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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미있게 글쓰기를 할 수 있도 록 도와주는 문장력 향상비법을 제 시하는 책 . 논술 , 논문 , 보고서 , 획서 등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글쓰기 요령을 다루고 있 으며 ,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 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글 쓰는 방법 을 알려준다 . Copyright 2005 by BookCosmos. All Rights Reserved. Summarized with the Permission from Publisher. 본 도서정보는 원저작자의 인가를 얻어 ( )북코스모스에서 제작하였습니다 . 저작권법에 의하여 무단전재나무단복제 및 전송을 금하며 , 원본 도서의 출판권과 전송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 원고지 10 장을 쓰는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원고지 10장을쓰는 힘sedo.or.kr/board/board_pds/pds_57/F111.pdf · 2005-11-14 · 원고지 10장을쓰는힘 사이토다카시지음/ 황혜숙옮김 루비박스/ 2005년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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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미있게 글쓰기를 할 수 있도

록 도와주는 문장력 향상비법을 제

시하는 책. 논술, 논문, 보고서, 기

획서 등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글쓰기 요령을 다루고 있

으며,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

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글 쓰는 방법

을 알려준다.

Copyright 2005 by BookCosmos . All Rights Reserved.

Summarized with the Permission from Publisher.

본 도서정보는 원저작자의 인가를 얻어 (주)북코스모스에서 제작하였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하여 무단전재나 무단복제 및 전송을 금하며,

원본 도서의 출판권과 전송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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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10장을 쓰는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 황혜숙 옮김

루비박스 / 2005년 8월 / 156쪽 / 9 ,500원

▣ 저자 사이토 다카시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언어학자. 지식과 실용이 결합된 글쓰기로 발표하는 책

의 대부분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대표작『소리내어 읽고 싶은 일본어』와『신체 감각을 되살린다』

가 밀리언셀러가 되었고, 신조학예상과 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아사히신문 등 유력 일간지의

칼럼니스트로 활약하면서, 최근에는 NHK와 후지 TV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 연출하고 있다.

1960년 출생으로 도쿄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교육학 박사과정을 거쳐 메이지대학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내에 소개된 책인『코멘트력』,『질문의 힘』이외에도 수십 종의 저서를 펴낸

그도『원고지 10장을 쓰는 힘』에 밝힌 방법으로 손쉽게 많은 책을 쓸 수 있었다.

▣ 역자 황혜숙

1991년 건국대학교 일어교육과를 졸업하고, 2003년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일본어 석사학위를 수여했다.

오클랜드대학 아시안 언어학부에서 각종 연구 활동과 교재 개발을 했으며, (주)디자인프레스의 건축

잡지를 번역했다. 현재 SBS 번역 대상 최종 심사기관으로 위촉된 (주)엔터스코리아 전속 번역가로 활

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이상한 생물』,『만화로 보는 누구나 알기 쉬운 유비쿼터스』,『잘 나가

는 인재, 잘 안 나가는 인재』등이 있다.

▣ S ho rt S umma ry

아무리 영상 시대가 왔다지만 글쓰기의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 아니, 더 중요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

니다. 대학에선 리포트나 논문을 써야하며, 구직을 위해선 자기소개서를, 사회에 나가면 각종 보고서

에서 기획안에 이르는 다양한 글을 작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글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저자는 우선 원고지 10장(A4, 1장/2,000자 내외 분량) 정도를 어려움 없이 쓸 수 있게 되면 어떤 글이

라도 잘 쓸 수 있다고 말한다. 헬스클럽에서 매일 일정량의 운동으로 근력을 늘리듯이, 원고지 10장

분량의 글쓰기 연습으로 양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장의 질은 개인

의 독서량과 인생경험, 재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글의 양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면 자연

히 글 내용과 질에 집중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저자는 세간의 화제가 된 문학작품을 분

석하여 문체와 구성력을 향상시키는 비결을 제시한다.

다음은 30여종의 책을 집필해 삼분의 이 이상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저자가 들어주는 문장력을 향상시

키는 비법 중 몇 가지를 꼽아본 것이다. 첫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원고지 열 장을 써보는 것

이 중요하다. 둘째, 책을 읽을 때도 글을 쓸 때 참조할 것을 전제로 하면 효과적이다. 셋째, 다른 사람

이 쓴 문장을 인용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더욱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형태로 만들 수 있다. 넷째, 글

을 쓰기 전에 완전히 분리된 독립적인 키워드 세 개를 뽑고 메모한다. 다섯째, 글을 쓸 때도 자신이

글쓰기 편한 분명한 포지션을 정해야한다. 저자는 문장력을 키우면 독서능력과 생각하는 힘도 기르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앞으로 사물을 제대로 판단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매우 불리한 시

대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생각하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로 그 사람의 인생이 크게 좌우된다는

원고지 10 장을 쓰는 힘-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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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다. 이제 글쓰기의 달인이 들려주는 결코 경박하지 않은 요령에 한번 귀기울여 보도록 하자.

▣ 차례

추천의 글 : 공병호 (공병호 경영연구소 소장)

머리말

프롤로그 쓰는 것은 스포츠다

제1장 글쓰기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

1. 쓰기 전에 생각한다 / 2. 사고력을 기른다 / 3. 쓰는 것은 가치 창조다

제2장 문장력은 구성력이다

1. 인용 능력을 기른다 / 2. 레쥬메 능력을 기른다 / 3. 3의 법칙으로 글을 구성한다

* 훈련 메뉴 - 영화 활용법

제3장 문체를 익힌다

1. 문체가 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 2. 문체는 포지션에 따라 달라진다 / 3. 독창적인 글을 쓴다

* 훈련 메뉴 - 일기 활용법

맺음말

원고지 10 장을 쓰는 힘-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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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10장을 쓰는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 황혜숙 옮김

루비박스 / 2005년 8월 / 156쪽 / 9 ,500원

프롤로그 쓰는 것은 스포츠다

열 장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왜 중요한가

말하기를 걷기에 비유할 수 있다면 쓰기는 달리기와 비슷하다. 거리를 조금씩 늘려가면서 달리는 훈

련을 하면 1킬로미터 정도는 누구든지 달릴 수 있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나는 원고지 열 장

