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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법대 교수인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은 인터넷의 확산과 더불어 읽는 문화에서 읽고 쓰는 문 화, 즉 '리믹스(Remix)'가 새로운 창조의 방식으로 등 장했다는 데 주목한다. 현재의 법체계, 특히 저작권법 은 이러한 리믹스를 온전히 포용하지 못하고 심지어 이를 범죄화한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리믹스 이전의 책들에서 주로 정보의 공유와 조합을 촉구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과 법률적 대안을 설명했 다면, 리믹스에서 레식은 사회문화적 배경과 추세에 초점을 두고 있다. 레식은 가격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상업경제와 대비되는, 사회적 관계로서 작동하는 공유 경제(Sharing economy)라는 조어를 공론화했고, 이 둘의 조합에서 나타나는 혼성경제(Hybrid economy) 로서 인터넷 공동체 - YouTube, Usenet, Second Life 등 - 를 성공적인 정보공유의 사례로 소개한다. 저자의 주 관심은 물론 상품이 아닌 정보의 공유이며, 거기서 비롯되는 한계 또한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ing Service, 이하 SNS)로 대 표되는 인터넷 시대의 인프라와 서비스를 통한 공동체 의 형성이 중요하며, 이러한 공동체의 사회적 관계가 가격 시스템과 적절히 결합하는 지점에서 공유경제의 동력이 생겨난다는 레식의 기본적인 통찰은 여전히 유 효하다고 볼 수 있다. 로렌스 레식은 저작권의 폐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 으로서 저작권자의 자발적인 저작권 완화 지정과 배포 를 규정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reative Commons, 이하 CC) 운동의 선구자로 국내에 알려졌고, ‘자유문 화’ , ‘코드 2.0’ , ‘아이디어의 미래’등 이와 관련된 책 들이 주로 번역되어 있다. 레식의 저서는 CC 라이선스 에 따라 인터넷에도 공개되어 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레식의 홈페이지 (http://www. lessig.org)를 참고할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의 한국 지부인‘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http:// www.creativecommons.or.kr)’는최근서울시 공유경제를 지원할 공유허브 운영자로 지정되기도 하 였다. 상업경제와 공유경제를 넘나드는 다른 창조, 리믹스의 공유경제 관련 책 소개 특집 REMIX 로렌스 레식 2008 Penguin Press $17.00 국내 미출간

REMIX„¸계와도시 1&2호 특집 공유관련... · 소유의종말과'접속'으로다가온공유경제시대의도래 소유의종말/the age of access 제레미리프킨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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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법대교수인로렌스레식(Lawrence Lessig)은

인터넷의확산과더불어읽는문화에서읽고쓰는문

화, 즉 '리믹스(Remix)'가 새로운창조의방식으로등

장했다는데주목한다. 현재의법체계, 특히저작권법

은 이러한 리믹스를 온전히 포용하지 못하고 심지어

이를범죄화한다는것에주목하고있다.

리믹스 이전의 책들에서 주로 정보의 공유와 조합을

촉구할수있는사회적조건과법률적대안을설명했

다면, 리믹스에서 레식은 사회문화적 배경과 추세에

초점을두고있다. 레식은가격시스템으로작동하는

상업경제와대비되는, 사회적관계로서작동하는공유

경제(Sharing economy)라는 조어를 공론화했고, 이

둘의 조합에서 나타나는 혼성경제(Hybrid economy)

로서 인터넷 공동체 - YouTube, Usenet, Second

Life 등- 를성공적인정보공유의사례로소개한다.

저자의주관심은물론상품이아닌정보의공유이며,

거기서비롯되는한계또한분명하다. 그럼에도불구

하고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ing Service, 이하 SNS)로대

표되는인터넷시대의인프라와서비스를통한공동체

의형성이중요하며, 이러한공동체의사회적관계가

가격시스템과적절히결합하는지점에서공유경제의

동력이생겨난다는레식의기본적인통찰은여전히유

효하다고볼수있다.

로렌스레식은저작권의폐해를보완할수있는방안

으로서저작권자의자발적인저작권완화지정과배포

를규정한크리에이티브커먼즈(Creative Commons,

이하 CC) 운동의선구자로국내에알려졌고, ‘자유문

화’, ‘코드2.0’, ‘아이디어의미래’등이와관련된책

들이주로번역되어있다. 레식의저서는CC 라이선스

에따라인터넷에도공개되어있다.

