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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총 70년의 성찰과 미래 대한민국 교육 30년의 길 · [주제발표 1] 한국교총 70년의 성과와 과제 발표신현석 (고려대 교수) 토론 이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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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그램

    시 간 일 정

    12:30~13:30 등 록

    13:30~13:50 개회식 사회 :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

    ▪국민의례▪인사말▪축 사

    13:50~14:20 기조강연

    한국교총 70년의 성찰과 미래 대한민국 교육 30년의 길

    ▪발표 성낙인 (서울대 총장)14:20~16:50 주제발표 및 토론 좌장 : 김희규 (신라대 교수)

    14:20~14:40

    14:40~15:00

    [주제발표 1] 한국교총 70년의 성과와 과제

    ▪발표 신현석 (고려대 교수)▪토론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심규선 (동아일보 고문)

    15:00~15:10 휴 식

    15:10~15:30

    15:30~16:20

    [주제발표 2] 교총 100년을 위한 미래 교육 30년의 나아갈 방향

    -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 진단과 향후 대응전략-

    ▪발표 안선회 (중부대 교수)▪토론 엄미선 (경기 일동유치원 원장,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

    박종필 (부산 수미초 교장,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회장)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공동대표)

    박인현 (대구교대 교수, 한국교총 부회장)

    양영유 (중앙일보 논설위원)

    16:20~16:50 ▪자유토론·종합정리▪폐회

  • 환 영 사 ▪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3

    축 사 ▪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5▪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7▪ 장해랑 (EBS 사장) ················································································9▪ 강선보 (한국교육학회 회장) ······························································11▪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대표) ············································12

    기 조 강 연 한국교총 70년의 성찰과 미래 대한민국 교육 30년의 길

    ▪발표 성낙인 (서울대 총장) ································································ 17

    주제발표1 한국교총 70년의 성과와 과제

    ▪발표 신현석 (고려대 교수) ································································ 65▪토론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 147

    심규선 (동아일보 고문) ·························································· 154

    주제발표2 교총 100년을 위한 미래 교육 30년의 나아갈 방향

    -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 진단과 향후 대응전략-

    ▪발표 안선회 (중부대 교수) ······························································ 163▪토론 엄미선 (일동유치원 원장,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 ···· 245

    박종필 (부산 수미초 교장,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회장) ··· 250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공동대표) ····255

    박인현 (대구교대 교수, 한국교총 부회장) ··························268

    양영유 (중앙일보 논설위원) ··················································275

    목 차

  • 환영사 및 축사

    환영사 하 윤 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축 사 김 상 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 재 춘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장 해 랑 EBS 사장

    강 선 보 한국교육학회 회장

    이 갑 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대표

  • - 2 -

  • - 3 -

    환 영 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하 윤 수

    한국교총이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정부가 수립되기 1년 전인

    1947년, 백여 명의 선배 교육자들은 서울 덕수초등학교에 모여 일제교육 청산과

    민족문화 창달, 문맹퇴치, 교육기회 확대를 주창하며 한국교총의 전신인 ‘조선교

    육연합회’를 창립했습니다. 이후 70년 동안 교총은 대한민국 교육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며 교육발전과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한국교총이 창립 70주년을 맞이했다는 것은 그동안 교총이 변화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제 역할을 수행해왔고 교원들과 고락을 함께 해왔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

    다. 그러나 미래사회는 학교와 교원, 그리고 교원단체에게 어떠한 모습과 역할을

    요구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현재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금까

    지 학교에서 당연시되던 교육의 내용과 방법, 교원의 역할 자체를 바꿔놓을 것입

    니다.

    독수리는 나이가 들면 부리가 가슴으로 파고들고 발톱은 안으로 굽고 날개는

    약해져서 사냥은커녕 날기조차 힘든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독수리가 살아남아

    30년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부리를 부러뜨리고 발톱과 낡은 깃털

    을 뽑아내는 고통스러운 환골탈태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한국교총이 창립 70

    주년에서 30년의 도약을 통해 100년 역사를 가진 조직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독수리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 - 4 -

    대한민국 교육과 교직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증명해야 합

    니다.

    한국교총 70주년 교육 대토론회는 변화하는 사회 속에 대한민국 교육과 교총

    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

    를 직시하며 미래를 설계할 때, 도약과 발전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오늘 토론회

    에서는 우리 교육과 교총이 처한 현실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고자, 그동안 가까이

    또는 멀리서 교총의 활동을 지켜보셨던 분들을 기조강연과 주제발표자로 모셨습

    니다. 우리 교육과 교총의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생각을 가감 없이 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기조강연을 맡아주신 성낙인 서울대 총장님, 주제발표를 맡아주신 신현석 고려

    대 교수님, 안선회 중부대 교수님, 그리고 토론을 맡아주신 여러분들에게 진심으

    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바쁘신 가운데 오늘 토론회를 찾아주신 선생님들께도

    감사 말씀을 전합니다. 한국교총 70년 역사가 선생님 한분 한분의 교육에 대한

    헌신과 열정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처럼, 대한민국 교육과 교총의 미래에 대한 선

    생님들의 애정 어린 비판과 조언이 한국교총 100년 도약의 역사를 써내려갈 발

    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 5 -

    축 사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 상 곤

    안녕하십니까?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상곤입니다.

    한국교총 창립 70주년을 맞아 교육 대토론회를 개최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

    하합니다.

    한국교총은 1947년 11월 23일 창립 이래 전문직 교원단체로서 교원의 처우개

    선과 복지증진, 교권보호의 과제를 넘어서 교육의 연구와 조사를 통한 대한민국

    교육이론과 방법을 구현하고자 많은 활동과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을 잘 알고 있

    습니다.

    그동안 헌신적인 교육활동으로 대한민국 교육 발전을 위해 애써주신 하윤수 한

    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님을 비롯한 회원 여러분의 노고에 이 자리를 빌려 진심

    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토론회 주제인 ‘한국교총 70년의 성찰과 미래 대한민국 교육 30년의 길’

    처럼 과거의 노정을 뒤돌아보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교육을 대비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금은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걸맞는 창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서 어떤 교육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야하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에 교육부는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6대

  • - 6 -

    국정과제와 31개 실천과제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향후 국정과제를 추진함

    에 있어서 상호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교육공동체와 더불어 올바른 방향으로의

    정책을 수행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번 교육 대토론회를 통해 한국교총의 교육 발자취에 대한 성찰과 대한민국

    교육의 발전을 위한 대안을 모색해보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한국교총 창립 70주년 기념 교육 대토론회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

    드리며, 오늘 뜻 깊은 자리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 7 -

    축 사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김 재 춘

    안녕하십니까.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김재춘입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창립 제70주년을 축하드리며, 의미 있는 자리에 초청해

    주신 하윤수 회장님과 관계자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서울대 성낙인 총장님과 발표와 토론을 위해 참석해 주신 전문가 여러

    분, 그리고 토론회에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신 많은 귀빈 여러분, 모두 환영

    합니다.

    한국교총 창립 70주년을 맞이해 열리는 이번 교육토론회는 한국 교육의 역사

    와 함께한 한국교총의 70년을 종합적․포괄적으로 되돌아보고, 미래 한국교육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1947년 설립 이래 한국교총은 국내 교육계에서 일어나는 현장 소식과 다

    양한 목소리를 전달해왔고,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정책 대안 제시를 통해 한

    국교육의 발전과 성장에 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국내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교육토론회는 한

    국교총과 함께한 우리나라 교육의 성과와 시행착오, 그리고 향후 과제를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 8 -

    이번 교육토론회에서 이루어질 다양한 논의를 통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결과

    가 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바쁘신 중에도 오늘 행사에 참여해 주신 많은 선

    생님들을 포함한 귀빈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하윤수 회장님과 직원 여

    러분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지난 70년의 전통과 성과를 바탕으로 앞

    으로 더 큰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 9 -

    축 사

    EBS 사장 장 해 랑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을 지향하며 대한민국의 교육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

    해 온 “한국교총 창립 7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사람들은 70세 생일에 고희연을 열어 축하를 합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 70

    세까지 사는 것은 드물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만, 기업이나 단체가 70년의 역

    사를 갖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한국교총이 지내온 70년, 그 길에는 무수

    히 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었겠지만, 자랑스러운 70년의 역사를 쓸 수 있게 된

    것은 사회와 교육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고 스스로를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이 있었

    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한국교총은 우리 교육과 교직사회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우리나라 교

    육문제에 대해 교원을 대표하여 목소리를 냈으며, 특히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통

    해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노력했습니다.