분량의 글을 쓸 수 있는지 여부가 글을 쓰는 데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원고지

열 장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글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글을 쓰

기 전에 먼저 개요나 줄거리를 만들어 전체적인 구상을 해야 한다. 이런 기술은 훈련을 통해서만 터

득할 수 있다. 요컨대 훈련을 통해서 기술을 익히면 글을 더 길게 쓸 수 있게 된다. 10킬로미터를 달

린 적이 없는 사람은 도대체 도착 지점이 언제 보일까? 하는 불안감과 계속 싸워야 한다. 그만큼 체

력도 더 소모된다. 그러나 10킬로미터를 달려본 사람은 스트레스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그러다 보

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훨씬 먼 거리를 수월하게 달릴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열 장을 쓸 수 있는

사람은 글을 길게 쓸 수 있는 기초적인 실력이 생겨서 책 한 권을 쓸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질보다는 양이 문장력 향상의 지름길

글쓰기 연습에서는 작문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장의 질은 개개인의 독서 체험

이나 인생 경험, 그리고 재능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향상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제부터

는 문장의 질을 향상시키고 나서 양을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양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으면 질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을 전환하자. 요컨대 어떻게 해서든 목적을 달성하자. 그 목적은 양이다. 그

러기 위해 하루에 쓸 목표량을 정해놓고 일정 기간 동안 꾸준히 그 분량만큼 글을 써본다. 그러면 원

고지 열 장이 문제가 아니라 백 장 분량의 글도 거뜬히 쓸 수 있다.

기승전결 중 전 을 먼저 생각한다

글의 구성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흔히 기승전결이라는 말을 하는데, 그것에 너무 집착하면 글을 쓰지

못한다. 사실 글의 모든 것은 전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 생각하는 순서로 보면 오히려 전이

제일 우선이다. 즉 전승기결인 것이다. 일단 전이 구체적으로 정리되면, 기와 승은 완성된 것과 다름

없다. 물론 결은 제일 나중에 쓴다. 전에 모든 것을 걸고, 그 부분부터 쓰기 시작해도 글을 짜임새

있게 완성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은 이러이러하다라고 말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전이다. 전에서

그런데라고 문장을 전환하려면 기와 승에서 언급해야 할 전제 부분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글을 구성하면 글의 폭이 훨씬 넓어진다. 전이 성의 중심 건물이라면 기와 승은 성을 둘

러싼 연못이다. 가장 이상적으로 구성된 글은 먼저 중심부의 성곽에 대해 살짝 언급하고, 외곽의 연못

에서 출발하여 도중에 일부러 잠깐 샛길로 빠졌다가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맨 마

지막에는 성곽까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야 한다. 글을 잘 구성하는 실력이 있으면 자연히 결론도 잘

마무리지을 수 있다.

원고지 10 장을 쓰는 힘-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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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글쓰기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

1. 쓰기 전에 생각한다

쓰기는 곧 구성이다

문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우선 글은 구성물이다라는 사실을 알아두자.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에

우선 키워드를 설정하고, 키워드에서 세 개의 주요 컨셉, 즉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정리한다. 마지

막으로 그 세 개의 키 컨셉(Key concept)을 연결해서 글을 구성한다. 이 방법은 극히 많은 사람들이

자주 다루는 논술, 논문이나 기획안 그리고 평론과 같이 논리적이며 객관적인 글을 쓰는 데 매우 효

과적이다. 또한 이러한 방법을 바탕으로 소설처럼 감정적, 주관적, 예술적 측면이 강한 글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 우선 무엇을 쓸 것인지를 정한 다음 창작 메모를 만들고 그것을 기초로 삼아 글을 써 나

가자. 글을 잘 쓰는 사람일수록 사전 작업을 철저히 해두는 법이다. 많은 프로 작가들이 구성 작업을

마친 뒤에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러니 글쓰기에 서툰 사람이 이런 구성 작업도 없이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큰 잘못이다. 글을 쓰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머릿

속에서 구상한 것을 구체적인 형태로 만들어 가는 작업이다. 글을 미리 구성해두기 위해서는 물론 깊

이 생각해야 한다.

말을 할 수 있으면 글도 쓸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

흔히 이야기하듯이 쓰면 된다 라는 말을 많이 한다. 말하듯이 쓰면 힘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글을

쓸 수 있다는 취지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말하기와 쓰기는 완전히 다르다. 그 점을 혼돈해서는 안 된

다. 우선 말하기는 기본적으로 사적인 행위이다. 이에 반해 쓰기는 말처럼 내뱉는 즉시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문자라는 형태로 남는다. 그러므로 쓰기는 공적인 행위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그

애는 바보 같아! 라고 해도, 웃으면서 말하면 그 사람은 진짜 바보라고 흉보는 것이 아니라 애정을 가

지고 호의적으로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그 말을 문장으로 쓰면 어떻게 될까? 말할 당시의 상

황이나 뉘앙스를 잘 설명하지 않으면 그 애는 바보 같다 라는 말이 문자 그대로 전달될 것이다. 그

것이 문자의 위력이다.

구어 와 문어 의 차이

예수나 공자, 석가모니와 같은 위대한 종교가들은 자신이 직접 기록한 것을 남기지 않았다. 그들은 언

제나 즉석에서 사람들에게 설교했다. 사람들에게 그 종교가들의 말 한 마디는 그 무엇보다 강력한 의

미로 다가왔다. 이렇듯 그들은 어떤 특정한 상황과 문맥에 맞추어 한 말이 가장 생명력이 강하며 호

소력을 지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말들을 글로 쓰는 순간 그 의미는 변질되고 말

것이다. 시간이 흘러 시대나 문화가 전혀 다른 사람들이 그 글을 읽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설교에

대한 배경을 너무 자세히 설명하면 그들의 언어는 위력을 상실할 것이다. 또 종교가는 아니지만, 철학

자인 소크라테스 같은 사람도 그 자신은 전혀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요컨대 글을 씀으로써 말은 글쓴이는 물론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만큼 오해를

낳기 쉬운 면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글을 쓸 때 항상 공공성을 의식해야 한다. 문자화된 말은 나중

에 그 글이 쓰인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이 읽었을 때, 그것을 임의대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바로 그

점이 구어와 문어의 차이이다. 그러므로 말하듯이 글을 쓰면 문어와 구어가 각각 다른 특징을 지녔다

는 사실과, 문어의 공적인 성격을 간과할 우려가 있다. 이 두 가지 차이를 확실히 인식하지 못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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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력은 결코 향상되지 않는다.