보다자세한사항은레식의홈페이지(http://www.

lessig.org)를참고할수있다. 크리에이티브커먼즈의

한국지부인‘크리에이티브커먼즈코리아(http://

www.creativecommons.or.kr)’는 최근 서울시

공유경제를지원할공유허브운영자로지정되기도하

였다.

상업경제와공유경제를넘나드는다른창조, 리믹스의힘

공유경제관련책소개특집

REMIX로렌스레식2008

Penguin Press$17.00

국내미출간

특집Ⅰ공유도시, 공유경제 _ 소유를넘어공유로

1990년대후반외환위기는우리나라를포함한전세

계에커다란경제적파장을일으켰고, 당시시대정신

을 반영한 책으로 크게 주목을 받았던 책이 제레미

리프킨의‘노동의종말’이었다. 여담이지만‘소유의

종말’이 '~종말'이라는제목을가지게되었던데에는

노동의종말의성공이큰역할을담당했다고들한다.

(이어‘육식의종말’까지세권의책을장난삼아리프

킨의종말삼부작이라부르는이들도있었다.)

소유의종말의원제는‘The Age of Access’로직

역하면‘접속의시대’정도가될것이다. 흥미롭게도

이이름들을이어내면바로소유의종말의내용이된

다. ‘노동의종말’이가져온‘소유의종말’과여기서

기인한‘접속의시대’의도래.

고용없는성장의시대를맞아사람들은때로는필요

에의해때로는변화한사회문화적가치에따라상품

과서비스를소유하는대신‘접속’함으로써, 달리말

하면소유하는대신빌리고나누는방식이새로운주

류로 떠오르게 된다는 것이 소유의 종말의 골자다.

리프킨은그의다른책에서와마찬가지로비교적명

확하고단순한논지에조금은과하다싶을정도로상

세하고다양한사례를붙여나가면서새로운‘접속의

시대’, 공유경제의시대를생생하게예시한다.

레식의리믹스와더불어리프킨의소유의종말은공

유경제가실체를가지기이전, 이미징후로서공유경

제의도래를예견한대표적인저서로회자된다. 등장

한지 그리 오래지 않은 새로운 공유경제의 경제, 사

회, 문화적 조건을 조금은 넓은 시각으로 조망하고

싶을때들쳐볼만한공유경제의‘고전’이랄까.

제레미리프킨은앞서말한대로소유의종말외에도

수많은베스트셀러를낸저자로서최근에도‘3차산

업혁명’이전세계적인반향을낳은바있다. 제레미

리프킨은‘The Office of Jeremy Rifkin /

The Foundation on Economic Trends

(http://www.foet.org)’에서 자신의 사상과 작업

전반에대한정보를종합적으로제공하고있다.

소유의종말과 '접속'으로다가온공유경제시대의도래

소유의종말 / THE AGE OF ACCESS

제레미리프킨2001

민음사16,000원

서울도서관

일반자료실 1층

331.54 2012-30

공유경제관련책소개특집

6160

소통과협동이체질인공유지향소비자의등장

협동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는 공유경제

의다른이름이다. 그리고‘위제너레이션’은협동소

비를 분석한 공유경제의 핵심 저서이다. 한국에서는

‘공유경제’란 용어가 대세가 되었고 덕분에

‘Collaborative Consumption’의 번역어도 협동소

비, 협력적소비등통일이되지않고있는실정이지

만 함께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협동소

비’란 조어의 울림이 공유경제 못지않게 큰 것 또한

사실이다.

저자는인터넷의P2P 커뮤니티, SNS 등을통해상품과

서비스를교환, 대여, 임대, 공유하는소비형태를협동

소비로통칭한다. 이러한협동소비는커뮤니티의재발

견, 실시간소셜미디어의대중화, 환경에대한관심고

조, 전지구적인불황등거시적인사회, 경제, 문화적조

건변화에대한대응으로나타나점차확장되고있다는

것이저자의분석이며, 이런변화의중심에새로운소

비자‘위제너레이션(We Generation)’이있다.

