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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새국어생활 제23권 제1(2013년 봄) 국어 산책 누리소통망에서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에 귀 기울이기 이기황 ()다음소프트 1. 빅데이터 시대의 소셜 미디어 우리는 바야흐로 빅데이터 시대에 살고 있다 . 빅데이터란 기존의 자료 처리 방법으로는 수집 , 저장 , 분석할 수 없을 만큼 큰 규모의 자료 를 말한다 . 빅데이터의 주요 특징은 자료의 규모가 방대할 뿐만 아니라 자료의 형태 또한 다양하다는 것이다 . , 빅데이터에는 숫자 , 문자 , , 동영상 , 음악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가 포함된다 . 이들 가운데 문자 , 사진 , 동영상 , 음악 등은 일반적으로 구조화가 잘되어 있는 정형 자료 인 숫자 형태의 자료에 대비하여 비정형 자료로 분류한다 (함유근 채승 2012). 그림 1은 자료가 최근에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 그 자료의 많은 부분이 비정형 자료임을 보여 주고 있다 . 비정형 자료의 대부분은 문자로 표현된 텍스트인데 , 이는 최근에 크게 활성화된 누리소통망을 포함한 소셜 미디어의 보급과 무관하지 않다 .

누리소통망에서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에 귀 기울이기122 새국어생활 제23권 제1호(2013년 봄) 국어 산책 누리소통망에서 사람들의 생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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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새국어생활 제23권 제1호(2013년 봄)

국어 산책

누리소통망에서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에 귀 기울이기

이기황 (주)다음소프트

1. 빅데이터 시대의 소셜 미디어

우리는 바야흐로 빅데이터 시대에 살고 있다. 빅데이터란 기존의

자료 처리 방법으로는 수집, 저장, 분석할 수 없을 만큼 큰 규모의 자료

를 말한다. 빅데이터의 주요 특징은 자료의 규모가 방대할 뿐만 아니라

자료의 형태 또한 다양하다는 것이다. 즉, 빅데이터에는 숫자, 문자, 사

진, 동영상, 음악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가 포함된다. 이들 가운데 문자,

사진, 동영상, 음악 등은 일반적으로 구조화가 잘되어 있는 정형 자료

인 숫자 형태의 자료에 대비하여 비정형 자료로 분류한다(함유근 ‧ 채승

병 2012).

그림 1은 자료가 최근에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자료의

많은 부분이 비정형 자료임을 보여 주고 있다. 비정형 자료의 대부분은

문자로 표현된 텍스트인데, 이는 최근에 크게 활성화된 누리소통망을

포함한 소셜 미디어의 보급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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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산책 123

출처: http://www.it.com/technology

그림 1 자료량의 증가와 비정형 자료의 비율

소셜 미디어의 큰 특징은 그야말로 ‘소셜’, 즉 ‘사회성’을 지니고 있

다는 점이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기존 미디어에서와는 달리 사회 구성

원들이 정보의 생성과 소통의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사회적인 관

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상호 작용을 이끌어 간다. 사회적

상호 작용은 친하지 않은 사람들, 나아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

에서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며, 사적 생활의 요소가 높은 수준으로 공

개되기까지 한다. 소셜 미디어상의 언어 활동은 여론과 사회적 의견을

형성할 수 있을 만큼 큰 영향력을 갖게 되었다(황유선 2012).

이렇듯 영향력이 큰 소셜 미디어는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공중 보건 분야이다. 공중 보건에서 가장 중요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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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하나는 전염성이 높은 유행성 질환에 대한 대처이다. 특히 독감

은 매년 발생하는 계절 질환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최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대표적인 누리소통망인 트위터를 이용하

여 미국 내 독감 발생 및 확산 양상을 파악하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Sneiderman 2013). 이 연구에서는 140자 이내로 작성된 트위터 글귀

에서 독감이 언급된 경우를 지역별로 분류하여 독감의 확산 양상을 추

적하였다. 물론 엄청난 양으로 생성되는 트위터 글귀를 사람이 읽는 것

은 불가능하기에 컴퓨터로 사람의 언어를 처리하는 자연 언어 처리 기

술을 사용하였다. 이때 실제 독감에 걸린 상황(“나 지금 독감 때문에 머

리가 너무 아파”)이 아닌 일반적인 독감에 대한 이야기(“독감을 예방하

려면 손을 잘 씻어야 한다”)나 자신이 아닌 유명한 사람이 독감에 걸린

이야기(“가수 ○○○이 독감에 걸려서 공연이 취소되었대”) 등을 제외

하고 순수하게 독감 감염에 관련된 글귀만을 가려내기 위한 첨단 기술

이 동원되었다. 그림 2는 이러한 방식으로 파악한 2013년 1월 첫 주의

독감 발생 양상과 2012년 같은 기간의 독감 발생 양상을 함께 보인 그

림이다.