컴퓨터로 문장력을 기른다

역사적으로 비교해보면 구어와 문어의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인류의 지적 수준은 쓰기, 즉 문자

가 발명되고 나서부터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구어는 몇 만 년 전부터 시작되었지만, 문자가 서적의

형태로 정착된 것은 기껏해야 수천 년에 지나지 않는다. 문자가 생기고서야 비로소 한 사람의 생각을

여러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었으며, 시대를 초월해서 다음 시대로 계승될 수 있었다. 그 결과 인류는

지식을 축적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에는 컴퓨터가 발전하면서 문자화 작업이 질적으로 향상되었다.

원고지를 한 칸 한 칸 채워나가거나 리포트 용지에 손으로 글을 써내려 가던 시절에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후에야 글쓰기에 착수할 수 있었다. 만약 도중에 글자를 잘못 썼을 경우에는 또 다시 처음부

터 쓰는 무의미한 작업을 반복해야 했다. 그런데 컴퓨터를 사용하면 쓰고 싶은 것을 일단 아무렇게나

입력했다가 나중에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고, 문장의 배열도 바꿀 수 있다. 이처럼 컴퓨터로 글을 쓰

면 구성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2 . 사고력을 기른다

글쓰기는 사고력을 향상시킨다

글을 쓸 때는 항상 뇌를 풀가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자연히 사고력이 향상된다. 그렇다고 단순히 생각

한 것을 옮겨 적는 것만으로는 뇌가 훈련되지 않으며, 의미 있는 글도 쓸 수 없다. 요즘 젊은 사람들

은 자신이 느낀 것을 광고 문구처럼 짧은 문장으로 표현하는 데는 능숙하다. 그러나 길게 표현하는

것은 어려워한다. 우리의 뇌는 느낀 것을 세련된 언어로 만들 때와, 잘 정리된 글로 만들 때 전혀 다

르게 움직인다. 세련된 문구는 잠깐 동안에도 생각해낼 수 있다. 그러나 주제가 있고 논지가 분명한

글을 쓰려면 무엇을 쓸지, 어떻게 구성해나갈 것인지, 어떻게 하면 자신의 견해를 독특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 한참 생각해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항을 순서에 맞게 생각하는 작업이 필요하

다. 그렇기 때문에 뇌를 풀가동시켜야 하는 것이다. 즉, 쓰는 작업에는 치밀하게 생각하는 작업이 동

반된다. 그러므로 글을 쓰면 뇌가 단련된다.

문어체로 이야기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이 쓰고 있는 문장이 얼마만큼 의미를 잘 표현할 수 있는지를 항상 의식하면서

생각을 정리해 가는 작업이다. 말은 순간순간 사라지기 때문에 지금 자기가 말하는 내용에 얼마나 많

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지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말을 조리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글

쓰는 과정에서 글에 함축된 의미를 정확히 감지하는 감각을 길러야 한다. 그런 감각이 있으면 말을

할 때도 문장을 쓸 때와 같이 의미 있는 말을 할 수 있다. 내가 청중을 납득시킬 수 있는 이야기, 즉

제대로 구성된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지금까지 논문을 대량으로 쓰는 훈련을 거듭

해왔기 때문이다. 의식적으로 문장을 쓰듯이 말을 함으로써 강연에서 의미 있는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문장력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말도 조리 있게 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사고력도 향상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글을 쓸 때는 자신의 생각이 어느 정도 의미 있는 것인지를 항상 확인해보

는 것이 바람직하다.

꼼꼼히 생각하는 능력을 어떻게 기를까

기획안을 쓸 때 사실 서식이나 형식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기획안의 내용 자체에 의미가

원고지 10 장을 쓰는 힘-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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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 그것이 남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기획안의 내용이 좋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될 것이다. 그러나 기획 자체에 별 의미가 없다면 표현이나 문체가

아무리 잘 정돈되어 있다 해도 다른 사람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즉 쓰는 형식이나 시각

적인 면에서의 작은 아이디어, 혹은 카피라이터처럼 센스 있고 세련된 표현은 별로 중요한 사항이 아

니다. 기획 자체가 가치 있는 것이 되기 위해서는 주제에 대해 철저히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

다. 즉 기획안 자체를 정리하는 방법이 문제인 것이다. 정리한다는 것은 머릿속에서 모든 상황을 설정

하고 남들이 의문을 가질 수 있을 만한 점에 대한 답안을 모두 찾은 뒤,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

획안으로 완성하는 작업을 말한다. 결국 다른 사람이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을 대체할 만한 아이디어

를 쉽게 생각해낼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고 꼼꼼하게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처럼 사고를

끈기 있게 하는 것도 문장력을 향상시켜주는 방법이다.

3 . 쓰는 것은 가치창조다

새로운 의미를 창출한다

우리는 무언가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글을 쓴다. 그 내용을 제대로 전달

하기 위해서는 글을 적절히 구성해야 한다. 논리적이면서도 생동감이 넘치는 글은 그것이 개인적인

체험이냐 객관적인 내용이냐 하는 것보다, 잘 구성된 글인지 여부에 달려있다. 무의식적으로 문장이

술술 떠올라서 마치 서기가 된 것처럼 글을 받아 적지는 않는다. 자기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할 때 사

람은 비로소 글을 쓸 수 있으며 글을 씀으로써 자신의 내면세계를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다. 글을 쓰

는 것은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내는 행위다. 의미를 만들어내는 일은 가치를 창조하는 일이라는 사실

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위대한 작품은 그 속에 엄청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천재적인 작

품에는 한사람이 평생을 들여도 흡수하기 어려울 만큼의 깊은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 소설이나 에세

이, 혹은 평론 등 대부분의 글 쓰는 일은 많든 적든 반드시 소재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어떤 것을 소

재로 글을 쓸 때는 거기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창조해야 한다.

