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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오류로 당일 시험이 취소되고 대체 과
제로 시험 방식이 바뀐 교과목도 있다. 사회
학 전공 수업인 <대중문화와사회>는 6일 사
캠을 통해 서술식 중간시험이 진행될 예정이
었다. 그러나 시험 시작 직후 60명이 넘는 수
강생이 동시에 접속하며 김성윤 강사(사회학
과)가 게시한 PDF 문제 파일을 여는 것조차
어려웠다. 김 강사는 학생들의 문의를 받고
곧바로 학과 사무실에 연락해 시험 잠정 연기
공지를 요청한 후 답안 제출함을 제한하고,
사캠에 공지문도 게시했다.
공지가 나간 이후에도 일부 수강생은 공지
를 확인하지 못해 시험 답안을 작성했다. 이
들은 서버 오류를 겪지 않아 시험 시작과 동
시에 문제 파일을 확인했고, 공지를 보지 못
해 답안을 이메일로 제출하기도 했다. 김 강
사는 “여러모로 상황이 복잡해져 수강생 및
학과장과 의견을 교환하며 재시험 방식을 논
의했다”며 “동일한 문항으로 대체 과제를 6
월 초까지 제출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대체하
기로 했다”고 밝혔다.
표절방지시스템 사용한 답안 제출, 예상치 못한 혼란 야기
일부 수업에서는 표절방지시스템인 턴잇인
( Turnitin)이 사용되기도 했다. 턴잇인은 중앙
도서관에서 도입했으며, 사캠에서 본 기능을
연계해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
에게 본 프로그램이 최초 사용 시 계약에 동의
하는 과정을 요구해 답안 제출이 지연되는 상
황이 발생했다. 거기에 서버 과부하까지 겹쳐
제출 마감 기한을 넘겨버릴 수밖에 없었다.
<경영통계> 시험을 치른 ㄱ씨는 처음 접한
턴잇인 프로그램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다.
ㄱ씨는 턴잇인을 처음 사용할 때 계약 라이센
스에 동의하라는 팝업창이 실행되는 줄 모르
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ㄱ씨를 포함한 수강생
들은 턴잇인 시스템상의 로딩 지연으로 인해
제출 시간을 넘겼고 여러 학생이 이메일로 답
안을 제출했다.
ㄱ씨는 제출 마감 시간이 지나기 전, 이메
일로 답안을 전송했다. 그러나 사캠에서 마
감 시간이 지나 이메일로 전송한 답안도 중간
시험에 한해 불이익 없이 채점하겠다는 공지
를 확인했다. 그는 “시험을 늦게 제출한 학생
에게 검토가 가능한 시간이 있었다는 점에서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들
혼란스러워 그럴 여유는 없었겠지만, 만약의
경우 부정행위가 이뤄질 수도 있겠다고 느꼈
다”고 전했다.
교수와 학생 간 커뮤니케이션 오류 발생하기도
<마케팅조사>를 담당하는 김용준 교수(경
영학부)는 7일 줌에서 실시간으로 수강생들
에게 시험 문제를 공유했다. 김 교수는 “시험
의 취지를 살리고, 수강생들이 협의하며 시험
을 보는 경우 등 부정 행위를 사전에 방지하
기 위해 모든 문제를 줌으로 한꺼번에 출제했
다”고 전했다.
그러나 학생들 간의 시험 진행 속도에 차이
가 있어 ‘앞에 지나가버린 문제를 보여달라’
는 요청이 이어졌고, 문제 화면이 계속해서
움직였다. 시험 중간에는 김 교수가 줌 서버
오류를 겪어 약 5분 간 줌에 접속하지 못하기
도 했다.
수강생 ㄴ씨는 복수정답 문제가 있다는 공
지사항을 오디오로 전달받아 불편함을 겪었
다고 전했다. 줌으로 시험을 보는 경우 잡음
으로 인해 스피커를 끌 수 있으며, 시험 당시
에도 스피커를 꺼도 된다는 공지를 받았던 상
황이었다. ㄴ씨는 “교수님께서 답을 여러 개
선택할 수 있다는 공지를 오디오로 해 스피커
를 끈 많은 학생이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
며 “채팅창이 아닌 음성 공지를 해서 오히려
소통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앞서 교육혁신센터와 교무처 등은 시스템
상의 오류 위험 및 부정행위 가능성 등의 이
유로 온라인 시험 진행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특히 사캠을 총괄하는 교육혁신센
터는 온라인 시험 대신 레포트 제출 등의 방
법을 이용할 것을 권장했다. 그럼에도 본교
학칙에 따라 중간시험 방식은 필기, 구술, 과
제물 등 담당 교수자의 재량으로 실시될 수
있다.
교육혁신센터 천윤필 팀장은 “어떠한 형태
로든 온라인 시험의 부정행위를 100% 차단
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학생들의 상황이
다양하기에 거기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교무처 수업지원팀
관계자는 “온라인 시험의 공정성 확보 방법
에 대해 고민하고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고 있
다”고 밝혔다.강지수 기자 [email protected]
윤희원 기자 [email protected]
3종합2020년 5월 18일 월요일 1598호
온라인 중간고사, 오류 곳곳에서 발생해
그래픽=임영현 기자 [email protected]
>> 1면에서 이어집니다.
