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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오피니언 2017년 5월 15일 월요일 1539호 (제리 카플란) 인공지능의 미래 : 상생과 공존을 위한 통찰과 해법들 - 제리 카플란 지음. 서울: 한스미디어, 2017. 이세돌과 알파고가 벌인 세기의 바둑대결로 많은 관심을 받은 인공지능은 4차 산 업혁명의핵심기술로떠오르며이미우리생활속에자리잡기시작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법정보학 교수이자 인공지능학자인 제리 카플란은 비전문 가들이 궁금해할만한 인공지능과 관련된 다양한 의문들과 속설에 대해 책에 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법, 노동, 사회적 형평성 등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현재 인공지능이 발전해 있는 정도와 전망을 제시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선도해나갈 이화인 여러분이 눈앞에 온 인공지능 시대를 이해하고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길 바라며 이 책을 추천합니다. -중앙도서관,도서관 서포터즈 노연희- 서고 위치: [2층홀 인기도서/4층 일반자료실 006.301 K141a한] 어느 덧 5월이다. 3월에 느꼈던 개강의 설렘이 가고, 시험 보느라 머릿속만 바빴 던 4월이 가고, 이제 과제들 사이를 헤쳐서 열심히 놀아야 하는 5월이다. 종강을 한 달 앞두고 있기도 하다. 새내기 시절에 가장 들뜨고 설렜던 달이 기도 한 5월에, 기회와 일들은 쏟아진다. 연구 논문 대회, 서포터즈, 과제, 해외탐사 등 무지막지하게 쏟아지는 활동 중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도 적어 보인다. 나는 만년 15학점을 듣는, 소위 '졸업할 생 각은 있는걸까 싶은' 평범한 학부생이다. 그러나 지금 내게도 수없이 많은 기회들이 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야속하게도 자신이 잘 해내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때 주 변의 잘나가는 인물을 한번씩 들여다 보 게 된다. 페이스북을 통해 기웃거리는 것 이다. 얘는 벌써 조기졸업이네, 얘는 왜 미 국에 가 있지? 등 온갖 빛나는 일상을 들 여다봤을때, 괜한 심술을 부리게 된다. 빛 나는 것을 보면 샘이 나듯이, 저 일상도 분 명 포장되어있을 거라며 못된 마음을 품 기도 한다. 그러다 나를 들여다보면 문득 내가 잘하고 있다는 믿음은 더 휘청거리 고 있을 뿐이다. 이런 경험을 갖고 있는 것 이 비단 나뿐만은 아니라고 믿는다. 그리 고 그럴 때마다 떠올리면 힘이 되던 교수 님의 말씀을 공유하고 싶다. 살아가다 보면 세상 일이라는 게 참 마 음대로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열심히 하는데 참 안풀릴 때도 있고, 아가다 보면 우울한 일도 많이 생깁니다. 모함도 당해보고, 이불 속에서 하이킥 도 해보고, 배신도 당하고... 참 세상살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그 모든 것을 합쳐서 다 삶입니다. 하나만 약속해주세요. 다른이를 사랑하 기 전에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세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법을 지금 이 청춘에 배워두세요 이 삭막한 경쟁 사회에서, 생존과 생계만 이 화두가 되는 자기 착취 사회에서 여러분 이 절망하려 할때, 여러분을 진정으로 사 랑하는 여러분만이 구해줄 수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지금 자신이 가는 길이 흐릿하고, 비록 다 른 사람들보다 느려보여도 그 안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 편지였다. 특히 내겐, 2년이 지난 지금도 스크린샷으 로 남겨두고 가끔씩 꺼내보는 편지이다. 장학생 심사에 떨어지길 벌써 수십차례, 이젠 떨어져도 '그러려니'하게 되었지만 그 때는 내 노력에 따라주지 않는 결과에 서운 하기도 했다. 의욕만 앞서서 벌였던 내 실수 에 창피도 해보고, 혼도 나면서 이젠 '뭐든지 잘하고 싶은 나'에서 조금은 변한 것 같다. 뭐 든 잘 하는 것보다, 그 과정에서 내가 뭘 잘하 는지를 발견하고자 노력하게 되었다. 내 실수가 자꾸 생각나 창피할 때도 있 지만 그 과정 자체가 '삶'이란 것을 알게 되 었다. 앞서나가는 다른 이들의 뒷모습을 선망하기보다, 자신을 삶 자체를 사랑하 는게 더 중요하단 것을 일깨워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박서현(커미15) 나는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 ‘틀렸다’라는 말이 불편하지 않은 당신에게 “동성애 반대하는 것이죠?”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녁 산책을 하며 대선 토론회 음성을 듣기 위해 이어폰을 꽂은 순간, 제대로 이 해한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질문과 답변 이 들려왔다. 다른 단어를 ‘동성애’로 잘못 들은 것인가 싶어서 인터넷을 켜 확인해봤 지만 내가 이해한 바에는 한 치의 오류도 없었다. 