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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분석팀장·연구위원 ‘디지털 미디어 유럽 2017’ 참관기 유럽 언론사, 새로운 황금기 도전 미디어포럼 세계뉴스미디어협회(WAN-IFRA)가 주최하는 ‘디지털 미디어 유럽 2017’ 콘퍼런스(이하 ‘DME 2017’)가 4월 24~26일 사흘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욜피폴리티켄후스(JP/Politikens Hus) 1 에서 개최됐다. 기조연설에서 스티 외르스코 욜피폴리 티켄후스 대표는 저널리즘이 “새로운 황금기를 맞고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로 행사를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1995년 뉴스 소비가 20분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다양한 기기를 통해 24시간 뉴스 소비가 가능하다. 게다가 최근 들어 저널리즘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두 가지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첫째, 유럽에서 디지털 유료 구독자 확보의 돌파구가 열리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스웨덴의 아프톤블라데트, 노르웨이의 VG, 독일의 쥐트도이체 차이퉁 등 언론사들은 10만~25만 명가량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했으며, 유료 구독자 수는 증가 추세에 있다. 둘째, 저널리즘 스타트업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버즈피드, 복스, 쿼츠 이외에도 아일랜드의 제트랜드(Zetland), 덴마크의 와치 메디어(Watch Medier), 프랑스의 메디아파르트 (Mediapart) 같은 스타트업들이 디지털 저널리즘의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외르스코는 이 언론사들의 공통점이 콘텐츠에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가 여전히 왕좌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언론사들은 사실에 기반을 둔 차별화한 고품질 ‘디지털 미디어 유럽 2017’ 콘퍼런스가 지난 4월 24~26일 사흘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욜피폴리티켄후스에서 열렸다. <사진 출처-필자 제공>

유럽 언론사, 새로운 황금기 도전116.125.124.10/kpf/no557/pdf/12.pdf79 김선호 /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 김위근 /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분석팀장·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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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 김위근 /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분석팀장·연구위원

‘디지털 미디어 유럽 2017’ 참관기

유럽 언론사, 새로운 황금기 도전

미디어포럼

세계뉴스미디어협회(WAN-IFRA)가 주최하는

‘디지털 미디어 유럽 2017’ 콘퍼런스(이하 ‘DME

2017’)가 4월 24~26일 사흘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욜피폴리티켄후스(JP/Politikens Hus)1에서

개최됐다. 기조연설에서 스티 외르스코 욜피폴리

티켄후스 대표는 저널리즘이 “새로운 황금기를 맞고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로 행사를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1995년 뉴스 소비가 20분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다양한 기기를 통해 24시간 뉴스 소비가

가능하다. 게다가 최근 들어 저널리즘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두 가지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첫째, 유럽에서 디지털 유료 구독자 확보의 돌파구가

열리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스웨덴의

아프톤블라데트, 노르웨이의 VG, 독일의 쥐트도이체

차이퉁 등 언론사들은 10만~25만 명가량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했으며, 유료 구독자 수는 증가 추세에

있다.

둘째, 저널리즘 스타트업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버즈피드, 복스, 쿼츠 이외에도

아일랜드의 제트랜드(Zetland), 덴마크의 와치

메디어(Watch Medier), 프랑스의 메디아파르트

(Mediapart) 같은 스타트업들이 디지털 저널리즘의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외르스코는 이

언론사들의 공통점이 콘텐츠에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가 여전히 왕좌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언론사들은 사실에 기반을 둔 차별화한 고품질

‘디지털 미디어 유럽 2017’

콘퍼런스가 지난 4월 24~26일

사흘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욜피폴리티켄후스에서 열렸다.

<사진 출처-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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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7. 05

콘텐츠로 승부를 걸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페이스북

같은 소셜 플랫폼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가짜 뉴스를 둘러싼 논란에서 보듯이 소셜

플랫폼에서 콘텐츠의 품질은 보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사들이 고품질 콘텐츠와

이용자가 중심이 되는 자체 플랫폼 구축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조연설에서 암시했듯이,

DME 2017에서는 디지털

유료 독자 확보와 스타트업의

흥미로운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먼저, 엑스타 블레드

(Ekstra Bladet)는 타블로이드 기반 덴마크

언론사로서 2013년부터 디지털 유료화를 추진하면서

프리미엄 콘텐츠 섹션 엑스타를 별도로 마련했다.

