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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란 기자 [email protected] 갤러리 142 201904 201904 143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생존 미술가' 데이 비드 호크니(82)의 그림이 한국에 왔다. 영국 팝아트 거장 호크니는 지난 60여년 간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끊임 없이 질문하며 동성애와 인물, 풍경 등을 주제로 다양한 표현 방식을 시도해왔다. 다채롭게 변모한 예술 여정을 통해 '존재 자체가 하나의 장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호크니 80세 생일에 맞춰 2017년부터 1 년간 영국 테이트미술관, 프랑스 퐁피두 센터,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순회 한 회고전은 100만 명을 동원했다. 지 난해 11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972년작 '예술가의 초상'이 9천30만달 러(약 1천19억원)에 팔리면서 가장 비싼 작가로 부상했다. 서울 전시는 협력 기관인 영국 테이트미술관과 영국문화원, 호주 빅토리아국 립미술관, 일본 도쿄도현대미술관 등 총 8곳에서 대여한 회화와 드로잉, 판화 133점을 선보이는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수영장' 연작으로 유명한 호크니의 대표작 '더 큰 첨벙'(1967)을 비롯해 '클라 크 부부와 퍼시'(1970∼1971), '호텔 우물의 경관 Ⅲ'(1984∼1985) '더 큰 그 랜드 캐니언'(1998) 등 시기별 주요작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최근작 '2017 년 12월, 스튜디오에서'도 포함됐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재직 시절 그린 '더 큰 첨벙'은 직접 촬영한 사진을 기반 으로 한다. 호크니는 광택이 풍부하고 얇게 발리는 아크릴 물감이 캘리포니아 햇빛을 담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해 이 시기부터 즐겨 썼다. 평소 가까웠던 유명 패션디자이너 부부를 그린 '클라크 부부와 퍼시'는 자연 광이 들어오는 실내 묘사, 화면 밖을 응시하는 인물의 자연주의적 묘사가 돋 보인다. 1990년대 후반 진행된 멀티 캔버스 작업 중 하나인 '더 큰 그랜드 캐니언'은 60개의 분열된 소멸점을 통해 관람객이 시선을 자유롭게 둘 수 있도록 한 작 업이다. 전시는 호크니 작품뿐 아니라 호크니 포토콜라주가 실린 1985년 파리 보그, 호크니가 테이트미술관에 쓴 편지, 대표작을 망라한 '데이비드 호크니: 더 큰 책' 등 여러 자료와 출판물 등을 함께 선보인다. '얼굴 없는 조각'으로 돌아온 나와 고헤이 지난해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에 화려한 황금 조각이 설치됐다. '유물'로 의심받은 이 조각은 일본인 미술가 나와 고헤이(名和晃平·44) 신작 '스론'(Throne)이다. 작가는 원래 왕궁이었던 루브르미술관, 파라오 무덤인 피라미드라는 장소성을 눈여겨봤다. "아직도 왕이 있는 곳도 있고 권력이란 것은 계속 존재하지 않습니까. 앞으로도 미래에 권력은 존재할 것으로 봅니다. 인간이란 원래 그렇게 권력을 좇는 존재가 아닐까요." 작가가 권력의 표상으로 고미술 불상 같은 황금 조각을 제작한 이유다. '스론' 연작은 지난 3월 서울에서 개막한 나와 고헤이 개인전 '베셀'(VESSEL)에도 나왔다. '스론'에 박힌 빈 왕좌 주인은 누구일지 궁금했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새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 모두 느낄 것"이라며 "그 왕좌는 컴퓨터나 인공지능이 차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나와는 사슴 등의 박제 동물에 투명 크리스털과 유리, 우레탄 등을 두른 이른바 '픽셀' 작업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스타 조각가다. 2011년 도쿄도현대미술관 대규모 개인전으로 주목받았고 세계 유수 기관에 작품이 소장됐다. 7년 만의 한국 개인전 핵심 작업은 인체 조각 '베셀' 연작이다. 서로 몸을 단단히 포개거나, 머리를 감싸 쥔 채 숙인 형상의 조각들이 어둠 속에서 반짝이며 늘어서 있다. "댄스와 조각의 융화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성별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거의 덩어리라는 느낌으로 시각화하려 애썼습니다." Kohei Nawa, Throne (g_p_pyramid), 2019, Mixed media, 155.2x72.6x49.5(d)㎝ 클라크 부부와 퍼시, 1970~1971, 캔버스에 아크릴릭, 213.4x304.8더 큰 첨벙, 1967, 캔버스에 아크릴릭, 242.5x243.9통일로 1번지에서 만나는 DMZ 비무장지대였으나 반세기가 넘도록 무장화만 가속해온 역설적 공간 DMZ를 돌아보는 대규모 기획전이 지난 3월 개막했다. 전시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매년 강원도 일대에 모여 DMZ 역사성과 장소성을 연구하고 전시로 풀어낸 '리얼DMZ프로젝트'에 뿌리를 둔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건축가와 미술가, 디자이너, 학자 다수가 '리얼DMZ프로젝트'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DMZ 감시초소(GP) 철거 과정에서 나온 잔해 일부를 활용한 안규철 'DMZ 평화의 종'은 관람객 누구나 타종할 수 있도록 했다. 설치미술가 이불이 '리얼DMZ프로젝트'를 위해 과거 고안한 스케치 2점과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 본전시에 출품할 조명탑의 스터디 모델 '오바드 V를 위한 스터디' 1점도 볼 수 있다. 이 밖에 백승우, 김준, 노순택, 오형근, 문경원·전준호, 임민욱, 조민석, 승효상, 최재은, 민정기, 김선두, 강운 등의 회화와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이 나왔다. 옛 서울역사 주소가 '통일'로 1번지라는 점을 상기하면 더 흥미로운 전시다. 이불,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를 위한아이디어스케치No.2– 인피티니 타입 B, 2017, 종이에 레이저 프린트, 42×29.7㎝ 전시일정(장소) 5월 6일까지(문화역서울284) 관람료 무료 02-3407-3500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 호크니 그림 한국 왔다 전시일정(장소) 7월 21일까지(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라이즈호텔) 관람료 무료 02-338-6700 전시일정(장소) 8월 4일까지(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관람료 성인 1만5천원 1899-0042

5월 6일까지(문화역서울284)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 ☎ 02-3407 … · 국내에선 엠넷 '프로듀스 101'에 소개된 노래 '뱅뱅' 원곡을 부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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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5월 6일까지(문화역서울284)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 ☎ 02-3407 … · 국내에선 엠넷 '프로듀스 101'에 소개된 노래 '뱅뱅' 원곡을 부른

정아란 기자 [email protected]

갤러리

142 201904 201904 143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생존 미술가' 데이

비드 호크니(82)의 그림이 한국에 왔다.

영국 팝아트 거장 호크니는 지난 60여년

간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끊임

없이 질문하며 동성애와 인물, 풍경 등을

주제로 다양한 표현 방식을 시도해왔다.

