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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LG Business Insight 2010 6 23 LGERI 리포트 배민근 책임연구원 [email protected] 유로화 약세의 의미와 영향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되찾으면서 유로화가 반등의 기미를 보이기도 했으나 유로 화 약세기조가 완전히 꺾인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듯하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아직 근본적인 해결에 이르지는 못한데다, 유로존 경제의 침체와 그에 따른 완화적 정책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로체제의 중장기적인 지속가능성에 대한 시각이 여전히 엇갈리는 가운데, 유 로화 약세가 유로존 경기회복의 동인이 되는가 하면, 주요 선진국들의 출구전략 실행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위기 극복과 유로체제 보완의 필요성은 올해로 출범 12년 째를 맞은 유로화의 중장기 위상에 있어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유로화 가치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전망 남유럽 재정위기의 빠른 해소를 낙관하기 어려워지면 서 유로화 가치의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작년 11월 이 후 최근까지 달러/유로 환율은 20% 가량 하락했으며, 특히 지난 6월 초에는 2006년 3월 이후 4년여 만에 처 음으로 유로당 1.2달러 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엔/유로 환율 또한 유로당 110엔 선을 하회, 2001년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이다(<그림 1> 참조). 최근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 되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남유럽 국가들에 대한 7,5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방안이 마련됨으로써 단기적으로 유로존 국가부채의 부도가능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가 부채상환능력을 확충하지 못한 채 채무재조정 요구에 나서면 불안은 다시 증폭될 수 있다. 복지예산 감축, 노동시장 구조조정 등 국민들이 고통을 0.7 0.9 1.1 1.3 1.5 1.7 1999 2001 2003 2005 2007 2009 90 110 130 150 170 달러/유로 (←) (달러/유로) (엔/유로) 엔/유로 (→) <그림 1> 달러/유로, 엔/유로 환율 추이 자료 : 한국은행

유로화 약세의 의미와 영향 · 2010. 6. 22. · 그리스 스페인아일랜드이탈리아포르투갈프랑스 독일 유로존 국가들의 단위노동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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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LG Business Insight 2010 6 23

LGERI 리포트

배민근 책임연구원 [email protected]

유로화 약세의 의미와 영향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되찾으면서 유로화가 반등의 기미를 보이기도 했으나 유로

화 약세기조가 완전히 꺾인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듯하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아직 근본적인 해결에

이르지는 못한데다, 유로존 경제의 침체와 그에 따른 완화적 정책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로체제의 중장기적인 지속가능성에 대한 시각이 여전히 엇갈리는 가운데, 유

로화 약세가 유로존 경기회복의 동인이 되는가 하면, 주요 선진국들의 출구전략 실행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위기 극복과 유로체제 보완의 필요성은 올해로 출범 12년

째를 맞은 유로화의 중장기 위상에 있어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Ⅰ. 유로화 가치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전망

남유럽 재정위기의 빠른 해소를 낙관하기 어려워지면

서 유로화 가치의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작년 11월 이

후 최근까지 달러/유로 환율은 20% 가량 하락했으며,

특히 지난 6월 초에는 2006년 3월 이후 4년여 만에 처

음으로 유로당 1.2달러 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엔/유로 환율 또한 유로당 110엔 선을 하회, 2001년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이다(<그림 1> 참조).

최근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

되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남유럽 국가들에 대한

7,5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방안이 마련됨으로써 단기적으로 유로존 국가부채의 부도가능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가 부채상환능력을 확충하지 못한 채

채무재조정 요구에 나서면 불안은 다시 증폭될 수 있다. 복지예산 감축, 노동시장 구조조정 등 국민들이 고통을

0.7

0.9

1.1

1.3

1.5

1.7

1999 2001 2003 2005 2007 200990

110

130

150

170

달러/유로(←)

(달러/유로) (엔/유로)

엔/유로(→)

<그림 1> 달러/유로, 엔/유로 환율 추이

자료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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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20 LG Business Insight 2010 6 23

7,5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방안이

마련됨으로써

단기적으로 유로존

국가부채의

부도가능성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분담해야 하는 정책이 순조롭게 합의되고 실행에 옮겨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또 강도 높은 재정긴축을 시행하더라도 경기침체로 인해 세수가 크게 늘어나

지 못하는 경우에는 재정건전성이 쉽사리 개선되지 못할 수도 있다. 위기가 스페인

등 인근국가로 확산될 가능성 또한 여전히 남아있다. 신용위험 확대와 실물경제 침

체에 대처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의 노력 또한 계속 필요한 상황이다. 정책금

리를 장기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취약국가를 지원

하는 등 금융여건 개선을 위한 완화적 정책기조가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서 유로화는 당분간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전망기관들의 유로

환율 전망치도 올해 들어 큰 폭의 하향 조정이 이루어져 왔다(<그림 2> 참조).

