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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병원 2015.02 국가고객만족도 4년 연속 1위 www.iseverance.com Special 중환자실, 위기의 환자들을 안정으로 |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우리의 목표는 간암의 완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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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2015.02

국가고객만족도 4년 연속 1위www.iseverance.com

Special 중환자실, 위기의 환자들을 안정으로 |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우리의 목표는 간암의 완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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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EVERANCE

contents

Special 중환자실,위기의환자들을안정으로

16 Special 1

탁월한전문인력과표준치료로 환자를살립니다18 Special 2

24시간환자를모니터링한다

20 Special 3

중환자실에서일하는사람들

연세암병원이말하는 간암예방에서완치까지30 간암예방을위한필수수칙

간염바이러스적극차단하고과음금지!31 꼭필요한간암조기진단

정기검사로간암의싹부터없앤다32 간편하고비용부담적은간암검사

간암단번에잡아내는쉽고착한검사들

34 간암치료프로세스

수술,이식,그리고완치를향하여

36 암병원플러스|암지식정보센터

행복한공간,암지식정보센터

38 암환자를위한닥터푸드

맛도양도만점짜리,도미간장조림

스마트폰으로찍어보세요.

전화번호와홈페이지

정보를바로볼수있어요!

06 행복

당장눈에보이지않아도길은반드시있다

08 My Hero

오른팔못쓰던정길용씨와장진우교수의만남

10 길위의기적

피부암치료의명인,피부과정기양교수

14 알면약모르면독

자몽과약은상극이다?

24 제중원·세브란스이야기

세브란스의기초과학교육을책임진유전교수

26 Focus

Q&A로알아보는소아사시

28 Yes or No

발목이붓는데심장병이라고요?

40 People

한은진|박종민|김정민|최영숙

42 Gallery | 제유정

나를자유하게하는천국

44 The Road|대관령목장가는길

익숙함을다스리는신비의명약

46 치과솔루션

구강관리,입냄새예방의첫걸음!

47 A Letter from Dr. Yoon

국민과함께한130년입니다

표지제유성,Beyondthe

World,oiloncanvas,

70x70cm,2012

통권145호 월간비매품

발행일자2015년2월1일

발행처 세브란스병원서울시

서대문구연세로50-1

발행인윤도흠

편집인나군호(02-2228-5021)

편집위원강안구(기획예산팀),

최상기(기획예산팀),

박진섭(홍보팀),정혁상(암병원

기획경영팀),배성진(보험심사팀),

박주연(간호국),정선미(약무국),

신규환(연세의대의사학과),

주동진(이식외과),

정지예(호흡기내과),

김진아(영상의학과)

제작대행thebookcompany

(02-3438-2013)

대표이소영

편집책임 김민경 편집장이나경

에디터최종훈, 박지유

디자인designGO

교열안은지 오퍼레이터윤동혁

사진더스튜디오재인

(02-514-2455)

2015 February

세브란스웹진http://blog.iseverance.com/sev/

진료예약(24시간)1599-1004세브란스체크업(건강검진)1588-7757

The Love

10년전갑상선암으로수술을받았던저는,작년여름왼쪽임파선전이가생겨

남기현교수님(외과)에게다시수술을받았습니다.

그런데수술후여러검사에서폐에작은멍울이보인다는결과가나와하늘이무너지는절망감을느꼈습니다.

남교수님은폐전이가아주극소수에해당된다며,

방사성동위원소치료를하면괜찮을거라고위로해주셨습니다.

다른병원의사들은제경우에수술외에는방법이없다고들해서저는절망했습니다.

하지만남기현교수님은다른제안을하셨습니다.고용량방사성동위원소치료를해보자면서

흡수력이좋으면희망적인결과를얻을수있다고하셨습니다.

저는교수님을믿고,지시하신치료전략을착실히따랐습니다.

치료를마치고최종검사결과를보러가던날을잊을수가없습니다.긴장감과떨림속에서교수님앞에앉았습니다.

“폐에덩어리가모두없어졌습니다.”

그만눈물이났습니다.교수님에게연신감사의인사를드렸습니다.

지금은직장으로복귀해일상을잘살아가고있습니다.

남기현교수님을믿고착실하게치료받은결과,소중한일상을누리고있습니다.

제삶에희망과용기를주신남교수님,감사합니다.

_김교석님이갑상선암센터남기현교수에게보낸감사편지입니다.

착실히 따른 결과, 희망을 얻었습니다

seve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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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EVERANCE 2015 FEBRUARY 5

모든 사람에게 가까이 계신다

주님이 하시는 그 모든 일은 의롭다.

주님은 모든 일을 사랑으로 하신다.

주님은, 주님을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가까이 계시고,

진심으로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가까이 계신다.

주님은, 당신을 경외하는 사람의 소원을 이루어주시고,

그들의 부르짖는 소리를 듣고 구원해주신다.

_ 시편 145편 17-19절

the Faith

The LORD is righteous in all his ways

and loving toward all he has made.

The LORD is near to all who call on him,

to all who call on him in truth.

He fulfills the desires of those who fear him;

he hears their cry and saves them.

_ Psalms 145:17-19

© CHOI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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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하나님은 우리 각자에게 맞는 인생의 원대한 청사진을 마련해두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청사진을 믿지 못하고,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힘들어 하고 좌절할 때가 너무도 많다. 인생이 한없이 버거울 때, 그 폭풍을 한번

온몸으로 맞아 보겠다고 결심하고 당당히 맞서 보라. 하나님의 큰 퍼즐 속에

지금 내 인생이 하나하나 맞추어져 가고 있음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라.

당장 눈에 보이지 않아도길은 반드시 있다

닉 부이치치의 <삶은 여전히 아름답다>

(두란노 펴냄)에서, 158-161쪽.

전 세계를 돌며 강연하는 복음전도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닉

부이치치. 그는 팔다리 없이 태어났지만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과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팔다리가 없는데도 그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서핑을 하고, 드럼을 연주하고, 컴퓨터를 한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미국에 살고 있다.

서를 다독여줄 만한 상대를 찾아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대는 한편, 사납게 출렁이는 감정을 걷어내고 최선을

다해 현실을 직시하며, 믿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게 필

요하다. 엄두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한 번에 하나씩,

매일 조금씩 앞으로 나가라. 시험을 당할 때마다 거기

서 소중한 교훈을 얻고 새로운 능력을 체득할 수 있음

을 기억하라.

눈에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가는

세 가지 방법

세 갈래의 접근 방식을 추천하고 싶다. 우선, 감정에 휘

둘리지 않고 적절히 통제할 수 있도록 내면을 다스려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삶의 균형을 잃지 않고 한 번에 한 발

씩 차근차근 끔찍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

둘째, 지난날의 역경을 통해 어떻게 됨됨이가 다져졌으

고 독려한다. 배를 바닥에 깔고 폭삭 엎어졌다가 이마를

바닥에 대고 버티며 기어가서 벽을 의지하는 나만의 방

법을 써서 몸을 똑바로 일으킨다. 그리고는 넋 놓고 지켜

보는 이들을 향해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길은 반

드시 있다고 강조한다. 여러 해 동안 그런 식으로 일어서

기를 거듭하다 보니 목과 어깨, 가슴 근육이 강인해졌다.

내게도 사소한 실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시절이 있었다. 심각한 재정 위기에 몰린다든지, 일자리

를 잃는다든지, 관계가 끊어질 만큼 갈등을 겪는다든지,

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린다든지 하는 따위의 커다란 문제

를 처리하는 건 누구에게나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이미

상처를 입었거나 저항력이 떨어진 이들에게는 상대적으

로 사소해 보이는 어려움마저도 버겁게 다가온다.

눈앞에 닥친 난관을 돌파하기가 유난히 힘들다 싶은

가? 그렇다면 관심 어린 눈길로 지켜보며 상처 입은 정

역경 앞에 주저앉지 말고

발버둥이라도 쳐라

사노라면 마음먹은 대로 만사가 술술 풀린다 싶어서 속

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순간, 과속방지턱이 잇달아 나

타나면서 삶 전체가 요란스럽게 덜컥거릴 때가 있다. 다

음에는 누구나 짐작하듯, 가족과 친구들이 병상을 둘러

싸고 머리를 어루만지거나 등을 토닥이며 다 잘될 거라

고 위로하는 상황과 맞닥뜨린다.

그런 자리에 들어가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지금 그 자

리에 있는가? “너무 오래도록 꼼짝 않는군요. 그건 당신

의 책임인 것 같네요”라는 흘러간 노래의 가사처럼 등을

땅에 붙이고 옴짝달싹하지 않는 중인가?

어떤 느낌일지 잘 안다. 강연을 할 때면 팔다리가 없는 상

태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시연하면서 청중들에게

역경에 부딪히면 주저앉을 게 아니라 발버둥이라도 치라

며 난관을 겪는 동안 얼마나 강하고 지혜로워졌는지 되

새길 필요가 있다.

셋째, 당당하게 믿음을 좇아 움직이라. 스스로 도움과 격

려를 받을 길을 찾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을 지원하고

세우는 데도 신경을 쓰라. 주고받는 경험에는 치유의 능

력이 내장되어 있다.

글 닉 부이치치 | 포토그래퍼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6 SEVERANCE 2015 FEBRUARY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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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SEVERANCE 2015 FEBRUARY 9

심하게 떨리는 오른손 때문에 정길용 씨는 악수를 하지 못했다.

그런 그의 오른손을 장진우 교수가 잡을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이 악수는 더없이 의미 있다.

My Hero

후 정 씨는 오른팔을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35년 동안 쓰지 못했던 오른팔이 제구실을

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 정 씨의 아버지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수술을 완강

하게 반대했다. 수술비도 문제였다. 정 씨는 수술비를 마

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렵사리 900만원을

마련했다. 전기자극장치는 1개까지만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나머지 하나의 비용 1,200만 원은 장진우

교수가 후원금을 연결했다.

“수술하기 전날, 교수님이 ‘잘될거야’라고 한마디 하셨는

데, 그 말씀이 참 힘이 되더라고요. 같은 병을 앓는 이들

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하고 싶어요. 앞으로 저는 더 열심

히 일해서 어려운 사람을 도울 겁니다.”

그는 자유로운 오른팔만 얻은 게 아니다. 활동의 자유와

자신감, 인생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얻었다. 기적 같은

치유를 입은 정길용 씨에게 새해에는 좋은 일들이 많이

쏟아졌으면 좋겠다.

