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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지역거버넌스 그리고 시민주체 형성에 대하여 _ 런던 도시재생사업의 사례와 공유성북원탁회의의 과제 이원재 /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 공유성북원탁회의 운영위원, 협동조합 성북신나 이사장 런던을 가다 1) 공유성북원탁회의의 두 번째 해외탐험(?) 혹은 국제교류의 대상은 런던이다. 공유성북원탁회의 는 지난 해(2015년) 요코하마를 방문했었다. 우리는 요코하마에서 시 정부의 거시적인 예술 플랜 전략, 도심 곳곳의 쇠락한 장소들에 대한 혁신적이고 문화적인 재생 사업들, 지역내 사회적 기업 의 자립화 과정과 풀뿌리 활동 사례들, 그리고 창조적인 지역 주체들의 형성을 위한 지역거버넌 스 정책 등을 경험했다. 공유성북원탁회의의 첫 번째 해외탐험은 개인적으로 많은 자극이 되었 다. 나름 다양한 국가와 도시를 다니며 문화정책, 시민사회 등과 관련된 해외 사례 연구를 진행 해보았지만, 공유성북원탁회의의 친구들과 함께 했던 해외탐험은 느낌이 많이 달랐다. 지역의 관 점에서, 지역에서 협력하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 경험한 해외사례 혹은 국제교류는 “대상화된 텍 스트”가 아니라 “움직이는 유기체”로 다가왔다. 선진화된 국가의 사례를 본 것이 아니라 함께 소 통하고 협력하고 싶은 다른 도시의 친구들을 만난 것 같았다. 공유성북원탁회의에게 ‘지역’, ‘지역화’는 단순히 ‘전국’, ‘지구화’로부터 파생된 물리적이고 부 분적인 공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른 지역과 개별화, 차별화, 대상화하기 위한 행정적 구획이나 배타적 커뮤니티의 개념은 더욱 더 아니다. 공유성북원탁회의가 출발점으로 삼은 ‘지역’이란 세 계화되고 획일화되고 파현화된 현실 속에서 “삶의 일상과 관계를 복원하고 공진화하기 위한 대 안적 가치이자 실천으로서의 지역화”다. 그래서 공유성북원탁회의가 떠나는 해외탐험은 지역과 지역 사이의 소통, 교류, 협력을 위한 또 하나의 실험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국가와 도시의 관료 들이 반복해 왔던 형식적인 교류와 선언(“자매도시”와 같은)을 넘어 지역민들 사이의 실질적인 우정과 연대 그리고 협력을 실험하고자 ‘해외탐험’을 시작했다. 그 두 번째 이야기가 바로 ‘런던 의 도시재생’이다. 도시재생을 질문하다 도시재생은 이미 한국 사회에서도 오래된 화두다. 2000년대 초, 한국에서 도시재생의 유행이 시작될 때 가장 많이 소개된 해외 사례가 바로 영국의 도시재생이었다. 특히 문화와 예술의 가치 1) 공유성북원탁회의의 런던 도시재생 탐험을 함께 기획하고 지원해주었던 ‘스프레드 아이’ 멤버들께 깊 은 감사를 드립니다. 를 활용한 도시재생에 있어 영국의 런던, 게이츠헤드 등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도시재생의 사례들이다.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바꾸고(테이트모던), 몰락한 탄광촌을 세계적인 예술도시이 자 관광지로 변화시킨(게이츠헤드의 발틱미술관, 세이지음악당 등) 영국의 도시재생 사례는 이미 한국에도 다양한 경로와 자료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많이” 알려져 있는 것과 “제대 로”, “잘” 공유된 것과는 다르다. 한국에서 도시재생은 폐산업시설이나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사 업으로 오인되고 있으며, 심지어 기존의 개발업자들이 도시재생 사업을 새로운 도시개발 사업으 로 재전유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도시를 둘러 싼 한국과 유럽(런던)의 역사, 문화, 현재적 조건 등이 다르기 때문이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유럽의 사례에서 화려함만을 빌려왔을 뿐 도시 재생에 내재된 사회적 맥락과 혁신적 가치 등을 깊게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런던을 비롯하여 유럽의 도시들에서 진행된 도시재생 사례들은 기본적으로 “산업사회가 추진 했던 맹목적인 생산력주의와 성과주의에 대한 성찰”에서 출발했다. 현대 도시가 생태 파괴, 과잉 공급, 획일화된 상품미학 등과 마주하면서 런던을 비롯한 도시들이 기존의 일방적인 도시개발 패 러다임에서 벗어나 생태, 예술, 교육 등을 기본 요소로 하는 도시재생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도 시재생에서 폐산업시설이나 유휴공간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생태적인 자원순환, 역사문화 적인 정체성을 중요하게 고려했기 때문이다. 도시재생 과정에서 문화기획, 예술가 등이 자주 등 장하는 것은 물질적인 공급이나 생산보다 창조적인 상상력과 미래지향적인 가치 그리고 공유적 행위를 지향한 결과다. 그리고 교육은 새롭고 가치지향적인 시민 주체의 형성과 다음 세대에 대 한 고민 속에서 도시재생의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제 현대 도시에서 도시재생은 “지속 적으로 진화하는 개념으로 문제해결이 필요한 지역에서 물리적, 환경적, 사회경제적 환경 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통합된 비전과 행동양식” 2) 으로 정의된다. 단순한 도시개발, 도시정비, 도시 경쟁력이라는 접근이 아니라 도시를 둘러 싼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도시재생이다. 공유성북원탁회의가 두 번째 해외탐험지로 런던을 선택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도시개발의 또 다른 버전으로서의 도시재생이 아니라 지역 주체들이 직접 참여하여 실질적인 거버넌스(협치) 가 작동하고, 그 과정에서 자율적인 시민 주체들과 혁신적인 도시환경이 형성되고, 그래서 지역 주민들의 자립적이고 지속가능한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서의 도시재생 경로를 구체적으로 살 펴보고 싶었다. 지금 우리가 궁금한 것은 “쇠퇴한 화력발전소가 세계적인 미술관이 되었다”라는 흘러간 미담이나 성공사례가 아니라 “누가, 누구를 위해서, 어떤 방법과 시행착오를 거쳐서 미술 관을 만들었나?”라는 현실적 질문과 실천적 문제들이다. 세상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그런데 다르다 2) P. Roberts and H. Sykes, "The Evolution, Definition and Purpose of Urban Regeneration", Urban Regeneration a Handbook(London:SAGE, 2000), p.19~22. (‘서수정, <5개 핵심 전략으로 보는 영국과 일본의 도시재생 정책>, 새로운 도시재생의 구상, 한울, 2012’에서 재인용)

