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과 첨단기술 NOVEMBER 201 9 39

저자약력

한종환 관장은 부산 학교에서 물리교육을 전공(석사)하였고, 부산중학교

외 3개 학교 교사, 부산시교육청 및 북부교육지원청 장학사, 과학교육원 교

육연구관 및 교육연구사를 역임하였고 현재는 부산과학체험관 관장으로 재

직 중이다.(helphan@korea.kr)

부산과학체험관 100% 활용하기한 종 환

사진 1. 악몽같은 농구.

과학관 이해하기

처음에는 왕과 귀족의 문화적 사치를 위한 공간으로서 뮤지

엄(museum)으로 시작되었으나 르네상스 시대에 과학관, 미술

관, 박물관 등으로 분화했다. 기원전 290년 경 이집트 알렉산

드리아 궁전에 ‘뮤제이온(museion)’이 설립되어 도서관, 연구시

설, 수집품을 보유한 연구센터가 뮤지엄의 시초이다. 이후 오

랫동안 역사에서 사라졌으나 르네상스 시기에 이탈리아 피렌체

에 ‘우피치 미술관’이 생기면서 소장품을 진열하여 보여주기 시

작하였다고 한다. 19세기 들어서면서 국력의 상징으로 영국의

런던과학관(1851), 미국의 보스턴과학관(1864)이 설립되었다. 과학기술이 그 나라의 경제력, 군사력을 결정하는 시대적 특성

에 따라 과학관이 건축되었고, 일반 국민은 과학관을 통해 자

국의 권위와 자긍심을 가지게 되고, 과학자에 대한 경이로움과

존경심을 가질 수 있는 장소로 발전하였다. 20세기는 과학의

대중화 시기로 과학강연, 과학서적, 신문․잡지 등을 통한 과학

소통을 중요시하게 되었고 과학관도 과학기기에서 과학을 대중

에게 설명하는 전시물로 채워지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익스플

로라토리움(Exploratorium)은 1969년 프랭크 오펜하이머(Frank Oppenheimer)에 의해 설립된 사이언스센터이다. 체험형 핸즈

온 전시의 특징을 지닌 익스플로라토리움은 과학관이 과학기술

지식 수준을 높이려는 것에서 삶의 변화, 생활 속 문제 해결, 올바른 가치 판단과 합리적 사고방식을 키우는 방향으로 변화

시키려는 인식의 전환에서 생겨났다.지금의 과학관은 관람객과 전시물이 서로 소통하고,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 부모의 손에 이끌려 온 아이, 학교 단위 단체 관

람객, 여유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찾은 연인 등 모두가 즐길 수 있

는 개개인 맞춤형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부산과학체험관 시작하기

체험전시물은 6가지 영역에 200여 점이 설치되어 있다.

1. (1층)과 야외 과학놀이터

로비에 설치된 상징체험물 ‘어울림’은 여러 개의 막대진자가

회전하면서 일련의 파동을 만들어내고, 표면의 얇은 막은 빛의

간섭으로 다양한 색변화를 보여준다. 야외 과학놀이터에는 유수의 흐름을 관찰할 수 있는 수로가

있고, 습곡, 단층, 부정합 등 지질구조를 볼 수 있으며, 유수대

에서 물의 흐름이 만드는 지형 실험을 할 수 있고, 인간 유전

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DNA의 연결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

2. (2층) 체험전시실

(1) 빛 영역

빛 자체에 대한 탐구 영역에서는 반사, 굴절, 간섭, 편광, 혼

합 등 다양한 빛 현상을 보여주고, 빛의 이용이라는 관점에서

거울을 이용한 다양한 현상, 사진기, 만화경 등이 있으며, 인식

은 인간의 눈을 통해 뇌로 전달되는 과정에서의 착시, 입체시, 색인식 등이 있다.

‘악몽같은 농구’는 실제 세계와 프리즘

안경을 착용했을 때

보는 세계가 다름을

체험할 수 있고, ‘비누막 무늬’는 물에

비누를 넣어 만들어

지는 막은 최소면적

으로 늘어서고, 얇은

막이 만드는 간섭무

늬도 볼 수 있다. 그림자의 시각 차이에 의해 입체감이 나타나

는 ‘왜 그림자가 입체로 보일까요’는 적청 애나그래피라고 하

고, 영국 수학자 조지 호너가 발명한 조트로프 ‘야구선수’는 모

형의 회전 주기와 스트로브조명의 점등이 이루는 하모니에 의

해 나타난다.

