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티모시 워커 Timothy Walker 티모시 워커는 2003년 3월 이래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London

  • Upload
    others

  • View
    0

  • Download
    0

Embed Size (px)

Citation preview

  •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 차 례 Contents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 티모시 워커 소개 6■ [참고자료]1. 미래의 새로운 청중을 찾아 문화예술의 심장에서 비상(飛上)하다 72. 런던 필하모닉의 어제와 오늘 273. Go Forward - 런던 필하모닉이 전진하는 법 34

    ■ 런던필(LPO) 예술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토크쇼 41

    Ⅱ. 뉴욕 BAM (Brooklyn Academy of Music) 대표 카렌 브룩스 홉킨스 & 저작권 법률가 로널드 E. 파이너

    ■ 카렌 브룩스 홉킨스 & 로널드 E. 파이너 소개 56■ [참고자료]1. 뉴욕 BAM 소개 572. 세계 공연 예술의 선두자, 뉴욕 BAM의 예술경영 사례를 듣다 60

    ■ [초청특강] 1. 마케팅과 펀드레이징 사례에 따른 BAM의 전반적인 구조와 경영 702. 지적재산의 소유권과 이용 91

  • ❙일 시 : 2008년 3월 11일(화) ❙장 소 : 서울연극센터 ❙주 최 : 예술경영지원센터, 크레디아❙주 관 : 예술경영지원센터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

  • 6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티모시 워커 Timothy Walker티모시 워커는 2003년 3월 이래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London Philharmonic

    Orchestra)의 예술 감독직을 맡고 있다. 이에 앞서 그는 1999년부터 2001년

    까지 월드오케스트라(World Orchestra) 대표로 활동하며, 시드니오페라 하우

    스와 멜버른 콘서트홀을 중심으로 매년 개최되는 국제 오케스트라 시즌을 창

    설하였으며, 1989년에서 1999년 사이에는 10년 동안 호주 체임버 오케스트라

    (Australian Chamber Orchestra: ACO)의 총감독직을 수행하였다.

    2000년에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시드니 마이어재단에서 수여하는 공연예

    술상(Performing Arts Award), 호주예술경영협회의 너깃상(Nugget Award)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에 국가 예술발전에 공헌한 바를 인정받아 호주정부가 수

    여하는 국가훈장(Order of Australia)을 받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1997년부터 2002년까지 6년 동안 세계공연예술협회(International

    Society for the Performing Arts; ISPA) 이사로 활동하며, 사무총장, 재무위

    원, 집행위원, 개발위원회 위원장직을 두루 역임하였고, 2001년에는 제15회

    ISPA 세계총회를 시드니오페라 하우스에서 개최하는 등 호주를 대표하는 음

    악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 2003-현재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LPO) 예술감독∙ 1999-2001 월드 오케스트라(World Orchestra) 대표 ∙ 1997-2002 ISPA 이사∙ 2001 제15회 ISPA 세계총회 조직위원회 위원장∙ 1989-1999 호주 체임버 오케스트라(Australia Chamber Orchestra) 총감독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7

    참고자료 1

    미래의 새로운 청중을 찾아 문화예술의 심장에서 비상(飛上)하다- 해외 문화예술단체의 혁신적 운영 사례: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예술감독 겸 CEO 티모시 워커

    강 은 경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1.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미션과 비전 : 티모시 워커 체

    제를 중심으로

    (1) 영국 최고의 위상과 자존심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이하 LPO)는 음악

    을 통해 가능한 많은 청중들에게 최고의 예술적 경지를 선사하고자 한다. 이들은

    탁월한 지휘자와 협연자들과의 연계를 유지하고, 공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통해 듣는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자 한다. LPO는 살아있는 음악적 경험을 청중들과

    공유하고 계속적으로 세계각지의 광범위한 청중들과 교류하고자 한다. 살아있는 음

    악의 미래와 오케스트라가 행하는 모든 영역의 혁신에 헌신하고자 하는 것, 그것이

    이들의 존재이유다.

    창립자이자 초대 지휘자였던 토마스 비첨 경 이래로, 이름난 수석지휘자들과 경

    영자들을 거쳐 오면서 ‘클래식의 대중화’라는 측면에 있어서 항상 깨어있는 시

    도를 해 온 것으로 유명한 LPO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오케스트라 가운

    데 하나로 여겨진다. LPO는 런던을 기점으로 하는 로열 페스티벌 홀과 외곽의 글

    라인드본 페스티벌 오페라라는 두 개의 공연장에 시즌을 나누어 상주하면서 연례

    정기 콘서트 시즌와 오페라 하우스 안에서의 정기적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영국

  • 8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내 유일한 교향악단이며, 이 점에 있어서 흔히 비교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차별화된다.

    북미와 유럽, 극동지역을 아우르는 순회공연 활동은 LPO의 공연 일정에 있어 의

    미 있는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주요 페스티벌이나 콘서트홀의 오프닝 연주회에

    서도 빠짐없이 이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오늘날 브라질에서 헝가리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국적을 포함하는 재능있는 연주자들의 가세로, 순회공연은 흥미로움과

    국제성을 더해가고 있다. 이외에도 적극적인 음반 활동과 각종 교육 및 지역사회

    프로젝트, 기업과의 바람직한 파트너십 등을 통해 LPO는 계속해서 진화하는 현재

    진행형의 악단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 CEO 티모시 워커의 부임과 새로운 비전

    2003년 LPO의 새로운 경영자로 임명된 티모시 워커(Timothy Walker)가 고국인

    호주를 떠나 새로운 일터에 입성하게 되었을 때, 영국 언론들은 이를 앞 다투어 보

    도하면서, 그를 “조용한 열의와 소년의 그것 같은 사교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 보

    이는 사람”으로 묘사했다. 당시 우연하게도 사우스뱅크, 위그모어홀, 카디프 밀레

    니엄 센터 등의 새 수장들이 모두 호주인이었던 탓에, 워커의 임명 소식은 “호주

    인들이 몰려온다”는 시의적(時宜的)인 언론 스토리에 흡수될 뻔 했다. 하지만 워

    커의 본국에서의 이력을 고려해본다면, 이것은 신중하고 빈틈없는 움직임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안 채임버 오케스트라(ACO) 총감독 재임 기간(1989~1999) 중의

    엄청난 성공 이후, 그는 월드 오케스트라(World Orchestras)의 수장이 되어 시드

    니 오페라 하우스, 멜버른 콘서트 홀, 브리스번 콘서트 홀 등 호주 전역에 국제적

    인 오케스트라들을 초청하는 연례 시즌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취임 후 첫 시즌에

    워커는 앤드류 데이비스 경이 지휘하는 BBC 심포니와 마리스 얀손스가 이끄는 피

    츠버그 심포니, 주빈 메타와 이스라엘 필하모닉 등의 공연 등을 유치한 바 있다.

    분명히 월드 오케스트라는 순조롭게 성공을 쌓아가는 중이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성공한 CEO를 안정된 일터에서 움직이도록 설득했을까?

    워커는 서슴없이 이야기한다. “지구상에 내가 맡아 보고 싶은 몇몇 오케스트라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9

    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런던 필하모닉이었다.” 그는 LPO에 취임하게 된 몇 가

    지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오케스트라의 높은 수준은 차치하고 나서라도,

    나를 끌어당긴 것은 바로 사람”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나는 바로 이 일을 통해 행복하고 편안해 질 것이라고 느꼈다. 나는 역동성을 가

    진 단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와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것은 상당히 영국적

    인 것이다. 게다가, 런던은 여러 가지 면에서 세계의 음악수도라 할 만하다. 바로

    여기에 일의 균형이 있다. 한편, 런던 필하모닉이 부분적으로 상주하고 있는 글라

    인드본 페스티벌 오페라와의 협력에 대해서라면, 나는 두 조직이 서로에게 훈장을

    달아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런던에 상주하는 오케스트라에게 일 년에 네 달을

    외곽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티모시 워커의 업적 가운데 정작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젊은 연주자들을 중심으

    로 구성되어 현재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갈채를 받으면서도 한편 자유분방한 악

    단 중 하나로 여겨지는 단체인 오스트레일리안 채임버 오케스트라의 형성에 기여

    한 것이다. 워커는 1987년 처음 ACO에 부임하여 마케팅 및 개발 부서에서 일했

    다. 당시 실내악단은 상당한 적자와 낮은 사기 문제에 찌들어 있었으며 비상근제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하지만 워커가 부임하고 10년이 지난 후, 오케스트라는 상근

    단원으로 충원되었고, 호주 대륙 내 9개 도시에서 연간 75회의 공연을 진행하게

    되었으며 총매출은 7배로 증가했다. 평론가들은 이들이 세계 최고의 채임버 오케스

    트라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할 정도였다.

    워커는 그 지점에서 어디로 갈 수 있었을까? 그는 이미 월드 오케스트라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세상에 발표하기 전에 조용하게 준비할 얼마간의 시

    간이 필요했다. 당시에 어떤 동료들은 그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낙오되었다고 생

    각하기도 했다. 이러한 반응은 특히 워커가 타스매니아의 고향 집으로 돌아가 송로

    (松露) 버섯 농장을 차렸을 때 극에 달했다.

