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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연구 질병&백신 2020. 10월호 2020. 10월호 360 360 오 현 석 수의사 (주)중앙백신연구소 돼지열병 생마커백신 개발의 역사 CSFV Flc-LOM-BE rns 프로젝트【4】 ☞ 지난 호 359~363쪽에 이어서

돼지열병 생마커백신 개발의 역사 · 2020. 10. 23. · 9. Hanson, R. P. (1957). Origin of hog cholera. J. Am. Vet. Med. Assoc, 131(5), 211-8. 10. Liess, B. (1987). Pathogen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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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연구

    질병&백신

    2020. 10월호2020. 10월호360360 3612020. 10월호

    오 현 석 수의사

    (주)중앙백신연구소

    돼지열병 생마커백신 개발의 역사

    CSFV Flc-LOM-BErns 프로젝트【4】

    ☞ 지난 호 359~363쪽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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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10월호2020. 10월호360360 3612020. 10월호

    7. 과감한 결단

    1950년대 미국은 돼지열병 박멸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정부, 생산자단체,

    수의사, 동물백신기업의 힘을 하나로 뭉쳤다.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을 받아 엄격한 감시, 신속한 진단, 검역이 가능한 시스템을 확립한 후 감염된 돼

    지들을 제거해 나갔다. 1978년, 마침내 미국 정부는 돼지열병 청정국임을 선언했다.

    2007년, 일본은 1888년 이후 약 120년 만에 청정국 지위를 획득했다. 2000년부터

    백신 접종을 중단하고, 접종국으로부터 돼지고기 수입을 금지하는 등 방역 전략을 재

    정비한 결과였다.

    우리나라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백신 제조 기술의 발전, 양돈농가들의 의

    식 향상, 다양한 관련 법안 등 돼지열병 청정화를 위한 제반요건은 갖춰진 상태였다.

    1996년 수립된 돼지콜레라 근절대책에 따라 1999년 초 75% 안팎이던 백신 접종률은

    그해 연말 95%까지 급상승했다. 1년 이상 돼지열병이 발생하지 않았다. 일본이 한발

    앞서 달리고 수입경로마저 차단하니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2001년 12월 1일부터 돼지콜레라 예방접종이 전면 중단됩니다. 이를 위반하는 농가

    는 3백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됩니다. 한 농가라도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수출길

    이 막힙니다. 동물약품 판매상양돈농가에서는 시군의 돼지콜레라 예방약 회수에 적

    극 협조하여 주십시오.

    정부는 호기롭게 돼지열병 청정화를 선언했다. 그 이면에는 ‘대(對)일본 돈육수출’

    이라는 정치경제적인 이유 이외에도 과학적인 근거가 있었다. 청정화 선언에 앞서

    수의과학검역원(현 농림축산검역본부)은 전국 299개 양돈농가 내 4,788마리의 자돈

    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시험을 기획했다. 출하시기까지 자돈들을 추적 관찰하면서 임

    상증상을 확인하고, 혈청검사를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에는 돼지열병바이

    러스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부의 판단은 옳았을까? 4개월 후 강원도 철원에서 돼지열병이 터졌다.

    8. 멘델의 나비 효과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으로 세상이 들썩거리던 무렵 오스트리아의 한 평온한 수도

    원 뒤뜰, 여기 8년째 잡종(hybrid)에 미쳐 있는 한 사내가 있다.

    단정한 곱슬머리와 넓은 이마, 안경 너머로 보이는 의연하고 진실된 눈빛, 시골 소

    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농사와 원예 일을 돕던 그는 학문에 대한 커다란 애착을 보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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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10월호362 3632020. 10월호

    미래의 학자를 꿈꿔 왔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가 허리를 크게 다치는 바람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20여 년 전 고향 근교의 아우구스티노 수도원에 입회하였다. 수

    련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는 않았으나, 비상한 머리를 가진 사람

    은 아니었다. 대학 입학시험에 이어 정규교사 시험에도 떨어졌다. 다행스럽게도 대

    수도원장의 추천으로 빈대학교에 들어가 청강생으로서 물리학·수학 등 자연과학

    의 기초를 다질 수 있었다.

    “서로 다른 형질을 가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잡종 후손들은 대대로 그 새로운

    형질을 유지할 수 있는가?”