    한국교총의 빛나는 성과와 오랜 역사는 기념하고 축하할 만한 것입니다. 그러

    나 성과를 축하하는 일은 쉽지만 실패와 좌절을 돌아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오늘

    개최되는 ‘교육 대토론회’는 우리 교육의 미래와 한국교총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

    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입니다.

    오늘 토론회가 우리 교육과 한국교총의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 - 10 -

    지혜를 나누는 자리가 되어 미래 대한민국 교육 30년의 길을 밝히는 한국교총이

    되고, 나아가 100년 교총으로 우뚝 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행복한 교육세상 EBS”와 더불어 대한민국 교육발전을 위해 매진하는 한국교

    총의 창립 70주년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 11 -

    축 사

    한국교육학회 회장 강 선 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설립 7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주지하다시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947년 설립 이래로 교원의 전문적, 사

    회적, 경제적 지위향상과 교권확립을 기함으로써 한국 교육의 진흥과 양질의 교

    육 문화 창달에 기여하여 왔습니다. 이러한 한국교총의 설립 70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의 성과와 미래 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교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

    는 이 토론회는 한국교육의 발전을 위한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이 뜻깊은 공동 숙의의 장이 한국교육의 문제를 진단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하며,

    교원, 학생, 학부모가 함께 공감하는, 합리적이고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이루어나

    가는 초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여 한국의 교육구성원들이 모두 행

    복하게 되고 전 세계에서 선도적인 교육문화의 창달의 중심이 될 수 있기를 기

    원합니다.

    우리 교육 현장의 발전에 기여해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님과 임원진 이

    하 모든 구성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더 큰 도약과 번영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 12 -

    축 사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대표 이 갑 산

    교육만큼 국가를 발전시키는 것은 없습니다.

    어떠한 지하자원도 산업도 교육을 통해 일구는 인적자원을 대체할 수 없습니

    다. 세계를 앞서가는 선진국은 항상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며 미래를 대비합니다.

    대한민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달성할 수 있

    었던 것도 교육의 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과학기술변화에 따른 글로벌 경쟁력

    제고는 교육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국제환경은 우리

    에게도 본질적 과제를 던집니다. 바로 교육혁신을 통한 미래비전입니다.

    인공지능의 발달 등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교육혁신에 매진해야 합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한다 하더라도 인간이 빚어내는 상상력과 창의력, 깊이

    를 알 수 없는 지혜를 넘어 설 수는 없다는 것이 과학철학계의 통념입니다. 지난

    시절 산업화는 4지선다형 문제에서 정답을 골라내는 교육방식에 의존했다면,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전면화 될 지금부터의 사회는 아무도 생각해 내지 못했던 답,

    창의적인 상상력을 키우는 교육에서 경쟁력이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기본적인

    지적능력을 함양하는 한편, 자신의 창의성을 소통을 통해 발휘해 나갈 수 있는

    인재가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70년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한국교총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봅

    니다. 대한민국의 격동의 현장을 지나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교육을 지켜왔던

  • - 13 -

    한국교총의 발걸음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무게중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입니다.

    18만 한국교총 회원여러분!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교육혁신을 통해 앞으로 펼

    쳐질 100년을 책임지는 희망찬 비전으로 교육현장을 가꿔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뜻 깊은 토론회를 준비해 주신 하윤수 회장님 이하 임원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

    씀을 표하며 더욱 더 건승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 14 -

  • 기조강연

    한국교총 70년의 성찰과 미래 대한민국 교육 30년의 길

    성낙인 서울대 총장

  • - 17 -

    한국교총 70년의 성찰과 미래 대한민국 교육 30년의 길

    성 낙 인

    서울대학교 총장

    Ⅰ. 들어가는 말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자유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성공적

    으로 정착시켰습니다. 그동안 세계가 경탄할 만한 진전된 위상을 일구어 왔습니다. 하지

    만 지금 우리나라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여 있습니다. 세계사적으로는 이데올로기가

    종언을 고한 현대사회의 이면에 국가이기주의적인 패권주의가 부활함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도 불안을 떨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리는 물질적·경제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

    하였지만, 사회구조적·정신적 위기는 여전히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산업화와 민

    주화 과정에서 쌓여온 적폐들이 아직도 우리 주변을 떠돌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우리는 낡은 인식과 이념의 장벽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입각한 시대정신

    (Esprit du temps)에 부응하여야할 역사적 소명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공동체적 가치의 핵심인 공익, 공공성,

    공동선(共同善, common good)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산

    업화와 민주화 이후의 새로운 국가형성(nation-building)은 하늘이 무너져도 법과 원칙

    이 지배하는 정의로운(Fiat Justitia, Ruat Caelum) 사회로부터 출발하여야 합니다. 이

    를 위하여서는 이상과 현실을 아우르는 실존적 사고(existentialisme juridique)에 입각

    한 실천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하여 있는 지나친 경쟁이 인간의 선한 의지를 침식하고 있으

    며, 점점 심각하여지고 있는 사회의 양극화 현상은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역동성과

    다양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이동성(social mobility)이 점점 약

    화되어 감에 따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는 대신 사회에 대한 분노와 불신이 일상 깊

    숙이 들어와 있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국민의 뜻을 모으지 못하고 있습니

    다. 이러한 문제의 해법을 찾는 시작은 ‘교육’으로부터 출발하여야 합니다.

    지금 세계는 한국인들의 ‘배움’에 대한 높은 관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Barack Obama) 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중에 한 연설에서 수차례 한국인의 높

  • - 18 -

    은 교육열을 극찬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 36년과 동족상잔의 비극

    6·25전쟁을 겪으며 온 나라가 피폐해져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1960년대 초반까지 일인

    당 국민소득은 100불(Dollar)도 되지 아니하는 세계 최빈국이었습니다. 이렇게 전쟁과

    가난으로 시련을 겪었던 시절을 극복하고 한국을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실현한 모범국

    가로 올려놓은 원동력은 교육에 대한 국민의 열정이었습니다. 대학은 ‘상아탑’이 아니라

    ‘우골탑’(牛骨塔)으로 비아냥거려지기도 하였습니다. 농경시대에 보배이었던 소를 팔아서

    그 돈으로 대학을 보낸 우리 선조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반영된 말입니다. 하지만 바로

    부모님들의 자신을 불사르는 교육열 덕분에 오늘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는

    교육입국을 이룩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지구촌 가족은 위기의 일상화와 더불어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룩한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만으로는 세계적

    인 선진 대열에 진입하기 위한 장벽을 넘기가 결코 쉽지만은 아니합니다. 다시 한 번 교

    육을 통하여 그 장벽을 깨고 선진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마중물

    을 마련하여야 할 것입니다. 매일경제신문이 주관한 ‘2017년 세계지식경제포럼’에서

    2017년 5월까지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프랑수아 올랑드(François Hollande) 전 대통령도 이와 같은 동시대의 위기 상황을 설파한 바 있습니다.1) 그 위기는 정치적인 문제에

    서부터 출발하여 경제·사회 등 모든 영역에 미치고 있습니다.

    교육문제 또한 지구촌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안입니다. 자고로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하지만 우리의 교육현장은 조령모개(朝令暮改)라 할 정도로 정

    권이 바뀔 때마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정책 변화를 초래하여 결국은 어린 학생들이 정

    부정책 변화의 희생양이 되어 왔던 것이 엄연한 한국적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

    민국의 교육을 위기라고 진단하지 아니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

    다. 개인 단위는 물론, 학교·지역 사이 및 국가 사이에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교육문제

    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를 비롯한 여러 단위에서 해법과 조치를 강구하고 있으나, 큰

    성과는 없는 실정입니다. 오히려 각 교육 주체 사이의 갈등 심화, 중범죄 수준의 학생들

    의 학교폭력 증가, 교권 추락과 교사 자질 문제 야기, 각종 학교 비리, 정부의 교육정책

    혼란 등 여러 가지 산적한 문제가 더욱 표면화 되고 있습니다. 교육의 근본적이고 궁극

    적인 목적이자 목표는 우리 헌법에서 천명하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교육현

    1) 2017년 7월 17일부터 시작된 이번 포럼에서는 ‘변곡점을 넘어, 새로운 번영을 향해(’L’inflection Point: Toward New Prosperity)라는 화두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번영의 해법을 모색하려 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이 위기시대의 국제정치질서‘(L’ordre politique international en période de crise)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였고, 이어서 성낙인 서울대학교 총장과 공개적인 대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성낙인 총장의 질문에 올랑드 대통령은 오늘날 지구촌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류 공통의 보편적 과제인 민주주의, 대화, 타협, 연대와 같은 가장 일반적이고 원칙적인 입장에서 접근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 - 19 -

    장에서 구현하는 데 있습니다. 그간 교육현장에서는 인간존엄성의 실천이라는 차원에서

    인성교육이 강조되고 있기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인간존엄성의 실천은 하나의

    공허한 메아리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날로 황폐화되어 가고 있는 교육현장은 사람 냄새

    가 나는 인성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교원단체이면서

    오랜 세월 풍파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면면히 그 정신을 이어온 한국교총에 거는 기대

    가 크다 하겠습니다. 물론 그간 교총에서는 이를 구현하기 위하여 2005년 교직윤리헌장

    을 제정하여 선포하고, 더 나아가 2014년에는 인성교육진흥법 제정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봅니다.