여자임을 반대할 수 있는가. 동양인임을 반대할 수 있는가. 누군가의 정체성을 반 대한다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두고 갑론을 박이 펼쳐졌다. 혹자는 군대 내 동성애를 반대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며 발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성 폭력이 누군가의 성적 지향 때문이 아닌, 위계와 권력관계에서 일어난다는 점을 간 과한 주장이다. 군대 내 성폭력에 반대할 수는 있어도, 군대 내 동성애에 반대할 수 는 없다. 군대 내 이성애를 반대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이제는 대통령이 된 문재인 당시 대선후 보는 본인의 발언을 사과했지만 그 여파는 쉬이 사그러들지 않았다. 여러 인터넷 커 뮤니티에서는 ‘동성애를 할 자유가 있다 면 동성애를 반대할 자유도 있다’, ‘이제는 성소수자의 편을 들지 않겠다’는 둥, 익명 성에 기대 퀴어의 존재를 부정하는 혐오발 언이 쏟아져 나왔다. 교내에는 퀴어 혐오를 비판하는 자보가 붙었다. 그리고 찢어졌다. 대부분 퀴어 인권 에 관해 아주 당연하고 기본적인 내용이 적 혀 있었다. 퀴어는 찬반의 대상이 아니라거 나, 지금 이곳에 함께 존재한다는 지당한 사실이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손짓 몇 번에 찢겨 나갔다. 이러한 행태를 보면 여성 해 방의 터전인 이화라는 구절이 과연 퀴어에 게도 해당되는 것인지 의심된다. 이번 사태를 보며 우리나라에서 퀴어혐 오가 가시적이지 않았던 이유는 혐오의 부 재 때문이 아닌 퀴어 존재의 부정 때문임 을 절감했다. 퀴어의 존재는 수면 위로 떠 오르는 순간 가차없이 공격 당한다. 예컨 대, 퀴어의 목소리를 내는 행사인 퀴어 퍼 레이드에 대해서는 “차별받는 사실은 알 겠으나 조용하고 얌전하게 퍼레이드를 진 행하라”며 시혜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권력을 지닌 사람의 성찰 없는 발언이 대중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지닌 것인지 도 생각해보게 된다. 어떤 이들은 대선 토 론회를 계기로 혐오발언에 대한 허가증이 라도 받은 듯이, 속에 담아두기만 하던 혐 오를 마음껏 방출했다. ‘동성애를 반대한 다’, ‘싫어한다’는 당시 대선후보들의 발언 에 편승해 자신들의 혐오를 당연한 것으 로 만들었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이 자신의 행동 과 내면을 검열하고 고찰해야 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대중에 알려진 사람 이 전파를 통해 혐오를 전달한다면, 대중은 이를 혐오의 표출을 허락하는 상징으로 받 아들일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 지위가 높 은 사람은 자신과 일반인들의 발화가 동일 선상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그것이 누구에게나 마땅히 보장돼야 할 천부인권에 관한 것이라면 더욱. ‘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점을 아예 모 르는 경우는 많지 않겠지만 아직도 일상 생활에서 두 단어를 동의어쯤으로 여기 고 사용하는 사람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틀린 그림 찾기’다. ‘Spot the difference’라 불리던 게임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다른’이 아닌 ‘틀 린’으로 해석된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인 들은 difference와 wrong을 연결시키기 조차 힘겨워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둘 의 차이를 규명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 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다른 것을 틀리다고 부르는 우리나라 의 독특한 특징은 다름을 받아들이기 어 려워하는 사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 다. 자신과 다른 사람을 보면 사람들은 다 양성을 인정하기 보다 자신이 옳기 때문에 상대방은 틀렸다고 쉽게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은 다른 것에 틀렸다는 표현을 사용 함으로써 내면화되고 당연시된다. 논어』에서 공자는 정치를 맡기면 무 엇부터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름을 바로 잡겠다(正名)”고 했다. 즉, 공자는 이름 에 부합하는 실체가 있어야 그 이름이 성 립한다고 말하며 둘의 일치를 중시하였 다. 이처럼 이름은 실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며 이름에는 그를 부르는 사람 의 사상이 내포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둘의 차이를 인지하고는 있지만 그저 습 관처럼 둘을 혼용하여 사용하는 것 뿐이 라고 항변할 수 있겠으나, 그것은 말 한마 디 한마디의 엄청난 힘을 간과한 변명일 뿐이다. 