글쓰기로 이어지는 인간관계

글을 쓸 때에는 사적인 모드와 공적인 모드를 자유자재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

력하자. 그런 능력이 글쓰기의 폭을 넓혀 줄 것이다. 공적인 문서에서 가장 흔한 종류는 공무원들의

보고서 같은 것이다. 이런 보고서에는 나는이라는 주어가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므로 글쓴이의 관점

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공적인 문서는 주어를 배려하는 형태로 객관적인 사실만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보고서처럼 객관적인 문장만으로 된 글을 쓸 때도 있고, 자기 주관이 강한 글

을 쓸 때도 있을 것이다. 양자를 잘 쓸 수 있어야 주관과 객관이 잘 배합한 문장을 쓸 수 있다. 객관

과 주관을 적당히 조절해야 그 글을 통해 글쓴이의 숨결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러므로 논리가 잘 정

립되어 있으면서도 저자의 주관이 전해지는 글이 균형 잡힌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장 문장력은 구성력이다

1. 인용 능력을 기른다

쓰기 위한 독서술

글을 잘 쓰기 위해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읽기만 하면 안 되고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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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감으로 사용할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읽는다. 꼭 논문이다 리포트를 쓰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기획

안이나 사람들과의 대화 때 유용한 내용들도 마찬가지다. 나중에 글을 쓸 때 참조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그만큼 효과적으로 독서를 할 수 있다. 그냥 흥미 있는 책을 읽고 나서 거기서 얻은 지식이나

정보를 나중에 활용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 따라서 어떤 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뚜렷한 목적

의식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독서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한 걸음 더 나아가 거기서 얻은 정보를 활용

하는 센스도 좋아진다.

나는 취미생활을 할 때와 일을 할 때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독서를 한다. 글을 쓸 목적으로 책을 읽을

경우에는 세 가지 색 볼펜을 사용한다. 그 볼펜으로 나중에 내 글에 반드시 인용할 곳에는 빨간색을,

그 다음으로 중요한 부분에는 파란색을, 그리고 개인적으로 흥미롭다고 느낀 부분에는 녹색 줄을 친

다. 그리고 그런 페이지에 표시를 따로 표시해두거나 페이지를 접어서 나중에 찾기 쉽게 해놓는다. 나

아가 어떤 페이지가 다른 페이지와 상관 있으면 그 페이지를 같이 기록해둔다. 그러면 나중에라도 그

책의 핵심이 어디이고, 어느 부분이 흥미 있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렇게 해두면 표시해둔 부

분만 봐도 책 내용이 생각나고, 인용할 부분을 금방 찾을 수 있어서 그 책 자체가 나중에 글의 소개

가 된다. 어떤 이들은 독서 노트를 만들기도 하지만 나는 아니다. 오히려 독서 노트를 만드는 데 시간

이 더 걸려서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내 경우는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나 생각한 것 등을 책의 앞

뒷면이나 여백에 써두고 날짜를 기입한다. 이렇게 하면 책 자체가 독서 노트를 겸하게 된다. 이렇게

독서 노트를 겸한 나만의 책을 만들어두면 나중에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된다.

골라 읽는 독서 를 지향한다

아무리 명작 문학일지라도 그것을 소재로 작문을 할 경우에는 골라 읽는 독서를 해야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독서하면 의례 음미하는 것만 강조해왔다. 그 때문인지 일단 읽기 시작한 책은 무슨 일이 있

어도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독서가 싫어지는

것이다. 책은 반드시 끝까지 다 읽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조금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책은 처음

부터 끝까지 전부 읽을 필요가 없다. 내가 글을 쓸 주제와 관련된 부분만을 골라 읽는 편이 글을 쓰

는 데는 훨씬 효과적이다.

제한 시간을 두고 읽는다

골라 읽는 독서는 글을 쓰기 위해 읽는 것이므로 당연히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제한 시간을

설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까지 다 읽겠다는 목표를 설정해두지 않으면 독서는 끝없이 늘어지고

만다. 결론적으로 그 책에서 20퍼센트만 읽으면 되는 것이다. 결국 어느 20퍼센트 부분을 읽을 것인지

가 중요한 관건이 된다. 그럴 때는 일단 목차를 활용해서 자신에게 필요할 만한 항목을 체크하고, 드

문드문 책 전체를 넘겨본다. 이렇게 해서 찾은 부분만 삼색 볼펜으로 선을 그르면서 어떻게 하면 내

글에 활용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집중적으로 읽어나간다. 얼마나 빨리 읽느냐보다는 어느 부분을

읽어야 할지를 선택하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한 셈이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읽는다

글을 쓰는 행위는 언어를 재료로 해서 요리를 만드는 것과 같다. 언어라는 음식 재료 가운데서 만들

고 싶은 요리, 즉 쓰고 싶은 내용을 그려본다. 자기가 쓰고 싶은 것을 하나의 키워드로 머릿속에 잘

인식해둔다. 그런 다음 그 키워드를 그물망처럼 펼치면서 책을 읽어 나간다. 그 그물에 빠져나가지 않

고 걸려드는 것이 내가 글을 쓸 때 필요한 재료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읽기 전에 키워드를 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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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키워드가 없으면 구멍 뚫린 그물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망이라는 것은 문제

의식이라고 바꿔 말할 수도 있는데,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기

억하자. 그러한 의식도 없이 그저 막연히 책을 읽는 것은 그물 없이 고기를 잡는 것이나 다름없고, 고

기가 잡힐 리 없다. 그러므로 글을 쓰기 위해 독서를 할 때는 반드시 키워드라는 망을 만들어서 던져

놓는다. 그러다 보면 한 권의 책 속에서 보석 같은 곳을 몇 군데 발견할 수 있다. 그런 다음 또 다른

책으로 옮겨간다. 이렇게 차례차례 책을 읽어 나간다.