도시재생, 지역거버넌스 그리고 시민주체 형성에 대하여 런던 도시재생사업의 사례와 공유…sinna.us/wp-content/uploads/2016/09/20160907_011728.pd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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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지역거버넌스 그리고 시민주체 형성에 대하여_ 런던 도시재생사업의 사례와 공유성북원탁회의의 과제

이원재 /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 공유성북원탁회의 운영위원, 협동조합 성북신나 이사장

런던을 가다1)

공유성북원탁회의의 두 번째 해외탐험(?) 혹은 국제교류의 대상은 런던이다. 공유성북원탁회의는 지난 해(2015년) 요코하마를 방문했었다. 우리는 요코하마에서 시 정부의 거시적인 예술 플랜 전략, 도심 곳곳의 쇠락한 장소들에 대한 혁신적이고 문화적인 재생 사업들, 지역내 사회적 기업의 자립화 과정과 풀뿌리 활동 사례들, 그리고 창조적인 지역 주체들의 형성을 위한 지역거버넌스 정책 등을 경험했다. 공유성북원탁회의의 첫 번째 해외탐험은 개인적으로 많은 자극이 되었다. 나름 다양한 국가와 도시를 다니며 문화정책, 시민사회 등과 관련된 해외 사례 연구를 진행해보았지만, 공유성북원탁회의의 친구들과 함께 했던 해외탐험은 느낌이 많이 달랐다. 지역의 관점에서, 지역에서 협력하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 경험한 해외사례 혹은 국제교류는 “대상화된 텍스트”가 아니라 “움직이는 유기체”로 다가왔다. 선진화된 국가의 사례를 본 것이 아니라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고 싶은 다른 도시의 친구들을 만난 것 같았다.

공유성북원탁회의에게 ‘지역’, ‘지역화’는 단순히 ‘전국’, ‘지구화’로부터 파생된 물리적이고 부분적인 공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른 지역과 개별화, 차별화, 대상화하기 위한 행정적 구획이나 배타적 커뮤니티의 개념은 더욱 더 아니다. 공유성북원탁회의가 출발점으로 삼은 ‘지역’이란 세계화되고 획일화되고 파현화된 현실 속에서 “삶의 일상과 관계를 복원하고 공진화하기 위한 대안적 가치이자 실천으로서의 지역화”다. 그래서 공유성북원탁회의가 떠나는 해외탐험은 지역과 지역 사이의 소통, 교류, 협력을 위한 또 하나의 실험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국가와 도시의 관료들이 반복해 왔던 형식적인 교류와 선언(“자매도시”와 같은)을 넘어 지역민들 사이의 실질적인 우정과 연대 그리고 협력을 실험하고자 ‘해외탐험’을 시작했다. 그 두 번째 이야기가 바로 ‘런던의 도시재생’이다.