다른 것을 틀리다고 표현함으로써 사회 에서 공존의 미학은 점차 사라지고 자신 과 다른 모든 것은 자연히 극복해야 하는 틀림의 대상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다. 그 러므로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한 사회 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과 다른 대상을 이 해하고 그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 임을 인식하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물론 객관적으로 틀린 것에는 틀렸다고 주장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겠으나 당 장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다름을 인 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인식하 지 못한 채 아무렇지 않게 넘기던 표현 하 나의 엄청난 힘을 인지하고 당신의 편했던 귀가 불편해졌기를 바란다. 이명진 사진부 부장 박선 영문14 퀴어 혐오의 비가시성 혐오의 부재가 아닌 존재의 부정 때문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이해와 인정으로 찾을 공존의 미학 교수님의 편지 다음 주면 이화의 차기 총장이 선출된 다. 이번 총장 선거는 일반적인 때와 다 르다. 차기 총장이 처리해야할 현안이 많아 교수평의회가 총장후보 연령제한 을 유지하길 바랐을 정도다. 207일(15일 기준) 동안 비어있던 총장의 자리를 채 울 선출인 만큼 차기 총장의 사명은 남 다를 것이다. 총장후보들은 이를 의식해 각각의 출 사표를 던졌다. 학내 구성원 간 소통 문 제, 학내 구조 및 거버넌스 개혁 등 꾸준 히 유권자들이 목소리를 내어 온 사안에 대한 공약을 공통적으로 내걸고 있다. 세 세한 차이는 있겠지만, 소통의 창구를 마 련하고 거버넌스를 재정립한다는 점은 비슷하다. 이러한 공약 외에도 오랜 공석 이 남긴 주요 업무도 해결해야할 차기 총 장은 취임 후 바로 시작할 일이 많다. 이런 흐름은 얼마 전 우리나라의 모습 과 유사하다. 미래라이프대 사태와 함께 이어진 국정농단 사태, 촛불 시위로 이 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른바 ‘무정부 상태’가 계속됐다. 국가적 혼란 에 국민들은 혼란을 야기한 고질적 사회 구조를 개혁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차기 대통령을 바랐다. 국민의 염원에 발맞춰 ‘준비된 대통령’ 이라는 슬로건으로 9일 대선에 승리한 문 재인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 파격적인 행 보를 걷고 있다. 국내 언론사 역시 쉴 새 없이 공약을 이행하는 문재인 정부에 대 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국가 요직 임명, 검찰 개혁, 중국·일본 등과의 외교, 국정 교과서 폐기 등 문 대통령의 빠른 행동력 이 일간지를 장식하고 있다. 이전 정부와 달리 소통하는 모습이 보이자 국민도 앞 으로의 정부에 기대를 품고 있다. 이화의 구성원이 주목하고 있는 차기 총장도 마찬가지다. 공약으로 총장후보 의 가치관 또는 경영철학 등을 판단해 가려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이 공약 들을 이행할 수 있는지, 남은 과제들을 해결하고 새로운 토대를 갖출 추진력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해야한다. 각 총장후 보가 내세운 공약만 살피면 크게 흠잡 을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공약은 글 로 존재할 때가 아니라 이행할 때 의미 가 있는 것이다. 현재의 이화는 올바른 교육철학을 기본으로 지니고 유능한 업 무능력을 가진 총장이 필요하다. 유권자들은 유명무실한 공약은 아닌 지 총장후보들은 선거일까지 이뤄질 정 책토론회 등에서 자신의 실행력을 충분 히 어필해야한다. 하루 빨리 바로 서야 할 이화를 위해 총장후보에 대한 유권자 들의 관심과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 공약 실행력 판단해 총장후보 가려내야 금주의 책 최미곤 만평기자 [email protected] 0412~0511 중도 대출순위 제공=중앙도서관 순위 서명 저자 발행처 발행년도 1 성격심리학 Cervone, Daniel 시그마프레스 2015 2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James, E. L. 시공사 2012 3 (만화) 토지 박경리 마로니에북스 2015 4 역사와 이데올로기 : 서양 역사학의 유럽중 심주의에 대한 비판적 검토. 1 강철구 용의숲 2004 5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 사진의 작은 역사 (외) Benjamin, Walter. 2007 6 食客 허영만 김영사 2003- 7 (플라톤의) 국가(政體) 개정 증보판. Plato 서광사 2005 8 내 이름은 빨강 : 오르한 파묵 장편소설 Pamuk, Orhan 민음사 2004 9 (2017 시나공) 컴퓨터활용능력 1급 실기 길벗 R&D 길벗 2016 10 百의 그림자 : 황정은 장편소설 황정은 민음사 2010

