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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0 국내 최초 JCI 인증병원 www.iseverance.com 세브란스 병원 Special Report 사회와 함께하는 세브란스 | S Story 내분비질환의 근원을 파헤치는 연구자,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

세브란스병원storage.iseverance.com/contentsobj_2007/webzine_sev_2012...에디터 최종훈 | 포토그래퍼 지한비 ‘연구’, 이은직 교수를 말하는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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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0

국내 최초 JCI 인증병원www.iseverance.com

세브란스병원Special Report 사회와 함께하는 세브란스 | S Story 내분비질환의 근원을 파헤치는 연구자,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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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words 주께서 나의 서원을 들으시고

06 수현일기

그 마음, 미리 좀 헤아려주실래요?

08 ISSUE | 안구건조증 눈이 뻑뻑하다고? 눈을 자주 깜빡여봐!

10 S Story

내분비질환의 근원을 파헤치는 연구자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

14 Quiz | 나는 누구일까요?

은근과 끈기는 나의 매력

28 Gallery | 이승오 반복과 연속의 흔적이 만들어낸 소통과 융합

30 세브란스 인물열전

한국 신경외과학의 초석 마련한 한국 최초의 신경외과 전문의, 이헌재

32 우문명답 | 박성하 교수(심장내과)

고혈압에 관한 7가지 오해와 진실

35 Body Age | 간

용왕이 애타게 찾던 생명의 장기

36 선교지에서 온 편지 | 탄자니아로 떠나기 전에

예수님의 마음이 우리 마음 되기를

38 people 4인 4색

김다혜 | 122병동 간호사 김영일 | 에스텍 직원 박영미 | 진단검사의학과 채혈사 박순규 | 영상의학과 방사선사

40 Hot | 세브란스-KT 청각재활센터 개소

소리의 장벽을 넘어 기적으로 소통한다

42 치료에 좋은 밥상 | 채식

채식, 무조건 다 좋은 건 아니다

44 포토에세이 | 스리랑카

여물지 않은 속으로 섬기는 일의 어려움

46 세브란스 탐구생활 | 건강관리 앱

간암 발생율 예측과 뇌졸중 119, 바로바로 확인하고 도움받자!

47 A letter from Dr. Jung 배려와 일치 화합으로 이루어가는 The Best

<세브란스병원> 통권 117호 | 월간 비매품

발행일자 2012년 10월 1일 | 발행처 세브란스병원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 50 | 발행인 정남식

편집인 김찬윤(02-2228-5021)

편집위원 박호진(기획예산팀), 최상기(기획예산팀),

배성진(보험심사팀), 조하철(적정진료관리팀),

노나리(간호국), 신규환(의사학과), 김광준(VIP건강증진센터),

정지예(호흡기내과) 김진아(영상의학과)

제작대행 thebookcompany(02-3438-2013)

대표 이소영 | 편집책임 김민경 | 편집장 이나경

에디터 최종훈, 박지유 | 아트 디렉터 김경희

디자인 김희영 | 교열 안은지 | 오퍼레이터 육양희

사진 JINGONG ANDROMEDA(02-517-2333)

2012 OctOber표지 이승오, <Layer-말레비치>, 90×90cm, paper-stack, 2011

Contents

스마트폰으로 찍어보세요.

전화번호와 홈페이지

정보를 바로 볼 수 있어요!

Special Report 01 나눔과 봉사 프로젝트 16 앞으로 100년, ‘나누는 병원’으로 간다

Special Report 02 이웃사랑 20

이웃과 함께, 이웃을 위해

Special Report 03 진료협력센터 24 우선진료로 협력치료가 훨씬 쉬워졌다

Special report

사회와 함께하는 세브란스

어머니는 서울 시내 A병원 건강검진에서 뇌에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종양이 시신경과 붙어 있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간단한 수술이 필요하다고요.

병원 쪽에서 그렇게 말해서 정말 간단한 수술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수술 전날에서야 레지던트로부터 8시간 이상 걸리는 큰 수술이며,

머리를 열어야 해서 전체 삭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수술처럼 말했던 처음과는 영 딴판이라 어처구니가 없었지요.

여든을 앞둔 고령의 어머니가 꼭 그런 대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고민스러웠습니다.

가족회의 결과, 좀더 경과를 지켜보기로 하고 어머니는 수술을 받지 않았습니다.

6개월 후, 우리는 지난 번 병원으로 가지 않고 세브란스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신경외과 장종희 교수님은, 종양이 계속 자라고 있어 그대로 두면

시신경과 뇌세포가 손상될 위험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결국 어머니는 뇌수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장 교수님의 진행 방식은 지난 번 대형병원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교수님은 가족들을 모두 모이게 했고, MRI 사진과 각종 자료, 뇌 모형을

보여주며 종양의 위치와 수술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수술 후에도 수술 경과를 다시 한번 가족들에게 잘 말씀해주셨습니다.

감사하게도 어머니의 어려운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평생 눈 때문에 고생하신 어머니는 수술 후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어머니에게 평생의 한이었던 문제를 교수님이

해결해주셨습니다.

성공적인 수술은 물론이고, 환자를 안심시키는 수술 진행

으로 저희 가족들 모두를 감동시킨 장종희 교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_ 환자 가족 김영례 님이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Smile

수술 전 상담에서 받은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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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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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OCtObER

5Words 말씀과 기도

Hear my cry, O God; listen to my prayer.

From the ends of the earth I call to you,

I call as my heart grows faint;

lead me to the rock that is higher than I.

For you have been my refuge, a strong tower against the foe.

I long to dwell in your tent forever

and take refuge in the shelter of your wings. Selah

For you have heard my vows, O God;

you have given me the heritage of those who fear your name.

_ Psalm 61:1-5

주께서 나의 서원을 들으시고

하나님이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시며

내 기도에 유의하소서

내 마음이 약해질 때에 땅 끝에서부터

주께 부르짖으오리니

나보다 높은 바위에 나를 인도하소서

주는 나의 피난처시요 원수를 피하는

견고한 망대이심이니이다

내가 영원히 주의 장막에 머물며

내가 주의 날개 아래로 피하리이다(셀라)

주 하나님이여 주께서 나의 서원을 들으시고

주의 이름을 경외하는 자가 얻을 기업을

내게 주셨나이다

_ 시편 61:1-5

ⓒ J

. H

. C

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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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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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OCtObER

6 Essay 수현일기

가끔 유방암클리닉 외래에서 웃음이 터집니다.

암치료 받으면서 웃을 일이 있냐고요?

그럼요, 삶은 순간인 걸요. 삶은 순간이에요.

즐겁고 웃음 나는 그 찰나의 순간은 얼마든지 있답니다.

빵ㅡ 터지는 유머를 개발하고 싶습니다유방암 환자들이 맞는 일부 항암제는 우울감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약을 맞으면 몸 이곳저곳이 아프고,

서너 번 맞게 되면 붓는 경향도 있어 몸이 무거워집니다.

게다가 항암제를 맞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무력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니 암환자들은 우울해지기 십상입니다.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환자를 보는 순간, 느낄 수 있습니다.

‘아, 우리 환자가 마음이 좀 힘드시구나. 우울감이 온 것 같다.’

그래도 “우울하세요?”라고 쉽게 묻지는 못합니다.

왠지 환자의 사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것 같아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우울하세요?”라고 묻는 건,

상태가 꽤 걱정스러울 때입니다.

그 순간, 환자는 참고 있던 눈물을 뚝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제 진료실에는 휴지가 넉넉히 준비되어 있습니다.

많이들 울고 가시니까요.

그런 우울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 빵 _ 터지는 유머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많이 힘드시죠?”

환자가 대답없이 고개만 끄덕입니다. 그럼 저는 처방을 합니다.

“돈 좀 쓰세요. 아끼지 말고 팍팍!!”

‘팍팍’이라는 말에, 환자는 울다가 빙그레 웃습니다.

그 마음, 미리 좀 헤아려주실래요?글 이수현 | 포토그래퍼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평소에 못 가는 럭셔리한 레스토랑 가서 미친 척 비싼 스테이크도 사드시고요.

백화점 가서 비싼 브랜드로 옷도 한 벌 사세요.

화장품도 좋은 걸로 하나 사서 피부관리 좀 하시고요.

한 번에 오만 원 넘는 마사지도 받아보세요.

죽을 때 돈 싸짊어지고 가나요? 없어도 그냥 좀 쓰세요.”

환자를 빙그레 웃게 하려면 그리고 환자의 남편에게 당부합니다.

“나중에 이사 갈 때 냉장고에 갇혀 같이 버림받지 않으려면

지금 투자 좀 하세요. 항암치료 한번 받을 때마다

목걸이나 귀걸이 같은 거 좋은 걸로 하나씩 선물하세요.

마음 필요 없어요. 물질이 최고예요!”

환자들은 냉장고랑 같이 버림받을 거라는 말에,

물질이 최고라는 말에 빙그레 웃습니다.

그런 말 하는 거, 그런 마음 갖는 거 너무 속물적이라고 생각해서

우리는 그냥 억누르고 표현 안 하고 삽니다.

너무 없어 보이지 않으려고, 다른 이들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게 우리의 자존심입니다.

치료받으며 몸과 마음은 힘들지만, 환자는 자존심만큼은 잃지 않으려 애씁니다.

그 마음, 미리 좀 헤아려주실래요?

그냥 좀 받아주고, 그냥 좀 울게 놔두고,

씩씩하지 않은 모습 보여도 그냥 못 본 척하고

생색내지 말고 방청소랑 설거지하면서 일도 좀 덜어주고

그렇게 드러나지 않게 마음을 배려해줄 때

환자는 빙그레 웃음 지으며 힘내서 치료를 잘 받을 수 있으니까요.

| 이수현 |

유방암 환자를 돌보고 있는 암 전문의.

진료실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유방암 환자를 위한 블로그

(blog.iseverance.com/socmed)를

운영하고 있다.

환자의 남편에게 당부합니다.

“지금 투자 좀 하세요.

항암치료 한번 받을 때마다

목걸이나 귀걸이 같은 거

좋은 걸로 하나씩 선물하세요.

마음 필요 없어요.

물질이 최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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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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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OCtObER

9Issue 안구건조증

런던올림픽에서 감격의 순간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것은 눈물이

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눈물’ 하면 너무 기쁘거나 슬플 때 흘

리는 눈물을 떠올린다. 이처럼 극적인 순간 또는 눈이 불편한 상황

에서 나오는 눈물은 의학적으로 우리 눈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

한다.

눈꺼풀은 지속적으로 깜박거리면서 눈의 표면을 보호하고, 깨끗

한 광학면을 유지해 선명한 시력을 제공한다. 눈꺼풀이 깜박거리

는 기능을 수행할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눈물이다. 뿐만 아니라 눈물

은 눈 표면에 영양을 공급하고 청소와 항균 기능을 담당해 눈 건강

유지에도 꼭 필요하다. 눈물은 흔히 물로만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

하지만 물과 눈 표면의 점액, 눈물의 상층에서 눈물의 증발을 막아

주는 지방층, 이렇게 3가지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눈물

이 건강하다는 것은 이 3가지 성분이 적절히 분비되어 각자가 고유

의 기능을 수행하는 상태를 말한다.

노화와 스마트폰 사용이 주된 원인

나이가 들면서 눈에 나타나는 변화 중 하나는 수성 눈물의 감소다.

또 지방을 분비하는 속눈썹 주변의 마이봄선 역시 기능이 저하되

어 건강한 지방층을 형성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변화뿐 아니라 복용하는 약제나 생활환경,

전신질환 등이 눈물 분비에 영향을 끼친다.

최근에는 어린 아이에서부터 어르신들까지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

용으로 인해 눈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 눈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무언가를 집중해서 보게 되면 눈 깜박임 횟수가 현저히 줄

어드는데, 이렇게 되면 눈물의 증발이 늘어나고 윤활이 적어져서

건조증이 악화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쾌적한 생활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인공적인 온도 조절 역시 바람과 건조함을 유발해

안구건조증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경우에 안구건조증을 의심해야 할까? 우선 눈이 뻑뻑하고 피

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시작해, 심한 경우 찌르는 듯한 통증 또는 뭔

가 들어 있는 것 같은 이물감을 느끼게 되기까지 다양한 안구 자극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자극에 의해 나오는 눈물과 평상시 눈 표

면을 적셔주는 눈물은 분비되는 곳과 양이 다르다. 특히 눈 표면이

건조하면 그로 인한 자극 때문에 오히려 눈물이 한꺼번에 흐르게

된다. 따라서 이물감을 동반하면서 주눈물샘에서 한꺼번에 분비

되어 갑자기 흘러 넘치는 눈물 역시 안구건조증의 증상이다.

습도 유지하고 눈은 자주 깜빡깜빡!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대개 전문의의 진료를 받게 되며 안구

표면과 눈물층을 검사하는 세극등 검사를 통해 안구건조증을 진단

한다. 안구건조증으로 진단되면 심한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되는데, 아주 경할 때는 습도를 유지하고 눈 깜박임을 자주 하

면 호전될 수 있다. 좀 더 정도가 심할 때는 방부제가 들어 있는 병

에 든 인공눈물을 사용하고, 인공눈물의 점안 회수가 많아지면 방

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도록 한다.