갑작스러운 온라인 강의 시행으로 혼란스러
운 건 교수진도 마찬가지다. 특히 기술적 문
제로 인한 혼란이 크다. 교단에서 수업하던
교수들이 낯선 온라인 프로그램을 다루며 학
생들과 소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병원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수업을
녹화해 업로드하는데 영상 제작에 어려움
을 겪었다. 개인 노트북으로 수업을 녹화하
고 인코딩해야 해 영상이나 음성 품질이 저
하되는 문제가 생겼다. 또 녹화 프로그램인
‘SmartRecorder’의 UI(User Interface, 사용
자에게 컴퓨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
경을 제공하는 설계 내용)가 좋지 않아 제작
환경이 원활하지 못했다. 민 교수는 “학기 초
반에 이 프로그램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고,
동일한 강의를 두세 차례 녹화해야 하는 난감
한 상황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완성된 녹화본을 편집하려면
전문적인 기술 분야에 해당할 정도로 높은 수
준의 프로그램 활용 능력이 요구된다”며 “교
수들이 편집까지 직접 맡아서 하기에는 시간
과 에너지 손실이 무척 클 것”이라고 전했다.
수업시간 단축에 대해 민 교수는 집중적으
로 강의를 진행한 결과라고 답했다. 녹화 강
의의 경우 비대면으로 이뤄져 학생들과의 소
통이 불가능하고 에피소드나 농담, 질의응답
등을 주고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수업자
료에만 집중하게 된다는 것.
민 교수는 “녹화 강의나 실시간 강의에서
느슨한 방식으로 수업하기는 쉽지 않고 대부
분 PPT에 집중해 빠른 속도로 진도를 나가게
된다”며 “만약 온라인 수업시간을 늘리면 집
중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면 강의보다 많
은 콘텐츠를 다뤄 교육 효과가 크지 않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홍영예 교수(호크마교양대학)는 “오프라
인 수업에서는 수업을 산만하게 만드는 요소
들이 많아 중간중간 잔소리를 하게 되는데 온
라인 수업에서는 이런 일이 거의 없다”며 “특
히 출석 체크의 경우 전체 참여자 수를 확인
하고 결석 인원이 없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
어 시간이 단축된다”고 답했다.
유의선 교수(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역시 온라인 강의 수업을 준비하는데 애로
사항이 많았다. 그는 “그림이나 요약 도표,
해설 동영상을 추가해 온라인 강의가 오프
라인 강의보다 준비 시간이 많이 든다”고 말
했다.
실시간 화상 강의 진행 시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는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화상 프로그
램을 이용하면 한 화면에 모든 학생들의 모습
이 한 번에 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유 교수
는 “수업 중 학생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고
자리를 뜨는 경우도 일일이 지적하기 쉽지 않
다”고 전했다.
홍 교수는 4월 셋째 주부터 화상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실시간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전까지 홍 교수는 학생들에게 수업
자료를 제공하고 과제를 점검하는 방식으
로 수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글로 소통하다
보니 교수와 학생 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
지 않는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있어 실시간
강의를 시작했다. 홍 교수는 “화상 강의에
익숙지 않아 여러 기술적인 실수가 있기도
했다”며 “학생들의 전체적인 반응을 볼 수
없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고 답했다.
전자기기마다 다른 프로그램 기능을 사전
에 인지하지 못해 수업에 차질을 빚은 적도
있다. 홍 교수는 “평소에 사용하던 컴퓨터가
아닌 아이패드(iPad)로 실시간 강의를 진행
한 적이 있었다”며 “아이패드로는 줌의 소그
룹 회의 기능을 진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뒤
늦게 알아 당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 강의를 지원하는 교육혁신
센터는 실시간 화상 강의를 위해 줌 라이센
스 60개, 웹 엑스(Webex) 라이센스 300개
를 확보해 요청한 교수들에게 배포했다. 교
육혁신센터 천윤필 팀장은 “줌의 경우, 학교
계정(ewha.ac.kr)을 사용하면 일반 계정에
적용되는 40분 시간제한이 없어 모든 교수
진이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
명했다. 이외에도 구글 행아웃 미트(Google
Hangout Meet), 스카이프(Skype) 등 툴 사
용 안내를 진행했다.
온라인 강의 활용 매뉴얼도 제공했다. 이번
학기 강의를 하는 모든 교수와 강사는 사이버
캠퍼스(사캠) ‘원격수업 활용 매뉴얼’이라는
강의에 가입됐다. 이 강의에서 동영상 제작하
는 법, 실시간 화상 강의 사용법, 사캠에서 온
라인 활동 진행하는 법 등을 안내한다.
천 팀장은 “온라인 강의 진행에 관한 교수
와 학생들의 문의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
다”며 “효과적인 온라인 수업을 위한 티칭 팁
을 제공하는 등 수업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도
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임유나 기자 [email protected]
온라인 강의, 학생과 교수 모두 어려움 겪어
그래픽=이화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