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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JULY/AUGUST 2014 32 그림 2. 국립과학관의 연건평 비교 (단위:m 2 ). 과학관의 새 역사를 여는 국립대구과학관 강신 그림 1. 20131224일 개관한 국립대구과학관. 저자약력 강신원 관장은 일본 규슈대에서 박사(화학) 학위를 받고, 1979년부터 2012년까지 부산대 화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부산대 자연과학대학 학 장,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립대구과학관장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산울산지역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email protected]) 과학관이 참으로 많이 늘었다. 20143월 미래창조과학부 가 집계한 과학관 수는 모두 117곳으로 국립 10, 공립 74 , 사립 33곳이다. 200356곳이었던 수가 10년 사이에 두 배로 증가한 것이다. 과학관 수가 늘어나면 지역밀착형 과학문화 서비스가 강화된 . 가까운 곳에 과학관이 있으니, 주민들은 언제든지 쉽게 과 학문화를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투자하는 과학관이 많아지는 것은 투자가 분산되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과학관이 생겨 날 수 있음을 예고한다. 아무리 공공성을 외치지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퇴출되어야 하는 시장논리가 적용될 수 있음을 뜻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전시물과 교육문화 콘텐츠를 개발하 지 않으면, 관람객은 외면할 텐데... 국립대구과학관은 이런 고 민을 안고 출발했다. 2013129일 국립대구과학관에 부임하자마자, 15일째 되던 24일에 개관행사와 함께 문을 열었다.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난 지금, 관람객은 30만 명을 넘어서 목표인 60만 명을 향 해 질주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뛰어나오는 난관들을 헤 쳐 나가는 과정에서 이룩한 성과이다. 영남을 대표하는 국립과학관 국립대구과학관을 세우는 계획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 . 개관하기 10년 전이다. 그해 과학관육성기본계획이 수립되 면서 영남과 호남에 각각 국립과학관을 세우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과학문화 체험기회가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되어 상 대적으로 접근이 어려운 영남과 호남에 종합과학관이 필요하다 는 인식에서다. 하지만 2006년에 나온 예비타당성 조사결과는 좋지 않았다. 사업 규모를 크게 축소하여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한 것은 궁 여지책이었다. 부진했던 국립대구과학관 설립 계획은 다시 탄 력을 받기 시작했다. 영남권에 과학문화 확산의 전진기지가 필 요한 점, 지방 과학영재를 길러내야 하는 점, 지방을 균형 있 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 등 여러 중요한 근거가 제시됐지만, 무엇보다 대구시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된 성과이다. 국립대구과학관은 대구광역시 달성군 유가면 테크노폴리스 중심에 세워졌다. 대구 도심으로부터 30km 떨어졌지만 영 남권 전체를 보면 그 중심에 있다. 부지는 117,356 m 2 (35,666 ), 연건평은 23,967 m 2 ( 7,262)이다. 예산은 1,187억원 이 투입됐다. 총사업비 1,766억원, 부지 165,290 m 2 (50,000 ), 연건평 33,058 m 2 (10,000)2003년 계획이 29% 소된 것이다. 국립대구과학관의 개관은 영남권 과학문화 확산과 학교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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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JULY/AUGUST� 201 432

그림 2.�국립과학관의 연건평 비교 (단위:�m2).

과학관의�새�역사를�여는�국립대구과학관강� 신� 원

그림 1.�2013년 12월 24일 개관한 국립대구과학관.

저자약력

강신원 관장은 일본 규슈대에서 박사(화학) 학위를 받고, 1979년부터

2012년까지 부산대 화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부산대 자연과학대학 학

장,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립대구과학관장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산울산지역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email protected])

과학관이� 참으로� 많이� 늘었다. 2014년� 3월� 미래창조과학부가� 집계한� 과학관� 수는� 모두� 117곳으로� 국립� 10곳, 공립� 74곳, 사립� 33곳이다. 2003년� 56곳이었던�수가� 10년�사이에�두�배로�증가한�것이다.과학관�수가�늘어나면�지역밀착형�과학문화�서비스가�강화된