에디터 이나경 | 포토그래퍼 최재인

오른손으로 핸드폰을 잡고 있는 정길용 씨. 수술 후 오른손으로

쥐고, 잡고, 들고, 쓰는 행동이 가능해졌다.

신기해서 심부름 시키는 어머니

“오른팔이 아주 심하게 떨렸죠. ‘앞으로 나란히’ 자세가

안 나왔어요. 오른손으로는 잡을 수도, 집을 수도, 들 수

도 없었으니까요. 물컵도 못 잡고 볼펜도 쥘 수 없고. 손

이 마음대로 안 되니까 일도 못했죠.”

정길용 씨(35세)는 수술 전의 오른팔 상태를 설명했다.

불과 6개월 전의 일이다. 이제는 종이 위에 글씨를 쓸 수

있고, 핸드폰을 잡을 수 있고, 젓가락질도 할 수 있고, 밥

상도 들 수 있다. 수술 전에는 전혀 하지 못했던 일이다.

전에는 어머니가 집안에 잘 있으라고, 가만히 있으라고

만 했다. 오른팔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바람에 물컵 하나

도 들 수 없는 아들에게 무슨 일을 시키겠는가.

“이제는 어머니가 이것저것 심부름을 시켜요. 맨날 저를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만 보셨는데, 이제는 제가 두 손으

로 물건을 잡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신 모양이에요. 심부

름 시키는 어머니도, 그걸 하는 저도 모두 행복해요.”

자신이 앓고 있던 근긴장이상증을 장진우 교수가 고친다

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는 어떻게든 수술을 받고 나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환자만 생각하는 의사를 만난 거지요

“재작년에 정길용 씨를 처음 만났을 땐 고민이 많았어

요. 손떨림이 심각해서 기존의 수술로는 효과가 없었거

든요. 결국 새로운 수술에 도전해야 했고, 그마저도 효과

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죠. 고민 끝에 전기장치를 좌측 담

창구와 시상부위 2군데에 넣는 어려운 수술을 하게 되었

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이제 취직도 되었다니 참

잘된 일이에요.”

장진우 교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뇌정위기능 수술의

1인자다. 정 씨가 받은 뇌심부자극술은 뇌 안에 전기

자극장치를 이식해 비정상적인 뇌의 신호들을 차단함

으로써 뇌 기능을 회복시키는 수술. 이후 뇌로 전기자

극을 보내기 위한 자극발생기 2개를 가슴에 삽입하면

비로소 수술이 완성된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수술

2차성 근긴장이상증을 앓던 정길용 씨에게 오른팔은 통제 불능이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몸의 일부가 제멋대로 움직이는 병 때문에 정 씨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작년

6월 20일 이후로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장진우 교수(신경외과)를 만나 수술을 받은

덕분이다.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어요!오른팔 못 쓰던 정길용 씨와 장진우 교수의 만남

seve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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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SEVERANCE 2015 FEBRUARY 11

길 위의 기적

“피부암에 대한 희소식은 시기를 놓치지만

않으면 깨끗이 치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수한

약품들과 효과적인 수술 방법들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으니까요. 5년 전부터 표적치료제가

실용화되면서 지금은 쓸 약도 많아지고

생존율도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돌아보면, <미생물을 좇는 사람들>이란 책을 받아든 순

간부터 진로는 이미 의학 쪽으로 굽기 시작했다. 아버지

가 선물로 준 그 책을 아들은 마르고 닳도록 읽었다. 아

직 초등학생이었지만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게 그렇게 좋

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미련을 버릴 수 없는 또 한 갈래

의 길이 있었다. 천체망원경으로 하늘을 살피는 천문학

자의 길이었다. 최종 선택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이

됐을 즈음, 아버지가 다시 결정적인 지침을 주었다. “의

사는 취미로 별을 살필 수 있지만 천문학자가 소일 삼아

사람을 치료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한 마디에 뜻을 굳혔

다. 피부암 치료 전문가로 꼽히는 정기양 교수는 그렇게

명의로 가는 첫 걸음을 떼었다.

더러 천문학 쪽으로 눈길이 가시겠어요. ‘가지

않은 길’이 더 근사해 보이는 법이잖아요.

지금도 날씨가 맑고 월령이 좋은 주말에는 강원도 쪽으

로 별을 보러 갑니다. 외국에도 서너 번 갔고요. 불빛이

없는 캄캄한 자리를 찾아내 크고 무거운 망원경을 조립

했다 풀기를 되풀이해야 하는 데다, 밤을 꼬박 새우다시

피 해야 하는 중노동이지만 정신 건강에는 더없이 좋은

취미니까요. 그렇지만 아예 그쪽 길로 가지 않은 건 잘

한 일 같아요. 같이 별을 보던 친구는 천문학자가 됐는

데 유일한 취미가 직업이 돼버리니 낙이 없다고 투덜거

리더군요.

현미경 들여다보기를 좋아하셨으면 피부보다

는 병리 쪽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요?

피부과를 선택하게 된 데는 주임교수로 계시던 이성낙

교수님의 영향이 컸어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

이 공부하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정말 존경스러웠어요.

독일에서 공부하고 오셔서 우리나라 피부과학의 국제화

를 이루는 데 앞장서신 분이시지요. 외국 저널에 논문을

싣고,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던 유명 의사들을 초청해 강

햇볕 노출만 잘 다스려도 피부암 위험은 뚝 떨어집니다

미세도식수술 1,300례 돌파한 피부암 치료의 명인, 피부과 정기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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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SEVERANCE 2015 FEBRUARY 13

“유색 인종들은 멜라닌 색소라는

천연의 선 스크린을 가지고 있으므로

피부암이 덜 생기는 편입니다.

흑색종의 경우는 백인들의 유병율이

100배 이상 높습니다.”

연회를 열고, 세브란스가 배출한 의학자 오긍선 선생님

을 세계에 소개하게 된 게 모두 그분의 공이죠. 그동안 다

른 과를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수없이 했는

데, “참 재미없었겠다”라고 생각해요. 피부는 범위가 넓

어서 지루할 틈이 없거든요.

범위가 넓으니 거기 생기는 암에도 갈래가 여럿

이겠군요.

기저세포에 생기는 암이 가장 흔합니다. 다음으로는 편

평세포암과 흑색종 순으로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악성

도는 역순으로 보시면 됩니다. 기저세포암은 전이되는

경우가 드물어서 치료만 잘하면 수명에 지장이 없지만,

나머지는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피부암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자외선과 유전적 요소가 대표적입니다. 특

히 자외선이 문제가 되는데, 햇볕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광선각화증이 생기고 그 가운데 10-20% 정도가 편평상

피암으로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은 효능 좋

은 자외선 차단제와 기능성 섬유가 많이 나와서 조금만

신경 쓰면 위험도를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피부 관리에

신경을 쓰고 이상하다 싶으면 전문가를 찾는 자세도 중

요합니다.

툭하면 거칠어지고 기미도 끼는 게 피부인데 뭘

보고 ‘이상’을 가늠하라는 말씀이지요?

기저세포암은 대부분 색소가 침착돼서 금방 눈에 띕니

다. 흑색종의 경우는 점의 형태가 비대칭적이고 경계가

불분명하거나, 색깔이 얼룩덜룩하고 크기가 6mm 이상

이며 모양이 변하면 ‘이상’으로 판단합니다. 또 헐어서 피

가 나는 상처가 2주가 지나도록 아물지 않으면 반드시 피

부과를 찾아야 합니다. 피부암은 눈에 보임에도 불구하

고 불편함이 없어서 한참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

우가 많습니다. 특히 흑색종은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발

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병원에서도 보통 점으로

여기고 가볍게 넘기기 십상입니다.

피부암은 전이가 없고 치료가 쉬운, 이른바 ‘착

한’ 암에 속합니까?

공통적인 특징을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개중에는 흑색

종이나 유방외파제트병처럼 전이가 잘되는 종류도 있

으니까요. 흑색종은 깊이가 1mm 이상이면 전이 확률이

10%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팔다리에서 겨드랑이와 사

타구니로, 다시 폐나 뇌 또는 뼈로 가는 식입니다. 희소

식은 시기를 놓치지만 않으면 깨끗이 치료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암이 옆으로 번지다가 깊이 들어가는 경

우, 환부의 경계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범위를 넓게

잡고 떼어내도 암세포 한두 개가 남아서 재발하는 게 문

제인데, 이 역시 모즈미세도식수술로 완치율을 높이고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피부과는 수술과 거리가 멀다고 여겼는데 그야

말로 착각이었군요.

피부암은 얼굴처럼 기능과 미용에 결정적인 부분에 생기

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수술 범위를 정하기가 참 어렵

습니다. 5mm-3cm의 안전 범위를 포함해 제거하는 일

반적인 광범위 절제술은 상처도 커지고 완전 제거가 안

되어 재발율도 높습니다. 반면에 모즈미세도식수술은

환부만 먼저 제거하고 그 주변 면을 1-2mm 정도 추가

절제해 이 면의 100%를 360도로 돌려가며 검사해서 암

세포가 남았는지 살피는 것입니다.

재발한 기저세포암 환자의 경우, 주변에 침투한 암세포

가 계속 발견되어 3일에 걸쳐서 10단계까지 수술한 적도

있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은 2013년에 이미 1,000례를

넘겼고 지금은 1,300례에 이를 만큼 이 분야에서 앞서가

고 있습니다.

빨리 찾아내기만 하면 처리할 방도가 충분히 마

련되어 있다는 뜻이겠군요.

우수한 약품들과 효과적인 수술 방법들이 예전과는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으니까요. 과거에

는 흑색종 치료에 쓰이는 약제가 하나뿐이었고 그나마도

효능이 시원찮았습니다. 하지만 5년 전부터 표적치료제

가 실용화되면서 지금은 쓸 약도 많아지고 생존율도 굉

장히 높아졌습니다. 그런데도 간혹 차일피일 미루며 병

을 키우는 분들이 있습니다. 수술이 두려워서 10년씩이

나 방사선 치료와 약에 매달리다가 결국 사흘에 걸친 대

수술을 받게 된 환자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기능은 완전

히 회복했지만 조직의 상당 부분을 들어내는 바람에 미

용 쪽으로는 적잖은 손상을 입었습니다. 그런 사례를 보

면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릅니다.