그림 2에서 짙은 색으로 나타나는 지역이 독감이 창궐한 지역으로

2013년 1월 첫 주에 2012년 같은 기간에 비해 독감이 심하게 번지고 있

음을 알 수 있다. 이 방법의 유용성은 미국 질병 관리 센터에서 보유하

고 있는 독감 발생 자료와의 비교를 통해 검증되었다.

누리소통망에서 위와 같은 자료를 얻는 데에는 많은 이점이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이러한 자료를 거의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누리소통망의 글을 수집하여 빠른 속도로 분석하

여 원하는 자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자료를 전통적인 방

법에 의존하여 수집할 경우 두 주가 걸린다고 한다. 자료 수집에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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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2012/2013년 1월 첫 주 미국의 독감 발생 양상(Sneiderman 2013)

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국민 전체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감의 발생과 확산에

조기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그보다 더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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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누리소통망을 통해 살펴본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

위의 사례는 누리소통망의 언어 자료 분석을 질병의 발생과 확산

의 추적이라는 특정 과제에 적절히 활용한 예이다. 그런데 우리들이 정

말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독감 등의 질병이 아니라 누리소통망에 글

을 쓰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이다. 나는 이 세계 안

에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있으며,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생

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이야말로 그 무

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글쓴이의 일터에서는 소셜 미디어로부터 수

집된 문서로 이루어진 빅데이터(소셜 빅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읽는 일을 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그 사례 몇 가지를 소

개하고자 한다.1)

2.1. ‘기분’이 어떠신가요?

사람은 감성적인 존재이다.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사람의 큰 특징

으로 이성을 들기도 하지만, 사람의 행동에 감성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사람들의 감성의 단면, 구체적인 언어

표현으로는 ‘기분’이 어떠한지를 누리소통망을 통해 살펴보았다.

그림 3은 소셜메트릭스(SOCIALmetrics™)2)에서 관심어 ‘기분’에

대한 연관어들 가운데 감성어들만 추려 보인 것이다.3) 해당 기간에 우

1) 이후의 내용은 전적으로 송길영(2012)에 의존하여 작성되었다.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인

용은 생략하였으며, 본문의 ‘우리’는 글쓴이의 일터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지칭한다.

2) 소셜메트릭스(SOCIALmetrics™)는 글쓴이의 일터에서 개발하여 사용하는 소셜 빅데이

터 분석 도구이다. 일반인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http://www.some.co.kr/

socialSearch.html에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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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기분’의 연관어(SOCIALmetrics™, 2011. 5. 1.∼10. 31.)

리말로 작성된 특정 누리소통망 글 5억여 건 가운데 ‘기분’이 포함된 문

서는 550만 4,018건이었는데, 긍정률을 측정해 보니 대략 66.4%였다.4)

안타깝게도 이 수치는 큰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 적

3) 연관어란 주요 분석 대상인 관심어와 함께 쓰이는 언어 표현을 말하며, 감성어는 다양한

언어 표현들 가운데 사람의 감성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는 것들을 가려 뽑은 것으로 긍정어

와 부정어로 나뉜다.

4) 긍정률은 ‘긍정 표현 언급량/(긍정 표현 언급량 + 부정 표현 언급량)’의 공식으로 계

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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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요일별 기분의 변화(SOCIALmetrics™ 2011. 5. 1.∼10. 31.)

어도 누리소통망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은 66.4%만큼 기분이 좋다’와

같은 해석을 할 수 없다. 이 긍정률에 조금이나마 의미를 부여하려면,

다른 기간에는 어떠했는지, 다른 나라에서는 어떠한지 등의 비교 분석

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기분은 일정한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한다. 반복

되는 매주의 삶을 살면서 특히 기분이 좋은 요일이 있고 그렇지 않은 요

일이 있을 것이다. 그림 4는 일주일간 기분의 언급량과 이에 대한 긍정

률의 변화를 보인 것이다.5) 이 그림에 따르면 ‘기분’은 주중에 거의 일

정하게 언급되다가 주말에는 언급량이 줄어든다. 기분에 대한 긍정률

의 변화 추이는 상식적인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친 몸을 이끌고

등교 혹은 출근을 하는 월요일에 가장 부정적이었다가 주말을 향하여

갈수록 점차로 긍정률이 높아져 금요일에는 정점에 이른다. 흥미로운

5) 언급량은 상대적 비교를 위해 정규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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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시간대별 기분의 변화(SOCIALmetrics™, 2012. 4. 1.∼4. 15.)