(2) 전자기 영역

현실의 세계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 전자기

력이다. 가장 기초적인 자기력과 전기력의 발생에서 이용까지

그 원리와 작동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한 체험전시물이 준비

물리학과 첨단기술 NOVEMBER 201 940

사진 2. 테슬라 코일.

사진 3. 청각에 관한 이야기.

사진 5. 피타고라스가 찾은 음계.

사진 4. 천장에 닿는 구름 도넛.

되어 있다. 자석

과 전류가 흐르는

전선 주위에 만들

어지는 자기장을

보여주는 ‘눈에 보

이는 자기장’, ‘자기장 모습’은 전

자기의 기초 원리

를 탐구해 보는

체험전시물이다. 마찰전기가 발생하는 ‘정전기로 춤추는 스티로폼’이 있고, 전기

를 발생시키는 ‘크랭크 발전기’도 있다. 리모컨이나 모터, 형광

등, 네온사인, 레이더 등을 발명한 니콜라 테슬라의 ‘테슬라 코

일’에서의 방전 현상은 아주 인기가 높다.

3. (3층) 체험전시실

(1) 소리와 파동 영역

파동은 에너지

가 물질을 통해

이동하는 것으로

발생에서 이동하

여 나타나는 현상

까지 관찰해 볼

수 있는 체험전시

물로 꾸몄다. 체

험전시물 ‘용수철

로 파동 만들기’로 P파, S파를 만들어 볼 수 있고, 이동하는 파동이 어떻게 합

성되는지 체험할 수 있는 ‘두 개의 파를 합쳐보자’가 있으며, 현의 파동을 기계적으로 관찰하는 ‘비파 오실린더스코프’도 있

다. 소리는 물체의 떨림이 공기를 통해 이동하는 것으로 인간

의 목소리를 파동으로 보여주는 ‘내 목소리의 모양은’, ‘소리 지

연’이 있고, 소리가 공기를 통해 전달됨을 이해할 수 있는 ‘공기가 사라지면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도 있다. 또, 소리 전

달과정과 연령대별 가청주파수를 체험할 수 있고, 이명이라는

소음이 들리는 현상을 체험할 수 있는 ‘청각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도 있다.

(2) 지구와 생명 영역

시각과 촉각, 인체, 균형감각 등 생명현상을 다양하게 관찰

할 수 있는 체험전시물과 화산, 지표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체험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는 ‘지구와 생명’ 영역에서는 인간의

혈구와 혈관을 조명해 볼 수 있는 체험전시물 ‘눈 안의 혈구를

어떻게 볼 수 있

을까요’와 ‘눈 안

의 혈관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가 있고, 감지할

수 있는 자극의

세기에 따라 자극

의 변화에 대한

감지를 규정한 베

버의 법칙을 실험

해 볼 수 있는 ‘왜 이렇게 부드러울까요’라는 체험전시물에서는

촉각 일루젼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청기백기 게임처럼 인체의

자극과 반응을 알아보는 ‘반응시간 대결’도 있다. 인기 체험전

시물 ‘장의 길이는 얼마나 될까요’에서 우리 몸 속에 있는 내장

이 얼마인지 알아보는 것도 좋다. 따뜻해진 물이 위로 올라가고 위쪽의 물이 아래로 내려오는

대류현상을 실제 볼 수 있는 ‘대류현상 관찰하기’도 있고, 우주

통신에 이용되는 포물선 안테나의 성능도 실험할 수 있는 ‘원반에서 들리는 신기한 소리’도 있다. ‘드라이아이스로 만드는

혜성의 꼬리’는 태양풍에 날리는 혜성의 꼬리를 시뮬레이션해

보여주고, 모래가 흘러내릴 때 쌓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모래입자로 관찰하는 산사태’, 사구의 생성과정을 실험해 볼