    그는 자신이 던진 의문에 대한 완벽한 대답을 내놓고 싶었다. 누구보다 우직하고

    꾸준하게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완두꽃의 수술을 제거하고 암술머리

    에 꽃가루를 묻히고 교배된 완두를 관찰한 후, 씨의 모양, 씨의 색, 꽃의 색, 콩깍

    지의 모양, 콩깍지의 색, 꽃의 위치, 줄기의 키 등을 노트에 차곡차곡 기록했다. 이

    과정을 수만 번 반복했다. 답을 찾을 때까지.

    1865년, 8년간의 연구 결과를 차곡차곡 정리하여 생애 첫 논문을 학회에 발표했

    다. 다윈처럼 멋들어진 이론을 제시하지는 못했으나 그 안에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

    가 담겨 있었다. 24,000그루의 완두콩을 심고, 이 중 11,000그루를 세심하게 관측

    한 결과였다.

    쏟아부은 노력에 비해 학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5년 후 그는 자신

    의 가설을 스스로 반증하는 두 번째 논문 발표와 함께 학계를 떠났다. 쓸쓸한 은퇴

    뒤에도 정부와 대립하

    다 전 재산을 몰수당하

    고 만성 신장병을 앓다

    가 생을 마친다. 동시

    대 유복한 의사 집안에

    서 태어나 인기 스타로

    화려한 삶을 살았던 찰

    스 다윈으로 인해 그의

    초라한 퇴장이 더욱 안

    타깝다. 금수저가 흙수

    저를 이기는 드라마는

    딱 질색이다. (그림 4) 서브유닛 마커백신과 생마커백신(키메라백신)의 단순 모형. 서브유닛 마

    커백신은 모두 동일한 블록으로 구성됨. 생마커백신은 다른 바이러스에서 가져온

    빨간색 블록(BVDV Erns 단백질)만 다르고, 나머지 블록은 돼지열병바이러스와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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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10월호362 3632020. 10월호

    1900년 유럽의 식물학자 칼 에리히 코렌스가 34년 전 논문을 언급하면서 그 사

    내, 멘델은 찬란하게 부활한다. 사후 명명된 ‘멘델의 법칙’은 유전학의 출발이었고

    상징이었다. 그의 연구는 후대 과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1953년 왓슨과

    크릭은 대중들에게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공개했다. 이로써 유전자는 추상적인

    관념에서 크기와 질량을 지닌 실체가 되었다. 세포 간 정보 전달 및 DNA 서열 복제

    에 필요한 플라스미드(1952년), DNA를 원하는 대로 절단하는 제한효소(1970년),

    절단된 DNA를 접착하는 데 필요한 리가아제(1976년)의 발견이 줄을 이었다. 1972

    년 폴 버그는 원숭이 바이러스와 람다 바이러스의 DNA를 결합시켰다. 유전학은 유

    전공학으로 진화했다.

    ☞ ‘CSFV Flc-LOM-BErns 프로젝트【5】’로 이어집니다.

    ■ 참고문헌 1. 김봉환(2001.2). 우리나라의 돼지콜레라 발생역사와 근절정책평가. 월간 양돈.

    2. Diane Wendt(2017.10.18). Healthy hogs for a healthy nation. Retrieved from

    https://americanhistory.si.edu/blog/healthy-hogs.

    3. USDA Homepage. (2019.4.30). Retrieved from https://www.ars.usda.gov/oc/

    timeline/cholera/.

    4. Cole, C. G. (1962). History of Hog Cholera Research in the US Dept. of Agriculture,

    1884-1960 (No. 241). Agricultural Research Service, US Department of Agriculture.

    5. 日 120년만에 돈열 청정국. (2007.4.30). 양돈타임스.

    6. 김우재(2010.4.21). [리뷰] 다윈은 영리했고 멘델은 소박했다. 사이언스올.

    7. 김우재(2010.3.30). [연재] ‘이야기꾼들이 만들어낸 멘델’ 몇 가지 오해. 사이언스올.

    8. 이경원(2018.1.3). 유전자 조작 생물(GMO)의 역사. 기술의 프론티어. Retrieved from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eit_newtech&logNo=221177148820

    &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

    9. Hanson, R. P. (1957). Origin of hog cholera. J. Am. Vet. Med. Assoc, 131(5), 211-8.

    10. Liess, B. (1987). Pathogenesis and epidemiology of hog chol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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