에디터 최종훈 | 포토그래퍼 최재인

정기양 교수(피부과)

진료 분야는 피부암, 화학박피, 레이저 치료, 혈관경화요법 등의

피부외과 치료, 그리고 피부노화와 경피증.

진료 철학 | 감사하라! 아무리 힘들어도 환자들이 고맙다.

이곳을 택해서 나한테 와주신 분들 아닌가. 진료가 지연되어도

불평 없이 기다려주신 분들께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니

따듯하게 대해드리는 건 당연하다.

좋은 습관 | 잠을 잘 잔다. 아무리 늦게 자도 잠들면 깊은 잠을 잔다.

되새기는 명언 |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모든 일은 지나가는 법.

의사가 된 첫해의 나 VS 지금의 나 | 인턴 되었을 때보다 몸무게가

늘었다. 외부 병원 파견 가서 많이 배웠던 기억이 새롭다.

피부과 의사로서의 보람 | 암환자를 치료했는데 호전됐을 때 기분좋다.

스트레스 해소법 |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는 편인데… 주로

운동으로 푼다.

고마운 사람들 | 옆에서 도와주고 있는 팀원들. 우리 팀은 힘들어도

자기 일처럼 뭉쳐서 일한다. 한 팀이라는 게 참 고맙다.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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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앞에서 하루에 두 번 있는 면회 시간을 기다리는 보호자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환자가 어서 안정되어 일반 병실

로 이동하기를 바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24시간을 채운다. 무엇보다 간절한 것은 생명의 기로에 선 환자가 온전히 생명의

끈을 잡고 있는지 빈틈없이 지켜봐 줄 누군가의 집중된 시선. 그 집중력이 세브란스의 중환자실 24시간을 지키고 있다.

전담의, 훈련된 간호 전문 인력, 그리고 제때 조치되는 적절한 표준치료가 중환자실 환자들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있다.

중환자실, 위기의 환자들을 안정으로

Special

14 SEVERANCE

알면 약 모르면 독

자몽과 약은 상극이다?

미국에서는 5명 중 1명이 아침에 자몽주스를 마시고 있

으며, 국내에서는 최근 자몽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이 착한 과일인

자몽을 약과 같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자몽에 많이 들어

있는 푸라노쿠마린(furanocoumarin)이라는 성분 때

문이다. 이 성분은 약의 대사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효소

인 CYP3A4를 억제하기 때문에, 약과 함께 자몽주스를

마시면 약의 분해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부작용이 발생

할 위험도 높아진다.

또 자몽은 약을 먹은 직후뿐 아니라 상당 기간 동안 효소

의 활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상호작용이 있는 약을 정기

적으로 복용하고 있다면 자몽 섭취는 반드시 피할 것을

권장한다. 주의해야 할 약제로는 콜레스테롤저하제, 혈

압강하제, 면역억제제, 부정맥치료제 등이 있다.

음료수를 마실 때도 자몽이 들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포르투갈어인 ‘Zamboaʼ에서 파생된 자몽

이란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영어 이름은 그레이프후

르트(Grapefruit)다. 제품에 영어 이름으로 명시된 경

우들이 있으므로, 이 이름도 기억해두고 피하도록 한다.

글 정선미 약사(약무국) | 포토그래퍼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자몽에 들어 있는

푸라노쿠마린 성분은

약의 분해를 막고 부작용

발생 위험을 높이므로,

약을 먹을 때 자몽 주스는

피해야 한다.

Grapefr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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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FEBRUARY 17

Special 1

위험도 높은 수술을 받은 외과 환자들, 패혈증이

나 호흡 부전 등으로 상태가 위중해진 내과 환자

들, 중증 외상을 입은 교통사고 환자들이 사투를

벌이는 중환자실. 최단 시간 내에 적절한 조치들

이 이루어지도록 두 눈 부릅뜨고 환자를 주시하

는 의료진들이 분초를 다투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세브란스 중환자실을 책임지

고 있는 김영삼 교수(호흡기내과)를 만나 세브

란스 중환자실의 특장점을 들었다.

중환자실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사소한 판단도 환자의 생명과 직결됩니다. 그래서 신중

하고 정확한 ‘결정’에 대한 부담이 따릅니다. 중환자실 전

담의의 운명이죠. 그 다음에는 중환자실에 들어오는 환

자를 기준에 따라 지혜롭게 배정하는 것입니다. 들어와

야 할 환자는 많고 병상은 제한되어 있으니까요. 생명이

위급한 환자,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한 환자, 소생 가능성

이 높은 환자가 우선적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전담의라고 하셨는데 그것은 어떤 성격의 의료

진인가요?

중환자실에 교수급 전담의가 있다는 것은 세브란스만의

장점입니다. 본관 9층 내/외과계 중환자실에만 저를 포

함해 8명이 있습니다. 내과, 소아과, 마취과 및 중증외상

센터 외과 교수들로 구성된 전담 의료진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외래 환자나 입원 환자를 전혀 보지 않고 100% 중

환자실 환자만 돌봅니다. 완벽하고 탄탄한 인적 구성이

라, 대한민국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탁월한 전문 인력과 표준치료로환자를 살립니다

국내 최고의 중환자실 이끄는 김영삼 교수 인터뷰 중환자실에서 인력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그렇습니다. 전담의뿐만 아니라, 간호 인력 또한 중요합

니다. 중환자실 간호 인력은 중환자실 등급 평가에서 중

요한 기준이죠. 저희는 간호사 1명이 환자 2명을 돌보는

1등급입니다. 전담 인력이 많을수록 사망률이 낮아진다

는 연구 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시설 부분은 어떻습니까?

중환자실 시설 역시 다른 병원에 비해 우수하지만 이것

이 중요한 기준은 아닙니다. 그러나 환자의 생존율은 어

느 병원에서 어떤 조치를 받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적절한 시간 내에 전문 인력에 의한 표준적인 치료가 이

루어졌는가 하는 점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됩니다.

그렇다면 중환자실에서의 전문적 치료라는 것

은 무엇입니까?

중환자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반드시 필요한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지표를 정해놓고

목표 달성률을 계속 감시합니다. 예를 들어 패혈증

환자는 혈압이 떨어지는 순간부터 치료를 바로

시작해 8시간 내에 환자의 생체 증후가 안정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1시간 안에 항생제가 투여되어야

합니다. 즉 골든타임 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도록

합니다. 그래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으니까요.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현장에서 그것이

어떻게 가능해집니까?

표준치료 매뉴얼(Critical Pathway, CP)은 환자를 살리

는 데 최적화된 진료 지침입니다. 일정한 시간 ‘안에’ 정

해진 순서를 따라 적절한 조치가 시행되도록 짜여 있습

니다. 환자의 생과 사, 상태 악화 여부가 시간으로 결정

되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 내에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

지 않았으면 치열하게 추적해 조사하고 평가합니다. 예

를 들어 한 환자에게 1시간 내로 항생제가 투여되지 않

았다면 단계별로 시간이 지연된 원인을 확인해, 사소한

실수나 오류가 있는 부분을 수정하고 다시 이런 일이 생

중환자실 김영삼 실장은 환자를 살려내는 세브란스 중환자실의 일등공신은

탁월한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다학제 진료팀과 표준치료라고 강조한다.

16 SEVERANCE

기지 않도록 끈질기게 노력합니다.

세브란스에는 어떤 표준치료 매뉴얼(CP)이 나

와 있습니까?

표준치료 매뉴얼에 특별한 이름을 붙여 사용하고 있습니

다. 예를 들어, 심폐소생술 후 소생된 심정지 환자의 체온

을 24시간 동안 낮추어 뇌 손상을 막고 조직의 소생율을

높이는 취지로 만들어진 COOL CP, 산후 대량 출혈 환

자의 신속한 치료를 위한 SPEED CP, 외상 환자의 소생

및 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TRAUMA CP, 패혈성 쇼크 환

자에게 최단 시간 내 최적의 치료를 완료하는 EGDT CP

등이 있습니다. 2008년 1월 이후 총 600명 이상의 환자를

EGDT CP 프로토콜에 따라 치료한 결과, 80%가 치료 목

표를 달성해 30-40% 정도인 패혈성 쇼크 환자의 최종 사

망률이 13.6%로 낮아졌습니다.

끝으로 중환자실 전문 인력, 표준치료 외에 세브

란스 중환자실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매주 화요일 중환자실 의료팀이 모여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시스템 개선 방향을 논의합니다. 중환자실 환자들

은 한 가지 문제가 아니라, 여러 과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다학제 진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

래서 팀으로 구성된 전담 인력과 소통이 꼭 필요한데, 세

브란스는 이 부분이 정말 훌륭합니다.

에디터 이나경 | 포토그래퍼 최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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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FEBRUARY 19

Special 2

세브란스 중환자실은 팀워크로

똘똘 뭉쳐 있다. 정확한 판단력, 탁월한 실력,

그리고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의지로 365일

24시간 철저히 환자를 모니터링한다.

24시간 환자를 모니터링한다 긴박함을 안정으로 바꾸어가는 중환자실 이모저모

세브란스병원에는 재활병원을 제외한 모든 단위

병원에 중환자실이 있으며, 총 9개 중환자실에

199병상이 있다. 그중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본관 8

층과 9층의 내/외과계 중환자실과 중증외상센터

로, 92개 병상에서 집중치료가 이루어진다.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호흡수, 체온 등으

로 환자 상태를 가늠한다. 장비에 나타나는

숫자의 의미를 제대로 감지하고 이상 여부

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중환자실 의료진

들에게 요구되는 매우 중요한 역량이다.

중환자들은 상태에 따라 10개가 넘는 의료 장치들

이 필요할 때도 있다. 기계를 다루는 손길보다 중

요한 것은 환자를 살려내고자 하는 의료진의 마음

과 정신이다.

중환자실에는 곳곳에 똑같은 물건들이 상비

되어 있다. 응급상황이 언제 어느 병상에서

발생할지 모르므로, 1초라도 아껴 응급상황

에 대비한다.

검사를 받기 위해 환자를 이송시키는 준비를 하는 데만도 15-20분 정

도가 소요된다. 4명 이상의 간호사가 이 일에 힘을 쓴다. 그 순간에도

환자 모니터링은 계속된다.

부산한 움직임과 기민한 동작이 24시간 가

동되는 곳. 제때 꼭 필요한 조치가 빠짐없이

이루어지도록 달리고 또 달린다.