도시재생을 질문하다도시재생은 이미 한국 사회에서도 오래된 화두다. 2000년대 초, 한국에서 도시재생의 유행이

시작될 때 가장 많이 소개된 해외 사례가 바로 영국의 도시재생이었다. 특히 문화와 예술의 가치

1) 공유성북원탁회의의 런던 도시재생 탐험을 함께 기획하고 지원해주었던 ‘스프레드 아이’ 멤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를 활용한 도시재생에 있어 영국의 런던, 게이츠헤드 등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도시재생의 사례들이다.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바꾸고(테이트모던), 몰락한 탄광촌을 세계적인 예술도시이자 관광지로 변화시킨(게이츠헤드의 발틱미술관, 세이지음악당 등) 영국의 도시재생 사례는 이미 한국에도 다양한 경로와 자료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많이” 알려져 있는 것과 “제대로”, “잘” 공유된 것과는 다르다. 한국에서 도시재생은 폐산업시설이나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사업으로 오인되고 있으며, 심지어 기존의 개발업자들이 도시재생 사업을 새로운 도시개발 사업으로 재전유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도시를 둘러 싼 한국과 유럽(런던)의 역사, 문화, 현재적 조건 등이 다르기 때문이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유럽의 사례에서 화려함만을 빌려왔을 뿐 도시재생에 내재된 사회적 맥락과 혁신적 가치 등을 깊게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런던을 비롯하여 유럽의 도시들에서 진행된 도시재생 사례들은 기본적으로 “산업사회가 추진했던 맹목적인 생산력주의와 성과주의에 대한 성찰”에서 출발했다. 현대 도시가 생태 파괴, 과잉 공급, 획일화된 상품미학 등과 마주하면서 런던을 비롯한 도시들이 기존의 일방적인 도시개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생태, 예술, 교육 등을 기본 요소로 하는 도시재생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도시재생에서 폐산업시설이나 유휴공간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생태적인 자원순환, 역사문화적인 정체성을 중요하게 고려했기 때문이다. 도시재생 과정에서 문화기획, 예술가 등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물질적인 공급이나 생산보다 창조적인 상상력과 미래지향적인 가치 그리고 공유적 행위를 지향한 결과다. 그리고 교육은 새롭고 가치지향적인 시민 주체의 형성과 다음 세대에 대한 고민 속에서 도시재생의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제 현대 도시에서 도시재생은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개념으로 문제해결이 필요한 지역에서 물리적, 환경적, 사회경제적 환경 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통합된 비전과 행동양식”2)으로 정의된다. 단순한 도시개발, 도시정비, 도시경쟁력이라는 접근이 아니라 도시를 둘러 싼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도시재생이다.

공유성북원탁회의가 두 번째 해외탐험지로 런던을 선택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도시개발의 또 다른 버전으로서의 도시재생이 아니라 지역 주체들이 직접 참여하여 실질적인 거버넌스(협치)가 작동하고, 그 과정에서 자율적인 시민 주체들과 혁신적인 도시환경이 형성되고, 그래서 지역 주민들의 자립적이고 지속가능한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서의 도시재생 경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싶었다. 지금 우리가 궁금한 것은 “쇠퇴한 화력발전소가 세계적인 미술관이 되었다”라는 흘러간 미담이나 성공사례가 아니라 “누가, 누구를 위해서, 어떤 방법과 시행착오를 거쳐서 미술관을 만들었나?”라는 현실적 질문과 실천적 문제들이다.

세상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그런데 다르다

2) P. Roberts and H. Sykes, "The Evolution, Definition and Purpose of Urban Regeneration", Urban Regeneration a Handbook(London:SAGE, 2000), p.19~22. (‘서수정, <5개 핵심 전략으로 보는 영국과 일본의 도시재생 정책>, 새로운 도시재생의 구상, 한울, 2012’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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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성북원탁회의의 런던 탐험은 6박 8일 동안 진행되었다. 우리는 도심 낙후지역을 커뮤니티와 임대주택 중심으로 재생한 ‘코인스트리트’ 사례, 런던올림픽 때 조성된 퀸엘리자베스올림픽파크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예술가 밀집지역이자 재생지역인 ‘해크니위크’ 사례, 런던 도심내 대규모 재생사업의 거버넌스 및 경과를 복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킹스크로스’ 사례, 낙후지역을 혁신적인 도서관 조성으로 재생하고 있는 ‘아이디어 스토어’ 사례, 도시재생과 젠트리피케이션에 사회적 경제를 통해 대처하고 있는 ‘피터 베드포드 주택 협회’와 ‘해크니개발 협동조합’ 사례, 공공공간을 활용하여 지역 커뮤니티 기반 문화센터로 활성화된 ‘배터시 아트센터’, 도시재생을 통해 활성화된 전통시장 ‘보로우 마켓’ 등을 탐험했다. 우리는 다양한 사례들을 찾아 부지런히 둘러보았지만, 늘 변함없는 몇 가지 화두를 가지고 있었다. 해당 도시재생의 사례를 주도한 (지역)주체들,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 사이의 협력 및 거버넌스 방식, 지역내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자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 등이 그것이다.