다. 가까운�곳에�과학관이�있으니, 주민들은�언제든지�쉽게�과학문화를�접할�수�있다. 그런데�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투자하는� 과학관이� 많아지는�

것은�투자가�분산되어�재정적인�어려움을�겪는�과학관이�생겨

날� 수� 있음을� 예고한다. 아무리� 공공성을� 외치지만, 경쟁력을�갖추지�못하면�퇴출되어야�하는�시장논리가�적용될�수�있음을�

뜻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전시물과� 교육문화� 콘텐츠를� 개발하지�않으면, 관람객은�외면할�텐데... 국립대구과학관은�이런�고민을�안고�출발했다.

2013년� 12월� 9일� 국립대구과학관에� 부임하자마자, 15일째�되던� 24일에�개관행사와�함께�문을�열었다. 그로부터� 7개월이�지난�지금, 관람객은� 30만�명을�넘어서�목표인� 60만�명을�향해�질주하고�있다. 하루가�멀다�하고�뛰어나오는�난관들을�헤쳐�나가는�과정에서�이룩한�성과이다.

영남을�대표하는�국립과학관

국립대구과학관을�세우는�계획은� 2003년으로�거슬러�올라간다. 개관하기� 10년�전이다. 그해�과학관육성기본계획이�수립되면서�영남과�호남에�각각�국립과학관을�세우는�내용이�포함된�

것이다. 과학문화� 체험기회가�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되어� 상대적으로�접근이�어려운�영남과�호남에�종합과학관이�필요하다

는�인식에서다.하지만� 2006년에�나온�예비타당성�조사결과는�좋지�않았다. 사업� 규모를� 크게� 축소하여�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한� 것은� 궁

여지책이었다. 부진했던� 국립대구과학관� 설립� 계획은� 다시� 탄

력을�받기�시작했다. 영남권에�과학문화�확산의�전진기지가�필요한�점, 지방� 과학영재를�길러내야�하는�점, 지방을�균형�있게�발전시켜야�한다는�점� 등� 여러�중요한� 근거가�제시됐지만, 무엇보다�대구시의�강력한�의지가�뒷받침된�성과이다.국립대구과학관은� 대구광역시� 달성군� 유가면� 테크노폴리스�

중심에�세워졌다. 대구� 도심으로부터� 30여� km 떨어졌지만� 영남권�전체를�보면�그�중심에�있다. 부지는�117,356 m2(35,666평), 연건평은�23,967 m2(약� 7,262평)이다. 예산은�1,187억�원이�투입됐다. 총사업비� 1,766억�원, 부지� 165,290 m2(50,000평), 연건평� 33,058 m2(10,000평)의� 2003년� 계획이� 29% 축소된�것이다.국립대구과학관의� 개관은� 영남권� 과학문화� 확산과� 학교�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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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JULY/AUGUST� 201 4 33

그림 3.�국립대구과학관의 상징인 물시계.

그림 4.�7세 이하 아동을 위한 어린이탐구관.

구 분면적(㎡)

전시품수

작동체험물

자연과 발견관

1. 자연과 사람, 환경2,164

38 27

2. 나도 과학자 17 12

과학기술과산업관

3. 에너지, 생활 속 과학기술3,527

41 22

4. 산업 속 과학기술 74 43

어린이탐구관 1,328 40 29

중앙로비 물시계 1 0

총 계 211 133

표 1. 국립대구과학관의 옥내 전시물 수.

교육을�위해�매우�뜻� 깊은�일이나, 규모가�축소되면서�예상하지� 못한� 상황도� 벌어졌다. 대표적인� 예가� 회의공간인데, 학술대회나�단체교육을�위해�지나치게�협소하다. 학교와�다양한�기관이� 찾아왔다가� 돌아설� 때는� 가슴이� 아팠다. 이밖에도� 여러�문제가�있지만, 해결은�관장의�몫으로�고스란히�남아�있다.