    본인은 아래의 작은 글을 통해서 교원들의 영원한 동반자로서 우리나라 교육발전에 크

    게 기여하여 온 대한민국 대표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이 지난 70년 동안 걸어온 길을 살

    펴봄으로써 위기의 한국 교육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30년 한국 교육 발전을 위하여 나아

    갈 방향을 모색하여보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평생을 고등교육의 현장에서 한국교육의 현황을 보아 왔습니다. 특히

    문민정부에서는 대통령자문 교육개혁위원회 위원(제1정책분과 간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고등교육뿐만 아니라 초‧중등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책과제를 살펴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무엇보다도 본인에게 소중한 경험은 한국교총에서의 활동이었습니다. 본인은 지

    난 2001년부터 한국교총에서 교권옹호위원회 위원장과 교권지원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

    으로서 오래도록 일익을 담당하여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변곡점이 있기도 하

    였지만 한국교총 관계자 여러분들의 교원의 지위 향상과 학교현장에서의 교사와 학생 그

    리고 학생들 사이에 핵심적인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금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사이 대한민국의 엄청난 변화와 마찬가지로 교육현장도 많은 변화

    를 거쳐 왔고 또 미래세대에 다가올 많은 변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화 이후

    에 전개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교원의 노동조합 운동의 합법화와 전교조로 대표되는

    교원단체의 다변화 현상입니다. 그 과정에서 야기되었던 많은 법적‧제도적 문제점들은 이제 한국교총이 해결하여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지난 10여 년간 여러분의 훌륭한 교

    총회장님을 모시면서 한국교총의 미래와 그 발전방향을 향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습니

    다. 안타깝게도 저는 지난 2014년 7월에 서울대학교 총장에 취임함에 따라 13년간에

    걸친 교총에서의 활동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교총을 통해서 우리

    나라 교육현장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고 또 그것은 초‧중등교육에서 고등교육으로 이어지는 한국 교육 현장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음을 밝혀 두고자 합니다.

    저는 2014년 서울대학교 제26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서울대학교 학생들부터 선한인

    재로 거듭 태어나길 강조한 바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선한 인재로서 사회에 진출하

    여 그들이 우리 사회를 선한 사람들의 공동체로 이끌어 나가길 바라는 소망을 취임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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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 왔습니다. 그와 같은 저의 교육철학에 바탕을

    두고서 한국교총의 과거·현재를 살펴보면서 미래를 향한 한국교총을 기약하여 봅니다.2)

    Ⅱ. 한국교총 70년 성찰

    1. 의의

    한 나라의 미래를 알고자 한다면 그 나라의 학생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보라

    하였습니다. 인재를 길러내 한 나라의 오늘을 전수하고 미래를 창조하는 과업은 교육에

    서 시작해서 교육으로 완성된다는 아주 평범하고도 자명한 진리를 새삼 일깨워주고 있습

    니다. 모름지기 교육이란 그 어떤 요인보다도 교육자의 의지와 노력에 의하여 크게 영향

    을 받습니다. 우리나라는 해방이후 근대교육의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새로운 교육의

    씨앗을 뿌리고 구국의 등불 역할을 해온 교원들의 헌신적 자세와 노력으로 국가재건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교총은 지난 70여 년 동안 한국교육발전을 위한 국가의 교육정책을 구상하고 선

    도하며, 교원들의 교권을 수호하고, 교원의 자질과 전문성을 향상하여 질 높은 교육을

    실현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여 왔습니다.

    이와 같이 대한민국 교육발전과 궤를 같이해온 한국교총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고 나아

    갈 방향을 함께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2. 한국교총 현황3)

    1) 설립 및 법적근거

    한국교총은 1947년 11월 23일 조선교육연합회로 출범하여, 1948년 8월 15일 대한민

    국 정부 수립 이후 대한교육연합회로 명칭을 변경하였고, 1989년 11월 한국교원단체총

    연합회로 개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한국교총의 법적 근거는 헌법 제31조의 교

    원지위 법정주의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중립성의 법적 보장정신에 기초하여, 교육기본법 제15조(교원단체), 민법 제32조(비영리 법인의 설립과 허가)에 두고 있습니다. 한국교

    총은 교육의 주체인 교원의 신분과 지위 및 권리보장, 그리고 교원들을 위한 이익단체로

    서의 합법적인 교원단체이며, 이는 헌법 및 교육관계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원신분의

    2) 2014년 8월 5일 서울대학교 성낙인 제26대 총장 취임사 참조. 이 취임사는 서울대학교 홈 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3) 한국교총 Home-Page(www.kfta.or.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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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수성과 교직․교육의 특수성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2) 설립목적

    한국교총 정관 제2조(목적)에 “회원 상호 간의 강력한 단결을 통하여 교원의 전문적·

    사회적·경제적 지위 향상과 교권 확립을 기함으로써 교육의 진흥과 문화의 창달에 기여

    함”을 설립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의 전반부는 한국교총의 직업목적을 명

    시한 것이며 후반부는 교육목적, 즉 봉사목적을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달성을 위해 정관 제4조(사업)에는 회원의 상호간 협동․단결에 관한 일, 교원의 처우 및 복지증진과 근무조건의 개선에 관한 일, 교권의 옹호 확대에 관한 일, 교직의 전문성

    확립과 교육의 민주적 발전에 관한 일, 국제교육, 문화교류에 관한 일, 청소년 복지 및

    문화증진에 관한 일, 교육 도서간행에 관한 일, 다른 단체와의 연락․제휴에 관한 일, 한국교육신문사의 설치․운영, 교육전문지 및 교육 도서발행, 회관의 임대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3) 회원 및 조직

    한국교총의 회원은 초·중등교육법 제21조(교원의자격) 및 고등교육법 제16조(교원등의

    자격기준)에 규정된 교원과 교육기관·교육행정기관·교육연구기관의 교육전문직으로 하고

    있습니다. 회원의 종류는 정회원, 준회원, 명예회원으로 나뉘며 그 자격은 다음과 같습니

    다.

    정회원은 유아교육법 제22조(교원의 자격), 초·중등교육법 제21조(교원의 자격) 및 별

    표와 사립학교법 제52조(자격), 고등교육법 제16조(교원 등의 자격기준) 및 제17조(겸임

    교원 등)에 의한 자격기준을 갖추고 임용된 교원과 교육기관, 교육행정기관 및 교육연구

    기관의 장학직, 연구직, 법령에 의해 설립된 각종 특수대학(교)의 교원 등입니다.

    준회원은 교육대학교 및 사범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대학(교)에서 교원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과정을 이수하고 있거나, 또는 교원 임용요건을 갖춘 사람입니다.

    명예회원은 정회원으로서 재직하다가 정년ㆍ명예퇴직 교원, 분회장 추천을 받은 학교

    운영위원 및 학부모입니다.

    한국교총은 지역조직인 17개 시·도 교원단체총연합회(시·도교총) 및 산하 조직인 설립

    별 단체와 전공별 단체로 구성된 통합 조직체입니다.

