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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기술동향 2019. 8. 21. 2 www.iitp.kr * I. 서론 미디어 콘텐츠 영역에서 혁신이라 불렸던 신기술의 등장 시기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진단하는 시점과 거의 일치한다. 그간 새로운 혁신기술이 추구했던 방향성은 의문의 여지 없이 ‘스마트함’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방향성은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여전히 진행형으로 존재하고 있다. * 본 내용은 김광제 교수(☎ 02-2290-0443, [email protected])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본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이며 IITP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방송영상 콘텐츠 영역에서 혁신기술에 대한 적극적 수용과 이에 따른 변화가 본격화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부터이다. 미디어 콘텐츠를 차별화된 방식으로 진화시키는 다양한 기술이 대거 등장하면서, 다른 어떤 영역보다도 혁신적 문화를 적극 수용하는 풍토가 자리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스마트화를 이끌었던 혁신적 기술과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며 익숙해졌다. 그리고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기술과 서비스를 적극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영역에서는 기반 환경이 다소 미비해 단순히 실험적 수준에 머물렀던 기술과 아이디어도 존재한다. 2019년 미디어 콘텐츠 시장 과 산업은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반 환경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 고에서는 기술혁신과 시장의 추동에 의해 전환기를 맞게 될 방송영상 콘텐츠 시장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향후 전개될 혁신적 콘텐츠 시장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chapter 1 미디어 콘텐츠, 스마트화를 위한 역동적 진화 김광제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 기획시리즈

미디어 콘텐츠, 스마트화를 위한 역동적 진화...미디어 콘텐츠 영역에서 혁신이라 불렸던 신기술의 등장 시기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진단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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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미디어 콘텐츠, 스마트화를 위한 역동적 진화...미디어 콘텐츠 영역에서 혁신이라 불렸던 신기술의 등장 시기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진단하는

주간기술동향 2019. 8. 21.

2 www.iitp.kr

*

I. 서론

미디어 콘텐츠 영역에서 혁신이라 불렸던 신기술의 등장 시기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진단하는 시점과 거의 일치한다. 그간 새로운 혁신기술이 추구했던 방향성은 의문의 여지없이 ‘스마트함’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방향성은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여전히 진행형으로 존재하고 있다.

* 본 내용은 김광제 교수(☎ 02-2290-0443, [email protected])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본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이며 IITP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방송영상 콘텐츠 영역에서 혁신기술에 대한 적극적 수용과 이에 따른 변화가 본격화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부터이다. 미디어 콘텐츠를 차별화된 방식으로 진화시키는 다양한 기술이 대거 등장하면서, 다른 어떤 영역보다도 혁신적 문화를 적극 수용하는 풍토가 자리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스마트화를 이끌었던 혁신적 기술과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며 익숙해졌다. 그리고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기술과 서비스를 적극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영역에서는 기반 환경이 다소 미비해 단순히 실험적 수준에 머물렀던 기술과 아이디어도 존재한다. 2019년 미디어 콘텐츠 시장과 산업은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반 환경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 고에서는 기술혁신과 시장의 추동에 의해 전환기를 맞게 될 방송영상 콘텐츠 시장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향후 전개될 혁신적 콘텐츠 시장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chapter 1

미디어 콘텐츠, 스마트화를 위한 역동적 진화

•••김광제 ‖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

기획시리즈

Page 2: 미디어 콘텐츠, 스마트화를 위한 역동적 진화...미디어 콘텐츠 영역에서 혁신이라 불렸던 신기술의 등장 시기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진단하는

방송·스마트미디어콘텐츠

정보통신기획평가원 3

1990년 이전 대중화된 미디어 콘텐츠의 대명사는 방송 콘텐츠였다. 방송 콘텐츠의 전

달방식은 일방적이었다. 생산 및 공급자였던 플랫폼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각 가정으로 콘

텐츠를 송신하고, 이를 개별 가정의 TV수상기가 받아서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식이었다. 방송 콘텐츠의 한계는 곧 기술의 한계였으며, 콘텐츠를 주고받는 모든 구조는

일방향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변화의 계기는 방송 콘텐츠의 디지털화에서 비롯되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될 수 있다

(Being Digital)는 가능성이 제시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제작환경이 달라졌으며, 시청

자와 소통할 수 있는 방식에 변화가 일면서 채널의 한계들이 극복되기 시작했다. 아날로그

환경과 비교할 때, 동일 품질의 방송 콘텐츠와 서비스를 몇 배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는

다채널 환경에서 품질 높은 콘텐츠 공급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겪었다. TV 수상기가 기술

적으로 고화질 경쟁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점이다.