18 SEVERANCE

에디터 이나경 | 포토그래퍼 최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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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환자는 최상의 간호를 받습니다

정직한 성실파, 김진희 간호사

오늘도 사람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게 해주세요

날마다 기도하는 최선경 간호사 최상의 실력, 신중한 판단, 따뜻한 배려를 갖춘 이들이 중

환자들을 돌본다. 세브란스 중환자실에서 일하는 사람들

이 단연 돋보이는 이유다.

에디터 이나경 | 포토그래퍼 최재인

저에게 중환자실은 ‘무한도전’과 같아요. 발전하는 의료

기술, 다양한 환자와 보호자, 여러 의료진 같은 환경들이

늘 새로운 도전을 하게 하니까요. 물론 워낙 중한 환자들

을 만나니까 환자가 사망하는 일로 한계를 절감할 때도

있습니다만, 매우 안 좋은 상태로 왔다가 일반 병실로 옮

겨지는 모습을 볼 때는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4-5년 전에 두세 살 된 어린 아이가 입원한 적이 있어요.

폐섬유화가 많이 진행되어 인공호흡기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상태였지요. 진정제를 하루에 여러 번 투여했고, 활

력 징후도 불안정했습니다. 신경학적으로도 저산소증으

로 의식이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예상된 환아였지요.

그런데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느 순간 치

료에 반응을 했고 의식도 돌아와 중환자실 입실 후 한 달

여 만에 병실로 옮겨졌으니까요. 그리고 몇 달 후 퇴원해

중환자실로 찾아왔어요. 그후로도 가끔 중환자실로 찾

아와 인사를 합니다. 재작년에 찾아왔을 때는 어린이집

에 간다며 수줍게 웃던 모습이 어찌나 이쁘던지요.

근무하는 동안 내 환자에 집중하는 성실함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언제나

환자의 입장이 되어 일하려고 하고요. 그래서

세브란스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는 언제나 최상의

간호를 받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대학 다닐 때 한 교수님이 “간호는 정직”이라고 늘 말씀하

셨습니다. 그래서 정직이라는 원칙 아래 나 자신에게도 떳

떳한 간호를 할 수 있도록 언제나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중증도 높은 환자들을 돌보는 역량

을 갖추기 위해 중환자실에 배치받는 순간부터 강도 높

은 훈련을 받습니다. 빈도 높게 발생되는 응급상황, 중환

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최첨단 기계들, 그리고 상

태가 급변하는 중증도 높은 환자들 사이에서 중환자실

간호사로서의 자부심이 없다면 이곳에서 오래 근무하지

못할 겁니다.

돌아가실까봐 걱정되던 환자 분들이 오랜 시간 우리와 함

께 지내시다 스스로 모든 과정을 이겨내고 일반 병동으로

옮겨 가실 때, 모든 컨디션이 매우 안 좋았던 환자가 중환

자실에 오셔서 짧은 시간 안에 안정될 때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기쁨을 느낍니다. 환자가 잘 버텨준 덕분이지만,

아울러 잘 훈련된 중환자실 간호사들과 전담 의료진 간의

상호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탄자니아 간호사들이 중환자실로 연수를 온 적

이 있습니다. 그때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저희를 지켜본

한 간호사가 “순식간에 어디서 그 많은 간호사들이 나오

는 겁니까? 당신들은 응급상황에서 간호사와 의사들 간

에 협력이 정말 잘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감탄한 적이 있

습니다. 외부인에게 우리의 팀워크를 인정받은 순간이

라 자랑스러웠지요.

아침마다 이루어지는 다학제 회진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의료진들이 환자의 상태를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면밀하게 살피고 의사소통합니다. 그

시간을 통해 환자의 치료 목표와 세부 사항이

정해지는데, 이런 긴밀한 협력관계가 환자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탄자니아뿐 아니라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 홍

콩, 일본 등의 다양한 국가에서 간호사, 의사,

학생들이 세브란스 중환자실로 연수를 오

는 이유는 우리의 시스템과 의료서비스의

질이 최고이기 때문이겠지요.

근무 시간 전에 6층 예배실에서 빼놓지

않고 드리는 기도가 많은 도움이 됩니다.

“오늘 하루도 사람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는

간호사가 되게 해주세요.”

Special 3

2015 FEBRUARY 2120 SEVERANCE

김진희

대학 실습 때 중환자실에서

이루어지는 전인간호를 보며 간호사만이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임을 느꼈다.

그래서 2005년 세브란스병원 간호사가 된

이후로 줄곧 중환자실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내과계 중환자실에서 일한다. 침상 목욕, 배변

간호 등 기본 간호부터 심전도 감시, 혈역학적

감시, 인공호흡기 관리 등 중환자 간호에

요구되는 특수한 업무도

맡고 있다.

최선경

2002년부터 13년째

중환자실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외과계 중환자실 교육 전담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신규 간호사와 경력 간호사 교육,

직원 능력 개발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중환자실 외부 연수자 프로그램

진행, 병동 연구 등에 참여해 중환자

간호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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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활한 협진과 소통이 중요한 공간입니다

균형과 지혜 겸비한 마취통증의학과 나성원 교수

특별한 다짐 하나로 감사하며 일합니다

마음이 따듯한 성실 일꾼, 전성자 직원

저는 원래 비위가 아주 약했어요. 그런데 중환자실로 근

무지를 옮긴 후에는 변하더라고요. 의식 없이 자기 조절

도 못하고 누워 있는 환자들이 그저 안타깝기만 했습니

다. 환자에게서 나는 냄새에도 무덤덤해지고요. 그렇게

되었다는 것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중환자실에는 힘 써야 하는 일이 정말 많습니다. 몸이

경직된 환자,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환자들을 돌보거나

이송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그게 다 제 몸을 써야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어깨나 허리가 아플 때도 많아요. 하

지만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옆에서 작은 힘이나마 보

태면서 현장의 필요를 채우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

낍니다.

중환자실은 저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근무한 덕분에 신앙이 자라면서

작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료와 의료진들과 소통하며 일하는 것은 덤으로

얻는 기쁨이고요.

제가 재작년에 대장 천공이 생겨 수술하고 중환자실에 입

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환자의 입장에 서고 보니 환자의

고통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늘 같이 일했던 선생님들

도 완전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역지사지의 소중한 경험

이었습니다. 그때 간호사를 왜 천사라고 부르는지 알겠더

라고요.

중환자실은 특별합니다.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는 것

이 어려운 위중한 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해 소생의 기

회를 주는 공간이지요. 반면에, 치료 과정에서 나쁜 결과

가 예상될 경우 삶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곳이 되기도 하

고요.

중환자 진료의로서 치료를 결정할 때 치료의 효과만 보

지 않고 그에 수반되는 부작용, 그리고 그 치료를 함으로

써 포기해야 하는 다른 것들을 고려합니다. 편향되지 않

은 균형 잡힌 시각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위치입니다. 그

것을 잘하는 것이 제 역할이기도 하고요. 또한 중환자실

에서는 여러 의료진이 의사소통하며 협의진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중환자실에서 일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죽음이 가까운 환

자를 많이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환자나 보호자

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해드리려고 노력합니다.

게다가 환자나 보호자와 오랜 기간 만나게 된다는 특징

이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이 동시에 있지

요. 물론 보호자에게 감사카드를 받을 때가 가장 기분 좋

고 보람 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저한테 온 감사카드들을 보면 상태가

호전된 환자의 가족들만 주시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사망한 환자의 보호자가 그동안 잘

돌봐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감사카드를 건네주실 때

묵직한 감동을 받곤 합니다.

전성자

중환자에게 필요한 물품 정리,

검사 시 환자 이송 등을 통해 중환자를

위한 도움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일을

맡고 있다. 12년 전 중환자실 업무가 힘들어

기능원들이 자주 그만둬서 어렵다고 호소하며

중환자실 팀장이 도움을 요청하자,

덜컥 손을 잡았다. 그때 잡은 손을

지금도 꼭 잡고 있다.

나성원

2007년부터 중환자실에서

일하고 있다. 2010년 존스홉킨스 병원

외과계 중환자실에서 1년 동안

연수를 받았다. 그때 사흘에 한 번씩 밤 당직을

서느라 너무 힘들었지만, 그 경험이 지금의

세브란스 중환자실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한몫하고 있다.

22 SEVERANCE 2015 FEBRUARY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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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중원·세브란스 이야기 26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던 공학도 출신 교수

“학교 예배 시간과 주일 예배 시간은 빠지지 않으려고 합니

다. 나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예배 시간을 지키는 것이 기

독교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누구 하나 그에게 예배 참석을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유 전

(劉銓) 교수는 이처럼 이야기하며 스스로 예배 시간을 지키

고자 노력했다. 그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삶의

모토로 삼았고, 주위에 민폐를 끼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항상 신경 썼다.

유 전은 세브란스연합의학교의 교수진 중 유일한 공학도 출

신이었으며, 의학생들에게 화학과 물리학 등을 가르쳤다. 일

본에서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았지

만, 또박또박한 어투로 화학의 기초 이론을 강의했다. 또 자

신이 맡은 일을 충실하게 하다 보면 더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므로, 지금 힘들더라도 용기를 잃지 말고 자신의 소명을

지켜나가라고 학생들에게 늘 당부하는 선생이었다.

세브란스의 기초과학 교육을 맡다

갑오개혁 이후, 정부는 개화와 개혁 추진을 감당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일본에 관비유학생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한말 일본의 선진 문물을 수용하기 위해 각 분야별로 파송되었던 관비유학생인 유 전은

동경제대에서 응용물리화학(화학공학)을 공부한 최초의 공학도 중 한 사람이었다.

귀국 후 세브란스 의학교육에 참여하기 시작한 그는 의학생들에게

화학, 물리학, 수학 등 기초과학을 가르쳤다.

글 신규환 교수(연세의대 의사학과) | 사진 제공 동은의학박물관

세브란스의 기초과학 교육을 책임진 유 전 교수

이후 수차례에 걸쳐 유학생 파견이 이루어졌지만, 정치적

혼란과 재정 부족으로 조기 소환되는 등 도중에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하지만 대한제국 정부는 국가 개조를 위

한 인재 양성을 위해 유학생을 계속 선발했다. 유학생들은

대부분 양반 출신으로 관직에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초창기 관비유학생들이 공부를 마치고 귀국할 즈

음, 한국은 일본에 병합되어 주권을 잃고 말았다. 대부분의

관비유학생들은 식민지 관공서에 취직하며 식민 권력에 편

입되었지만, 일부는 사립학교 교사로 남거나 계몽운동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식민 권력에 대항했다.