런던의 다양한 도시재생 사례, 그 현재성과 마주하면서 놀라웠던 것은 무엇 하나 크게 충격적이거나 놀랍게 다가오는 것이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 10년 전에 처음 영국의 도시재생 사례를 연구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와 비교한다면 너무나 다른 느낌이었다. 당시에는 런던의 도시재생을 둘러 싼 거의 모든 개념, 방법론, 프로그램, 사례 등이 충격적이고 놀라웠다. 마치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런던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도시재생은 이미 서울에서도, 성북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것들이었다. 주거를 비롯하여 근린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도시재생 정책들, 예술가와 커뮤니티 아트를 매개한 도시재생 프로그램들, 고가 하부 공간의 문화적 활용을 위한 실험들, 혁신적인 도서관 운영에 대한 고민들, 사회적 경제와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과정들... 이미 한국과 서울의 도시재생에서도 익숙해진 개념과 용어 그리고 사업들이었다.

하지만 런던의 다양한 도시재생 사례, 그 현재성과 마주하면서 더욱 놀라웠던 것은 무엇 하나 크게 충격적이거나 놀랍지 않은데 그 결과와 과정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세상 아래 새로운 것은 없었는데, 무엇인가 많이 달랐다. 우리는 탐험 기간 동안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했다. “런던과 서울의 도시재생이 다른 결과를 낳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영국 도시재생의 경험과 변화들런던과 서울의 도시재생, 그 결과가 가져다 준 차이와 원인을 분석하기 전에 런던의 도시재생

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자. 이미 한국의 공공기관들을 통해 공유된 바와 같이, 영국의 도시재생은 다음과 같은 맥락과 흐름으로 진행되었다.3)

3) ‘도시재생 기반지식 구축 및 실용화 전략 최종보고서(도시재생사업단, 2014)’, ‘해외 도시재생 추진체제 및 사례(도시재생사업단, 2011)’ 등에서 요약 및 재구성

▪ 1979년 집권한 대처의 보수당 정부가 도시쇠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시작. 대처리즘으로 널리 알려진 신자유주의 이념은 공공재원의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의 창의력과 활력을 이용. 이러한 가운데 중앙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민관합동기구로서 1980년 최초로 지방정부가 아닌 별도의 전담기구로 설립된 도시개발공사(Urban Development Corporation, UDC)가 도시문제 해결을 주도. 도시개발공사(UDC)는 중앙정부와 민간자본이 민관파트너십(Public Private Partnership, PPP)으로 결합된 특수목적법인(Special Purpose Vehicle)으로 설립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의 도시개발공사(UDC), 1994년 이를 계승한 잉글리시파트너십(English Partnership, EP) 그리고 2008년 이후 주택커뮤니티기구(Home and Communities Agency, HCA) 등의 새로운 기관들이 주택재개발과 도시재생에 대한 역할을 보완, 대체하며 도시재생 주도

▪ 대처정부가 지향하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따라 민간위주의 개발방식이 민간의 개발이익을 극대화하고 공적 이익을 최소화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됨. 또한 민관 파트너십의 자산주도형 도시재개발방식(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은 지방정부의 역할이 축소되고 지역과는 연계성이 부족하여 지역간 불균형 초래

▪ 잉글리쉬파트너쉽(EP)는 광역적이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도시재생을 추진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설립된 기관으로, 국가차원의 도시재생 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 잉글리쉬파트너쉽의 가장 핵심적인 업무는 공공의 개입과 초기 투자 없이는 민간의 참여가 어려운 지역에 잉글리쉬파트너쉽이 참여하여 재정적, 제도적, 정치적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고, 민간참여와 개발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담당. 이로 인해 중앙정부산하의 잉글리쉬파트너쉽, 광역차원의 광역개발기구(RDA), 지방정부차원의 도시재생공사(URC) 및 지역파트너십이 공존하면서 중앙정부, 지방정부, 지역단체간 다양한 파트너십이 형성

▪ 노동당의 고든정권이 들어선 이후, 2008년 잉글리쉬파트너쉽은 주택커뮤니티기구(HCA)로 흡수통합됨. 대신 광역차원의 지역개발기구(RDA)의 역할을 강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중간의 광역수준에서의 조정을 강조. 주택커뮤니티기구는 기존의 잉글리쉬파트너쉽 역할에 주택조합의 기능을 추가로 수행. 서민을 위한 주택 공급과 임차인에 대한 서비스 등 도시재생에 관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시도. 또한 교육 및 기술, 직업훈련과 같은 도시재생 프로그램 등을 통해 사회적 배제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이에 지역사회(community)를 중심으로 한 공공, 민간, 시민단체 등 다자간 파트너십에 의한 접근 방식이 발전

▪ 현재 영국과 런던의 도시재생은 대처정부의 민간자본 활용의 특징을 계승하면서도 지역사회(community)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추세. 영국의 도시재생 정책은 ‘지역기반 접근방식’(Area-based approach)에서 ‘지역기반 주도방식’ (Area-based Initiative)으로 발전하고 있음

영국 도시재생 정책은 도시재생, 서민 대상의 주택 공급, 친환경 주택 공급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고 일관된 체계로 정비했으며, 추진 주체에 있어서는 주택커뮤니티기구(HCA), 지역개발기구(RDA), 도시재생회사(URC)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역할 분화, 파트너쉽 등을 중요하게 설계하였다. 또한 엔터프라이즈 존, 도시챌린지 등 쇠퇴지역의 재생을 위한 별도의 도시 재생 프로그램을 추진하였다.