작년 말 이후 나타난 유로화의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로당 1.2달러 남짓

인 유로화의 가치는 실질실효환율을 기준으로는 여전히 고

평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난다. 실질실효환율은 주요 교역상

대국 통화에 대한 자국통화의 상대가치와 물가차이를 교역

비중에 따라 가중 평균한 지표로서, 통화의 평균적인 실질

가치를 의미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하는 유로화의

실질실효환율(REER) 지수를 2001년 1월을 기준시점으로

해서 환산하면, 2010년 6월 현재 유로화의 실질실효환율은

107.8로 나타난다. 즉 현재 유로화의 실질가치가 기준시점,

즉 유로존의 경상수지가 균형상태에 가까웠던 2001년에 비

해 8% 정도 고평가된 상태로, 향후 경상수지의 균형을 전제

로 그 정도 추가하락의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그림 3>

참조).

과거 위기국 통화들에 비해 소폭 절하

최근 남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현재까지

나타난 유로화 가치의 하락폭은 과거 재정 또는 외환위기를

경험한 나라들보다는 작은 편에 속한다. 1992년 9월에 시작

1.50

1.45

1.251.20

1.1

1.2

1.3

1.4

1.5

1.6(달러/유로)

2009.1Q2Q 3Q 4Q 2010.1Q2Q 3Q 4Q 2011.1Q

2009년 12월 말 기준

2010년 5월 말 기준

<그림 2> 유로/달러 환율의 전망치 변화

주 :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50여 개 금융회사 전망치의 중간값(Median) 기준

자료 : Bloomberg

-1.0

-0.5

0.0

0.5

1.0

1.5(%) (2001.1=100)

107.8(2010.6)

실질실효환율(→)

경상수지/GDP(←)

1999 2001 2003 2005 2007 200980

90

100

110

120

130

<그림 3> 유로화 실질실효환율 유로존 경상수지/GDP

주 : 실질실효환율은 교역가중치와 물가변동을 감안해서 산출한 평균적인

실질통화가치를 의미하며 수치가 클수록 통화가치의 상승을 의미

자료 : Eurostat, B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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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

I 리포

LG Business Insight 2010 6 23 21

현재까지 나타난

유로화 가치의

하락폭은 파운드, 페소,

원화 등 과거 재정 또는

외환위기를 경험한

나라들보다 작은

편이다.

된 영국 외환위기 당시 파운드화가 30% 가량 절하되었으며, 1994년 말 멕시코 페소

화 위기의 경우에는 페소화 절하율이 50%를 넘은 바 있다. 우리나라도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불과 2, 3개월 만에 원화가치가 50% 가량 절하되는 상황을 경험했다

(<그림 4> 참조).

유로화 또한 위기에 봉착하기는 했지만, 과거의 다른 경제위기보다 더 큰 폭으로

절하될 것 같지는 않다. 우선 재정위기는 유로존 전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재정건전

성이 크게 훼손된 일부 국가들에 국한된 문제이다.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이른바

유로존 내 핵심국가들의 경우 재정건전성뿐만 아니라, 경제의 회복속도, 대외건전

성 등에 있어서도 위기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만약 위기국가들만을 감안한다면, 유로화의 하락폭이 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이 현실과 부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유로체제 내에 그리스처럼 재정위기가 현실화된 국가

와 경제 전반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가 공존하고 있

는 상황에서, 이들 모두를 아우른 통화가치의 절하 폭은 과

거 개별 국가 차원에서 발생한 경제위기들에 비해 상당부분

제한될 것으로 생각된다(<그림 5> 참조).

