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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정책 275 커뮤니케이션과 역사 한국 방송콘텐츠의 멕시코 시장 진출전략 연구 1) 오경수미디어전략연구소 1. 연구목적 콘텐츠는 경제적 특성과 문화적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어, 인종 등의 문화적 요인 을 고려하여 해외진출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현재 세계 콘텐츠시장은 북미, 유럽,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들 시장은 우리나라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진출 해야 하는 전략시장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들 국가나 지역에서 생산된 콘텐츠가 세계에 유통되기 때문에, 역으로 우리나라 콘텐츠가 이들 시장에 진입하기란 쉽지 않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 와 진입시도가 요구되지만,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전략시장 외에도 신흥시장에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본 연구는 국내 방송콘텐츠의 멕시코 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여기서 신흥시장으로 멕시코를 선정한 이유는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고, 지리적으로 미국과 남미 국가들을 연결하는 위치에 있어 다른 남미 국가 들을 선도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어 브라질을 제외한 다른 나라로 장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고, 미국 내에도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히스패닉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미국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 멕시코 방송시장 현황과 특성 멕시코는 1930년대 세계대공황을 기점으로 1차 산업 수출형 발전모델에서 정부주도의 수입대체 공업화 모델로 교체했다. 수입대체공업화 모델이란 고율의 관세와 비관세장벽을 구축하여 보호무 1) 본 연구는 2010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과제 수행결과를 토대로 재구성한 것임

한국 방송콘텐츠의 멕시코 시장 진출전략 연구advertising.co.kr/data/sem/pdfdata/0110611_59.pdf · 금’, ‘별을 쏘다’, ‘겨울연가’, ‘내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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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정책 275

커뮤니케이션과 역사

한국 방송콘텐츠의 멕시코 시장 진출전략 연구1)

오경수│미디어전략연구소

1. 연구목적

콘텐츠는 경제적 특성과 문화적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어, 인종 등의 문화적 요인

을 고려하여 해외진출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현재 세계 콘텐츠시장은 북미, 유럽,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들 시장은 우리나라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진출

해야 하는 전략시장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들 국가나 지역에서 생산된 콘텐츠가 세계에 유통되기

때문에, 역으로 우리나라 콘텐츠가 이들 시장에 진입하기란 쉽지 않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

와 진입시도가 요구되지만, 기 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전략시장

외에도 신흥시장에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본 연구는 국내 방송콘텐츠의 멕시코 시

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여기서 신흥시장으로 멕시코를 선정한 이유는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고, 지리적으로 미국과 남미 국가들을 연결하는 위치에 있어 다른 남미 국가

들을 선도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어 브라질을 제외한 다른 나라로 시

장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고, 미국 내에도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히스패닉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미국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 멕시코 방송시장 현황과 특성

멕시코는 1930년 세계 공황을 기점으로 1차 산업 수출형 발전모델에서 정부주도의 수입 체

공업화 모델로 교체했다. 수입 체공업화 모델이란 고율의 관세와 비관세장벽을 구축하여 보호무

1) 본 연구는 2010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과제 수행결과를 토대로 재구성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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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한국언론학회 2011 봄철정기학술대회

역주의를 표방하는 신 해당 제품을 국내산업으로 체하는 것이다. 이에 1950~1970년 에 안정

적 성장을 이루었지만 1970년 들어 국내산업 보호정책이 국제경쟁력의 약화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 결과 1976년, 1982년 경제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미국의 호황과 양호한 외여건에 힘입어 단

기간에 이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 멕시코 방송시장 규제환경

멕시코에서 방송통신 규제정책은 통신교통부(Secretary of Communications and Transport),

COFETEL(Federal Telecommunications Commission), 내무부, 교육부 등이 담당한다. 법적근거

로 방송은 2006년 4월 11일 개정되어 공포된 ‘라디오 및 텔레비전 연방법(Federal Radio and

Television Law)', 통신은 1995년 7월 제정된 통신기본법(Law Federal of Telecommunication)을

들 수 있다.