나는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pdfi.ewha.ac.kr/1539/153910.pdf · 사진의 작은 역사 (외) Benjamin, Walter. 길 2007 6 食客 허영만 김영사 2003-7 (플라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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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나는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pdfi.ewha.ac.kr/1539/153910.pdf · 사진의 작은 역사 (외) Benjamin, Walter. 길 2007 6 食客 허영만 김영사 2003-7 (플라톤의)

10 오피니언 2017년 5월 15일 월요일 1539호

(제리 카플란) 인공지능의 미래 : 상생과 공존을 위한 통찰과 해법들

- 제리 카플란 지음. 서울: 한스미디어, 2017.

이세돌과 알파고가 벌인 세기의 바둑대결로 많은 관심을 받은 인공지능은 4차 산

업혁명의 핵심기술로 떠오르며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법정보학 교수이자 인공지능학자인 제리 카플란은 비전문

가들이 궁금해할만한 인공지능과 관련된 다양한 의문들과 속설에 대해 책에

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법, 노동, 사회적 형평성 등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현재 인공지능이 발전해 있는 정도와 전망을 제시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선도해나갈 이화인 여러분이 눈앞에 온 인공지능 시대를 이해하고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길 바라며 이 책을 추천합니다. -중앙도서관,도서관 서포터즈 노연희-

서고 위치: [2층홀 인기도서/4층 일반자료실 006.301 K141a한]

어느 덧 5월이다. 3월에 느꼈던 개강의

설렘이 가고, 시험 보느라 머릿속만 바빴

던 4월이 가고, 이제 과제들 사이를 헤쳐서

열심히 놀아야 하는 5월이다. 종강을 한

달 앞두고 있기도 하다.

새내기 시절에 가장 들뜨고 설렜던 달이

기도 한 5월에, 기회와 일들은 쏟아진다.

연구 논문 대회, 서포터즈, 과제, 해외탐사

등 무지막지하게 쏟아지는 활동 중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도 적어 보인다.

나는 만년 15학점을 듣는, 소위 '졸업할 생

각은 있는걸까 싶은' 평범한 학부생이다.

