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90 l 사 회 성병대(45) 씨는 지인 이모(68) 씨가 운영하는 부동산 중개 업소 앞에서 대기하다 이 씨가 밖으로 나오자 뒤따라가 미리 준비한 사제총기를 발사했다. 총탄이 빗나가자 이 씨를 뒤쫓아 간 성 씨는 둔기로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린 뒤 인근 오패산터널 쪽으로 달아나 풀숲에 숨었다. 폭행과 총격 의심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성 씨를 추적, 실탄을 사격하는 등 총격전까지 벌인 끝에 그를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 김창호(54) 경위가 사제 총기 총탄에 어깨 뒤쪽을 맞아 숨졌다. 성 씨는 유튜브에서 제작법을 보고 사제총기를 만들었으며, 범행 당시 사제총기 16정과 흉기, 사제폭발물까지 소지한 상태 였다. 경찰은 성 씨가 높은 자존감과 과시적 성향에 비해 사회적 관계 형성에 미숙했고, 성범죄로 수감되면서 경찰·교도관 등 이 자신을 음해한다는 편집증적 사고가 형성된 결과 범행에까 지 이른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과거 수감 생활을 하면서 4차 례 정신분열 또는 정신분열 의증으로 의사 소견을 받아 치료 받은 사실도 있었다. 경찰청은 총기 관련 사고가 잇따르자 총기 안전담당 부서를 본청 계(係)단위에서 과(課)로 격상하고, 사제총기 등 불법 무 기류 사범 신고 포상금을 종전 30만원에서 최고 500만원으로 올리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유명 학원강사가 수능 모의평가 문제 사전유출 6월 2일 전국에서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 나 온 언어영역 일부 문제가 사전에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서울 강남, 노량진 등의 입시학원에서 유명 강사로 이름을 날린 이모(49) 씨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수능 모의평가 전날 학원 강의 도중 국어영역에서 특정 작품이 지문으로 출 제된다며 학생들에게 문제를 유출했다. 그는 평소 절친한 사이였던 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 박모 (53) 씨로부터 출제 내용을 전해들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6월 모의평가 검토위원이던 다른 교사 송모(41) 씨로부터 문제 를 미리 입수했다. 이 씨는 과거부터 현직 교사들과 시험 문제를 거래했고, 박 씨는 이 씨와 교사들 간 거래를 이어주는 브로커였다는 정황 도 나왔다. 구속된 이 씨는 1심에서 징역 10개월, 교사 박 씨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건 · 사고 인천공항서 정초부터 잇단 사건사고…수하물 마비 에 폭파협박, 밀입국까지 새해 첫 일요일인 1월 3일 인천국제공항에 17만6천여 명의 이용객이 몰려 2001년 개항 이후 하루 최다 여객을 기록했다. 당일 오전시간대 여객과 수하물이 대거 몰리자 공항 내 한 조 업사의 수하물 처리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 전체 수하물 컨베 이어 벨트 가운데 1∼2개에서 병목 현상이 일어났다. 이 때문 에 수하물을 제때 싣지 못해 항공기 출발 지연이 잇따르자 많 은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1월 29일에는 인천공항에서 폭발물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오후 4시 30분께 “인천공항 C 입국장 옆 남자 화장실에 폭발 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특공대와 폭발물처리반(EOD)을 긴급 투입해 내부를 정밀 수색했다. 경찰은 화장실에서 가로·세로 30cm 크기의 정사각형 종이 상자를 발견했다. 내부에는 부탄가스 2개, 라이터, 기름통, 생 수통 등이 들어 있었으며 뇌관이나 폭약 등은 발견되지 않았 다. ‘너에게 경고한다, 신이 처벌한다, 마지막 경고다’라는 문구 가 문법이 틀린 아랍어로 인쇄돼 있었다. 경찰은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집단과 연계 가능성도 배제하 지 않고 수사했으나 정작 검거된 협박범은 무직인 36세 한국 인 남성이었고, 테러집단과는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남 성은 음악 전공자로 대학원까지 나왔으나 취업이 되지 않는 현실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들이 인천공항 보안경비망을 뚫고 밀입국한 뒤 도피 하는 사건도 잇따라 ‘대한민국 제1관문’ 인천공항의 보안 실태 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1월 21일 한 중국인 부부가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 면세구 역에서 출국장으로 이동한 뒤 법무부 출국심사대와 보안검색 대를 거쳐 환승 입국 형식으로 국내에 들어오려다 거부당했다. 이들은 공항 안을 배회하다 보안이 허술한 여객터미널 3층 3 번 출국장으로 가 출입문 잠금장치를 강제로 뜯고 밀입국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한 베트남인이 감시 소홀을 틈타 인천공 항 2층 무인자동출입국심사대 게이트를 강제로 열고 불법 입 국했다. 당시 게이트가 강제로 열리면서 경고음이 울렸으나 보 안 직원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출입국 정보를 관계기관이 실시간 공유 하고, 테러 대비 행동탐지 전문요원을 확대 배치하는 등 공항 보안 강화 대책을 마련했다. 비정규직 청년의 열악한 현실 알린 구의역 스크린도 어 사고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 관리 외주업체 은성PSD에서 비 정규직으로 일하던 김모(20) 씨가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졌다. 스크린도어 점검은 2인1조로 하게 돼 있었지만, 김 씨는 인 력 부족을 이유로 단독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메트로는 스크린도어 작업 중이라는 사실조차 사전에 인지하 지 못해 열차를 그대로 운행했다. 김 씨의 사망 당시 소지품은 정비도구와 컵라면 한 개였다. 평소 그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음을 짐작하게 해 많은 시 민이 애통해했다.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 월급은 180만∼220 만원이었지만, 비정규직이던 그의 급여는 140여만원에 불과했 다. 반면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로 불리는 서울메트로 출 신 임직원들은 매월 평균 434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이후 역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는 고인의 넋을 달래