다채롭게 변모한 예술 여정을 통해 '존재

자체가 하나의 장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호크니 80세 생일에 맞춰 2017년부터 1

년간 영국 테이트미술관, 프랑스 퐁피두

센터,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순회

한 회고전은 100만 명을 동원했다. 지

난해 11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972년작 '예술가의 초상'이 9천30만달

러(약 1천19억원)에 팔리면서 가장 비싼

작가로 부상했다.

서울 전시는 협력 기관인 영국 테이트미술관과 영국문화원, 호주 빅토리아국

립미술관, 일본 도쿄도현대미술관 등 총 8곳에서 대여한 회화와 드로잉, 판화

133점을 선보이는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수영장' 연작으로 유명한 호크니의 대표작 '더 큰 첨벙'(1967)을 비롯해 '클라

크 부부와 퍼시'(1970∼1971), '호텔 우물의 경관 Ⅲ'(1984∼1985) '더 큰 그

랜드 캐니언'(1998) 등 시기별 주요작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최근작 '2017

년 12월, 스튜디오에서'도 포함됐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재직 시절 그린 '더 큰 첨벙'은 직접 촬영한 사진을 기반

으로 한다. 호크니는 광택이 풍부하고 얇게 발리는 아크릴 물감이 캘리포니아

햇빛을 담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해 이 시기부터 즐겨 썼다.

평소 가까웠던 유명 패션디자이너 부부를 그린 '클라크 부부와 퍼시'는 자연

광이 들어오는 실내 묘사, 화면 밖을 응시하는 인물의 자연주의적 묘사가 돋

보인다.

1990년대 후반 진행된 멀티 캔버스 작업 중 하나인 '더 큰 그랜드 캐니언'은

60개의 분열된 소멸점을 통해 관람객이 시선을 자유롭게 둘 수 있도록 한 작

업이다.

전시는 호크니 작품뿐 아니라 호크니 포토콜라주가 실린 1985년 파리 보그,

호크니가 테이트미술관에 쓴 편지, 대표작을 망라한 '데이비드 호크니: 더 큰

책' 등 여러 자료와 출판물 등을 함께 선보인다.

'얼굴 없는 조각'으로 돌아온 나와 고헤이

지난해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에 화려한 황금 조각이 설치됐다. '유물'로 의심받은 이

조각은 일본인 미술가 나와 고헤이(名和晃平·44) 신작 '스론'(Throne)이다.

작가는 원래 왕궁이었던 루브르미술관, 파라오 무덤인 피라미드라는 장소성을 눈여겨봤다.

"아직도 왕이 있는 곳도 있고 권력이란 것은 계속 존재하지 않습니까. 앞으로도 미래에 권력은 존재할

것으로 봅니다. 인간이란 원래 그렇게 권력을 좇는 존재가 아닐까요."

작가가 권력의 표상으로 고미술 불상 같은 황금 조각을 제작한 이유다. '스론' 연작은 지난 3월 서울에서

개막한 나와 고헤이 개인전 '베셀'(VESSEL)에도 나왔다.

'스론'에 박힌 빈 왕좌 주인은 누구일지 궁금했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새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 모두 느낄 것"이라며 "그 왕좌는 컴퓨터나 인공지능이 차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나와는 사슴 등의 박제 동물에 투명 크리스털과 유리, 우레탄 등을 두른 이른바 '픽셀' 작업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스타 조각가다. 2011년 도쿄도현대미술관 대규모 개인전으로 주목받았고 세계

유수 기관에 작품이 소장됐다.

7년 만의 한국 개인전 핵심 작업은 인체 조각 '베셀' 연작이다. 서로 몸을 단단히 포개거나, 머리를 감싸 쥔

채 숙인 형상의 조각들이 어둠 속에서 반짝이며 늘어서 있다.

"댄스와 조각의 융화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성별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거의 덩어리라는 느낌으로

시각화하려 애썼습니다."

Kohei Nawa, Throne (g_p_pyramid), 2019, Mixed media, 155.2x72.6x49.5(d)㎝

클라크 부부와 퍼시, 1970~1971, 캔버스에 아크릴릭, 213.4x304.8㎝

더 큰 첨벙, 1967, 캔버스에 아크릴릭, 242.5x243.9㎝

통일로 1번지에서 만나는 DMZ

비무장지대였으나 반세기가 넘도록 무장화만 가속해온

역설적 공간 DMZ를 돌아보는 대규모 기획전이 지난 3월

개막했다.

전시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매년 강원도 일대에 모여

DMZ 역사성과 장소성을 연구하고 전시로 풀어낸

'리얼DMZ프로젝트'에 뿌리를 둔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건축가와 미술가, 디자이너, 학자 다수가

'리얼DMZ프로젝트'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DMZ 감시초소(GP) 철거 과정에서 나온 잔해 일부를

활용한 안규철 'DMZ 평화의 종'은 관람객 누구나 타종할

수 있도록 했다.

설치미술가 이불이 '리얼DMZ프로젝트'를 위해 과거

고안한 스케치 2점과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 본전시에

출품할 조명탑의 스터디 모델 '오바드 V를 위한 스터디'

1점도 볼 수 있다.

이 밖에 백승우, 김준, 노순택, 오형근, 문경원·전준호,

임민욱, 조민석, 승효상, 최재은, 민정기, 김선두, 강운 등의

회화와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이 나왔다.

옛 서울역사 주소가 '통일'로 1번지라는 점을 상기하면 더

흥미로운 전시다.이불,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를 위한아이디어스케치No.2– 인피티니 타입 B, 2017, 종이에 레이저 프린트, 42×29.7㎝

전시일정(장소) 5월 6일까지(문화역서울284)

관람료 무료

☎ 02-3407-3500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 호크니 그림 한국 왔다

전시일정(장소) 7월 21일까지(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라이즈호텔)

관람료 무료

☎ 02-338-6700

전시일정(장소) 8월 4일까지(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관람료 성인 1만5천원

☎ 1899-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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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이도연 기자

[email protected]

144 201904 201904 145

전 국민의 트라우마로 남은 사고를 영화로 만든다는 것은 양날의 칼일 수

밖에 없다. 잊을 수 없는, 잊지 말아야 할 참사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

으킬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더 큰 상처를 남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 '생일'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붕괴하기 직전인 한 가족, 헤어지기 직전인 한 부부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수년간의 외국 생활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지만 들어가지 못하는

아빠 정일(설경구 분), 마음을 굳게 닫고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는 엄마 순남

(전도연 분). 올해도 수호가 없는 수호의 생일이 다가오고, 정일과 수호의

친구들은 수호의 생일 모임을 열고자 하지만 순남은 반대한다.