2000년 이후 플랫폼의 변화도 급격히 이루어졌다. 지상파방송 중심의 단순 시장은 다양한 형태의 기술에 기반을 둔 유료방송 플랫폼들로 새롭게 재편되었다. 2002년 위성방송, 2004년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2008년 IPTV에 이르기까지 변화는 매우 신속했다. 플랫폼의 다양화에 따라 콘텐츠 영역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들이 등장했다. 일방향적 틀을 벗어나는 양방향 콘텐츠를 시도하는 움직임들이었다. 시청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한 방송 콘텐츠, 통신 서비스와 결합된 방송 콘텐츠,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3D 콘텐츠, 시청자 기호에 맞춰진 맞춤형 콘텐츠 등은 실험적 방송 콘텐츠를 대변하는 대표적 키워드들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가운데 상용화에 있어서 명확하게 성공이라는 이름을 내걸 만큼 성과를 거둔 영역은 그다지 많지 않다. 여전히 실험적 시도를 지속하는 가운데, 혁신적 콘텐츠는 미래 어느 시점 도달해야 할 목표처럼 여겨졌다. 디지털화 이후 방송 플랫폼의 성공과 변신에 비하면, 콘텐츠 영역의 발전은 다소 더뎠던 것으로 보인다.

II.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미디어 콘텐츠 스마트화

그러나 2019년은 방송영상 콘텐츠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과거와는 분명 달라

보인다. 그 이유는 디지털화가 촉발했던 시기만큼 큰 변화를 조심스럽게 예측해 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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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탓이다. 방송 콘텐츠 혁신의 키워드로 꼽히는 5G(Fifth Generation), 인공지능, 빅

데이터, 블록체인 등의 기반 기술이 방송 콘텐츠 영역으로 빠른 속도로 스며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발전이 촉발되는 환경

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야기하고 있는 혁신기술들은 사회적으로 그리고

기술적으로 주목받으면서, 방송 콘텐츠 산업계에 조용히 그러나 깊숙하게 파고들고 있다.

기존 콘텐츠의 한계를 뛰어넘는 제작환경이 마련되고, 이용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콘텐츠

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등장하는 등 과거와는 사뭇 다른 미디어 환경이 구축되고 있다.

혁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시장 그리고 산업 내부의 경쟁

이 가시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고 있다.

1. 가능성의 문을 열어젖힌 5G

통신 업계는 2019년을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이유는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인 5G의 보급 및 확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6]. 이는 콘텐츠의 수신품질이 기존보다 월등한 수준으로 개선되어 이용자들의 콘텐츠 활용도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극대화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재 이용자 대다수가 활용하고 있는 4G에 비해 5G가 갖는 가능성을 생각해 보면, 그 의미는 보다 명확해진다. 5G는 속도 면에서 20배 이상 빠르다. 영화 콘텐츠 한편을 받는데 걸렸던 시간이 4G 환경에서 16초였다면, 5G에서는 0.8초에 불과하다. 끊김 없는 안정된 환경은 덤이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가능성이 곧 현실이 될 수 있다. 360도 영상, 양방향 콘텐츠, 증강현실 그리고 가상현실 모두 대역폭과 속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우리 곁에 다가서는 상용 서비스로 자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2],[6]. 과거 이러한 서비스들이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렀던 이유는 5G와 같은 앞선 통신환경을 비롯한 다양한 기반환경이 구축되지 못했던 탓이다. 과거 360도 영상, 양방향 콘텐츠, 증강현실 등의 콘텐츠는 다루기에 힘겨웠고, 이용하려 해도 활성화되지 못한 탓에 시장의 콘텐츠 제작 및 공급은 턱없이 부족했다.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내용들이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동통신 3사 모두 5G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비록 여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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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은 서비스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부분도 있지만, 이동통신사들은