이와 같은 일차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으면 눈물 생성을 변화시키

는 원인으로 제기되는 안구 표면을 조절하기 위해 단기간의 점안

용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거나 사이클로스포린 제제의 안약을 사용

한다. 눈물 분비가 적고 비강 내로 흘러가는 눈물길이 잘 작동할 때

는 눈물이 눈에서 비강으로 흘러가는 시작점을 막아 눈 표면에 눈

물이 더 오래 남아 있도록 하기도 한다.

안구건조증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질환으로 인식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여러 주위 환경의 변화로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병인과 치료약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건강

한 눈을 위해서는 적절한 수분 섭취와 습도를 유지하고 과도하게

눈을 혹사시키는 일은 피해야 한다. 또 늘 적절한 눈 깜박임을 하려

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가급적 온풍기나 에어컨 바람이 직접 눈

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고, 의심되는 증상이 계속될 때에는 방치

하다 치료가 어려운 단계까지 진행되지 않도록 적절한 진료 및 치

료가 필요하다.

안구건조증이 아주 경할 때는 습도를

유지하고 눈 깜박임을 자주 하면 호전될

수 있다. 좀 더 정도가 심할 때는 방부제가

들어 있는 병에 든 인공눈물을 사용하고,

인공눈물의 점안 회수가 많아지면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8

눈이 뻑뻑하다고? 눈을 자주 깜빡여봐!

눈이 어느 때보다 분주한 시대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이 크게 늘어 눈의 뻑뻑함을 호소하거나,

인공눈물을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눈에 넣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눈이 건조해지기 쉬운 10월,

눈을 촉촉하게 만들 수 있는 비법은 없을까? 글 김태임 교수(안과)┃포토그래퍼 최재인┃스타일링 최혜민

“인공눈물,

많이 써도 괜찮을까요?”

우리 몸의 눈물은 안구 표면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인자를 포함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인공눈물은 단순히

수성 눈물의 공급에 그치기 때문에

지나친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눈물 분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할 때 인공눈물을 사용하면 상당히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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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질환의 근원을 파헤치는 연구자, 이은직 교수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이제 중견으로 누군가를 키워야 할 입장이 된 이은직 교수는 후학들에게 분명한 인생의 목표에서부터 자신에 대한 파악과 분석, 미래를 바라보는 눈,

전문 분야에서 성장해갈 계획, 훌륭한 멘토와 동료에 이르기까지 6가지 요소를 강조한다. 시대에 맞는 전인적인 인재의 자질을 갖추라는 뜻이다.

에디터 최종훈 | 포토그래퍼 지한비

‘연구’, 이은직 교수를 말하는 첫 번째 키워드

“지난 9월부터 임상의학연구센터의 일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센터는 1996년에 설립됐는

데, 우리나라 의학계를 통틀어 이런 종류의 연구동을 세운 건 세브란스가 처음이었어요.

센터의 책임자라는 짐은 무겁지만, 기관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분들이 많은데다가

업무 자체가 연구와 관련되어 있어 마음은 한결 가볍습니다. 호기심이 많고 궁금증이 생기

면 반드시 해결해야 속이 풀리는 성격이라 연구를 즐기는 편이거든요. 연구의 중요성이 크

게 부각되지 않았던 전임강사 시절부터 연구 결과를 정리해 열심히 외국 저널에 발표했습

니다.”

1995년,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으로 연수를 받으러 간 이 교수의 발목을 잡은 것 역시 그런

성향이었다. 이 교수는 내처 10년 반을 머물면서 공부를 계속했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인정이 따르는 법,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조교수를 거쳐 부교수가 되면서 차츰

현지에 깊이 뿌리를 내렸다. 연구 말고도 배울 게 많았다. 미국에서는 90년대 후반부터 연

구 및 진료 윤리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환자를 존엄한 인간으로 대한다는 게

선언적인 의미를 넘어 행정적이고 절차적인 원칙으로 구체화되었다. 프로세스 하나하나

마다 환자의 동의와 서명이 없으면 진행이 불가능해졌다. 지금이야 우리에게도 익숙해졌

지만, 당시로서는 놀라운 일들이었다.

미국에서 의사로 사는 데 아무 불편함이 없었던 이은직 교수가 모교로 눈길을 돌리게 된 동

기도 어김없이 ‘연구’라는 키워드와 얽혀 있었다. 먼 곳까지 지도를 받으러 찾아온 연세의

대 후배들의 실력은 어디 내놔도 부족함이 없었다. 한국이 미국보다 못한 건 환경뿐이었

다. 그렇다면 굳이 미국에서 일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들었고, 모교에서 내분비내과 전

문가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주저없이 지원했다.

연구와 진료, 떼려야 뗄 수 없는 동전의 양면

그렇다고 환자를 진료하지 않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도리어 밀려드는 환자와 씨름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요즘은 예전보다 훨씬 더 진료에 에너지와 정성을 쏟는다. ‘연구’라는 조

강지처를 버리고 ‘임상’과 늦바람이 나기라도 한 걸까?

이은직 교수의 답변은 한 마디로 ‘천만에 말씀’이다. 환자를 잘 보는 게 연구를 뒷받침하고,

10 S story Eun Jig Lee

“세브란스는 국내 최초로

호르몬 측정을 시작한

병원입니다. 뇌하수체

프로락틴 분비종양 치료도

처음이고요. 90년대

초에 이르면서 거의

모든 뇌하수체 호르몬을

측정했고 환자를 돌보는

데 적용했습니다. 덕분에

이 분야 진료와 연구의

선두주자로 인정을 받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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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다시 병을 고치는 데 영향을 주는 순

환고리가 형성되므로 연구와 진료는 별개가 아니

라는 얘기다. “갑상선호르몬저항성의 기전을 분

자생물학적으로 규명한 연구로 노벨상을 탄 의사

가 있어요. 그런데 그 연구 아이디어를 임상에서

얻었어요. 이렇게 환자를 잘 돌보고 병인을 규명

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연구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계적으로 보면 소용이 없

어요. 호기심을 가지고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연구가 시작되고, 한 가지 답을 얻고 나서

도 좀 더 보편적으로 적용해서 같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를 탐색해야 합니다. 같은 병도 인과

관계의 스펙트럼이 다양하거든요.”

이은직 교수의 전문 분야는 뇌하수체와 갑상선 질

환이다. 뇌하수체는 뇌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인

체의 호르몬들의 분비를 총괄하는 내분비샘으로

이 교수의 표현에 따르자면, ‘오케스트라 지휘자’

에 해당한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된 호르몬은 다른 내분비기관

들을 자극해 고유한 호르몬을 내게 합니다. 갑상

선자극호르몬이 갑상선을, 부신자극호르몬이 부

신을, 성선자극호르몬이 생식과 임신, 출산에 관

여하는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식이죠. 그러니 뇌하

수체가 망가지면 다른 기관들이 제대로 작용할 수

가 없는 거죠. 지휘자가 무너지면 조화로운 연주

가 불가능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종양입니다. 성장호르몬을 내는 세포에 종

양이 생기면 거인증이나 말단비대증이 발생하고,

유즙분비호르몬 분비종양은 미혼 여성에게도 수

유기 산모들이 보이는 증상인 유즙분비, 무월경

및 불임 등을 유발합니다.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이

과량 분비되면 쿠싱증후군이 발생하고요.”

진단은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증상이 비교적 분명해서 전문가는 물

론이고 환자 자신도 서둘러 병원을 찾게 된다는

얘기다. 그래도 원인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건 아니어서 이것저것 묻고 확인할 게 수두룩하

다. 환자 가운데는 젊은 여성들도 적지 않아 임신

과 출산에 관련된 질문에까지 일일이 답해주어야

하는 까닭에 진료 시간은 늘어만 간다.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세브란스가 자랑하는 명의들은 대부분 ‘보이지 않는 손길’을 인정한다. 수많

은 손길들이 밀고 끌어 지금의 자리에 이르게 했다는 뜻이다. 이은직 교수

도 예외는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어떤 존재가 사람과 환경을 통해 움

직이는 걸 갈수록 실감하게 된다고 고백한다.

사실 ‘이은직’이라는 인간을 두고 의사의 그림을 그렸던 건 그의 조부였다.

일제강점기에 신학문을 공부하고 세브란스의전에 들어가고 싶어 했던 할

아버지는 그 아쉬움을 누누이 토로했다. 그런 염원은 손자가 연세의대에 입

학하면서 현실이 됐다. 의대생이 된 뒤에는 줄곧 좋은 내과의사가 되고 싶

었다. 할머니의 손재주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혈관을 잇는 정교한 작업에도

탁월한 솜씨를 보였지만 단 한 번도 외과 쪽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러다 허갑범 교수라는 훌륭한 멘토를 만나면서 내분비학 연구자의 길에

눈을 뜨게 됐다.

“처음에는 당연히 임상의사가 되려 했죠. 내과전공의 2년차 때, 허갑범 교

수님을 만나 궁금증을 해결하는 과정을 함께 밟으면서 시야가 열렸어요. 뇌

하수체 사진 수백 장을 보면서 환자의 증상과 원인을 찾아가던 경험은 흥미

롭고도 놀라웠어요. 그분은 은퇴하고 개업한 지 8년을 바라보는 지금도 연

구 간호사를 두고 자료를 정리해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세요.

한국인의 당뇨 특성을 찾고 임상에 직접 적용해가며 진단과 치료 기준을 바꿔가는 분이십

니다. 저로서는 정말 훌륭한 스승을 만난 셈이죠.”

미국에서는 래리 제임슨(Larry Jameson) 교수가 그 역할을 해주었다. 훗날 학장에 올랐지

만, 처음 만났을 때 제임슨 교수는 노스웨스턴 대학의 내분비내과장이었다. 이 교수는 그

에게서 기다림의 미학을 배웠다. 뇌하수체 유전자치료법을 연구해보면 어떠냐는 제안을

해준 걸 끝으로 단 한 번도 실적을 재촉하거나 채근한 적이 없었다. 열심히 토의 상대가 되

어주고 연구비를 주선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꾸준히 기다릴 뿐이었다. 연구라는 작업의 특

성상 금방 열매가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몰아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정말 영향력이

크고 중요한 연구 성과를 올리려면 숙성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절

감했다.

이은직 교수는 아울러 연구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 분야에 중점적인 기부 활동이 이루어져

야 한다고 강조한다. 훌륭한 연구자를 영입하고 연구 시설과 기자재 구입을 위해서는 기부

형식의 투자가 꼭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 교수는 후학들에게 분명한 인생의 목표에서부터

자신에 대한 파악과 분석, 미래를 바라보는 눈, 전문 분야에서 성장해갈 계획, 훌륭한 멘토

와 동료에 이르기까지 6가지 요소를 강조한다. 시대에 맞는 전인적인 인재의 자질을 갖추

라는 뜻이다.

“의과대학에서 일하다 보면, 전국에서 손꼽히는 학생들이 의대에 들어왔다가 졸업할 즈음

에는 의욕을 잃어버리는 것을 보면서 허탈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인재의 기준을 고쳐 잡

아야 합니다. 지식에 접근하기 어려운 시절에는 잘 배우고 외워서 머리에 담아두는 게 중

요했죠. 이제는 정보의 바다에 어떻게 접근해서 정보를 찾아내고 조직화하고 응용하느냐

가 관건입니다. 네트워킹에 능하고 소통할 줄 아는 리더를 길러내야 해요.”

“진단이 되면 제 블로그의 어느

글을 보라고 안내합니다. 핵심이

되는 부분을 도드라지게 처리해서

키포인트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블로그가 활성화되면서

이 분야의 특수한 질병을 가진

환자들이 전국에서 찾아오고 있어요.”

| 이은직 교수 |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의대 내과 조교수로

재직하던 중 1995년 도미해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조교수, 부교수를 역임한 바 있으며 2006년

귀국해 현재 연세의대 내분비내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전문진료 분야는 갑상선,

뇌하수체 질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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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OCtObER

Quiz 나는 누구일까요?

>> 9월호 주인공은 임희석 님(의공기술팀)입니다. 9월호 정답을 맞춰주신 김희령, 방현미, 류효정, 황소은,

김미정 님에게는 선물을 전달해드렸습니다.

>> 10월호 주인공 이름을 [email protected]으로 10일까지 보내주세요. 정답자 5명을 추첨해 1만 원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제목엔 [퀴즈 정답]이라고 꼭 적어주세요.

48시간의 특별 휴가가 주어진다면 하루는 실컷 자고, 하루는 서울의 이곳저곳을 여유롭게 배회하고

싶어요.

은근과 끈기는 나의 매력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세브란스 동료들.

그중에서 “이 사람 보면 참 기분 좋다”는 한 사람을 공개합니다^^*

7가지 힌트가 나갑니다. 누군지 맞춰보세요! 맞추신 분 중

5명에게는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에디터 이나경 | 포토그래퍼 지한비

1 내 자리 병원 정문을 지나 본관 로비로 들어옵니다. 편의점에

들러 아침으로 먹을 우유를 하나 사서, 한 층 내려오면 2층입니다.

중앙엘리베이터 근처에 사무실이 있어요.