몇 년째 치워지지 않았을 아들 수호의 방, 입을 사람이 더는 없는데도 수호

의 새 옷을 사 오는 순남, 바다에 들어가지 못하는 여동생 예솔(김보민 분)

등 영화는 이들이 세월호 유가족이라는 내용을 풀어놓으며 담담하고 세밀

하게 남은 이들의 삶을 그린다. 영화는 아들의 마지막 전화를 받지 못했다

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이유 없이 켜지는 현관의 등이 아들이 온 것일까 봐

마음 아파하는 순남의 감정에 집중하면서도 이에 깊게 매몰되지는 않는다.

그 덕분에 오히려 아들의 생일 모임을 하고 싶지 않은 순남의 마음에 관객

은 더 다가갈 수 있다. 슬픔의 깊이를 가늠할 수조차 없어 보이는 배우 전

도연의 표정도 마음을 저릿하게 한다.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사건을 나열하지도 않고, 세월호를 둘러싼 온갖 정치

논리 등으로부터는 벗어나 미시적으로 한 유가족의 슬픔에 집중했다. 그러

면서도 온 아파트를 울리는 순남의 울음소리가 지겹다는 옆집 딸이나 보상

금은 얼마나 받냐고 말하는 친척 등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다양한 시선을

가진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도 녹여 넣었다. 영화가 한걸음 물러서 남은 이

들의 슬픔을 바라보는 것은 조심스럽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영화는

섣부른 해석과 이해 또는 위로가 실제 사건이나 유가족들의 심경을 왜곡이

라도 할까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다.

이 같은 연출은 영화 후반부 수호의 생일 모임 장면에서는 강점이 된다. 순

남과 정일 뿐 아니라 수호의 친구들, 다른 유가족들이 각자의 슬픔을 꺼내

놓는다. 이 장면은 유가족을 향한 조심스러운 위로일 뿐 아니라 함께 트라

우마를 겪는 우리 모두를 향한 위로이기도 하다. 이례적으로 30분이 넘는

롱테이크로 촬영된 이 장면에서 관객은 그곳에 모인 모든 사람의 슬픔과 상

실감을 이해하고 함께 눈물 흘리게 된다.

생일세월호 유가족의 ‘남은 슬픔’

감독 이종언

출연 설경구 전도연

등급 전체관람가

개봉 4월 3일

샤잠!

DC코믹스의 새 슈퍼히어로 영화다. 평범한 15살 소년 빌리 뱃슨이 우연히

마법사를 만나 그의 대리인이 되면서 최강의 힘을 갖춘 슈퍼히어로로

거듭난다. 그가 '샤잠'이라는 주문을 외치면 솔로몬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아틀라스의 체력, 제우스의 권능, 아킬레스의 용기, 머큐리의 스피드를

갖게 된다. 실제로는 청소년이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능력을 몰라 친구와 함께

능력을 하나씩 시험해보거나 수트 때문에 화장실에 가기 힘들다고 하는 등

코믹한 장면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콜레트

19세기 말∼20세기 초 프랑스 벨 에포크(Belle Epoque) 시대, 남편 이름으로

책을 펴낸 여성 작가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1873∼1954)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시골 출신 소녀 콜레트는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바람둥이 소설 편집자

윌리와 결혼해 파리로 온다. 그러나 기대한 만큼 파리 생활은 행복하지 않다. 파리

사교계는 시골 사람인 콜레트를 무시하고 남편 윌리의 바람기는 그칠 줄 모른다.

콜레트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남편을 위해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녹인

소설을 쓰게 된다. 남편 이름으로 출판한 콜레트의 소설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소설 주인공 클로딘 이름을 딴 브랜드까지 생기는 등 하나의 신드롬이 된다.

그러나 모든 영예는 소설 저자로 된 남편

윌리에게 돌아가자 콜레트는 자신의 권리

찾기에 나선다.

양지의 그녀

마쓰모토 준과 우에노 주리의 판타지 로맨스. 광고회사에 다니는 고스케는 업무

미팅 자리에서 중학교 동창이자 첫사랑인 마오를 우연히 만난다. 여전히 서로를

좋아하고 있음을 알게 된 두 사람은 연인 사이가 되지만, 마오의 몸 상태가

나빠져 간다. 마오의 정체가 끊임없이 궁금증을 자극하는데, 그의 비밀에 대한

단서는 어린 고스케가 아기 고양이를 구해주는 첫 장면부터 계속 제시된다. 비치

보이즈의 '우든 잇 비 나이스'(Wouldn't it be nice)가 배경 음악으로 흐른다.

2013년 작품이나 뒤늦게 개봉했다.

장난스런 키스

전교 꼴등 소녀가 1등 '엄친아'에게 반해 결국 짝사랑을 이루는 내용의 유명

일본 만화 '장난스런 키스'가 대만에서 영화로 탄생했다. 이 만화는 이미 한국과

일본, 대만에서 드라마와 영화로 수차례 제작될 만큼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F반 위안상친은 A반의 최고 인기남 장즈수에게 첫눈에 반해 고백까지 하지만

비참하게 차이고 만다. 그를 잊기로 결심했던 것도 잠시, 운명의 장난으로

집이 무너져 들어가 살게 된 아버지 친구의 집이 장즈수의 집이었던 것. 매번

장즈수에게 당하면서도 일편단심을 보여주는 위안상친의 순수한 매력과 그를

향해 마음을 서서히 여는 장즈수가 관람 포인트다.

감독 미키 다카히로

출연 마쓰모토 준, 우에노 주리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3월 21일

감독 데이비드 F. 샌드버그

출연 재커리 리바이, 애셔 앤젤

개봉 4월 3일

감독 프랭키 첸

출연 왕대륙, 임윤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3월 27일

감독 워시 웨스트모어랜드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도미닉 웨스트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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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윤 기자

[email protected]

146 201904 201904 147

스타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지난 내한공연

이 무산된 이후 2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14살 때부터 음악을 시작한 시런은 2012년 영

국 최고 권위 대중음악상인 브릿 어워즈에서 최

우수 신인상과 최우수 남자 솔로 아티스트상

을 휩쓸며 데뷔했다. 2016년 미국 그래미 어워

즈에서 그의 노래 '싱킹 아웃 라우드'(Thinking

out loud)가 올해의 노래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록 행진은 그치지 않았다. 히트 싱글 '셰이

프 오브 유'(Shape of You)가 수록된 정규 3

집 '디바이드(÷)'는 1천500만장이 넘는 판매고

를 올렸다. 2017년 12월에는 음악과 자선 분

야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왕실로부터 대영제

국훈장을 받았고, 최근에는 국제음반산업협회

(IFPI)가 발표한 '글로벌 아티스트 차트 2018'

3위에 랭크돼 방탄소년단(2위)과 어깨를 나란

히 했다.

그는 당초 2017년 10월 내한공연을 펼칠 예

정이었지만, 개최를 코앞에 두고 취소해 아

쉬움을 샀다. 당시 자전거 사고로 오른쪽 손

목과 왼쪽 팔꿈치가 골절돼 한국, 대만, 일

본, 홍콩 공연이 줄줄이 무산됐다.