5G가 가져올 변화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실험적 수준에 머물렀던 VR, AR 콘텐

츠 영역은 가장 주목받는 영역으로 꼽힌다. 각 사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KT는 VR 콘텐츠

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가 적극 수용되도록 할 촉매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이

분야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VR 유형 가운데 공간 기반의 VR 사업에 힘을 쏟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쟁사업자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VR 콘텐츠

에 공을 들이기는 매한가지다. 다만, 서비스 활성화의 방식을 한류스타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으로 잡고 있다. LG유플러스는 VR 전용 플랫폼과 유튜브에서 자신들이 선점한 콘텐

츠를 독점 제공할 계획이다. VR 전용 플랫폼은 2019년 2월 출시되었다. 현재 “태양의

서커스”라는 세계적 수준의 공연을 360도 영상으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스포

츠,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과 LG유플러스가 그간 자체 제작 혹은 지원해 왔던 오리지널

콘텐츠 등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6]. 더불어 스포츠 중계 분야에서도 360도 VR 생중

계를 통해 일반 방송 중계 화면이 담지 못하는 현장의 감각을 고스란히 안방의 시청자들에

게 전달할 계획을 갖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사가 확보한 콘텐츠 및 서비스 플랫폼을 확대

해 시장영향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OTT 서비스 ‘옥수수’와 국내 지상파

방송사 3사 연합으로 구성된 OTT 서비스 ‘푹(Pooq)’을 통합하는 업무협약체결(MOU)을

맺은 것도 시장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CES 2019에서는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

사인 싱클레어(Sinclair)와 합작회사를 설립할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이다

[6]. 5G의 변화는 언뜻 통신영역에 국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통신망을 통한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에 한정되지 않는다. 통신과 방송의 경계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미디어 콘텐

츠 혁신은 주로 기술 기반이 강한 통신영역에서 먼저 제시되고 있을 뿐이다. 혁신기술과

서비스는 방송 콘텐츠 영역의 변화도 동시에 적극 추동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양방향 콘텐츠 활용은 적절한 예가 될 수 있다. 넷플릭스는 2018년 12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Black Mirror: Bandersnatch)>라는 제목의 양방향 영화 콘텐츠

를 공개했다.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가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초현실적 상황에 빠지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블랙미러: 밴더스내치>의 시작은 2011년이었다. 이후 4개의 시즌으로 이어져 오다,

2018년 말 전작과는 달리 시청자가 직접 스토리를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으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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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제작했다. 시청자의 선택이 결말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 영화의 플레이 타임도 전부 제

각각이다. 여러 선택지를 재차 재생하다 보면

각 선택지에 따른 완성도의 차이도 나타난다.

최종 엔딩을 보기 전에는 플래시백을 통해 끊

임없는 선택을 할 수 있어 시청 시간이 최소

40분부터 최대 5시간까지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시청자와 상호작용을 통해 강력한 몰입감과 희열을 느끼게 한다[8]. 넷플

릭스의 실험적 콘텐츠 제작 및 배포 역량은 향후 더욱 강화될 것이다. 우리의 안방극장을

노크할 혁신적 콘텐츠는 더욱 늘 수밖에 없음을 짐작하게 한다.

2.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미디어 콘텐츠 큐레이션

인공지능 기술과 방송 콘텐츠를 연결 짓는 것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상관성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탓이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은 미디어 콘텐츠 산업에 상당히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미디어 콘텐츠 큐레이션 영역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콘텐츠 큐레이션은 빅데이터의 수집·관리·분석과 관련한 기술의 발전에 힘입은바가 크다. 여기서 빅데이터란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나타난 새로운 데이터 형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빅데이터는 대용량의 데이터가 수집, 분석될 수 있는 컴퓨팅 파워가 개선되면서 등장한 용어로, 컴퓨터로 분석될 수 있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관념적으로 지칭하는 용어이다[5]. 최홍규(2015)는 이러한 빅데이터를 사업적 목적으로 수집하고 가치를 창출해 내는 대표적 영역이 바로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으며, 최근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콘텐츠를 분석하고 노출시키는 앱 인덱싱(app indexing)1) 기술까지 등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미디어 콘텐츠의 핵심은 결국 빅데이터 기술에서 비롯되었으며, 콘텐츠 큐레이션 비즈니스의 토대가 바로 4차 산업혁명의