    지역조직은 전국의 17개 시·도 교원단체총연합회입니다. 직능조직은 초등교사회, 중등

    교사회, 초등교장(감)회, 중등교장(감)회, 대학교수회입니다. 직능단체는 학교급별·직위별·

    설립별·성별·전공별 31개 직능단체가 있습니다. 시·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시·군·구 교원

    총연합회 190개와 시·군·구 교원총연합회는 학교분회 12,000여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 22 -

    3. 한국교총의 걸어온 길4)

    1) 의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역사적 발전 과정은 다양한 시각에서 논의될 수 있습니다. 특

    히 한국교총의 발자취를 보는 시각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그 논의와 평가 과정

    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한국교총에서 편찬한 “한국교총 70년사”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 시기를 구획하는 기준 또한 다양하게 진행될 수 있겠지만 본고에서는 “한국교총 70

    년사”에서 제시하는 시대적 편별에 입각하고자 합니다. 이에 따르면 한국교총의 역사적

    발전 과정은 제1기(1947∼1959), 제2기 (1960∼1971), 제3기 (1972∼1987), 제4기

    (1988∼1997), 제5기(1988∼2007), 제6기(2008∼2017)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한

    국교총의 발전 역사는 곧 대한민국 헌정사의 발전과도 맥락을 같이하고 있습니다.5)

    2) 제1기 : 착근기

    교육입국을 추구하는 교육인들의 교육연합회를 향한 열정은 1945년 해방 이후 아직도

    미군정청 시기인 1947년에 발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즉 제1기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

    되기 이전인 1947년 11월 23일에 ‘조선교육연합회’로 창립하여 당시 설립목적은 “우리

    나라 교육의 발전을 도모하며 세계문화의 향상에 공헌”이라고 설정하였습니다.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과 함께 ‘조선교육연합회’의 명칭은 ‘대한교육연합회’(대한교련)으로

    개칭되어 자율·자주 단체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기 시작합니다. 설립된 지 3년도 못

    되어 1950년 한국전쟁을 맞았습니다. 이에 교총의 사업 활동은 일시 중단되고, 3년간의

    부산피난 등 온갖 시련을 겪게 됩니다.

    1953년 한국전쟁이 휴전되고 서울로 환도하면서 부터 교총은 조직을 정비하고 일시

    중단되었던 사업을 계속하는 등 전쟁복구 및 교육재건에 진력하였습니다. 이 시기에 교

    총은 조직과 다양한 교육 사업 활동의 기초를 다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국가적으로 정

    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척박한 시절이라 교총의 활동도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 한계를 안고 있었습니다.

    3) 제2기 : 민주교육의 기반 구축

    제2기는 4·19 혁명이 일어난 1960년에서 1971년에 이르는 기간으로서 ‘민주교육의

    4)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국교총60년, 2007; 한국교총 70년 개관, 2017 참조5) 대한민국 헌법 및 헌법사에 관해서는, 성낙인, 헌법학 제17판, 법문사, 2017; 성낙인, 대한민국헌법사,

    법문사, 2012 참조.

  • - 23 -

    기반 구축’의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60년 4월 학생혁명 이후에 제2공화국헌법이

    제정되고 이에 따라 민주당을 중심으로 민주정부가 구성되었습니다. 아직도 경제적으로

    세계 최빈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였지만 혁명의 불꽃은 민주주의의 열기로 이어졌습니

    다. 교직사회에도 이른바 교원노동조합 파동이 일어나기도 하였습니다. 이 시기에 결성

    된 교원노조는 비록 성공적인 교원단체로 착근하지는 못하였지만 후일 전교조 시대를 맞

    이하는 뿌리가 되었습니다. 즉 학교현장에서도 민주화의 요구에 따라 새로운 조류가 형

    성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1960년에 출범한 제2공화국은 채 민주의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1961년 5

    월 16일의 군사정변으로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따라 출범한 군사정권에서는 사업

    활동의 위축, 1960년대 중반에 불거진 학교급별 3원제 조직파동 등 많은 시련과 진통을

    겪었습니다.

    한편 교총은 조직운영 및 활동에 평교사의 참여확대와 회원수 증가, 학교급별 간의 갈

    등 조정 등을 통하여 조직의 안정을 기하는 한편 한국교육기재창의 설립·운영, 대한교원

    공제회의 설립, 종합교육연구운동의 확대, 제15차 WCOTP(세계교직단체총연합회) 총회

    의 서울 개최, 교육자치제의 수호와 부활 성취, 중학교 진학제도의 개혁, 초· 중등교원

    동일호봉 동일봉급제의 실현과 한계호봉제의 철폐, 교권옹호활동의 확대와 예방 교권활

    동의 전개 등을 통하여 사업 추진의 내실화를 기함으로써, 조직의 안정적 발전과 교권의

    확립 및 민주교육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제2기에는 비록 민주화의 열정의 폐쇄와 군사정부의 등장이라는 혼란을 겪기는 하였지

    만 국가사회가 나름대로 제도의 틀을 다져가는 시기이었으므로 한국교총도 나름대로 정

    상적인 조직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4) 제3기 : 자율화·민주화의 지향과 진통

    제3기는 이른바 유신체제의 제4공화국이 출범되는 1972년부터 민주정의당 집권의 제

    5공화국 말기에 해당되는 1987년까지의 기간으로서 ‘자율화·민주화의 지향과 진통’의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의 전반부라고 할 수 있는 1972년부터 1979년까지는

    5·16 군사정변의 주역인 박정희 정권의 집권2기에 해당되는 시기이며, 후반부라고 할

    수 있는 1980년부터 1987년까지는 전두환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신군부세력의 집권시기

    로서 다 같이 사실상의 군사정권 통치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교총은 자체적인 의지에 반

    하여 조직운영에 있어 자율화와 민주화를 기하지 못하였습니다. 사업추진 활동에 있어서

    도 상당한 제약과 한계를 탈피하지 못한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교총은 1972년 정관개정을 통한 3원제 조직의 일원화

    와 수차에 걸친 정관개정 및 회세의 꾸준한 확장을 통하여 조직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 - 24 -

    또한 「사립학교교원연금법」제정 실현(1973), 교원 제자리 찾기 운동을 통한 교직사회의

    위상제고(1974∼1976), 교권의 옹호·신장을 위한 교권옹호기금의 설치(1975), 교직수당

    제 신설의 성취(1979), 사립학교법 개정 및 사학 진흥의 추진(1980), 교육세법 제정의

    실현(1981), 스승의 날 부활 성취(1982), 초·중등교원 단일호봉제의 실현(1983), 지방교

    육자치제 개선 추진(1985∼1987) 등 많은 실적을 거두었습니다.

    5) 제4기 : 전문직단체로서의 위상 강화

    제4기는 제6공화국이 출범되는 1988년으로부터 1993년의 문민정부의 탄생을 거쳐

    그 임기 말에 해당하는 1997년에 이르는 기간으로서 ‘전문직단체로서의 위상 강화’의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87년 소위 직선쟁취를 위한 6월 항쟁을 거치면서 여야8인

    정치회담을 통해서 제6공화국 헌법이 탄생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제6공화국 최초로 직선

    대통령선거가 실시되었습니다. 소위 1노3김 후보(민주정의당 노태우, 통일민주당 김영삼,

    평화민주당 김대중, 신민주공화당 김종필)가 각축을 벌였지만 3김의 갈등은 결국 노태우

    후보의 당선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1988년에 실시된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여소야

    대 현상이 야기되었고 마침내 1990년에는 민주자유당이라는 통합정당이 출현하였습니

    다.

    1980년대 후반 전개된 정치 및 사회 민주화의 분위기 속에서 교총은 밖으로는 교원노

    조 추진세력의 도전과 비판, 안으로는 회원들의 변화 요구 등에 직면하여 조직의 혁신을

    기하고자 했습니다. 대의원수 증원, 임원취임 승인제의 보고제 변경 등 민주성을 강화하

    는 정관개정(1988)이 있었으며, ‘대한교육연합회’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로 명칭 변경

    (1989), ‘교련강령’을 ‘교총강령’으로 개정(1989), 『새한신문』의 『한국교육신문』으로의

    제호 변경(1988)과 신문 30만 부 발행(1990), 1만 3천여 명이 참석한 전국교육자대회

    개최(1991) 등을 통해 조직 활성화와 민주화를 기하였습니다.

    한편 광화문 사옥을 매각하고 1989년에는 새로 건축한 현 우면동 사옥으로 이전함으

    로써 교총은 우면동 시대를 열었습니다. 교총은 1993년 새로이 결성된 EI(Education

    International) 가입, 지방교육자치제 실시 및 개선 추진, 교육정책연구소 설치 운영을

    통한 교육정책 연구개발 및 정책대안 제시 활성화,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의 제

    정 성취 및 이를 통한 교원지위 향상을 위한 ‘교섭·협의권’의 확보(1991), 초·중등학교

    숙직근무제 폐지 실현(1992), 교육재정 GNP대비 5% 확보 실현(1996) 등 어느 때보다

    도 활발한 업적을 거둠으로써 전문직 교원단체로서의 착실한 성장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6) 제5기 : 정체성 확장과 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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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기는 여야의 정권교체에 의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집권한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년간으로서, ‘정체성 확장과 변혁’으로 요약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는

    실로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최초로 여야 사이에 평화적 정권교체가 구현되었습니다.