인용 의 기술을 배운다

글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독서 기술 이외에도 인용하는 방법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인용은 다

른 사람이 쓴 문장을 자신의 문장 속에 넣는 기술이다. 인용을 통해 자기의 생각을 더 객관적이며 구

체적인 형태로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에 타인이 쓴 문장을 하나의 소재로 포함시켜

서 글 쓰는 실력도 향상된다. 다른 사람의 책이나 잡지 내용을 자신의 글 속에 도입할 때에는 그 글

을 인용부호로 표시하고 출처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런 다음 자신이 그 문장에서 어떤 영향을 받

았는지 적는다. 이처럼 글 쓰는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이미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인용하는 것에

서 출발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재미있다고 느낀 것을 그룹별로 나눈다

아이에게 독서 감상문을 쓰게 할 때 선생님이 그냥 감상문을 쓰세요 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

고 중요하다고 느낀 것을 세 가지 골라서 그것에 대해 쓰세요 라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편이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글을 쓰는 소재를 어떻게 찾느냐 하는 것이다. 작품 전체를

커다란 소 한 마리에 비유해보자. 그것을 통째로 요리하려는 시도는 무리다. 소 한 마리를 몇 조각으

로 잘라서 요리를 해야 한다. 독서 감상문을 쓰는 작업에도 그러한 단계가 필요하다. 물론 글을 쓰다

보면 다섯 개, 경우에 따라서는 열 개 이상 쓰고 싶은 요점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럴 때에는 내가 고

른 요점들 중에서 같은 주제끼리 통합하여 세 개의 큰 그룹으로 묶는다. 그렇게 그룹별로 나누고 나

면 그 다음은 그것을 연결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이렇게 하다보면 아마 주요 테마가 떠오를 것이다.

인용의 요점을 벗어나지 않는 비결

한 권의 책 속에서 좋았던 부분을 세 가지 골라보면 거기에 그 사람의 독창성이 나타난다. 아이들에

게 이 작품 속에서 좋았던 부분은 어딘지 한 가지 말해보세요 라고 하면 좋아하는 부분이 비슷한 경

우가 많다. 하지만 세 가지를 고르게 하면 두 개까지는 비슷한 부분이 많아도, 세 가지 모두가 동일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세 가지를 연결해보면 각자의 독창성이 나타난다. 나는 아이들에

게 책을 읽힐 때, 내가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삼색 볼펜을 사용하게 한다. 빨간색을 친 부분은 누가

읽어도 중요한 부분이니 그것에 대한 의견은 거의 일치할 것이다. 문제는 핵심을 언급하고 나서, 자신

이 재미있다고 느낀 부분이다 자신이 감동 받은 부분, 즉 녹색 부분을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문제다.

핵심 내용인 빨간색 부분과 흥미로운 녹색 부분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개성과

작품에 대한 태도가 나타난다. 즉 빨간색 부분과 녹색 부분을 어떻게 잘 배합하느냐에 따라 재미있는

글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인용으로 문장을 만든다

인용문을 활용해서 실제로 어떻게 글을 쓸 것인가? 이것은 어떤 종류의 글을 쓰느냐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어떤 작품이나 논문 또는 책 등을 소재로 글을 쓸 때에는 자신의 글에 인용하고 싶은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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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컴퓨터에 세 개 정도 입력해보는 것이 좋다. 내용이 서로 다른 세 가지 인용문을 고르는데, 읽는

사람이 그 인용 부분만 읽어도 만족할 만큼 흥미로운 것을 고르는 것이 비결이다. 그리고 각각의 인

용구에서 독자의 시선을 끌 만한 주된 개념을 이끌어 낸다. 즉 인용문을 핵심으로 세 개의 주요 컨셉

을 완성한다. 그런 다음 그 세 가지를 연결하는 문장을 간단히 메모한다. 이것이 나중에 생각을 정리

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흔히 인용하면 다른 사람의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인용구는 글쓴이 자신이 쓴 문장이 아니지만

그 부분을 선택함으로써 글쓴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잘 나타낼 수 있다. 글쓴이의 문장만 늘어놓으면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반복해서 쓰게 되기 때문에 읽는 사람은 싫증이 난다. 자신의 언어와 문장

으로만 표현한다고 해서 반드시 독창적인 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이해해야 한다. 결국 독창성은

언어 그 자체에 있지 않고 내용에 있다. 인용문을 사용함으로써 그 인용문의 문맥과 문맥이 배합되어

또 다른 의미가 발생하고 독창성이 탄생한다. 인용문을 어떻게 조화롭게 문맥 안에 넣느냐에 따라 글

쓴이의 개성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다.

2 . 레쥬메 능력을 기른다

글을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메모 요령

학생이나 비즈니스맨들이 많이 쓰는 리포트나 논문, 보고서, 기획서 등은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상

대에게 전달해야 하는 글이다. 따라서 요점을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한다. 우선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모든 재료를 종이 위해 꺼내 놓는 것이 첫 번째 작업이다. 그리고 거기에 따른 세부

사항도 생각날 때마다 수시로 메모한다. 나는 이때도 삼색 볼펜으로 우선순위를 정해두라고 권하고

싶다. 빨간색을 친 항목은 꼭 집어넣어야 하는 중요한 부분, 파란색은 그 다음으로 중요한 부분, 그리

고 녹색은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 등을 표시할 때 쓴다.