수 있는 ‘모래 언덕’도 있다. 공기의 흐름을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천장에 닿는 구름 도넛’은 어린이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

4. (4층) 체험전시실

(1) 수학과 융합 영역

기초과학관으로

서의 면모를 보여

주는 체험전시물

인 ‘어떻게 잴까

요’는 과학에서 사

용하는 가장 기초

적인 측정 단위 7가지에 대한 이해

를 도와준다. ‘구슬로 알아보는 이

항분포기’는 확률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는 구슬이 어떻게 배열

되는지 실험해 볼 수 있는 체험전시물이고, ‘대칭화’는 선대칭

과 점대칭의 원리를 전자적으로 구현한 체험전시물이며, ‘신기

한 당구대’는 원과 포물선, 타원의 원리를 관찰해 보는 체험전

시물이다. 베르누이가 당대 유명한 수학자들에게 퀴즈를 냈다

는 ‘자연계에서 가장 빠른 곡선은’에서 미적분이 어떻게 이용될

물리학과 첨단기술 NOVEMBER 201 9 41

사진 6. 나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사진 8. 과학 시연 장면.

사진 7. 왜 원판이 돌아갈까요

수 있는지 탐구할 수도 있다. 영상은 다양한 과학기술이 융합된 영역으로 ‘사진 한 장에

움직임을 담아보자’, ‘전자액자 속의 그림을 바꾸어 보자’, ‘허공

에 떠 있는 영상은 어떻게 만들까’ 등이 있다. 그리스 수학자

피타고라스가 만들었다는 ‘피타고라스가 찾은 음계’에서 도레미

파솔라시의 원리를 수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도형으로 박

자를 만들어 보자’도 체험해 볼 수 있다.

(2) 열과 역학 영역

열화상카메라에

잡힌 영상은 ‘열을 찾아라’에서 볼 수 있고, 위로 상

승하는 공기에 물

방울을 떨어뜨리

면서 빗방울의 낙

하 장면을 실험할

수 있는 ‘춤추는

물방울’이 있다. 회전 관성은 회전 반경과 질량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데 회전반

경이 짧아지면 회전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나는 피겨스케이팅

선수’에서 체험해 볼 수 있고, 역학적에너지 보존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무질서한 진자의 움직임’, ‘신기한 3개의 공’, ‘뱀모양

을 만들어 보자’, 등 다양한 움직이는 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부산과학체험관 따라잡기

1. 테마별 체험하기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과학관 상황에서 학생들의 관람

형태를 보면 20분 미만인 학생은 전체를 개략적으로 훑어보고

나가는 경우와 이동하다 흥미로운 전시물만 잠시 체험하고 나

가는 경우가 많았고, 과학관에서 제시하는 경로를 따라 관람하

면서 특정 전시물에 오래 머무르는 학생이 20분에서 50분 정

도 관람하였으며, 과학관을 여러 번 방문한 학생일수록 50분

이상을 관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2014, 임지은･이봉

우).스스로 주제와 관람 시간을 설정하여 체험해 보는 것도 좋

은 방법이다. 빛 영역에서 1시간 정도 관람하는 경우 ‘나만의

거울’과 ‘나를 뺀 거울’을 보고, ‘오목거울’로 가서 확대된 상을

관찰하며, ‘거울에 생기는 상의 개수’를 본 후 ‘악몽같은 농구’를 해보고 ‘굴절’ 현상을 이해하며, ‘비누막 무늬’의 간섭 현상

을 관찰하고, ‘빙그르르 돌아가는 얼굴’에서 거울의 반사를 이

해하며, 조트로프 ‘야구선수’에서 애니메이션의 원리를 관찰한

후, ‘내가 공중에

떠있어요’에서 사

진을 찍으면서 빛

의 반사 현상을

이해하는 관람 동

선을 만들 수 있

다.연구자에 의하

면 과학관 학습은

개인적, 사회적, 문화적 상황 속에서 선택과 통제가 학습자에

의해 결정되고, 어느 정도의 학습 단계로 나아가는가 하는 것

은 오로지 개인의 경험을 교육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있

을 때 가능하다고 한다(2004, 유준희). 학생들의 학습 동기와

흥미, 사전 지식의 정도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

에서 학생들이 사전에 얼마나 준비하느냐는 과학관 체험의 교

육적 효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여러

번 방문할수록 높은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 체험프로그램 참여하기

과학관에서 운

영하는 체험프로

그램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안내된 해

설프로그램으로

체험전시물의 작

동 방법과 원리를

설명을 통해 이해

를 높이는 것이고, 두 번째는 비정형화된 핸즈온 체험활동으로

기초 과학 실험이나 재미있는 공작 활동이 있다. 학교 밖 과학교실은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핸즈온 체