국립대구과학관�투어

출발은� 순조롭지� 않았지만, 국립대구과학관에� 거는� 기대와�전망은�매우�밝다. 먼저�국립대구과학관의�시설을�둘러보자.관람시설로는� 2개의� 상설전시관, 어린이탐구관, 천체투영관,

3개의� 4D영상관이�있다. 야외에는�옥상정원, 사이언스�테라스, 자연학습장, 사이언스� 광장, 과학놀이터, 필로티(pilotis) 등이�있다. 대관시설로는�천문대와�숙소를�갖춘�천지인학당, 대회의실, 기획전시실, 기획연회실이� 있으며, 편의시설로는� 주차장, 구급실, 수유실, 식당, 매점, 커피숍�등이�갖춰져�있다.

1.�관람시설

국립대구과학관은� 대구의� 산업기술� 발달을� 특성화한� 최초의�

한국형� 산업과학기술관이다. 특히� ‘산업과� 에너지’라는� 주제로�전시물을� 구성하여� 다른� 국립과학관과� 차별화했다. 참고로� 중앙과학관은� ‘과학기술사, 자연사, 기초과학’을, 과천과학관은� ‘첨단과학과�창의체험’을, 광주과학관은� ‘빛과�예술’을�특화하고�있다. 이는�국립과학관�간의�중복투자를�막고�고유의�전시연구를�할�수�있도록�한�것이다.국립대구과학관에는� 건물� 안팎으로� 233개의� 전시물이� 있으며, 약� 65%가� hands-on 체험전시물이다. 국립대구과학관에�들어서면� 가장� 반기는� 전시물이� 높이� 11 m의� 대형� 물시계이다. 프랑스� 과학자� 버나드� 지통(Bernard Gitton, 1943∼)이�만들었으며, 세계�최대�규모이다.물시계는� 19세기까지�세계적으로�표준시계의�역할을�수행했다. 당시� 유럽에서� 태엽시계도� 사용됐는데, 그� 정확성은� 물시계만�못했다고�한다. 우리나라에서도�조선�후기까지�궁궐에�누

각을� 지어� 물시계를� 관리했다는� 사실은� 역사� 교과서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국립대구과학관� 로비� 중앙에� 과학과� 예술을�접목한� 물시계를� 세워놓은� 뜻은� 과학기술의� 기본인� ‘시간’과�이를�나타내려는�과학기술자의�노력을�되새겨보자는�의미가�있

다.1층�어린이탐구관은�7가지�주제의�40개�전시물이�있다. 7세�이하�아동만�입장이�가능하며, 전시물들은�아동�신체발달과�지능발달, 하버드대�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가� 주창한� 다중지능이론을�토대로�개발됐다.어린이관의� 특색이라면, 안전을� 최우선시했다는� 점이다. 과학관에�오더라도�부모는�아이의�손을�놓지�않는다. 그러나�국립대구과학관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편안한� 가족쉼터에서�CCTV와� 모니터를� 통해� 내� 아이가� 어디서� 어떻게� 뛰어노는지�관찰할� 수� 있으며, 안전요원이� 곳곳에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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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JULY/AUGUST� 201 434

그림 5.�자연과 발견을 주제로 한 상설1관.� 그림 6.�상설2관에서는 로봇쇼를 관람할 수 있다.

구 분 면적 (㎡) 비고

천체관측실 220.55 반사망원경 2대, 굴절망원경 2대

강의실(대)

990,69

LCD프로젝터, A/V장비, 40석

복합실험실 LCD프로젝터, A/V장비, 30석(2개)

실험실 LCD프로젝터, A/V장비, 30석(3개)

숙소 1234.86 4인실(26개), 6인실(3개), 8인실(2개) 장애우실

표 2.�천문대를 갖춘 천지인학당의 구성.있다. 아이들은�모처럼�부모의�손을�놓고�맘껏�과학놀이를�할�수�있는�곳이�국립대구과학관의�어린이관이다. 상설1관의�주제는� ‘자연과�발견’이다. 11가지�세부주제�속에�

55개�체험형�전시물이�관람객의�호기심과�지적�욕구를�자극한다. 기후변화를� 이해하고, 낙동강�상류, 중류, 하류에�사는�생물들을�관찰할�수�있다.구름�속에서�전기가�발생하는�원리를�알아보고, 소리로�해저지형을� 살피고, 어둠� 속에서�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적외선�센서로�관찰할�수�있다. 3 m 높이의�외줄�위에서�자전거를�타고� 무게중심을� 잡는� 전시물은� 과학과� 체험을� 연계한� 좋은� 전

시물이다.상설1관에는� 2개의�전시교육실과� 1회에� 24명이�볼�수�있는�

4D영상관이� 있다. 일반적으로� 과학관에서는� 전시실과� 교육실을�분리하지만, 대구과학관은�전시실�내에�교육실을�두고�전시물� 연계� 교육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4D영상관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상영� 중인� ‘거북이의� 모험’은� 지구온난화라는� 주제로�전시하고�있는� ‘1℃의�위험’과�관련이�있다.상설2관의� 주제는� ‘과학기술과� 산업’이라는� 대주제� 아래, 에너지누리, 산업� 속� 과학기술, 생활� 속� 과학기술이라는� 소주제로� 115개의� 전시물을� 갖추고� 있다. 에너지, ICT, 도시시스템�등� 현대산업의�특징을�잘� 보여주고�있으며, 특히�대구의�대표적인�산업인�섬유와�한의학�전시물을�갖춰�지역산업의�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방사광가속기� 체험관과� 나노기술� 전시물도�지역�과학기술의�특징과�수준을�보여준다.상설2관의�상징물은�국립대구과학관의�마스코트인�조이(Joy)와� 퍼니(Funny)의� 포토존, 대형� 라이프코스터를� 중심으로� 한�3개의� 그린코스터� 존이다. 상설2관에도� 전시교육을� 할� 수� 있는�교육실과� 4D영상관(22석)이�있다. 4D영상관에서는�미래�과학기술을�보여주는� ‘미래로의�여행’이�상영�중이다.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로봇쇼이다. 로봇들이� 인기�

K-POP에�맞춰�춤추는데, 관객들이�따라�춤추며�흥을�낸다. 전시실�내의 교육, 공연, 상영은�대구과학관의�특징이다.

2.�대관시설

대관은�과학관의�주요한�수익원이다. 외부에�빌려주거나, 자체적으로� 특별전시나� 공연, 교육�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국립대구과학관의� 대관시설로는� 천문대, 숙소, 실험실, 강의실�등을�갖춘�천지인학당을�비롯, 대회의실, 기획전시실, 기획연회실�등이�있다. 가장�큰�자랑은�천지인학당이다. 138명이�숙박할�수�있는데, 그� 규모는� 국립과학관� 중에서� 으뜸이다. 게다가� 천체관측시설이�있어�야간�체험활동이�가능하다. 천문대만�보더라도�숙박을�겸할�수� 있다는�것이�경쟁력이다. 실험실과�강의실이�있어�탐구학습도�가능하다. 농구장, 족구장, 작은�운동장도�갖춰�앞으로�과학캠프시설로�각광받을�것으로�기대된다.대회의실(201석), 기획전시실(1,224 m2), 기획연회실(448 m2)은�특별전시, 컨벤션, 교육, 행사�목적으로�다양하게�활용할�수�있다. 외부�특별전시에�임대하는�경우�수익을�내지�못해�임대가�안�되는�것은�중앙과학관과�과천과학관에서�오랫동안�겪고�

있는�문제다. 우리�과학관�역시�똑같은�문제가�예상되기�때문에, 활용방법에�대한�고민을�거듭하고�있다. 현재는�자체�기획한� ‘내가� 아는� 로봇체험전’을� 개최하고�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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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JULY/AUGUST� 201 4 35

그림 7.�천지인학당은 천문대 등 다양한 캠프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림 8.�필로티는 관람객의 휴식에 큰 역할을 수행한다.

와�체험에�초점을�맞춘�좋은�프로그램이라�생각된다.