    그렇다면 워커가 LPO의 경영을 맡게 되었을 때 그의 계획은 무엇이었을까? 그

    것은 이전의 ACO나 월드 오케스트라의 경우와는 매우 다른 전망이었다. “나는

    본질적으로 오케스트라의 미래에 대해 결정하는 어려운 일을 승계 받았고, 그것을

    수행하기 위해 여기에 와 있습니다. 나는 변화의 대리인으로서 여기에 온 것이 아

  • 10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니죠.” 하고 말해, 전통에의 존중을 우위에 둠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가 된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라는 음악적 존재를

    통해서 새롭고 흥분되는 모종의 암시를 한 것이었다. 즉, 얼마 전 글라인드 본의

    음악감독직에 임명된 유로프스키가 오케스트라에게 한 발 다가온 것은 글라인드본

    과의 연합을 보다 공고하게 함은 물론, LPO가 가진 “독일계 리더- 런던 중심-

    교향악 위주 레퍼토리”라는 기존 전통에 대한 혁신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티모시 워커는 부임 시 오케스트라가 주목을 끌 수 있는 중요한 마케팅적 측면

    으로 음반을 염두에 두었다. LPO는 일찍부터 음반과 방송, 영화 산업에 있어서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대중적으로도 큰 사랑을 받아 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LPO

    의 콘서트홀과 오페라하우스에서의 작업은 국내외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에서 정

    기적으로 전파를 타 왔으며 헐리웃과 영국 영화산업, 영화음악에도 단골 파트너였

    다. 하지만 음악시장의 변화로 인해 이미 전속계약의 시대는 가버리고 오케스트라

    는 그의 전략을 재정의해야 했는데, 워커의 생각에 자체 레이블을 만들거나 또는

    온라인에서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낼 필요가 있었다. 메이저

    음반사들과의 강력한 연계를 자랑해 온 LPO이지만, 이러한 맥락에서 2005년에는

    드디어 자체 레이블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라이브, 스튜디오, 기록용 녹음들을 차

    례로 담아 세계 시장에 출시해 오고 있다. 워커는 부임한 지 얼마 안 되어 헐리웃

    블록버스터인 3부작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할 것을 결정했는데, 그가

    이 작업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단순히 재정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영화의

    DVD 판매를 통해 LPO의 음악이 약 240만 명의 새로운 잠재 청중에게 전달된다는

    점 때문이었다.

    한편 티모시 워커는 오케스트라 바로 가까이에 또 다른 잠재적 관객층도 있다는

    데 주목하고, 새로운 관객 개발을 위한 각종 지역복지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었다. LPO는 Southwark, Lambeth 등 몇몇 런던 자치구의 위원회와 함께 복지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는데, 그것은 몇 해 전 있었던 ‘안정화’ 지원금의 조건에

    대한 단순한 인사치례 이상의 실질적인 복지혜택으로 보였다. 워커는 다음과 같이

    역설한 바 있다. “나는 오케스트라가 테임즈 강 한 편의 지역사회에 가까워지고자

    하는 절실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로열 페스티벌 홀에 단순히 방문하도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11

    록 하는 것이 아니라 콘서트에 계속 갈 수 있도록 하는 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이러한 생각은 현재의 교육 및 지역사회 팀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잘 반영되고 있

    다.

    이와 같이 부임 후 일반 관객들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방식으로 차근차근 그

    의 표식을 만들어 온 티모시 워커는 마침내 LPO의 75번째 생일을 맞는 2007년을

    기점으로 오케스트라의 야심찬 재도약, 재탄생을 선언한다.

    (3) 창단 75년을 맞은 LPO의 재도약

    최고경영자 티모시 워커는 젊고 신선하며 과감한 오케스트라를 만든다는 대전제

    하에서, 이러한 도전적 목표를 받침해 줄 수 있는 삼각구도의 축으로 두 가지 변화

    를 제안했다. 2007/2008 시즌을 시작하면서 구체화된 오케스트라의 혁신 중 하나

    는, 노거장 쿠르트 마주어의 뒤를 이어 30대의 러시아 출신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

    로프스키를 수석지휘자로 선출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지난 해 개보수를 거쳐서 야

    심차게 거듭난 로열 페스티벌 홀에 대한 상호 협력 관계의 강화이다. 런던의 언론

    과 평단에서는 LPO는 미래는 당분간 유로프스키와 연주자들, 그리고 오케스트라와

    사우스뱅크 센터 간의 유기적인 협력 관계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유로프스키를 선택한 동기에 대해서, 워커는 그가 LPO 고유의 사운드를 출발점

    으로 그것을 단련하고 정제하여 보다 위대한 그 무엇으로 만드는데 합당한 음악가

    라는 것을 오케스트라가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로프스키의 런던 필 입성

    이 갖는 함의는 첫째, 그의 국적이 기존 수석지휘자들의 대세였던 오스트리아-독

    일계에서 벗어나 있기에, 독일계 음악들이 대부분이었던 런던 필의 향후 레퍼토리

    를 대전환하는데 촉매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둘째, 유로프스키

    의 젊음과 음악적 경력을 통해 첨단의 시도, 파워풀한 효과와 경이로움을 선사하는

    프로그래밍은 물론, 결과적으로 새로운 관객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이러한 시도들은 기존의 마케팅 방식에 대해서는 다소간의 도전일 수 있다.

    셋째, 오페라좌 상주단체로서의 차별성 강화이다. 오케스트라는 2001년 이래로 유

    로프스키와의 상호관계를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왔는데, 특히 글라인드본 페스티벌

    오페라의 음악감독으로서 유로프스키가 LPO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오페라 레퍼

  • 12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토리에 상당한 힘을 실어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석 지휘자로서 유로프스키는 두 번째 시즌 들어 본격적으로 자신의 개성을 보

    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2008년 11월의 차이코프스키 페스티벌을 통해 그

    첫 대형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으로 있는데, 잘 알려진 작곡가의 작품세계를 다양

    하게 상품화하는데 있어 그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살펴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워커

    는 2009년~11년 중에도 유사한 형태의 축제들을 구상중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유로프스키의 근간 도전 대상에는 2011년 서거 100주년을 맞을 말러를 비롯, 현대

    작곡가 슈니트케, 베르너 헨체, 마르티누, 시마노프스키, 마르탱, 오네거 등은 물

    론, 마크 앤터니-터니지와 줄리안 앤더슨 등의 상주작곡가를 비롯한 몇 명의 현존

    하는 작곡가들을 포함한다.

    오케스트라 경영진에게 맡겨진 도전은, 이러한 새 지휘자의 음악적 비전과 에너

    지를 어떻게 현실화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워커의 경우 사우스뱅크 센터의 프

    로그래밍과의 연계는 이를 해결하는 첫 번째 열쇠였다. 소속 홀에서 이루어지는 페

    스티벌에의 협력기회를 갖는 것도 그 중에 하나의 방법이었다. 보다 과감한 시도도

    있었다. LPO은 전통적으로 여름 시즌에는 런던 남쪽 글라인드본 오페라 페스티벌

    의 상주 오케스트라로 활약해 왔는데, 2007년 시즌에는 단 12명의 연주자들만을

    보내 브리튼의 을 공연한 반면, 오케스트라는 사우스뱅크 센터에서

    제작한 뮤지컬 의 24개 공연에 참여하기로 했던 것이다. 이러한 상

    황은 2008년 여름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모시 워커는 LPO가 이전에 하지 않았던 시도들을 통해 청중들이 기존에 오케

    스트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시각을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예컨대, 사우스뱅크

    센터는 전통적인 클래식 팬들을 넘어서 윈턴 마샬리스를 원하는 청중들도 새로운

    고객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관행적인 공연시간대에 묶이기 보다

    는 한 시간짜리 공연을 만들어 저녁 동안 반복해서 들을 수 있도록 하고, 교향곡

    부분만 따로 떼어 토요일 오전이나 오후 시간에 유로프스키의 해설과 함께 연주하

    는 시간을 가진다면 어떨까? 결국, 워커와 LPO는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데 장애가

    되어 온 해묵은 장벽들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것이다.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13

    유럽에서 가장 젊은 포디엄의 수장이 된 유로프스키는 이와 같이 새로운 청중을

    얻는 일이 왜 중요한가에 대해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나는 우리가 놀라운 것들에

    대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런던의 풍경은 국적, 연령, 그

    리고 문화적 배경이라는 관점들에 따라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람들

    이 런던, 그리고 콘서트홀로 오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그들의 주목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그들을 설득해서 런던 필하모닉이 제안하는 것을 체험해 보도록 하는 것이

    다. 그것은 거대한 도전이다.”

    2.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조직 및 재정구조

    (1) 조직 구성

    1) 이사회(Board of Directors)

    오케스트라 운영상 주요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합의체 기관이다. 의장과 부의장

    이외에 최고경영자를 포함하는 상임이사들과 상당수의 비상임이사들로 구성된다.

    2) 트러스트(The London Philharmonic Trust)

    영미 비영리단체에서는 종종 이사회와 별도로 트러스트라는 기금관련 조직을 둔

    다. 런던 필하모닉 트러스트는 1987년에 만들어진 재원조성 조직으로, 오케스트라

    의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사회 각계의 명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공연을 지원하고 자

    료를 보존·확장하며 기타 LPO를 전반적으로 후원함으로써 공공적인 음악교육 증

    진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3) 경영본부(General Administration)

    경영본부는 최고경영자/예술감독과 총감독/최고재무책임자 등 주요 경영임원들

    이 재직하는 운영상의 베이스캠프가 되는 곳이다.

  • 14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4) 공연기획팀(Concert Management)

    오케스트라가 행하는 각종 공연이 실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실무부서

    라 할 수 있다. 기획이사를 중심으로, 예술행정 담당자, 공연진행 담당자, 글라인드

    본 공연 담당자, 순회공연 시 여행 담당자, 음반 상담역 등으로 구성된다.