그리고 지원제도 측면에서도 단일도심재생기금(Single Regeneration Budget, SRB), 유럽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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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European Structural Funds, ESF) 등 지원기금의 통합, 효율적 지원도모, 범국가적, 유럽연합(EU) 차원의 기금마련으로 도시재생 공조체제를 형성하였다.

[그림] 영국 도시재생 추진 시스템

* 출처 : 도시재생사업단, <도시재생 기반지식 구축 및 실용화 전략 최종보고서>, 2014.

런던의 도시재생에서 배운 것들

영국의 도시재생 정책 구조에 대한 이해 속에서 런던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살펴보면 한국과 영국, 서울과 런던의 도시재생이 왜 다른 결과를 낳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첫째, 런던의 도시재생은 “어떤 지역을 만들 것인가”보다는 “누구를 위한 도시재생인가”라는 질문을 고민하고 있다.

이들은 인간, 이웃, 관계 등 사람 중심의 도시재생으로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시도해왔는데, 이는 도시재생뿐만이 아니라 도시정비의 모든 과정에 적용되는 본질적인 화두다. 도시의 쇠퇴를 해결하는 것,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 등에 있어 행정적인 성과뿐만이 아니라 그 출발점에 인간

과 이웃, 커뮤니티와 지역에 대한 성찰과 고민이 자리 잡고 있다. 영국과 도시재생 정책 구조와 지원체계가 변화되어 온 경로가 이를 잘 보여준다. 영국 도시재

생 정책의 핵심적인 주제는 “산업 구조의 변화에 따른 도시경제의 쇠퇴와 지역 커뮤니티의 붕괴”였다. 이에 영국의 도시재생 사업은 도시정비에서 지역으로, 지역에서 커뮤니티로, 커뮤니티에서 이웃과 관계로 정책 목표와 지원 체계를 지속적으로 전환시켜왔다.

[표] 영국 노동당 정부의 국가근린재생전략_ 5개 주제와 18개 정책영역 그리고 정부의 관련부서 (★:책임부서, ■:관련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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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도시경제 활성화 근린재생

방식 통합 재생 프로그램 쇠퇴 지역에 대한 근린재생

국고 관할중앙정부(BERR) 주도 지역개발기구(RDA) 관할

중앙정부 관할 (DCLG 산하 마을재생국)

국고 예산SRB(5개 부서의 20여개 보조금 통합)SB(Single Budget)

근린재생기금(Neighbourhood Renewal Fund, NRF), 근린지역강화기금(Neighbourhood Empowerment Fund, NEF), 근 린 지 역 일 자 리 기 금 ( W o r k i n g Neighbourhood Fund, WNF) 외

국고 규모 대규모 중소규모

* 출처 : 양도식, <영국 도시재생의 유형별 성공사례 분석>, 서울연구원 정책과제 연구보고서, 서울연구원, 2007.

둘째, 우리는 런던의 도시재생이 쇠퇴 지역의 문제해결을 위한 도시경제 활성화 전략과 근린재생 전략을 병행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현재 한국 사회의 도시재생 사업이 도시경제 활성화에 쏠림 현상을 보이면서 쇠퇴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무리한 아이디어성 사업 추진, 창조경제와 관광산업 중심의 도시 재편 등이 획일적으로 강요되고 있다. 하지만 대처리즘에 기반한 신자유주의 도시재생 사업이 경제환원주의로 인해 많은 한계를 드러낸 이후, 영국과 런던의 도시재생은 도시경제 활성화 전략만이 아니라 근린재생 전략을 통해 커뮤니티, 이웃 등에 대한 가치적 접근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번 런던 도시재생 탐험에서 방문했던 해크니위크 지역은 이와 관련하여 상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런던 올림픽 추진 과정에서 등장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해크니위크 지역 예술가들과 런던 공공기관들 사이의 협력은 도시경제 활성화 전략과 근린재생 전략이 공존해야 하는 이유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런던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의 건립과 퀸엘리자베스올림픽파크의 조성 과정 그리고 해크니위크 지역 예술가들의 도시재생 활동은 다양한 모순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도시개발 및 경제활성화 활동과 지역 문화예술기반 도시재생의 공존을 기대하게 한다. (한국 사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 평창 동계올림픽 추진과정의 개발 방식을 떠올리면, 영국과 한국 사이의 도시재생에 대한 차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림] 영국의 도시재생 사업 주요 특성