열 장 분량의 리포트나 기획서는 복잡한 단계를 거칠 필요가 없다. 이럴 경우에는 세 가지 정도의 항

목을 세운다. 그런 다음 우선순위를 정해서 재배열한 수 각각의 항목을 문장화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사전에 준비를 얼마나 했는지가 완성된 글의 질을 좌우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정해준 것이 아닌 자

신이 원하는 주제로 글을 쓸 때,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했다면 일단 그것에 대해 일정한 형태로 정돈

해두자. 즉, 장 제목뿐만 아니라 소제목까지도 메모해두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나중에 글을 쓰다가

막혀도 처음으로 되돌아갈 필요가 없다. 또한, 글을 쓰지 않고 방치해두어도 한 달 후나 두 달 후에

그 메모만 보면 그때의 생각이나 절차가 되살아난다. 즉 언제든지 글을 다시 쓸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글을 작성하는 중간에 생각이 백지가 되어버리지 않도록 시작 단계에서 글을 면밀하게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키 컨셉이 이정표가 된다

키 컨셉을 확실히 정해두면 글쓰기가 쉬워진다. 그 키 컨셉을 기본으로 다른 요소들을 연결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이야기가 도중에 다른 곳으로 흘러도 키 컨셉으로 되돌아오면 되므로 잘 정돈된

글을 쓸 수 있다. 이정표 없는 길을 갈 때에 얼마나 헤맬지 생각해 보라. 여기서 말하는 키 컨셉은 테

마나 주제와는 조금 다르다. 얘를 들어, 환경 문제에 관해 쓸 경우 환경 문제는 테마이지 키 컨셉은

아니다. 키 컨셉은 환경 문제에 관해 자신이 궁극적으로 쓰고 싶은 말이다. 일단 그 키 컨셉을 정하면

어느 정도 글의 모양새가 잡힌다. 따라서 키 컨셉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따라 글의 방향성이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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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예를 들어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경제 격차를 해결해야

한다는 키 컨셉과 미국의 독단성이 환경 문제 해결에 큰 장해가 된다는 키 컨셉은 글의 방향성이

전혀 다르다. 전자가 경제적인 차원에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이라면 후자는 정치나 문화적인

차원의 해결법이다. 키 컨셉이 참신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범위에

서 키 컨셉을 찾는 것이 글쓰기의 첫걸음이다.

레쥬메는 글의 설계도

키워드나 키 컨셉을 메모한 다음에는 레쥬메(Resume)를 작성한다. 이것은 글쓰기 전 단계로 글의 구

성이나 글 안에 들어갈 항목 등을 정리하는 작업이다. 글을 쓰기 전에는 반드시 이 레쥬메를 작성해

야 한다. 레쥬메를 만들 때는 각 항목마다 무엇에 대해 쓸 것인지 백 자 이하로 미리 적어둔다. 이렇

게 해두면 나중에 본격적으로 글을 쓸 때 많은 도움이 되며,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에도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레쥬메를 사용해서 장과 절을 나눌 곳을 생각한 다음, 항목을 재배치하면 글을 쉽게

구성할 수 있다. 레쥬메를 글쓰기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글쓰기의 한 작업이라고 생각하

다. 레쥬메가 완성되면 글쓰기의 골격과 기본적인 근육이 다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 다음 나중에 거기

에 살을 붙여주면 된다. 살이란 내가 글을 넣고 싶은 자료들이다. 레쥬메의 작성으로 어떤 자료를 어

느 목적에 사용할지 이미 파악한 상태이므로, 자료도 더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다.

긴 글을 쓰는 훈련

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키워드를 찾아서, 각각의 키워드에 대한 요점만을 미리 짧은 문장으로

적어둔다. 그러면 일단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설계도가 만들어진다. 다음으로 그 빈틈을 채워나가

듯이 구체적인 자료를 넣는 작업을 한다. 나중에 삭제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생각나는 문장을 있는

대로 다 입력한다. 그러면 양적으로 점점 풍부해진다. 즉, 처음에 구성 단계에서는 짧았던 글을 점점

늘려 가는 것이다. 반대로 처음부터 글을 길게 쓰는 방법도 있는데, 이는 생각난 것이나 마음속에 떠

오른 것을 자꾸 적어나가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나중에 글을 다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

다. 전자는 양적으로 점차 더욱 늘리는 것에 비해, 후자는 다 쓴 후에 줄여나가는 방법이다. 여기서

후자의 경우는 생각나는 대로 중구난방 적어 놓은 글이기 때문에 마무리를 잘 하지 않으면 무슨 말인

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3 . 3의 법칙 으로 글을 구성한다

키워드에서 키 프레이즈로

글을 전체적으로 구성하는 작업을 할 때, 키워드나 키 컨셉을 키프레이즈(Key Phrase)로 만들어 가면

훨씬 효율적이다. 키워드를 무엇은 무엇이다라는 식의 짧은 키프레이즈로 만들면, 그 키프레이즈 안

에 저자의 생각이 함축된다. 결국 키 프레이즈는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말을 한 줄로 표현한 것이다.

키 프레이즈를 제시한 후에는 대개 그것이 무슨 뜻인지를 설명하는 문장들이 이어진다. 그것만으로도

서너 장의 잘 정돈된 글을 쓸 수 있다. 처음부터 한 문장으로 하고 싶은 말을 결론지어 말하면 나중

에 혹시 장수가 모자라거나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할 말은 이미 한 셈이다. 그러므로 서두에 하고 싶

은 말을 잘 피력하면 요점을 잊어버릴 염려가 없다.

서로 상관없는 세 개의 키 컨셉을 연결한다

문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세 개의 키 컨셉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비슷하지 않은 세 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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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컨셉을 얼마나 잘 연결시키냐는 전적으로 글쓴이의 능력과 재능에 달려 있다. 이것은 논리를 연결

해 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글쓰기를 하면 사고력도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우리가 말을 할 때는 논리적

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이야기가 진행된다. 화제가 바뀌어도 그것을 연결하기 위해 애쓸 필

요도 없다. 하지만 글은 다르다. 글은 글답게 써야지 만약 말하듯이 장황하게 쓴다면 사람들이 읽지

않을 것이다. 글쓰기는 주요 요점을 설정하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정이다. 잘 썼다고

느껴지는 글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요소들을 잘 연결한 것들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생각

하는 힘도 향상된다.