    1997년 12월에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집권당인 신한국당의 이회창 후보가 야당인 김

    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에게 패배함으로써 역사적인 이정표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국민의 정부에서의 교원노조 합법화는 교총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사정위원회의 합의

    로 이루어진 것으로 복수 교원단체 사이의 경쟁 촉발, 교섭체제 이원화 문제 등의 문제

    가 생겨났습니다. 교원 정년단축 조치에 교총이 사활을 건 투쟁을 전개하였습니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도입을 추진하였고 학교 시험문제 저작

    권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였습니다(2006). 교원지방직화 추진을 저지(2003)하고, 교직

    의 전문성을 경시하는 새 교원 능력개발평가제와 무자격 교장공모제 도입 저지활동 및

    연금법 개악저지 투쟁활동(2004∼2007)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였습니다.

    또한 「유아교육법」제정을 실현(2004)하여 유아교육의 공교육화의 기틀을 다졌으며,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제정을 실현(2006)하여 교원들의 교육활동 불

    안요소를 제거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국회의 일방적인 「사립학교법」개악에 반대하여

    오랜 연구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독자적인 법 개정안을 제시하는 한편 「사립학교법」재

    개정을 위한 다양한 독자 및 연대활동(2001∼2007)을 전개하였습니다.

    교원 전문성과 자질 함양을 위해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 캠페인을 전개하였고, 현장

    연구대회와 교육자료전을 매년 개최하는 한편 교총원격연수원을 설립(2002)하고, 교직윤

    리헌장을 제정·보급(2005)했으며, 방학 중 교원연수를 실시했습니다. 학교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정보를 신속하게 제공 하는 인터넷 신문 한교닷컴을 출범

    (2004)시켰고, 학급중심 커뮤니티 위즈클래스를 개발·운영(2005)했으며, 영재교육원을

    설립(2007)하였습니다.

    학생보호활동에 주력하여, 11만 6천 명이 참여하여 8억 9천만 원을 모금한 결식 학생

    돕기 운동(1998),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2004), 국가청소년위원회와 공동으로 위기청소

    년 상담을 위한 ‘1388 교사지원단’ 결성(2006), 학생건강보호 캠페인 (2006∼2007) 등

    을 벌였습니다. 남북통일의 기반조성과 통일교육을 위해, 남북교육자 통일대회 개최

    (2004, 2007), 남북교육자 대표자회의 개최(2005), 북한 교육 및 학교현대화 사업 지원

    과 6·15 남북공동수업을 실시(2004∼2006)하는 한편,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시정을 위

    해 항의 집회 및 서명운동(2001)을 벌였습니다. 교육공동체의 협력 풍토 조성을 위해,

    학부모대학을 운영(1998)하고, 학교바로세우기실천연대를 창립하였으며(1999), 1만여 명

    의 교원,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교육사랑마라톤대회를 시작하여 매년 개최(2003∼

    2009)하였습니다. 교총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의 필요성에 따라 정치활동위원회를 구성

  • - 26 -

    하여 운영(2001)하고, 교원 및 교원단체 정치활동 보장을 위한 입법을 추진(2002)하는

    한편, 총선 및 대선, 교육감 및 교육위원 선거를 계기로 후보자 정책토론회, 전국교육자

    대회, 여론조사 발표, ‘좋은교육 바른정책 포럼’ 창립(2007) 등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하

    였습니다.

    7) 제6기 : 학교 교육권 수호와 외연 확대

    제6기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으로부터 시작되어 박근혜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

    부가 출범한 2017년까지의 10년간입니다. 2017년 5월에 실시된 제19대 대통령선거에

    서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세 번째 평화적 정권교체가 실현되었습

    니다. 여·야 정권교체 등의 급격한 정치적 변화와 함께, 교육적으로는 교육자치제의 변

    화가 큰 폭으로 이뤄졌던 기간으로, ‘학교 교육권 수호와 외연 확대’로 표현될 수 있는

    시기입니다.

    2007년 교육감 주민직선제가 도입되면서, 교육감의 이념과 철학에 따라 지역교육정책

    이 결정되고 중앙정부와 교육감 사이의 첨예한 정책적 충돌로 인한 폐해는 고스란히 학

    교현장으로 이어졌습니다. 교총은 직선교육감의 이념적·실험적 교육정책 등에 강력히 대

    응하여 나갔습니다. 교육감의 교장·교감 수업 제도화 및 9시 등교 정책 등 학교자율성을

    침해하는 정책, 자사고 폐지 및 혁신학교 확대 등 진보적인 교육이념 정책, 무상복지 등

    교육 포퓰리즘 정책에 적극 맞섰습니다.

    이와 함께 교권 확립과 현장중심 정책 실현을 위한 능동적 대정부 교섭과 국회 압력

    활동을 전 방위적으로 펼쳐나갔습니다. 그 결과, 2011년에는 ‘수석교사제’ 법제화와 ‘주

    5일 수업제’ 도입, 2012년에는 교대박사과정 설치 실현, 2013년에는 한국사 수능 필수

    화, 2014년에는 「인성교육진흥법」제정 실현, 2015년에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

    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개정 실현, 2016년에는 담임수당 인상 등 현장 숙원정책의 입

    법화 및 정책적 개선을 이루어냈습니다.

    2014년 말부터 진행된 공무원연금 개혁과정에서의 교총의 활동은 교직특수성의 근간

    유지와 함께 담임수당 인상 등 교원처우 개선을 위하여 적극 참여하였습니다.

    교육의 특수성을 지키고 교직사회의 고충과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지

    속적으로 기울였습니다. 교육세 폐지 반대, 2014년 5월에 교원연구비 지급에 관한 규정

    (교육부훈령) 제정을 관철,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 철회, 학교성과급을 폐지 등의 성과를

    이룩하였습니다.

    교총은 전문직단체로서의 정체성에 걸맞게, 교육과정 정책 등 교육부문의 핵심이 되는

    정책 개발에도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나갔습니다. 2013년 11월에 ‘새교육개혁포럼’을 창

    립, 2012년 11월 교총의 종합연수기능 확장을 위한 한국교총 종합교육연수원이 개원 등

  • - 27 -

    의 노력을 통해 전문성 신장이라는 전문직 교원단체의 고유 역할과 기능, 본질적 책무를

    다할 수 있는 밑거름 역할을 한 것입니다.

    또한 교권보호를 위해 교권침해 관련 소송 시 지원안 마련, 2015년 12월 「교원의 지

    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의 국회 통과 등의 성과를 이룩하였습니다. 그

    외 교총 조직의 이념적 결속적 높이기 위한 2014년 4월 한국교총 강령의 헌장 격상, 정

    관 개정, 회원관리를 위한 ‘하나로시스템’ 구축 등을 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활동을

    통해 교총의 외연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하였습니다.

    4. 70년의 성찰

    1) 한국교총 70년의 회고

    한국교총은 지난 70년간 우리나라 교육발전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며, 교원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사회적·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노력하며 국가 교육 발전이라는 본연의 사명

    에 충실하여 왔습니다.

    1947년에 창립된 한국교총은 광복 후 정부수립보다 앞서 창립되어 우리나라 교육역사

    를 써내려간 우리나라 최대·최고의 교원단체로서 교원들을 위한 여러 활동으로 우리나라

    교육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설립 이후 일관성 있게 전문직주의를 표방하여 교직의 전문성 신장, 교원의 경제적 지

    위 향상, 복지 후생 확충 뿐 아니라, 교권 신장 및 윤리 확립을 비롯하여 교육제도 쇄

    신, 교육여건 개선 등을 위해 많은 활동을 수행하여 왔습니다. 또한 연구, 국제교류 강

    화를 통해 교직의 위상 제고 등을 위해서도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 대표적

    활동으로 현장연구대회, 원격교육연수원 설립, 교육세 도입을 통한 안정적 교육재정 확

    보 기반 마련, 유·초·중등 단일 호봉제 도입, 사립학교 연금제도 신설, 교원윤리강령 제

    정, 단체교섭·협의확보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입장에서 교육권보다 ‘자기들의 이익 관철’이라는 모습으로 비춰져 일부

    국민들은 낮은 신뢰의 눈길을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지나친 집단 이기주의나 편협한 주

    장 등으로 비춰져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한편 1999년 7월에는 교원노조 결성권이 합법화됨에 따라 한국교총의 유일한 합법적

    교원단체로서의 활동은 마감하게 되고 복수의 교원단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교

    원단체의 복수화로 단체별 성격과 역할이 다른 계층·단체 사이에 활동이 전개됨으로써

    혼란과 갈등도 교육현안에 따라 심화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한국교총의 정치·

    사회적 입지 또한 좁아졌습니다.