게다가 유로화는 달러 및 엔화와 더불어 국제 금융시장에

서 가장 널리 통용되는 3대 주요통화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

서 다소간의 위기를 겪더라도 그 가치는 여타 신흥국 통화는

물론, 1992년 위기 당시의 파운드화보다도 안정적으로 유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역내 국가간 불균형 개선돼야 유로화 본격 회복

향후 유로화 가치의 추세적 회복 여부는 결국 유로체제에 대

한 전망에 달려 있다. 역내 국가간의 경제적 불균형이 어느

정도 개선되고, 유로체제가 보완되는 정도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이다. 국가간 산업기반과 대외경쟁력의 차이는 유로체

40

50

60

70

80

90

100

110

0 20 40 60 80 100 120 140 160 180 200(거래일)

파운드

페소

유로

<그림 4> 유로화와 과거 위기국가 통화의 달러 대비 가치 변동

주 : 위기시작일 또는 통화가치의 하락세가 시작된 날을 기준으로 함(파운드

'92.9.8, 페소 '94.12.19, 원 '97.10.21, 유로 '09.12.1)

자료 : Datastream

-14

-12

-10

-8

-6

-4

-2

이탈리아

핀란드

독일

네덜란드

아일랜드

키프로스

(경상수지/GDP)

(재정수지/GDP)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15 -10 -5 5 10

<그림 5> 유로존 국가들의 대외 및 재정건전성(%)

주 : 2009년 기준

자료 : I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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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22 LG Business Insight 2010 6 23

유로화는 남유럽

국가들의 물가수준이나

대외경쟁력 대비

고평가 상태를, 독일,

프랑스 등에 대해서는

저평가 상태를 지속해

왔다.

제로의 통합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통합 이후에도 불균형 문제는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경쟁력 개선이나 생산성 증가 없이 호황을 누렸던 남유럽 경제는

2000년대 중반을 전후해 정점에 도달한 자산가격 상승의 부작용과 더불어 물가 및

임금의 상승압력의 확대에 직면했다. 그러나 환율조정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공동통

화인 유로화의 환율은 2000년대 내내 남유럽 국가들의 물가수준이나 대외경쟁력에

비해서는 고평가된 상태를, 독일, 프랑스 등에 대해서는 저평가된 상태를 지속해 왔

다(<그림 6>, <그림 7> 참조).

재정위기의 해결과 유로체제의 존속에 대해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은 점차 낙관적

인 태도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위기국가에 대한 외부 지원체제, 즉 ‘유럽금융안정메

커니즘(Europe Financial Stabilization Mechanism)’과 ECB의 지원, 그리고 IMF

구제금융 체제가 어느 정도 구축되었으며, 그리스나 포르투갈, 스페인 등의 위기국

가에서는 긴축 및 구조개혁 정책을 통해 신뢰회복의

과정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제금융을 통해 남

유럽 국가부채의 부도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크게 줄

어들었으며, 그리스뿐만 아니라 포르투갈, 스페인 등

에서도 노동시장 및 복지제도 등에 대한 개혁 움직임

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프리드먼, 루비니, 펠트슈타인 등은 이러한

유로체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

하고 있다. 역내 경제불균형을 원천적으로 시정하기

란 쉬운 일이 아니며, 그로 인한 회원국들의 동반 부

도 또는 핵심회원국의 탈퇴는 사실상 유로화 체제 붕

괴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들어서는 소수 불

량회원국의 유로존 탈퇴가 유로체제를 유지하고 건전

성도 제고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4.1

3.6 3.5 3.4

3.0

2.1

0.1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프랑스 독일

<그림 6> 유로존 국가들의 단위노동비용 변화

주 : 2001~2008년 동안의 연평균 상승률

자료 : Global Insight

80

90 독일

스페인

그리스

100

110

120

1999 2001 2003 2005 2007 2009

<그림 7> 그리스, 스페인, 독일의 실질실효환율

주 : 1. 실질실효환율은 교역가중치와 물가변동을 감안해서 산출한 평균적인

실질통화가치를 의미하며 수치가 클수록 통화가치의 상승을 의미

2. 1999.1=100 기준으로 6개월 이동평균한 값

자료 : B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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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

I 리포

LG Business Insight 2010 6 23 23

유로화 가치의

하락폭이 크지 않고,

역내교역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통화절하를

통한 경상수지 개선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다.