    5) 단원관리팀(Orchestra Personnel)

    연주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각종 편의지원과 고충처리

    등을 담당하는 부서이다. 단원들과의 소통을 담당하는 직원 이외에, 악보계와 무대

    기술담당자, 악기운반 전문가, 전속 의료진까지 포함 관할한다.

    6) 재무팀(Finance)

    회계·자금 전문 직원들이 각종 재정적 사안을 담당하며 IT 분야 사무까지 관할

    한다.

    7) 개발팀(Development)

    오케스트라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각종 후원자 및 기부자들을 관리하고

    이들의 예우를 위한 각종 행사를 담당하는 부서이다. 개발이사를 중심으로 개발담

    당자, 법인담당자, 행사담당자, Charitable Giving 담당자 등이 업무를 분담하여

    일한다.

    8) 홍보마케팅팀(Marketing)

    마케팅이사를 중심으로 마케팅담당자, 교육 및 지역 사업 담당자, 홍보물담당자,

    박스오피스 업무를 포함하는 관객개발 및 판촉담당자, 언론담당자 등 다양한 전문

    직원들이 소속되어 일한다. 일반 언론 담당 이외에 교육 및 지역 사업을 담당하는

    언론담당자를 별도로 두고 있다.

    9) 교육 및 지역사회팀(Education and Community Programme)

    담당이사를 중심으로 교육담당자들과 각종 교육 및 지역사회 사업의 프로듀서

    등으로 구성되며, 교육현장의 교사들이나 지역의 리더들과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일

    한다.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15

    10) 자료관리실(Archives)

    전반적인 상담역과 디스코그래피 관리자, 녹음자료 담당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

    다.

    11) 전문위원단(Professional Services)

    변호사(Solicitor)와 회계사로 구성되어 각종 전문적 현안에 상담 및 감사 역할을

    수행한다.

    (2) 재정구조

    1) 재원조성의 역사

    공연예술단체의 재원조성 환경은 시대적 상황 및 국가정책과 연관되어 있기 마

    련이며, LPO 역시 예외는 아니다. 창단 이후 1939년 이전까지 오케스트라는 사적

    (私的)부문에 의존했는데, 예외가 있었다면 1935년 브뤼셀 세계 박람회와 관련하여

    출국할 당시 외무부에 의해 지원을 받은 경우가 전부였다. 사적 지원 가운데 특히

    정기공연 시리즈를 후원해 준 사뮤엘 코르톨트(Samuel Courtauld) 경과, 1924년

    어린이를 위한 콘서트를 시작한 로버트 마이어(Robert Mayer) 경은 중요한 두 후

    원자였다. 이 외에 오케스트라는 다른 조직들과의 관계에도 상당 부분 의존했는데,

    여기에는 로열 필하모닉 소사이어티와 로열 코럴 소사이어티가 포함됐다.

    1939년 2차 대전이 일어나면서 기존의 스폰서들이 재정 지원을 중단함에 따라,

    같은 해 9월 애초의 회사체제는 무너지고, 단원들이 각자의 활동에 대해 책임을

    지는 단원자치제로 전환되었다. 그 때부터 재원조성은 트러스트, 지역 관공서, 음

    악장려협의회(the Council for Encouragement of Music) 및 영국예술협의회(the

    Arts Council) 등에 의해 이루어졌다. 특히 60 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예술협

    의회는 오랜 기간 LPO를 후원해 온 공적(公的) 부문의 지지역이다.

    196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예산의 균형을 맞추는데 기업 협찬의 비중

    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주요 역할을 했던 첫 번째 회사들 중 하나가 W.D

    & H.O Wills였는데, 이 회사의 기금 중 일부에 의해 EMI의 Classics for Pleasure

  • 16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레이블에서 출시될 새로운 음반 작업들이 가능했다. 공연을 지원한 다른 주요한 회

    사들은 쿠라쥬(Courage), 막스 앤 스펜서(Marks and Spencer), 국립 웨스트민스

    터 은행(National Westminster Bank), 필립스(Phillips), 그리고 현재 ‘아비바

    (Aviva)’로 알려진 파이오니어 앤 커머셜 조합(Pioneer and Commercial Union)

    등이었다.

    2) 아비바 그룹과의 장기 제휴 사례

    LPO의 재원조성 부분을 이야기 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다국적 금융그룹

    아비바와의 모범적인 장기 협력 관계이다. LPO를 30년 이상 후원해오고 있는 아

    비바는 세계 5위, 영국 내 1위의 자산 규모를 갖춘 보험전문그룹이다.

    2006년 5월 이들은 새로이 수석지휘자 직을 집중 지원하기로 하고, 2004년

    BBC Music Magazine이 집계·선정한 최고의 젊은 지휘자로서 단원들과 청중 모

    두에게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러시아 출신의 30대 지휘자 블라디

    미르 유로프스키를 2009년까지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유로프스키의 새로운 포디엄

    입성은 오케스트라와 청중 모두에게 흥분된 미래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도, 아비바의 비즈니스 슬로건인 ‘미래지향적 사고(Forward Thinking)’의 개념

    은 유로프스키와 같이 뛰어난 재능을 가진 예술가들을 키워내는 완벽한 배경으로

    서, 30년 지기인 두 조직 간에 매우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최고경영자

    리처드 하비(Richard Harvey)는 무엇보다도 바로 ‘미래지향적 사고’라는 고리에

    서 공통점을 찾는다. 또한 아비바 그룹의 회장 셔먼(Sharman) 경은 견고한 협력관

    계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아비바와 런던 필하모닉과의 지난 30년 간의 협력관계는 우리 그룹 안에서 가

    장 오래 지속된 협찬사례이다. 많은 가치들을 공유할 수 있는 두 조직 간에 진정한

    파트너십이 성장한 것이다. 아비바는 오케스트라와 그의 새로운 수석 지휘자 유로

    프스키의 작업에 있어서 명백하게 나타나는 진보(Progressiveness), 통합

    (Integrity), 실행(Performance)과 팀워크(Teamwork) 같은 가치들을 지지한다.”

    LPO의 비전이 아비바의 기업정신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말한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연주자들과 청중들에게 75년간 영감을 불어넣어왔

    으며, 아비바는 이러한 지속적이고 국제적인 성공 스토리의 일부임에 자부심을 느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17

    낀다.”

    아비바는 LPO의 75주년 기념행사의 주요한 공식 후원자이기도 하다. 아비바는

    LPO 이외에 영국을 대표하는 테이트 미술관과도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3) 기업과의 협력(Corporate Partnerships)

    아비바 그룹의 사례와 같이,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실행하는데 있어

    높은 수준을 계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기업과의 협력은 절대적이다. 법인 또는 개

    인들로부터의 투자는 조직이 ‘콘서트홀을 넘어서’ 성취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

    준다. 기업 및 기타 법인회원은 협찬사(Sponsors), 법인기부(Corporate Donors),

    법인회원(Corporate Members), 현물후원(In-kind Sponsors), 트러스트와 재단

    (Trusts and Foundations) 등 몇 가지 범주로 나누어 법인의 형태와 환경에 적합

    한 지원형식을 선택하고 관계를 맺게 된다. “Working in Harmony”라는 슬로건

    하에 적극적인 기업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LPO는,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기업들의

    현실적 필요에 부응할 다음과 같은 4가지 측면의 제안을 하고 있다.

    가. 파트너십 기회

    먼저 개별기업과의 협력, 즉 일정 기간 파트너십의 제안이다. 아비바 그룹과의

    성공적인 제휴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마케팅, 고객 예우, 기업의 사회책임 수행,

    브랜드 개발 등 개별기업의 기업가치와 구체적 필요에 따라 맞춤 형식의 협력이

    가능하다.

    나. 기업 행사(Corporate Entertaining)

    LPO의 후원자와 기부자들을 위한 일종의 VIP 의전실이라 할 수 있는 로열 페스

    티벌 홀의 Corporate bar는 사우스뱅크 센터 내에서도 환상적인 테임즈 강의 야

    경을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장소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매일 저

    녁 와인이 함께 하는 작은 파티가 열리며, 소수정예의 LPO 개발팀 법인담당 직원

    들이 입구에서 공연장 입장까지 당일 저녁 공연에 표를 구입한 법인 고객들을 예

    우한다. 공연전과 인터미션 시간에 휴식과 사교, 음악회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이

    특별한 장소에서는 입구에 정리되어 있는 프로그램과 티켓에서부터 시작되는 서비

    스를 통해 후원자에 대한 감사의 표현 및 이를 통한 계속적인 파트너십을 예상케

    한다.

  • 18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다. 고객 사은

    국내에서는 일반적인 기업 협찬 형식으로 알려진 경우로, 오케스트라의 개별적인

    공연 또는 콘서트 시리즈 협찬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 방법도 마련되어 있

    다. 다국적 기업이 오케스트라의 특정 해외 순회공연을 협찬하는 경우 현지의 VIP

    고객들을 초청해 공연과 리셉션을 통한 사은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

    다.

    라. 직원 연수 및 교육

    최근 기업의 외부고객유인에 앞서서 내부마케팅이 우선적이라는 시각도 강하게

    주장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LPO에는 교육 및 지역사업 부서의 전문가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인 LPO Corporate Training Workshop을 통해, 기업의 비전과 가

    치를 재확인하고 팀워크를 다지는 행사를 위한 제안도 마련되어 있다.