    하지만 한국교총은 조직 강화와 다양한 회세 확장 활동 등을 벌이며 조직안정과 새로

  • - 28 -

    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였고 교육본연의 활동을 강화하여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10여 년간 회원수의 증가,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한국교총은 여전히 최대·최고의 교원단체로서 교원정책과 한국 교육에 큰 영향력을 미

    치고 있습니다. 뿌리조직인 12,000여 개의 학교분회와 190개의 시·군·구 교총, 17개

    시·도 교총을 아우르는 중앙단체로서 교원이 전문직에 부합하는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중앙정부와 매년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법적인 힘을 가지

    고 있습니다.

    최초로 고희(古稀)를 맞는 교원단체로서 지난 70년을 성찰하며 앞으로 우리 교육에 발

    전적 이정표를 세워줄 것으로 희망합니다.

    2) 복수교원단체 시대의 능동적 대응

    민주화 과정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결성되고 그에 가입한 사립학교 교원

    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내림에 따라 관련 법률 규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관련 법률

    중 사립학교법 등이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대법원을 경유하여 헌법재판소

    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사건의 중요성에 비추어 이를 다

    시 한 번 더 재음미하여 볼 필요가 있어 살펴보고자 합니다.

    사립학교 교원인 당사자는 1989.5.28. "교육노동자로서의 기본권익을 적극 옹호하고

    민주교육의 발전에 기여할 목적"을 표방하고 설립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설립취지에

    찬동하고 이에 가입하여 활동함으로써 노동운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1989.7.20. 위 법인

    으로부터 직위해제처분을 당하고 이어서 같은 해 8.8. 면직처분을 당하였습니다. 이에

    제청신청인들은 1989.9.7. 서울지방법원서부지원에 면직처분무효확인 등 청구의 소(위

    지원 89가합527)를 제기하고, 청구원인으로 직위해제처분 및 면직처분의 근거가 된 법

    률이 사립학교법 제55조 및 제58조 제1항 제4호의 규정에 헌법 제33조 제1항에 위반

    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같은 해 9.21. 다시 위 지원에 위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제청

    신청(89카373)을 하였습니다. 위 지원은 위 신청을 이유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1989.10.13.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사립학교법 제55조 및 제58조

    제1항 제4호에 대한 위헌여부의 심판을 제청하였습니다.

    사립학교법 제55조가 "사립학교의 교원의 복무에 관하여는 국·공립학교의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국·공립학교의 교원(이하 공립학교의 교원이라 한

    다)에게 적용되는 교육공무원법이 교육공무원의 복무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기 때문에 교육공무원은 교육공무원법 제1조, 제53조 제4항이 정한 바에 따라 그

  • - 29 -

    복무에 관하여 국가공무원에 관한 일반규정인 국가공무원법의 적용을 받게 되어 있으므

    로 결국 공무원의 복무에 관한 국가공무원법의 규정이 사립학교의 교원에게도 준용되게

    됩니다.

    그런데 국가공무원법 제7장(『복무』의 장)에 규정되어 있는 관계 법률조항 중 제66조

    제1항은 "공무원은 노동운동 기타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적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예외로 한다."라고 규정하여 공무원의 복

    무에 관한 위 규정이 사립학교의 교원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밖에 없고, 이와 관련하여

    사립학교법 제58조 제1항 제4호는 사립학교의 교원이 "정치운동 또는 노동운동을 하거

    나 집단적으로 수업을 거부하거나 또는 어느 정당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하여 학생을

    지도·선동한 때"를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은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을 한 당해 사건에서 재판

    의 전제가 된 사립학교법 제55조가 교육공무원법 제1조 및 제53조 제4항의 규정에 따

    라 사립학교의 교원에게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중 노동운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는 법률조항을 준용하도록 한 부분과 사립학교법 제58조 제1항 제4호가 사립학교 교원

    의 노동운동을 면직사유로 규정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에 관한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헌재 1991.7.22.89헌가106, 사립학교법 제55조 제58조

    제1항 제4호에 관한 위헌심판 사건에서 사립학교 교원의 전국교원노동조합을 금지하는

    사립학교법은 합헌적인 것으로 판시합니다.

    1. 헌법 제31조 제6항은 국민의 교육을 받을 기본적 권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보장하

    기 위하여 교원의 보수 및 근무조건 등을 포함하는 개념인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

    인 사항을 법률로써 정하도록 한 것이므로 교원의 지위에 관련된 사항에 관한 한 위 헌

    법조항이 근로기본권에 관한 헌법 제33조 제1항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2. 사립학교 교

    원에게 헌법 제33조 제1항에 정한 근로3권의 행사를 제한 또는 금지하고 있다고 하더라

    도 이로써 사립학교교원이 가지는 근로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

    고, 그 제한은 입법자가 교원지위의 특수성과 우리의 역사적 현실을 종합하여 공공의 이

    익인 교육제도의 본질을 지키기 위하여 결정한 것으로 필요하고 적정한 범위내의 것이

    다. 3. 사립학교법 제55조 및 제58조 제1항 제4호는 헌법이 교원의 지위에 관한 사항

    을 국민적 합의를 배경으로 한 입법기관의 권한에 위임하고 있는 헌법조항에 따라 규정

    한 것으로서 사립학교 교원을 근로3권의 행사에 있어서 일반 근로자의 경우와 달리 취

    급하여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할 것이고, 또한 공립학교 교원에게 적용되는 교육공

    무원법 및 국가공무원법의 관계규정보다 반드시 불리한 것으로도 볼 수 없으므로 헌법

    제11조 제1항에 정한 평등원칙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다. 4. 교육에 관한 국제법상의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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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 규약 및 권고문 등은 우리의 현실에 적합한 교육제도의 실시를 제약하면서까지 교원

    에게 근로권이 제한없이 보장되어야 한다든가 교원단체를 전문직으로서의 특수성을 살리

    는 교직단체(敎職團體)로서 구성하는 것을 배제(排除)하고 반드시 일반근로조합(一般勤勞

    組合)으로서만 구성하여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

    위와 같은 합헌의견에 6인의 재판관이 찬성하여 합헌결정이 내려졌지만 3인의 재판관

    은 위헌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중 1인의 재판관은 노동조합설립권을 인정하여야

    하는 반면에 다른 2인의 재판관은 근로3권을 널리 인정하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6)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도 드러나듯이 교원에 대하여 노동조합결성권까지 배제하는

    것은 기본권으로서의 근로3권에 대한 본질적 침해라는 견해가 제기되었습니다. 다만 합

    헌의견이 지배적이었던 시대적 상황은 1987년 체제가 출범한 직후일 뿐만 아니라 아직

    까지 민주화가 제도적으로 완결적 단계가 아니었다는 시대적 한계를 안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유교적 관념에 따른 소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관

    념이 강하여 “선생님이 어떻게 노동자이냐?”라는 의구심으로부터 비롯된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교원의 노동조합설립권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보편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자

    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일환으로 이해하여야 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교원의 노동조합 설

    립은 불가피하였습니다.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약칭: 교원노조

    법)은 법률 제5727호 1999.1.29.에 제정되어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허용하되 단체행

    동권의 행사는 금지되며, 개별직장단위가 아닌 광역단위에 한하여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습니다. 즉 이 법에서도 교원의 쟁의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합니다. “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은 파업, 태업 또는 그 밖에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일체의 쟁의행위