지원 방식 지자체 간 경쟁에 의한 지원 방식 쇠퇴 지역 우선지원 + 지자체 간 경쟁지원 대상 거버넌스 조직 지방자치단체

사업 내용사회, 경제, 문화, 물리적 기반 정비 등 포괄적 재생 프로그램 포함

근린 단위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사회, 경제적 측면 강조

경제 활성화대규모 일자리 창출, 신산업 유치 등을 통한 경제 활성화

지역주민의 고용 창출을 위한 교육과 직업훈련, 커뮤니티 비즈니스 측면의 소규모 일자리 창출

지원조건

지역별 전략 파트너쉽(Sub-Regional Partnership, SRP) 구축

지역 단위 전략적 파트너쉽(Local Strategic Partnership, LSP) 결성(지역기반 연대조직 : 지방정부, 지역의 공공기관, 기업, 자원봉사조직, 주민조직 등)

지역재생 사업 전략 및 추진 계획 수립(Single Program)SRP의 총괄 수행

지자체가 수립한 계획 심의, 결정 권한관련 주체 간 이해관계 조정사업 계획 및 추진 조율

* 출처 : 서수정, <5개 핵심 전략으로 보는 영국과 일본의 도시재생 정책>, 새로운 도시재생의 구상, 한울, 2012.

셋째, 런던의 도시재생은 국가(중앙 정부) 차원에서는 기본 방향의 설정과 지원 체계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지역과 장소에 대해서는 통합적이고 경과적이며(Build-Up) 총체적인 접근(holistic approach)에 의한 도시재생을 모색한다.

도시재생 과정에서 지역과 장소에 대한 접근은 개별화된 행정 구조나 사회 제도에 따라 하향식으로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삶의 복잡성을 바탕으로 통합적이고 경과적으로 형성돼야 한다. 물리적 도시정비뿐만이 아니라 주민의 삶을 둘러 싼 주택, 복지, 교육, 문화, 사회문제 등이 복합적이고 통합적인 정책 구조와 지원 체계를 통해 접근돼야 한다.

오랜 시간 동안 유럽연합, 영국 정부, 런던시, 지역 주체 등이 협력하고 있는 런던의 킹스크로스 재생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킹스크로스 재생사업은 오랜 시간과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하는 재생사업이지만 일관되고 체계적이며 동시에 현장 중심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가지고 추진되어 왔다. 킹스크로스 재개발은 ‘재개발을 통한 지역과 국가(regional and national) 차원의 경제개발의 역할(Economy)’, ‘개발의 혜택(직장, 기술교육, 주택, 교육, 건강복지)이 지역의 커뮤니티에게 전달(Equality)’, ‘친환경적인 개발과 건조환경의 질 향상(Environment)’이라는 세 가지 기본 방향 속에서 추진되어 왔다. 도시재생 과정의 통합적이고 총제적인 접근을 잘 보여주는 킹스크로스 재개발의 10대 원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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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기있는 도시 네트워크 (a robust urban framework)▪ 지속적으로 이용되는 장소 (a lasting new place)▪ 접근성 향상 (promote accessibility)▪ 활력 있는 복합용도 (a vibrant mix of uses)▪ 보전과 연계된 개발 (harness the value of heritage)▪ 킹스크로스와 런던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개발 (work for King's Cross and work for

London)▪ 장기적인 성공 (commit to long-term success)▪ 참여와 고무적인 개발 (engage and inspire)▪ 안전한 재개발의 시행 (secure delivery)▪ 투명한 재개발 (communicate clearly and openly)

[사진] 킹스크로스 도시재생 사업 모습

* 사진 출처 : 이원재

넷째, 영국과 런던의 도시재생 정책은 지방자치단체, 지역기반주체들에게 예산운용의 자율성과 재량권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영국의 도시재생 정책은 통합재생예산(SRB), 뉴딜커뉴니티예산(NDC), 근린재생기금(NRF), 근린지역일자리기금(WNF) 등의 포괄보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통합재생예산(SRB)은 환경, 통신산업, 노동, 교육, 내무의 5개 관련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지급하던 20여개의 보조금을 단일 도시재생예산으로 통합한 것이며, 이후 SB(통합예산)로 전환하여 한층 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강화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그림] 영국 도시재생 지원 조직과 재원의 변화

* 출처 : 서수정, <5개 핵심 전략으로 보는 영국과 일본의 도시재생 정책>, 새로운 도시재생의 구상, 한울, 2012.

다섯째, 런던 도시재생의 사례를 통해 자율적인 주민 조직과 시민사회에 대한 형성 및 지원, 민주주의에 기반한 거버넌스 및 파트너쉽 활성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도시재생 거버넌스에서의 핵심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는 것과 다양한 형태의 민간조직 협력, 지역주민의 참여를 지원하는 것”이다.