번역판의 제목이기도 한‘위 제너레이션’은 소유를

중시하는‘미 제너레이션(Me Generation)’과 대조

되는 집단으로 협동소비에 참여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이미 인터넷을 통한 소통과 협동에 익숙한 새

로운세대를일컫는다. 그러니까협동소비는보다가

벼운, 무거운소유보다편리하게움직일수있는선택

지라는해석이다.

저자는자체운영이가능할정도의규모, 유휴생산력,

사회적검증, 공공재에대한인식이한데갖추어져,

사회적명분못지않은편리함을소비자에게제공했

을때비로소위제너레이션의잠재력이발휘되어협

동소비가성공적으로구현될수있다고지적한다. 정

말책에서그려진협동소비의미래상이실현될지는

의문일지모르나, 이를주장하는저자의열정에는의

문의여지가없다. 결론보다는협동소비의여러측면

을 하나 하나분석한 개별장을 읽는재미가 쏠쏠한

책이라는평가가적절할것같다.

레이첼보츠먼은옥스퍼드, 하버드에서학위를받은여

성기업컨설턴트로위제너레이션의연계웹사이트인

‘Collaborative Consumption (http://www.

collaborativeconsumption.com)’를설립했다.

현재는호주시드니에자리잡은편집팀이이를운영하고

있다. 사이트에는책소개뿐만아니라 1,000여개에이르

는협동소비기업목록이포함되어있다. 개인웹사이트인

‘Rachel Botsman (http://www.rachelbotsman.

com)’또한운영중이다.

위제너레이션 / WHAT'S MINE IS YOURS

레이첼보츠먼, 루 로저스2011

모멘텀14,000원

서울도서관

일반자료실 1층

321.89 2011-1

공유경제관련책소개특집

특집Ⅰ공유도시, 공유경제 _ 소유를넘어공유로

기업측면에서공유경제란요컨대새로운사업모델

이다. 소유하기보다는필요할때쓸수있는서비스

를제공하는방식, 그럼으로써같은제품과서비스를

여러 번 팔아 수익을 높이고 고객과의 접촉을 늘여

사업의기회자체도확장하는모델이다. 리사갠스키

(Lisa Gansky)는그물코와같이어떤방향으로확장

되건 다른 매듭과 연결되는 형태를 일컫는 단어인

‘메시(Mesh)’를 이러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지칭하

는이름으로골라내고, 이런모델을변주해사용하는

기업을메시기업이라칭한다.

메시기업의특성은무엇일까? 공유할수있는상품

과서비스를핵심적인역량으로삼되물리적인상품

과자산에초점을둔다. 웹과 무선데이터네트워크

를활용하여상품을추적하고고객, 제품, 이용방식

에대한정보를모으며, 이 와중에자연스럽게소설

네트워크를통한입소문홍보를꾀한다. 요약하면핵

심 공유상품과 서비스의 개발과 운영, 홍보에 있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활용이 메시 기업을 구성하

는주요소라는것이다.

메시는이론서이기보다는실용서에가깝다. 저자는

메시라는 사업모델이 가진 사회경제적 이점 못지않

게시장경쟁력을설명하는데공을들이고있고, 성

공사례에대한고찰에서비롯된실질적인창업조언

을 제공하며 동참을 요청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

면, 이 책은공유경제라는생소한개념대신창업이

라는쪽에서사회적, 경제적으로공유기업이라는사

업모델의의의를가늠해보고자할때참고가될수

있을것이다.

리사갠스키는현재투자자이자자문으로서다양한기업

의프로젝트에참여하고있다. 자신의사이트‘Lisa

Gansky (http://lisagansky.com)’를운영하고있으

며, 또하나의사이트인‘Mesh (http://meshing.it)’를

통해메시에대한내용을소개하는한편‘메시선언’

을 통해 공유경제 운동의 확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Mesh 웹사이트에공개된메시기업목록에등

록된 기업은 전세계 136개 국가에 걸쳐 8,000개를

넘은지오래다.

그물코같이얽힌세상에서의새로운사업모델

메시 / THE MESH

리사갠스키2011

21세기북스14,000원

서울도서관

일반자료실 1층

325.01 2012-7

공유경제관련책소개특집

6362

책제목‘빅스몰’은작은개인들이해내는큰일

을가리키기위해‘작은거인’이라는뉘앙스로만

들어졌다고한다. 저자의기자경력에서비롯된듯

한 속도감 있는 기사체 형식에 맞추어, 기술적인

설명보다는국내외대표적인공유기업- 국내에

서는 비앤비히어로에서 키플까지, 또 해외에서는

에어비앤비에서 킥-스타터까지 - 의 성공사례를

현장감있게소개한구성이돋보인다. 공유경제에대

해쉽게이해할수있도록분량과내용이간결하다.