끊이지 않는 관광버스 사고…매번 대형 참사cdnvod.yonhapnews.co.kr/yonhapnewsvod/public/yearbook/2017/A/09_11.pdf · 털 ‘소라넷’으로 확대 개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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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 l 사 회

성병대(45) 씨는 지인 이모(68) 씨가 운영하는 부동산 중개

업소 앞에서 대기하다 이 씨가 밖으로 나오자 뒤따라가 미리

준비한 사제총기를 발사했다. 총탄이 빗나가자 이 씨를 뒤쫓아

간 성 씨는 둔기로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린 뒤 인근 오패산터널

쪽으로 달아나 풀숲에 숨었다.

폭행과 총격 의심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성 씨를 추적,

실탄을 사격하는 등 총격전까지 벌인 끝에 그를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 김창호(54) 경위가 사제

총기 총탄에 어깨 뒤쪽을 맞아 숨졌다.

성 씨는 유튜브에서 제작법을 보고 사제총기를 만들었으며,

범행 당시 사제총기 16정과 흉기, 사제폭발물까지 소지한 상태

였다.

경찰은 성 씨가 높은 자존감과 과시적 성향에 비해 사회적

관계 형성에 미숙했고, 성범죄로 수감되면서 경찰·교도관 등

이 자신을 음해한다는 편집증적 사고가 형성된 결과 범행에까

지 이른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과거 수감 생활을 하면서 4차

례 정신분열 또는 정신분열 의증으로 의사 소견을 받아 치료

받은 사실도 있었다.

경찰청은 총기 관련 사고가 잇따르자 총기 안전담당 부서를

본청 계(係)단위에서 과(課)로 격상하고, 사제총기 등 불법 무

기류 사범 신고 포상금을 종전 30만원에서 최고 500만원으로

올리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 유명 학원강사가 수능 모의평가 문제 사전유출

6월 2일 전국에서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 나

온 언어영역 일부 문제가 사전에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서울 강남, 노량진 등의 입시학원에서 유명 강사로 이름을

날린 이모(49) 씨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수능 모의평가

전날 학원 강의 도중 국어영역에서 특정 작품이 지문으로 출

제된다며 학생들에게 문제를 유출했다.

그는 평소 절친한 사이였던 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 박모

(53) 씨로부터 출제 내용을 전해들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6월 모의평가 검토위원이던 다른 교사 송모(41) 씨로부터 문제

를 미리 입수했다.

이 씨는 과거부터 현직 교사들과 시험 문제를 거래했고, 박

씨는 이 씨와 교사들 간 거래를 이어주는 브로커였다는 정황

도 나왔다. 구속된 이 씨는 1심에서 징역 10개월, 교사 박 씨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건 · 사고

■ 인천공항서 정초부터 잇단 사건사고…수하물 마비에 폭파협박, 밀입국까지

새해 첫 일요일인 1월 3일 인천국제공항에 17만6천여 명의

이용객이 몰려 2001년 개항 이후 하루 최다 여객을 기록했다.