2 나의 일, 나의 기쁨 경력 20년차 임상영양사입니다. 주 업무는 영양

집중지원(nutrition support)이고요. 영양 집중지원이란, 중환자실의

환자들처럼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없는 환자에게 비위관 등의 튜브를 통해

소화관으로 직접 영양 공급을 하거나 정맥을 통해 영양 공급을 해주는

것입니다. 아침마다 중환자실 회진에 참여해 환자들의 영양 상태와 적절한

영양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피고, 의료진이나 간호팀과 상의합니다.

또 항암 치료 중인 환자의 영양 관리, 영양 상담 및 교육도 우리 파트에서

수행하는 주요 업무죠.

3 내가 말하는 나 웃는 모습이 예쁜 초등 5학년 딸, 운동이라면 뭐든

좋아하는 초등 2학년 아들을 둔 워킹 맘입니다. 그래서 일하는 시간

외에는 대부분 아이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죠. 숙제 도와주고, 숙제 안 하면

혼내고, 함께 도서관 가고, 운동하는 데 따라가서 구경하고. 아들이 우기면

좋아하지도 않고 잘하지도 못하는 운동을 해야 하는 엄마입니다.

4 최근에 있었던 즐거운 추억 올 여름 휴가는 서해안에서 바닷가로 매일

출퇴근하며 지냈습니다. 아이들은 까맣게 그을렸지만 건강해졌고,

키도 부쩍 큰 것 같습니다. 바다를 보며 몸과 마음이 시원해지는 즐거운

휴가였습니다.

5 금년 말까지 꼭 이루고 싶은 소원 가족여행.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해주고 싶어요. 나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이들은 두고두고

이야기할 때가 많아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운동. 몇 년째 시간이 없다고

미루고 있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한 가지는 시작하려고요.

6 세브란스에서의 에피소드 중 가장 인상에 남는 일 지난 2월에 있었던

2012년 세브란스 영양 집중지원팀 심포지움. 올해로 세 번째였어요. 강사

섭외, 자료 분석과 발표 준비부터 정산까지 꼬박 두세 달 이상 집중했는데,

영양 집중지원팀의 여러 선생님들과 우리 파트 영양사들의 노력으로

성황리에 마치고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7 나의 강점과 약점 일단 시작하면 은근과 끈기로 꾸준히 실행합니다. 대신

시작하기까지가 어렵다는 것이 약점이라는 점~

사회와 함께하는 세브란스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 세브란스.

세브란스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사회와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와 함께 걸으며 국민에게 감동을 주었던 세브란스병원.

127년 동안 받아온 사랑을 이제는 나누는 사랑으로 함께합니다.

나눔에 대한 한 발 앞선 생각과 실천을 통해 우리 사회와 함께하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은 오늘도 달리고 있습니다.

Special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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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우리는 그동안 ‘받아온 병원’이었고, 이제는 ‘나누는 병원’

으로 가겠다. 앞으로 100년은 ‘나눔의 100년’으로 가겠다.

127년 동안 유수의 의료기관으로 성장하며 최고의 환자 경험을 축

척해왔다. 이를 과감히 나누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와 같은 비전은

하루 아침에 나온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브란스 127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한 마디로 ‘받아온 시간’입니

다. 우리들은 존재조차 몰랐던 먼 이국 사람들이었지만, 루이스 세

브란스 씨와 에비슨 박사의 노력, 그리고 그밖에 이름 모를 수많은

기부자들의 나눔이 세브란스를 있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설립

이래 지금까지 수많은 환자들이 세브란스를 찾아주었고, 그로 인

해 우리는 국민들의 사랑을 참 많이 받아왔습니다. 그분들이 오늘

날 세브란스를 있게 한 공로자나 다름없지요. 이와 같은 나눔과 헌

신, 사랑이 세브란스를 세계의 병원으로 우뚝 서게 한 토대가 됐다

고 믿습니다.

동양 고전 <역경(易經)>에 ‘창왕찰래(彰往察來)’라는 말이 있습니

다. “지나간 길을 분명히 밝혀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살핀다”는 뜻

이지요. 나눔으로 발전한 세브란스가 나아갈 길은 당연히 나눔이

라고 확신합니다.

Q 대학병원들이 규모의 경쟁에 매달려왔고, 세브란스도 그에

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었습니다. 그렇지만 환자의 입장에

서 볼 때 내적으로 의료 서비스의 품질 경쟁이 오히려 더 필요한 것

아닐까요?

우리나라 병원들 간의 경쟁이 외형적 규모의 확장에 치우쳤던 것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적정 수익이 보장되지 않

는 의료정책이 가장 큰 원인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

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경쟁을 자

제하겠다고 한 것은 국민과 환자를 위해서입니다. 세브란스병원이

아무리 병상 수를 늘리고, 의료진을 확충한다고 해도 전국의 모든

환자를 다 진료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아무리 세브란스

의 의료 수준이 높다고 해도 국내외 환자들이 전부 그 혜택을 볼 수

는 없는 것이지요.

세브란스는 이미 국내에서 의료 서비스 품질 경쟁을 주도해왔습니

다. 국내 최초로 JCI 인증을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의 필요성과 중요

성을 확산시켰습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의료관광국의 가능성을 확

인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물론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지

요. 그러나 세브란스는 환자 경험(Patient Experience)을 비롯한 여

지난 8월 말, 이철 연세의료원장은 국내 언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세브란스가 추구해나갈 100년의

핵심가치인 나눔과 봉사를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해가겠다고 밝혔다. 여러 언론은 세브란스가 제시한 프로젝트에

주목하며 이를 사설과 기사로 다루었다. 상생과 나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이철 의료원장을 만나 세브란스가

걸어갈 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에디터 이나경 | 포토그래퍼 최재인

이철 연세의료원장 인터뷰

앞으로 100년, ‘나누는 병원’으로 간다

16 Special Report 01 나눔과 봉사 프로젝트

<역경>에 ‘창왕찰래(彰往察來)’라는

말이 나옵니다. “지나간 길을

분명히 밝혀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살핀다”는 뜻이지요. 나눔으로

발전한 세브란스가 나아갈 길은

당연히 나눔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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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중심의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세운다면 의료수준의

향상은 가능한 일이 됩니다.

세브란스에서 치료를 끝내고

지방의 개원의를 찾아갔는데,

세브란스와 개원의 사이에

전자 차트가 공유되고 협진할

수 있다면 신뢰할 만한 하지

않겠습니까?

러 혁신운동을 통해 고품격 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다시 한번

의료 현장을 혁신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전국에서 세브란스 수준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1만 병상 프로젝트’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실제적으로 고객은 세브란스의 의료 수준을 원하기 때문에 세브란

스를 찾는 것인데, 그러자면 그만큼 다른 병원의 의료 수준이 세브

란스만큼 된다는 신뢰가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어떻게 가

능할까요?

세브란스병원은 하루 외래환자가 1만 명에 달하고, 대기시간이나

중증 환자가 느끼는 불편 등의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환자는 계속 몰려옵니다. 국내 의료 수준이 획기적으로 발전

했다고는 하나, 서울과 지방 그리고 대학병원과 중소병의원 간에

불균형이 있기 때문이지요. 모든 환자들이 대학병원 수준의 최고

의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또 우리 세브란스 힘만으로 될 수 있는 일도 아니고요.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꿔봅시다. 중소병의원과 세브란스의 의

료 수준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시설, 인력, 장비 그 모든 면

에서 그렇지요. 하지만 환자 중심의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세운다

면 가능한 일이 됩니다. 예를 들어 환자가 세브란스에서 치료를 끝

내고 지방의 개원의를 찾아갔는데, 세브란스와 그 개원의 사이에

전자 차트가 공유되고 실시간 협진이 가능해진다면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Q 국내 의료 수준의 문제를 지적하시면서 의료전달체계의 미

비점을 지적하셨고, 그 해결책으로 협력병원 네트워크를 말

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동안 협력병원은 환자를 의뢰하고 받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시스템 공유는 물론이고, 직원교육이나 병원 경영 노하

우까지 알려주는 실질적이면서도 대등한 관계의 네트워킹을 목표

로 하고 있습니다.

의료시스템 구축 사업은 세브란스가 KT와 손잡고 시작한 HOOH

Healthcare 사업을 통해 세브란스와 협력병원이 전자 차트를 공유

해 환자 진료를 실시간으로 어디에서든지 가능하도록 할 것입니다.

교육사업으로는 의사, 간호사 등에 대한 연수 강좌와 교육 프로그

램을 대폭 강화해 기존에 진행 중인 연수강좌, 의료 MBA 외에 각

지의 대학병원과 연계해 ‘찾아가는 교육’ 프로그램을 대폭 확충하

고, 협력병원들에게 필요한 경영, 마케팅, 인사와 노무, 서비스 등

병원 경영에 필요한 각종 노하우를 제공할 것입니다.

Q 세브란스는 국내 의료 서비스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선

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앞으로의 100년을 바라보

며 의료원장으로 보내신 지난 2년을 평가해주시고, 남은 2년의 계획

을 말씀해주십시오.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면 분위기 조성과 기반 구축에 주력해온 시간

이었습니다. 새 임기 2년 동안은 환자 진료, 연구, 교육이라는 의료

기관 고유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개념의 의료를 만들고자

합니다. 의료, 제약, 바이오 등 기존의 의료산업을 뛰어넘는 새로

운 분야를 개척하려고 합니다.

U-헬스케어는 물론 원격진료, 모바일 등에 힘입어 미래에는 가정

이나 자동차, 사무실 등이 모두 헬스케어 기반으로 전환될 겁니다.

세브란스는 그동안 쌓인 임상경험, 임상실험의 최적화된 모델, 환

자 통계 등을 바탕으로 IT 기업은 물론 전자회사, 자동차 회사, 식

음료 기업, 바이오 및 제약산업, 의료장비 회사 등과 손잡고 의료

산업화를 선도해나가갈 것입니다.

지난 100년이 ‘최고의 병원’을 만들기 위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의 100년은 ‘의료산업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 시간이 될 것이라 봅

니다. 병원이든 의료산업의 중심이든 모두 ‘건강과 생명’을 위한다

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기 때문이지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이철 의료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이 아무리

좋은 의료기관이 되더라도 소외되고 힘든 이웃이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이는 세브란스의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

고 다시 한번 세브란스의 정신을 강조했다. 세브란스 사람들은 자

신들이 가진 달란트와 시간과 재물을 ‘10% 나눔운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철 의료원장은 10% 나눔운동, 해외 진료봉사, 의료선교 등

을 더욱 심화시키면서, 동시에 기부문화의 활성화에도 박차를 가

할 계획이다. 그는 “내가 기부한 작은 금액이 세브란스라는 샘물에

모이면 건강과 생명에 목마른 내 이웃에게 소중하게 쓰인다”는 점

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실천에 나서주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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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OCtObER

21Special Report 02 이웃사랑 20

‘세브란스병원의 사랑발전소’인 사회사업팀의 활동 내용을 보면, 지난 1년 동안 세브란스의 이웃사랑이 어떻게 실천되었는지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섬김과 나눔으로 꾸준히 이웃을 돌봐온 세브란스의 사랑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훈훈하다. 글 이기주(사회사업팀)┃사진제공 사회사업팀

이웃과 함께, 이웃을 위해

섬김 Global Severance, Global Charity

세브란스병원의 Global Severance, Global Charity 사업은 2011년

연세대학교 개교 125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작년

에는 마다가스카르, 케냐 등 5개국 7명의 환우를 초청해 치료에서

부터 한국에서의 생활, 건강한 모습으로 귀국하는 과정까지 내내

섬세한 사랑으로 도움을 주었다.

제중원으로부터 시작된 역사를 돌이켜볼 때, 세브란스병원의 본

질은 섬김이고 나눔이다. 그 안에서 역동하는 세브란스의 행적은

선배들이 세워온 기독교, 개척, 협동이라는 창립 정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창립 정신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으로

부터 자유롭게 한다”는 사명 선언에도 잘 드러나 있다. 이러한 사

명 선언은 진료, 교육, 연구 및 선교 등 모든 영역에 적용되며, 모든

세브란스인의 활동의 근거라고 할 수 있다.

나눔 자선가게 ‘세·움’ 이야기

2011년 11월 30일, 세브란스병원 본관 4층에는 약 13.2평방미터의

작은 가게가 생겼다. 나는 쓰지 않지만 다른 사람은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자선가게(charity shop), 세·움이다. 쓰

던 물건, 선물 받은 물건, 집 한구석에 보관만 하던 물건들이 기부

되기 시작했고, 괜찮은 물건은 진열되는 즉시 판매되는 등 많은 이

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이제는 환자들도 치료가 끝난 후 “제가 쓰던 물건인데 다른 분에게

드리면 그분도 치료가 잘될 것 같아요”라며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병원 내에 입점해 있는 상점에서도 매달 4매 내외의 음식 쿠폰을

기증해 좋은 일에 동참하는 이웃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

도록 돕고 있다. 영화관과 외식업체도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

다. 매장 옆에 비치된 응원 메시지를 작성하면 한 달에 한 번 추첨

을 통해 영화티켓과 외식권을 경품으로 줄 수 있도록 기꺼이 협찬

하고 있는 것.