2년 만에 다시 오는

에드 시런

공연일정(장소) 4월 21일 오후 6시(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

티켓 스탠딩R 13만2천원, 스탠딩S 12만1천원, 스탠딩A 11만원

☎ 프라이빗커브 02-563-0595

제시 제이

영국을 대표하는 팝스타 제시 제이가 첫 내한 단독 콘서트를 연다.

아델,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배출한 브릿스쿨에서 음악을 시작한 제시

제이는 2010년 데뷔 싱글 '두잇 라이크 어 두드'로 영국 싱글 차트 2위를

차지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해 영국 공영방송 BBC가 선정한 주목해야 할 신예로 꼽혔으며, 2012

런던 올림픽 폐막식에 전설적인 밴드 퀸의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와

함께 올라 명곡 '위 윌 록 유'를 불러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선 엠넷 '프로듀스 101'에 소개된 노래 '뱅뱅' 원곡을 부른 가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서울재즈페스티벌' 때도 내한해 멋진 무대를

보여줬다.

공연일정(장소) 4월 26일 오후

8시(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티켓 지정석R 13만2천원, 지정석S

11만원, 지정석A 8만8천원

☎ 멜론티켓 1899-0042, 위메프

1588-4763

트로이 시반

'팝의 어린 왕자' 트로이 시반이 단독 콘서트 '더 블룸 투어'를 연다. 시반이

한국에서 공연하기는 '2016 지산 밸리록 뮤직앤드아츠 페스티벌' 이후 3년

만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호주 싱어송라이터인 시반은 2013년 성 소수자임을

공개한 뒤 자전적인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내 공감을 얻었다.

정식 데뷔에 앞서 2014년 발표한 미니앨범 'TRXYE', 2015년 발매한 두 번째

미니앨범 '와일드'가 각각 빌보드 앨범 차트 5위를 기록하며 라이징 스타 반열에

올랐다. 또 영화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서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그가 진지하게 주목받은 건 정식 데뷔 앨범 '블루 네이버 후드'를 내면서부터다.

아름다운 가사의 타이틀곡 '유스'와 자전적 내용을 담은 3부작 뮤직비디오

'와일드', '풀스', '토크 미 다운'은 큰 사랑을 받았다. 두 번째 앨범 '블룸'에선

사랑과 이별, 삶, 정체성의 이야기를 풀어내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공연일정(장소) 4월 27일 오후

7시(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티켓 스탠딩 및 지정석R

11만원, 지정석S 9만9천원,

지정석A 7만7천원

☎ 1544-6399

뉴이스트

그룹 뉴이스트가 데뷔 7년 만에 올림픽 체조경기장에 입성한다. 서울에서 사흘

동안 진행되는 '2019 뉴이스트 콘서트 세뇨(Segno) 인 서울'은 2013년 열린 '쇼

타임! 뉴이스트 타임! 인 서울' 이후 6년 만의 단독 공연이다.

특히 이들이 1만석 규모 체조경기장에 입성하는 것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3일간

총 3만명 규모로 열린다는 점에서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연 이후 확장한

팬덤을 보여준다.

콘서트 타이틀인 '세뇨'는 지난해 11월 발매된 뉴이스트W 앨범 '웨이크,

엔'(WAKE,N)의 마지막 수록곡이던 '달 세뇨'(Dal Segno)와 연결 선상에서

붙여졌다. 워너원으로 활동하던 황민현이 합류해 선보이는 첫 완전체 무대인 만큼

어떤 음악적 깊이를 보여줄지 관심을 끈다.

공연일정(장소) 4월 12∼14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티켓 스탠딩, 지정석 모두 12만1천원.

☎ 1544-1555

크라프트베르크

전자음악의 거장인 독일 일렉트로닉 그룹 크라프트베르크가 내한공연을 펼친다.

1970년 결성한 크라프트베르크는 신시사이저의 전자사운드와 드럼 머신 등

전자음악에서 일반화한 요소들을 대중화한 그룹이다.

'아우토반'(1974), '트랜스 유럽 익스프레스'(1977), '더 맨-머신'(1978) 등 앨범은

상업적 성공을 거두며 팝 문화 전반에 영향을 줬다. 데이비드 보위, 비요크, 마이클

잭슨, 콜드플레이 등은 이들에게서 받은 영감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크라프트베르크는 결성 초기에는 랄프 휘터, 플로리안 슈나이더 2인조였으나

지금은 휘터와 프리츠 힐페르트, 헤닝 슈미츠, 포크 그리펜하겐 4인조로

활동한다.

2013년 현대카드 초청으로 첫 내한공연을 했으며 방한은 이번이 두 번째다.

공연주최사 라이브네이션 코리아는 "크라프트베르크는 6년 만에 성사된 내한

무대에서 전자음악과 3D 영상이 어우러진 '라이브 일렉트로닉 3D 퍼포먼스'로

눈과 귀를 황홀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일정(장소) 4월 26일 오후

8시(올림픽공원 올림픽홀)

티켓 지정석R 11만원, 스탠딩

11만원, 지정석S 9만9천원

☎ 1544-1555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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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email protected]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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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이 선보이는 창작극 '함익'은 2016

년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기를 맞아 고전 '햄

릿'을 새로운 시선으로 재창작한 연극이다.

김은성 극작가의 세련된 대본과 김광보 예술감

독의 미니멀리즘 연출로 2016년 초연 당시 주

목받았다. 특히 웅장한 서사 행간에 숨은 '햄

릿'의 섬세한 심리를 중심으로 '여자 햄릿'인

'함익'을 새롭게 탄생시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진실한 관계와 사랑을 원하는 함익을 통해 감

정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건조한 도시의 삶을

사는 현대인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작품

이다.

마하 그룹 외동딸로 태어난 함익은 '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을 꿈꾸는 여자'다. 함익은 영국

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돌아와 그룹 산하 대학

교에서 연극학과 교수로 일한다.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지만 내면은 병들어 있다.

그는 자살한 친엄마가 아버지와 새엄마한테 살

해됐다는 의심을 20년 가까이 품고 살아 외부

인과 진솔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다. 어릴 적

본드를 불다가 만난 분신 '익'이 그의 유일한 친

구다.

함익이 지도를 맡은 학생들의 '햄릿' 공연에 파

수꾼 버나드 역으로 참여한 연우는 그런 함익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함익은 연우가 햄릿 역을

맡게 일을 꾸미고 극 내용도 자기 입맛에 따라

바꿈으로써 '햄릿' 공연을 파국으로 치닫게 만

든다.

'함익'은 고전 '햄릿'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

리며 원전을 비트는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학생들의 '햄릿' 공연 준비를 통해 햄릿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소개한다. 주로 연우의 입을 통

해 전달되는 햄릿은 복수를 앞두고 결정을 못

내리는 우유부단한 왕자가 아니라 각자의 문제

로 고민하는 일상의 우리로 그려진다.