엑스타 블레드는 뉴스 이외에도 뉴스 아카이브와

전자책 서비스를 통합해 지불 장벽을 구축했다. 유료

콘텐츠 국장인 랑그트는 유료화 성공을 위한 다섯

가지 조건에 대해 말했다. 첫째, 차별화한 고품질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용자들이 지불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무료 콘텐츠와 비교해 질적인 면에서

우월해야 하며, 이를 통해 독자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콘텐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데이터다. 언론사는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각 콘텐츠의 타깃을 찾아내야 하며,

동시에 자동화한 마케팅 솔루션을 통해 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이용자 경험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텍스트와 사진만으로 이루어진

포맷으로는 이용자로부터 감탄을 자아낼 수 없다.

넷째, 유료 결제 과정이 최대한 단순해야 한다.

즉, 한두 번의 클릭만으로 결제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유료 서비스에 대한 광고나

홍보가 필요하다. 언론사들은 과거에 자사를 널리

알릴 필요가 없었지만 콘텐츠가 넘쳐나는 디지털

환경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유료 콘텐츠가 무료

콘텐츠와 무엇이 다르며, 왜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 이용자들을 설득하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가야 한다.

차이트온라인(Zeit Online)은 유료 콘텐츠 매출에서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독일 언론사다. 2012~

2016년 차이트온라인의 매출은 두 배 성장했다.

특기할 만한 점은 매출 구성비에서 노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하락하고 유료 콘텐츠의 비중은

상승했다는 것이다. 4년 동안 전체 매출에서 노출

광고 비중은 53%에서 45%로 하락하고, 유료 콘텐츠

비중은 15%에서 29%로 상승했다. 이러한 변화의

원동력은 적절한 타기팅과 콘텐츠 및 서비스 전략에

있다. 차이트온라인은 18~30세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 이용자로 삼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콘텐츠는 젊은 세대가 관심 있는

내용으로 채웠고 콘텐츠 포맷 역시 모바일 플랫폼에

적합하도록 카드 포맷을 기본으로 인터랙티브

요소를 첨가했다. 그리고 서비스 저널리즘 측면에서

밀레니얼 세대, 특히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포털

사이트 ‘zz.tt’를 만들었다. 이 사이트는 대학 랭킹,

학과 정보, 취업 정보 이외에도 대학생들의 취향에

맞는 음식이나 패션 정보도 제공한다. 그리고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 사업을 통해 대학생들과

상호작용을 강화함으로써, 밀레니얼 세대가 유료

결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전략을

취한다.

콘텐츠 유료화는 지불 방법 및 가격에 대한 전략을

요구한다. 이와 관련해 참고할 만한 사례가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과 네덜라드 NRC미디어다.

쥐트도이체차이퉁은 5만5,000명의 유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70%가 디지털 구독자다. 이

언론사는 ‘유연한 지불 장벽(Agile Paywall)’이라

불리는 다소 복잡한 형태의 유료 구독 모델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무료로 뉴스를 제공하지만 일부는

프리미엄 콘텐츠다. 이 프리미엄 콘텐츠는 매달

콘텐츠 유료화를

향한 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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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유로를 지불하는 독자에게는 전부 공개되지만

유료 등록을 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일주일에

10개까지만 공개된다. 쥐트도이체차이퉁에는 ‘텍스트

마케팅’이라는 독특한 명칭의 부서가 있다. 텍스트

마케팅부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체 콘텐츠 중에서

인기가 가장 높은 것들을 가려낸 후, 이 콘텐츠만

별도로 유통한다. 가령, 인기 높은 콘텐츠를 모아서

잡지 형식으로 묶어서 유료 독자에게만 제공하는

것이다.

NRC미디어는 전체 수익의 82%가 유료 구독료고

18%만 광고에 의존한다. NRC미디어의 유료 독자는

과거 몇 년 동안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었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다시 성장하고 있다. 유료 독자를

늘리는 방법은 현재 유료 독자를 계속 붙들면서

동시에 신규 유료 독자를 유입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NRC미디어는 다양한 지불 방법과 가격 정책을

실험했다. 너무 낮은 가격은 유료 독자가 많아도

수익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너무 높은 가격은

유료 독자 수 자체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적정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필요했다. 여러 실험 결과

그들이 발견한 것은 한 달 구독료로 14.5유로가

균형점에 있는 가격이라는 점과 유료 구독 계약이

1~3년까지 장기간으로 설정했을 때 탈락률이

최소화된다는 것이었다.