당일 오전시간대 여객과 수하물이 대거 몰리자 공항 내 한 조

업사의 수하물 처리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 전체 수하물 컨베

이어 벨트 가운데 1∼2개에서 병목 현상이 일어났다. 이 때문

에 수하물을 제때 싣지 못해 항공기 출발 지연이 잇따르자 많

은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1월 29일에는 인천공항에서 폭발물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오후 4시 30분께 “인천공항 C 입국장 옆 남자 화장실에 폭발

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특공대와

폭발물처리반(EOD)을 긴급 투입해 내부를 정밀 수색했다.

경찰은 화장실에서 가로·세로 30cm 크기의 정사각형 종이

상자를 발견했다. 내부에는 부탄가스 2개, 라이터, 기름통, 생

수통 등이 들어 있었으며 뇌관이나 폭약 등은 발견되지 않았

다. ‘너에게 경고한다, 신이 처벌한다, 마지막 경고다’라는 문구

가 문법이 틀린 아랍어로 인쇄돼 있었다.

경찰은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집단과 연계 가능성도 배제하

지 않고 수사했으나 정작 검거된 협박범은 무직인 36세 한국

인 남성이었고, 테러집단과는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남

성은 음악 전공자로 대학원까지 나왔으나 취업이 되지 않는

현실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들이 인천공항 보안경비망을 뚫고 밀입국한 뒤 도피

하는 사건도 잇따라 ‘대한민국 제1관문’ 인천공항의 보안 실태

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1월 21일 한 중국인 부부가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 면세구

역에서 출국장으로 이동한 뒤 법무부 출국심사대와 보안검색

대를 거쳐 환승 입국 형식으로 국내에 들어오려다 거부당했다.

이들은 공항 안을 배회하다 보안이 허술한 여객터미널 3층 3

번 출국장으로 가 출입문 잠금장치를 강제로 뜯고 밀입국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한 베트남인이 감시 소홀을 틈타 인천공

항 2층 무인자동출입국심사대 게이트를 강제로 열고 불법 입

국했다. 당시 게이트가 강제로 열리면서 경고음이 울렸으나 보

안 직원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출입국 정보를 관계기관이 실시간 공유

하고, 테러 대비 행동탐지 전문요원을 확대 배치하는 등 공항

보안 강화 대책을 마련했다.

■ 비정규직 청년의 열악한 현실 알린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 관리 외주업체 은성PSD에서 비

정규직으로 일하던 김모(20) 씨가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졌다.

스크린도어 점검은 2인1조로 하게 돼 있었지만, 김 씨는 인

력 부족을 이유로 단독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메트로는 스크린도어 작업 중이라는 사실조차 사전에 인지하

지 못해 열차를 그대로 운행했다.

김 씨의 사망 당시 소지품은 정비도구와 컵라면 한 개였다.

평소 그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음을 짐작하게 해 많은 시

민이 애통해했다.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 월급은 180만∼220

만원이었지만, 비정규직이던 그의 급여는 140여만원에 불과했

다. 반면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로 불리는 서울메트로 출

신 임직원들은 매월 평균 434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이후 역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는 고인의 넋을 달래

사 회 l 291

고, 비정규직이 차별받는 사회 구조를 비판하는 포스트잇이 연

일 붙을 만큼 이 사고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컸다.

경찰 수사는 사고 원인이 된 안전관리 부실 문제뿐만 아니

라 메피아와 서울메트로 간 유착, 횡령·배임 혐의에 이르기까

지 광범위하게 전개됐다. 서울메트로에서 퇴사한 직원들이 은

성PSD 대표 등 고위 임원을 맡는 대가로 사업을 수주하는 등

유착을 의심할 정황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고 이후 서울시는 시내 지하철역을 전수조사하고, 승강장

안전요원 배치를 확대하는 등 현장 안전을 보장할 방안을 마

련했다. 아울러 이번 사고를 계기로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등

지하철 안전 관련 업무를 모두 市직영체제로 전환했다. 서울메

트로 전적자에게 돌아가는 특혜도 없애기로 했다.

■ 국내 최대 음란사이트 ‘소라넷’ 폐쇄

국내 최대 음란 포털인 ‘소라넷’의 핵심 해외서버가 처음으

로 폐쇄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네덜란드와 국제 공조수사를

벌여 현지에 있던 소라넷 핵심 서버를 4월 1일 오전 0시 48분

께 압수수색해 폐쇄했다. 사이트 광고주와 카페운영진, 사이트

에서 도박을 벌인 회원 등 6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소라넷은 몰카(몰래카메라), 복수 음란물(revenge porno·헤

어진 연인에게 앙심을 품고 유포한 성관계 동영상), 집단 성행

위 등 음란물을 공유하는 곳으로 알려진 국내 최대 사이트다.