Ⅱ. 유로화 약세의 파급효과

재정위기의 여파로 나타나고 있는 유로화 약세가 향후에는 역설적으로 수출 증대를

통해 유로존의 위기 극복과 경기 회복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

로존의 경기부진과 더불어 나타나고 있는 유로 약세는 미국, 중국 등 유로지역에 대

한 수출비중이 높은 나라들의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로 약세에 따른 유로지역의 경쟁력 개선

유로존은 자동차를 비롯, TV, 휴대폰 등 전기전자제품, 석유류와 화학공업제품, 항

공기 및 선박, 기계류 등의 주력 수출품목들을 주로 미국, 중국, 러시아 등으로 수출

한다. 또한 남유럽 국가들의 관광 자원도 풍부하다.

따라서 지금처럼 유로존 경제가 재정지출 축소에 따른 침체위험에 노출돼 있을

때에는, 유로절하를 통한 수출 및 소득의 증가가 당면한 경기침체의 정도를 완화하

고 향후 경기회복세를 이끌어내는 적지 않은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역

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원화의 급격한 절하에 힘입은 큰 폭의 수출증가와 경상수

지 흑자를 통해 위기로부터 빠르게 회복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로화의 경우 여타 재정 및 외환위기의 경우와 비교해 통화가치의 하락

폭이 작은 편이고, 특히 개별 국가의 교역 가운데 유로화 약

세 효과가 미치지 않은 역내교역의 비중이 상당히 높기 때

문에 통화절하를 통한 경상수지 개선 및 소득증가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2009년 기준으로 핀란드, 그

리스, 독일 등이 전체 수출에서 역외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데 반해,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스페인 등은 역외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

다. 이처럼 유로화 약세의 수출에 대한 파급효과는 유로존

각국에 대해 상이하게 나타나며, 위기국가 가운데서는 그리

스. 아일랜드, 이탈리아가 역외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효과

71.567.7

57.957.6 56.6

51.9

43.1 40.435.0

핀란드

그리스

몰타

키프로스

아일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네덜란드

포르투갈

벨기에

룩셈부르크

<그림 8> 유로존 국가들의 역외수출 비중(%)

주 : 전체 수출에서 비유로존 국가로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자료 : 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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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24 LG Business Insight 2010 6 23

OECD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유로화 10%

절하는 유로존의

GDP를 2년 동안에

걸쳐 약 1~2%

추가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

를 상대적으로 크게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8> 참조).

상품교역에 있어서의 차별성과는 달리 여행을 비롯한 서비스 수출의 경우 유로

화 약세의 혜택을 고르게 누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여행,

레저 등의 소비활동이 일반적으로 가격변화에 더 민감하다는 특성을 감안하면 유로

화 약세에 힘입은 남유럽 국가들의 서비스 수출 또한 유로화 약세국면에서 경상수

지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이 유로화 약세는 유로존 경제가 그만큼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

하지만, 반대로 환율절하를 통한 상품 및 서비스 수출의 증대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

으로부터 빨리 벗어나는 데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 OECD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유로

화 10% 절하는 유로존의 GDP를 2년 동안에 걸쳐 약 1~2% 추가적으로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유로화 약세, 글로벌 불균형 완화에 부정적 영향

IMF, OECD 등에 따르면 유로존은 올해도 GDP가 1% 남짓 증가하는 저성장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로존의 재정긴축으로 인한 경기침체는 수입수요를

위축시키고, 유로화 약세는 해외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구매력을 약화시킴으로써

유로존 수출비중이 높은 나라들의 수출과 소득을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

존의 경기침체를 동반한 유로화 약세는 유로존 바깥 나라들의 수출과 경기에 부정

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을 기준으로 유로존이 전세계 GDP 가운데 차지

하는 비중은 22%이지만, 전세계 수입수요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8%로 경제규모에 비해 큰 편이다. 유로존은 주로

석유류와 전기전자부품 및 제품, 의류 등을 중국, 미국, 영

국, 러시아 등으로부터 수입한다. 주요국의 수출에서 남유럽

4개국에 대한 수출규모는 크지 않지만, 유로존으로의 수출

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이 21%, 중국이 20%로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그림 9> 참조).

20.9 19.7

12.5

2.3 1.53.3

미국 중국 일본

유로존 수출비중남유럽 4개국 수출비중

<그림 9> 미국, 일본, 중국의 대유로존 수출비중(%)

자료 : 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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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

I 리포

LG Business Insight 2010 6 23 25

유로존 최대의

수출국인 독일의 경우

실질실효환율이

장기간 저평가되어 왔기

때문에, 최근의 유로화

절하가 도리어 교역의

불균형을 확대시키는

측면이 있다.