    6) 이 사건에서 제시된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반대의견은 교원의 노동조합 결성이라는 단결권까지 금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본다. 즉 사립학교법 각 조문에서 금지하는 노동운동은 오로지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의 행사를 뜻하는 것으로 볼 것이고 이를 넘어서 단결권(團結權)의 행사까지 포함하여 금지하는 것이 된다면 기본권제한의 한계를 넘어선 본질적(本質的) 내용(內容)의 침해가 되는 입법이 되어 헌법 제33조 제1항,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 여기서 합헌이 될 단결권행사의 노동운동은 헌법 제33조 제1항에서 규정한 바 근무조건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노동조합의 결성이나 그러한 노동조합에의 가입에 그친다고 할 것이다. 두 번째 반대의견은 근로3권 자체를 보장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사립학교 교원은 근로자의 지위에서 영위하는 생활영역에서 일반근로자와 원칙적으로 똑같은 근로3권(勤勞3權)이 보장되어야 하며 일반근로자와 정당한 이유 없이 차별하여 그의 근로3권을 전부 부정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각 조문은 헌법상의 법치주의원리와 위 헌법 제11조 제1항, 제33조 제1항, 제37조 제2항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아울러 제10조, 제6조 제1항과도 조화될 수 없으므로 위헌이다. 세 번째 반대의견도 근로3권 보장 강화를 주장한다. 즉 헌법 제31조 제6항을 내세워 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여 사립학교 교원에게도 당연히 그 향유자격이 부여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거나 박탈해도 된다는 논리는 근로3권을 향유할 수 없는 근로자를 공무원에 한정한 헌법 제33조 제2항의 규정에 명백히 저촉되며,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제한이라 하더라도 사립학교 교원에 대하여 노동운동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위 사립학교법 각 조문은 헌법 제33조, 제37조 제2항에 위반되어 위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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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爭議行爲)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제8조).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이 법적으로 인정되고 이에 따라 전교조가 공식적인 법적 기구로

    보호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교원단체는 사실상 한국교총과 전교조로 이분되어 있는 실정

    입니다. 건국 이래 지난 반세기에 걸쳐서 단일한 교원단체로서 누려왔던 한국교총의 위

    상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교원노조의 법률제도로 편입을 통한 합법화는

    나라의 제도적 민주화라는 큰 틀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공무원의 노동조

    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약칭: 공무원노조법)이 제정된 것과 맥락을 같이합니

    다. 공무원노조법은 법률 제7380호로 2005.1.27.에 제정되어 2006년 1월 27일부터 시

    행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문재인 대통령은 2017.10.20. 경찰의 날 기념식 식사를

    통해서 경찰관에게도 노동조합 설립 전 단계인 직장협의회 설립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7) 실제로 공무원노조법의 제정 이전 단계에서 ‘공무원직장협의회의 설립ㆍ운영

    에 관한 법률’(약칭: 공무원직협법)이 법률 제5516호로 1998.2.24.에 제정되어 1999년

    1월1일부터 시행되어 왔습니다.

    민주화 이후 변화하는 법과 제도에 비추어 한국교총도 능동적으로 이에 대응하여야 할

    책무를 집니다. 한국교총은 전교조와 그 탄생에서부터 차별적이라 할 수 있지만 그 구성

    원이 다 같이 교원이라는 점에서 일정한 범위에서 협치도 필요하리라고 봅니다. 다만 그

    탄생의 차이라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협치와 더불어 한국교총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방향

    이 무엇인지도 숙고할 지점입니다.

    3) 지방교육자치 시대에 적극적 대응

    민주화 흐름에 따라 한편으로는 교원노조법의 제정과 더불어 다른 한편으로는 교육자

    치를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지방교육자치의 기본원리로는 ① 주민참여의 원리, ② 지방분권의 원리, ③ 일반행정으

    로부터의 독립, ④ 전문직 관리의 원칙 등을 들 수 있습니다.8)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

    률’은 광역자치단체에 교육자치를 시행하기 위하여 의결기관으로서 시․도의회를, 집행기관으로서 교육감을 두고 있습니다(제18조). 교육감은 주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따라 선출합니다(제43조). 하지만 교육감직선제는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여 왔습니다. 정

    당은 교육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할 수 없습니다(제46조). 교육감선거에 관하여 지방교

    육자치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공직선거법 관련조항 가운데 시‧도지사 및 시‧도지사선거에 관한 규정을 준용합니다(제49조). 한편 주민은 교육감을 소환할 권리를 가집니다. 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투표에 관하여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7) 2017년 10월 21일자 각 일간지에 게재된 20일 식사의 내용을 참조.8) 헌재 2003.3.28. 2000헌마283등,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제62조 제1항 위헌확인(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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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규정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그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주민소환에 관한 법

    률'을 준용합니다(제24조의2).9)

    그런데 지방교육자치와 관련하여 가장 큰 문제점은 교육감 직선제라 할 수 있습니다.

    교육감직선제를 시행하면서도 교육감에 대한 정당공천제가 헌법상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이라는 이유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교육감 간선제는 결과적으로 평생을

    학교현장에서 교육에만 매몰되어 있던 교육자들이 선거판에 뛰어들면서 전국 교육감의

    과반수이상이 영어의 몸이 되는 어려운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교육감직선제는

    나름 타당성을 가지지만 지방자치 단체장 특히 광역단체장 선거에 매몰된 지방자치 선거

    에서 교육감 후보자가 누구인지 어떤 성향을 가진지도 모르는 깜깜이 선거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에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관련 법률을 개정하여 교육감 후보와 광역단체장 후보가 정

    책적으로 연대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총도 이러한 일에 방

    관자적 자세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여야 할 것입니다.

    Ⅲ. 100년을 향한 한국교총의 나아갈 길

    1. 의의

    이제 창립 70주년을 맞아 역사의 확립을 통하여 정체성과 함께 발전적인 미래상을 확

    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어떤 존재이고 또 어떤 존재를 추구하는 가는 우리가

    걸어온 길을 통해 입증되고, 그 길에 기초해 나아갈 방향 또한 정하여진다고 볼 수 있습

    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70주년 행사는 역사의 가치를 확립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열

    어가기 위한 의미 있는 토론의 장이 될 것입니다. 한국교총이 오늘을 계기로 더욱 발전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제언을 첨언하고자 합니다.

    2. 공공선에 근거한 교원단체 활동 패러다임 정립

    저는 평소 서울대학교가 밝은 영혼이 깃든 ‘선(善)한 인재’를 양성하며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참된 지식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뜻을 피력하여왔습니다. 선의지(善意志,

    guter Wille)가 충만한 인재를 양성하여야 하고, 지식활동 또한 선의지로 충만하여야 합

    9) 지방교육위원선거에서 다수득표자 중 교육경력자가 선출인원의 2분의 1 미만인 경우에는 득표율에 관계없이 경력자 중 다수득표자 순으로 선출인원의 2분의 1까지 우선 당선시키는 규정은 합헌이다(5인의 위헌의견 있음)(헌재 2003.3.27. 2002헌마573,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제60조 등 위헌확인(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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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다. 이는 아무리 큰 시대적 변화가 닥치더라도 우리사회 근원적 가치구현을 위해 흔들

    림 없이 지속적 수행을 해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오늘날 한국 교육의 부정적인 모습들 또한 선의지의 부족과 배타적 개인주의와 집단적

    이기주의의 발로에서 시작한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에서 선의지를 구현하기 위해 배타적

    개인주의나 집단적 이기주의를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모두가 다함께 발전하는 선한 공동

    체주의를 배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하여 있는 지나친 경쟁

    이 인간의 ‘선의지’를 침훼하고 있습니다. 또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현상은 사회 발전

    의 원동력이었던 역동성과 다양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헌법은 자유롭

    고 창의적인 인간상에 기초한 인간의 존엄을 최고의 가치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인간

    의 존엄과 가치에 기초하여 인성을 회복함으로써 인류에 대한 배려심과 이타심

    (altruism)을 복원시켜야 합니다. 수많은 개인과 집단들이 서로 존중하고,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며, 인류에 대한 배려와 이타심을 복원하는 선의지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공동선

    을 확립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선의지의 확립은 대학에서의 교육보다는 보다 어린 시절 즉 유아교육, 초·중·

    고 교육에서의 인성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중등 교육을 통해서 한 사람

    의 인성과 품성의 기본이 형성되고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기본 자

    질이 길러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총이 주도적으로 제정에 참여한 인성교육

    진흥법도 저의 개인적인 교육철학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그러한 교육의 주체인 일선학교 선생님들의 교육관, 교육방법, 역량, 자질 등의 중요성

    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고귀한 선의지를 확립하고

    선한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하는 최일선 첨병입니다.

    한국교총의 활동 또한 무엇보다도 이러한 공공선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교육 문제에 관한 주장 관철을 위하여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1991년에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을 제정하고 2015에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을 통하여 교권보호를 위한 한국교총의 노력

    은 높이 평가되어야 합니다.