잠재의식을 일깨운다

왜 꼭 세 개의 키 컨셉을 선택해야 하나? 그것이 우리에게 잠재되어 있는 잠재의식(개인의 기술이나

경험 속에 숨어 있지만,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지식)을 일깨우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의식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자신의 체험을 통해 생겨난 지혜, 즉 잠재 지식을 파헤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흐의

전시회에 다녀와서 그림에 대한 글을 쓸 경우, 막연히 그의 그림이 좋았다는 생각만 가지고는 아무것

도 쓸 수 없다. 일단 몇 십 점의 그림 중에서,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는 그림을 세 점만 고른다. 그리

고 자신이 왜 그것들을 골랐는지에 대해 쓰는 것으로 글을 시작하면 고흐에 대한 독창적인 글을 쓸

수가 있다. 그 세 작품을 골랐을 때 이미 잠재 지식이 작용한 것이다. 잠들어 있는 잠재 지식을 일깨

워 글을 쓰다보면 세 작품의 공통점이 분명해진다. 이렇게 키 컨셉을 선택하는 행위를 통해 깊이 내

재되어 있는 잠재 지식을 일깨운다. 그런 다음 그것을 언어화하는 과정에서 마치 좌뇌와 우뇌가 서로

교통하는 듯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요컨대, 이것은 자신의 머릿속에서 희미하게 떠오르던 것을 확실

하게 조명하는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각 장과 절, 그리고 항목을 구분한다

실제로 한 문장 한 문장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글쓰기를 전제로 항목을 만들어 가는 작업도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만약 책을 쓸 경우에는 항목의 가장 큰 단위인 장, 그 다음이 절, 그리고 항목 순

으로 정리해나가야 한다. 장은 1, 2, 3으로 나누고, 한 장을 ①, ②, ③의 절로 다시 나눈다. 그 다음

하나의 절을 다시 ⑴, ⑵, ⑶의 항목으로 세분화한다. 무엇이 장이고 무엇이 절인지, 그리고 항목은 무

엇인지 하는 나뭇가지 모양의 구조를 잘 구분해야 한다. 예컨대 어떤 것은 절은 되지만, 장은 어렵겠

다든지 하는 식으로 항목의 앞뒤를 잘 파악한다. 만일 절에 불과한 항목을 장이라는 타이틀에 두면,

그 장은 빈약해진다. 이렇게 항목의 순서를 잘 판단하는 것이 곧 글을 잘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렇게 문장 구성이 다 끝나면 본격적으로 글 쓰는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글을 쓰기 전에는

미리 써야 할 것들을 메모한 후, 우선순위를 정한다. 그와 같은 매핑(mapping)을 통해 중요도가 높은

순으로 적어나가면 가령 도중에 시간이 모자라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제대로 전달된다. 요컨

대, 미리 글을 구성하지 않고 써가면서 생각하는 방법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제3장 문체를 익힌다

1. 문체가 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문체는 구성력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내용은 별 볼일 없는데 문체 때문에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글도 있다. 그만큼 문체는 글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고, 또한 쓰는 사람의 스타일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연기가 서툰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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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존재감만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하고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 존재감이란 자기 나름의 스타일

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스타일이 그 사람에게서 생명력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연기력은 글쓰기로 말하면 구성력에 해당한다. 연기력은 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며 기초적인 능

력이지만 연기력 이상으로 배우의 매력 요점이 되는 것은 스타일, 즉 존재감이다. 그리고 이러한 배우

의 스타일이 글쓰기에서는 문체에 해당한다. 사실 연기력은 연기를 하면서 차차 익혀도 된다. 이에

반해 글을 쓰는 것은 배우의 연기력에 해당하는 구성력이 우선 필요하다. 내용 없이 그저 문체나 재

미만으로 글을 쓰면 언젠가는 독자들이 싫증을 내게 된다. 그러므로 글을 제대로 구성할 수 있는 실

력을 쌓지 않으면 프로 작가로 오래가지 못한다. 문체는 개성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연습만으로는

익힐 수 없다. 그러므로 문장을 향상시키려면 우선 구성력을 익히는 것이 지름길이다. 문체를 익히는

것은 그 다음 단계이다.

생명력은 문체에서 배어나온다

좋은 작품을 읽어보면 글이 잘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곳곳에 생명이 깃들여 있다. 즉 문체에서

생명력이 넘친다. 리포트나 백서, 보고서 등에는 생명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내용만 제대로 전달하

면 그만이다. 하지만 전문적인 글쓰기에서는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좋은 문장은 세세한 곳까지 생

명력이 깃들여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나아가 생명력은 문체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문체에는 글쓴

이의 감성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그 글에 자신을 성찰하는 듯한 느낌이 남아 있으면 생명력이

도는 문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을 향한 문장과 남을 향한 문장의 차이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는 일기 종류의 글은 자기 자신에게만 쓰는 것이다. 이런 글은 자신의 내면세계

를 탐험하는 것이며, 언어를 통해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을 선명하게 표현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무언

가 중요한 사실을 깨달은 것 같은데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을 때 글을 쓰면 좀 더 분명히 알 수 있

다. 말하자면 흐릿한 영상 밖으로 떠오르지 않던 것을 글로 써서 초점을 잡는 것인데, 이것을 포커싱

(focusing)작업 이라고 한다. 타인을 독자로 한 글을 쓰는데도,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쓰는 사람이 많

다. 그러면 자신을 위한 글과 구분되지 않고, 의도를 알 수 없는 애매한 글이 되기 쉽다. 그러므로 글

을 쓰기 전에 자신을 향해 쓰는 글인지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글인지를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 한 가

지 주의해야 할 점은, 자신을 향한 글을 쓸 때에, 자신 안에 있는 욕구 불만을 토해내는 배설 행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론 타인이 읽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평소 생각이나 울분, 또는 불만

등을 맘껏 쏟아놓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글은 전혀 창조적이지 못하고, 글쓰기를 연습하는 데도 도

움이 되지 않는다. 이왕 글쓰기를 한다면, 생산적인 작업을 하도록 하자.

2 . 문체는 포지션에 따라 달라진다

문장의 신체성이란 무엇인가

문체(文體)라는 말은 한자로 문장(文章)의 몸(體)이라고 쓰듯이 사람의 신체와 연관이 있다. 문체, 즉

문장에도 몸이 있다. 사람마다 문체가 다르다는 것은 프로 작가가 아니라도 알 수 있다. 글을 읽다보

면, 문장 속에 글쓴이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스며들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나는 이것을 문장의

신체성(身體性)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것은 비단 문체가 다 , 이다로 끝난다든지, 입니다나 합니다

로 끝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문체는 문장 전체와 관련이 있다. 이렇게 문체를 깊

이 음미할 수 있는 감성을 기르면 읽는 능력이나 쓰는 능력 모두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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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포지션을 정한다. 문체란 글쓴이가 어떤 입장에서 쓰는가 하는 포지션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

므로 자신이 어떤 포지션에서 서야 할지를 설정하고 나서 글쓰기에 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세상이

나 독자에 대한 포지션을 정하는 방법은, 자기 자신과 얼마나 거리를 유지하느냐와 깊은 관련이 있다.