그러나 지금 내게도 수없이 많은 기회들이

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야속하게도 자신이

잘 해내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때 주

변의 잘나가는 인물을 한번씩 들여다 보

게 된다. 페이스북을 통해 기웃거리는 것

이다. 얘는 벌써 조기졸업이네, 얘는 왜 미

국에 가 있지? 등 온갖 빛나는 일상을 들

여다봤을때, 괜한 심술을 부리게 된다. 빛

나는 것을 보면 샘이 나듯이, 저 일상도 분

명 포장되어있을 거라며 못된 마음을 품

기도 한다. 그러다 나를 들여다보면 문득

내가 잘하고 있다는 믿음은 더 휘청거리

고 있을 뿐이다. 이런 경험을 갖고 있는 것

이 비단 나뿐만은 아니라고 믿는다. 그리

고 그럴 때마다 떠올리면 힘이 되던 교수

님의 말씀을 공유하고 싶다.

살아가다 보면 세상 일이라는 게 참 마

음대로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열심히 하는데 참 안풀릴 때도 있고, 살

아가다 보면 우울한 일도 많이 생깁니다.

모함도 당해보고, 이불 속에서 하이킥

도 해보고, 배신도 당하고...

참 세상살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그 모든 것을 합쳐서 다 삶입니다.

하나만 약속해주세요. 다른이를 사랑하

기 전에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세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법을

지금 이 청춘에 배워두세요

이 삭막한 경쟁 사회에서, 생존과 생계만

이 화두가 되는 자기 착취 사회에서 여러분

이 절망하려 할때, 여러분을 진정으로 사

랑하는 여러분만이 구해줄 수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지금 자신이 가는 길이 흐릿하고, 비록 다

른 사람들보다 느려보여도 그 안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 편지였다.

특히 내겐, 2년이 지난 지금도 스크린샷으

로 남겨두고 가끔씩 꺼내보는 편지이다.

장학생 심사에 떨어지길 벌써 수십차례,

이젠 떨어져도 '그러려니'하게 되었지만 그

때는 내 노력에 따라주지 않는 결과에 서운

하기도 했다. 의욕만 앞서서 벌였던 내 실수

에 창피도 해보고, 혼도 나면서 이젠 '뭐든지

잘하고 싶은 나'에서 조금은 변한 것 같다. 뭐

든 잘 하는 것보다, 그 과정에서 내가 뭘 잘하

는지를 발견하고자 노력하게 되었다.

내 실수가 자꾸 생각나 창피할 때도 있

지만 그 과정 자체가 '삶'이란 것을 알게 되

었다. 앞서나가는 다른 이들의 뒷모습을

선망하기보다, 자신을 삶 자체를 사랑하

는게 더 중요하단 것을 일깨워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박서현(커미15)

나는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

‘틀렸다’라는 말이 불편하지 않은 당신에게

“동성애 반대하는 것이죠?”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녁 산책을 하며 대선 토론회 음성을

듣기 위해 이어폰을 꽂은 순간, 제대로 이

해한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질문과 답변

이 들려왔다. 다른 단어를 ‘동성애’로 잘못

들은 것인가 싶어서 인터넷을 켜 확인해봤

지만 내가 이해한 바에는 한 치의 오류도

없었다.

여자임을 반대할 수 있는가. 동양인임을

반대할 수 있는가. 누군가의 정체성을 반

대한다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두고 갑론을

박이 펼쳐졌다. 혹자는 군대 내 동성애를

반대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며 발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성

폭력이 누군가의 성적 지향 때문이 아닌,

위계와 권력관계에서 일어난다는 점을 간

과한 주장이다. 군대 내 성폭력에 반대할

수는 있어도, 군대 내 동성애에 반대할 수

는 없다. 군대 내 이성애를 반대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이제는 대통령이 된 문재인 당시 대선후

보는 본인의 발언을 사과했지만 그 여파는

쉬이 사그러들지 않았다. 여러 인터넷 커

뮤니티에서는 ‘동성애를 할 자유가 있다

면 동성애를 반대할 자유도 있다’, ‘이제는

성소수자의 편을 들지 않겠다’는 둥, 익명

성에 기대 퀴어의 존재를 부정하는 혐오발

언이 쏟아져 나왔다.