    또한 여러 가지 교육 현안 과제들이나 쟁점들을 둘러싸고 집단이기주의적인 요구로 흐

    르지 아니하도록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학교교육의 질 향상(Quality

    School)을 통한 우수 인재양성이라는 공공선 실현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학교교육의

    질을 거양할 수 있도록 교육여건 개선과 교원의 전문적 자질 향상, 그리고 교원의 사회·

    경제적 지위 향상에 보다 무게중심을 둬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한국교총은 이익단체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그들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압력단

    체 수준을 넘어서서 공공선을 실현하는 주체로서 학생·학부모에게 신뢰와 지지를 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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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 국민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고, 교육입국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3. 교직의 전문직 주의의 확립과 전문성 향상을 위한 지원 강화

    교직은 전문직입니다. 전문직에게 부합하는 엄격한 기준이 요구됩니다. 교직의 성격을

    규정짓는 본질적 사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1차적

    인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본질적 요건이 구비되지 아니한 채 어떠한 교육

    관련 구호도 논리와 설득력을 가지지 못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교원의 전문성과 자질은 질 높은 교육의 전제이자, 존경과 신뢰, 교권 존중

    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교총의 활동 또한 교원들이 이러한 본질적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무엇보다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전문직으로서의 교직을 확립하기 위하여서는 먼저 교원들의 실제 학교교육에

    있어 높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학생들의 잠재력 개발과 소질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는지 겸허한 반성이 이루어져야 하며, 나의 행동 하나 하나가 학생들이게 큰 영향

    을 줄 수 있음을 인지하며, 모범적인 선생님이 되도록 세심하게 유의하여야 합니다. 교

    원들이 스스로 큰 책임의식을 느끼고 개선하여 나가야겠다는 의지를 먼저 가져야만 전문

    성 또한 향상 될 수 있습니다.

    교원의 이러한 의지와 함께 전문성 심화를 위한 교원단체의 연구·연수활동의 지원강화

    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교원의 전문성 심화를 위하여 최대의 교원단체인 한국교

    총에서 체계적인 반성적 탐구, 자기교육연구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과 그 지원 대

    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입니다.

    4. 무너져 내린 교권의 굳건한 확립

    최근 뉴스를 보면 여교사에 대한 성희롱 발생, 폭력 행사 등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보도되곤 합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아니한다.’는 선생님에 대한 경외와 존경으로

    상징되는 말을 차치하고서라도 기본적인 관계마저 무너져 버린 현실을 목도하면서 안타

    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다원화되고 개인화 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일부 버릇없고 기본

    적 소양이 되지 아니하는 학생들에 의하여 발생한 예외적인 사건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

    으나, 그렇게 단순히 넘어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 교육현장의 교권 추락은 심각합니다. 최근 3년간 교육부에 접수된 폭행, 폭언·욕

    설, 성희롱, 수업방해, 학부모에 의한 교원침해 사건은 1만 2천 여 건이 훌쩍 넘어선다

    고 합니다. 교권의 추락은 교원이 사명감과 긍지를 가지고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

    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학교 교육력을 저하 시키므로 문제는 매우 심각합니다. 그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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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교원뿐만 아니라 결국 학생들과 우리 사회에 되돌아옵니다.

    교권 수호 대책이 필요합니다. 교직을 천직으로 여길 수 있는, 교직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간 교육 당국이 이를 위하여 수없이

    많은 정책을 제시하였으나 교권은 계속 추락하여 왔습니다. 공교육 회생은 교사와 학생

    간 신뢰가 회복되고 교권이 확립될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교권이 무너진 교육현장에는

    교육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교원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교단의 교육활동을 심각하게 저

    해하는 상황에 대하여 학생의 학습권과 교수권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대응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교권이 바로 설 때 비로소 교육이 바로 설 수 있습니다. 교권 확립을 위한

    이면에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각종 교권침해 사례에서 교원들을 보호하여 주고 이를 격려

    하여 주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교총이 이들의 법적 보호를 위하여 교권옹호

    기금을 마련하여 소송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교권 옹호를 위한 법률구조

    서비스의 선진화라 할 수 있습니다.

    교권 확립을 위해서는 교육 현장에서 교원들이 편안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본

    여건을 조성하여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첫째 교원의 안정적 업무 수행을 위한 물적

    기초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교총의 노력으로 1972년에 대한교원공제회법이 제정된 것은

    그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 1973년에는 사학교원연

    금법의 제정을 실현하는 데에도 교총의 노력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이는 오늘날과 같은

    고령화 사회가 현실화된 시점에서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선구적인 일입니다. 교직사회의

    안정에는 사학교원연금법이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둘째 학교에서 오늘날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교원 개인에게 커

    다란 부담으로 작동합니다. 바로 그런 점에서 교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독려한 끝에

    ‘학교안전사고예방및보상에관한법률’이 제정된 것은 획기적입니다. 교원이 안전하게 교육

    에 전념할 수 있는 법제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되어야 합니다.

    5. 참된 존경을 받고 신뢰받는 새로운 교사상의 확립

    앞선 교권 추락의 문제와 같이 교권은 존경과 신뢰를 먼저 회복할 때 문제해결을 모

    색할 수 있습니다. 존경과 신뢰의 프로세스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원의 자질

    과 능력개발이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이는 교원의 일생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할 과업으

    로 교원개인의 노력은 물론이고 공식적 연수활동 뿐만 아니라 교원의 전문성 향상이라는

    교직단체의 본연의 역할 강화가 시급하리라 봅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 등 국내외 교육환경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습니다. 교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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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 대한 역할과 기대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보다 적극적인 교원 스스로의 노력 또한 필

    요합니다. 변화된 기대와 역할에 부응하기 위하여서는 학생, 학부모와 신뢰관계를 구축

    하면서 학교 밖 더 큰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봉사하며 교육활동의 폭 또한 넓혀가는 노

    력이 필요합니다. 학교와 가정, 교원과 학생, 학부모가 함께 협력하는 교육문화를 만들어

    야 가야 합니다. 학교현장과 교육주체 사이의 원활한 소통 속에 신뢰는 자연스럽게 뿌리

    내립니다. 이제는 교원 스스로도 새로운 교원상을 정립하고, 교육과 교직의 본질적 가치

    를 지켜나감과 동시에, 교권과 교육발전을 위하여 일어나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스스

    로 도덕과 공동체 의식, 세계시민의식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될 때 자연스럽게 교원의 자

    긍심은 세워지고 교권을 보호하겠다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과 문화형성이 가능할 것입니

    다. 이런 문화는 한 두 사람 교원의 노력으로는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한국교총

    이 교육 구성원과 구성원을 연결하고 큰 흐름으로 이어가는 조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

    런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교원단체의 활동이 절실합니다.

    6. 교원단체 사이의 협력 및 동반자 관계 정립

    1997년 7월 교원노조가 합법화됨에 따라 교원단체의 다원화 시대가 열린 이래 그 활

    동상을 지켜보면 상당한 기간 동안 경쟁적 관계가 지속되어 왔고, 여러 가지 불필요한

    마찰과 갈등상태 또한 있어왔습니다. 이제는 그 방향을 선의의 동반자 관계로 새롭게 설

    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단체 사이 적극적 협상과 상호협력

    의 노력이 대두됩니다.

    이미 복수 교원단체가 출범하여 활동하고 있고, 앞으로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교

    육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 여건개선에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이미 교원단체는 교육

    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므로 교원 단체의 역할에 따라 교육의 승패 또한 좌

    우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그 이름에 걸맞게 활동을 이어가지 못할 경우 또 다른 단체의 출현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으므로 그 힘이 언제든지 분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단체의 역할 기

    능의 점검과 상호 협력과 건전한 경쟁을 통해 교육발전을 앞당겼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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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Ⅳ. 미래 대한민국 교육 30년의 길

    1. 의의

    미래 대한민국의 올바른 교육 30년의 길은 무엇일까 고민하여 봅니다. 하루하루 시시

    각각 변화하는 세상을 두고 올바른 미래를 예측해서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온 국민이 교육전문가라고 자처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교육문제

    에 관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더욱 그러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대한민국 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것 보다 앞으로 대한민국 교육이 올바르게 나아가기

    위하여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고민하여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잘못된 질문

    에는 아무리 그에 합당한 올바른 답을 찾더라도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이에 반하여 올바른 질문에는 설령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답을 찾아가

    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을

    둘러싼 교육환경, 서울대학교 인재상과 교육 사례를 살펴보며 미래 대한민국 교육 30년

    을 위하여 진정 올바른 질문은 무엇인지에 관하여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

    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