이번 행사에서 집중 조명된

분야 중 하나는 프리미엄

광고다. IAB의 곰버트는

기존 노출형 광고가 이용자 경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프리미엄 광고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팝업 광고, 자동 재생

광고, 측면 확대 광고 등은 지양해야 할 광고

형식으로서,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가 발달하면서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뉴스UK의 섀넌

라일리는 프리미엄 언론사 브랜드에는 프리미엄

광고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탐사 저널리즘 등

고급 콘텐츠로 채워진 언론사 웹사이트에 기존의

노출형 광고는 적절치 않다. 언론사 웹사이트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게시되는 노출형 광고와

차별화되는 프리미엄 광고를 게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팍토리아(La Factor ía)의 비르히니아

라빈 아미롤라는 브랜디드 콘텐츠를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로서 접근해야 한다고 봤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다른 콘텐츠만큼 품질이 좋아야 하며

이는 분석, 연구, 디자인, 스토리, 형식, 결과 측정,

개선 등의 과정이 순환 관계에 있을 때 완성된다.

특히, 그녀는 프리미엄 광고가 언론사 트래픽을

향상시키는 데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언론사에

적합한 프리미엄 광고 전문 제작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콩테나스의 비올렌 드가는 광고에서

수용자의 관심을 잡아 두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한데,

이는 이용자 데이터를 철저하게 분석했을 때 가능

하다고 발표했다. 이용자 분석이 어려운 것은

밀레니얼 세대의 출현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한편 동영상 형식의 프리미엄 광고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KIT의 페더 보니에르는 인터넷 생태계가

포털 시대에서 검색 시대를 거쳐 소셜 시대로

옮아 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소셜미디어에

최적화한 형식이 바로 동영상이라고 봤다. 이와

관련해 스트리아디지털원(Styria Digital One)의

이번 ‘디지털 미디어 유럽 2017’ 콘퍼런스에서는 디지털 유료 독자

확보와 스타트업의 흥미로운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사진 출처-필자 제공>

프리미엄 광고와

스타트업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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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7. 05

알렉시스 요한은 5단계 동영상 전략을 제안했다.

즉 ①동영상을 위한 독자적 유통 플랫폼 개발,

②동영상에 집중하는 전략 추진, ③동영상 수를

늘리기 위한 서드파티 동영상의 통합, ④독자 유통

플랫폼을 이용한 콘텐츠 공유, ⑤모바일 리포터의

채용과 이용자 생산 콘텐츠의 활용이다.

디지털 혁신은 대부분 스타트업에서 시작했으며

새로운 ‘파괴적 혁신’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이 많다. 전통적 언론사도 미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노르웨이 알러미디어(Aller

Media)는 스타트업을 활용한 동영상 서비스를

소개했다.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많은 디지털 환경

에서는 ‘린스타트업(Lean Startup)’ 전략이 필수다.

린스타트업은 본격적인 서비스나 제품 출시에

앞서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반복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줄이고 시장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알러미디어는 자체 직원

35명을 선발해 토프튜브(ToppTube)라는 스타트업

브랜드를 만들고 10대를 타깃으로 유튜브와

스냅챗 등 플랫폼에서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토프튜브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유튜브는 정보

매체나 오락 매체가 아니며 정체성 형성의 장이다.

토프튜브는 10대들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동영상을

집중적으로 제작했고, 가입자는 2015년 4,000명에서

2016년 1만 명으로 늘었다. 현재는 광고를 비롯한

수익 모델 개발이 주요 연구 대상이다.

스페인의 보센토(Vocento) 미디어 그룹은 스타트업이

장래에는 전통 기업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보고

스타트업과 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센토 미디어는 쿠폰 및 포인트 적립 앱

GELT의 지분 19.8%를 인수하고 보센토의 이용자

프로파일을 활용해 GELT 앱의 타깃층을 공략하고

있다. 알러미디어가 자사 내부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면, 보센토 미디어는 외부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협력 관계를 수립하는 전략을 취한다.