가게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은 신한카드에서 후원해준다. 판매된

모든 금액은 암 환우를 위한 복지 증진에 사용될 예정이다. 9개월

여가 지난 8월말 집계에 따르면 3,800여만 원 상당의 물건이 판매

되었으며, 이 중 일부는 2012년 9월 암 환자 여행 지원 프로그램

‘우리 여행을 떠나요’에 지원되었다.

‘세·움’은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큰 마음을 가진 봉사자와 후원자

들이 함께 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만나는 삶의 이야기들은 결코 작

지 않다. 앞으로도 ‘세·움’은 보다 많은 이들이 부담 없이 즐겁게 소

통하는 나눔의 공간으로 훈훈한 자리가 될 것이다.

세브란스에서 파송한 선교사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Global

Severance, Global Charity 사업의 환우로 선정되면, 치료비는 물

론 항공료, 체류비, 관광비까지 모든 비용을 세브란스병원이 감당

한다. 2012년 Global Severance, Global Charity 사업은 작년의 경

험을 토대로 규모와 방법 면에서 보다 확대되었다. 지원 규모의 확

대는 물론 보건산업진흥원과의 사업 연대, 충정교회, 영산 조용기

자선재단, AIF 등 교회와 기업, 후원단체들의 지원 그리고 사회사

업 후원금 등을 통해 보다 많은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었다.

또한 아이티의 지진피해 지역 아동들을 초청해 어린이병원의 특화

된 검진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아동들의 건강을 돌보는 것과

함께 우리 병원의 우수한 의료 기술을 내외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

했다. 검진을 통해 건강을 확인한 아동들이 병원 로비에서 환우 및

가족들을 위한 공연으로 화답할 때에는 두 나라의 마음의 거리가

더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2012년 상반기에는 키르키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 8명의

환우를 초청해 치료했으며, 하반기에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5개국 6명의 환우를 초청해 치료할 예정이다. 세·움에서는 누구나 마음을 나누고 주고 받을 수 있다.

세브란스는 세계의 아픈 아이들 옆에서 그들이 웃음을 찾을 때까지 함께할 것이다.

Global Severance, Global Charity 사업의

환우로 선정되면 치료비는 물론

항공료, 체류비, 관광비까지 전 비용을

세브란스병원이 감당한다. 작년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키르키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 8명의 환우들이, 하반기에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5개국 6명의

환우들이 초청을 받아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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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직원 자원봉사활동

2005년, 세브란스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성공한 사업가 세브란스 씨가 동양의 작은 나라에 애정을 갖고 투

자했듯이, 세브란스 직원들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사

회복지 실현을 지원하고 세브란스병원 사명의 실천과 의료 공공성

실천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따듯한 마음으로 노사공익기금을 조성

한 것이다. 이 기금으로 치료비 지원, 직원 자원봉사활동 지원, 불

우이웃 지원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직원 자원봉사활동은

매년 꾸준히 진행되는 대표적인 사업이며, 2012년에는 총 13개 팀

의 봉사활동에 약 4,700여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직원들의 자원봉사활동은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첫째, 케

냐 방문 진료, 외국인 노동자 진료, 시설 아동 진료 및 건강상담 프

로그램 같은 진료 지원 활동이다. 둘째, 공연, 캠프, 지역 주민의 소

원성취 돕기, 텃밭 가꾸기, 절기 행사(추석, 크리스마스 등) 후원과

참여 프로그램 지원 활동이다. 셋째, 말벗이 되어주거나 청소, 목

욕, 수유, 레크레이션 보조 등의 활동을 하는 노력봉사 활동이 있

다. 이외에도 노사공익기금 운영위원 및 직원들은 연 1회 김장 담

그기 사업을 통해 노숙인 다시 서기 지원센터, 아동 보호시설, 중

증장애인 보호시설이 따듯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연 1억 원씩 조성되던 기금은 직원들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2010년

부터 연 2억 원 규모로 증액되었으며, 기금 운영위원회는 이 소중

한 기금으로 보다 따듯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보다 많은 직

원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방안을 찾

고 있다.

연대 제주올레 후원사업 이야기

2009년 2월, 세브란스병원은 제주올레 1코스 시흥리 마을과 자매

결연을 맺고 장병철 교수팀의 성인병 건강검진 지원 사업, 우리 병

원에서 치료받는 주민들의 치료비 지원과 아울러 2,200여 권의 도

서 기증 등으로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

2012년 8월 15일, 장병철 교수를 포함한 10명의 직원들은 시흥리

주민들의 건강검진 지원을 위해 다시 마을회관에 모였다. 금년에

는 의사 1명, 간호사 4명, 약사 2명, 방사선사 및 사회복지사 1명이

참여했으며, 현재 타 병원에서 근무 중인 2명의 동문 의사들과 사

회복지법인 굿피플도 함께 했다. 굿피플은 이번에 처음으로 함께

했는데, 굿피플이 제공한 진료 차량으로 혈액검사, X-ray 촬영,

골밀도 검사를 할 수 있어 주민들의 만족도가 한층 높았다.

올해는 일을 나간 해녀들과 어민들을 제외한 73명의 주민이 진료

를 받았는데, 질병과 검사, 치료에 대한 자세한 설명 그리고 운동

요법 교육을 추가해 진료 시간이 예년에 비해 길어졌다. 서울에서

내려와 진료와 치료를 해주는 멋진 세브란스 의료봉사활동 팀에

주민들은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세브란스 노사공익기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세브란스병원의 사명

실천과 의료 공공성 실천에 이바지하고자

조성되었다. 이 기금으로 치료비 지원, 직원

자원봉사활동 지원, 불우이웃 지원 사업

등이 시행된다. 연 1억 원씩 조성되던 기금은

직원들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2010년부터

2억 원으로 증액되었다.

세상을 보듬는 따뜻한 돌봄, 그리고 사랑 만성질환자나 어르신들은 호전되지 않는 신체 기능과 반복되는 통제적 일상생활로 무료함을 넘어선 심각한 디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이럴 때 잠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면 기분 전환이 되고 삶에 활력소를 얻게 된다. 세브란스병원 사회사업팀은 다른

의료팀들과 함께 이웃들을 보듬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동참했다.

세브란스병원 사회사업팀의 여름은 캠프와 함께한 시간이었다.

지난 7월 중순에서 8월 말까지 2012 푸른 삶 캠프, 온드림

힐링캠프, 희망나눔캠프 등 3개의 캠프를 지원하며 환자들의

희망을 더욱 푸르게 만들었다.

푸른 삶 캠프 >> 이젠 혼자서도 잘해요

‘푸른 삶 캠프’에서는 인슐린 의존형 당뇨로 일상생활에 제약이

많은 성장기 어린이들과 청소년 환우 약 50여 명이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당뇨팀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캠프에서는 매일 최소 2회 이상 인슐린을 직접 주사해야 하고

식이요법과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 이들이 스스로

인슐린을 주사하고 운동과 식이요법을 철저히 지켜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의료적, 심리사회학적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특히 마지막 밤 캠프파이어 시간에는 다같이

원더걸스의 <like this> 춤을 추었고 캠프 기간 동안 조를 나누어

연습해 선보인 퍼포먼스는 그 자리에 함께 참석한 부모님들과 여러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푸른 삶 캠프’는 평안섬유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온드림 힐링 캠프 >> 함께 웃고 울며 하나 된 시간

세브란스병원 소아혈액종양과가 주관하고 현대차정몽구재단이

후원한 ‘온드림 힐링캠프’는 계속되는 치료로 지친 소아암 환자와

가족들의 마음에 쉼을 주고, 환자 가족과 의료진이 업무를

벗어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함으로써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시간이었다. 또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와 가족들이 삶의

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특히 가족들이 몇 주 동안 연습해 발표한

가족장기자랑 시간에는 웃음과 박수가 넘쳤으며, 완치된 청년들과

의료진과의 대화 시간에는 어린 환자를 둔 보호자들이 그동안

궁금했던 점을 허심탄회하게 질문하고 답변을 들었다.

희망나눔캠프 >> 영양사가 함께해서 더 행복 ‘세브란스병원

희망나눔캠프’는 약물치료만으로 간질 발작을

조절하기가 어려워 케톤 생성 식이요법을 함께 하는 난치성

간질 환아들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개최되었다. 케톤 생성

식이 요법은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꾸준히

가족들이 함께 해야 하므로 지칠 수 있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케톤

생성 식이요법의 필요성과 요리법을 교육하고, 부모가 서로 협조해

환아를 돌볼 수 있도록 부모 교육 시간도 가졌다. 캠프에서는 매일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양의 케톤 식이를 해야 해서 야외 나들이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환아들이 매시간 영양사가 준비해주는 맛있는

케톤 식이를 먹을 수 있어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

캠프는 메리츠한진중공업이 후원했다.

Zoom in | 사회사업팀의 캠프 지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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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는 제주 올레 마을 어르신들의 든든한 친구다. 건강도 나누고 책도 나누고.

봉사활동을 나가 어르신에게 이발을 해주는 세브란스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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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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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OCtO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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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진료협력 시스템 가동

‘진료협력’은 의료전달체계에 따라 환자의 중증도에 맞는 의료기

관에서 치료를 진행하고, 협력병원과 진료 경과에 대한 정보를 공

유해 질병 상태에 적합한 의료기관에서 연계 진료를 진행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이와 같은 취지를 살린 진료의뢰센터가 세

브란스병원에 처음 생긴 것은 1997년. 그후 진료협력 네트워크가

해를 거듭할수록 전국적인 규모로 확장되고 진료 의뢰가 지속적으

로 늘어나면서, 2005년 진료의뢰센터는 그 이름을 진료협력센터

로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진료협력센터’라는 이름에 들어 있

는 ‘협력’이라는 말에는 타 의료기관과 세브란스병원 간 진료협력

을 위한 의사소통 창구로서의 센터의 역할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병의원 간 진료협력 네트워크가 확대되고 더욱 긴밀해지면서 협력

병원들은 진료 의뢰를 위한 접근 용이성, 빠른 진료, 의뢰한 환자

의 만족도 관리나 의뢰한 환자의 회송 등에 대한 요구가 날마다 늘

어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실제로 환자를 의뢰하는 과정에서

전화 접속이 어렵다, 의료진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멀리

서 진료를 받으러 오는데 검사가 하루에 진행되지 않아 여러 번 병

원에 와야 한다는 등 환자와 협력병원 의료진의 입장에서는 다양

한 문제적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진료협력센터는 이와 같이 진료협력병원들이 제기

하는 문제점과 의견을 수렴하고 불편함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기 위

해 지역별, 전문 분야별 협력의사로 구성된 원외 진료협력자문위

원단을 위촉해 2011년부터 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위

원들은 진료협력 관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현장감 있는 의

견들을 제시하면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2011년 진료협력센터는 그간의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고객들에게

좀 더 다가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진료협력병원으로부터

의뢰되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진료 시스템 구축에 들어갔다. 진

료협력센터는 이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주도하면서 원스

톱 서비스를 위해 협력해야 할 관련 부서들과의 미팅을 통해 진료

협력병원과 환자 입장에서 필요한 개선점들을 찾아냈다. 이런 과

정을 통해 새롭게 도입된 것이 바로 ‘우선진료(Fast Track)’시스템

이다.

우선진료는 예약 단계에서부터 우선진료 환자임을 등록해 진료실

과 검사실이 이를 확인하고 원스톱(one-stop) 진료가 이루어지도

록 돕는 진료 시스템이다. 진료협력센터뿐 아니라 예약센터, 각 외

래진료 접수 창구도 우선진료를 등록할 수 있는 권한을 갖기 때문

에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필요한 응급 환자나 중증도가 높은 암환

자, 지방환자부터 우선적으로 신속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2011년

3월부터는 우선진료 환자로 확인되면 환자의 병원 방문 횟수를 줄

24 Special Report 03 진료협력센터

세브란스는 협력병원과 환자 모두가 웃을 수 있도록 진료협력 시스템을 전면 조정했다. 무엇보다 신속함과 편의성에 중점을 둔

우선진료 시스템을 통해 효율적인 ‘협력’치료를 도모함으로써 진료협력병원과 합리적 상생의 길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글 강은숙(진료협력센터) | 포토그래퍼 지한비,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우선진료로 협력치료가 훨씬 쉬워졌다 우선진료는 예약, 진료실, 검사실로

이어지는 모든 절차에서 원스톱

진료가 이루어지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진료협력센터뿐

아니라 예약센터나 외래진료 접수

창구도 우선진료를 등록하는

권한을 갖기 때문에 응급 환자나

중증도 높은 암환자, 지방환자들도

우선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신속하고 편리한 네트워크로 협력 치료의 새 장을 열어가는 진료협력센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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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수 있도록 진료받는 날 치료에 필요한 모든 검사를 시행하며 필

요에 따라서는 당일 입원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환자들의 검사와

진료의 평균 예약대기일수가 2일 정도 빨라지는 만족할 만한 결과

를 얻게 되었다.

동반자들을 위한 배려와 서비스

우선진료 외에도 진료협력센터는 더욱 빠르고 편리한 진료협력을

위해 아주 구체적인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시스템을 재정비했다.

