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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uary | 35 + 전력설비 전자파 이해증진 추진 현황 김 용 원 한전 송변전건설처 차장 1 전자파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는 연일 접하게 된다. ‘휴대전화가 전자파 유발’, ‘전자파 발생하는 온수매트’, ‘송전탑 전자파 소아백혈병 유발’, ‘지하철 내부 전자 파 정말 안전할까?’ 등 특히 사람의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라면 귀가 쫑긋해지기 마련이다. 전자파 유해성 논란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전자파가 암이나 특정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연구 근거를 바탕으로 무해하다는 주장과, 과학적으로 무해성 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서로 대립하 고 있다. 이로 인해 전자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전자 파에 대한 올바른 정보전달과 이해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력설비 전자파 이해증진 추진 현황 Special Issues

전력설비 전자파 이해증진 추진 현황 - kea.kr · 다. 전자파를 발생하는 기술과 관련한 잠재적 건강 위 험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1996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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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전력설비 전자파 이해증진 추진 현황 - kea.kr · 다. 전자파를 발생하는 기술과 관련한 잠재적 건강 위 험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1996년부터

| January | 35

+ 전력설비 전자파 이해증진 추진 현황

김 용 원

한전 송변전건설처 차장

1 개 황

전자파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는 연일 접하게 된다. ‘휴대전화가 전자파 유발’,

‘전자파 발생하는 온수매트’, ‘송전탑 전자파 소아백혈병 유발’, ‘지하철 내부 전자

파 정말 안전할까?’ 등 특히 사람의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라면 귀가 쫑긋해지기

마련이다.

전자파 유해성 논란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전자파가 암이나 특정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연구 근거를 바탕으로 무해하다는 주장과, 과학적으로 무해성

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서로 대립하

고 있다.

이로 인해 전자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전자

파에 대한 올바른 정보전달과 이해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력설비 전자파 이해증진 추진 현황

Special Issues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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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ss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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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 황

전자파(Electromagnetic waves)는 전계와 자계가

상호작용으로 조합해 빛의 속도와 같이 공간에 방사되

는 파동을 의미하는데, 주파수(1초에 진동하는 횟수)에

따라 극저주파, 라디오파, TV파, 마이크로파,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X-선, 감마선으로 분류된다. 다양

한 전자파 중 주파수가 300Hz 이하로 매우 낮은 주파

수 범위에서 발생하는 것을 극저주파 전자계(전력설비

전자파)라고 하며 우리가 사용하는 가전제품이나 송전

선로에서 나오는 것이 여기에 속한다.

송전선로처럼 주파수가 60Hz로 매우 낮아 파장이

길어지면, 전자파가 갖는 에너지가 거의 없어 인체에

축적되지 않는다. 또한, 자석의 힘이 멀리까지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거리가 멀어질수록 전자파의 세기는 급

격히 감소한다. 전계는 나무와 건물 같은 도전 물체에

의해 쉽게 차폐되지만 자계는 대부분의 물질에 의해

차폐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자계선이 전류가 흐르는

도체 주위에 연속적인 루프를 형성해 나무, 공기, 철,

사람 등의 물체를 아주 쉽게 통과하기 때문이다. 전계

세기의 단위는 V/m이며, 자계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

위는 mG(미리가우스) 또는 μT(마이크로테슬라)를 사

용하며, 1μT는 10mG와 같다.

가. 인체 유해성 논란배경

전력설비 전자파가 인체에 영향이 있다는 논쟁은

1979년 미국의 Wertheimer와 Leeper의 논문에서 발

단이 됐다. 고압송전선로와 소아백혈병에 대한 상대적

위험도가 다른 어린이들에 비해 높다는 발표가 그 내

용이었는데, 논문 발표 이래 매스컴의 많은 관심과 더

불어 전자파의 유무해성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지속적

으로 발표되고 있다.

역학연구에서는 소아백혈병과 전자계의 연관성이

있다와 없다는 두 부류의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영향

이 있다고 주장하는 논문에는 0.4μT 이상 정도의 전자

계에 장기간 노출시 소아백혈병 발병률이 1.7배에서 2

배 높게 나타난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 논문은

편향적 선택, 교란변수 등의 영향을 배제하기 못했다

는 등의 이유로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의대 연구팀이 5년에 걸쳐 소아암

환자-대조군 연구를 통해 소아암 발생과 극저주파 전

자계의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이 연구에서는 개인별

전자계 노출량 추정식을 이용, 각 개인의 환경과 사용

가전제품 수에 따라 연구대상자 개개인의 자계 노출

량을 산출해 소아암 발병 위험을 분석한 결과, 전체 암

및 암 종별에서 모두 유의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현재 60Hz 전자계(Extremely Low Frequency, 극