유 전은 대한제국 말기에 파송되었던 관비유학생 중 한 사

람으로, 1907년 8월 동경제대 응용물리화학과에 입학해

1911년 7월 졸업했다. 1900년대 중반 일본 유학생 사회에서

<태극학보>, <공수학보>를 창간할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점, 귀국 후에도 한국어가 어눌했다는 회고를 종합해볼 때,

그는 일찍부터 일본에 유학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국

에는 공학사 학위를 가진 제국대학 출신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조선총독부는 그를 식민 당국에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제안을 했다. 그러나 유 전은 조선총독부의 제안을

뿌리치고 연희전문학교의 전신인 경신학교의 화학 교사로

취직했다. 제국대학 졸업생이 사립학교 교사로 취직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의 선택은 매우 충격적인 사

건이었다.

당시 경신학교 부교장으로 있으면서 세브란스병원의학교를

종합대학으로 발전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에비슨

에게는 기초과학을 전담하는 교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었

다. 세브란스병원의학교 운영 초기에는 제1회 졸업생 박서

양이 주로 화학을 강의했지만, 화학을 비롯해 물리학과 수학

의 기초와 심화까지 가르치기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 전은 1912년 세브란스연합의학교가 신축

되었을 때부터 활동을 시작해 10여 년 동안 화학, 물리학, 수

학 등 세브란스의 기초과학 교육을 책임졌다.

실업구국의 이상 실현에 나서다

유 전이 10년 동안 재직했던 교단을 떠나 새 출발을 하게 된

것은 실업구국이라는 자신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조선제사회사의 전무로 취임했는데, 이 회사는 식민

지 시기 최대의 견직회사로 300여 명의 직공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견직물을 염색하고 가공해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였지만, 설립 직후 경제적 타격을 입어 자금난

에 허덕이게 되었다.

경영난에 처한 회사를 구하기 위해 급하게 초빙된 인물이 바

로 유 전이었다. 그는 우선 은행 융자를 받아 자금을 회전시키

고, 미국에 판로를 개척해 공장의 활로를 찾았다. 그의 이러

한 노력에 힘입어 조선제사회사는 한국 최대의 견직물 가공

회사로 성장했고, 실업계의 성공 신화가 되었다.

유 전이 이처럼 실업구국에 나서게 된 계기는 3·1운동이었

다. 적지 않은 세브란스 교직원들이 3·1운동에 참여했지

만, 운동을 주도했던 대부분의 인사들이 체포되고 투옥되

면서 더 이상은 지속되기가 어려웠다. 이에 일부 지식인들

은 과학 기술과 산업 기술의 개발을 통해 국력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은 이에 공감했고, 후학 양성도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3·1운동을 계승하며 실업구국을 실천하기 위해 직접 현장

에 뛰어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마침 견직 산업은 자신의 전

공을 발휘할 수 있는 직종이었다. 그는 경성상공업협회 부회

장(1930년), 조선제사회사의 고문(1933년)으로 재직하면서

실업계의 대표적인 인물로 성공 가도를 달렸다.

1936년, 유 전은 다시 교단으로 돌아왔다. 여성 실업인을 양

성하기 위한 경성여자상업학교 창립에 관여하면서 학교의

초대 교장으로 초빙되었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에도 그는

공업연맹 이사로 활약하며, 실업구국의 시대적 사명을 다

하고자 했다.

세브란스 교수진(1917년). 앞줄 맨 왼쪽이 유 전 교수. 세브란스연합의전에서 강의 중인 유 전 교수.

우리나라 최초의 공학도 중 한 사람이었던 유 전 교수는 조선총독부의 제안을 거절하고

세브란스연합의학교에서 의학생들에게 화학과 물리학 등을 가르치는 기초과학 교수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삶의 모토로 삼았고, 주위에 민폐를 끼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여러 면에서 항상 신경 썼다.

2015 FEBRUARY 2524 SEVERANCE

severanceseverance seve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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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SEVERANCE 2015 FEbRuARy 27

focus

사시가 있으면 물체가 둘로 보이고, 햇빛이 비치는 곳에서 한쪽 눈이 감긴다.

또 눈에 초점이 없거나 어느 한 위치에 고정되어 있으며, 사진을 찍었을 때

눈이 한쪽으로 쏠려 보인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빨리 안과를 찾아

정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당연히 같은 곳을 바라보아야 할 아이의 한쪽 눈이 다른 쪽을 바라본다면, 부모 마음이 덜컹 내려앉을 일이다.

아이도 자각하기가 쉽지 않고 부모도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운 소아사시에 대해

궁금한 점을 정리했다.

글 한진우 교수(안과) | 포토그래퍼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아이 눈이 사시 같은데, 그대로 둬도 괜찮을까?

Q&A로 알아보는 소아사시

사시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지 궁금하다.

사시란 두 눈이 똑바로 정렬되어 있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즉 한쪽 눈이 어떤 물체를 바라보고 있을 때

반대쪽 눈이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이다. 눈이 안쪽으로 몰리면 내사시, 바깥쪽으로 벌어지면 외사시,

올라가 있으면 상사시라고 한다. 간헐성 외사시는 눈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부모나 가까운 사람이 느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시는 자각 증상이 없다.

도대체 사시는 왜 생길까? 사시가 있으면 시력이 떨어질까?

사시는 종류마다 원인이 다르다. 굴절내사시는 눈의 굴절이상이 원인이며, 뇌의 손상이나 뇌종양 때문

에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시는 아직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가장 흔한 간헐

성 외사시의 원인은 외안근의 균형 문제로 추정되고 있다.

사시가 되면 돌아간 쪽 눈에 약시가 오고, 융합 기능과 입체시 능력이 감소한다. 눈부심이나 눈의 피로

감을 때때로 호소할 수 있으며, 이상두위를 동반하는 사시도 있으므로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면 안과를 찾아 사시로 인한 문제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 사시가 자연스럽게 없어지지 않을까?

사시 치료를 미루거나 방치하면 사시안에 약시가 생길 수 있고 양안시 능력과 융합 기능이 떨어지게 된

다. 특히 만 2세가 되기 전까지 사시를 방치하면 융합 기능이 형성되지 못해 입체시를 잃을 수 있다. 이

시기가 지나면 발달이 어려우므로, 사시가 의심된다면 빨리 전문의를 찾아 조기 검진과 함께 적절한 치

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빈도가 잦지 않은 간헐성 외사시는 일단 경과를 지켜보지만, 자연적으로 호

전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사시를 고치려면 수술을 받아야 할까?

사시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로 나뉜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안경교정, 가림치료 등이 있고, 수술

은 외안근 절제나 후전을 통해 안구를 가운데로 위치시킬 목적으로 시행한다. 약시가 있을 때는 먼저

가림치료로 약시안의 시력을 올린 뒤 수술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시는 수술로 치료하지만, 다행히

굴절이상에 의한 내사시는 안경교정만으로도 치료된다.

수술 후에 재발 가능성은?

수술 후에도 재발하거나 과교정이 될 수 있다. 특히 간헐성 외사시는 수술 후 20-30%에서 재발이 발생

할 정도로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또 공막천공, 수술 부위의 감염, 결막낭종, 출혈 같은 합병증이 발생

할 수 있으나 다른 안내수술에 비하면 드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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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간암 명의, 한광협 교수가 말하는

간암 이기는 7가지 비책

믿음 :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십시오. 의료진을 믿고 의지하고 함께

싸워나가십시오.

소망 : 포기하지 말고 이길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지십시오. 싸워보기도 전

에 절망하면 지는 겁니다.

사랑 : 사랑이 환자를 지켜줍니다. 투병 기간 중의 많은 어려움을 자신에

대한 사랑과 가족의 사랑으로 극복하십시오.

협력 : 간암은 함께 협력해 싸워야 하는 무서운 적입니다. 의료진을 선택

할 때 팀워크가 좋은 전문 간암 치료팀인지 확인하십시오.

지식 : 아는 것이 힘입니다. 간암은 예방이 가능합니다. 간에 이상이 있

는지 확인하고 술을 멀리하고 간염 관리를 잘하십시오.

성실 : 간암 완치에는 조기진단이 최선입니다. 만성 간질환 환자는 1년에

2번 정기검진을 받아 최악을 대비하십시오.

인내 : 간암은 재발이 잘되는 병으로 힘든 치료과정 중 “이 또한 지나가리

라”라는 희망을 가지고 끝까지 인내하되 완치 후에도 방심하지 마십시오.

연세암병원이 말하는 간암 예방에서 완치까지

간암센터, 우리의 목표는 간암의 완전정복!

한광협 교수(소화기내과) 진료 분야 : 간암 및 간질환

간암센터

전화예약 1599-1004

진료문의 02-2228-4080, 4081

Yes or No

발목이 붓는데 심장병이라고요?

YES!

몸이 붓는다는 것은 그리 좋은 신호가 아니다. 눈, 가슴,

복부, 다리, 발목은 부종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위인데,

여러 장기의 기능 이상에 의한 이차적인 증상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오래 서 있었을 때 발목이 붓는다면 우심실 부

전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우심실 기능에 문제가

생겼거나 삼천판막에 질환이 발생해 폐로 혈액이 충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정맥에 혈액이 고여 복부나 다리가 부

을 수 있다.

_ <심장병완치설명서>, 정남식 교수(심장내과) 지음, 헬스조선 펴냄

t i p

부종은 심장 질환 외에도 콩팥, 간에 이상이 있거나 암 또는

임파선에 생긴 문제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에 꼭 방문해 몸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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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간암은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특히 B형

과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간경변증을 진단받은 사람

은 조기 진단을 위해 정기적으로 간암 검진을 받아야 한

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팀의 조사에 의하면 12개

월 간격으로 검사해 간암이 진단된 환자들보다 6개월 이

내 간격을 두고 정기 검진을 통해 간암이 진단된 환자의

생존율이 더 높았다. 그러므로 간암 조기 진단을 위한 검

사 간격은 3-6개월을 권장한다. 간암의 조기 진단이 중

요한 이유는 아래에 밝힌 간암의 특징과 관련이 있다.