먼저 기존의 오프라인 진료의뢰 및 진료결과 회신 시스템을 개선

하기 위해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

한 진료의뢰와 진료결과 조회가 가능토록 했다. 예를 들면 진료협

력센터 홈페이지에서 ‘환자의뢰’를 클릭하고 진료의뢰 정보를 남

겨놓으면 진료협력센터의 담당 간호사가 해당 환자에게 직접 전화

해 예약을 완료하고 진료의뢰를 한 병원에 전화나 이메일, 팩스 등

으로 예약 결과를 회신하고 있다.

편리한 진료 정보 공유를 위해 구축된 전자의무기록(EMR) 조회

프로그램(VDI)은 진료협력센터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

다. 최근에는 조회 가능한 진료항목을 추가하고 EMR 약어 및 약

정보 조회 기능, EMR 작성 기능 등을 보완해, 원내 교수와 거의 동

일한 환경에서 EMR 조회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진료의뢰 전용전화를 따로 두고 의사면허번호 인식 시스템을

통해 진료를 의뢰하는 의사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확인함으로써

진료예약 응대 시간을 최소화했다. 아울러 이러한 진료협력 시스

템의 업그레이드 정보는 2개월에 1회 발행되어 이메일로 발송되는

진료협력센터 뉴스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다 빠르고 편안한 진료협력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이 진료협력센

터의 중점 목표다. 세브란스병원 진료협력센터는 협력병의원과의

협력치료로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수행하고 치료가 종료된 환자

를 회송하는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오늘도 의료전달체계의 중심

에서 의미 있는 동행을 이루어가고 있다.

진료협력, 엄청 좋아지고 편해졌다! 글 구영석 원장(연세우리내과) | 포토그래퍼 지한비

세브란스라는 이름에 대한 환자들의 믿음

원래는 좀 한적한(?) 지방의 중소 도시에서 개원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신장내과라는 전공 분야의 특성상, 아무래도 투석 환자를 의뢰 받기

쉽고, 만약 환자에게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환자를 의뢰하기 편한

곳이 낫다는 점을 고려해 모교와 세브란스병원이 위치한 신촌 부근에

개원을 한 지도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개원 초기에는 환자가 별로 없어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반드시 질병에

대한 문제가 아니더라도 환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다. 그때마다 환자들은 내가 단지 세브란스 출신이라는 것과 많은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것만으로도 나를 믿고 든든히 여기는 걸

느꼈다. 세브란스 졸업장에 대한 환자들의 신앙에 가까운 믿음은 병원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생각지도 못했던 아군이었다.

내가 개원했던 2003년만 해도 세브란스병원에서 진료를 한번

받으려면 60일에서 90일까지 기다려야 할 만큼 세브란스병원은 긴

예약대기일수를 자랑했다. 또 처음엔 환자를 의뢰해도 진료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었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진정한 동반자이자 협력자로

그러나 새병원 개원 후, 세브란스병원의 진료협력 시스템은 빠른

속도로 진화했다. 아마도 끊임없이 협력병원과의 의사소통을 시도하고

동반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지속적인 개선을 가능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제는 세브란스병원 진료협력센터를 통해 의뢰하는 환자들은 신속하고

정확한 진료로 의료의 질, 시설의 편의성, 서비스 등 모든 부분에 대해

매우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환자를 의뢰하는 입장에서도

어떠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졌는지 정확히 확인할 수 있어서 환자

진료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은 의뢰 환자의 회신을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처음 나에게 진료를 받았던 환자라도 환자의 동의와 서명이 있으면

세브란스병원의 입원 기록이나 외래 기록을 EM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복잡한 문제가 있는 환자를 진료할 때도 어느 부분까지

내가 감당하고 어떤 시점에 세브란스병원으로 의뢰해야 할지 가늠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

이런 일들은 다른 병원에는 아무리 사정해도 불가능한 일이니

감사할 따름이다. 거꾸로 퇴원 후 의원급의 관리가 필요한 환자를

진료협력센터를 통해 의뢰 받아 환자가 쾌유할 때까지 치료했던 경험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앞으로도 같이 성장하고 협력하는 동반자로서, 환자를 위해 더욱

노력하는 세브란스 진료협력센터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Zoom in | 진료협력센터와의 10년

진료협력센터를 통해 의뢰하는 환자들은 신속하고 정확한 진료로 의료의 질, 시설의 편의성, 서비스 등 모든 부분에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한다.이쪽의 입장에서도 어떤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졌는지 정확히 알 수 있어 환자 진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

tip

세브란스 진료협력센터 홈페이지는 신속하고 빠른

진료협력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고 있다.

진료의뢰와 조회, 결과조회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료협력에 필요한 서식과 협력병원에 대한

혜택들도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진료협력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정보는 2개월에 1회 이메일 뉴스레터를 통해

협력병원에 발송된다.

보다 빠르고 편안한 진료협력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이 진료협력센터의 중점 목표다. 세브란스병원

진료협력센터는 협력병의원과의 협력치료로

의료전달체계의 중심에서 의미 있는 동행을

이루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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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이승오

<Layer-소나무>, 180×460cm, paper-stack, 2010

<Layer-말레비치>, 90×90cm, paper-stack, 2011

반복과 연속의 흔적이 만들어낸 소통과 융합 멀리서 봤을 때 그건 ‘아는 그림’이다. 정선이 그린 동양화이기도 하고, 고흐의 작품이기도 하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그림이 왜 한국 작가의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는 걸까. 가까이 다가간 순간, 화들짝 놀라게 된다. 붓으로 그린 유화쯤 되는 줄 알았는데, 종이가 켜켜이 쌓여 하나의 이미지로 재탄생된

것이다. 보통 종이는 넓은 면에서 쓰임새를 찾게 되는데, 이승오 작가는 그 종이들의 단면을 활용했다. 수천 수만의 단면, 그 종이의 두께들이 모여 새로운

이미지가 되었다. 그래서 그것은 회화이자 조각이자 건축이다.

| 이승오 |

중앙대 회화과와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예술의 전당, 청담 아트 갤러리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한국, 독일, 미국, 중국 등지에서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Layer-고흐의 아이리스>, 162×130cm, paper-stack, 2010

세상에 떠다니는 무수한 이미지들을 이미 자연물이라 여기는 데서 나의 작업은 시작된다. 연관성 있는 이미지를 구성하고 통합하면서 썰기와 다시 붙이기를 반복하면서 자연스런 소멸과 탄생을 발견한다. 이는 문화적 양자성과 혼종성 그리고 동화적 현상을 시각화로 설명하기 위함이고, 결국 소통과 융합을 의미한다. 시간이 흘러 역사를 만들듯이 역사를 닮은 종이 겹들은 반복과 연속의 흔적이며, 우리로 하여금 우연을 알게 하고 필연을 느끼게 한다. _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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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OCtObER

“신경외과학자가 되려면 신경해부지식에 밝아야 하고 창의적인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또

효과적인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신경외과 분야를 세부화, 전문화해야 합니다.”

그는 항상 무언가에 골몰해 있었다. 복도를 거닐 때나 차를 탈 때도 뭔가 딴 생각을 하고 있

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태도는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껴 새로운 진료법과 수술법을 고안하

려는 습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임상가로도 뛰어났던 그는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성품이

좋아 후학들이 존경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스승이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간질, 수전증, 안면경련, 파킨슨병, 운동장애, 통증 등의 신경질환은

불치병처럼 여겨졌다. 치료를 위해서는 신경조직을 파괴하거나 약물을 주입하는 등 신경

계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고도의 정밀 기술이 필요했다. 미국에서 신경외과 전문의 자격

을 취득한 이헌재는 귀국 후 두개골에 장착하는 쿠퍼 프레임을 이용해 파킨슨병 환자에게

화학적 시상핵 파괴술을 시행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때부터 국내에서도 기능

성 신경질환에 대한 수술적 치료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었으며 뇌종양, 두개골 성형, 두부외

상, 뇌동맥류, 뇌혈관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치료와 연구가 진행되었다.

미국에서 공부하며 신경외과학에 두각을 나타내다 이헌재는 1921년 경상북도 고령에서 태어

났다. 성산 이씨 가문은 대대로 한학자의

집안이었으며, 유학자였던 아버지 이봉환

은 독립운동에 참여해 3년 동안 옥살이를

한 항일투사였다. 이헌재는 아버지의 영

향으로 한학에 능통했으며, 시서화 등에도

능했다. 대구 계성학교를 거쳐 1940년 세

브란스의학전문학교에 진학한 그는 졸업

후 김명선 선생의 권유로 평양기독병원에

재직했다. 해방과 더불어 대구의과대학에

서 외과 수련을 받고 전임강사로 활동하다

가 한국전쟁 때 군의관으로 차출되었다. 그는 군의관으로 근무하

면서 사소한 두뇌 손상이 생명을 잃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깨닫고 신경외과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느꼈다. 당시

한국군 내에서 신경외과학에 독보적 존재였던 이주걸 박사, 윤복

영 박사 등과 함께 이헌재는 한국 신경외과학의 트로이카 시대를

열면서 신경외과 환자진료에 전념했다.

1955년에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미시건대학 신경외과 레지던트

로 수련을 받았다. 이헌재는 재치 있고 성실한 태도로 동료들 사이

에서 신망이 두터웠을 뿐만 아니라 서예와 동양화에 능숙해 미국

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그는 미국에서 신경외과학 분

야를 공부하면서 전이성 뇌종양 치료에 관심을 가졌다. 지도교수인 칸(Kahn) 교수는 자신

의 저서에서 전이성 뇌종양 항목의 집필을 이헌재에게 맡길 정도로 그의 연구를 높이 평가

했다. 그는 미국에서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강사로 임용되었고, 미국에 계속 남을

것인지 귀국할 것인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신경외과학의 기초를 확립하다세브란스병원에서는 미국에서 신경외과학을 전공한 문태준이 1957년 연세대학교 의과대

학 신경외과학교실을 창립해 신경외과학을 주도하고 있었다. 이헌재를 한국에 부른 것은

수도의대(고려의대의 전신)의 이주걸 교수였다. 이주걸 교수는 한국전쟁 당시 이헌재의

능력을 높이 사면서, 수도의대의 부흥을 위해 이헌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1959년 수도의대에 신경외과학교실이 창립되면서 이헌재는 수도의대 교수로 활동하기 시

작했다. 1960년에는 이주걸에 이어 제2대 주임교수를 담당했는데, 국립의료원 신경과와

의 교류를 통해 신경외과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 특히 쿠퍼프레임을 이용한 뇌정

위수술은 장안에 유명해져서 그의 외래진료실에는 수전증을 비롯한 파킨슨병 환자들이

장사진을 이루었다고 한다.

1966년 문태준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 연세의대를 사직하자, 그 후임으로 이헌재가 지

목되었다. 이헌재는 연세의대 신경외과학교실의 제2대 주임교수로 취임해 연세의대가 한

국 신경외과학의 메카로 성장하는 디딤돌을 마련했다. 그는 고려의대 정환영 교수를 연세

의대로 불러들였고, 이주걸 박사와 김정근 박사를 외래교수로 임용하는 등 고려의대와의

유대를 돈독히 했다.

이헌재는 신경외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공영역을 세분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

라고 판단, 이규창(뇌혈관외과), 정상섭(뇌정위 기능신경외과), 김영수(척추신경외과), 최

중언(소아신경외과) 등이 각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전공 영역을 세분했다. 이들은 각 분

야를 주도하는 최고의 의료진이 되어 이헌재의 선견지명을 확인시켜주었다. 이외에도 그

는 기초분야 연구의 중요성을 늘 강조했으며, 항상 새로운 의료기구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뇌동맥류 결찰기, 척추견인기 등을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이헌재의 열정적인 연구열과 후학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로 교실은 언제나 분주하면서도

따듯했다. 평소 검소하고 소박한 생활을 해온 그는 난방비에서 남는 돈을 연구비에 보태겠

다며 집을 개조하면서 새로 연탄 보일러를 설치했다. 1981년 3월, 유감스럽게도 그는 집에

서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부인과 함께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60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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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세브란스 인물열전 이헌재 31

이헌재는 열정적으로 새로운

수술기법과 도구들을 고안했고

한국 신경외과학의 기초를

마련했다. 후학들은 그의

뜨거웠던 열정과 따뜻했던

마음을 존경했다.

1 주임교수 재직 시절의 이헌재 교수. 2 수술실에서(맨오른쪽).