저주파)와 관련성이 있을 수 있는 질병으로 소아백혈

병이 가장 논란이 되고 있으며 기타 다른 암과의 관계

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 인체 유해성 분석방법

자기장 노출에 대한 연구는 역학연구(epidemiology),

동물실험(in vivo), 세포실험(in vitro), 자원자연구

(volunteer study) 등을 통해 인체유해성 분석을 하고

있다. 역학연구는 질병의 원인과 인체에 대한 영향을

직접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방법이 아닌 관찰에 근거를

두면서 통계학적인 관련성을 이끌어내는 간접적인 비

그림 1 송전선로 이격거리에 따른 전계·자계 분포도

전계

자계

선로중심

z

x y

20m 40m 6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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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설비 전자파 이해증진 추진 현황

교 연구방법이다. 이는 직업, 생활환경, 생활방식 등에

노출된 사람들의 자료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연구의

최종결과에 부합되는 사례수와 대조군을 선택해 상대

적 위험도를 통계학적인 방법으로 고찰하는 연구이다.

크게 환자-대조군 연구와 코호트 연구로 나뉘는데 전

자는 과거의 노출을 평가하는 연구이고, 후자는 선정

된 노출군에 대해 장기 추적을 하는 연구이다.

동물실험에서는 생체에 어떠한 반응을 감지할 수 있

는지에 대해 보여 줄 수가 있다. 또한, 세포실험 연구

는 생체의 조직 일부 또는 세포를 분리시켜 자기장에

노출될 경우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조사하는 실험이며,

자원자연구는 위해성 평가에 있어 그 결과를 최종적으

로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나 생명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기가 곤란하다는 측면

이 있다.

다. 국제 동향

1 ) 미국

미국은 에너지성(DOE)이 ELF EMF에 의한 생태계

영향에 관한 연구를 주로 지원해 왔으며, 1994년부터

‘EMF RAPID 프로그램(전계와 자계에 관한 연구와 공

중의 정보보급계획)’에 대해 5년간 6,500만 달러의 예

산으로 지원한 바 있다. 이는 전자파 데이터베이스 작

성, 전자파 저감대책, 생물학적 영향 연구, 대국민 홍

보 등 전반적인 관점에서 전자파 연구를 수행하는 프

로그램이다.

이 연구에서는 과학자들로 구성된 다수의 자문회의

등에서 공개적으로 공청회를 열고 자료를 검토해 ‘현

재로는 전자파의 노출이 실제로 건강에 유해할 개연성

은 작다고 보여 지며 약한 역학적 관련성과 부족한 연

구 성과로는 전자파 노출이 어느 정도 해를 끼친다는

제한적인 과학적 증거만을 제공할 뿐’이라고 결론지었

다. 그러나 보고서에는 몇 가지 장기간의 연구 및 전자파

노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2 )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보건기구는 국제비전리방사선보호위원회

(ICNIRP)와 국제암연구소(IARC) 산하 기구들과 유기

적인 관계를 맺으며 여러 기준 및 정책을 마련하고 있

다. 전자파를 발생하는 기술과 관련한 잠재적 건강 위

험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1996년부터 10여 년간에

걸쳐 국제 EMF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연구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54개국, 8

개 국제기구 및 9개 국제협력연구기관이 공동 참여해

2007년 6월 18일 ‘공식보고서(Fact Sheet) 322’를 발표

했다. 이 공식 보고서는 2002년 국제암연구소와 2003

년 국제비전리방사선보호위원회에 의해 발간된 극저

주파 전자계의 인체영향에 관한 검토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이 발표에는 극저주파 전자계에 단기간 고노출로 인

한 생물학적 영향은 과학적으로 정립돼 있으므로 국제

노출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채택해야 하지만 낮은 수준

의 자계노출에 의해 암이 진전된다는 생체작용은 밝혀

진바 없으며 극저주파 자계와 소아백혈병의 관계에 대

한 근거는 미약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정부와

산업체는 자계의 건강영향에 관한 과학적 불확실성을

더 줄이기 위해 연구 및 의사소통 프로그램을 수립할

것을 장려하고 있으며, 자의적으로 낮은 노출 제한치

를 적용하는 것은 정당치 않다고 발표했다.