라디오 및 텔레비전 연방법의 주요 개정내용은 라디오 및 텔레비전 서비스에 한 허가 및 규제

권한을 통신교통부에서 COFETEL로 이관하고, 기존 방송사업자의 통신 등 다른 분야 진출을 인정

하며, 아날로그 방송을 수행하고 있는 사업자에게 디지털방송 역 부여를 인정하며, 경매제

(public bids)를 도입하여 라디오 및 텔레비전 채널의 상업적 이용을 허용하는 것이다.

멕시코 정부는 2004년 이후 매년 30억 달러 이상을 정보통신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멕시코 정

부의 2009년 국가발전계획 추진전략 가운데 국가정보화 부분에서는 정보통신 분야 인프라 및 서비

스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및 기반개선, 사업자간 경쟁구도 강화, 망 개방을 통한 통신 인프라 구

축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2) 멕시코 방송콘텐츠 시장환경

멕시코 방송콘텐츠 시장현황을 살펴보면, 텔레비전 시청가구는 2009년 기준 2,100만 가구, 유료

방송 가입자 시장 및 수신료 시장규모는 20억 1,800만 달러 규모이다.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

료TV 가입자 시장규모가 20억 1,300만 달러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VOD 시장규모는 600만

달러 수준이다. 모바일TV의 경우 아직까지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으나, 2012년부터 가입자가 발생

하여 2014년에는 46만 명에 2,200만 달러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멕시코 지상파방송은 Grupo Televisa, TV Azteca 등 4개 민 방송사와 2개 공 방송사로 나누

어져 있으며, 총 11개 채널이 운 되고 있다. 멕시코 지상파방송은 Grupo Televisa와 TV Azteca

의 독점구조이다. 멕시코 유료방송 시장은 케이블TV, 위성방송, MMDS 등 3가지 플랫폼으로 구성

되어 있다.

멕시코는 드라마와 엔터테인먼트의 선호도가 절 적으로 높으며 민 방송사가 시청 점유율의

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 방송사 역시 드라마 비중이 41%로 높은 편이다.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

미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텔레비전 장르는 텔레노벨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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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정책 277

3) 멕시코 문화적 특성

멕시코는 전통적으로 가부장적 남성 우위의 사회 다. 마초주의와 성모숭배사상이 자연히 결합

된 가부장제의 폭력이 사회 전반에 드리우고 있었다. 국민성은 정열적이면서도 낙천적이다. 멕시코

인들의 기본관념에 기저를 이루는 것은 오랜 식민지 속에서 자신들의 고유문화와 유럽문화를 조화

시킨 ‘메스티조’ 문화(Mestizo, 문화의 혼합물을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인구의 95%가 가톨릭이지

만 그것은 그들의 토속 신앙들과 섞여있다. 어느 성당을 가더라도 자기 종족의 미적 취향과 종교관

습 로 꾸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원주민 문화 의식이 저변에 깔려있는 멕시코 일반인들은 가족 간의 유 가 유별나다. 또한 멕시

코인들은 정부건 민간 기업이건 인종이나 혈통에 따른 차별이 없는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사회계층 간의 구별은 엄격하다. 멕시코인들은 상류층으로 갈수록 권위의식이 더 강해지고 시

간 약속을 어기는 경우가 많다. 선물 및 접 문화는 한국처럼 식사 후 음주 접 문화는 없지만 선

물문화가 일상화되어 있다. 멕시코 여성들은 개방적이고 활달하지만 미국 여성들에 비해 보수적 성

윤리관을 갖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때와 장소에 따라 복장에 상당히 의미를 두는 사회이므로 결

혼식, 공식 파티 등에는 필히 정장을 한다.

또한 종교적 색채를 지닌 축제 외에도 멕시코에는 약 1만 개 정도의 축제가 사시사철 존재한다.

수많은 멕시코의 축제들이 멕시코인들의 정체성을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면, 멕시코 서민들에게 텔

레비전과 중가요는 일상에서 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취미생활이다. 이들은 드라마를 즐겨보

며, 드라마를 통해 리만족을 느끼고 있다.

3. 멕시코 방송시장 관련 전문가 조사결과

신흥시장 진출전략 수립을 위해 멕시코 지상파방송, 유료방송 등에 종사하는 전문가 8명을 상

으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 다. 주요 인터뷰 내용은 멕시코 콘텐츠 시장 현황, 한국 콘텐츠 유통구

조, 한국 콘텐츠 진출 제한요인과 극복방안, 신흥시장 진출전략 및 지원필요사항 등이다. 조사기간

은 2010년 11월 26일부터 12월 10일까지 진행되었다.