첫째, 간경변은 간암으로 갈 확률이 높다

간이 무리를 하거나 심한 자극을 받아 손상되고, 이를 다

시 회복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점점 딱딱해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간경변이다. 이렇게 딱딱해진 간은 기능을 제

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간암으로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간암의 전조로 인식된다.

간경변 상태의 모든 환자가 간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간암 환자의 약 85%가 간경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 또 간경변이 있으면서 간암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

치료에 따른 간 기능의 악화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

둘째, 간암은 혈관 침범이 잦다

간암은 혈관 침범이 다른 암보다 많다. 즉 암이 간을

넘어 다른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와 통

한다. 혈관 침범은 암이 커질수록 빈번하다. 따라서

암의 크기가 작을 때 미리 치료해야 다른 장기로의 전

이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조기 진단과 관리를 받자

세브란스병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간암 조기 발견

을 위한 조기진단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간암센터

를 찾은 모든 환자들의 정보를 바탕으로 도출한 개인

별 간암 위험도 측정 공식에 맞춰, 간암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들에게 맞춤형 관리가 제공된다. 간암 조

기진단클리닉을 통한 정기 검진과 철저한 관리는 간

암의 조기 발견을 위한 가장 안전한 지름길이다.

꼭 필요한 간암 조기 진단

정기 검사로 간암의 싹부터 없앤다

간암 예방을 위한 필수 수칙

간염 바이러스 적극 차단하고 과음 금지!

하나. 간염 예방 백신 접종하기

국내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간암 원인인 B형 간염 바

이러스를 가장 확실하게 막는 방법은 바로 예방 백신이

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영유아기에 수직감염되면 만

성 간염으로 발전할 위험이 매우 높아서, 1995년부터 국

가 차원에서 신생아 의무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성인이 되면 접종받더라도 5-10%는 항체가 생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항체가 잘 생길 수 있는 어린 나이에 예

방 접종을 받고, 성인이 되어 백신을 접종했다면 항체

생성 여부를 반드시 확인한다. 안타깝게도 C형 간염 바

이러스 예방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둘. 간염 바이러스 감염 경로 차단하기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노출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은 예방 백신

접종과 함께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일이

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C형 간염 바이

러스는 아직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이 방법이 최선이다.

혈액이나 침, 정액 같은 체액 속에 있는

간염 바이러스는 손상된 점막을 타고 우

리 몸에 들어온다. 따라서 체액이 공유될

가능성이 있는 면도기, 칫솔, 주사바늘

은 다른 사람과 절대 함께 쓰지 않는다.

또 비정상적인 성행위를 통해서도 바이

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다행히 밥을 함

께 먹거나 이불을 함께 쓰는 것 같은 일

상생활에서는 감염되지 않는다.

셋. 습관적인 음주, 과음과 결별하기

여러 간질환 중 특히 알코올성 간질환은 술이 주범이

다. 과음하는 습관이 계속되면 순식간에 간경변을 거

쳐 간암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보통은 자신에게 적

당한 음주량이 있으므로 그것을 넘는 음주로 간에 무

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간염이나 간경변을 앓고

있다면 음주를 더욱 제한해야 하고, 음주 후 최소 3일

동안은 금주하면서 이미 손상 정도가 심한 간에 휴식

시간을 주어야 간을 보호할 수 있다.

넷. 만성 간질환 환자는 치료와 관리에 올인하기

간염 또는 간경변 같은 간질환을 갖고 있다면 암으로 발

전되지 않도록 치료와 관리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

다. 적절하고 좋은 치료제들이 많기 때문에, 전문 진료와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제를 사용하면 간암 예

방에 매우 효과적이다. 아울러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과

로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도 좋다. 특별히 제대로 검

증되지 않은 약이나 민간요법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을 도리어 혹사시키거나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

기 때문이다.

주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만성 간질

환은 증상 개선을 눈으로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자

칫 치료나 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간 상태를 꾸준히 체크하고, 필요하면 적절

한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한다.

간암 예방 간암 이해

2015 FEBRUARY 3130 SEVERANCE

원종윤 교수(영상의학과) 진료 분야 : 간암 인터벤션 치료(색전술, 고주파 치료, 냉동제거술)

조기에 발견한 간암은

더 이상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2mm의 작은 절개와

국소마취를 통해 1시간 동안 인터벤션

시술로 치료를 받으면 조기 간암은

완치될 수 있습니다. 3cm 이하로

조기에 진단을 받으면 간암은

더 이상 암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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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SEVERANCE

라고 생각해서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간암의 모습을 확인하는 복부 초음파 검사

혈청 AFP 수치를 확인하는 혈액검사만으로 간암을 확

진하기는 어렵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간암이 아닌

경우에도 수치가 정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청 AFP 수치가 높아 간암이 의심될 때, 실제

종양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영상검사를 실시하

게 된다.

다양한 영상검사 중 복부 초음파 검사는

비용이 저렴하고 1cm의 종양까지도

발견할 수 있어, 간암의 존재 여부를

실제 눈으로 확인하는 기본적인 진

단 검사로 널리 쓰이고 있다.

CT, MRI로 진행 정도 파악

혈청 AFP 수치가 높고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종양을 확인했다면, 다음 차례는 정밀검사

를 거쳐 암을 확진하고 진행 정도를 파악해 병기를 결정

하는 일이다. 간암은 CT나 MRI 같은 영상검사만으로 상

태를 파악하고 진단을 내리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따

라서 다른 암과 비교했을 때 조직검사를 하는 일은 드문

편이다.

CT와 MRI는 복부 초음파 검사보다 선명한 영상을 제공

하며, 주변 장기나 혈관 침범 여부도 확인할 수 있어 진

단은 물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도 매우 유용하다.

혈청 AFP 수치 체크하는 혈액검사

혈청 알파태아단백이라고도 불리는 혈청 AFP(α-feto

protein)는 간암 세포가 있을 때 만들어지는 독특한 단

백질이다. 본래는 태아일 때 간 조직이나 위장관에서 생

성되다가 출산 이후 빠르게 감소한다. 따라서 성인에서

혈액검사를 했을 때 혈청 AFP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것

은 간암이 의심된다는 의미다.

간암 환자의 절반 이상은 혈청 AFP 수치가 정상보다 높

다. 다만 임신 중이거나 간암이 아닌 다른 간질환이 있어

도 혈청 AFP 수치가 증가하기 때문에, 100% 간암이

간편하고 비용 부담 적은 간암 검사

간암 단번에 잡아내는쉽고 착한 검사들

The Hope

“마음 편하게 가지세요!”암 수술을 앞둔 환자가 보호자를 뒤로 하고 수술대기실로 들어갑니다.

수술실로 이동하기 전, 환자는 이 세상에서 완벽한 혼자가 됩니다.

만감이 교차한다는 말은 마치 이 상황을 위해 만들어진 말 같습니다.

머리와 가슴 속으로 수백만 가지의 장면과 수백만 마디의 말이 지나갑니다.

마침내 수술실로 침대가 이동합니다.

“의료진 기도를 요청하신 환자분입니다.”

“그럼, 다같이 모여서 기도하고 수술 시작하겠습니다.”

어느새 수술실 의사와 간호사들이 환자의 몸에 하나둘 손을 얹습니다.

“환자 분, 마음 편하게 가지세요.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의사의 기도가 시작됩니다.

그 순간, 든든한 보호와 호위의 손길이 불안과 두려움을 걷어냅니다.

에디터 이나경 | 포토그래퍼 최재인

2015 FEBRUARY 33

간암 검사

성진실 교수(방사선종양학과) 진료 분야 : 소화기암, 간암, 췌장암, 담도암 등

간암 치료를 위해

자신 안에 있는 면역 능력을

극대화시키십시오. 이를

위해서는 숙면을 취해야 하고,

균형잡힌 영양 섭취가 필요하며,

정서적인 안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의료진에 대한 신뢰가

중요합니다.

수술을 기다리는 환자의 침대에 붙어 있는 환자이송정보지. 세브란스병원은 환자가 원할 경우, 수술하는 의사의 기도로 수술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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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치료 프로세스

수술, 이식, 그리고 완치를 향하여대부분의 암이 그렇듯, 간암 역시 병기와 환자의 상태에 맞춰 치료가 계획되고 이루어진다.

다만 일부를 절제하더라도 회복되고 이식도 가능한 간의 특성상 암 치료에

이식과 절제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간암 치료

종양 작고 간 건강하면 절제술 시도

일부를 절제해도 회복되는 간. 암세포가 있는 부위를 절

제하는 것만큼 확실한 간암 치료법은 없다. 그러나 안

타깝게도 모든 간암 환자에게 간 절제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3가지 조건이 맞아야 시행할 수 있다. 종양이

2-3cm 정도로 작으면서 주변에 있는 중요한 혈관을 침범

하지 않았을 때, 간이 충분한 재생 능력을 갖춘 건강한 상

태일 때,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없을 때 가능하다. 그래야

절제술 후 간의 재생과 회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조건을 충족해 절제술이 가능한

환자는 전체 간암 환자의 10-20%에 불과하다. 대부분

의 간암 환자들이 간경변을 함께 갖고 있어서 절제하

더라도 간의 회복이 어려운데다가, 간암은 혈관을 따

라 인접한 폐나 뼈, 뇌로 전이가 잘되기 때문이다.

간 절제술을 받을 때 필요한 조건들을 제대로 충족시켰

을 경우, 치료 성공률은 90% 이상이다. 다만 간암의 특성

상 재발이 잘되는 편이라, 절제술 이후에도 꾸준한 검진

과 관리가 필요하다.

초기면서 기능 떨어진 경우에 효과적인 간이식

종양의 크기가 5cm보다 작고 종양 개수가 하나이거나,

3cm보다 작고 3개 이하라면 간이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암이 크거나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간이 건강

하지 않으면 이식을 하더라도 별 효과를 볼 수 없다. 간암

초기 단계에서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고 간질환이

없는 건강한 간을 이식받았을 때 치료 성공률은 90% 이

상으로 높은 편이다.

또 간은 혈액형만 같으면 이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대부분의 환자들이 가족의 간을 이식받는 생체 간

이식을 진행한다. 수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간을 이식했

더라도 예상치 못한 거부 반응이 나타나거나, 급격히 떨

어진 면역력으로 인해 세균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수

술 후 4-5일 정도 경과를 지켜보며 관리가 이루어진다.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이후 일반 병실로 옮겨 남은 치료

를 마저 진행하게 된다.