험활동으로 재미있는 과학 공작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며, 과학

수학창의교실은 견학 프로그램과 공작활동을 통합한 체험 프로

그램이다. 또, 방학기간 중에는 과학캠프를 통해 학교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활동이 이루어진다.

부산과학체험관 넘어서기

부산과학체험관은 우선 과학 체험전시물을 즐기라고 권한다. 체험전시물을 교육과 학습의 대상으로 여기면 재미와 호기심은

반감하게 되고, 자유로운 선택으로 체험해야 할 과학관이 정형

화된 틀에 얽매여 과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바뀌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체험전시물을 하나하나 작동하면서 현상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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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명 시기 장소 대상 내용 비고

과학 시연 매일 시연실 (2․3층) 관람객 체험전시물 관련 시연

과학 공연 별도운영 강당 (1층) 관람객 과학 관련 재미있는 공연

과학 강연 연 4회 강당 (1층) 신청자 저명한 과학자 초청 강연

학교 밖 과학교실 매주 토 사이언스랩, 스팀랩 (4층) 초4~6년 주제별 탐구 활동, 창의성 향상

단체체험프로그램 (학교) 매일 체험전시실 (2~4층) 학교단체 과학탐구 활동

과학캠프 (중학) 여름방학 사이언스랩, 스팀랩 (4층) 중학생 체험전시물 작동원리 탐구

과학캠프 (고교) 겨울방학 사이언스랩, 스팀랩 (4층) 고등학생 체험전시물 연구 프로젝트

과학수학창의교실 매주 토 리빙랩 (3층) 가족 또는 개인 과학 ․수학 놀이, 창의적 발상 훈련

주부메이커교실 매주 목 스팀랩 (4층) 주부 생활과학공작

표 1. 과학체험 프로그램.

사진 9. 부산과학체험관 전경.

고, 스스로 관심있는 체험전시물을 선택하여 의문을 가지며, 자료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작동 원리를 알려

주면 이해는 빠를 수 있지만 문제해결 능력이나 탐구력 향상

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어 스스로 탐구하는 자기주도학

습 방법으로 체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과학 체험전시물의 원

리를 탐구하려면 과학관에서 운영하는 안내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다.새로운 과학체험문화가 시작되었다. 기존 과학교육이 점차

학생들의 적극적인 탐구와 교사의 지식 전달이 함께 어우러지

는 양방향적 과학교육으로 바뀌고 있고, 최근에는 핸즈온

(Hand-on)에서 관람객이 전시물의 일부가 되는 마인즈온

(Mind-on)의 전시기법으로 변화하고 있다. 부산과학체험관도

기존의 관람방식과 완전히 다르게,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만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는 양방향적 관람방식으로 제

작되어 관람객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핸즈온(Hand-on) 과학관의 중심지로 불리는 미국의 익스플로라토리움은 연간

60만 명 정도의 관람객이 찾는 세계적 과학관이다. 전시물들

은 과학자와 예술가가 참여해 개발한 것으로 다양한 안내판으

로도 유명한데 안내가 있는 것과 없는 것, 짧은 안내문만 있는

것과 자세한 안내가 있는 것 등 전시물과 관람자의 행동 특성

을 분석하여 안내문을 붙였다고 한다. 부산과학체험관에서도

체험전시물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작동 원리를 가

르쳐 주지 않고 스스로 찾도록 유도하고 있다.과학관은 체험전시물을 통해 학교에서 보여주기 어려운 매우

정밀한 자연 현상을 재현해 보여줄 수 있고, 학교에서 배운 내

용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으며, 학교 교육의 장을 넓히는

장소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가족단위로 휴식하

고 즐기는 과학문화 소통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