1) 안드로이드 4.4(코드명 킷캣)에 포함되어 있는 기능으로, 구글 모바일 검색 결과와 앱의 특정 콘텐츠를 서로 연결해준다. 앱 안에 있는 콘텐츠도 구글의 검색에서 노출시켜주고 웹페이지가 아닌 특정 앱을 실행시켜 내용을 보여준다. 다만, 모바일 개발자들이 앱 인덱싱에 노출되기 위해서는 ‘딥링크(deeplink)’를 지원하도록 앱을 추가 개발해야 하고 관련 웹페이지가 존재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8].

[그림 1] 넷플릭스 영화 홍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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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기술임을 짐작할 수 있다.콘텐츠 큐레이션에 기반한 비즈니스는 다양화되고 고도화되고 있다. 현재 시청 중인

콘텐츠의 의미정보를 시각화하여 부가 정보나 맞춤광고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나, 주변

시청자의 콘텐츠 관계정보를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장면 추천이나 검색 혹은 장면 간

큐레이션 서비스는 우리에게 이미 제법 익숙해졌다.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 이면의 기술은

모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알고리즘에 의해 구현되고 있다[2].

보다 구체적인 예는 IPTV 등 VOD를 제공하는 플랫폼사업자의 서비스에서 찾을 수

있다. 잠시 우리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각 가정에서 IPTV를 시청하면서, 시청시간, 요일,

시청하는 콘텐츠의 특성 등 다양한 정보분석에 기반하여 우리가 처한 환경에 걸맞는 추가

적인 콘텐츠 정보 혹은 광고 등이 팝업처럼 튀어나와 제시된 경험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시청자의 시청패턴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했을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 과정이 바로 미디어 콘텐츠 큐레이션에 기반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넷플릭스와 유튜브는 이 분야에서 선두주자이다. 넷플릭

스의 성장요인을 콘텐츠 큐레이션에서 찾는 이도 있을 정도이다. 넷플릭스에 신작이 입고

되면 내부의 콘텐츠팀이 해당 콘텐츠를 일일이 감상한 후, 엑셀 스프레드시트에 해당 콘텐

츠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태그를 최대한 많이, 그리고 자세히 입력한다. 그 뒤 넷플릭

스를 처음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콘텐츠 3개를 선택하는데, 이 콘텐츠들에 붙은 태그를

바탕으로 컴퓨터 알고리즘이 사용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아 노출시킨다. 이후 사용자

가 콘텐츠를 많이 감상할수록 결과의 정확성은 높아진다. 그들이 선보인 큐레이션 서비스

는 전 세계 수억 명의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다시 세분화된 지역 서비스 사용자의 콘텐츠

이용 패턴 그리고 개별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 이력을 모두 복합적으로 파악하여 제시하고

있을 정도다.

유튜브 역시 콘텐츠 큐레이션을 접목한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

는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이용 패턴에 맞춰 실시간 동영상, 인기 음악 트랙,

최신 동영상(스포츠, 게임 등), 맞춤 채널 등의 서비스를 첫 화면에 제시함으로써 이용자의

활용 편의를 돕는다. 동영상 노출의 우선순위는 이용자가 어떠한 주제를 얼마나 많이 소비

했는가가 데이터로 축적되어 개별 이용자 정보로 쌓이고 이것이 동영상 큐레이션에 활용

되는 방식이다. 이른바 이용자 소비 패턴 분석에 따른 영상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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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동영상 콘텐츠에 국한되지 않는다. 채널 역시 콘텐

츠 큐레이션의 주요 내용이 된다. 이용자들이 동영상 채널을 구독하게 되면 이러한 정보들

을 통해 사람들이 많이 선택한 채널이 검색결과의 상위에 랭크된다. 또한, 이용자가 다수

의 콘텐츠를 모아 채널을 구성할 경우에도 해당 동영상 내용이 분석되어 해당 동영상 콘텐

츠가 얼마나 많이 공유되고 활용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5].