3.�야외시설

야외시설로는� 과학놀이터, 필로티(pilotis), 물놀이분수대, 옥상정원, 사이언스�테라스, 자연학습장, 사이언스�광장�등이�있다.국립대구과학관의� 야외공간� 활용도는� 어느� 과학관� 못지않게�

높다. 과학놀이터는�한창�성장기에�있는�아이들에게�맘껏�뛰노는�즐거움을�선사한다. 그�곁에는�원두막을�지어�아이들의�뛰노는�모습을�부모가�볼�수�있도록�했다. 물놀이분수대는�대구의�뜨거운�여름을�날리는�재미있는�시설이다.시원한�바람과�그늘을�제공하는�필로티는�대구과학관의�자랑

이다. 가족이�모여�편안하게�쉴� 수� 있는�공간이며, 학교나�단체에서�도시락을�지참하고�올�때�식사공간으로도�각광받고�있

다. 중앙과학관, 과천과학관에는�없는�시설이다. 앞으로는�버스킹(busking)과�같은�공연을�통해�관람객의�즐거움을�한층�더할�계획이다.

개관�초기이다�보니�옥상정원, 사이언스�테라스, 자연학습장은�다소�엉성하다. 아직�나무가�제대로�자라지�않고, 꽃을�피우는�식물도�철따라�가꾸지�못하고�있다. 몇�년�뒤에는�관람객에게�좋은�힐링�공간이�될�것으로�예상하고�있다.

현명한�과학관,�바보�과학관

국립대구과학관을�와보지�않은�분들은�잘못�지은�과학관이란�

말을� 많이� 한다. 대구� 도심으로부터� 30여� km 떨어진� 시골에�있고, 대중교통이�형편없기�때문이다.사실�그런�이야기를�들을�때마다�마음이�아프다. 하지만�산을�옮길�수� 없듯이, 국립대구과학관을�다시�도심으로�옮길�수는�없는�것이�아닌가? 그런데�놀라운�사실을�알게�됐다. 도심의� 과학관과� 시골의� 과학관이� 다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

이다.개관�이후�30만�명이�넘는�관람객이�대구과학관을�방문했다. 그중�80% 이상이�가족�단위�관람객이다. 주목할�점은�두어�시간에� 머물다� 떠나는� 도심의� 과학관과� 달리, 국립대구과학관을�찾는�관람객은�하루�종일�머문다. 아이들�공부만�시키고�떠나는�부모에게도�만족감을�주는�요인이�있다는�뜻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회전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보면, 짧은�시간�머무는�도심의�과학관은�같은�공간에�더�많은�관람객을�유치하는�현명한�과학관이고, 대구과학관은� �바보과학관이� 된다. 관람객� 수만� 따지는� 과학관� 평가시스템에서�대구과학관은�불리할�수밖에�없다. 그런데� (관람객�수)×(체류시간)을� 평가시스템에� 도입하면� 어떨까. 대구과학관에는� 도심의�과학관보다�관람객을�붙드는�또�다른�장점이�있음을�알�수�있

다.대구과학관에는�다른�과학관이�흉내�낼�수� 없는�강점, 약점을�극복하려는�의지, 기회를�살리고�위기를�탈출하려는�지혜가�있다. 많은�분들이�대구과학관에�대한� SWOT 분석을�했다. 그런데�실제로�운영해보니, 그러한�분석은�맞기도�하고�틀리기도�한다는�사실을�알게�됐다.영남의�중심에�위치한�대구과학관은�지역주민들의�열망과�기

대� 속에서� 탄생했다. 그� 열망과� 기대는� 매우� 강렬했다. 지난�봄�세월호�참사로�학교의�체험학습이�중단됐음에�불구하고, 지역주민들은� 대구과학관을� 찾았다. 게다가� 지자체, 교육기관과의�협력이�매우�잘된다. 중앙과학관, 과천과학관에서�볼�수�없는�대단한�강점이다. 책임감을�불러일으키는�대목이다. 단점은�누구나�지적하는�불편한�교통과�도심에서�떨어져�있

다는�점을�들�수�있다. 물론�수긍하지만, 물러설�수�없는�지적이다. 아무리�멀더라도�좋은�콘텐츠라면�찾아오지�않을까? 대구과학관은�하드웨어적�한계를�소프트웨어로�극복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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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JULY/AUGUST� 201 436

그림 9.�2014년 여름방학에 개최하고 있는 로봇체험전.� 그림 10.�국립대구과학관은 과학의 여백에 새로운 콘텐츠를 채워나간다.

