37.95 5,841 23,276

합계 19,567 55,939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2016 신재생에너지 백서」.

Table 5. EGS 기반 우리나라 심부지열의 기술적 잠재량 산정 결과

Figure 10. 우리나라 심부 지온 분포도, 지질자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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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까지 500 m 이내의 천부지열을 활용한 건물 냉

난방에 대해서만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있다.

시추공 굴착은 ‘지하수법’의 대상이고, 용출온도

25 ℃ 이상의 지하수는 온천수로 규정되어 ‘온천

법’에 의해 규제를 받는다. 특히 지열발전에 대한

법규는 전혀 없다.

둘째, 지열을 RPS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에

편입시켜 최소한 태양광 수준의 정책적 지원이 필

요하다. 정부는 수립한 2030년까지 200 MW의 지

열에너지 목표를 달성하려면 심부지열에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최소한 태양광 수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셋째, 개발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발전차액보조

금(FIT, Feed-in Tariff) 제도와 사업 실패 시 정부

에서 일정 부분을 부담하는 risk-guarantee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지열개발은 지하자원의 개발과 유사하여 위험

부담이 큰 사업이다. 5 km 시추공 하나를 굴착하

는데 1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데 지열발전에 적

합하지 않은 암반이 존재할 수도 있다. 또한 심부

지열 개발을 위해서는 탐사, 지질조사, 시추, 수리

자극, 플랜트 건설 등 다양한 기술이 결합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각 기술에 대한 개별적 또는

통합적 노하우가 빈약하다. 아직까지 실증단계를

충분히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초기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Table 6은 대표적인 유럽국가들의 FIT 제도를

요약한 것인데, 흥미로운 것은 지열발전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나라들에서도 산업계의 투

자를 유인하기 위해서 FIT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

이다. 또한 이탈리아를 포함한 일부 나라에서는

전력판매가와 연동되는 방식인 FIP (Feed-In-

Premium)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넷째, 국내 지하암반에 대한 실증연구의 축적과

원천기술 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시급하다. 지

질연구는 이론적 Simulation만으로는 한계가 많고

실제 시추를 통한 실증연구가 기술발전을 위해 절

실한 상황이다. 또한 심부 시추, 시추공 검층, 저류

층 수리자극 등은 지열발전 외에도 셰일가스 생산,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방사성 폐기물 처리 등 에너

지 공학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기술이다.

다섯째, 개별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지

열자원이 풍부한 개발도상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

다. 실증경험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으며, 해외 플

랜트 수출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는 화산지대로서 잠재 지열발전용량은

28 GW로 세계 최대이지만 현재 지열 이용률은

4% 수준에 불과하다. 엄청난 지열 잠재량을 갖고

나라명 FIT/FIP (단위 : Euro-cents/kWh) 비고(적용기간 등)

오스트리아 7.4 13년간

크로아티아 15 14년간, 15% 보너스 적용 가능

프랑스 20 + 8 (효율에 따른 보너스) 15년간

독일 25 + 5 (EGS지열발전) 20년간

그리스 9.5 (90 ℃ 이상) 다른 지원이 없으면 20% 추가

헝가리 최대 3.9 계절 및 용량에 따라 변동

포르투갈 8.4 Azores 섬에만 적용

슬로바키아 19 정부 지원 프로젝트 감액

슬로베니아 12.25 (5 MW 이하만 적용) + FIP 10.4 15년간

에스토니아 FIP 5.27 12년간

이탈리아 FIP 9.9 (1 MW 이상), FIP 13.5 (1 MW 이하) 지역별 시간요금에 연동

네덜란드 FIP 6.8 2012년 불변 가격

출처 : JRC 2015 보고서, 산업통상자원부 「2016 신재생에너지 백서」.

Table 6. 유럽 국가들의 FIT 및 FIP 제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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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설

56 공업화학 전망, 제20권 제5호, 2017

있으나 자본과 핵심기술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에

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여섯째, 활발한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해야 한다.

낙후된 심부 시추 및 엔지니어링 기술의 조기 육

성을 위해서는 비화산지대에서 지열개발 경험이

많은 글로벌 선도기업 및 연구기관과 기술 제휴를

통해 간접경험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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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석 균1983~1989 서울대학교 공업화학과

(학사)1987~2003 (주)랩소프트 대표이사

2002~2008 케이맥(주) 기획실/이사

2009~2010 (주)코셈 대표이사

2017~현재 (주)나젠 수석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