자기 자신을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 두고 쓰는 사람의 글과, 자기 자신을 문장 속에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의 글은 당연히 차이가 난다. 자기 자신과의 거리감이나 세계와의 거리감, 또는 독자와의 거리감

등이 문장에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바로 이점이 글의 장점이자 글쓰기의 위력이다. 특히 소설을

쓸 경우에는 포지션을 어떻게 취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주인공을 일인칭으로 쓸지, 아니면 삼인칭으

로 묘사할지에 따라 포지션이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글 쓰는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인칭으로 쓸지 삼인칭으로 쓸지 포지션을 정하는 연습을 해보자.

3 . 독창적인 글을 쓴다

작가의 포지션에 따라 글의 구성 방법이 바뀐다

아이에게 말을 할 때와 회사 동료에게 말할 때 자신의 포지션이나 관점은 당연히 달라진다. 그러므로

그에 따라 말하는 태도도 다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자신의 포지션을 정하

고 의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누구를 향해 글을 쓰는지 명확하지 않

을 때이다. 즉, 자신이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지 불분명한 때이다. 보통은 그것을 그다지 의식하

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포지션을 정하는 것이 어렵다. 예를 들어, 글 속에서 여러분!이라고 부른다

해도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인지 애매한 글이 많다.

글을 쓸 때는 글을 전체적으로 구성한 후에, 어떻게 자신의 포지션을 표현해나가는지가 중요하다. 즉

구성력과 문체가 개성 있는 글을 쓰기 위한 주요 관건인데, 구성력만으로는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내

기 어렵다. 문체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같은 키워드를 가지고 글을 써도 모두 다른 글이 되는

이유는 거기에 각각의 문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포지션에 따라 글의 구성 방법이 달라지는 수

도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쓴 『독서력』이라는 책에서는 독서는 스포츠다라는 키 프레이즈가 먼저

들어갔다. 거기에 독서에 대한 나의 자세, 즉 포지션이 명시되어 있다. 즉, 이 책에서는 그 포지션을

우선으로 문장을 구성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처음부터 포지션을 확실히 정하면 그에 따라 문체도

변하고 구성 방법도 달라진다. 예를 들면 나는 이렇게 위대하다든지 나는 호쾌한 인물이다는 포지션

을 처음에 정해놓고, 독자를 가르치는 스타일로 밀고 나가는 방법도 있다.

주관과 객관 사이의 균형을 유지한다

글을 쓸 때에 사물을 설명하는 부분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부분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독

창성의 정도가 결정된다. 예컨대 공무원용 보고서처럼 자신을 완전히 배제한 채 글을 쓰는 것, 즉 독

창성을 완전히 제외한 글도 있고, 반대로 소설처럼 작가가 자신의 생각이나 체험에 대해서만 논하는

것도 있다. 보통은 그 균형을 유지하면서 글을 쓴다. 즉 뭔가에 대해 논함과 동시에, 자신이 어떤 사

람인지도 함께 표현되는 것이다. 그런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는지가 문제다. 글쓰기의 출발점에는 반드

시 느낀다 , 생각한다는 행위가 있다.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없으면 글쓰기의 모티브를 찾을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대상이 필요한데, 이왕이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대상을 정하고 그것에 대해

자신이 어떻게 느꼈는지를 잘 생각해본다. 그 후에 그것을 글쓰기로 연결시킨다. 그저 막연히 좋았다 ,

재미있다 정도로는 글쓰기의 모티브가 되지 못한다. 그냥 재미있다는 말 한 마디로 끝날 뿐이다. 자

원고지 10 장을 쓰는 힘- 14 -

Page 15: 원고지 10장을쓰는 힘sedo.or.kr/board/board_pds/pds_57/F111.pdf · 2005-11-14 · 원고지 10장을쓰는힘 사이토다카시지음/ 황혜숙옮김 루비박스/ 2005년8월

신에게 어떤 점에서 어떻게 재미있다는 생각에서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야 주관적인 글을 쓸 수 있다.

자극을 받으면 독창성이 생긴다

사람들은 흔히 글쓰기에서 개성이나 독창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독창적인 글쓰기가

말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다. 태어나고 자라는 과정, 즉 가정이나 학교 등의 환경이 유난히 특별한 사

람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얼마나 특별한 사람이냐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바깥

세계가 자신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를 표현해보자. 그렇게 자신에게 자극을 받다보면 독창성은 자연

히 생기게 마련이다. 자신에게 생긴 일들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문체는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

다. 결국 문장력을 기르는 길은 자신만의 세계를 탐색해서, 그것을 독창적으로 발휘하는 것이다.

맺음말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1학년 때의 경험이 내가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삼게 된 계기가 된 듯하다. 어느

날 학교에서 인형극을 보고 나서 그것에 대한 감상문을 쓰는 수업이 있었다. 원고지 다섯 장을 썼는

데, 그때 나도 긴 글을 쓸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또 매일 그림일기도 써야 했는데, 고작 그

림을 그리고 누구와 놀았다 정도로 쓰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일 년이 지나자 몇 권이나 되었고, 내

가 그렇게 많은 분량의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결국 글의 내용이야 어

찌됐든 많은 양을 썼다는 자신감이 글 쓰는 원동력이 된 셈이다. 해냈다는 자신감은 그만큼 중요하

다. 따라서 우선 쓰는 것이 고통스럽지 않고, 오히려 목표량을 달성하는 것이 즐거워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수준 높은 글을 쓰기 위한 지름길이다. 원고지 열 장의 벽을 넘으면 스무 장이든 서른 장이든

거뜬히 쓸 수 있다.

원고지 10 장을 쓰는 힘-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