기회는�창의적인�우수한�인적자원을�공무원�규정이�아닌�과

학관�규정에�따라�뽑고�길러낼�수�있다는�데�두고�있다. 국가산단과�테크노폴리스가�무럭무럭�커지는�것도�기회다.그러나�고급�콘텐츠로�경쟁력을�갖추지�않는다면�2015년�들어설� 부산과학관, 2020년� 울산에� 들어설� 국립산업과학기술관에�밀려�초라한�지방과학관으로�전락할�것이다.

과학관의�새�역사를�쓰다�

국립대구과학관은� 국립중앙과학관과� 국립과천과학관과� 달리�

공무원으로�구성된�국가기관이�아닌, 과학관법인으로�출발했다. 자율성과� 독립성을� 부여하여, 국립과학관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라는�주문으로�해석된다. 관람객� 수를� 늘리고, 수익을� 창출하고, 관람객� 만족도를� 높이는� 3가지�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국립대구과학관은� 기존의�국립과학관과�차별화해야�한다.모든�것을�새롭게�만들어야�하는�개관�초기, 운영철학과�방향은�무엇보다�중요하다고�생각한다. 국립대구과학관의�미래를�결정짓는�요소는�크게�두�가지다. 국가적�사명인�과학문화라는�공공성과� 치열한� 체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업성이다. 두�벡터(vector)의� 합이� 국립대구과학관의� 방향이며, 운영철학에�담겨져야� 할� 내용이다. 국립대구과학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은�초기의�모습을�보고�고정관념을�가진다는�것도�고려해야�한다. 이런�상황은�관장과�직원�모두에게�무거운�책임감으로�다가오

고�있다.

필자는�과학관을� ‘과학놀이터’로�정의한다. 과학관의�주�고객인�어린이와�학생들이�과학과�함께�맘껏�놀도록� 할� 계획이다. 핵심가치는� ‘상상력’에�두고�있다. 과학관이�학생들의�아이디어�샘터가�되도록�콘텐츠의�내실을�기할�것이다. 미션은�다시�찾는� 과학문화교육공간으로� 설정, 대구과학관을� 찾은� 어린이와�학생들의�추억�속에�남지�않고�계속해서�이용할�수�있도록�할�

계획이다. 비전은� 늘� 새롭게� 태어나는� 과학관이� 되는� 것이다. 이러기�위해서는�관람시설을�포함한�콘텐츠들이�끊임없이�새롭

게�개발되어야�할�것이다.목표�없이�가는�것, 문제를�파악하지�않고�가는�것은�위험하다. 그러나�대구과학관은�분명한�로드맵을�짜기�위해�노력하고�있다. 대구과학관의� 미래는� 국가� 예산이나� 지방� 교부금이� 아닌, 창의적으로�콘텐츠를�개발하고�있는�직원들의�머리와�열정에�달려�있다. 이�점이�기존�국립과학관과�가장�차별화된�전략이며, 과학관의�새�역사를�만들어낼�것이다.끝으로� 국립대구과학관의� 자랑을� 늘어놓으면서� 글을� 맺고자�

한다. 학생들에게�꿈을�심어주고�미래를�설계하는�데�안성맞춤인� 다양한� 전시물, 자연채광을� 살린� 쾌적한� 관람환경과� 식당, 돗자리를�펴놓고�이야기꽃을�피울�수� 있는�필로티, 숙박이�가능한� 천체관측시설, 눈높이에� 맞춘� 특별전시와� 다양한� 문화공연, …. 과학, 문화, 교육, 예술, 동행, 대화, 휴식을�원하는�분들에게� 국립대구과학관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아울러� 과학관의�새�역사를�꿈꾸는�국립대구과학관의�든든한�후원자가�되

어주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