영국과 런던뿐만이 아니라 도시재생의 과정에서 거버넌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도시재생이라는 프로세스 자체가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 협력, 상호 지원 등이 없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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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진행될 수 없는 목적과 구조를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도시재생 정책의 세계적인 흐름은 “다양한 주체가 결집된 조직의 지원을 통한 현장 중심의 도시재생”이다. 이는 “정부 주도, 하향식, 공급형, 성과주의 등의 패러다임”에서 “주민 주도, 상향식(Bottom-Up 또는 Build-Up), 자율형, 경과주의 등의 패러다임”으로 이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지역민주주의가 거버넌스를 통해 지원되고 운영돼야 한다.

이번 런던 탐험의 첫 번째 방문지인 코인스트리트의 도시재생 역사는 이를 구체적으로 증명한다. 기존의 방식으로 개발될 예정지였던 코인스트리트는 주민들의 지역운동에서 시작하여 대안적인 도시재생 계획의 수립과 추진에 이르기까지, 주민 참여와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확인시켜 준다. 코인스트리트 주민들의 권리 투쟁, 자율적 참여와 대안적 상상력, 다양한 주체들의 거버넌스와 협력, 주민 커뮤니티의 자산화 등의 과정이 없었다면 현재의 코인스트리트 도시재생의 결과물은 런던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사진] 런던 코인스트리트의 주민 주도 도시재생 사례 : OXO 복합건물과 임대주택

* 사진 출처 : 이원재

도시재생, 런던에서 배운 것을 동네에서 사용하기모든 해외 사례가 그러하듯이, 영국과 런던의 도시재생 사례를 한국과 서울 그리고 성북에 적

용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도시와 지역 그리고 삶을 둘러 싼 조건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런던의 사례와 달리 서울과 성북은 지금 “재생”이 아니라 “또 다른 개발”의 과정을 경유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유럽 쇠퇴기 도시에서 발견되는 ‘도시의 방치된 땅’(brown field) 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런던시가 코인스트리트 주민들에게 저렴하게 공유한 땅도, 킹스크로스 지역의 기업이 공사 기간 동안 예술가들에게 제안한 스킵가든도, 해크니위크의 야드극장을 가득 채워주는 주민 관객층도, 런던 올림픽 개최와 퀸엘리자베스올림픽파크 조성 과정에서 보여준 메가이벤트사업의 문화적 수용성도 우리에게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과정과 경과가 없이 결과와 성과만 있는 재생”, “사람과 콘텐츠는 없는 하드웨어, 물리적 경관 중심의 재생”, “삶과 문화보다는 공사가 우선되는 재생”, “지역과 커뮤니티가 재생되기보다는 실종되거나 밀려나는 재생”, “주민과 지역사회보다는 행정과 정책이 주도하는 재생”을 넘어서기 위한 출발점 혹은 가능성을 런던의 도시재생에서 목격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런던 도시재생 탐험의 교훈을 동네에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공유성북원탁회의의 관점에서 ‘런던 도시재생 활용법 10’을 결론으로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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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성북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문제설정에서 시작하자. 성북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 계획들과 사업들을 종합적 재생, 장소 중심적 재생, 지역사

회 기반형 재생, 주민 중심의 재생, 협력과 거버넌스를 통한 재생 등의 관점에서 새롭게 검토하고 혁신적으로 문제설정해야 한다. 기존의 단일주제형, 단일사업형 도시재생과 마을 만들기를 넘어 생태, 문화, 경제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의 가치가 지역을 기반으로 서로 연계되는 가치복합형 도시재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공유성북원탁회의의 관점에서 성북의 도시재생 정책과 사업을 전체적으로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개토론회를 개최하자.

02. 모든 도시재생 사업은 지역 역량의 축적과 강화에 기여해야 한다.해당 도시재생 사업이 실행되면 지역 역량 축적과 강화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 도시재생의 기

획과 추진 과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질문해야 한다.문화적 가치의 측면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예측할 수 있는, 그래서 사전에 검증하고

준비할 수 있는 지표 또는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제안하자.

03. 모든 도시재생은 마을민주주의와 거버넌스(협치)를 통해 추진돼야 한다.지역에서 진행되는 도시재생 사업의 프로세스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자. 그리고 지역 주민 스스

로 제안하고 주도하는 도시재생 거버넌스 체계를 만들어 가자. 공유성북원탁회의가 활동하고 있는 동네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하고 주도하고 평가하고 성찰하는 경과적 도시재생의 환경을 형성하자.

공유성북원탁회의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릉, 미아리고개 등을 중심으로 중장기적 관점의 도시재생 거버넌스를 구상하고 제안하자.

04.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하여 의사결정의 거버넌스를 넘어 현장 중심의 협력적 운영체계를 조직하자.