3년 만에 돌아온 '함익'은 초연부터 함께한 배

우와 제작진, 그리고 새롭게 참여한 배우들로

더 섬세하고 깊이 있는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연극적인 색채로 무대를 압도하며 작품마다 깊

은 인상을 남기는 배우 최나라가 '함익'을, 독특

한 개성과 강렬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배우 이지

연이 함익의 분신인 '익' 역을 맡았다.

함익의 내면을 흔드는 '연우' 역에는 연극과 뮤

지컬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배우 오종혁과 조상

웅이 더블 캐스팅됐다. 지난 1월 동아연극상 연

기상을 받은 배우 강신구가 함익의 아버지 '함

병주' 역을 맡아 함익의 내면을 점점 병들게 하

는 인물을 연기한다.

갈릴레이의 생애

히틀러에 대한 비판의 대가로 '구두보다 더 자주 나라를 바꿔 가며' 세계를

떠돌았던 작가, 어두운 시대에 깨어있는 지성으로 살아간 베르톨트 브레히트.

'갈릴레이의 생애'는 날카롭고도 흥미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브레히트의 숨겨진

명작으로 영국, 그리스, 독일 등 유럽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화제작이다.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을 제시하는 가장 과학적인 극작가 브레히트가 그린

위대한 과학자 갈릴레이의 삶이 이성열의 연출로 국내 관객을 만난다.

17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 수학 교수이자 유명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망원경을 접하며 본격적인 행성 탐구를 시작한다. '달의 표면에 산맥이 있다',

'태양에 흑점이 존재한다' 등 갈릴레이의 연구는 그동안 가설로 남아 있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입증하는 증거가 된다.

하지만 연구 결과가 신성한 로마 교회의 교리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아

갈릴레이는 종교재판정에 서게 되고, 확고한 학자의 양심과 빠져나갈 길 없는

나약한 현실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다.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꼿꼿한 투쟁보다 돌아가는 길을 택한

갈릴레이는 자신을 '학문의 배반자'로 칭한다. 위대한 과학자이기에 앞서 나약한

인간이었던 갈릴레이는 현실 앞에서 늘 머뭇거리게 되는 우리와 겹친다.

갈릴레이 역은 김명수가 맡았고, 이호재, 강진휘, 김정환 등이 출연한다.

현대를 사는 ‘여자 햄릿’의 비극

함익

공연일정(장소) 4월 12∼28일(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티켓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 02-399-1000

공연일정(장소) 4월 5∼28일 (명동예술극장)

티켓 R석 5만원, S석 3만5천원, A석 2만원

☎ 1644-2003

인형의 집, PART 2

연극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이면서 페미니즘 희곡의 원형으로 꼽히는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 그 15년 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국의 극작가 루카스 네이스의 작품 '인형의 집, PART 2'는 '인형의 집'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났던 노라가 15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떠났던 노라는 그녀가 원하는 삶을 온전히 살았을까. 노라는 토르발트, 유모, 딸

에미를 차례차례 대면하며 예상치 못했던 서로의 모습을 마주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선다. 문을 닫고 나간 것이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었음을,

이후에 마주해야 하는 현실은 또 다른 세상임을 통렬하게 보여준다.

2017년 발표돼 '토니 어워드' 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상영된 연극으로 선정될 정도로 인기도 높았다.

국내 무대에는 서이숙, 우미화, 손종학, 박호산 등 탄탄한 연기력과 스타성을 두루

갖춘 베테랑 배우들이 연기한다.

주인공 '노라' 역은 2004년 동아연극상 연기상 수상자이자 지난해 연극

'엘렉트라'에서 압도적 연기를 선보인 서이숙과 베테랑 연극배우이자 최근

'SKY 캐슬'에서 '도훈 엄마' 역으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우미화가 더블

캐스팅됐다.

연극 '하이젠버그', '비너스 인 퍼',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등에서 배우들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기를 끌어낸 김민정이 연출가로 함께한다.

공연일정(장소) 4월 10∼28일(LG아트센터)

티켓 R석 6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

☎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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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 기자

[email protected]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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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과 함께 클래식 선율을 전하는

'2019 교향악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

린다. 올해로 31회째를 맞은 이 축제는

1989년 예술의전당 음악당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첫선을 보인 이후 국내 오케스

트라들의 큰 잔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축제에는 국내 대표 교향악단 17개

와 중국 국가대극원 오케스트라가 참여

해 총 18회의 연주회가 펼쳐진다. 교향악

축제는 경연 대회는 아니지만, 지역 악단

들이 흥행과 연주력을 놓고 은근한 '자존

심 대결'을 펼치는 무대다. 교향악단들이

매일 번갈아 릴레이 연주를 벌이기 때문에

전국 클래식 애호가들의 상대·절대 평가

가 이뤄지곤 한다.

올해도 국내 교향악단을 대표하는 지휘

자들과 스타 협연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외국인 지휘자가 상임으로 있는 KBS교향악단(요엘 레비)·경기필하모닉(마시

모 자네티)·대구시향(줄리안 코바체프)·대전시향(제임스 저드)·울산시향(니콜

라이 알렉세예프), 30∼40대 젊은 지휘자들이 이끄는 제주교향악단(정인혁)·

부산시향(최수열)·원주시향(김광현), 연륜을 자랑하는 중견 지휘자들이 나서

는 광주시향(김홍재)·부천필(박영민)·강남심포니(성기선)·춘천시향(이종진)·군

포프라임필(장윤성)·코리안심포니(정치용) 등이 다채로운 연주를 선보인다.

특히 세계적 명문 악단에서 악장 또는 수석 단원을 지낸 협연자들이 눈길을 끈

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종신 악장으로 임명된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인천시향과 코른골트 협주곡을 협연하고,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악장인

박지윤은 원주시향과 함께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들려준다. 독일 명문 오케스

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제2바이올린 악장인 이지혜는 경기필하모닉과

브루흐 협주곡으로 호흡을 맞춘다.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첼로 수석

을 역임한 임희영은 강남심포니와 미요의 작품을 연주할 예정이다.

2017년 홍콩필하모닉, 작년 대만국가교향악단에 이어 올해는 중국 국가대극

원 오케스트라가 초대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지어진 중국 국

가대극원(NCPA·National Centre for the Performing Arts)의 상주 오케스트

라다.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연주한다. 중국 출신 첼리스트 지안 왕이 협연

자로 나서 차이콥스키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한다.