라. 국내외 및 주요 국가 기준

1 ) 국제기준(ICNIRP 가이드라인 적용)

전계(kV/m) 자계(μT)비 고

일반인 직업인 일반인 직업인

4.2 8.4 200 1,0002010년 11월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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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ss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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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국내기준 (산업부 고시 제2006-65호, 전기설비기술

기준 제 17조)

전계(kV/m) 자계(μT) 비 고

3.5 83.3 2004년 2월 제정

3 ) 주요 국가 기준

국 가 적용기준 비 고

영국, 독일,

프랑스

한국 등 7개국

83.3μT

스웨덴, 뉴질랜드,

호주83.3μT

일본 200μT 국제 권고기준치

반영

미국, 캐나다 기준 없음

이탈리아 83.3μT(권고 3μT) 3μT : 신설에

한함(2003년)

스위스 83.3μT(권고 1μT) 1μT : 신설에

한함(2001년)

네덜란드 83.3μT(권고 0.4μT) 0.4μT : 신설에

한함(2005년)

※ 이탈리아, 스위스, 네덜란드는 학교·마을이 있는 곳에 신설시

권고하고 있음.

마. 한전의 이해증진 추진 현황

1 ) 의사소통 채널 다각화

한전은 전력설비 전자파에 대한 정확한 사실과 현재

까지의 연구동향 등에 대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정

보를 공유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째, 전력설비 건설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지자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펼치

고 있다. 지역주민과 직접적인 접촉을 하는 담당자가

전자파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함으

로써 민원 등 업무 처리시 이해증진을 할 수 있는 계기

가 마련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전력설비 전자파 전문가 포럼을 운영하고 있

다. 학계·시민단체·정부 등 전문가들이 매년 전자파

와 관련된 이슈를 바탕으로 상호 의견수렴을 통해 전

자파 정책방안 마련의 기틀을 만들고 있다.

셋째, 전력설비 전자파 정책토론회를 추진하고 있

다. 송변전 건설사업과 관련해 지역주민, 지자체, 국회

의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공개적으로 전문가 주제발표

를 실시하고, 주민토론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

청하는 등 의사소통을 증진하는 방안을 꾀하고 있다.

2 ) 선제적 연구개발 추진

세계보건기구는 자계의 건강영향에 대한 과학적 불

확실성을 더 줄이기 위해 연구개발을 권고한 바 한전

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송전선로 인근 주민들의 암발병 원인규명을 위해 역학

조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송전선로 근처에 사는 일

반인을 대상으로 위암·간암과의 인과관계 규명을 위

한 역학연구가 2013년 12월에 착수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특히 언론에 이슈가 됐던 지역(서산, 당진, 여수

그림 2 독일(380kV), 일본(500kV), 캐나다(230kV)의 송전선로 모습(왼쪽부터). 이처럼 외국의 경우에도 도심지역에 송전탑이

설치돼 있고 주택 위로도 송전선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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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설비 전자파 이해증진 추진 현황

등)에 대해 지역별로 지자체, 지역주민과 합동으로 역

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송전선로 바로 아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

기 위해 실증선로를 대상으로 전기환경 연구를 진행하

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전자파, 코로나, 풍소음, 전파

장해, 화재 등 다양한 영향을 분석, DB를 구축함으로

써 송전선로 바로 아래의 전기안전성 평가 및 보호대

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3 ) 정확한 정보공개로 국민의 알권리 충족

내가 살고 있는 집 주위에 송전선로가 있다면 정말

로 얼마나 전자파가 나오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에 한

전은 전자계 측정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한전 홈페이지(www.kepco.co.kr)를 통해 측정서비스

를 신청하면 그 지역에 있는 한전의 전자파 컨설턴트

가 직접 방문해 전자파 노출량을 측정하고 컨설팅을

해 준다.

그리고 일반인들의 왕래가 빈번한 공원, 등산로 등

에 위치한 송전탑에는 실시간 전자파 표시장치를 설치

해 현재의 노출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전국 27개소에 운영 중인 송전탑

바로 아래 전자파 노출량을 실시간으로 한전 홈페이지

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전자파에 대한 이해증진을 위해 생활 속 전자

계를 체험할 수 있는 이해증진관을 서울 양재동, 전북

고창에 운영하고 있다.

3 향후 계획

전자파에 대한 유해성 논란은 송전선로뿐만 아니라

휴대폰, 지하철 등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럴수

록 국민들이 전자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사실을 근거로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

전은 물론 학계, 정부 등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전자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지역주민과

의 지속적인 소통과 스킨십이 필요하며, 전자파의 건

강영향에 관한 과학적 불확실성 검증을 위해서도 꾸

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또한, 정책입안

자, 전문가, 시민단체, 이해당사자 등 여론주도층은 일

반 국민들이 전자파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가질 수 있

도록 과학적인 근거와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대화와 합

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리스크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 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다.

그림 3 한전은 전자파 이해증진을 위해 지자체 담당자 워크숍(좌), 전력설비 전문가 포럼(중), 정책토론회(우) 등을 지속적으

로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