성북구청을 비롯하여 지역 주민 조직들에 이르기까지 해당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현장 중심의 협력적 운영체계를 제안하고 참여하자. 그리고 현장 중심의 협력적 운영체계가 도시재생 사업의 실질적인 주체이자 의사결정 구조가 될 수 있도록 행정을 혁신하자.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 주체들이 현장 중심의 협력적 운영체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자.

장위동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하여 지역의 문화예술생태계가 참여하는 지역 주체 기반 협력형 활동 모임을 구성하고 참여하자.

05. 물리적 환경 개선의 수준을 넘어 지역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요소와 가치가 통합적,

총체적으로 고려되는 도시재생을 요구하고 준비하자. 성북에서부터 생태적,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도시재생 사업에 적극적으로 내재화될 수 있도록

개입하자. 문화예술을 비롯하여 창의적인 지역 주체들이 도시재생 사업의 도구가 아니라 목적과 가치가 될 수 있도록 환경과 시스템을 구성하자.

성북의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하여 생태, 교육, 복지 등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지역 기반 주체들과 교류하고 네트워킹 할 수 있는 모임을 운영하자.

06. 도시재생 사업을 지역내 문화공간 및 주민조직의 거점화, 자산화 등과 연계하여 추진하자. 지역의 민간 생태계 전반에 걸쳐서 일회적이고, 의존적인 공공지원사업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

한 중장기적인 거점화, 자산화, 자립화 전략이 필요하다. 공공지원사업에 대한 공공적이고 효율적인 활용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재원을 연계하는 적극적인 지역 자산화 전략을 추진하자. 이를 위해서 물리적 개발과 정비 중심의 도시계획에서 물적 환경 정비와 사회 서비스 제공을 결합한 통합적이고 복합적인 근린재생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을 확보하자.

공유성북원탁회의가 지속적으로 활동해 온 미아리고개예술마을만들기, 미아리고개예술극장, 정릉권역의 협력 사업과 공간들(개울장, 정릉DIY제작소 외) 등을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사단법인 등으로 지역 자산화하자.

07. 도시재생 사업의 과정을 경유하면서 공유성북원탁회의를 비롯하여 자생적이고, 자율적이며, 다양한 주민 모임들을 적극적으로 구성하고 활성화하자.

성북의 도시재생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 공유, 토론,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운영하자. 단순한 도시재생 사업의 참여를 넘어 지역 주체들의 등장과 교류 그리고 협력을 모색하자. 이를 매개로 성북 도시재생의 원칙과 방향 그리고 주민 선언 등을 만들어 가자. 거버넌스형 도시재생이 이루어질 있도록 공유성북원탁회의를 비롯하여 지역 커뮤니티와 조직들이 사회적 개발을 통한 재정의 독립과 지속성을 확보하여 주민자치의 힘을 확보하자.

지속적인 포럼, 워크숍 등을 통해 공유성북원탁회의가 지향하는 가치와 원리를 모아내고, 공유성북원탁회의 도시재생 선언을 주민들과 함께 만들고 사회적으로 제안하자.

08. 생활권내 도시재생 사업 관련 예산 구조를 장소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포괄적이고 통합적으로 재설계 하자.

행정의 편의에 따라 파편화된 채 부유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과 예산들을 마을, 동네를 기반으로 재구성하여 활용하자. 이를 위해 마을, 동네 기반형 예산감시와 주민예산 요구를 강화하자.

공유성북원탁회의가 적극적으로 거점화하고 있는 정릉, 미아리고개 등을 중심으로 동네 통합적 예산 현황을 조사하고 분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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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도시재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재구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서울시, 성북구청, 공공기관 등에 제안하자.

도시재생 정책 및 제도와 관련하여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는 것, 다양한 형태의 민간조직과 협력하는 것, 지역주민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 등을 제안하자. 지역사회와 밀착된 공론장에서 행정과 주민들이 함께 지역의 도시재생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하자. 지역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 등의 다자간 파트너쉽이 형성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하자.

앞서 언급했던 활동들을 축적하고 핵심적인 내용들을 정리하여 성북의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이슈페이퍼를 제작하자. 그리고 서울시, 성북구청, 지역 주민들에게 제안하자.

10. 도시재생을 장기적이고 경과적이며 유연한 관점에서 사람과 지역에 투자하는 삶의 과정으로 설계하자.

일관되고 지속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평가하고 보완하자. 장기적 관점과 상상력을 유지하되 언제나 구체적으로 실천하며 덧붙여갈 수 있는 프로세스(모자이크 전략)을 설계하자. 장기적이며 동시에 구체적인 흐름 속에서 공동 생산과 공유를 위한 지역사회 파트너쉽을 구축해가자. 공유성북원탁회의를 비롯하여 지역 주민과 커뮤니티들이 주도해 사회적 개발을 마을 단위에서 정착시키기 위한 전제조건들을 확보하자.

성북의 장기적인 도시재생 과정에서 지역기반 주도방식(Area-based Initiative)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핵심적인 구성요소들을 파악하고, 지형도를 만들고(mapping), 접근 경로를 설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