    3.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관객개발: Outreaching

    Programme을 중심으로

    (1) 개요

    LPO의 공식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1987년에 시작되었지만 교육 및 지역사회 활

    동은 창단 이래 런던 필하모닉의 핵심사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경

    향은 특히, 전쟁 기간 중 상실한 청중들을 불러 모으는데 학교, 공장, 도심홀에서

    의 콘서트들이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2차대전 직후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오케스트라의 75년 역사를 관통하여 계속된 교육과 관객개발 시도에서 변화한 것

    이 있다면 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연간 15만 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런

    던의 사우스뱅크 센터와 이스트본의 Congress Theatre, 브라이톤의 돔에서 공연

    체험의 기회를 갖는다. 공식적인 행사와 비공식적인 행사들은 물론, 단원의 1/3 이

    상이 참여하는 학교 워크숍과 같은 교육 및 지역사회 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런던

    자치구(borough)에서 복지사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LPO의 프로그램

    을 일별해 보면 아래와 같다.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19

    (2) 학교 프로그램

    LPO의 교육 및 지역사회 프로젝트의 중심적 활동을 이루는 학교 관련 프로그램

    은 학교 콘서트(School's Concert)인 BrightSparks 및 이의 기반을 이루는 3종의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다. LPO의 교육팀은 현재 학교에 기반한 2개의

    워크숍 프로그램인 ConcertLink와 PlayerLink를 진행 중이며, 다른 하나의 워크숍

    프로그램인 Adopt-a-Class는 특별한 필요가 있을 때 진행한다. Adopt-a-Class

    은 특수 훈련을 받은 단원들이 특정 분야의 특수교육학교의 한 학년 및 클래스를

    담당하여 학생들에게 음악을 통한 창의성을 북돋워주는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이

    필요한 아동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389개의 워크숍과 6개의 학교 콘서트가 개

    최되며, 매년 약 3만 명의 학생들이 여기에 참석한다. 모든 행사들은 지역 사회 내

    에서 개최되고 오케스트라 단원을 포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매년 세 차례의 취학아동을 위한 콘서트가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열리는데, 개

    보수 공사 기간 중에는 바비컨 센터가 이 기능을 수행했다. 이 행사에는 연간 500

    개의 학교에서 총 9,000여명의 학생들이 청중으로 참석하며, 공연 레퍼토리를 익

    히기 위해 각 공연 3개월 전에 교사들을 위한 사전 행사를 마련하고 교실에서의

    연계 학습 효과를 제고한다. 최근 바비컨 센터에서 있었던 11세~16세 청소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인 BrightSparks 공연 중에는 테이블 돌리기, 그라임(grime) 아티스

    트의 비트-박싱, 드럼 연주와 앰프로 확성된 가창 등이 등장했는데, 이는 기존 학

    교 콘서트의 규범이었던 모차르트와 하이든, 그리고 약간의 유쾌함을 가미한 요한

    슈트라우스 등을 주제로 삼았던 점잖은 공연들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LPO의 학교 콘서트에는 또한 교과서에 등장하는 서곡과 신세계 교향곡의 느린 악

    장, 그리고 흰 타이와 연미복을 입은 단원들이 등장하는 주류적인 이브닝 콘서트

    형식도 등장한다. 최근 전 세계 여느 오케스트라들의 경향과 마찬가지로 런던 필하

    모닉 역시 기존의 방식으로 전통적인 클래식 레퍼토리를 주입하기보다는 변화와

    실험이라는 주제와 맥락 하에서 그의 음악적 유산을 공유하고자 한다.

  • 20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3) 지역사회 프로그램

    오케스트라의 교육 및 지역사업 팀은 교육사업을 위한 보다 참여적인 모델로 단

    계적으로 전환하여 왔는데, 이는 노동당 정부 체제에서 극적으로 가속화된 측면이

    있다. 지난 3-4년간의 안정적 재원조성은 오케스트라의 우선적 담당구역인 두 개

    의 런던 자치구(borough)인 Southwark와 Lambeth에서의 활동 프로그램이 급증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소외된 지역사회에 대한 LPO의 확고하고 단호한 헌신은 21

    세기 음악계에서 오케스트라의 역할과 기능을 검증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LPO에게 있어 주목해야 할 최근의 변화 중 하나는 상주장소인

    사우스뱅크 센터 중심에서 벗어나, 수많은 학교 및 지역사회 단체와 장기적인 관계

    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두어 왔다는 점이다. 교사들은 과거보다 기획과정에 보다 더

    긴밀하고 평등한 방식으로 관여한다. “우리는 학교들에게 이것이 우리가 하는 일

    의 범위임을 알려주고 또한 우리의 작곡가, 지휘자, 연주자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

    은지를 묻습니다. 3~5년 이상의 기간 동안 아이들은 오케스트라와 진보적인 관계

    설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티모시 워커는 이러한 종류의 작업의 목적에 있어 매

    우 분명하다. “사람들은 흔히 오케스트라는 거대한 조직이어서 일반인들의 삶과는

    매우 유리되고 먼 존재라 느끼죠. 하지만 우리가 런던 안팎에서 어린이 및 청소년

    들과 함께 진행하는 400여 개의 프로젝트는 LPO가 실제로는 매우 접근성이 높으

    며 미래의 잠재적 단원들과 미래의 청중들과 관계하고 싶어함을 보여주는 방식입

    니다.”

    (4) 영·유아 복지 프로그램

    현재 LPO의 교육 및 지역사회 프로그램의 범위는 놀랍게도, “요람에서 무덤까

    지”를 표방하며 모든 연령대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자치

    구 Southwark와 Lambeth의 극빈지역에서는 0~5세 영·유아와 그 부모들을 위한

    Early Years 프로젝트가 시행되어 왔다.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집 프로그램

    Children's Centres 및 탁아시설 프로그램인 Sure Start 등 영국 정부, 특히 교육

    기술부 및 노동연금부 등에서 진행해 온 보육복지 프로그램들과 연계하여 그 시너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21

    지 효과를 크게 나타냈다. 특히 1998년 출범, 블래어 전 수상이 “새 노동당 정부

    의 최고의 성취 중 하나”라 일컬었던 Sure Start 지역 프로그램은 영국의 보육

    형편을 크게 좋아지도록 만든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영국 내 모든 아동이 보육시설

    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4세 미만 영, 유아들의 건강과 교육, 정서발달을 개선

    하며, 부모의 취업까지 지원해 주는 조직적인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그램은 혜택받

    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되는 젊은이들이나 그 가족들의 형편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이며, 정부 주도의 다른 프로그램과의 협력은 물론, 실제로 해당 지역의 부모

    들과 협력 기관들이 참여하여 구체적 활동과 서비스가 계획되고 펼쳐진다. LPO 교

    육팀 담당자는, 탁아시설 노동자들의 헌신과 열정으로 인해, 이 프로그램 하나만으

    로도 자신들의 존재 이유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5) 가족 및 청소년 단위 프로그램

    공연장 환경이 익숙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일요일의 가족 음악회 FUNharmonics

    도 있다. LPO는 시즌당 세 번의 가족음악회를 여는데, 2007/2008시즌에는 11월,

    2월, 5월 중순의 일요일 오전에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진행된다. 이 공연들은 음악

    이 생소한 아이들과 그 부모들을 위해 한 시간 분량으로 맞춤제작된 것이다. 공연

    체험 이외에도 아이들은 공연 전후로 광범위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데, 이는 연

    주와 감상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장치들이다. 예컨대 ‘Have-a-go’

    Sessions은 공연 전후에 로열 페스티벌 홀 로비에서 진행되는데, 어린이들은 야마

    하(Yamaha)와 스텐터(Stentor) 사에서 대여해 준 현악기와 관악기들을 LPO와

    Future First 연주자들의 도움을 받아 연주해 볼 수 있다. 이 행사는 무료이며 많

    은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연주해보는 첫 경험이 된다. FUNharmonics는 현재 어린

    이 TV의 크리스 야르비가 제공을 맡고 있는데, 그는 다양한 장치를 통해 젊은 청

    중들이 음악에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도록 모색하고 있다. 또한 사우스뱅크 센터

    와 제휴로, 전시회의 그림들에서 영감을 받은 스케치, 스냅사진, 인터렉티브 설치

    전이 로비에서 펼쳐지기도 한다.

    한편, 오케스트라 실황 공연이 주는 흥분된 체험의 기회를 모든 사람이 가지도

    록 희망하는 LPO의 미션에 따라 고안된, 학생들을 위한 흥미로운 프로그램도 있

    다. Noise 프로그램은, 런던의 학생들에게 특정 공연에 있어 대폭적인 티켓 할인

  • 22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혜택과 함께 한 맥주회사에서 협찬하는 공연 전 무료시음이 제공된다.

    (6) 찾아가는 앙상블

    LPO단원들로 구성, 유연한 형식으로 운영하는 실내악 앙상블 Hit Squad은 병

    원, 학교, 지역회관, 공장과 사무실 등 다양한 장소를 찾아가 콘서트를 가진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보다 광범위한 청중들이 오케스트라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외에 연주자들이 다양한 공연장소를 체험해 보도록 하기 위함도 있다. 이와 같은

    런던 필하모닉의 적극적인 찾아가는 공연들은 하나의 관객개발 사례를 넘어서서,

    예술단체의 지역사회에 대한 적극적 헌신에 대한 모범사례로 볼 수 있다.