진행 단계의 환자들을 위한 희망, 경동맥 화학색

전술

간 절제술과 간이식이 효과적인 치료법이기는 하지만,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종양이 크

거나 많고 간 기능이 나쁘며, 다른 혈관으로 침범된 상태

인 진행 단계의 환자들에게는 경동맥 화학색전술이 시도

되고 있다.

경동맥 화학색전술은 종양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을

찾아 이를 차단하는 색전 물질이나 항암제를 투여하는

치료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암을 괴사시키면, 간

절제술을 받은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간이 동

맥 외에도 문맥으로 혈액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종

양과 연결된 동맥을 차단하더라도 남아 있는 정상 조직

들이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다만 완치를 내다보는 수

술과 달리 생명을 연장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어, 근본

적인 간암 치료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색전술을 통

해 암을 이겨낸 사례가 적지 않으므로, 결과를 미리 예단

하고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밖에도 알코올 주입술, 고주파 열치료와 같은 다양한

치료가 진행 단계의 간암 환자들에게 시도되고 있으며,

3-4기 환자의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나 전신 항암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방사선 - 항암화학 동시요법

간동맥 화학색전술로도 치료가 어렵고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의 경우, 간동맥을 통한 항암제 국소주입과 방사선

병합치료인 방사선-항암화학 동시요법을 통해 절제 가

능 상태로 유도한 뒤 수술을 거쳐 완치된 사례가 많다. 세

브란스 방사선종양학과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최초로 간

암 치료에 방사선 치료를 도입해 선구자 역할을 해왔으

며, 최근 장비의 발전에 힘입어 치료의 적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간암센터장 최진섭 교수(간담췌외과)

진료 분야 : 간암, 간이식, 복강경/로봇수술

“간암은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를 통해 완치에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된 상태라도

다양한 치료를 시도하면 희망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34 SEVERANCE 2015 FEBRUARY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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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병원 플러스

전문 교수들이 직접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까

환자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암지식정보센터 금웅섭 센터장(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은

‘교수 직강’을 강조한다. 암지식정보센터는 30-40분짜

리의 암 관련 강의를 한 달에 70여 개나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환자와 가족들이 정말 궁금해 하는 항암치료와 신

약치료, 암 예방과 극복을 위한 생활습관, 특정 암에 대한

이해, 항암약물치료 부작용 관리, 영양관리 같이 꼭 필요

한 강의를 교수, 종양전문약사, 종양전문간호사, 영양사

들이 직접 들려준다. 음악치료, 스트레칭, 외모관리, 부

종관리 같은 환자의 실제적인 필요에 도움이 되는 강의들

은 전문 강사들을 초빙하고 있다. 강의 청취는 무료!

“교수들의 강의에는 당연히 환자와 가족들의

질문이 이어집니다. 이 질의응답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일반적인 궁금증도

해결되지만, 자신의 문제와 관심사에 대한

답을 주니까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개설되어

있는 강의들은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는 환자

자신이 가진 궁금증을 해결하고 위로를 받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궁금증이 풀리면 두려움이

해소되고 심리적 안정을 찾게 되니까요.”

금웅섭 센터장은 암지식정보센터가 무엇보다 암환자와

가족들에게 가장 마음 편한 쉼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

한다. 치료와 검사만 받고 돌아갈 것이 아니라, 좋은 이야

기를 나누며 쉬기도 하고 내부에 전시된 사진도 구경하며

마음이 쉬었다 가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넓은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넉넉한 이곳은 편한 의자

와 테이블, 책이 있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 아픈 마음

이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는 참 좋은 공간이다. 연세암병원

을 이용하는 누구나 머무를 수 있다.

에디터 이나경 | 포토그래퍼 최재인

“암에 걸린 사람은 막연한 궁금증이 정말 많아지고 두려

운 것도 사실입니다. 진료실에서 의사가 그것을 해결해

주는 것은 사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이 문

제를 해소하기 위해 암지식정보센터가 세워진 겁니다.

저희가 작년 4월 암병원 개원과 동시에 문을 열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환자들의 필요가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암지식정보센터 블로그 방문자

가 월 2만 명이나 되었거든요. 신문, TV, 인터넷, 베스트

셀러 책들이 모두 바른 정보가 아닐 때가 많은데, 저희는

암 진단과 동시에 머릿속에서는 수백 개의 질문

들이 ‘폭발하듯’ 생긴다. 어떤 치료를 어떤 순서

로 받아야 할지, 완치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먹어야 할지, 어떤 일을 더 챙겨야

할지… 궁금한 게 산더미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창에 무언가를 치고 있다면

당신은 -1000점! 연세암병원 3층의 암지식정보

센터를 찾아온다면 +1000점! 이곳은 그런 문제

를 안고 있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가이드다.

연세암병원을 이용하는 누구나에게 열려 있어 쉼과 편안함을 제공하는 착한 공간,

암지식정보센터.

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방문하면 전문 간호사가 생활습관, 운동, 먹거리 등

암환자가 궁금해 하는 것들에 대해 전문 상담을 제공한다.

암지식정보센터는?

• “암 올바로 알기 그리고 즐겁게 살아가기”를 목표로

암환자와 가족이 즐겁게 소통하는 행복한 공간.

• 풍부하고 정확한 국내외 암 관련 최신 자료를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는 지식창고.

• 암 길잡이 상담과 가족지지 상담으로 도움을 제때

제공하는 문제 해결의 마당.

• HELP program을 통해 구체적으로 암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적극 돕는 착한 교실.

문의 연세암병원 암지식정보센터

02-2228-4930, 4931

운영시간 08:30-17:30

2015 FEBRUARY 3736 SEVERANCE

배우고 읽고 놀고 쉬는 행복한 공간, 암지식정보센터

문이 활~짝!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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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SEVERANCE 2015 FEBRUARY 39

푸짐해서 만점, 달콤해서 또 만점!도미간장조림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을 두고 하는 우스갯소리에 도미는 도와달라고 올리고, 민어는 밀어달라고 올린다는 얘기가 있다.

도미는 큰 생선이라 푸짐하고, 간장조림을 하면 달콤한 맛이 가득 배어 입맛과 식욕이 부진한 암환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우미다.

글 이정민(영양팀) | 포토그래퍼 최재인 | 푸드스타일리스트 김가영

1인분 193kcal

깊은 바다에서 사는 생선인 도미, 연어, 대구, 고등어, 참치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EPA와 DHA의 함량이 높다.

EPA와 DHA는 음식물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불포화지방산(오메가3 지방산)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뇌 기능

을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각종 질병 예방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또 토양에서 점점 부족해지고 있는 무기질도 풍부하게 들

어 있다.

특히 고단백 저지방 생선인 도미는 소화가 잘되기 때문에 주로 회복기에 접어든 환자들의 식사로 안성맞춤이다. 식욕을

더욱 돋울 수 있도록 일식 스타일의 생선조림으로 요리해보았다.

도미는 소화가 잘되기 때문에 암환자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도미간장조림은 다양한 야채들이 풍성하게 들어가고

달콤 짭조름한 맛이 더해져 떨어진 입맛을 살릴 수 있는 별미다.

How to

암환자를 위한 닥터푸드

재료(2인분)

도미 140g, 죽순 50g,

표고버섯 30g, 아스파라거스 30g,

꽈리고추 20g, 생강 5g,

마늘 10g, 진간장 40g,

맛술 80g, 올리고당 25g,

물 적당량

아스파라거스

채소 치고는 모양새가 독특한

아스파라거스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특이하다.

도미

영양이 풍부할 뿐 아니라

면역력을 높여주는 EPA와

DHA가 많이 들어 있다.

3

③에 생강, 마늘, 물, 진간장, 올리고당을 풀고

죽순, 표고버섯, 아스파라거스, 꽈리고추를 넣어

윤기 나게 졸인다. 생강과 마늘은 건져내고,

나머지 재료를 접시에 보기 좋게 담는다.

4

2

죽순은 한 번 삶아 석회질을 제거한 뒤 날개

부분을 살려 5mm 크기로 썰고, 표고버섯은 모양

내어 썰어둔다. 아스파라거스와 꽈리고추는

깨끗이 씻어 준비한다.

도미는 3-4토막으로 어슷하게 썰어 준비한다.

1

냄비에 도미와 맛술을 넣고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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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SEVERANCE 2015 FEBRUARY 41

People

세브란스병원을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으로 만든 사람들이 웃는다. 마음도 실력도 첫손에 꼽히는

열정의 그들이 바로 세브란스다. 에디터 안은지 | 포토그래퍼 최재인

나에게 세브란스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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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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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

01 새로운 나를 만들어 준 기회!

높은 자존감과 나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해줬으니까

상처 치료, 장루 교육과 치료를 전담 마크하는 상처장루 전담

간호사로 욕창이나 화상 같은 치료가 잘 안 되는 상처들을 전문으로

다룬다. 올해로 근무 11년째인 그녀가 꼽은 자신의 최강점은 꾸준함.

이루고 싶은 일엔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열성파다.

진정한 세브란스인은 공감할 줄 알아야 해요. 세브란스는

다양한 부서, 직종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여러 어려

움에 처한 환자들을 만나는 곳이거든요. 공감 능력이 클수

록 업무는 쉬워지는 것 같아요. 또 열심히 일하는 만큼 행복

한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영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아마추어 수영대회에

출전했고, 올해는 바다수영이 목표입니다. 지치지 않는 무

한 에너지와 체력을 얻은 건 기분 좋은 보너스죠.

한은진 | 외래간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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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일상이다.

내 삶의 일부입니다

원내 소방시설, CCTV 설비, 출입통제시스템을 관리하는 20년차

베테랑. 겸손하게 다른 직원을 존중하는 그는 집중력의 힘이

남달라 업무에 최적화된 근성을 가졌다. 2015년 소원으로는 금연에

성공하는 것과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화목하게 지내는 것을 꼽았다.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자는 것이 좌우명입니다. 너무 평범

하다고요? 좀 더딘 것처럼 보여도 결국 그 일을 잘할 수 있

는 비결로 이보다 좋은 것은 없죠. 20년 동안 저를 지탱해온

힘이기도 해요. 앞으로도 이 마음으로 살 겁니다. 세브란스

인에게는 친절과 봉사가 몸에 밴 기본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요. 환자와 보호자들은 물론 내원객들까지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요. 기본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마음이

더라도 전달되기 어렵지 않을까요?

박종민 | 시설관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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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하나님이 주신 일용할 양식!