31회 맞은 ‘교향악축제’중국 국가대극원 오케스트라 참여

판소리와 만난 경극 '패왕별희'

중국의 대표적인 경극 레퍼토리 '패왕별희'가 창극으로 다시 태어난다. 국립창극단은

초패왕 항우와 우희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패왕별희'와 판소리의 만남을

시도한다. 연극과 뮤지컬, 서양 고전 등 외부 장르와의 만남에 적극적으로 나서온

국립창극단의 또 한 번의 실험이다

대만의 경극 배우이자 연출가인 우싱궈가 연출을 맡았다. 우싱궈는 평생을 경극의

현대화·세계화 작업에 헌신해온 대가로 통한다. '리어왕', '템페스트', '고도를 기다리며' 등

서양 고전을 경극 양식으로 풀어낸 작업으로 국제무대에서 주목받았다.

소리꾼 이자람이 음악 감독과 국악 창작으로 참여하며 이번 작업에 더 이목이 쏠린다.

이자람 역시 '억척가', '사천가' 등 브레히트의 희곡을 창작 판소리극으로 재탄생시키며

판소리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섭의 단편 소설을 바탕으로 한 판소리

단편선 '추물-살인', 남미 문학을 대표하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작품을

판소리화한 '이방인의 노래' 등으로도 그 솜씨를 인정받았다. 우싱궈와 이자람, 두 사람

모두 전통예술의 현대화 작업을 꾸준히 시도해온 공통점을 지닌 셈이다.

한국 관객들에게 '패왕별희'는 홍콩 영화배우 장궈룽(張國榮·장국영) 주연의 동명

영화(1993)로 친숙하지만, 이번 작품은 동명의 경극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 춘추전국시대의 초한전쟁, 초패왕 항우와 한황제 유방의 대립, 항우가 패하고

연인 우희와 이별하는 이야기 등이 담겼다.

초나라 항우 역은 정보권(객원)이, 우희는

국립창극단 간판 배우 김준수가, 책사

범증은 허종열이 맡는다.

공연일정(장소) 4월 5∼14일(국립극장 달오름극장)

티켓 R석 5만원, S석 3만5천원, A석 2만원

☎ 02-2280-4114

UBC '백조의 호수'로 올 시즌 열어

유니버설발레단(UBC)이 클래식 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다. '백조의 호수'는 차이콥스키의 유려한 음악과 전설적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레프 이바노프의 안무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작품.

신비로운 호숫가에서 펼쳐지는 백조들의 일사불란한 군무, 흑조-

백조를 1연 2역으로 소화하는 발레리나의 고난도 연기가 명장면으로

꼽힌다.

유니버설발레단은 극의 긴장감과 속도감을 더하기 위해 4막 2장의

'백조의 호수' 원작을 2막 2장으로 수정했다. 또 밤의 호숫가 장면에

흑조 군무도 추가했다.

UBC는 서울 공연에 이어 오는 6월 프랑스 파리 '팔레 데 콩그레스 드

파리'에서도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다. UBC의 '백조의 호수'는 북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 13개국 투어를 거친 바 있다.

한국 공연에서는 홍향기-마밍, 한상이-강민우, 김유진-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최지원-이현준이 각각 오데트(오딜)와 지크프리트

왕자로 캐스팅됐다.

공연일정(장소) 4월 5∼13일(유니버설아트센터)

티켓 VIP석 10만원, R석 8만원, S석 6만원, A석 3만원, B석 1만원

☎ 070-7124-1731

공연일정(장소) 4월 2∼21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티켓 R석 4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B석 1만원

☎ 02-580-1300

Page 6: 5월 6일까지(문화역서울284)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 ☎ 02-3407 … · 국내에선 엠넷 '프로듀스 101'에 소개된 노래 '뱅뱅' 원곡을 부른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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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케 팔러 지음, 발레리오 비달리 그림/ 김서정 옮김/

사계절/ 212쪽/ 2만원

백기완 소장의 10년 만의 신작

현직 교사들이 쓴 청소년을 위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야기.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 동안 광주에서 펼쳐진

항쟁과 그날의 죽음을 역사로 만들기 위해

애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어려운

한자 말과 개념을 풀어쓰면서 역사적 배경이

되는 유신 시대와 이후의 6월 민주 항쟁도

쉽게 설명한다.

5·18 기념재단이 소장한 사진 자료로

이해를 돕는다. 비슷한 시기, 아르헨티나의

군부 독재와 이에 저항하는 5월 광장의

어머니회 등을 소개하면서 세계사의 흐름도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

2년 전 5·18기념재단이 기획하고 전남대

역사교육과 박만규 교수가 감수했다.

임광호·배주영·이민동·정수연 지음/ 창비/ 256쪽/

1만2천800원

교사가 청소년에게 전하는 5·18 이야기

표제작으로 제9회 젊은 작가상을

받은 김세희의 첫 번째 소설집.

연애와 취직과 결혼이 모두 힘든 요즘

청년들의 일상을 통해 보는 사회생활

보고서이자 인간관계 관찰 일지다.

'가만한 나날'의 주인공 경진은 졸업

후 첫 직장으로 블로그 마케팅 회사에

입사한다. 그는 '채털리 부인'이라는

가상의 인물로 블로그를 운영하며

홍보 요청을 받은 업체들의 상품

리뷰를 올린다. 쓰지도 않은 제품의

후기를 쓰고 잊어버리던 어느 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쪽지를 보내온다. 괜찮으냐고.

작가는 관문처럼 어떤 시기를 통과할 때 마음속에 번지는 무늬를 세심하게

살피며 따스하게 보듬는다.

김세희 지음/ 민음사/ 328쪽/ 1만2천원

그들의 사회생활 보고서

사회운동가 백기완(86)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 백 소장의 삶과 철학, 민중 예술과 사상의

실체를 '버선발'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냈다.

버선발은 엄마와 둘이 바위 위에 지은 집에 산다. 머슴의

자식은 머슴이라는 법에 따라 주인집에서 잡으러 온

한겨울 어느 날 홀로 길을 떠난 버선발은 역경 속에서

좌절하면서도 끝내 민중으로부터 희망을 본다.

백 소장은 발문에서 "버선발은 영웅이 아니다. 버선발은

오랜 길거리 싸움의 상처인 지팡이를 짚으며 지금도

힘겹게 한 시대의 고개를 넘고 있는 백기완이고 우리

민중이다"라고 적었다.

백 소장은 지난해 봄 초고를 완성했으나 4월 심장

관상동맥이 막혀 9시간이 넘는 큰 수술을 받으면서

미뤄졌다. 수술실에 들어가면서도 이 책에 강한 의지와

애정을 보였던 백 소장은 건강을 회복하면서 지난가을

책을 마무리했다.

백기완 지음/ 오마이북/ 296쪽/ 1만5천원

기형도 시인의 30주기를 맞아 그의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인 '입속의 검은 입'(1989)에 실린

시들과 미발표 시 97편 전편을 모아 '거리의

상상력'을 주제로 목차를 새롭게 구성한 시 전집.