조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멕시코 방송시장은 지상파방송 중심의 방송시장 구조가 형성

되어 있다. 멕시코에서 방송콘텐츠 소비계층은 주로 중산층이며, 유료방송 시장 확 에 따라 가입

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상파방송사의 경우도 유료채널을 늘려가며 부가수

익을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방송콘텐츠의 경우 멕시코 공 방송에서 2002년 ‘이브의 모든 것’이 첫 방송된 이래 ‘ 장

금’, ‘별을 쏘다’, ‘겨울연가’, ‘내 이름은 김삼순’ 등이 방송되었다. 지금까지 방송된 프로그램 중 가

장 시청률이 높았던 드라마는 첫 방송된 ‘이브의 모든 것’이었다. 당시 한국 프로그램은 공식적인

루트로 구입되어 방송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홍보 차원에서 사관을 통해 무료로 제공받은 방식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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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지상파방송을 통해 방송된 한국 드라마가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냈다고 하더라도 전체 시청

자를 기준으로 본다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청률에 불과한 수준이다. 또한 공 지상파방송의

경우 시청료 개념이 없고 정부 지원에만 의존한다는 점에서 재정이 열악하고, 자체제작 비율이 높

으며, 콘텐츠 구매담당자가 자주 교체되는 등의 내부 문제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수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상업 지상파방송이나 케이블TV와 같은 유료방송의 경우 콘텐

츠 자체를 제공하는 것 보다는, 정가를 주고 구매를 하더라도 얼마만큼의 광고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인지가 더욱 큰 관심사 다. 한국 방송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상업성이 뒤따르지

않으면 방송이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었다. 따라서 상업 지상파방송에 한 현실적 진출방안

은 부분 포맷이나 스토리 판매라고 지적되었다.

4. 멕시코 방송시장 진출전략

멕시코는 자체 제작률이 매우 높으며, 자국 방송 다음으로 미국 방송에 한 선호도가 높다. 또

한 미국 내의 유수 제작, 배급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공동 제작 및 배급의 형태를 꾀하고 있다. 텔레

노벨라의 주요 제작국답게 타 국가의 드라마에 한 관심이 매우 낮은 실정이며, 미국을 제외한 타

국의 드라마를 수입하는 것보다 자국의 드라마 수출에 한 관심이 매우 높다. 국내 상물이 진출

하기 시작한지는 불과 몇 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부른 접근 보다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전

략 수립이 필요하다.

이에 따른 진출전략으로 첫째, 국내 방송 콘텐츠 노출확산 전략이 필요하다. 멕시코를 비롯한 중

남미의 한류는 아직은 일부 마니아 계층에 한정된 현상이지만 ‘소박한 한류’가 이미 시작됐다. 드라

마 상 회 등을 통해서 한국의 방송콘텐츠를 멕시코 수용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

색해야 한다. 둘째, 멕시코 지역 방송사 및 케이블 채널과의 협력관계 구축해야 한다. 방송콘텐츠

수출을 통한 멕시코 시장에의 진출 이외에도 멕시코의 형 제작사 및 지역 채널, 케이블 등에서의

한국 방송콘텐츠를 방송할 채널을 확보, 프로그램의 안정적인 판로를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공동제작의 확 를 들 수 있다. 멕시코의 주요 제작사와 사업 파트너를 찾아 공동 제작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아야 한다. 넷째, 현지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 멕시코의 텔레

노벨라 제작사들은 MIPTV, ATF 등에서 적극적인 텔레노벨라의 구매와 편성을 촉진하기 위한 각

종 행사를 개최한다. 최근 한국의 방송콘텐츠를 중남미에 판매 확 하기 위한 쇼케이스가 이루어지

고 있지만 지리적, 공간적 근접성으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외에도

스토리 구조 공동개발과 포맷 수출, 현지화 전략 등이 필요하다. 한국 방송콘텐츠의 멕시코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단순히 드라마를 기획해 수출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포맷 수출, 또는 프로그램

본 수출 등을 통해서 끊임없이 현지 시장의 요구를 수용해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