    (7) 신예 발굴 및 양성 프로그램

    지역사회에서 발굴된 18세 이상의 작곡가와 연주자들을 위한 워크숍과 공연, 멘

    토링으로 구성된 Open Ear Orchestra 프로젝트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아온 프로그

    램이다. LPO 단원들을 중심으로 장르를 불문하는 다양한 분야의 음악 스타일을 가

    진 연주자들과 가수들이 함께 오케스트라를 구성한다. Open Ear Orchestra에서는

    지역사회의 재능 있는 음악인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가지고 LPO의 지원 하에 리허

    설 및 공연을 하게 되므로, 신진작곡가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그 독창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편, 젊은 연주자들의 양성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온 LPO는, 2005년 오

    케스트라는 젊은 기악연주자들을 발굴하여 양성하는 공식적인 도제 교육 프로그램

    인 Foyle Future Firsts를 출범시켰다. 참가자들은 일 년의 기간 동안 LPO 수석들

    로부터 전문적인 멘토링과 연주 지도를 받으며 이를 통해 직업연주자의 길에 들어

    서는 기회를 부여받는다. 선택된 연주자들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에 의해 지도받는

    것은 물론, 공연을 비롯한 오케스트라의 광범하고 다양한 복지프로그램에도 참여하

    게 된다. 이 혁신적인 제도는 런던 필하모닉 청소년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이전

    사례를 바탕으로 고안된 것으로, 대학교와 직업연주자 사이의 과도기에 경력상 가

    교역할을 하여 LPO 기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나 앙상블에 연결될 수 있도록 마련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23

    된 것이다.

    (8) 소외된 청중 찾기 프로그램

    최근 LPO의 또 다른 성공적인 도전은 관객 개발 매니저인 미셸 애비가 이끌어

    온 Sound Bytes이다. 이것은 LPO의 핵심적인 소수의 단원들이 Southwark의 대

    학교나 Lambeth의 노숙자를 위한 자선단체 Streets Alive 같은 지역사회 형성에

    관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전통적으로 클래식 음악의 공급에 소외되어 온 다양

    한 지역단체들의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워크숍과 공연을 통해 오케스트라와

    그들의 레퍼토리를 소개하여 음악체험기회를 제공하고, 결국 단체들이 런던 필하모

    닉의 공연에 함께 참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사업을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각 지역단체에서 촉진자(facilitator)로 활동할 수 있는 핵심 노동자와 좋은 유대관

    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최근 Old Kent Road Mosque에서는, 오케

    스트라에서 진행한 1년여의 준비 이외에도 핵심적 역할을 한 지역조력자 덕분에

    프로그램의 내용과 참석자의 수 모두에 있어서 만족스런 결과를 거둔 바 있다.

    LPO 사무국은 이러한 시도가 사회적인 정책이라기보다 오케스트라의 공연에 대

    한 광범위한 접근에 대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범죄와 폭력에 관한,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바꾸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이슈에 대해 이

    야기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접근성과 다양성에 대한 문제이며 사람들이 클래식 공

    연이 자신들을 위한 것이라는 걸 믿도록 돕는 것입니다. 세상을 음악의 혜택을 받

    고 있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으로 나눌 수 있다면, 우리는 양자를 하나로 합치게

    하고 서로가 끌어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9) 미래와 전망

    2008년 6월 7일,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는 LPO의 교육과 지역사회 프로그램의

    최근 성과를 축하하기 위한 특별한 공연이 열린다. 이 공연에서는 지역사회의 연주

    자들과 합창단들이 모여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가 지휘하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

    트라와 함께 고전 작품들을 포함해 호른 수석 리처드 비실과 유진 스키프에 의한

  • 24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신작을 세계초연한다. 규모나 편성에 있어 공연자체가 구경거리이기도 하지만,

    LPO의 75주년 기념시즌이었던 2007/2008 공연일정이 교육과 지역사회 프로그램

    을 기리는 것으로 마무리된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LPO에서는 이미 모든 오케스트라의 활동이 한 지붕 아래 행정과 리허설, 교육

    을 통해 이루질 수 있는 새로운 자료센터에 관하여 가슴 설렌 구상을 하고 있다.

    새로운 센터가 지역의 기존 센터나 학교들의 역할을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런던

    근교의 도시재생 지역에서 오케스트라의 존재를 굳건하게 해 줄 것이다. LPO의 활

    동 방식이 위대한 점은,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을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

    축할 수 있도록 추진해 왔다는 것이다. 런던 필하모닉은, 새로운 센터가 개관할 때

    즈음에는 지역 주민들이 오케스트라를 가족처럼 느끼고 새로운 장소를 그들의 음

    악 작업의 일부로 사용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4. 오케스트라 조직에서 예술 감독 및 CEO의 역할과 기능

    (1) 예술조직에서 예술적 리더십과 경영적 리더십의 분화

    일반적으로 영리 또는 비영리조직과 문화예술단체, 특히 공연예술단체의 경영에

    있어서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 중의 하나는, 조직의 일반적인 운영을 책임지는 최고

    의 행정 리더 CEO 이외에 예술적인 권한과 책임을 지니는 리더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예술감독(artistic director)이라 불리는데, 단체의 프로그램과

    아티스트의 선정, 단원들의 예술적 훈련과 공연 책임 등 본래의 설립취지를 직접적

    으로 구현하기 위한 제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와 차별화되는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는 인사, 재무, 기타 경영적인 결

    정을 내리고 이를 대내외적으로 실행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예술단체의 최고경

    영자는 직원에 대한 업무 감독, 자원봉사자 집단의 감독 및 관리, 장기계획의 수

    립, 후원기금의 모금, 부채·지원금·퇴직금·운영자금 등을 포함한 예산의 수립

    및 관리를 담당한다. 또한 배역 선정과 공연일정 등 프로그램 기획에 관련된 사항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25

    을 예술감독과 협의하여 추진하며, 각종 고용계약, 공연 관련 기술적 사항의 감독,

    대외홍보 및 매체 관리, 이사회의 정책과 결정사항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갖추고 자원봉사자 집단, 언론, 정치가, 학생과 교사, 후원단체, 이사회, 무엇

    보다 관객을 만족시켜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 양자의 권한과 책임이 중첩될 수 있기에 조직에 따라서는 한 사

    람이 두 가지 역할을 겸하는 경우도 있으며, 예술감독과 행정감독이 각각 분리되어

    있는 경우 설립취지에 관련된 주요한 현안은 양자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여 결정되

    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술경영에 있어서 양자의 균형이야말로 이상적인 예술단체를

    구현하는 주된 요소이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인하여 두 사람이 아닌 한 사람에 의

    하여 예술조직/단체의 운영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예술적 리더와 행정적 리더

    중 어느 편의 영향력이 더 큰가에 따라 조직의 모습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는데,

    때로는 강력한 예술적 리더가 행정적 리더의 역할을 겸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

    우가 발견되기도 한다. 특히, 공연장이나 페스티벌 등의 예술단체에서는 경영난으

    로 인해 예술감독의 역할을 행정감독과 통합화한 예도 발견된다.

    오늘날 오케스트라와 오페라단 같은 조직은 지휘자가, 무용단의 경우 안무가가

    예술감독을 맡는 경우가 흔하며, 이들은 예술가 리더로서 조직의 행정리더인 최고

    경영자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하여 업무를 진행한다. 오케스트라의 경우는 지

    휘자가 예술감독 또는 음악감독을 맡아서 행정적인 리더인 조직의 최고경영자와는

    분리된 역할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뉴욕 필하모닉, 필라델피아 오케스

    트라, 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미국의 오케스트라들의 경우는 엄격하게 예술

    감독과 행정감독의 직역을 구분하여 해당 전문가가 업무를 진행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술감독은 지휘자가, 경영부분은 재단에서 임명한 관계자나 외부전문가가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티모시 워커의 경우

    미국 오케스트라들의 예와는 달리, 런던필하모닉에서는 최고경영자가 예술감독직

    을 겸하면서, 별도의 수석 지휘자제도를 운영함으로써 상임지휘자제를 유지하고 있

    다. 따라서 LPO는 일반적인 예술조직론에서 보자면 적어도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 26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CEO의 권한과 책임이 강력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프로그램의 기획과 조

    직 운영의 총체적인 구도가 한 사람을 통해 조망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최고책

    임자의 역량과 전문성이 필요하며, 일반적으로 위험과 동시에 성공의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술조직에서는 최고경영자로서의 의사결정에 설립취지와 직접 연관되는 예술적

    인 고려와 판단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워커의 경우와 같은 예술감

    독의 겸직이 이원화된 조직의 경우보다 도리어 운영상 이상적인 면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결국 예술조직의 리더의 이원화가 필요한지의 문제는 리더의 역량과 자

    질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즉, 예술적 안목과 경영적 자질을 겸비한 전문가여야만

    두 가지 방향의 리더십을 수행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따라서 다양한 예술조직들에

    종사하는 예술경영자들은 다양한 교육 및 실무배경을 거치면서 그 전문성을 확보

    하게 되는데, 티모시 워커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타스매니아 대학교에서 음

    악 및 교육 분야 학위를 마치고, 뉴잉글랜드 대학교에서 재무관리 학위를 이수한

    바 있다.