3 연세의대 신경외과학 교실원들과 함께(1970년), 뒷줄 한가운

데 선 이가 이헌재 교수. 4 이헌재 교수가 국내 최초의 뇌정위

수술에 사용한 쿠퍼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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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경외과학의 초석 마련한

한국 최초의 신경외과 전문의, 이헌재이헌재는 한국전쟁 이후 미국에서 신경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한국 최초의 신경외과 전문의였다. 그는 신경외과의 분과체계를 확립하고 최신

수술기법과 수술도구 등을 직접 개발하는 등 신경외과학의 세계화를 선도했다. 글 신규환 교수(연세의대 의사학과) | 사진 제공 동은의학박물관

| 이헌재 |

1921년 경상북도 고령 출생

1944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졸업

1948년 대구의과대학 전임강사

1955-58년 미시간대학 신경외과 연수, 전문의 취득

1959년 수도의과대학 신경외과 조교수, 주임교수

1960년 일본 오카야마대학 의학박사

1966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 주임교수

1981년 연탄가스 중독사고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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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혈압은 정서 상태나 상황에 따라 많이 좌우됩니다. 따라서 한두 번 혈압이 높게 나왔다고 해

서 고혈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20%는 혈압을 잴 때 긴장하거나 예민해

져 혈압이 높게 나오는 백의(white gown) 고혈압이며 20%는 실제로 고혈압이지만 병원에서

쟀을 때 혈압이 정상인 가면(masked) 고혈압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24시간 동안 혈압을 측

정하는 활동성혈압측정이나 집에서 측정하는 자가혈압측정의 중요성이 많이 강조되고 있지

요. 보통 활동성혈압측정 시 평균 혈압이 135/85mmHg 이상일 때, 집에서 하는 자가혈압측

정 시 자동혈압계 평균 혈압이 135/85mmHg 이상일 때 고혈압이라고 진단합니다.

A 고혈압은 유전적 요인도 중요하지만 환경적 요인도 중요합니다. 가족 중에 고혈압 환자가 있

다고 무조건 고혈압 환자가 되는 건 아닙니다. 단지 위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초기에 미리 관

리하는 것입니다. 비만이거나 심비대증, 당뇨가 있다면 고혈압의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알코올은 혈압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음주를 많이 하는 분들도 고혈

압이 발생할 위험이 높습니다. 또한 짜게 먹는 식습관은 고혈압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이외

에도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의 50% 정도는 대개 고혈압인데, 이는 무호흡증으로 항진된 스트레

스 호르몬이 혈압을 상승시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기에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면 한번쯤 고

혈압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요즘은 소아고혈압이 심각한 문제이므로, 어린 아

이더라도 비만이라면 어릴 때부터 혈압을 관리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A 반드시 치료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30대이고 혈

압이 144/94mmHg인 고혈압 환자 두 명이 있는데

한 사람은 담배도 안 피우고, 당뇨도 없고, 부모님도

다 건강하시고, 심혈관 질환도 없고, 콜레스테롤 수

치도 괜찮고 매일 30분에서 1시간 동안 운동을 합니

다. 다른 사람은 아버님이 50세에 돌연사, 어머니는 뇌졸중이시고 담배를 하루에 3갑을 피우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습니다. 후자는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 요인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바로

치료해야 합니다. 전자는 3-6개월 동안 싱겁게 먹고, 비만이라면 체중 감량을 하는 등 비약물

치료를 하다가 그래도 혈압이 높다면 약물치료에 들어갑니다. 즉 고혈압 치료는 동반된 장기손

상이나 합병증 위험 요인들을 고려해 이루어집니다. 고혈압의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동

맥경화성 질환이 압도적이고 그밖에도 심부전증, 뇌졸중과 뇌출혈, 만성신장질환 등이 있습니

다. 혈압이 140/90mmHg 이상인 사람과 미만인 사람의 합병증 발생률은 2배 이상 차이 나고,

치료할 경우 심부전증 발생 위험은 50%, 뇌졸중 발생 위험은 30-40% 감소하므로 고혈압은 반

드시 치료해야 합니다.

A 고혈압은 약을 끊으면 혈압이 다시 올라가기 때

문에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고혈압

치료는 목표혈압 이하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입니

다. 식습관 조절로 혈압 조절이 가능하다면 약을 안

먹어도 되지만, 합병증이 있다면 반드시 약을 먹어

야 합니다. 하지만 환자마다 상황이나 증상이 다르므로, 반드시 모든 고혈압 환자가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문명답 박성하 교수에게 듣는 고혈압 이야기

고혈압에 관한 7가지 오해와 진실

“조금 싱겁게 먹고운동만 해도혈압은 내려갑니다”

질병에 대한 생짜배기 질문들(우문)에

세브란스의 베스트 닥터가 답합니다(명답).

이달의 주제는 ‘고혈압’. 고혈압의 합병증

위험을 걱정하고 혈압 관리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의 궁금증을 박성하 교수(심장내과)가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

에디터 박지유 | 포토그래퍼 지한비

| 고혈압 질환의 베스트 닥터 박성하 교수(심장내과) |

박성하 교수는 고혈압이나 관상동맥질환 같은

심혈관질환은 발병 후 치료보다는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고혈압 약을 먹으면 콩팥이

나빠진다는 잘못된 상식에 매여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이 있어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진료실에서

꼼꼼하고 세밀하게 고혈압에 대한 정보를 주는 박성하

교수의 진료 영역은 고혈압, 심부전증, 관상동맥질환

등이며, 주로 고혈압, 동맥경화, 혈관노화와 관련된

주제들을 연구하고 있다.

Q

특별히 고혈압을 주의하거나 조심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나요?

Q

혈압이 매번 잴 때마다 다르게

나옵니다. 언제, 어떻게 재야 정확한

혈압을 측정할 수 있나요?

tip 집에서 하는 자가혈압측정법

정확한 혈압의 측정과 진단을 위해

박성하 교수가 설명하는 자가혈압측정법

1 5분 동안 안정을 취하고 팔을 심장의

높이에 맞춰 탁자나 식탁 위에 올려놓은

후 양팔 중 혈압이 높은 쪽의 혈압을 측정한다.

이때 혈압은 1-2분 간격으로 2회 측정한다.

2 하루에 두 번, 아침 6-9시와 저녁

6-9시 사이에 각각 측정한다. 최소 3일

이상 혹은 일주일 연속으로 측정한 혈압의

평균치로 진단한다.

3 첫날은 긴장해서 혈압이 상승해 높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첫날 값은

제외한다. 즉 3일 동안 측정할 때는

4회(총 8번), 일주일 동안 측정할 때는

12회(총 24번)를 측정한다.

4 측정한 자동혈압계의 평균 혈압이

135/85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Q

고혈압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나요?

합병증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Q

고혈압 약은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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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은 다른 병들보다도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이 강조되는 질환입니다. 싱겁게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되, 혈압이 높다면

무시하지 말고 반드시 비약물, 약물 치료로

합병증 위험을 줄여야 합니다.

Q

혈압을 낮추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나요? 또 각종 매체에서

소개되는 고혈압 치료에 좋다는

민간요법이나 음식들은 얼마나

효과가 있나요?

Q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나요?

A 수술치료는 주로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 있는 2차

성 고혈압일 때 시도됩니다. 부

신에 생긴 종양으로 인한 고혈

압일 때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

면 혈압이 내려갑니다. 또 고혈

압의 원인이 되는 수면무호흡

증은 양압기 사용을 통해 치료하면 혈압을 내릴 수 있어요. 올해 초부터는 콩팥으로 가는 혈관

에 분포되어 있는 교감신경을 고주파로 차단하는 신장교감신경차단술이 국내에서도 시작되었

는데,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안전한 시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A 혈압을 낮추려면 음주나 흡연을 삼가고,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가급적이면 싱겁게 먹는 식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특히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만든 고혈압 환자 식사법인 DASH 다이어트

(혈압을 낮추는 식사요법)는 여러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혈압을 낮추는 데 굉

장한 효과가 있습니다(2012년 3월호 ‘치료에 좋은 밥상’ 참고). DASH 다이어트는 붉은 고기보다 흰

고기를 주로 먹으며, 견과류를 섭취하고 당류나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저지방우유가 고혈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칼슘 섭취가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

이 되기 때문입니다. DASH 다이어트에 저염식을 동반하면 추가로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

니다. 이외에 공인된 의약단체에서 인증하지 않은 것들은 어디까지나 보조식품이지, 치료약은

아닙니다. 고혈압학회나 심장학회에서 권하는 것은 건강한 식습관, 그리고 필요할 경우 의사

와 상의해 약물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A 100% 예방이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음주나 흡연을 삼가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싱겁

게 먹는 식습관을 들여 나트륨 섭취를 줄이면 고혈압 발생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마존에

사는 야노마모 인디언들은 고혈압이 생기지 않는데, 이들의 소금 섭취량은 하루 300mg 정도

입니다. 고혈압은 소금을 하루 3g 이상 섭취하는 집단에서 생기거든요. WHO의 하루 소금 섭

취 권장량은 5g 미만인데 비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소금 섭취량은 12-13g이나 됩니다. 특히 라

면은 조심해야 합니다. 스프 한 봉지에 나트륨이 5g이나 들어 있거든요. 여기에 김치를 같이 먹

으면 나트륨 섭취는 더 늘어나겠죠. 벌써 한 끼 식사만으로 WHO의 하루 권장량을 초과하게 됩

니다. 국물을 좀 남기고, 라면 스프도 반만 넣고, 김치나 젓갈 섭취를 줄이면 나트륨 섭취를 크

게 줄일 수 있습니다. S

Q

고혈압을 수술로 치료한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수술이나

다른 방법으로도 고혈압 치료가

가능한가요?

35Body Age 간

10대 이전

우리 아이가 지방간?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소아기에서 가장

흔한 간질환이다.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이

대표적인 위험 요소지만, 점진적인 체중

감량과 인슐린 민감제, 항산화 치료를 통해

치료한다. 술 때문에 생긴 일은 아니니, 괜히

아이를 의심하거나 닦달하지 말 것.

40-70대

다양한 간 질환의 습격

무력감, 권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기분

나쁜 복통, 우상복부 둔통, 코피, 여드름, 피부

발진, 성욕 감퇴, 월경불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증상이 있다면,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을 한번쯤 의심해볼 것. 증상은 대부분

서서히 나타나며, 원인으로는 45-73%가

B형 간염 바이러스, 7.5-15%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차지한다.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는지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간경변증은 무증상이거나, 복수나 황달, 간성

뇌증, 상부위장관 출혈 같은 증상을 보인다.

20-30대

속이 불편하면 의심해보삼

A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해 나타나는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은 3-10일간의 식욕부진,

구역, 구토 등의 비특이적 소화기 증상과

간이 위치한 우상복부가 불편한 증상을

보인다. 이후에는 대변 색이 옅어지고, 황달

증상이 발생하기도. 특별한 치료는 필요

없고 심신을 편하게 하며 안정을 취하는

완화요법으로 충분하다.

이 시기에 흔히 발견되는 양성 간종양은

혈관종이 가장 많은 원인. 대부분 증상이

없고, 악성화 되지 않아 치료가 필요없다.

또다른 양성 간종양인 간선종은 경구피임약

복용과 관련이 있어 가임 연령 여성에게

흔하며, 악성화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

2012 SEptEmbER

중년에서 노년까지

간암주의보 발령!

2009년 국가암등록통계 발표에 의하면,

간암은 다섯 번째로 흔히 발생하는 암.

1980년대 초부터 적극적인 B형 간염 백신

접종으로 발생률은 다행히 감소 추세다.

주로 40-70대 사이에 발생하며,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주된 원인.

tip

음주와 비만, 간에는 빨간등!

최소 1년간, 매일 4-8잔 정도의 알코올에

젖어 산다면, 알코올성 간질환에 취약해진다.

남성은 한 주에 21잔, 여성은 주당 7잔 이상

마시지 말 것. 알코올성 간질환은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으로 진행되고 간세포암에도

이르게 되니 조심 또 조심. 금주와 적절한

영양 보충이 치료법!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대부분 증상이

없다. 건강검진 같은 검사에서 발견되어

진단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대부분은 40-

50대. 원인으로는 비만,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 고지혈증, 급격한 체중감량, 약물

등이 있으며 그중 비만이 가장 중요한 원인.

위험인자를 없애면 간기능은 호전되니, 일단

원인 제거가 간 건강으로 가는 첫걸음.

영어로 Liver라고 쓰는 간의 어원은

생명(Life)과 깊은 관계가 있다. 그만큼 간은

생명 유지에 중요한 장기다. 간은 수많은

대사 작용을 통해 생존에 필수적인 합성 및

해독 기능을 담당한다. 간은 인체의 장기

중 가장 큰데 무게는 1,000-1,500g 정도로

이는 성인 체중의 약 1/50에 해당한다.

도움말 김승업 교수(소화기내과) | 에디터 박지유

용왕이 애타게 찾던 생명의 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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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를 방문할 팀*의 준비모임에 갔습니다. 작년에 세네갈에 같이 다녀왔던 분

도 있지만 대부분 처음 만나는 분들입니다. 현지 상황을 들으니 물도 전기도 없는 지

역이라고 합니다. 먹을 물이 많이 부족해 아주 적은 양의 물로 지내야 한답니다. 그곳

에 사는 분들은 매일 그렇게 살고 있다는데 우리도 거기 머무는 동안은 그분들처럼 지

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합니다. 더군다나 ‘봉사’를 목적으로 가는 거라면 얼마 되지 않

는 기간이라 해도 우리 역시 그렇게 지내는 것이 마땅하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선교지에 가게 되면 생각보다 소소한 일들이 무척이나 불편합니다. 씻는 것이나 용변

해결이 쉽지 않고, 낯선 음식에, 잠자리까지 편치 않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일상 속 이런 일들이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만드는 것이지요.