우리 일상에 이미 깊게 스며든 미디어 콘텐츠 큐레이션이 주목받는 이유는 간명하다.

콘텐츠의 범람 속에서 최적의 맞춤형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용자의

미디어 이용 패턴을 분석한 데이터에 기반하여 생산된 맞춤형 미디어 콘텐츠는 이용자의

콘텐츠 수요 및 소비를 더욱 자극한다. 이용자 그룹은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에 자극받

고, 이는 능동적 수요 창출로 이어지기도 한다[3]. 이용자는 미디어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

스를 이용하여 자신의 기호와 취향에 적합한 미디어 콘텐츠를 범람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

서 보다 쉽게 탐색할 수 있게 되었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는

이용자로 하여금 품질이 떨어지는 미디어 콘텐츠를 사전에 배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용

자의 취향을 확인한 큐레이션 서비스는 콘텐츠의 질적 수준을 큐레이션 알고리즘에 포함

[그림 2] 넷플릭스 화면 캡처 [그림 3]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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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켜 지속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2],[3],[5].

3. 블록체인에 의한 방송콘텐츠 난제 해결

미디어 콘텐츠 산업분야가 보이는 경제적 속성을 거론할 때,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특성

은 공공재화적 속성 그리고 ICT 경제가 보이는 특징인 비배제성(비용을 지불하지 않더라

도 소비에서 배제되지 않는 특성), 비경합성(함께 재화를 사용해도 소비를 위한 경쟁을

하지 않는 특성),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 특정 재화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늘면

늘수록 이용자들이 느끼는 가치가 증가하게 되는 효과), 잠김효과(Lock-in effect,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재화가 주는 만족감에 갇혀, 더 뛰어난 상품이 나와도 이용자가 소비전환을

하지 않는 현상) 등이다. 이는 여타의 산업과 미디어 콘텐츠 분야를 구분 짓는 경계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 특성들로 인해 기존사업자에게 유리한 독과점 산업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문제를 안게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는 했다. 미디어 산업 분야의 수익배분의 불균형, 불공정 계약 문제 등이 해묵은 산업적 난제로 여겨지는 이유이다. 거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플랫폼과 콘텐츠사업을 수직계열화함으로써 미디어 산업 전체를 통제하기 때문에 이윤의 독점과 불공정한 수익배분, 사업자간 불공정 거래, 부당노동 및 비정규직의 양산 등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1].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난제로 여겨졌던 오랜 화두들이 블록체인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많은 산업계 종사자들, 특히 신규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미디어 콘텐츠 생산자가 중재자(플랫폼 사업자) 없이 소비자와 직거래가 가능해진다. 이는 포털과 같은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 및 광고주에게 돌아가는 일정한 수수료 및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편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수익원의 창출, 공정계약과 거래방식의 확립 등 시장구조를 시장 참여자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재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한다[1],[7].

영상공유 플랫폼인 디튜브(Dtube, https://d.tube/)는 영상을 게시하면 영상뿐만 아니

라 영상에 대한 모든 반응을 블록체인 상에 기록하여 왜곡을 방지한다. 광고 없이 동영상

게시, 공유, 댓글 등록 등을 통해 보상을 받는다. 검열 없이 사용자의 업보트(up-vote)와

다운보트(down-vote)에 의한 자체 정화 시스템을 지향한다. 서비스 관리자의 의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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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콘텐츠를 관리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생산자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7].

테타(Theta, https://www.thetatoken.org/)는 “탈중앙화된 비디오 스트리밍”이 목표

인 블록체인 기반의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실시간 방송과 VOD 서비스를 제공한

다. 이용자는 콘텐츠에 대한 피드백으로 토큰을 보상으로 받는다. 생산자에게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통해 해당 구독자의 충성도가 높을수록 프리미엄(유료) 콘텐츠를 제공하여 생산

자의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1],[4].