    특히 워커의 경우 예술감독으로서의 권한은 거시적 조망에 필요한 예술적 측면

    의 그것이라 할 수 있는데, 세부 프로그래밍과 예술적 감독을 위해서 수석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2008/2009 시즌에 합류하는 수석 객원 지휘자 야닉 네제

    -세겡, 상주 작곡가 마크-앤터니 터니지 등의 젊은 예술가들 이외에도 정상급 외

    부 지휘자들이 협력하고 있으며, 예컨대 각종 교육 및 지역사회 프로그램에 있어서

    는 젊은 음악가들이 프로그램 단위로 음악감독의 역할을 맡아 진행하는 등 직접적

    인 예술적 판단에 있어서는 분권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예술조직에 있어서 예술적 판단과 경영적 판단이 분리되어 이루어질 수 없

    다는 본질적 특성을 고려해 볼 때, LPO의 경우와 같이 해당 예술조직의 상황에 적

    합한 유연한 리더십을 구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늘 새로운 청중을 찾

    아 쉼 없이 움직이는 LPO의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합류한 티모시 워커는 오케스

    트라가 마주한 환경에 적합한 경영모델을 구현하는데 충분한 역량을 지닌 예술경

    영자로서, 예술조직이 맞닥뜨리고 있는 민감한 두 날(edge)을 잘 조화시킨 리더로

    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된다.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27

    참고자료 2

    런던 필하모닉의 어제와 오늘

    황 장 원 ❙음악 칼럼니스트❙

    영국의 수도 런던에는 이른바 ‘5대 메이저 오케스트라’가 포진하고 있다. 런

    던 심포니, 런던 필하모닉, BBC 심포니, 필하모니아, 로열 필하모닉 등이 그 면면

    이다. 이 가운데 런던 필하모닉은 런던 심포니와 더불어 런던 악단의 ‘양대 산

    맥’으로 일컬어진다. 그만큼 런던 필하모닉은 런던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그에 걸맞은 전통과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런던 필하모

    닉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을까? 이들의 내한공연에 즈음하여 그

    역사와 현재를 점검해볼 기회를 마련했다.

    괴짜 지휘자의 열정

    런던 필하모닉의 역사는 한 괴짜 지휘자의 못 말리는 열정에서 시작되었다. 그

    지휘자의 이름은 토머스 비첨(Thomas Beecham). 근대 영국 교향악단의 역사를

    거론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879년 제약회사 재벌 집안에서 태어난

    비첨은 아버지의 반대로 정식 음악교육은 받지 못 했으나, 음악을 향한 열정을 주

    체하지 못하고 거의 독학으로 음악공부에 매진하여 결국 세계적인 지휘자로 이름

    을 날렸다.

    비첨은 무엇보다 사재를 털어 각종 대규모 음악 사업을 추진했던 것으로 유명하

    다. 서른 살 때 자신의 이름을 딴 교향악단을 설립했고, 코벤트 가든을 위시한 런

    던 유수의 극장들에서 오페라 시즌을 열었으며, 오늘날까지 존속하고 있는 두 오케

  • 28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스트라, 런던 필하모닉과 로열 필하모닉을 창단했다. 그는 한 때 음악 사업에 몰두

    한 나머지 가산을 탕진하기도 했으나, 그가 영국 음악계에 남긴 족적은 실로 거대

    한 것이었다.

    런던 필하모닉은 그 토머스 비첨에 의해서 1932년에 창단되었다. 그 해 10월 7

    일에 퀸즈 홀(Queen's Hall)에서 창단 연주회를 가졌고,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기

    전까지 비첨, 맬컴 서전트(Malcolm Sargent) 등의 지휘 아래 활발한 활동을 펼쳤

    다. 창단 당시 비첨은 폴 비어드, 조지 스트래턴(바이올린), 앤소니 피니(첼로), 제

    럴드 잭슨(플루트), 레온 구센스(오보에), 레지널드 켈(클라리넷), 기디온 홀부르크

    (바순), 마리 구센스(하프) 등의 명연주자들을 주축으로 악단을 구성했기 때문에,

    그 연주수준은 런던의 다른 오케스트라들에게 커다란 위협과 자극으로 다가갔다.

    한편 악단의 초기 역사에서 특별히 기억할 만한 일로는, 당시 10대였던 불세출의

    명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과의 잦은 협연, 비첨의 인솔 아래 독일로 연주여

    행을 떠나 히틀러 앞에서 가졌던 공연 등을 들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은 악단에 커다란 시련을 안겨 주었다. 1939년에는 개전과 함께

    악단의 스폰서가 재정 지원 중단을 선언했고, 1940년에는 비첨이 영국을 떠났으며,

    1941년에는 퀸즈 홀이 공습을 받아 파괴되면서 그 안에 보관되어 있던 악기들도

    함께 사라졌다. 하지만 좌절은 없었다. 재정 지원이 끊겼을 땐 신속히 단원 자치

    체제로 전환하여 어려운 상황을 타개해 나갔고, 악기들이 유실되었을 땐 BBC 방

    송의 호소에 따른 시민들의 대대적인 원조에 힘입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종전과 함께 비첨이 복귀했다. 창립자와 악단의 재결합은 적어도 음악적으로는

    성공을 거두었고, 18개월 동안의 밀월기간이 이어졌다. 하지만 전쟁 동안 운영 시

    스템이 바뀐 악단은 더 이상 비첨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악단은 비첨과 ‘봉

    급제’ 음악감독 계약을 맺으려 했고, 비첨은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결국 비첨은

    또 한 번 ‘자신의’ 오케스트라를 만들겠다며 악단을 떠났고, 단원들은 한 동안

    상임 지휘자 없이 시즌을 꾸려가야 했다.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29

    홀로서기에 나서다

    비첨은 떠났지만 런던 필하모닉의 단원들은 위축되지 않고 더욱 의욕적인 행보

    로 나아갔다. 상임 공백기에는 브루노 발터, 빌헬름 푸르트뱅글러, 빅토르 데 사바

    타, 세르주 첼리비다케 등 명망 높은 거장들을 객원 지휘자로 초빙하여 악단의 위

    상을 드높였고, 1947년에는 네덜란드의 명지휘자 에두아르드 반 베이눔(Eduard

    van Beinum)을 상임 지휘자로 영입하여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반 베이눔을 필두

    로 프랑스의 명지휘자 장 마르티농(Jean Martinon)을 비롯한 객원 지휘자들이 악

    단을 이끌었던 1949/50 시즌 동안 런던 필하모닉은 무려 248회의 콘서트를 소화

    했는데, 이는 런던 심포니의 103회, 필하모니아와 로열 필하모닉의 32회를 훨씬

    상회하는 것이었다.

    반 베이눔이 건강상의 이유로 1950년에 물러나자, 악단은 얼마 전 BBC 심포니

    에서 은퇴한 아드리안볼트(Sir Adrian Boult)를 영입했다. 20세기 중반 영국의 대

    표적인 지휘자 중 한 사람인 볼트는 비첨이 떠난 이후 재정비가 필요했던 악단의

    분위기를 일신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그의 활약상은 데카(Decca), 에베레

    스트(Everest), EMI 등지에 남겨놓은 엘가, 본 윌리엄스, 홀스트 등의 레코딩들을

    통해서 오늘날까지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볼트는 1956년에 영국 악단 최초의

    소련 공연을 지휘했고, 이듬해 상임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그 후에도 계속해서

    악단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1965년에는 악단의 회장으로 추대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악단은 아슬아슬한 위기의 다리를 건너야 했다. 1952년

    에는 볼트를 영입했던 경영 책임자 토머스 러셀을 정치이념 문제로 해임해야 했고,

    1950년대 후반에는 재정적인 곤란에 시달렸다. 1958년에 볼트의 후임으로 지명도

    가 다소 떨어지는 독일계 미국인 윌리엄 스타인버그(William Steinberg)를 영입한

    것도 그에 따른 고육지책이었으리라. 하지만 스타인버그의 부임은 결과적으로 악단

    의 경력에 득이 되었다. 스타인버그는 무엇보다 ‘오케스트라 트레이너’로서 출중

    한 능력을 보유한 인물이었고, 그의 통솔 아래 악단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앙상블을

    갖추게 되었던 것이다.

    1962년에 악단은 인도, 호주 및 극동 지역으로 연주여행을 떠났고, 당시 맬컴 서

  • 30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전트와 더불어 지휘를 맡았던 존 프리처드(John Pritchard)를 새로운 상임 지휘자

    로 맞아들였다. 전후 영국에서 ‘모차르트 오페라의 명수’로 이름을 떨쳤던 프리

    처드는 당시 글라인드본 오페라 페스티벌의 음악감독을 겸하고 있었는데, 그 영향

    으로 런던 필하모닉은 1964년부터 로열 필하모닉을 대신하여 글라인드본의 상주

    오케스트라로 활동하게 되었다.

    하이팅크와 새로운 전성기

    1967년 악단은 다시 한 번 네덜란드 출신 지휘자를 상임 자리에 앉혔다. 베르나

    르드 하이팅크(Bernard Haitink)! 그는 선배인 반 베이눔처럼 암스테르담 콘서트헤

    보의 지휘자를 겸했는데, 특유의 성실성으로 1인 2역을 성공리에 수행하며 악단을

    새로운 전성기로 이끌었다. 악단은 비첨 시대 이후 오랜만에 다시금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로열 페스티벌 홀의 관객수도 런던의 오케스트라들 중에서 수위를 차

    지했다. 하이팅크의 가장 큰 공로는 악단 운영에 지속성과 안정성을 가져다준 것이

    었다. 그는 1979년까지, 장장 12시즌 동안 자리를 지키며 비첨 이후 오랜만에 ‘장

    기 집권 시대’를 열었고, 그 덕분에 악단은 다양한 기획과 수익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데니 케이, 듀크 엘링턴 등 비(非) 클래식 아티스트들과의 교류가 활발해진

    것도 이 무렵부터였다.