김상훈은두명의동료와함께인터넷과최신기술

을 쉽게 소개하는 블로그‘인터프리팅 컴파일러

http://interpiler.com’를운영하고있으며, 이사

이트를통해공유경제에대한포스팅을하고있다.

빅스몰 / THE BIG SMALL

김상훈2012

자음과모음11,000원

서울도서관

일반자료실 1층

325.555 2012-41

공유경제관련책소개특집

공유경제기업에대한작지만알찬사례집

특집Ⅰ공유도시, 공유경제 _ 소유를넘어공유로

제목은‘공유경제’이지만내용은‘난로’라는의미의

이탈리아 '포콜라레' 종교공동체운동에서시작되어

브라질에서 꽃을 피우고, 현재 전 세계에서 800여

기업이참가하고있는EoC(Economy of Communion)

운동에대한내용을주로소개하고있다. 책제목‘공

유경제’는, ‘Economy of Communion’의번역과정

에서우연히‘Sharing Economy’의번역어와겹쳐

진동명이인격의제목인셈이다.

그러나종교적문화와경제의관계를폭넓게재조명

하여대안경제에대한전망을모색하는전반부이후

소개되는 EoC 기업의 사례에서 공유경제의 느낌을

찾기는그리어렵지않다. 예전우리나라의전통이었

던품앗이가공유경제의한원형이듯이, 종교공동체

문화에서비롯된경제활동또한새로이등장하는공

유경제시대의오래된, 그러나충분히작동하는모델

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

다. 아마도기독교인에게보다친숙한독서일듯. 책

분류도'종교' 서적으로되어있다.

EoC에대한보다자세한내용은‘EoC (http://www.

edc-online.org)’에서찾아볼수있다.

종교경제공동체운동에서찾아보는공유경제의정신

공유경제 / NEW FINANCIAL HORIZONS

로나골드2012

조윤커뮤니케이션20,000원

서울도서관

일반자료실 1층

235.84 2012-12

공유경제관련책소개특집

6564

제프 자비스(Jeff Jarvis)는 뉴욕대 저널리즘 교수이

지만, 아니그보다는미국내에서가장영향력있는블

로그운영자중하나로더알려진인물이다. ‘공개하

고공유하라’는공유경제자체를다루기보다는소셜

미디어로 인해 발생하는 사생활(Privacy)과 공공

(Public) 영역 사이의 마찰을 진솔하게 관찰한 책이

다. 이책은디지털시대에서는사생활의현명한공유

가가져오는개인적인또사회적인효용이있으니이

를잘누려볼필요가있다는내용을담고있다.

블로거가블로그에올린포스팅을모아서책을출판하

는사례는이제크게새롭지도않은일이되었다. 한

데, 이렇게출판된책들은처음에는다소산만해보이

지만결국에는내용을끌어가는몇가지주제어주변

으로수렴하는묘한공통점을가지고있다. 어쩌면그

것이블로그란매체가가진특징일것이고, 이책도예

외는아니다. 아주사적인내용에서공적인내용까지

선별하여공개하고공유하는일을블로그에서매일실

천하는이의오지랖넓은조언모음집이랄까? 공유경

제그자체보다는공유경제의저변이나토양을위해

필요한문화에대한내용으로읽어낼수있는부분이

풍부하고알차다.

제프자비스는미디어, 정보기술, 저널리즘, 그리고

정치에대해끊임없이정보를공유하고이슈를제기

하는‘Buzz Machine(http://buzzmachine.com)’을

운영해왔다. 저자의다채롭다못해잡다하기까지한

관심사에잠깐주춤할수도있지만, 공유경제가이런

영역들에서어떤파장을불러일으키고있는지가궁금

하다면약간은인내심을가지고그가남겨놓은흔적

을따라블로그를탐험해보아도좋을만큼풍성하다.

유명블로거인저널리즘교수가고찰하는개방과공유의마음가짐

공개하고공유하라 / PUBLIC PARTS

제프자비스2013

청림출판16,000원

공유경제관련책소개특집