시인은 첫 시집의 제목으로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와 '정거장에서의 충고'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발문에서 "30년이라는 긴

세월은 기형도라는 이름을 잊게 만들기보다는

더 풍요롭게 만들었다. 그 힘을 만든 것은 기형도

시 내부의 뜨거운 생명력이며, 기형도라는 이름과

함께 30년을 보냈던 익명의 독자들"이라고

적었다.

2000년대 이후 등단한 젊은 시인 88명이 기형도

시를 모티프로 쓴 시 88편을 모은 헌정 시집

'어느 푸른 저녁'도 함께 출간됐다.

기형도 지음/ 문학과지성사/ 180쪽/ 1만3천원

여전한 기형도

0세부터 100세까지 사소하지만 상징적인 인생의

장면들을 담았다. 종이 한장을 넘길 때마다 삶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평범한 것 같다가도 예기치

못한 순간을 만나게 되는 나날들을 그렸다.

7세에 세상이 좀 지루하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58세가 되어도 다른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는 것도 알려준다.

화자는 나이와 성별, 피부색과 생김새가 다르지만

내 인생과 다르지 않다.

독일 출신 작가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을 만나 '살면서 무엇을 배웠냐'고

묻고 그들의 대답을 모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나이에 마주하는 삶의 순간들이 추상적이거나

현학적이지 않게,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담겼다.

섬세하게 그린 보통의 인생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편향'의

오류를 범한다. 언론은 흔치 않게 일어나는

부정적인 일을 극적으로 보도한다. 세상에

대한 명확한 사실을 묻는 13가지 질문에

교육 수준이 높고 세상에 관심이 많은

사람조차 침팬지가 찍어서 맞추는 확률보다

더 낮은 점수를 얻었다.

저명 통계학자인 저자는 세상에 대한 오해가

팩트(사실)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우리의 착각과 달리 세상은 느리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데이터와 통계로

증명한다. 이로써 우리가 스트레스를 줄이고

희망을 품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천사를 쓰고, 빌

게이츠가 미국 대학 졸업생 전원에게 이 책을

선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지에 맞서는 팩트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김영사/ 474쪽/ 1만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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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사랑방

154 201904 201904 155

그대는 노인성을 보지 못하였는가

별 중에 최고의 영험을 지닌 별이 노인성이라는 별을

이 별은 사람들의 수명을 늘려주나니

별 비추는 곳마다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다네

가을 새벽, 봄 저녁에 남쪽에서 보이나니

오래 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밝게 빛나는걸

제주도에 유배됐던 조선 후기의 문신 조관빈(趙觀彬)은 그의 저서 회헌집 4권에서 '노인성(老人

星)'을 이렇게 노래했다. 제주의 밤하늘에서 볼 수 있다는 노인성은 조관빈뿐만 아니라 천수를

꿈꾼 임금과 권력자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제주의 정서와 색을 살려 노인성을 주제로 한 특별전 '무병장수의 별 노인성,

제주를 비추다'를 3월 19일 개막했다.

'남극노인성(南極老人星)','수성(壽星)', '카노푸스(Canopus)'라고도 불리는 노인성은 고도가

낮아 실제로 관측이 매우 어렵다. 예로부터 이 별이 뜨면 나라가 평화로워지고 별을 본 사람은 무

병장수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안 일부 지역과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제주는 노인성이 뜨는 곳,

장수하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전시는 노인성에 대한 이야기를 시간에 흐름에 따라 '나라의 운명을 점치는 별', '장수의 별', '노인성이 비추는 땅, 제주' 세 가지 주제로 구성했다.

1부와 2부 전시를 연결하는 공간에선 한라산 정상에서 타임 랩스 기법, 드론 촬영으로 만든 '노인성이 뜨는 한라산의 밤 풍경' 영상을 볼 수 있다.

국립제주박물관 촬영팀은 지난해 12월부터 4차례 넘게 시도 끝에 노인성을 화면에 담는 데에 성공했다. 아름다운 제주의 밤하늘과 서귀포시 남쪽 바다

위로 뜨고 지는 노인성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다.

전시는 6월 16일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 전태일 열사가 숨진

지 49년 만에 국내 최초의 기념관이 평화시

장 인근에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4월 정식 개관에 앞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기념관'을 3월 20일부터 일반

에 공개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전태일 열

사는 1970년 11월 13일 평화시장 앞에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22세의

나이에 분신했다.

기념관은 전태열 열사가 분신한 평화시장

인근 청계천 수표교 주변에 지상 6층, 연면적 1천920㎡ 규모로 건립됐다.

전태일 기념상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다.

기념관 정면부에는 전태일 열사가 열악한 여공의 노동조건 개선을 요청하며

근로감독관에게 쓴 자필편지를 고스란히 옮겨온 텍스트 패널(가로 14.4m,

세로 16m)이 부착됐다.

내부는 크게 전태일기념공간(1∼3층)과 노동자권익지원시설(4∼6층)로 나

뉜다. 3층에는 전태일 열사의 유품과 당시 노동계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전

시실, 1960년대 평화시장의 봉제작업장을 재현한 시민체험장이 들어섰다.

전시실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삶과 노동운동의 역사를 보여주는 상설 전시

와 기획 전시가 연중 운영된다. 6월 30일까지는 첫 번째 기획전 '모범업체:

태일 피복'이 진행된다. 이 전시는 열사의 생전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그가

꿈꾸던 봉제작업장의 모습을 재현한다.

2층에 있는 6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는 '음악극 태일'을 시작으로 상반기 총 7개의 공연이 이어진다. 4층은

노동자 공유공간 '노동허브'로, 서울시에서 활동하는 노동단체면 심사를 거쳐 입주할 수 있다. 5층에는 '서

울노동권익센터'가 들어서고, 6층에는 기념관 운영을 위한 사무공간 및 휴식공간이 마련됐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약 22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 기존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기념관을

건립했다. 운영은 전태일재단이 맡는다.

서울시는 4월 정식 개관 후 노동인권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념관을 시

작으로 전태일 다리, 전태일 동상, 평화시장, 명보 다방으로 이어지는 '전태일 노동인권 체험 투어'도 준비

중이다.

기념관은 하절기(3∼10월)에는 오전 10시∼오후 6시, 동절기(11∼2월)에는 오전 10시∼오후 5시 30

분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과 설날·추석 당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무료. 자세한 내용은 기념관 홈페이지

(www.taeil.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태일 사후 49년 만에 첫 기념관글 고현실 기자

전국 최대 봄꽃 축제인 경남 창원의 진해군항제가 3월 31일 중

원로터리 전야제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군항제가 열리는 4

월 10일까지 해군은 해군사관학교, 해군진해기지사령부, 해군

교육사령부를 개방한다.