매일 나를 자라게 해요

PET-CT 검사를 진행하는 방사선사. 대학 때 세브란스에 입사하고

싶어 간절히 기도했고, 졸업 후 기도제목이 이루어져 올해로 25년째

근무 중이다. 항상 웃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데 자신이 있다는

그녀는 위기를 잘 넘기는 힘으로 배려와 화합하는 마음을 꼽았다.

오지랖이 좀 넓다고 해야 할까요? 사람들은 그걸 단점이라

고 생각하는데, 제 생각은 좀 달라요. 병원에서 일한다면,

누구나 오지랖이 넓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고, 결국엔 그것이 자연스

럽게 고객 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검사를 할 때 환

자나 보호자들이 반갑게 먼저 인사를 해주면서 이곳에서 저

를 매년 볼 수 있어 좋다고 하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이거

좋은 오지랖 맞죠?

최영숙 | 핵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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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

RY

03 선생님이다.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의술을 배웠기 때문이죠

4년차 전공의.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노력하는 그는 책임감이 강하다는 칭찬을 자주 듣는다. 세브란스의

NCSI 4년 연속 1위 비결이 환자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미덕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해 자신도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을 배우는 중.

즐겁게 살자는 것이 제 좌우명이에요. 똑같이 주어진 인생

을 화를 내거나 얼굴 붉히며 보내기엔 너무 아깝다고 생각

합니다.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살면 나중에 삶을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 그렇게 살려고 노

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사람이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거나 지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운동을 해요. 검도로

지친 심신을 단련하고, 자전거를 타며 한강을 달리면 스트

레스가 단번에 풀립니다.

김정민 | 이비인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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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SEVERANCE 2015 FEBRUARY 43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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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 o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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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x

113cm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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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140x1

40cm

, 2014

제유정 이화여대 미대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Sanfrancisco Art Institute 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1992년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2회의 개인전, 50여 회의 단체전을 가졌다. 서울시립미술관, 한국은행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형태의 오브제 나열과 다채로운 색감을 통해 그림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 제유성의 개인전 <몰입의 낙원>은 2월 8일

부터 3월 15일까지 세브란스 아트스페이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수많은 형태와 색들과 놀이(play)하는 작업 과정에서 나는 내 속의 버거운 것들과 아픈 것들을 내려놓게 된다. 평면

은 나에게 천국이다. 그 속에서 기쁘고 슬프고 당황하고 평온하다. 새로운 길 모색하기, 예상치 못했던 결과들 즐기

기, 웅덩이에 빠졌다가 헤어나기 같은 과정들은 현실의 삶과 너무나 닮아 있다. 나 자신에게 솔직한, 솔직해야 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곳은 나를 자유하게 하는 천국이다. 이 공간에서는 고뇌도 아픔도 분쟁도 모두 다 녹아내린다.

이곳에서 나는 나의 판타지를 꿈꾼다. _ 작가노트

나를 자유하게 하는 천국제유정 작가의 그림 선물

이달에 만나는 제유정 작가의 작품들에는 현실과 기다림의 공존이 가득하다.

작가는 겨울이 점령한 세상에서 봄을 기다린다.

이 겨울 어딘가에 숨어 있는 봄을 찾아 숨바꼭질을 하며,

자신의 판타지 세상에서 꽁꽁 얼어 있는 마음을 녹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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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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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FEBRUARY 45

드디어 차가 산꼭대기 주차장에 닿았습니다.

창밖으로 목장, 아니 목장이 있던 자리가 보입니다.

지금은 너른 설원. 꿋꿋이 서서 붕붕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들만이

여기가 지난 여름에 보았던 거기임을 증명할 따름입니다.

목적지에 닿았지만 선뜻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산꼭대기 칼바람이 무서워 아무도 문을 열지 않습니다.

음악이 흐르고 따듯한 공기가 도는 실내에 익숙해져

대관령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먹을 게 널렸고 소파 푹신한 집에 익숙해진 몸뚱이에겐

한겨울 높은 고갯마루에 오르는 일 자체가 낯선 노릇입니다.

평평하고 널찍한 아스팔트길에 익숙해진 고물차에게도

가파르고 울퉁불퉁한 흙길이 통 서툴기만 했을 겁니다.

지난 한 달, ‘익숙-나태’ 연합군과의 싸움은 백전백패였습니다.

매월 책 한 권 읽기, 하루에 한 시간 운동, TV 끄고 대화하기,

말 줄이고 생각 더 하기, 영어 공부, 친척과 친구들에게 전화하기…

낭자했던 새해의 계획들은 ‘없던 일’이 돼버렸습니다.

각오를 다지고 또 다진 뒤에야 밖으로 나섭니다.

그럴 줄 알았지만, 정말 오달지게 춥습니다.

움직이는 게 낫겠습니다. 걸으니 몸이 달궈지고 땀이 돕니다.

얼굴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증명사진 한두 장 찍고 내려가려던 마음이 사라지고

하룻밤 묵어가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한밤중엔 별이 참 좋겠지?’

익숙함을 다스리는 데는 대관령 매운 바람이 직방이었습니다.

1 익숙함을 깨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자 비로소 언덕을

올라 그 너머를 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2 나무를 눕혀버릴 만큼 대관령의 바람은 매서웠습니다.

3 건초 더미에 붙여놓은 귀여운 그림판이 따듯합니다.

대관령 목장 가는 길

승용차를 이용하는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횡계까지 간 뒤에 터미널과 초등학교를

지나는 길을 따라가면 쉬 닿을 수 있다. 길이

단순하고 이정표가 많아 헷갈릴 염려가 없다.

대중교통은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 편으로

횡계까지 가서 다시 택시를 이용해 목장까지

이동해야 한다. 택시비는 13,000원 정도.

1

2

3

44 SEVERANCE

The Road

지난 한 달, ‘익숙-나태’ 연합군과의 싸움은 백전백패였습니다.

매월 책 한 권 읽기, 하루에 한 시간 운동, TV 끄고 대화하기,

말 줄이고 생각 더 하기, 영어 공부, 친척과 친구들에게 전화하기…

낭자했던 새해의 계획들은 ‘없던 일’이 돼버렸습니다.

글, 사진 나벽수(여행가)

익숙함을 다스리는 신비의 명약

커다란 바람개비가 정신없이 돌아가며 썩 나서라고 재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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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SEVERANCE

치과 솔루션

틀니를 착용하거나 보철한 것이 오래된 경우,

잇몸 질환이나 충치가 있을 때도 입냄새가 날 수 있다.

따라서 입냄새가 너무 심하면 치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입냄새가 심한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 대화할 때 안 좋은 인상을

주기 쉽다. 정작 본인은 잘 알지 못하고, 옆 사람은 힘들어 죽겠

고. 이 곤란한 상황을 탈피하려면 구강 관리를 열심히 하는 수밖

에 없다. 대부분의 입냄새는 구강 상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

다. 치아나 잇몸이 깨끗하지 못하거나 혀 뒤쪽에 백태가 많이 껴

있으면 입냄새가 악화되므로 평소에 치아, 잇몸, 혀 뒷부분 청결

에 신경을 쓰도록 한다.

입냄새를 방지하는 구강 관리 10계명

1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는다.

2 양치할 때 혀를 꼭 닦는다.

3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한다.

4 치실이나 치간 칫솔, 혀 백태 제거기를 사용한다.

5 합성세제가 들어 있지 않은 치약을 사용한다.

6 가글액은 치과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의 상태에 적합한 것을

사용한다.

7 껌이나 은단으로 입냄새를 숨기지 않는다.

8 식사 후 야채를 씹어 치아에 낀 음식물을 제거한다.

9 입냄새를 효과적으로 제거해주는 녹차를 마신다.

10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는다.

글 최종훈 교수(구강내과) | 포토그래퍼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구강 관리,입냄새 예방의 첫걸음!

국민과 함께한 130년입니다

세브란스병원의 전신인 제중원(濟衆院)은 1885년 미국인 의료선교사였던 알렌(H. N. Allen) 박사가 조선

정부에 제안하여 세워진 조선 최초의 근대식 병원입니다. 제중원은 “사람을 구하는 집”이라는 뜻으로, 제

중의 뜻은 <논어> 옹야 편에서 자공이 공자에게 “박시제중(博施濟衆, 은혜를 널리 베풀고 사람들을 구제

한다)한다면 어질다고 하겠습니까?”라고 묻자, 공자가 “어질 뿐만 아니라 성인일 것”이라고 대답한 대목

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조선 말 암울했던 우리 역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제중원에 대한 이야기는

2010년 이기원 작가의 SBS 드라마 <제중원>으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제중원은 알렌의 제안과 조선 정부의 지원이 결합해 탄생한 일종의 합자병원이었습니다. 선교사들에게

제중원은 근대 의료를 주도하는 선교병원이었지만, 조선 정부에게 제중원은 백성들의 병을 고치고 몸을

돌보게 할 정부의 병원이었습니다. 당시는 조선 왕실을 대표하던 삼의사(내의원, 전의감, 혜민서 등)가 해

체되던 혼란스러웠던 시기로, 제중원은 대민의료를 담당할 새로운 병원으로 정부의 기대가 컸습니다. 백

성들을 구제하고 백성들의 건강을 돌볼 조선 정부의 병원, 그것이 제중원의 정체성이었습니다.

이 특별한 역사적 사명감은 세브란스의 구성원 모두에게 면면히 계승되고 있습니다. 세브란스가 배출한 의

사들은 일제 치하에서는 독립운동가로 활약했고, 한국전쟁에서는 피난민들을 구했습니다. 한 세기가 넘는

시간을 지나 오늘의 세브란스는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하며 혁신적인 의료문화를 선도하는 국민의 병원으

로 우뚝 섰습니다. 난치병과 불치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 치료가 어렵다고 다른 병원에서 포기한 환자들

이 찾아오는 곳이 바로 세브란스입니다. 세브란스에서는 암 정복을 위한 연구가 365일 불철주야 이루어지

고 있으며, 세브란스인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환자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올해는 제중원-세브란스병원이 건립된 지 130년 되는 해입니다. 국민과 함께했던 130년 역사의 세브란스

입니다. 앞으로도 치유와 감동으로 국민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세브란스가 되겠습니다.

세브란스병원장

A Letter from Dr.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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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함께한 130년,

세브란스는

치유와 감동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국가고객만족도NCSI

4년 연속 1위 (2011-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