교내에는 퀴어 혐오를 비판하는 자보가

붙었다. 그리고 찢어졌다. 대부분 퀴어 인권

에 관해 아주 당연하고 기본적인 내용이 적

혀 있었다. 퀴어는 찬반의 대상이 아니라거

나, 지금 이곳에 함께 존재한다는 지당한

사실이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손짓 몇 번에

찢겨 나갔다. 이러한 행태를 보면 여성 해

방의 터전인 이화라는 구절이 과연 퀴어에

게도 해당되는 것인지 의심된다.

이번 사태를 보며 우리나라에서 퀴어혐

오가 가시적이지 않았던 이유는 혐오의 부

재 때문이 아닌 퀴어 존재의 부정 때문임

을 절감했다. 퀴어의 존재는 수면 위로 떠

오르는 순간 가차없이 공격 당한다. 예컨

대, 퀴어의 목소리를 내는 행사인 퀴어 퍼

레이드에 대해서는 “차별받는 사실은 알

겠으나 조용하고 얌전하게 퍼레이드를 진

행하라”며 시혜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권력을 지닌 사람의 성찰 없는 발언이

대중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지닌 것인지

도 생각해보게 된다. 어떤 이들은 대선 토

론회를 계기로 혐오발언에 대한 허가증이

라도 받은 듯이, 속에 담아두기만 하던 혐

오를 마음껏 방출했다. ‘동성애를 반대한

다’, ‘싫어한다’는 당시 대선후보들의 발언

에 편승해 자신들의 혐오를 당연한 것으

로 만들었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이 자신의 행동

과 내면을 검열하고 고찰해야 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대중에 알려진 사람

이 전파를 통해 혐오를 전달한다면, 대중은

이를 혐오의 표출을 허락하는 상징으로 받

아들일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 지위가 높

은 사람은 자신과 일반인들의 발화가 동일

선상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그것이 누구에게나 마땅히 보장돼야

할 천부인권에 관한 것이라면 더욱.

‘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점을 아예 모

르는 경우는 많지 않겠지만 아직도 일상

생활에서 두 단어를 동의어쯤으로 여기

고 사용하는 사람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틀린 그림 찾기’다.

‘Spot the difference’라 불리던 게임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다른’이 아닌 ‘틀

린’으로 해석된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인

들은 difference와 wrong을 연결시키기

조차 힘겨워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둘

의 차이를 규명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

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다른 것을 틀리다고 부르는 우리나라

의 독특한 특징은 다름을 받아들이기 어

려워하는 사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

다. 자신과 다른 사람을 보면 사람들은 다

양성을 인정하기 보다 자신이 옳기 때문에

상대방은 틀렸다고 쉽게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은 다른 것에 틀렸다는 표현을 사용

함으로써 내면화되고 당연시된다.

논어』에서 공자는 정치를 맡기면 무

엇부터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름을 바로

잡겠다(正名)”고 했다. 즉, 공자는 이름

에 부합하는 실체가 있어야 그 이름이 성

립한다고 말하며 둘의 일치를 중시하였

다. 이처럼 이름은 실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며 이름에는 그를 부르는 사람

의 사상이 내포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둘의 차이를 인지하고는 있지만 그저 습

관처럼 둘을 혼용하여 사용하는 것 뿐이

라고 항변할 수 있겠으나, 그것은 말 한마

디 한마디의 엄청난 힘을 간과한 변명일

뿐이다.

다른 것을 틀리다고 표현함으로써 사회

에서 공존의 미학은 점차 사라지고 자신

과 다른 모든 것은 자연히 극복해야 하는

틀림의 대상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다. 그

러므로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한 사회

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과 다른 대상을 이

해하고 그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

임을 인식하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물론 객관적으로 틀린 것에는 틀렸다고

주장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겠으나 당

장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다름을 인

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인식하

지 못한 채 아무렇지 않게 넘기던 표현 하

나의 엄청난 힘을 인지하고 당신의 편했던

귀가 불편해졌기를 바란다.