툴툴거리며 보낸 우즈벡의 첫 겨울 우즈베키스탄에서 처음 맞았던 겨울이 생각납니다. 집을 구해 11월에 들어갔는데 흙

집이지만 지붕이 높아 참 좋았습니다. 12월이 되자 날이 추운데 집에 가스가 들어오지

않더군요. 난방은 고사하고 밥을 지을 가스조차 들어오지 않아 황당했습

니다. 그래서 옆집에 가서 잘 안 되는 현지어로 왜 가스가 안 들어오는지

물었더니 무심한 표정으로 대답합니다. “원래 겨울 되면 안 나와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가스가 가장 필요한 때가 겨울인데 안 나오면 어떡합니까?

결국 네 식구가 한 방에 모여 침낭 속에 들어가 잤습니다.

그렇게 우즈벡에서의 첫 겨울을 추위와 싸우는 일로 보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가

스에 대해 물어보고,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원망을 늘어놓으면서 말입니다. 가스가

잘 나오는 동네에 갈 때면 그렇게 부럽고, 그렇게 속이 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랫동안 살아오신 분들은 저보다 추위와 더 많이 마주했을 텐데도 첫

겨울을 보내는 저의 불평을 들어주며 고생스러워서 어떡하느냐고 오히려 염려해주었

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제 첫 겨울은 그렇게 툴툴거림 속에 지나갔습니다.

예수님의 마음, 서서평 선교사의 마음탄자니아에 갔을 때 예상되는 불편함 때문에 벌써부터 몸의 이곳저곳이 불편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우즈베키스탄에서 제 불평을 들어주던 분들의 얼굴이 생

각나더군요. 그분들에게서 예수님의 마음이 보이던 순간, 제 자신의 연약함과 미숙함

도 보였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은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인간으로 오셔서 우리 삶의 모

든 것을 그대로 겪으셨지요. 처녀의 몸으로 한국에 와서 고아와 거지를 돌보며 자신의

삶을 나누다가, 세상을 떠나던 날 옥수수 두 홉과 반 쪽짜리 담요 한 장만 남겼던 서서

평(Elizabeth J. Shepping)** 선교사의 삶은 예수님처럼 자신을 버리고 우리와 같이

되어 살았던 삶이었습니다.

잠시의 불편함을 굉장한 희생처럼 여기려는 제 가슴에 이번 탄자니아 방문을 통해 예

수님의 마음, 서서평 선교사님 마음이 좀 더 넓게 자리잡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

이 탄자니아 팀 모두의 마음, 또 우리 모두의 마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의 마음이 우리 마음 되기를

선교지에서는 용변이나 음식, 잠자리같은

소소한 일들이 불편해집니다. 약간

불편해지는 것인데도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예민해지기 일쑤입니다.

하물며 하늘 보좌에서 그 어떤 불편함도

없으셨던 예수님은 이 땅에 내려오셨을 때

얼마나 많이 불편하셨을까요.

글 안신기 교수 (의료선교센터 소장) |

포토그래퍼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잠시의 불편함을 굉장한

희생처럼 여기려는 마음에

예수님의 마음, 서서평

선교사의 마음이 좀 더 넓게

자리잡기를, 그리고 그것이

탄자니아 봉사팀 모두의 마음,

또 우리 모두의 마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36 선교지에서 온 편지 탄자니아로 떠나기 전에 37

* 세브란스병원 의료팀은 <2012 코이카의 꿈>(MBC, KOICA 공동주관) 해외봉사활동으로 탄자니아에서

10월 5일부터 21일까지 의료봉사활동을 벌인다.

** 서서평 선교사(1880-1934)의 본명은 엘리제 셰핑. 독일 출생인 그녀는 미국에서 간호학교를 나와

1912년 간호사로 조선에 파견되었다. 전라도 일대에서 나환우와 걸인, 고아의 어머니로서 그들과 한집에

살며 그들을 섬기다 죽었으며, 자신의 주검마저 병원에 기증했다. 1930년대 미국 장로회는 전세계로

파견된 수많은 선교사 중 한국 파견 선교사로는 유일하게 서서평을 ‘가장 위대한 선교사 7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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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4인4색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은 베스트 세브란스인!

당신이 있어 환자들이 행복하고 우리는 즐겁습니다. 에디터 이나경 | 포토그래퍼 지한비, 최재인

“환자들을 진심으로 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김다혜 간호사는 병동 분위기

가 좋을 때 일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업무 만족도가 늘어난다

는 것을 발견했다. 당연히 그 결과가 환자들에 대한 간호의 질 향

상과 직결된다는 사실도. 그 답을 찾기 위해 병동에서 같이 일하

는 동료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았다. 병원에서 주최

한 ‘환자경험 공모’의 대상은 그렇게 탄생했다.

“병원은 기술적 치료만 뛰어난 곳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을 통한

치유가 꼭 필요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김다혜 간호사. 미소만 아

니라 생각도 참 야무진 처자다.

하루에 150-160회 정도 채혈을 하는 경력 20년차 채혈사 박영

미 씨는 12cc의 피를 뽑는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환자를 기억하는 놀라운 기억력을 가졌다. 그래서 다음번에 만

나더라도 자연스럽게 관심어린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환자들과 만나니 얼마나 소중한 일과인가요?”

가훈이 “기도하고 밥먹고, 기도하고 잠자고, 기도하고 뛰놀면 하

나님이 축복하신다”라는데, 채혈하는 업무 현장에도 그대로 적

용된다. “기도하고 일하고, 기도하고 밥먹고, 기도하고 채혈하

고.” 채혈 전 채혈 부위를 따듯하게 해두면 조금 덜 아프다며 알

찬 팁도 전해주었다.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여름 저녁, 김영일 씨는 서둘러 로비로 달

려나갔다. 작년 장마 때 1층 로비까지 빗물이 들어온 것이 기억

났던 것. 그는 재빠르게 로비 입구에 모래주머니를 쌓아올렸다.

그의 빠른 판단과 행동 덕분에 재활병원 1층은 물바다 신세를 면

했다. 주변에서 칭찬이 쏟아지자, 그는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

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재활병원 오시는 분들이 대개는 몸이

불편한 분들과 그 가족들이잖아요. 마음이 힘드신 분들이라, 더

친절하고 더 밝게 인사하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넉넉한 풍모만큼이나 마음 씀씀이도 넓고 깊다. 김영일 씨 같은

헌신과 섬김이 세브란스의 진정한 힘이다.

“어떤 일을 하든 잘해야 한다는 평범한 수준으로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나에게 요청한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최선

을 다해야죠. 일을 하다 보면 어려울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일

하는 방법을 바꿔봅니다. 지금 같은 방법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는 의미고, 그렇다면 여기서 안주하면 안 되니까요. 그것이 곧 발

전의 기회이자, 진정한 기쁨과 성취감을 주는 계기가 됩니다.”

친절하고 성실하기로 소문난 박순규 방사선사는 25년 베테랑답

게 업무 품질의 업그레이드 비법을 꿰고 있었다. 자신에게 세브

란스는 꿈이 실현되는 꿈터와 같다는 그의 좌우명은 “어제와 다

른 오늘을 살아라.”

환자경험 공모전 대상 수상자김다혜 | 122병동 간호사

넓고 깊은 마음 씀씀이로 함박웃음 김영일 | 에스텍 직원

그녀의 후렴구는 ‘기도하고’박영미 | 진단검사의학과 채혈사

날마다 새롭게, 날마다 다르게 박순규 | 영상의학과 방사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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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세브란스-Kt 청각재활센터 개소

소리의 장벽을 넘어 기적으로 소통한다

세브란스 안·이비인후과병원에 희망의 공간이 생겼다. 새로운 소리를 열어주는 ‘세브란스-KT 청각재활센터’는 청각재활치료뿐만 아니라 꿈품교실을

운영하며 매년 1,000여 명의 청각장애아동들의 미래를 밝혀줄 것이다. 글 이기주(사회사업팀) | 사진제공 미디어홍보실

여러 가지 이유로 소리를 잃은 이들이 다시 소리를 찾는 방법은 다

양하다. 외이나 중이에 이상이 있으면 보청기로, 내이에 이상이 있

을 때는 인공와우이식술로, 달팽이관이 뼈로 바뀌는 와우골화증

이나 달팽이관에서 뇌간까지 청각 자극을 연결해주는 청신경이 없

는 경우에는 청성뇌간이식술로 소리를 찾을 수 있다. 청성뇌간이

식술은 2007년 국내 최초로 세브란스병원이 시술을 시작했으나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경제적으로 상당

한 부담이 되어왔다. 그렇지만 이 좌절을 희망으로 바꿔주는 이웃

이 있다. 10여 년 전부터 청각장애아동의 소리찾기 사업을 진행해

온 KT가 바로 그 멋진 이웃이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리를 찾아드립니다

얼마 전 청각장애아동들에게 또 한번 신나는 일이 생겼다. 지난 9

월 5일 세브란스 안·이비인후과병원에 세브란스-KT 청각재활센

터가 개소한 것. 이철 의료원장, 이석채 KT 회장, 그리고 세브란스

와 KT의 지원으로 재활치료 중인 청각장애 아동과 가족들이 개소

식에 참석해 기쁨을 함께 나눴다.

2010년 세브란스병원과 KT는 ‘청각장애아동 소리찾기 사업’에 힘

을 모으기로 하고, 연간 1억 원 규모의 치료비 지원사업과 소리사

랑 캠페인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현재 KT 기금으로 10여 명의 환

우들에게 뇌간이식수술, 골전도보청기, 청각재활치료를 지원했으

며 2회의 소리사랑 캠페인도 진행해왔다.

소리사랑 캠페인은 청각장애 아동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

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게 한다. 인공와우수술 후 소리를 찾음으로

써 더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살고 있는 봅슬레이 국가대표 김동현

군, 세상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기록해 사회에 기부하는 재미 사진

1 세브란스-KT 청각재활센터 화이팅!

축하와 격려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들고 청각장애 아동들과 함께한

이철 의료원장(오른쪽)과

KT 이석채 회장(왼쪽에서 두번째).

2 세브란스-KT 청각재활센터는 KT의

‘청각장애 아동 소리찾기 사업’의

일환이다. 이 사업으로 지금까지

10여 명의 환우들에게 뇌간이식수술,

골전도보청기, 청각재활치료를

지원했다. 3 꿈품교실은

청각장애아동들의 꿈의 공장이 될

것이다. 4 개소식에 이어 진행된

소리사랑 캠페인에서 최재영 교수가

소리찾기 사업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5 소리찾기 사업으로 소리를 찾은

아동과 가족의 축하 공연.

작가 김영삼 씨, 수술 후 바람 소리를 들으며 필드를 누비는 프로골

퍼 이승만 씨, 그리고 마술을 통해 마음이 상한 이들을 보듬는 청각

장애인 마술사 최성윤 씨 등이 바로 소리사랑 캠페인을 통해 새로

운 세상을 만난 이들이다.

이외에도 ‘소리사랑 5계명’을 발표하고 가족노

래 만들기, 마술 발표, 캘리아트 전시발표 등

을 통해 청각장애인들이 삶의 스토리를 스스

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꿈품교실, 청각장애아동들의 놀이터와 배움터

이번에 개소한 세브란스-KT 청각재활센터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재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새로 생긴 ‘꿈품

교실’은 재활치료와 언어치료 전문 공간으로, 연간 1천여 명의 청

각장애 아동들이 이곳에서 무료로 재활치료를 받게 된다. 연령별/

언어발달별 그룹언어치료, 동화구연, 영어놀이터, 입학/졸업 축

하, 요리교실/문화교실 등의 다양한 재활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

도록 KT는 꿈품교실 건립 비용을 포함해

5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소리는 소리로 끝나지 않는다. 소리는 소

통을 낳고, 소통은 관계와 사랑을 낳는다.

세브란스병원과 KT가 힘을 모아 진행하

는 소리찾기 사업이 단순히 소리를 듣게

하는 수준을 넘어 세상이 보다 원활하고

따듯하게 소통하도록 응원하는 ‘기적의

소리나눔 사업’이 되길 기대해본다.

“마음을 열어 소리를 느꼈어요.세상의 소리 너무너무 궁금했죠.희망을 안고 믿음을 가져 봐요.

맑은 소리 예쁜 꿈 찾을 수 있어요…”

_ 인공와우수술로 소리를 찾은

일곱 살 어린이의 가족이 지은 노랫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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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OCtObER

42 치료에 좋은 밥상 채식

채식, 무조건 다 좋은 건 아니다

채식은 비만과 여러 성인병이 난무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가장 각광받는 건강한 식습관이다.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들을 통해 채식주의 열풍도

불었다. 그러나 ‘채식’이 무조건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채식 때 고려해야 할 점들을 살펴보며 건강한 채식을 시작해보자.