것은 기분의 긍정률이 토요일에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주말을 즐

겁게 보내야 하지만 막상 기분은 좋지 않은 것이다. 아마도 주말이 지

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고달픈 생활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런 것

이 아닐까 한다. 월요일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나쁜 것이다. 오늘을 즐

기기보다는 내일을 걱정하며 살아가는 것이 현대 한국인의 삶일 것이

라는 짐작도 해 본다.

그러면 주중의 하루 일과에서 기분의 변화는 어떠할까? 그림 5에서

는 하루 동안 ‘기분’, ‘우울’, ‘기분 좋다’의 세 언어 표현 언급 비율의 변화

를 살펴보았다. 이에 따르면 가장 우울한 시점은 출근 직전과 잠들기

전이며, 가장 기분이 좋은 시점은 점심 직전과 퇴근 직전이다. 그럴 것

같다. 하루의 고달픔이 시작되기 직전인 출근 직전, 그리고 내일을 염

려하는 잠들기 전이 가장 우울한 시점이고, 잠시나마 이에서 벗어나기

직전인 점심 직전과 퇴근 직전이 가장 기분이 좋은 시점이다. 앞서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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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본 일주일간 기분의 변화와 마찬가지로 하루를 놓고 봐도 사람들의

기분은 가까운 미래에 대한 기대와 염려에 따라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느낌을 누리소통망에 토로하여 다른 사람들의 공

감을 얻고 이를 통해 위로받고자 한다.

2.2. 누가 가장 ‘미인’일까요?

감성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기분도 사람에 따라

좋고 나쁘고의 기준이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사람마다 살아온 배경과

경험, 심성이 다른데 같은 느낌을 가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주관적인 감성도 사안에 따라 다른 사람들과 상호 작용을 하면

서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상호 작용은 몇

안되는 사람들로부터 시작해서 짧은 시간 안에 큰 확산을 일으킬 수 있

는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증폭된다. 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가 86일 만

에 유튜브 조회 수 4억 회를 넘은 것은 네트워크 효과의 한 예다.

주관적 감성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한 단면을 살펴보기 위해 우

리는 누리소통망에서 누가 가장 예쁘다고 언급되는지를 알아보았다.

미의 기준 역시 단일하지 않기에 우리는 먼저 사람들이 ‘미인’을 이야기

할 때에 어떤 감성 표현을 함께 언급하는지 살펴보았다. 그림 6은 그 결

과다.

그림 6에서 ‘미인’의 연관 감성어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당연하게도

‘예쁘다’(36%)와 ‘아름답다’(23%)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스타일’(18%),

‘S라인’(7%), ‘귀엽다’(7%), ‘매력적이다’(5%), ‘섹시하다’(4%)가 뒤를 따

른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귀엽다’의 점유율은 7%에 그친다는 점이다.

다른 문화권에서는 ‘귀엽다’와 ‘예쁘다’가 거의 같은 개념을 나타내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예쁜 사람은 미인이지만 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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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산책 131

예쁘다

36%

아름답다

23%

스타일

18%

S라인

7%

귀엽다

7%

매력적이다

5%

섹시하다

4%

그림 6 ‘미인’의 연관 감성어 점유율(SOCIALmetrics™, 2010.9.1.∼2012.12.31.)

운 사람은 그다지 미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림 7에서는 ‘예쁘다’와 ‘귀엽다’와 함께 언급되는 유명인들을 살

펴보았다. 이 그림은 예쁘지만 귀엽지는 않은 유명인들과 귀엽지만 예

쁘지는 않은 유명인들을 나누어 준다. 물론 가운데 위치한 예쁘면서 귀

여운 이들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의 으뜸 모델들이다.

재미있는 것은 예쁘고도 귀여운 유명인으로 남자인 ‘현빈’, ‘송중

기’, ‘샤이니’ 등이 언급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성별 구분이 점차 옅어

지고 있는 현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제는 남자들도 꾸미고 가꾸는

시대가 되었다. 2005년 이래 남성복 매출 점유율이 여성복 매출 점유율

보다 항상 높다고 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경기가 좋지 않아서 여성들이

옷을 사지 않는 것으로 알았는데, 3년 내내 같은 양상을 보이자 남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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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새국어생활 제23권 제1호(2013년 봄)

그림 7 예쁘면서 귀여운 유명인(SOCIALmetrics™, 2010. 9. 1.∼2011. 4. 30.)