    1970년대에 악단은 서방 악단 최초로 중국에서 공연한 것을 비롯하여 미국, 서

    유럽, 소련 등지로 연주여행을 다녔고, 에리히 라인스도르프, 카를로 마리아 줄리

    니, 게오르그 숄티(Georg Solti) 등 기라성 같은 거장들과 작업했다. 이 가운데 숄

    티는 1979년부터 1983년까지 상임을 맡아 악단을 보다 강력한 비르투오소 오케스

    트라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숄티의 뒤를 이은 인물은 독일의 명장 클라우스텐슈테트(Klaus Tennstedt)였다.

    비범한 정열과 직관의 소유자였던 텐슈테트는 7시즌 동안 재임하며 특히 말러 연

    주로 맹위를 떨쳤으나, 안타깝게도 한창 절정기를 구가하던 시점에 후두암 판정을

    받아 지휘봉을 놓아야만 했다. 하지만 그가 런던 필하모닉과 스튜디오에서 녹음했

    던 말러 교향곡 전집(EMI)과 몇 종의 라이브 레코딩들은 지금까지도 말러 애호가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31

    들 사이에서 필청의 명반으로 회자되고 있다.

    1990년, 악단은 당시 나이 서른이 채 안 된 오스트리아의 신예, 프란츠 벨저-뫼

    스트(Franz Welser-Most)를 텐슈테트의 후임으로 낙점했다. 런던 필하모닉을 통

    해서 메이저 오케스트라 무대에 데뷔한 바 있는 벨져-뫼스트는 명민한 곡 해석과

    세련된 연주 스타일로 악단에 새로운 활력을 일으켰고, 특히 참신한 브루크너 해석

    으로 호평을 받았다. 1996년에 런던 필하모닉에서 물러난 그는 스위스 취리히 오

    페라의 음악감독을 거쳐 현재 미국 클리블랜드 관현악단의 음악감독으로 있으며,

    2010년부터는 빈 국립 오페라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할 예정이다.

    벨져-뫼스트가 떠난 후 한 동안 객원 지휘 체제로 운영되던 런던 필하모닉은

    2000년 들어 구동독 출신의 거장 쿠르트 마주어(Kurt Masur)를 상임으로 모시면

    서 다시금 안정화를 꾀했다. 마주어는 7년간의 임기를 마친 후 2007년 가을에 러

    시아 출신의 젊은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Vladimir Jurowski)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런던 필하모닉의 현재

    모두에 언급했듯이, 오늘날 런던 필하모닉은 런던 심포니와 더불어 런던을 대표

    하는 악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물론 ‘5대 메이저 오케스트라’에 속하는 다른 세

    악단도 무시해서는 안 되겠지만, BBC 심포니는 방송국 소속 악단의 특성상 그 활

    동 영역을 다른 악단들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르고, 필하모니아

    나 로열 필하모닉은 최근 들어 연주력이 저하되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따라서

    악단의 기량으로 보나, 국제적인 지명도로 보나, 세 악단은 도시 이름을 간판으로

    내걸고 있는 두 악단에 다소 못 미친다고 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재 런던 필하모닉의 라이벌은 런던 심포니뿐이라고 할 수 있겠

    다. 굳이 두 악단을 비교하자면, 역사는 런던 심포니가 30년 정도 더 길지만, 실력

    면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전반적인 앙상블의 충실도와 안정감의 면에서는

    런던 심포니가 낫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런던 필하모닉의 다채로운 사운드와 다

  • 32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이내믹한 기동성을 더 높이 사는 쪽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아울러 작곡가나 작품

    에 따라 런던 필하모닉이 우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단 런던 필하모닉은

    ‘런던에서 가장 훌륭한 브람스 악단’으로 불리고 있으며, 텐슈테트 이래로 쌓아

    온 말러 연주의 권위도 지나칠 수 없다. 또 최근에는 신임 지휘자인 유로프스키의

    영향으로 러시아 레퍼토리에 대한 반응력이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

    여기서 잠시 런던 필하모닉의 홈그라운드인 ‘로열 페스티벌 홀(Royal Festival

    Hall)’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겠다. 템즈강변에 위치한 사우스뱅크 센터

    (Southbank Centre) 내부에 있는 이 거대한(2900석) 공연장은 그 크기 탓에 풍부

    한 소리를 들려주지는 못하지만, 런던 심포니가 사용하고 있는 바비칸 센터에 비하

    면 음향상태가 한결 나은 편이다. 공연장의 음향상태가 악단의 기능과 불가분의 관

    계에 있음을 상기할 때, 런던 필하모닉은 런던 심포니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

    고 있는 셈이다.

    한편 여름 시즌 동안에 런던 필하모닉은 런던 남쪽의 동 서섹스 지방에서 열리

    는 ‘글라인드본 오페라 페스티벌(Glyndebourne Opera Festival)’의 메인 오케

    스트라로 활약하고 있다. 이 역시 ‘콘서트 오케스트라’의 이미지가 강한 런던 심

    포니와 대비되는 면모라 하겠다. 또한 런던 필하모닉은 ‘전속 작곡가 제도’를 운

    영하며, 영국의 현대작곡가 마크 앤소니 터니지(Mark-Anthony Turnage)를 그 자

    리에 임명해 놓고 있다.

    런던 필하모닉의 역사를 살피다 보면 역대 상임 지휘자 계보의 이면에 모종의

    패턴이 도사리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그 패턴이란, 노련한 중견 지휘자에 의한

    ‘안정과 숙성의 시기’와 패기 넘치는 신진 지휘자에 의한 ‘활력과 도전의 시

    기’의 교대이다. 특히 텐슈테트, 벨저-뫼스트, 마주어, 유로프스키로 이어져온 최

    근의 흐름에서 그러한 사실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지금 런던 필하모닉은 ‘활력과 도전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이런 면모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고

    해야겠는데, 상임 지휘자인 유로프스키가 아직 30대 후반인데다, 다음 시즌부터 수

    석 객원 지휘자로 이름을 올리게 될 캐나다 출신의 야닉 네제-세갱(Yannick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33

    Nezet-Seguin)도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이기 때문이다. 이들 ‘젊은 피’가 런던

    필하모닉을 과연 어떤 모양새로 변화시켜 놓을지 궁금한데, 이번 내한공연이 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 34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참고자료 3

    Go Forward - 런던 필하모닉이 전진하는 법

    강 다 미 ❙공연기획사 크레디아❙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지난 2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보내는 이메일 뉴스레터에 재미있는 사진

    이 한 장 실렸다. 대부분의 예술단체나 극

    장이 그러하듯 홍보 수단으로서의 이메일

    뉴스레터에는 공연 정보가 최우선으로 수

    록되기 마련이고, 런던 필하모닉에서 보내

    는 메일도 예외는 아니다. 2008/09 시즌

    소식을 시작으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상임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외 월드클

    래스 급 객원 지휘자와 협연자의 이름이 알차게 실린 이 날 뉴스레터 하단에는 런

    던 필하모닉이 새로 마련한 화물 자동차(New Lorry)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차

    량 양쪽 사이드, 뒤 쪽, 더불어 지붕까지 우리 로고가 새겨진 새 차는 무척이나 밝

    고 활기찬 분위기입니다.” 명실상부한 최고 지휘자와 연주자 및 공연 프로그램,

    그리고 새로 마련한 차량의 사진이 같이 실린 이 뉴스레터는 현재 런던 필하모닉

    이 어디에서나 공공연히 명시하고 있는 그들의 사명(mission statement)을 떠올리

    게 한다. “우리는 가장 수준 높은 예술 수준을 목표로, 가능한 한 가장 넓은 범위

    의 관객을 위해 연주합니다.” 그리고 2008년 3월, 우리는 이제 런던 필하모닉이

    내세운 사명을 한국에서 직접 확인할 기회를 앞두고 있다.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35

    런던 필하모닉의 역사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흔히 말하는 런던 기반의 Big 5 오케스트라(런던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BBC 심포니, 로열 필하모닉, 필하모니아) 중 하나이며, 사

    실상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더불어 런던을 대표하는 전통의 오케스트라이다.

    1932년 토마스 비첨 설립 이래 75년 역사의 런던 필하모닉 포디움을 거친 지휘자

    는 에두아르트 벤 베이눔(Eduard van Beinum), 베르나르드 하이팅크(Bernard

    Haitink), 게오르그 솔티(Sir Georg Solti), 클라우스 텐슈테트(Klaus Tennstedt)와

    쿠르트 마주어(Kurt Masur) 에 이른다. 이 20세기의 명장들은 각각 특유의 카리스

    마와 리더십을 발휘, 런던 필하모닉을 민주적이면서 개성 있는 연주 단체로 발전시

    켰다. 네덜란드 출신의 베이눔은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와 런던 필하모닉의 수

    장을 겸하며 동시에 두 단체를 솜씨 좋게 키워냈으며, 하이팅크는 12년 간 런던 필

    하모닉의 상임을 맡아 오케스트라의 내공을 다지며 새로운 부흥기를 이끌었다. 텐

    슈테트는 후두암으로 물러나기 직전까지 집념의 의지로 런던 필하모닉을 담금질했

    다. 이 개성 넘치는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의 족적을 따라가 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21세기 런던 필하모닉의 현재와 미래는 지금까지의 모습 못지않은 또 다른 강력한

    개성을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예술감독 티모시 워커

    (Timorthy Walker, 1954~)와 세계 지휘계의 떠오르는 샛별 블라디미르 유로프스

    키(Vladimir Jurowski, 1972~)가 있다.