글 이정민(영양팀) | 포토그래퍼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충분히 계획되지 않은 극단적이고 장기적인 채식은 영양 불균형과 영양 결핍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건강을 위해서는 채식과 동시에 육식으로 필요한 영양소들을 충분히 공급받아야 한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질병 예방을 위해 채식을 선

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런 이유 외에 종교나 신념을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채식주의자는 베지테리언(vegetarian)이라고 하며 보통은 다섯

종류로 구분한다. 붉은 고기를 먹지 않고 닭고기는 먹는 ‘세미 베

지테리언(준채식주의자)’부터 육식을 금하나 생선은 먹는 ‘페스

코(Pesco)’, 육식은 하지 않지만 우유와 달걀은 먹는 ‘락토 오보

(Lacto-ovo)’, 육식과 달걀은 금하지만 우유는 먹는 ‘락토(Lacto)’,

완전히 채식만 하는 ‘베건(Vegan)’ 등으로 나누어진다.

순수 채식만 하면 곡류나 콩류, 채소와 과일 위주로 섭취하게 되는

데 이러한 방법은 포화지방산 섭취가 낮고 식이 섬유소 섭취량이

많아 성인병인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고혈압, 뇌졸

중, 비만 등을 관리하기 위한 식사요법으로 실행하기도 한다. 이렇

게 채식을 할 때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채식으로 깨지기 쉬운 영양의 균형

먼저 각 연령별 필수 영양소를 충족시키는지 생각해야 한다. 채식

을 하면 연령에 따른 필수 영양소를 충족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급격히 성장하는 청소년들은 충분한 열량 및 단백질, 칼슘, 철분,

아연, 비타민 D, 비타민 B12 등이 필요한데, 채식으로는 이 영양소

들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할 수 있다. 충분한 열량이 공급되지 못하

면, 단백질이 성장 또는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 데 쓰이지 못하고 열

량급원으로 쓰이게 된다. 이러한 열량

결핍은 성장과 뇌기능 저하를 가져온다.

완전한 단백질을 구성하는 동물성 식품

에 비해 콩을 제외한 식물성 식품은 1-2

개의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한 불완전한

단백질을 구성하므로 성장을 위해서는

필수아미노산 급원을 동물성에서 섭취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임산부의 경우,

섭취한 열량과 영양소가 태아의 신체 구

성, 발달, 성장 및 태아의 출산 후 건강과

성장,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데 식

물성 급원으로는 철분, 칼슘, 비타민 등

의 섭취와 흡수가 부족할 수 있다.

또 노인의 경우, 노화로 인해 대부분의 영양소가 잘 흡수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채식을 할 경우 영양소 흡수율은 더 떨어지게 되므로

비타민 D, 비타민 B12 등의 보충이 필요할 수 있다.

영양소 흡수율이 낮은 채식, 보완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영양소 흡수에 문제가 없는지 생각해야 한다. 채식으

로 섭취한 영양소 중 어떤 무기질은 동물성 급원에서 섭취한 것보

다 흡수율이 낮다. 예를 들어 채식으로 섭취한 철분은 살코기에 있

는 철분보다 흡수율이 낮으며, 칼슘 역시 동물성 급원을 통해 섭취

한 칼슘보다 흡수율이 낮다. 또 시금치 같은 녹색채소에 들어 있는

수산과 곡류에 들어 있는 섬유소와 피틴산은 칼슘과 아연 흡수를

방해한다.

또한 영양소 결핍으로 인한 질병 발생 우려는 없는지 생각해야 한

다. 채식으로 결핍될 수 있는 대표적인 영양소는 비타민 B12다.

비타민 B12는 우리 몸에서 적혈구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며 세포,

신경계, 엽산대사에 필요한 영양소다. 악성 빈혈, 신경 손상, 엽산

흡수 저하 등을 유발하기도 하며, 결핍 시에는 면역 기능을 손상

시킬 수 있다. 비타민 B12의 대표적인 급원 식품은 육류와 육가공

품, 생선, 닭, 계란, 해산물, 어패류 등으로 이 영양소는 동물성 식

품에만 있다.

결국 어느 하나에 편중되는 것보다는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즉 채식을 하면서 육식을 통해 열량, 단

백질, 무기질, 비타민을 충분히 공급받

는다면 채식만 했을 때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를 상호 보완할 수 있다.

채식은 주로 영양에 관심이 많거나 본인

의 건강을 잘 관리하는 데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다. 그렇지만 잘 계획되

지 않은 극단적이고 장기적인 채식은 오

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본인 또는 가족의 식습관을 채식으로 전

환할 때에는 전문가와 상의해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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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OCtObER

44 Photo Essay 스리랑카

헤마찬드라 씨가 또 뒤통수를 때렸습니다.

처음부터 못하겠다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앞뒤 재지 않고 깜냥도 안 되는 일을 덥석 맡아놓고

벌써 몇 번째 약속을 뒤집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한 시간 전까지도 “틀림없이 입고시킬게, 미스터 초이”라던

양반이 마감 시간이 다 돼서 달랑 빈손으로 나타나서는

정전, 기계 고장, 교통 체증 따위의 핑계를 쏟아냈습니다.

여물지 않은 속으로 섬기는 일의 어려움

난리를 친다고 없던 책이 나타나는 것도 아닌데, 그이의 자식들을 생각하고 예순

나이를 존중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꼴에 ‘갑(甲)’이라고 ‘꼴값’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성은 꼭 한 발 늦게 나타나 속을 뒤집어놓습니다. 글, 사진 최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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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리랑카가 자랑하는 불교문화의 중심지 캔디의 도심 풍경은 늘 여유롭고 충만합니다. 2 감자,

양파, 당근, 고추 따위를 한줌씩 내다 파는 장터. 상인도 고객도 마냥 느긋하기만 합니다. 3 큰길가의

간이 휴게소. 솥을 내걸고 옥수수를 삶아 파는 모습이 정겨워 그냥 지나치지 못했습니다. 4 지난날,

이곳 사람들이 세상의 끝이라고 여겼던 월즈 엔드(World’s End). 5 비오는 날이면 헤마찬드라 씨의

뒷모습이 불쑥 떠오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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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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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뚜껑이 열리고 꼭지가 돌아갑니다.

온갖 험악한 말이 하이 톤으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옵니다.

겁을 먹었나봅니다. 헤마찬드라 씨,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하긴, 웬만한 일쯤은 특유의 손짓을 하며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짓는 걸로 가름하는 스리랑카인으로서는 며칠 굶은

들개처럼 으르렁거리는 꼴이 적잖이 당황스러웠을 겁니다.

십여 분을 떠드는 동안 변변히 대꾸조차 하지 못합니다.

작은 몸은 더욱 움츠러들어 땀에 젖은 윗도리만큼이나

초라해보입니다. 결국 “내일은 반드시”라는 다짐을

받고 나서야 그를 풀어줍니다. 구부정한 그의 등이 문지방을

지나기도 전에 후회가 밀려옵니다.

마음을 추스르려고 5층 창가에 기대서서 밖을 내다봅니다.

헤마찬드라 씨가 정문을 나서는 게 보입니다.

꼬질꼬질한 손수건으로 연신 땀을 훔치며 허위허위 걷습니다.

언젠가 짜이 한 잔을 나누며 들었던 이력이 떠오릅니다.

말단 식자공으로 시작해 눈곱만한 인쇄소의 사장이 되었습니다.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에 글 읽는 이가 많을 리 없을 터,

땀 흘려 일해도 수지를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름밥을 먹는 동안 나이만 들어 이젠 조판도 힘에 부칩니다.

늙은 인쇄공에게 남은 건 자식 키운 보람과 부채뿐입니다.

우기의 빗줄기가 창틀을 넘어 마음 속까지 들이칩니다.

난리를 친다고 없던 책이 나타나는 것도 아닌데,

그이의 자식들을 생각하고

예순 나이를 존중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꼴에 ‘갑(甲)’이라고 ‘꼴값’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성은 꼭 한 발 늦게 나타나 속을 뒤집어놓습니다.

허울뿐인 봉사를 한답시고 설치던 게 벌써 10년 전이니,

이젠 칠순이 다 됐을 겁니다.

집에 돌아다니는 가방이라도 하나 주고 왔더라면

이렇게까지 마음이 쓰이진 않을 텐데,

너덜너덜한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걸 보고도 그냥 돌아왔습니다.

낫살이나 먹고도 속이 여물지 않은 탓에

누굴 섬긴다는 게 그렇게 힘들었고 지금도 어렵습니다.

문득 그 노인네가 궁금해지고, 자띠까뽈라 시장의 풍경이

그리워지는 걸 보니, 오늘도 비가 오려는 모양입니다.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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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치아를 모신 스리랑카 불교의 성지, 불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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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제는 쉽고

빠르게 정보를 제공하는 일부터 건강을 관리하고 점검하는 일까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최근 주목할 만한 앱 2가지가 세브란스

의료진에 의해 개발되었다.

이번에 개발된 앱은 시간과의 싸움이 생명을 좌우하는 뇌졸중 앱과

가장 속을 썩이는 B형 간염의 간암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는 앱.

간암과 뇌졸중 위험군에 속한다고 생각되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이

앱을 소개하는 문자를 날리자. “그래도 나를 생각해주는 건 너밖에

없다!”는 감동 멘트가 날아올 것이다.

세브란스 뇌졸중팀이 개발한 ‘뇌졸중 119’ 앱은 현재 위치에서

혈전 용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병원을 안내해준다.

뇌졸중은 발생 후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에 따라 예후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허지회 교수(신경과)는 “뇌졸중 환자나 가족들이 이 앱을 미리

설치해 위급한 순간에 사용하면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적극

추천했다. 이 앱은 뇌졸중에 대한 기본 정보뿐만 아니라, 뇌졸중

간이 진단, 뇌졸중이 의심될 때의 대처법 등도 제공하고 있다.

안상훈 교수(내과) 팀이 개발한 ‘간암 발생 예측’ 앱은 만성 B형

간염 환자에 대한 위험도를 측정함으로써 의료진과 환자에게 질환

진행 위험도를 스스로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인 이 앱은 개인의 B형 간염 활성화 여부, 간효소

수치 등을 간암 발생 위험도로 환산해 보여주며, 사용이 간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위험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검증된 바 있다. 그밖에

만성 B형 간염에 대한 기본 정보도 유용하다.

2가지 앱은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S

간암 발생율 예측과 뇌졸중 119, 바로바로 확인하고 도움받자! 에디터 박지유

46 세브란스 탐구생활 건강관리 앱 A Letter from Dr.Jung

배려와 일치 화합으로 이루어가는 The Best

세브란스병원은 1900년 미국 장로교 선교대회에서 에비슨 박사와 세브란스 씨의 운명적인 만남,

그리고 하나님의 인도와 축복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세브란스 씨는 에비슨 박사의 연설 중 ‘배려와

일치 화합(Comity and Unity)’이라는 두 단어에 감화를 받아, 준비하고 있던 거액의 선교기부금을

희사했습니다. 그로부터 헐벗고 굶주리고 있던 조선에 근대식 병원이 마련될 수 있었습니다.

127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세브란스병원의 기본 이념은 그때의 ‘배려와 일치 화합’에서 조금도 변하

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배려와 일치 화합, 그것은 세브란스병원의 가장 중심이 되는 기본 핵심가

치 중 하나입니다. 지난 127년 동안 어려운 고비가 있었을 때도 세브란스의 구성원들은 그 핵심 가

치 위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서로 이해하고 도움으로써 일치 화합을 이루면서 지속적으

로 발전해왔습니다.

세브란스는 우리나라 의학 발전의 역사를 이루는 다양한 쾌거들에서 최초라는 자랑스러운 기록

들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 모든 The First는 역사적 사건이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

다. 그러나 The First는 The Best로 이루어질 때에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가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The First에 만족하지 않고 모든 면에서 The Best가 되기 위해 경주해왔습니다. 2005년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 아래 새병원을 건립했고, 새병원 건립 후 7년 동안 획기적인 발전과 혁신이 이루

어졌습니다. 세브란스 구성원들의 섬김과 열정어린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세브

란스는 이제 다시 에비슨의생명연구소와 최고의 암병원 건립이라는 역사적 사건들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The Best를 향해 다시 한번 더 신발끈을 조이면서, 우리의 결속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져

야 할 때입니다.

세브란스병원을 믿고 찾아오는 환자들과 가족에 대해 세브란스는 최선의 치료, 최선의 친절, 최선

의 역량, 최선의 신뢰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더 열성과 헌신을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 병원장이라는 직책을 새롭게 맡으면서 사랑하는 교직원들에게 바라건대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에게도 최선의 동료의식을 발휘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서로를

배려하고 노력하는 건강한 동료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세브란스병원은 에비슨 박사와 세브란스

씨의 설립 이념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배려와 일치 화합을 통해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세브란스를 기대합니다.

세브란스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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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웹진

http://blog.iseverance.com/sev/

The Scene

조제실과 조제사 일제 강점기 시절, 세브란스병원은 가난하고 병든 이들과 함께했다.

경성부민들의 기부로 전염병 환자들을 따로 치료하기 위한

전염병실이 마련되었고, 당시 치명적인 질병으로 만연해 있던

결핵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결핵병사도 만들어졌다.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위한 진료를 펼치면서,

병원 전체 환자 중 무료 환자가 절반이 넘었다.

사진은 당시 병원의 조제실 모습.

조제사의 짧은 머리와 나비넥타이가 인상적이다.

<사진으로 본 한국 근대의학 120년>,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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