이명진

사진부 부장

박선

영문14

퀴어 혐오의 비가시성

혐오의 부재가 아닌

존재의 부정 때문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이해와 인정으로 찾을

공존의 미학

교수님의 편지

다음 주면 이화의 차기 총장이 선출된

다. 이번 총장 선거는 일반적인 때와 다

르다. 차기 총장이 처리해야할 현안이

많아 교수평의회가 총장후보 연령제한

을 유지하길 바랐을 정도다. 207일(15일

기준) 동안 비어있던 총장의 자리를 채

울 선출인 만큼 차기 총장의 사명은 남

다를 것이다.

총장후보들은 이를 의식해 각각의 출

사표를 던졌다. 학내 구성원 간 소통 문

제, 학내 구조 및 거버넌스 개혁 등 꾸준

히 유권자들이 목소리를 내어 온 사안에

대한 공약을 공통적으로 내걸고 있다. 세

세한 차이는 있겠지만, 소통의 창구를 마

련하고 거버넌스를 재정립한다는 점은

비슷하다. 이러한 공약 외에도 오랜 공석

이 남긴 주요 업무도 해결해야할 차기 총

장은 취임 후 바로 시작할 일이 많다.

이런 흐름은 얼마 전 우리나라의 모습

과 유사하다. 미래라이프대 사태와 함께

이어진 국정농단 사태, 촛불 시위로 이

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른바

‘무정부 상태’가 계속됐다. 국가적 혼란

에 국민들은 혼란을 야기한 고질적 사회

구조를 개혁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차기

대통령을 바랐다.

국민의 염원에 발맞춰 ‘준비된 대통령’

이라는 슬로건으로 9일 대선에 승리한 문

재인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 파격적인 행

보를 걷고 있다. 국내 언론사 역시 쉴 새

없이 공약을 이행하는 문재인 정부에 대

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국가 요직 임명,

검찰 개혁, 중국·일본 등과의 외교, 국정

교과서 폐기 등 문 대통령의 빠른 행동력

이 일간지를 장식하고 있다. 이전 정부와

달리 소통하는 모습이 보이자 국민도 앞

으로의 정부에 기대를 품고 있다.

이화의 구성원이 주목하고 있는 차기

총장도 마찬가지다. 공약으로 총장후보

의 가치관 또는 경영철학 등을 판단해

가려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이 공약

들을 이행할 수 있는지, 남은 과제들을

해결하고 새로운 토대를 갖출 추진력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해야한다. 각 총장후

보가 내세운 공약만 살피면 크게 흠잡

을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공약은 글

로 존재할 때가 아니라 이행할 때 의미

가 있는 것이다. 현재의 이화는 올바른

교육철학을 기본으로 지니고 유능한 업

무능력을 가진 총장이 필요하다.

유권자들은 유명무실한 공약은 아닌

지 총장후보들은 선거일까지 이뤄질 정

책토론회 등에서 자신의 실행력을 충분

히 어필해야한다. 하루 빨리 바로 서야

할 이화를 위해 총장후보에 대한 유권자

들의 관심과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

공약 실행력 판단해 총장후보 가려내야

금주의 책

최미곤 만평기자 [email protected]

0412~0511 중도 대출순위 제공=중앙도서관

순위 서명 저자 발행처 발행년도

1 성격심리학 Cervone, Daniel 시그마프레스 2015

2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James, E. L. 시공사 2012

3 (만화) 토지 박경리 마로니에북스 2015

4역사와 이데올로기 : 서양 역사학의 유럽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 검토. 1

강철구 용의숲 2004

5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 사진의 작은 역사 (외)

Benjamin, Walter. 길 2007

6 食客 허영만 김영사 2003-

7 (플라톤의) 국가(政體) 개정 증보판. Plato 서광사 2005

8 내 이름은 빨강 : 오르한 파묵 장편소설 Pamuk, Orhan 민음사 2004

9 (2017 시나공) 컴퓨터활용능력 1급 실기 길벗 R&D 길벗 2016

10 百의 그림자 : 황정은 장편소설 황정은 민음사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