최근 디지털 플랫폼과

언론사의 관계 설정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상

했다. 컬럼비아대 토우센터는 플랫폼과 언론사의

관계 설정을 연구하는 다년간의 프로젝트에 착수

했고, 지난 3월 말 <플랫폼 언론(The Platform

Press)>이라는 제목의 보고서 2를 발간한 바 있다.

DME 2017에서도 플랫폼에 대한 문제 제기가 활발

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피에코타는 디지털상에서

플랫폼이 과거 매스미디어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디지털 광고 매출이 언론사가 아닌 플랫폼에

집중되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디지털 광고 매출의 60%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뉴스 콘텐츠가 서로 분리(Unbundling)되어

소비되고 언론사가 광고주를 매개하는 기능을

상실(Disintermediation)했기 때문이다. 광고는 더

이상 언론사 수익의 원천이 되지 못하며, 오늘날

언론사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원천은

콘텐츠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언론사가 과거처럼

매스미디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아선 안

플랫폼 전략에 대한

고민

최근 디지털 플랫폼과 언론사의 관계 설정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상했다. ‘디지털 미디어 유럽 2017’ 콘퍼런스에서도 플랫폼에 대한

문제 제기가 활발했다. <사진 출처-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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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며, 대신 적소 마케팅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리고 적소 마케팅 전략을 펼칠 때

언론사는 플랫폼을 동지도 적도 아닌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 정도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에코타는 언론사들이 플랫폼 기능을 상실한

환경에서 수익 모델을 고민할 때도 디지털 플랫폼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있는 음악 산업을 벤치마킹할

것을 추천했다.

차트비트 CEO인 존 사로프는 검색엔진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소비 패턴의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구글 검색을

통해 이용자들은 사실적 정보를 더 많이 소비하는

반면,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감성적 콘텐츠를 더 많이

공유한다. 그리고 속보성 뉴스의 경우 검색엔진의

트래픽이 소셜미디어의 트래픽에 선행하는 현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애틀랜틱의 IS에 대한 보도는

구글 검색에서 트래픽의 정점을 찍고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페이스북에서 많이 공유됐다. 이는

구글 검색은 과거 매스미디어처럼 개인적 의제를

설정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소셜미디어는 이를

토대로 의견 교환을 통해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는

2단계 정보 유통이 디지털상에서 재현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사로프는 페이스북에서 많이 공유되는 기사와

많이 읽히는 기사 사이에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많이 공유된다는 것이 실제로 많이

읽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이는 페이스북

공유 버튼이 언론사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상위 1% 기사가 70%의 트래픽을

유발하고 나머지 99% 기사의 트래픽 점유율은

30%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소셜미디어는 언론사에

유리한 플랫폼은 아니라고 사로프는 말했다.

다만 내용 면에서는 정치 뉴스가, 형식 면에서는

인터랙티브 기사가 페이스북에서 관여도가 높으며,

관여도가 높은 이용자일수록 언론사 홈페이지를

다시 방문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플랫폼 전략 측면에서 노르웨이 쉽스테드미디어

(Schibsted Media)의 선데는 다른 발표자와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취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언론사가 독립적인 플랫폼 구축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사가 검색이나 소셜 플랫폼에

종속된 상태에서 ‘자유롭고 독립된 언론’을

구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언론사가

디지털 기술 개발에 뒤처져 있었기 때문에 제3의

플랫폼에 종속되어 있었지만,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독립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독립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그가 주목하는

기술은 인공지능과 개인 추천 알고리즘이다. 선데는

차세대 플랫폼은 인공지능이 이용자 개인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형태를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노르웨이 매체 VG가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어떤

식으로 구상하는지에 대한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디지털 플랫폼과 언론사의 관계는

가장 중요한 문제다.

차트비트 CEO 사로프는 페이스북에서

많이 공유되는 기사와 많이 읽히는 기사 사이에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공유 버튼이 언론사의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1 욜피폴리티켄후스는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72개 지역신문을

운영하는 미디어 회사로 900명의 기자, 70명의 디자이너, 35명의

사진기자, 15명의 만평가를 고용하고 있다.

2 http://towcenter.org/research/the-platform-press-how-silicon-valley-reengineered-journal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