    티모시 워커, one of the most exciting managers in

    the business

    “오케스트라는 깨지기 쉬운 조직입니다. 오케스트라의 상업적인 부분과 창의성을 요하는

    부분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기란 항상 어렵습니다.” – 2004, BBC 인터뷰 중

    지난 2002년, 창단 70주년을 맞이한 런던 필하모닉은 새로운 예술 감독으로 티

    모시 워커를 임명했다. 런던 필하모닉 부임 이전 티모시 워커의 경력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호주 체임버 오케스트라(Australian Chamber Orchestra)에 관한 부분

    이다. 그는 1989년부터 10년 동안 호주 체임버의 총 감독을 맡아 호주 체임버로부

  • 36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터 기존 ‘오케스트라’ 들이 지닌 권위적이고 엄숙한 이미지를 떼어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클래식을 연주하는 호주 체임버가 내세운 이미지는 ‘고

    전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고, 이런 노력에 힘입어 호주 체임버는 유연하면

    서도 현대적인 오케스트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37

    ISPA 이사를 거쳐 행정 전문가로 명성을 날린 티모시 워커의 명성은 런던 필하

    모닉에서도 유효하다. 우리는 티모시 워커가 호주 체임버 시절 만들어 낸 신선한

    분위기의 이미지를 최근 런던 필하모닉의 브로셔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2005년 부터는 런던 필하모닉 자체의 레이블을 만들어 음반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는 십 수 년의 시간이 지난 후 그간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던 레코딩 계약이 만

    료되는 등의 이유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레코딩을 통한 수익

    창출 보다 관객들이 오케스트라가 만들어 낸 결과물에 좀 더 쉽게 접근하도록 하

    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것이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의미의 런던 필

    하모닉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one of the most up-coming

    brilliant conductors in the music

    ‘유로프스키의 시대는 황금시대로의 준비를 마쳤다.- 2007년 10월, 데일리 텔레그라프 리뷰 중

    런던 필하모닉이 창단 70주년이 되던 해 티모시 워커를 새 예술감독으로 들였다

    면, 창단 75주년이었던 지난 2007년에는 모스크바 출신의 신예 블라디미르 유로프

    스키를 새로운 상임 지휘자로 세웠다. 세계 지휘계의 떠오르는 3대 거장으로 일컬

    어지는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1972~), 구스타보 두다멜(1980~), 다니엘 하딩

    (1975~)의 행보는 이미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관심의 대상이 된지 오래이다.

    환한 미소와 열정적인 지휘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두다

    멜은 2009년 시즌부터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을 맡을 예정이며, 유럽에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는 하딩은 지난 2006년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내한, 유

    려하고 말끔한 사운드로 그 명성을 국내 무대에서 입증한 바 있다.

  • 38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구스타보 두다멜

    다니엘 하딩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이번 3월 런던 필하모닉 지휘로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유로프스키는 러시아 출

    신다운 맹렬한 기세가 일품이다. 최근에는 한껏 그 기세를 살려 클래식 음악계의

    지휘자 세대교체 붐을 주도 중이다. 런던 필하모닉 및 글라인드본 오페라 페스티벌

    (런던 필하모닉은 글라인드본 오페라 페스티벌의 상주 오케스트라이며, 유로프스키

    는 이미 2001년부터 글라인드본 오페라 페스티벌 예술 감독을 맡아 런던 필하모닉

    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예술 감독뿐만 아니라 러시아 국립 오케스트라, 계몽시대

    오케스트라의 객원 수석인 유로프스키의 스케줄을 보면 가히 그의 인기를 더욱 실

    감할 수 있다. 2008/09 시즌에는 같은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에 주

    력할 예정이어서 한결 기대를 더하고 있다.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39

    최근의 런던 필하모닉

    런던의 문화 중심지인 테임즈 강에는 런던이 자랑하는 문화 공간 사우스뱅크 센

    터(Southbank Centre)가 있다. 음악, 연극, 무용, 오페라, 전시 등 전 장르를 포괄

    적으로 수용하는 복합 문화공간인 이곳은 시민들을 위해 1년 내내 개방된 곳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사우스뱅크 센터 안에 있는 로열 페스티벌 홀은 지난 2007년 보

    수 공사를 마치고 런던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으며, 런던 필하모닉은 바로 이곳,

    시민에게 가장 가까운 곳으로서의 로열 페스티벌 홀 상주 단체이기도 하다.

    최근 음악 단체로서의 런던 필하모닉의 움직임 중 주목할 만한 것은 상임 작곡

    가 마크 앤소니 터니지(Mark-Anthony Turnage, 1960~)에게 위촉되어 선보이는

    새 작품들과 객원 수석 지휘자로 선정된 야닉 네제 새갱(Yannick Nézet-Séguin,

    1975~)이다. 새로 위촉되는 곡을 무대에 계속 올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모험이지

    만, 과거 그 시대에 초연되었던 곡이 현재의 고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실행에 옮

    기는 것은 예술단체로서의 오케스트라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런던 필하

    모닉은 터니지의 새 곡을 계속 선보이고 있으며, 이번 내한에서도 역시 터니지의

  • 40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곡을 사흘 동안 연주할 예정이다. 야닉 네제 새갱은 유로프스키와 마찬가지로 역시

    30대의 젊은 지휘자로, 개성 강한 런던 필하모닉에 계속해서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음반, 방송, 영화에 대해서도 유연한 포용력을 갖고

    있다.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반지의 제왕’을 필두로 ‘아라비아의 로렌

    스’, 가브리엘의 오보에 테마로 유명한 ‘미션’ 등 이제 고전으로 남은 영화 음

    악뿐만 아니라 드래곤 퀘스트, 파이널 판타지 등의 게임 음악에서도 우리는 런던

    필하모닉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자체 레이블을 통한 음반 발매가

    궁극적으로 런던 필하모닉과 관객을 좀 더 가깝게 이어주기 위함이라면, 런던 필하

    모닉의 이런 대외적인 활동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런던 필하모닉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사명(Mission

    Statement)은 “우리는 가장 수준 높은 예술을 목표로, 가능한 한 가장 넓은 범위

    의 관객을 위해 연주합니다.” 이다. 티모시 워커와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를 필두

    로 현재의 런던 필하모닉을 말할 수 있는 모든 단서들은 이 사명을 구체적으로 실

    천하기 위해 존재한다.

    11일(화) 토크쇼에서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티모시 워커를 통

    해 클래식 음악의 본향이자 ‘5대 메이저 오케스트라’가 포진한 런던에서 평균

    객석 점유율 82%, 연이은 매진 사례를 기록하고 있는 런던 필하모닉의 마케팅 전

    략과 프로그래밍 노하우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음악을 확인하기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예술단체 중 하나로서 런던 필하모닉

    의 행정 노하우를 확인해 보자.

  • 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티모시 워커 초청 토크쇼 41

    런던 필(LPO) 티모시 워커 초청토크쇼

    강은경 : 안녕하세요. 런던 필하모닉 예술감독 티모시 워커 토크쇼의 사회를 맡은

    강은경입니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아티스트들이 가장 공연하고

    싶은 곳이며, 런던에 모인 세계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 단체 5개 중 런

    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더불어 런던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입니다. 지난

    해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75년을 맞았고, 2003년 이래 티모시 워커

    가 예술 감독 겸 최고 행정가를 맡고 있습니다. 호주 최고 오케스트라에

    서 10년 동안 총감독직을 맡으며 호주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최고 수준으

    로 올려놓고, 1990년대 월드오케스트라를 만들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

    는, 호주를 대표하는 음악행정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였습니다.

    오늘 토크쇼는 런던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미래 새로운 청중을 향한 진보

    하는 동안 예술 감독으로서 그가 해온 일에 대해 궁금하신 것을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티모시 워커 예술 감독의 얘기를 듣고, 그 후에 궁금하신 점

    들을 질문하고 대답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티모시 : 먼저 이렇게 초대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 와서 여러분을 만나게

  • 42 2008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 해외전문가 초청특강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는 호주 타스매니아 지방에서 태어났고, 어

    렸을 때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한번은 부모님이 오케스트라 공연장에 저를

    데리고 가셨는데, 그때 나중에 크면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를 해야겠다는 생

    각을 하였습니다. 그 후에 바이올린 레슨을 시작했고, 자라면서 계속 음악

    관련 그룹의 리더로 활동해왔습니다. 대학에서도 정치외교학과 음악을 함

    께 공부했습니다. 이후 3년 동안 법학공부를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고, 예술경영 쪽에서 일 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습니다.

    대학을 졸업 한 후 첫 직장은 캔버라 콘서트홀의 매니저였습니다. 그 후

    호주 체임버 오케스트라에서 2년 동안 마케팅 담당을 하였고, 1989년부터

    1999년까지 10년 동안 총감독으로 일하였습니다. 그때 이루었던 업적은

    상근단원제와 순회공연 도입이었습니다. 호주 전역을 돌며 공연을 했고,

    미국, 프랑스 등 국제적인 도시와 여러 다른 국가에서 순회공연을 가졌습

    니다. 제가 총감독으로 일하는 10년 동안 오케스트라 수입은 총 8배 정도

    성장하였습니다. 이후 국제 오케스트라 시즌을 창단했고, 두 번의 공연을

    갖고 난 후에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예술 감독으로 일하지 않겠

    냐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런던 필하모닉은 너무나 매력적인 오케스트라이

    고, 예술 감독과 대표직을 동시에 맡을 수 있는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