글로벌 미디어 유통 플랫폼인 디센트(DECENT, https://decent.ch)는 블록체인 기술

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 DCT라 불리는 암호화폐를 발행했다. 암호

화폐 발행 후, 디센트는 2017년 6월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을 보였는데, 현재 글로벌 미디

어 유통 플랫폼 가운데 암호화폐 거래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미디어 산업의 투명성과 공정

성 확대, 그리고 창의적 콘텐츠 산업의 민주화 추구를 목적으로, 디센트는 암호화와 보안

성, 콘텐츠 유통시스템, 제3자의 제거, 새로운 온라인 퍼블리싱 방법 등을 모색하고 있다

[1],[4].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콘텐츠 영역의 활용사례는 이밖에도 많다. 그리고 그

활용 양상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앞선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블록체인 기

술은 그간 콘텐츠 산업이 골머리를 앓아왔던 난제들을 해결하는 솔루션으로 기능하는 측

면이 강하다. 콘텐츠의 생산, 유통, 수익배분 등의 영역에서 갈등을 빚어왔던 사안들에

[그림 4] 영상공유 플랫폼 디튜브(左), 비디오스트리밍 서비스 테타(中), 미디어유통플랫폼 디센트(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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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스마트미디어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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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해 이른바 공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수많

은 연구와 제도개선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던 쟁점들이 미디어 콘텐츠 비즈니스 환경 변화

를 촉발시키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자연스럽게 해소되고 있는 셈이다. 다소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들은 결국 산업과 시장 전반에서 수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III. 결론

미디어 콘텐츠, 특히 방송영상 콘텐츠 영역은 기술적 변화를 가장 빨리 수용하고, 모색

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이다. 대중화된 기존 미디어 환경은 탄탄한 기술 중심의 시장을

형성해 왔고, 이는 새로운 기술과 실험적 시도들이 접목되기에 용이한 구조를 취하고 있

다. 4차 산업혁명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혁신기술들이 잠재적 수준에 머물던 다양한 미디

어 콘텐츠를 우리 곁에 다가서게 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미디어 콘텐츠 영역이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발전되고 전개될 것이란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그 속도 역시 매우 가파를 것이다. 미디어 콘텐츠의 생산 및 유통

그리고 소비 영역에서 일고 있는 급격한 변화는 이제 더 이상 낯설지도 않다. 그러나 변화

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최종 소비자의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과 서비스가

야기할 변화들은 예측이 쉽지 않을 정도이다. 미디어 콘텐츠 시장과 산업을 재단했던 기존

의 통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스마트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변화는 다시 한 번 성큼 다가설 것이며, 우리는 그 변화의 중심에 선 소비자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 참고문헌 ]

[1]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블록체인 기술의 미디어산업 활용방안 연구”, 연구보고서, 2019.[2] 손정우, 김선중, “스마트 방송서비스를 위한 방송 콘텐츠 분석 기술동향”, ETRI, 전자통신동향분석

31권 3호 2016. 6.[3] 심홍진,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디어 콘텐츠의 생존전략”,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프리미엄리포트, 2017.[4] 유경한, “블록체인 미디어의 현재와 미래“. 방송과 미디어 제23권 3호, 2018, pp.56-67.[5] 최홍규, “콘텐츠 큐레이션“, 서울:커뮤니케이션북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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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기술동향 2019. 8. 21.

12 www.iitp.kr

[6]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이동통신사업자의 5G 콘텐츠서비스 동향”, 트렌드리포트, 2019.[7] 한국정보화진흥원, “지능화 연구 시리즈 - 블록체인으로 인한 서비스 플랫폼의 변화”, 2017.[8] 전자신문, “'밴더스내치'가 보여준 인터랙티브 미디어의 길”, 2019. 5. 12.[9] IT동아, “[넷플릭스 랩스데이] 넷플릭스 추천 시스템의 비밀: ’노가다’와 ’머신러닝’”, 2016. 3.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