군부대 벚나무는 수령이 오래되고 관리가 잘된 데다 사람 손을

덜 타 꽃이 크고 풍성하다. 해가 져도 진해 시가지는 밤 벚꽃놀

이 인파로 북적인다. 아름드리 벚나무가 하천을 따라 들어선 여

좌천 일대는 벚꽃과 LED 조명이 어우러진 '별빛 거리'로 탄생한

다. 한밤중 오색 조명을 받아 분홍빛으로 더 짙게 물든 벚꽃은

놓쳐선 안 될 장면이다.

'축제 속 축제'로 자리를 잡은 진해군악의장페스티벌은 5일부

터 7일까지 진해공설운동장에서 볼 수 있다. 육·해·공군 군악대

와 의장대, 해병대 의장대, 미8군 군악대, 염광고등학교 마칭밴드 등이 참가해 절도있는 제식동작과 행진을 선보인다.

속천항에서는 4일 멀티미디어 해상 불꽃 쇼가 열리고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은 5일 환상적인 에어쇼를 펼친다.

창원시는 해군교육사령부와 진해로 들어가는 주요 도로인 볼보로, 공단로, 웅남로 등에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시가지 벚꽃 명소를 순환하는 내부 셔틀

버스, 외부 주차장과 시내를 연결하는 외부 셔틀버스를 따로 운영한다. 창원시는 셔틀버스, 시내버스가 운행시간을 제때 맞추도록 시내 주요 도로 일부

구간에 버스전용차로제를 시행한다.

국내 최대 봄꽃 축제 진해 군항제 개막 글 이정훈 기자

국립제주박물관, '무병장수의 별 노인성, 제주를 비추다' 글 박지호 기자

Page 8: 5월 6일까지(문화역서울284)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 ☎ 02-3407 … · 국내에선 엠넷 '프로듀스 101'에 소개된 노래 '뱅뱅' 원곡을 부른

문화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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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는 청소년, 청년들의 해양문화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섬 여행을 활성화하고자 연안여객선 할인제도인 '바다로'를

시행하고 있다.

'바다로'는 만 28세 이하면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누구나 이

용할 수 있다.

연중이용권은 1만9천900원, 하절기(6∼9월)와 동절기(12

∼2월) 이용권은 각각 4천900원, 하절기와 동절기 결합 시

즌권은 9천900원으로 구분해 판매한다.

이용권을 구매하면 해당 기간 이용 횟수에 제한 없이 주중에

는 50%, 주말에는 20% 할인된 운임으로 연안여객선을 이

용할 수 있다.

전남에서는 총 28개 선사의 여객선 69척이 바다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바다로 티켓은 '가보고 싶은 섬' 누리집(http://island.

haewoon.co.kr)에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고 살 수 있다.

전남도 연안여객선 운임 만 28세 이하 최대 50% 할인 글 여운창 기자

지하 12층 녹사평역 정원 갖춘 공공미술관으로

글 방현덕 기자

개찰구 등 일부 공간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텅 비어있던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이 공공미술관으로 거듭났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3월 14일 '녹사평역 지하예술 정원'을 개장했

다. 지난해 8월 첫 삽을 뜬지 약 7개월 만이다.

2000년 문을 연 녹사평역은 역 천장 정중앙에 반지름 21m의 유리 돔이

있고, 그 아래를 긴 에스컬레이터가 가로질러 내려가는 특이한 구조다. 역

의 지하 1∼4층 깊이는 35m로 민간 건물 지하 11층에 해당한다. 일반적

인 층고를 갖춘 지하 5층 승강장까지 고려하면 역 전체는 지하 12층 정도

의 깊이다.

이런 깊이와 6천㎡의 연면적은 과거 지하철 11호선과 서울시 용산 신청사

건설 등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들이 모두 무산됨에 따라 개찰구

와 기계실로 사용되는 지하 2∼3층 공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비어있는 상

황이다.

시는 이태원·경리단길·해방촌은 물론 향후 조성될 용산공원과 가장 가까

운 지하철역인 이곳을 스쳐 지나가는 공간에서 시민이 머무는 공간으로 탈

바꿈시켰다.

역의 특수한 구조를 고려해 이용객이 지하 1층에서 5층으로 내려가면서 '빚

과 숲을 지나 서서히 땅속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국제 공모를 통해 녹사평역의 상징인 유리 돔 아래의 중정 안쪽 벽 전체에

얇은 메탈 커튼을 달아 돔으로 들어오는 빛을 반사하도록 했다. 에스컬레

이터를 타면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색감이 연출된다.

4층 원형 홀은 600여개 식물이 자라는 지하 정원을 조성하고 '숲'을 테마

로 한 예술 작품도 설치했다.

이런 작품을 모든 시민이 볼 수 있도록 지하 2층에 있던 개찰구도 지하 4

층으로 옮겼다. 지하 5층 승강장은 지층의 흐름과 무늬를 표현한 작품이

자리했다.

시는 녹사평역 공공예술 정원 개장과 함께 역부터 용산공원 갤러리까지 도

보 투어하는 '녹사평 산책'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홈페이지(yeyak.seoul.go.kr)에서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1917년 10월 4일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 성냥공장인 '조선

인촌주식회사'(朝鮮燐寸株式會社) 자리에 성냥박물관이

들어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인천시, 인천시 동구와 함께 배다리 헌

책방거리 옛 동인천우체국 건물에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

을 3월 15일 개관했다.

성냥박물관은 첫 전시로 '신 도깨비불! 인천성냥공장'을

선보인다. 성냥 역사와 제작 과정, 성냥으로 인한 생활 변

화상을 알려주는 자료 200여 점으로 꾸몄다.

인천은 오랫동안 성냥과 인연을 맺은 지역이다. 1886년

제물포에 들어선 세창양행 무역상사에서 성냥을 수입해

팔았고, 이후 조선인촌주식회사에서 성냥을 만들었다.

인천 금창동과 송현동 일대를 지칭하는 배다리마을은 개

항 이후 일본인에게 밀려난 조선 사람들이 모여 살던 지역

이다.

이곳에 성냥공장이 건립된 이유는 압록강 일대 삼림지에서

나오는 목재를 배편으로 쉽게 들여올 수 있고,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전력 사정이 다른 곳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조선표, 쌍원표, 삼원표 등 다양한 성냥을 생산한 이 회사는 한국전쟁 이후 문을 닫았다. 그러나 배다리마을에는 성냥 제조 기술자들이 많아 대한성냥·한

양성냥·고려성냥 등 여러 성냥공장이 생겨났다.

공장 주변에는 성냥갑을 만들어 납품하는 가구들이 많았고, 공터와 도로변에는 햇볕에 말리는 성냥개비와 성냥갑이 지천이었다고 전한다.

우승하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인촌(燐寸)은 도깨비불을 뜻한다"며 "불을 얻기 힘든 시절에 한 번의 마찰로 불을 내는 도구인 성냥이 문화적 충

격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같았던 우체국 숙직실과 금고를 그대로 살렸다"며 "성냥박물관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초 성냥공장 자리에 들어선 인천 성냥박물관 글 박상현 기자

사진 / 국립민속박물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