1999년 ‘소라의 가이드’라는 사이트로 시작해 2003년 음란 포

털 ‘소라넷’으로 확대 개편했다. 추정되는 회원 수는 100만 명

이상이다.

테리 박(Terry Park), 케이 송(Kay Song) 등 가명을 쓰는 운영

진은 일본과 미국에 서버를 두고 운영진을 노출하지 않는 수

법으로 17년간 수사기관 추적을 피했다. 경찰이 미국과 공조수

사하는 사실이 알려지자 서버를 네덜란드 등 유럽으로 옮겼다.

경찰의 서버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 2개월 후인 6월 6일, 소

라넷은 공식 계정 격으로 쓰던 트위터 아이디를 통해 ‘서비스

공식 폐쇄’를 선언했다.

경찰은 외국에 도피 중인 핵심 운영진 소재를 계속 쫓고 있

으나 아직 검거하지 못한 상태다. A(45) 씨 부부 등 운영진 4명

은 동남아시아, 호주 등 여러 나라를 전전하며 경찰 수사망을

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수배 최상위 등급인 적색수배 대상자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서울대를, 나머지 3명은 서울 소재 유

명 대학을 졸업하는 등 명문대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관

심을 끌기도 했다.

■ 끊이지 않는 관광버스 사고…매번 대형 참사

일단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지기 쉬운 관광버스 사고가

올해에도 잇따라 많은 사람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다.

10월 13일 오후 10시 11분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언양분기

점 500m 전방에서 관광버스가 콘크리트 가드레일을 들이받으

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 등 10명이 숨지고 10명

이 다치는 등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승객은 대부분 한화케

미칼의 50∼60대 퇴직자 모임인 ‘육동회’ 회원들이었다. 이들

은 부부 동반으로 4박 5일 중국 여행 후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버스 운전사 이모(48) 씨가 과속으로 달리며 무리하

게 진로 변경을 시도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결론짓고 교통사

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11월 6일 오전 9시 32분 대전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회덕분기점 인근(부산 기점 278㎞)에서는 관광버스

가 도로 옆에 설치된 구조물을 들이받고 넘어지는 바람에 승

객 4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쳤다.

해당 버스는 산악회원들을 태우고 대둔산으로 향하던 길이

었다. 사고는 한 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버스 앞으로 끼

어들자 이를 피하려다 난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은 운전사 포

함 46인승이었으나 실제로는 49명이 탄 것으로 파악됐다. ‘안

전 불감증’으로 더 큰 피해를 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은 끼

어들기로 사고를 유발한 승용차 운전자와 버스 운전사를 모두

구속했다.

7월 17일 오후 5시 54분께 강원 평창군 용평면 영동고속도

로 봉평터널 입구(인천방면 180㎞ 지점)에서는 1차로로 운행하

던 관광버스가 같은 차로에서 앞서 가던 K5 승용차를 들이받

았다. 이 사고로 K5에 타고 있던 20대 여성 4명이 숨지고, 운

전자는 크게 다쳤다. 이어 연쇄 추돌이 발생해 다른 승용차 탑

승자 16명도 부상했다. K5 승용차 탑승자들은 피서차 강릉을

찾았다가 귀경하던 길에 참변을 당했다. 사고를 낸 버스 운전

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사고 당

시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 부산 학교전담경찰관, 여고생과 성관계 ‘파문’

사건 발단은 ‘경찰인권센터’를 운영하는 퇴직 경찰관 장신중

전 총경이 6월 24일 센터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글이었다.

그는 ‘부산지역 2개 경찰서 소속 학교전담경찰관(SPO)이 담당

여고생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했다가 문제가 되자 몰래 의원면

직 처리하고 마무리해버렸다’고 폭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부산지방경찰청이 자체 조사에 착수, 두

SPO가 소속됐던 사하·연제경찰서에서 조직적으로 사건 은

폐와 지방청 보고 누락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두

▲ 5월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내선순환 방면 9-4 승강장.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중 숨진 김모(19) 씨를 추모하는 글귀와 국화꽃이 빼곡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292 l 사 회

경찰서뿐만 아니라 부산청과 경찰청 본청 감찰라인에 이르기

까지 사안 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급기야 경찰청은 6월 30일 본청 소속이 아닌 조종완 경기

남부청 3부장(경무관)을 단장으로 한 특별조사단을 부산으로

파견, 대대적으로 진상 조사와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사하·연제서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에 이르는 전 지휘라인이

었다.