이 옷을 적극적으로 산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또한 최근 남성화

장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세태에 걸맞은 현상이다.

2.3. 감성의 지도를 그리다

감성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고 또 변화하는 것이지만, 다분히 보편적

이기도 한 것 또한 사실이다. 사람들이 전혀 다른 시대에, 다른 문화에서

쓰인 문학 작품을 읽고 울고 웃으며 공감하는 것이 그 증거이다. 이 사실

에 근거해서 비교적 보편적인 감성을 바탕에 두고 다른 개체들을 그 위

에 나타내 보려는 시도에서 나온 것이 감성 지도(sentimental map)다.

그림 8의 감성 지도에서는 서로 비슷한 것으로 파악되는 감성어들

을 묶어서 상대적인 거리를 반영하여 배치하였다. 전체적으로 볼 때 왼

쪽은 여성적인 느낌이 강하고 오른쪽은 상대적으로 남성적이다. 이제

이 위에 감성어들과 자주 함께 언급되는, 즉 비슷한 감성을 공유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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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유명인들의 감

성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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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유추되는 유명인들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예를 들면, 아이유, 설

리, 박보영은 ‘귀엽고 깜찍한’ 인물들이다. 물론 이 세 사람이 항상 함께

언급되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인물이 언급될 때에 비슷한 감성어가 언

급될 뿐이다.

유명인 감성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얼핏 보기에 비슷한 이미지

를 가진 이들이 세부적으로는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드러난다. 요

즘 인기가 많은 미스에이의 수지도 앞서 예를 든 이들처럼 귀엽고 깜찍

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쪽에도 속한다.

송중기와 장근석은 남성이지만 여성적인 면이 강하고 현빈, 차승

원은 남성적이다. 여성 중에서도 하지원과 이지아는 남성적인 쪽에 기

울어 있으며, 2NE1은 극단적으로 남성적이다. 아마도 처음 선보일 때

부터 그렇게 의도했을 것이고 그 의도대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감성들이 무리를 지으며 한 단계 추상화하면 메타감성이

형성된다. 예를 들어, ‘흐뭇하다’는 ‘씩씩하고 사랑스럽고 예쁘고 풋풋

한’ 느낌을 반영한다. 또한 ‘스타일리시하다’는 것은 ‘예쁘고 마르고 날

씬하다’는 뜻이며, ‘부럽다’고 할 때에는 유명인들을 보며 ‘섹시하고 빛

나고 완벽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감성 지도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려 보면 분석 대상의 이미지 변

화를 추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9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소

녀시대는 처음에는 예쁘고 깜찍한 감성의 이미지였는데 3년 정도의 기

간을 거치며 점차 예쁘고 마른 이미지로 바뀌었다. 한편 아이유는 데뷔

이후 계속 귀엽고 깜찍한 동생의 감성을 유지해 왔다. 아이유는 이제 20

대가 되었고 배우로서의 역할도 넓혀 가고 있으니 앞으로 어떻게 이미

지가 변화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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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산책 135

그림 9

‘소녀시대

’의 이

미지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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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맺는말

이 글에서 글쓴이는 이른바 빅데이터 시대에 매우 큰 영향력을 가

지게 된 누리소통망의 언어 자료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특히 사람

들의 생각과 마음을 읽는 일에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글쓴이의 일

터에서의 경험을 중심으로 소개하였다.

누리소통망은 누구나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공

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고 훌륭한 도구이지만, 바로 그 자유

로움 때문에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큰 상처를 줄 수도, 혹은 받을 수도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전에는 듣지 못하던 많은 이웃들의 생

각과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갖는 것, 그리고 진정으

로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빅데이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아닐까 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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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산책 137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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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영(2012),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 쌤앤파커스.

이재현 엮음(2012), ≪트위터란 무엇인가≫, 커뮤니케이션북스.

한국방송학회 방송과수용자연구회 엮음(2012), ≪소셜 미디어 연구≫, 커뮤니케

이션북스.

함유근 · 채승병(2012),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유선(2012), 소셜 미디어의 언어와 맥락, ≪소셜 미디어 연구≫, 커뮤니케이션

북스.

Sneiderman, Phil(2013), Using Twitter to track the flu, http://hubjhu.edu/2013/

01/24/using-twitter-to-track-flu, 2013.3.13 검색.

참고 웹사이트

다음소프트 http://www.daumsoft.com

소셜메트릭스 http://www.some.co.kr

오피니언마이닝워크숍 http://www.omw.or.kr

It.com http://www.i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