유로존에 대한 수출의 부진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경상수지를 악화시키고, 중국

에 있어서는 위안화 절상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유로화 약세가

글로벌 불균형을 오히려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현재 미국의 개인들은 주택과 소

비자신용 부문에 걸친 부채의 축소를 진행하면서 소비를 줄이고 경상수지도 개선시

키고 있지만 유로화 약세의 결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 미국 국민들의 해외 구

매력이 늘어나고 그만큼 경상수지는 다시 악화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더욱이 유로존 최대의 수출국인 독일의 경우 자국의 물가수준을 감안한 실질실효

환율이 장기간에 걸쳐 저평가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최근의 유로화 절하가

글로벌 교역에 있어서의 불균형의 확대를 초래하는 측면도 있다.

출구전략 지연

작년 말 이후 나타나고 있는 유로약세 흐름은 위험자산인 유로화에 대한 회피현상

의 결과로서, 국제 금융시장이 금융위기의 충격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유로지역 경기침체의 여파가 향후 어느 정도까지 확대, 지속될지 불

확실하기 때문에, 유로화 약세가 주요국들의 출구전략 실행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으로 예상되던 미국 연방기금금리 인상시기가 최근 들어

연말, 또는 내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ECB의 금리인상은 이보다

늦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중국의 경우 유로존의 수요

위축과 유로화 약세로 인한 위안화 절상 효과로 수출에 타

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위안화 절상이 상당기간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그림 10> 참조).

향후 위험자산들간의 비동조화 예상

유로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파운드화를 비롯환 유럽지역

통화, 그리고 통상 위험통화로 분류되는 신흥국 통화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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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2002 2004 2006 2008 2010 2012

미국

유로존

일본

<그림 10> 미국, 유로존, 일본의 정책금리 전망(%)

자료 : Global Insight

Page 8: 유로화 약세의 의미와 영향 · 2010. 6. 22. · 그리스 스페인아일랜드이탈리아포르투갈프랑스 독일  유로존 국가들의 단위노동비용

LGERI 리포트

26 LG Business Insight 2010 6 23

유로화의 위상은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를

계기로 제기된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보완하느냐에

달려 있다.

서도 동반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원화는 남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인한 외

국인투자자의 이탈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고조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통화들간의 동조화 현상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

다. 금융시장이 심각한 불안양상을 벗어나게 된 연후에는, 국가마다 상이한 재정건

전성 여건이나 경기회복 속도의 차이, 개별국가에 국한되는 로컬 리스크 요인 등이

통화가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재정불안과 저성장으로 인해 계속 위험통화로

남을 가능성이 큰 유로화와 여타 통화들간의 비동조적 흐름

이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동아시아 통화의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생산 및 자금조달에 있어 서유럽과 긴밀한 연관관계를 가진

동유럽 신흥국들의 통화는 불안한 국면이 얼마간 더 지속될

수 있다(<그림 11> 참조).

남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유로존 경제의 침체와 유로화 약세의 장기화 조짐은 향

후 세계경제의 회복이 다소 느린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음을 시사한다. 세계

경제가 극단적인 위험(Tail risk)에 빠지지는 않겠지만, 재정위기가 단기에 해소되

기 어려운 속성을 지니고 있는데다, 위기국가 입장에서는 재정의 긴축기조 속에서

구조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증가시키고 경제의 성장세를 배양해나가야 하는, 상당히

어려운 과업이 요구된다. 유로화 약세는 이러한 위험증가의 자연스러운 귀결이기도

하다.

재정위기의 극복과 유로체제에 대한 보완의 필요성은 출범 12년째를 맞은 유로

화에게 있어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09년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

자 그 대안으로 유로화가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유로화 역시 역내 국가들간의 불

균형 문제와 회원국 지원체제 미비 등의 내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향후 유로화의

중장기적 위상은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를 계기로 제기된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

게 해결하고 보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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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8.1-9.1

-14.2

헤알 루블 원 파운드 스위스 유로

<그림 11> 유로 동조적 통화들의 달러 대비 가치 변화

주 : 2009년 초~6월 중순 동안의 달러 대비 가치 변화율

자료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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