특조단이 7월 12일 발표한 조사 결과는 최초 제기된 의혹과

다르지 않았다. 사하·연제서장은 문제의 SPO들이 사표를 내

기 전 사건 보고를 받고 묵인한 뒤 주무과장(경정)들과 논의해

사건을 덮은 것으로 드러났다. 상위 기관인 부산경찰청의 감

찰·여성청소년계장 역시 사안이 불거지기 전부터 인지하고

도 묵인하거나 사실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문제가 공론화

한 뒤에도 본청에 허위 보고했다. 본청 감찰라인 역시 사건을

보고받고도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

다만 강신명 경찰청장, 이상식 부산경찰청장 등 지휘부는

문제가 SNS로 공론화하기 전까지 관련 보고를 받지 못한 것

으로 특조단은 파악했다. 이에 대해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는 ‘셀프 감찰’의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SPO 2명에게는 최고 수준 징계인 파면 처분이, 이들의

소속 경찰서장 2명에게는 역시 중징계인 정직 처분이 내려졌

다. 이들의 소속 경찰서 과장 5명, 부산경찰청 계장 2명도 감봉

처분되는 등 관계자들이 대거 징계를 받았다. 이상식 부산청

장 등 부산청 지휘부 4명과 본청 감찰라인 간부 2명에게는 지

휘·감독 책임을 물어 서면 경고 조치했다.

경찰청은 이 사건 이후 SPO를 학교폭력 대응과 범죄 예방

이라는 경찰 본연 역할에 집중시키고, 학생 면담에 관한 원칙

을 엄격히 규정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SPO 제도 개선책을 마

련했다.

■ ‘후진국형 사고’ 열차 탈선 잇따라

3월 11일 오후 6시 53분 대전 대덕구 신탄진역과 세종시 부

강면 매포역 사이 경부선 철도 상행선 서울역 기점 148㎞ 부근

에서 화물열차가 탈선했다.

사고는 25량으로 이뤄진 화물열차 8번째 칸과 9번째 칸이

분리되면서 선로를 이탈해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탈

선한 열차가 하행선으로 이탈하는 바람에 경부선 화물열차와

객차의 상·하행선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사고는 열차 1량의

차륜(바퀴)이 파손돼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 달여 뒤인 4월 22일 오전 3시 41분 전남 여수시 율촌면

월산리 율촌역 인근에서 운행 중이던 무궁화호 1517호가 선로

를 벗어났다. 이 사고로 전체 9량(기관차 포함) 가운데 5량이

탈선해 기관차는 전복됐고, 객차 2량이 넘어졌다. 기관사 양모

(53) 씨가 숨지고 부기관사 정모(55) 씨와 승객 7명이 부상했다.

당시 열차는 기존에 이용하던 구간에서 선로 보수공사가 진

행 중이어서 선로를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변경 구간에서

는 시속 35㎞ 이하로 운행해야 했으나 기관사는 규정을 위반

한 채 시속 120㎞ 이상으로 운행하다 사고를 냈다.

■ 대구 서문시장 대형화재…상점 679곳 잿더미

대구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에서 11월 30일 오전 2시 8

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4지구 상가 1층에서 시작된 불은 순

식간에 4층 건물 전체로 확산, 59시간이 지난 12월 2일 오후 1

시 8분에야 진화됐다.

▲ 12월 5일 오후 화재 피해를 입은 대구 서문시장 4지구의 모습. 4지구는 지난달 30일 큰불이 나 사흘 만에 꺼졌다.

이 화재로 건물 내 상점 679곳이 전소됐고, 진화 과정에서

소방관 3명이 다쳤다. 화재 초기 현장에 이르는 길 양쪽에 좌

판 등이 있어 소방차 진입이 어려웠고 의복, 의류, 침구류 등이

불에 타면서 유독가스가 다량 발생하는 등 초기 진압에 장애

요소가 많았다. 1976년에 지어진 건물이라 내부에는 방화벽 역

할을 할 구조물도 없었다.

서문시장은 일제 강점기인 1922년 문을 연 이래 여러 차례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는 2005년 12월 29일 시장 내

6개 지구 가운데 가장 큰 2지구에서 불이 나 건물이 전소한 이

후 11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